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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삼성전자 실적을 이끌어 왔던 반도체가 부진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7~9월) 연결기준 매출액이 76조 원, 영업이익이 10조8000억 원이었다고 잠정 실적을 공시를 통해 7일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1.73% 급감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역성장’은 2019년 4분기(10~12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2분기(4~6월)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5%, 23.4% 줄었다.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부문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3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을 6조~7조 원으로 예상한다. 올해 2분기(9조9800억 원)와 전년 동기(10조600억 원)과 비교해 30~40% 가량 줄어든 실적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비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폭발했던 정보기술(IT)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한 영향도 작용했다. 결국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며 메모리 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3분기 디램과 낸드플래스 가격은 전분기보다 각각 10~15%, 13~18%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다른 사업부들의 상승세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고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에 소비 심리 자체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모바일(MX)사업부 영업이익을 3조 원 가량으로 추정한다.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 효과 등이 예상되나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로 전년과 비슷한 영업이익으로 추정된다. DP(디스플레이) 1조5000억~2조 원, 가전(CE)/하만을 1조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나빠지고 생활가전과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예상되며 영업이익이 10조 원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9조2000억 원이다. 4분기 실적이 더욱 나빠질 경우 지난해 51조6000억 원 영업이익보다 낮아진 50조 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주요 산유국들의 대규모 감산 우려 속에 국제 유가가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고환율로 환손실 타격을 입고 있는 항공업계는 유가 급등에 민감해 엎친 데 덮친 격의 피해가 예상된다. 유류비는 항공사의 각종 비용 중 20∼3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5일 대한항공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1달러(배럴당) 변동 시 약 2800만 달러(약 400억 원)의 손익변동이 발생한다. 급격하게 유가가 오르면 항공운임에 적용되는 유류할증료가 더 비싸지게 되고, 높아진 운임은 여객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생긴다. 여객 수요 회복이 여전히 더딘 상황에서 항공업계는 악재를 맞았다. 항공사들의 경영 상황은 이미 고환율로 타격을 받은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7∼9월)에만 3585억 원의 환손실을 입는 등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가 0원 아래로 떨어지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도 상반기(1∼6월 기준) 이미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환손실에 더해 고유가로 인한 출혈까지 더하면 티웨이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등도 자본잠식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항공도 환율이 10원 오르면 350억 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하는 상황이어서 전 부문 업무 프로세스 재정비에 나선 상태다. 유가 상승은 원자재 수입 등 생산 비용을 높이는데, 그에 따른 소비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제조 기업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1∼6월) 고유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국내 정유업계도 하반기(7∼12월)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유가가 일부 오르더라도 경기 침체로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정제마진 회복이 어렵다는 시각이다. 국내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흐름과 유가 수요는 통상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실적 악화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은 “유가는 기업들의 생산 비용을 높이는 주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석유 등 원자재 비중이 높은 산업군을 중심으로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국내외 긴축 흐름 때문에 수요가 많이 줄어드는데 생산 비용이 오르고, 재고도 많이 쌓이고 있어 전방위적인 압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구광모 ㈜LG 대표가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만나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4일 ㈜LG에 따르면 구 대표는 3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모라비에츠키 총리를 예방했다. 구 대표는 “수많은 한국 기업이 부산에서 태동하고 도약해 오늘날 한국 산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됐다”며 “세계박람회가 추구하는 ‘새로운 희망과 미래’에 대한 소통의 장이 부산에서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과 이천국 LG전자 유럽지역대표도 참석했다. 폴란드의 브로츠와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세계 최대 규모 2차전지 배터리 생산 공장이 있다. 이 공장은 연간 약 100만 대의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된 배터리는 유럽 주요 완성차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구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은 LG의 전 세계 배터리 생산량 중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관심과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2016년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부총리 겸 경제개발장관으로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한국과 폴란드가 더욱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하길 바라며 그 과정에서 LG도 기업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구 대표는 모라비에츠키 총리 예방 다음 날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현지 임직원들도 만날 예정이다. LG는 지난달 말부터 바르샤바의 쇼팽 국제공항과 유동 인구가 많은 즈워테 타라시 백화점 외부 대형 전광판에 부산 엑스포 유치 응원 영상을 상영 중이다. 브로츠와프 도심 건물 외벽에도 유치 응원 메시지를 담은 옥외 광고를 진행하며 유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LG는 1997년 LG전자의 바르샤바 판매법인이 설립된 후 25년간 폴란드와 깊은 인연을 맺어 왔다. 현재는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이노텍의 사업장들이 있다. LG뿐 아니라 폴란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300여 개에 달한다. 한국과 폴란드 양국은 방산,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 대표는 2018년 그룹 총수가 된 이후 미국, 일본 등 여러 해외 현장을 다녔다. 하지만 외부에 공개한 공식 해외 일정은 2019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콘퍼런스’ 이후 3년여 만이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지난달 29일 세종시 명학산업단지 SK바이오텍 생산 공장. 축구장 10개를 합친 규모의 부지에 들어선 것은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들이다. 세종1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4층에서 1층으로 각종 장비들이 이어져 있었다. 이른바 ‘수직 연속 공정’이다. 4층에는 거대한 가마솥 모양의 반응기들이 위치하고 있다. 여기에 원료 물질들을 넣고 고객사가 원하는 온도와 산도에 맞춰 반응을 이끌어낸다. 반응 결과물들은 수직 파이프를 타고 3층, 2층을 지나 1층에 도착한다. 1층에서는 여과, 세척, 건조 과정이 각각의 방인 클린룸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정구영 SK바이오텍 책임매니저는 “연속 공정 기술은 자동화된 각 공정단계를 연속적인 흐름으로 거치도록 하는 것”이라며 “기존 방식보다 비용과 생산성, 안정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텍은 당뇨병 치료제,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중추 질환 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제약사로부터 생산 역량을 인정받아 핵심 제품 발주량은 2015년 이후 매년 2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착공한 세종3공장도 최근 가동을 시작했다. 덕분에 생산역량이 190m³에서 290m³로 50%가량 늘었다. 현재 연간 150t의 원료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고 SK바이오텍 측은 설명했다. 내년 하반기(7∼12월) 세종4공장이 준공되면 생산역량은 400m³까지 확대된다. 의약품의 원료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보니 SK바이오텍 공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철저한 방역과 품질 관리다. 공장으로 들어가기 전 위생모, 위생신발, 위생복, 보안경 등을 착용하는 건 가장 기본이었다. 심지어 각 공정이 진행 중인 장소로 이동할 때마다 모두 새 장비로 교체해야 했다. 모든 출입문은 한쪽 문이 닫혀야만 반대쪽 문이 열리도록 설계돼 혹시 모를 교차 오염 가능성을 차단했다. SK바이오텍 세종공장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에서 모두 ‘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시설 인증을 받은 배경이다. SK바이오텍은 SK㈜가 설립한 글로벌 CDMO 통합법인 SK팜테코의 자회사다. SK㈜는 SK팜테코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팜테코의 지난해 매출은 약 8300억 원으로 글로벌 5위 수준의 합성의약품 CDMO로 평가받는다. SK팜테코는 한국의 SK바이오텍 외에도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8곳에 사업장을 갖고 있다. SK팜테코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원료의약품 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CGT는 신성장 사업으로 바이오 의약품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 전망되는 분야다. 올해 초 미 CGT CDMO인 CBM의 2대 주주가 돼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CBM은 2025년까지 세계 최대 CGT 생산설비를 짓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구광모 ㈜LG 대표가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만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현지 공장도 찾아 생산 시설을 둘러볼 예정이다. 4일 ㈜LG에 따르면 3일(현지 시간) 구 대표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마테우슈 총리를 예방하고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쳤다. 구 대표는 “수많은 한국기업이 부산에서 태동하고 도약해 오늘날 한국 산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됐다”며 “세계박람회가 추구하는 ‘새로운 희망과 미래’에 대한 소통의 장이 부산에서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2018년 그룹 총수가 된 이후 미국, 일본 등 여러 해외 현장을 다녔왔다. 하지만 공개된 공식 해외 일정은 2019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콘퍼런스’ 이후 3년여 만이다. 이날 면담에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과 이천국 LG전자 유럽지역대표도 참석했다. 지난달 말부터 LG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쇼팽 국제공항과 유동 인구가 많은 즐로테 타라시 백화점 외부 대형 전광판에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영상을 상영 중이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도심 건물 외벽에도 유치 응원 메시지를 담은 옥외 광고를 진행하며 유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구 대표는 4일 LG 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현지 임직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약 100만 대의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세계 최대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곳으로 유럽 주요 완성차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이날 면담에서도 구 대표는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이 LG의 전 세계 배터리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라며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관심과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도 2016년 열린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부총리 겸 경제개발부 장관으로 직접 참석한 바 있다. 이날 구 대표와 관계자들은 한국과 폴란드가 더욱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하길 바라며 그 과정에서 LG도 기업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LG는 LG전자가 1997년 폴란드 바르샤바에 판매법인을 설립한 이후 25년 간 폴란드와 깊은 인연을 맺어 왔다. 폴란드에는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이노텍의 사업장들이 위치해 있다. LG뿐 아니라 300여 개의 한국 기업들도 현지에 진출해 있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도 방산,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 논의를 진행 중이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대기업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기 어려운 ‘기준금리 임계치’에 이르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현재 기준금리(2.5%)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을 밟으면 대기업 절반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 중 제조업 기반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기업들의 기준금리 임계치는 평균 2.6%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임계치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을 뜻한다. 전경련은 “현재 기준금리가 2.5%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상당수 기업이 유동성 압박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기준금리 2.5% 수준에서는 이미 대기업의 37%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 기준금리에서 0.25%포인트를 인상할 경우 대기업의 50%가,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 59%가 취약 기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들은 자금 사정이 나빠진 이유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 현상을 꼽았다. 은행 대출금리 인상(39%),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23%), 환율 상승(17%) 등의 순이었다. 자금 사정은 나빠지는데 자금 수요는 올해 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자금 수요 증가 전망(37%)은 감소 전망(9%)의 4배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외환시장 안정 조치와 정책금융 확대로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대기업의 국회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A 씨는 최근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4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준비하던 국회 한 보좌진이 기업의 매출 세부내역 등 공시되지 않은 영업 기밀 자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보안상 제출이 어려운 점을 설명했지만 의원실에서는 “자료를 주지 않으면 회사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A 씨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대표급 인사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A 씨는 “심지어 경쟁 업체를 공격할 내용을 달라면서, 안 주면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기업들은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기간 여의도에서 또 다른 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룹 총수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증인으로 채택되면 ‘호통 국감’의 희생양이 되거나 질문 하나 받지 못하고 하루 종일 ‘병풍’ 역할만 하다 돌아오기 일쑤기 때문이다. 10대 그룹 한 계열사 대관 담당 B 씨는 “실무자 차원에서 답변 가능한 내용도 처음에는 총수를 증인으로 요구해 왔다”며 “대표나 임원으로 레벨을 다운하는 조건으로 지역구에 작은 사업이라도 발주해 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A 씨는 국감 현장에서 의원이 질문할 내용을 직접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그는 “우리(의원실)가 기업을 도와주려고 하는 거니 질문도 너네(기업)가 알아서 짜오라는 식이다”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국회 보좌관 출신을 대거 영입하는 등 ‘총수·대표 증인 출석 막기’에 나서고 있다. 국회 보좌관 D 씨는 “최근 기업이 국회 보좌진을 많이 뽑은 건 사실상 인맥을 활용해 총수·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되지 못하도록 읍소하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감을 앞두고 의원실에 간식을 사가거나 식사를 배달시키는 경쟁은 이미 6, 7월부터 불붙는다고 한다. 국감이 다음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지역 민원을 해결하거나 국회의원의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좌관 출신의 금융기업 대관 담당자 E 씨는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감사 본래 취지에 맞도록 기업 체질 개선과 산업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대기업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기 어려운 ‘기준금리 임계치’에 이르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현재 기준금리(2.5%)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을 밟으면 대기업 절반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 가운데 제조업 기반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자금사정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기업들의 기준금리 임계치(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는 평균 2.6%였다. 전경련은 “현재 기준금리가 2.5%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상당수 기업이 유동성 압박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2.5% 기준금리 수준에서는 대기업의 37.0%는 이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 기준금리에서 0.25%포인트를 인상할 경우 대기업 50%가 취약기업이 된다. 0.5%포인트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 취약기업이 59.0%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들은 기준금리가 올 연말 3.0%까지 오르고, 내년에는 3.4%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의 금융비용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들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금융비용이 평균 2.0% 높아진다고 답변했다. 기업들은 자금사정이 나빠진 이유로 고금리ㆍ고물가ㆍ고환율 3고(高) 현상을 꼽았다. 은행 대출금리 인상(39.0%),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23.0%), 환율 상승(17.0%) 등 순이었다.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나빠지는데 자금 수요는 올 연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자금 수요 증가 전망(37.0%)은 감소 전망(9.0%)의 4배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원자재ㆍ부품 매입(36.7%) △설비투자(23.0%) △차입금 상환(15.0%) 등이 주요한 이유였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3고 현상이 당분간 지속된다고 예상하여 원자재와 부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한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한계상황에 처한 기업들이 상당한 만큼 이들의 금융 방어력을 고려한 신중한 금리인상이 요구된다”라며 “외환시장 안정조치와 정책금융 확대로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바퀴 달린 텔레비전 ‘LG 스탠바이미’, 들고 다니는 모니터 ‘LG 리베로’, 신발 관리와 보관이 가능한 ‘LG 스타일러 슈케어·슈케이스’, 가정용 식물재배기 ‘LG 틔운’. 모두 LG전자가 선보인 세상에 없던 신(新)가전이다. LG전자가 고객들과 소통하고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해 새로운 가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으로 시각을 바꿔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경영 핵심 키워드로 최고의(First), 차별화된(Unique), 세상에 없던(New)을 뜻하는 ‘F·U·N’ 경험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LG 틔운은 식물을 키우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꼭 키우고 싶어 하는 고객에 대한 깊고 세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탄생한 제품이다.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면밀히 분석해 ‘식물생활 가전’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냈다. 다양한 식물을 물과 영양제만 주면 누구나 손쉽게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는 차별화된 고객경험에 집중한 성과다. LG전자는 전 분야에 걸쳐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고객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까지 전 방위에 걸쳐 불편함을 찾아 개선하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해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 관련 조직도 강화했다. 생활가전·TV·전장(자동차 부품) 등 핵심 사업부 곳곳에 있던 상품기획이라는 조직 명칭을 모두 ‘CX’(Customer eXperience·고객경험)로 변경했다. 기존 제품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한 조치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LG화학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핵심 경쟁력이자 최우선 경영과제로 삼고 전 사업 영역에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선제적인 글로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2월 탄소 감축 목표를 상향하는 등 2050년까지 ‘넷 제로’(Net-Zero)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환경과 사회를 위한 혁신적이며 차별화된 지속 가능한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자원 선순환 활동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LG화학은 혁신 공정 도입, 친환경 원료·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을 탄소 감축을 위해 시행한다. 내년까지 원재료부터 제품 제조에 걸친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환경전과정평가(LCA)를 국내외 전제품을 대상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또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태양광, 풍력 등에서 나오는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국내외에서 녹색프리미엄제와 전력직접구매(PPA) 등을 통해 3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했다. 이는 약 8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에는 녹색프리미엄제를 통해 연간 135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낙찰 받았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청주 양극재 공장 등 주요 사업장들이 이를 통해 전력을 조달한다. LG화학은 화학적 재활용 공장 설립 및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4년 1분기(1∼3월)까지 충남 당진시에 국내 최초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연산 2만 t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다. 열분해유는 사용된 플라스틱에서 추출 가능한 재생 연료로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원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한화그룹의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임팩트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재편에 나선다. 유사 사업군을 통합하고 체질 개선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여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지상에서부터 항공우주에 이르는 명실상부한 종합 방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은 3개 회사에 분산되어 있던 방산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기로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에서 물적분할된 방산부문을 인수하고,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 합병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규모의 성장과 함께 제품을 다양화해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각 사에 분산되어 있던 글로벌 사업역량을 통합해 해외 수출 경쟁력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해 ㈜한화-모멘텀의 사업역량을 확대·강화한다. 또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도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 ㈜한화는 이를 통해 소재, 장비, 인프라 분야로 사업을 전문화해 미래 성장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한화가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종합 방산기업으로 몸집을 키우며 발생하는 지분가치 상승은 궁극적으로 기업과 주주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파워시스템을 인수하기로 했다. 에너지장비 전문기업인 한화파워시스템의 합류로 한화임팩트는 수소사업 밸류체인을 넓히며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임팩트 3개사는 7월 29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건을 통과시켰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율촌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인 미국 얼티엄셀즈에 6년간 약 1조5000억 원 규모의 배터리 파우치 필름을 공급하기로 했다. 일본 업체들이 사실상 독식해 온 배터리용 파우치 필름 분야의 첫 국산화 사례다. 농심그룹의 계열사인 율촌화학은 2023∼2026년 리튬이온배터리(LIB) 제조용 알루미늄 파우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1조4872억 원이다. 파우치 필름은 파우치 배터리를 구성하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을 보호하는 핵심 소재다. 그동안 DNP, 쇼와덴코 등 일본 업체가 시장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2019년 일본 반도체 등 수출 규제가 문제로 떠오르며 한국 기업들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화에 나섰다. 파우치 필름은 국책과제로도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고성형 파우치 관련 설계와 기술 지원, 연구개발(R&D), 인력 파견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펼쳤다. 일반 파우치 필름 개발에 집중하던 율촌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권유로 고성형 파우치 필름 개발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형 파우치 필름은 기존 제품 대비 20%가량 두꺼워 균열이 없고 안전성이 크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율촌화학의 고성형 파우치 필름 공급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후방 지원 등에 힘입어 ‘소부장 자립’의 모범 사례로 평가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의 주요 성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핵심 이해관계자인 소재 공급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함으로써 해당 기업은 물론이고 LG에너지솔루션 자체적으로도 공급망 안정화를 이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집에서 직접 만든 맥주가 호프집 생맥주처럼 시원하고 맛있을까?’ 맥주를 집에서 만드는 ‘LG홈브루’를 사용하기 전에는 우선 의심부터 들었던 게 사실이다. LG홈브루는 2019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다. 기대와 의심이 교차하는 가운데 설명서를 따라 차근차근 나만의 맥주 제조에 나섰다. 올 7월 출시한 LG홈브루 신제품은 다양한 캡슐 조합을 통해 800가지가 넘는 맥주(5L)를 제조할 수 있다. 이전 제품이 6가지 수제맥주를 만들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해 훨씬 레퍼토리가 다양해졌다. 기본 레시피는 크게 아이피에이(IPA), 페일에일, 위트, 스타우트, 필스너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제조 기간이 10일로 상대적으로 짧은 IPA를 선택했다. 제조기에 물과 맥즙팩, 효모캡슐, 플레이버(맥주향) 캡슐들을 지정된 위치에 하나씩 투입했다. 제조 시작 버튼을 누르자 보리밭에 온 것처럼 구수한 홉(Hop)향이 집 안 가득 퍼졌다. 지금부터는 10일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각각의 재료들이 섞이고 발효되면서 어떤 맥주 맛을 만들어낼지 무척 궁금해졌다. 지루한 기다림이 끝나고, 드디어 제조기 화면에 맥주 제조가 완성됐다는 표시가 떴다. 홈파티 분위기를 내기 위해 ‘술 좀 마신다’ 하는 친구를 집으로 초대했다. 치맥 조합이 궁금해 치킨도 주문했다. 시원한 맥주를 즐기기 위해 맥주잔을 전날 냉동실에 넣어둔 나 자신을 칭찬하면서. 드디어 개봉의 시간. 제조기의 묵직한 손잡이를 아래로 잡아당겼다. 10일 동안 묵묵히 발효 과정을 거친 황금빛 색깔의 맥주가 자태를 드러냈다. 한 모금 마셔본 기자와 친구의 반응은 모두 “와!”라는 감탄사였다. 혹시나 캔맥주처럼 밍밍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싹 달아났다. 기대 이상으로 홉 맛이 진하고 깊었다. 불현듯 올봄 체코 프라하의 오래된 호프집에서 마셨던 생맥주가 떠올랐다. 친구는 “평소 편의점 맥주를 즐겨 마시는 편인데 제조기가 집에 있으면 퇴근하고 매일 한 잔씩 맥주를 내려 마실 것 같다”고 평가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었던 건 아니다. 커피머신보다 조금 크지 않을까 생각했던 제조기는 훨씬 크고 무거웠다. 공간이 넉넉지 않은 집에 두기엔 부담스러운 정도였다. 10∼20일을 마냥 기다려야 하는 점도 맥주 애호가들에겐 아킬레스건일 수 있다. 신제품 가격은 출하가 기준 144만∼149만 원. 2019년 출시 초기 1세대 제품이 399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가격이 크게 낮아졌지만 여전히 망설여지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LG홈브루가 매력적인 건 ‘경험’과 ‘이야기’의 가치가 있어서다. 집에서 맛있는 생맥주를 제조해 마신다는 색다른 경험, 홈바(Home Bar)를 꾸미고 친구들과 추억을 쌓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전제품 하나가 일상의 작은 행복을 가져다준다면, 바쁜 일상 속 기다림의 시간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LS그룹이 이달 30일까지 올해 하반기(7∼12월) 신입사원 공채 채용 원서 접수를 한다. 27일 LS에 따르면 ㈜LS, LS일렉트릭, LS니꼬동제련, E1 등 4개 계열사가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최근 주요 그룹들이 공채 채용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분위기 속에 취업 준비생들의 취업난을 감안해 공채 채용을 진행한다. 총 모집 규모는 세 자릿수로 전년과 유사하다. 수시채용까지 포함하면 연간 1000여 명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집 직무는 연구개발(R&D), 생산, 설계, 영업, 재경, 경영지원 등 이다. 4년제 정규대학(원) 기졸업자와 졸업예정자(2023년 2월) 등이 대상이다. 최종 합격자는 서류전형, 온라인 인공지능(AI) 역량검사, 실무진 면접, 임원 면접을 거쳐 선발된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LG전자가 6개국 주한 아프리카 대사들을 LG사이언스파크로 초청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쳤다. 26일 LG전자는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6개국(에티오피아, 탄자니아, 수단, 케냐, 르완다, 앙골라) 주한 아프리카 대사 등 외교 관계자 초청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LG전자 조주완 사장(사진)과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윤성혁 기획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LG전자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직업훈련학교 운영, 콜레라 백신 지원, 농촌마을 자립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 사장은 “부산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형 친환경 스마트 시티로 변하고 있다”며 “부산은 2030 엑스포를 통해 구현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최적의 장소인 만큼 각국 대사님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3일(이하 현지 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한-캐나다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는 반도체, 배터리 핵심 소재 광물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이었다. 윤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한국과 캐나다 기업 및 정부 기관 간 4건의 핵심 광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소재의 ‘탈중국화’를 위해 잰걸음을 걷는 등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전방위로 펼치고 있다.○ 한-캐나다 정상회담, 핵심 의제는 ‘광물자원 협력’이날 오후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핵심 광물 협력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캐나다는 니켈 매장량 5위, 정련 코발트 생산 3위 등 배터리 원자재가 풍부한 광물 수출 국가다. 한-캐나다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광물자원 분야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정상회담에 앞서 현지 브리핑에서 “배터리 산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핵심 광물 아니겠느냐”면서 “핵심 광물 공급원 가운데 캐나다가 굉장히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정상 간의 회담에서 그 부분의 협력에 대한 말씀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구축한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장관급 회의에 참석했다. 6월 미국 주도로 결성된 MSP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반도체에 쓰이는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다자 협력 구상이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MSP에 한국도 적극적으로 기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국내 배터리 업계, 소재 ‘탈중국’ 잰걸음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발효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탈중국화’와 공급망 다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재 배터리 원재료 제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는 압도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에 대한 음극재 의존도는 85.3%, 반제품 78.2%, 양극재 72.5% 등이었다. 미국이 발효한 IRA에 따르면 내년부터 배터리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현지 전기차 보조금 대상이 된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외 국가에서 핵심 소재를 확보해야 하는 배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2일 캐나다 광물업체인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레이크와 각각 MOU를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 수산화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RA 발효 이후 북미 지역 내 배터리 핵심 연료를 채굴·가공하는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이날 광해광업공단도 캐나다 천연자원부와 핵심 광물 관련 정보 교류 및 기술개발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앞서 20일 미국 뉴욕에서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을 만나 전기차 배터리 분야 핵심 원재료와 관련한 민관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SK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 협력 외에도 잠비아가 태양광과 수력 등 그린 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전환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뉴욕·밴쿠버·오타와=홍수영 기자 gaea@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탈중국화’와 공급망 다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에서 잠비아 대통령을 만나 구리 등 배터리 제조의 핵심 원자재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캐나다 3개 광물업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배터리 원자재를 공급받기로 했다. 2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20일(현지시간) 미 뉴욕에서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을 만나 전기차 배터리 분야 핵심 원재료와 관련한 민관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그룹은 세계 1위 동박 제조업체인 SK넥실리스를 관계사로 두고 있다.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의 핵심 소재로, 구리를 첨단기술로 얇게 만든 막이다. SK는 잠비아의 구리광산을 활용해 향후 원자재를 다변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미국이 발효한 IRA에 따르면 내년부터 배터리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잠비아는 미국과 교류가 많은 우호국으로 알려져 있다. SK넥실리스 모회사인 SKC 관계자는 “잠비아뿐 아니라 IRA과 관련해 북미에 동박 공장을 짓는 투자 후보지도 현재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 협력 외에도 잠비아가 태양광과 수력 등 그린 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전환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기에 잠비아의 제조 역량을 향상시키는 좋은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또 최 회장은 히칠레마 대통령을 만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도 요청했다. 22일(현지 시간) LG에너지솔루션도 캐나다 광물업체인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우레이크와 각각 MOU를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수산화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IRA 발효 이후 북미 지역 내 배터리 핵심 연료를 채굴·가공하는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캐나다는 니켈 매장량 5위, 정련 코발트 생산 3위 등 배터리 원자재가 풍부한 광물 수출 국가로 꼽힌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이번 MOU는 중장기 사업 전략 발표를 통해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북미 시장 내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앞서 올 6월에는 미 리튬 생산업체 컴파스 미네랄과 MOU를 체결하고 2025년부터 7년 간 이들이 생산하는 친환경 탄산·수산화리튬의 40%를 공급받기로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기업들이 IRA 발효 등 중국 리스크로 인해 원자재 확보를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라며 “특히 미국 시장은 유럽보다 더 빠르게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점도 기업들이 북미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음 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날 거란 사실을 공개하면서 삼성의 영국 ARM 인수전 참가 여부는 재계 ‘핫이슈’로 떠올랐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ARM과 삼성전자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이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업체인 영국 ARM을 품는다면 글로벌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지만, 투자 대비 리스크가 크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삼성 내부에서도 ARM 인수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의견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도 전날 “(손 회장이) 무슨 제안을 하실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만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할 경우 반도체 사업 분야 다각화라는 오랜 숙원을 훨씬 앞당겨 달성할 수 있다. ARM은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90% 이상을 설계하는 회사다. 특히 ARM의 독점적인 설계기술을 확보할 경우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라는 목표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메모리반도체에서 압도적인 글로벌 1위 업체다. 하지만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해 설계 역량이 더해지면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소프트뱅크의 ARM 지분은 75%다. ARM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4조 원. 시장에서는 인수 금액을 50조∼70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미국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최종 무산시켰던 독과점 이슈가 삼성에도 적용되지 말란 법이 없다. ARM의 중국 자회사 ARM차이나가 경영권 분쟁으로 사실상 중국 국영기업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중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잃은 것도 변수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삼성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설계 기밀 유출 등을 우려해 다른 업체로 떠날 수 있어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ARM 인수 예상 가격과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본다면 삼성도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음 달 손정의 소프트뱅크(SB) 회장(사진)을 만난다.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업체 영국 ARM을 삼성이 인수하는 방안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2주일간 중남미, 캐나다, 영국 등을 둘러본 뒤 21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했다. 그는 ARM 인수 관련 질문에 “아마 다음 달에 손정의 회장께서 서울에 오실 것”이라며 “그때 무슨 제안을 하실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ARM 인수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힌 것이다. 이 부회장은 다만 이번 영국 출장에서 ARM 측과는 직접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소프트뱅크는 ARM의 지분 75%를 소유하고 있다. ARM은 삼성전자와 애플 등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쓰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90% 이상을 설계한다. 미국 엔비디아가 2020년 ARM을 660억 달러(약 92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지만 주요국의 반독점 우려 제기 등으로 올 2월 최종 무산됐다. 이후 손 회장은 ARM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증시 상황 악화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해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ARM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삼성전자도 유력 인수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삼성전자는 특히 2016년 미 전장기업 하만 인수 이후 대형 M&A 사례가 없다. 이 부회장 복권 후 빅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배경이다. 이 부회장은 한편 연내 회장 승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회사가 잘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21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다이슨 신제품 론칭 행사장. 한 단계 진보한 다이슨 무선청소기 ‘Gen5(젠파이브) 디텍트’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공개됐다. 한국에서의 높은 인기를 반영한 전략적 선택이다. 신제품 소개를 맡은 찰리 파크 다이슨 무선청소기사업부 부사장은 ‘혁신’이란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파크 부사장은 “단순히 실험실에서 잘 작동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사람들이 거주하는 환경에서 문제들을 해결해내는 것이 다이슨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이슨은 2020년에 이어 올해도 신제품을 세계에서 처음 선보이는 나라로 한국을 택했다. 한국이 청소의 빈도가 가장 높은 나라라는 자체 조사 결과와 혁신 제품에 대한 한국인의 높은 적응도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했다. 다이슨은 1993년 창립자이자 현 수석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이 영국의 작은 창고에서 시작한 회사다. 당시 사이클론 방식을 적용해 세계 최초의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출시했다. 이후 가전업계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 회사는 무선청소기와 헤어드라이어 등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20년 다이슨은 로보틱스 신기술 및 제품, 시설 등에 27억5000만 파운드(약 4조4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중 올해에만 6억 달러가 투자된다. 이번 신제품에 거는 기대도 높다. 다이슨 창립자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직접 제품의 특징을 소개했다. 그는 “새로운 다이슨 Gen5 디텍트의 하이퍼디미엄 모터는 다이슨이 제안하는 차세대 청소 방식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Gen5 디텍트에 적용된 헤파 필터레이션과 모터 기술의 조합과, 먼지를 보여주고 입자의 크기와 양을 측정하는 기술을 통해 위생적인 청소를 할 수 있게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의 한쪽 공간은 가정집 거실처럼 꾸며졌다. 직접 신제품 체험도 가능했다. 눈에 가장 띈 기능은 ‘플러피 옵틱 클리너 헤드’였다. 청소기 헤드에서 밝은 초록색 빛이 나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던 먼지 알갱이들이 모래알처럼 보였다. 이전 모델보다 빛이 2배 더 밝아지고 범위가 넓어져 ‘먼지 포착’이 더욱 용이해졌다. 청소기에 장착된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은 먼지 입자의 크기와 양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입자 크기별 막대그래프가 먼지를 빨아들일 때마다 오르내렸고, 먼지가 다 제거되니 막대도 사라졌다. 이 화면을 보면서 해당 구역 청소를 계속할지, 다른 곳으로 이동할지 판단할 수 있는 셈이다. 모터도 전작보다 더욱 강력해졌다. 포뮬러 원 레이싱카 엔진 대비 최대 9배 빠른 13만5000rpm으로 회전한다. 국내 헤파 무선 청소기 가운데 가장 강력한 흡입력을 제공한다. 최신 헤파 필터레이션이 적용돼 밀봉된 상태에서 깨끗한 공기가 집 안으로 배출된다. 0.1마이크론 크기의 작은 입자도 99.9% 걸러낸다고 다이슨 측은 설명했다. 139만 원에 판매되는 Gen5 디텍트 무게는 3.5kg이다. 작동 시간은 이전 제품(60분)보다 10분가량 늘어났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