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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가 ‘고객 포용’과 ‘경험 혁신’ 영역에서 잘해온 만큼 중·저신용자 등 더 많은 사람이 제1금융권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홍민택 대표는 9일 금융위원회에서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 뒤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토스뱅크는 이르면 9월 말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2016년 케이뱅크, 2017년 카카오뱅크 인가 이후 4년여 만에 핀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기업)이 만든 인터넷은행이 등장하면서 은행권의 혁신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는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를 비롯해 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등 11개사가 주주이며 자본금은 2500억 원이다. 홍 대표는 “연간 최대 3000억 원씩 증자해 2025년까지 1조 원으로 자본금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손익 분기점 도달 예상 시점인 2025년까지 증자 계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본인가 부대조건으로 내걸었다. 토스뱅크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지 않고 월 이용자 1100만 명을 둔 기존 토스 앱을 활용해 은행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은행 대출을 받기 힘든 중·저신용자 대상의 중금리 대출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홍 대표는 “그동안 신용정보가 없어 중·저신용자로 바라봤던 고객에게 위험하지 않은 여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은행 실명 계좌를 발급해줄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새 인터넷은행 등장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금융산업 경쟁과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른 가상화폐 거래소의 신고 기한(9월 24일)이 3개월여 남은 가운데 거래소 줄폐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거래소들은 은행에서 실명 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아야 영업이 가능한데, 검증 책임을 떠안은 은행권이 발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영업 중인 60여 개 거래소 가운데 살아남는 곳이 손에 꼽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금리 인상 우려 등의 악재 속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거래소들은 코인 열풍이 식을까 걱정하고 있다. ● 실명 계좌 발급 신중한 은행권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서를 낸 가상화폐 거래소는 전무하다. 20개사가 영업 요건 중 하나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았지만 또 다른 요건인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를 받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 실명 입출금 계좌를 받고 있는 곳은 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등 4대 거래소뿐이다. 이들 또한 이번 달과 다음 달 제휴 은행들과 재계약 심사를 앞두고 있어 제휴를 이어갈지 불투명하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거래소를 대상으로 실명 입출금 계좌를 발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는 분위기다. 실명 계좌를 제공해 얻는 이점에 비해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 확장성 등은 매력적이지만 자칫 제휴 거래소가 불법자금의 통로로 쓰일 경우 은행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5대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가상화폐거래소와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기존에 가상화폐 거래소에 실명 계좌를 제공 중인 은행들도 온도차가 보인다. 4대 거래소 중 회원수와 거래량이 가장 많은 업비트와 제휴한 케이뱅크는 제휴 연장에 적극적이다. 올해 1분기(1~3월) 케이뱅크가 제휴 거래소인 업비트로부터 받은 수수료가 약 50억 원에 달하고, 고객 수도 4월 한 달간 150만 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빗썸, 코인원과 제휴 중인 NH농협은행과 코빗과 손잡은 신한은행은 셈법이 복잡하다. 수수료 수익은 1분기 각각 16억 원, 1억 원대에 불과한 반면 관련 업무를 위한 인력 배치, 비용은 늘고 있다. 또 섣불리 거래소와 제휴를 중단했다가는 자사 계좌를 가진 코인 투자자들의 비판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이다. ● 코인 하락장에 거래소 입지 좁아져사정이 더 열악한 중소 거래소들은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을 대상으로 실명 계좌 발급 제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객 확보가 절실한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 등 중소형 은행들은 거래소와의 제휴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현재 부산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다수 은행들은 여전히 제휴를 망설이는 모양새다. 가상화폐 시장은 금리 인상 우려 등 악재 속에 고점 대비 5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9일 오전 10시 현재 370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4월의 역대 최고치(8199만4000원)와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50% 이상 폭락했다. 2018년 코인 폭락장이 재연될 것이란 불안감이 높아지며 투자자 이탈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이르면 9월 말 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 간판을 달고 은행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 대상의 중금리 대출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1, 2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를 열고 토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심사한다. 토스뱅크는 2019년 12월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은 뒤 올해 2월 본인가를 신청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당국의 요구 사항을 보완한 만큼 무리 없이 본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토스뱅크는 이번에 승인이 나면 9월 말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 등 금융 소외계층을 겨냥해 공격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출범 첫해인 올해 신용대출의 34.9%를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한 뒤 2023년 말까지 이 비중을 44.0%로 늘리기로 했다. 카카오뱅크(올해 20.8%)와 케이뱅크(21.5%)가 내놓은 중금리 대출 확대 계획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를 위해 현재 2000만 명이 가입해 있는 금융플랫폼 토스에 쌓인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적인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구축했다. 토스 가입자들의 금융 정보, 통신비 납부 실적, 자산 규모 등을 결합해 신용도를 평가한 결과,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중·신용자의 15%가 1∼3등급 고신용자로 분류돼 대출 한도가 늘어났다. 또 토스뱅크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지 않고 기존 토스 앱을 통해 은행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원 앱’ 전략을 통해 초반 은행 고객을 발 빠르게 확보하고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 등과의 시너지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신용평가 모형을 고도화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금융위는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지 않으면 향후 신사업 인허가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 가입자의 결제 정보와 통신 정보 등을 활용한 자체 CSS를 개발해 이달 중 적용하기로 했다. 케이뱅크는 주요 주주인 KT, BC카드, 다날 등이 보유한 통신, 결제 정보 등을 결합해 만든 CSS를 올해 4분기(10∼12월) 활용한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것만큼 리스크 관리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건 은행 건전성”이라며 “대안 신용평가 모형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충분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신지환 기자}
연 10%가 넘는 고금리를 감당해야 하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이용자 10명 중 6명이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대출 돌려 막기’로 부실 채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이용자는 414만 명이었다. 이 중 269만 명(65.0%)이 3개 이상의 금융사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였다. 이들의 카드론 잔액은 21조3000억 원으로 전체 카드론 잔액의 64.2%를 차지했다. 카드론 이용금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3월 말 현재 전체 카드론 잔액은 33조1788억 원으로 1년 전(30조3047억 원)과 비교해 9.5% 늘었다. 지난해 말(32조464억 원)과 비교해도 1조1000억 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카드론은 평균 금리가 연 12∼14%대로 높아 빚을 돌려 막는 다중채무자 가운데 부실 채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향후 금리가 오르면 이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악화와 은행권 대출 규제 등이 겹쳐 카드론 이용이 늘고 있다”며 “부실 채무가 우려되는 취약계층을 위한 연착륙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소매금융 사업 매각에 나선 가운데 국내 금융지주들이 씨티그룹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사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남방 전략’으로 동남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국내 금융지주들이 글로벌 금융사인 씨티그룹이 가진 동남아의 광범위한 고객층과 인프라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지주 “한국씨티은행보다 동남아”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4월에 매물로 나온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지역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사업 인수를 검토했다. 아직 구체적인 인수 계획을 마련한 것은 아니지만 씨티그룹 동남아 지역 사업의 시장성, 사업 구조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A 금융지주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권 씨티은행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B 금융지주의 고위 관계자도 “국내보다 동남아 씨티은행이 더 매력적이라고 본다”며 “제안서 등이 오면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C 시중은행 임원은 “기존에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 동남아 씨티은행 인수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지주가 씨티그룹의 동남아 사업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동남아 시장이 풍부한 신용 수요와 높은 대출금리를 바탕으로 금융 마진이 쏠쏠한 ‘기회의 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은 일찍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다가 최근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금융지주들은 저금리, 고령화에 갖가지 규제로 사업이 힘든 국내보다 동남아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이미 동남아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5개국에 영업점 1129곳과 직원 2만4000여 명을 두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은 그간 동남아 현지 금융사의 지분을 취득하거나 인수하는 방법으로 규모를 확장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 48곳이 동남아 금융사에 투자한 금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체 해외 투자의 42.8%를 차지한다. 2017년 말(27.1%)에 비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한국씨티은행 “복수 금융사 인수 의향, 고용 승계엔 부정적” 동남아 사업과 달리 한국씨티은행의 매각 절차는 지지부진하다. 한국씨티은행은 3일 정기 이사회에서 국내 소매금융 사업 철수와 관련된 두 번째 논의를 진행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현재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전체 소매금융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부정적이어서 인수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인수를 검토하는 금융사들은 고임금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는 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낮고 타사와 중복되는 고객이 많아 인수 실익이 적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전환을 위해 대부분의 은행들이 인력 효율화에 나선 상황에서 2000명이 넘는 고임금 직원의 고용을 승계한다는 건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동남아와 한국의 소매금융 부문을 묶어서 매각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고용 승계 등의 입장차가 해소되지 않아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단계적 폐지’(청산) 수순도 검토할 예정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7월 중으로 구체적인 출구전략의 윤곽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하나금융그룹이 청소년 사회문제 해결과 성장 지원을 위한 공익재단법인 ‘청소년그루터기재단’을 설립했다. 국내 금융그룹이 만든 최초의 청소년 전문 공익재단이다. 하나금융은 3일 서울 마포구 ‘하나멤버스 라운지(H-PULSE)’에서 청소년그루터기재단 출범식을 열고 “청소년의 행복과 성장을 위한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다. 재단은 △보호시설 청소년 학습 및 자립 지원 △복지 사각지대 청소년 발굴 및 지원 △청소년 자살 및 중독 예방 프로그램 개발 등 3대 핵심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보호시설 청소년에게 일대일 학습 멘토링 등 자립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범죄 피해 청소년에 대한 심리 지원 사업을 병행해 이들의 건강한 일상 복귀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결식이 늘고 있는 조손 가정, 장애인 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해 식생활 개선을 지원한다. 청소년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해 청소년 발달 단계에 맞는 자살 및 중독 예방 프로그램도 내놓을 예정이다. 재단 이사장을 맡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미래 세대를 위한 진정성 있는 변화를 도모하고 청소년 사회문제 해결과 건강한 성장 지원을 위한 마중물로서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국내 주요 은행의 임직원 수가 올해 1분기(1∼3월)에만 1200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면서 은행권의 인력, 점포 감축 움직임이 더 빨라지고 있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SC제일 씨티 등 6개 시중 및 외국계 은행의 임직원 수는 3월 말 현재 6만6317명으로 지난해 말(6만7561명)보다 1244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임직원 수는 2018년 소폭 늘었다가 2019년 507명, 2020년 1570명이 줄며 감소세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선 3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감소 폭과 맞먹는 수준으로 직원 수가 줄었다. 오프라인 영업점도 빠르게 줄고 있다. 3월 말 기준 6개 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3515개로 지난해 말(3546개)보다 31개 감소했다. 2018년 말 3834개였던 영업점은 2년 3개월여 만에 300개 가까이 줄었다. 은행권의 ‘인력 및 점포 군살 빼기’는 디지털, 비대면 금융 거래가 급속히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면 몸집 줄이기가 절실하다”며 “신규 인력도 대규모 공채보다는 디지털 직군 위주의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31일부터 주요 신용카드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도 은행, 증권사 등 다른 금융회사의 계좌를 조회하고 돈을 이체할 수 있게 된다. 은행 앱에서도 카드 청구 금액, 결제 계좌번호 등과 같은 카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30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카드 등 3개 카드회사는 31일부터 하나의 앱으로 여러 금융회사의 정보나 서비스를 쓸 수 있게 해주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다. 삼성·현대·롯데·하나·비씨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도 전산 개발 등 준비를 거쳐 9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오픈뱅킹은 금융결제망을 개방해 소비자가 하나의 앱만으로 은행, 증권사, 핀테크 등 여러 회사에 흩어진 자신의 금융계좌를 조회하고 자금을 다른 회사 계좌로 이체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이미 은행, 핀테크, 증권사, 상호금융 및 저축은행이 오픈뱅킹을 시작했으며 이번에 카드사까지 참여한다. 신한·KB국민·우리카드 회원들은 31일부터 카드사 앱으로 오픈뱅킹에 참여한 모든 금융사에 흩어진 본인 계좌를 조회하고 돈을 이체할 수 있게 된다. 은행, 저축은행 등 카드사가 아닌 다른 금융사의 앱을 통해 보유 카드 목록, 결제 계좌번호, 카드 청구 금액, 사용 내역 등도 알아볼 수 있다. 지금도 일부 핀테크 앱에선 카드 정보를 조회할 수 있지만 앱에 일일이 보유 카드를 입력해야만 한다. 앞으로는 이런 번거로운 절차 없이 오픈뱅킹에 가입하기만 하면 쉽게 카드 정보를 볼 수 있다. 2019년 12월 전면 실시된 오픈뱅킹 서비스는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이달 24일 현재 오픈뱅킹 누적 이용자 수는 8024만 명으로 출범 당시인 2019년 12월(1062만 명)과 비교하면 1년 5개월 만에 7.5배로 늘었다. 오픈뱅킹 앱에 등록된 누적 계좌만 1억4663만 개다. 카드사들은 오픈뱅킹 서비스 시작에 맞춰 수수료 면제, 경품 제공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금융지주 차원의 통합 앱을 구상 중인 신한·KB국민·우리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더욱 적극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픈뱅킹은 마이데이터 등 신규 사업과 연계성이 높고 은행·증권·카드 등 업권을 이어주는 측면이 있어 여러 업권의 자회사를 둔 금융지주들에 더욱 매력적인 서비스”라고 했다. 금융당국은 오픈뱅킹 서비스의 영역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7월 말부터 하나의 앱으로 오픈뱅킹 참여 핀테크의 선불충전금 잔액, 거래내역 등을 조회하게 하고, 기존 금융사만 이용할 수 있었던 ‘어카운트인포’(계좌정보통합관리 서비스)를 핀테크에도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금융당국이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금융지주와 은행들에 권고했던 배당 제한 조치를 다음 달 말 연장하지 않고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6월 말까지 국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의 배당성향(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의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에서 대부분의 은행들이 당국이 제시한 ‘배당 제한 규제 비율’ 기준을 맞추지 못하자 1월 이 같은 배당 제한 조치를 권고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 조치가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등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7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월 전망치보다 1.0%포인트 높인 4.0%로 수정한 바 있다. 배당 제한 조치가 종료되면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하반기(7∼12월) 분기배당 등을 통한 주주이익 환원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달라진 경제 여건에 따라 배당 제한 조치가 풀리면 금융지주들이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국내 투자 전문가들은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등을 올해 하반기(7∼12월) 주식시장을 이끌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금, 달러 등을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1 동아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한 국내 대형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목표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분산 투자를 통한 리스크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 하반기엔 다시 상승 기회”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유동성에 기대 주가가 급등한 성장주보다 가치주를 눈여겨보라고 했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가치주라고 불리는 산업재, 내수업종 기업의 실적이 매우 좋고 그 흐름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흐름이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갔다”며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라 실적이 좋아진 경기 민감주들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로 대표되는 기술주들이 여전히 유망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김정범 미래에셋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코로나19에도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 배터리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오 센터장은 반도체와 함께 자동차 업종도 추천했다. 그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가 3분기(7∼9월)부터 풀릴 것”이라며 “신차 사이클이 도래하면서 판매 가격 자체도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D램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 등의 악재가 이미 주가에 선제적으로 반영된 상태라 하반기에는 상승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 본부장은 “하반기부터는 특정 테마가 시장을 이끌기는 어렵다”며 “코로나19 이후 주가 회복률이 가장 낮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유통 업종을 눈여겨보라”고 했다.○ “금, 달러 등 헤지 수단으로 삼을 만해”김 본부장은 “요즘처럼 인플레이션 압박이 강한 상황에선 대표적 헤지 수단인 금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금을 충분히 보유할 만하다”며 “상장지수펀드(ETF), 금펀드 등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올 들어 예상과 달리 달러가 강세를 보였는데 하반기에는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환율을 전망하고 특정 통화를 매수하는 건 득보다 실이 크기 때문에 글로벌 주식 등 해외 자산을 매수하는 방법으로 달러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인플레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 본부장은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이 심해 가치저장 측면에선 미흡한 면이 있다”면서도 “각국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CBDC)를 준비하는 등 기술 측면에서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당장 사라지거나 도태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직장인 김모 씨(29)는 올 들어 주로 사용하던 신용카드 2개를 다른 상품으로 바꿨다. 그동안 사용하던 카드는 혜택이 이곳저곳에 퍼져 있어 특별한 장점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대신 매일 가는 회사 근처의 프랜차이즈 카페와 한 달에 한 번 꼭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집중적인 혜택을 주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택했다. PLCC는 특정 기업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해당 기업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다. PLCC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소비 성향이 강하고 충성도가 높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고객별로 본인이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의 혜택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커피부터 돈 관리까지 각양각색 PLCC 전성시대 2021년은 PLCC의 전성시대다. 올 상반기(1∼6월)에만 10종의 PLCC가 새로 나왔다. 하반기(7∼12월) 출시가 예정된 PLCC까지 포함하면 12종이 넘는다. 카드사들은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각양각색의 맞춤형 PLCC들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카드는 3월 자사의 첫 번째 PLCC로 ‘커피빈 KB국민카드’를 선보였다. 커피빈에서 5000원 이상을 결제하면 하루에 한 번 3000원씩, 전달 실적에 따라 월 최대 1만8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다. 전월 실적 등에 따라 커피빈 카드 충전 시 월 1만 원의 청구 할인, 연 1회 1만 원 할인 쿠폰 등의 혜택도 준다. 롯데카드는 돈 관리에 특화된 PLCC 2종을 연달아 내놓았다. 2월 나온 ‘캐시노트 롯데카드’는 자영업자를 위한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와 합작한 카드다. 이 카드는 이용할 때마다 이용금액의 최대 2%를 전용 포인트인 ‘로카코인’으로 무제한 적립해준다. 로카코인은 장단기 카드대출 이자를 갚거나 카드 결제대금을 납부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전월 카드 실적이 30만 원 이상이면 더 많은 기능이 담긴 ‘캐시노트 고급형’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자산관리 서비스 ‘뱅크샐러드’와 함께 만든 PLCC ‘빨대카드’도 선보였다. 이 카드는 뱅크샐러드 고객이 자주 이용한 커피, 배달, 스트리밍, 편의점 등 4개 부문에서 월 최대 5만 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전월 실적에 따라 부문별로 월 최대 5000∼2만5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대한항공, 배달의민족, 스타벅스 등과 손잡고 다양한 PLCC를 내놓은 현대카드는 올해 첫 PLCC로 차량 공유 플랫폼 쏘카와 손잡고 ‘쏘카 카드’를 출시했다. 쏘카를 이용할 때 월 30만 원 한도 내에서 결제금액의 3%를 쏘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쏘카 크레디트’로 적립해준다. 온라인 쇼핑, 호캉스, 인테리어 코로나19로 바뀐 수요 포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이에 맞는 새로운 혜택을 찾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특히 비대면, 집콕 등이 일상화됨에 따라 온라인 쇼핑, 호캉스, 인테리어 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현대카드는 무신사, 이베이코리아 등 온라인 쇼핑몰과 손잡았다. 4월 선보인 ‘무신사 현대카드’는 무신사 스토어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결제금액의 5%를 청구 할인해준다. 일반 가맹점에서 쓴 결제금액의 1%를 무신사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으로 전환해 주는 혜택도 있다. 이베이코리아와 함께 내놓은 ‘스마일카드 에디션2’는 G마켓과 옥션 등에서 사용한 금액의 2%를 해당 쇼핑몰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스마일캐시’로 적립해준다. 신한카드는 올 상반기에만 4종의 PLCC를 선보였다. 3월엔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호캉스족’을 겨냥해 글로벌 호텔그룹인 메리어트와 손잡고 ‘메리어트 신한카드’를 내놓았다. 카드 보유 기간 동안 객실 업그레이드, 늦은 체크아웃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메리어트 본보이 골드 엘리트 등급’이 제공된다. 또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세계 모든 메리어트 호텔에서 사용 가능한 ‘메리어트 본보이 포인트’를 1000원당 1∼5포인트 적립해준다. 코로나19로 ‘홈퍼니싱(집 단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에 착안해 신한카드는 이케아, LG하우시스와 손잡은 PLCC도 내놨다. ‘이케아 패밀리 신한카드’는 국내 이케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5만 원 이상을 이용하면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LG하우시스와 만든 ‘지인(Z:IN) 인테리어 신한카드’는 LG하우시스 대리점에서 인테리어 비용을 결제할 때 12∼60개월 장기 할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기 할부 이용 고객에겐 전월 실적에 따라 월 1만∼1만5000원의 캐시백 혜택도 준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어, 여기 신혼여행 때 갔던 곳인데…. 저 동상 좀 가까이 보여주실 수 있어요?” 삼성카드 직원 민혜선 씨(35)는 신혼여행 이후 3년 만에 다시 찾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 거리 풍경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남편과 함께 1시간 30분간 바르셀로나 투어를 마친 민 씨는 “신혼여행의 추억이 떠오르는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민 씨의 해외여행은 삼성카드가 온라인 실시간 중계로 진행한 ‘랜선 라이브 투어’ 덕분에 가능했다. 삼성카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임직원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랜선 라이브 투어’를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회사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효도여행 같은 기존 사내복지 제도를 진행할 수 없어 비대면 방식으로 새롭게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8일 어버이날과 21일 부부의날에 진행된 랜선 투어에는 임직원 210여 명과 가족들이 참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피렌체, 오스트리아 빈 등을 구경했다. 유튜브를 통해 현지 가이드와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해 실제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투어 신청 경쟁률이 7 대 1을 넘을 정도로 임직원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부모님과 함께 피렌체 투어에 참여한 전혜정 씨(36)는 “코로나19 때문에 여행 한 번 못 가신 부모님께 특별한 선물을 해드린 것 같다”고 했다. 삼성카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방구석 쿠킹 클래스’ ‘모바일 카트라이더 대회’ 등 다양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새로운 비대면 가족친화 프로그램을 기획해 코로나19로 축적된 임직원들의 피로감을 줄여나가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한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까지 막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21일 류허(劉鶴) 부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비트코인 거래와 채굴을 타격해 개인의 위험이 사회 전체 영역으로 전이되는 것을 단호히 틀어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무원은 중국 정부 격으로 이날 회의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 부총리가 직접 주재했다는 점에서 향후 비트코인 거래뿐만 아니라 채굴 금지와 관련한 강도 높은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무원 차원에서 비트코인 채굴 제한 원칙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국무원은 2017년 9월부터 가상화폐 신규 발행과 거래를 전면 금지했지만 그동안 단속을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가상화폐 채굴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지방정부와 금융 관련 협회 차원에서 단속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의 방침이 향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장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65%가 중국에서 이뤄졌다. KB국민, 하나, 우리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실명 입출금 계좌를 발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수수료, 계좌 확대 같은 이익보다 자금세탁, 해킹 등 코인 거래소의 사고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9월 말부터 은행 실명 계좌를 갖추지 못한 거래소는 영업을 할 수 없어 200여 개 거래소들의 ‘무더기 폐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은행 실명 계좌를 갖춘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뿐이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신지환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을 둘러싼 금융권의 협쟁(co-opetition·협력과 경쟁)이 활발하다. AI 혁신기술이 금융권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금융사를 비롯해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 핀테크(금융 기술기업)들이 때론 협력하고, 때론 경쟁하며 AI 기반의 차별화된 신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 “고객님, 계좌 개설을 도와드릴까요?” 12일 대형 모니터를 통해 흰색 정장 차림의 여성 은행원을 만났다. 그는 “적금상품으로 안내해드리겠다”며 말을 걸었다. 얼굴 생김새나 손짓, 입 모양, 발음, 목소리 등 하나부터 열까지 사람과 똑같았지만 그의 정체는 인간의 모습을 한 ‘인공지능(AI) 은행원’이었다. AI 스타트업 ‘라이언로켓’ 사무실에서 미리 만나 본 AI 은행원에게서 로봇이라는 위화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여서 개발자가 텍스트로 입력한 문장을 그대로 옮기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개발이 완료되면 AI가 딥러닝을 통해 실제 은행원의 목소리와 외모를 학습하고 업무 내용까지 익히게 된다. 알아서 고객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AI 은행원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은 스타트업인 라이언로켓이 맡았고, AI의 입을 통해 구현되는 내용은 우리은행이 수년간 챗봇 상담을 통해 축적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과 라이언로켓은 지난달 AI 뱅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정승환 라이언로켓 대표는 “AI 은행원은 은행 영업시간 외에도 업무를 볼 수 있고 영업점이 아닌 곳에도 키오스크 형태로 설치할 수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 소외된 고령층을 비롯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줄 모델”이라고 말했다.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AI 기술을 둘러싼 ‘금융 협쟁(Co-opetition·협력과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전통 금융사는 물론이고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 핀테크(금융 기술기업)들이 일제히 AI가 만들어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AI 기술, 매년 1조 달러 부가가치 창출”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AI 기술이 전 세계 은행산업에 매년 1조 달러가 넘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AI가 금융권 판도를 바꿀 핵심적인 혁신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금융사들은 도입 초반 업무 자동화, 비용 절감 등을 위해 AI 기술을 활용했다. 현재는 차별화된 신상품과 서비스 등을 선보일 기반 기술로 AI를 인식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채팅 상담 등을 해주는 ‘AI 챗봇’, ‘AI 금융비서’ 서비스는 금융권에서 보편화된 지 벌써 수년째. 최근엔 AI 기반의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나 AI를 활용한 보험 및 대출 심사 등으로 영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한화생명은 보험금 지급 심사에 AI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고객이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보험금 지급을 결정하는 식이다. 신한생명은 최근 AI 보험 가입 심사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머신러닝으로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2100여 개 질병에 대한 심사 기준을 만들어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보험 가입 여부를 알려준다. 일본 등 해외에서 이미 상용화된 AI 은행원이 국내에 등장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정 대표는 “최근 들어온 기술 협력 제안의 대부분이 AI 전환에 관심을 쏟는 금융사들”이라고 했다. AI 뱅커는 모바일뱅킹, 온라인 금융상품 등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대상 금융서비스에도 도움이 된다. 가상의 은행원이 실제 대화를 통해 업무 처리를 도와주기 때문에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를 해소할 수단으로 꼽히는 것이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AI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매우 짧은 시간에 처리할 수 있고 고객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협쟁으로 커가는 AI 자산관리AI 금융 협쟁이 특히 뜨거운 곳은 자산관리 시장이다. AI는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이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중화시킬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AI가 고객 데이터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거나 아예 투자를 대신해주는 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AI 자산관리 시장 규모는 9900억 달러(약 1121조 원)에 육박한다. 2025년엔 2조8500억 달러(약 3226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국내 AI 자산관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나금융(하이로보), KB금융(케이봇쌤) 등 주요 금융그룹은 자체 개발한 AI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핀테크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AI 기반의 자산관리 핀테크 기업인 ‘파운트’는 삼성생명, 현대자산운용 등 20개 금융사에 자사의 AI 알고리즘을 제공한다. 국내 AI 자산관리 운용 규모는 지난달 기준 1조6934억 원으로 3년 만에 2.5배로 늘었다. 김우창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AI는 공급자 중심이던 금융시장을 변화시켜 개별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을 만든다”며 “협력을 하든, 경쟁을 하든 AI 기술 도입과 비용 절감 노력 등을 하지 않는 금융사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AI가 한 대출심사 공정할까… 세계 각국 기준 마련 나서 싱가포르의 중앙은행 격인 싱가포르통화청(MAS)은 1월 ‘인공지능(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금융 분야에서 활용되는 AI가 지켜야 하는 공정성, 윤리, 책임성, 투명성 원칙 등을 담은 일종의 사례집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AI 전문가그룹도 지난해 7월 ‘신뢰할 수 있는 AI를 위한 평가 리스트’를 발표했다. AI에 대한 감독, 기술 안전성, 개인정보 보호, 투명성, 공정성 등이 평가 항목으로 제시됐다. 금융산업에서 AI가 활용되는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이를 평가하고 통제할 준칙을 마련하려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디지털 금융시대에는 AI 기반의 상품과 서비스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이고 AI가 대출 심사, 상품 판매, 자산 관리 등 은행원들이 하던 업무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각국은 ‘AI가 금융 분야에서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가’에 주목하고 있다. 싱가포르나 EU가 마련한 AI 준칙에도 ‘공정성’이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다. 한국 금융당국도 ‘AI 운영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까지 ‘금융 분야 AI 활성화를 위한 가인드라인’을 주제로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용역을 맡은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고학수 교수 연구팀은 AI가 금융시장에 안착하려면 공정성과 정확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완벽하게 공정한 AI는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AI 모델이 추구하는 목적과 소비자 피해를 고려한 공정성 평가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다음 달 AI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방침이다. AI 관리 및 책임을 전담할 금융사 조직 구성, AI 운영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평가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는 AI에 적용할 공정성 기준을 ‘결과적 평등’, ‘기회의 평등’으로 나눠 적용할 예정이다. AI가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때 대출 심사 등에서 탈락시키지 않고 ‘결과적 평등’을 적용해 정책 금융이나 사회적 금융을 소개하는 식이다. 또 일반 소비자에게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 제공 기회를 차등 없이 소개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AI가 획일적인 기준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 소외계층이 금융 거래조차 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AI가 선택할 공정성의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신지환 jhshin93@donga.com·이상환·박희창 기자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지난달 카드 승인금액이 62조 원을 넘기며 1년 전보다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분출되며 카드 이용액은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23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실이 8개 전업 카드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 승인금액은 62조6225억 원으로 1년 전(54조3178억 원)에 비해 15.3%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코로나19 충격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던 기저효과에다 올 들어 불붙은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수요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카드 승인금액은 2월(7.7%)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3월(18.2%) 이후 두 달째 두 자릿수 증가세다. 카드 승인금액은 온·오프라인 모두 고르게 늘었다. 지난달 온라인을 통한 카드 사용액은 16조839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8.9% 증가했다. 오프라인 사용액도 45조7833억 원으로 11.0% 늘었다. 오프라인 사용액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2월(2.9%)부터 반등해 3월(16.2%)에 이어 석 달 연속 증가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실명 입출금 계좌를 발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수수료, 계좌 확대 같은 이익보다는 자금세탁, 해킹 등 코인 거래소의 사고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유예 기간이 끝나는 9월 말 은행 실명 계좌를 갖추지 못한 200여 개 거래소들의 ‘무더기 폐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하나, 우리은행은 가상화폐 거래소와 실명 계좌 발급 등의 계약을 하지 않기로 내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의 계좌 개설 신청을 아예 받지 않거나 검증 기준을 까다롭게 해 사실상 실명 계좌 발급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3월 시행된 특금법에 따라 9월 24일 이후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지게 되고 은행 실명 계좌를 발급받지 못하면 영업을 할 수 없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실명 계좌 발급을 위한 거래소 검증 기준을 마련해 은행들과 실제 적용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시중은행들은 가상화폐가 자금세탁 등 범죄 연루 위험이 크고 금융사고가 날 경우 은행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자금세탁이나 해킹 등에 이용될 위험이 있어 거래소와 계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등 실익은 적은데 금융사고 부담은 커 섣불리 거래소와 제휴를 맺기 힘들다는 내부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현재 은행 실명 계좌를 갖춘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네 곳뿐이다. 코빗, 빗썸을 대상으로 실명 계좌를 발급하는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재검증에 들어갈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코빗 측에 위험평가 등을 위한 보완 자료를 요청했다”며 “면밀한 검토 후 계좌 발급을 위한 계약 연장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발 규제 강화에 은행권의 거래소 계좌 발급 거부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가상화폐 가격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비트에 따르면 23일 오후 4시 현재 비트코인은 4612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3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8073만 원)와 비교해 42.9% 하락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시중은행들이 실명 계좌를 발급해주기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거래소 임직원들의 사기, 횡령 이력까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거래소의 해킹 발생 여부와 전반적인 평판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최근 실소유주가 사기 혐의로 기소된 빗썸이 은행권의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달 초 ‘가상자산 사업자(가상화폐 거래소) 자금세탁방지 위험평가 방안’을 시중은행에 내려보냈다. 3월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9월 말부터 거래소들은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지게 되고 은행에서 실명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아야 영업을 할 수 있다. 은행권이 이번에 실명 계좌 발급을 위한 거래소 검증 기준을 구체화한 것이다. 방안에 따르면 은행들은 실명 계좌 발급을 결정하기 위해 ‘필수 요건’ 16개 항목을 점검해야 한다. △금융 관련 법률 위반 이력 △대표자 및 임직원의 횡령·사기 연루 이력 △외부해킹 발생 이력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한 검증을 마치면 자금세탁에 이용될 위험과 자본 통제의 적정성 등을 검증하는 103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 이후 종합평가 등급을 매겨 최종 거래 여부를 결정한다. 각 은행은 이 방안을 큰 틀로 삼고 개별 은행의 자체 기준을 만들어 거래소를 검증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검증을 통과해 다시 실명 계좌를 받을 수 있을지 눈여겨보고 있다. 실소유주인 이모 전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45)이 지난달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데다 잦은 매매, 입출금 지연 사고가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시중은행들이 실명 계좌를 발급해주기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거래소 임직원들의 사기, 횡령 이력까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거래소의 해킹 발생 여부와 전반적인 평판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최근 실소유주가 사기 혐의로 기소된 빗썸이 은행권의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달 초 ‘가상자산 사업자(가상화폐 거래소) 자금세탁방지 위험평가 방안’을 시중은행에 내려 보냈다. 3월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9월 말부터 거래소들은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지게 되고 은행에서 실명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아야 영업을 할 수 있다. 은행권이 이번에 실명 계좌 발급을 위한 거래소 검증 기준을 구체화한 것이다. 방안에 따르면 은행들은 실명 계좌 발급을 결정하기 위해 ‘필수 요건’ 16개 항목을 점검해야 한다. △금융 관련 법률 위반 이력 △대표자 및 임직원의 횡령·사기 연루 이력 △외부해킹 발생 이력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한 검증을 마치면 자금세탁에 이용될 위험과 자본 통제의 적정성 등을 검증하는 103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 이후 종합평가 등급을 매겨 최종 거래 여부를 결정한다. 각 은행은 이 방안을 큰 틀로 삼고 개별 은행의 자체 기준을 만들어 거래소를 검증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검증을 통과해 다시 실명 계좌를 받을 수 있을지 눈여겨보고 있다. 실소유주인 이모 전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45)이 지난달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데다 잦은 매매, 입출금 지연 사고가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카카오가 투자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최근 장외주식 시장에서 몸값이 40조 원 가까이 치솟았다. 시장점유율 1%대에 불과한 신생 은행이 1, 2위 금융그룹인 KB금융(약 24조 원), 신한금융(약 21조 원) 시가총액의 갑절에 육박하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금융시장이 디지털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디지털 빅뱅’의 변곡점에 있다는 뜻이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전통 금융사와 신흥 경쟁자인 빅테크, 핀테크(금융 기술기업)들이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는 ‘협쟁(Co-opetition·협력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영역 간 경계가 없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은 올해 경영전략으로 빅테크, 핀테크와 협력을 모색하는 동시에 경쟁하겠다고 일제히 선언했다. 지난달엔 금융당국이 신규 허가만 내준다면 카카오뱅크 같은 독자 인터넷은행 설립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통 금융사들은 신생 도전자에 맞서기 위해 과거의 경쟁자와도 과감히 손을 잡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빅테크와 핀테크가 선보인 ‘페이’ 서비스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카드사들은 각 사의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에서 타사 카드도 등록해 결제할 수 있도록 손을 잡았다. 동시에 빅테크와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금융상품을 내놓거나 핀테크와 손잡고 자산관리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은행, 미래에셋증권 등이 네이버와 손잡고 선보이는 대출상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이 대표적이다. 음식 주문·배달, 부동산·자동차 구매 등 비(非)금융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며 역공에 나서는 금융사들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느려터진 은행’이란 손가락질을 받던 동남아 최대 은행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요즘 ‘세계 최고 디지털은행’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야 전문 인력을 대거 영입한 데다 업종이 다른 400개 이상의 기업과 손잡고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선보인 덕분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국내 금융사들이 DBS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는 것은 금융사나 빅테크, 핀테크 모두 마찬가지”라며 “협쟁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협쟁(Co-opetition)협력(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의 합성어. 승자와 패자가 구분되는 제로섬 경쟁이 아니라 경쟁자들과 때로는 협력하거나 경쟁하면서 동반성장하고 상호이익을 극대화하는 경영전략. 적과의 동맹… KB페이서 현대카드 쓰고, 우리銀-네이버 대출 제휴 협력과 경쟁의 최전선 ‘금융 플랫폼’《중국인 3억7300만 명이 이용하는 ‘핑안 굿닥터’는 세계 최대 온라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꼽힌다. 이 플랫폼에선 밤에도 화상으로 실시간 원격 진료를 받고 온라인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다. 30분 이내에 ‘총알’ 약 배송도 된다. 병원 3700곳과 약국 15만1000곳이 참여한 이 플랫폼은 중국 최대 민영 보험사인 핑안보험그룹이 2015년 선보인 것이다. 헬스케어 서비스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보험 등에 눈 돌리면서 핑안굿닥터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핑안보험 고객이 됐다. 핑안보험은 이제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 금융 협쟁(협력과 경쟁)’의 최전선은 플랫폼이다. 금융업계 안팎에선 “플랫폼을 가진 자가 금융업을 독식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3년여 만에 고객 1600만 명을 끌어들인 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기반이 됐다. 핀테크 스타트업이던 토스가 5년 만에 증권, 보험판매, 인터넷은행 등을 둔 ‘디지털 지주사’로 거듭난 것도 1800만 명 회원을 둔 플랫폼의 힘이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 핀테크(금융 기술기업)의 진격에 맞서 금융회사들도 일제히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공동의 적’에 맞서 뭉치는 금융사들“우리끼리 경쟁하다가 다같이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든 거죠. 공동의 적이 나타났으니까요.” 국내 8개 카드사들은 이달 초 모바일협의체 회의를 갖고 각 사의 간편결제 플랫폼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각 카드사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에 타사의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해 쓸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이다. ‘KB페이’ 앱에 현대카드를, ‘신한페이’ 앱에 삼성카드를 등록해 결제하는 식이다.경쟁사인 카드사들끼리 손잡은 것은 빅테크 공습이 가장 치열한 분야가 지급결제 시장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시장이 커지면서 지난해 하루 평균 간편결제 이용 금액이 4492억 원으로 4년 새 7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이 중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같은 전자금융 사업자들의 점유율이 45.7%(2052억 원)로 은행, 카드 등 금융사(30.5%)를 한참 추월했다. 빅테크들은 2019년 처음으로 금융사 점유율을 앞지른 데 이어 빠르게 간편결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은 각 계열사 서비스를 한데 묶은 통합 플랫폼을 만들어 금융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는 빅테크 등에 맞서고 있다. 일례로 KB금융은 ‘KB페이’에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증권 등 전체 금융 계열사 서비스를 통합해 종합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빅테크는 막강한 플랫폼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검색 쇼핑 메신저를 이용하던 기존 고객을 그대로 금융 서비스로 끌어들일 수 있다”며 “플랫폼은 고객들을 묶어 놓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자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각종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발판”이라고 했다.○ “금융 빅뱅 5년 내 이뤄질 것”적이었던 빅테크가 동업자가 되기도 한다. 우리은행은 네이버와 손잡고 올 하반기(7∼12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상의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신용평가 시스템에 네이버 매출액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신한은행은 ‘네이버부동산’ 안에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연계할 방침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잡고 소상공인 대출을 선보인 미래에셋캐피탈은 개인 신용대출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새로운 플랫폼이나 상품 개발 등을 위해 핀테크와 손잡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토스증권 카카오증권 등의 진입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경쟁이 치열한 증권업계에서는 KB증권이 검색 포털을 운영하는 줌인터넷과 손잡고 새로운 MTS ‘바닐라’를 공개한다. 줌인터넷의 기술력과 KB증권의 노하우를 결합해 미국의 ‘로빈후드’ 같은 주식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금융지주들은 금융당국에 인터넷전문은행 독자 설립에 관심 있다는 뜻을 공식 전달했다. 대한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에 맞서 진에어를 설립한 것처럼 금융그룹도 인터넷은행에 맞서는 독자적인 디지털뱅크를 검토해 보겠다는 것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빠르고 쉽고 간단한 것을 찾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또 다른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플랫폼은 금융 소비자와 기업이 직접 만나는 ‘손안의 시장’이 됐다”며 “금융권의 빅뱅과 몰락, 전환은 5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은행이 배달앱 만들고 게임 접목 ‘MZ 구애’ 빅테크 공습에 ‘생활 플랫폼’ 확장국내외 금융회사들이 금융업 밖으로 눈을 돌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음식 배달, 숙소 예약, 자동차 매매 같은 비(非)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생활 플랫폼’을 만들어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빅테크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가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전통 금융사들이 만든 다양한 생활밀착형 플랫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선보인 ‘DBS 마켓플레이스’가 대표적이다. DBS가 400개가 넘는 제휴회사와 손잡고 만든 이 플랫폼에서는 자동차 구매, 항공·호텔 예약, 부동산 매물 검색 등을 할 수 있다. DBS는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여행자보험, 마일리지카드 등 금융상품 판매를 15% 이상 늘렸다. 인도 최대 은행인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는 디지털뱅킹과 생활 플랫폼이 결합된 ‘요노(YONO)’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상품뿐 아니라 패션, 여행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SBI는 요노를 통해 전통 은행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객군을 넓혔다. 국내 금융사들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신한은행은 올해 말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배달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플랫폼 개발에 책정한 비용만 140억 원에 이른다. 신한은행은 식당에서 떼는 수수료를 낮추고 정산은 더 빨리 해줘 기존 배달 플랫폼과 차별화할 계획이다. 또 배달 플랫폼으로 확보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상공인 대상의 금융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비금융 영역에서 접점을 확대해 고객들의 라이프사이클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고객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끌어오기 위해 대형 게임회사들과 손을 잡는 금융사도 늘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게임업계 2위인 넷마블과 제휴해 게임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앞서 신한은행도 게임과 금융을 연계한 콘텐츠 개발, 결제사업 추진 등을 위해 넥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게임은 MZ세대에 친숙할 뿐만 아니라 충성도도 높기 때문에 금융회사로서는 젊은 고객층을 미리 선점하고 이들을 은행 플랫폼으로 데려올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신지환 jhshin93@donga.com·김자현·박희창 기자}
NH농협은행 직원들이 신용카드 결제 대금을 갚은 것처럼 전산을 조작한 뒤 나중에 해당 금액을 메운 것이 적발돼 금융당국으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농협은행도 5억8400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실제 돈을 받지 않고도 입금 처리하는 식으로 은행법을 위반한 농협은행 직원 9명을 적발하고 이 중 퇴직자 등을 제외한 6명에게 180만∼2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적발된 직원 7명은 2016년 8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본인이나 가족의 신용카드 결제일에 결제 대금을 갚은 것처럼 전산을 조작했다. 전산 조작으로 현금서비스(단기 카드 대출) 한도가 복원되면 현금서비스 등을 받아 마련한 자금으로 허위로 갚은 돈을 정리했다. 이들이 이런 방식으로 입금 처리한 금액은 약 3억7000만 원(106건)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명은 외환거래 차익을 얻기 위해 실제로 돈을 받지 않고 1600만 원을 입금 처리했다. 농협은행 직원들의 이 같은 위법 행위는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종합검사에서 적발됐다. 당국은 기관 제재를 병행해 농협은행에도 5억84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