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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는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한국과 사우디가 제2의 중동 붐을 이끌 것이다.”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2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만난 바드르 알 바드르 사우디 투자부 차관은 “이날 양국 공공기관과 기업이 체결한 투자계약 및 양해각서(MOU) 사업 규모가 290억 달러(약 38조8000억 원)에 달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바드르 차관은 “한국은 안정된 법체계와 우수한 대기업을 가진 믿을 수 있는 투자처”라며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에너지 분야 등에서 한국은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63개 사우디 기업이 참석한 가운데 에너지, 철도, 제약, 바이오, 환경기술 등 26개 사업에 걸쳐 투자계약 및 MOU가 동시다발로 체결됐다. 이 중 석유화학, 신재생에너지 등을 아우르는 에너지 분야의 사업 규모가 가장 크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이 사우디 아람코가 대주주인 에쓰오일과 계약한 ‘샤힌 프로젝트’는 사업 규모가 약 9조2580억 원에 달한다. 국내 석유화학산업 사상 최대 규모로, 내년 초 착공해 2026년 준공 예정이다. 울산 일대에 해당 설비가 들어서면 연간 에틸렌 180만 t, 프로필렌 75만 t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삼성물산은 한국전력 한국남부발전 한국석유공사 포스코와 함께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약 8조7000억 원 규모의 그린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추진 MOU를 맺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드는 친환경 수소다. 그린암모니아는 운송 안전을 위해 그린수소에 질소를 결합한 것이다. 사우디의 초대형 신도시 ‘네옴시티’ 건설 사업에도 국내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다. 현대로템은 사우디 투자부와 3조6000억 원 규모의 철도사업 MOU를 맺었다. 네옴시티에 들어갈 철도(고속철, 전동철, 기관차)를 공급하는 계약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고속철을 해외에 납품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삼성물산은 네옴시티에 철강 모듈러 공법으로 임직원 숙소 1만 채를 짓는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 MOU를 PIF와 체결했다. 모듈러 공법은 구조물 및 건축 마감을 공장에서 끝낸 뒤 이를 현장으로 운송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코오롱글로벌은 국내 스마트팜 업체 올레팜과 함께 사우디 식품 제조·유통 회사인 파이드 인터내셔널 푸드 컴퍼니(FAIDH)와 MOU를 맺었다. 올레팜은 모듈형 스마트팜 기술과 더불어 국산 딸기 종자를 사우디에서 재배 생산 유통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또 한국벤처투자와 사우디 모태펀드 운영기관인 사우디벤처캐피털컴퍼니(SVC)는 벤처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7개 특화 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산업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최근 미미했던 사우디의 대한(對韓) 투자 기조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2017년 사우디의 한국 투자는 0건이었고,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2018년에도 5건(222억3000만 원)에 그쳤다. 사우디의 인프라 수준이 향상돼 관련 건설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장은 “사우디도 환경이나 기후 이슈에 고민이 많다”며 “그린 테크놀로지나 문화산업 등으로 진출 영역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우디의 경제 정책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페터르 베닝크 ASML 회장과 차담회를 갖고 “한국에 반도체 장비 생산공장 또는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면 양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더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년까지 2400억 원을 투자해 경기 화성시에 1만6000m² 규모의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를 짓는 ASML사에 추가 투자를 직접 요청한 것. 이에 베닝크 회장은 “이번이 1단계 투자로, 추가 기회를 신중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가 미중 간 공급망 경쟁의 핵심 부문으로 떠오르면서 정상 간 외교도 달라지고 있다. 국가 정상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와 기업을 찾아 투자와 협력을 요청하는 글로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양국 정상·기업 모두 “반도체 협력” 강조이날 한-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차담회는 윤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렸다. 양 정상과 함께 네덜란드 장비업체인 ASML의 베닝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ASML의 ‘화성 뉴 캠퍼스’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양국 경제안보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투자 요청에 베닝크 회장이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의사를 보이자 윤 대통령은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등을 통해 한국을 최적의 투자처로 만들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추가 투자 요청은 대만 등 경쟁국과의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공급해 ‘슈퍼 을’로 불리는 회사다. EUV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등에 사용되는 핵심 장비로, 대당 최소 2000억 원이 넘는다. 생산 대수가 적어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간 ‘장비 쟁탈전’도 치열하다. EUV 공급 확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과 벌이는 첨단 반도체 패권 전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양국 간 논의가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EUV의 한국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 ASML이 화성에서 생산하는 EUV 장비가 대만 TSMC 등 경쟁 기업에 갈지, 국내 반도체 기업으로 갈지가 향후 한국 반도체 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해외 정상, 잇따라 ‘K반도체’ 협력 강조반도체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이슈가 되면서 반도체 협력을 위해 해외 정상들이 한국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1라인(P1)을 둘러봤다. 스페인 총리가 국내 삼성전자 사업장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평택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협력을 논의했다. 5월에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곳을 찾아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을 남기며 반도체 동맹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윤 대통령과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양국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원전 등 경제안보 핵심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네덜란드의 신규 원전 건설 추진과 관련해 핵심 정보를 교환하고 전문가급 대화체도 설립할 예정이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한국의 이차전지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국과 중국의 이차전지 진단 및 정책 제언’에 따르면 한국은 이차전지 원료, 제조·생산, 재활용 3개 분야에서 모두 중국보다 뒤쳐진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전경련의 의뢰로 김유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전략연구센터장이 작성했다. 1(매우 미흡)~5점(매우 우수)으로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강점으로 여겨졌던 제조·생산분야에서 3점에 그쳐 중국(4점)에 뒤졌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 있다. 원료 분야에서는 차이가 더 컸다. 한국의 경쟁력은 1.3점, 중국은 3.3점이었다. 한국은 실제 이차전지 원료 대부분은 중국 등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2018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수산화리튬, 황산코발트의 중국 의존도가 각각 65%→84%, 50%→87%로 높아졌다. 재활용 분야도 한국은 1.8점으로 중국(4.3)에 못 미쳤다. 보고서는 한국의 폐배터리 수거·재활용 제도에서 구체적인 폐기 지침 등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의 배터리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자원개발과 재활용 산업 중심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SK넥실리스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용으로 잘 끊어지지 않는 V동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시장 확대에 나선다. 13일 SKC의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인 SK넥실리스는 차세대 고용량 배터리인 ‘4680 배터리’용 고연신 V동박 개발을 완료해 세계 최초로 고객사 평가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V동박은 기존 시장의 제품 대비 30% 이상의 연신율을 높였다. 연신율은 동박을 당겼을 때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비율을 뜻한다. V동박은 양산 평가를 거쳐 고객사의 4680 배터리 양산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mm, 길이 80mm 크기의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 제품(2170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5, 6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용 고용량 원통형 배터리에는 연신율이 매우 높은 동박이 필수적이다. V동박은 높은 연신율을 통해 충전과 방전 시 배터리 내 음극재 팽창 현상에 따른 문제를 보완해줄 수 있다. 테슬라는 이미 4680 배터리를 차세대 배터리로 지목하고 생산을 확대 중이다. 이 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 등이 4680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는 등 내년부터 양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미 리튬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배터리 공장을 동시다발적으로 짓고 있는 미국에서 배터리용 양극재 핵심 소재인 탄산리튬을 추가로 확보한 것이다. 13일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 ‘컴퍼스미네랄’과 탄산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부터 6년간 컴퍼스미네랄이 생산하는 탄산리튬(연간 약 1만1000t)의 40%를 공급받는다. 양사는 추후 하이니켈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도 추진하기로 했다. 컴퍼스미네랄은 글로벌 광물회사로 올 6월 LG에너지솔루션과 리튬 공급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염호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공법을 활용한다. 친환경 방식의 리튬 생산이기 때문에 다른 공법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에서 핵심 소재를 공급받게 되면서 IRA 대응력을 높이게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동수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전무)은 “친환경적으로 리튬을 생산하는 컴퍼스미네랄과 계약하며 IRA 대응뿐 아니라 ESG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최근 글로벌 광물업체들과의 계약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월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와 황산코발트 7000t, 아발론과 스노레이크로부터 수산화리튬 25만5000t을 공급받는 MOU를 맺은 바 있다. 지난달에는 호주 시라와 천연흑연 공급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활용한 대기업의 상생협력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LG전자의 도움으로 협력사 가운데 64곳이 RPA를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25일 ‘협력회사 RPA 경진대회’를 열고 협력사들의 우수사례를 공유했다고 10일 밝혔다. RPA는 사람이 하던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일을 소프트웨어(SW) 로봇을 활용해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RPA를 도입한 협력사는 단순 업무에 대한 부담을 줄임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까지 LG전자 협력사 중 64곳이 RPA를 도입했다. LG전자는 이들에게 RPA 전문가를 파견해 과제 발굴부터 세부 과제별 RPA 구축 등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RPA 개발에 참여한 협력사 12곳에서 RPA 전문가 105명이 육성됐다. 경남 김해시에서 냉장고 문을 생산하는 고모텍은 2020년 RPA를 도입해 현재 전문가 23명을 육성했다. 구축한 RPA만 25개다. 고모텍 윤일진 대표는 “주 52시간제 근무 등으로 인력이 많이 부족했었는데 RPA 도입으로 단순 업무는 로봇에 맡기고 직원들은 좀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부품협력사인 신신사는 고객 물동 분석 RPA를 도입하자 과거 108%였던 태국법인의 재고율이 57%까지 낮아졌다. 신신사 관계자는 “RPA를 통한 창고 관리의 효율성 등이 높아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김해에서 에어컨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삼원동관도 기존에는 엑셀로만 관리하던 생산 데이터를 RPA를 도입해 대시보드 형태의 파워포인트 문서로 추출할 수 있게 됐다. 대시보드에서는 ‘생산 달성 현황’과 ‘실시간 생산수량’ 등 그래프를 한 눈에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 라인뿐 아니라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돼 생산성을 높이게 됐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해서는 협력사 경쟁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라며 “협력사 생산성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상생을 적극 실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LG가 청소년들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변화하는 세계를 미리 경험할 수 있는 전시관을 연다. LG는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을 정식 개관한다고 10일 밝혔다. 개관 행사로는 중고교생 100여 명을 초청해 LG의 AI 연구진과 얘기를 나누는 ‘인공지능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이곳에서는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 관련 로봇 등 LG 제품에 적용되는 AI 기술들을 실습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AI 기술의 원리를 쉽게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청소년들의 반응도 좋다. 시범 교육에 참석한 서울 중앙중의 한 학생은 “원하는 질문을 입력하면 기사나 자료 등을 미리 학습한 AI가 스스로 답을 내놓는 것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양재훈 LG공익재단 대표는 “LG는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커버리랩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교육 프로그램은 평일(화∼금요일)에는 단체, 토요일에는 개인만 예약할 수 있다. 월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은 휴관이다. 교육, 전시, 체험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LG가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 청소년들의 꿈을 키우기 위한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을 개관한다. 청소년들이 AI 기술로 변화하는 세계를 경험하도록 돕고 AI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0일 LG는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을 정식 개관한다고 밝혔다. 개관식에서는 중·고등학생 100여 명을 초청해 LG의 AI 연구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인공지능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은 AI 분야를 크게 △로봇지능 △시각지능 △언어지능 △AI 휴먼 △데이터지능 5개로 나눴다.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 관련 로봇, 챗봇 등 LG의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되는 AI 기술들을 실제로 실습할 수 있도록 했다. 각 분야별로 청소년들이 AI 기술의 원리를 쉽게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취지다. 또 서울교육청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프로그램 개발에 반영하기로 했다, 교사 연수도 진행하는 등 AI 교육 활성화를 위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청소년들의 반응도 좋다. 시범 교육 참석한 서울 마포중 학생 A 씨는 “로봇으로 물건을 옮기고, AI로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진 물건의 양품과 불량품을 판정하는 실습이 가능하다는 점이 좋았다”라고 답했다. 서울 중앙중 학생 B 씨는 “기사나 자료 등을 학습한 AI가 원하는 질문을 쓰면 스스로 답을 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라고 말했다. LG는 국내 최초 체험형 AI 전문 교육 기관인 ‘LG디스커버리랩’이 국내 민간 기업 과학관 1호인 ‘LG사이언스홀’의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교육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LG디스커버리랩 서울’과 지난해 10월 개관한 ‘LG디스커버리랩 부산’에서 연간 2만명 이상의 청소년들에게 양질의 AI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양재훈 LG공익재단 대표는 “35년 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문을 열었던 ‘LG사이언스홀’처럼 이제는 마곡에 있는 ‘LG디스커버리랩 서울’에서 청소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겠다”라며 “LG는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커버리랩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하다. 교육 프로그램은 평일(화~금)에는 단체, 토요일에는 개인만 예약할 수 있다. 월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은 휴관이다. 교육, 전시, 체험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헤리티지재단과 함께 ‘자유’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운 포럼을 처음 개최했다.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는 “한국은 더 큰 자유와 번영을 원하는 많은 국가의 본보기”라며 “시민들이 ‘선택할 자유’를 구현할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과 헤리티지재단은 9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2022 서울 프리덤 포럼’을 개최했다. 전경련은 포럼 신설에 대해 “자유의 가치가 경시되고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사회에서 자유의 가치를 확산하는 장을 만들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포럼은 앞으로 격년으로 개최된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개회사에서 “경제계가 자유에 따르는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고 성장의 과실을 국민이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헤리티지재단은 자유시장과 작은 정부, 튼튼한 안보 등의 가치 확산을 위해 1973년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다. 퓰너 창립자는 한국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정부 규제 완화 △인센티브 활성화를 위한 법인세율 인하 △민간부문이 국가경제 원동력이라는 인식 등을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었을 때 같은 내용을 조언했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라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현재 금리 상승에 과잉 대응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리 인상을 경계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부소장은 “과거 군사·안보 중심이던 한미 동맹은 2000년대 민주주의와 자유무역협정(FTA) 등 가치동맹으로 진화했다”며 “앞으로 인공지능(AI), 기후, 문화, 우주, 공급망 등으로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학점은 기본적으로 매우 높아야 해서 저도 거의 만점 받았어요. 최근에는 여성 채용도 절반이 넘을 정도로 크게 늘어났어요.”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의 사우디아라비아 다란 본사. “아람코에 취업하기 얼마나 어렵냐”란 질문에 대한 사우디 국적 여성 직원의 대답이었다. 국영기업 아람코는 사우디의 석유 생산·판매를 독점하며 나라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애플에 이어 글로벌 시가총액 2위인 아람코는 사우디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여성 채용 확대는 사우디의 실질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여성에게 운전을 허용하고 영화관을 개장하는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1933년 설립 이후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던 아람코가 무함마드 왕세자의 개혁·개방정책과 맞닿아 거대한 변화를 시작한 것이다. 석유에만 의존하던 폐쇄적 기업에서 벗어나 탄소중립, 여성 인력 확대 등 혁신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었다.○ 외국인과 여성 직원 북적한 아람코 본사… “아직도 변화 낯설어”아람코 본사에서 만난 한 직원은 “최근 몇 년 새 아람코와 사우디의 변화는 아직도 낯설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지에서 만난 아람코 담당자들의 절반가량은 사우디 국적이 아닌 외국인이었다. 사우디 직원들까지 모두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다. 세계 최대 글로벌 기업답게 압도적인 수준의 연봉과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옆 아람코 빌리지에는 이들의 여가 생활을 위한 영화관, 운동시설, 식당 등 각종 문화시설도 있다. 한국인 직원도 점차 늘고 있다. 2019년 첫 기업공개(IPO) 이후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채용을 확대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지난달 25일 사우디 카우스트대에서 만난 장준석 아람코 리서치센터 연구원도 그중 한 명이었다. 현대자동차 등과 협업해 초희박 연소 엔진 등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아람코 관계자는 “저탄소 산업을 강조하는 아람코가 한국의 자동차·조선·수소 산업 등과 협업할 기회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세기 세계 경제의 핵심 뼈대가 석유 산업이었던 만큼 아람코는 오랜 기간 세계 최대 기업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굳이 기업 활동을 외부에 드러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2019년 사우디 증시에 IPO를 하고 탄소중립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아람코의 변화는 급변 중인 사우디의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개혁·개방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석유만으로는 앞날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하고 탈석유화를 통한 경제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람코가 최근 IPO를 한 이유도 투자금을 확보해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 무함마드 개방정책에 마을은 관광지로, 한류 열풍도 확대사우디가 경제 구조 다각화의 핵심 방법 중 하나로 선택한 것은 관광업이다. 총사업비 5000억 달러(약 703조 원)로 추산되는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이 대표적이다. 사우디 제다의 올드타운에서는 이미 마을 전체가 건설 현장과 다름없었다. 한 카페 사장은 “옛 건물들을 다 리모델링하고 도로를 정비하며 관광지로 탈바꿈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사우디는 아람코의 석유 산업만으로도 충분히 돈이 된 만큼 오랜 기간 외국인 관광에 폐쇄적이었다. 까다로운 비자 심사를 거쳐 특별한 경우에만 입국이 가능했다. 사우디 전통 복장인 도브(흰색의 긴 옷)와 슈막(두건)을 두르고 거리를 구경하는 기자를 여전히 흥미롭게 바라보는 시민이 많았다. 흔치 않은 동양인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는 이들도 있었다. 한류는 사우디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다. 2019년 수도 리야드의 스타디움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적이 있다. 기자에게도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로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있었다. 한국식 ‘손하트’를 요청하거나 K드라마와 K팝을 좋아한다며 말을 걸기도 했다. 사우디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여성의 권리다. 2018년부터 사우디에서는 오랜 기간 금지됐던 여성의 운전이 가능해졌다. 억눌렸던 차량 구매 욕구가 폭발해서일까. 고급 스포츠카를 타는 여성 운전자들이 남성보다 도로에 더 많이 보였다. 사우디의 문화 개방은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공항이나 큰 쇼핑몰에는 아람코가 장기 후원하는 포뮬러원(F1) 광고가 여기저기 보였다. F1에서 지속 가능한 탄소저감 연료와 엔진 효율성 향상 등을 돕고 있다. 사우디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부산과 경쟁 중이기도 하다. 코바르에서 만난 사우디의 한 시민은 “이미 우리가 한국보다 많은 국가를 설득해 놨기 때문에 이변이 없다면 사우디가 엑스포를 유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다란=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학점은 기본적으로 매우 높아야 해서 저도 거의 만점 받았어요. 최근에는 여성 채용도 절반이 넘을 정도로 크게 늘어났어요.”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의 사우디아라비아 다란 본사. “아람코에 취업하려면 얼마나 어렵냐”는 질문에 대한 사우디 국적 여성 직원의 대답이었다. 국영기업 아람코는 사우디의 석유 생산·판매를 독점하며 나라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애플에 이어 글로벌 시가총액 2위인 아람코는 사우디 시민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여성 채용 확대는 사우디의 실질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여성에게 운전을 허용하고 영화관을 개장하는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1933년 설립 이후 철저히 베일에 싸여있던 아람코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개방·개혁 정책과 맞닿아 거대한 변화를 시작한 것이다. 덩치만 ‘글로벌 넘버 원’이었던 아람코도 점차 글로벌 기업으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었다.● 외국인과 여성 직원 북적한 아람코 본사…“아직도 변화 낯설어” 아람코 본사에서 만난 한 직원은 “최근 몇 년 새 아람코와 사우디의 변화는 아직도 낯설다”라고 말했다. 실제 현지에서 만난 아람코 담당자들의 절반가량은 사우디 국적이 아닌 외국인이었다. 사우디 직원들까지 모두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다. 세계 최대 글로벌 기업답게 압도적인 수준의 연봉과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옆 아람코 빌리지에는 이들의 여가 생활을 위한 영화관, 운동시설, 식당 등 각종 문화시설도 있다. 한국인 직원들도 점차 늘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사우디 KAUST 대학에서 만난 장준석 아람코 리서치센터 연구원도 그 중 하나였다. 현대자동차 등과 협업해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아람코 관계자는 “2019년 첫 기업공개(IPO) 이후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채용을 확대하는 분위기”라며 “탄소중립을 강조하는 아람코가 한국의 자동차·조선·수소 산업 등과 협업할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세기 세계 경제의 핵심 뼈대가 석유 산업이었던 만큼 아람코는 오랜 기간 세계 최대 기업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굳이 기업 활동을 외부에 드러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2019년 사우디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하고 탄소중립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으로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아람코의 변화는 급변 중인 사우디의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실권자가 된 뒤 엄격한 사우디의 근본주의 율법을 깨고 개혁·개방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석유만으로는 사우디의 앞날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하고 탈석유화를 통한 경제 다각화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아람코가 최근 IPO를 한 이유도 투자금을 확보해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는데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 빈 살만 개방 정책에 마을은 관광지로, 한류 열풍도 확대 사우디가 경제 구조 다각화의 핵심 방법 중 하나로 선택한 것은 관광업이다. 총 사업비 5000억 달러(약 703조 원)로 추산되는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이 대표적이다. 사우디 제다의 올드타운에서는 이미 마을 전체가 건설 현장과 다름없었다. 한 카페 사장은 “옛 건물들을 다 리모델링하고 도로를 정비하며 관광지로 탈바꿈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사우디는 아람코의 석유 산업만으로도 충분히 돈이 된 만큼 오랜 기간 외국인 관광에 폐쇄적이었다. 까다로운 비자 심사를 거쳐 특별한 경우에만 입국이 가능했다. 사우디 전통 복장인 도브(흰색의 긴 옷)와 슈막(두건)을 두르고 거리를 구경하는 기자를 여전히 흥미롭게 바라보는 시민들이 많았다. 흔치 않은 동양인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는 이들도 있었다. 한류는 사우디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다. 2019년 수도 리야드의 스타디움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적이 있다. 기자에게도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로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있었다, 한국식 ‘손하트’를 요청하거나 K드라마와 K팝을 좋아한다며 말을 걸기도 했다. 사우디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여성의 권리다. 2018년부터 사우디에서는 오랜 기간 금지됐던 여성 운전이 가능해졌다. 억눌렸던 차량 구매 욕구가 폭발해서일까. 고급 스포츠카를 타는 여성 운전자들이 남성보다 도로에 더 많이 보였다. 취재 차량 운전자는 한 여성 운전자가 주차에 애를 먹는 모습을 보더니 “여성들이 운전을 배운지 얼마 안 돼 아직 주차가 서툰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사우디의 문화 개방은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공항이나 큰 쇼핑몰에는 아람코가 장기 후원하는 포뮬러원(F1) 광고가 여기저기 보였다. F1에서 지속 가능한 탄소저감 연료와 엔진 효율성 향상 등을 돕고 있다. 사우디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부산과 경쟁 중이기도 하다. 코바르에서 만난 사우디의 한 시민은 “이미 우리가 한국보다 많은 국가들을 설득해 놨기 때문에 이변이 없다면 사우디가 엑스포를 유치하는 건 당연하다”라고 말했다.제다·다란=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 르포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코바르에서 버스가 출발했다. 사막 도로를 2시간 넘게 가로질렀다. 지그재그로 파이프라인이 연결된 거대한 공장이 사막 한가운데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의 하위야 가스공장이다. 공장 부지로 들어가자 ‘이산화탄소(CO₂) 압축기’, ‘CO₂ 건조 장비’가 눈에 띄었다. 가스 생산 과정에서 생겨난 탄소를 모아 처리하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설비다. 이곳에서 포집된 탄소는 약 85km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우스마니아에 마련한 지하 공간으로 주입돼 격리된다. 아람코의 공장 관리자에게 “가스에서 탄소를 얼마나 포집할 수 있냐”고 묻자 “모두(All of it)”라는 답이 돌아왔다. ‘탄소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아람코가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새로운 생존 방법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신비주의’ 벗고 스스로 ‘속살’ 내보인 아람코아람코는 1933년 사우디 정부와 미 스탠더드오일이 함께 설립한 기업이다. 1980년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 주식 100%를 확보하며 국유화했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2019년 12월 사우디 증시 타다울에 기업공개(IPO)를 했다. 아람코는 IPO 직후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후 미국 애플과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6일 기준 시가총액은 2조410억 달러(약 2849조 원)로 2조2010억 달러인 애플에 이어 2위다. 아람코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7월∼올해 6월 2790억3800만 달러로 2위 애플(1200억470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많다. 지상 최대 기업으로 군림해 온 아람코는 IPO 전까지만 해도 베일에 가려 있었다. 굳이 변화가 필요하지도, 홍보나 마케팅이 요구되지도 않았던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탄소중립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며 아람코도 큰 변화를 맞았다. 석유 산업과 대표 기업들은 ‘거대 악’으로 공격받았다. 아람코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 석유 산업의 문법에 없던 방식에 적응해야 했다. 이번 사우디 현지 아람코 본사 및 공장 방문 취재에는 본보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미국 CNBC, 일본 닛케이신문이 동행했다. 한국 언론의 현지 공장 방문은 처음이다. 아람코 관계자는 “세계 각국 유수 언론을 동시에 부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탄소 시대를 대표하는 석유 기업이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현실적 해법들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룻밤 사이 신재생에너지로 바뀔 수는 없다”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의 거대한 에너지 시스템이 하룻밤 사이 신재생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가정에는 큰 결함이 있다”고 줄곧 강조해 왔다. “노르웨이 같은 선진국에서 효과를 봤다 하더라도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에 똑같이 적용되긴 어렵다”는 주장이다. 아람코의 아브까이끄 공장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 공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정제공장으로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5%를 공급한다. 그런데 굴뚝에는 정제공장에서 흔히 보이는 불꽃이 없었다. 아람코가 정제 과정에서 플레어링(불기둥)을 최소화해 온실가스 등의 배출을 줄이는 ‘제로 플레어링’ 기술을 개발한 덕분이다. 현지에서 만난 아람코 관계자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석유산업의 ‘브리지(다리)’ 역할”을 여러 번 강조했다. 지금 당장 신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할 수 없다면, 석유화학 산업에서 우선적으로 탄소를 줄일 수 있는 기술적 진보가 더 현실적이고 시급하다는 설명이었다. 석유 감산 등과 관련한 국제 갈등에 대해서는 현지인 모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아람코 본사에서 만난 임원들은 국제 에너지가격 불안정 문제에 대해 “나의 담당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코바르 시내에서 만난 한 사우디 시민은 “우리도 고유한 주권이 있는데 미국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하위야=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여전히 전 세계 운송 수단의 98%는 내연기관입니다. 내연기관 엔진 효율을 10%만 향상해도 탄소 저감에 매우 큰 영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흐마드 코와이테르 아람코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아람코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지속적인 방안들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 위치한 아람코 본사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코와이테르 CTO는 “현재 2% 비중인 전기차로는 배기가스 25%씩을 줄인다 해도 전체 운송 부문 배기가스 감축량은 미미하다”며 “연료·엔진과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 연구개발(R&D)과 투자로 배기가스를 줄이는 방안도 지속돼야 한다”라고 했다. 또 신재생에너지로만 정책을 집중할 경우 ‘그린플레이션(그린+플레이션)’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양광과 풍력 등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추가 비용이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피해를 신재생에너지 투자나 전기차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과 저개발 국가가 입을 수 있다는 게 그의 논리다. 그는 “최근 석유 산업 전반에서 투자가 줄어 에너지 가격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석유 산업은 최소 수십 년간 더 지속돼야 하기에 기술투자가 계속돼야 한다는 의미다. 아람코는 안정된 가격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연간 약 7억 달러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아람코가 석유 생산과 판매 등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면밀히 추적하는 원유공급컨트롤센터(OSPAS)를 소개했다. 본사에 있는 OSPAS에 들어서니 20m가량 길게 이어진 화면으로 아람코가 생산하는 원유의 운송 전 과정과 도착 국가 등이 자세히 표시돼 있었다. 코와이테르 CTO는 “OSPAS에서는 아람코가 생산하는 원유 한 방울까지도 추적이 가능하다”라며 “우리가 생산하는 탄소 발자국(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발생량)을 정확하게 추적해 탄소 배출량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란=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외교부 장관 특사 자격으로 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해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6일 LG전자에 따르면 최근 조 사장은 탄자니아, 코트디부아르,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부산 엑스포 지지 활동을 펼쳤다. 이를 위해 조 사장은 카심 마잘리와 탄자니아 총리, 카쿠 우아자 레옹 아돔 코트디부아르 외교특임 장관, 테스파예 일마 에티오피아 외교부 정무차관 등 각국의 정부 관계자를 만났다. 조 사장은 이 자리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이해를 모두 포괄하는 답을 제시할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을 보유한 국가의 도시인 부산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각국의 정부 관계자도 조 사장의 부산 엑스포 지지 요청에 화답했다. LG전자는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와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조 사장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LG가 KOICA(한국국제협력단)와 함께 운영하는 직업훈련학교를 찾았다. 이곳에서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격려하고, 한국전쟁 참전용사촌도 방문해 감사를 표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경찰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인 지난달 31일 시민단체 동향 등을 담은 대외비 문건 ‘정책 참고 자료’를 작성하기 위해 실제로 시민단체 대표를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1일 문건에 담긴 내용이 ‘다 공개된 수준의 정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문건에 언급된 단체인 ‘촛불승리전환행동’의 안진걸 상임공동대표는 2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태원 참사 이후 경찰 연락이 실제로 왔다”고 했다. 문건은 이 단체에 대해 ‘이번 참사를 현 정권의 대표적 실정으로 내세워 향후 촛불집회 동력으로 삼겠다며 여론 추이를 예의주시 중’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경찰 여러 명이 수시로 전화해 집회 개최 관련 협조 요청이나 회유를 해 온다”며 “그 과정에서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해 정부 비호용 문건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경찰 정보관이 신분을 밝히고 공개적으로 이번 주에 (집회를) 할 것인지 물어본 걸 불법 사찰로 모는 건 전형적인 (여론) 호도”라고 반박했다. 경찰이 문건 내용을 허위로 작성했다는 반발도 나왔다. 이 문건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에 대해 ‘당장은 여성 안전 문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긴 어렵지만 추후 정부의 반여성 정책 비판에 활용할 것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관계자는 “우리 단체는 경찰과 전혀 접촉한 적이 없다. 작성 내용도 사실무근”이라며 “어떻게 이 같은 허위 문서가 정부기관에서 나올 수 있는지 개탄스럽다”고 했다. ‘전국민중행동’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문건 내용은 완벽한 날조”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문건에 ‘정부 대응상 미비점을 적극 발굴하고 ‘제2의 세월호 참사’로 규정해 정부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라고 언급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2일 성명서를 내고 “경찰은 적법한 직무 영역이고 직무 행위라지만 과연 이런 행위가 지금 경찰이 할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문건은 민노총에 대해 ‘지난달 30일 긴급회의를 열어 희생자 추모 분위기에 맞춰 향후 투쟁 수위 조절 및 일정 변경을 위해 월요일부터 세부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적시했다. 다만 경찰은 직무집행법에 따라 범죄·재난·공공갈등 등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잠입이나 도청 등 불법적으로 정보를 입수한 것이 아니라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 정보 수집은 국민 안전을 위한 경찰의 정당한 집무집행”이라고 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내 4대 그룹의 A계열사는 내년으로 계획했던 대규모 시설 투자를 잠정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영 환경이 악화된 데다 고금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에 설비 확대보다 외주 생산 비중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10대 그룹 계열의 B사는 최근 급등한 이자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회사채까지 발행했지만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B사 역시 금융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 부담까지 겹쳐 공장 신설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2일 본보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국내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빅스텝) 민간 금융기관들의 대출금리는 0.5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은행의 금리 변동 데이터와 현재 금융회사들이 예상하는 미래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산출한 결과다. 미국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연내 4%대가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재 3.0%인 기준금리 상승 폭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은행 및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의 기업대출 잔액은 2분기(4∼6월) 1713조 원이었다. 기업들의 연간 이자 부담액은 72조64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를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현재보다 0.52%포인트 더 높아지면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8조8000억 원(12.1%)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제조업에서는 2조2600억 원, 서비스업이 5조8000억 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의 식품 제조업체 C사는 올해 연간 15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10월까지 은행에 낸 대출이자만 100억 원이 넘는다. C사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을 더 선호하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밀린 중소기업들은 더 비싼 조건에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주변 회사들 중에는 자금 압박에 못 이겨 인원 감축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금리 인상은 기존 차입금에 대한 이자부담을 키우는 것은 물론 신규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든다. 이는 투자 축소로 이어져 경기를 얼어붙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금처럼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에는 대·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영향권에 들어간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기업 D사는 당장 ‘한계기업’ 낙인이 찍히게 돼 비상이 걸렸다. 이 회사는 2020년과 2021년 이미 영업이익보다 이자 비용이 컸다. 올해도 영업이익은 제자리에 머무른 반면에 금리가 크게 오르며 경상적자가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D사 관계자는 “한계기업으로 분류되는 순간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쳐 추가 은행대출 등 자금 조달의 문턱이 훨씬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금리 상승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현욱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인건비, 원자재 가격 부담에 금융 비용까지 높아져 기업들은 장기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기업들의 사업 재편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탄탄한 기업들까지 타격을 받지 않도록 정부의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한국도 기준금리 3% 시대를 맞이하게 되면서 한계상황에 몰리게 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계 기업은 3년 연속으로 이자 비용이 영업이익을 넘어선 기업을 말한다. 한계기업으로 분류되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금융권 추가 대출 등 자금 조달의 문턱도 급격히 높아진다. 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기업 1만3989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해 기준 한계기업 수는 2084곳, 비중은 14.90%에 달한다. 조사 대상이 된 1만3989곳은 비금융권 외감기업 중 2019년∼지난해 3년 치의 영업이익과 이자비용, 지난해 장단기차입금이 공개되는 기업들이다. 한경연은 우선 이 기업들 중 2019년과 2020년엔 이자 비용이 영업이익을 넘어섰으나 지난해엔 영업이익이 늘어나 한계기업 조건을 벗어났던 기업 400여 곳을 추렸다. 이 기업들의 지난해 장단기차입금에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적용해 다시 이자 비용을 계산한 뒤 이로 인해 한계기업으로 전락하게 되는 사례를 집계했다. 개별 기업의 대출 성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9월 기준 기업 대출금액 기준 72.7%가 변동금리 대출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조사 결과 한국 금융통화위원회가 향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경우 조사 대상 1만3989곳 중 한계기업 수는 2170곳, 비중은 15.51%로 당초보다 각각 86곳, 0.61%포인트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금통위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경우엔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15.20%로 늘어 당초 대비 0.3%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정책팀장은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기준금리의 추종이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현재로선 기업들의 금융 방어력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며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법인세 부담을 경감해 기업 자금사정의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가 국가 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추진한다. 광화문광장을 관리하는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접수된 것이 없으며 사용 신청 기간이 이미 지났다”며 반려한다는 입장이다. 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촛불행동은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에 “촛불행동 13차 집회는 ‘이태원 참사 추모촛불 집회’로 진행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단체는 “광화문광장 사용을 서울시에 요청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장소가 확정되면 추후 공지하겠다”고 했다. 촛불행동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퇴진 등을 주장하는 집회를 진행한 진보성향 단체다. 이태원 참사가 있었던 지난달 29일에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에서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 달리 이날까지 서울시에 광화문광장 사용 신청은 정식으로 접수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촛불행동 명의로 서울시 정무부시장실에 ‘집회 협조 요청서’ 팩스가 접수돼 공식 창구를 안내했다”며 “이후에는 신청이 없었고 규정상 행사 7일 전까지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5일 행사 허가는 어렵다”고 했다. 촛불행동은 정무부시장실에 보낸 팩스에서 촛불 행사 관련 시설을 설치하겠다며 시민 통행로를 확보하고 안전조치를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종로경찰서에도 집회·시위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가 시의 허가를 받지 않고 행사를 강행할 경우 무단점용으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촛불행동 관계자는 “서울시와 경찰에 모두 신고를 했고 회신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만약 허가가 안 난다면 주변에서라도 추모제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가 국가 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추진한다. 광화문광장을 관리하는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접수된 것이 없으며 사용 신청 기간이 이미 지났다”며 반려한다는 입장이다. 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촛불행동은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에 “촛불행동 13차 집회는 ‘이태원 참사 추모촛불 집회’로 진행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단체는 “광화문 광장 사용을 서울시에 요청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장소가 확정되면 추후 공지하겠다”고 했다. 촛불행동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퇴진 등을 주장하는 집회를 진행한 진보성향 단체다. 이태원 참사가 있었던 지난달 29일에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에서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 달리 이날까지 서울시에 광화문광장 사용 신청은 정식으로 접수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촛불행동 명의로 서울시 정무부시장실에 ‘집회 협조 요청서’ 팩스가 접수돼 공식 창구를 안내했다”며 “이후에는 신청이 없었고 규정상 행사 7일 전까지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5일 행사 허가는 어렵다”고 했다. 촛불행동은 정무부시장실에 보낸 팩스에서 촛불 행사 관련 시설을 설치하겠다며, 시민 통행로를 확보하고 안전조치를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종로경찰서에도 집회·시위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가 시의 허가를 받지 않고 행사를 강행할 경우 무단점용으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촛불행동 관계자는 “서울시와 경찰에 모두 신고를 했고 회신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만약 허가가 안 난다면 주변에서라도 추모제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PC용 D램 고정가격이 한 달 새 20% 넘게 폭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며 업황이 크게 얼어붙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3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2.21달러로 전달(2.85달러)보다 22.46% 떨어졌다. 이는 D램익스체인지가 집계 기준을 바꾼 2016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전월 대비 감소 폭으로도 2016년 6월 이후 6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반적인 수요 침체 속에 3분기(7∼9월)부터 D램 업체 재고가 더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5개월 연속 줄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128Gb 16Gx8 MLC) 고정거래가격은 4.14달러로 전달(4.30달러)보다 3.73% 낮아졌다. 전 세계 반도체 매출액도 감소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를 인용해 9월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 줄었다고 보도했다. 한국 통계청도 ‘9월 산업활동동향’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생산량이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로는 3.5% 뒷걸음쳤다고 발표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