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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7일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 상품을 보다 낮은 금리 대출 상품으로 대환하는 ‘안전망 대출Ⅱ’와 자영업자나 농어민도 이용할 수 있는 연 15%대의 중금리 대출 상품인 ‘햇살론15’가 나온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인하되며 제도권 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워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금융위원회는 27일 금리 연 20%를 넘는 대출을 금리 연 17∼19% 대출로 바꿔주는 안전망대출Ⅱ 상품을 다음 달 7일 내놓는다고 밝혔다. 또 ‘햇살론17’의 금리를 기존 연 17.9%에서 15.9%로 낮추고, 이름도 햇살론15로 변경한다. 금융위는 다음 달 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인하될 경우 신용평점이 낮은 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고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이런 상품을 마련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최고금리 인하로 기존 제도권 금융 이용자 중 약 3만9000명이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망대출Ⅱ는 최고금리 인하가 시행되기 전 연 20%가 넘는 고금리대출을 1년 이상 이용 중이거나 만기가 6개월 이내인 기존 대출을 상환 중인 저소득·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 상품을 이용하려면 연소득이 3500만 원 이하이거나 연소득이 4500만 원 이하면서 개인 신용평점이 하위 20%여야 한다. 대출 한도는 최대 2000만 원이며 기존에 이용하던 고금리 대출 잔액 범위에서 대환할 수 있다. 이용자는 3년 또는 5년 동안 원리금을 균등하게 나눠 갚아야 한다.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 애플리케이션 또는 지원센터를 통해 보증을 신청한 뒤 시중은행에서 대출받으면 된다. 금융위는 이 상품을 내년까지 3000억 원 규모로 공급할 예정이다. 햇살론15는 기존 햇살론17과 달리 근로소득자 외에도 영세 자영업자, 프리랜서, 농어민 등 직업과 무관하게 소득이 있는 서민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안전망대출Ⅱ와 같은 소득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한도는 원칙적으로 700만 원이지만, 올해 말까지는 일시적으로 1400만 원까지 늘어난다. 대출 금리는 15.9%이며, 대출금을 성실히 상환하면 매년 대출 금리가 1.5%포인트(상환 기간 5년) 혹은 3.0%포인트(상환 기간 3년)씩 내린다. 정부 대책에 발맞춰 여신전문 업계와 저축은행 업계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카드사와 캐피털, 저축은행은 다음 달 7일 이후 연 20% 넘는 금리를 모두 연 20%로 인하한다. 다만 대부업계는 소급 적용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24%로 인하됐던 2018년 2월에도 일부 대형 대부업체가 자율적으로 인하된 금리를 소급 적용했지만 업계 차원의 소급 적용은 없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로 역마진이 우려돼 업계의 존폐까지 거론되고 있다. 업계 차원의 소급 적용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금융지주와 은행들에 권고됐던 ‘20% 배당 제한’ 조치가 이달 말 끝나는 가운데 주요 금융그룹들이 올 하반기(7∼12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중간배당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전통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지주의 중간배당 소식에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들은 하반기 중간배당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최근 각 금융지주 회장들은 JP모건이 주최한 온라인 기업설명회에 참석해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30% 정도의 배당 계획을 갖고 시장 친화적인 주주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6월 말까지 금융지주와 은행을 대상으로 배당성향(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20%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 조치가 연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배당을 줄이고 건전성 관리에 나섰던 금융지주들이 본격적인 주주 환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06년부터 중간배당을 해온 하나금융은 15일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을 공시했다. 중간배당을 받을 주주 명단을 확정하는 절차다. 그동안 한 번도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던 KB, 신한, 우리 등 나머지 금융지주들도 중간배당을 위한 준비 작업을 일찌감치 마쳤다. 신한금융은 3월 주주총회에서 중간 및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우리금융도 배당에 쓸 재원 확보를 위해 4조 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 3곳이 하반기 중간배당에 나선다면 올해 처음으로 4대 금융지주가 모두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KB, 신한, 우리금융은 올 1분기(1∼3월) 역대 최대의 분기 실적을 올리며 자본 여력을 끌어올린 상태다. 2분기(4∼6월)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됐다. 지난해 하락세를 이어갔던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올 1분기 1.43%로 0.05%포인트 반등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백신 보급 등으로 경제 회복세가 빨라졌고 은행권도 수익성과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며 “금융지주들은 2분기 실적 발표가 있는 8월을 전후해 중간배당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신지환 기자jhshin93@donga.com}
얼마 전 전동킥보드를 타고 보행자 도로를 달리던 A 씨는 길을 건너기 위해 자동차가 다니는 교차로로 들어섰다. 하지만 급하게 진입하느라 왼편에서 우회전하던 자동차를 미처 보지 못하고 부딪히고 말았다. 전동이륜평행차(전동휠)를 타고 일방통행 길을 역주행하던 B 씨는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진입하던 차량과 충돌했다. 보험사들은 A 씨와 B 씨에게 70%의 사고 책임을 물릴 예정이다. 앞으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타다가 교통사고가 나 보험 처리를 할 때 오토바이처럼 도로를 이용하는 교통수단에 준하는 과실 책임을 져야 한다. 최근 전동킥보드 관련 교통사고가 늘면서 사고 보험 처리를 위한 과실 기준이 처음으로 마련된 것이다.○ 급증하는 킥보드 사고… 보험 과실 비율 처음 마련 손해보험협회는 개인형 이동장치와 자동차 간 교통사고에 대한 과실 비율 ‘비정형 기준’ 38개를 만들어 과실비율정보포털에 공개했다고 23일 밝혔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1인용 교통수단으로 전동킥보드, 전동이륜평행차, 전기로만 움직이는 자전거 등이 포함된다. 비정형 기준은 소비자, 보험사, 법조인들이 참고하도록 최신 교통법규 및 국내외 판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손보협회가 자주 발생하는 사고의 과실 비율을 잠정 정리한 것이다. 이 비율을 실제 적용해 효용성이 입증되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의 공식적인 과실 비율 인정 기준이 된다. 이번에 공개된 과실 비율에 따라 A 씨와 B 씨는 70%의 과실 책임을 져야 한다. A 씨는 전동킥보드가 통행할 수 없는 보도에서 교차로로 진입했기 때문에, B 씨는 일방통행 법규를 어겼기 때문이다. 손보협회는 “이번 기준은 개인형 이동장치의 운행 특성을 반영해 사고 발생 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히 구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개인형 이동장치의 과실 기준은 대체적으로 자전거보다는 높고, 오토바이에 비해선 약간 낮게 적용됐다.○ “교통질서 어기면 과실 비율 더 높아”특히 이번 기준은 교통법규를 위반한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의 책임을 무겁게 봤다. 예를 들어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횡단보도 신호를 위반하다가 정상적으로 주행하던 차량과 충돌했다면 킥보드 이용자의 100% 과실로 본다. 또 급출발, 급회전 등이 쉬운 전동킥보드의 운행 특성을 반영해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가 급진입하거나 급회전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 과실 책임을 자전거 관련 기준보다 무겁게 적용했다. 예컨대 신호등이 없는 사거리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는 전동휠 이용자 C 씨와 맞은편에서 직진하는 D 차량이 부딪쳤다면 과실 비율은 60 대 40이 된다. 협회는 “직진 차량이 좌회전 차량보다 우선권이 있고 개인형 이동장치가 자전거보다 급가속과 방향 급전환이 쉬워 회피가 어려운 점을 감안했다”고 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8년 483건이던 개인형 이동장치 교통사고는 지난해 1525건으로 2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동킥보드의 불법 주행에 대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며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았을 때 과실을 더 크게 보는 건 안전장비 착용과 교통질서 준수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가 가입할 수 있는 전용 보험 상품이 더 개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삼성생명이 인터넷 보험 채널인 ‘삼성생명 다이렉트’를 통해 원하는 보장을 골라 담는 ‘DIY(Do It Yourself) 종합보험’ 등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보험 가입을 위해 디지털 채널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덕이다. 인터넷 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고객들이 직접 보장 내용과 금액, 기간 등을 상세하게 따져보고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여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고객이 직접 선택하고 가입하는 인터넷 보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보험산업의 디지털화도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의 온라인 채널 초회보험료는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올해도 이러한 트렌드는 계속되는 추세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삼성생명 다이렉트를 통해 가입한 인터넷 보험 상품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 증가했다. 현재 삼성생명 다이렉트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은 총 12종이다. 9종의 암보험, 실손보험 등 질병 대비 상품과 3종의 연금, 저축 등 금융형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질병 대비 상품 중 하나인 ‘인터넷 DIY 종합보장보험’은 몇 번의 터치만으로 원하는 보장만 직접 골라 가입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이 상품은 3대 질병(암,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 등 주요 질병을 비롯해 입원·수술비, 상해, 사망 등 다양한 형태의 보장을 25가지 특약으로 제공한다. 삼성생명 다이렉트에서 DIY 보험을 이용하는 고객은 자신의 가족력이나 생활습관 등을 고려해 특정 보장 내용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선택권이 넓고 보험료도 합리적이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보험 진입 장벽을 낮춰줄 상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생명 다이렉트는 미니보험의 일종인 ‘삼성생명 미니 암보험 2.0’도 판매하고 있다. 전체 암 또는 3대 암(위암, 폐암, 간암) 중 원하는 보장 범위를 선택할 수 있고 암 보장 개시일 이후부터 감액 기간 없이 보장 금액의 100%를 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이 밖에도 3대 질병과 당뇨 관련 질병(특약)을 보장하면서 보장 금액과 범위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만든 종합건강보험이 판매되고 있다. 손자나 조카에게 보험을 선물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어린이보험, 한 달만 유지해도 원금 손실 없이 안정적으로 미래 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저축보험 등 인터넷 보험의 특성을 반영한 상품들이 제공되고 있다.○ ‘24시간 상담’ 챗봇 도입해 고객 편의 높여 삼성생명 다이렉트는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먼저 간소화된 인증 절차를 통해 휴대전화 문자 인증만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내 보장 확인하기’ 기능을 통해 고객이 가입한 보험을 기반으로 필요한 상품을 추천받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특히 이달 초에는 보험 가입 때 이해를 도와주는 ‘삼성생명 다이렉트 챗봇’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 챗봇은 업계 최초로 PC와 모바일 두 가지 환경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상담 시스템이다. 수년간 축적된 상담 내용을 기반으로 고객 문의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상담사가 근무하지 않는 야간에도 상담이 가능해 고객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챗봇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업계 1위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고객 친화적인 상품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며 “자신에게 필요한 보험이 무엇인지, 보장은 충분한지 등을 온라인에서 부담 없이 살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삼성카드가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카카오페이 신용카드(PLCC·상업자 전면 표시 카드)’를 선보였다. 카카오페이 신용카드는 다양한 온라인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먼저 전월 실적에 상관없이 해외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금액의 1%를 카카오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또 통신요금을 자동 납부하면 전월 이용금액에 따라 최대 3000포인트를 제공한다. 넷플릭스·웨이브·티빙·왓챠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정기 결제하면 결제금액의 10%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연말까지 별도 프로모션을 통해 전월 실적 조건과 적립 한도가 없는 추가 혜택도 제공한다.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금액의 1%가 포인트로 적립되는데 이때 카카오페이를 통해 결제하면 일반 결제의 2배인 2%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특히 카카오 주요 가맹점을 카카오페이를 통해 이용할 경우 혜택이 더 커져 결제금액의 2.5%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대상 가맹점은 멜론, 카카오T(기차예매 제외),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톡 주문하기, 카카오톡 쇼핑하기, 카카오 프렌즈샵(백화점, 몰, 공항 등 입점매장 제외), 카카오헤어샵, 카카오메이커스,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골프예약, 카카오프렌즈 골프, 카카오 이모티콘샵, 다음게임 등이다. 쿠폰 지급 프로모션도 있다. 이달 말까지 1만100원 이상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 1만 원을 할인해주는 쿠폰을 지급한다. 해당 프로모션은 총 2회 제공돼 최대 2만 원의 쿠폰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카카오페이 신용카드 발급 고객 20만 명을 대상으로 ‘니니즈 스티커’를 선착순으로 지급해 ‘나만의 카드’를 직접 디자인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카드는 PLCC 중 최초로 카드번호 등을 없애 카드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는 한편 캐릭터 디자인은 더 돋보이도록 구성했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과 해외 겸용 모두 1만 원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신용카드는 1만 원의 합리적인 연회비로 범용성 높은 카카오페이 포인트 적립 혜택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며 “앞으로도 카카오페이와 함께 고객에게 유용한 혜택을 발굴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하나은행이 서울아산병원, KAIST, KT&G 등과 손잡고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국제도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의료복합타운 구축을 추진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청라의료복합타운’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박성호 하나은행장을 비롯해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 이광형 KAIST 총장, 박광일 KT&G 본부장이 참석했다. 청라의료복합타운은 인천 서구 청라동에 종합병원 및 의료바이오 관련 산업·학문·연구 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나은행 등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산학연병(産學硏病) 연계를 통해 의료복합타운을 구축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컨소시엄엔 HDC현대산업개발, 우미건설, 도우씨앤디, 액트너랩 등 각 분야 최고 수준의 국내 기업들도 참여했다. 하나은행은 사업 및 금융구조 기획에 참여해 금융 주선과 재무적 투자자(FI)의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재원 공급에 힘쓸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이를 바탕으로 중증질환 환자 치료를 위한 ‘서울아산병원청라’와 의료복합타운 내 연구개발(R&D) 허브 역할을 하는 스마트 연구센터 ‘라이프 사이언스 파크’ 등을 설립할 계획이다. 국내 의료 및 바이오산업의 우수성을 전파할 최첨단 스마트 교육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대규모 바이오 창업 타운이 조성될 라이프 사이언스 파크에는 하나은행뿐 아니라 하나금융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참여해 투자를 적극 진행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의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인 ‘하나원큐 애자일랩’의 멘토링 서비스와 더불어 하나벤처스의 벤처캐피털 투자 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 및 의료·바이오산업을 중점 육성하고 있는 인천 청라지역에서 하나금융은 ‘하나드림타운’을 3단계에 걸쳐 조성하기로 하고 그룹 전체의 역량을 쏟고 있다. 2017년엔 1단계 사업으로 연구 시설인 통합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2019년엔 2단계 사업으로 연수 시설인 하나글로벌캠퍼스를 만들었다. 하나금융은 마지막 3단계 사업으로 2025년까지 그룹 헤드쿼터를 세워 하나드림타운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헤드쿼터에는 하나금융 본사를 포함해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생명 등 5개 계열사 소속 임직원 2800여 명이 옮겨갈 예정이다. 박 행장은 “청라 하나드림타운 조성으로 하나금융그룹은 인천을 대표하는 금융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각 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청라의료복합타운을 인천의 랜드마크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얼마 전 전동킥보드를 타고 보행자 도로를 달리던 A 씨는 길을 건너기 위해 자동차가 다니는 교차로로 들어섰다. 하지만 급하게 진입하느라 왼편에서 우회전하던 자동차를 미처 보지 못하고 부딪히고 말았다. 전동이륜평행차(전동휠)를 타고 일방통행 길을 역주행하던 B 씨는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진입하던 차량과 충돌했다. 앞으로 보험사들은 A 씨와 B 씨에게 70%의 사고 책임을 물릴 예정이다. 앞으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타다가 교통사고가 나 보험 처리를 할 때 오토바이처럼 도로를 이용하는 교통수단에 준하는 과실 책임을 져야 한다. 최근 전동킥보드 관련 교통사고가 늘면서 사고 보험 처리를 위한 과실 기준이 처음으로 마련된 것이다.● 급증하는 킥보드 사고…보험 과실비율 첫 마련손해보험협회는 개인형 이동장치와 자동차 간 교통사고에 대한 과실비율 ‘비정형 기준’ 38개를 만들어 과실비율정보포털(accident.knia.or.kr)에 공개했다고 23일 밝혔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1인용 교통수단으로 전동킥보드, 전동이륜평행차, 전기로만 움직이는 자전거 등이 포함된다. 비정형 기준은 소비자, 보험사, 법조인들이 참고하도록 최신 교통법규 및 국내외 판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손보협회가 자주 발생하는 사고의 과실비율을 잠정 정리한 것이다. 이 비율을 실제 적용해 효용성이 입증되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의 공식적인 과실비율 인정 기준이 된다. 이번에 공개된 과실비율에 따라 A 씨와 B 씨는 70%의 과실 책임을 져야 한다. A 씨는 전동킥보드가 통행할 수 없는 보도에서 교차로로 진입했기 때문에, B 씨는 일방통행 법규를 어겼기 때문이다. 손보협회는 “이번 기준은 개인형 이동장치의 운행 특성을 반영해 사고 발생 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히 구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개인형 이동장치의 과실 기준은 대체적으로 자전거보다는 높고, 오토바이에 비해선 약간 낮게 적용됐다.● “교통질서 어기면 과실비율 더 높아”특히 이번 기준은 교통법규를 위반한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의 책임을 무겁게 봤다. 예를 들어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횡단보도 신호를 위반하다가 정상적으로 주행하던 차량과 충돌했다면 킥보드 이용자의 100% 과실로 본다. 또 급출발, 급회전 등이 쉬운 전동킥보드의 운행 특성을 반영해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가 급진입하거나 급회전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 과실 책임을 자전거 관련 기준보다 무겁게 적용했다. 예컨대 신호등이 없는 사거리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는 전동휠 이용자 C 씨와 맞은편에서 직진하는 D 차량이 부딪혔다면 과실비율은 60 대 40이 된다. 협회는 “직진 차량이 좌회전 차량보다 우선권이 있고 개인형 이동장치가 자전거보다 급가속과 방향 전환이 가능해 회피가 어려운 점을 감안했다”고 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8년 483건이던 개인형 이동장치 교통사고는 지난해 1525건으로 2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동킥보드의 불법 주행에 대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며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았을 때 과실을 더 크게 보는 건 안전장비 착용과 교통질서 준수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가 가입할 수 있는 전용 보험 상품이 더 개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시중은행들이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 실손의료보험금을 손쉽게 청구할 수 있는 기능을 앞다퉈 탑재하고 있다. 청구 절차가 번거로운 실손보험을 은행 앱에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해 ‘금융 플랫폼’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KB스타뱅킹’ 앱에서 ‘실손보험 빠른 청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은행 앱에 접속해 병원을 검색한 뒤 개인정보와 보험사를 입력하면 병원 진료기록이 보험사로 자동 전송되는 서비스다. 일반 병원비뿐 아니라 치과 치료비, 의약품 비용 등도 청구가 가능하다. 이로써 지난해 2월 가장 먼저 서비스를 도입한 신한은행에 이어 올 들어 우리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까지 4대 시중은행이 모두 은행 앱에 실손보험 청구 기능을 탑재하게 됐다. 4개 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핀테크인 ‘지앤넷’과 제휴해 서울성모병원 인하대병원 부산대병원 등 100여 개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모든 보험사의 실손보험 가입자는 해당 은행에서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진단서, 영수증 등 별도 종이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은행 앱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종이서류를 촬영해 앱으로 전송해야 하는 병원도 있다. 종이서류 없이도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병원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실손보험 청구 기능을 도입하는 것은 자사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확대해 ‘생활금융 플랫폼’의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실손보험 가입자는 3400만 명이 넘지만 청구 절차가 복잡하고 불편해 보험금을 제대로 받아가지 않는 이들이 많다. 최근 소비자단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손보험 가입자의 47.2%가 절차가 번거롭고 시간이 없어 보험금 청구를 포기했다. 이런 소비자들에게 간편한 청구 서비스를 제공해 은행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을 통해 실손보험금을 청구한 건수는 4월 말 현재 3만4314건이었다. 보험금 청구 페이지를 방문한 건수는 109만여 건이나 됐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100만 건 이상의 앱 방문 수요를 만들어낸 셈이다. 하지만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은행 앱 서비스를 넘어 보험금 청구 절차를 자동화하는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 등이 제휴를 통해 실손보험 청구 서비스를 도입해 왔지만 일부 대형병원에 한정돼 있다”며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려면 보험업법 개정을 통한 전면 전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국내 금융그룹들이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전사적인 여성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함께 여성 리더십을 강화해 조직 혁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21일 여성 리더십 강화 프로그램인 ‘우리 윙(WING)’ 1기에 참여할 행원 60명을 선발해 발대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윙은 ‘Women’s Initiative, Networking, Growth’의 약자로 여성 인재들이 주도권을 갖고 구성원과 교류하며 성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번에 선발된 1기는 과장부터 부장(지점장)까지 다양한 직급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리더십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그룹 코칭 및 전문가 특강 등에 참여해 리더십 역량을 기를 예정이다. 이어 사내 멘토로서 다른 여성 직원들에 대한 멘토링도 직접 실시한다. 하나금융그룹도 15일 여성 리더 양성 프로그램인 ‘하나 웨이브스(WAVEs)’ 1기를 출범시켰다. 여성 부점장급 직원 34명이 포함됐다. 웨이브스는 ‘Women‘s Actions, Voices, Emotions’의 약자로 여성 리더의 행동, 목소리, 감성으로 혁신의 파도를 일으킨다는 뜻을 담았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신한 쉬어로즈(SHeroes)’ 4기 참여자 44명을 선발해 6개월간의 교육을 시작했다. 이는 2018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시작된 여성 리더 양성 프로그램이다. KB금융그룹도 ‘WE 스타 멘토링’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중심의 새로운 금융환경에서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의 리더십이 중요해졌다”며 “많은 금융사가 중장기적 전략을 갖고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을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은행권이 4대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실명계좌 발급 재계약을 위한 검증 작업에 들어갔다. 4대 거래소가 이미 실명계좌를 발급받아 운영하는 데다 투자자가 워낙 많아 재계약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나머지 60여 개의 중소형 거래소는 실명계좌 발급을 논의할 은행조차 찾지 못해 줄폐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업비트, NH농협은행은 빗썸과 코인원, 신한은행은 코빗을 대상으로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자금세탁 위험평가’를 시작했다. 은행들은 거래소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여부, 대표자 및 임직원의 위법 행위 여부, 자금세탁 방지 체계, 내부통제 적정성 등을 살피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거래소들은 9월 24일까지 은행에서 실명계좌를 발급받아 당국에 신고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4대 거래소는 이번 은행 검증을 통과하기 위해 거래 규모가 작거나 자금세탁이 우려되는 가상화폐를 무더기로 상장 폐지하는 등 ‘코인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거래대금 1위인 업비트는 이달 11일에 이어 18일 코인 24종을 상장 폐지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4대 거래소는 비교적 검증 요건을 잘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특금법 기준에 맞춰 보완해야 할 게 많아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4대 거래소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들은 실명계좌를 발급해줄 은행을 찾지 못한 상태다. 5대 시중은행 중 KB국민, 하나, 우리은행은 이미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해주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거래소들이 금융당국에 은행들과의 제휴를 중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당국은 “계좌 발급에 대한 권한과 책임은 은행에 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시장에선 거래소의 무더기 폐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세탁 문제는 은행 존폐를 결정할 만큼 중요하다”며 “거래소에 대한 관리 책임이 은행에 있는 만큼 실명계좌 발급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신지환 기자}
코로나19 백신의 대표적인 부작용 진단을 보장해주는 ‘백신보험’이 이달 말부터 줄줄이 출시될 예정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한 진단비를 지급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아나필락시스는 음식물, 독소, 백신 등 특정 물질에 반응하는 전신 중증 알레르기 질환을 뜻한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특약 형태로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며 아나필락시스를 제외한 다른 부작용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보험은 앞서 3월 말 삼성화재와 라이나생명이 각각 특약과 소액단기 보험으로 선보인 바 있다.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으면 연간 1회에 한해 200만 원을 보장하는 조건이었다. 당시 삼성화재는 해당 특약의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해 이달 28일까지 독점 판매권을 얻었다. 삼성화재의 독점 판매 기한이 종료되는 데다 최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자 후발 보험사들이 잇따라 백신보험 개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백신보험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며 “다만 해당 상품들이 백신 부작용 중 아나필락시스 진단만 보장한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이자 상승 폭을 일정 한도로 제한하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다시 판매된다. 2년 전 첫선을 보였을 땐 저금리 상황과 맞물려 외면받았지만 최근 금리 상승 우려가 커지자 은행권이 상품을 새롭게 정비해 내놓는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다음 달 판매를 목표로 금리상한형 주담대 상품을 개선하고 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연간 또는 5년간 금리 상승 폭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상품으로, 금리 상승기에 유리하다. 2019년 3월 금융당국 주도로 15개 시중은행이 판매에 나섰지만 금리가 막상 하락하면서 주목받지 못했다. 당시 5개 은행에서 6개월간 6건을 판매할 정도로 실적이 저조했다. 이번에 나올 새 대출 상품은 금리 상승 폭이 줄고 이용 대상이 크게 확대될 예정이다. 또 별도로 대출을 새로 받거나 갈아탈 필요 없이 기존 변동금리 주담대에 ‘금리상한 특약’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판매된다. 우선 5년간 금리 상승 폭을 2%포인트로 제한하는 것은 이전과 같지만 연간 상승 폭은 기존 1%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줄여 금리 상승 리스크에 대한 보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다만 은행이 져야 하는 위험 부담을 감안해 기본 금리는 일반 변동금리 주담대보다 0.15∼0.20%포인트 높아진다. 또 기존엔 부부 합산 연 소득 7000만 원 이하, 시가 6억 원 이하 주택 보유자 등에게만 판매됐지만 앞으로는 소득이나 집값과 상관없이 변동금리 대출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은행권이 새로운 금리상한형 상품을 내놓는 건 최근 국내외 시장 금리가 뛰면서 이자 상승 부담이 적은 대출을 찾는 수요자가 많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현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2.73%로 지난해 8월(2.39%) 이후 줄곧 올랐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지난해 말 1.71%에서 18일 현재 2.041%로 상승했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돼 대출 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변동금리형을 이용하는 대출자는 50.3%였다. 금리가 오를수록 이들의 이자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이용자의 절반이 금리 인상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급격한 금리 상승이 우려된다면 금리상한 특약에 가입해볼 만하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가 약정을 어겨 대출금을 토해내고 신용등급이 떨어진 대출자가 7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차례 넘게 쏟아진 부동산대책에 대출 규제가 복잡해진 탓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개 은행의 주담대 약정 위반 계좌는 3월 말 현재 678개로 집계됐다. 이 계좌들의 대출 잔액은 621억 원이었다. 세부적으로 처분조건부 약정 위반이 270건(375억 원), 전입조건부 약정 위반이 48건(109억 원), 추가 주택 구입 금지 약정 위반이 360건(137억 원)이었다. 2018년 9·13대책으로 1주택자가 규제지역(투기·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주담대를 받으려면 기존 집을 2년 내에 팔겠다는 처분조건부 약정을 맺어야 한다. 2019년 12·16대책, 2020년 6·17대책 등으로 처분 기한은 ‘1년 이내’, ‘6개월 이내’로 단축됐다. 또 신규 주택을 사기 위해 주담대를 받고도 해당 주택에 입주하지 않는 것은 전입조건부 약정 위반에 해당된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으로 주담대를 받았다가 주택 구입에 썼다면 추가 주택 구입 금지 약정을 어긴 것이다. 약정 위반이 확인되면 대출자는 즉시 대출을 갚아야 하고 해당 계좌는 연체 계좌로 분류된다. 상환이 이뤄질 때까지 대출 잔액에 연체 이자가 더해지고 채무자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또 대출 약정 위반 사실은 상환 여부와 상관없이 신용정보기관에 기록돼 향후 3년간 은행 대출을 제한받는다. 은행 관계자는 “대출 약정을 위반하면 불이익이 상당해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신지환 기자}
이르면 내년 초 위급 상황에서만 운전자가 개입하는 수준의 ‘레벨3’ 자율주행자동차 보험이 처음 나온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등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내년 1분기(1∼3월)에 내놓을 ‘개인용 레벨3 자율주행차 보험’을 개발 중이다. 레벨3 자율주행차는 아직 국내에 상용화되지 않았으며 내년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이 판매하고 있는 ‘시험용 레벨3 자율주행차 보험’은 기업과 대학에서 시험·연구용으로 쓰이는 자율주행차 100여 대만 가입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자율주행시스템이 차량 운전을 통제하는 수준에 따라 6단계(레벨0∼5)로 나뉜다. ‘조건부 자율’로도 불리는 레벨3 자율주행차는 일반 상황에선 자율주행시스템이 차량을 통제하며 운전하다가 위급 상황이 되면 운전자가 즉시 차량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통상 레벨3부터 실질적 의미의 자율주행차로 간주한다. 지난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개정 등에 따라 레벨3 자율주행차 보험에도 기존의 운전자책임, 의무보험 체계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등의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자율주행시스템의 하자로 사고가 나면 보험사가 운전자에게 먼저 보상하고, 제조사 등에 사후 구상권을 행사하는 내용도 담겼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상품 구조는 일반 차 보험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도 “자율주행차 사고엔 자율주행시스템의 결함, 해킹 등 새로운 요인이 존재할 수 있어 이를 위험률 산정 등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험용 레벨3 자율주행차의 보험료는 일반 차보험료보다 3.7%가량 높다. 개인용 레벨3 자율주행차의 보험료도 이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은행 대출상품. 신용등급 무관. 1%대 금리로 최대 2억 원까지 대출 가능.” 자영업을 하는 A 씨는 최근 한 시중은행의 대출 안내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줄어 급전이 필요했던 A 씨는 곧장 전화를 걸었다. 신용등급 6등급인 그에게 국내 대표 시중은행에서, 그것도 1%대의 낮은 금리로 정부 지원 소상공인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건 흔치 않은 기회였다. A 씨는 전화를 받은 ‘은행원’의 안내에 따라 스마트폰에 ‘대출 심사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았다. 직원은 1억 원의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에 받았던 대출금 6000만 원을 먼저 상환할 것을 요구했다. 의심이 든 A 씨는 해당 은행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확인했지만 여기서도 같은 얘길 들었다. 결국 A 씨는 카드론을 받아 6000만 원을 입금했고 이후로 ‘은행원’들과 연락이 끊겼다. 그가 설치한 앱은 은행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범죄조직이 사용하는 전화번호로 연결하는 악성 앱이었다. A 씨는 이제 6000만 원의 빚을 더 떠안게 됐다. 코로나19 위기를 틈타 돈이 급한 서민을 겨냥해 스마트폰에 악성 앱을 설치하고 돈을 가로채는 수법의 ‘메신저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국내 대표 은행들을 사칭하는 교묘한 수법으로 피싱 사기가 진화하고 있다.○ 시중은행, 피싱 대책회의까지 열어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 대형 시중은행은 이달 초 은행을 사칭하는 피싱 범죄 대책회의를 열었다. 해당 은행을 사칭하는 피싱 문자가 급증하고 피해자가 속출하자 급하게 대책회의를 마련한 것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피싱 범죄조직이 우리 은행을 사칭해 범죄를 벌이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감시가 강화되면 다른 은행을 사칭하는 식으로 타깃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2019년 6720억 원에서 지난해 2353억 원으로 65% 줄었다. 하지만 신종 수법의 메신저피싱 피해 금액은 오히려 342억 원에서 373억 원으로 늘었다. 메신저피싱 피해 비중은 2018년 4.9%에서 지난해 15.9%로 뛰었다. 스마트폰에 악성 앱을 깔아 전화번호를 자동으로 바꾸거나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는 식으로 피싱 수법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범죄조직이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추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 피싱 악용 전화번호 중지에만 3주메신저피싱 피해를 줄이려면 사기범들이 이용하는 전화번호를 최대한 빨리 중지시켜야 하지만 해당 절차가 너무 길고 복잡하다는 지적이 많다. 금감원과 경찰청 등이 피싱 사기에 쓰인 전화번호를 중지해 달라고 요청한 건수는 지난해 1만9867건에 이른다. 하지만 범죄에 사용된 전화번호를 중지하려면 ‘은행·소비자→인터넷진흥원→금감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산하 중앙전파소→통신사’ 등 은행을 포함해 다섯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데 통상 2, 3주가 걸린다. 또 번호를 중지하는 최종 권한은 과기부에 있고 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기관도 금감원, 검찰,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 네 곳에 한정돼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번호 중지까지 3주나 걸려 그 사이 범죄조직은 종적을 감추거나 번호를 바꿔 다른 소비자들을 노린다”고 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금감원이나 금융회사에서 쓰는 전화번호 외에는 금융 관련 정보 안내문자를 보내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신지환 기자}
국내 소매금융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인 한국씨티은행이 7년 만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임금 직원들의 고용 승계 문제로 난항을 겪는 매각 작업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행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매각에 따른 전적, 자발적 희망퇴직, 행내 재배치를 통해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소매금융 직원들을 대상으로 국내 사업을 유지하는 기업금융 부문으로의 재배치나 희망퇴직 등의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씨티은행의 마지막 희망퇴직은 2014년에 이뤄졌다. 당시 씨티은행은 근속연수에 따라 36~60개월 치 급여를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어 직원 650명이 은행을 떠났다. 씨티은행이 7년 만에 다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낸 것은 매각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인건비 문제를 해소하고 직원들의 반발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해 씨티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1200만 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평균 연령과 근속연수도 각각 46.5세, 18.2년으로 다른 은행보다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은행은 2014년 이후 신입공채와 희망퇴직을 진행하지 않아 고임금, 고연차 인력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원활한 매각 작업을 위해 몸집은 줄이고 직원은 달랠 수 있는 희망퇴직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신한라이프는 일등이 아닌 일류 보험사를 지향합니다. 고객이 먼저 찾아오는 ‘팬덤’이 있는 보험사를 만들겠습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한 ‘신한라이프’가 다음 달 1일 공식 출범한다. 초대 수장을 맡은 성대규 사장은 신한라이프를 상징하는 보라색 정장 재킷에 보라색 넥타이 차림으로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섰다. 그는 “다른 회사들보다 한발 앞선 도전과 혁신을 통해 보험업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신한라이프가 단숨에 생명보험업계 ‘빅4’로 올라서면서 보험시장의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몸집 4위, 수익성 2위…생보업계 ‘빅3’ 위협 지난해 말 기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산 총자산은 71조5097억 원에 이른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은 생보업계 4위다. 수입보험료(7조9398억 원) 기준 시장점유율도 8.2%로 4위다. 당기순이익(지난해 3961억 원)으로 따지면 교보생명(3829억 원)과 한화생명(1969억 원)을 앞서는 생보업계 2위다. 신한라이프의 등장이 기존 ‘생보사 빅3’ 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신한라이프가 영업 채널을 강화하게 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신한생명은 전화로 보험을 판매하는 텔레마케팅(TM)에 강점이 있는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보험설계사 영업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성 사장은 “통합을 통해 대면 채널부터 텔레마케팅, 하이브리드, 디지털 채널까지 모든 채널을 갖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전 세대의 다양한 고객과 접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헬스케어 등 디지털 공략…화학적 통합은 과제 신한라이프는 헬스케어 서비스 등 디지털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방침이다. 우선 신한생명이 지난해 말 보험업계 최초로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을 기반으로 새로운 보험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헬스케어 관련 자회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성 사장은 “고객 손안의 스마트폰에서 24시간 동안 모든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신한라이프의 디지털 전략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베트남 해외법인 출범을 계기로 해외 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베트남 현지법인은 현재 현지 당국의 설립 인가를 받아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국내 보험사인 신한생명과 외국계인 오렌지라이프의 조직문화가 달라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에는 진통이 따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설계사 구성이나 인사제도에서도 차이가 커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한라이프는 임직원 교육과 신입직원 채용 등을 통해 화학적 통합을 이룰 방침이다. 성 사장은 “신한라이프 조직문화를 실천할 10가지 핵심 가치를 만들었다”며 “임원들이 먼저 이를 실천하며 위에서부터 조직문화 융화를 위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모바일뱅킹 같은 고객서비스는 디지털 전환이 눈에 띄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니까요. 하지만 디지털 역량의 기반이 되는 내부 조직이나 업무 환경은 여전히 20년 전 구시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네이버, KT, 삼성SDS 등 국내 굴지의 기술 기업에서 최근 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디지털 전문가’ 3명이 9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 모였다. 박기은 KB국민은행 테크기술본부 전무(51), 김혜주 신한은행 마이데이터유닛 상무(51), 이상래 NH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 부행장(56)이다. 세 사람은 금융권이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하고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핀테크(금융 기술기업)들과 성공적으로 협쟁(Co-opetition·협력과 경쟁)하려면 “새로운 충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고객 접점만 ‘디지털’, 내부는 ‘구시대’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박기은 전무는 올 4월, 삼성전자와 KT를 거친 김혜주 상무는 지난해 12월, 삼성SDS 출신인 이상래 부행장은 지난해 7월부터 각 은행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세 사람은 은행 조직의 관성과 부족한 인력을 디지털 전환의 걸림돌로 꼽았다. 은행권은 순혈주의와 보수적 색채가 강해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고 발 빠르게 변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고객과 맞닿은 뱅킹 서비스는 빠른 속도의 디지털 전환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은행 내부 전산망과 시스템의 효율성은 매우 떨어진다. ▽박=은행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바뀌지 못하다 보니 개발 환경도 자연스럽게 악화됐다. 얼마 전 금융권 전반에서 쓰고 있는 표준 인터페이스(API)를 받아봤는데 최신 수준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 상태였다. ▽이=빅테크와 같은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화두지만 아직도 ‘온라인 판매 채널의 추가’ 정도로 생각하는 직원이 많다. ▽김=변화는 무언가 불편하다고 느낄 때 일어나는데 은행엔 외부를 경험한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내부 시스템이 낙후됐어도 그걸 불편하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박=은행이 다른 은행 외에는 비교 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빅테크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고객 머무는 ‘생활금융 플랫폼’ 돼야세 사람은 “나와 같은 경계인이 더 많아져야 디지털 혁신도 빨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신한은행에 올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경계인으로 살아 달라”는 것이었다. 나처럼 ‘싸가지 없는’ 역할을 맡아가며 새로운 충격과 자극을 줄 사람이 더 필요하다. ▽이=농협은행이 내게 요구한 것도 “우리랑 다른 생각을 하라”는 주문이었다. 신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이미 은행에 충분하니 새롭게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야 한다. ▽박=디지털 인재 중에서도 실제 서비스나 시스템을 개발하는 개발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대부분 외주를 줘 개발해 오던 환경을 바꾸려면 해당 인력부터 보강해야 한다. 이들은 은행권이 집중해야 할 디지털 사업으로 플랫폼을 꼽았다. 각 은행의 핵심 가치를 내세우면서도 많은 사람을 붙잡아 둘 수 있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금융은 디지털을 만나며 생활이 됐다. 특히 MZ세대는 금융 거래를 목적으로 은행을 찾는 게 아니라 자기가 생활하는 플랫폼 속에 금융이 있길 바란다. ▽이=플랫폼을 만들 기술도 중요하지만 ‘우리 은행이 가진 것’은 무엇일까 항상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농협은행은 농협이 가진 전국 거점과 유통, 물류 분야의 시너지를 통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해야 한다. ▽김=미래엔 ‘금융회사’라는 실체는 사라지고 ‘금융’이라는 서비스만 남을 거다. 은행이 서비스 제공자가 될지, 그 서비스를 담아내는 플랫폼 사업자가 될지 기로에 서 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요즘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나가려는 직원이 많아요. 쫓겨나듯 나가는 희망퇴직은 옛말이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1∼6월)까지 5대 시중은행에서만 약 2500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났다. 최근 금융권에선 희망퇴직 규모는 늘고 퇴직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금융사들이 디지털 전환에 따라 영업점을 축소하고 비대면 업무를 확대하는 가운데 핀테크(금융 기술기업) 등에서 ‘인생 2막’ 준비를 서두르려는 40, 50대 직원들의 희망퇴직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 은행원 2500명 반년 새 희망퇴직, 40대로 확대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6월 초까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희망퇴직자는 총 249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 하나은행(511명)과 NH농협은행(496명)이 일찍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인력 1000여 명을 내보냈다. 올 1, 2월엔 KB국민은행(800명)과 신한은행(220명), 우리은행(468명)에서 1500여 명이 짐을 쌌다. 신한은행이 이달 10일부터 이례적으로 올해 ‘2번째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5개월 만에 다시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이 희망퇴직 대상과 기회를 확대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 또 한 번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희망퇴직 허용 연령도 앞당겨지는 추세다. 예전엔 희망퇴직이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50대 직원들을 위한 제도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40대도 희망퇴직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 신청 가능 연령을 지난해엔 1964∼1967년생으로 정했지만 올해엔 1965∼1973년생으로 조정했다. 1970년대 출생한 만 48, 49세들이 희망퇴직 대상이 된 것이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도전” 먼저 손드는 직원들 최근에는 1980년대 출생자들도 희망퇴직 대상이 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올해 1983년생(만 38세)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했다. 15년 이상 근속하면 30대 후반에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셈이다. 하나은행도 만 40세 이상 중 15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준정년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에 경기가 좋을 때 대거 채용된 1960, 1970년대생 직원이 많아 차장·부장급의 인력 적체가 극심하다”며 “부지점장도 못 달고 임금피크를 맞을 바에야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좋은 조건으로 퇴직하려는 직원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속한 디지털 전환으로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생겨나며 희망퇴직 후 성장기업으로 이직하려는 직원들도 생겨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성장하고 있는 핀테크나 인터넷은행에서 은행 실무 경험을 가진 관리자급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수억 원대 퇴직금을 쥐고 핀테크 등으로 이직하려는 직원이 많아졌다”고 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구조조정이 절실한 금융사들도 희망퇴직 제도를 인적 구성 재편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정보기술(IT)이나 데이터 등 디지털 인력으로 신규 충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돼 앞으로도 희망퇴직 규모는 늘어나고 그 연령대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가상자산 관련 협회의 자율규제를 통해 규제로 인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조정희 법무법인 디코드 대표변호사) “가상자산 소액투자자의 보호 및 투자 방식 다양화에 대비해야 한다.”(김상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10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이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 ‘가상자산 심포지엄’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한 투자자 위험을 줄이고 미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안들이 논의됐다. ‘가상자산 시장의 리스크 해소 및 연착륙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개최된 이날 행사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와 ‘산업 진흥’ 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병욱 의원은 개회사에서 “가상자산과 관련된 불법 행위 등은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이라는 측면에서 엄격히 다뤄야 한다”면서도 “가상자산의 근간인 블록체인 기술은 미래 산업의 핵심인 만큼 긍정적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시장과 산업 전반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리스크를 해소하고 과열된 시장을 연착륙시킬 방안을 제안했다. 이종구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9월 말 이후 폐쇄되는 거래소가 생길 수 있다”며 “비트코인 등 주요 코인은 거래소 이전이 가능할지 몰라도 검증이 안 된 ‘잡코인’(알트코인)은 거래소 이전이 제한돼 투자자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신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장은 “가상자산 규제의 지향점을 명확히 설정하고 투자자 보호와 산업 진흥의 측면을 고려해 손익을 따져야 한다”고 했다.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도 “미래 디지털 세상에서 젊은 세대가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본질적인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금융시장 흐름에 맞는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상진 연구위원은 “올해 5월 말 현재 가상자산 플랫폼에 참여한 투자 기관은 약 4300곳이다. 올해 투자 집행 건수는 265건으로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앞으로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사업에 참여할 경우 동일 사업 영역에 대해 비금융사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 적용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사업자 규제를 추진할 경우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자율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가상자산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은 △가상자산 사업자 등록(거래업, 보관관리업) 및 신고제(기타) △법정협회 설립 및 자율규제 기능 부여 등을 담고 있다. 조정희 변호사는 “협회를 통한 자율규제를 강조해 규제로 인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조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의 요건, 가상자산 발행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 방안 등은 해외의 선진적 입법 사례를 참고해 추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