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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거세진 국내 ‘반중’(反中) 정서가 29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돌발 변수로 급부상했다.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을 두고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란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쇼트트랙 경기 편파 판정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반중 감정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선 최대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2030세대의 반감이 유독 강한 가운데 이들의 표심을 의식한 여야 대선주자들은 ‘공정’ 기치를 앞세워 중국을 향한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정치권 관계자는 “첫 대선 TV토론부터 사드(THAAD) 추가 배치부터 문재인 정부의 대중국 기조를 둘러싸고 후보들 간 공방이 이어졌던 만큼 대선까지 남은 한 달간 대중(對中) 정책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친중’ 논란 속 與 더 강력 반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7일 밤 경기 종료 직후 페이스북에 “편파 판정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우리 선수들이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송영길 대표도 몇 분 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중국 체육대회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공정한 심판이 중요하다”고 가세했다. 이 후보는 8일엔 직접적으로 중국을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페이스북에 “한국 선수단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제소 결정을 지지한다”고 적었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편파 판정에 대해서 중국당국이 성찰할 필요가 있겠다”고 경고했다. 이 후보가 유독 빠르고 강경하게 중국 규탄에 나선 건 현 정부의 ‘친중’ 이미지와 거리두기를 노렸다는 해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현 정부가 중국에 유독 저자세 외교라는 지적을 받아 온 상황에서 편파 판정에 미온적 태도로 임했다가 야권의 친중 프레임이 덧씌워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더욱이 이 후보 역시 첫 TV토론 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비판하며 “왜 그걸 다시 설치해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 경제를 망치려고 하는가”라고 언급했다가 “그 동안 발언을 보면 반미·친중 노선으로 보인다”(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라고 지적받는 등 ‘친중’ 이미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 이 후보는 개막식 한복 논란 때도 “(중국이) ‘대국으로서 과연 이래야 되느냐’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가 “중국을 ‘대국’이라 칭한 여당 대선후보의 발언은 당혹스럽다”(국민의힘 김은혜 선대본부 공보단장)고 역공을 당했다. 그 동안 문 정부의 ‘친중 외교’를 줄곧 비판해 온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선수들의 분노 좌절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아이들이 스포츠 룰을 통해 민주주의를 배워간다. 올림픽 상황을 보고 크게 실망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으면서도 민주주의를 언급해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굴종 외교’로 화살을 돌렸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올림픽 정신을 무시한 수준을 넘어 중국이란 나라의 국격을 의심케 한 파렴치한 행태”라며 “지난 5년 중국에 기대고 구애해온 친중 정책의 대가가 무엇인지 성찰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페이스북에 “쇼트트랙 편파판정으로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을 도둑맞았다”고 썼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올림픽 정신이 훼손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중 수교 30주년에 정부 고심 정부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은 올해 중국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이 전례 없이 악화되자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다. 그동안 누적된 반중 감정 요인들에 올림픽을 둘러싼 반감이 더해진 만큼 이 같은 여론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그 동안 한중 갈등 때마다 현 정부가 지나치게 저자세로 대응해 도리어 국민 분노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해 적절한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선 올림픽 개회식 한복 논란 관련해선 국내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아 중국 측에 우려를 전했다”며 “사실상 비공식적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들끓는 반중 감정이 국내 사드 추가 배치 요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비한 국민 설득 논리 등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중 정서가 대북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측면도 정부의 고민이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의 유일한 우군이 중국인만큼 중국에 대한 악감정이 북한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며 “임기 말 남북 관계 개선을 노리는 정부로선 큰 걸림돌이 하나 더 생긴 셈”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동아일보 대선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배우자 리스크’가 “당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답변이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이 후보 당선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응답이 57.3%로 ‘주지 않을 것’(20.6%)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도 ‘영향을 준다’는 응답이 38.1%로 영향을 주지 않을 것(34.8%)이란 응답과 오차범위 이내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66.6%)에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고, 반대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응답은 40대(32.7%)에서 가장 높았다. 전 지역에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응답이 50%를 넘어선 가운데 대구·경북(67.5%)과 강원·제주(66.4%)에서 60%를 넘었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내용이 윤 후보 당선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응답은 44.5%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응답(29.5%)보다 높았다.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응답은 40대에서 61.3%로 가장 높았고, 30대(36.1%)가 가장 낮았다. 광주·전라 지역에서 가장 많은 59.8%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고, 이어 서울(48.2%)과 부산·울산·경남(44.8%), 인천·경기(42.8%) 순이었다. 지지 정당별로는 국민의힘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25.0%였고, 윤 후보 지지층 중에서도 23.0%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이번 조사는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4일부터 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43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유선 19%, 무선 81%) 임의번호걸기(RDD)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가중치는 성, 연령, 지역별 가중값(셀가중, 2022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을 부여했다. 응답률은 10.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대선을 34일 앞두고 3일 열린 첫 TV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문제를 두고 격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토론회에서 윤 후보가 설 연휴 기간 동안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한 것을 언급하며 “정치가 민생을 해쳐서는 안 된다”며 “왜 그걸(사드) 다시 설치해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경제를 망치려 하냐”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북한에서 수도권을 겨냥할 경우 고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가 많아서 당연히 (사드가) 수도권에 필요하다”며 재차 사드 추가 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보가 튼튼해야 주가도 유지되고, 대한민국의 소위 말하는 ‘국가 리스크’가 줄어든다”고 맞섰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놓고도 정면충돌했다. 윤 후보는 이날 토론 첫 발언 순서부터 대장동 사태를 꺼내 들며 이 후보를 향해 “대장동 설계자”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누나가 윤 후보 부친의 집을 매입한 사실을 지적하며 “이익을 본 것은 윤 후보”라고 맞서는 등 난타전을 벌였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투기 세력과 결탁한 공범인지, 활용당한 무능인지 딜레마를 분명하게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6개월 이상 검증된 것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내가 억울한 게 있더라도 넘어가겠다”며 화제 전환을 시도했지만 공세가 이어지자 “국민의힘이 막지 않았으면 성남시가 100% 공공개발했을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여야 후보 4명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내 집 마련’을 위한 정책 수정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매우 잘못된 부족한 정책이었다”며 “대대적 공급 확대 정책이 제1순위”라고 했다. 이 후보는 “문 정권의 후계자가 맞느냐”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질문에 “후계자는 아니다”라며 “새로운 이재명 정부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손볼 부동산 정책’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임대차 3법 개정을 먼저 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현재 자가보유율이 61%인데 임기 내 80%까지 올리겠다”고 했고 심 후보는 “집값의 하향 안정화를 위한 정치권 합의를 끌어내겠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2017년 ‘재벌 해체에 내 목숨을 건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런 생각인가.”(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팩트를 정확히 말하면 ‘재벌 체제 해체’를 말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3일 방송 3사 합동 초청 첫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과거 이 후보가 언급했던 ‘재벌 해체’의 의미를 두고 이 후보와 공방을 벌였다. 윤 후보의 질문에 이 후보는 ‘재벌 해체’가 아닌 ‘재벌 체제 해체’를 언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가 “예를 들면 재벌의 1인 지배 체제나 내부거래나 부당상속이나 지배권 남용 이런 문제를 해체하고 정상적인 대기업군으로 만들겠다는 말”이라고 하자 윤 후보는 “남용은 어떤 행위이고 해체는 어떤 조직을 (대상으로) 말하는 것인가”라고 재차 따져 물었다. 이 후보는 “이해를 안 하신 것 같은데 재벌을 해체한다는 게 아니고 재벌 체제를 해체한다는 것이다. 그 부당한 시스템을”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최근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에 찬성 입장을 밝힌 윤 후보를 향해 “철회할 생각은 없나”라고 물었다. 안 후보는 “민간기업으로까지 확산될 우려가 많아 기업들이 민주노총의 지배를 당해 경제에 치명적인 손실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노동이사제는 노조에서 근로자들이 추천하는 것”이라며 “대표적인 예로 한국수력원자력에 노동이사제가 있었다면 월성원전이 경제성 평가 조작으로 저렇게 쉽게 문 닫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35조 원 규모로 늘려 이달 15일 전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 정체 상황에서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논란으로 ‘가족 리스크’까지 재점화되자 추경 속도전으로 국면 전환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미크론 확산으로 어려운 것은 역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라며 “최소한 35조 원 추경을 통해 충분하고 두터운 재정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기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14조 원보다 23조 원 가량을 늘리겠다는 것. 윤 원내대표는 또 “이번 추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15일 전에는 반드시 처리해 즉시 지급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민주당의 추경 속도전에 힘을 보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번 추경은 소상공인데 대한 긴급지원을 주목적으로 하는 만큼 속도가 생명”이라며 국회의 신속한 추경 처리를 당부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민주당이 목표로 정한 15일 전 추경 처리를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국민의힘은 추경 증액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국채 발행 방식의 재원 마련에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국채 발행은 최소화해야 하고, 정부안의 경우 지출예산을 구조조정한 게 없어서 그 부분을 줄이고 삭감해 필요한 곳에 지원하는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9대선 표심(票心)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설 연휴를 앞둔 여론조사에서 초박빙 대결을 보이고 있다. 4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이 예측 불가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여야는 설 민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특히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설 전날인 31일 첫 양자 토론을 갖기로 합의하면서 그 결과에 따라 대선 표심도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갤럽이 28일 발표한 대선 후보 4자 대결 지지율 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35%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15%, 정의당 심상정 후보 4% 순이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24∼26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후보 35%, 윤 후보 34%로 1%포인트 차의 접전을 벌였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이날 공개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 32.9%, 윤 후보 41.1%로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후보의 지지율 경쟁이 혼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여야 모두 이번 설 연휴 기간을 대선의 향배를 가를 핵심 승부처로 보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나는 2월 3일이면 3·9대선이 34일밖에 남지 않고, 이어 같은 달 15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특히 31일 열리는 일대일 양자 토론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후보 본인과 가족들을 둘러싼 각종 리스크들을 두고 치열하게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 이어 성남시장 재직 시절 구단주였던 프로축구단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새롭게 떠올랐다. 여기에 ‘형수 욕설’ 논란도 여전한 상황. 여권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대장동 의혹이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다면 이번 설에는 성남FC 후원금 논란이 최대 이슈”라고 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설 연휴를 기점으로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거듭 부각시킨다는 목표다.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사법 리스크 외에도 ‘7시간 통화 녹취’가 여전히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 관계자는 “김 씨의 통화 내용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이른바 ‘무속 논란’이 계속 커지고 있는 점이 걱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씨 관련 논란에 대해 낮은 자세로 사과하면서도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앞세워 윤 후보 지지세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이러다 정말 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25일 송영길 대표의 전격적인 기자회견의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 등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지역구 3곳의 무(無)공천과 함께 자신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약속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상황에서 송 대표가 직접 나서 승부수를 던진 것. 이 후보는 이날 송 대표의 기자회견 뒤 “고맙고, 정말로 안타깝고, 그만큼 절박하다”고 말했다. ○ 宋, 설 연휴 앞두고 ‘쇄신 승부수’송 대표는 이날 회견을 사과로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5월 2일 민주당 이름만 빼고 다 바꾸겠다고 약속하며 당 대표에 취임한 이래 절박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면서도 “뼈아픈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인사 검증 실패에도 국민께 제때, 제대로 사죄드리지 않았다. 스스로의 잘못에 엄격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서울 종로,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 지역구의 무공천을 약속했다. 세 곳 모두 재·보궐선거의 귀책사유가 민주당에 있는 지역구다. 여권 관계자는 “당초 이 후보와 송 대표 모두 무공천 의사가 강했다”며 “의석 몇 석 더 얻으려다 대선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무소속 윤미향 이상직 의원과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의 제명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여기에 5선 의원이자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 간판인 송 대표는 “저부터 내려놓겠다”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역구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해야 한다”고 동참을 당부했다. 송 대표와 연세대 81학번 동기로 86그룹의 핵심인 우상호 의원도 이날 “부족했던 점을 부끄럽게 반성한다”며 지난해 선언했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재차 약속했다. 전날 이 후보의 최측근 의원 그룹인 ‘7인회’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데 이어 당을 이끄는 송 대표까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의 인적 쇄신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무속에 의지하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그래도 반성이라도 한다는 이미지를 설 연휴 밥상 위에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 후보 측은 친문(친문재인) 강경파로 꼽히는 초·재선들의 반성도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조국 수호’와 부동산 3법 처리에 앞장섰던 초·재선들은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반성문을 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도 이날 발표가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여당 의원은 “배가 아픈데 발등에 소독약 바르는 격”이라며 “청와대에서 정하면 여당이 무조건 앞장서서 해치웠던 것 등 그간의 행동에 대해서도 분명히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절박한 與,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송 대표는 이날 무공천 결정 등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당 지도부와도 사전에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오늘 새벽에야 기자회견을 한다는 사실만 통보받았다”며 “쇄신안이란 게 결국 당 내부에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내용인 만큼 당 대표가 총대를 메고 극약처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송 대표가 자신의 불출마 등 배수진을 친 것에 대해 한 여권 인사는 “현 판세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며 “결국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다 동원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송 대표도 기자회견 뒤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책임 정치를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다만 이날 송 대표가 약속한 ‘동일 지역구 4선 연임 금지’ 제도화는 ‘86 퇴진론’과 맞물려 추후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43명인 3선 이상 중진들에 더해 86그룹까지 빠지면 초선 의원들만 나서라는 것이냐”는 불만의 기류도 감지됐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4선 연임 금지를) 강요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의원들의 뜻을 모아 가야 하는 절차가 남았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차기 정부 재원으로 35조 원을 마련하자”며 모든 대선 후보에게 회동을 전격 제안했다. 정부가 국무회의를 열고 14조 원 규모의 신년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의결을 발표한 지 1시간여 만에 집권 여당 후보가 2.5배 이상의 증액 주장을 꺼내든 것. 이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최소 50조 원이 필요하다고 이미 지난해 8월부터 구체적 용처까지 다 냈다”며 회동을 사실상 거부했다. 대선을 46일 앞두고 정치권이 물가와 금리, 국가채무 부담은 무시한 채 앞다퉈 추경 주도권 및 판 키우기를 둘러싼 경쟁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제안한 35조 원 규모의 추경 편성에 100% 공감하고 환영한다”며 “다만 (국민의힘이) ‘지출 대상 구조조정을 통해’라는 단서를 붙였는데,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달아 사실상 못 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본예산 608조 원에 대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추경안을 32조∼35조 원 더 늘릴 것을 요구해 왔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대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최소 50조 원이 필요하고, 어떻게 쓸지 용처까지 다 말했는데 뭘 더 논의하자는 것인가”라며 “14조 원 추경안에서 선거를 앞둔 선심성 예산을 빼면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돌아갈 것이 크지 않다”고 정부와 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제대로 된 추경안을 여당이 대통령을 설득해서 그걸 가져오란 말”이라며 “실효적 조치를 해야지 선거를 앞두고 이런 식의 행동은 국민께서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볼지 의문”이라고 이 후보의 회동 제안에 날을 세웠다. 재원 마련 방식을 두고도 여야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세출 구조조정을 하나도 안 하고 추경안을 편성하겠다고 하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고 했다. 정부는 난색을 보였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CBS 라디오에서 “정부가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재원으로선 이게 최선”이라며 “양 후보 진영에서도 국민들에게 아주 솔직하게 ‘지금은 어려운 때이니 더 빚을 내자’ 이런 말까지 같이 해주면 좀 더 문제를 풀기 쉽지 않겠냐”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정부가 제출한 추경 규모 및 내용에 대해 국회가 최대한 존중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차기 정부 재원으로 35조 원을 마련하자”며 모든 대선 후보에게 회동을 전격 제안했다. 정부가 국무회의를 열고 14조 원 규모의 신년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한 지 1시간여 만에 집권 여당 후보가 2.5배 이상의 증액 주장을 꺼내든 것. 이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최소 50조 원이 필요하다고 이미 지난해 8월부터 구체적 용처까지 다 냈다”며 회동을 사실상 거부했다. 대선을 46일 앞두고 정치권이 물가와 금리, 국가채무 부담은 무시한 채 앞다퉈 추경 주도권 및 판 키우기를 둘러싼 경쟁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제안한 35조 원 규모의 추경 편성에 100% 공감하고 환영한다”며 “다만 (국민의힘이) ‘지출 대상 구조조정을 통해’라는 단서를 붙였는데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달아 사실상 못 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본예산 608조 원에 대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추경안을 32조~35조 원 더 늘릴 것을 요구해왔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대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최소한 50조 원이 필요하고, 어떻게 쓸지 용처까지 다 말했는데 뭘 더 논의하자는 것인가”라며 “14조 원 추경안에서 선거를 앞둔 선심성 예산을 빼면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돌아갈 것이 크지 않다”고 정부와 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제대로 된 추경안을 여당이 대통령을 설득해서 그걸 가져오란 말”이라며 “실효적 조치를 해야지 선거를 앞두고 이런 식의 행동은 국민께서 이거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볼지 의문”이라고 이 후보의 회동 제안에 날을 세웠다. 재원 마련 방식을 두고도 여야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세출 구조조정을 하나도 안 하고 추경안을 편성하겠다고 하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고 했다. 정부는 난색을 보였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CBS라디오에서 “정부가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재원으로선 이게 최선”이라며 “양 후보 진영에서도 국민들에게 아주 솔직하게 ‘지금은 어려운 때이니 더 빚을 내자’ 이런 말까지 같이 해주면 좀 더 문제를 풀기 쉽지 않겠나”라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정부가 제출한 추경 규모 및 내용에 대해 국회가 최대한 존중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의 대담에서 사회안전망 확대를 토대로 고용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유튜브 ‘이재명TV’ 등을 통해 공개된 ‘만묻명답’(박용만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에서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하는데 악순환이 있어 기업, 정부, 노동자 간 불신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사회안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한 번 정규직이 되면 ‘절대 나가면 안 돼’라는 입장으로 극단적으로 단결하는 것이고, 그래서 기업은 최대한 정규직을 안 뽑는 악순환으로 상황이 악화된다”며 “이걸 반대로 고용 유연성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고용 유연성을 확대하면) 기업은 부담이 덜하니까 가능하고, 노동자들에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를 줄이겠다, 안전망을 강화하겠다고 설득하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박 전 회장은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정부가 바뀌어도 그대로 간다는 믿음이 있으면 안전망 강화에 동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중요한 건 대화와 소통”이라며 “신뢰가 쌓이면 어떤 합의가 잘 지켜질 것이라 믿어진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선행이 아닌 기업이 인정받기 위한 하나의 조건이 되기도 했으니 조직구성원에 대한 배려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기업들이) 하나의 식구처럼, 가족처럼 노동자들을 대해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의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지원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은 가급적 선지원하고 후정산, 후감면 등을 해줬는데 우리는 너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많은 부담시켰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2년 가까이 돼서 견디기에 임계점 온 것 같다. 경제 생태계의 아래쪽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가 진짜 정부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며 “지금이라도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 재단법인 ‘같이걷는길’ 사무실에서 박 전 회장과 2시간가량 대담을 가졌다. 이날 1부가 공개된 데 이어 오는 23일 2부가 방영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부산 가덕도 신공항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전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예타를 면제하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가덕도 신공항은 이미 예타가 면제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예타 면제의 근거조항을 포함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이미 지난해에 국회를 통과했는데 말입니다. ㅠㅠ(눈물 표시)”라며 비꼬았다. 이에 국민의힘은 “예타 면제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가덕도 신공항의 예타 면제는 여전히 행정부의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업의 신속하고 원활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예타 조사를 면제할 수 있다’고 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7조가 ‘임의조항’이라는 것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장동 의혹 재판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측이 “이재명 (성남)시장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매우 정치적으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 후보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자꾸 사소한 것을 가지고 왜곡을 하려는 시도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도 이날 김 씨의 입장만 과도하게 담은 언론 기사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의당은 “(민주당이 밝힌 제소 이유가) 재판에서 나온 주장에 ‘이재명’이라는 이름 석 자가 들어갔다는 이유인데, 전두환 정권 당시 보도지침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 후보의 ‘마녀사냥’ 발언에 대해서도 “마녀사냥까지 언급한 것은 평소 떳떳하다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화장품 종류 중 ‘컨실러(concealer)’라고 있다. 말 그대로 뾰루지나 잡티를 일시적으로 가리는 용도다. 화장 직후엔 그 나름 감쪽같지만 지워지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게다가 덧칠할수록 그 부분만 화장이 두꺼워져서 오히려 더 티가 난다. 요즘 각종 실언과 논란 속에 역대급 비호감 레이스 중인 여야 대선 후보들은 대형 리스크에 구차하게 대응한다는 점에서도 서로 비슷하다. 진정성 있게 해명하지 않고 모면하기에만 급급하다. 깨끗하게 치료해 뾰루지를 가라앉힐 생각은 않고 그 위에 컨실러만 떡칠하는 식이다. 요즘 기업에선 리더의 자질로 정직하고 진실함을 토대로 성과를 만들어내는 ‘인테그리티(Integrity)’를 가장 중시한다는데 지금 대선판에선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덕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책임 소재를 교묘하게 피해간다. 대장동 의혹으로 수사받던 ‘키맨’ 두 명이 목숨을 끊었을 때 그는 “모르는 사람”, “왜 돌아가셨는지 모른다”고 했다. 도리어 검찰을 향해 “왜 유독 이 사건만 가혹하게 수사하나”라고 했다. 전형적인 물타기다. 자기 입으로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한다”더니 막상 정진상, 김용이 검찰 압수수색 직전 유동규와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자 “기억나는 게 없다. 그들에게 확인하라”고 발을 뺐다. 조카 살인 변호 논란 땐 “어린 조카라 변호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지만 성인이 된 뒤에도 두 번이나 변호한 사실이 드러났다. 불법도박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아들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엔 “성년인데 사실 남”이란 궤변을 늘어놨다. 이 후보가 구렁이 담 넘어가는 식이라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대충 뭉개고 버티는 식이다. 아내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및 허위 경력 의혹이 나오자 일단 “여권의 정치 공세”라고 우겼다. 그러다 한참 늦게 사과하면서도 ‘사실관계를 떠나서’, ‘여권의 기획공세가 부당하지만’ 등의 단서를 달았다. 인색해서 안 하느니만 못한 사과다. 김 씨의 대국민 사과 역시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 “남편 앞에 제 허물이 부끄럽다”는 감성적 반성문에 그쳤다. 윤 후보는 “형사 처벌될 일은 없는 것 같다”고 감쌌다. 물론 이 부부의 진정성 없는 사과는 지난해 ‘개사과’가 압권이었다. 어쩌면 지금 사회 분위기가 이들의 얼렁뚱땅 해명에도 관대한 건지도 모르겠다. 동아일보 새해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로 ‘국가운영능력’(40%)을 꼽았다. ‘도덕성’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9.2%였다. 2007년 1월 한겨레 대선 여론조사에서 1위는 ‘추진력’(44.5%)이었고, 2002년 1위(35.7%)였던 ‘도덕성’이 5년 만에 3위(14.4%)로 떨어졌던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해 온갖 의혹 속에서도 ‘불도저’ 이미지를 앞세워 당선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금 감옥에 있다. 아무리 지금 시대정신이 ‘능력 최우선주의’라 해도 후보들을 둘러싼 리스크를 대충 넘어가면 안 되는 이유다. 컨실러로 가려둔 뾰루지가 언젠간 곪아 터지듯 대선 후보들에 대한 의혹도 끝까지 검증해야 한다. 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등 야권 정치인들의 ‘멸공 인증’ 릴레이를 두고 야권 내부에서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0일 당 소속 인사들이 멸치와 콩 등 ‘멸공’을 연상시키는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는 것과 관련해 “윤 후보가 멸치와 콩을 자주 먹는다며 가볍고 위트 있게 대응했는데…”라며 “후보의 모든 행보 하나하나를 너무 깊게 관찰하시는 분들이 이를 ‘챌린지’로 이어나가시는 게 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의 정책적 행보가 좋은 평가를 받고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념적 의제가 관심 받는 상황을 주변에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멸공 인증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6일 SNS에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윤 후보, 나경원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멸치, 콩 사진 등을 SNS에 연이어 올리며 논란이 커졌다. 멸공 논란이 정치권에서 확산되면서 이날 신세계 주가는 전날보다 1만7000원(6.80%) 떨어진 23만 3000원에 장을 마쳤다. 또 이날 시가총액 기준으로 신세계는 1673억 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530억 원이 사라졌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일상회복을 체감하는 ‘코로나 완전 극복국가’가 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오전 경기 광명시 소하리 기아 공장을 찾아 위기 극복을 신년 키워드로 강조했다. 지난해까지 본인 및 가족을 둘러싼 리스크 관리 및 각종 실점 회복에 주력했다면 이날 무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득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의 이날 “오늘 제가 서 있는 소하리 공장은 국내 최초의 종합자동차공장으로서 대한민국 경제사의 애환을 품고 있는 곳”이라며 “1997년 외환위기의 진원지였으며, 2001년 김대중 대통령께서 IMF 조기종식을 선언했던 국난극복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현장”이라고 소개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우리 속에 내재돼 있는 위기극복 DNA를 토대로 지금의 위기 상황을 다시 한번 극복해 내자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선정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저성장·양극화’, ‘기후위기’, ‘글로벌 패권경쟁’을 4대 국가 위기로 규정한 뒤 “자동차 산업이 지난날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핵심 산업으로 우뚝 선 것처럼, 다시 한 번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대도약 시대를 열겠다”며 “종합국력 세계 5위(G5)를 목표로 국민소득 5만달러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를 위하 “올해 상반기 안에 토종 코로나 백신을 국민께 공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코로나 완전 극복을 위한 국가의 책임과 보상도 강화하겠다”며 “‘부분이 아닌 전부, 사후가 아닌 사전, 금융보다 재정지원’이라는 3원칙으로 방역협조에 따른 피해를 온전히 지원하겠다”고 했다. 최근 민주당이 다시 코로나19 피해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군불 때기에 나선 가운데, 이 후보는 이날 “대규모 추경안 편성을 위한 국회 논의를 여야에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중도 확장성을 염두에 둔 듯 ‘실용주의’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민 통합과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유능한 인재, 좋은 정책이라면 진영과 이념을 가리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부동산 문제 역시 가격만 억누르며 시장과 싸우기보다는 무주택 실수요자와 1주택자 보호를 핵심 목표로 삼고 충분한 공급과 시장안정을 이루겠다”며 현 정부의 기조와 선을 그었다. 앞서 자신이 꺼내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유예’ 및 ‘종합부동산세 시정’도 언급하며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는 합리적 방향으로 재건축·재개발 규제도 완화하겠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격렬한 경선 후유증 등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잠정폐쇄했던 권리당원 게시판을 3일 실명제로 운영을 재개했다. 민주당은 이날 공지를 통해 “해당 게시판은 실명제 게시판으로 닉네임 뒤에 실명이 붙게 된다”며 “이전과 같이 분쟁 과열, 법적 분쟁, 운영 불가 수준의 게시판이 될 경우 권리당원 게시판 폐쇄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게시판 운영 재개 첫날부터 당내 여진이 이어졌다. 앞서 게시판 잠정폐쇄 조치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게시판의 실명제 폐지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실명제는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약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를 견지해 온 민주당의 그동안 입장에 비추어도 자기모순”이라며 “다소 거친 부분이 있으면 자정기능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고 했다. 게시판 역시 이재명 후보를 향한 비판글과 이 후보를 옹호하는 글이 뒤섞였다. 한 당원은 “후보 교체만이 당이 살길”이라고 적었고, 또 다른 당원은 후보 교체와 함께 송영길 대표의 동반 사퇴도 촉구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격렬한 경선 후유증 등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잠정 폐쇄했던 권리당원 게시판을 3일 실명제로 운영을 재개했다. 민주당은 이날 공지를 통해 “해당 게시판은 실명제 게시판으로 닉네임 뒤에 실명이 붙게 된다”며 “이전과 같이 분쟁 과열, 법적 분쟁, 운영 불가 수준의 게시판이 될 경우 권리당원 게시판 폐쇄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양해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게시판 운영 재개 첫날부터 당내 여진이 이어졌다. 앞서 게시판 잠정 폐쇄 조치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게시판의 실명제 폐지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실명제는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약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를 견지해온 민주당의 그동안 입장에 비추어도 자기모순”이라며 “다소 거친 부분이 있으면 자정기능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툭하면 당원게시판을 폐쇄하는 건 매우 반민주적일 뿐 아니라 파괴적이며 비겁한 행태로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며 “그런 차원에서 공지 중 ‘게시판 폐쇄 검토 운운’은 아주 몹쓸 겁박이며 너무 부끄럽다”고 했다. 게시판 역시 이재명 후보를 향한 비판글과 이 후보를 옹호하는 글이 뒤섞였다. 한 당원은 “후보 교체만이 당이 살 길”이라고 적었고, 또 다른 당원은 후보 교체와 함께 송영길 대표의 동반 사퇴도 촉구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동아일보 신년 여론조사 결과 39.9%의 지지율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30.2%)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 같은 조사기관에서 실시해 지난해 12월 1일 공개된 채널A 개국 10주년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가 각각 35.5%와 34.6%의 지지율로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였다. 2일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30일∼올해 1월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번 대선에서 투표할 후보’로 이 후보는 39.9%의 지지율을 얻었다. 윤 후보는 30.2%로,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한 달 전의 0.9%포인트에서 오차범위 밖인 9.7%포인트로 벌어졌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8.6%), 정의당 심상정 후보(4.3%),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0.6%) 순이었다. 그 외 후보는 3.3%, 유보층은 13.0%였다. 이번 대선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2030세대 지지율에서 이 후보는 만 18∼29세에서 28.3%, 30대에서 38.7%의 지지율을 기록해 각각 14.7%와 16.2%를 받은 윤 후보를 앞섰다. 윤 후보는 60세 이상에서 50.3%를 얻어 유일하게 이 후보를 앞섰다. 차기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36.1%, 31.4%로 접전을 벌였다. 인천경기에선 이 후보가 49.4%로 윤 후보(24.2%)를 25.2%포인트 앞섰다. 한 달 전 서울 조사에선 윤 후보(38.4%)가 이 후보(30.2%)에게 8.2%포인트 앞섰다. 차기 대선에서 ‘정권 안정을 위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7.3%, ‘정권 교체를 위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7.1%로 비슷했다. 한 달 전 조사에선 정권 교체가 38.5%, 정권 안정은 31.5%로 정권 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오차범위 밖인 7%포인트 더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는 긍정이 44.7%, 부정이 50.6%였다. 조사는 유선(20%) 및 무선(80%) 전화 면접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서울, 이재명 36.1% 윤석열 31.4%…충청, 李 31.6% 尹 35.3% 李, 2030 지지율 10%P 넘게 앞서…50대도 李 44.2%-尹 34.5% 역전자영업 피해보상론에 李 지지 늘어…尹 한달새 6.6%P 빠지며 뒤집혀동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 같은 기관에서 같은 방식으로 조사해 지난해 12월 1일 공개된 채널A 개국 10주년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는 이번 대선 최대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만 18∼29세와 30대에서 지지율이 모두 올라 윤 후보와 격차를 더 벌렸다. 지역별로도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로 평가받는 서울 및 수도권 모두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섰다. 수도권·중도층에서 격차 벌린 李이번 조사에서 ‘이번 대선 시 투표 후보’를 묻는 질문에서 이 후보는 39.9%를 얻어 윤 후보(30.2%)를 앞섰다. 한 달 전 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이 후보(35.5%)와 윤 후보(34.6%)는 오차범위(±3.1%포인트) 안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이 후보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윤 후보를 앞섰다. 40대 지지율이 57.1%로 윤 후보(20.1%)에게 37.0%포인트 차로 우세했다. 50대에서도 44.2%로 윤 후보(34.5%)를 앞섰다. 50대 지지율은 한 달 전 조사에선 윤 후보가 40.7%, 이 후보가 39.3%로 접전을 벌였다. 2030세대의 표심에서도 이 후보가 윤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 후보는 18∼29세에서 28.3%, 30대에서 38.7%를 얻었고, 윤 후보는 각각 14.7%와 16.2%를 얻었다. 이 후보의 18∼29세 지지율은 지난해 12월(22.1%) 대비 6.2%포인트 오른 반면에 윤 후보의 30대 지지율은 28.2%에서 12.0%포인트 하락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2030세대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로 평가받는 수도권에서도 이 후보가 서울 36.1%, 인천경기에서 49.4%로 각각 31.4%, 24.2%를 얻은 윤 후보와 차이가 났다. 다만 역대 대선 판도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충청에선 윤 후보가 35.3%를 얻어 이 후보(31.6%)와 3.7%포인트 격차로 나타났다. 양당의 주요 텃밭인 호남과 대구경북에서도 두 후보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 후보는 광주전라에서 72.6%로 한 달 전(51.1%)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늘며 지지층 결집세를 보였다. 반면 윤 후보의 대구경북 지지율은 49.9%로 한 달 전에 비해 0.7%포인트 늘어 50%의 벽을 넘지 못했다. 尹, 자영업자 지지율 하락 이번 대선이 결국 중도층 표심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번 여론조사에서 스스로를 중도층이라고 응답한 사람 중 34.5%가 이 후보를, 26.5%가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조사에선 이 후보 지지율이 34.2%, 윤 후보 지지율이 32.0%였다. 윤 후보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이 5.5%포인트 하락한 것. 직업별 조사 결과 자영업자 응답률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자영업자의 이 후보 지지율은 40.0%로 지난해 12월의 40.8%와 큰 차이가 없었던 반면에 윤 후보 지지율은 34.4%로 한 달 전(41.0%)에 비해 6.6%포인트 줄었다. 여권 관계자는 “이 후보가 후보 당선 직후부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보상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점이 지지율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로는 ‘국가 운영 능력’(40.4%)이 가장 높게 나왔다. 이어 미래에 대한 비전(16.1%)과 공정성(15.4%) 순이었다. 조사는 유선(20%) 및 무선(80%) 전화 면접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이번 조사는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유선 20%, 무선 80%) 임의번호걸기(RDD)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가중치는 성, 연령, 지역별 가중값(셀가중, 2021년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 기준)을 부여했다. 응답률은 9.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69·수감 중)에 대한 특별사면안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에서 찬반 표결 끝에 다수결로 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1일 오후 2시 30분부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2차 사면심사위원회 도중 위원장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오후 4시 30분경 회의에 참석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안 논의를 주재했다. 9명의 사면심사위원은 박 전 대통령 사면안에 대한 찬반 의견을 냈고, 토론을 거쳤지만 만장일치로 뜻이 모이지 않자 이례적으로 표결에 부쳤다고 한다. 결국 박 장관을 포함한 법무부 내부위원(4명) 등의 주도로 과반 득표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안이 통과됐고, 이 안건은 24일 국무회의에서 그대로 통과됐다. 당초 여권 안팎에선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된 게 사면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음식물을 씹지 못할 정도로 치아 상태가 나빠졌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는 전문의 의견서 등을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사면심사위원회 약 일주일 전에 청와대 민정라인 등 참모진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뜻이 김진국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통해 박 장관에게 전달돼 사면심사위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안이 관철됐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 직후 박 전 대통령의 사면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77) 복권을 포함해 일반 형사범 등 3094명을 31일자로 특별 사면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31일 0시 병원에서 석방 절차를 밟게 된다. 문 대통령은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이번 사면이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사면에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해량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에서 유영하 변호사를 면담한 뒤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주신 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질병 치료에 전념해서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국민통합을 위한 문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을 지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우리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늦었지만 환영한다.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라겠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4일 언론인, 정치인 등을 상대로 통신자료를 무분별하게 조회했다는 논란에 대해 뒤늦게 유감을 표시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을 지낸 김준우 변호사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 사실을 알리면서 논란이 된 지 19일 만이다 공수처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과거의 수사 관행을 깊은 성찰 없이 답습하면서 최근 기자 등 일반인과 정치인의 통신자료(가입자 정보) 조회 논란을 빚게 돼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상 필요에 의한 적법한 수사 절차라 해도 헌법상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없는지, 국민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는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했다. 공수처는 외부 인사를 주축으로 통신 관련 수사 활동을 점검하고, 수사 업무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공수처는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의 통화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기자 등 일반인의 통신자료(가입자 정보) 확인이 불가피했던 점, 수사 중인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려운 점을 혜량해 달라”고만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공수처가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26명의 통신기록을 조회했다고 밝혔다. 공수처에서 조회한 의원은 김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한기호 전 사무총장, 박성민 사무부총장 등 야당 지도부가 다수 포함됐고 조회 시기는 올 10∼11월에 집중됐다고 한다. 국민의힘 전주혜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수처가 작정하고 야당 정치인을 불법사찰한 것”이라며 “공수처장은 세 치 혀로 변명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