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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경선 후보가 8명으로 굳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주 앞으로 다가온 당내 경선 TV토론회 불참 방침을 또다시 시사하고 나섰다. 당내 압도적 지지를 받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참할 경우 공화당 경선은 시작부터 맥빠진 레이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8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주 윈덤에서 열린 유세 중 청중을 향해 “내가 토론에 참여해야 하나?”라고 물었고, 지지자 사이에선 “아니요”란 답변이 나왔다. 트럼프 대선 캠프도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어 한다”며 “공화당 경선에서 토론해야 할까, 아니면 다른 후보들이 TV에서 서로 공격하도록 내버려 두고 비뚤어진 조(바이든 대통령)를 해임하고 백악관을 탈환하는 진짜 임무에 집중해야 할까”라고 물었다. 트럼프 대선 캠프 측은 당내 경선에서 트럼프를 향한 공격이 집중될 것을 우려해 TV토론을 건너뛰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경선을 주관하는 당 전국위원회에 따르면 20개 주에서 최소 200명씩 4만 명의 기부자를 확보하고 전국 단위 여론조사 3곳에서 최소 1% 이상 지지율 확보해야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 기준을 총족한 후보는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더그 버검 노스다코다 주지사 등 8명이다.공화당은 23일부터 폭스뉴스 주관으로 대선 경선 TV토론회를 진행한다. 내년 1월 15일 아이오와주를 시작으로 6월까지 주별 경선을 진행한 뒤 7월 밀워키에서 열릴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공화당 전국위원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불참 시 흥행 실패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펜스 전 부통령의 측근이 전날 트럼프에 대한 지지 선언하는 등 공화당 내 트럼프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펜스의 부통령 재직 시절 그의 보좌관을 지낸 키스 켈로그는 전날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트럼프는 흔들리지 않는 결단력, 미국에 대한 깊은 비전, 용기를 가진 인물이며 일관되게 미국을 우선시했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선거캠프 책임자를 전격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나섰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에 대해 “시부모를 모시고 산 적이 없고, 재산을 가로챘다”고 주장했던 김 위원장의 시누이 김지나 씨가 7일(현지 시간) “올린 글의 내용은 100% 사실”이라며 “이제 김 위원장 본인이 대답해야 할 차례”라고 밝혔다. 자신의 폭로에 대해 최근 김 위원장의 아들이 대신 “고모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은 분”이라고 반박하자 김 위원장 본인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김 씨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에게 “(올린 글의) 사실 관계는 틀린 것이 없다”며 “더 이상 얘기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이제 김 위원장 본인이 대답해야 할 차례”라고 주장했다.미국에 거주 중인 김 씨는 5일 김 위원장에 대해 “명절은커녕 자신의 남편 제사에도 한번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남편 사별 후 18년간 시부모님을 모셨다는 그런 새빨간 거짓으로 우리 가족을 기만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김 씨는 또 “김은경은 오빠가 떨어져 죽은 그 순간부터 장례가 끝날 때까지 우리가 본 어떤 순간에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며 “더욱 황당한 일은 어수선한 틈을 타 아빠 사업체를 (김 위원장이) 자신의 친동생 이름으로 바꾼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남편은 2006년, 시아버지는 2022년 12월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의 장남이라고 밝힌 인물은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저희 집이 회사를 이끌며 할아버지, 할머니를 부양하기를 원했다”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 남편의 매제라고 하는 최모 씨는 한 매체에 “(김 위원장 장남의 글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동아일보는 김 씨 주장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앞서 혁신위는 김 위원장이 혁신위 활동을 끝낸 뒤 김 씨에 대해 명예훼손 고소 등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사진)가 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미동맹 70주년과 미국 이민 12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를 성황리에 열었다.7일 주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에 따르면 무료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에서 조수미는 피아니스트 안드레이 비니첸코, 바이올리니스트 김윤희와 함께 무대를 선보였다. 조수미는 우리나라 가곡과 주요 유명 아리아 등을 열창하며 900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조수미는 3일에는 주시애틀총영사관의 후원으로 시애틀 베나로야 홀 테이퍼 오디토리움에서도 열창을 했다. 시애틀에서 열린 조수미 콘서트는 인터넷 예매 1시간 만에 2000석이 매진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조수미는 11일 로스앤젤레스로 넘어가 LA 문화원의 후원으로 월트디즈니홀에서 공연을 한다. 총영사관 측은 “올해 한미동맹 70주년과 한인의 미국 이민 120주년을 맞아 특별하게 조수미 콘서트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소프라노 조수미는 1986년 이탈리아 베르디극장에서 데뷔하여 세계 5대 오페라 극장 주연, 동양인 최초 국제 6개 콩쿨 석권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30년 넘게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1985년부터 38년 넘게 장기 집권 중인 훈 센 캄보디아 총리의 장남 훈 마넷(46)이 7일 차기 총리로 지명됐다. 그는 22일로 예정된 국회의 신임 투표를 거쳐 공식 취임한다. 훈 센 총리는 아들의 지명 당일 텔레그램에 “퇴임 후에도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 대표 및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 국왕의 최고 자문위원장도 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훈 센 총리가 막후 영향력을 행사할 뜻을 밝힌 데다 낙후된 캄보디아의 사회 체계를 감안할 때 단순한 ‘부자(父子) 승계’를 넘어 일종의 ‘훈 센 왕조’가 열렸다는 우려가 높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은 이날 마넷을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CPP는 지난달 23일 총선에서 전체 125석 중 120석을 차지했다. 이를 감안할 때 22일 투표에서 통과가 확실시된다. BBC 등은 ‘선거’가 아닌 ‘대관식’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마넷은 총리 지명 직후 정책 발표 등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페이스북에 “생애 최고의 영광”이라며 국왕과 부친에게 감사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틀 전에는 71세 생일을 맞은 부친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썼다. 마넷이 이끄는 캄보디아가 훈 센 총리의 자장 안에 남아있을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마넷은 1999년 캄보디아인 최초로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했다. 미 뉴욕대와 영국 브리스틀대에서 각각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1995년 군에 입대했고 2018년 장군으로 승진했다. 피치 소포안 전 노동장관의 딸 차모니와 결혼했다. 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댄 이웃 태국에서는 일종의 ‘부녀(父女) 승계’가 현실화하고 있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딸 패통탄이 이끄는 프아타이당은 5월 총선에서 제2당에 올랐다. 제1당 전진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해 현재 프아타이당이 연정 구성을 주도하고 있다. 패통탄은 부친과 가까운 부동산 재벌 세타 타위신을 총리 후보로, 본인을 외교장관 후보로 직접 내세웠다. 부패 혐의로 해외를 떠돌고 있는 탁신 전 총리 또한 프아타이당이 집권하면 귀국해 다시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퇴영 후 서울에 온 제 아들이 다른 스카우트 대원 3명과 함께 비좁은 호텔방 바닥에서 자고 있다. 아들은 지금 엉망진창이다.” 16세 아들을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 보낸 한 영국 어머니는 5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스카우트의 모토는 ‘준비하라’인데 한국 정부는 그러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앞으로 열흘간 아들이 호텔 바닥에서 자지 않기를 바라지만 다른 숙박시설을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온열질환자 속출 등 사건 사고에 시달린 가운데 영국, 미국 등 일부 국가는 현장 철수 후에도 숙박난 등을 겪고 있다. BBC에 따르면 5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에 도착한 일부 영국 대원은 한 호텔 방에서 5명씩 함께 묵어야 했다. 약 250명은 또 다른 호텔의 연회장에서 잠을 잤다. 현장의 더러운 화장실, 부실 식단 등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영국 팀 관계자는 “폭염뿐만 아니라 시설과 음식 때문에 철수 결정을 내린 것도 있다. 화장실은 건강을 위협할 수준이었고 식단도 (기대에) 충족되지 않았다”고 BBC에 전했다. 한 영국 학부모는 “16세 딸에게 훌륭한 인생 경험이 될 줄 알았는데 ‘생존 미션’으로 변질됐다. 텐트가 너무 뜨거워 열을 식힐 수 없었고 샤워실과 화장실 하수구는 쓰레기와 머리카락으로 막혔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또한 각국 부모들이 잼버리에 참여한 자녀를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4세 아들을 보낸 저스틴 코던 씨는 “4일 밤 아들이 심한 탈수로 구토 증세를 보였음에도 진료소가 문을 닫아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우려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X’ 계정에는 백악관으로 보이는 곳에서 그가 커피를 마시는 9초짜리 영상이 게시됐다. 머그컵에 든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다. “나는 다크한 커피를 좋아해.” 컵에는 그가 눈에서 적색 레이저 빔을 내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최근 인기 몰이 중인 바이든 대통령의 이른바 ‘부캐’(새로운 캐릭터), 슈퍼히어로 ‘다크 브랜던’이다. 81세 고령으로 유약한 이미지를 걱정하던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페인에서 다크 브랜던이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미 정치 전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선거 관련 상품 판매액의 54% 이상이 다크 브랜던 관련 제품에서 나오고 있다. 다크 브랜던은 각종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양산하면서 주요 지지층인 젊은이들을 파고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 4월 30일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 석상에서 “나는 어떤 농담을 들어도 괜찮아. 하지만 다크 브랜던은 어떨지 모르겠어”라며 검은 선글라스를 쓰기도 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같은 구호를 선점하고 각종 밈을 만들어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바이든 대통령은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화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공화당원들이 그를 비방할 때 쓰던 구호 “레츠 고 브랜던”을 절묘하게 비튼 다크 브랜던을 통해 반대를 무릅쓰고 할 일을 하는 리더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제3후보론을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 매치가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녹색당 후보가 출마한다면 주요 경합 주(州)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 4일 미 에머슨대가 실시한 미시간주 유권자 1121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 트럼프의 가상 대결에서 44% 동률이었다. 그러나 녹색당 후보 코넬 웨스트가 출마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43%)이 바이든 대통령(41%)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선거가 공정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정한 방법으로 승리했다고 믿는 공화당원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WSJ는 “민주당원들은 공화당원들이 내년 대선에서 자신들이 바라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선거 결과에 저항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X’ 계정에는 백악관으로 보이는 곳에서 그가 커피를 마시는 9초짜리 영상이 게시됐다. 머그컵에 든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다. “나는 다크한 커피를 좋아해.” 컵에는 그가 눈에서 적색 레이저 빔을 내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최근 인기 몰이 중인 바이든 대통령의 이른바 부캐(새로운 캐릭터), 슈퍼히어로 ‘다크 브랜든’이다.81세 고령으로 유약한 이미지를 걱정하던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페인에서 다크 브랜든이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미 정치 전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AXIOS)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선거 관련 상품 판매액의 54% 이상이 다크 브랜든 관련 제품에서 나오고 있다.다크 브랜든은 각종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양산하면서 주요 지지층인 젊은이들을 파고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 4월 30일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 석상에서 “나는 어떤 농담을 들어도 괜찮아. 하지만 다크 브랜든은 어떨지 모르겠어”라며 검은 선글라스를 쓰기도 했다.‘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같은 구호를 선점하고 각종 밈을 만들어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바이든 대통령은 대중 관심을 집중시키는 화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공화당원들이 그를 비방할 때 쓰던 구호 “레츠 고 브랜든”을 절묘하게 비튼 다크 브랜든을 통해 반대를 무릅쓰고 할 일을 하는 리더라는 긍정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바이든 대통령 측은 제3후보론을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 매치가 유력되는 상황에서 녹색당 후보가 출마한다면 주요 경합주(州)에서 바이든 대통령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 4일 미 에머슨대가 실시한 미시간주 유권자 1121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 트럼프 가상 대결에서 44% 동률이었다. 그러나 녹색당 후보 코넬 웨스트가 출마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43%)이 바이든 대통령(41%)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공화당 지지자들은 선거가 공정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정한 방법으로 승리했다고 믿는 공화당원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WSJ은 “민주당원들은 공화당원들이 내년 대선에서 자신들이 바라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선거 결과에 저항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퇴영 후 서울에 온 제 아들이 다른 스카우트 대원 3명과 함께 비좁은 호텔방 바닥에서 자고 있다. 아들은 지금 엉망진창이다.”16세 아들을 제25회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에 보낸 한 영국 어머니는 5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스카우트의 모토는 ‘준비하라’인데 한국 정부는 그렇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앞으로 열흘간 아들이 호텔 바닥에서 자지 않기를 바라지만 다른 숙박시설을 구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했다.제25회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가 온열 질환자 속출 등 사건사고에 시달린 가운데 영국, 미국 등 일부 국가는 현장 철수 후에도 숙박난 등에 시달리고 있다. BBC에 따르면 5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에 도착한 일부 영국 대원은 한 호텔 방에서 5명씩 함께 묵어야 했다. 약 250명은 또 다른 호텔의 연회장에서 잠을 잤다.현장의 더러운 화장실, 부실 식단 등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영국 팀 관계자는 “폭염뿐 아니라 시설과 음식 때문에 철수 결정을 내린 것도 있다. 화장실은 건강을 위협할 수준이었고 식단도 (기대에) 충족되지 않았다”고 BBC에 전했다. 한 영국 학부모는 “16세 딸에게 훌륭한 인생 경험이 될 줄 알았는데 ‘생존 미션’으로 변질됐다. 텐트가 너무 뜨거워 열을 식힐 수 없었고 샤워실과 화장실 하수구는 쓰레기와 머리카락으로 막혔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미국 뉴욕타임스(NYT) 또한 각국 부모들이 잼버리에 참여한 자녀를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4세 아들을 보낸 저스틴 코텐 씨는 “4일 밤 아들이 심한 탈수로 구토 증세를 보였음에도 진료소가 문을 닫아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우려했다.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에게 “내각에 여성 장관이 거의 없다”는 돌발 질문을 받았습니다. 해당 기자는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 공약으로 내걸었던 여성가족부 폐지 문제를 거론하면서 “한국과 같은 경제 강국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높이려면 행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냐”고 물었습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보통 대통령 기자회견이 있으면 최근 주목도가 높은 현안에 관해 묻습니다. 기자 개인의 문제의식이 담긴 질문은 비교적 삼가는 편이죠. 반면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윤석열 정부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관해서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 기자회견에 참여한 기자들은 자국 정상에게만 질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질문은 하나씩만 해달라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한국 기자들은 그 요청을 수용했고, 실제로 윤 대통령에게만 한 가지씩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현장에서 돌발적으로 상대국 대통령에게 물었습니다.질문을 들은 윤 대통령의 낯빛은 어두워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잠시 생각하다가 “지금 공직사회에서 장관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 못했다”며 “여성에게 기회가 완전히 보장되지 않았다.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 당선 직후 여성할당제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과 사뭇 달라진 답변을 끌어낸 것입니다. ● 기자회견에서 작아지는 기자들, 왜?대중이 관심을 갖는 기자회견이 열릴 때마다 기자들의 질문이 날카롭지 않다는 지적이 뒤따라옵니다. 외신과 한국언론 기자를 비교하면서 해외에서는 촌철살인 질문이 많은데 한국 기자는 왜 질문을 제대로 하지 않냐는 비판도 빠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한국의 출입처 문화 영향이 큽니다. 한번 출입처에 소속된 기자는 몇 년에 걸쳐 같은 취재원을 꾸준히 만나야 합니다. 그런 만큼 중요한 취재원과 공개된 장소에서 날 선 공방을 벌이는 것은 한국 정서상 부담되는 일입니다. 당사자와 관계가 끊어지거나 심하면 소속 언론사가 취재를 거부당하는 일도 생깁니다. 또 시민들의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특정 정치인에게 날 선 질문을 할 경우 극렬 지지자들에게 온라인 공격을 당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정도가 심할 경우 본인과 가족 신상이 공개되는 ‘사이버 테러’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단독 경쟁이 심한 언론 환경상 ‘따로 질문해 단독 기사를 쓰는 게 낫다’는 인식도 있습니다. 다른 기자들이 많은 곳에서 질문하면 그 답변이 모두에게 공개되고 비슷한 기사가 쏟아지게 됩니다. 자신이 따로 취재 중인 내용을 타사 기자 앞에서 노출하는 대신 전화하거나 찾아가 물어보는 게 더 이익이 되는 셈이죠. 물론 기자들의 잘못된 취재 관행도 한몫합니다. 실제로 필자가 국회를 처음 출입하면서 놀란 점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을 출입하는 기자 중 꽤 많은 이들이 사석에서 자신이 취재하고 있는 정당을 ‘우리 당’이라고 부른다는 점이었습니다. 필자 역시 어느 정도 국회 출입에 적응이 된 후부터는 당 관계자를 만날 때 종종 ‘우리 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XX당 총선 전망은 어떻게 보세요?’ 보다 ‘우리 당 총선 전망은 어때요?’라고 묻는 게 취재원과 더 긴밀한 대화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왜곡된 직업윤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기자가 객관적 관찰자로서 공론장을 만드는 역할을 포기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정치권과 운명공동체가 된다면 그가 쓰는 기사는 편향과 왜곡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미국 기자들의 취재 방식에 관해 정리한 책 ‘탁월한 스토리텔러’에 따르면 한국 언론계는 취재원과 끈끈한 관계를 맺는 게 기자의 능력으로 인정됩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언제든지 취재원에게 까다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자세가 기자의 덕목으로 평가됩니다.● 따옴표 뒤에 숨는 정치 기사국내 정치 기사에는 정치인들 간 피상적인 싸움만 있고 심층 보도는 없다는 지적도 많습니다.흔히 ‘정치는 말로 시작해 말로 끝난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정치인의 말은 그의 철학과 품격을 보여주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유력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공직사회 분위기가 좌우되고, 사회적 갈등 양상이 달라지며, 정당의 지향점이 생기기도 하죠. 그러다 보니 기자들은 말을 중시합니다.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음성을 글자로 변환하는 시대임에도 발언의 토씨나 분위기를 정확히 살리기 위해 여전히 기자들은 바닥에 앉아 기자회견과 백브리핑을 받아치고 있습니다. 정치인의 페이스북 메시지, 라디오 인터뷰 발언도 좋은 기사 소재가 됩니다. 기자는 말을 이용해 정치인 간 싸움을 붙입니다. A당에서 B당 얘기를 묻고, 또다시 B당에 가서 ‘A당이 당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식입니다. 정치 기사의 상당수가 정당 간, 계파 간 정치인 싸움을 붙이는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대체로 이런 기사들이 온라인에서 클릭 수가 높은 편입니다.한국언론이 유독 말에 의존한다는 점은 연구에서도 확인이 됩니다. ‘한국 일간지와 해외 유력지 비교연구’에 따르면 2017년 한국 10대 일간지에서 기사 제목에 따옴표를 사용한 비율은 59.1%였습니다. 반면 일본 아사히신문은 13.9%, 미국 뉴욕타임스는 2.8%, 영국 타임스는 0%였죠. 또 국내 주요 일간지에서는 정보 제공이 목적인 스트레이트 기사 비중이 84%에 달했습니다. 스트레이트 기사 상당수는 정치인의 말을 인용한 것입니다. 분석·해설 기사는 10.1%에 그쳤죠. 반면 뉴욕타임스의 경우 스트레이트 기사는 20.8%지만 분석·해설 기사는 그 3배인 59.7%에 달했죠.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한국과 미국 언론 보도에서 가장 큰 차이는 사안의 복합성을 어느 정도 전제하는가에 있다”며 “한국 기자들은 단순 찬반을 언급하거나 사안의 일면만을 부각하고 쓴다면 미국 기자들은 그 사안이 지닌 복합적인 측면을 굉장히 많이 고려하고 사안을 다룬다”고 지적했습니다.정치인의 말은 정치 기사를 구성하는 중요한 소재지만 여기에만 의존하면 본질은 사라진 채 정쟁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확인이 안 된 주장이 따옴표 속에 숨어서 검증 없이 전달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유력 정치인의 말을 단순 전달하는 것을 넘어 기자 스스로가 좋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기계적 중립…똑같은 기사가 나오는 이유정치 기사를 쓸 때 목에 가시처럼 신경이 쓰이는 것이 바로 ‘기계적 중립’입니다. 실제로 기자들이 쓰는 기사가 엄정한 중립을 지키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형평성을 갖춘다는 점에서 기계적 중립을 강조합니다. 특히 선거 때가 되면 기계적 중립에 대한 압박이 커집니다. 신문과 방송에는 주요 후보의 기사가 거의 같은 분량으로 실리게 됩니다. 오늘 신문에 A 후보의 인터뷰가 원고지 8매 분량으로 실렸다면 다음 달 신문에 B 후보의 인터뷰도 8매 분량으로 실리는 식입니다. 방송 뉴스에서도 경쟁 후보자들 간 화면 노출 시간을 ‘초 단위’까지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계적 중립은 정치 기사를 쓰는 데 분명 필요합니다. 일단 기자가 갖는 고정관념이나 편견, 이해관계로 인한 기사 왜곡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기자 개개인이 불완전한 존재인 만큼 기계적 중립을 지킴으로써 자신이 갖는 왜곡된 이미지로 인해 기사가 편파적으로 흐르는 걸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계적 중립을 강조하다 보면 정치 기사는 독창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후보마다 내용과 분량을 맞춰야 하니 판에 박힌 기사가 나오는 것이죠. ● 기사 속 ‘익명 취재원’ 없앨 수 없나정치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익명의 취재원이 기사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치 기사에는 핵심 관계자, 정통한 관계자, 여권·야권 관계자 등 온갖 종류의 관계자들이 등장합니다. 익명으로 나간 관계자의 발언은 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다만 2021년 발표된 ‘정치 기사 익명 취재원 표기 관행’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6대 일간지와 미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익명 취재원을 사용하는 빈도는 45.5%와 48.7%로 오히려 뉴욕타임스가 더 높았습니다. 미국 유력 언론에서도 취재원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실명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국내 언론에서 익명 취재원을 쓴 이유에 관해 설명한 기사가 1.25%에 그친 반면 뉴욕타임스는 7.87%가 이유를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부득이하게 익명 취재원을 활용하더라도 그 이유를 기사에 밝히면서 주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정치 기사를 쓰면서 실명 보도를 할 수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예민한 주제일수록 취재원이 이름 공개를 원치 않습니다. 실명 보도를 전제로 질문할 경우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죠. 미국의 ‘우수 저널리즘을 위한 프로젝트’는 부득이 취재원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 기자는 왜 취재원을 밝힐 수 없는지, 익명으로 등장하는 취재원은 기사의 내용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기사 속에서 설명해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야 기사의 신뢰도가 올라가고 독자가 오도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노력이 기사의 신뢰도 확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 정치의 수준은 왜 나아지지 않는가?’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많은 분이 성심성의껏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김*우님께서는 모든 사안을 단순 정쟁으로만 취급하고, 사안의 본질을 지적하지 않는 한국언론의 보도 행태를 지적해주셨습니다. 김*수님께서도 ‘왜 기자들은 대통령에게 질문을 받으라고 요구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언론사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뼈아픈 지적이자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다만 이런 주제의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은 까닭은 저 또한 취재원과의 관계 탓에 질문을 주저했던 숱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워딩으로 공장 돌리듯 기사를 생산하고, 술자리에서 ‘우리 당’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던 사람이 갑자기 남 일 대하듯 논평하는 게 옳지 않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 정치에 대한 비판적 글을 쓰는 입장에서 정치 수준을 좌우하는 정치 보도의 품질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과 계속 한국 정치의 발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으로 소중한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그간 유럽에서 아예 갖춰 놓지 않았거나 있어도 여름에 잘 쓰지 않던 에어컨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몇 년째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 에어컨이 사치품에서 필수품으로 바뀌고 있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럽 에어컨 보급률은 2000년 10%에서 지난해 19%로 증가했고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컨 보급률 91%인 미국과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유럽으로서는 증가세가 뚜렷하다. 아마존비즈니스에 따르면 이달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이동식 에어컨 판매가 전달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이탈리아 전역에 450여 개 매장을 둔 가전업체 우니에우로의 최근 일주일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대부분의 주택과 아파트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은 프랑스에서도 지난해 100만 대가 팔렸다. 이탈리아 카포스카리대 연구팀은 1990년 5%였던 스페인 가구 에어컨 보급률이 2040년 50%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여름에도 무덥지 않고 서늘한 기후 덕에 서유럽 국가에서는 식당 영화관 등에서도 냉방을 잘 가동하지 않는다. 또 전기요금이 미국 등에 비해 비싸고 여름에 많은 사람이 장기간 휴가를 떠나 에어컨 수요가 적기도 했다. 스페인 등에서는 전통적으로 제일 더운 시간대에 시에스타(낮잠) 같은 휴식 제도를 운영하며 더위를 이겨냈다. 하지만 최악의 폭염이 닥친 올여름은 이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에어컨을 미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여겨 반감을 갖거나 온실가스 증가로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사람 등은 여전히 에어컨 사용을 꺼리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남미의 대표적 반미(反美) 국가로 꼽히는 베네수엘라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을 공식 신청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중심 ‘일극 체제’ 세계 질서의 ‘다극 체제’ 재편을 꾀하면서 브릭스를 그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 2006년 남아공을 제외한 4개국으로 창설된 브릭스의 외연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베네수엘라의 브릭스 가입이 이뤄진다면 미국으로서는 중국 감청기지가 설치된 쿠바에 이어 ‘뒷마당’ 중남미가 더 신경 쓰이게 되는 일이다.● 마두로 “브릭스는 새 다극화 세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일 방영된 TV 홍보 프로그램 ‘마두로와 함께 플러스’에서 “브릭스 그룹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세계 통합 블록을 목표로 한 (브릭스) 측이 우리 요청을 잘 고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정학적 조건을 고려할 때 브릭스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며 브릭스가 다극화 세계를 실현할 수 있는 역동적인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연이 확대된 ‘브릭스 플러스(+)’를 통해 국제사회 세력 균형을 촉진해야 한다. 베네수엘라는 브릭스를 지원하고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두로 대통령은 불법 선거와 독재를 이유로 한 미국의 제재로 수년간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었다. 그런 그가 브릭스 가입 의지를 굳힌 배경에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올 5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 12개국 정상회의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베네수엘라는) 브릭스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 새로운 세계 지정학 건설에 동참하고 싶다”고 밝혔다. 남미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정치 물결)’의 중심에 있는 룰라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측의) 공식 요청이 있으면 브릭스에 (그 안건을) 가져가겠다. 저는 찬성한다”고 화답했다. 러시아는 22∼24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확대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일 “갈수록 많은 국가가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히고 있기에 이는 매우 중요한 주제”라고 말했다. ● 美 맞서 회원국 확대하는 브릭스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릭스 5개 회원국은 베네수엘라 이외에도 회원 확대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의 전방위적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이 적극적이다. 중국은 남반구 및 북반구 저(低)위도 지역 저개발국을 일컫는 ‘글로벌 사우스’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브릭스 회원국 간 거래의 결제 수단으로 중국 위안화 사용을 유도하면서 미국 ‘달러 패권’에 맞서겠다는 구상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경제적, 외교적으로 서방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도 우군을 끌어들일 기회로 여기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북한 쿠바 시리아 이란과 함께 미 정부가 지정한 ‘대(對)테러 비협력국’이다. 브릭스 가입이 성사된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미국 견제의 주요한 무기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으로 미국 우방이지만 최근 몇 년간 인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동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도 브릭스 가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 에너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아프리카 알제리 또한 지난달 “세계 경제 발전 추세를 따르겠다”며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혔다. 브릭스 자체 집계에 따르면 현재 가입을 신청한 국가는 22개국이며 관심을 밝힌 국가도 약 40개국이다. 이 국가들은 주로 중국의 경제 협력과 지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브릭스 5개 회원국의 면적은 세계 면적의 26%,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GDP 총합의 23%나 된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주 앞둔 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첫 토론회에 불참을 시사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일대일 구도 만들기에 나섰다. ‘고령 리스크’를 짊어진 바이든 대통령은 핵심 지지층인 청년과 흑인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내가 지지율 0∼4%인 사람들 옆에 서서 그들의 적대적인 질문을 받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아니요(No)”라는 외침을 들은 그는 “그럼 토론회를 건너뛰어야 하느냐”고 다시 물으며 청중의 환호를 끌어냈다. 24일 위스콘신에서 열리는 첫 경선 토론회 참여가 득 될 것 없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각종 ‘사법 리스크’에도 당내 독주 체제를 이어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공화당 다른 주자들은 공세에 나섰다. 기밀문건 증거 인멸 혐의로 추가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증거 인멸은 없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이날 CNN방송에서 “매우 뻔뻔하다”고 지적했다.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도 CBS방송에 나와 “힐러리 클린턴(전 국무장관)이 (대선 후보 시절 국무부 기밀이 담긴) 이메일을 지웠을 때와 같은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NBC방송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고위 관료 44명 가운데 4명만이 그의 재선을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랑곳 않고 바이든 대통령 차남 헌터 바이든의 범죄 혐의에 집중하면서 당내 세력 결집에 나섰다. 그는 헌터 스캔들과 관련해 “공화당 의원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서 “행동하지 않는 이들은 예비선거에서 탈락시켜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한 청년과 흑인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연방대법원 판결로 제동이 걸린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을 대체하는 신규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인 ‘SAVE’ 신청이 이날 시작됐다. 100만 명 이상이 사실상 탕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미 정부는 추산했다. 흑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를 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유권자에게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의 시대가 도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현지 시간)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라는 세계기상기구(WMO)의 분석을 토대로 이같이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어 “현재 기후변화는 공포스러운 상황이지만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북미, 유럽 등 세계 곳곳이 이상고온으로 들끓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부 도시들의 기온이 50도를 넘나드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연방정부 차원에서 ‘폭염 위험 경보’ 조치를 발령할 예정이다. 유럽 남부와 아프리카 북부 등 지중해 지역은 열파(熱波·장기간 폭염)와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의 일부”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 사무총장 “지구 끓고 있어” WMO는 이날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7월 1∼23일 지구 평균 지표면 기온은 16.95도로, 이달 첫 3주가 지구가 가장 더웠던 3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된 2019년 7월 16.63도를 뛰어넘는 수치다. WMO는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올 7월은 역대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MO는 98% 확률로 향후 5년 내 올 7월보다 더운 날씨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5년 내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보다 1.5도 이상 높아질 확률은 66%에 이른다고 봤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올 7월 세계 인구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친 극심한 날씨는 안타깝게도 기후변화의 냉혹한 현실”이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WMO의 발표 직후 “끔찍한 기후변화가 시작됐다. 북미,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지역이 ‘잔인한 여름’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끓는 지구’)는 분명한 인간의 책임”이라며 회원국이 즉각적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바이든 “美서 폭염으로 매년 600여 명 숨져” 미국에서는 폭염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남서부 지역을 달군 열돔이 동북부까지 확대되며 워싱턴, 필라델피아, 뉴욕 등 동부 주요 도시에서도 기온이 38도 안팎까지 치솟았다.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인구의 절반이 넘는 1억7000만 명이 ‘열 주의보’나 ‘폭염 경보’ 영향권에 들어 있다. 전력 수요도 급증해 13개 주에 에너지 비상경보가 내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노동부에 폭염 위험 경보 발령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근로자들이 고온에서 작업하다 쓰러지는 일을 막자는 취지다. 또 이상고온으로 매년 미국에서 600명 이상 숨지고 있다며 “충격적이다. 누구도 이것이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상고온 현상을 줄이기 위해 도심과 거주지에 10억 달러(약 1조2700억 원)를 투입해 나무를 심겠다고 밝혔다. 중남미 멕시코에서는 최근 4개월 동안 폭염으로 249명이 사망했다. 아프리카 북서부 튀니지에서는 24일 최고기온이 50도로 치솟아 가뭄과 물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튀니지 정부는 농지에 물을 대거나 세차와 공공장소 청소에 물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아시아 지역의 폭염도 위험 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27일 일본 오사카의 낮 최고기온은 39.8도에 달했다. WMO에 따르면 1991∼2022년 아시아의 온난화 속도는 1961∼1990년 기간 온난화 추세보다 거의 두 배 빨라졌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의 시대가 도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현지 시간)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라는 세계기상기구(WMO)의 분석을 토대로 이같이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어 “현재 기후변화는 공포스러운 상황이지만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북미, 유럽 등 세계 곳곳이 이상고온으로 들끓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부 도시들의 기온이 50도를 넘나드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연방정부 차원에서 폭염 경보 조치를 발령했다. 유럽 남부와 아프리카 북부 등 지중해 지역은 열파(熱波·장기간 폭염)와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의 일부”라는 분석이 나온다. ● UN사무총장 “지구 끓고 있어” WMO는 이날 “올해 7월 1∼23일 지구 평균 지표면 기온은 16.95도로, 이달 첫 3주가 지구가 가장 더웠던 3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는 역대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된 2019년 7월 16.63도를 뛰어넘는 수치다. WMO는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올 7월은 역대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MO는 98% 확률로 향후 5년 내 올해 7월보다 더운 날씨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5년 내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시기보다 1.5도 이상 높아질 확률은 66%에 이른다고 봤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올 7월 세계 인구 수백만 명에 영향을 미친 극심한 날씨는 안타깝게도 기후변화의 냉혹한 현실”이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라고 강조했다. 카를로 부온템포 CS3 국장도 “기록적인 기온은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WMO의 발표 직후 “끔찍한 기후변화가 시작됐다. 북미,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지역이 ‘잔인한 여름’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끓는 지구’)는 지구 전체의 재앙으로 분명한 인간의 책임”이라며 회원국이 즉각적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바이든 “美서 폭염으로 매년 600여 명 숨져” 미국에서는 폭염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남서부 지역을 달군 열돔이 동북부까지 확대되며 워싱턴, 필라델피아, 뉴욕 등 동부 주요 도시에서도 기온이 38도 안팎까지 치솟았다. 미 기상청(NSW)에 따르면 인구의 절반이 넘는 1억7000만 명이 ‘열 주의보’나 ‘폭염 경보’ 영향권에 들어 있다. 전력 수요도 급증해 13개 주에 에너지 비상경보가 내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연방정부 차원의) 폭염 위험 경보 발령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이상고온으로 매년 미국에서 60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거론하며 “충격적이다. 누구도 이것이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고온 현상을 줄이기 위해 도심과 거주지에 10억 달러(약 1조2700억 원)를 투입해 나무를 심겠다고 밝혔다. 중남미 멕시코에서는 최근 4개월 동안 폭염으로 249명이 사망했다. 아프리카 북서부 튀니지에서는 24일 최고기온이 50도를 기록하며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튀니지 정부는 물을 농지에 공급하거나 세차를 비롯해 공공장소 청소에 물을 사용하는 것도 금지했다. 아시아 지역의 폭염도 위험 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27일 일본 오사카의 낮 최고기온은 39.8도에 달했다. WMO에 따르면 1991~2022년 아시아 지역의 온난화 속도는 1961~1990년 기간 온난화 추세보다 거의 두 배 빨라졌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러시아 관영 통신 스푸트니크는 지난주 소셜미디어 ‘스레드’ 계정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치매를 위한 두뇌 운동’이라는 표지판이 놓인 책 매대에서 책을 고르는 영상을 올렸다. 마치 바이든 대통령이 치매를 앓고 있어 관련 책을 찾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치매) 섹션 책 전체가 필요해’ 같은 조롱 섞인 댓글이 많이 달렸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는 2012년 바이든 대통령이 한 대형마트에서 책을 살펴보는 실제 장면과 치매 관련 표지판을 합성해 만든 조작된 영상이었다.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고령과 건강 문제를 겨냥해 퍼트린 허위 정보였던 셈이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텍스트 기반 새 소셜미디어 스레드가 러시아,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 국(관)영 매체의 허위·일방 정보를 활용한 선전 활동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 측은 뒤늦게 이 매체들 계정에 ‘국영 매체’ 표시를 붙이겠다고 밝혔다.● 중·러 관영 매체, 무차별 선전전 우려26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푸트니크를 비롯한 러시아 국영 매체 러시아투데이(RT),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국제TV방송(CGTN),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 파르나스뉴스 등이 스레드에 계정을 만들었다. 이 계정들은 이미 최대 수십만 팔로어를 확보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스레드는 메타의 다른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있는 ‘국영 매체’ 표시 기능이 없다. 이에 이용자가 해당 국가의 일방적인 선전일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뉴스나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다. 스푸트니크도 이를 노리고 바이든 대통령의 조작된 영상을 스레드에만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소수민족 탄압 논란이 불거진 신장위구르자치구 홍보 게시물을 스레드에 대거 올리며 선전전에 나서고 있다. 신화통신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열린 패션쇼 영상을 올리며 “개방성, 포용성, 시대를 초월한 중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CGTN은 이 지역 전력 공급 사업에 대해 “성공적인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중국은 미국에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심리전을 벌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 방송은 이날 구글 사이버 보안회사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영 매체와 연관된 홍보회사가 돈을 미끼로 미국인을 모집해 시위를 벌이게 한 뒤 이를 찍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확산시키거나 기사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교사는 CNN 인터뷰에서 “(내) 소셜미디어 계정에 영상을 올리는 대가로 10달러를 받았다”고 말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류펑유 대변인은 “중국은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메타, 트위터와 경쟁 위해 무리한 출시”메타가 X(옛 트위터)와 경쟁하기 위해 서비스를 완벽히 구축하기 전에 스레드를 무리하게 출시하는 바람에 중국 러시아 등의 국영 매체에 멍석을 깔아줬다는 비판도 나온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거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2020년부터 국영 매체의 경우 프로필 옆에 이를 반드시 표시하도록 했다. X는 같은 해 메타와 같은 조치를 취했지만 ‘절대적 언론 자유’를 주장하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올 4월부터 이를 없앴다. 스레드는 성급히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국영 매체’ 표시 기능을 도입하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닐 샤 파트너는 “스레드가 트위터와 진짜 경쟁하려면 국영 매체라는 ‘딱지’를 붙이는 등 콘텐츠 관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며 “허위 정보, 혐오 콘텐츠가 판치면 플랫폼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 측은 “곧 국영 매체 계정에는 표시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한화가 독일 방산업체를 제치고 호주 정부와 2조 원 규모의 장갑차 공급 계약을 따내게 됐다고 호주 언론이 26일 보도했다.호주 일간지인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독일 라인메탈을 제치고 보병 전투장갑차 ‘레드백’ 129대, 약 24억 호주달러(약 2조641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따냈다. 페트릭 콘로이 호주 군수산업부 장관은 이날 한화디펜스 측에 전화를 걸어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이르면 27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이는 독일 라인메탈과 5년 간의 경쟁 끝에 얻어낸 결과다. 앞서 호주는 2019년 9월 ‘랜드(LAND) 400 3단계 사업’을 발표하며 장갑차 보급 계획을 세웠고 한화의 레드백은 라인메탈의 링스와 최종 후보에 올랐다.당초 독일의 라인메탈이 우위에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라인메탈은 이미 브리즈번에서 또 다른 장갑차 ‘복서’를 생산하고 있는데다, 호주는 최근 브리즈번에서 생산되는 복서 100대를 독일로 역수출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기 때문이다.라인메탈의 입찰가가 더 낮았지만 성능 면에서 한화의 레드백 장갑차가 라인메탈의 장갑차보다 더 나았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한화의 레드백은 호주 시장을 겨냥해 개발됐다. 이름 역시 호주에 서식하는 독거미인 ‘붉은등과부거미’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최신 보병전투장갑차로, 적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먼저 감지하고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동방어 시스템’을 갖췄다.한화디펜스의 모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1년 12월 호주와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호주 질롱시 아발론 공항 내 최첨단 장갑차 생산시설(H-ACE)도 짓고 있다. 이와 관련 한화 관계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테너 박종현 씨(사진)가 세계 최고 오페라 무대로 꼽히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 선다. 25일(현지 시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 따르면 박 씨는 린데만 영 아티스트 개발 프로그램(LYADP)에 발탁돼 2023∼2024년 시즌 오페라 ‘마술 피리’ 퍼스트 가드와 ‘로미오와 줄리엣’ 티발트 역을 각각 맡을 예정이다. 1980년 시작된 LYADP는 젊고 재능 있는 오페라 가수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은 매년 240회 오페라 공연을 펼친다. 그동안 홍혜경 조수미 신영옥 박혜상 김우경 캐슬린 김 등 유명 한국인 성악가들이 이 무대에 섰다. 박 씨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수학했다. 프리미어 오페라 파운데이션 국제 성악 콩쿠르, 대구 국제 성악 콩쿠르, 난파 전국 음악 콩쿠르, 한국 성악 콩쿠르 등에서 수상했다. 최근 새너재이 오페라 극단 오페라 ‘팔스타프’에서 펜턴 역과 메롤라 오페라 프로그램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주인공 타미노 역을 맡았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학생이 교권을 침해할 경우 물리적으로 제지하거나 수업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교권을 보호하고 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 폭력 행위에 대해 그 부모에게 벌금을 물리는 등 책임을 묻고 있다. 미국은 교권 보호를 위해 학교장이 문제 해결 주체로 나선다. 규율을 어긴 학생을 직접 지도하거나, 그 학부모와 소통한 후에도 계속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면 학교는 징계, 강제 전학 혹은 법적 조치를 취한다. 체벌이 금지된 미국에서 교권이 보장될 수 있는 이유다. 최근 사이버 폭력이나 집단 괴롭힘 사건이 불거지자 일부 지역에서는 가해 학생 부모에게까지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뉴욕주 노스토나완다시(市)는 2017년 학교 폭력을 자행한 학생 부모에게 최장 15일 구금이나 벌금 250달러(약 32만 원)를 물도록 하는 법을 제정했다. 위스콘신주 위스콘신래피즈시 의회도 2019년 가해 학생 부모에게 최대 313달러(약 40만 원)를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0월 일본 문부과학성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학생 폭력 행위 중 약 12%인 9426건이 학생의 교사 폭행이었다. 2020년 학부모 민원 스트레스로 생긴 정신질환 때문에 휴직한 교사는 5180명, 1개월 이상 병가를 낸 교사는 9452명이었다. 이처럼 교권 침해가 늘어나자 일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교사 교육 활동 보호 매뉴얼을 만들었다. 오사카시에서는 문제가 되는 학생 행위를 5단계로 나누고 교사에게 전치 3주 이상 피해를 입히는 등 가장 높은 단계 학생은 바로 경찰에 넘긴다. 경찰은 지자체와 함께 아동자립지원시설에서 학생 갱생 프로그램을 지도한다. 기후현(縣)에서는 교사에게 위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언성을 높여 화를 내는 학부모에게는 녹음을 하겠다고 알리도록 했다. 교사가 조용히 말하도록 두세 차례 주의를 줬는데도 학부모 태도가 바뀌지 않거나 구체적인 폭력 행위나 협박 표현을 할 때는 경찰에 신고하도록 했다. 영국 정부는 교권 보호를 위해 2013년 교직원이 학생을 통제하고 제지하는 방식을 제시한 ‘타당한 처벌 권고 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훈육을 거부하는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내야 할 때, 학교 행사나 수학여행 등을 방해할 때, 학생이 교원이나 다른 학생을 공격할 때는 교사가 해당 학생을 처벌할 수 있다. 교사는 문제가 있는 학생들 사이에 서서 싸움을 막거나 물리적 접촉을 통해 해당 학생을 교실에서 쫓아낼 수 있다. 물론 물리적 접촉이 있을 경우 ‘학생 부상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부상을 막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해 교사들의 적극적 대응을 유도하고 있다. 독일에선 교사의 징계권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교권 보호 제도 및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교육법에 교사가 수업권을 침해당했을 때 교장이나 교원위원회 임명 협의체가 논의해 학생 수업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흑해에서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선박을 적(敵)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한 러시아가 흑해 북서 해상에서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했다. 우크라이나는 “흑해에서 러시아로 향하는 선박이 공격받을 수 있다”며 맞섰다. 흑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21일(현지 시간)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러 해군) 흑해함대가 흑해 북서부 훈련장에서 표적함(艦)을 향해 순항미사일 사격을 했다. 표적함은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어 “합동 훈련에서는 일시적 항행 통제된 해역을 고립시켜 위반 선박을 억류하는 조치도 취했다”고 했다. 17일 흑해곡물협정의 일방 종료를 선언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자국산 곡물 수출 대체 항로를 마련하겠다고 하자 우크라이나행 선박을 적함으로 간주하겠다고 한 데 이어 실사격 훈련까지 벌인 것.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러시아가 흑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고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리는 ‘가짜 깃발’ 작전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나흘 연속으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항구가 있는 남부 오데사에 미사일 7발을 날려 곡물 저장소 등을 파괴했다고 오데사 주정부가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맞대응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0일 성명에서 “21일 0시부터 러시아가 통제하는 흑해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이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위험이 될 군용 화물 운송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밝혔다. 흑해가 긴장감에 휩싸인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논란이 된 집속탄을 전장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남동부 전선에서 집속탄을 썼다고 전했다. 집속탄은 모(母)폭탄 속의 수백 개 자(子)폭탄이 함께 터져 여러 목표를 동시다발로 공격할 수 있어 민간인 살상이 우려되는 무기다.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을 제외한 세계 120여 개국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차단될 위기 속에서 세계 쌀 수출의 40%를 차지해 1위 국가인 인도가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을 이유로 기존 수출량 절반가량의 쌀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국내 시장 쌀 공급 보장과 쌀값 상승세 진정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쌀 소매가는 한 달 전보다 3%, 지난해보다 11.5% 올랐다. 수출 금지 쌀 품목은 비바스마티 백미와 깨진 쌀로 지난해 인도 쌀 수출량 2200만 t 중 약 45%인 1000만 t을 차지한다. 농업 데이터 분석 플랫폼 ‘그로 인텔리전스’는 이번 조치로 인도산 쌀 주요 수입국인 중국 방글라데시 네팔 등에서 식량 불안이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흑해에서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선박을 적(敵)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한 러시아가 흑해 북서 해상에서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우크라이나는 “흑해에서 러시아로 향하는 선박이 공격받을 수 있다”며 맞섰다. 흑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21일(현지 시간)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러 해군) 흑해함대가 흑해 북서부 훈련장에서 표적함(艦)을 향해 순항미사일 사격을 했다. 표적함은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어 “합동 훈련에서는 일시적 항행 통제된 해역을 고립시켜 위반 선박을 억류하는 조치도 취했다”고 했다. 17일 흑해곡물협정의 일방 종료를 선언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자국산 곡물 수출 대체 항로를 마련하겠다고 하자 우크라이나행 선박을 적함으로 간주하겠다고 한 데 이어 실사격 훈련까지 벌인 것. 윌리엄 번즈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애스펀 안보 포럼에서 “러시아가 흑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고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리는 ‘가짜 깃발’ 작전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나흘 연속으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항구가 있는 남부 오데사에 미사일 7발을 날려 곡물 저장소 등을 파괴했다고 오데사 주정부가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맞대응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0일 성명에서 “21일 0시부터 러시아가 통제하는 흑해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이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위험이 될 군용 화물 운송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밝혔다. 흑해가 긴장감에 휩싸인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논란이 된 집속탄을 전장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남동부 전선에서 집속탄을 썼다고 전했다. 집속탄은 모(母)폭탄 속에 수백 개 자(子)폭탄이 함께 터져 여러 목표를 동시다발로 공격할 수 있어 민간인 살상이 우려되는 무기다.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세계 120여 개국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차단될 위기 속에서 세계 쌀 수출 40%를 차지해 1위 국가인 인도가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을 이유로 기존 수출량 절반가량의 쌀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국내 시장 쌀 공급 보장과 쌀값 상승세 진정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쌀 소매가는 한 달 전보다 3%, 지난해보다 11.5% 올랐다. 수출 금지 쌀 품목은 비바스마티 백미와 깨진 쌀로 지난해 인도 쌀 수출량 2200만 t 중 약 45%인 1000만 t을 차지한다. 농업 분야 데이터 분석 플랫폼 ‘그로 인텔리전스’는 이번 조치로 인도산 쌀 주요 수입국 중국 방글라데시 네팔 등에서 식량 불안이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태국 쌀 수출협회 명예회장 추끼앗 오파스웡세는 “일부 상인들은 가격이 t당 700~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