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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개헌론의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있지만 그 핵심인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한 속내는 제각각이다. 여권의 생각은 이원집정부제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 4년 중임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로 의견이 갈린다. 대통령의 권한을 어떻게 나눌지와 각 정당·정치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셈법이 복잡한 셈이다.'○ 여권, 이원집정부제로 꿩 먹고 알 먹고 새누리당은 현행 ‘87년 체제(5년 단임 대통령제)’가 수명을 다했다는 공감대 아래 이원집정부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하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원집정부제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외치(外治)를 담당하고, 국회에서 내치(內治)를 책임질 총리를 배출하는 체제다. 권력이 분산되면서도 대통령을 직접 선택하기를 원하는 국민 정서에 부합한다는 장점이 있다. ‘진박(진짜 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헌법학자 출신 정종섭 의원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개헌 논의는 권력구조를 어떻게 바꿔 국가가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느냐에 수렴돼 있다”며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비박(비박근혜)계인 권성동 사무총장도 통화에서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뽑기를 원하니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가 현실적 방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개헌 논의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원집정부제가 되면 외교·안보에 강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더욱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계에서는 총리를 배출할 여지가 생긴다. 친박계 내에서 ‘반기문 대통령, 친박 총리’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 이유다. 2014년 10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언급했을 때에도 여의도 정가에서는 “김 대표가 총리 자리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 야권은 권력구조 방향 놓고 동상이몽 야당은 사정이 복잡하다.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은 “4년 중임제와 지방 분권형 개헌에는 찬성”이라는 태도다. 이원집정부제나 의원내각제에 대해선 “(현 정부의) 정권 연장 의도가 담긴 개헌이라면 찬성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개헌에는 찬성하면서도 구체적 방향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반면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의 권한이 강화되는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한다. 내각제는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국정의 전권을 갖는다. 두 사람이 직접 대권을 거머쥐기는 힘든 상황에서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통해 권력의 중심에 설 기회를 만들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당 민병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원집정부제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선거구제 개편을 개헌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거나 권역별 비례대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선거구제 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근본적인 권력구조 개편이 가능하고, 야당 의원들의 폭넓은 개헌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개헌 시점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우윤근 국회사무총장 내정자는 통화에서 “내년 4월로 예상되는 보궐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종섭 의원도 “연말까지 (개헌 논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충분한 국민적 공론 과정을 거친 후에야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송찬욱 song@donga.com·한상준·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봉책은 북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며 “한미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견지하는 아래 정책 공조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의 반복 발사 시험 등은 동북아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팀(Team)이라는 단어는 ‘Together Everyone Achieves More’(함께 할 때 모두가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라는 말의 약자가 된다”고 소개하며 “제복을 입은 한미 군인들 간 끈끈한 동료애를 바탕으로 훌륭한 팀이 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튼튼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요 행사에서 애국가를 한국어로 따라 부른 브룩스 사령관의 남다른 ‘한국 사랑’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브룩스 사령관은 “북한의 위협은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는 중대한 위협일 뿐만 아니라 심각한 도전”이라며 “한국 측 지휘부와의 연대를 강화해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강력한 군사력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국회 개원 연설에서 국회와의 소통·협력 및 국회 존중을 강조하며 이전 4차례의 국회 연설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여소야대 체제에서 협치를 통한 입법 없이는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국회에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20대 국회가 국정의 한 축을 든든히 받쳐줄 것을 당부드린다” “20대 국회가 정부와 함께 힘을 모아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고 존중받는 진정한 민의의 전당으로 자리매김해 주길 바란다”며 국회에 대해 시종 낮은 자세를 보였다. 주요 국정과제와 관련한 입법을 촉구하면서도 “(노동개혁과 관련해) 국회가 혜안을 가지고 뒷받침해 주길 바란다” “(구조조정 및 규제개혁과 관련해) 국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등 한결 부드러운 화법을 사용했다. 4·13총선 전인 올해 2월 16일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 때만 해도 국회, 특히 야당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발언에는 날이 서 있었다. 당시 야당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반대 논리에 “어느 순간 의료영리화로 둔갑됐다”고 비판했고, 노동개혁법 반대는 “편향된 시각”이라고 몰아붙였다. 지난해 10월 예산안 시정연설에서는 “집필되지도 않은 교과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두고 더이상 왜곡과 혼란이 없어야 한다”며 야당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비판했다. 2014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는 “제대로 된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지 못하면 후손들에게 큰 짐을 지우게 된다”고 경고했다. 2013년 시정연설에서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도 대립과 갈등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여당의 총선 패배 후 3당 원내지도부 회동을 통해 협치 분위기를 조성했다. 최근에는 야당과 대화 경험이 많은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임명해 야당에 관계 개선 신호를 보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이 누구보다 엄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야당은 박 대통령이 소통과 협력 의지를 밝힌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본회의장을 떠나며 “연설 내용 중에 협치를 하겠다고 했으니 기다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해법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국회와 더욱 많은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아직도 대북정책이 저렇게까지 경색돼 있다는 것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구조조정 등에 대한 일방적 홍보와 해외방문 성과에 대한 자화자찬이었을 뿐 우리가 바라는 협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차길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임명으로 공석이 된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에 허남식 전 부산시장(67·사진)을 임명했다. 지역발전위원회는 대통령소속 자문위원회로 위원장은 장관급이다. 허 위원장은 경남 의령 출신으로 마산고,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행시 19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부산 영도구청장, 부산시 정무부시장을 거쳐 부산시장(3선),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지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우리는 경제와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조정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6월 중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20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청년 취업난 등 민생이 어려운 것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의 뜻을 밝힌 뒤 조선·해운업 등의 구조조정을 경제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취임 이후 다섯 번째이고, 4·13총선으로 여소야대 체제가 된 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구조조정은 시장원리에 따라 기업과 채권단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기업과 채권단은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선 “일관된 원칙 아래서 투명하게 각종 비정상과 부실을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조조정의 주체는 기업과 채권단이고, 정부는 지원 및 문제점 시정 역할을 맡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대책을 언급한 뒤 “근본적으로 실업자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재취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국회에 주문했다. 규제개혁을 위한 ‘규제개혁특별법’과 ‘규제프리존 특별법안’의 국회 통과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국회를 존중하겠다”며 협치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국민이 20대 국회에 바라는 것은 화합과 협치”라며 “정부도 국회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국정 운영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3당 대표와의 회담을 정례화하겠다”며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고 국민을 위한 국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도 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강경한 태도를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해 대화 제안 등 국면 전환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비핵화 없는 대화 제의는 국면 전환을 위한 기만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국회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국정운영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국회와 협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20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국민이 20대 국회에 바라는 것은 화합과 협치”라며 “앞으로 3당 대표와의 회담을 정례화하고,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국회를 존중하며 국민과 함께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4·13총선으로 ‘여소야대’ 체제가 된 뒤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 경제현안 관련 내용에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인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으면서 골리앗 크레인이라 불리던 핵심 설비를 단돈 1달러에 넘긴 ‘말뫼의 눈물’이 우리의 눈물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6월중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고용유지 지원금의 요건을 완화하고 사회보험료 등의 납부를 유예할 예정”이라며 “실직자들이 적절한 재훈련과 전직훈련을 통해 재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근본적으로 실업자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재취업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며 “노동개혁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규제개혁과 관련해선 “네거티브 규제원칙, 규제프리존 등 새로운 규제프레임이 반영된 ‘규제개혁특별법 제정안’과 ‘규제프리존 특별법안’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회가 생명력을 불어넣어달라”고 법안 통과를 당부했다. 대북 관계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해 대화 제안 등 국면 전환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비핵화 없는 대화 제의는 국면 전환을 위한 기만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급히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서 모처럼 형성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모멘텀을 놓친다면 북한 비핵화의 길은 더욱 멀어질 뿐”이라며 대북 압박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취임사는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쓴다’고 했다”며 “의원 여러분들의 초심이 임기 말까지 이어져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큰 족적을 남기는 의정활동을 펼쳐줄 것을 국민과 함께 기대하겠다”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 나라 살림의 전반을 관할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에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3선)이 내정됐다. 또 20대 국회 최대의 격전 상임위로 꼽히는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노동운동가 출신 더민주당 홍영표 의원(3선)이 맡게 됐다. 청와대·여당에 대립각을 세워 왔던 의원들이 주요 상임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거야(巨野)의 정부 견제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13일 본회의를 열어 20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 》 ○ 김현미, 사상 첫 여성 예결위원장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더민주당은 핵심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를 여당에 내주면서까지 예결위 확보에 공을 들였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올해 예산 심사와 내년도 예산안 편성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에서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반드시 예결위를 확보해 심도 있는 예산 심사를 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이 총력을 기울여 확보한 예결위원장에 내정된 김 의원은 예결위, 정무위, 기획재정위 등 경제 관련 상임위를 두루 거쳤다. 당 대변인, 전략홍보본부장, 당 대표 비서실장, 당 비상대책위원 등 주요 당직도 맡았다. 그간 김 의원은 주요 국면마다 대여 공세의 최전선에 섰다. 2014년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았고, 19대 국회 전반기에는 기재위 간사로 정부의 재정 정책에 대한 강한 반대 입장을 펼쳤다. 원내 지도부가 대선을 앞둔 해에 선수(選數)와 나이를 뛰어넘어 김 의원을 사상 첫 여성 예결위원장에 인선한 이유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아 친문(친문재인) 진영과 가깝지만, 당시 비노(비노무현) 진영 인사들과의 ‘메신저’ 역할도 했을 정도로 당내 교분이 넓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종 선출이 되지 않아 계획 등을 밝히기에는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당 관계자는 “경험에 ‘전투력’까지 갖춘 김 의원을 상대로 정부가 관례대로 예산 심사와 편성에 임했다가는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연말 예산 정국에서 정부·여당과 거야의 ‘예산 혈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더민주당은 김 의원과 윤리특별위원장으로 내정된 백재현 의원(3선)이 예결위원장을 1년씩 맡기로 했다.○ 노동개혁·TPP, ‘야당 위원장’ 문턱 넘을까 청와대와 여당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파견법 개정안 등 노동 4법을 20대 국회에서 최우선으로 추진한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환노위 위원장에 대우자동차 노조 출신의 홍 의원이 내정되면서 상임위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19대 국회에서 환노위,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를 맡은 홍 의원은 4대강, 해외 자원개발사업 문제에 대해 야당의 ‘주포’ 역할을 맡았다. 홍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정규직을 늘리고, 고용을 불안하게 만들면 개혁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와 노동개혁의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히 하는 논의부터 해야 한다”며 “(노동개혁은)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습기 청문회’에 대해서도 “3년 전에도 여당이 협조하지 않아 제대로 조사도 못하고 끝났다”며 “대책을 세우려면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통위원장에는 19대 국회 내내 외통위를 지켰던 심재권 의원(3선)이 내정됐다. 정부가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 대해 심 의원은 ‘신중론’을 펴 왔기 때문에 상임위 논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보건복지위원장과 국토교통위원장에는 4선의 양승조, 조정식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호남 의원이 주로 맡았던 농림해양축산식품위원장은 부산 출신의 김영춘 의원(3선)이 맡게 됐다. 여성 의원들이 위원장을 맡아온 여성가족위원장에는 남인순 의원(재선)이 선임됐다.○ 박근혜 대통령, 국회 개원 연설 ‘주목’ 13일로 예정된 20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박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향후 정국 흐름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이후 첫 국회 연설인 만큼 협치와 소통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박 대통령이 밝혀온 대로 협치와 소통 강화가 주요 메시지가 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개원식 후 여야 대표 및 5부 요인과의 간담회도 관심사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장택동 기자}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프랑스 순방의 첫 방문국인 에티오피아의 볼레 국제공항에 내렸다. 공항 청사 밖에서 차를 기다리는데 바로 옆 건설 현장에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CCCC)’라는 로고가 크게 눈에 띄었다. 공항 확장 공사를 이 회사가 맡은 것이다. 이곳뿐 아니라 박 대통령이 방문한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의 거리에서 중국 건설업체들의 이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국 전자기업 화웨이의 간판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동안 외신을 통해서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 붐 소식을 접한 적은 있지만 눈으로 보니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에티오피아에만 6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은 460여 명에 불과하다. 경제 규모나 인구 등에서 큰 차이가 있는 중국과 한국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문제는 한국에 대한 아프리카인들의 인식이다. 아프리카에서 한국은 고속성장의 상징이고 발전의 롤 모델로 여겨지기도 해서 이미지가 나쁘지 않다고 한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한국의 발전을 부러워하며 “우리도 같은 길을 가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아프리카인들이 한국을 살갑게 느끼지도 않는 것 같다. 에티오피아의 한 교민은 “에티오피아는 6·25전쟁에 참전해 한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면서 “그런데 정작 한국은 별로 해주는 것이 없고 오히려 적군으로 싸웠던 중국은 이것저것 지어주고 있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박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특별연설을 한 에티오피아의 아프리카연합(AU) 건물도 2001년 중국이 지어 기증한 것이다. 한국 정부와 언론은 아프리카를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경제대국들도 아프리카를 블루오션으로 생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우리가 다른 국가들만큼 아프리카에 물질적 지원을 하기 어렵다면 주민들의 마음을 얻고 상생하기 위한 노력은 더욱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방문했던 프랑스 파리의 국제대학촌 같은 모델을 검토해볼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프랑스 정부가 다국적 기숙사인 국제대학촌을 건설하기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프랑스도 국내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1920년대였다. 현재 140여 개 국가 1만2000여 명의 학생이 이곳을 싼 가격에 이용하며 공부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곳을 거쳐 간 유학생들이 자국에 돌아가면 프랑스에 우호적인 인사가 된다”며 “프랑스로서는 엄청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가 어렵다는 말은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온다. 해외에서 해답을 찾아야 밝은 미래를 열 수 있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열한 준비와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장택동 정치부 차장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국회를 찾아 20대 국회 개원 연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연설이 성사되면 ‘상시 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등으로 소원해진 야당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관례에 비춰 박 대통령이 개원 연설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987년 개헌 이후 1988년 13대 국회부터 대통령이 빠짐없이 개원 연설을 해왔다. 박 대통령의 건강도 나아지고 있어 연설을 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국회 연설은 다섯 번째가 된다. 여소야대 체제에서 이뤄지는 첫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국회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경제활성화, 4대 개혁 등 주요 국정과제 관련 입법에 야당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원 신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 상황이 달라진 데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10일 이원종 비서실장과 김 수석을 통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박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 등은 취임 인사차 여야 지도부도 예방키로 했다고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전했다. 야당 출신인 정 의장을 예우함으로써 협치에 대한 의지를 보이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차길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8일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김재원 전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하는 등 수석비서관 3명을 교체하는 청와대 참모진 추가 개편을 단행했다. 미래전략수석에는 현대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교육문화수석에는 김용승 가톨릭대 부총장이 각각 임명됐다. 또 박 대통령은 통일부 차관에 김형석 대통령통일비서관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이준원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을, 환경부 차관에 이정섭 환경부 환경정책실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김재원 정무수석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박근혜 캠프 기획단장·대변인으로 박 대통령을 보좌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다. 박 대통령이 ‘강성’으로 분류됐던 현기환 전 정무수석 후임에 원내수석부대표 출신으로 야당과의 협상 경험이 많은 김 수석을 발탁한 것은 여소야대 체제에서 국회와의 관계에 전략적으로 대처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8일 단행된 청와대 참모진 인사를 통해 4·13총선 이전 근무하던 정책 담당 수석비서관은 사실상 전원 교체됐다. 앞으로 대통령비서실에서 정책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강석훈 경제수석에게 무게가 실리고, 정치와 사회 이슈는 김재원 정무수석과 우병우 민정수석이 담당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5일 정책조정, 경제수석이 바뀐 데 이어 이날 미래전략, 교육문화수석이 교체됨으로써 정책 담당 수석 가운데에는 김현숙 고용복지수석만 남게 됐다. 김 수석은 지난해 8월 임명돼 근무 기간이 짧고, 노동개혁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신 전 미래전략수석은 지난해 1월,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은 2014년 11월 각각 임명돼 약 1년 반 동안 재임했다. 후임 현대원 미래전략수석은 디지털 콘텐츠와 미디어 전문가이고, 김용승 교육문화수석은 대학 교육 및 행정에 경험이 많다. 박 대통령이 남은 1년 8개월 임기 동안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교육개혁 등 주요 정책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인적 쇄신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 분야 수석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약 2년간 경제수석으로 일하다 지난달 정책조정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안종범 수석은 ‘왕(王)수석’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경제수석은 안 수석과 호흡을 맞추며 경제정책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 직후부터 교체설이 나왔던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총선이 끝난 지 한 달 반이 지나 바뀌었다. 청와대 총선 책임론에 따른 교체 인사라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정무수석 인사에 시차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회 원 구성 협상,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허용 논란 등에서 현 전 수석의 이름이 언급되며 야당의 공격 타깃이 된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임명된 뒤 11개월 만에 물러난 현 전 수석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어려운 시기에 떠나게 돼서 마음이 무겁다”고 짧게 소회를 밝혔다. 현 정부 다섯 번째 정무수석이 된 김재원 수석은 20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낙마한 뒤부터 ‘차기 정무수석 후보’로 일찌감치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만큼 정무감각이 있고 박 대통령의 속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 전 수석과 함께 ‘실세 수석’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우병우 민정수석은 인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우 수석에 대해서는 ‘권한이 너무 집중된다’는 평가가 있고, ‘넥슨 주식 대박’ 사건의 진경준 검사장 승진 당시 인사 검증에 대한 책임론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도 여론을 듣고 있지만 우 수석을 경질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의 차관을 교체한 것은 부처 내 인사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농식품부와 환경부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장차관이 바뀌지 않으면서 인사 적체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과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된 만큼 정치권의 관심은 개각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 대통령 취임 직후 임명된 ‘원년 멤버’인 외교부·농식품부·환경부 장관 등이 개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장택동 will71@donga.com·송찬욱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신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새누리당 김재원 전 의원, 미래전략수석에 현대원 서강대 교수, 교육문화수석에 김용승 카톨릭대 부총장을 각각 임명했다. 또 통일부 차관에 김형석 대통령통일비서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이준원 농림부 식품산업정책실장, 환경부 차관에 이정섭 환경부 환경정책실장을 각각 임명하는 차관 인사도 함께 단행했다. 김성우 대통령홍보수석은 “김재원 신임 정무수석은 17·19대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역임하며 국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며 “대통령정무특보를 지내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원 신임 미래전략수석은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창조경제분과 위원 등을 지낸 디지털컨텐츠 및 미디어 정책 전문가로 평가된다. 김용승 신임 교육문화수석은 교육부 교육개혁추진협의회 총괄의장, 전국대학교부총장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형석 통일부차관은 통일부 정세분석국장과 대변인 등을 역임한 대북정책 전문가다. 이준원 농림부 차관은 농림부 농촌정책국장과 차관보 등을, 이정섭 환경부차관은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10박 12일간의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순방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이번 주에는 사실상 휴식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6일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행사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날 현충일 추념식에는 참석했지만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이를 악물다시피 하며 순방을 마무리했고 거의 탈진한 상태”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꼭 필요한 일정 외에 당분간 박 대통령의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당장 7일 열리는 국무회의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재하기로 했다. 9일로 예정됐던 공공기관장 워크숍도 연기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중점과제로 삼고 있는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과 공공기관 통폐합 방안을 논의할 공공기관장 워크숍을 미룬 것은 그만큼 박 대통령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순방 기간 하루에 최대 7개의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동행한 윤병우 주치의가 휴식을 권했지만 박 대통령은 링거를 맞으며 예정된 행사에 모두 참석했다.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아프리카 순방을 앞두고) 예방 접종과 예방약 복용 등으로 몸이 힘든 데다가 아프리카 현지 사정도 상당히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 주치의는 귀국 후에라도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소견을 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4월 9박 12일간의 중남미 순방 당시 거의 매일 링거를 맞으며 일정을 마쳤고, 귀국 후 위경련과 인두염 진단을 받아 일주일 만에야 공식 일정을 재개했다. 2014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네덜란드를 방문했을 때에는 몸살 때문에 네덜란드 국왕 초청 만찬에 참석하지 못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제61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 정권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고집할수록 결국 고립과 자멸의 길로 빠져들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 등을 놓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대북 압박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얼마나 많은 선조들이 하나 된 조국을 만들기 위해 생명을 바치셨던가를 생각하면 갈수록 엄중해지는 분단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핵은 우리의 안보는 물론이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며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도발 시에는 주저 없이 단호하게 응징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가 안보에는 여야, 지역, 세대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며 “선열들이 보여주신 애국정신을 생각하며 국민의 힘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아프리카·프랑스 방문 결산 브리핑에서 “특히 북한과 전통적 우호관계인 우간다는 북한과의 안보 군사 경찰 분야 협력을 중단하기로 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 보고서도 제출했다”며 “미 국무부 관계자는 환상적인 성과(fantastic results)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10박 12일간의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순방 일정을 마치고 5일 귀국했다. 공항에는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나와 박 대통령을 영접했다. 박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4일(현지 시간)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에어리퀴드사의 수소자동차 기술연구소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수소 충전시설, 미세먼지 저감 시험 등을 살펴보고 직접 충전을 해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대차와 에어리퀴드, 파리의 전기택시 회사가 협력해 파리에서 시험 운행 중인 수소차 택시를 타보기도 했다. 청와대는 수소차가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소차는 한 번 충전하면 주행 거리도 길고 미세먼지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등 장점이 많다”며 “택시나 버스같이 운행 빈도가 높은 것부터 상용화하게 되면 (미세먼지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수소차가 전기를 만들려면 깨끗한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소차에는 특수 화학필터가 장착돼 있다. 수소 버스 1대는 경유 승용차 40여 대가 내뿜는 미세먼지를 공기청정기처럼 정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르노블은 박 대통령이 1974년 6개월간 유학한 곳이기도 하다. 이날 박 대통령은 그르노블대에서 어학연수 수료증 원본 액자를 전달받았고, 당시 하숙했던 집을 10여 분간 둘러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우간다로부터 북한과의 군사 안보 협력 중단을 이끌어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프랑스와 대북 제재 공조를 강화하는 등 북핵 외교에서 성과를 거뒀다. 또 아프리카 3개국에서 한국형 개발협력 모델인 ‘코리아 에이드(Korea Aid)’를 나라별로 출범시켰고, 총 28억 달러(약 3조34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수주 기반도 마련했다.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길고 빡빡한 일정을 링거로 버티며 고군분투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상시 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야당이 크게 반발하며 조성된 대치 정국을 풀어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로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외교안보 현안이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올해 3월 공직자 재산공개 과정에서 진경준 검사장(49·사법연수원 21기)이 게임업체 넥슨의 비(非)상장 주식을 사들여 대박을 터뜨린 사실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거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대응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진 검사장이) 자신의 자금으로 주식에 투자한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 왜 그런 문제로 사과를 해야 하느냐’고 했다”고 최근 본보에 전했다. 하지만 “기존에 있던 돈으로 주식을 샀다”는 진 검사장의 초기 해명과 달리 넥슨 측이 주식 매입자금(4억2500만 원)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진 검사장이 청와대나 법무부에 허위 보고했거나, 민정수석실이 사실 관계도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그를 감싼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진 검사장에게서 직접 해명을 받거나 옹호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법무부 등을 통해 상황은 파악하지만 진 검사장과 접촉해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초 진 검사장 논란과 관련해 “철저하게 진상 규명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법과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넥슨 창업주 김정주 대표는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A캐피털회사가 2005년 넥슨USA 이모 법인장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회삿돈 12억7500만 원을 서울대 동문인 진 검사장 등 3명에게 빌려줘 이 법인장의 주식을 사도록 한 것으로 5일 밝혀졌다. 이 법인장의 지분 0.69%를 0.23%씩 나눠 매입한 진 검사장과 김상헌 네이버 대표, 미국계 컨설팅회사 출신인 박모 씨 등은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 때 모두 이같이 소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사들인 지분의 합계는 김 대표 부인의 지분(0.68%)보다 많아 주요 개인 주주 중 7위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진 검사장은 물론이고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은) 회사와는 무관한 개인 거래”라고 주장했던 넥슨도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게 됐다. 특히 넥슨 상장 논의가 언론에 처음 공개된 2005년 10월 전까지 김 대표가 회사 주식의 외부 거래를 철저히 막으면서 진 검사장 등 친분이 있는 대학 동문에게만 특혜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진 검사장은 당초 “갖고 있던 돈으로 주식을 샀다”고 주장하다 4월 하순 공직자윤리위에 2005년 10월 금융거래 명세를 제출하며 “주식매입 대금 4억2500만 원 중 2억2500만 원은 기존에 갖고 있던 돈이고, 나머지 2억 원은 장모에게 빌렸다”고 했다. 그러나 공직자윤리위는 진 검사장이 장모에게 돈을 빌린 시점이 진 검사장의 주식매입 시점인 같은 해 6월보다 4개월 이상 뒤라는 점을 파악하고,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진 검사장은 그 뒤 “넥슨 회삿돈으로 먼저 주식을 샀고, 그 뒤에 개인 돈으로 갚았다. 이자 없이 원금만 갚았다. 다만 넥슨이 내야 될 배당수익과 관련한 세금 일부를 내가 대신 낸 게 있고, 그 금액이 이자와 비슷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진 검사장의 주식 관련 논란이 불거진 지 두 달 넘게 침묵하다 4일에야 입장자료를 내고 “주식 매도자가 수일 내에 매매대금을 입금하길 원하는 상황에서 회사(넥슨)에서 일시적으로 자금을 대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넥슨은 또 진 검사장에게 자금을 빌려줄 당시 이사회 결의 절차 없이 김 대표 등의 판단으로 자금 대여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넥슨 관계자는 “당시 회사에는 이사회가 없었기 때문에 김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결정에 따라 자금을 대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장택동 기자·곽도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창조경제 및 문화융성, 북핵 대응 등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 올랑드 대통령과의 네 번째 정상회담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개선문에서 엘리제궁으로 이동할 때 프랑스 측은 샹젤리제 거리를 전면 통제하고 기마대 146명으로 호위하는 등 극진한 예우를 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유엔 (대북 제재) 결의를 지속적으로 철저히 이행하고 필요하면 추가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1일부터 유엔 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다. 양국은 무역·투자,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장관 간 대화 채널을 신설하기로 하는 등 양해각서(MOU) 27건을 체결했다. 프랑스 초·중등학교에 한국어로 강의하는 과목도 개설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가 최상의 상태에 있음을 확인했다”며 “서로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 도움을 주는 친구처럼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선진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과 80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프랑스어권 국제기구(OIF) 옵서버 가입 의사를 밝혔다. 파리=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양국 기업인들의 모임에 잇따라 참석하는 ‘세일즈 외교’에 주력했다. 박 대통령이 3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취임 이후 네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수교 13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하기로 하는 등 한-프랑스 관계는 순조롭다. 하지만 양국 간 교역 규모는 감소 추세다. 이를 염두에 둔 듯 이에 앞서 2일 박 대통령은 ‘한-프랑스 비즈니스 포럼’에서 교역·투자 확대, 에너지 신산업·바이오 등 미래 신산업, 창업 교류를 통한 창조경제 등에서의 협력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35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프랑스의 과학 기술력과 한국의 응용·생산기술을 결합하면 신산업에서 양국은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소전기차,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분야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어 ‘배를 만들고 싶다면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주라’는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말을 인용하며 “혁신과 창의가 주도하는 상호 협력”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프랑스는 1950년대 누벨바그(새로운 물결)의 진원지이며 한국은 한류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지혜를 모아 미래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고 그 물결 위에서 양국이 힘차게 번영의 바다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 현장을 방문해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이 해외 비즈니스 상담회 현장을 직접 찾은 건 지난해 4월 페루 방문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이 자리에서 양국 경제인들은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유망 신산업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세계 3위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등이 가진 의약품 연구개발(R&D) 및 마케팅 능력과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생산 역량을 결합해 아시아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 공동 진출하자”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는 ‘K콘(Con) 2016 프랑스’에서도 이어졌다. K콘은 ‘K팝 콘서트’와 ‘K전시 컨벤션’이 결합된 한류 종합 행사다. 박 대통령은 한식 체험 등 전시 체험 존을 둘러보며 프랑스인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한편 한국은 국제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에 가입한다. 기획재정부는 “박 대통령이 3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가입 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리클럽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등 총 20개 국가로 구성된 공적채무의 재조정을 논의하는 비공식 협의체다. 한국이 정회원국이 되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9년 만에 국제사회에서 선진 채권국으로 인정받게 된다.파리=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김창덕 기자/ 세종=박민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아프리카 3개국 방문을 마치고 1일 오후(현지 시간) 이번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프랑스에 도착했다. 이번 방문은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이뤄진 것으로 박 대통령은 사흘간 프랑스에서 머물며 문화·북핵 외교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한국 대통령이 프랑스를 국빈방문하는 것은 16년 만이다. 문화 외교의 핵심은 2일 열리는 ‘K콘(CON) 2016 프랑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K콘은 ‘K팝 콘서트’와 ‘K전시 컨벤션’이 결합된 한류 종합 행사로 유럽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K콘 현장에 참석해 프랑스 관객들과 만나 ‘한류 바람몰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콘서트에는 블락비 아이오아이 등 유명 아이돌 그룹들이 대거 출연한다. 예매 시작 3시간 만에 입장권이 매진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컨벤션에는 K푸드, K투어, K에듀케이션 등 다양한 주제별로 전시체험존이 마련되고 관련 60여 개 기업이 참가해 관련 상품을 전시한다.평창 겨울올림픽과 한국 관광 홍보도 진행된다. 김상률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프랑스 내 한국 문화를 확산하고, 한류와 함께 한국 기업들의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불 수교 130주년 조직위원회가 지정한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특별주간(1~7일)’을 맞아 파리 낭트 니스 등 9개 도시에서는 K팝부터 판소리까지 다양한 공연과 함께 각종 전시회와 학술 심포지엄, 한식 주간 시식 이벤트 등 14개의 사업이 진행된다. 또 3일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문화·경제 협력 등을 논의한 뒤 ‘수교 13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과 올랑드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네 번째다. 정부 당국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인 프랑스에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이끄는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방문 기간 동안 파리6대학에서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1974년 6개월 간 유학했던 그르노블도 찾을 계획이다.파리=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동아프리카의 중심국’ 케냐에 건설되는 4억3000만 달러(약 5100억 원) 규모의 지열(地熱)발전소 수주에 한국 기업의 참여가 추진된다. 80만 m²(약 24만 평) 규모의 한국형 산업단지도 케냐에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31일(현지 시간)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 협력 및 개발 협력, 북핵 문제 등 외교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 대통령이 케냐를 방문한 것은 34년 만이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20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전력·원자력 MOU를 맺고 지열 및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014년에도 한국 기업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케냐 지열발전소 건설을 수주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산업연구원(KIET)은 이달 케냐에서 한국형 산업단지 후보 지역을 선정한 뒤 1년간 세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 줄 것을 케냐에 요청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 (동북아시아)지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케냐 초대 대통령이자 케냐타 현 대통령의 부친인 조모 케냐타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헌화했다. 조모 케냐타 전 대통령은 1964년 2월 박 대통령의 부친 박정희 대통령과 수교를 맺었다. 두 전 대통령의 자녀가 수교 52년 만에 양국의 대통령으로 만나 회담을 함으로써 부친들의 외교 노력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케냐타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호랑이는 스스로 호랑이임을 밝히지 않는다. 단지 덮칠 뿐”이라는 나이지리아 작가 월레 소잉카의 글을 인용한 뒤 “한국은 큰 시련 속에서 출발했지만 (호랑이처럼) 조용히 세계를 덮쳤고 경제 강국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나이로비=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