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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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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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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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감독-작가 지망생 800여명에 든든한 ‘현장 멘토’ 날개

    “영화 ‘검은 사제들’은 창의인재동반사업 멘티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인큐베이팅 된 영화죠.”(영화감독 장재현) 올해로 5년째 운영 중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의인재동반사업은 영화, 뮤지컬, 웹툰 등 문화산업 분야 진출을 희망하는 젊은 인재들에게 교육과 현장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영화 ‘타짜’ ‘살인의 추억’ 등 70여 편의 영화를 기획·제작한 차승재 동국대 교수,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선윤 감독 등 82명이 멘토로 참여했다. 이들에게 약 9개월간 교육받은 멘티는 180명에 달한다. 2012년부터 총 1373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창의인재동반사업은 현재까지 378명의 멘토와 845명의 멘티를 배출했다. 이 가운데 175개 작품이 상업계약을 맺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멘토였던 진모영 감독이 멘티 백성준, 이정준, 명준희, 나현우 씨와 함께 만든 영화다.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역사상 최다인 4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강동원, 김윤식, 박소담이 출연한 영화 ‘검은 사제들’은 창의인재양성사업 멘티 1기였던 장재현 감독(36)이 연출했다. 교육 과정에서 인큐베이팅 해 상업영화로 성공시킨 작품이다. 2015년 개봉된 이 영화는 540만 명이 관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장 감독은 14일 “‘검은 사제들’은 시나리오 기획 단계에서부터 담당 멘토인 황병국 교수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조감독을 하지 않는 이상 국내 정상급 영화감독으로부터 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 좋은 기회를 얻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의인재동반산업은 35세 이하의 예비창작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현재 2017년 과정의 분야별 멘토 및 멘토링 콘텐츠 기관을 모집 중이다. 멘토 선발이 마무리되는 4월 말∼5월 초에는 창의드림 홈페이지()에서 멘티 지원 신청을 받는다. 지원분야는 방송·영상, 공연, 음악,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이다. 지원 신청 시 자신이 교육받기를 희망하는 콘텐츠 기관과 멘토를 반드시 정해야 한다. 교육생은 매년 서류 및 면접 전형을 거쳐 180여 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경쟁률은 4 대 1에 달했다. 신청 자격, 서류 및 접수 방법, 플랫폼 기관, 멘토 현황 등 좀 더 자세한 사항은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 또는 창의드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윤옥 한국콘텐츠진흥원 인재양성팀 차장은 “올해는 교육생(멘티)들에게 매달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135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9개월의 교육과정을 통해 청년 인재의 창작 능력 개발 및 일자리 창출이라는 좋은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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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시장 한류 살려라” 문체부 TF팀 꾸려 본격 대응

    중국 내 한한령이 거세지면서 문화체육관광부는 3일 송수근 장관 직무대행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한류 콘텐츠시장 점검 종합대책반을 구성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7월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공식화한 이후 문화콘텐츠산업실과 관광정책실을 중심으로 중국 내 한한령 움직임을 모니터링해 왔다. 2일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내리자 문체부는 실국 차원에서 이뤄지던 모니터링 시스템을 장관 직무대행을 단장으로 하는 종합대책반으로 격상시켰다. 문체부 관계자는 “3월 초부터 송수근 장관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한 종합대책반 회의가 주 1회씩 열리고 있고 경제 부처와 공동으로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한한령 조치는 중국 정부가 키를 쥐고 있는 데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 똑같은 전략으로 맞대응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중국 이외의 제3국으로 한류 콘텐츠 시장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이 뒤늦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민간에서는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발표 이후부터 중국 시장의 의존도를 낮추고 동남아, 남미, 유럽 등 신흥 한류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전략을 모색해 왔다”며 “정부가 중국의 한류 콘텐츠 제재와 관련해 늘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민간 업체보다 몇 걸음 뒤에서 따라왔다”고 지적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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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드 보복’ 한한령 한파, 웹 콘텐츠 시장까지 확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 드라마, 예능, 영화 장르뿐 아니라 웹 콘텐츠 시장에도 불어닥쳤다. 웹툰뿐 아니라 중국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내 한국 콘텐츠의 중국 시장 진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 한한령 직격탄 맞은 ‘웹툰 한류’ 2003년부터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다음, 레진코믹스 등을 중심으로 웹툰 한류는 2015년부터 본격화됐다. 이들의 중국 시장 진출은 중국 콘텐츠 플랫폼과 제휴를 맺거나 미디어 기업과 영상화 판권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에 따르면 중국의 만화(출판 및 웹툰) 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연평균 4.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5억2800만 달러(약 60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웹툰 시장 규모는 연평균 19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0년엔 1억4900만 달러(약 170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본보 취재 결과, 중국에서 선전하던 웹툰 한류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크게 위축되고 있다.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눈치를 보느라 사드 논란 이전에 체결한 계약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지난해 9월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된 A 웹툰의 영상화 판권이 중국의 대형 미디어 회사 B에 팔렸다. 액수는 5억 원으로 당시 중국에 수출된 판권 중 최고 금액이었다. 하지만 사드 배치 논란이 불거지며 사업은 무기한 연기됐다. 제작사 관계자는 “중국 쪽 관계자가 ‘광전총국에서 웬만하면 한국 기업과 사업을 진행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며 “통상적으로 계약 체결 후 한 달 내에 사업이 착수되지만 7개월이 지났는데도 무소식”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에 알려질까 두려워 비공개를 전제로 한국 웹툰 판권을 수입하는 등 ‘우회적 방식’을 택한 중국 기업도 있다. 한국의 대형 웹툰 제작·플랫폼인 C기업은 지난해 말 중국의 한 미디어 기업과 웹툰 영상화 판권을 거액에 판매하는 계약을 했지만 홍보·광고를 전혀 하지 못했다. 해당 관계자는 “중국 파트너가 정부가 알게 되면 차질을 빚을 수 있으므로 비공개로 해달라고 말해 비밀에 부친 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미디어 기업의 한국 행사 취소도 잇따른다. 8일 중국의 텐센트 그룹이 진행하려던 한국 마케팅 행사는 하루 앞두고 돌연 연기됐다. 텐센트 그룹은 월간 이용자 수가 9000만 명이 넘는 중국 최대 규모의 웹툰 플랫폼인 텐센트 둥만(動漫)의 모기업이다. 국내 웹툰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 코리아가 그나마 유일하게 웹툰 사업을 진행해 왔는데 텐센트마저도 얼어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에도 불어닥친 한한령 중국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유쿠(優酷)와 아이치이(愛奇藝), 투더우(土豆), 큐큐(QQ) 등의 사이트에서는 SBS ‘런닝맨’, MBC ‘무한도전’과 ‘우리 결혼했어요’, KBS ‘1박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인기 한류 예능 프로그램 콘텐츠가 삭제된 상태다. 본보가 큐큐, 유쿠, 아이치이 등의 사이트에서 한류 예능 프로그램을 검색한 결과 ‘저작권 문제로 방송이 안 된다’거나 ‘영상이 삭제됐다’는 메시지가 떴다. KBS 2TV 드라마 ‘화랑’은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LETV와 동시 방영 계약을 맺었지만, 동시 방영 2주 만에 중단됐다. 또 최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tvN 드라마 ‘도깨비’는 중국 내에서 해적판 버전이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동영상 플랫폼에서 해적판마저도 찾아보기 어렵다.이지훈 easyhoon@donga.com·김정은 기자}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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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명작엔 유통기한이 없다

    23년 전 개봉한 홍콩 영화 ‘중경삼림’(사진)을 최근 다시 봤다. 이번이 세 번째다. 볼 때마다 이 작품이 괜히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을 거장 반열에 올려놓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심미적인 영상에서 촌스러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노란 가발과 선글라스, 붉은 립스틱을 바른 마약 중개상 역의 린칭샤(林靑霞), 사연 많아 보이는 표정으로 모성애를 자극하는 실연남 량차오웨이(梁朝偉)의 연기는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최근 1990년대 한국 드라마도 다시 찾아보고 있다. ‘목욕탕집 남자들’ ‘웨딩드레스’ ‘순수’ ‘느낌’ ‘프로포즈’…. 왕년의 신세대 스타 김희선 류시원 명세빈을 비롯해 고인이 된 김무생 등 원로 배우들의 연기까지 20여 년의 시간차를 뛰어넘어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좋은 작품은 유통기한이 없다. 20년, 30년이 지나도 시대의 간극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선 시공간을 무의미하게 만든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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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 라이브 방송, 빛과 그림자

    스타부터 일반인까지 1인 일상 방송 시대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일상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라이브 방송’이 인기다. 1인 방송시대를 열었던 아프리카TV보다 더욱 간소화된 방송 플랫폼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라이브 방송’ 버튼만 누르면 SNS 계정 팔로어들과 실시간 소통하는 생방송이 가능하다. 우선 연예인들의 라이브 방송이 화제다. 지난달 그룹 ‘FT아일랜드’의 멤버 이홍기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배우 한보름과의 결별 소식을 깜짝 고백했다. 그는 지인들과 술자리를 갖던 중 즉흥적으로 진행한 방송에서 “난 혼자다. 슬프다.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밝혔다. 가수 이효리도 컴백을 앞두고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즐기고 있다.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기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방송하거나 화장기 없는 수더분한 모습으로 앨범 작업실의 일상을 전하는 식이다. 연예인뿐만 아니다. 운동으로 50kg을 감량해 화제가 된 유명 트레이너 김주원, 쇼핑몰 모델로 연예인 못잖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임블리’ 등 인터넷 스타를 비롯해 일반인의 SNS 라이브 방송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작용도 적지 않다. 걸그룹 f(x) 출신 설리와 카라 멤버 구하라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주를 마시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팔로어 가운데 청소년의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취중 방송’은 여과 없이 방영됐다. 당시 방송을 시청한 팔로어는 1만4000여 명에 달했다. 외국은 더욱 심각하다. 두 달 전 미국에선 14세의 소녀 나키아 베넌트가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스스로 목을 매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생중계해 논란이 됐다. 지난해 말 조지아 주에 살던 케이틀린 니콜 데이비스(12)는 가족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며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인 라이브 미(Live.me) 생중계 방송을 통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을 40분간 방송했다. 이처럼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방송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지만 음란 및 불건전 요소를 규제할 방안은 전무한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SNS 라이브 방송이 방송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SNS 자체가 방송법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담당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디지털방송정책과 관계자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실시간 방송은 최근에 생긴 기능으로 관련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다”며 “내용상 유해물의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모니터링을 거쳐 사후 심의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의 경우 방영이 끝나면 SNS에 저장되지 않는 ‘휘발성’ 성격이어서 사후 심의가 쉽지 않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도 “SNS 라이브 방송은 사후 심의가 쉽지 않아 규제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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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당 폐지된 문화예술 사업 복원… 예술가 권익 강화 신규지원 확대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대책을 내놨다. 문체부가 9일 밝힌 대책의 골자는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폐지된 문화예술지원 사업 복원 및 신규 지원 사업 확대 △예술가 권익보장법 발의 △문체부 공무원 행동강령 개정 △예술지원기관 자율성 및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이다. 문체부는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폐지된 우수문예지 발간 지원 사업과 특성화 공연장 육성 사업, 공연장 대관료 지원 사업을 되살리기로 했다. 또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 지역 문학관 활성화, 영세 출판사 지원, 피해 출판사 도서 우선 구매, 공연 예술유통 지원 등 총 5개 지원 사업을 신설키로 했다. 문체부는 이들 사업의 복원과 신설을 위해 85억 원의 긴급 지원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 지역 독립영화관 건립 지원 등 블랙리스트의 영향을 받아 변칙적으로 개편된 일부 사업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개선안을 4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향후 특정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 사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 ‘예술가 권익 보장법’을 발의한다. 일명 블랙리스트 방지법이라 불리는 예술가 권익 보장법에는 예술의 자유 침해 금지, 예술지원의 차별 금지, 예술사업자의 불공정 행위 금지 원칙이 명시되고 표현의 자유 침해, 예술지원 차별 및 심사 방해 등의 위반 사항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이 담긴다. 이 법에 따라 예술가권익위원회가 구성되고, 위원회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감시하고 처벌을 요청하는 역할을 한다. 문체부는 부처 공무원의 행동강령도 다음 달까지 개정할 방침이다. 개정안에는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해도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는 보호 규정과 직무 수행 과정에서 특정인을 차별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 추가된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검열 실행 기관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됐다. 이들 기관은 현재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문체부 장관이 위원 및 위원장을 임명하는 방식이지만 앞으로는 위원장 호선제 등이 도입된다. 김영산 문화예술정책실장은 “문체부는 예술행정 전반에 걸쳐 지원은 하되 간섭은 최소화하는 원칙을 확립하고 향후 문화예술정책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반 제도와 절차를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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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객엔 정보, 공연계엔 짭짤한 수입… 프로그램북의 세계

    연극, 뮤지컬 공연의 기념상품(MD) 중 독보적인 판매량을 보이는 ‘효자’ 상품은 단연 프로그램 북이다. 공연 길잡이로 통할 만큼 작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수록돼 있기 때문이다. 연극, 뮤지컬 프로그램 북은 장르에 따라 구성의 차이를 보인다. 연극 프로그램 북은 사진보단 텍스트 비중이 큰 편이다. 작품의 이해를 돕는 전문가 및 연출가, 제작진의 글과 출연 배우의 프로필 등이 담긴다. 가격대는 3000∼5000원 선이다. 특히 국립극단 프로그램 북은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성비 갑’으로 꼽힌다. 작품 정보와 기본적인 줄거리, 평론가 및 학자들의 작품 분석 글, 연출 및 배우 인터뷰, 무대 및 의상 디자인 스케치 등이 빠지지 않고 실린다. 국립극단 지민주 PD는 “지난해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아버지’와 ‘어머니’는 노년의 심리 문제를 다룬 작품이라 심리학자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으로부터 노년 심리를 분석한 글을 받아 프로그램 북에 실었다”며 “연쇄살인범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로베르토 주코’는 실제 사건에 대한 이야기, ‘메디아’는 신화를 분석한 전문가의 글을 실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실제 동아연극상 대상작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프로그램 북 2500부가 전부 팔린 것을 비롯해 ‘갈매기’(2200부), ‘겨울이야기’(1200부), ‘시련’(2400부), ‘문제적 인간 연산’(2700부), ‘리어왕’(2300부) 공연 프로그램 북도 매진 기록을 세웠다. 뮤지컬 프로그램 북은 ‘화보집’에 가깝다. 배우와 화려한 무대, 공연 장면 사진 위주다. 가격대는 1만∼2만 원 선. 뮤지컬 ‘보디가드’의 프로그램 북을 기획·제작한 랑의 조수곤 과장은 “배우와 공연 장면 위주의 사진뿐 아니라 해외에서 들어온 라이선스 작품은 해외 매체의 리뷰와 프로덕션 관계자들의 작품 분석, 한국 제작진의 소개 글 등을 함께 배치한다”고 했다. 사진이 많이 사용돼 사진 선택도 여러 단계를 거친다. 사진작가가 배우당 200∼300장의 사진을 골라 기획자에게 전달하면 기획자는 그중 50∼100장을 추린다. 이후 배우와 소속사에서 선택한 사진을 바탕으로 프로그램 북이 구성된다. 프로그램 북 사진 구성을 놓고 배우 사이에 웃지 못할 ‘신경전’도 벌어진다. 한 공연 관계자는 “같은 배역에 더블 캐스팅된 배우들 사이에선 누가 더 비중 있게 프로그램 북 사진이 실리느냐를 놓고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연극계 사정도 비슷하다. 한 관계자는 “비슷한 인기도의 배우들이 한꺼번에 출연해 프로그램 북의 사진 컷 수를 배우별로 동일하게 넣었다”고 귀띔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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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먼 인 컬처]중견 여배우는 왜, 좋은 엄마-억척 아내로 복귀하는가

    《1990년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이름을 날린 ‘언니들’이 대거 TV 드라마로 복귀하고 있다. 지난해 ‘칸의 여인’ 전도연(44)이 11년 만에 tvN 드라마 ‘굿 와이프’에 출연한 데 이어 한류열풍 1세대 이영애(46)가 12년 만에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로 돌아왔다. 동료 배우 장동건과의 결혼으로 화제를 뿌렸던 고소영(45)도 10년 만에 복귀해 드라마 ‘완벽한 아내’에 출연 중이다. W.I.C(우먼 인 컬처)요원 에이전트 35(김정은)·에이전트 31(장선희)·에이전트 9(이지훈)는 궁금해졌다. 이들 여배우는 왜 죄다 10여 년 만에 TV 드라마로 복귀하면서 ‘억척 아내’ 아니면 ‘좋은 어머니의 표상’ 캐릭터로 복귀하는지….》  요원들은 사실 이들의 캐릭터가 그리 마음에 들진 않는다. ‘무능력’ ‘무관심’ ‘외도’를 필수 옵션으로 장착한 남편 앞에서 이들은 ‘굿 와이프’ ‘완벽한 아내’ ‘사임당’을 자처하고 있으니까. 상황은 다르지만 하나같이 캔디처럼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오히려 궂은 현실에 억척같이 맞서는 캐릭터들이다. 20대에 제아무리 잘나갔던 여배우더라도 ‘경력 단절의 공포’는 이토록 무서운 걸까. 20년 전엔 젊음을 바탕으로 한 진취적인 여성을 연기했다면, 40대 중년 여성이 된 현실 앞에선 억척 아줌마 캐릭터가 정말 최선일까. 전문가 그룹에 자문을 했다. 그중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의 답변이 가장 설득력을 지닌 듯하다. “20대 여성에게 남편의 존재는 여성의 매력을 설명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해요. 반면 40대 중년 여성에게 안정적인 남편이나 멋진 애인이 있다는 건 여성 스스로의 매력을 입증하는 방법 중 하나죠. 우리 사회의 일종의 고정관념이랄까요.” 40대 여성을 연기해야 하는 여배우 입장에선 남편이란 옵션은 캐릭터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란 설명이다. 한국 사회에서 중년 여성에게 요구하는 여러 기대치 중 하나가 바로 누군가의 ‘아내’ ‘엄마’이기 때문이다. 음…. 그렇다면 좀 더 ‘화려한’ 아내, 엄마 캐릭터일 수는 없을까. “3040 여성들에게 ‘워너비’ 스타였던 여배우들이잖아요. 20대 여배우만 로맨스 장르를 연기하고, 40대 중년 여배우는 억척 아줌마 역할에 머물러야 하나요?”라고 여기저기 물었다. 여기저기서 “거 참, 뭘 모르신다’라는 반응이 몰려 왔다. 전문가들은 40대 여배우들이 기존의 이미지를 버리고 억척 아줌마 캐릭터를 선택하는 이면에는 전략적 판단이 숨겨져 있다고 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 PD 발언을 전한다. “40대 여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울 때 독립적인 여성으로 그리려면 ‘골드미스’라는 뻔한 소재를 써야 해요. 하지만 엄마, 아내 역할로 풀어나가면 스토리가 풍부해지죠. ‘찌질’하고 나쁜 남편 캐릭터가 억척스러운 아내 캐릭터를 빛나게 해주는 거죠. 제작사나 배우 모두에게 윈윈이죠.” 10년간의 공백 동안 이들이 주로 CF 모델로 활약하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한 것도 억척 캐릭터라는 승부수의 한 이유라는 분석도 있었다. “오랜 공백기가 있었더라도 사람들 인식 속엔 여전히 톱스타예요. 시청자들이 쉽게 감정 이입할 수 있는 대상이 돼야 하는데 아무래도 아내, 엄마 역할이 그런 점에선 쉽죠.”(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또 다른 반론들도 나왔다. “여배우들이 언제까지 산소 같은 여자로만 ‘소비’돼야 하냐” “과거와 달리 직장과 가정 모두 충실하게 꾸려가는 진화한 아줌마 캐릭터는 배우와 시청자 모두에게 매력적”…. 반면 직장인 김민주 씨(43)도 ‘완벽한 아내’에 대해 “배우 고소영 하면 워낙 1990년대 톡톡 튀는 세련된 도시 여성 이미지가 각인돼 있어서인지 좋은 연기를 선보였지만 어색했다”고 했다. 실제 이 드라마의 27일 첫 회 시청률은 3.9%(닐슨코리아)로 저조했다. 이영애의 ‘사임당…’도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인 ‘김과장’에 시청률 1위 자리를 몇 주째 내주고 있다. 40대 여배우가 40대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뭐가 어색하느냐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의 모습에 대한 추억과 환상 때문일까, 못내 아쉽다. 자, 현재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걸그룹 트와이스, 아이유가 20년 뒤 트로트를 부르거나 억척 아줌마로 나오면 어떨까.김정은 kimje@donga.com·장선희·이지훈 기자  }

    • 201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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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호상 극장장 “한국의 혼 듬뿍 담긴 콘텐츠 만들 것”

    “한국의 혼을 담은 극장에서 국민의 정서가 듬뿍 밴 콘텐츠를 만들 계획입니다.” 올해 3년 연임에 성공한 안호상 국립극장장(58)은 27일 본보와 만나 “내년 1월부터 해오름극장을 리모델링하고, 지방 예술단체와의 공동 제작을 주요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1973년 개관한 국립극장은 당시 최신식이던 일본 국립극장을 벤치마킹해 가부키 공연에 적합한 가로가 긴 무대로 지어졌다. ‘하나미치(花道·중앙무대 양끝에 객석까지 연결된 좁은 무대)’라는 가부키 무대 양식도 왜색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23m의 가로 무대는 17m로 줄이고, 무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후면부를 깊게 팔 계획이다. 시야 확보를 위해 객석 간 경사도도 높일 예정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공채 1기 출신인 안 극장장은 예술 경영 1세대 대표 주자로 꼽힌다. 지난달 1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안 극장장에 대한 연임을 발표하면서 그는 세 번 연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현 정권 들어 국립오페라단, 국립극단 등 예술단체의 수장이 새로 임명될 때마다 문화계에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세 번 연임되는 과정에선 특별한 반대 여론이 없었다. 안 극장장은 “레퍼토리 시즌제(연간 공연을 미리 정하고 티켓 판매)의 성공과 전속 단체의 체질 개선, 공연 프로그램의 획기적 변화”를 비결로 꼽았다. 실제로 공연계에선 ‘국립극장은 안 극장장 취임 전과 후로 나뉜다’는 평가가 적잖게 나온다. 그가 취임한 뒤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하면서 기획 공연 수는 이전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 ‘티켓 판매 저조’라는 고질병을 앓던 전속 단체(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도 변했다. 이전과 달리 해외 유명 무용가, 연극·영화 등 타 장르 연출가, 패션디자이너 출신 연출가와의 협업을 이어 갔다. 입소문이 나면서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무용 ‘향연’ ‘회오리’ 등 전석 매진을 기록한 스테디셀러 작이 다수 배출됐다. 안 극장장은 “관객이 늘면서 공연도 더 늘었고, 전속 단체 단원들 역시 번갈아 가며 주역을 맡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졌다”며 “유럽에 이어 영미권 국가 페스티벌 측에서도 국립극장 전속 단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며 국립극장의 세계화에도 힘쓸 것을 다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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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정국에… 헌재-대법원-행정부 곳곳 인사공백

    탄핵 정국의 여파가 사법부와 행정부 곳곳의 인사 공백 사태로 번지고 있다. 27일 이상훈 대법관(61·사법연수원 10기)이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데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헌법재판소에 이어 대법원도 재판부 일부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대법관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정지로 후임 인선 절차가 보류되면서 이 대법관은 후임자 없이 대법원을 떠나게 됐다. 이 대법관의 퇴임식은 2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 2층 중앙홀에서 열린다. 후임 인선이 늦어져 일시적인 대법관 공백이 발생한 적은 있지만 대법관 퇴임 이전에 후임 인선 절차 자체를 시작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관 임명 절차에는 통상 2개월이 소요된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 천거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 3, 4명을 대법원장에게 추천하고, 대법원장이 후보자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해 대통령이 수용하면 국회에서 해당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본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순이다. 대법원은 이 대법관의 퇴임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후임 인선 절차에 들어가려 했으나 박 대통령이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되자 후임 인선을 보류했다. 대법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법관 임명의 권한까지 행사할 수 없다는 법조계와 학계 다수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법관 장기 공석에 따라 연간 4만여 건의 상고심 사건을 처리하는 대법원의 업무 적체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대법관 공백 상태가 최소 2개월에서 더 늦춰질 수도 있는 상황. 또 박병대 대법관의 임기가 6월 1일 끝나기 때문에 대법관 추가 공백 사태도 우려된다. 헌법재판소의 경우 박한철 전 소장이 1월 31일 퇴임해 ‘8인 재판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 3월 13일 퇴임 예정인 이정미 재판관 후임 인선 절차도 시작되지 않았다. 대통령 추천 몫인 박 소장 후임 인선뿐 아니라 대법원장 몫인 이 재판관의 후임 인선 절차가 탄핵심판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후임 지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일부 부처에서도 직무대행 체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조윤선 전 장관(51)이 구속되면서 1월 21일부터 송수근 1차관이 장관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장관은 공석이지만 문체부는 현재 송 권한대행과 행정고시 31회 동기인 유동훈 2차관이 함께 끌고 가는 구조다. 송 권한대행은 1차관 영역인 ‘예술’ ‘출판’ 등의 영역을, 유 2차관은 평창 겨울올림픽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또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말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58)이 퇴임하면서 석 달 가까이 이창재 차관이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문형표 전 이사장(61)이 구속된 뒤 이원희 이사의 이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정은 기자}

    •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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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창조-융합 이름만 삭제 체질개선 등 근본변화 없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2월 21일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전면 개편안’을 내놓은 지 2개월이 지났다. 23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 청계천로 CEL 벤처단지에는 문화창조융합본부(17층)와 42개 융복합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곳은 최순실 차은택 씨 등 비선 실세 국정 농단의 현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개편안이 나왔지만 큰 변화는 없다는 게 현장 반응이다. 주요 프로젝트에서 융복합 등의 ‘금기어’가 빠졌지만 내용의 변화가 따르지 않아 ‘개명(改名)’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문체부가 지난해 말 국회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급하게 선언적인 차원의 개편안을 내놓았다”며 “당연히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는 1월 1일부터 ‘CKL 기업지원센터’로 이름을 바꾼 기존의 문화창조벤처단지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42개 입주 기업은 올해 말까지 CEL 벤처단지 11∼15층에 상주하며 지원을 받는다. 입주 기업들의 지원 계약이 끝나는 올해 말 이후 2018년부터의 운영 방침은 오리무중인 상태다. 인재 육성 거점 사업이었던 문화창조아카데미 사업 역시 콘텐츠인재캠퍼스로 개편해 다음 달 홍릉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하드웨어의 변화만 예고됐을 뿐 소프트웨어의 체질 개선책은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 이처럼 콘텐츠 산업 지원 개편안이 오리무중에 빠진 배경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정권 교체 가능성을 꼽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따라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콘텐츠 산업 개편안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CKL 기업지원센터 등의 실질적인 운영 주체인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도 “콘텐츠 사업 대부분이 정책 사업이기 때문에 차기 정권에서 어떻게 결정할지에 따라 존폐가 정해질 수 있어 상황을 보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문체부는 개편안을 발표한 지 3개월이 지난 다음 달 콘텐츠 산업 개편과 관련한 전문가 컨설팅을 의뢰할 방침이다. 문체부 문화산업정책과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를 참고해 4월 말∼5월 초까지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사업의 비선 실세 개입이라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어떤 정권에도 휘둘리지 않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치집단이나 이익집단이 아닌 공익 추구에 우선적 가치를 두는 민간 전문가, 4차 산업혁명 유관기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래 먹거리 산업인 콘텐츠 산업 개편 방안의 총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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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에 본 공연-영화 티켓, 책으로 바꿔가세요”

    “2월 공연, 영화 티켓 버리지 말고 책으로 교환하세요.” 공연, 전시, 영화를 본 뒤 관람권을 가져오면 책으로 교환해주는 ‘도깨비 책방’이 22일부터 25일까지 운영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월 ‘문화가 있는 날’ 행사로 전국 6개 지역 7개 문화예술시설에서 도깨비 책방을 운영한다. 도깨비 책방에서 교환해 주는 도서는 송인서적 부도로 100만 원 이상의 피해를 본 1인 출판사들이 발간한 책들이다. 500여 종의 책 총 4만 부가 배포되며, 해당 도서 목록은 지역 서점 포털 서비스 ‘서점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21일 “서적 도매상인 송인서적 부도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출판사들을 지원하고 문화예술 소비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이벤트”라며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주관하고 산하 지역 조합들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도깨비 책방이 개설되는 전국 7개 문화예술시설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과 대학로 한국공연예술센터 씨어터카페, 부산 남포동 메가박스 부산극장, 광주 메가박스 전대점, 대전예술의전당, 전북 전주 서신동 롯데시네마, 대구 대구백화점 야외무대다. 도깨비 책방 현장 교환은 물론이고 ‘서점온’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도서 교환을 신청할 수 있다. 배송료는 무료다. 공연, 영화, 전시 유료 티켓에 한해서 티켓 1장당 도서 1권을 교환해 준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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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라스’의 생명력… “일희일비 말아요 제발”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를 보다 MC들의 클로징 멘트가 귀에 꽂혔다.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 2006년 7월부터 10년 넘게 롱런한 장수 프로그램 치곤 절박한 멘트 아닌가. 방송 초기만 해도 ‘라디오 스타’의 분량은 10분 남짓이었다. 방송인 강호동이 메인 MC로 나선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의 끝자락에 낀 자투리 코너에 불과했다. 시청률에 따라 없어질 수도 있는, 풍전등화의 신세였다. 그래서 방송 말미의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 이런 멘트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었다. 10년이 지난 요즘 상황은 역전됐다. 메인 코너였던 ‘무릎팍 도사’는 폐지된 반면 ‘라디오 스타’는 단독 프로그램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500회 방송에선 안주인이었던 ‘무릎팍 도사’의 멤버 강호동 유세윤 등을 게스트로 초대했을 정도다. 라디오 스타의 생존력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눈앞의 어려움에 일비일희 할 것 없다. 길게 보고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짜 승리자가 아닐까.’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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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 송인서적 부도사태 예방 출판 유통 선진화 시스템 구축”

    정부가 출판 유통 선진화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출판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 기금을 늘리고, 2014년 도입된 도서정가제는 보완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2018년은 ‘책의 해’로 지정해 민관 독서 캠페인 등을 펼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6일 ‘출판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2017∼2021년)을 발표했다. 올 1월 송인서적의 부도 사태로 드러난 출판 거래의 불투명성과 불합리한 거래 관행을 근절할 수 있는 유통 선진화 전략이 핵심이다. 문체부는 도서 발간부터 서점별 도서 재고 및 판매량, 신간 정보 등 관련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출판정보 관리체계를 일원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분산된 서점 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POS),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서지정보시스템, 오닉스(ONIX·국제 도서정보교환 규약) 기반 출판유통정보시스템을 통합한다. 또한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이 운영하는 출판기금을 확충하고, 장기적으로는 북펀드 등 별도의 출판 산업 펀드 조성도 지원할 방침이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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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의 문장-타기팅-가독성, 웹툰 성공의 키포인트”

     “웹툰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하나의 문장’, ‘타기팅(Targeting)’, ‘가독성’이 성공의 핵심 키워드입니다.”(김준구 네이버 웹툰 대표) 웹툰 ‘마음의 소리’의 노란 머리 캐릭터, ‘외모지상주의’의 노란 머리 등 유명 웹툰 악당 캐릭터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김준구 네이버 웹툰 대표(40·사진)가 2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cel 스테이지에서 크리에이터 지망생 180명 앞에 섰다. 180명의 청년들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 사업 프로그램을 수료한 인재들이다. 지난해 4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이들은 8개월간 멘토링 과정을 거쳤다. 올해로 6년째 진행된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 사업은 신인 창작자를 양성하고 창작 작품의 기획, 제작, 유통 과정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날 김 대표는 웹툰 제작의 키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김 대표는 “웹툰이 성공하려면 한 타이틀(회차)이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자들은 웹툰을 읽고 한 회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받아들여요. 그래야 콘텐츠에 대한 충성도가 생깁니다. 궁극적으로는 웹툰 작품 자체가 한 문장으로 정의될 수 있어야 해요.” 김 대표가 강조한 두 번째 포인트는 주요 독자층에 대한 ‘타기팅’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 웹툰을 보는 사람들은 1700만 명에 달한다”며 “10대 남성, 20대 여성 등 핵심 독자층을 타깃으로 해야 대중적인 작품으로 성장할 수 있다. 독자 타기팅 없이 성공한 작품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수월하게 잘 읽혀야 한다는 ‘가독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의 특강이 끝난 뒤에는 ‘머털도사’의 만화가 이두호, 웹툰 ‘닥터 프로스트’의 작가 이종범 씨, 레진코믹스 김준협 손승연 PD의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이종범 작가는 “1년 시즌제 웹툰을 그리기 위해서 평균 1년 6개월가량 취재 기간을 갖는다”며 “취재 과정에서 얻은 것 가운데 10% 정도 웹툰에 담는다”고 전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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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어떻게?]‘돌아온 햄릿’ 지방문화 살리기 두 팔 걷었다

     “장관 퇴임하고 난 뒤에는 오롯이 연극 속에 살고 있어요. 문화적으로 소외받는 지방무대를 찾아가는 문화운동을 더욱 활발히 하고 싶습니다.” 최근 만난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6)의 말이다. 그는 문화행정가로 살아온 8년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 무대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전석 매진을 이끈 연극 ‘햄릿’에선 생애 여섯 번째 햄릿을 맡았고, 연말에는 자신처럼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장남 남윤호(33)와 함께 출연한 연극 ‘페리클레스’에서 1인 2역을 맡아 해설자와 늙은 페리클레스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유 전 장관은 “처음 연기를 배울 때부터 철저하게 기본에 집착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배들에게도 늘 ‘기본기’를 강조해 왔고, 작품 출연이 결정되면 철저한 자기 관리 모드로 들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과거의 엄청난 실수가 계기가 됐다.  “1980년대 초반이었어요. 젊음을 믿고 공연 전날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춤추고…. 정신을 놓았던 적이 있죠. 헌데, 그 대가가 너무 혹독했습니다. 목이 쉬어서 목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더군요. 공연이 사흘이나 남았었는데…. 그날 이후 저는 작품을 시작하면 고행의 길을 걸어요.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늘 좋은 컨디션으로 무대에 서자는 철칙을 지켜가고 있죠.” 그는 다시 배우로 돌아온 삶에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아직도 연기하고 싶은 작품이 참 많아요.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아직 할 게 많이 남았고, 최인호 윤대성 오태석 선생의 보석 같은 옛 작품들도 욕심이 나요. 과거 ‘문제적 인간 연산’으로 호흡을 맞춘 이윤택 연출이 사뮈엘 베케트의 ‘엔드게임’도 하자고 제안해 왔어요.” 유 전 장관은 서울 공연 외에도 지방의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 자신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홀스또메르’를 공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광주지역 연극인들과 함께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이 작품을 공연했고, 전남 목포에 있는 옛 조선내화 폐공장에서 연극 공연을 하기도 했다.  “40년 전에 지어져 다 쓰러져 가는 폐공장이었는데, 극단 유씨어터 단원들과 직접 무대를 만들었어요. 대도시의 좋은 극장보다 그곳에서 한 공연이 더 감동적이었죠. 연극을 생전 처음 봤다는 주민도 만났습니다. 앞으로 소외된 지역을 찾아 생생한 무대예술의 참맛을 보급하는 데 앞장서려고 해요.” 그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부터 3년간 문체부 장관직을 수행했다. 최근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홍역을 겪고 있는 문체부에 대해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땐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했어요. 이후 실체가 드러나고, 현장에서 일했던 문체부 실무 공무원들이 많이 희생돼 가슴 아픕니다. 누군가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위에서 내려오는 압력을 견제해줄 사람이 있어야 했는데 그런 사람이 없었다는 게 가장 안타까워요.” 유 전 장관은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문화’의 중요성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더 나은 미래를 볼 필요가 있어요. 국정 농단 사태 등의 부작용으로 국가경쟁력의 성장판인 문화 발전이 위축돼선 안 됩니다. 문체부는 인문정신 분야를 담당하는 부처인데, 국민들이 문화를 더 많이 향유할 수 있도록 공무원들이 그 토양을 닦아야 합니다. 그것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입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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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체부, 인적쇄신 차원 31명 인사 단행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일 인적쇄신 및 조직 재정비 차원에서 31명의 국·과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본보(1월 26일 A12면)와의 인터뷰에서 블랙리스트 업무에 반발하다 좌천된 인물로 꼽은 김상욱 전 예술정책관의 본부 복귀다. 그는 1년 6개월 만에 콘텐츠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외에도 지난해 3월 박민권 전 1차관 라인으로 분류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좌천 인사를 지시한 5명의 인사 중 한 명인 김근호 현대미술관 작품보존미술은행 관리과장의 본부 복귀도 눈에 띈다. 김 과장은 인문정신문화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반면 김종 전 2차관 라인으로 꼽힌 인사들은 문체부 산하기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상일 예술정책관과 윤양수 국제관광기획과장은 이번 인사에서 각각 산하기관인 국립국어원 기획연수부장과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정보이용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 국장과 윤 과장은 모두 한양대 출신으로 한양대 교수 출신인 김종 전 차관의 문체부 인맥으로 통한다. 김종 전 차관이 '체육계 대통령'으로 군림하던 2014년 우 국장은 체육국장을, 윤 과장은 스포츠산업과장을 맡았다. 우상일 국장과 함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집행한 김정훈 예술정책과장도 문체부 산하기관인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운영과장으로 인사 조치됐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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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스타 공무원의 조건

     “문체부 A 실장만큼 예술인을 도운 공무원은 없어요.” 공연계 인사가 최근 이런 말을 건넸다. 뜻밖이었다. 블랙리스트 파문 탓에 도매금으로 욕먹는 문화체육관광부 아닌가. A 실장은 공연계에서 ‘스타 공무원’으로 통한다. 문체부 예술국을 거쳐 간 공무원 가운데 유독 공연장을 자주 찾았고, 뒤풀이 자리에도 빠지지 않았다. 특히 재정이 어려운 민간예술단체일수록 법적 행정적 테두리 내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연계에서 그를 공무원이 아닌 예술인의 일원으로까지 여기는 이유다. A 실장이 호인(好人)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인사 운’도 크게 작용했다. 블랙리스트 광풍이 불던 2014∼2016년 그는 미국 내 한국문화원장으로 일했다. 동료들이 공무원이 아닌 ‘직장인’으로 살아갈 때, 해외에서 소나기를 피했다. 블랙리스트 업무를 담당했던 한 공무원의 고백이 떠오른다. “상사에게 이의 제기를 해도 윗선의 뜻이라며 아무도 나서주지 않았어요. 당장 관두지 못하니 따라야 했죠.” 어디 문체부뿐이랴….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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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먼 인 컬처]시어른이 업무분장표 만들어 역할 분담하니 “헬 명절, 아웃!”

    《 트랜스 인종 실험으로 외계인에서 지구인으로 변신해 멀쩡히 살아가던 에이전트 35(김정은 기자)가 본부의 명령으로 이달부터 외계인 무리에 합류했다. 지구인들이 설을 맞아 고향으로 뿔뿔이 흩어지던 지난 설 연휴, 별 HD164595 출신인 에이전트 35, 에이전트 31(장선희 기자), 에이전트 9(이지훈 기자)는 본부로부터 ‘한국 며느리들의 명절 신풍속도’를 파악해 보고하라는 명을 받는다. 서둘러 명절 대이동의 ‘핫스폿’으로 꼽히는 서울역에 집합한 세 명의 요원. 역사 내 커피숍에 쭈그리고 앉아 주변의 신혼부부부터 노년층 부부까지 그들의 명절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는데…. 》  ○ 명절 스트레스의 소멸 또는 진화, 정답은? 결혼 3년 차인 직장인 김민정 씨(35)는 명절 일주일 전부터 남편에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류의 유치한 질문을 늘어놓는다고 한다. 이게 웬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린가. 요원들이 알아본 김 씨의 남편 최모 씨(39)의 사연이다. “부모님이 5년 전 황혼 이혼을 하셨어요. 워낙 안 좋게 헤어지셔서 아직도 서로를 원수로 생각하시죠. 매번 명절 때마다 어느 집에 먼저 가느냐를 놓고 두 분이 신경전을 벌여요. 휴….”  꽤나 심각한 고민이다. 이들 부부의 거주지는 서울, 시아버지는 전북 김제에, 시어머니는 부산에 거주 중이다. 게다가 김 씨의 친정 부모는 강원 속초에 산다. “이번 설 연휴는 주말 끼고 고작 4일이었잖아요. 4일 동안 무려 전국 세 곳을 뛰었어요. 명절 때마다 무슨 ‘전투여행’ 하는 기분이에요.”(김 씨) 황혼 이혼이 늘면서 김 씨와 같은 사례는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주부들의 인터넷 사랑방으로 불리는 네이버 카페 ‘레몬테라스’ ‘맘스홀릭’ 등에선 양가 부모가 이혼해 명절 때마다 곤혹을 치른 후일담이 적지 않았다. 요원들이 지구인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 때 뜻밖에도 다른 사례를 만났다. 워킹맘 안초롱 씨(36)였다. 그는 “‘헬 명절, 헬 시댁’은 나와 상관없는 말”이라며 “시아버지 덕분에 명절 스트레스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그녀의 시아버지는 명절 때마다 ‘가족별 명절 업무 분장표’를 만든다. “시어머니, 저, 남편, 형님, 시아주버니 등에게 아버님이 각자 업무를 배정해 주세요. 아들 며느리 시부모 너 나 할 것 없이 똑같이 각자 하나씩 일을 하다 보니 불만은 없어요.” 이쯤 되니 요원들은 헷갈린다. 과거 기록상 단순히 ‘시집살이’로 대표되던 명절 스트레스가 소멸되거나 한 단계 진화한 모양새다. 전문가의 분석이 필요했다.  김민정 씨의 사례에 대해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황혼 이혼 등으로 다양화된 가족 형태와 귀성이라는 옛 행동규범이 부딪히면서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가족 형태의 다양화는 어쩔 수 없는 추세다. 이에 맞는 규범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다문화센터 선임연구원은 안초롱 씨의 사례에 더욱 관심을 보였다. “전통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기성세대와 새로운 가족 역할을 요구하는 신세대 간의 역할 갈등이 여전히 팽배한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 단계를 뛰어넘어 서로 절충점을 찾아가는 수평적인 가정형태도 최근 들어 많이 늘었죠.”(홍승아)○ 시어머니 대신 시할머니 스트레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새롭게 등장한 명절 스트레스 증후군도 찾아볼 수 있었다. 주부 2년 차 이정연 씨(33)는 명절 때마다 시어머니가 아닌 시할머니 때문에 스트레스를 한 아름 이고 집에 돌아온다. “시어머니가 ‘웰컴 투 시월드’ 같은 프로그램을 즐겨 보신 뒤로 깨어 있는 시어머니를 자처하며 친구처럼 며느리를 대하려고 해요. 문제는 88세의 시할머니죠. ‘시부모 봉양을 잘해야 남편 일이 잘 풀린다’ ‘나 젊을 땐 시부모 그림자도 안 밟았다’ ‘나 죽기 전에 증손자 3명만 낳아주면 소원이 없다’는 말을 무한 반복하세요.”(이 씨) 음…. 외계인인 요원들이 느끼기에도 심각한 문제다. 이 씨에게 위로가 될까 싶어 충남대 가정의학과 김종성 교수팀이 대한가정의학지에 발표한 논문과 서울 영등포구에서 진행하는 ‘명절증후군 힐링 캠프 상담실’ 자료를 슬쩍 건넸다. “정연 씨, 김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기혼 여성이 명절에 받는 스트레스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만 달러, 우리 돈으로 1163만 원의 빚이 있을 때 느끼는 정도와 같다고 합니다. 명절증후군 힐링 캠프 상담실을 추천드려요.”(에이전트 일동) 김정은 kimje@donga.com·장선희·이지훈 기자}

    • 20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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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진짜 세상 배우려면 스타트업 도전을”

     “진짜 세상을 배우고 싶다면 안전한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을 선택하세요. 게임의 룰이 바뀐 지 오래입니다.” 스타트업 ‘오이씨(OEC)’는 지난해 5월부터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진행하는 ‘스타트업-인재 매칭 지원사업’의 주관기업으로 참여 중이다. 오이씨는 일종의 스타트업계 헤드헌팅 업체.  장영화 오이씨 대표(45)는 지난 9개월간 일자리를 구하려는 청년 구직자 79명을 인재를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과 연결해 줬다. 그는 부모님들과 달리 자기 주도적 삶을 살아온 젊은 세대들에게 안정적인 대기업이나 전문직보다 성장 가능성이 크고 기회의 문이 넓은 스타트업에 도전하라고 추천한다. 진짜 세상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괜한 호언이 아니다. 장 대표 스스로가 이를 증명하는 삶을 살고 있어서다. 장 대표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법무법인 다산에서 잘나가는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8년 돌연 사표를 내고 스타트업 창업에 나섰다. 그는 “로펌에서 주로 중소기업 채권채무 관련 소송을 담당했는데 분쟁을 해결하는 변호사보다는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스펙보다는 경험을 어필하라 1월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천로에 있는 오이씨 사무실에서 만난 장 대표는 스타트업 경력직 취업을 원하는 대기업 사원과 전화 상담 중이었다. 삼성전자에서 5년간 근무했다는 구직자는 대기업 근무 경험을 살려 전자산업 콘텐츠 제작과 관련한 스타트업 취업을 희망했다. 장 대표는 “스타트업 취업에 있어선 대기업 근무 경험은 2년 이내가 좋다”고 했다. 5년 정도 근무하면 시쳇말로 ‘대기업 물’이 들었을 가능성이 높아 스타트업 기업 입장에선 채용을 꺼리는 편이라는 게 이유다. 장 대표가 꼽은 스타트업 인재상은 대기업이나 공직사회가 원하는 것과는 180도 달랐다. 장 대표는 “최근 한 스타트업은 구직자의 학점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채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학점이 성실함을 대변하는 잣대가 되기는 하지만 폭넓게 사고하거나 도전정신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며 “높은 학점은 스타트업 취업 시장에선 오히려 독”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자기만의 소신을 갖춘 개성과 창업동아리 활동 및 창업 경진대회 실적 등 관련 분야의 경험이 스타트업 인재 채용의 주요 요소라고 했다. 협력할 수 있는 공감능력이나 배려심도 장 대표가 중요하게 여기는 스타트업 인재의 덕목이었다.  장 대표는 스타트업 취업 합격의 열쇠로 ‘면접’과 ‘포트폴리오’를 강조했다. “스펙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면접에서 구직자가 얼마나 해당 스타트업과 결이 맞는 인재인지 증명하는 게 관건이에요. 특히 개발자나 디자이너의 경우 면접과 함께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죠.”○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라 장 대표는 스타트업 인재 매칭의 성공 사례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눠 설명했다. 하나는 명문대 출신, 다른 하나는 고졸 출신이었다. 명문대 출신의 경우 스펙에 맞춰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장 대표는 작년 2월에 고려대 공대를 졸업한 A 씨(26·여)를 예로 들었다. 어릴 때부터 여행을 좋아했던 A 씨는 관련 비즈니스에 관심이 컸다. 변호사인 아버지와 치과의사인 어머니는 스타트업에 취업하겠다는 딸의 결정을 극구 반대했다. A 씨는 부모의 반대를 뿌리치고 결국 같은 해 4월 여행 스타트업인 ‘마이 리얼트립’에 취업했다. 장 대표는 “업무력이 뛰어나 만족도가 상당하다고 한다. 취업 1년여 만에 한 달간의 유럽 출장이 잡혔다며 좋아하더라”고 전했다. 학력과 스펙의 벽에 가로막혀 대기업에는 원서조차 내지 못했던 고졸 출신 학생들도 스타트업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경우가 꽤 많다. 평등한 구조인 스타트업에선 고졸 사원들이 대졸 출신 사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뽐낼 여건이 된다. 장 대표는 “태도 면에서 고졸 사원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아 회사와 취업자 간 시너지 효과가 큰 편”이라고 했다.○ 20명 내외 스타트업부터 시작하라 장 대표는 현재 100여 개의 스타트업과 제휴를 맺고 있다. 등록된 스타트업 취업 인재 풀도 350여 명에 달한다. 장 대표는 “많은 구직자들이 ‘배달의 민족’ ‘미미박스’ 등 유명한 스타트업 취업을 원하지만 추천하는 스타트업은 실력을 갖춘 인재 20명 안팎이 근무하는 작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구직자 입장에서 가장 많이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장 대표는 또 스타트업 취업 희망자들에게 “스타트업을 대기업 취업 실패 시 선택하는 최후의 보루로 절대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유능한 인재들이라면 자기의 실력을 맘껏 발휘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도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인재 채용에 나선 스타트업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일단 인재 풀의 공유가 첫 번째다. 스타트업 채용은 수시로 이뤄지기에 기업마다 지원자 풀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다른 스타트업 기업과 인재 풀을 공유해 인재 채용의 파이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직자들에게 합격 여부를 최대한 빨리 알려 ‘희망고문’ 시기를 단축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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