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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치러진 튀르키예(터키) 대선이 박빙 승부 끝에 결선 투표로 이어지면서 28일 투표일까지 ‘혼란의 2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2위 6개 야당 단일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 모두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3위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는 양측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형국이다. 선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또한 증폭되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까지 자신들과 노선이 비슷한 에르도안 대통령,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를 사실상 각각 지지하고 있어 결선 투표는 ‘세계적인 정치 이벤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몸값 높아진 ‘킹메이커’ 오안오안 대표는 15일 현지 방송에 출연해 조만간 결선 투표에서 누구를 지지할지 밝히겠다며 “(나의 결정이) 결선 투표의 승자를 가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정치 의제에 대한 만남과 토론은 자연스럽다”면서 두 후보와 직접 만나 자신의 조건을 협상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았다. 1차 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49.5%,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44.9%를 얻었다. 양측 격차가 4.6%포인트에 불과해 5.2%를 얻은 오안 대표의 ‘몸값’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오안 대표는 강력한 반(反)난민, 반쿠르드족 성향이어서 이들에게 온정적인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에게 비판적이다. 동시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교분리’의 건국 이념을 위배하고 ‘신정일치’ 노선을 걷는 것 또한 비판하고 있다. 그는 15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난민을 원래 국가로 돌려보내야 한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친쿠르드 정당과 갈라서겠다고 동의할 때만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에게는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세속주의 원칙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다만 오안 대표의 지지층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좀 더 가깝다. 1차 투표와 같은 날 치러진 총선에서도 집권 정의개발당이 전체 600석 중 과반이 넘는 322석을 확보한 상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그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자신의 요구 조건을 계속 압박한 후 최종 지지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20년을 집권하며 미디어를 통제해 왔기 때문에 결선 투표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에르도안 정권은 앞서 야권의 주요 선거 수단인 소셜미디어를 통제하고 야당 인사 12명의 계정까지 차단했다. ● 금융시장 요동… 미-러도 촉각 금융시장도 불확실성에 요동치고 있다. 15일 이스탄불 증권거래소는 개장 전 지수가 6.4% 급락하자 약 35분간 거래 중단을 위한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이날 정규장은 전 거래일 대비 6.1% 하락했다. 리라 가치 또한 하락세를 거듭했다. 같은 날 리라 가치는 미 달러 대비 19.7리라까지 떨어져 2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집권 기반인 서민층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물가 안정 대신 성장을 우선시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역행하며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해 리라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 러시아는 튀르키예 대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에르도안 정권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친러 노선을 고수한 반면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친서방 노선이다. 미 CNN은 ‘스트롱맨’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민주주의 확산’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내정간섭으로 비칠 우려에 “나는 그저 이기는 사람이 이기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러시아와 터키의 협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14일 치러진 튀르키예(터키) 대선이 박빙 승부 끝에 결선 투표로 이어지면서 28일 투표일까지 ‘혼란의 2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2위 6개 야당 단일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 모두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3위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는 양측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형국이다. 선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또한 증폭되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까지 자신들과 노선이 비슷한 에르도안 대통령,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를 사실상 각각 지지하고 있어 결선 투표는 ‘세계적인 정치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 몸값 높아진 ‘킹메이커’ 오난오안 대표는 15일 현지 방송에 출연해 조만간 결선 투표에서 누구를 지지할지 밝히겠다며 “(나의 결정이) 결선 투표의 승자를 가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정치 의제에 대한 만남과 토론은 자연스럽다”면서 두 후보와 직접 만나 자신의 조건을 협상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았다. 1차 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49.5%,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44.9%를 얻었다. 양측 격차가 4.6%포인트에 불과해 5.2%를 얻은 오안 대표의 ‘몸값’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오안 대표는 강력한 반(反)난민, 반쿠르드족 성향이어서 이들에게 온정적인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에게 비판적이다. 동시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교분리’의 건국 이념을 위배하고 ‘신정일치’ 노선을 걷는 것 또한 비판하고 있다. 그는 15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난민을 원래 국가로 돌려보내야 한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친쿠르드 정당과 갈라서겠다고 동의할 때만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에게는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세속주의 원칙을 지키라”고 촉구했다.다만 오안 대표의 지지층은 에르도안 대통령에 좀 더 가깝다. 1차 투표와 같은 날 치러진 총선에서도 집권 정의개발당이 전체 600석 중 과반이 넘는 322석을 확보한 상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그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자신의 요구 조건을 계속 압박한 후 최종 지지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20년을 집권하며 미디어를 통제해왔기 때문에 결선 투표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에르도안 정권은 앞서 야권의 주요 선거 수단인 소셜미디어를 통제하고 야당 인사 12명의 계정까지 차단했다. ● 금융시장 요동…미-러도 촉각 금융시장도 불확실성에 요동치고 있다. 15일 이스탄불 증권거래소는 개장 전 지수가 6.4% 급락하자 약 35분간 거래 중단을 위한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이날 정규장은 전거래일 대비 6.1% 하락했다. 리라 가치 또한 하락세를 거듭했다. 같은 날 리라 가치는 미 달러 대비 19.7리라까지 떨어져 2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집권 기반인 서민층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물가 안정 대신 성장을 우선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역행하며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해 리라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 러시아는 튀르키예 대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에르도안 정권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친러 노선을 고수한 반면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친서방 노선이다. 미 CNN은 ‘스트롱맨’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민주주의 확산’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내정 간섭으로 비칠 우려에 “나는 그저 이기는 사람이 이기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러시아와 터키의 협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14일(현지 시간) 치러진 튀르키예(터키) 대선에서 200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며 사실상의 종신 집권을 노리는 ‘현대판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2위를 한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와 28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집권 내내 친(親)러시아, 반(反)서방 행보를 보인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집권을 결정하는 이번 선거는 ‘올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15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9% 기준 에르도안 대통령은 49.4%를 얻어 6개 야당의 단일 후보인 클르츠다로을루 대표(44.9%)를 4.5%포인트 앞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지지층 앞에서 “조국이 두 번째 투표를 바란다면 환영할 것”이라며 재집권을 확신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 역시 “결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맞섰다. ‘킹메이커’는 3위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5.3%)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우 민족주의 성향으로, 에르도안 대통령 쪽으로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크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각책임제 시절인 2003∼2014년 3선 총리를 지냈다. 총리 퇴임 직후인 201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17년 5년 중임 대통령제로의 개헌안을 통과시켜 다시 권력을 잡았다. 그가 결선 투표에서 승리하면 2028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현행 헌법에서는 그가 이 기간 중 조기 대선을 치러 승리할 경우 2033년까지 집권도 가능하다. 현재 69세인 그가 79세까지 30년간 초장기 집권할 수 있는 셈이다. 이날 함께 치른 총선에서는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이끄는 여권연합이 전체 600석 중 절반이 넘는 321석을 얻었다. 공화인민당이 주도한 야권연합은 213석을 차지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4일(현지 시간) 치러진 튀르키예(터키) 대선에서 200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며 사실상의 종신 집권을 노리는 ‘현대판 술탄’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그와 2위를 한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28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집권 내내 친(親)러시아, 반(反)서방 행보를 보인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집권 여부를 가르는 이번 선거는 ‘올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15일 튀르키예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7% 기준 에르도안 대통령은 49.4%를 얻어 44.9%의 6개 야당 단일 후보인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를 4.5%포인트 앞섰다. 3위는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5.3%)로, 결선 투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행정수도 앙카라에 결집한 지지층 앞에서 “조국이 두 번째 투표를 바란다면 환영할 것”이라며 결선 투표에서 재집권을 확신했다. 선거 직전 그는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클르츠다로울루 대표에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각종 포퓰리즘 공약을 내걸었다. 클르츠다로울루 대표 역시 “결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날 동시에 치러진 총선에서는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이끄는 여권연합 36.3%를 얻어 전체 600석 가운데 과반이 넘는 269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은 24.3%를 얻었다.‘대선 혼란’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 두 달만에 최저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를 배출하지 못하자 튀르키예는 결선 투표가 실시되는 28일까지 상당한 혼란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15일 리라화 가치가 2개월 최저치인 미 달러당 19.7리라대로 떨어진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각책임제 시절인 2003~2014년 3선 총리를 지냈다. 총리 퇴임 직후인 201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17년 5년 중임 대통령제로의 개헌안을 통과시켜 다시 권력을 잡았다. 그가 28일 결선 투표에서 승리하면 2028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현행 헌법에서는 그가 이 기간 중 조기 대선을 치러 승리할 경우 2033년까지 집권도 가능하다. 현재 69세인 그가 79세까지 30년간 초장기 집권할 수 있는 셈이다. 결선 투표의 ‘킹메이커’는 오간 승리당 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우 민족주의 성향으로 에르도안 대통령보다 더 강경한 이슬람 원리주의, 반서방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현재로선 그가 에르도안 대통령 쪽으로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6개 야당 단일 후보인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는 15일 “선관위와 정의개발당이 1000개가 넘는 투표함의 개표를 방해했다. 그냥 지켜보지 않겠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그가 결선 투표에서 패할 경우 불복할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올해 초 전 국토를 강타한 대지진, 고질적인 경제난,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여야 대립 속에 치러졌다. 전 세계 또한 튀르키예 대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헝가리부터 인도까지 ‘스트롱맨’ 통치가 부상한 시대에 에르도안 대통령의 평화적 교체가 가능하다면 전 세계 민주주의에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가상화폐 테라 및 루나 사태의 주범으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사진) 측이 한국과 미국에서 재판받을 준비가 돼 있으며 무죄를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몬테네그로에 구금된 권 대표는 현지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석방을 앞두고 있다.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관계사 차이코퍼레이션 한창준 전 대표의 몬테네그로 현지 변호를 맡고 있는 브란코 안젤리치는 13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의뢰인들은 다른 나라 법정에서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의뢰인들은 해당 절차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수사당국은 몬테네그로 정부에 권 대표와 한 전 대표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상태다. 권 대표 일행에 대한 몬테네그로의 사법 절차가 끝나야 범죄인 인도 청구에 대한 후속 절차가 이뤄질 수 있다. 안젤리치 변호사는 몬테네그로 법원의 보석 결정에 대해 “그들은 범죄자가 아니다”라며 “간단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몬테네그로 수도인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11일 열린 권 대표 일행의 첫 재판에서 두 사람의 보석을 결정했다. 권 대표와 한 전 대표는 각각 보석금 40만 유로(약 5억8000만 원)를 내는 대로 석방된다. 업계에 따르면 권 대표 측이 보석을 신청하기 직전 권 대표 소유로 보이는 개인 가상화폐 지갑에서 대량의 코인이 인출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더리움과 루나 지갑에서 코인 300만 개 이상이 빠져 나갔으며 약 38억 원 규모다. 두 지갑에는 13일 기준 코인이 650억 원 상당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 대표가 테라 및 루나로 벌어들인 돈을 ‘범죄수익’으로 보고 추징보전할 방침을 밝혔다. 이에 권 대표가 가상화폐를 처분했을 경우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에 해당한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튀르키예(터키) 대선 1차 투표가 14일 치러진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사진)이 일각에서 불거진 선거 불복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6개 야당이 연합해 선출한 야권의 단일 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에게 근소하게 뒤지고 있다. 이날 투표에서 득표율 50%를 넘는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28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선 이틀 전인 12일 현지 TV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패하면 결과에 승복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 어떤 선거 결과도 합법적인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답했다. 200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자신이 그간 민주적으로 권력을 잡았다고도 주장했다. 사실상의 종신 집권을 노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올해 초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에서 발생한 대지진, 만성적인 경제난 등으로 과거 어떤 선거보다 수세에 몰린 상태로 대선을 치렀다. 이에 야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패하면 결과에 불복하고, 재선거 등을 요구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그가 속한 집권 정의개발당은 2019년 최대 도시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25년 만에 야권 후보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현 시장에게 패했다. 그러자 즉각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재선거를 요구했다. 이후 실시된 재선거에서 정의개발당 후보가 이마모을루 시장에게 첫 선거 때보다 더 큰 격차로 패해 망신을 샀다. 이번 대선 결과는 국제 정세에도 상당한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지만 에르도안 정권은 자신의 장기 집권 및 반대파 탄압을 비판하는 서구 주요국과 내내 불편한 관계로 지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듯한 행보로 일관했다. 반면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유럽연합(EU) 및 나토와의 관계 회복을 외치는 친서방 성향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연장을 위해 가짜 뉴스 제작, 해킹 등을 통해 이번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튀르키예(터키) 대선 1차 투표가 14일 치러진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일각에서 불거진 선거 불복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6개 야당이 연합해 선출한 야권의 단일 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공화인민당(CHP) 대표에게 근소하게 뒤지고 있다. 이날 투표에서 득표율 50%를 넘는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28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선 이틀 전인 12일 현지 TV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패하면 결과에 승복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 어떤 선거 결과도 합법적인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답했다. 200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자신이 그간 민주적으로 권력을 잡았다고도 주장했다. 사실상의 종신 집권을 노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올해 초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에서 발생한 대지진, 만성적인 경제난 등으로 과거 어떤 선거보다 수세에 몰린 상태로 대선을 치렀다. 이에 야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패하면 결과에 불복하고, 재선거 등을 요구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그가 속한 집권 정의개발당은 2019년 최대 도시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25년 만에 야권 후보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현 시장에 패했다. 그러자 즉각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재선거를 요구했다. 이후 실시된 재선거에서 정의개발당 후보가 이마모을루 시장에게 첫 선거 때보다 더 큰 격차로 패해 망신을 샀다. 이번 대선 결과는 국제 정세에도 상당한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지만 에르도안 정권은 자신의 장기 집권 및 반대파 탄압을 비판하는 서구 주요국과 내내 불편한 관계로 지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듯한 행보로 일관했다. 반면 클르츠다로울루 후보는 유럽연합(EU) 및 나토와의 관계 회복을 외치는 친서방 성향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연장을 위해 가짜뉴스 제작, 해킹 등을 통해 이번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가상화폐 테라 및 루나 사태의 주범으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측이 한국과 미국에서의 재판에 임할 준비가 돼있으며 무죄를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몬테네그로에 구금된 권 대표는 현지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석방을 앞두고 있다.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관계사 차이코퍼레이션 한창준 전 대표의 몬테네그로 현지 변호를 맡고 있는 브란코 안젤리치는 13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의뢰인들은 다른 나라 법정에서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의뢰인들은 해당 절차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수사당국은 몬테네그로 정부에 권 대표와 한 전 대표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상태다. 권 대표 일행에 대한 몬테네그로의 사법 절차가 끝나야 범죄인 인도 청구에 대한 후속 절차가 이뤄질 수 있다. 안젤리치 변호사는 몬테네그로 법원의 보석 결정에 대해 “그들은 범죄자가 아니다”라며 “간단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몬테네그로 수도인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11일 열린 권 대표 일행의 첫 재판에서 두 사람의 보석을 결정했다. 권 대표와 한 전 대표는 각각 보석금 40만 유로(약 5억8000만 원)를 내는 대로 석방된다. 업계에 따르면 권 대표 측이 보석을 신청하기 직전 권 대표 소유로 보이는 개인 가상화폐 지갑에서 대량의 코인이 인출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더리움과 루나 지갑에서 코인 300만 개 이상이 빠져나갔으며 약 38억 원 규모다. 두 지갑에는 13일 기준 코인이 650억 원 상당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 대표가 테라 및 루나로 벌어들인 돈을 ‘범죄수익’으로 보고 추징보전할 방침을 밝혔다. 이에 권 대표가 가상화폐를 처분했울 경우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에 해당한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이스라엘이 사흘 연속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해 어린이 등 민간인 포함 최소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양측이 공격과 보복 공격으로 맞서며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군은 10일 가자지구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박격포 발사대를 비롯한 주요 거점 100여 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11일에도 이슬라믹 지하드 사령관 거주지를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9일 새벽 전투기와 미사일로 가자지구 공습을 시작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10일 공격으로 4세, 10세 여아를 비롯한 민간인과 이슬라믹 지하드 조직원 등 10명이 숨져 전날 사망자까지 포함해 최소 25명이 숨졌다. 이슬라믹 지하드도 보복 공격으로 맞섰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300여 발이 발사됐지만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이 대부분 격추시켰고 일부만 이스라엘 영토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팔 갈등은 이스라엘에 투옥돼 있던 이슬라믹 지하드 지도자 카데르 아드난이 단식 투쟁 중 숨진 것을 계기로 더욱 격화했다. 이집트 정부가 양측 휴전 합의를 중재하고 나섰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이집트 중재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작전은 끝난 것이 아니다”며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이슬라믹 지하드도 언제든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이스라엘이 사흘 연속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해 어린이 등 민간인 포함 최소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양측이 공격과 보복 공격으로 맞서며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군은 10일 가자지구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박격포 발사대를 비롯한 주요 거점 100여 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11일에도 이슬라믹 지하드 사령관 거주지를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9일 새벽 전투기와 미사일로 가자지구 공습을 시작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10일 공격으로 4세, 10세 여아를 비롯한 민간인과 이슬라믹 지하드 조직원 등 10명이 숨져 전날 사망자까지 포함해 최소 25명이 숨졌다. 이슬라믹 지하드도 보복 공격으로 맞섰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300여 발이 발사됐지만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이 대부분 격추시켰고 일부만 이스라엘 영토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팔 갈등은 이스라엘에 투옥돼 있던 이슬라믹 지하드 지도자 아데르 카드난이 단식 투쟁 중 숨진 것을 계기로 더욱 격화했다. 이집트 정부가 양측 휴전 합의를 중재하고 나섰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집트 중재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작전은 끝난 것이 아니다”며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이슬라믹 지하드도 언제든 반격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이번 대선 결과는 정말 다를 것이다. 드디어 튀르키예(터키)에도 희망이 보인다.”대선을 8일 남겨둔 6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 만난 대학생 괵첸 카나 씨(20)는 대선 전망을 묻자 “태어나서 처음으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나라를 이끄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함께 있던 실라 괴네스 씨(19)도 “새로운 튀르키예를 만들 때가 왔다. 생애 첫 투표권을 이런 의미 있는 선거에서 행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스탄불 분위기는 2월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대지진 당시 기자가 찾았을 때와는 사뭇 달랐다. 지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흰색 리본과 메시지를 띄우던 길가 전광판에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롯한 대선 후보들 광고가 빠르게 지나갔다. 시가지 곳곳에는 정당 홍보용 깃발과 만국기가 어지럽게 걸려 있었다. 이스탄불 명소인 갈라타 다리 앞 광장에서는 각 정당 홍보 차량과 선거운동원들이 시민들 발길을 붙잡았다. 불과 석 달 만에 무기력과 슬픔 대신 대선 열기가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집권 20년, 수세 몰린 에르도안 튀르키예 안팎에서 이번 대선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이유는 ‘21세기 술탄’으로 불리며 20년 동안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69)이 수세에 몰려 있어서다. 6개 야당 단일 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75)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보다 앞서며 정권교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 발표된 한 조사(4월 27일∼5월 5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지지율 50.9%로, 에르도안 대통령(43.6%)을 약 7%포인트 앞섰다. 대선 승리로 30년 장기 집권 발판을 만들겠다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그의 독주를 저지하겠다는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의 승부는 14일 대선 결과가 좌우한다. 1위 후보가 득표율 50%를 넘기지 못할 경우 28일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을 코너로 몰고 있는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30년간 금융 관련 정부기관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공직에서 은퇴한 뒤 정계에 입문한 그는 7년 동안 국회의원을 지내다 2009년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낙선했다. 2010년부터 제1야당 CHP 대표를 맡고 있다.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마하트마 간디와 닮은 외모뿐 아니라 2017년 에르도안 정권이 CHP 부대표를 체포하자 이에 항의하며 수도 앙카라에서 이스탄불까지 450km를 걷는 ‘정의를 위한 행진’을 통해 ‘간디 케말’ ‘튀르키예 간디’라는 별명을 얻었다.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6개 야당 단일 후보로 나서기 전까지 가장 인기 있는 후보는 아니었다. 하지만 단일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과 만수르 야바시 앙카라 시장에게서 공식 지지를 이끌어내는 정치력을 과시하며 지금의 지지율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튀르키예 여론조사 신뢰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된 후 실시된 50여 차례 여론조사에서 30번가량 에르도안 대통령에 앞선 것을 감안하면 박빙 속 상승세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에르도안 대통령 집권 이후 튀르키예 유권자 양극화가 뚜렷해졌지만 이번 대선만큼 그가 경쟁자로부터 압박을 받은 선거는 없었다”고 분석했다.‘살인적 물가’ 경제가 최대 이슈 이스탄불 최대 전통시장 ‘이집션 바자’에서 10년째 셔츠 상점을 하는 케말 알리 씨(45)는 “갈수록 적자만 늘어가고 있다”면서 “에르도안에게 질려 버렸다”며 고개를 저었다. 알리 씨는 “지난 대선에서는 에르도안에게 속았지만 이번에는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수세에 몰린 배경에는 살인적 물가상승률로 대표되는 역대급 경제위기가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튀르키예 물가상승률은 43.7%였다. BBC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제 추세와는 반대로 금리 인상을 거부해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며 “공식 물가상승률은 50% 수준이지만 학자들은 실제 물가상승률이 100%를 넘는다고 본다”고 전했다. 20년 장기 집권에 대한 비판과 민주주의 열망 역시 이번 대선 화두로 꼽힌다. 로이터는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는 약 600만 유권자 표심이 선거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부분 에르도안이 아닌 다른 대통령을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은 변화 열망이 커서 야당 지지 성향을 갖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7일 이스탄불대 인근에서 만난 제이닙 외즈티 씨(20)는 “에르도안이 집권한 지난 20년간 자유는 억압받았고 젊은 세대를 위한 공약(정책)도 전무하다시피 했다”며 “이번에도 그가 당선된다면 외국으로 취업하러 떠나거나 유학 가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월 튀르키예 대지진 여파도 집권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BBC는 “5만 명 넘는 목숨을 앗아간 대지진과 그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그렇지 않아도 위태롭던 에르도안 지위를 더욱 취약하게 했다”고 지적했다.“에르도안, 불복 선언할 수도” 여전히 건재한 에르도안 지지자들은 그의 승리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하고 있다. 이스탄불 그랜드바자에서 유리 상점을 운영하는 핫산 달라 씨(66)는 “에르도안은 과거 튀르키예 지도자들이 100년 동안 해내지 못한 것을 단 20년 만에 해냈다”며 “이번에도 에르도안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라 씨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추진한 각종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 덕에 튀르키예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주장했다. 술탄아흐메트 모스크 근처에서 만난 관광객 파티 술탄아흐메트 씨(45)는 “에르도안 대통령 덕에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튀르키예가 중요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등 국제적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스탄불 시내에서 전구 가게를 하는 제릴 투살 씨(31)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겨냥한 대지진 책임론에 대해 “그 정도 지진이라면 지구상 어떤 나라도 미리 알고 대응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계속 자리를 지켜야 그가 약속한 지진 피해 지역 복구 계획들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이 패배한다면 선거 결과에 불복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에르도안이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해서 결과를 우아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2019년 이스탄불과 앙카라 시장 선거 당시 집권당 정의개발당 후보들이 패배했지만 이에 불복해 재투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스탄불에서 만난 직장인 이스마일 크드므즈 씨(48)는 “튀르키예에도 정권교체라는 새로운 봄바람이 불어올 것이란 희망이 있다”면서도 “군과 경찰을 장악한 에르도안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지만은 않을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정말이지 불안한 희망이다”라고 말했다.―이스탄불에서 강성휘 카이로 특파원 yolo@donga.com}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자국민을 고문하고 독가스 등으로 민간인을 대량 학살해 ‘시리아의 도살자’라고 비난을 받아온 바샤르 알아사드(사진) 정권이 12년 만에 아랍연맹(AL)에 복귀한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19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외교 무대에 공식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랍연맹 회원국 외교 수장들은 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회의에서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를 결정했다. 회원국 22개국 중 과반이 넘는 13개국이 찬성표를 던졌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2000년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에게 권력을 물려받은 독재자다. 알아사드 가문은 50년 넘게 시리아를 통치해 오고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권은 2011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해 수백 명을 숨지게 했고 이를 계기로 아랍연맹에서 퇴출됐다. 2013년에는 반군 장악 지역에 금지 무기 사린가스를 사용해 민간인 1400명을 숨지게 했다. 반정부 시위 관련 수감자 중 상당수는 고문사했으며, 2011년에는 체포된 13세 소년이 전기고문을 당하다 사망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알아사드 정권에 대항한 시리아 내전이 진행되는 동안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우방국인 시리아 정권을 지원해 왔지만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 등 다른 아랍 국가들은 서방 국가들과 함께 반군을 지원했다. 그로 인해 시리아는 국제적으로 고립됐다. 하지만 2월 튀르키예 대지진 이후 이 같은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알아사드 정권이 러시아와 이란 등 우방국의 군사 지원으로 이미 국토 대부분을 장악했고, 대지진으로 시리아 난민 문제가 커지자 주변국들이 해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특히 서방 제재로 시리아에 구호물자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자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 국가들이 원조에 나서면서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런 가운데 중동의 라이벌인 사우디와 이란이 3월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며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다만 아랍연맹은 알아사드 정권을 향한 국제적 비난을 의식해 내전 등 시리아 내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도 함께 주문하고 나섰다. 미국 국무부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내전 해결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리아는 아랍연맹에 다시 가입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아랍 국가들이 시리아 위기를 해결하려는 의도로 알아사드 정권의 참여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으며 미국은 아랍 국가들의 이 같은 궁극적 목표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자국민을 고문하고 독가스 등으로 민간인을 대량 학살해 ‘시리아 도살자’라고 비난을 받아온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12년 만에 아랍연맹(AL)에 복귀한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19일 사우디 제다에서 열리는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공식 외교 복귀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랍연맹 회원국 외교 수장들은 7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회의에서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를 결정했다. 회원국 22개국 중 과반이 넘는 13개국이 찬성표를 던졌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아버지 하페지 알아사드 전 대통령에게 권력을 물려받은 독재자다. 알아사드 가문은 50년 넘게 시리아를 통치해오고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권은 2011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해 수백 명을 숨지게 했고 이를 계기로 아랍연맹에서 퇴출됐다. 2013년에는 반군 장악 지역에 금지 무기 사린가스를 사용해 민간인 1400명을 숨지게 했다. 반정부 시위 관련 수감자 중 상당수는 고문사했으며, 2011년에는 체포된 13세 소년이 전기고문을 당하다 사망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알아사드 정권에 대항한 시리아 내전이 진행되는 동안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우방국인 시리아 정권을 지원해왔지만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아랍 국가들은 서방국가들과 함께 반군을 지원했다. 그로 인해 시리아는 국제적으로 고립됐다. 하지만 2월 튀르키예 대지진 이후 이 같은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알아사드 정권이 러시아와 이란 등 우방국의 군사 지원으로 이미 국토 대부분을 장악했고, 대지진으로 시리아 난민 문제가 커지자 주변들이 해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특히 서방 제재로 인해 시리아에 구호물자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자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 국가들이 원조에 나서면서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런 가운데 중동의 라이벌인 사우디와 이란이 3월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며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다만 아랍연맹은 알아사드 정권을 향한 국제적 비난을 의식해 내전 등 시리아 내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도 함께 주문하고 나섰다. 미국 국무부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내전 해결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리아는 아랍연맹에 다시 가입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아랍 국가들이 시리아 위기를 해결하려는 의도로 알아사드 정권의 참여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으며 미국은 아랍 국가들의 이 같은 궁극적 목표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의 수장 카데르 아드난(45)이 옥중 단식 투쟁 중 2일 사망하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이 로켓포를 쏘며 아드난의 사망에 분노를 표하자 이스라엘 또한 가자지구 전역을 공습하며 맞보복에 나서는 등 양측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일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이스라엘 전투기가 가자지구 내 무기 제조 공장은 물론이고 또 다른 무장단체 하마스의 훈련 캠프 등에 대한 전면 공습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또한 로켓포를 다시 발사하며 응수했다. 아드난은 이스라엘이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팔레스타인 시민을 투옥하고 구금한다는 점을 줄곧 비판하며 과거 수감 때부터 수차례 단식 투쟁을 벌였다. 올 2월 투옥된 후 또다시 단식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병원 치료를 요청했음에도 거부당했다. 이 여파로 그가 2일 오전 숨지자 이슬람 지하드와 하마스는 곧바로 이스라엘에 30여 발의 로켓포를 발사했다. 양측이 3일 임시 휴전에 합의하며 급한 불을 껐지만 갈등의 불씨가 여전해 언제든 재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는 아드난의 사망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항의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이스라엘 군경을 향해 돌을 던지며 항의했고 이스라엘 또한 최루탄과 고무탄으로 대응해 언제든 사상자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번 사태가 나라 밖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반이스라엘 정서가 강한 이란은 3일 성명을 통해 아드난을 ‘순교자’로 추모했다. 이어 “그의 죽음이 이스라엘이 70년간 자행한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인 행태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이스라엘에 붙잡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의 수장 카데르 아드난(45)이 87일간의 단식 투쟁 끝에 2일 숨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슬람 지하드 측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는 등 즉각 보복에 나섰다. 최근 양측 충돌로 인명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의 사망으로 인한 추가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드난은 요르단강 서안지구 제닌 출신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모의했다는 혐의로 올 2월 5일 붙잡혔다. 투옥 직후부터 단식 투쟁을 시작했고 이날 오전 의식을 잃은 채 감방에서 발견됐다. 응급 조치에도 깨어나지 않자 당국이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했다. 그는 최소 12회 수감됐고 수감 기간 중 5회 이상의 단식 투쟁을 벌였다. 특히 2015년에는 이스라엘이 정식 기소 및 재판 없이 피의자를 무기한 구금한다며 55일간 단식 투쟁을 벌여 큰 주목을 받았다. 현지 인권단체 ‘하모크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기소나 재판 없이 구금하고 있다. 아드난의 변호사는 “체포 직후부터 줄곧 그를 병원으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교정 당국이 단식 투쟁 중인 수감자의 건강이 악화됐을 때 석방하던 관행을 그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를 감안할 때 그의 사망 원인은 이스라엘 측의 의료 과실이라며 고소를 진행하겠다고도 밝혔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3, 4일 양일간 시리아를 찾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만나기로 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후 현직 이란 대통령이 시리아를 찾는 것은 처음이다. 대표적 반미 국가인 두 나라의 정상이 이번 회동에서도 반미 연대 공조를 논의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후세인 아크바리 주시리아 이란대사는 지난달 30일 국영 IRNA방송 인터뷰에서 라이시 대통령의 시리아 방문 사실을 언급하며 “중동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방문이 될 것”이라며 “두 나라뿐 아니라 중동의 다른 국가에도 매우 유익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하마드 잠시디 이란 대통령실 정무부수석 또한 “이란의 승리, 미국의 패배를 축하하는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며 “서방에 대한 ‘저항 전선’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신정일치 국가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 역시 지난달 29일 압둘 라티프 라시드 이라크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을 향해 날을 세웠다. 하메네이는 “단 한 명의 미국인도 이라크에 있어선 안 된다”며 중동 내 미군의 존재가 중동 평화에 해롭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2003년 이라크전쟁 발발 후 이라크에 주둔했다 2011년 철군했다. 그러나 시리아, 이라크 등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준동하자 2014년 이라크에 다시 발을 들였고 현재 약 2500명이 이라크에 주둔 중이다. 이란은 시리아 내전 발발 후 줄곧 아사드 정권을 지원했다. 미국 등 서방 주요국, 시아파 맹주 이란에 적대적인 수니파 이슬람 국가 등은 반대파에 금지된 화학무기까지 사용하는 아사드 정권을 줄곧 비판하며 사실상 반군을 지지해 반미 진영 대 친미 진영의 대리전 양상이 전개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취임한 후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이런 구도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인권 탄압을 줄곧 비판했고 사우디 또한 미국의 원유 증산 요구에 부정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국의 중재로 이란과 사우디가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자 기존 반미 국가의 결속력이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유럽연합(EU)은 대화형 챗봇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지식재산권(IP) 있는 콘텐츠 등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했다면 이를 공개하도록 하는 규제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 시간)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를 인용해 유럽의회 의원들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 규제 법안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입법이 마무리된다면 세계 최초 AI 규제 법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는 인터넷상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사용자가 요구하는 글 음악 영상 등을 만들면서 IP가 있는 자료를 무단 사용해 저작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1월 유료 이미지 제공 업체 게티이미지는 이미지 생성형 AI 기업 스태빌리티 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유럽의회 의원들이 마련한 규제 법안 초안은 생성형 AI 프로그램이 저작권물(物)을 사용했다면 그 사실을 밝히도록 했다. 또 AI 위험도를 4단계로 나눠 그에 따라 규제와 책임을 부여하도록 했다. 위험도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지, 생체 정보를 사용하는지, 차별적 언어를 포함하는지 등을 평가해 ‘최소’ ‘제한’ ‘높음’ ‘허용 불가’ 순으로 분류했다. 위험도가 높다고 사용을 금지하지는 않지만 사용자에게는 위험도를 알리도록 했다. 사용자에게 미리 주의를 줘서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AI 업계 자정 작용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법안은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 EU 회원국 내부 논의를 거쳐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법안이 통과돼 시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다음 달 6일 열리는 찰스 3세 영국 국왕 대관식에 중국이 자국 대표로 ‘홍콩 민주주의 압제 설계자’라고 불리는 한정(韓正·사진) 국가 부주석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국에서 “괘씸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6일 영국 외교부 관계자를 인용해 찰스 3세 국왕 대관식에 한 부주석이 중국 대표로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한 부주석은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을 주도한 책임자다. 앞서 영국은 홍콩 반환을 결정한 1976년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는 내용의 국제협정을 맺었고, 중국도 1997년 홍콩을 돌려받으면서 ‘홍콩 체제를 50년간 지속하겠다’며 협정 준수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홍콩 국가보안법의 통과로 사실상 약속이 파기된 셈이 됐다. 한 부주석은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을 때도 강제 진압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는 한 부주석의 참석을 두고 중국 측의 의도적 도발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영국 보수당 대표를 지낸 이언 덩컨스미스 의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리를 약하다고 생각하고 무시하고 있다”며 “괘씸하다”고 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사진)이 과거 포르투갈이 저지른 노예무역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서유럽 국가에서 노예무역과 관련해 국가 차원의 사과 의사를 밝힌 지도자는 처음이다.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드소자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열린 ‘카네이션 혁명’(자유의 날) 기념식에서 “사과는 때때로 가장 쉬운 일이다. 사과하고 등을 돌리면 일은 끝나 버린다”며 “우리는 과거에 대해 사과 그 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과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어떠한 방식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포르투갈은 15∼19세기 노예무역을 자행한 서양 국가 중 한 곳이다. 이 기간 아프리카인 600만 명이 포르투갈 선박에 실린 채 대서양을 건너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브라질에 노예로 팔려 갔다. 포르투갈은 그동안 이 같은 과거사를 외면해 왔다. 드소자 대통령의 발언은 1822년 포르투갈에서 독립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포르투갈 국회에서 연설한 이후 나왔다. 드소자 대통령은 “포르투갈의 식민지 지배는 언어와 문화 전파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원주민 착취나 노예 문제, 브라질과 브라질 국민의 희생이라는 부정적 측면도 크다”고 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벌 간 무력 충돌이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사흘간 휴전에 합의했다. 수단을 빠져나가기 위한 각국의 긴급 탈출 작전도 계속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48시간 동안 양측의 치열한 협상 끝에 수단군과 신속지원군(RSF)은 24일 밤 12시부터 72시간 동안 전국적인 휴전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이 기간 동안 양측이 즉각적이고 온전한 휴전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휴전 협상에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 제3국이 개입해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교부 장관은 “이스라엘은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휴전 중재 노력을 했고 최근 며칠간 양측과 나눈 대화의 전망이 밝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휴전이 합의대로 이행될지는 확실치 않다. 양측은 앞서 세 차례 휴전 합의를 했지만 교전은 끊이지 않았고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다. 이 때문에 각국이 벌이는 필사의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BBC는 이날 영국 정부가 수단에 아직 남아 있는 영국 국적자 4000여 명을 탈출시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수단 주재 영국 대사가 이번 사태 기간 동안 연차휴가 중이었으며 외교부 역시 군벌 충돌 사태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자국민 196명을 포함해 36개국 국적의 491명을 탈출시켰다. 독일과 네덜란드 역시 군용기를 이용해 여러 국적의 피란민을 수단에서 요르단으로 실어 날랐다. 전날 군용기로 일본인 45명을 탈출시킨 일본은 이날 8명을 추가로 대피시켰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로써) 수단에 거주 중인 일본인을 모두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인도, 파키스탄, 태국 등도 교민 탈출 작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 도움을 받지 못하는 수단인들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고 있다. 수단인들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육로를 이용해 인접국인 차드나 이집트, 남수단 등지로 탈출을 시도하는 실정이다. 유엔에 따르면 내전이 발발한 15일 이후 지금까지 차드와 남수단 국경을 넘은 수단인은 각각 2만 명과 1만 명 수준이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