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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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광영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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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10-24~2024-11-23
칼럼100%
  • “어디서 와서 ×랄이야, 나 참”… 민노총 대변인, 본보기자에 폭언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48)이 14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취재하던 동아일보 기자에게 욕설을 하며 취재를 막았다. 정 대변인은 이날 오전 1시 40분경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13층의 민노총 기자회견장 앞에서 본보 김모 기자에게 “어디서 와서 ×랄이야”라며 폭언을 했다. 김 기자는 이날 민노총의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 철회 여부 결정 결과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실에서 8시간가량 대기하다 결과 발표를 듣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정 대변인은 회견장 입구에서 김 기자의 소속을 확인한 뒤 “당장 나가요, 당장”이라고 언성을 높인 뒤 다른 기자들에게 “동아일보 기자가 나가기 전까지는 브리핑 못합니다”라고 말했다.김 기자가 회견장에 들어가지 않고 발길을 돌리려 하자 정 대변인은 김 기자 뒤에 대고 “어디서 와서 ×랄이야. 나 참”이라고 했다. 민노총은 기자실 등에 동아 조선 중앙 등 일부 언론사의 취재를 금한다는 내용의 벽보를 붙여 놓고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정 대변인은 민노총 산하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사무처장과 정책실장을 지낸 뒤 2010년부터 민노총 대변인 겸 홍보실장을 맡고 있다. 1989년 대한통운에 입사해 일하다 1995년 해고됐고, 2003년 화물연대 파업으로 구속된 바 있다.민노총 관계자들은 과거에도 욕설과 폭언으로 여러 번 물의를 빚었다. 민노총 전주시내버스 조합원들은 4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버스기사 파업 문제를 해결하라”며 극장 주변에 있던 시민에게 폭언을 했다. “극장에 뱀과 쥐를 풀어 놓겠다”는 협박도 했다. 배종배 민노총 부위원장은 1999년 12월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을 맡은 강원일 특별검사를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아, 네가 특검이냐”라고 욕설하기도 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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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형 구형 모든 성범죄자 보호관찰 청구”

    최근 발생한 ‘통영 여아 살해사건’의 범인 김점덕은 2005년 강간 상해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뒤 2009년 출소 후 어떤 관리도 받지 않다가 올 7월 한아름 양(7)을 무참히 살해했다. ‘제주 올레길 살해 사건’의 범인 강성익도 2008년 특수강도미수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출소했다가 살인범이 되어 세상에 나타났다. 이들은 재범 가능성이 높은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과 감독 시스템이 없는 ‘사회 안전망의 빈틈’에서 자라난 범죄자들이다. 제2의 김점덕과 강성익을 방지하기 위해 법무부가 연간 1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재범 고위험군 성폭력 범죄자에 대해 형기가 끝난 후에도 보호관찰을 받도록 ‘형기종료 후 보호관찰 제도’를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법무부는 실형 이상을 구형하는 모든 성범죄자에 대해 보호관찰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인 ‘특정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을 전면 개정하기로 했다. 또 성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강력범죄인 살인과 미성년자 유괴범죄에 대해서도 형기 종료 후 보호관찰 청구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동안 형기 종료 후 보호관찰은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자에 대해 부착기간에만 적용되거나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2년에서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에만 적용됐다. 이 때문에 성폭력이나 살인 등 강력범죄자들이 만기 출소했을 때 이들을 관리감독하지 못하는 ‘빈틈’이 생겨났던 것. 법률이 개정되면 검사는 실형 구형이 가능한 성범죄자들에게 ‘전자발찌 부착’이나 ‘형기 종료 후 보호관찰’을 판사에게 청구하게 된다. 2010년 성폭력범 등 실형선고 현황 기준에 비춰 보면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선고받지 않아 형기 종료 후 관리와 감독에서 멀어졌던 1025명이 보호관찰 제도를 통해 관리감독을 받는 길이 열리게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재범 위험성이 낮고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한 수감자들은 가석방 하면서 보호관찰을 실시하는 반면 죄질이 나쁘고 재범 위험성이 큰 범죄자들은 관리하지 못하는 모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확대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보호관찰 인력도 상응하는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보호관찰 인력 1명이 160여 명을 관리해야 해 선진국의 경우(1인당 관리 대상 40∼50명 수준)보다 턱없이 인력이 부족하다. 또 검찰의 보호관찰 청구를 법원이 적극 승인해줘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이날 법무부는 권재진 법무부 장관(사진)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추진해온 과제를 점검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법무부는 행정소송법도 전면 개정하기로 했다. 특히 행정기관이 국민의 각종 신청을 위법하게 거부하고 방치할 때 법원 판결로 이행을 요구할 수 있는 ‘의무이행소송’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예상될 경우 행정행위를 사전에 하지 못하게 막아 달라는 소송 형태인 ‘예방적 금지소송’도 도입하기로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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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텐트서 자고 출근… 마트서 어슬렁… 찜질방서 올림픽 응원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이마트 지하 1층. 트레이닝복이나 반바지를 입은 50, 60대 남성 10여 명이 신선식품 판매 코너를 배회하고 있었다. 이들은 쇼핑카트도 없이 맨손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틈틈이 시식코너에서 음식을 집어 먹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모 씨(59)는 “몇 년 전 명예퇴직을 해 요즘같이 더우면 마땅히 갈 곳이 없다. 카페에 가면 뭐라도 하나 시켜야 하고 은행에 가도 청원경찰 눈치를 봐야 하는데 마트는 다 ‘어서 오십시오’ 하니까 부담 없이 땀을 식히고 갈 수 있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폭염이 바꾼 여름 풍속도 워낙 폭염이 심해지면서 은행, 백화점 등 예년의 ‘도심 피서지’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있다. 은행 등은 정부의 절전대책에 따라 26도 실내온도를 지키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 대신 이번 여름엔 대형마트 내 신선식품 코너가 각광받고 있다. 냉장고가 몰려 있고 신선도 유지를 위해 온도를 다른 물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보다 낮게 유지하기 때문이다. 더위로 인한 갈증을 달래줄 수 있는 생수나 수박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수박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9% 증가했다. 생수와 아이스박스 매출도 각각 29.9%와 71.7% 늘어났다. 동네 슈퍼마켓에서는 오후 6시가 지나면 생수나 과일이 모두 동나 그 이후에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가게 주인들은 “예전엔 생수 한두 통씩 사거나 6개들이 묶음으로 사던 사람들이 요즘에는 10개 이상씩 주문한다”며 “수박을 찾는 손님도 평소보다 2, 3배 많아져 한나절이면 다 팔린다”고 전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 있는 한 찜질방은 폭염이 시작된 뒤 갑절가량 손님이 늘었다. 냉방시설도 잘 갖춰졌고 벽을 온통 얼음으로 둘러싼 ‘아이스방’ 등에서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다. 가족끼리 찜질방 피서를 즐기는 김정훈 씨(51)는 “집 안에서 에어컨을 계속 틀면 전기료도 부담되는데 찜질방 사우나의 시원한 냉탕에서 몸을 식히고 찜질방에 있는 초대형 텔레비전으로 올림픽 경기도 시청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도심 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밤을 보낸 뒤 아침에 회사로 가는 ‘텐트 출퇴근족’도 등장했다. 회사원 조모 씨(31)는 “하루 종일 아파트가 달궈져 밤이 되면 바깥에 나와 있는 것이 집 안에 있는 것보다 더 시원하다”며 “지난 일요일에는 한강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잔 뒤 아침에 샤워만 집에서 하고 출근했다”고 말했다.○ 불청객 태풍이 그립다 폭염에 질린 시민들은 북상 중인 태풍을 응원하는 분위기다. 주말경 제11호 태풍 ‘하이쿠이(HAIKUI·중국어로 말미잘이라는 뜻)’의 영향으로 비가 내린다는 기상청 예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1994년 사상 최악의 폭염 때도 태풍 ‘월트(WALT)’, ‘브렌던(BRENDAN)’이 잠시 더위를 식히는 ‘효자’ 노릇을 한 적이 있다. 직장인 박선미 씨(35·여·경기 성남시)는 “비를 본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무더위만 계속된 것 같다”며 “태풍이 빨리 와서 비를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련 예보를 다룬 온라인 기사에도 ‘올림픽처럼 태풍 응원하는 것은 처음’, ‘바람은 불지 말고 더위 식힐 비만 오기를…’ 같은 내용의 댓글이 달려 눈길을 끌고 있다. 기상청은 하이쿠이가 8일 오후 중국에 상륙하면서 11일을 전후해 제주와 남해안에 비를 뿌릴 것으로 내다봤다.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도 약해져 주말경에는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의 평년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풍과 함께 불청객도 따라왔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남해와 제주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부산 해운대 등 일부 해수욕장에 이안류(역파도)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아졌다. 기상청은 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를 이안류 발생 위험단계로 보고 주의를 당부했다. 입추(立秋)이자 말복(末伏)이던 7일 서울지역 낮 최고기온은 35.0도까지 올랐다. 경기 이천은 35.9도, 강원 홍천은 36.3도, 전북 전주는 36.8도까지 기온이 올랐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최지연 인턴기자 이화여대 영문과 4학년  }

    • 201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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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차례나 신고 받고도 부실 대응… ‘용역폭력’ 뒷짐 경찰 중징계할 듯

    최근 경기 안산시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SJM에서 벌어진 노조원과 경비용역 간 폭력사태 때 경찰이 부실 대응한 것으로 자체 감찰조사 결과 확인됐다. 양측 간 폭력사태가 임박한 상황에서 즉각 개입하지 않고 사측에 용역 철수를 요청하는 등 안이하게 대처해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7차례나 112신고를 접수하고도 현장 확인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안산단원경찰서장 등 담당 간부를 중징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7일 경찰청 감사관실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지난달 27일 새벽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은 노조원의 부인, 노조원으로 추정되는 남성, 보안업체 직원 등에게서 모두 7차례 신고를 받고도 공장 내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112신고에는 “300명의 깡패가 충돌을 하려고 한다” “용역들이 들어와 흉기를 던진다” “깡패들이 쇳조각을 던지고 있으니 경찰관을 더 보내달라” 등의 긴박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현장 경찰관들은 멀리서 공장 정문이 용역 직원들에게 점거된 상황만 파악한 뒤 공장 내부 동태를 확인하지 않았다. 본격적인 충돌이 임박한 시점에도 경찰이 조기에 개입해 사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수수방관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노조원 150여 명과 용역 직원 200여 명이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공장 내부로 병력을 투입하지 않고 사측과의 대화를 시도했다. 당시 경찰은 SJM 측에 “용역 직원을 철수시키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조치”라며 거부했다. 경찰이 사측을 설득하고 있는 사이 공장에선 용역 직원들이 쇳조각을 던지고 곤봉을 휘두르며 노조원들을 공장 밖으로 쫓아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11명이 중상을 입는 등 40여 명이 다쳤다. 경찰은 “공장 내부에 그런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면 경찰력을 바로 투입했어야 했는데 사측을 설득하는 데 주력한 것은 현장 지휘관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유성기업 사태 때 용역 직원들이 물리력을 행사해 물의를 빚었던 것을 계기로 집단 민원 현장에서 용역폭력이 예상되면 공권력을 선제적으로 발동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선 그 지침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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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에어컨 틀고 잤어?” 24시간 틀었다가…헉

    “당신 또 에어컨 틀고 잤어?”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사는 김영선 씨(46·여)가 7일 오전 7시 남편을 다그치듯 깨웠다. 남편 이모 씨(48)가 부스스 깨어나며 말했다. “더운데 어떻게 해. 그래도 남자 탁구 유승민이 이겼어.”이 씨는 이날 새벽 3시 런던 올림픽 남자탁구 단체 준결승전을 보기 위해 일어나 에어컨부터 켰다. 열대야로 새벽에도 바깥기온이 27도가 넘는 데다 집 안에는 하루 내 달궈진 열기가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탁구에 이어 한순철 선수의 남자복싱 8강 경기까지 연달아 시청했다. 경기를 보며 맥주를 마신 터라 몸이 더워져 오전 5시경 에어컨을 켠 채 잠에 들었다. 남편이 이날 오전 3시부터 7시까지 에어컨을 가동해 소요된 전력량은 6kW. 김 씨 가족이 올해 1∼7월까지 하루 평균 사용한 전력량은 9kW다. 4시간 동안 하루치 전력의 3분의 2를 쓴 것이다. ○ 요즘 하루 사용량 평소의 2.6배가정주부인 김 씨는 회사원인 남편, 고교생 아들과 함께 105.6m²(약 32평) 아파트에 산다. 거실에 스탠드형 에어컨과 선풍기가 각각 1대씩, 안방에 선풍기 1대가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6일과 7일에 걸쳐 김 씨 가족이 24시간 동안 소비한 전력량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전기사용량이 다른 계절의 2.6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년 여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전력거래소에 따르면 6일 전국의 시간당 최대전력수요가 7429만 kW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정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전력 수급 ‘주의’ 경보가 내려졌다. 전력거래소는 7일 오전 11시 20분 예비전력이 정상 범위인 400만 kW 밑으로 떨어져 330만 kW까지 내려가자 전력수급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오후 2시 15분에 예비전력이 261만 kW까지 떨어지자 경보 단계를 ‘주의’로 높였다. ▼ 에어컨 송풍 기능만 잘 써도 절전 ▼김 씨는 오전 8시 남편과 아들을 직장과 학교에 보내고 집안일을 하며 오전을 보낸다. 아직 바깥바람이 데워지기 전이라 창문을 열고 선풍기만 간간이 돌린다. 오후 1시부터는 부업으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집에서 피아노레슨을 해 오후 내내 에어컨을 튼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오후 6시 이후로는 가급적 선풍기만으로 더위를 견딘다. 남편이 귀가하는 오후 8시부터는 선풍기를 각자 1대씩 쓴다. 에어컨 1대를 틀면 전력량이 1시간에 2kW씩 증가한다. 이에 비해 선풍기는 2대를 3시간 동안 돌렸을 때 1kW가 는다. 에어컨을 켜면 선풍기를 돌릴 때보다 전력량이 12배가량 빨리 증가하는 셈이다. 김 씨는 “오후에는 레슨을 받으러 오는 아이들뿐 아니라 저 스스로도 너무 더워 에어컨 없이는 견디기 어렵다”며 “전기를 가급적 아끼려고 하지만 더위에 지치면 일상생활이 안 돼 에어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김 씨 가족이 이날 하루 소비한 전력량은 23kW. 1∼7월 평균인 9kW의 2.6배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해 8월 김 씨 가족의 하루 평균 소비전력인 12kW와 비교하면 올여름엔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새벽에 올림픽 경기가 몰려 있어 한밤중 에어컨 사용이 잦은 것도 전력 소비를 늘리는 요인이다.이런 현상은 김 씨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스위스 간 축구 예선전과 여자 양궁 경기가 열린 지난달 30일 오전 1∼3시의 전국 전력소비량은 평소보다 52만 kW가 늘었다. 박태환의 수영 자유형 400m 결선이 열린 지난달 29일에도 전력소비가 44만 kW 많았다.○ 에어컨-실외온도 차 5, 6도로 유지를전문가들은 에너지 절감 요령을 잘 실천하면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사용하더라도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에어컨 온도 설정을 할 때 야외 온도와 실내 목표 온도 차이를 5, 6도 내로 유지하는 게 좋다. 에어컨 사용 시 권장 실내온도는 보통 26도이지만 요즘처럼 34도가 넘어갈 경우 28도 이하로 설정하면 전력 소모량이 급증한다. 에어컨이 바람을 빨아들였다가 내뿜는 ‘송풍’기능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30분 정도 에어컨을 돌린 뒤엔 냉방기능을 잠시 끄고 10∼15분가량 송풍기능만 활용하면 전기요금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 에어컨을 선풍기와 함께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선풍기를 틀면 공기 순환이 빨라져 에어컨이 내뿜는 시원한 공기가 피부에 빨리 닿기 때문이다. 에어컨 위치를 TV 냉장고 등 열을 발산하는 다른 가전제품과 떨어뜨려 놓는 것도 중요하다. 주변의 뜨거운 공기가 필터를 통해 에어컨 안으로 들어가면 이를 차가운 공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력 소모가 커진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 201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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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청, SJM 폭력사태 부실대응 여부 감찰

    경찰청이 경기 안산시에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SJM에서 발생한 노조원과 경비용역 간 폭력사태와 관련해 경찰 부실 대응 여부에 대한 감찰조사에 3일 착수했다. 경찰은 SJM이 동원한 용역업체 컨택터스 소속 200여 명이 지난달 27일 새벽 ‘직장폐쇄 철회’를 주장하며 농성하던 노조원 150여 명에게 곤봉을 휘둘러 30여 명을 다치게 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특히 사건 당시 112 신고센터로 “살려 달라”는 전화가 걸려왔는데도 출동한 경찰관들이 현장을 면밀히 확인하지 않고 돌아갔던 경위를 집중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또 농성 현장의 폭력사태를 왜 예상하지 못했는지, 공장 안에 경찰력 투입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3일 우문수 안산 단원경찰서장을 대기발령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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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량종자 납품 묵인 공무원 등 9명 검거… 與의원에 뒷돈 정황도

    농가에 싸구려 불량 종자를 공급해 수십억 원을 챙긴 수업업자와 이들에게서 뇌물을 받고 부정을 눈감아 준 공무원과 농협 직원 등 9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3일 발아율이 떨어지는 불량 종자를 외국 기관에서 품질을 보증한 종자인 것처럼 속이고 농가에 보급해 납품대금 20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수입업자 김모 씨(44)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이를 묵인하고 검역에 문제가 생겨도 눈감아 주는 대가로 3000만 원을 받은 농협무역(농협중앙회 자회사) 종자수입담당 팀장 안모 씨(41)와 2500만 원을 챙긴 농림수산식품부 7급 공무원 홍모 씨(45)의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에게 청탁해 특정 종자가 납품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김 씨 등 종자 수입업자들에게서 1억6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브로커 민모 씨(55)도 구속했다. 한국영농신문 대표이사인 민 씨는 정관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수입업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민 씨가 수입업자들에게서 받은 로비자금 중 일부가 당시 농어촌공사 사장이던 현 새누리당 A 국회의원 측에 흘러간 정황을 잡고 자금 흐름 등을 조사 중이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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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 성범죄자 10명 중 1명… 미성년자 보호 직종 종사자

    7월 26일부터 모 단체가 주관하는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5일 동안 악몽과 같은 시간을 보냈다. 인솔자인 총대장 A 씨(55)의 성추행과 폭행 때문이었다. 참다 못 한 일부 청소년들은 30일 울릉도를 출발해 동해시 묵호항으로 오는 여객선에서 승무원에게 “살려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고 승무원은 해경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28일 독도에서 울릉도로 향하던 여객선 안에서 B 양(14)과 C 양(17)의 가슴을 만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성인봉 등반 도중 D 양(15)이 힘들어 주저앉자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일으켜 세우며 가슴 부위를 수차례 만졌다고 경찰은 밝혔다. A 씨는 “일부 학생이 산에 오르려고 하지 않아 회초리로 체벌을 했을 뿐이며 성추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동해해양경찰서는 A 씨에 대해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폭행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1일 밝혔다. 미성년자를 강간하거나 성추행한 성범죄자 가운데 청소년보호직종 종사자의 비율이 6.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2010년 신상이 공개된 아동 청소년 상대 성범죄자 955명의 직업을 확인한 결과 60명이 교사, 학원 강사, 목회자, 통학버스 운전사 등 청소년보호직종 종사자였다. 특히 피해자가 13세 미만인 경우 청소년보호직종 종사자 비율이 9.3%로 높아졌다. 13세 이상인 경우는 4.3%였다. 청소년보호직종이라는 허울 좋은 가면을 쓰고 있던 성범죄자들이 나이가 어린 아동일수록 더욱 손쉬운 범행 대상으로 여긴 것이다. 피해 아동 중 28.5%는 평소 알고 지내던 어른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를 보면 선생님이 48명으로 14%를 차지했다. 이어 병원 직원 및 사회복지사가 9명, 아파트 관리인이 8명이었다. 하지만 미성년 성범죄자에 대한 형량은 여전히 가벼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부에 따르면 2010년 미성년자 강간범의 평균 형량은 5년이었다. 전체의 63.6%는 5년형 미만의 처벌을 받았다. 성인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평균 형량은 3년 2개월이다. 미국은 12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범에게 최소 25년형을 선고하고(플로리다 주), 성인 대상 강간범은 평균 10년형을 선고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선 지난해 지하철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교사에 대해 감봉 2개월의 경징계 처분을 내리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교사는 모두 135명. 이 중 파면 해임 등 중징계를 받은 경우는 45명에 그쳤다. 90명의 교사는 아직도 교단에 서고 있다. 지난해 전남과 충남에선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교사와 교장이 모두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동해=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 201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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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성범죄 1월의 2배… 여성들 노출패션 탓이라고?

    여름은 성범죄에 특히 취약한 시기다. 8월은 월별 범죄 건수가 연중 가장 많다. 성범죄도 계절을 타는 셈이다. 이 때문에 ‘하의 실종’ 같은 여성들의 노출 패션이 성범죄를 부른다는 오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여름에 성범죄가 많아지는 건 야간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적 특성 때문이지 여성의 옷차림과는 무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 성범죄, 여름이 겨울의 2배동아일보가 대검찰청이 매년 작성하는 ‘범죄 분석 자료’의 최근 6년 치를 분석한 결과 2010년 발생한 성범죄 1만9839건 중 8월에만 2263건이 일어났다. 7월은 2211건으로 두 번째로 많다. 7, 8월에 연간 성범죄의 22.6%가 집중됐다. 11.6%가 일어난 1, 2월의 갑절 수준이다. 여름(6∼8월) 성범죄 발생건수는 봄가을과 비교해도 각각 1.2배, 1.3배가 많다. 2006∼2010년의 성범죄 발생 현황을 봐도 여름에 일어난 비율은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봄 25% △가을 24% △겨울 18% 순이었다. 아동 대상 성범죄 역시 여름에 발생 빈도가 높다. 지난해 아동 대상 성범죄 발생 현황을 보면 여름에 일어난 비율이 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가을 26%, 봄 24%, 겨울 11% 순이었다.살인, 강도 등 다른 강력 범죄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살인(2010년)은 여름에 26%가 발생해 봄, 가을과 비슷했고 겨울보다 1.2배 정도 많았다. 강도도 여름에 발생한 비율이 22.6%에 그쳐 사계절 중 가장 적었다.○ 짧은 치마와 성범죄는 연관성 없어여름에 유독 성범죄가 많아지는 현상에 대해 일각에선 여성의 야한 옷차림이 성범죄자를 자극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름을 범행하기 좋은 시기로 받아들이는 성범죄자 특유의 사고 구조가 원인일 뿐 여성의 행실과는 무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강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옷차림이 성범죄를 유발한다면 여름철엔 성범죄 피해자 가운데 20, 30대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아져야 하는데 실제론 계절별로 피해 여성의 연령분포는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성범죄자들은 공격 대상을 미리 정한 뒤 계획적으로 움직인다. 야한 차림의 여성을 보고 욕정을 못 이겨 우발적으로 성폭행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여름에 성범죄 건수가 늘어나는 것은 성범죄자들이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에 용이한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우선 일조시간이 늘어나 야외활동을 하는 시간이 다른 계절보다 길다. 치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야간시간에도 여성들은 야외활동을 하는 데 부담을 덜 느낀다. 성범죄자로서는 여성을 관찰하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커진다. 성범죄자들은 해수욕장이나 공원 등을 찾은 피서객들이 상대적으로 방심한 틈을 노리기도 한다. 이웅혁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성범죄자들은 평소 왜곡된 성적 공상을 하고 있어 이런 욕구를 활성화하는 요인을 만나면 잠재돼 있던 범행 충동이 곧바로 현실화한다”고 설명했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을 쐬기 위해 창문이나 현관문을 열어 놓기 일쑤여서 성범죄자의 침입이 용이해진다. ‘발바리’들이 주로 노리는 곳은 여성이 혼자 사는 원룸이나 다세대주택인 상황에서 에어컨 없이 열악한 환경에 놓인 가구가 많다 보니 문을 열어 놓고 지내다 쉽게 범행의 표적이 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범죄 발생 여부는 여성의 노출정도가 아니라 피해자 주변의 치안 여건에 달려 있다”며 “부촌에 사는 젊은 여성들의 노출이 더 심하지만 성범죄는 열악한 주택가가 밀집된 지역에서 훨씬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최지연 인턴기자 이화여대 영문과 4학년  }

    • 201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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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 음란물’ 갖고만 있어도 처벌

    경찰은 최근 통영 초등학생 피살 사건을 계기로 아동 음란물을 만들거나 퍼뜨리는 행위뿐 아니라 단순 소지 행위도 엄벌하기로 했다. 아동 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이 성 관념을 왜곡해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를 부추긴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30일 미성년자가 출연하는 음란물을 제작하거나 수출입·판매하는 행위는 물론이고, 웹하드나 자료공유(P2P) 사이트 등에 올려 배포하거나 이를 내려받는 행위도 집중 단속한다고 밝혔다. 아동 음란물은 미성년자가 직접 출연하는 경우 외에도 성인이 미성년자처럼 보이게 변장한 뒤 성행위를 하는 동영상이나 사진 등도 모두 포함한다. 기존에 이미 내려받아 보유하고 있는 아동 음란물도 적발되면 처벌대상이다. 경찰은 음란 사이트나 웹하드 P2P 사이트 등에서 아동 음란물을 찾아낸 뒤 이를 올리거나 내려받은 사람의 인터넷주소(IP) 등을 추적해 적발할 계획이다. 물론 음란물을 올린 사람은 1명이어도 이를 내려받은 사람은 수백∼수천 명이어서 이들을 일일이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휴대용저장장치(USB)나 외장하드를 통해 파일을 직접 주고받는 경우도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하다.이번 경찰의 조치는 아동 음란물 단속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아동 음란물을 보관하고 있는 사실이 어떤 식으로든 적발되면 처벌을 받게 되니 애초에 소지하지 말라는 경고의 성격이 강하다. ‘내려받기만 했을 뿐’이라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게 ‘소지 자체가 불법’이라는 경각심을 주겠다는 것이다.다만 미국 등 선진국이 아동 음란물을 단순 소지해도 10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2000만 원의 벌금이 최고형이다.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웅혁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아동 대상 성범죄자 3명 중 1명은 범행 1시간 전 아동 포르노를 탐닉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해외에서는 아동 포르노를 찍기 위해 미성년자 인신매매까지 성행하고 있어 소지 행위 자체를 엄벌해야 제작과 유통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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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 감시받는 느낌… 나쁜짓 못해” 전자발찌 찬 뒤 재범률 뚝

    건설 일용직 노동자인 이모 씨(41)는 신상정보가 공개된 성범죄자다. 여중생을 성폭행해 2년간 복역한 뒤 지난해 출소해 1년째 전자발찌를 달고 산다. 앞으로 2년 더 전자발찌를 차야 한다. 이 씨는 27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날씨가 푹푹 찌는 요즘에도 외출할 땐 꼭 모자를 쓴다”고 했다. 마주 오는 사람들이 다 자기를 알아보는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 격리효과 크지만 치료도 병행해야전자발찌는 이 씨의 재범 충동을 억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일을 나갈 때 외에는 대부분 집에서 혼자 지낸다. 그는 “지하철에서 짧은 치마를 입었거나 교복을 예쁘게 입은 여학생을 보면 마음이 꿈틀거릴 때가 있지만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마음을 접는다”고 했다. 한국보호관찰학회가 전자발찌 부착자 21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자발찌 착용 후 일찍 귀가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답한 비율이 88.4%에 이른다. 죄를 지으면 쉽게 걸리고 가중 처벌된다는 부담 때문에 자신을 범죄로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는 위험인물들을 피한다는 응답도 88.3%였다. 2008년 9월 전자발찌제 시행 후 3년간 성범죄자의 재범률은 0.9%로 제도 시행 이전의 14.5%와 비교해 크게 낮아졌다.전자발찌는 성범죄 전과자의 일상 전체를 지배한다. 이 씨는 지하철에서 자리가 나도 앉지 않는다. 바짓단이 올라가 발목에 달린 전자발찌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장 식당에서도 구석에 앉아 후다닥 식사를 한다. 양말을 최대한 끌어 올려 전자발찌를 가리더라도 불룩 튀어나온 모양을 수상하게 보는 시선을 의식해서다. 작업장에서 반바지를 입는 건 엄두도 못 낸다. 술에 취하면 주체할 수 없는 욕망과 싸워야 해 술자리도 피한다.하지만 전자발찌 부착과 더불어 적절한 정신과 치료가 병행되지 않으면 성범죄 전과자들이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취업이나 결혼 등 재기의 발판을 찾기가 어려워 극단적 욕구 불만 세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주관하는 성범죄자 상담치료를 받고 있는 최모 씨(37)는 성욕 해결을 가장 큰 고민거리로 꼽는다. 최 씨는 출소 후 택시 운전사로 일하다 동료 운전사에게 여성을 소개받은 적이 있다. 세 번째 데이트 때 전자발찌를 찬 게 탄로 난 뒤 연락이 끊겼다. 이 사실이 만남을 주선한 동료에게 전해져 택시 운전사 일도 그만뒀다. 그는 “안마방에 있는 여성마저 발찌를 보면 기겁을 하고 ‘재수없다’며 나가버린다”고 했다. 보름마다 상담을 하는 정신과 의사는 그에게 “참기 힘들 땐 자위행위를 하라”는 처방을 내렸다. 성범죄자들에게 상담치료를 해온 탁틴내일성폭력상담소 이혜란 실장은 “음란물로 성욕을 해소하는 게 버릇이 되면 왜곡된 성 관념이 더 굳어진다”며 “이들을 양지로 끌어내려면 전문적인 심리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범죄자는 지인은 물론이고 가족과도 멀어져 심적으로 고립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위험한 요인이다. 전자발찌를 4년째 달고 사는 류모 씨(45)는 연락을 하고 지내는 가족이 누나뿐이다. 지방 소도시에 살던 류 씨는 6년간 복역하고 나온 뒤 ‘여중생 성폭행범’이라는 주변의 시선을 피해 도망치듯 상경했다. 누나는 류 씨가 사는 고시원 주변 공용주차장에서 한 달에 한 번 만나 밑반찬만 주고 떠난다. 지금 사는 고시원도 1년 새 세 번째 옮긴 곳이다. 경찰이 한두 달마다 찾아와 집주인이나 고시원 총무에게 그의 동향을 묻는다. 그러고 나면 금세 소문이 나 주변 눈길이 따가워진다.○ 아동을 연애 상대로 보는 그들의 심리아동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심리 분석을 통해 이들의 반사회성을 없애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아동 대상 성범죄자 중에는 부모의 가출이나 자살 등 비정상적인 가정환경에서 성장해 타인과 교류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성인 여성과의 관계 형성에 실패하고 자신이 쉽게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을 찾는 과정에서 아동을 표적으로 삼는다. 이들에게 피해자는 어린이가 아니라 성인 여성을 대체하는 ‘여자’인 것이다. 이혜란 실장이 최근 상담한 50대 아동 성범죄자는 “나는 그 아이와 호감을 느껴 연애를 한 것”이라며 “나에게 관심을 보이며 유혹해와 성교육을 시켜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동 성범죄로 재범을 해 8년간 복역한 40대 남성은 정신과 의사와 면담하며 “일반인의 성매매는 묵인하면서 내가 어린애와 성관계를 가진 것은 왜 문제 삼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이웅혁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아동 성범죄자들은 피해자가 강하게 거부하지 않았다고 착각해 성폭행이 아니라고 여기는 인지왜곡 현상을 보인다”며 “피해 아동의 고통과 상처를 거의 공감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회 부적응에 따른 좌절과 위축된 남성성을 회복하기 위해 어린이를 제물로 삼는다는 분석도 있다. 아이를 성적으로 소유하면서 성욕을 해소할 뿐 아니라 억눌렸던 자존감을 세운다는 것이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최지연 인턴기자 이화여대 영문과 4학년  }

    • 201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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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신광영]성범죄자 취업금지시설, 현장에 나가보고 정하라

    여중생 강간 미수범이 컴퓨터학원을 차려 미성년 여자 수강생들과 자유롭게 대면하고 있다는 본보 보도가 나가자 부모들은 정부의 무책임을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정부의 탁상행정으로 성범죄자 취업 제한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던 것이다. 정부는 2006년 6월 ‘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청소년 이용시설에 대한 아동 성범죄자의 취업제한 조항을 신설했다. 영어 수학 등 학교 교과를 가르치는 일반 보습학원에 성범죄자의 취업을 금지시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런데 일부 학원은 ‘평생직업교육학원’으로 분류해 취업제한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성인이 주로 다닌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평생직업교육학원에는 웅변 주산 컴퓨터 서예 만화 바둑학원 등 청소년이 많이 이용하는 학원이 대거 포함돼 있다. 웅변 주산학원에는 10세 미만 어린이도 많이 다닌다. 강간미수범 A 씨(35)가 여중고교생을 수강생으로 받아온 경기 수원시의 컴퓨터학원은 그런 사유로 성범죄자 취업제한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아동 성범죄 전력자가 이들 학원에 취업하는 데 별다른 제약이 없는 것이다. 평생직업교육학원으로 분류된 학원들의 이용자 상당수가 청소년이라는,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을 정부만 몰랐던 걸까. 물론 정부의 보완조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평생직업교육학원에 초중고교생이 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지난해 7월 추가했다. 평생직업교육학원으로 분류된 학원 운영주가 초중고교 수강생을 모집하려면 일반 입시 보습학원과 같은 ‘학교교과교습학원’으로 재등록해 성범죄자 취업제한 규정의 적용을 받도록 했다. 하지만 거기엔 두 가지 구멍이 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미성년자는 얼마든지 다닐 수 있다. 실제 초중고교생이 다니지 않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초중고교생을 가르치면서도 평생직업교육학원이란 문패를 유지해 정부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수원의 컴퓨터학원도 중학생 2명과 고교생 6명 등 청소년 8명이 다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교육지원청은 26일 해당 학원 측에 이들 전원을 내보내라고 명령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원생을 일일이 확인해 보지 않고서는 평생직업교육학원에 다니는 초중고교생을 가려내기가 매우 힘들다”며 “성범죄자가 이런 학원을 운영하는 걸 막을 법적 장치가 없다 보니 그런 사례를 적발해도 행정지도 외엔 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평생직업교육학원도 성범죄자 취업제한 대상에 넣기 위해 이달 초 법제처에 관련 법령 검토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뒷북만 치는 모양새가 됐다. 성범죄자들이 우리 딸들을 추악한 성욕의 제물로 삼기까지는 이런 근시안적 행정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신광영 사회부 기자 neo@donga.com}

    • 201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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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 가진 부모들 다리 뻗고 잘 수 있게 해달라, 제발…

    등굣길에 참혹한 성폭행을 당한 여덟 살 나영이(2008년), 살해돼 물탱크에 버려진 열세 살 유리(2010년)…. 피지도 못하고 스러진 소녀들에 대한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변태성욕자의 반인륜적 범죄에 우리의 딸을 무력하게 빼앗기고 말았다. 부모들이 불안에 떨며 딸을 집밖으로 내보낼 수 없는 세상이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가. 동아일보는 24일 딸을 가진 부모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부모들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소리만 요란했던 당국의 백화점식 대책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번에도 흐지부지 넘어가면 김점덕처럼 흉악한 ‘동네 아저씨’가 언제든 우리의 딸 곁에 나타날 수 있다는 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줄 방법은 없을까.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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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딸들 노리는 ‘동네아저씨’ 2만명에 전자발찌 채우자

    7년이란 세월도 김점덕(45)의 추악한 성욕을 잠재우지 못했다. 그는 2005년 62세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중상을 입혀 4년을 복역했다. 당시에는 전자발찌 제도가 도입되지 않아 출소 후 별다른 감시 없이 3년을 지냈다. 평범하고 성실한 가장이라는 가면을 쓴 채 잠복해 있던 그의 수욕(獸慾)은 자신을 아저씨라며 따르던 이웃 열 살 소녀를 향해 분출됐다.이제 더는 백화점식의 구호만 요란한 대책은 필요 없다. 하나라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확실하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 전자발찌 부착 대상을 제도 도입 이전 이후를 따지지 말고 성폭력 전과자 전체로 확대하는 게 그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다. 일각에서 ‘소급 적용’이며 ‘이중 처벌’이라고 지적하지만 전자발찌 부착 확대는 소급 처벌이 아닌, 흉악 범죄 예방 정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자발찌 착용 확대해야김점덕과 같은 성범죄자는 두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재범을 한다. 제대로 된 재발 방지 장치가 없어 성폭력 범죄자를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는 하루 3번꼴로 아동 성범죄가 일어나는 나라에 살고 있다.현재 전국에는 경남 통영 초등생 성폭행 살해 피의자인 김점덕처럼 신상정보 공개 대상에서 제외되고 전자발찌도 차지 않은 성범죄 전과자가 2만 명에 달한다. 경찰은 현재 신상정보 공개 대상은 아니지만 재범 확률이 높은 성범죄 우범자 2만여 명의 명단을 작성해 관리하고 있다. 성범죄로 최근 15년 안에 5년 이상 또는 최근 10년 안에 3년 이상 실형을 선고받거나 최근 5년 안에 세 차례 이상 입건된 사람들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을 감시할 법적 근거가 없어 1∼3개월에 한 차례 주변인을 통해 동향을 파악하는 정도에 그친다. 또 이 중 누가 아동 성범죄자인지도 모르고 있다. 감시 대상자가 추가 성범죄를 저질러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관리가 허술하다. 경찰은 김점덕을 성범죄 우범자로 분류해 사건 발생 이틀 전 동향을 점검하고도 특이점을 찾지 못해 범행을 방치한 꼴이 됐다.○ 유명무실 신상정보 공개성범죄 우범자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소급 적용만으로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24일 취재팀이 성범죄자 신상정보가 공개돼 있는 정부의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특정 읍면동을 검색하면 그 안에 사는 성범죄자의 이름과 얼굴, 간략한 범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자녀 학교명으로 검색하면 학교를 중심으로 반경 1km 안에 사는 성범죄 전과자의 신상정보가 뜬다. 하지만 읍면동까지만 공개되고 세부 주소는 안 나온다.부모들은 “도시의 동이라는 게 얼마나 큰 행정구역인데 어느 동에 산다는 정보만으로 성범죄자를 어떻게 식별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신상정보가 공개돼도 주민들이 성범죄자의 얼굴과 이름을 일일이 외우고 다니지 않는 한 예방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문제다.이 때문에 신상정보 공개를 강화하고 동시에 전자발찌 착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13세 미만 아동을 성폭행하거나, 2회 이상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형기를 마친 후에도 발목에 전자발찌를 채우는 이 제도는 성범죄 전력자의 동선을 실시간 추적 감시할 수 있어 실효성이 높다. 법무부 조사 결과 2008년 9월 제도 시행 이후 3년간 전자발찌 착용자의 재범률은 0.9%에 불과했다. 제도 시행 전인 2005∼2008년 검거된 성폭력 전과자의 재범률이 14.5%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낮아진 수치다. 조윤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 착용자에 대한 설문 결과 83%가 발찌 부착 기간에 불법 행동을 피하려 노력했다고 답했다”며 “범행을 하면 바로 수사선상에 오를 것에 심적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전자발찌 제도 도입 전 범행을 저지른 성범죄 우범자들에게까지 전자발찌를 채우는 것은 소급 적용이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전자발찌를 형벌의 차원이 아니라 범죄 예방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소급 적용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전자발찌 제도에 대한 사법부의 적극적인 의지도 필요하다. 올 1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법원이 검찰의 전자발찌 명령 청구를 기각한 비율은 40.9%다. 이영란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판사들이 법 이론에 얽매여 피고인 인권보장에 무게를 두고 성범죄의 높은 재범률은 간과하고 있다”며 “사법부가 2차 피해를 막는다는 의지를 갖고 전자발찌 착용 대상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전자발찌제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인력 확충도 시급하다. 현재 전자발찌 착용자는 982명으로 2008년 151명에서 6.5배로 늘었다. 하지만 위치추적 관제센터 요원과 현장 보호관찰관 등 관리 인력은 64명에서 102명으로 1.6배로 느는 데 그쳤다.○ 화학적 거세 실효성 논란 결론내야지난해 7월 대대적인 토론 끝에 도입됐지만 실제론 유명무실해진 ‘화학적 거세(성충동 억제 약물치료)’ 제도를 이대로 방치할 것인지도 논의해야 한다. 화학적 거세 제도가 지난해 7월 도입된 이후 실제 집행 건수는 1건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약물치료의 실효성을 입증할 연구 결과가 미흡해 법원이 집행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한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약물치료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연구와 조사 결과가 서둘러 뒷받침돼야만 제도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강제로 남성성을 억제하면 스트레스를 받은 성범죄자가 또 다른 범죄를 일으킬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성폭력 가해자들의 심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지속적인 심리치료를 병행해야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충격적 사건이 발생하면 백화점식으로 숱한 제도를 도입한 뒤 어느 하나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당국의 무관심이 어린이 성폭행 사건의 재발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 201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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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범죄 부르는 아동 포르노, 美 다운만 받아도 10년刑… 한국은 처벌 한건도 없어

    16일 경남 통영에서 한아름 양(10)을 성폭행하려 끌고 가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점덕(45)은 기존 아동 강간살해범들과 공통점이 있다. 2008년 안양 초등생 살인사건의 범인 정성현은 780편의 포르노 영화와 미성년자의 누드 사진 441장을 소장한 포르노광이었다. 대낮에 초등학교에 들어가 1학년 여학생을 납치한 뒤 강간 살해한 김수철도 범행 전날 아동 포르노를 52편이나 봤다. 김점덕 역시 집 컴퓨터에 보관 중인 '야동' 70여 편 중 상당수가 아동 포르노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한 양이 학교까지 태워 달라고 해 트럭에 태웠는데 분홍색 짧은 치마를 입고 있어 성관계를 갖고 싶었다"고 했다. 아동 음란물 탐닉으로 생긴 변태적 욕구가 범행 동기로 작용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 아동 포르노는 범람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 아동 포르노는 범죄를 유발하는 반사회적 콘텐츠임에도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 온라인 웹하드나 자료 공유(P2P) 사이트에 가면 10대 청소년들이 나오는 음란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동 포르노를 노골적으로 암시하는 '아동' '롤리타' '초딩' 등의 낱말은 금지어로 지정해 놓았지만 누구나 쉽게 편법으로 검색이 가능한 게 현실이다.성인용 PC방에도 아동 음란물을 찾는 40, 50대가 몰린다.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한 PC방을 취재팀이 찾았다. 손님들이 원할 경우 각자 밀폐된 방에 들어가 손쉽게 아동 포르노를 시청할 수 있었다. 컴퓨터를 이용해 '로리타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꼬맹이와의 섹스' '청순중학생 체감기' 등의 제목이 달린 음란물이 다수 올라왔다. 영국 인터넷감시기구인 IWF(Internet Watch Foundation)는 한국을 세계에서 5번째로 아동 음란물이 많이 유통되는 나라로 분류하고 있다. 경찰이 2010년 국내 웹하드 업체 3곳을 음란물 유포 혐의로 수사했을 때도 누리꾼들이 이 업체들에서 아동 음란물을 내려받은 건수가 4만 회에 이르렀다.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아동 음란물은 만 19세 미만 청소년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동영상 또는 사진을 뜻한다. 이 법에 따르면 아동이나 청소년이 나오는 음란물을 제작하거나 수출입한 자에 대해 5년 이상의 징역, 배포하거나 전시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순 소지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성인 음란물을 배포한 경우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과 비교해 아동 포르노를 더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하지만 이 처벌 조항이 실제로 적용된 적은 거의 없다. 경찰이 아동 음란물 유포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건 2010년 파일공유 사이트 6곳을 적발한 게 유일하다. 개인이 아동 포르노를 내려받은 혐의로 처벌받은 사례는 한 건도 없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이원상 연구원은 "살인이나 성폭행 등 강력범을 조사하다 우연히 드러나는 경우는 있지만 아동 포르노를 소지한 사람을 직접 적발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 미국에선 아동 음란물 내려받기만 해도 무기징역미국은 지난해 11월 아동 포르노를 내려받은 2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될 정도로 처벌 의지가 강하다. 아동 포르노를 컴퓨터에 내려받기만 해도 통상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있다. 성인 음란물에는 비교적 관대하지만 아동 포르노는 아동 성폭력으로 이어져 치명적인 해악을 끼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알카에다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라덴 사살 이후 그가 차지하고 있던 FBI의 '10대 중대 수배자' 명단에 아동 포르노를 만들어 유포한 전직 교사를 올리기도 했다. 캐나다는 강력한 처벌은 물론이고 아동 음란물 사건 담당 경찰관을 대상으로 두세 달에 한 차례씩 정신과 상담을 받도록 하는 등 불가피하게 아동 포르노를 접하는 직업군까지 철저하게 관리한다. ● 아동 포르노가 아동 성범죄를 불러 아동 성범죄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아동 포르노라는 점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다. 아동 음란물은 성인 남성이 교복 입은 10대 청소년을 성추행하면 처음엔 여성이 거부하다 나중에는 자발적으로 응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런 콘텐츠에 길들여지면 상대의 고통을 감지하는 공감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웅혁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아동 음란물 중독자들은 '피해 청소년도 결국엔 성폭행 상황을 즐길 것이고 내심 성관계에 호기심이 많다'는 왜곡된 믿음을 갖는다"고 설명했다.아동 음란물 애호가 중 상당수가 성인과의 관계 맺기에 실패한 사회적 낙오자여서 범죄 유혹에 취약하다는 분석도 있다. 김종갑 건국대 몸문화연구소장은 "아동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는 성인은 자기 또래의 이성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해 자기방어 능력이 없는 어린이나 노인을 성적 파트너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붙잡힌 김점덕도 2005년 62세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피해자가 반항하자 돌로 내리쳐 부상을 입힌 적이 있다. 성범죄 전력자에 대한 소홀한 사후 관리가 아동 성범죄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김점덕은 강간상해죄로 4년을 복역하고 2009년 5월 출소했지만 신상정보 공개 대상이 아니었다. 성인 상대 성범죄자는 지난해 4월 이후 확정 판결을 받은 자부터, 아동 상대 성범죄자는 2010년 1월 이후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만 신상을 공개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성범죄 유죄 판결자 가운데 신상정보 공개 대상은 35%에 불과했다.김점덕은 단순 우범자로 분류돼 경찰이 3개월에 한 번씩 동향을 점검해 왔다. 경찰은 범행 이틀 전 김점덕의 동태를 파악하고도 특이점을 찾지 못하고 방치해 성폭력 우범자 관리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 2012-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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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窓]폭력 남편과 맞서 싸울때만 정당방위라니…

    40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살해한 A 씨(65·여)는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고법은 20일 피고와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해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 역시 가정폭력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남편이 잠들어 있을 때 살해한 것은 정당방위가 아니라고 판시했다. 상대의 목숨을 빼앗을 만큼 급박한 위협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건이 일어난 지난해 8월 남편은 A 씨에게 “눈을 찔러 소경을 만들까, 배를 난도질할까”라며 부엌칼을 휘둘렀다. A 씨가 애원한 끝에 남편은 방 돗자리 아래에 칼을 넣고 그 위에서 잠들었다. 다리 한쪽을 아내 배 위에 올려놓은 채였다. A 씨는 ‘나가면 죽인다’는 협박을 받은 터라 한동안 가만히 있다 넥타이로 남편의 목을 졸랐다.남편이 칼부림을 멈추고 잠자는 무방비상태였기 때문에 A 씨의 행위는 정당방위가 아닌 명백한 살인이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정 불안하면 이웃이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합법적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는 점도 고려됐다. 하지만 가정폭력 전문가들은 ‘침해의 현재성’이란 정당방위의 일반적 기준을 가정폭력 사건에 그대로 적용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남편이 폭행하는 동안 아내가 물리적 저항을 하는 건 죽을 각오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장기간 학대를 당한 여성은 남편 눈빛 하나에도 과거 폭력의 기억이 되살아나 극도의 공포를 느낀다”며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실제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피해자는 주변의 무관심 속에 외롭게 폭력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사적 구제’가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감에 극단적 선택을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법원은 당장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정당방위가 쉽게 인정되면 범죄자들이 고의로 살인하고도 ‘그러지 않으면 내가 죽을 게 뻔해 어쩔 수 없었다’며 합리화하는 부작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이번 재판이 가정폭력 사건의 특수성을 충분히 감안해 이뤄졌는지는 의심스럽다. 1, 2심을 거치면서 A 씨 변호인은 재판부에 가정폭력 전문가가 재판에 참여하도록 여러 번 건의했지만 번번이 기각됐다. A 씨의 딸은 판사와 검사로부터 “왜 아버지의 폭력에 적극 대처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말문이 막혔다고 했다. “아버지의 주먹질이 시작되면 숨죽인 채 맞아야 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간 끔찍한 보복을 당하는 게 어릴 때 터득한 이치인데 뭘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요.”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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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사형수’ 곰이랍니다

    20일 경기 안성시의 한 곰 사육장. 기자가 들어서자 곰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발바닥으로 철창을 두드렸다. 가슴에 흰 줄이 선명한 반달가슴곰이었다. 날카로운 발톱이 철창에 부딪쳐 ‘딱딱’ 소리가 났다. 농장주인 윤모 씨는 “사람이 반가워서 이런다”고 했다. 3.3m²(약 1평) 남짓한 곰 우리는 사방과 천장이 붉은 철창으로 돼 있었다. 방 하나에 한두 마리씩 30여 개의 우리가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그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났다. 성인 남성만 한 곰 두 마리가 앞발을 들고 서로의 얼굴을 후려치고 있었다. 근처에 있던 올 1월생 새끼 곰은 겁에 질려 눈만 껌벅였다. 넓은 곳에서 혼자 사는 야생의 습성 때문에 곰은 좁은 곳에 오래 있으면 쉽게 예민해진다. 한 4년생 곰은 새끼 때 옆방 곰에게 물려 왼쪽 앞다리가 아예 없다. 그 곰은 자꾸 넘어지는데도 절뚝거리며 우리 안을 빙빙 돌았다. 사육장 앞에서는 목줄에 묶인 누런 개 한 마리가 ‘보초’를 서고 있었다. ○ “10년 키운 곰 버릴 수도 없고…”이곳 곰들은 동남아시아에서 팔려 오던 1981년만 해도 주인의 기대주였다. 당시 정부는 국정홍보영화 ‘대한늬우스’를 통해 “곰의 웅담과 가죽 등은 국내 수요가 많고 수입 대체 효과도 있다”며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곰을 키우라고 권장했다. 하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 윤 씨의 곰 27마리는 오도 가도 못 하는 애물단지가 됐다. 윤 씨가 돈을 벌려면 10년 이상 된 곰을 도축해 웅담을 팔아야 한다. 정부는 야생 곰 평균 수명이 25년임을 고려해 당초 24년이 넘은 곰만 도축을 허락했지만 농가 반발로 2005년 도축 연한을 10년으로 낮췄다. 10년 미만 곰에게서 웅담을 빼거나 도축 곰의 쓸개가 아닌 다른 부위를 팔면 불법이다. 마리당 10g 정도가 나오는 웅담을 얻기 위해 최소 10년을 기르다 보니 한 마리의 웅담 값이 2000만∼3000만 원 선이다. 비싼 데다 동물 복지 논란이 일면서 최근 웅담 수요가 급감했다. 우리 정부가 1993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가입해 곰을 외국에 팔 수도 없다.판로가 막히면서 윤 씨는 10년 넘은 곰을 최근 4년간 한 마리도 못 잡았다. 전체 27마리 중 10년을 넘긴 곰이 20마리다. 사료비로 하루 8만 원씩, 27마리를 키우는 데 매달 240여 만 원이 필요하다. 벼농사 수입을 대부분 쏟아 붓는다. 윤 씨는 “당장 사육장을 없애고 싶지만 살아 있는 곰을 버릴 수도 없고 10년 넘게 키운 정이 있어 굶겨 죽이지도 못한다”고 했다.국내에서 사육되는 곰은 모두 1000마리. 전국 곰 사육장 50여 곳이 윤 씨와 비슷한 처지다. 수익이 적다 보니 일부에선 산 채로 쓸개즙을 빼내 파는 불법을 저지른다. 시설 투자에도 소홀할 수밖에 없다. 15일 곰 두 마리가 탈출한 경기 용인시의 농장은 철창 문고리가 녹슬어 곰들이 조금만 힘을 줘도 열릴 만큼 노후했다. 같은 종인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특급 대우를 받지만 이들은 야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돼 웅담 채취용 ‘마루타’로 산다. ○ “대책 안 나오면 곰 풀겠다”사육 농가들은 정부가 곰 사육을 권장한 책임이 있는 만큼 곰을 모두 사들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부 농가와 동물단체는 “정부가 곰을 수매한 뒤 10년 이상 된 곰은 안락사시키면 300억 원 정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환경부는 “사육 곰을 매입하려면 사후 관리 및 처리 비용을 포함할 경우 1000억 원가량이 필요해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며 “국가가 곰을 매입해 죽이면 비난 여론이 일 수 있어 안락사시키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곰은 국내 웅담 수요가 살아나면 예전처럼 도축되고, 정부가 농가 요구대로 수매 후 안락사를 결정해도 죽게 될 운명이다. 철창에 갇힌 사형수 신세와 다를 바 없다. 농가들은 마땅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정부과천청사 앞에 곰 수백 마리를 풀어 놓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관규 강원대 조경학과 교수는 “정부가 국내 곰 테마파크에 비용을 일부 대 주며 20∼30마리씩 맡기거나 수의대 학술림에 보내 연구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안성=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신무경 인턴기자 고려대 철학과 4학년  }

    • 201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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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신광영]‘음주운전 3회 적발땐 車 몰수’ 엄포용 대책으론 실효 못거둬

    지난달 11일 새벽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휴일 야근을 마친 40대 가장이 일터까지 마중 나온 부인과 12세 8세 딸을 태우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뒤차에 받힌 피해차량은 가드레일과 충돌해 순식간에 전소됐다. 가해 운전자는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 알코올농도 0.101%의 만취 상태에서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다 앞차를 들이받았다. 지난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5만8000여 건에 이른다. 세 번 넘게 걸린 사람은 서울에서만도 지난해 952명이나 된다. 음주운전자 특별사면이 최근 15년간 6차례나 단행될 만큼 음주운전이란 ‘반사회적 선택’에 관대한 사회가 낳은 현주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음주운전으로 세 번 적발되면 차를 빼앗아 국고에 환수한다는 강경책을 들고 나왔다. 음주운전으로 매년 700∼800명이 숨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환영할 만하다. 수백 명의 목숨을 좌우할 중요한 정책인데 내용은 허점투성이라는 게 문제다. 우선 상습 음주운전이란 똑같은 죄를 짓고도 처벌이 제각각이다. 100만 원짜리 중고차 운전자와 1억 원짜리 외제차 운전자는 몰수되는 재산 가치에 100배 차이가 난다. 또 렌트나 리스 차량 등 타인 명의 차는 몰수 대상에서 제외된다. 술에 취해 남의 차를 운전한 죄가 더 가벼울 리 없는데도 말이다. 서울에서 적발되면 꼼짝없이 차량 몰수지만 다른 지역에선 예외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형평성 지적에 대해 “상습 음주운전을 강력 처벌한다는 경각심을 심어주는 데 목표가 있다”며 “비싼 차를 모는 운전자는 그만큼 형편이 넉넉하다고 볼 수 있어 가난한 운전자보다 경제적 불이익을 많이 줘도 문제가 안 된다”는 안이한 반응을 보였다. 음주운전처럼 뿌리 깊은 범죄는 정교한 정책이 아니면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 차량 몰수에 대한 합리적 기준이 없는 경찰의 ‘엄포성’ 방침은 법망을 피해온 음주운전자의 비웃음만 살뿐이다. 몰수 차량을 국가가 처분한 뒤 행정비용을 뺀 매각대금을 차 주인에게 돌려주고 그 운전자가 다시는 차를 갖거나 빌릴 수 없게 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빌린 차량도 몰수하고 운전자가 차 주인에게 보상하도록 할 수도 있다. 지역 간 형평성 문제를 풀기 위해선 제도 보완 후 전국적으로 시행하면 될 것이다. 아무리 과격한 경고도 현실성이 떨어지면 아무도 겁먹지 않는다. 악덕 운전자들이 두려워하는 건 한 번 시작하면 멈추지 않을 각오로 대책에 빈틈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신광영 사회부 기자 neo@donga.com}

    • 201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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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김병화 후보, 前태백시장 수사외압 의혹”

    검찰의 비협조로 경찰이 수사하지 못하고 내사종결한 박종기 전 태백시장 뇌물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1년 뒤 관련 혐의를 확인해 구속기소하면서 수사 외압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당초 박 전 시장의 혐의 확인을 위해 검찰에 압수수색을 건의했지만 반려됐다. 이 과정에서 검찰 고위 간부의 수사 무마 외압이 있었다고 경찰은 주장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해당 간부가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검찰은 “박 전 시장을 구속 기소한 것은 추가 증거가 나왔기 때문”이라며 “경찰 내사 과정에서 검사의 부당한 지휘는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10년 박 전 시장이 시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6월 6급 직원 A 씨(여)에게서 승진청탁과 함께 1000만 원을, 건설업자에게 인허가 대가로 3000만 원을 각각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A 씨 남편에게서 “박 전 시장 부인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한 데 이어 건설업자 명의의 수표 일부가 박 전 시장 계좌로 옮겨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된 만큼 대가성 유무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 위해 소관 검찰인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박 전 시장 자택과 사무실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 차례 건의했지만 묵살됐다. 경찰은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지난해 4월 이 사건을 내사종결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은 이날 김 후보자 임명동의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의정부지검장이었던 김 후보자가 박 전 시장 사건에 외압을 행사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박 전 시장의 핵심 측근인 김진만 전 태백시 부시장과 태백중학교 동창이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1400억 원대 불법대출 비리로 구속 기속된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과 김 후보자 간 유착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

    • 201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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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쿨비즈는 펭귄룩?

    “이렇게 안 입으면 일은 안 하고 튀려고만 한다고 소문나요.”(J공단 박모 과장)“무늬 들어간 거 입으면 왠지 프로페셔널해 보이지 않아서요.”(A회계법인 이모 차장)“업무상 미팅이 많아 사람들에게 부담 안 주려면 이게 제일 나아요.”(H해운 심모 대리)10일 낮 1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횡단보도 앞에 나란히 선 3명은 모두 같은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흰색 반팔 드레스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 넥타이는 아무도 하지 않았다. 구두는 모두 검은색. 직장은 제각각이었지만 마치 같은 유니폼을 입은 듯했다. 이들을 포함해 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남자 20여 명도 비슷한 차림으로 횡단보도 앞에 도열해 있었다. 2명은 셔츠가 하늘색, 4명은 바지가 남색이었다. 나머지는 몸에 붙는 정도가 약간 다를 뿐 ‘흰색 반팔 상의+검은색 하의’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 천편일률적인 ‘쿨비즈’ 바람서울시가 최근 에너지 절감을 위해 반바지 착용을 권장하는 등 ‘쿨비즈(Cool-Biz)’ 운동을 시작했다. 일부 기업은 몇 년 전부터 복장 자유화를 도입했다. 하지만 직장 남성의 복장에는 별 변화가 없다는 게 의류업계의 분석이다. 삼성패션연구소가 지난해 제일모직 계열사가 판매한 남성 드레스셔츠의 색상을 분석한 결과 흰색과 파란색이 각각 73.7%와 13.4%를 차지했고 회색 등 기타 색상은 12.9%에 불과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갤럭시’ 매장에서 근무하는 박재상 매니저는 “요즘 쿨비즈란 말이 유행하지만 실제 고객의 소비 패턴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봄과 가을에는 셔츠 위에 다양한 색상의 넥타이를 매고 재킷을 입어 약간의 차별화가 가능하지만 셔츠와 바지만 입는 여름이 되면 출근 패션의 획일성이 더욱 부각된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처럼 청바지에 터틀넥 셔츠를 입거나 말단 직원들이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회의하는 모습은 아직 먼 나라 얘기인 것이다.남성의 옷차림이 정형화돼 있다 보니 의류업체들은 흰색이나 푸른색 셔츠와 검정색 남색 바지 등 ‘기본형 상품’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국내 남성 고객은 여전히 무난하고 남들이 많이 입는 옷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상품 기획을 할 때 기본 스타일의 물량을 70% 이상 준비하고 나머지는 유행을 고려해 색상이나 체크무늬로 차별화한다”고 설명했다.○ ‘교복패션’에 집착하는 이유는?직장 남성들의 천편일률적인 ‘드레스코드’가 깨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나 혼자 튀면 손해 본다’는 내면화된 집단주의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패션에 무감각했던 기성세대가 만든 무형의 복장 기준에서 일부 직원이 이탈할 경우 다수가 불편해하고 그런 시선이 심적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림대 사회학과 유팔무 교수는 “다수 안에 묻혀있을 때 안전함을 느끼는 게 한국 조직문화”라며 “개성이 강한 젊은이들도 어렵게 취업하기 때문에 직장 내 복장문화를 ‘2차 사회화’로 여기고 순응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D건설에 입사한 윤모 씨는 “회사에서 흰색이나 파란색이 아닌 다른 셔츠를 입으면 조직 융화에 악영향을 주는 느낌이 든다”며 “상사가 지나가면서 ‘요즘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넌지시 얘기하면 왠지 불성실한 사람으로 비칠까 봐 불안하다”고 털어놨다.자신이 화이트칼라 종사자라는 직업적 특성을 드러내려는 생각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세대 인간행동연구소 이명신 연구원은 “흰 셔츠에 검은 바지를 매치하는 게 사무직 남성의 세련된 옷차림이라는 인식이 오래 지속돼 왔다”며 “그렇게 입어야 괜찮은 직업군에 속한다는 정체성을 확인하게 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옷 색깔이 화려하면 전문성이 떨어지고 반바지 등 편한 복장은 업무 긴장도를 떨어뜨린다는 선입견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남들이 많이 입는 옷은 대충 입어도 중간은 간다는 안도감도 남성 직장인의 새로운 시도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여성에 비해 쇼핑에 관심이 적은 대부분의 남성은 몇 벌만 가지고도 한 계절을 보낼 수 있는 옷을 선호한다. 자주 입어도 스스로 질리지 않고 ‘옷을 못 입는다’는 남들의 시선을 피하려면 주변 동료들과 잘 동화될 수 있는 옷을 고르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다.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특정 집단이 얼마나 유연하고 개방적인지를 보여주는 복장문화가 획일화되면 사고가 경직되고 집단의 틀에 갇히기 쉽다”며 “혁신을 중요시하는 기업이라면 직원들에게 다양한 옷차림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종기 인턴기자 서강대 경영학과 4학년  김성모 인턴기자 중앙대 경제학과 4학년  }

    • 201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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