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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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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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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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 산업혁명 시대… 저작권 분쟁 해결하고 수익 창출하세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저작권 분쟁이 화두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신규 산업 분야에서의 저작권에 대한 확실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한국저작권위원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저작권 문제를 연구하는 ‘미래전략연구반’을 출범시켜 내년 상반기까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콘텐츠 제작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저작권 지원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로맨스 소설 전자출판 업체인 R사는 과거 대형 제휴업체와 맺은 불합리한 저작권 계약 때문에 고초를 치렀다. 저작권 귀속조항이 불리하게 돼 있어 파생상품 개발과 2차적 저작물 작성이 어려웠다. R사는 문체부 산하의 부산저작권서비스센터의 ‘저작권 멘토링 지원사업’에 도움을 요청했다. 불합리한 계약 조항을 수정하는 협상을 지원받은 R사는 결국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 제휴업체와 신규 계약을 맺어 지난해 약 37억 원의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교육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인 ‘스페이스에듀’ 역시 국내 모 방송사와 국어저작물에 대한 저작물 전송권 문제로 애플리케이션 출시에 어려움을 겪었다. 업체는 대구저작권서비스센터의 도움을 받아 방송사와의 전송권 분쟁을 해결했고, 이를 통해 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도 저작권위원회 측에 음원 이용과 관련해 30건 정도의 상담을 의뢰해 장기간 전담 상담을 진행하며 저작권 문제를 사전에 해결했다. 문체부 저작권정책과 관계자는 9일 “문화예술인, 콘텐츠 제작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상담 컨설팅 지원사업은 저작권 분쟁 해결과 수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지난해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에 의한 창작활동에 따른 저작권 보호대책 마련을 위해 법조계, 학계, 문화예술계 전문가 30여 명이 참여하는 ‘저작권 미래전략 연구반’을 운영 중이다. 문체부는 저작권 미래전략 연구반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2018년 상반기 저작권법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임원선 위원장은 9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문화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선 정교한 저작권법과 정책이 필수적”이라며 “전문가 및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저작권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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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토론 본 뒤 지지후보 바꿨다” 14.6%

    5·9대선을 앞두고 6차례 열렸던 TV토론은 대선 판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3일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 TV토론을 본 뒤 지지 후보를 변경했다는 응답자는 14.6%였다. 연령대별로는 19∼29세에서 17.2%, 30대에서 16.8%가 TV토론 이후 지지 후보를 바꿨다고 응답한 반면에 50대는 11.8%, 60대 이상은 14.0%에 그쳐 상대적으로 TV토론이 젊은층에 영향을 많이 준 것으로 분석됐다. TV토론을 가장 잘한 후보는 정의당 심상정(41.8%),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18.4%)가 꼽혔다. 다음으로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9.9%)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9.3%)였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TV토론을 가장 잘했다는 응답은 4.0%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안 후보는 TV토론의 여파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TV토론 시청 후 지지 후보를 변경했다는 응답자 가운데 원래 안 후보를 지지했던 응답자가 49.8%로 가장 많았다. 문 후보에서 다른 후보로 지지 의사를 변경한 응답자는 26.5%였다. 이어 유 후보(4.9%), 심 후보(4.4%), 홍 후보(2.7%) 순으로 TV토론 이후 지지층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마지막 대선 후보 TV토론의 시청률 합계(전국 기준)는 36.0%로 집계됐다. 총 여섯 차례 진행된 대선 후보 TV토론회 중 최고 시청률은 지난달 23일 ‘정치 분야’를 주제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토론회로 38.5%를 기록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김정은 기자 ※동아일보와 채널A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5월 1, 2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58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전화번호 생성기법(RDD)을 통해 무선(78.6%)·유선(21.4%)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은 18.0%로 3월 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 참조}

    • 2017-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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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갈 앞둔 문예진흥기금, 체육-관광기금으로 채운다고?

    “체육·관광 여유기금의 전출을 통해 문화예술진흥기금의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겠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국고 지원과 공공기금 간 전출입 제도를 활용해 문화예술진흥기금을 확충하겠다.”(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난달 25일 한국문화정책학회가 주최한 차기 정부 문화정책 토론회에서 각 후보 진영이 밝힌 공약 중에서는 문화예술진흥기금 확충 방안이 눈길을 끌었다. 문예기금이 2018년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돼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문화예술 분야 창작 지원을 위한 정부 기금인 문예기금은 2003년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등의 입장료에 일정액을 부과하던 기금 모금 방식이 위헌 판결을 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 10년간 재정 확충 없이 사업비 부족분을 문예기금 적립금에서 사용해왔다. 결국 2004년 5273억 원에 달했던 문예기금은 10년 새 90% 감소했고, 올해 잔액은 고작 422억 원에 그치고 있다. 내년에는 바닥날 것으로 예상된다. 체육·관광기금의 전출을 통해 문예기금을 확충하겠다는 문, 안 후보의 공약은 쌍둥이처럼 닮았다. 그러나 정부는 이미 지난 2년간 국민체육진흥기금과 관광기금에서 매년 500억 원씩 전출해 문예기금에 임시로 충당해왔다. 더구나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체육·관광기금은 현재 제 살림 꾸리기도 바쁜 상황이다. 체육기금은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 지원 예산으로 3472억 원을 집행하는 등 역대 최고액인 1조3243억 원을 지출했다. 관광기금 역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관광업계 타격 지원책으로 지난달 25일 역대 최대 규모인 2260억 원의 특별융자금이 집행된 상태다. 문, 안 두 후보의 기금 확보 대책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 이른바 기금 전출을 통한 ‘돌려막기’ 운용을 차기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가겠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경우 문예기금 확충에 대한 공약이 아예 없다. 다른 주요 문화 공약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대표적인 문화 공약 중 하나는 ‘예술인 복지’다. 문 후보는 △예술인 실업급여 제도 도입 △예술인보험료 국가 50% 지원을, 안 후보는 △예술인 4대 보험(국민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건강보험)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재 정부가 예술인복지법에 따라 시행 중인 예술인 복지 지원 정책과 큰 맥락에선 크게 다를 바 없다. 홍 후보가 내놓은 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이수자 지원 정책은 대표적인 선심성 문화 공약으로 꼽힌다. 특히 136개 종목 총 5744명에 이르는 무형문화재 보유자에 대한 교육비 지원 정책 등은 구체적인 세수 확보 방안이 없고, 실효성이 낮다는 점에서 이수자들마저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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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호기간 끝난 저작물 쉽고 편하게 이용한다

    최근 출판사 창비의 온·오프라인 문학잡지 ‘문학3’이 임솔아 작가의 단편소설 ‘병원’을 작가 동의 없이 희곡으로 개작해 저작권 침해 논란이 일었다. 논란 과정에서 ‘문학3’은 시인 김현의 시 ‘형들의 사랑’도 동의 없이 그림으로 변주해 발표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2016 저작권 보고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불법 저작물에 의한 시장 침해 규모는 2015년 기준 2조3174억 원에 이른다. 특히 영화·음악·방송 저작물 피해 규모는 1조3100억 원으로 전체의 56.3%를 차지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정책과 관계자는 27일 “영화 ‘해운대’(2009년), ‘전우치’(2010년), ‘건축학개론’(2012년), ‘변호인’(2014년) 등은 극장 상영 기간에 인터넷에 불법 파일이 유출돼 영화사들이 약 400억 원의 손해를 봤다”며 “스마트 기기가 보편화되고 디지털 유통기술이 다변화하면서 저작권 침해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저작권 보호 프로그램 및 유통 지원 등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저작재산권 보호 기간이 끝난 만료저작물과 공공저작물 등을 별도의 허락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18억8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국내외 기관 등과 협의해 자유이용 공유저작물 수집 작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11월 미국디지털공공도서관과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 쓸 수 있는 1300만 건의 예술 공유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연계할 예정”이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픽사베이 등 공유저작물 서비스 기관의 고품질 작품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위원회는 매월 2회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예술인법률상담카페를 운영 중이고, 23개 지역 예술인 지원기관과 협력해 전국에서 ‘찾아가는 저작권 상담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는 저작권위원회 서비스의 혜택을 본 대표적 영화로 꼽힌다. 영화사 측은 영화 제작 과정에서 저작권위원회 측에 음원 이용과 관련해 30건 정도의 상담을 의뢰해 장기간 전담 상담을 진행하며 저작권 문제를 사전에 해결했다. 이후 제작사는 감사의 뜻으로 엔딩 크레디트에 저작권위원회 명칭을 올렸다. 문체부는 향후 부산, 대구, 충북 지역에 설치된 저작권서비스센터 운영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 센터는 창작자 및 콘텐츠 기업들의 저작권 등록을 돕고, 해외 수출 계약 과정에서의 저작권 침해 방지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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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모 어머니 이선미씨 등 7명…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수상

    가수 김건모의 어머니 이선미 씨(73) 등 7명이 올해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문화체육관광부가 27일 밝혔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에 출연 중인 이 씨 외에 지난해 요절한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의 어머니 이춘영(59),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의 어머니 김순란(66), 박성우 시인의 어머니 김정자(75), 설치미술가 김승영의 어머니 박흥순(80), 국악인 방수미의 어머니 구현자(72), 김태수 연극연출가의 어머니 조용녀 씨(84)도 함께 선정됐다. 이 상은 어버이날을 계기로 자녀를 훌륭한 예술가로 키운 어머니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1991년 제정됐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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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리스트 대책 빼면 알맹이 없는 대선후보 문화공약

    최근 잇달아 발표되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 중 문화 부문은 찾아보기 어렵거나 뒤로 밀려나 있다. 25일 국회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문화경제학회와 입법조사처 공동 주최의 ‘차기 정부 문화정책 세미나’를 통해 후보 공약을 점검했다. 이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의 문화 정책 전문위원들이 참석했다.○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앞다퉈 약속하며 박근혜 정부와의 선긋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문화공약 발표자로 나선 양현미 상명대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시정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화예술지원기관의 기관장 선임과 위원회 구성 시 현장 문화예술인의 참여와 추천권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블랙리스트 백서를 만들어 공개할 방침이다. 김혜준 국민의당 제6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은 “문화예술 공정화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블랙리스트 집행기관으로 꼽혀온 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 등 공공기관 위원장 선임 시 호선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공약집을 통해 ‘블랙리스트 방지법’ 제정과 블랙리스트 관련 문화체육관광부 및 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의 엄중한 처벌을 주장해왔다.   ○ 문화예술인 복지 강화 대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예술인 복지 공약 역시 빠지지 않았다. 양현미 교수는 “표준계약서 의무화와 예술인 실업급여 제도 도입, 예술인 보험료 국가 50% 지원안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준 부위원장은 주요 공약으로 예술인 적정 근로조건과 권리보호 내용을 담은 예술인복지법 개정, 예술인복지기금 조성을 내세웠다. 예술노동지원센터를 설립해 예술인들의 4대 보험 지원과 비정규직 예술인들의 공정계약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유한국당 서미경 수석전문위원은 홍준표 후보의 공약에 대해 “지난 정부에서도 강조해온 문화재정 2% 확충 기조를 이어가고, 문화예술인들의 맞춤형 창작 공간 확충과 일자리 창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에 청년문화법인을 설립해 청년문화인 30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바른정당의 박성현 전문위원은 유승민 후보의 공약과 관련해 “표준계약서 개발 및 공연시장의 불합리한 행태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문위원은 “장애예술인 상설 공연 전시장을 설치하고 기존 공연전시장의 장예인 문화예술 활동 쿼터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는 △문화예술인 노동기본권 보장과 복지확대 △문화예술 정책·재정의 정의로운 전환 △문화격차 해소 및 지역 문화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 고갈되는 문화예술진흥기금 대책 이르면 내년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는 문화예술진흥기금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국고지원 확충 등을 통해 기금 고갈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두 후보의 공약 모두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법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융합콘텐츠 산업 육성 계획도 나왔지만 ‘역량 강화’ ‘맞춤 지원’ 등 추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다. 김희정 국회입법조사관은 “후보별로 문화국가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장기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대통령 임기 내에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단·중기과제 위주로 공약이 구성돼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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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배우는 떠나도 연기는 우리 곁에

    유명인의 부고를 알릴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살아생전 “연기는 사라짐의 미학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연극계 원로배우 장민호 선생(1924∼2012)이다. 그의 유작은 작고 1년 전,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의 개관작으로 오른 연극 ‘3월의 눈’이다. 아내 이순을 앞서 보낸 80대 노인 장오 역을 맡았던 그의 연기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무대 세트인 한옥 마루에 걸터앉아 그가 두 눈을 끔뻑거리는 것만으로도 왠지 모를 노년의 쓸쓸함이 진하게 전해졌다. 그저 장민호라는 배우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작품에 감정을 더했고, 울림도 더 컸다. 최근 고인을 다시 떠올린 건 배우 김영애의 부고 기사를 쓰던 날이었다. 장 선생을 떠나보낼 때만큼이나 충격적이고 안타까웠다. 어쩌면 배우는 남의 인생에 ‘세’ 들어 사는 존재일지 모른다. 다양한 캐릭터로 여러 인생을 대변한다. 그래서일까. 배우가 세상을 떠나도 그들의 연기는 우리 곁에 잔향처럼 남아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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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票心 유혹하는 5人 5色 ‘이미지 정치’…대선후보 2차 토론 스타일 분석

    다음 달 ‘장미대선’을 앞두고 TV토론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19일 KBS 1TV에서 방송된 ‘대선후보 초청 토론’의 시청률은 전국 기준 26.4%(닐슨코리아)로 첫 번째 TV토론(11.6%)보다 2배 이상으로 높아진 수치다. 특히 이번 대선은 상대적으로 기간이 짧아 TV토론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데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2시간 남짓 진행되는 TV토론은 5명의 주자가 나서 구체적인 정책 대결을 하기엔 부족한 시간이다. 결국 각 후보가 표출한 ‘이미지’가 메시지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토론 내용을 떠나 후보의 패션이나 화법 등은 시청자에게 어떤 느낌을 전달했을까? 정재우 동덕여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와 이상철 성균관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영욱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교수,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 대표에게 각 후보(기호순)의 ‘스타일’ 분석을 들어봤다. ①문재인 후보=패션은 일단 합격점. 재킷과 셔츠, 넥타이가 단정하게 조화를 이뤘다. 1차 토론 때와 비슷한 톤을 유지해 안정적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다만 블루 셔츠는 젊어 보이긴 했으나 선명한 기운은 약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목사님’이란 촌평이 많이 나왔는데 그만큼 강렬함은 부족했다. 표정은 1차보다 훨씬 나아졌다. 앞선 토론의 ‘너털웃음’에서 벗어나 가벼운 미소를 유지해 편안했다. 다만 질문에 대답할 때 몇 차례 상대방이 아닌 다른 곳을 응시하는 실수가 아쉬웠다. 타 후보의 공세가 몰려서인지 말을 고르는 시간이 길었던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신중한 점은 좋으나 맥이 빠지는 모양새. 그러나 토론이 진행될수록 차분하고 논점도 명확해졌다. ②홍준표 후보=관전평은 극과 극을 오갔다. ‘확실하게 집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의 극대화’와 ‘시청자에게 불쾌함마저 주는 매너 부족’으로 의견이 갈렸다. 일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따라한 듯한 패션은 메시지는 분명했으나 세련미는 떨어졌다. 붉은색 타이 역시 인상적이나 광택이 심해 화면에서 번져 보였다. 체형보다 재킷도, 셔츠도 커서 엉거주춤. 화법은 1차 때보다 여유가 생겼다. 노선을 확실하게 드러내 시청자로선 이해하기 쉬웠다. 다만 상사가 지시를 내리는 듯한 말투는 여전했다. 게다가 상대 후보를 손가락질하는 습관은 매우 위험하다. 카메라 각도상 시청자를 향한 손가락질로 보일 때도 있다. 물을 마신 뒤 무의식적으로 ‘캬’ 소리를 내는 건 너무 ‘아재’스럽다. ③안철수 후보=패션은 무난했다. 좋은 점수를 주기도 나쁜 점수를 주기도 애매하다. 다소 화사해진 넥타이는 잘 선택했으나 여전히 재킷은 ‘빌려 입은 듯’ 헐렁하다. 여전히 목 단추를 풀고 있는데 정갈해 보이진 않는다. 표정은 확실히 좋아졌다. 경직되기보단 웃으려고 노력한 것도 좋다. 다만 초반에 구사한 ‘썰렁한 농담’은 득실이 공존했다. 분위기를 환기하는 측면은 있었지만 생뚱맞았다. 유머도 자연스러워야 효과가 배가된다. 진지하게 다른 사람의 얘기를 경청하는 자세는 높이 살 만하다. 반면 너무 차분하려다 자신의 의견을 뚜렷하게 피력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산만했던 전반부보단 전달력이 살아난 후반부가 나았다. ④유승민 후보=남성 후보 가운데 패션은 가장 나았다. 체형에 맞는 슈트에 넥타이 폭도 적절했다. 상대적으로 ‘젊고 해박한 전문가’ 이미지를 잘 구현했다. 다만 타이를 끝까지 올리지 않아 셔츠와 공간이 생긴 건 옥에 티. 화법도 적절했다. 왜 대통령 후보가 TV토론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뛰어났다. 동의하건 안 하건 타 후보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는 건 좋은 자세다. 다만 자신이 지닌 콘텐츠를 얼마나 잘 전달했는가는 의문이 남는다. 너무 감정적일 필요는 없지만 왠지 메마르고 딱딱한 분위기는 여전히 나아지질 않고 있다. ⑤심상정 후보=TV토론의 ‘최고 수혜자’라 할 만하다. 일단 패션부터 앞섰다. 진한 레드재킷과 목이 파인 아이보리 계열 라운드셔츠가 잘 어울렸다. 1차도 나쁘지 않았지만 더 깔끔해졌다. 다만 목 주위로 넓게 파인 셔츠가 살짝 허전해 보였다. 화법 역시 나무랄 데가 없었다. ‘나이롱 맨’처럼 강력한 한방을 구사하면서도, 자칫 중구난방으로 흐르던 토론 분위기를 정리하는 사회자(?) 능력도 과시했다. 노동과 같은 무거운 이슈도 편안하게 전달하는 ‘3초 김고은’. 다만 지지율에서 열세다 보니 비전 제시보단 공세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정양환 ray@donga.com·김정은 기자}

    • 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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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긋불긋 꽃대궐서 ‘고꽃놀이’

    “봄철 꽃놀이의 대세는 ‘고꽃놀이’죠.” 벚꽃, 개나리, 목련 등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4월 2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최근 꽃놀이 명소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조선시대 건축물인 고궁과 벚꽃, 매화, 생강나무 꽃, 산수유 꽃 등 다양한 봄꽃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고궁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고궁 꽃놀이는 ‘고꽃놀이’로 통한다. 한복을 입고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등에서 꽃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은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게 새로운 놀이문화로 인기를 끌고 있다. 12일 현재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달아 고궁으로 검색하면 2만7288개의 봄철 고궁 꽃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 올라와 있다. #고궁스타그램, #고궁익스프레스, #고궁산책 등의 검색어로도 수백∼수천 개의 꽃놀이 사진을 볼 수 있다. 나이 든 어르신들도 아닌데 2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고꽃놀이’가 봄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유는 뭘까. 최근 덕수궁에서 한복을 입고 찍은 꽃놀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대학생 이지영 씨(22)는 “꽃보다 인파에 치이는 여의도나 경남 진해 등 유명한 벚꽃 명소보다는 고궁에서 한적하게 각종 봄꽃을 즐기는 게 최근 트렌드”라며 “한복을 입고 고궁을 찾으면 마치 내가 조선시대로 돌아가 궁에서 봄을 만끽하는 특별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이지현 씨(20)는 전통 건축물과 봄꽃의 조화를 고꽃놀이의 매력으로 꼽았다. “고궁에 심어진 나무들은 관리도 잘돼 있고, 오랜 시간 자라 세월의 흔적까지 있어 사진 찍기 좋습니다. 특히 봄꽃 구경과 역사 체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요즘 친구들 사이에 인기예요.” 고꽃놀이는 20대 젊은 여성뿐 아니라 어린 자녀를 둔 3040세대에서도 인기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주부 심은미 씨(33)는 최근 네 살배기 딸과 창덕궁에서 꽃놀이를 즐겼다. 그는 딸에게 한복을 입혀 딸이 꽃밭을 뛰어다니거나 꽃 향을 맡고 있는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팔로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서울에서 가장 빨리 봄꽃을 만날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창덕궁”이라며 “창덕궁 매화는 예쁜 걸로 워낙 유명해 아이와 추억을 쌓기 위해 찾았다”고 했다. 경복궁과 덕수궁 창경궁 등 고궁의 봄꽃 개화 시기는 이달 중순부터 20일 사이다.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 홈페이지에는 봄철마다 종류별 개화 시기와 꽃이 만개한 주요 장소 등이 보기 좋게 정리돼 있다. 경복궁은 현재 매화와 개나리, 살구꽃, 능수벚꽃, 산수유 꽃, 앵두나무 꽃 등이 만개해 있고, 덕수궁은 수양벚나무 꽃, 벚꽃, 살구꽃, 미선나무 꽃 등이 인기 봄꽃으로 꼽힌다. 창경궁 역시 400년 된 매화나무를 비롯해 한국에만 있는 미선나무에 핀 꽃, 산수유 꽃이 고꽃놀이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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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도시락토크 2.0]“회사가 탐낼만한 나만의 경험 들려주세요”

    선배들의 취업 노하우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취업준비생들의 눈빛은 반짝거렸다. 그들이 어떻게 치열한 경쟁을 뚫어냈는지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기세였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 리테일 아카데미에서 열린 ‘도시락토크 2.0’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질문과 답변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롯데빅마켓 영등포점 6층에 위치한 롯데 리테일 아카데미는 롯데백화점이 실제 채용을 진행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롯데백화점 입사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 9명과 이 회사 3년 차 이하의 주니어 사원 5명이 긴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채용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인사팀의 정우현 대리도 참석해 채용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상반기(1∼6월)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직장 선배가 될지도 모를 이들을 만나서인지 초반 대학생들의 표정에는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주니어 사원들이 먼저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얘기하자 예비 후배들도 하나둘 자신의 속내와 사정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상반기 공채 인원을 줄여서 대학가는 요즘 초상집 분위기예요….” “취업 강사 말로는 롯데가 스펙을 많이 봐서 특정 대학 이하의 학교 출신들은 뽑지 않는다던데, 사실인가요?”○ 블라인드 면접 실시…스펙보단 경험 중요 롯데백화점은 2015년 상반기부터 일명 ‘탈(脫)스펙’ 채용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면접전형에선 철저하게 블라인드 면접을 치르고 있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이름과 자기소개서, 거주지 주소 정보만을 볼 수 있다. 어느 대학 출신인지, 자격증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심지어 그룹 차원에서 무스펙 전형인 ‘스펙태클 오디션’을 별도로 만들어 인재를 채용한다. 정 대리는 “롯데백화점은 채용 과정에서 학교 서열화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지방 사립대 출신이다. 신입사원들의 출신 학교를 보면 정말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주니어 사원들은 스펙보단 자기만의 경험을 논리적으로 어필하라고 조언했다. 롯데백화점 관악점에서 근무 중인 신입사원 박수현 씨는 “남들처럼 해외 어학연수 한 번 다녀오지 못했다”며 “면접에서 영화관, 카페, 빵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쌓은 나만의 고객 응대법을 앞세워 말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소개했다. 본사 해외재무팀의 김도곤 사원도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다양한 ‘인턴’ 경험을 유통업과 연결해 설명한 점을 입사 비결로 꼽았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김 씨는 “삼성물산 상사 부문, 중국 농심, 아모레퍼시픽 등에서 인턴으로 중국 관련 유통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면접관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했다. 그는 “롯데도 중국 내 유통망 채널을 상당히 확보한 기업이란 점을 앞세워 인턴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웠다”고 귀띔했다. 결국 인턴 경험도 스펙의 일종이 아니냐는 참가자들의 질문에 해외사업기업팀 한성원 사원은 “특별한 경험도 좋고, 굳이 특별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며 “회사와 나의 경험의 교집합을 찾아서 잘 녹이는 게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토론 면접서는 리더 역할이 긍정적 롯데백화점은 하루에 면접을 모두 마친다. 이른바 ‘원스톱 면접’이다. 사원들은 이 과정에서 5, 6명의 지원자가 한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면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원들은 토론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팁으로 △리더형 △아이디어형 △참여형을 꼽았다. 정 대리는 “찬반 결론을 내는 토론이 아니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은 주로 누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참여하는지, 창의력 있는 의견을 내는 친구가 누구인지 등을 살펴본다”고 했다. 또 자진해서 제일 먼저 발언하거나 종합적인 관점에서 사회를 보듯 토론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권했다. 롯데백화점은 1년에 두 차례 대학생 인턴을 선발한다. 8주간 근무하는 인턴사원 중 정규직 전환율은 60%쯤 된다. 인턴 기간에 팀 과제와 개인 과제 수행도 병행된다. 정 대리는 “많은 인턴이 손수제작물(UCC) 제작, 개인 프레젠테이션 등의 과제 수행에 많은 부담을 가지는데 실제 인사 과정에서 과제평가의 비중은 매우 낮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멘토 사원과 팀장, 점장의 현장 평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과제는 거들 뿐, 중요한 건 인턴 생활에서의 근무 태도”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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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복을 빕니다]46년간 170여편 드라마-영화 남긴 배우 김영애씨

    “다음 생에도 배우로 태어나고 싶어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진흙탕에 빠지기도 하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저를 일으켜 준 건 연기였습니다.” ‘영원한 연기자’를 꿈꾼 배우 김영애 씨가 2015년 코리아드라마어워즈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고 남긴 수상 소감이다. 드라마 ‘모래시계’ ‘민비’ 등 46년간 100편이 넘는 드라마와 7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주인공부터 따뜻한 엄마, 냉혹한 악인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인 그가 9일 오전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6세. 고인은 ‘목숨을 걸고 연기한 배우’였다. 유작은 불과 한 달여 전 종영한 KBS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다. 극중 최곡지 역을 맡아 열연하던 중 촬영 초반에 완쾌된 줄 알았던 췌장암이 재발했다. 지난해 10월 말 살이 많이 빠지고 급격히 병세가 악화돼 입원 중일 때에도 매주 목요일 외출증을 끊어 드라마 촬영 현장을 오갔다. 드라마의 마지막 회에 그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그의 건강이 악화한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러나 김영애는 생전 “배우로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며 “투병 상황에 대해 외부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월계수…’에서 호흡을 맞춘 선후배와 동료들은 ‘목숨보다 자신의 연기 인생에 더 열정을 보인 천생 연기자’라고 입을 모았다. 극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 신구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뒤 안쓰러워서 꼭 안아줬는데 그렇게 앙상할 수가 없었다”며 “한눈에 봐도 건강상태가 점점 나빠졌지만 김영애 씨는 수많은 대사를 외워왔고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췄다. 아까운 배우를 잃었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차인표 라미란 씨도 “와병 중에도 연기에 대한 열정이 너무나 처절했고, 본인의 소임을 다하려는 책임감이 숭고한 선배 배우였다”(차인표), “마지막까지 연기 투혼을 다한 그 모습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라미란)고 고인을 회고했다. ‘월계수…’는 높은 인기로 연장 방송을 했지만 고인은 병세가 악화돼 약속된 50회까지만 출연했다. 고인은 자신의 건강 문제로 제작진이나 동료 배우, 시청자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50회가 끝날 때까지만 살아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진통제를 맞았지만, 드라마를 녹화하는 날에는 정신이 명료해야 한다며 진통제를 맞지 않고 버텨 녹초가 됐다고 한다. 고인은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출연 당시 처음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당시 제작진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투병 사실을 숨기고 촬영에 임했다. 악녀 캐릭터인 대왕대비 윤씨 역을 맡아 유독 소리 지르는 장면이 많았는데 생전 방송에 출연해 “몸이 너무 아파 악쓰는 연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고통을 참기 위해 허리에 끈을 조여 매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드라마 종영 후 수술을 받고 몸무게가 40kg까지 빠질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지만 다행히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후 영화 ‘변호인’ ‘인천상륙작전’, 드라마 ‘킬미, 힐미’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황토팩 사업으로 10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며 사업가로 이름을 알렸지만 제품에 대한 방송 보도와 소송으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1971년 MBC 공채 3기로 연기를 시작했고 제36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 아들 이민우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11일 오전 11시. 02-2227-7550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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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캐릭터도 ‘제 몸에 맞는 옷’으로 소화

    주말 ‘안방극장의 여왕’으로 불리는 배우 이유리(37)가 또 한 번 ‘전성기’라는 날개를 달았다. 현재 방영 중인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도도하면서도 ‘허당끼’ 있는 반전 매력을 지닌 변호사 변혜영 역을 통해서다. 대형 로펌의 변호사인 혜영은 귀여우면서도 까칠한, 전형적인 도시 여성 캐릭터다. 까칠하지만 자기애가 강한 모습으로 사랑스러움을 만들어 낸다. 시쳇말로 ‘걸크러시’ 캐릭터랄까. 극중 혜영은 편의점에서 폭탄주인 ‘소맥’ 만들기 등 ‘생활연기’를 선보이며 매회 시청률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2년 전 출연했던 tvN ‘슈퍼대디 열’에서 그가 머리를 내려치거나 맥주를 분사해 ‘양폭’(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 20여 잔을 제조하는 장면도 새삼 회자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유리의 실제 남편이 목사라는 점을 들어 ‘흔한 목사 부인의 폭탄주 제조 실력’이란 제목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폭탄주 제조 장면을 잇달아 올릴 정도다. 이유리는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배우로 통한다. 2001년 드라마 ‘학교 4’로 데뷔한 그는 당시 신비스러운 느낌을 풍기는 여고생 역할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같이 출연한 배우 임수정 등에 비해 주목도는 낮았고, 15년간 조연급으로 주로 착하고 소극적인 여성 캐릭터를 도맡아 왔다. 가두현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교수는 “2000년대 드라마 여주인공을 보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여배우가 대세였다”며 “이유리처럼 원숙하면서도 개성 있는 마스크는 주연보다는 조연급으로 주로 캐스팅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유리는 데뷔 이후 10여 년간 방송국에서 먼저 찾아주기보단 100여 번의 오디션을 스스로 찾아 치르는 배우였다. 그의 늦깎이 인기는 시대 변화도 한 원인이다. 1990∼2000년대까지는 이영애 김희선 최지우 등 고전미인형 여배우가 대세였다. 하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공효진 김고은 박소담 천우희 등 개성파 여배우들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 여주인공의 이미지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개성파 배우인 이유리에게도 주연급 기회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2014년 MBC ‘왔다! 장보리’의 악역 연민정을 연기하면서 그는 수시로 핏발이 서고 목이 쉴 정도로 ‘울부짖었다’. 악녀 캐릭터로는 인기를 얻기 쉽지 않지만, 그는 그해 MBC 연기대상까지 차지했다. 이후 악녀 캐릭터로 성공했다는 점에서 ‘제2의 장서희’라는 애칭도 얻었다. 악녀 캐릭터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과 달리 이유리는 다시 영리한 선택을 했다. 반전이었다. 후속작에선 생활력 강한 푼수 아줌마나 차가운 도시 여성으로 등장해 드라마를 잇달아 히트시켰다. 어떤 캐릭터를 맡겨도 ‘제 몸에 맞는 옷’으로 소화해 내는 배우로 통하게 된 것이다. 이제 그는 다양한 캐릭터와 반전 연기로 20대보다 30대 이후에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 가는 연기자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인생 캐릭터’가 연민정 변혜영 이후에도 계속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이유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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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사 부인이 폭탄주를?…‘걸크러시’ 이유리, 또 다시 전성기 날개

    주말 ‘안방극장의 여왕’까지 불리는 배우 이유리(37)가 또 한번 ‘전성기’라는 날개를 달았다. 현재 방영중인 KBS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도도하면서도 허당끼가 있으면서도 반전 매력의 변호사 변혜영 역을 통해서다. 대형 로펌의 변호사인 혜영은 귀여우면서도 까칠한, 전형적인 도시 여성 캐릭터다. 까칠하지만 자기애가 강한 모습으로 사랑스러움을 만들어낸다. 시쳇말로 ‘걸크러시’ 캐릭터랄까. 극중 혜영은 편의점에서 폭탄주인 ‘소맥’ 만들기 등 ‘생활연기’를 선보이며 매회 시청률 상승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이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2년 전 출연한 tvN ‘슈퍼대디열’에서 그가 머리를 내려치거나 맥주를 분사해 ‘양폭’(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 20여 잔을 제조하는 장면도 새삼 회자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유리의 실제 남편이 목사라는 점을 들어 ‘흔한 목사 부인의 폭탄주 제조 실력’이란 제목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폭탄주 제조 장면을 잇달아 올릴 정도다. 이유리는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배우로 통한다. 2001년 드라마 ‘학교 4’로 데뷔한 그는 당시 신비스런 느낌을 풍기는 여고생 역할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같이 출연한 배우 임수정 등에 비해 주목도는 낮았고, 15년간 조연급으로 주로 착하고 소극적인 여성 캐릭터를 도맡아 왔다. 가두현 동덕연대 방송연예과 교수는 “2000년대 드라마 여주인공을 보면 고급스러운 느낌의 이미지를 가진 여배우가 대세였다”며 “이유리처럼 원숙하면서도 개성 있게 생긴 마스크는 주연보다는 조연급으로 주로 캐스팅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유리는 데뷔 이후 10여 년간 방송국에서 먼저 찾아주기보단 100여 번의 오디션을 스스로 찾아 치르는 배우였다. 그의 늦깎이 인기는 시대의 변화도 한 원인이다. 1990년~2000년대까지 이영애 김희선 최지우 등 고전미인형 여배우가 대세였다. 하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공효진 김고은 박소담 천우희 등 개성파 여배우들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 여주인공의 이미지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개성파 배우인 이유리에게도 주연급 기회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2014년 MBC ‘왔다, 장보리’의 악역 연민정을 연기하면서 그는 수시로 핏발이 서고 목이 쉴 정도로 ‘울부짖었다’. 악녀 캐릭터로는 인기를 얻기 쉽지 않지만 그는 그해 MBC 연기대상까지 차지했다. 이후 악녀 캐릭터로 성공했다는 점에서 ‘제2의 장서희’라는 애칭도 얻었다. 악녀 캐릭터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과 달리 이유리는 다시 영리한 선택을 했다. 반전이었다. 후속작에선 생활력 강한 푼수 아줌마나 차가운 도시여성으로 등장해 드라마를 잇달아 히트시켰다. 어떤 캐릭터를 맡겨도 ‘제 몸에 맞는 옷’으로 소화해내는 배우로 통하게 된 것이다. 이제 그는 다양한 캐릭터와 반전 연기로 20대보다 30대 이후 연기자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연기자가 됐다는 평가다. 그의 ‘인생 캐릭터’가 연민정 변혜영 이후에도 계속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이유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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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도서 사업 예산 상반기 85억 조기집행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난해 출판계 ‘블랙리스트’ 논란을 일으킨 세종도서 선정 및 심사위원 구성 개혁 방안을 5일 내놓았다. 이 사업은 2014년 세종도서 선정 3차 최종 심사에서 정치적인 성향을 이유로 한강의 ‘소년이 온다’, 공지영의 ‘높고 푸른 사다리’ 등을 지원 배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날 문체부가 밝힌 ‘2017년 상반기 세종도서 선정 계획’의 골자는 △심사위원 구성 및 심사의 공정성·투명성 강화 △기존 3회 사업을 5회로 확대 △총 140억 원 예산 중 상반기 85억 원 조기 집행 및 총 790종 선정이다. 올해부터 심사위원은 관련 단체와 심사위원 추천위원회 추천을 받아 심사위원 후보자군을 3∼5배수 선정한 뒤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학술은 80∼85명, 1년에 두 차례 선정 과정을 거치는 교양은 120명(상·하반기 각 60명), 문학나눔 분야는 총 80명(상·하반기 각 40명)의 심사위원을 위촉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3회에 걸쳐 상반기에 학술, 하반기에 교양과 문학나눔 도서를 선정했지만, 올해부턴 상반기에 학술과 교양, 문학나눔 분야, 하반기에 교양과 문학나눔 분야를 추가 선정해 총 5회에 걸쳐 세종도서 선정 작업에 나선다. 지난달 진행된 상반기 세종도서 신청에는 총 9069종이 접수됐고, 이 중 790종(학술 320종, 교양 220종, 문학나눔 250종)이 선정될 예정이다. 결과는 7월 말에 발표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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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먼 인 컬처]“이 사회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 책 속에서 답을 찾다

    대형 서점가에 몇 년 전만 해도 인기서적 코너에서 볼 수 없었던 페미니즘 관련 서적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출판전문지 ‘기획회의’가 지난해 꼽은 ‘2016 출판계 키워드 30’에서 ‘페미니즘’이 두 번째 키워드로 꼽힐 정도로 열풍이 불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페미니즘 도서 종류는 2015년 73종에서 지난해 114종으로 1년 새 2배 가까이로 늘었다. 페미니즘 서적 전년 대비 판매 증감률 역시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2016년 171.4%, 올해 1, 3월 기준 244%의 성장세다. W.I.C(우먼 인 컬처)요원 에이전트 35(김정은)·에이전트 31(장선희)·에이전트 9(이지훈)는 궁금해졌다. 대체 왜 이 시점에 ‘페미니즘’이 대세인지를…. 먼저 요원들은 페미니즘 책을 출간한 출판사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한결같이 “최근 몇 년 새 20,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페미니즘 서적 시장이 탄탄하게 형성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일상 속의 성차별’을 출간한 출판사 미메시스 관계자는 “대형 서점들이 출판계 페미니즘 시장 기류에 발맞춰 페미니즘 코너를 앞다퉈 마련하고 있다”며 “출판사 입장에선 크게 홍보를 하지 않아도 기대 이상의 판매액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20, 30대 여성들은 왜 페미니즘 책에 열광하는 걸까. 온라인 서점 YES24의 2016년과 2017년(1∼3월) 통계를 보면 모두 20대 여성이 각각 23.8%, 24.5%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구매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20대 여성들이 페미니즘 열풍을 선도하게 된 계기로 2016년 5월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을 꼽았다.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 마 살인’으로 사회적 충격을 줬던 사건이다. 이 사건을 통해 불거진 여성혐오 논쟁이 페미니즘 도서 열풍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정끝별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3포 세대가 생겨나며 소득의 불평등 및 사회적 갈등이 성(性)대결을 비롯한 세대 갈등으로 변화했다”며 “결국 계층 간 갈등이 성 갈등으로 비화하면서 극단화됐고, 여성들이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페미니즘 서적을 즐겨 읽는 대학원생 서미진 씨(25)의 말이다.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논쟁이 이뤄지는데 일부에선 페미니즘을 ‘꼴펨’이라며 격하시켜 부른다. 논리적으로 대응하고 싶어 6개월 전부턴 친구 3명과 페미니즘 독서클럽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다른 이유는 없을까. 높아진 여성의 사회적 위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답을 찾는 의견도 있었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합당한 보상과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면서 여성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고 이는 페미니즘의 대중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요원들이 만난 대기업 입사 2년 차 윤지혜 씨(25)는 이러한 의견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남자 상사 중에 ‘여자 직원은 감정적이라 같이 일하기 피곤하다’ 등의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는 분이 있어요. 늘 불편했는데 조직생활 하려면 참아야지 하고 싫은 내색을 안 했죠. 그러다 최근 ‘82년생 김지영’이란 책을 읽고 펑펑 울었어요” 윤 씨 등의 사례를 들은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20, 30대 여성 직장인들은 대학에서 민주적인 교육을 받고 평생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우리 사회 조직들엔 아직 성차별적인 문화가 많아요. 수십 년간 배워온 성 평등과 능력주의라는 가치관이 사회생활 하며 뿌리째 흔들리는 거죠. 결국 자기 삶을 이해하기 위한 힐링도서로 페미니즘 서적을 찾게 되는 겁니다.” 흑…. <다음 편에 계속> 이지훈 easyhoon@donga.com·장선희·김정은 기자}

    •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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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행정 유목민의 필수품 ‘백팩’

    문화체육관광부 박정렬 대변인은 서울과 세종시를 일주일에 수차례 오가며 업무를 본다. 지난해 7월 부임한 그는 문체부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휩싸였을 때 부처와 500여 명에 이르는 문체부 출입기자 사이에서 ‘중간 다리’ 역할을 했다. 언젠가 그가 항상 등에 짊어지고 다니는 백팩(사진)을 소재로 애기한 적이 있다. “도대체 뭐가 들어 있느냐”고. 회의 자료부터 노트북, 책, 충전기, 업무수첩, 필기구, 우산, 간식거리까지 다양한 물건이 들어 있다고 했다. 백팩은 KTX에서 많은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그의 ‘1인 오피스’인 셈이다. 부처가 서울에 있을 때만 해도 그의 ‘백팩 사랑’이 이토록 깊지는 않았다고 한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T.P.O(상황에 맞게 착용하는 차림)가 서류가방이라면 세종시 공무원 패션의 필수품은 백팩이다. 공무원들의 백팩은 일의 대부분은 서울에서 이뤄지는데 사무실은 덩그러니 세종시에 있는, ‘행정 노마드(유목민)’의 상징일 수도 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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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수 “메이크업 덕질 덕분에 제2 전성기 맞았죠”

    “30년간 남몰래 해오던 메이크업 ‘덕질’(오덕후+질) 덕분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죠.” 말 그대로 ‘화려한 부활’이다. 2000년대 KBS 개그콘서트에서 나팔바지를 입고 긴 다리를 쭉쭉 뻗으며 춤추던 ‘댄서 킴’으로 알려진 개그맨 김기수(40)가 8년 만에 인기를 얻고 있다. 개그맨이 아니라 ‘뷰티 유튜버’ 김기수로 말이다. 그의 유튜브 뷰티 채널은 개설 4개월 만에 독자 5만9000여 명, 총 조회수 300만 회를 넘어섰다. 유튜브 영상 속 그는 화려한 아이라인, 곱게 발린 파운데이션, 기다란 속눈썹 등 웬만한 신부화장 못잖게 화려한 메이크업 방법을 선보인다. 개그맨답게 말 한마디에도 위트가 넘친다. ‘세상에나 망상에나’ ‘두 번은 안 써’ 등 그가 유튜브에서 자주 쓰는 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유행어가 됐다. 24일 만난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30년간 남몰래 숨어서 해온 메이크업 때문에 새 삶을 얻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아역배우 활동이 메이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다. “아역배우 시절 ‘선크림’을 바르면 ‘백탁’ 현상 때문에 얼굴이 하얘졌어요. 얼굴빛이 환해지는 것이 신기해 그때부터 메이크업 제품과 방법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뷰티 유튜버로 인기를 얻으면서 뷰티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이어졌다. 최근엔 SBS 모비딕 모바일 뷰티 프로그램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를 진행 중이다. 유명 해외 메이크업 브랜드 ‘맥(MAC)’의 유일한 아시아 남성 뷰티 유튜버로 선발돼 맥과 유튜브의 컬래버레이션 작업도 최근 마쳤다. 그는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계기를 ‘악플’에서 찾았다. “‘안티’들과 싸우려고 시작한 방송이었어요. ‘나 좀 그만 괴롭히라’고 말하고 싶었죠. 근데 예상치 못한 좋은 반응이 쏟아졌고, 저를 웃기는 사람이 아닌 아티스트로 보는 사람이 늘어났어요.” 그가 꼽은 올봄 트렌드 메이크업은 뭘까. “올봄엔 역시 ‘레드 립’이 강세예요. 오렌지 섞인 레드나 푸른빛 도는 레드 색깔로 올봄 ‘이기적으로’ 예쁜 사람이 돼 보세요. 하하.”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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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거점’ 문화창조융합본부, 31일 폐지된다

    최순실·차은택 등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 거점으로 손꼽힌 문화창조융합본부가 31일 폐지된다. 문화창조융합본부는 박근혜 정부의 주요 국정 사업 중 하나인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산업정책과 관계자는 27일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의 주축인 문화창조융합본부의 업무를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 이관하고 31일 조직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문체부가 발표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전면 개편안’ 내용에 따른 것으로 문체부는 문화창조융합본부 사업을 연말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해왔다. 지난주에는 본부에 파견된 문체부 및 콘진원 직원 20여명의 원대 복귀를 위한 내부규정 개정도 마쳤다. 문화창조융합벨트의 다른 거점인 문화창조벤처단지와 문화창조아카데미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문화창조벤처단지는 ‘콘텐츠코리아랩(CKL) 기업지원센터’로 이름을 바꿔 운영중이다. 현재 입주한 42개 기업과의 계약이 끝나면 내년부터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유망 콘텐츠 분야 기업을 키우는 스타트업(신생기업) 양성소로 전환된다. 문화창조아카데미는 4월 초 서울 홍릉 산업연구원 건물로 이전한 뒤 ‘콘텐츠 인재캠퍼스’(가칭)으로 개편돼 4차 산업혁명 콘텐츠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문화창조융합벨트 거점 중 민간 주도로 진행된 문화창조융합센터와 K-컬처밸리, K-익스피리언스는 해당 기업의 자율에 맡긴 상태다. 문체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관련 정책 연구 컨설팅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실행 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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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라랜드 탭댄스 장면과 싱크로율 거의 100%네”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관왕을 차지한 영화 ‘라라랜드’의 명장면을 서울로 옮긴 패러디 영상 ‘낙산랜드’가 인기다. 낙산랜드는 뮤지컬 배우 이상이와 박지은이 ‘라라랜드’의 주인공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미아(에마 스톤)로 각각 등장해 영화 속 명장면인 탭댄스를 재연한 2분 46초 분량의 영상이다. 이들은 영화 속 주인공의 의상과 유사한 양복, 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채 배경음악 ‘어 러블리 나이트(A Lovely night)’에 맞춰 경쾌한 탭댄스를 춘다. 실제 영화와의 싱크로율도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튜브에 올라온 낙산랜드 영상은 인기를 끌면서 19일 기준 조회수 7만을 넘겼다. 이상이는 뮤지컬 ‘그리스’ ‘쓰릴 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인 더 하이츠’ 등에서 활약했다. 스톤 역의 박지은은 신인 뮤지컬 배우다. 이 동영상의 제작, 연출, 투자, 출연까지 도맡은 이상이는 “영화를 보면서 ‘라이언 고슬링이 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패러디 영상을 준비하게 됐다”며 “준비 기간은 한 달 반”이라고 말했다. 한국뿐만 아니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작품의 명장면인 만큼 라라랜드의 탭댄스 장면은 여러 나라 버전의 패러디 영상물로 유튜브에 업로드돼 인기를 얻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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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LA 버전 ‘라라랜드’ vs 서울 낙산공원 버전 패러디물 ‘낙산랜드’

    제 74회 골든글로스 시상식에서 7관왕, 제 89회 아카데미시상식 6관왕의 주인공인 영화 ‘라라랜드’의 명장면을 서울로 고스란히 옮긴 패러디 영상 ‘낙산랜드’가 인기다. ‘낙산랜드’는 뮤지컬 배우 이상이와 박지은이 ‘라라랜드’의 주인공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미아(엠마 스톤)로 각각 분해 영화 속 명장면인 탭댄스를 재연한 2분 46초 분량의 영상이다. 두 배우는 영화 속 주인공의 의상과 유사한 양복, 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채 배경음악 ‘어 러블리 나이트’(A Lovely night)에 맞춰 경쾌한 탭댄스를 춘다. 실제 영화와의 싱크로율은 100%에 가깝다. 배우들의 탭댄스와 의상 외에도 ‘공간’의 싱크로율이 재미를 배가 시킨다. 실제 영화 속 두 주인공의 탭댄스 장면의 배경인 미국 LA 그린피스 공원과 패러디 영상 ‘낙산랜드’의 촬영장소인 낙산공원은 여러 면에서 비슷한 모양새다. 두 배우의 춤이 시작되는 공원 벤치 뒤로 도심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점과 화면 오른편으로 굽어 내려간 산책길 등이 ‘서울’과 ‘LA’의 거리차를 비웃을 정도로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유투브에 올라온 낙산랜드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15일 기준 조회수 5만을 넘겼다. 한국뿐만 아니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작품의 명장면인 만큼 라라랜드의 탭댄스 장면은 여러 나라 버전의 패러디 영상물이 유투브에 업로드 돼 인기를 얻고 있다. ‘낙산랜드’에서 세바스찬 역할의 남자 배우는 뮤지컬 ‘그리스’ ‘쓰릴 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인 더 하이츠’등에서 활약한 이상이이다. 엠마 스톤 역을 연기한 박지은은 신인 뮤지컬 배우다. 두 배우가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이유는 뭘까. ‘낙산랜드’의 제작·연출·투자·출연 등 1인 4역을 맡은 이상이는 “영화를 보면서 ‘나도 라이언 고슬링이 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패러디 영상을 준비하게 됐다”며 “준비기간은 한 달 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장소 섭외에 공을 들였다. 이상이는 “언덕이 있고 야경이 좋은 곳이어야 했기에 낙산공원을 1순위로 점찍었다”고 말했다. 낙산공원 중에서도 제일 처음 마음에 둔 곳은 제 2 전망광장이었다. 하지만 재개발 공사가 진행되면서 플랜 B로 선택한 곳이 바로 ‘낙산랜드’의 배경인 낙산공원 내 마을버스 종점 구간이다. 낙산 공원의 대안으로는 상암 하늘 공원, 인왕산 청운공원, 북악스카이웨이 등도 후보지로 거론됐다.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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