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동아프리카의 중심국’ 케냐에 건설되는 4억3000만 달러(약 5100억 원) 규모의 지열(地熱)발전소 수주에 한국 기업의 참여가 추진된다. 80만㎡(약 24만 평) 규모의 한국형 산업단지도 케냐에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31일(현지 시간)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 협력 및 개발 협력, 북핵 문제 등 외교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 대통령이 케냐를 방문한 것은 34년 만이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20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전력·원자력 MOU를 맺고 지열 및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014년에도 한국 기업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케냐 지열발전소 건설을 수주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산업연구원(KIET)은 6월 중 케냐에서 한국형 산업단지 후보지역을 선정한 뒤 1년간 세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의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 혜택을 받는 미국시장에도 좀 더 쉽게 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기업이 케냐에 해안 경비정 10대(2000만 달러) 수출을 추진하고, 한국의 카이스트를 모델로 한 케냐 과학기술원 설립을 한국 측이 지원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중장기 발전 전략을 실행해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한국이 케냐 ‘비전 2030’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인재 양성, 정보통신기술(ICT) 및 기술협력 등을 중심으로 케냐와의 개발협력을 강화해 케냐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제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 줄 것을 케냐에 요청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러한 도발행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케냐 초대 대통령이자 케냐타 현 대통령의 부친인 조모 케냐타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헌화했다. 조모 케냐타 전 대통령은 1964년 2월 박 대통령의 부친 박정희 대통령과 수교를 맺었다. 두 전 대통령의 자녀가 수교 52년 만에 양국의 대통령으로 만나 회담을 가짐으로써 선친들의 외교 노력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케냐타 대통령은 회담에서 “개인적으로 과거 양 선친 간이 긴밀한 관계로 인해 이번 박 대통령의 방문이 더욱 소중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정상회담 뒤 국빈 오찬에서 케냐타 대통령은 “호랑이는 스스로 호랑이임을 밝히지 않는다. 단지 덮칠 뿐”이라는 나이지리아 작가 월레 소잉카의 글을 인용한 뒤 “한국의 성공 스토리를 생각하면 나는 호랑이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광복 이후) 큰 시련 속에 출발했다. 생존 자체가 위협에 처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호랑이처럼) 조용히 세계를 덮쳤고 경제 강국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영양결핍, 문맹, 빈곤이라는 (개발도상국들의) 세 가지 문제를 극복하고 최빈국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며 “한국은 한 국가의 국민이 근면과 협동으로 뭉쳐 장기적 성공을 위해 단기적 희생을 감내할 때 어떤 성과가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 손으로는 소를 잡을 수 없다’는 뜻의 케냐 속담을 인용한 뒤 “두 나라는 상호 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협력해 나갈 여지가 많다”며 “대한민국은 케냐의 친구이자 동반자로서 케냐의 발전 과정에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나이로비=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오후 세 번째 방문국인 케냐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수도 나이로비에서 가진 동포 간담회에서 “저는 이번 아프리카 순방 내내 마음속으로 희망 그리고 도전이라는 두 단어를 떠올렸다”며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는 아프리카의 희망과 더 안정되고 평화로운 미래를 위한 대한민국의 도전은 반드시 풍성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은 이날 케냐 최대 일간지 ‘데일리 네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의 경험과 케냐의 잠재력을 유기적으로 조화시켜 상생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양국은 지속적인 새로운 협력의 동력을 찾아 꾸준히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야만 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프리카의 새마을운동 허브’로 불리는 우간다에서 열린 아프리카 최초 새마을운동 지도자 교육시설 개원식에 참석했다. 440만 달러(약 5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이 시설에서 연간 100명 이상의 농업지도자가 배출된다. 우간다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전체에 새마을운동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우간다 수도 캄팔라 인근 음피지 주에서 열린 농업지도자연수원(농지연) 개원식에는 박 대통령과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함께 동판 제막식에 참석했다. 이어 우간다 새마을운동 지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개원식에서 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은 우간다에서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우간다의 가까운 친구이자 새마을운동의 동반자로 항상 그 길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수한 농업지도자들의 열정과 농업혁신이 더해지면 우간다 농업발전에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이라며 “농지연이 우간다 농업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의식개혁을 통해 농촌을 현대화하고자 했던 새마을운동은 한국에서 커다란 성과로 이어졌다”며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새마을운동 철학을 공유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새마을운동이 주요 주제였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은 정신자세 전환 운동”이라며 “우간다 국민이 나태함을 버리고 근면하고 부지런한 자세를 갖도록 일깨우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우간다 농업분야의 성장 잠재력이 큰데 농지연이 우간다 경제 성장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우간다의 새마을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새마을금고 양해각서(MOU) 이행협약서도 체결했다. 우간다는 전 세계에서 4번째로 현지에 새마을중앙회를 설립한 나라로 새마을운동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09년 새마을운동을 시작한 후 현재 30개 마을이 시범마을로 조성됐다. 와 별도로 약 40개 마을은 자발적으로 새마을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5월 한국을 방문한 무세베니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중앙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Let’s embrace Saemaul Undong(새마을 운동을 받아들이자)‘이라는 제목의 노래까지 나왔다. 양국 정상은 이어 농지연 부지에서 열린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현장을 시찰했다. 차량을 이용해 현지인들에게 보건·음식·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리아 에이드가 선보인 것은 에티오피아에 이어 두 번째다. 현지 주민 150명이 찾아와 한국 의료진에 심전도 검사 등을 받고, 비빔밥과 닭고기덮밥 등 한국 음식을 체험했다. 이날 양국 통상장관은 장관급 ’한-우간다 경제협력협의체‘를 신설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이로서 박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한-우간다가 맺은 MOU는 20건으로 늘었다. 나이로비·캄팔라=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아프리카의 새마을운동 허브’로 불리는 우간다에 30일(현지 시간) 아프리카 최초로 새마을운동 지도자 교육시설이 문을 열었다. 440만 달러(약 5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이 시설에서 연간 100명 이상의 농업지도자가 배출된다. 우간다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전체에 새마을운동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날 우간다 수도 캄팔라 인근 음피지 주에서 새마을운동 지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농업지도자연수원(농지연) 개원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함께 동판 제막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은 우간다에서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우간다의 가까운 친구이자 새마을운동의 동반자로 항상 그 길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새마을운동이 주요 주제였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은 정신자세 전환 운동”이라며 “우간다 국민이 나태함을 버리고 근면하고 부지런한 자세를 갖도록 일깨우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우간다 농업분야의 성장 잠재력이 큰데 농지연이 우간다 경제 성장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우간다의 새마을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새마을금고 양해각서(MOU) 이행협약서도 체결했다. 우간다는 전 세계에서 4번째로 현지에 새마을중앙회를 설립한 나라로 새마을운동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09년 새마을운동을 시작한 후 현재 30개 마을이 시범마을로 조성됐다. 와 별도로 약 40개 마을은 자발적으로 새마을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5월 한국을 방문한 무세베니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중앙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Let’s embrace Saemaul Undong(새마을 운동을 받아들이자)‘이라는 제목의 노래까지 나왔다. 양국 정상은 이어 농지연 부지에서 열린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현장을 시찰했다. 차량을 이용해 현지인들에게 보건·음식·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리아 에이드가 선보인 것은 에티오피아에 이어 두 번째다. 현지 주민 150명이 찾아와 한국 의료진에 심전도 검사 등을 받고, 비빔밥과 닭고기덮밥 등 한국 음식을 체험했다. 이날 양국 통상장관은 장관급 ’한-우간다 경제협력협의체‘를 신설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이로서 박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한-우간다가 맺은 MOU는 20건으로 늘었다. 박 대통령은 이 행사를 마지막으로 우간다를 떠나 세 번째 순방국인 케냐로 향한다. 박 대통령은 케냐 최대 일간지 ’데일리 네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의 경험과 케냐의 잠재력을 유기적으로 조화시켜 상생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양국은 지속적인 새로운 협력의 동력을 찾아 꾸준히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야만 한다”고 밝혔다. 캄팔라=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군사 안보 협력 중단 방침을 밝히면서 북한은 국제무대에서 설 땅이 더욱 좁아지게 됐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 ‘혈맹’들이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데다 전통적 우방인 이란에 이어 우간다도 박 대통령과의 방문을 계기로 북한 비판 대열에 동참하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됐다. 특히 무세베니 대통령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함께 5월 초 북한이 개최한 7차 당 대회에 축전을 보냈던 2명의 정상 가운데 한 명이어서 북한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쿠바에선 공산당이 축전을 보냈다. 이젠 국제무대에서 북한을 지지할 나라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이번 군사 협력 중단 선언에 따라 현재 우간다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북한 군경교관단 50여 명도 철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우간다가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한 것은 아니지만 무세베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우간다의 대한반도 외교정책의 추가 한국 쪽으로 기울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선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도 무세베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방문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무세베니 대통령이 “박 대통령의 경호는 내가 스스로 맡겠다”며 이번 회담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우간다 측은 경제개발을 포함한 국가 발전 전략을 추진함에 있어 북한과의 군사 협력보다는 우리와의 실질 협력에 보다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우간다 측은 한국의 투자 증대를 통한 경제 협력 확대와 새마을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1986년부터 집권 중인 무세베니 대통령은 북한 김일성 주석 생전인 1987, 1990, 1992년 북한을 방문했을 정도로 친북 성향을 보였다. 1987년 방북 시 양국이 맺은 군사협력협정에 따라 북한 군사고문단 40명이 우간다에 파견됐다. 1992년 방북 때는 북한이 365만 달러의 군사 차관을 약속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북한은 1960년 이후 아프리카의 비동맹 연대를 지원했고, 우간다는 정권 유지를 위해 저비용으로 군사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북한과 우간다의 관계를 설명했다. 한국과의 관계는 1994년 주우간다 대사관이 폐쇄되는 등 순탄치 않았지만 2011년 주우간다 대사관 재개설을 계기로 관계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2013년 5월 방한한 무세베니 대통령은 “한국이 50년간 이룩한 큰 변화는 아프리카에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06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가난한 우간다는 새마을운동을 경제개발의 모델로 설정하고 있다. 우간다에서는 현재 30개 마을에서 새마을운동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30일에는 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아프리카 최초의 새마을운동 지도자 교육시설인 음피지 농업지도자연수원이 문을 연다.캄팔라=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조숭호 기자}
“살렘 나추(‘안녕하세요’라는 뜻의 에티오피아 말). 손을 자주 씻고 기침할 때 입을 가려야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어요.” 박근혜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대에서 열린 ‘코리아 에이드(Aid)’ 사업 현장 시찰에서 에티오피아 소녀들에게 보건의 중요성을 직접 설명했다. 소녀들은 “그렇게 하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한국형 이동식 복합 개발협력 프로젝트 코리아 에이드가 에티오피아에서 첫선을 보였다. 차량 10대를 이용해 현장을 직접 찾아가 의료진이 주민들을 진료하고, 한국 음식과 케이팝 등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이다. 박 대통령이 올해 초 직접 아이디어를 내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표 공적개발원조(ODA)’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27일 아프리카연합(AU) 본부 특별연설에서 “아프리카 주민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며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개발협력 모델”이라고 코리아 에이드를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시찰 현장에서 에티오피아 주민들에게 “쌀 가공식품의 맛이 어떠냐” “약을 먹고 빨리 쾌유하길 바란다”며 세심한 관심을 보였다. 이 자리에는 물라투 테쇼메 에티오피아 대통령 등 150여 명이 동행했다. 우간다와 케냐에서도 박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코리아 에이드가 각각 출범할 예정이다. 아디스아바바·캄팔라=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북한의 동아프리카 거점 국가’로 불리는 우간다가 북한과의 군사 안보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북한의 전통적 우방들도 등을 돌리고 있어 북한의 고립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아프리카 순방 두 번째 국가인 우간다에서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과 예정보다 30분가량 긴 약 90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국방, 경제, 문화 분야 등의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이 핵 옵션을 포기하도록 만들기 위한 국제환경 조성에 우간다의 동참이 중요하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한 우간다의 적극적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무세베니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270호에 대해 국제사회가 광범위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안보 군사 경찰 분야에서 북한과의 협력 중단을 포함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상이 우간다를 방문한 건 1963년 수교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과 무세베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친북적 성향을 보여 온 우간다 측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표명한 것은 다른 아프리카 주요국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견인해 나가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방 분야에서 정보 교류와 교육 훈련, 방산, 군사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방 협력 양해각서(MOU) 등 경제, 외교, 안보 분야에서 19건의 MOU를 체결했다. 청와대는 우간다 호이마 정유공장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약 15억 달러(약 1조7700억 원) 규모의 설계·조달·시공(EPC) 분야 참여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캄팔라=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에티오피아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처음 선보인 한국형 이동식 개발협력 프로젝트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사업 현장을 시찰했다. 아디스아바바대학교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대통령은 코리아 에이드 각 부분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실무 운영진을 격려했다. 이어 양국 의료진과 간담회를 갖고 수혜자 우선의 현장 서비스, 보건·문화·음식 등 코리아에이드 사업에 대한 상호보완적 활용방안, 활동 결과에 대한 정기적 평가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물라투 테쇼메 에티오피아 대통령 등 150여 명이 참석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에티오피아에서 처음 출범하는 코리아 에이드는 아프리카 현지의 소외된 계층을 찾아가 보건, 음식, 문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에티오피아에서는 30일부터 이틀간 아디스아바바에서 100Km 정도 떨어진 아다마과학기술대학에서 1600명의 현지주민과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코리아 에이드가 진행될 예정이다. 차량 10대(보건 3대, 음식 4대, 문화 1대, 운영지원 2대)로 구성된 코리아 에이드는 한국 의료진 9명과 에티오피아 의료진 11명이 참가해 산부인과 소아과 내과 등을 진료한다. 이와 함께 한식과 현지식을 제공하고, 보건 교육과 한국문화를 홍보하는 동영상도 상영한다. 박 대통령은 전날 아프리카연합(AU) 본부 특별연설에서 “아프리카 주민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며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개발협력 모델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복합 개발협력 사업 코리아 에이드는 이러한 노력을 구체화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다음 순방국인 우간다와 케냐에서도 박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코리아 에이드가 각각 출범할 예정이다. 한편 전날 아디스아바바에서 진행된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에서는 2400만 달러(약 282억 원) 규모의 경제성과를 창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한국 기업 40개 사, 현지 바이어 157개 사가 참여해 243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아프리카에서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에티오피아는 투자청 내에 한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전용 창구인 ‘코리아 데스크’를 설치하기로 했다.아디스아바바=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회법 개정안(상시 청문회법)에 대해 결국 거부권을 행사(재의 요구)한 것은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다 원칙을 택한 결과다. 이 법안이 19일 국회에서 통과된 직후 청와대 참모들은 “행정부 마비법”이라고 강력하게 성토하면서도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6월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국회의 시행령 수정 요청권)보다 거부권 행사 명분이 약하고, 여소야대 체제에서 협치(協治)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다. 박 대통령도 이 법안이 행정부에 미칠 영향과 정무적 판단 사이에서 고심했지만 이 법안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더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법 개정안에도 “정부의 행정을 국회가 일일이 간섭하겠다는 것”이라는 점을 들어 거부권을 행사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박 대통령도 정치적 파장을 예상했지만 ‘두고두고 행정부에 부담이 될 법안을 그냥 수용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22일 열린 대통령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일부 참모가 거부권 행사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22일)와 이석준 국무조정실장(23일)도 공개적으로 국회법 개정안 반대를 밝혔다. 청와대 내에서는 “지난해 국회법 개정안보다 이번 개정안이 행정부에 미칠 피해가 훨씬 크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대통령의 의중이 당정청의 의견에 직간접으로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때부터 청와대와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19대 국회 임기 안에 이 법안을 공포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거부권 행사에 따른 박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자동 폐기’가 가능한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찬반이 팽팽했고, ‘꼼수’ 논란이 예상되자 박 대통령은 최종적으로 거부권 행사라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원칙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아디스아바바=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에티오피아의 아프리카연합(AU) 본부 ‘넬슨 만델라 홀’에서 ‘아프리카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상생의 동반자’라는 제목의 특별연설을 통해 새로운 대(對)아프리카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약 20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한국은 아프리카를 생명의 나무로 만드는 상생의 동반자이자 신뢰할 수 있는 친구로서 함께 동행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다양한 개발 경험 공유, 호혜적·미래지향적 경제협력, 지속 가능한 평화·안정 구축, 한-아프리카 연결 제도적 기반 확대 구상을 제시했다. 이는 아프리카에 대한 접근법을 ‘원조 대상’, ‘원료 공급지’에서 ‘경제·안보의 동반자’로 격상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한국 대통령이 AU를 방문해 연설한 것은 처음이다. 은코사자나 들라미니주마 AU 집행위원장, 하이을러마리얌 더살런 에티오피아 총리 등 1300여 명이 연설을 경청했다.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와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청사진’을 새 이니셔티브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먼저 “한국이 반세기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체득한 다양한 개발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며 “앞으로 5년 동안 아프리카 인재 6000명에게 교육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 봉사단 4000명을 아프리카에 파견할 것”이라고 ‘1만 명 교류’를 제안했다.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아프리카의 ‘우분투(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한 인간애)’ 정신을 언급하며 자신감과 도전의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안보와 북핵 문제, 경제 등 분야에서 ‘상생과 호혜’를 강조했다. 북핵과 관련해서는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가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고 국제 공조에 동참해 준 데 감사드린다”며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아프리카의 풍부한 노동력과 천연자원이 한국의 기술력 및 자본과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아프리카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블루오션’ 아프리카에 한국 기업의 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2018년 한국에서 열리는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총회를 계기로 ‘한-아프리카 간 경제 협력 장관급회의’를 열고, 한-AU 정책협의체도 구성하기로 했다. 한국은 올해 처음으로 AU에 평화기금 200만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들라미니주마 위원장은 환영 연설에서 “우리는 해양 경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협력 분야에 조선이 중요한 부분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남수단에서 근무하는 한빛부대 장병 15명을 초청했다. 박 대통령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진짜 주인공은 여러분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 대표 선수”라고 격려하고 일부 장병과 포옹하기도 했다. 또 에티오피아의 제65주년 한국전 참전 기념식에 참석해 혈맹으로 맺어진 양국의 우정을 강조했다. 기념식에는 중위와 간호사로 참전했다가 결혼한 부부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참전용사들은 1968년 하일레 셀라시에 당시 에티오피아 황제 방한 시 박정희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아디스아바바=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에티오피아는 북핵 개발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히고 향후 한국의 대북 정책을 지지하기로 했다. 또 에티오피아에 약 100만 m²(약 30만 평) 규모의 ‘한국섬유단지’가 조성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하이을러마리얌 더살런 에티오피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평화 안보와 북핵 문제, 교역 및 투자, 인프라 건설, 개발 협력 등에 관해 논의했다.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 3시 24분부터 4시 54분까지 90분 동안 진행됐다. 당초 예정됐던 회담시간(50분)보다 길어진 것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총 40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은 우리 민족의 생존에 대한 위협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와 동북아는 물론 세계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결코 용납돼선 안 될 것”이라며 “지금은 국제사회가 단합해 북한에 압박을 가함으로써 핵을 포기하지 않고는 미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살런 총리는 “에티오피아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할 것이며 에티오피아가 가지고 있는 아프리카 내 영향력을 활용해 다른 국가들도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한반도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북한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에티오피아는 한국과 같은 편이고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제에 대한 충실한 이행도 약속했다. 이날 양국은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본격적인 국방협력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북한과 에티오피아의 군사협력 재추진 가능성을 차단하는 내용의 국방협력 MOU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국제무대에서 더욱 고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에 파병한 ‘혈맹’이지만 1974∼91년 에티오피아 사회주의 군사정권 당시 친북 일변도의 정책을 폈다. 하지만 현 에티오피아 정부는 친한 성향이다. 또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74km 떨어진 아다마 공단에 건설되는 한국섬유단지는 에티오피아 측이 용지와 인프라를 제공하고, 영원무역 등 한국 기업이 진출해 운영할 예정이다.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에티오피아는 섬유 강국으로 중국의 30%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무관세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고레∼테피 고속도로 프로젝트 등 총 7억 달러(약 8260억 원) 규모의 5개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진출할 계기를 마련했다. 박 대통령과 더살런 총리는 28일 보건, 식품, 문화를 종합하는 개념인 ‘코리아 에이드’ 사업현장 시찰에 함께 나설 예정이다.아디스아바바=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에피오피아는 북핵 개발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히고 향후 한국의 대북 정책을 적극 지지하기로 했다. 또 에티오피아에 약 100만 ㎡(약 30만 평) 규모의 ‘한국섬유단지’가 조성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하이을러마리얌 더살런 에티오피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평화 안보와 북핵 문제, 교역 및 투자, 인프라 건설, 개발 협력 등에 관해 논의했다. 당초 50분으로 예정됐던 정상회담은 40분 더 길어진 90분 동안 진행됐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총 40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은 우리 민족의 생존에 대한 위협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와 동북아는 물론 세계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지금은 국제사회가 단합해 북한에 압박을 가함으로써 핵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살런 총리는 “에티오피아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할 것이며 에티오피아가 가지고 있는 아프리카 내 영향력을 활용해 다른 국가들도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한반도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북한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에티오피아는 한국과 같은 편이고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제에 대한 충실한 이행도 약속했다. 이날 양국은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본격적인 국방협력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북한과 에티오피아의 군사협력 재추진 가능성을 차단하는 내용의 국방협력 MOU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북한은 더욱 고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에 파병한 ‘혈맹’이지만 1974~91년 에티오피아 사회주의 군사정권 당시 친북 일변도 정책을 폈다. 이후에도 2002년 북한이 약 300만 달러 규모의 탄약을 에티오피아에 지원하는 방위산업협력 협정을 맺기도 했다. 현 에티오피아 정부는 친한 성향이다. 또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74km 떨어진 아다마 공단에 건설되는 한국섬유단지는 에티오피아 측이 용지와 인프라를 제공하고, 영원무역 등 한국 기업이 진출해 운영할 예정이다.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에티오피아는 섬유 강국으로 중국의 30%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무관세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고레~테피 고속도로 프로젝트 등 총 7억 달러(약 8260억 원) 규모의 5개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진출할 계기를 마련했다. 박 대통령과 더살런 총리는 28일 보건, 식품, 문화를 종합하는 복합형 개발협력 프로젝트 ‘코리아 에이드’ 사업현장 시찰에 함께 나설 예정이다. 아디스아바바=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해 취임 후 처음으로 아프리카 순방 일정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앞서 출국장에 나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프리카를 가는 것은, 아프리카가 기회의 땅이고, 마지막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라며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이런 기회를 적극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순방=경제 효과’라는 등식이 완벽하게 일치하기 어려운 데다 국내외 상황이 순방에 박수칠 만큼 여유가 많지 않다. 4·13총선 후폭풍에 빠진 정치권이나 구조조정 시기를 놓친 한국 경제는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정부는 북한이 7차 노동당 대회 이후 “대화하자”며 시작한 평화·유화 공세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달 말에는 한성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스웨덴 국제평화연구소(SIPRI) 학술회의에서 미 국무부 전직 관리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파상적 대화 공세가 한국을 넘어 미국 중국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예고한다. 이에 대응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6월 3∼5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대북 제재와 한미일 3국 공조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을 통해 과거 북한과 가깝던 나라들을 대북 제재 전선에 동참시키는 ‘북한 고립 외교’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국 방문만으로도 김정은 정권에 압박을 줄 수 있다. 박 대통령은 25일 에티오피아 국영 일간지 ‘에티오피안 헤럴드’에 기고한 글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단결과 화합을 기념하는 ‘아프리카의 날(25일)’에 취임 후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하게 됐다”며 “한국은 ‘통합되고, 번영하는, 평화로운 아프리카’의 꿈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169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에티오피아(25∼28일), 우간다(28∼30일), 케냐(30일∼6월 1일)를 방문해 정상회담 및 이동형 개발협력 프로젝트인 ‘코리아 에이드’ 현장 시찰, 비즈니스 포럼, 문화공연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방문은 박 대통령 취임 후 ‘6대륙 외교’를 완결하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한편 순방 기간 일본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얼마나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과거 적국(敵國)인 베트남, 일본과 역사 화해에 나서는 것도 주목된다. 마침 박 대통령이 한국을 비운 시간에 한일 간 역사 문제는 미결인데도 불구하고 미국이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아디스아바바=장택동 will71@donga.com /제주=조숭호 기자}
“‘아, 이번에도…’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청와대 끈을 놓지 않으려는 김앤장의 의지가 대단해 보였다.” 23일 청와대 신임 법무비서관(차관급)에 최철환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53·사법연수원 23기)가 임명됐다는 소식에 한 법조계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최 비서관은 과거 김영삼(YS) 정부 이후 통산 8번째로 청와대 ‘입성’에 성공한 김앤장 변호사다. 본보는 대통령기록관과 대통령실에 정보 공개를 청구해 YS 정부 이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소속 비서관급 이상 103명(중복 제외 90명)의 명단을 입수했다. 분석 결과 김앤장 출신 인사는 모두 8명. 김앤장에서 다른 로펌으로 옮긴 뒤 청와대에 들어가거나(1명), 청와대 근무 후 김앤장에 입사한 경우(2명)까지 포함하면 11명에 이른다. 특히 2009년 9월 이제호 법무비서관부터 이번 최 비서관까지 8명의 비서관급 인사가 바통 터치하듯 6년 9개월에 걸쳐 청와대 근무를 이어 가고 있다. 81개월에 이르는 김앤장 변호사들의 청와대 ‘출근’ 기록은 최 비서관 임명으로 더 길어지게 됐다. 일각에서 “청와대가 김앤장 출장소냐”라는 조롱 섞인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YS와 김대중(DJ) 정부 때 민정수석실 비서관 42명 중에는 김앤장 출신이 한 명도 없었다. 김앤장 출신의 청와대행은 노무현 정부(총 24명) 때인 2004년 2월 박정규 민정수석비서관(68·연수원 12기)부터 시작됐다. 같은 시기 신현수 사정비서관(58·연수원 16기)은 대검찰청 마약과장을 끝으로 사직한 뒤 청와대 근무 후 김앤장에 취업했다. 김앤장은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3명(전체 18명), 박근혜 정부에서 5명(전체 18명)의 청와대 민정 라인 비서관을 배출했다. 정권이 바뀔수록 민정 라인에 임명되는 법조인이 늘면서 덩달아 김앤장 출신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민정수석실 비서관 중 김앤장 비율은 노무현 정부 때 8.3%였다가 이명박 정부 때 16.6%로 올랐고 현 정부는 27.7%에 이른다. 민정수석실의 공식 기능은 민심의 동향을 파악하고 공직·사회 기강 관련 업무와 인사 검증, 법률 문제 보좌 담당이다. 결국 김앤장이 정부 정책의 방향은 물론이고 고위 공직자 인선에까지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청와대는 적임자를 찾다 보니 수준 높은 법조인이 많은 김앤장 출신이 청와대에 들어오는 사례가 많아졌을 뿐 특별히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앤장이 소속 변호사들의 ‘김앤장→청와대→김앤장’식 순환을 통해 ‘법률 권력’으로서의 영향력을 키운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심지어 법조계에서는 청와대가 김앤장 출신을 발탁하는 게 아니라 김앤장이 청와대에 소속 변호사를 잠시 파견 보냈다가 재취업시키는 형태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한 현직 판사는 “김앤장이 청와대에 계속 사람을 보내는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넓게는 나라 돌아가는 판과 흐름을 읽어 기업 이윤을 꾀하기 위해서고, 좁게는 사전에 대처할 수 없는 리스크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다. 변호사 한 명이 대형 사건을 수임해 얻는 이득보다 ‘청와대 근무’를 통해 얻는 편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상시 청문회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검토 중인 가운데 ‘진박’(진짜 친박근혜)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정종섭 당선자가 박 대통령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길을 트려는 여당과 막으려는 야당 사이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 “행정부 권한 침해” “행정부 견제 강화해야” 정 당선자는 24일 기자회견에서 먼저 “심각한 위헌성이 있는데 정치권이 인식하지 못하고 정쟁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국헌법학회장, 서울대 법대 학장 등을 지낸 정 당선자는 헌법학계의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동갑)에서 당선돼 ‘핵심 진박’으로 분류된다. 이어 “(국회법 개정안에 따른) 조사청문회는 외교·통일·국방, 헌법재판, 수사재판, 선거관리 등 국정 전 분야에 대해 대상과 범위가 무제한성을 갖고 있다”며 “결국 의회독재, 국회독재를 가져올 위험성이 대단히 높아 위헌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또 “국가정책의 대외비 단계나 정책수립 단계까지 조사할 수 있게 돼 행정부가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며 “그대로 시행되면 20대 국회 시작부터 위헌성 문제로 파행으로 갈 게 명약관화하다”고 강조했다. 정 당선자가 당선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 상시 청문회법의 위헌성을 강력하게 주장한 것은 거부권 행사를 놓고 고민하는 박 대통령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정 당선자의 주장을 반박하며 이 법안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청문회의 범위를 좀 더 확대했을 뿐인데 위헌이라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비대해진 행정부가 권한을 오남용하지 않도록 국회의 청문회를 폭넓게 인정하는 게 선진국의 추세”라고 지적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청문회 개최의 결정 주체가 국회에서 상임위원회로 바뀐 것이 핵심으로, 국회의 의사결정 자율권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며 “여야 간 합의 과정을 통해 청문회 대상이 되기에 부적절한 사안은 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 “거부권은 대통령 권한” “갈등 유발자 돼선 안 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당 소속 일부 의원과의 간담회에서 “법률안 거부권은 대통령과 정부 영역”이라며 “그 자체를 터부(금기)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거부권은 행정부가 입법부를 견제하는 수단”이라며 “야당에서는 ‘거부권 행사는 협치(協治)가 아니다’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당 전략기획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당론은 (국회법 개정안의) 폐기”라고 말했다. 상시 청문회법을 대표 발의해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정의화 국회의장은 즉각 반박했다. 이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마주친 자리에서 정 의장은 “(상임위 청문회는) 정책 청문회라 현안이 있으면 분석하고 따지고 바로잡아 가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이런 걸 가지고 거부권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상당히 슬픈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이것(청문회)을 활성화하면서 국정감사를 국조법(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서 빼서 국감을 안 하도록 해야 한다”며 ‘국감 폐지론’을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로 주요 현안에 대해 정책 청문회를 한다는데, 그것을 행정 마비라고 하는 발상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을 거라고 기대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정말 잘못된 것”이라며 “대통령이 갈등 유발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홍수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상시 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이 23일 정부로 이송되면서 거부권 행사를 놓고 기로에 섰다. 그대로 수용하자니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거부권을 행사하자니 야당의 반발로 협치(協治) 정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내부적으로는 “행정부 마비법”이라고 강력히 비판하면서도 거부권 행사를 두고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회법 개정안(국회의 시행령 수정 요청권)은 삼권분립 침해 소지가 높았다”며 “이번 개정안은 국회가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비교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말을 거치면서 ‘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쪽으로 기류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22일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거부권 행사에 대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야당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지난해 국회법 개정안보다 이번 개정안이 악용될 수 있는 범위는 더 넓다는 견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법제처는 관련 부처 의견 조회 등 법안 검토 절차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대통령이 국회 운영 룰까지 관여하는 것이어서 월권”이라며 “국회에서 청문회가 열리면 행정부가 마비된다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도 논평에서 “조속히 이 법을 공포하는 것만이 협치의 희망을 되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20대 국회에 적용될 법안을 19대 국회 막바지에 처리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19대 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든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을 18대 국회 마지막에 통과시킨 것과 뭐가 다르냐”고 지적했다. 재의 절차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19대 국회 임기(29일) 이내에 해야 유효한 것인지, 19대 국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20대 국회에서 재의결이 가능한지, 아니면 원안은 폐기되고 20대 국회에서 다시 법안을 상정해야 하는지가 관건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29일 전에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법안을 심의해야 할 수도 있다. 국회사무처에서 유권해석을 검토 중인 가운데 학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는 “대통령이 19대 국회 임기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한 뒤 재의결되지 않고 20대 국회로 넘어간다면 재상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본회의 의결까지 끝난 법안이므로 20대 국회에 재의결 권한이 승계된다”고 해석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고성호 기자}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소관 현안’에 대해 언제든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상시 청문회법)이 23일 정부로 이송됐다. 여권에서 ‘행정부 마비법’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위헌 여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법률안이 이송된 다음 날부터 15일(6월 7일) 이내에 개정안을 공포하든지, 거부권을 행사하든지 결정해야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법리적 검토, 여론의 흐름, 국회 상황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여론 추이를 보아가며 법리적 검토와 정무적 판단을 통해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법안 통과 나흘 만인 23일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이 실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개정안을) 검토한 결과 굉장히 걱정스러운 점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소관 현안 조사로 국정 전반에 대해 청문회를 열 수 있는 제도적 틀이 만들어졌다”며 “앞으로 행정부 공무원들의 업무 위축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관가뿐 아니라 재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기업인들을 수시로 청문회 참고인으로 부르는 등 자칫 ‘기업 손보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공무원뿐 아니라 공공기관, 기업, 민간인도 (청문회에) 관여돼 있어 우려가 많다.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개 반대’에 나서면서 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에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국정 운영을 마비시키는 제2의 선진화법으로 반드시 무효화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최종 시한인 다음 달 7일 국무회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은 25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순방에 나선다. 국회법의 문제를 충분히 알린 뒤 ‘순방 효과’를 지렛대로 거부권을 전격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순방 중인 이달 31일 국무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더민주당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 그게 답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면 지금 거부권을 운운하거나 재개정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이재명 egija@donga.com·장택동 / 세종=손영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5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아프리카 3개국(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프랑스 순방에 나선다. 청와대는 이란(236개 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인 166개사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고 22일 밝혔다.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평가되는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대규모 사절단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것”이라며 “(해외 순방 계기의) 일대일 상담회가 우리 기업의 수출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22개, 중소·중견기업 102개, 공공기관·단체 42개가 참여한다. 청와대는 또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주변 4개국과 유럽, 동남아, 중동·중남미 방문에 이어 아프리카를 방문함으로써 글로벌 네트워크 외교를 마무리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케냐와는 양국 정상의 부친(박정희 전 대통령, 조모 케냐타 전 케냐 대통령)이 수교를 맺었다는 인연이 있어 박 대통령의 방문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다음 달 3일 파리6대학에서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이 대학이 외국 정상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처음이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아프리카 3개국(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프랑스 순방에 나선다. 청와대는 이란(236개사)에 이어 역대 2번째로 큰 규모인 166개사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고 22일 밝혔다.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평가되는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대규모 사절단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것”이라며 “(해외순방 계기의) 일대일 상담회가 우리 기업의 수출 플랫폼으로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22개, 중소·중견기업 102개, 공공기관·단체 42개가 참여한다. 청와대는 또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주변 4개국과 유럽, 동남아, 중동·중남미 방문에 이어 아프리카를 방문함으로써 글로벌 네트워크 외교를 마무리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케냐와는 양국 정상의 선친(박정희 전 대통령, 조모 케냐타 전 케냐 대통령)이 수교를 맺었다는 인연이 있어 박 대통령의 방문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다음달 3일 파리6대학에서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이 대학이 외국 정상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각종 현안에 대해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한 개정 국회법이 ‘협치(協治) 정국’의 새로운 돌발변수로 떠올랐다. 청와대가 “행정부를 마비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면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6월처럼 거부권을 행사하면 정국은 급랭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부 시행령의 국회 수정 권한을 강화한 개정 국회법을 두고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 퇴진 등 여권 내전(內戰)이 촉발됐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개정 국회법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 참모는 20일 “야당이 매일 청문회를 열면 행정부가 일을 못 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당이 청문회를 정쟁의 장으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회법 개정을 주도한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공용화장실 살인 사건’을 예로 들며 “어떤 사안이 벌어지면 그때그때 대처해야 한다. (상시) 정책 청문회가 더 철저하게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있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과 협의 없이 법안을 직권 상정했다는 주장에 대해 “여야가 2년간 협의한 결과로 소관 상임위와 법제사법위를 통과해 지난해 7월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이라며 직권 상정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의장은 로봇이 아니다. 의장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은 스스로 누워서 침을 뱉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정 국회법에서 논란이 되는 것은 ‘세 단어’다. 기존 법에서는 ‘중요한 안건 심사’를 위해 상임위의 과반 의결이 있으면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는 여기에 ‘소관 현안 조사’가 추가됐다. 안건은 통상 법률안이나 결의안 등 회의의 공식 의제를 뜻한다. 반면 현안은 안건으로 상정돼 있지 않은 사회적 중대 이슈를 의미한다. 야당은 20대 국회가 열리면 개정 국회법에 따라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어버이연합 불법 자금 지원 의혹에 대해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기존 국회법에서도 현안 청문회는 가능했다. 다만 현안별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절차가 까다로웠다. 상임위 차원에서 청문회를 쉽게 열게 되면 정부 관계자가 국회로 불려나올 가능성은 더 크다. 하지만 지금도 여야가 합의하면 상임위 차원에서 수시로 긴급 현안질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정 국회법이 행정부를 마비시킬 것이란 주장은 과장됐다는 반론도 있다. 청와대는 거부권 행사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개정 국회법은 정부의 행정입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었지만 청문회 개최 요건을 완화했다고 위헌으로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소야대에서 개정 국회법의 재의결이 무산된다는 보장도 없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법안으로 확정된다. 20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여야 협치에 찬물을 끼얹는 것도 부담이다. 더욱이 이전 국회가 통과시킨 법안을 새로 구성된 국회에서 재의결한 전례도 없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의회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청문회가) 남용될 거라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거부권 행사는) 총선 민의를 또 한번 짓밟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재명 egija@donga.com·장택동·한상준 기자}
한류 문화 복합테마파크인 ‘K컬처밸리(Culture Valley)’가 20일 첫 삽을 떴다. 박근혜 대통령은 “K컬처밸리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조성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시 장항동에서 열린 기공식 축사에서 “‘K컬처밸리가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우리 문화 콘텐츠의 종합 테마파크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는 K컬처밸리가 경제 재도약과 청년 일자리 창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문화융성과 창조경제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1조 원의 경제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을 설명한 뒤 “문화 콘텐츠는 관련 상품의 수출 확대와 한류 관광객 유치를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가 브랜드까지 높이는 최고의 효자 상품”이라며 “문화를 산업화하고 창조적 콘텐츠를 만들어 세계적인 문화를 선도하는 것이 미래성장 동력의 핵심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축구장 46개 넓이(33만 m²) 규모로 건설되는 K컬처밸리에는 한류 콘텐츠를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구현한 ‘콘텐츠파크’와 2000석 규모의 공연장, 쇼핑몰과 호텔 등이 들어선다. 2017년 말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콘텐츠파크는 6개 구역으로 나뉘어 삼국시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역사와 문화의 변화상을 체험할 수 있다. 유명 한류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 장면을 볼 수 있는 시설과 오감체험특별영화관도 설치된다. 한국판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들어서는 셈이다. CJ는 K컬처밸리에 1조4000억 원을 투자해 콘텐츠를 기획하고 외국인 관광객에게 선보인다. 쇼핑과 연예인에게 집중된 한류 콘텐츠를 문화 전반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장택동 will71@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