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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싸움은 총선에서 이긴 뒤에나 하자. 나는 탄핵을 찬성했든 반대했든 그 이후 어떤 책임 있는 행동을 했느냐를 주목할 것이다.”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23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생각과 공천 기준의 일부를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단행된 법무부의 검찰 인사에 대해 “대놓고 검찰을 권력 하수인으로 만들겠다는 건 독재 정권에서도 없던 일”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101석)을 사수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공관위는 1차 회의를 열고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후보 신청을 받기로 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황교안 대표 사퇴를 요구한 김세연 의원이 공관위원에 선임된 게 가장 큰 화제다. 왜 그를 뽑았나. “당초 당내 인사는 사무총장 한 명만 넣으려고 하다가 주류를 상징하는 총장과 결이 다른 사람을 기용해야 여러 생각들을 ‘섭취’할 수 있겠다 싶었다. 혁신과 통합이 없으면 어떻게 총선에서 이길 수 있겠나. 내 안중엔 누가 친박(친박근혜)이냐, 비박(비박근혜)이냐 하는 건 전혀 없다.” ―당 해체 요구 등 김세연 의원의 주장에 동의하나. “불출마를 결심하고 물러나는 마당에 무슨 소리를 못 하겠나. 그게 100% 옳은 소리는 아니라도 민주주의와 경제가 무너져 가는 걸 볼 수만 없다는 생각이 같았기 때문에 나도, 김 의원도 참여한 것이다.” ―총선의 의미와 목표치를 제시해 달라. “이번 총선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선거다. 청와대에 대한 수사를 막겠다는 오늘 검찰 인사는 최순실보다 더한 권력 사유화이자 법치 농락이다. 총선에서 여당과 2, 3, 4당이 개헌선을 확보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다. 한국에 ‘히틀러 총통’을 만들 처참한 결과는 결코 오지 말아야 한다. ‘밉더라도 한국당에 개헌 저지선만큼은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 ―탄핵 이슈로 보수진영 전체가 4년 넘게 몸살을 앓고 있다. 탄핵에 대한 선택이나 입장이 공천에 영향을 미치나. “지금 그걸(탄핵 문제를) 시비한다는 것은 웃기는 소리다. 하지만 탄핵의 연장선상에서 이어진 지난 4년간의 행보,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의식, 그 이후의 행위나 발언들은 고려하고 참고할 것이다.” ―지난해 ‘패스트트랙 충돌’ 과정에서 기소당한 의원들은 어떻게 하나. 한때 공천 가산점을 준다고도 했는데…. “원내대표들에게 받은 자료를 (공천 자료로) 참고할 것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하겠다. 늘 여당은 청와대에 잘 보이면 공천 받고 야당은 보스에게 잘 보이면 공천 받는 식이니 국회에 들어와도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좋은 국회의원은 상임위원회에서 좋은 의정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그 과정에서 물리적 싸움도 피치 못할 때는 하는 게 야당의 숙명이다.” ―홍준표, 김태호 전 의원 등 중진들이 고향에서 출마하겠다고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공동묘지에 가면 억울한 사연 없는 무덤이 하나 없다. ‘나는 고생도 많이 했는데 (험지에 출마해서) 죽으라는 거냐’면서 편한 고향 땅으로 가면 거기서도 떨어진다. 정치인은 자기의 억울함을 뛰어넘어 과감히 받아들이는 게 숙명이다.” ―보수통합 문제는 어떻게 진행돼야 하나. “통합의 탈을 쓰고서 개인이 살기 위한 과정이 진행된다면 마이너스 효과가 날 것이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런 모습으로 비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민주주의를 살리는 명분이 있는 통합이어야 한다. 안철수 전 의원도 국민들이 ‘통합을 하라’고 하는데 별로 납득이 안 되는 논리로 ‘못 하겠다’고 하면 지지율이 내려갈 것이다. 안 전 의원이 글로벌 차원의 식견을 쌓았기 때문에 한국 정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최우열 dnsp@donga.com·조동주 기자}
법무부가 23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친문(문재인)을 살리겠다고 대한민국의 사법근간을 뿌리째 뽑아 버린 것”이라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2차 고발에 나서기로 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도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당 박용찬 대변인은 논평에서 “독재정권에서도 벌어지지 않을 인사 폭거”라며 “권력을 연장하기 위해, 자신들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저지른 전횡이자 대학살”이라고 비난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추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당은 8일 단행한 검사장급 인사에 대해 추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새로운보수당은 추 장관 해임을 요구했다. 유승민 의원 등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권 실세들이 줄줄이 개입된 유재수 검찰무마 사건,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청와대의 울산시장 개입 사건을 수사하던 차장 검사가 전원 교체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보복인사를 즉각 철회하고 추 장관을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유승민 의원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은폐하고 방해하는 범죄행위인 만큼 다음 정권에서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관련자들은 엄하게 처벌받아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진행 중인 수사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의가 반영된 이번 인사는 공정의 가치가 깊고 넓게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이라며 “‘정치 검찰’이 ‘정상 검찰’로 확실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이 다져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정부가 21일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독자 파병하기로 했다. 미국 주도의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참여하지 않고, 한국군 단독으로 중동 해역에서 우리 선박과 교민 보호 임무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미국의 파병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이란과의 경제 교류, 장병 안전을 두루 감안한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 중동 정세를 감안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의 ‘파견 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잇달아 미국을 방문해 청해부대의 ‘독자 파병’ 방침을 전한 뒤 16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최종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청해부대는 아덴만뿐만 아니라 오만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페르시아만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 우리 선박의 호송과 유사시 교민 보호 작전 등을 하게 된다. 왕건함(청해부대 31진·4400t급 구축함)은 21일 오만의 무스카트항에서 강감찬함(30진)과 임무 교대 후 호르무즈 인근으로 이동한다. 군 관계자는 “사실상 파병 임무에 돌입한 걸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군은 청해부대가 필요시에는 IMSC와 협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도 바레인의 IMSC 본부에 파견한다. 군은 청해부대의 ‘독자 파병’ 결정에 대해 “미국은 환영과 기대 의사를 표명했으며 이란에도 외교부에서 사전 설명을 했고 이해한다는 반응을 들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바스 무사비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20일(현지 시간) “한국 정부가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부대의 일부를 이 지역(페르시아만)으로 파견할 것이라고 알려왔다. ‘이란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한국 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청해부대 파병이 국회 비준동의 사안인지를 놓고 논쟁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작년에 국회를 통과한 청해부대 파병 비준동의안에 있는 ‘유사시에 작전 범위를 확대한다’는 법적 근거를 갖고 있다. 별도의 국회 동의는 필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소속 백승주 국방위원회 간사는 “반드시 국회 비준동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조동주 기자}
정부가 ‘독자 파견’ 형태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결정하자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호르무즈 파병이 국회 비준동의 대상인지를 놓고 여야가 엇갈리고 있어 4·15총선 이슈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방위원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파병은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청해부대) 파병연장 동의안의 ‘유사시에 작전 범위를 확대한다’는 법적 근거를 갖고 하는 것”이라며 “우리 교민들이 선박에서 구금됐을 때 작전 범위를 넓힌 선례가 18번 있는데 그것을 근거로 했다”고 밝혔다. 청해부대의 기존 임무 연장선이지 새로운 파병이 아니라는 것.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파견연장 동의안’에 따르면 청해부대 파견 지역은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일대’로 돼 있지만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 포함’이라는 단서 조항이 들어있다. 보수 야당은 파병에 찬성하면서도 일부는 국회 비준동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를 문제 삼았다. 자유한국당 국방위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청해부대의 정원과 임무 등을 변경할 때는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새로운보수당 권성주 대변인도 “최초 호르무즈 파병 요청이 있었던 것이 작년 7월이었던 만큼 이번 파병 결정까지의 논의 과정이 결코 짧지 않았다”며 “첨예한 사안들이 얽혀 있는 만큼 국회 동의를 얻는 절차는 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국당 소속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은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투입해 작전 반경을 확대하겠다는 것인 만큼 국회 동의는 필요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수렴한 뒤 당의 스탠스를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하고 있다. 다만 원내 지도부 사이에선 한미동맹 강화 차원에서 파병에 찬성해 온 한국당이 국회 비준동의 문제를 제기해 ‘파병 발목잡기’를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져 민주당과 한국당이 이 문제를 놓고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진보 성향 야당은 파병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역으로 배치하는 파병 취지라면 이란과 적대하는 거고 파병 목적이 변질되는 거라 국회 동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각 당이 엇갈린 주장을 펴는 것에 대해 일각에선 총선을 앞두고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입장에선 국회 비준동의를 비켜가면서 논란을 최소화해야만 진보 지지층의 반발 등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은 2003년과 2004년 이라크 파병 당시 비준동의안과 파병연장안 처리를 놓고 내홍을 겪은 경험이 있다. 보수 야당은 파병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더라도 절차 등을 놓고 여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기회를 잡게 됐다. 정의당 등 진보 성향 야당으로서는 전쟁에 반대하는 진보층을 흡수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조동주·윤다빈 기자}
4·15총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공천 물갈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칼바람이 가시화되면서 바짝 긴장감이 흐르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원혜영)는 설 연휴 직후인 28일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들에게 개별 통보하기로 했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21일 오후 공관위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원장이 해당자에게 개별 통보하는 방식으로 알리기로 했다”며 “통보가 이뤄지면 48시간 이내 이의 신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당 현역 의원들의 의정 및 지역 활동에 대한 중간평가(45%)와 최종평가(55%)를 진행했다. 합산 결과 하위 20% 대상자들은 원칙적으로 공천에서 배제되지는 않지만 경선 시 20% 감산 불이익을 받는다. 문제는 ‘하위 20%’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해당 의원의 지역 평판에도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사실상의 ‘살생부’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보니 당 공관위는 하위 20% 명단을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하위 20% 명단에 ‘비문’(비문재인) 계열 3선 이상 중진급이 다수 포함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물갈이 대상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20일에는 중진 의원 10여 명의 실명이 소문으로 나돌면서 당이 술렁이기도 했다. 이름이 거론됐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주말 내내 전화 폭탄이 이어졌다”며 “이럴 거였으면 당에서 차라리 명단을 속 시원히 공개하는 게 나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자유한국당도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주도로 공천 물갈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21일 국회 인근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 5명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향후 공천 방향과 현역 물갈이 방법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1시간여 동안 이뤄진 이날 오찬에는 한국당 불출마 선언자 13명 중 김영우 정종섭 조훈현 유민봉 최연혜 의원 등 5명이 참석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한국당의 어려운 처지를 토로하며 불출마자들에게 좋은 공천 방안을 속 시원하게 말해달라는 취지로 화두를 던졌다. 이에 한 의원은 “당이 매번 청년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당의 토양은 청년이 들어오기 힘든 구조”라고 쓴소리를 했다. “문재인 정권의 잇따른 실정에도 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분들로부터 솔직한 대화를 통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 측은 “당을 위해 몸을 던져 헌신한 이들에게 공관위원장으로서 사의를 표하는 의미와 함께 다른 의원들에게도 불출마 선언을 해달라는 메시지가 담긴 오찬”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22, 23일경 공천관리위원 9명의 명단을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한국당 사무처에서 2배수로 추천한 위원 명단을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자신의 공천 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인물들을 손수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현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정부가 ‘독자 파견’ 형태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결정하면서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비준동의 필요성을 놓고 여당은 “비준동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 일각에선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켜야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호르무즈 파병을 놓고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작전지역 확대를 통한 지원 결정은 국민안전 선박의 안전항해 등 총체적 국익을 고려한 조치로 이해한다”며 “그간 정부가 국민안전과 외교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랜 고심 끝에 해결방안을 찾은 만큼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도 “미국과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 속에 프랑스를 비롯한 국가들이 상선 호위작전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다”며 “호르무즈 파병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진보 성향 야당에선 ‘파병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란과 적대하는 그 어떠한 파병도 반대한다”며 “청해부대 호르무즈 해역으로 배치하는 파병 취지라면 이란과 적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의 어렵고 파병 목적이 변질되는 것이라서 국회 동의절차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종대 의원은 “헌법에 의거해 국회에 파병 동의안을 받지 않는 한 불법”이라며 “이 결정은 참으로 실망”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파병은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는 명분 없는 전쟁에 참전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국회 비준동의와 관련해선 각 당 내부에서 혼선을 보이고 있다. 국방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은 “필요없다”고 했고 한국당 소속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도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투입해 작전반경을 확대하겠다는 것에 우선 국회 동의 필요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국방위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파병은 반드시 국회 비준동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민주평화당도 “이 부대의 목적이 변경된 것인 만큼 국회에서 반드시 동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파병 결정을 존중한다”고 한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 기류가 적지 않다. 외통위 소속의 민주당 중진 의원은 “중동 여러 나라와 적대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준동의안 논란에 대해 군 관계자는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을 위해 (군에서) 지시하는 해역도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에 포함된다”면서 국회 동의 사안이 아니라고 했다. 청해부대의 기존 임무 연장선이지 새로운 파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군 안팎에서도 국회 동의가 필요치 않다는 견해에 무게가 실린다. 여야 정치권은 파병 이슈가 총선에서 어떤 파급 효과를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특히 민주당은 파병 논란이 거세질 경우 전쟁에 반대하는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정의당으로 대거 이탈하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상황에서 진보 유권자들의 정의당 쏠림 현상이 벌어질 경우 민주당은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여권 내부에선 2003년과 2004년 이라크 파병 당시 내홍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결정한 이라크 파병을 놓고 김근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열린우리당 내 일부 의원이 반대했고 김선일 씨 피살 이후 혼란은 더해졌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조동주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설날 선물로 조계종 등 복수의 불교단체에 육포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실무적 착오로 인한 실수”라지만 육식을 원칙적으로 금하는 불교계에 설 선물로 육포가 배송됐다는 사실만으로 불교계 표심 이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당 등에 따르면 황 대표 비서실은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의원, 사회 지도층에게 설 선물로 9만 원 상당의 백화점 육포 선물세트 500여 개를 보내면서 불교 단체에는 한과 세트를 보내겠다고 황 대표에게 보고했다. 한과 세트는 12개였다. 하지만 배송이 시작된 17일 조계종 등 복수의 불교 단체에 한과 대신 육포가 배송됐다는 걸 알게 됐다. 대표실과 백화점 실무진끼리 배송 명단을 분류하던 중 착오로 벌어진 ‘배달사고’였다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다. 한국당은 17일 담당자가 조계사를 방문해 총무원장 등 스님 3명에게 배송된 육포를 한과로 교체하고 사과한 데 이어 김명연 대표 비서실장이 20일 총무원장을 만나 재차 사과했다. 육포가 배송된 다른 불교단체들에는 백화점 측이 찾아가 사과하고 해당 지역구의 한국당 의원들도 전화로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20일 황 대표에게 보직 사퇴 의사를 전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조계종에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 경위를 파악해보겠다”고 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명백한 실수인 만큼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이런 공감 능력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종교계에 보내는 선물은 당 대표가 해당 종교와 인연이 깊은 의원에게 부탁해 전달하는 게 관례”라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우리공화당이 홍문종 공동대표의 최측근에 대해 제명과 당원권 정지 결정을 내리자 홍 공동대표 측이 별도의 신당 창당을 추진하면서 당내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우리공화당은 20일 중앙윤리위원회를 열고 오경훈 사무총장에 대해 당원권 정지 1년, 이창원 대표 부실장에 대해 제명 결정을 의결했다. 오 총장과 이 부실장은 홍 공동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들에 대한 윤리위 제소는 우리공화당 청년당원들이 17일 홍 공동대표 등 3명을 해당행위자로 지목하면서 이뤄졌다. 윤리위 결정은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될 방침이다. 다만 이들과 함께 제소된 홍 공동대표에 대해선 징계를 보류하기로 했다. 우리공화당은 조원진 홍문종 공동대표간 당내 지분을 둔 갈등이 격화되면서 분당 수순을 밟고 있는 형국이다. 조 공동대표 측은 “홍 공동대표가 당권 장악에 실패하자 18일부터 집회를 따로 열고 전광훈 목사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과 손잡고 신당 창당을 추진하며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홍 공동대표는 “조 공동대표가 당의 외연 확장에 힘쓰지 않고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은 두 공동대표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들이는 것인데 조 공동대표가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리공화당은 홍 공동대표의 측근들을 징계하면서도 홍 공동대표에 대한 징계를 보류하면서 막판 봉합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공화당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홍 공동대표의 징계를 보류한 건 사태를 수습해보고자 하는 당의 의지”라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설날 선물로 조계종 등 복수의 불교단체에 육포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실무적 착오로 인한 실수”라지만 육식을 원칙적으로 금하는 불교계에 설 선물로 육포가 배송됐다는 사실만으로 불교계 표심 이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당 등에 따르면 황 대표 비서실은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의원, 사회지도층에게 설 선물로 9만원 상당의 백화점 육포 선물세트 500여개를 보내면서 불교 단체에는 한과세트를 보내겠다고 황 대표에게 보고했다. 한과 세트는 12개였다. 하지만 배송이 시작된 17일 조계종 등 복수의 불교 단체에 한과 대신 육포가 배송됐다는 걸 알게 됐다. 대표실과 백화점 실무진끼리 배송 명단을 분류하던 중 착오로 벌어진 ‘배달사고’였다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다. 한국당은 17일 담당자가 조계사를 방문해 총무원장 등 스님 3명에게 배송된 육포를 한과로 교체하고 사과한 데 이어 김명연 대표 비서실장이 20일 총무원장을 만나 재차 사과했다. 육포가 배송된 다른 불교단체들에는 백화점 측이 찾아가 사과하고 해당 지역구의 한국당 의원들도 전화로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연 실장은 20일 황 대표에게 보직 사퇴 의사를 전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조계종에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 경위를 파악해보겠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이런 공감 능력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종교계에 보내는 선물은 당대표가 해당 종교와 인연이 깊은 의원에게 부탁해 전달하는 게 관례”라며 “향후 총선 실무 처리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우리공화당이 조원진 홍문종 공동대표 간 불화로 내분에 휩싸였다. 총선을 앞두고 양측이 당내 주도권 싸움을 본격화하면서 우리공화당이 매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주최해 오던 장외집회도 이번 주에는 각각 따로 열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통합 대상으로 우리공화당까지 포함하겠다고 언급했으나, 내분으로 통합 작업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 대표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말부터 조 대표와는 별개로 전광훈 목사와 같이 집회를 따로 열 것”이라며 “내가 당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계속 얘기해 왔는데 조 대표가 듣지 않아서 생긴 사태”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갈등설은 지난해 말부터 당 안팎에서 새어 나오기 시작했으나, 수면 위로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14일 열린 홍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다. 홍 대표는 출판기념회 뒤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대위를 구성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셨고, 저는 동의했지만 조 대표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 대표 측은 홍 대표의 일방적 주장으로 박 전 대통령과 조 대표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 대표를 지지하는 우리공화당의 청년당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홍 대표를 포함해 측근인 오경훈 사무총장, 이창원 비서실 부실장을 해당행위를 이유로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홍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공화당의 명칭과 당의 실체에 대해 ‘자기 것’이라고 표현해 당의 사적 소유권이 있다는 생각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공화당 중앙당사에 ‘홍문종 아웃’이라는 피켓을 붙이고 홍 대표에게 당을 떠날 것을 촉구했다. 최고야 best@donga.com·조동주 기자}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새의 양 날개 중 한 날개는 부상당했다.”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17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보수진영이 처한 현실을 이렇게 평가했다.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우리공화당 등으로 사분오열됐고 뒤늦게 시작된 통합 논의마저 지지부진한 보수야권을 강하게 비판한 것. 김 위원장은 비장한 표정으로 “당이 싫어 다시는 정치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떠났던 사람이지만 너무나 위중하다는 생각에 4년 만에 돌아왔다”며 “죽을 자리를 찾아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형 완전국민경선제’를 첫 카드로 꺼내 들었다. 경선에서 당원 50%와 일반 국민 50%를 합산해 후보를 뽑는 한국당의 현 경선 방식으로는 현역 대폭 물갈이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 김 위원장은 “완전한 국민경선을 한번 생각해야 될 때”라며 “완전한 정치 신인이 진입 장벽 때문에 틀을 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는 현역의 90% 이상이 재당선된다”며 신인 유입에 유리한 방식의 제도를 새로 만들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물갈이’를 넘어 ‘판갈이’에 이를 만큼 강력히 쇄신해야 한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공천 때마다 국회가 물은 전혀 갈지 않고 물고기만 갈더라”며 “오염된 물을 갈지 않으니 아무리 새 물고기를 집어넣어 봐야 죽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보수 통합을 강조하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같은 보수 통합 논의를 위한 공식기구의 역할을 절대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설 전에는 타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결과에 전적으로 책임지고 모든 비난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눈을 가리고 칼을 든 정의의 여신인 ‘유스티티아’를 거론하며 “눈을 가린 것은 주변부터 정의의 칼을 휘두르라는 것”이라며 “한국당의 초·재선 의원은 거의 모르고, 3선 이상은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사사로운 감정을 배제하고 공정한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황교안 대표에게 허름한 과일가게에서 아이들에게 포도를 나눠 주는 모습이 담긴 그림을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이 2010년경 박지오 화백에게 받아 서울 마포 연구실에 걸어놨던 것으로, 어려운 형편에서도 아이들에게 포도를 나눠 주는 상인처럼 서민을 위한 정치를 강조하는 의미라고 한다. 한국당은 이번 주까지 공관위원 9명(당원 3명, 비당원 6명)을 확정 짓고 20일 공관위를 공식 발족할 예정이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4·15총선에서 인적 쇄신과 정치 신인 발굴을 위해 ‘한국형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만난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선에서 당원 투표가 50% 반영되면 신인에게 어렵다”며 “한국형 완전국민경선제를 한국당에서 실현해 정치 신인이 진입 장벽을 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식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에는 물리적·기술적 한계가 있는 데다 오히려 인지도 높은 현역에게 유리할 수 있는 만큼, 신인에게 가점을 주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황 대표가 ‘전권을 주겠다’고 했다. 누구에게도 휘둘리거나 간섭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 출마 지역도 공관위 결정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칼날이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중진 물갈이 의지도 피력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우리공화당이 조원진 홍문종 공동대표 간 불화로 인해 내분에 휩싸였다. 총선을 앞두고 양측이 당내 주도권 싸움을 본격화 하면서 우리공화당이 매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주최해 오던 장외집회도 이번 주에는 각각 따로 열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통합 대상으로 우리공화당까지 포함하겠다고 언급했으나, 내분으로 인해 통합 작업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홍 대표는 17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주말부터 조 대표와는 별개로 전광훈 목사와 같이 집회를 따로 열 것”이라며 “내가 당 외연을 넓혀야한다고 계속 얘기해왔는데 조 대표가 듣지 않아서 생긴 사태”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갈등설은 지난해 연말부터 당 안팎에서 새어 나오기 시작했으나, 수면 위로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14일 열린 홍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다. 홍 대표는 출판기념회 뒤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대위를 구성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셨고, 저는 동의했지만 조 대표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 대표 측은 홍 대표의 일방적 주장으로 박 전 대통령과 조 대표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 대표를 지지하는 우리공화당의 청년당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홍 대표를 포함해 측근인 오경훈 사무총장, 이창원 비서실 부실장을 해당행위를 이유로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홍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공화당의 명칭과 당의 실체에 대해 ‘자기 것’이라고 표현해 당의 사적 소유권이 있다는 생각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공화당 중앙당사에 ‘홍문종 아웃’이라는 피켓을 붙이고 홍 대표에게 당을 떠날 것을 촉구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4·15 총선에서 인적 쇄신과 정치 신인 발굴을 위해 ‘한국형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만난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선에서 당원 투표가 50% 반영되면 신인에게 어렵다”며 “한국형 완전국민경선제를 한국당에서 실현해 정치 신인이 진입 장벽을 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식 완전 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에는 물리적·기술적 한계가 있는데다 오히려 인지도 높은 현역에게 유리할 수 있는 만큼,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되 신인에게 가점을 주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황 대표가 ‘전권을 주겠다’고 했다. 누구에게도 휘둘리거나 간섭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 출마 지역도 공관위 결정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칼날이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중진 물갈이 의지도 피력했다. 이와 함께 “야당이 뭉쳐야 한다. 야당이 통합됐다고 표를 주는 건 아니다. 이것도 못 한다면 국민이 표를 주겠나”라며 신속한 보수통합을 주문하기도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목숨 걸고 열심히 하겠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사진)은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4·15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공관위원장 취임 일성으로 목숨을 거론할 만큼 강력한 물갈이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다만 보수통합 구상이나 공천 기준 등을 묻는 질문에는 “어제 밤을 꼬박 새워 머리가 빙빙 돈다”며 말을 아꼈다. 해외 출장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한 김 위원장은 언론 접촉을 피한 채 밤새 공천 구상에 돌입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만나 공천 방향을 논의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공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자 주변에 “제발 이 잔이 나를 비켜나게 하소서”라고 메시지를 보내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최근 해외 출장에 나섰던 그는 이번 주초 황 대표가 전화를 걸어 공관위원장을 요청하자 고민 끝에 수락하고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16일 김 위원장을 임명하며 “혁신 공천,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을 실천할 분”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김 위원장 카드를 낙점한 이유는 김 위원장이 사분오열된 보수진영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계파색이 옅은 원로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둘 사이에 친분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14대 총선에서 한국당 전신인 민주자유당 후보로 부산 영도에서 당선된 뒤 18대까지 내리 5선을 지내는 동안 특정 계파에 경도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18대 국회에서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냈고, 2004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당 사무총장으로 호흡을 맞춘 적도 있다. 퇴임 후에는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회장 등을 지내며 정부와 국회에 고언을 해왔다. 당내에선 김 위원장의 지난해 8월 의원 연찬회 특강이 다시 회자되며 ‘공천 피바람’을 예상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중진들에게 “하루빨리 출마 포기를 선언하라. 지금은 죽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그래도 총선에 나오려면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곳을 스스로 찾아가라”고 했다. 초·재선들에게는 “이런 처참한 모습을 보면서 개혁운동 하나 일으키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의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한국당의 ‘꼴통보수’ 이미지를 깰 수 있을 뿐 아니라 통합 대상인 새로운보수당과도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황 대표를 비롯한 당 핵심 지도부 전체에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러본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황 대표의 선거고문 역할도 동시에 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조동주 djc@donga.com·최우열 기자}
새로운보수당이 자유한국당에 양당간 통합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다수 정당과 시민단체가 모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선 공천 지분 등 실무 논의를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양당이 별도 협의체를 꾸려 속도를 내자는 취지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혁통위 회의에서도 봤지만 효율성이 떨어지고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며 “실질적인 진전을 하려면 양당간 공식 협의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참여한 통추위는 국회에서 2차 회의를 열었지만 ‘반문재인 세력이 모두 뭉치자’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 책임대표는 “혁통위는 임의기구”라며 “우선 양당간 논의를 중심으로 그 원칙에 동의하는 세력들과 논의를 확대하자”고 한국당에 제안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충남 예산에서 열린 충남도당 신년인사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고 검토하겠다”고 했다. 설 연휴 전까지 새보수당과 통합 실무 논의를 마치길 바라는 한국당도 혁통위에선 공천 룰 논의 등을 빠르게 진행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만큼 결국 두 정당이 따로 만나야한다는 데엔 공감대가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공언했던 혁통위가 이미 출범한 만큼 별도 협의체 대신 그간 물밑에서 새보수당과 접촉해온 여러 채널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통합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공천 룰, 새보수당 내분 등 곳곳에 지뢰밭도 여전하다. 공천 룰과 관련해 새보수당은 지역구 경선을 100% 일반 국민 투표에 맡기는 완전국민경선제를 원하고 있다. 인지도 높은 현역 의원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반면 한국당은 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투표 50%를 합산해 경선 승리자를 정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현역 50% 컷오프 방침에 떨고 있는데 새보수당 의원만 모두 살려주는 것이 형평성에 맞느냐”는 불만도 적지 않다. 물론 새보수당 현역 지역구에 한해 국민경선을 도입하는 게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한국당 의원도 제법 있다. 이에 당내에선 당원 투표 비율을 낮추거나 새보수당 현역 의원의 경쟁자인 한국당 원외 후보들에게 가산점을 주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결국 공천 룰은 양당이 협의한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한 후에야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추천위원회는 16일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대표,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등 후보 4명을 황 대표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다만 황 대표는 새보수당 의견을 반영해 공관위원장을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보수당 정병국 의원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한국당이 공관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하면 통합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새보수당 내부에서 유승민 의원과 다른 의원들이 통합 방식, 혁통위 참여 등을 두고 이견이 불거지고 있는 점도 통합의 변수로 꼽힌다. 유 의원은 혁통위 구성 논의 과정에 참가해온 정병국 의원과도 협상 과정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무슨 오해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정 의원과 잘 풀겠다”고 했다. 통합 방식을 두고 황 대표는 모든 반문재인 세력을 통합하겠다는 구상인 반면 유 의원은 탄핵 반대 세력과는 통합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한 점도 장애물이다. 유 의원은 15일 당 회의에서 “한국당 대표가 전날 TV 인터뷰에서 ‘우리공화당까지 통합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래선 탄핵을 극복하는 통합이 될 수 있느냐”며 황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탄핵에 가장 반대한 세력과 한국당이 손잡는다면 통합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하려다가 황 대표도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총선을 석 달 남짓 앞두고 적극적인 통합 제스처를 내보인 것은 늦어도 다음 달 안에는 통합 방식을 확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인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 통합 6대 원칙에는 ‘탄핵의 강 건너기’ ‘신당 창당’ 등 새보수당이 요구해온 통합 3대 원칙이 담겨 있다.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최고위원들도 6대 원칙에 다 동의했다”고 했다. 하지만 새보수당이 국민통합연대가 주도하는 통추위 참여를 잠정 보류한 것은 통합 논의에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 논의가 통추위와 한국당-새보수당 라인이라는 투 트랙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통추위는 구속력 없는 자문기구이며 통추위 참여 주체 중 통합 대상은 한국당뿐”이라고 했다. 새보수당의 불참으로 통추위는 13일 갖기로 했던 출범식을 14일로 연기했다. 황 대표가 새보수당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을 두고도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페이스북에 “‘닥치고 통합’만이 살길이다. 황 대표의 발언을 전폭 밀어줄 때”라고 했다. 반면 친박계 좌장이었던 무소속 서청원 의원은 황 대표가 참석한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탄핵과 보수 분열 책임이 있는 사람들의 진정 어린 사과와 정치적 책임이 우선”이라며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을 겨냥했다. 유 의원도 “한국당에 팔아먹거나 통합하려고 당을 만든 게 아니다”라며 ‘원칙 없는 통합’에 선을 그었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안철수 전 의원과도 간접적이지만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우리공화당과는 쉽게 모이기 어렵겠지만 단계적 통합 노력을 해야 한다”며 범보수 통합 의지를 재차 밝혔다.조동주 djc@donga.com·이지훈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새로운보수당의 요구대로 ‘보수 통합 6대 원칙’을 수용하겠다고 직접 선언하고,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공식 대화를 시작하자고 화답하면서 보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황 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며 저희도 동의하고 발표한 보수·중도 통합 6대 원칙에는 새보수당의 요구 내용이 반영돼 있다”고 했다. 회의 직후에는 “앞으로 6대 원칙을 최고위에서 추인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도 했다. 한국당은 통합 실무 협상에 속도를 붙여 설 연휴 전에 황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직접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황 대표 발언은 보수 재건과 혁신 통합의 한 걸음 전진”이라며 “통합 대상은 한국당뿐이며 양당 간 공식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가 ‘탄핵의 강 건너기’ 등 새보수당의 통합 원칙에 동의한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탄핵 심판’을 주장해 온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은 더욱 어려워졌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비례○○당’은 이미 등록된 (기성) 정당의 명칭과 뚜렷이 구별되지 않아 정당법 위반”이라며 한국당이 이번 총선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대비해 등록 신청한 ‘비례자유한국당’ 등 ‘비례’가 들어간 3개의 당명 사용을 불허키로 결정했다. 한국당은 “헌법 소원 제기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반발하면서도 후보자 등록 신청 마감(3월 27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다른 당명 등록을 추진하기로 했다.조동주 djc@donga.com·최우열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새로운보수당의 요구대로 ‘보수통합 6대 원칙’을 수용하겠다고 직접 선언하고 새보수당이 한국당과 공식 대화를 시작하자고 화답하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황 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며 저희도 동의한 보수·중도통합 6대 기본원칙을 발표했다. 이 원칙에는 새보수당의 요구 내용이 반영돼있다”고 했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선 “앞으로 통합을 위해 6대 원칙을 최고위에서 추인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도 했다. 황 대표가 “6대 원칙에 동의한다는 공개 선언을 먼저 해 달라”는 새보수당 요구에 응하면서 보수통합 논의를 본격화하자고 손을 내민 것이다. 6대 원칙은 9일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참여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통추위 발족과 함께 천명한 것으로, 새보수당이 주장해온 보수통합 3대 원칙을 담고 있다. 이에 새보수당은 “황 대표의 발언은 보수재건과 혁신통합의 한걸음 전진”이라며 한국당과 양당간 공식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화답했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대상은 한국당 뿐”이라며 “양 당간 단일한 공식 대화 루트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새보수당이 통추위 참여를 보류하고 한국당과의 양자 대화를 주장하는데다, 양당일각에서 통합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여전해 총선 전까지 제대로 통합이 진행될 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둘러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을 놓고 여권이 윤 총장을 향해 연일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반면 야당은 “법무부가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받아치면서 정치권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인사 과정에서 발생한 검찰의 항명은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검사장급 인사는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했다. 이어 윤 총장이 ‘제3의 장소에 구체적인 안을 갖고 오라’고 했다는 추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윤 총장이) 장관 고유 업무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청사 밖에서 그것을 가지고 논의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윤 총장을 향해 “항명이 아닌 순명해야 한다”며 “그것이 공직자의 사명”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일 뿐”이라며 “국방부 장관이 병무청장을 불렀는데 오지 않았다면 누구도 납득할 수 없을 텐데 왜 검찰만 예외여야 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과 추 장관이 좌파 독재의 길을 열고자 검찰 학살 망나니 칼춤을 추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이번 정부 출범 초기에는 ‘우리보다 더 낫기야 하겠지’ 이런 생각을 했는데 지나 보니 헛기대였다”며 “윤 총장 한 명만 남기고 그 주변 검사들을 다 뽑아 버린 게 민주주의 국가인가”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 추 장관 탄핵소추안과 청와대의 검찰 수사 방해 의혹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고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법무부를 항의 방문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조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