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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대선을 앞두고 외부 인재를 데려오는 데 꽤나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총선만 해도 대기업도, 유망 스타트업도, 심지어 세계은행까지 관두고 정치판으로 오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다들 먹고살기 팍팍한 데다 역병 속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정치권의 무능력함이 정치 혐오를 극대화한 탓이 아닐까 싶다. 여야 모두 가장 약한 고리인 2030세대를 공략할 간판급 인재를 찾고 있지만 정작 2030은 더 이상 정치판에 매력을 못 느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성급하게 진행되는 민주당의 인재 영입은 실패를 거듭 중이다. ‘30대 워킹맘 우주전문가’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달고 ‘이재명 1호 영입 인재’로 등판한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조교수는 혼외자 논란 속 이틀 만에 공동선대위원장직에서 도망치듯 물러났다. 이번 사태는 미성년자인 조 씨의 아이에게 지극히 폭력적이었다. 조 씨와 당의 대처 방식도 불편했다. 짤막한 사퇴 글만 남긴 채 연락이 두절된 조 씨를 찾아 한밤중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을 왜 국민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봐야 하는가. 사달이 난 뒤에도 송영길 대표는 검증 실패를 인정하기는커녕 또 남 탓을 해댔다. 그는 “조 씨는 국회의원에 출마하거나 장관 후보로 임명된 사람이 아니다. 공직 후보자도 아닌데 10년 전 이혼한 사람의 개인사가 공격해야 할 사안이냐”고 따지듯 물었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조차 “이기적이고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청와대 출신 한 의원은 “인사청문회도 아닌데 그렇게 검증해야 하냐는 건 정말 무책임한 말이다. 오히려 공직 후보자가 아니고 우리 선거를 도와주러 온 일반인이기 때문에 그들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더 엄격하게 검증해야 했다”고 했다. 보통 공직 인사 검증을 할 땐 당사자에게 “솔직하게 지금 다 말해라. 그래야 큰 사고를 막는다”고 수차례에 걸쳐,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반복해 묻는다고 한다. 자기 입으로 자기 흠을 말하길 꺼리는 게 당연한 심리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과연 이 정도 노력은 했을까 싶다. 조 씨뿐 아니다. 민주당이 MZ세대 인재라며 영입한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영입 전날까지도 국민의힘에 이력서를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망신을 샀다. 야권 관계자는 “막판까지 야당 문을 두들기던 사람을 민주당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들인 것”이라며 “여권 내에서도 사실상 ‘용도 폐기’ 분위기”라고 전했다. 야당이라고 나을 것도 없다. 국민의힘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피부과 의사 함익병 씨를 내정했다 과거 여성 비하 발언 논란이 일자 7시간 만에 철회했다. 영입 나흘 만에 과거 설화로 물러난 노재승 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도 완벽한 검증 실패 사례다. 이쯤 되면 선거철마다 화제성 쇼처럼 하는 인재 영입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유행 지난 구닥다리 옷에 요즘 유행하는 액세서리를 붙인다고 새 옷이 되진 않는다. 근본적 개혁 없이 간판만 대충 바꿔 달아 유권자 눈을 속여 보려는 건 성의조차 없는 구태정치다. 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장남의 상습도박 의혹이 ‘사찰기획’이라는 여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미 사이트를 탈퇴해서 해당 글을) 본인(아들)도 못 지웠는데 어떻게 알게 됐을까 이런 생각이 들긴 한다”고 했다. 사찰기획 의혹에 대해 의심이 간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 이 후보는 20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그 일(의혹)이 있고 난 다음에 왜 사이트에 글이 남아있냐 그랬더니, 이미 탈퇴해버렸기 때문에 못 지우게 됐다(고 하더라)”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하여튼 그건 문제 있다고 생각하니 그 얘기를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 잘못했으니까 죄송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2018년 말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고 재판 때문에 정신이 없는 사이 일이 벌어졌다”며 “(아들과) 둘이 붙잡고 울었다”고도 했다. 당 내에서도 이 후보 ‘가족 리스크’를 감싸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에서 추가로 불거진 장남의 성매매 의혹에 대해 “(본인이) 아니라면 아닌 것”이라고 했다. 우 의원은 “(성매매가) 아니라고 할 것을 입증할 만한 팩트가 없으면 더 이상 주장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건 그냥 의혹이고 불신”이라고 일축했다. 해당 방송을 진행한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장남의 불법도박 논란에 대해 “불법도박이 아니라 홀덤(포커게임의 일종)이다, 이건 아직 합법화되지 않았을 뿐 많은 사람이 하고 있는 불법 사이트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도박, 그러니까 음침한 하우스에서 막 수억 원을 걸고 하는 이런 도박은 아니다”라면서도 “합법화되지 않은 것은 불법”이라며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장남의 계좌 공개를 요구하며 “(장남이) 매달 월급을 받는데도 은행 빚까지 지면서 도박을 했던 것”이라며 “이 후보는 아들을 마치 은행 빚에 쪼들린 약자처럼 이야기해 국민이 또 속을 뻔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 보수 유튜버가 성남중학교 출신인 이 후보 차남이 서울 소재 한영외고에 입학한 것을 두고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이 후보 측은 “입시요강이 바뀌었다”며 적극 반박했다. 선대위 측은 “2009년까지는 타 지역에서도 외고 입학이 가능했다. 이 후보 둘째 아들은 2009년에 입학해 2012년에 졸업했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내년 대선이 8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대선 후보가 나란히 ‘중원 전쟁’에 나섰다. 대선이 치열한 양자 구도로 전개되면서 지지층을 의미하는 ‘집토끼’보다는 취약층과 부동층을 공략하는 ‘산토끼’ 확보에 사활을 걸고 나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공시가격 현실화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문재인 정부와의 ‘부동산 파워 게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차기 정부에 30대 장관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2030세대 구애에 나섰다. 이 후보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생경제를 고려해 공시가격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현 정부의 공시가 현실화 정책에 전면 제동을 걸었다. 23일 내년도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 공개를 앞두고 여권에서 부동산 세제를 둘러싼 민심 악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 후보가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 또 이 후보는 “재산세나 건강보험료는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대책을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재산세, 건보료 부담이 커진 수도권과 60대 이상 유권자층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더해 20일 공시가 관련 당정 협의, 22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관련 여당 정책의원총회 등 이번 주 내내 부동산을 둘러싼 여권 내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윤 후보는 청년층 공략과 ‘좌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는 19일 페이스북에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되면 30대 장관이 많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청년 세대가 정부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 “제가 정부를 맡게 되면 청년보좌관을 정부 운영에 대거 참여시키겠다”고 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청년 고위직 등용 방침을 강조한 것. 또 최근 윤 후보는 그간 야당 기조와 달리 공무원 및 교원 노조 전임자에 대한 근로시간 면제 제도(타임오프)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에 대해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이날 노무현 정부에서 중책을 맡았던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김승규 전 법무부 장관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사진)가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에 수상 이력과 재직 경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윤 후보는 14일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당내에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김 씨, 수상 이력 허위 기재 사실상 인정김 씨는 당시 지원서에 2004년 8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김 씨 이름으로 응모된 출품작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이날 YTN 인터뷰에서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다.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했다. 사실상 수상 이력을 허위로 기재한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그럼에도 윤 후보는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완전히 날조된 게 아니라 자기(아내)가 (작품을 출품한) 회사의 부사장으로서 회사 운영 과정과 작품 출품에 깊이 관여했다. 그걸 개인 경력이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씨가 해당 지원서에 기재한 경력사항의 진위도 도마에 올랐다. 김 씨는 2002년 3월부터 3년 동안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지원서에 적었다. 하지만 이 협회는 2004년 6월 설립됐다. 김 씨는 YTN 인터뷰에서 “믿거나 말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실제 이사의 직함을 갖고 협회 일을 상당 기간 도왔고, 교수 신청을 낼 때 재직증명서는 정당하게 발급받아 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따로 보수를 받거나 상근한 것은 아니고 (재직 후) 몇 년이 지나 이력을 기재하다 보니 재직 기간은 착오한 것”이라고 했다. 재직 기간은 잘못 적었지만 재직증명서를 위조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으로 일했다는 최승훈 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씨와 함께 근무하거나 본 적이 없다”며 “(재직증명서) 문서의 진위가 반드시 확인돼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직증명서를 공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재직증명서를 지금도 가진 건 아니니까, 관련 대학에 정부 공권력을 이용해 받아서 확인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윤 후보는 김 씨가 결혼 뒤인 2013년 안양대, 2014년 국민대 교수 임용 당시 이력서도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저는 모르는 일이다. 허위라는 것이 있느냐,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김 씨는 YTN 인터뷰에서 “수상 경력을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며 “나는 공무원, 공인도 아니고 당시엔 윤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고도 말했다. 윤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제 처가 억울함을 드러낸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부적절하게 보인다”고 했다.○ 尹 “아내, 논문 표절이면 학위 반납”윤 후보는 김 씨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만약 표절률이 20% 정도 나와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면 제 처의 성격상 스스로 (학위를) 반납할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장혜영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씨의 허위 수상경력 기재 행위를 감싼다면 지금까지 윤 후보가 이야기해온 공정이 결국 내로남불의 다른 이름이었음을 자백하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는 부인에게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의 당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부인, 장모 비리 프레임에 갇히면 정권교체가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을 막기 위한 이른바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을 두고 여야 대선 후보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모든 자유엔 한계가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맞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사전검열”이라며 법 재개정 추진 방침을 공식화했다. 윤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n번방 방지법은 제2의 n번방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반면 절대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에게 검열의 공포를 안겨준다”며 이준석 당 대표가 당 차원의 재개정 추진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동의를 표했다. 윤 후보는 “귀여운 고양이, 사랑하는 가족의 동영상도 검열의 대상이 된다면 어떻게 자유의 나라겠냐”고 반문하며 “범죄도 차단하고 통신 비밀 침해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기술적 불완전성으로 고양이 동영상 등 엉뚱한 콘텐츠가 필터링 대상이 됐다는 일부 누리꾼 지적에 힘을 실은 것. 이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이 커뮤니티나 SNS에 게시하는 내용을 정부가 정한 알고리즘과 구축한 DB에 따라 사업자가 살피는 것 자체가 검열”이라고 날을 세웠다. 전날 이 후보가 경북 구미 금오공대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사전검열이 아니냐고 반발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자유와 권리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누군가가 우편물로 불법 착취물을 공유하는 범죄가 발생하면 이 후보는 모든 국민의 편지 봉투도 뜯어 볼 것이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사전검열 논란이 거세지자 이 후보는 12일 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n번방 방지법이 지난해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발견되는 문제점은 시정해가면서 시행하고 도저히 계속 안 된다고 생각하면 재개정 절차를 밟을 필요가 있다”면서도 “여야가 합의해 만든 법인데 자신(국민의힘)들은 아무 책임도 없는 것처럼 마치 남 탓 하듯 과도하게 문제 제기를 한다”고 했다. 10일 시행된 n번방 방지법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웹하드 등 주요 플랫폼에 불법 촬영물에 대한 필터링 조치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필터링 기능 적용으로 오픈채팅방에 동영상이나 이미지 등 압축파일을 올릴 때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방심위에서 불법 촬영물 등으로 심의·의결한 정보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입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뜨기 시작하자 일부 누리꾼은 ‘사전검열’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의 손실 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둘러싸고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엇박자 논란이 일자 진화에 나섰다. 윤 후보는 11일 강원도 선대위 발대식 직후 기자들의 추경 관련 질문에 “엇박자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100조 원 지원을 이야기하니 여당 (대선) 후보가 함께 논의하고 토론을 하자고 하지 않았느냐”며 “(나는) 그걸 환영하는 발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먼저 집권 여당의 후보가 대통령에게 행정부를 설득해서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게 한 다음 정치인들이 논의하게 하면 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자신의 10일 발언이 추경을 위한 여야 협상을 촉구한 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빨리 설득하라는 요구였다는 취지다. 그러면서도 윤 후보는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당내 반발이 있더라도 찬성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야당에서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도 했다. 이는 “추경은 대통령 후보가 자꾸 얘기할 성격이 아니다”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과 여전히 온도차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는 손실 보상을 위한 추경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김 위원장의 100조 원 발언은 ‘집권 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 후보는 11일 경북 안동에서 “(국회) 임시회를 소집해서 추경에 합의하고 정부에 요청해서 100조 원 지원 방안을 만들자고 계속 얘기하고 있다”며 “윤 후보, 김종인 위원장이 동의하지 않으면 거짓말로 국민 주권을 사기 쳐 편취하는 주권 사기집단 상습범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를 1년간 한시 유예하자고 12일 주장했다. 앞서 청와대와 정부가 민주당의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카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지 열흘 만에 여당 대선 후보가 또다시 완화를 주장하고 나선 것.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세금에 대한 여론이 여전히 부정적인 가운데, 이 후보가 ‘문재인식 부동산 세제’와 철저한 선긋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부자 감세’를 둘러싸고 당정 갈등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과 함께 집권여당과 후보가 표심을 좇다 오히려 시장의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정 반대에도 李 “다주택 양도세 한시 유예” 이 후보는 이날 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의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관련해 “1년 정도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그 뒤엔 중과를 유지하는 아이디어를 제가 내서 당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6개월 안에 처분을 완료하면 중과를 완전히 면제해주고, 9개월 안에 완료하면 절반만, 12개월 안에 완결하면 4분의 1만, 1년이 지나면 예정대로 중과를 유지하자는 아이디어”라고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올 6월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에 따라 조정대상 지역의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가 추가되고,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더해져 최고 75%의 세율이 적용된다. 그는 “다주택자들 사이에서 종합부동산세가 과다하게 부과돼 팔고 싶은데 양도세 중과세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입장이 좀 있다”며 “다주택자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면 또 정권 교체를 기다리면서 버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완화하면 안 된다”고 한시적 완화를 강조했다. 앞서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반대 의견을 의식한 듯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논쟁이 있긴 한데 저는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당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달 2일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 인하하는 경우 다시 부동산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으며 정책 신뢰도도 훼손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도 같은 날 “필요하다면 다음 정부에서 시간을 갖고 차분히 검토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文 부동산 정책과 철저한 선긋기이 후보는 현 정부의 다주택자 종부세 문제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지방을 다니다 보니 500만 원짜리 시골 움막도 주택으로 쳐서 종부세를 중과한다며 억울하다고 하더라”며 “문제 제기가 타당하다. 그런 억울한 부분을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종부세, 재산세 등을 산출하는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을 앞두고 잔뜩 성난 ‘보유세 민심’에 대한 출구전략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에 대한 속도 조절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 후보도 앞서 이달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실제 거주하기 위해 주택을 구입한 경우 가격 폭등에 따른 부담을 완화해주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시가격 현실화율 속도 조절은 다주택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위 황규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당장 당내 의원들과 정부도 설득하지 못하는 후보가 아무리 ‘이재명의 민주당’을 운운한들 그저 표를 얻기 위한 얄팍한 술수로밖에 보이질 않는다”고 비판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도 부동산 세제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규제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많이 하고 있다”며 “시장에 믿음을 주고, 움직이게 하려면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관련해 “1년 정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아이디어를 제가 내서 당과 협의 중”이라며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앞서 청와대와 정부는 민주당 내에서 제기한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방안에 대해 이미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세제 완화 방안을 둘러싼 당정 간 갈등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의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6개월 안에 처분을 완료하면 중과 부분을 완전히 면제해주고, 9개월 안에 완료하면 절반만 면제, 12개월 안에 완결하면 4분의 1만 해 주고, 1년이 지나면 예정대로 중과를 유지하자는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다주택자들 사이 종합부동산세가 과다하게 부과돼 팔고 싶은데 양도세 중과세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입장이 좀 있는 것 같다”며 “다주택자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그러면 또 정권 교체를 기다리면서 버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완화하면 안 된다”고 한시적 완화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청의 반대 의견을 의식한 듯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논쟁이 있긴 한데 저는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당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 정부의 다주택자 종부세 문제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지방을 다니다 보니 500만 원짜리 시골 움막도 주택으로 쳐서 종부세를 중과하더라며 억울하다고 하더라”며 “문제 제기가 타당하다. 그런 억울한 부분을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또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을 산출하는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을 앞두고 잔뜩 성난 ‘보유세 민심’에 대한 출구전략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에 대한 속도조절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현재 시세 대비 70% 수준인 공시가격을 장기적으로 90%까지 끌어올리는 계획을 말한다. 이 후보도 앞서 이달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실제 거주하기 위해 주택을 구입한 경우 가격 폭등에 따른 부담을 완화해주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이 후보도 긍정적이고 송영길 대표도 당 대표 경선 때부터 강조해 온 내용”이라며 “다만 공시지가 현실화율 속도조절은 다주택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이 변수”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을 막기 위한 이른바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을 두고 여야 대선후보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모든 자유에는 한계가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맞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사전검열”이라며 법 재개정추진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 후보는 11일 경북 구미 금오공대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n번방 방지법 관련 의견을 묻는 질문에 “사전검열이 아니냐고 반발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좋지만 모든 자유와 권리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10일 시행된 n번방 방지법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웹하드 등 주요 플랫폼에 불법 촬영물에 대한 필터링 조치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후보는 “내가 즐겁자고 하는 일이 타인에게 고통을 주면 안 된다”라며 “n번방 음란물 문제는, 누리는 자유에 비해 다른 사람이 너무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강선우 대변인도 “n번방 방지법이 적용된다고 해도 국민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 법이 검열로 사용되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만일 그런 일 벌어진다면 민주당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윤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n번방 방지법은 제2의 n번방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반면 절대 다수의 선량 시민들에게 검열의 공포를 안겨 준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귀여운 고양이, 사랑하는 가족의 동영상도 검열의 대상이 된다면 그런 나라가 어떻게 자유의 나라냐”고도 했다. 기술적 불완전성으로 고양이 동영상 등 엉뚱한 콘텐츠가 필터링 대상이 됐다는 일각의 지적에 힘을 실은 것. 그러면서 “통신 비밀 침해 소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라면서 “범죄도 차단하고 통신 비밀 침해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법률가인 우리 후보는 헌법을 지키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며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가 과도하게 침해받을 우려가 있다면 항상 그 권리를 지키는 방향으로 정치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누군가가 우편물로 불법 착취물을 서로 공유하는 범죄가 발생하면 이재명 후보는 모든 국민의 편지봉투도 뜯어볼 것이냐”면서 “당 차원에서 이 법의 재개정을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차기 대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대선후보들의 차기 정부조직에 대한 청사진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키워드는 ‘분리’와 ‘조정’이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인수위 과정 없이 곧바로 출범한 만큼 사실상 10년 동안 정부 부처 리모델링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 중복되는 기능에 대한 통폐합 등 총체적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기획재정부의 예산 기능을 분리하겠다는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기재부가) 각 부처의 자율적인 정책 수립 기능을 제한할 만큼 다른 부처 위에서 지배하고 통제하는 상황까지 갔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로 바꾸고 기능을 조정하는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대표적인 ‘공룡부처’에 대한 손질도 예고했다. 윤 후보 역시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고 관련 업무와 예산을 재조정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밖에 지난 10년 동안 누적된 시장 규제를 최소화하자는 차원에서 규제 개혁을 전담하기 위한 기구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내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재정과 금융 간 간극을 좁히고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금융부처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형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정부조직 개편 사례에서도 드러났듯이 보여주기식의 형식적 통폐합으로는 조직구성원 간 화학적 융합이 쉽지 않고 조직개편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특정 계층의 표를 노린 청년청, 노인청 등의 신설 논의 역시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차기 대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대선주자들도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 구상에 돌입했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인수위 과정 없이 출범했던 만큼 사실상 10년 만의 정부조직 개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4차 산업혁명 등 전례 없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 운영체제(OS)의 전면 업데이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동아일보는 한국행정학회(회장 박순애 서울대 교수)와 함께 차기 정부 구상을 위한 학회 소속 전문가들의 대안과 제언을 들어 봤다. 이와 관련해 한국행정학회는 9일부터 이틀간 서울 LW컨벤션센터에서 ‘행정환경의 변화와 미래 정부의 재설계’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진행한다.》아랍에미리트(UAE)는 최근 세계 최초로 ‘가능성부(Ministry of Possibilities)’라는 플랫폼 형태의 가상 부처를 신설했다. 기존 법이나 행정 체계로 다루기 어려운 전례 없는 사회 문제 및 미래 먹거리 과제가 이어지는 만큼 기존 부처 간 칸막이를 완전히 없애 버린 전혀 새로운 형태의 부처에 전 공무원이 참여해 해결 방안을 고민하자는 일종의 ‘실험’이다. 한국도 다음 대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 같은 사회 변화 및 기술 흐름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부처 전면 리모델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부처 간 중복되는 기능은 과감하게 통폐합해 ‘옥상옥’ 구조를 탈피하고,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4차 산업혁명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정부 운영체제(OS)의 전면 업데이트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한국행정학회와 함께 2일부터 6일까지 대학과 국책연구소, 정부기관 및 민간연구소 소속 회원 436명을 대상으로 ‘전환기 정부 OS혁신과 미래 정부 디자인’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차기 정부 조직개편의 가장 핵심 이슈로 ‘4차 산업혁명 대비’(25.39%)가 가장 많이 꼽혔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신을 전담할 수 있는 ‘미래전략기획부’의 신설 및 국가 차원의 데이터 관리를 위한 ‘미래전략데이터처’ ‘데이터청’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차기 정부의 부처 조직개편 전략으로 전문가들은 부처 간 중첩되는 기능의 최소화(66.59%)가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기능 축소 등 전면 재편이 가장 시급한 부처로는 여성가족부가 1위로 꼽혔다. 성평등 등 젠더이슈가 더 이상 여성가족부로 국한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 겹치는 업무는 보건복지부나 고용부로 업무를 이관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당초 공약처럼 대통령 직속 위원회 형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인구감소 대비한 이민부 시급… 기후에너지부도 만들어야” 美, 백악관에 ‘에너지부서’ 만들고… 伊, 에너지+환경 ‘생태전환부’ 등시대변화 반영해 발빠른 조직개편韓, AI-포스트 코로나 대응하고… ‘MZ세대 공무원’ 맞춘 재설계 필요부처간 중복된 기능 재조정… 기재부 예산권 분리 의견도 나와 차기 정부 개편 방안 설문에 참여한 한국행정학회 회원 436명은 차기 정부 조직 개편에서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방향으로 ‘4차 산업혁명 대비’(25.39%)를 꼽았다. 이어 최근 요소수 사태 및 미중 무역 갈등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듯 ‘대내외 정치·경제적 환경 변화’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21.38%로 뒤를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사회 양극화 문제 등을 고려해 ‘사회적 위기로부터의 회복 탄력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16.70%였다.○ 빅데이터·인구전담·기후위기 부처 필요 특히 ‘차기 정부에 신설해야 할 부처’를 묻는 주관식 설문에 대한 답변으로 가장 많은 63명이 ‘디지털 혁신 전담 부처’를 제안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 도입을 활성화할 ‘미래전략기획부’ 및 데이터 관련 업무를 관장할 ‘미래전략데이터처’ ‘데이터청’ 등을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석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범정부 차원에서 데이터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고 관련 기관 간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공공부문 최고데이터책임자(CDO)’제도를 조기에 도입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 부처 신설도 32명이 추천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기후변화에 전면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부서(Energy Division)를 백악관 내에 신설했다. 이탈리아도 올해 2월 친환경 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이전까지 경제 부처에서 담당하던 에너지 정책과 환경부 소관의 환경 관련 업무를 통합한 ‘생태전환부’를 출범한 바 있다. 한승준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프랑스는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를 합한 형태의 생태포용전환부가 국토·교통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며 “한국도 환경부 국토부 산업통상자원부의 관련 기능을 통합하는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해 기후변화 대응을 전담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 23명은 인구절벽에 대응하기 위한 인구 정책을 총괄하고 이주 외국인 및 난민 급증에 대비하기 위한 이민부 또는 이민청, 다문화청 등을 신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밖에 △경제안보 △지역균형발전 △항공우주 △정부 부처 갈등 조정 △규제완화 △위기대비 및 재난 관리 전담 부처 등도 신설이 필요한 부처로 꼽혔다.○ 부처 간 ‘옥상옥’ 구조 철폐해야 반면 “기존의 부처로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141명에 달했다. 부처 신설이 반드시 문제 해결을 보장하지 못하는 만큼 무작정 새로 만들 게 아니라 기존 부처의 기능과 구조를 재편해 제대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현 정부 부처 중 통폐합 및 기능 축소가 시급한 곳으로는 여성가족부(60.36%)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교육부(30.73%), 통일부(22.27%), 중소벤처기업부(17.59%), 기획재정부(14.03%) 순이었다. 여성가족부의 경우 이미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과 중첩되는 기능이 많은 만큼 보건·고용·가족 업무를 분리해 통합하는 한편 양성 평등 등 젠더 이슈는 범부처 성격으로 기능을 분산하자는 제안이다. 통일부의 경우도 대북정책은 청와대가 컨트롤타워를 맡아 국방부 외교부 국정원이 공동 대응하는 게 더 효율적이란 지적이 이어졌다. 경제 부처도 대표적인 손질 대상으로 꼽혔다. 최근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둘러싼 당정 갈등으로 논란이 된 기재부의 경우 예산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가 예산이 600조 원을 넘는 시대에 예산실장 한 명이 지나치게 큰 권한을 갖는다”며 “예산 기능을 분리하고 다른 부처 파견직이나 개방형 임용직, 대통령이 임명한 외부 인사 등을 늘려 열린 조직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산업통상자원부로 중복 기능을 이관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5년에 한 번씩 단순히 부처의 이름과 간판만 바꾸는 수준에 그쳐선 안 된다”며 “4차 산업혁명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MZ세대’ 공무원 등판에도 발맞추는 미래형 정부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방역과 재난 관리 등의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 역할을 재조정하고 전담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차기 정부에서 ‘국민안전부’ ‘국가안전부’ 등을 신설해 민간 자율에 맡길 수 없는 재난위기 대응을 비롯해 인간 감염병과 가축 전염병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난 및 안전정책을 총괄하는 의사 결정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동규 동아대 기업재난관리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재난 및 안전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며 “국민안전부 장관이 사회안전 담당 부총리를 맡아 국민안전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해야 한다”고 했다. 현 행정안전부가 재난 유형을 여러 관련 정부 부처와 분산해 관리하고 있는데 미국 국토안보부처럼 위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기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국가통합대응조정본부’로 기능을 조정해 국가의 재난자원관리 및 전반적인 재난관리 조정에 따른 현장 파견을 즉시 선제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야 대선 후보들도 코로나19 방역 공약을 조금씩 만지작거리는 추세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대선 이후까지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 5월 9일 집권할 경우 코로나 방역 정책이 새 대통령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민생대책과 별개로 ‘의료인력 확충 입법 및 의료계 지원 예산 확보’를 골자로 한 방역 투트랙 전략을 세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기존 방역 정책 연장선에서 공공의료 확충 관련 예산을 최대한 확대해 위드 코로나에 따른 병상·의료인력 부족 사태에 대응하겠다는 것.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1인 컨트롤타워 책임제’를 내세우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컨트롤타워는 한 축으로 가야 효율적인데 현재는 청와대, 총리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으로 다원화돼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가 한 명이 권한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책임지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박형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신베버주의’가 코로나19 이후로 등장한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다만 포스트 코로나를 앞두고 꼭 필요한 부분의 정부 개입은 늘리더라도 불필요한 인력이나 예산은 줄이는 유연한 총량제 형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서울과 부산, 대구 등 전국 16개 지역위원회 대상 위원장 공모 신청을 받은 결과 우상호 의원과 최재성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 등 전현직 의원들이 대거 신청했다.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서는 “정치 신예는 찾아보기 힘든 올드보이(OB)들의 귀환”이라는 말도 나온다. 7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최고위원회의 결과 서울 서대문갑에 우 의원, 서울 송파을에 최 전 비서관, 부산 부산진갑 김 전 의원이 각각 지역위원장에 지명됐다. 우 의원과 김 전 의원은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각각 서울, 부산시장 경선 출마를 위해 지역위원장에서 사퇴했다. 최 전 수석은 청와대 입성을 위해 탈당했다가 복당했고, 지역위원장도 다시 되찾게 됐다. 여기에 재선 의원 출신의 홍의락 전 의원이 대구 북을, 20대 의원을 지낸 윤준호 전 의원이 부산 해운대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또 부산 기장에 최택용 전 서울시 정무수석, 부산 사상에 배재정 전 의원, 부산 서-동에 이재강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이 지명 추천됐다. 배 전 의원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전 대표 캠프 대변인을 지냈고, 이 전 지사는 최근까지 평화부지사를 역임한 이재명 후보 측근 인사다. 민주당은 추천자들을 중앙당 당무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인준할 예정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지역위원장 인선은 내년 대선과 맞물려 치러질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며 “현재로선 2024년 22대 총선 출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직 의원 등 기성 정치인들이 대거 지역위원장직을 맡은 것을 두고 “정치 신인 발굴은 포기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국면이 길어져 대면 선거운동이 어려워져 아직 얼굴을 알리지 못한 2030세대 인사들의 활동 반경이 좁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청정수소 중심의 수소경제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수소법 개정안’이 결국 국회에 발목이 잡혔다. 정기국회 내 처리가 사실상 불발된 가운데 개정안을 근거로 내년부터 수소발전을 주요 발전원으로 활용하려던 정부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의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미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국회가 업계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이원욱, 정태호 의원 등이 발의한 수소법 개정안은 전날 법안소위에 심의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시간 부족으로 논의되지 못하고 무산됐다. 7월과 지난달에 이어 세 번째다. 여당 산자위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이달 9일까지인 정기국회 내 통과는 어렵게 됐고, 임시회를 기대해야 한다”며 “다만 아직 임시회 일정도 안나와 연내 처리는 불투명”이라고 했다. 수소법 개정안은 올해 2월부터 시행된 수소법이 수소경제를 육성하기 위한 기구와 정책 마련 등 선언적 내용만 담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청정수소 인증과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도 최근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선도국가 비전’을 발표하고 “수소가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첫 번째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수소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미래의 국가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며 “‘청정수소 선도국가’를 대한민국의 핵심 미래전략으로 삼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 역시 올해 9월 한국판 수소위원회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출범시키며 수소경제 산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특히 현대차와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 생산과 유통, 저장, 활용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 43조4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국회에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개정안이 세 번째 불발되면서 정부 정책을 믿고 투자를 약속한 기업들만 속앓이를 하는 상황. 수소법 개정안 심의가 지연되는 데에는 “수소는 비싸고 제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수소경제에 거품이 많다”는 여당 내 일부 반대 의견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 소위에서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지금 우린 그린수소가 없고 대부분 그레이수소 아니면 부생수소를 쓴다”며 “수소(경제를) 하면 할수록 효율은 떨어지는데 이산화탄소는 마찬가지로 나온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각각 35.5%와 34.6%의 지지율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비호감도가 51.4%로 호감도(39.8%)보다 높았고, 윤 후보 역시 비호감도(51.3%)가 호감도(36.8%)보다 높았다. 1일 채널A가 개국 10주년을 맞아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내년 대선에서 투표할 후보’로 이 후보는 35.5%의 지지율을 얻었다. 윤 후보는 34.6%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6.0%), 정의당 심상정 후보(4.9%), 새로운물결(가칭) 김동연 후보(1.6%) 순이었다. 최근 일주일간 실시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 중 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라도 앞선 것은 처음이다. 이 후보는 40대에서 57.3%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었고, 지역별로는 호남에서 51.1%를 얻었다. 윤 후보는 60세 이상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55.1%를 기록했고, 지역별 조사에서는 대구경북에서 49.2%로 가장 높았다. 내년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에서는 두 후보가 팽팽한 세 대결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윤 후보가 38.4%로 이 후보(30.2%)를 앞섰고, 이 후보는 인천경기에서 38.8%를 얻어 윤 후보(34.4%)를 제쳤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는 긍정이 41.2%, 부정이 54.2%로 나타났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8.5%, ‘정권 안정을 위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31.5%로 집계됐다. 조사는 유선(17%) 및 무선(83%) 전화면접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35.5% 윤석열 34.6% 채널A 개국 10주년 여론조사李 vs 尹 지지율, 오차범위내 접전… “정권교체” 38.5% “정권안정” 31.5% 채널A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각각 40대와 60대 이상을 핵심 지지층으로 구축하며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후보는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평가받는 수도권에서도 팽팽한 구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텃밭인 호남과 대구경북에서 아직 60%를 넘어서는 압도적 지지세를 구축하지 못하면서 지지층 결집 여부가 앞으로 97일 동안 펼쳐질 대선 레이스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2030세대가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李는 40대, 尹은 60대 이상이 핵심 지지층이번 조사에서 “내년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이 후보(35.5%)와 윤 후보(34.6%)의 지지율은 오차범위(±3.1%포인트) 내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두 후보의 핵심 지지 기반은 이 후보는 40대, 윤 후보는 60대 이상 유권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의 40대 지지율은 57.3%로 19.6%인 윤 후보를 37.7%포인트 앞섰고 윤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55.1%의 지지율로 이 후보(27%)에게 28.1%포인트 차로 우세했다. 다만 50대에선 이 후보(39.3%)와 윤 후보(40.7%) 중 누구도 뚜렷한 우세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이 후보는 18∼29세와 30대에서도 22.1%, 35.7%의 지지율로 윤 후보(14.6%, 28.2%)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세대에서 현재 이 후보가 앞서나가고 있는 것. 그러나 18∼29세의 35.7%, 30대의 17.4%가 답변을 유보했으며 특히 대선에서 투표를 하겠다는 응답자 가운데 18∼29세의 71.3%, 30대의 50.4%는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부동층의 최종 표심에 따라 두 후보의 지지율이 요동을 칠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야권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그간 2030세대는 뚜렷한 표심을 보인 바 없다. 아직은 누가 우세하다고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판세가 향후 출렁거릴 가능성은 ‘후보 선택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도 드러났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후보라서’라는 응답이 41%로 ‘최선의 후보라서’(34.3%)라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난 것. 이 후보 지지자 중 이 후보가 ‘최선의 후보’라고 응답한 비율은 42.6%였고 윤 후보 지지자 중 윤 후보가 ‘최선의 후보’라고 답한 비율은 28.3%로 집계됐다.○ 李는 호남에서, 尹은 대구경북에서 60% 못 미쳐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도 두 후보는 상당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선 윤 후보가 38.4%의 지지율로 30.2%를 얻은 이 후보를 8.2%포인트 차로 앞섰지만 이 후보는 인천경기에서 38.8%의 지지율로 34.4%의 지지율을 얻은 윤 후보를 상대로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였다. 서울에선 “정권 교체를 위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여론이 40.2%로 “정권 안정을 위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여론(26.6%)보다 13.6%포인트 많았고 인천경기에선 정권 교체론(38%)과 정권 안정론(35.5%)이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그러나 두 후보는 여야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과 대구경북에서 각각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51.1%, 윤 후보의 대구경북 지지율은 49.2%로 모두 60%를 넘지 못한 것. 이 후보의 대구경북 지지율은 19.9%로 20%에 육박했고 윤 후보(10.4%)는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권 관계자는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힘든 싸움을 벌였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며 “두 후보 모두 텃밭에서 압도적 지지세를 구축하면서 동시에 상대의 안방을 적극 공략해야 하는 숙제가 주어진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가구 1주택자에 이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시장에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의당은 “조세 정책을 매표 수단으로 삼는 행위를 멈추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장은 “(매물) 잠김 현상이 오래가고 있다”며 “보유세가 올라서 (주택을) 팔고 싶어도 양도세 때문에 내놓을 수 없다는 여론이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아울러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도 보유세를 높이고, 대신 거래세를 (낮추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김성환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주택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세금을 내야 되는 상황이라 갖고 있어도 부담, 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다주택자의 양도세는 일시 인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與 “이재명 ‘보유세 강화-거래세 완화’ 기조 발맞춰”다주택 양도세 완화 검토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두고 당내에서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는 점이 변수다. 현재 당 정책위는 당 내부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양도세 완화로 다주택자들에게도 출구를 열어줘야 한다는 건 올여름 당내 부동산특위에서도 논의했던 사안”이라며 “지금은 그때보다 주택가격은 보합세인 반면에 매물 잠김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좀 더 열어두고 검토하자는 취지”라고 했다.주택 매물을 확보하기 위한 다주택자 등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방안은 올 초부터 수차례 이어졌지만 당내 강경파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돼 왔다.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 참패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부동산 정책 전환을 시도했다가 당내 반발로 실패했는데, 대선을 앞두고 재가동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라는 이 후보의 정책 기조에 발맞추는 것”이라고 했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양도세 부과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가상자산 과세를 1년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기재위 조세소위원회는 당초 전날 회의에서 개정안 적용 시점을 내년 1월 1일로 정했지만, 이날 전체회의에서 보름 정도 앞당겨 ‘공포 후 즉시 시행’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12월 초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공포 후 12월 중순부터 바로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한편 여야가 전날 1주택자 양도세 부과 기준을 현행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완화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정부 측은 “부동산시장 (투자) 심리를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1주택자 양도세) 부과 기준 조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날 기재위 조세) 소위에서 전달했다”고 말했다.정의당 장혜영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쌍둥이 기득권의 밀실 야합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조세정책을 매표 수단으로 삼을 때에는 정말로 서로 죽이 잘 맞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자칭 ‘문빠’인 더불어민주당의 권리당원 A 씨는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저서 ‘조국의 시간’을 중고거래 사이트에 500원에 판매한다고 올렸다. 정가 1만7000원짜리지만 폐지값이라도 벌겠다고 했다. 줄곧 ‘조국 지킴이’를 자청하며 2019년 서초동 시위까지 나갔던 A 씨가 뒤늦게 ‘조국 손절’에 나선 건 민주당 경선 여파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은 경선 후 페이스북에 “이낙연 전 대표의 승복으로 경선이 끝났다. 자신이 반대했던 후보에 대한 조롱·욕설·비방글을 내리자”고 적었다가 A 씨 같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아직 당의 결정도 안 나왔는데 왜 멋대로 ‘승복’이란 단어를 쓰느냐는 것. 한때 “조 전 장관 댁 살림살이에라도 보탬이 되자”며 책 사재기 운동을 펼치던 지지층은 책을 불태우거나 찢어버린 인증샷을 올려댔다. 맹신이 무너지니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것들이 보인다는 고백들도 속출했다. 웅동학원 비리를 비롯해 자녀의 표창장과 인턴 논란 등 그 일가를 둘러싼 의혹들이 의심스럽다는 것. 한 지지자는 ‘문파’ 커뮤니티에 “이제 와서 인정하긴 싫지만 그 지긋지긋한 표창장과 인턴 문제도 솔직히 이상했다”고 적었다. 이 밖에도 “딸 생일 케이크 사들고 가던 것도 다 쇼 같다”, “조로남불” 등 뒤늦은 비난이 속출했다. 인상적인 건 친문뿐 아니라 이재명 후보 측도 발 빠르게 손절에 나선 점이다. 중도와 청년 표심을 잡으려면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 아이콘과 같은 조 전 장관부터 버려야 한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 후보는 23일 방송 인터뷰에서 “(사법적 판단에서) 잘못이 확인된다면 충분히 책임을 져야 한다”며 조 전 장관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마치 조 전 장관 들으란 듯 “우리 진영이라는 이유로, 왜 나만 갖고 그러느냐, 더 심한 사람이 있지 않으냐고 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일각에선 이 후보가 지금이라도 조국 사태를 사과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최근 만난 한 선대위 핵심 의원은 “나도 한때 조국 일가를 옹호했었지만 솔직히 그 딸이 진짜 아무 문제가 없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그랬지만, 조국 사태 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비판하기 위해 조 전 장관을 옹호했던 사람이 많다”고 부연했다. 한 중진 의원은 “지금 같은 선거판엔 조 전 장관 이름조차 나와선 안 된다”고 했고, 당 지도부 소속인 중진 의원은 “우린 진즉에 ‘조국의 강’을 다 건넜다”고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 전 장관을 ‘메시아’처럼 떠받들던 사람들은 더 이상 없다. 역시 정치권은 표 앞에서 가장 계산이 빠르다. 그런데도 조 전 장관은 여전히 이 후보를 향해 구애 중이다. 이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언급하자 일본 정부의 재난지원금 기사를 공유했고, 이 후보 부인 사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내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던 언론이 생각난다”며 공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한 당직자는 “대체 눈치 없이 왜 자꾸 저러느냐”고 진절머리를 냈다. ‘조국의 시간’은 이미 진즉 다 끝났건만 본인만 모르는 듯하다. 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긴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경제와 관련해선 ‘성장과 물가를 동시에 잡은 대통령’과 ‘3저 호황 덕을 본 대통령’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1979년 10·26사태와 2차 석유파동으로 1980년 물가 상승률은 28.7%, 실업률은 5.2%로 치솟았다. 그해 경제 성장률은 ―1.6%였다. 저성장, 고물가, 경상수지 적자의 3중고에 시달리던 한국 경제는 저달러(달러가치 하락), 저유가, 저금리 등 이른바 3저 호황을 타고 1980년대 후반엔 10%대 성장, 물가 안정, 국제수지 흑자의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김재익 경제수석 등을 등용한 용인술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전 전 대통령이 김 수석에게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며 일을 맡겼다는 얘기는 널리 회자되는 사례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생전에 동아일보 기고에서 1980년 9월 발표된 ‘경제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안정, 능률, 개방, 경쟁, 민간 주도 등을 내세우고 있었고 여기에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대통령과 그를 보좌하는 김재익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음은 물론이다”라고 했다. 예산 동결과 공정거래법 제정을 통한 독과점 단속 등의 구조 개혁으로 1980년 30%에 육박하던 물가 상승률은 4년 만에 2.3%로 떨어졌다. 전 전 대통령은 스포츠에 관심과 애정이 많았다. 1986년 아시아경기와 1988년 올림픽을 유치하고 프로 스포츠를 육성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돌리기 위한 ‘3S(스크린, 스포츠, 섹스) 정책’의 일환으로 스포츠를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1982년 프로야구에 이어 1983년 프로축구, 프로씨름 등이 차례로 출범하면서 우민화 논란 속에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프로야구 출범 당시 물밑 작업을 했던 이용일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90)은 “청와대에서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프로야구 출범을 구상했다”고 회고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82년 3월 27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MBC의 원년 개막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시구를 받은 MBC 포수 유승안이 공을 전달하러 전 전 대통령에게 달려가자 야구장 곳곳에 포진해 있던 무장 경호원들이 그를 막아서는 해프닝도 있었다. 육사 시절 축구 골키퍼로 뛰었던 전 전 대통령은 체육인들을 종종 청와대나 자택으로 불러 격려하고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에게 큰 액수의 금일봉을 주기도 했다. 박종환 전 축구 대표팀 감독(83)은 “청와대 들어갈 때 검문도 받지 않았다”며 “동대문운동장에서 국제경기를 하고 있을 때 직접 찾아와 전반전 끝나고 작전과 관련된 한두 가지 지적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긴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경제와 관련해선 ‘성장과 물가를 동시에 잡은 대통령’과 ‘3저 호황 덕을 본 대통령’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1979년 10·26사태와 2차 석유파동으로 1980년 물가 상승률은 28.7%, 실업률은 5.2%로 치솟았다. 그해 경제 성장률은 ―1.6%였다. 저성장, 고물가, 경상수지 적자의 3중고에 시달리던 한국 경제는 1980년대 후반엔 10%대 성장, 물가 안정, 국제수지 흑자의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당시 착수한 전국 고속통신망 개설은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토대가 됐다. 시장 기능을 중시하고 김재익 경제수석 등 전문 관료를 등용한 용인술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전 전 대통령이 김 수석에게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며 경제를 맡겼다는 일화는 널리 회자되는 사례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생전에 동아일보 기고에서 1980년 9월 발표된 ‘경제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안정, 능률, 개방, 경쟁, 민간 주도 등을 내세우고 있었고 여기에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대통령과 그를 보좌하는 김재익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음은 물론이다”라고 했다. 1980년 30%에 육박하던 물가를 4년 만에 2.3%로 떨어뜨리는 과정에서 예산 동결과 공정거래법 제정을 통한 독과점 단속 등의 구조 개혁이 있었다. 전 전 대통령은 스포츠에 관심과 애정이 많았다. 1986년 아시아경기와 1988년 올림픽을 유치하고 프로스포츠를 육성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돌리기 위한 ‘3S 정책(스크린 스포츠 섹스)’의 일환으로 스포츠를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프로야구에 이어 1983년 프로축구, 프로씨름 등이 차례로 출범하면서 우민화 논란 속에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물밑작업을 했던 이용일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90)은 “청와대에서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프로야구 출범을 구상했다”고 회고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82년 3월 27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MBC의 원년 개막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시구를 받은 MBC 포수 유승안이 공을 전달하러 전 전 대통령에게 달려가자 야구장 곳곳에 포진해 있던 무장 경호원들이 그를 막아서는 해프닝도 있었다. 육사 시절 골키퍼로 뛰었던 전 전 대통령은 체육인들을 종종 청와대나 자택으로 불러 격려하고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에게 큰 액수의 금일봉을 주기도 했다. 박종환 전 축구 대표팀 감독(83)은 “청와대 들어갈 때 검문도 받지 않았다”며 “동대문운동장에서 국제경기를 하고 있을 때 직접 찾아와 전반전 끝나고 작전과 관련된 한두 가지 지적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게임산업을 육성하고 청년세대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군체육부대(상무) e-스포츠단 창단’을 제안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E-스포츠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창립총회에 참석해 “국군 상무 E-스포츠단을 대대적으로 설치해 군대에 가는 게 고통이 아니라 새롭게 자기 역량을 발휘하고 국제대회에 출전해 실력을 양성하는 기회로 만들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게임하는 어린이들을 일탈했다고 비난할 게 아니라 하나의 체육 영역으로 돼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게임을 마약처럼 규제했다며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과거 우리 게임산업이 전 세계를 선도하는 입장이었지만 박근혜 정권에서 게임을 마약처럼 사회 4대 악으로 규정하고 규제 일변도로 전환하는 바람에 중국에 결국 추월당했다”며 행사를 마치고 난 뒤 재차 “이걸(게임을) 마약하고 같은 급으로 취급할 수 있냐. 제가 보기엔 당시에 무슨 파친코를 상상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연일 청년 표심을 집중 공략 중인 이 후보는 이후 민주당 당사에서 2030세대 당직자 40여 명과 비공개 도시락 오찬을 진행하고 청년 당직자들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어 페이스북에는 청년들의 면접 준비를 지원하는 ‘청년면접 관련 완벽 지원 서비스’를 공약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