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철

정윤철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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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윤철 기자입니다.

trigger@donga.com

취재분야

2025-01-18~202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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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러스 두렵지만 이니에스타 온다는데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두렵지만 세계적인 스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6·스페인)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19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수원과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경기를 관전할 예정인 축구팬 박상호 씨(27)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스포츠 관중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에서도 수원과 고베의 경기는 평일 이벤트임에도 ‘흥행 대박’이 예상되고 있다. 이 경기는 2015년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경기에서 작성된 수원의 역대 ACL 안방 최다 관중 기록(1만4380명)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 측은 “티켓 예매 오픈(7일) 후 나흘간의 예매율이 같은 기간 베이징 궈안과의 경기 예매율보다 약 5배 높다. 이런 추세라면 최다 관중 달성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고베 미드필더인 ‘패스 마스터’ 이니에스타의 플레이를 ‘직관’(직접 관람)할 수 있다는 것과 인기 구단 수원의 시즌 첫 경기라는 점이 팬들의 발길을 축구장으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니에스타는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바르사)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와 함께 4차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맛봤다. 날카로운 패스와 상대의 압박 수비를 개인기로 벗어나는 ‘탈압박’에 능한 그는 2018년부터 고베에서 뛰며 일왕컵, 슈퍼컵 우승 등을 이끌었다. 이니에스타는 2004년 수원과 바르사의 친선 경기(1-0 수원 승) 이후 16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월드 클래스 선수를 보유한 고베지만 축구는 11 대 11의 싸움이다. 조직력을 살려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수원 구단은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해 입장 관중 전원에게 마스크를 배포하고, 손 세정제를 화장실 등에 배치한다. 11일 FC도쿄(일본)와 맞붙는 울산의 안방경기로 한국 팀의 ACL 일정이 시작되는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각 팀이 관중 입장 시 최근 방문 국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 측정을 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피겨선수권도 은반 위를 수놓은 세계적 스타들의 수준 높은 연기가 이어지며 흥행에 성공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대회 마지막 날인 9일 만원 관중(4700명)을 이루는 등 나흘 동안 평균 3525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남자 싱글 최강 하뉴 유즈루(일본), ‘제2의 김연아’로 떠오른 한국여자 싱글의 간판 유영, ‘점프 천재’로 불리는 남자 싱글 진보양(중국) 등의 연기를 보기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대회 주최 측은 신종 코로나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을 경기장 안에 머물지 못하도록 했고 출입구마다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입장객의 발열 상태를 점검했다. 관람객은 마스크를 쓴 채 먼저 문진표를 작성하고 손 세정제까지 바른 다음 열화상 카메라 앞을 지날 때 체온이 37.5도를 넘지 않아야 경기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엄격한 조치가 불편할 법도 했지만 외국 팬들은 “공항 수준으로 예방 조치를 진행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선수나 취재진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터뷰를 위해 마스크를 벗으면 ‘다시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 받기 일쑤였다. 꼼꼼한 예방 조치 덕에 4대륙 피겨 선수권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정윤철 trigger@donga.com·황규인 기자}

    • 20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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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티 플레이어’ 백승호, 독일 데뷔골 환호

    다름슈타트가 0-1로 끌려가던 전반 8분. 문전으로 침투한 백승호(23·다름슈타트·사진)는 동료의 침투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1군 경기 첫 골이자 독일 무대 데뷔 골을 터뜨린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백승호의 활약 속에 독일 분데스리가2(2부 리그) 다름슈타트는 8일 디나모 드레스덴과의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이로써 백승호는 22경기 만에 유럽 1군 무대 첫 골을 신고했다. 지난해 1월 지로나(스페인)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그는 7개월 뒤 다름슈타트로 둥지를 옮겼다. 7경기 만에 승리를 챙긴 다름슈타트는 11위를 기록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백승호는 이번 골로 자신이 ‘멀티 플레이어’라는 것을 보여줬다. 백승호는 서울 대동초등학교 소속이던 2009년 주말리그에서 30골(18경기)을 터뜨리는 등 공격수로 뛰었다. 하지만 볼 키핑이 뛰어나고 시야가 넓은 그는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2010년 입단)에서 성장하며 미드필더로 보직을 바꿨다. 지로나, 다름슈타트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어온 그는 이날 모처럼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득점력을 뽐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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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소연, A매치 58호… ‘차붐’과 나란히

    에이스 지소연(29·첼시FC위민)이 ‘차붐’ 차범근 전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67)과 어깨를 나란히 한 여자 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한국은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베트남을 3-0으로 꺾었다. 북한이 불참한 A조에서 한국은 승점 6(2승)을 기록해 1위로 플레이오프(PO)에 올랐다. A, B조로 나뉘어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각조 1, 2위가 3월 ‘홈 앤드 어웨이’로 PO를 치러 각각의 승자가 올림픽 본선 티켓(개최국 일본 제외 2장)을 획득한다. A조 1위 한국은 B조 2위, A조 2위 베트남은 B조 1위와 PO에서 만난다. B조 예선이 13일 마무리되는 가운데 9일 현재 호주가 1위, 중국이 2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장슬기(전반 23분), 추효주(후반 8분), 지소연(후반 38분)이 골을 터뜨렸다. 2006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지소연은 A매치 통산 58번째 골(123경기)을 터뜨려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한국 역대 A매치 개인 최다 골과 동률을 이뤘다. 장슬기와 김혜리는 팔로 가마를 만든 뒤 지소연을 태우고 기록 작성을 축하했다. 지소연은 “동률 기록인 데다 만족할 만한 경기력이 아니어서 (세리머니를 하기에는) 쑥스러웠다. PO에서는 더 많은 골을 넣어 올림픽 본선행을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이 PO에서 이기면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여자 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이런 가운데 PO 안방경기 개최지로 지난해 뜨거운 축구 열기를 자랑한 DGB대구은행파크(대팍)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평균 관중(1만734명) 상승률 1위(205%)를 자랑한 K리그1 대구의 안방구장인 대팍은 관중석 규모(1만2419석)는 작지만 관중석 바닥이 알루미늄 재질로 돼 있어 관중이 함께 발을 구르면 북소리에 버금가는 큰소리가 나 상대에 위압감을 준다. 대팍에서 축구 대표팀의 경기가 열린 적은 없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대팍은 유력한 후보지다. 관중 동원력이 큰 경기장인 만큼 강렬한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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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맹한 ‘백호’라는데 얼룩말 아니야?”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유니폼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가 6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한 태극전사들의 새 유니폼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에 처음 선을 보인 유니폼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비롯해 주요 국제 무대에서 각급 대표팀이 입게 된다. 전날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새 엠블럼(백호 얼굴)이 부착된 첫 유니폼이다. 유니폼 발표 주기는 통상 2년으로 나이키는 이날 미국, 나이지리아 대표팀 유니폼도 함께 공개했다. 나이키는 1996년부터 줄곧 한국의 유니폼을 제작하고 있다. 한국 안방 유니폼의 경우 전통적으로 유지해 온 붉은색 계열이다. 물결 무늬 패턴과 함께 분홍색 상의 상단부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붉게 변해 하의와 색이 일치된다. 방문 유니폼은 흰색 상의와 양말에 검은색 줄무늬가 있다. 나이키 측은 “용맹한 백호의 모습에서 착안해 백호 무늬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게 평가한 나이키는 한국을 주요 관리 대상에 해당되는 톱 티어(5개국·비공개)에 포함시킨 뒤 통기성과 신축성을 강화한 베이퍼니트 원단을 사용해 기능성을 강화했다. 유니폼 디자인에 대해선 찬사와 혹평이 교차하고 있다. “특별한 문양이 없어 ‘내복’ 같다는 얘기를 들었던 지난 유니폼보다 느낌이 강렬해 좋다”는 호감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파격적인 방문 유니폼에 대해 “초원(그라운드)을 달리는 얼룩말을 보게 될 것 같다” “아이스크림 ‘와일드바디’의 줄무늬 같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나이키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와 협의를 거쳐 유니폼을 제작했다. 지금은 낯설 수 있지만 팬들도 점차 익숙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표팀 유니폼은 여러 차례 화제의 중심에 섰다. 1994 미국 월드컵 당시 안방 유니폼은 흰색 바탕에 색동 무늬를 넣어 눈길을 끌었다. 붉은색이 오히려 상대의 적개심과 도전 의식을 고취시킨다는 이유.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데다 전통을 버렸다는 비판이 나왔고 다시 붉은색 유니폼이 제작됐다. ‘4강 신화’를 달성한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핫레드’ 색상이 사용됐다. 당시 핑크빛이 도는 색상이 선수들의 몸집을 커보이게 하는 시각적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독특한 디자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때는 상의에 적힌 선수 번호에 원 테두리가 있어 ‘로또 유니폼’으로 불렸다. 팬들 사이에서는 1번을 쓰는 골키퍼의 경우 저금통 구멍을 연상시킨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는 파란색 어깨선이 가방 끈 같아 보인다고 해서 ‘책가방 유니폼’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조응형 기자}

    • 202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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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무패 우승’ 거머쥐게 철벽 방어”… 대구 떠나 FA이적 GK 조현우

    “군사훈련 때문에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했는데…. 다시 머리 색깔을 노란색으로 바꾸고 ‘모히칸 스타일’(수탉처럼 가운데만 남긴 헤어스타일)을 만들어서 울산의 ‘빛현우’로 거듭나야죠.”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29)는 검은색 머리가 낯선 듯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그는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지난달 17일 퇴소했다. 3일 뒤 그는 2013년부터 몸담았던 프로축구 K리그1 대구를 떠나 자유계약선수(FA)로 지난해 준우승 팀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그는 “올 시즌 울산이 무패로 우승을 달성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와의 이별 과정에서 재계약 여부에 대한 의사 전달 없이 훈련소에 입소해 의도적으로 원 소속팀과의 협상을 피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조현우다. 이날 조현우는 이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지난 시즌 시작 전에도, 최종전을 앞두고도 (대구 측에)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조현우는 이적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은 잊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올 시즌에는 최다 무실점 경기를 한 골키퍼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그는 무실점 경기 15회로 송범근(전북)과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울산의 수문장은 국가대표팀에서 조현우와 주전 경쟁을 벌이는 김승규(30·현 가시와 레이솔)였다. 조현우는 “최근 (김승규와) 연락해 울산의 팀 색깔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골키퍼의 킥에서부터 시작되는 빠른 역습 전술이 나와 잘 맞을 것 같다. 골킥으로 도움도 기록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1일부터 울산의 훈련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상대 팀으로 만날 때 나를 힘들게 했던 공격수 주니오(2019시즌 19골·득점 2위)와 같은 팀에서 뛰게 돼 다행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현우는 “대표팀에서 울산 출신 동료들이 말해줬던 대로 팀 분위기가 딱딱하지 않다. 울산의 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한국의 주전 골키퍼로 매 경기 ‘선방쇼’를 펼쳐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독일 무대 진출을 시도했다가 좌절된 조현우지만 유럽행에 대한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은 접지 않았다. 우선은 울산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기량을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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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라흐… 음바페… 도쿄로 옮겨놓은 ‘월드컵 열기’

    “올해 내 꿈은 3관왕이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우승, 그리고 도쿄 올림픽 금메달이다.” 세계 축구의 ‘차세대 스타’ 킬리안 음바페(22·파리생제르맹)의 각오다. 프랑스 A대표팀 소속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그는 23세 이하 선수가 출전하는 올림픽 남자 축구에서 다시 한 번 정상을 노린다. 몸값(예상 이적료)이 3000억 원을 넘는 그는 이번 시즌 파리생제르맹에서 리그1 14골을 포함 22골(25경기)을 터뜨리며 놀라운 득점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음바페는 프랑스 풋볼과의 인터뷰에서 “축구 인생에서 한 번은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다. 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해 소속 팀과 얘기를 나눠 볼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어서 참가하려면 소속 팀의 동의가 필요하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의 올림픽 예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프랑스와 한국 등 12개국(총 16개국)이 본선행을 확정했다. 본선 진출국들이 최대 3장의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를 포함해 최정예 멤버 구성을 위한 작업에 속속 착수하면서 도쿄 올림픽은 ‘별들의 전쟁’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집트는 지난 시즌 리버풀(잉글랜드)의 UCL 우승을 이끈 ‘파라오’ 무함마드 살라흐(28·이번 시즌 18골)의 와일드카드 발탁을 고려 중이다. 샤우키 가립 이집트 감독은 “예비 명단에 살라흐는 첫 번째로 포함될 것이다. 다만 7, 8월 올림픽 기간에 리버풀도 새 시즌을 준비(프리 시즌 대회 참가 및 팀 훈련)해야 한다. 올림픽 참가는 살라흐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스무 살에 출전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3골을 터뜨리며 두각을 나타낸 살라흐는 이후 첼시, AS로마, 리버풀 등 유럽 빅 클럽에서 뛰며 세계적 공격수로 성장했다. 스페인은 ‘패스 마스터’로 불리는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6)를 와일드카드 후보로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에서 4차례 UCL 우승을 이끈 그는 2018년부터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에서 뛰고 있어 별도의 현지 적응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은 A매치 100경기를 뛴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31·바이에른 뮌헨)가 와일드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뮐러가 승마 선수로 독일 대표 선발전에 나설 예정인 아내 리사와 부부 동반 올림픽 출전을 이뤄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뮐러는 “아내와 함께 올림픽에 간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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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력왕-탐구왕… ‘60세 핫범슨’ 김학범 감독

    “뭘 그 정도 가지고 놀라. 예전에는 (턱걸이를) 더 많이 했었는데. 허허.”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대회 도중(16일) 열린 ‘턱걸이 사제 대결’에 대해 묻자 김학범 감독(60)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당시 그는 체육관에 수비수 김재우(22·대구)와 턱걸이 대결을 했다. 김 감독은 다리를 쭉 편 채로 10개를 해냈다. 김재우는 “예상치 못한 전개인데…”라며 당황했다. 김재우는 다리가 구부러지기는 했지만 11개를 하면서 현역의 자존심을 지켰다. 선수들은 “감독님 신체나이는 20대인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환갑을 맞은 나이에도 강한 근력을 과시한 ‘로보캅 사령탑’은 막내 아들뻘인 제자들을 이끌고 올림픽 본선 진출과 한국의 대회 첫 우승을 달성했다. 2년 전 아시아경기에 이어 연속 우승을 달성한 김 감독은 30일 기자회견에서 “23세 이하 선수들의 성장을 통해 한국 축구를 발전시킨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루 담배를 두세 갑 피우는 ‘애연가’인 그는 틈나는 대로 체육관과 산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건강도 유지하며 전술도 구상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김 감독은 실업팀 국민은행에서 1991년 말까지 선수생활을 했으나 태극마크는 한 번도 달지 못했다. 은퇴 후 은행원 생활을 했던 그는 축구에 대한 갈증을 풀지 못하고 1993년 국민은행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축구계 비주류인 그는 명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따는 등 치열한 축구 공부로 부족함을 채웠다. 대표팀이 강한 압박과 성공적 로테이션으로 전승(6승) 우승을 달성한 배경에는 김 감독의 학구열도 있었다. 그는 “매년 겨울 유럽과 남미 등을 찾아 선진 축구를 배웠다”고 했다. 수비력이 강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손흥민의 은사였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토트넘 감독 등을 직접 만나 전술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나이를 불문하고 해외 지도자들을 만나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다. 현대 축구의 흐름을 파악해 한국에 접목시키는 게 내가 할 일이다.” 김 감독은 “일본에서 올림픽이 열리기에 안방처럼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충분히 메달에 도전해볼 수 있다. 일본보다는 위에 있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원 팀’을 위한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와 23세 이하 선수들의 융화도 강조했다. “2년 전 아시아경기 때도 와일드카드(손흥민 황의조 조현우)에게 ‘먼저 공도 들고 물통도 나르라’고 했다. 선배들이 솔선해 헌신하는 모습을 통해 팀이 하나가 되도록 할 것이다.” 이날 ‘김학범호’의 K리거들도 소속팀에서의 성장을 통해 올림픽 무대를 밟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공격수 오세훈(상주 상무)은 “‘군인정신’으로 무장하겠다. 10골 이상 넣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회 최우수선수 원두재(울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위치 선정과 몸싸움 능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조응형 기자}

    • 20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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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한폐렴 공포… 농구 관중에 마스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스포츠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29일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장충체육관 중앙 현관에는 열 감지기가 설치됐다. 모든 관중은 체온을 잰 뒤 입장할 수 있었다. 평소 하이파이브를 하며 팬들을 반겼던 치어리더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장갑을 낀 채 손을 흔드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선수와 팬들이 함께 사진을 찍는 포토타임 이벤트도 취소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관중에게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다음 달부터는 마스크도 배포할 계획이다. 한국농구연맹(KBL)도 이날부터 프로농구 경기가 열리는 체육관의 입장 관중 전원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기로 했다. 수요 급증으로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보이자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지원에 나섰다. KBO는 “문화체육관광부 요청에 따라 지난해 미세먼지 대비책으로 구입했던 황사마스크 잔여분 13만 개를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구단에 전달해 감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프로축구 K리그 팀들이 참가하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일정도 변경됐다. 2월부터 ACL 조별리그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리는 가운데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중국 팀의 안방경기로 예정된 1∼3차전 일정(2, 3월)을 모두 방문경기로 바꿨다. AFC는 중국 내 상황을 지켜본 뒤 4∼6차전으로 변경된 중국 팀 안방경기의 추가 일정 변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K리그에서는 FC서울(E조), 울산(F조), 수원(G조), 전북(H조)이 ACL에 참가한다. 서울은 베이징 궈안, 울산은 상하이 선화, 수원은 광저우 에버그란데, 전북은 상하이 상강과 같은 조다. 일정 변경에 따라 K리그 4개 팀은 2월로 예정됐던 중국 방문경기를 모두 안방경기로 치른 후 4∼5월에 중국 방문경기를 치른다. 한 구단 관계자는 “중국 방문에 따른 고민을 해결했다. 조별리그 초반에 부담스러운 중국 방문경기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중국 팀을 불러들여 경기를 할 때 관중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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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강 이끈 극장골 넣은 뒤 울컥… 속이 시원해서 울어본 건 처음”

    “극적인 골을 넣고 나니 울컥하더라고요. 속이 시원해서 울어본 건 처음입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우승 주역인 미드필더 이동경(23·울산·사진)은 29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극장골’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이번 대회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자신이 터뜨린 결승골 얘기였다. 당시 한국은 1-1 동점을 허용한 뒤 상대의 공세에 고전하다 후반 추가시간(후반 50분)에 이동경이 터뜨린 18m 왼발 감아차기 프리킥에 힘입어 2-1 진땀승을 거둬 극적으로 4강에 올랐다. 이동경의 ‘한 방’이 없었더라면 한국이 이번에 거둔 대회 첫 우승과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도 어떻게 될지 몰랐다.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지난해 3월)에서 6골을 폭발시키며 에이스로 떠오른 이동경이지만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1도움에 그쳐 마음고생을 했다. “코치님들이 장난으로 ‘그 프리킥 골이 너를 살렸다’고 말하셨어요. 선수 생활하면서 후반 추가시간에 이런 골을 넣은 것은 처음인데…. 홀가분한 마음에 눈물이 났어요.” 요르단전 결승골 당시 누리꾼들은 ‘동경’이라는 이름에 착안해 “‘도쿄 리’가 도쿄행 불씨를 살려냈다”며 환호했다. 이동경은 “내 이름은 동녘 동(東)에 빛날 경(炅)이어서 도쿄를 뜻하는 ‘동경(東京)’과는 다르다. 하지만 팬들이 좋은 의미로 지어주신 별명(도쿄 리)이기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8강에서 첫 득점에 성공한 이동경은 호주와의 4강전(2-0 승) 쐐기골을 넣은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1-0 승)에서 절묘한 프리킥으로 정태욱(대구)의 헤딩 결승골(연장 후반 8분)을 도왔다. 당시 김학범 감독은 김대원(대구)에게 킥을 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동경이 감독에게 자신이 차겠다고 해 키커가 변경됐다. “세트피스 훈련 시 태욱이와 킥 낙하지점 등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눴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이동경은 1차전 중국전 선발 이후 4경기를 조커(교체 투입 선수)로 뛰었다. 그는 “풀타임을 뛸 체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 대신 언제든지 경기에 투입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몸을 풀며 기회를 기다렸다. 팀 훈련 때는 프리킥 연습도 꾸준히 했다”고 말했다. 이동경은 “김학범 감독님은 경기장 안에서는 냉정한 사령탑이셨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할아버지 같았다. 가끔 아들을 혼내기도 하는 아버지가 아닌 손자에게 한없이 애정을 쏟는 할아버지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동경에게 숙제를 내줬다고 한다. 이동경은 “감독님께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더 해서 체력을 키우고 소속팀에서도 많은 경기를 뛰며 경기 감각을 유지하라고 주문하셨다”고 전했다. 이동경은 대구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휴식하다 다음 달 1일부터 울산의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동경은 “올림픽 본선 티켓과 함께 2020년을 성공적으로 출발한 만큼 마무리도 멋지게 하고 싶다. 올림픽 무대를 꼭 밟아 메달 획득을 이뤄내고, 소속팀 울산의 K리그1 우승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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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승컵 품고 온 김학범 “한국선수 모두가 와일드카드 후보”

    “우리나라 선수는 모두 와일드카드 후보에 해당됩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사상 첫 우승과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달성한 김학범 감독(60)은 와일드카드 구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8일 우승컵을 들고 선수들과 함께 금의환향한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월 20일 본선 조 추첨 이후에 와일드카드의 윤곽이 나올 것 같다. 조별리그 상대를 분석한 뒤 어떤 포지션에 와일드카드가 필요할지 살펴볼 것이다”고 말했다. 올림픽 본선 최종 엔트리는 18명으로 예선(23명)보다 적다. 본선 참가국들은 23세 이하 나이 제한을 받지 않는 와일드카드를 최대 3명까지 뽑아 전력을 강화할 수 있다. 축구계에서는 미드필더 권창훈(26·프라이부르크), 수비수 정승현(26·울산)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당시 금메달을 합작한 와일드카드(손흥민, 황의조, 조현우)의 올림픽 와일드카드 발탁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감독은 “한국 선수는 모두 (와일드카드에) 포함된다. 하지만 현 23세 이하 대표팀에도 좋은 선수가 많은 만큼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유럽파 등을 활용하려면 선수의 소속 구단과 합의를 해야 한다. 2012 런던 올림픽(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하는 김 감독은 현 23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에게 “소속팀으로 돌아가 다치지 말고 많은 경기를 뛰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표팀이 로테이션 시스템 속에서도 안정된 경기력을 유지하며 전승(6승) 우승을 달성한 비결 중 하나는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경기 엔트리에 22세 이하 선수 2명 포함, 그중 1명 이상 선발 출전)에 따라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 체력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K리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승 주역인 이동경(울산·2골), 이동준(부산·2골), 정태욱 김대원(이상 대구·이상 1골) 등 1997년생들은 올해 23세가 되면서 더는 의무 출전 규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소속팀 선배들과의 냉혹한 주전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23·울산)는 “23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동료들과 계속 (주전) 경쟁을 해왔다. 소속팀에서도 경쟁을 통해 발전한다면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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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 없었지만 모두를 스타로… ‘학범슨’의 원팀 만들기

    몸에 태극기를 두른 선수들은 ‘KOREA’라고 새겨진 우승컵을 들고 힙합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쩌렁쩌렁하게 “진짜 우승이다!”라고 외치던 이들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라커룸 한편에 모였다. 장난기 가득한 이들은 김학범 감독(60)을 가운데에 앉게 한 뒤 그의 머리 위로 물을 쏟아부었다. 감독은 막내아들뻘인 제자들의 장난에 밝게 웃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정상에 오른 ‘김학범호’의 흥겨운 뒤풀이였다. 한국은 2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에서 연장 후반 8분에 터진 수비수 정태욱(대구)의 헤딩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준결승에서 호주를 꺾고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던 한국은 4회째인 이 대회에서 전승(6승)으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해외파 이강인(발렌시아) 등의 합류 불발로 최상 전력은 아니라던 한국은 끈끈한 조직력으로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특출한 선수가 없지만 한 발 더 뛰고 희생하는 ‘원팀 정신’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총 10골을 터뜨린 한국은 필드 플레이어 전 포지션(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에 걸쳐 6명이 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수 오세훈(상주)과 조규성(안양)이 2골씩 터뜨리며 ‘차세대 원톱’으로 떠올랐다. 상주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기초군사훈련을 받다 대표팀에 합류한 오세훈은 “머리를 다시 짧게 깎고 훈련소로 가야 한다. 꼭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다”고 말했다. 정태욱(194cm)과 오세훈(193cm) 등 ‘장신 라인업’을 활용한 한국의 세트피스는 위력적이었다. 정태욱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 멤버로 제공권 장악력이 뛰어나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으로 다시 한번 자신을 부른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정태욱과 함께 아시아경기에 출전했던 송범근(전북)은 베스트 골키퍼상을 수상했다. 8강전에서 왼발 프리킥 결승골을 넣은 미드필더 이동경(울산)과 4강전 결승골의 주인공 김대원(대구),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한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울산) 등은 장차 A대표팀의 핵심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5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원두재는 “23명 모두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다. 모두가 간절했기에 이뤄낸 우승”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시아경기에 이어 다시 ‘우승 청부사’로 우뚝 섰다. 아시아경기 당시 ‘인맥 논란’에도 뚝심 있게 와일드카드로 황의조(당시 9골)를 뽑아 성공을 거둔 김 감독은 이번에도 유망주를 대거 발굴하는 탁월한 안목을 과시했다. 지략가인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명장 알렉스 퍼거슨에 빗대 ‘학범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숙소에서 먹여주고 옷(유니폼)도 주기에’ 운동을 시작했다는 그는 은퇴 후 국민은행 퇴계로지점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며 ‘예금 모집 실적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선수 시절 태극마크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모교 명지대에서 박사학위(운동생리학·2006년 취득)를 따 축구계에서는 드물게 ‘박사 지도자’ 타이틀을 달았다. 사비를 털어 남미와 유럽에서 선진 축구를 배우는 열정을 보였다. AFC는 “한국은 영리한 로테이션으로 우승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선발 멤버에 최대 8명의 변화(8강)를 주는 등 매 경기 과감한 로테이션으로 체력 안배에 성공하며 상대의 전력 분석을 무력화시켰다. 경기 도중 불호령을 내리는 ‘호랑이’ 사령탑이면서도 선수들과 턱걸이 내기를 하는 등 아버지처럼 자상한 면모도 보였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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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 없이도 강한 ‘김학범의 아이들’…전승으로 우승 비결은?

    몸에 태극기를 두른 선수들은 ‘KOREA’라고 새겨진 우승컵을 들고 힙합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진짜 우승이다!”라고 외치던 이들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라커룸 한편에 모였다. 장난기 가득한 이들은 김학범 감독(60)을 가운데에 앉게 한 뒤 그의 머리 위로 물을 쏟아부었다. 감독은 막내아들뻘인 제자들의 장난에 밝게 웃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정상에 오른 ‘김학범호’의 흥겨운 뒤풀이였다. 한국은 2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에서 연장 후반 8분에 터진 수비수 정태욱(대구)의 헤딩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준결승에서 호주를 꺾고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던 한국은 4회째인 이 대회에서 전승(6승)으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스타 없이도 강한 ‘김학범의 아이들’ 해외파인 이강인(발렌시아) 등의 합류 불발로 최상 전력은 아니라던 한국은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특출한 선수가 없지만 한 발 더 뛰고 희생하는 ‘원팀 정신’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총 10골을 터뜨린 한국은 필드 플레이어 전 포지션(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에 걸쳐 6명이 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수 오세훈(상주)과 조규성(안양)이 2골씩 터뜨리며 ‘차세대 원톱’으로 떠올랐다. 상주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기초군사훈련을 받다 대표팀에 합류한 오세훈은 “머리를 다시 짧게 깎고 훈련소로 가야 한다. 더 성장해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다”고 말했다. 결승전 결승골을 터뜨린 정태욱(194cm)과 오세훈(193cm) 등 ‘장신 라인업’을 활용한 한국의 세트피스는 위력적이었다. 정태욱은 프리킥 상황에서 공중으로 번쩍 솟아올라 머리로 골을 터뜨렸다.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 멤버로 제공권 장악력이 뛰어나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을 부른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정태욱과 함께 아시아경기에 출전했던 송범근(전북)은 베스트 골키퍼상을 수상했다. 요르단과의 8강에서 왼발 프리킥 결승골을 넣은 미드필더 이동경(울산)과 호주와의 4강전 결승골의 주인공 김대원(대구),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한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울산) 등은 A대표팀 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중국전을 제외한 5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원두재는 “23명 모두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모두가 간절했기에 이뤄낸 우승”이라고 말했다. ●‘우승 청부사’ 학범슨 김 감독은 2년 전 아시아경기에 이어 다시 정상에 오르며 ‘우승 청부사’로 우뚝 섰다. 아시아경기 당시 ‘인맥 논란’에도 뚝심 있게 와일드카드로 황의조(당시 9골)를 뽑아 성공을 거둔 김 감독은 이번에도 유망주를 대거 발굴하는 탁월한 안목을 과시했다. 지략가인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이끌었던 명장 알렉스 퍼거슨에 빗대 ‘학범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숙소에서 먹여주고 옷(유니폼)도 주기에” 운동을 시작했다는 그는 은퇴 후 실업 선수 생활을 했던 국민은행 퇴계로지점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며 ‘예금 모집 실적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선수 시절 태극마크와 거리가 멀었지만 명지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운동생리학·2006년 취득) 학위를 따 축구계에서는 드물게 ‘박사 지도자’ 타이틀을 달았다. 사비를 털어 남미와 유럽에서 선진 축구를 배우는 열정을 보였다. AFC는 “한국은 영리한 로테이션으로 우승을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선발 멤버에 최대 8명의 변화(8강)를 주는 등 매 경기 과감한 로테이션으로 체력 안배에 성공하며 상대의 전력 분석을 무력화시켰다. 경기 도중 불호령을 내리는 ‘호랑이’ 사령탑이면서도 선수들과 턱걸이 내기를 하는 등 아버지처럼 자상한 면모도 보였다. 김 감독의 시선은 이제 올림픽 본선을 향한다. “한국은 2012년 런던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도쿄에선 동메달 그 이상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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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의 해 돌아오면 ‘권총 황제’도 돌아온다

    “2020년을 국가대표로서 멋진 피날레를 장식하는 한 해로 만들고 싶습니다.”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 ‘권총 황제’ 진종오(41·서울시청)에게서 간절함이 느껴졌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을 시작으로 네 번의 올림픽에서 6개의 메달(금 4개, 은 2개)을 획득한 그에게도 올해는 특별하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진종오가 올림픽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4, 5월에 열리는 5차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합산 점수 상위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활발한 방송 활동을 병행했던 지난해 진종오는 성적이 다소 부진했고, 국가대표도 아니었다. 하지만 사격계에는 ‘올림픽의 해는 진종오가 돌아오는 해’라는 말이 있다. 22일 경기 성남시 신구대 사격장에서 만난 그는 “과거에도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 해에는 국가대표가 아닌 상태로 다양한 취미 활동 등을 즐기다가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모든 역량을 쏟아 출전권을 따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식이 4년 내내 사격에만 집중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슬럼프를 막고, 초심을 다질 계기를 마련해 준다고 했다. 지난해 말 진종오는 사격 기술 연구소인 ‘택티컬리스트’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소총, 권총, 샷건 등을 모두 사용하는 전투 사격 훈련을 받았다. 진종오는 “올림픽 준비를 앞두고 확실하게 기분 전환이 됐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카지노는 구경도 못 하고 방아쇠만 당기다 왔다”며 웃었다. 최근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올림픽 모드’에 돌입한 진종오는 택티컬리스트가 만든 신구대 사격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매일 무게 1.2kg의 권총을 들고 하루 400발씩(4시간 소요) 쏜다. 설 연휴에도 하루 정도 쉬고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다. 진종오가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 1개를 추가하면 역대 한국 선수 최다 메달 기록(7개)을 세운다. 현재는 김수녕(양궁)과 공동 1위다. 진종오는 “올림픽 메달을 향한 길은 지독히 외로운 싸움이지만 이번에도 국가대표 선발전부터 한 단계씩 이겨내고 싶다”고 말했다.성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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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듬직한 송범근 “매경기 벼랑 끝”

    “토너먼트에서는 한 골로 승패가 갈릴 때가 많다. 벼랑 끝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골키퍼 송범근(23·전북·사진)의 말이다. 18세, 20세 이하 등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성장한 그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다. 경기마다 큰 폭으로 선발 명단을 바꾸고 있는 대표팀에서 조별리그 3경기와 8강전에 모두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는 송범근이 유일하다. 한국은 22일 오후 10시 15분(한국 시간) 태국 랑싯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준결승에서 승리하면 도쿄행을 확정한다. 토너먼트에서는 양 팀 모두 수비에 중점을 두다 한 골로 승패가 갈리거나, 연장까지 거친 뒤 승부차기로 승자가 결정될 때가 많다. 전·후반 90분과 연장전, 승부차기까지 골문을 지키는 수문장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호주전에서도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송범근은 해당 연령대에서 ‘베테랑’으로 통한다.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16강),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금메달) 등에 출전해 국제무대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1에서는 전북의 주전 골키퍼(38경기 32실점)로 활약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송범근은 “토너먼트에서는 항상 고비가 찾아오기 마련인데, 동료들과 함께 잘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은 송범근이 이번 대회 한국의 실점 상황(3골)에서 위치 선정 미스 등으로 ‘슈퍼 세이브’(결정적 선방)를 못 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2002 한일 월드컵 대표팀 골키퍼였던 김병지(50)는 “송범근은 기본에 충실하게 제 몫을 하고 있다. 전북에서도 선배 수비수들과 소통하며 좋은 모습(수비 라인 조정 등)을 보인 만큼 준결승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범근과 대표팀 생활을 함께했던 동료들도 두터운 신뢰를 보낸다. 미드필더 백승호(23·다름슈타트)는 “범근이가 뒤에 있으면 항상 듬직하다. 든든한 골키퍼가 있으면 필드플레이어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학범 감독은 2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호주전을 준결승이 아닌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 선수들은 스피드와 힘이 모두 좋다. 최근 호주와 두 차례 맞대결(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비공개 평가전)을 펼쳤던 경험을 토대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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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제물로 22일밤 도쿄행 결정 짓는다

    “승리는 어제 일이다. 이제는 다가올 호주전에 집중해야 한다.”(수비수 정태욱) 사상 첫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까지 단 1승.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극적인 승리의 기쁨에 취하지 않고 다시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19일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이동경(울산)의 ‘극장골’로 요르단을 2-1로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4강에 오른 대표팀은 20일 휴식 대신 야외 훈련을 실시했다. 올림픽 진출의 분수령이 될 4강전의 중요성을 감안해 그라운드에서 회복에 중점을 둔 훈련을 했다. 김학범 감독은 “간결한 패스 플레이를 점검하고 수비 조직력을 보완해 호주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22일 오후 10시 15분(한국 시간) 태국 랑싯에서 호주와 준결승을 치른다. 3위까지 올림픽에 나가기 때문에 호주를 꺾으면 도쿄행을 확정짓는다. 지면 3, 4위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호주는 8강에서 연장 끝에 시리아를 1-0으로 꺾었다. 득점력(한국 7골, 호주 5골)과 역대 상대 전적(10승 2무 2패·한국 우위) 등에서 한국이 앞서 있지만 최근 두 차례 맞대결만 놓고 보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지난해 3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에서 한국은 0-2로 끌려가다가 조영욱, 이동경의 연속 골 덕분에 2-2로 간신히 비겼다. 3일 말레이시아에서 가진 비공개 평가전에서도 1-1로 비겼다. 호주의 경계 대상 1호는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한국전에서 2골을 넣은 공격수 니컬러스 디아고스티노다. 이번 대회 2골을 기록 중인 그는 몸싸움에 능하고 킥이 좋다. 시리아와의 8강에서 결승골을 넣은 공격수 알 하산 투레는 스피드와 발재간이 뛰어나 한국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에 조커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공격수 오세훈(상주·193cm)과 미드필더 이동경은 호주와의 최근 2경기에서 골맛을 봤기에 이번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호주는 키가 184cm가 넘는 장신 수비수 4명을 보유하고 있다. 3일 평가전 당시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고 득점을 기록한 오세훈은 4강에서 원톱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8강에서 대회 첫 골을 터뜨린 이동경은 적극적 침투와 프리킥으로 득점을 노린다. 조별리그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이동경은 8강전 승리 후 울음을 터뜨렸다. 이동준(부산)이 “아이고∼ 부끄러워라”라고 놀리자 이동경은 “앞으로 내 앞에서 울기만 해봐라”라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이동경은 “호주전이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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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장 준비할 때… 이동경, 동경 가는 길 넓힌 ‘18m 극장골’

    연장전의 기운이 감돌았다. 한국과 요르단이 1-1로 맞선 가운데 4분의 후반 추가시간 중 3분이 흐른 뒤였다. 사실상 한국의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한국 코칭스태프는 목청껏 “가자! 한 번 더 (공격) 가자”라고 외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후반 48분 13초. 상대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드리블을 하던 이동경(울산)이 요르단 이브라힘 사데흐의 발에 걸려 만세 동작을 하며 넘어졌다.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의 키커로 나선 이동경은 왼발 감아 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약 18m를 날아간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후반 50분에 터진 이동경의 ‘극장골’에 힘입어 한국이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간 순간이었다. 한국은 19일 태국 랑싯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8강전에서 이동경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한국은 22일 오후 10시 15분 같은 장소에서 호주와 4강전을 치른다. 최종 3위까지 올림픽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에 한국이 호주를 꺾으면 세계 최초의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정짓는다. 4강에서 질 경우에는 3, 4위전에서 승리해야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C조 1위 한국은 이날 조별리그 최종전 선발 멤버에서 8명을 바꿔 D조 2위 요르단과의 8강전에 나섰다. 체력 우위를 앞세워 주도권을 쥔 한국은 전반 16분 선제골을 낚았다. 김대원이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크로스를 올리자 제공권이 뛰어난 수비수 정태욱(194cm)이 헤딩으로 공을 요르단 골키퍼 앞쪽으로 떨어뜨렸다. 이동준과 골키퍼의 경합 과정에서 공중으로 튀어 오른 공을 조규성(안양·185cm)이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요르단(평균 신장 177cm)보다 장신이 많은 한국(평균 신장 181cm)의 ‘고공 플레이’가 빛났다. 후반에 한국은 김진규의 프리킥이 골포스트에 맞고 나오는 등 좀처럼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30분 요르단의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요르단의 막판 공세에 고전하던 한국은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이동경의 값진 결승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K리그1 울산에서 3골(25경기)을 기록한 이동경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도 뽑혀 A매치 2경기를 뛴 선수다.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에서는 6골을 폭발시키며 23세 이하 대표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던 그는 장기인 왼발 슈팅으로 이번 대회 자신의 첫 골을 뽑아냈다. 누리꾼들은 ‘동경’이라는 이름에 착안해 “‘도쿄 리’가 도쿄행을 향한 불씨를 살려냈다”며 환호했다. 이동경의 이름은 한자로 ‘李東炅’으로 도쿄를 뜻하는 ‘동경(東京)’과는 다르다. 이동경은 “그동안 경기력이 좋지 못해 팀원들에게 미안했는데 골을 넣게 돼 기쁘다. 프리킥 키커 선정을 앞두고 동료들에게 ‘내가 차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공을 찼을 때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학범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의 용병술은 이날도 빛났다. 앞서 중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1-0 한국 승)에서는 후반 13분 교체 투입된 이동준(부산)이 후반 48분에 결승골을 터뜨린 바 있다. 한국이 이번 대회 후반 추가시간에 터뜨린 2골은 모두 ‘슈퍼 조커(교체 투입 선수)’의 발끝에서 나왔다. 김 감독은 “오늘 경기의 승부수는 조커에 있다고 생각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한 이동경과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승골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4강 상대인 호주는 한국과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에서 같은 조였다. 당시 양 팀은 2-2로 비겼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말레이시아에서 가진 평가전에서도 양 팀은 1-1로 비겼다. 김 감독은 “호주와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요르단전에서 나타난 수비 조직력 문제 등을 보완해 4강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조응형 기자}

    •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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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아연-임희정 “최저타수상 탐나요”

    “선의의 경쟁은 좋은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에 (라이벌 관계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조아연(볼빅)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스무 살 동갑내기 임희정(한화큐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임희정(3승)이 승수는 조아연(2승)보다 많았지만 컷 탈락 및 기권 3회로 좀 더 꾸준히 신인왕 포인트를 쌓은 조아연(2780점)이 포인트 2위 임희정(2532점·컷 탈락 7회)을 제치고 평생 한 번뿐인 최고 루키의 영광을 안았다. 2020시즌에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KLPGA투어의 흥행을 이끌 기대주로 손꼽히는 둘은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당당하게 새 시즌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상승세(8월 첫 우승)를 탔기 때문에 시즌이 끝날 때는 아쉬웠다. 올해는 작년보다 꾸준히 각종 랭킹에서 상위권에 있고 싶다.”(임희정) “거창한 목표로 부담을 갖기보다는 우선 예선 통과를 목표로 대회에 임할 것이다. 대신 (우승) 기회가 왔을 때 공격적 플레이를 해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조아연) 지난해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던 임희정은 비시즌에 주로 국내에 머물며 부상 치료와 훈련을 병행 중이다. 조아연은 지난달부터 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임희정은 “하루 2, 3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워 드라이버 비거리를 10m 정도 늘렸다. 쇼트 게임 훈련 시에는 3m 이내 퍼팅 능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연은 샷의 기복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드라이버샷 OB 및 퍼팅 난조로 힘들 때가 많았다. 스윙 훈련과 연습 라운드를 반복하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비시즌 훈련 시작에 앞서 골프장 밖 일상에도 잠시 집중했던 둘이다. 임희정은 “친구를 따라 가수 엑소의 콘서트도 가봤고, 놀이동산도 다녀왔다. 본격적 시즌 준비에 앞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체대를 다니는 조아연은 학교 출석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낸 뒤 전지훈련을 떠났다. 둘 다 새 시즌 목표는 최저타수상 수상이다. 지난 시즌 평균 타수 순위는 조아연이 4위(70.6565타), 임희정이 6위(71.1580타)였다. “3승과 함께 최저타수상을 받고 싶다. 남들과 같은 노력을 하고 남들보다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라는 생각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조아연) “꾸준한 플레이를 펼쳐 최저타수상을 받고 싶다. 목표 승수는 2승이다.”(임희정) 지난 시즌 3승을 한 그가 2승을 노린다는 게 의아했다. 임희정은 “목표를 올렸다 실패하면 실망이 클 것 같다. 좌우명인 진인사대천명처럼 내가 쏟은 노력을 믿고 차분히 전진한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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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의 의무 마친 노승열, 2년 3개월 만에 PGA 복귀

    국방의 의무를 마친 노승열(29)이 2년 3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복귀한다. 노승열은 17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리는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출전한다. 2017년 10월 제주에서 열린 CJ컵을 마지막으로 군 복무(상근예비역)에 들어갔던 노승열은 PGA투어로부터 군 복무에 따른 시드 연장 유예를 받아 26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2012년 PGA투어에 진출한 노승열은 2014년 4월 취리히클래식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8월 전역 후 신한동해오픈(공동 45위), 제네시스 챔피언십(공동 6위) 등 국내 무대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려왔다. 노승열은 “한국에서 필드 복귀전을 치러봐 크게 떨리지는 않는다. 이번 대회를 통해 실전 감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PGA투어는 4월 RBC 헤리티지부터 ‘슬로 플레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 한 대회에서 선수가 샷을 하는데 120초 이상 걸려 두 차례 지적을 받으면 1벌타를 줄 예정이다. 기존에는 한 라운드에서 슬로 플레이 2회 지적 시 1벌타를 받았기 때문에 라운드 당 한번씩 슬로 플레이를 하는 ‘꼼수’를 쓸 수 있었다. 또한 PGA투어는 슬로 플레이어의 리스트(비공개)를 작성해 집중 관찰하기로 했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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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항서호, 머리 아픈 ‘8강 방정식’… D조 최종전 북한 꺾고 결과 기다려야

    박항서 감독(61·사진)이 이끄는 베트남의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베트남은 13일 요르단과의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D조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베트남은 아랍에미리트(UAE)와의 1차전(0-0)에 이어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로 3위(승점 2)에 머물렀다. 14일 현재 D조 1위는 UAE(승점 4·골득실 +2), 2위는 요르단(승점 4·골득실 +1)이다. 조 2위까지 8강에 오르는 가운데 자력 진출이 무산된 베트남은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됐다. D조 최종전 베트남-북한, 요르단-UAE는 각각 태국 방콕과 부리람에서 16일 오후 10시 15분(한국 시간)에 동시 킥오프한다. 베트남이 8강에 오르려면 북한을 꺾고 요르단-UAE의 경기 결과를 봐야 한다. 요르단과 UAE 경기가 승패가 갈릴 경우 승자는 승점 7이 되고, 패자는 승점 4를 유지한다. 베트남은 승점 5를 만들며 조 2위로 8강에 오른다. 하지만 요르단과 UAE가 비겨 베트남과 같은 승점 5가 되면 복잡해진다. 만약 요르단과 UAE가 1골 이상씩 넣고 비기면 베트남은 북한을 10-0으로 꺾어도 8강에 갈 수 없다. 대회 규정에 따라 2개 팀 이상 승점이 같으면 ‘해당 팀 간 경기’의 승점, 골득실,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정하기 때문이다. 3개 팀 동률 시 꼴찌(4위)와의 결과는 순위 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승점 5로 동률이 될 경우 베트남, 요르단, UAE의 상대 전적은 모두 무승부다. 따라서 팀간 경기의 승점(2)과 골득실(0)은 같다. 하지만 베트남은 무득점이라 요르단과 UAE가 1골만 넣고 비겨도 다득점에서 앞서 8강에 오른다. 베트남으로서는 요르단과 UAE가 비기더라도 0-0이길 바라야 한다. 그러면 3팀 간 경기의 승점(2), 골득실(0), 다득점(0)이 모두 같다. 이때는 조별리그 전체 경기의 골득실로 순위를 결정하기 때문에 14일 현재 골득실 0인 베트남이 북한을 2골 차 이상으로 이기면 요르단(골득실+1)을 제치고 8강에 오른다. 박항서 감독은 “대회 순위 결정 방식이 잘 이해가 안 되지만 북한을 상대로 최대한 공격적으로 나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조별리그 순위 결정 방식―승점이 같으면 해당 팀 간 경기의 △승점 △골득실 △다득점 순―그래도 동률일 경우 조별리그 전체 경기의 △골득실 △다득점 △승부차기(다득점으로도 순위를 못 가린 동률 팀끼리 마지막 경기를 할 경우에만) △페어플레이 점수 △추첨 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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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 김신욱’ 오세훈이냐, ‘황의조 후예’ 조규성이냐

    “우리는 누가 (경기에) 나가도 제 몫을 한다.” 선발 멤버 7명을 바꾸는 파격 전술로 12일 이란(2-1 한국 승)을 꺾고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2020년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 진출을 확정한 김학범 한국 23세 이하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조별리그 2연승의 신바람을 낸 이란전에서 대표적 변화가 있었던 곳이 ‘원톱’ 자리다. 1차전 중국전(1-0 한국 승)에서 오세훈(21·상주)에게 밀려 벤치를 지켰던 조규성(22·안양)이 선발로 나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 K리그2 국내 선수 득점 1위(14골) 조규성은 A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황의조(28·보르도)처럼 상대 수비의 타이밍을 뺏는 반 박자 빠른 슈팅 능력을 갖고 있다. 또 활동량이 많아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 전개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조규성은 이란의 반격이 거셌던 후반 막판에는 중앙선 근처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기도 했다. 조규성은 “롤 모델인 황의조 선배를 만나게 되면 볼 컨트롤과 슈팅 방법 등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장신 공격수 오세훈(193cm)은 ‘제2의 김신욱’으로 불린다. A대표팀 공격수로 키가 196cm인 김신욱(32·상하이 선화)처럼 제공권 장악과 몸싸움에 능하다. 1차전에 선발로 나섰을 당시 오세훈은 상대 문전 등 중앙 지역에 주로 머물며 중국 수비수들과 혈투를 벌였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키가 180cm가 넘는 수비수 3명을 보유한 우즈베키스탄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세트피스(코너킥, 프리킥 등)에서 높은 타점을 활용해 득점할 수 있는 오세훈이 주전으로 낙점받을 가능성이 있다. C조 1위 한국은 15일 오후 7시 15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C조 2위)과 맞붙는다. 한국의 최종 순위가 C조 1위가 되면 D조 2위와, C조 2위가 되면 D조 1위와 8강에서 만난다. D조에는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속해 있다. C조 1위가 될 경우 우즈베키스탄전과 같은 경기장에서 8강을 치러 그라운드 적응 등에서 상대보다 유리할 수 있다. 한편 올림픽 개최국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올림픽 티켓 경쟁은 더 치열해지게 됐다. 12일 시리아에 1-2로 패한 일본은 2연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올림픽 자동 출전권을 가진 일본이 4강에 오르면 4강 진출 팀 모두가 티켓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일본의 조별리그 탈락으로 인해 최종 3위 안에 들어야만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게 됐다. 한국은 결승에 오르거나 준결승에서 패할 경우 3, 4위전에서 이겨야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한편 D조 북한은 13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차전에서 0-2로 졌다. 2연패를 당한 북한은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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