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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삼림 위기에 대해 취재하던 중 아마존 내 원주민 마을 인근에서 살해된 영국 출신 언론인 돔 필립스의 장례식이 26일(현지 시간) 브라질 현지에서 열렸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향년 57세. 고인은 생전 사랑했던 ‘제2고향’ 브라질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의 한 공동묘지에서 진행된 장례식에서 필립스의 여동생 시안 씨는 “그는 열대우림과 원주민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알리려 했기 때문에 살해당했다”며 “이 비극의 시기에도 필립스의 마지막 이야기는 계속돼야 한다”고 전했다. 아내 알레산드라 삼파이오 씨는 고인에 대해 “그는 전문가로서의 신념을 수호하고자 했을 뿐 아니라 큰 마음과 인류애까지 지닌 매우 특별했던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필립스는 미국 워싱턴포스트, 영국 가디언 등 유수 일간지에 브라질에 관한 글을 기고했던 프리랜서 언론인이다. 15년 전 브라질에 정착했으며, 최근에는 불법 벌목꾼과 광부들에게 위협받는 원주민 공동체 보호 활동을 이어갔다. 2019년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게 “아마존은 브라질 것이지 당신의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해 주목을 받았다. 필립스는 5일 원주민 전문가인 브루노 페레이라와 함께 페루와 인접한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주의 자바리 원주민 마을 인근에서 실종됐다. 실종 당시 그는 ‘아마존을 구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저서를 준비하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15일 용의자 일당을 체포한 뒤 이들의 자백을 토대로 고인의 시신을 찾아 가족들에게 인계했다. 이번 사건은 브라질 삼림 지역의 환경·인권 운동가가 살해된 가장 최근의 사건이다. 브라질 가톨릭주교협의회 산하 사목위원회는 올해 1월~5월까지 최소한 21명의 아마존 관련 환경·인권 운동가들이 살해됐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26일(현지 시간)부터 잇따라 열리면서 미국 동맹국을 주축으로 한 ‘민주주의 가치 동맹’과 개발도상국들을 규합하고 나선 중국-러시아 간 신(新)냉전 구도를 좌우할 슈퍼위크의 막이 올랐다. 한국 정상으로 처음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연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4년 9개월 만이다. 한일 정상 간 만남은 정식 회담은 물론이고 잠깐 서서 약식으로 진행하는 ‘풀 어사이드(pull aside)’ 회담도 무산됐다. 28일까지 열리는 G7 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에 맞대응하기 위한 G7 차원의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파트너십’ 구상을 발표했다. G7 정상들은 러시아산 금 수입 금지에도 합의할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9, 30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의 군사안보 위협 대응 구상을 담은 나토 신전략개념 채택을 논의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 “서방의 위협에 대응하겠다”며 나토와 국경을 맞댄 친러 국가 벨라루스에 핵탄두 탑재 가능 이스칸데르-M 미사일을 수개월 안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과 밀착한 시 주석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24일 연 ‘글로벌 발전 고위급 대담회’에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개발도상국 13개국 정상을 초청해 개도국들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G7, GIP로 中 일대일로에 맞불나토, 한일도 규합해 중러 견제 美, G7-나토회의 통해 ‘가치동맹’ 확장 G7, 러시아 金 수입금지 등 새 제재나토는 ‘中은 위협, 러는 적’ 새 전략인플레 등 복합위기가 중러 견제 변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에서 26일(현지 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영토 확장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맞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파트너십(GIP)’을 내놓았다. G7 정상들은 26∼28일 회의에서 금 수입 금지 등 새 러시아 경제 제재를 논의한다. 29, 30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을 초청해 중국을 군사적 위협 대상으로 규정한 신(新) 전략개념 문서를 내놓는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한일 순방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킨 데 이어 유럽에서 중-러에 함께 맞서기 위한 아시아-유럽 동맹 연계 협력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다만 전 세계를 덮친 인플레이션과 에너지·식량위기, 경기 침체 우려 등 글로벌 복합위기가 심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강화된 미국과 동맹국들의 중-러 견제 협력이 분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美 “中 대응이 G7 정상회의 우선순위”바이든 대통령은 26일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에 도착했다. 러시아 제재를 주로 논의한 3월 유럽 순방과 달리 G7 정상회의와 나토 정상회의는 중국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중국은 G7 정상회의의 중심이자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첫날인 26일 GIP를 발표하며 중국 견제 구상을 가속화했다. GIP에는 개발도상국들에 사회기반시설 구축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커비 대변인은 중국을 겨냥해 “G7 정상들은 저소득 또는 중간소득 파트너 국가에 ‘부채의 덫’을 파는 (중국식) 인프라 지원 모델의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G7 정상들은 러시아산 금 수입 금지와 러시아 에너지 가격 상한제 등 새 러시아 제재 및 폴란드에 곡물 저장고를 설치해 러시아가 막고 있는 우크라이나 곡물 반출을 육로를 통해 가능하게 하는 등 식량위기 대책도 내놓는다. 러시아는 2020년 한 해 금 수출로 187억 달러(약 24조 원)를 벌어들였다. 전 세계 금 수출의 5%를 차지하며 수출량 세계 4위다. 미국과 일본,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은 24일 중국의 남태평양 국가 공략에 맞대응하기 위해 이 지역 사회기반시설 구축을 지원하는 ‘블루퍼시픽 파트너(PBP)’ 결성도 발표했다. ○ 나토, ‘中은 위협, 러는 적’ 전략 채택한국, 일본 등 미국의 아시아 핵심 동맹국들이 처음으로 동참하는 나토 정상회의에선 중국을 안보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러시아는 ‘전략적 적’으로 규정하는 새 전략개념이 채택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을 다룰 것”이라며 “중국의 핵 역량 확장 등 군사 현대화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유럽의 중요 기반 시설을 통제하려는 시도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복합위기로 러시아 제재의 모멘텀이 약화된 데다 개발도상국들 상당수가 중국의 보복 우려 등으로 중-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CNN은 25일 “서방 주요 정상들이 모든 방면에서 위기에 직면했다”며 중-러의 밀착과 달리 유엔과 주요 20개국(G20)은 분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中, 13개 개도국 모아 勢 과시러 “벨라루스에 핵미사일 지원” 中, 브릭스 확장 ‘개도국 연대’로 맞불 시진핑 “10억달러 더 지원하겠다”개도국 경제지원 내세워 우군 확보 전략푸틴, 美 겨냥 “일부의 오만 탓 세계 위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동맹국들의 견제, 포위 전략에 맞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돌파구 격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회의에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 13개국이 더 참가했다. 민주주의 가치 공유를 앞세운 미국의 ‘가치 동맹’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개발도상국 연대’의 세(勢)를 과시한 것이다. ○ 시진핑 “개도국에 10억 달러 추가 지원”25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에 따르면 23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의에 이어 24일 열린 브릭스 확대 정상회의 성격의 ‘글로벌 발전 고위급 대담회’에는 알제리 아르헨티나 이집트 인도네시아 이란 카자흐스탄 세네갈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피지 말레이시아 태국 등 13개 개도국 정상이 참가했다. 이 나라들은 브릭스를 확대하면 동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호주 인도와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로 중국 견제에 나선 미국이 26∼28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29∼3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로 ‘민주주의 가치 동맹’을 공고히 하자 중국이 이에 맞서는 플랫폼으로 브릭스의 외연 확장을 꾀하고 나선 것이다. 시 주석은 24일 대담회 연설에서 미국의 동맹국 중심 외교와 브릭스를 대조하며 개도국 경제에 대한 기여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경제 발전을 공통분모로 개도국에 대규모로 투자해 우군을 늘리려는 포석이다. 시 주석은 ‘글로벌 발전과 남남협력 기금’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시 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어떤 나라는 개발 의제를 정치화하고 작은 울타리에 높은 담을 친 채 극한의 제재를 가하며 인위적으로 분열과 대항을 조성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브릭스 정상회의 내내 강조한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 반대’를 개도국 발전 이슈와 연결시켰다. ○ 푸틴 “벨라루스에 핵미사일 제공”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위협에 맞서 우크라이나 북쪽의 친(親)러시아 국가 벨라루스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미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글로벌 신냉전 구도 속 핵공격 위협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나 “탄도 및 순항 미사일로 모두 사용 가능한 이스칸데르-M 미사일 시스템을 벨라루스로 옮길 것”이라며 “재래식 미사일로도 핵미사일로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가 보유한 수호이-25 전투기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 것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이 벨라루스 국경 인근에서 핵무장 비행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도움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4일 브릭스 비즈니스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서방의 이기주의적 행동에 맞서 협력해야 한다”면서 “일부 국가의 오만하고 이기적인 행동으로 세계 경제가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서방의) 제재와 에너지 금수 조치가 푸틴 대통령에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러시아와 싸우는 국가들의 경제적 고통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어느 쪽에 시간이 더 많은지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은 24일(현지 시간)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 3.7%에서 두 달 만에 2.9%로 대폭 낮췄다.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선 “가까스로(narrowly) 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IMF는 내년 세계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올 미국 경제성장률을 4월 전망치보다 0.8% 하락한 2.9%라고 발표했다. 2023년 성장률 전망치는 4월 2.3%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2024년 성장률 전망치는 0.8%로 예측했다. IMF는 지난해 10월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종식 등의 기대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5.2%로 예측했다. 이후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글로벌 공급 대란으로 경제 회복이 더뎌지자 올해 2월 미 성장률 전망치를 4%로 하향 조정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악화되고 인플레이션이 극심해지자 4월 다시 3.7%로 조정했다. IMF는 이날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는 경기 침체를 촉발하지 않고 신속하게 임금과 물가 상승 속도를 완화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힘든 과업”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미국의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한 길이 매우 좁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침체가 발생하더라도 2001년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짧게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며 “부정적인 상황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상황은 불가피하게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연준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현재 1.5∼1.75%인) 기준금리를 3.5∼4%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긴축) 정책이 금융 상황을 조여 빠르게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2.0%) 수준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에서 26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영토 확장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맞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파트너십(GIP)’을 내놓았다. G7 정상들은 26~28일 회의에서 금 수출통제 등 새 러시아 경제 제재를 내놓는다. 29, 30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을 초청해 중국을 군사적 위협 대상으로 규정한 신(新) 전략개념 문서를 내놓고 공동 협력을 강조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한일 순방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킨 데 이어 유럽에서 중-러에 함께 맞서기 위한 아시아-유럽 동맹 연계 협력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다만 전 세계를 덮친 인플레이션과 에너지·식량위기, 경기침체 우려 등 글로벌 복합위기가 심화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강화된 미국 주도의 중-러 견제 구상이 중대기로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美 “中 대응이 G7 정상회의 우선순위”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에 도착해 유럽 순방 일정에 들어갔다. 러시아 경제제재를 주로 논의한 3월 유럽 순방과 달리 G7 정상회의와 나토 정상회의는 중국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중국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중심이자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첫날인 26일 GPI를 발표하며 중국 견제 구상을 가속화했다. GPI에는 개발도상국들에 사회기반시설 구축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커비 대변인은 중국을 겨냥해 “G7 정상들은 저소득 또는 중간소득 파트너 국가에 ‘부채의 덫’을 파는 인프라 지원 모델의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은 24일 중국의 남태평양 국가 공략에 맞대응하기 위해 이 지역 사회기반시설 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체인 ‘블루퍼시픽 파트너(PBP)’ 결성도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태평양 지역 안보 강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며 “더 많은 미국 선박들이 이 지역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 ‘中 안보위협 규정’ 전략 채택 한국, 일본 등 미국의 아시아 핵심 동맹국들이 처음으로 동참하는 나토 정상회의에선 중국을 안보위협으로 규정하는 새 전략개념이 채택된다. 얀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을 다룰 것”이라며 “중국의 핵 역량 확장 등 군사 현대화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유럽의 중요 기반 시설을 통제하려는 시도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G7·나토 정상회의에선 러시아산 금 수입 규제와 러시아 에너지 가격 상한제 등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경제제재와 폴란드에 곡물 저장고를 설치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육로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하는 등 식량위기 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글로벌 복합위기로 러시아 제재의 모멘텀이 약화된 데다 개발도상국들 상당수가 중국의 보복 우려 등으로 중-러 제재로 동참하지 않고 있다. CNN은 25일 “세계 주요 정상들이 모든 방면에서 위기에 직면했다”며 중러가 밀착하고 있는 것과 달리 유엔과 주요 20개국(G20)이 분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
지난달 24일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남부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초등학교 총기 난사 당시 경찰 대응에 대해 텍사스주 당국이 ‘처참한 실패((abject failure)’라고 공식 인정했다. 21일 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스티븐 매크로 텍사스주 공공안전부 국장은 “당시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경찰이 오기까지) 1시간 14분 8초를 기다려야만 했다”며 경찰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다. 특히 당시 현장 지휘관 피트 아리돈도 유밸디 교육구 경찰서장이 경찰관의 생명을 아이들의 생명보다 우선시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가 학교 건물에 들어선 지 3분 만에 범인을 제압할 만한 충분한 숫자의 무장 경찰이 현장에 배치됐다. 그러나 무전기 없이 현장에 있었던 아리돈도 서장은 범인을 즉각 제압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은 채 무전기, 무기 지원, 경찰 특수기동대(SWAT) 출동 등만을 기다렸다. 특히 그는 당시 잠기지도 않은 교실 문을 열겠다면서 필요 없는 열쇠를 확보하는 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크로 국장은 “현장 지휘관이 끔찍한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무기와 방탄복을 입었지만, 아이들은 아무 것도 없었고, 경찰은 훈련을 받았지만, 범인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범인이 교실 문을 안에서 잠글 방법이 없었는데도 경찰이 이를 확인하지 않았고, 설사 교실 문이 닫혔더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갈 장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대응이 “1999년 ‘컬럼바인 대학살’ 이후 우리가 20년 간 배웠던 모든 것과 정반대”라고 했다. 서부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교에서 13명이 숨진 총기 사고 후 교내 총격범을 즉각 현장에서 제압해야 한다는 대응 지침을 마련했지만 이번에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아리돈도 서장은 최근 텍사스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현장 지휘관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경매에 내놓은 노벨 평화상 메달이 1억350만 달러(약 1335억 원)에 팔렸다. 경매로 나온 노벨상 메달 사상 최고가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난민의 날’인 20일(현지 시간) 지난해 노벨 평화상 공동 수상자이자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 편집장인 드미트리 무라토프(사진)가 경매에 내놓은 수상 메달이 이 같은 금액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무라토프는 경매 후 “(난민 어린이를 돕는다는) 뜻에 많이 공감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 정도로 큰 액수를 바라진 않았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경매를 진행한 미국 헤리티지 옥션은 “수익금 전액은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를 통해 전쟁으로 집을 잃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달 구매자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노벨상 메달 최고 경매가는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의 메달로 2014년 476만 달러(약 61억4000만 원)였다. 1993년 동료들과 함께 노바야 가제타를 창간한 무라토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군사작전’ 대신 ‘침공’ ‘전쟁’이라고 규정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나는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free speech absolutist)다.” 4월 25일, 세계 미디어 지형을 뒤흔들 ‘깜짝 발표’가 등장했습니다. ‘괴짜’ 세계 최고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인수를 발표한 것이죠. 이날 트위터는 주당 54.20달러, 총 매각 대금 440억 달러(약 55조원)에 머스크에게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현재로써는 머스크가 인수 계약 파기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협상에 난항을 겪는 듯 합니다. 진정 ‘농담‘같은 인수전이었습니다. 트위터는 수익성 측면에서 결코 좋은 인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트위터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2억2900만 명 수준으로, 페이스북(19억6000명)·틱톡(10억 명)·인스타그램(5억 명)에 비해 밀리며, 신규 유입 역시 최근 떠오르는 틱톡이나 레딧만 못합니다. 이에 미 IT전문매체 슬레이트 “똑똑한 사람들이 아직도 트위터를 구입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라며 머스크가 트위터의 수익성 개선에 성공할지 의문이라고 혹평했습니다. 머스크 역시 이번 인수의 목적은 ‘돈’이 아닌 ‘표현의 자유’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외부에서도 기존 신문이나 방송 등 전통 미디어 매입과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영국 ‘타임즈’는 “트위터는 공론장에 팔리는 ’출판물’이 아니라 공론장 그 자체다. 머스크의 인수는 부자들이 공론장의 규칙 뿐 아니라 민주주의 자체를 독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머스크‘만’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그는 2018년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배터리 대량 폐기 의혹 기사를 낸 ‘비즈니스인사이더’ 기자에 “가짜뉴스”라며 수차례 공개 저격했습니다. 표현의 ‘절대’ 자유를 외치며 정작 테슬라의 주요 시장인 중국의 검열 정책은 묵인하고 있다는 점도 비판받고 있습니다. ‘디지털 혁신’ 베이조스…“아마존 비판은 불가능” 지적도 미디어에 눈독을 들인 억만장자는 머스크가 처음이 아닙니다. 재정난에 허덕이며 SOS를 외친 언론에 수많은 기업인이 응답했습니다. 현재 이들은 미디어 수호와 소유 중간 어딘가에 있습니다. 머스크의 ‘세기의 라이벌’이자 미국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 역시 2013년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를 인수했습니다. WP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베이조스는 그런 WP를 그레이엄 가문으로부터 약 2억5000만 달러(약 3224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인수 당시 WP의 편집국장을 맡은 마틴 바론은 “베이조스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사명을 매우 중시하는 인물”이라며 “언론이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에게 중요한 점”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물론, “우린 아주 헐값이었다”며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베이조스는 인수 초반부터 독립된 편집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초반의 우려와 다르게 WP의 편집권은 독립적으로 유지되는 듯 보였습니다. 특히 노조 설립과 관련해 WP는 친(親)노조 시각을 보이며 꾸준히 아마존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대신 “20년 안에 종이 신문은 사라질 것”이라는 그의 호언장담을 지키듯 그는 디지털 전환 등 사업 모델을 변화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WP는 인수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17년에는 온라인 유료 구독자 수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베이조스는 2018년 한 인터뷰에서 “90살이 된 후 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일궈낸 것을 하나 꼽자면, WP를 인수해 그들이 험난했던 전환기를 지나가도록 도운 것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CEO의 직접 압박 없이도 기자들의 ‘눈치 보기’가 발생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컬럼비아대가 발간하는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CJR)는 WP가 타 매체에 비해 아마존의 결점을 작게 보도하거나 아예 베이조스가 아마존의 소유주라는 점을 숨기는 등의 보도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허프포스트스토리 역시 다수의 WP 기자들이 스스로 “다른 기업에 비해 아마존을 덜 비판적으로 바라본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CJR은 “베이조스가 소유한 신문사가 아마존을 취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WSJ 편집권 개입’ 의혹…정치적 파워까지 노린 언론 재벌 전통적인 미디어 재벌로는 호주 출신 폭스뉴스 창립자이자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 회장인 루퍼트 머독(91)이 있습니다. 현재 뉴스코프는 폭스뉴스를 비롯해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포스트, 더타임스, 더선 등 세계 유수의 신문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대 타블로이드판의 창시자’ 머독은 1952년 종군 기자였던 아버지로부터 작은 신문사였던 뉴스 리미티드(News Limited)를 상속받습니다. 이어 그는 스캔들 보도와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통해 선풍적 인기를 끌며 호주에 이어 영국, 미국에서도 미디어 사업을 성공시킵니다. 머독이 미디어 재벌을 넘어 본격적으로 정치적 파워를 확보하기 시작한 것은 1976년 뉴욕포스트 인수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980년 열린 제40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뉴욕포스트가 로널드 레이건 당시 공화당 후보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했습니다. 그 대가로 레이건 행정부는 머독의 미국 TV산업 진출을 빠르게 허용했죠. ‘같은 시장에서 한 개인이 방송과 신문을 동시에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정마저 없애며 그의 사업 확장에 전폭적 지지를 보냈습니다. 2007년 WSJ 인수 역시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 해 8월 머독은 소유주 뱅크로프트 가문과의 협의를 통해 50억 달러(약 6조 원)에 WSJ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NYT는 인수 결정 바로 다음 날에 ‘경쟁에 관한 촌평(Notes about Competition)’이라는 사설을 통해 편집권 독립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NYT는 “NYT와 WSJ는 머독이 ’더타임스’의 편집권 독립 약속을 어떻게 배신했고, 그가 중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BBC의 위성중계를 어떻게 중단했는지 보도해왔다”며 “WSJ 보도의 수준과 성실성을 수호하는 것이 곧 자신의 투자(WSJ 인수)를 보호하는 길”이라고 비평합니다. 머독은 이듬해 5월 WSJ 신임 편집국장으로 본인의 측근인 로버트 톰슨 전 더타임스 편집국장을 올립니다. 머독의 편집권 침해 논란은 이후에도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2017년 8월 NYT는 WSJ 내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를 통제해 논란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제라드 베이커 당시 WSJ 편집국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反)이민·난민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 일부가 과도하게 주관적이라며 삭제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매주 전화를 할 정도로 ’절친’한 머독의 개입의 의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선한 영향력 목표” 늘어나는 재벌의 ‘언론 소유’언론을 인수하는 재벌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8년 제약회사 ‘비보알엑스(VivoRx)’를 설립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패트릭 순시옹은 미 유력 일간지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를 인수했습니다. 인수 이유에 대해선 “언론이 탄압받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년 시절 인종차별을 경험한 것이 계기”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리버풀FC의 구단주 존 헨리 역시 2013년 지역 신문인 ‘보스턴글로브’를 매입했습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1955~2011)의 배우자인 로렌 파월 잡스도 2017년 ‘디 애틀랜틱’의 최대 주주로 부상했습니다. 로렌 잡스는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라고 인수 배경을 밝혔습니다.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 경제적 이득. 억만장자들이 밝힌 미디어를 인수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입니다. 다만, ‘영향력’이라는 공통분모는 분명해 보입니다. 매체의 영향력이 곧 자신의 영향력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돈으로 영향력을 살 수 있는 시대, 머스크의 ‘트위터 시대’가 열릴지는 아직까지는 물음표로 남아 있습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4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소비자물가와 이를 잡기 위해 거듭되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얼어붙고 있다. 특히 경기 변화에 민감한 저소득층뿐 아니라 부유층의 씀씀이까지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경기 침체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 시간) 주요 경제지표와 각종 소비 관련 데이터에서 소비 심리 급랭 현상이 뚜렷하게 감지된다고 전했다. 전날 발표된 6월 미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0.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2월에는 101.0에 달했지만 불과 약 2년 반 만에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오일쇼크 후폭풍이 상당했던 1980년 5월(51.7)보다 낮다. 이 수치는 100을 기준점으로 이보다 높으면 향후 소비 심리가 강하고, 낮으면 약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현재의 소비 급감은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저소득층뿐 아니라 부유층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주식시장 하락 등으로 부유층의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보유 자산 가치가 급감하면서 이들 또한 소비를 줄였다는 의미다. 주가 하락으로 올해 초에만 미 주식시장에서 약 3조 달러가 증발했다. 연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2020년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WP가 입수한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신용카드 사용 내용 분석에 따르면 지난 4∼6주간 미국의 모든 소득 계층에서 소비가 줄었다. 특히 상품보다는 서비스 수요가 더 큰 타격을 입어 이발, 청소 등 핵심 일상 서비스를 중단한 미국인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사람들이 비행기 예약, 머리 손질, 뒷마당에 수영장 만들기, 낡은 지붕 교체 등을 미루기 시작하면 미 소비 엔진이 활력을 잃고 있다는 징후라고 진단했다. 북동부 오하이오주의 청소업체 사장은 “많은 고객들이 ‘아내가 해고됐다. 예약을 취소해야 한다’는 요청을 보내온다”며 과거에는 거의 없었던 일이라고 토로했다. 버지니아주의 헤어숍 관계자 역시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20% 하락했다. 팁도 10% 정도 줄었다”며 손님들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항공여행 예약 사이트 카야크에 따르면 미국 내 항공편 검색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3% 줄었다. 식당 예약 사이트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식당에서 외식한 규모는 2019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 시간) 물가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뒤 7월에도 연속으로 0.75%포인트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미 기준금리가 기존 0.75∼1.00%에서 1.50∼1.75%로 올랐다. 연준은 연말 기준금리가 3.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침체를 발생시키지 않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경제 연착륙’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부동산 가격 하락, 고용 둔화 등 경기 침체를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주택 구입을 고려한다면 재고하라”고까지 했다. CNBC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미 경제와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을 실기(失期)해 경기 둔화가 불가피한 자이언트 스텝으로 내몰린 연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 파월 “연착륙 힘들어진다, 주택 구매 재고하라”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 잡기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위기,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거론한 뒤 경제 연착륙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부작용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휘발유, 식료품 가격 급등 등 공급 측면의 충격은 수요를 조절하는 연준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고 가격 급등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처음에는 상품 가격만 끌어올렸지만 최근에는 서비스 산업으로도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생애 첫 주택 구입을 계획하거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에게 보류하라고 권했다. 파월 의장은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이라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질 때를 기다리라고 했다. 이를 감안할 때 연준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하다. FOMC 참석자 18명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이들은 연말 미 기준 금리 수준을 평균 3.375%로 전망했다. 3월 전망치보다 1.5%포인트 올랐다. 18명 중 연말 금리가 3.0% 미만일 것으로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현재 1.50∼1.75%인 미 기준금리가 연말에 3%대를 넘으려면 연준이 향후 남은 4차례의 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빅 스텝’이나 ‘자이언트 스텝’을 최소 두세 번 단행해야 한다. ○ 美 성장률 전망 하향…정책 실기 비판 고조연준은 이날 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3월 올해 미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1.7%로 낮췄고 내년 성장률도 2.2%에서 1.7%로 하향했다. 연간 4.3%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5.2%로 제시했다. 반면 실업률 예상치는 3.5%에서 3.7%로 올렸다. 물가를 잡기 위해 고용 둔화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2024년 1분기(1∼3월)까지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을 72%로 제시했다. 3월(9%)보다 8배로 치솟았다. 미 언론은 연준의 대응이 지나치게 ‘뒷북’이라는 점을 비판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던 1994년 11월에는 경기 과열을 우려해 ‘선제적 인상’에 나선 반면 지금은 물가 상승세가 41년 최고치로 치솟자 ‘뒤늦은 인상’을 단행했다는 의미다. CNN비즈니스는 “1994년엔 지금과 달리 생산성과 노동력이 뒷받침돼 실업률이 낮게 유지됐다”며 이번엔 급격한 금리 인상 뒤 경제 연착륙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 시간) 물가 억제를 위해 기준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뒤 7월에도 연속으로 0.75%포인트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미 기준 금리가 기존 0.75~1.00%에서 1.50~1.75%로 오른 데 이어 연준은 연말 기준금리가 3.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침체를 발생시키지 않고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경제 연착륙’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부동산가격 하락, 고용 둔화 등 경기 침체를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주택 구입을 고려한다면 재고하라”고까지 했다. CNBC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미 경제와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을 실기(失期)해 경기 둔화가 불가피한 자이언트 스텝으로 내몰린 연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 파월 “연착륙 힘들워진다, 주택 구매 재고하라”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 잡기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연준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는 물가 안정의 실패”라고 했다.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 8%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미 소비자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 외의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공급망 위기,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거론한 뒤 경제 연착륙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부작용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휘발유, 식료품 가격 급등 등 공급 측면의 충격은 수요를 조절하는 연준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통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고 가격 급등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처음에는 상품 가격만 끌어올렸지만 최근에는 서비스 산업으로도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생애 첫 주택 구입을 계획하거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에게 보류하라고 권했다. 파월 의장은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이라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질 때를 기다리라고 했다. 이를 감안할 때 연준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하다. FOMC 참석자 18명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이들은 연말 미 기준 금리 수준을 평균 3.375%로 전망했다. 3월 전망치보다 1.5%포인트 올랐다. 18명 중 연말 금리가 3.0% 미만일 것으로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현재 1.50~1.75%인 미 기준 금리가 연말에 3%대를 넘으려면 연준이 향후 남은 4차례의 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빅 스텝’이나 ‘자이언트 스텝’을 최소 두세 번 단행해야 한다. ●美 성장률 전망 하향…정책 실기 비판 고조 연준은 이날 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3월 올해 미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1.7%로 낮췄고 내년 성장률도 2.2%에서 1.7%로 하향했다. 연간 4.3%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5.2%로 제시했다. 반면 실업률 예상치는 3.5%에서 3.7%로 올렸다. 물가를 잡기 위해 고용 둔화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2024년 1분기(1~3월)까지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을 72%로 제시했다. 3월(9%)에서 8배 치솟았다. 미 언론은 연준의 대응이 지나치게 ‘뒷북’이라는 점을 비판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던 1994년 11월에는 경기 과열을 우려해 ‘선제적 인상’에 나선 반면 지금은 물가 상승세가 41년 최고치로 치솟자 ‘뒤늦은 인상’을 단행했다는 의미다. CNN비즈니스는 “1994년엔 지금과 달리 생산성과 노동력이 뒷받침돼 실업률이 낮게 유지됐다”며 이번엔 급격한 금리인상 뒤 경제 연착륙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영국 정부가 자국으로 온 불법 이민자와 난민 신청자를 비행기에 태워 르완다로 보내려다 유럽인권재판소(ECHR)의 결정으로 이륙 직전 제동이 걸렸다. 영국 BBC에 따르면 14일 ECHR는 영국 정부에 난민 신청자를 르완다로 이송하는 계획을 즉시 중단하라는 긴급임시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영국 공군기지에서 난민 신청자 7명을 태우고 르완다로 가려던 비행기는 이륙 몇 분 전 비행이 취소됐다. ECHR는 결정문에서 르완다행 비행기에 탄 54세 이라크 남성 A 씨에 대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실질적 위험에 놓여 있다”며 “르완다로 보내지는 난민 신청자들은 난민 지위 결정 과정에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르완다는 유럽인권조약 회원국이 아니어서 난민 신청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초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올 4월 르완다 정부와 개발 원조 1억2000만 파운드(약 1865억 원) 제공 조건으로 불법 이주민을 르완다로 보내는 협약을 맺었다. 영국 정부는 목숨을 건 망명 시도와 인신매매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명했지만 인권단체들은 ‘난민 떠넘기기’라고 비판했다. 인권단체들은 영국 법원에 난민 신청자들을 르완다로 보낸다는 정책의 적법성을 판단해 달라는 소송과 함께 이들을 비행기에 태워 르완다로 보내려는 조치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영국 고등법원은 10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고, 대법원도 14일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르완다로 가는 비행기가 뜨기 직전 ECHR가 막판에 막아선 것이다. ECHR는 유럽평의회(COE)의 사법 기구다. 영국은 2020년 유럽연합(EU)에선 탈퇴했지만 COE 46개 회원국 중 하나여서 ECHR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다. 긴급임시조치가 내려지면 추방 등 회원국의 법 집행을 일시 지연시킬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실망스럽다”며 다음 비행 준비에 착수해 이주민 이송 강행을 예고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여러 나라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제한했음에도 침공 후 100일간 러시아는 화석연료 수출로 약 930억 유로(약 125조 원)를 번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12일(현지 시간) 올 2월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러시아가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을 수출해 하루 평균 수입 9억3000만 유로(약 1조2500억 원)를 올렸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하루 전쟁 비용으로 추정되는 8억4000만 유로를 감당하고도 1억 유로(약 1000억 원)가 남는 액수다. 국가·지역별로 보면 유럽연합(EU)이 전체의 약 61%인 570억 유로(약 76조7200억 원)어치 화석연료를 수입했다. 단일 국가로는 중국(126억 유로) 독일(121억 유로) 이탈리아(78억 유로) 순이었다. 한국은 인도(34억 유로)에 이어 9위였다. CREA에 따르면 미국과 서방 제재가 본격화한 5월 이후 많은 나라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전체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량은 침공 이전보다 약 15% 감소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평균 수출가격은 전년보다 60% 올랐다. 3, 4월 동안 러시아산 화석연료를 대규모로 수입한 기업 23곳 가운데 한국 기업으로는 한국전력공사, 포스코, 현대제철, 한국가스공사가 들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첫 공개청문회에서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대선 패배를 인정한 것을 두고 “(이방카는) 오랫동안 (선거 업무에서) 배제됐다”며 선거 결과 불복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해 1월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해 온 하원 특별위원회(조사특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의회 공격을 고의로 묵인하는 등 방조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서 “이방카는 대선 결과를 검토하고 연구하는 데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며 “그는 (대선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윌리엄 바에게 존중을 표하려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방카가 전날 청문회에서 “나는 바 법무장관이 내린 결론을 받아들였다”고 답변한 것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바 전 장관은 대선 직후인 2020년 12월 “선거 부정을 입증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 선거 주장을 일축한 바 있다. 9일 청문회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주요 참모들이 부정 선거 의혹이 허위임을 의사당 난입 사태 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제이슨 밀러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 대변인은 “전문가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선에서 졌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렸다”고 증언했다. 앨릭스 캐넌 선거캠프 변호인 역시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부정 선거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사실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사특위 관계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 공격 이후 국방부 등 국가안보기관에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회 난입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참모들의 요청을 받고도 지지자들에게 즉각 의회에서 물러날 것을 지시하길 거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당시 부통령)를 교수형에 처하라’는 난입 군중의 구호에 대해 “펜스의 자업자득”이라며 묵인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습격의 책임은 내가 아닌 조작되고 도둑맞은 선거 탓”이라며 부정 선거 의혹을 거듭 주장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71)가 한 커뮤니티 칼리지(2년제 공립대학) 졸업식에서 연설하며 “지금의 나를 정의하는 것은 (역경을 이겨낸) 나만의 이야기다. 성장 환경이나 학력 때문에 포기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 여사는 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티 칼리지(LACC) 졸업식에서 축사 연설을 했다. LACC는 전체 학생의 약 5분의 1이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살거나, 생계 유지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바이든 여사는 졸업생 중 한 명인 한국계 미국인 스티브 김(사진)의 사연을 자세히 언급했다. 시카고에서 자란 그는 고교 진학 후 방황하다 미 해병대에 입대해 5년간 복무했다.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김 씨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았지만 다시 일어섰다. LACC에 진학한 후 참전용사들 교육 및 사회 진출 등을 지원하는 ‘참전용사 자원 센터’의 도움으로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바이든 여사는 그를 향해 “드디어 만났네요, 스티브 김. 우리 모두가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바이든 여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5년간 다니던 직장을 잃은 뒤에도 교사의 꿈을 위해 입학해 46세에 졸업한 학생, 출산 진통을 참으며 기말고사를 마치고 학위를 딴 코트디부아르 출신 이민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역대 대통령 부인 중 최초로 백악관 밖에서 전임으로 일하고 있는 바이든 여사는 현재 미국 버지니아주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어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2016년 LACC에 방문해 로스앤젤레스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한 신입생 전원에게 등록금을 면제해 주는 정책을 공개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유럽연합(EU)이 2024년 가을까지 제조사와 상관없이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충전 포트를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방안에 세계 최초로 합의했다. 이번 발표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 방식을 고수하던 애플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7일(현지 시간) 이러한 내용이 담긴 ‘무선 기기 지침’ 개정안에 임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디지털 카메라, 무선이어폰, 헤드폰 등 전자기기 등이 포함된다. 다만, 노트북은 규정 발효 40개월 후인 2026년까지 해당 요건을 맞추면 된다. 유럽의회는 이번 개정으로 불필요한 충전기 구매에 낭비되는 비용을 연간 최대 2억5000만 유로(약 3350억 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간 폐기되거나 사용되지 않는 충전기 1만1000t 역시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개정안으로 애플은 2024년까지 충전 단자를 안드로이드 기기와 동일한 C타입으로 바꿔야 한다. 2018년 기준 EU에서 판매된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는 전체 21%였다. 애플은 아직까지 이번 발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난해 9월 “혁신을 방해하는 조치”라며 충전 포트 단일화에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9월 처음 상정된 이번 개정안은 올해 안으로 유럽의회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공식 승인을 거쳐야 한다. 규정 시행 전 출시된 제품은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한미 군 당국이 6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집중 발사했다. 전날(5일) 북한이 4곳에서 8발의 SRBM을 쏘며 도발하자 ‘강 대 강’으로 맞불을 놓은 것. 한미는 이르면 7일 전투기 등 공중 전력까지 동원해 연합훈련을 실시한 뒤 이를 공개해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한미 당국이 오전 4시 45분부터 10여 분간 강원 동해안 일원에서 지대지미사일 8발을 쏘아 올렸다고 전했다. 한국군과 미군은 대북선제타격(킬체인·Kill Chain) 핵심 전력인 에이태킴스(ATACMS)를 각각 7발, 1발씩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SRBM 도발에도 우리 군이 이례적으로 강력한 맞대응에 나선 것.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미사일 공동 발사에 이어 F-15K, F-16 등 핵심 공군 자산을 투입한 공중연합훈련도 지난주부터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이 7차 핵실험까지 감행할 경우 양국은 미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해 우리 공군이 연합훈련을 하는 등 공동 대응 규모를 크게 늘려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과 관련해서 정부 핵심 관계자는 “당연히 미국의 핵우산 등 핵을 통한 대북 대응 방식도 포함돼 있는 표현”이라고 전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현지 시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尹 “6·25는 공산세력 침략… 北도발 단호 대처” 경고 수위 높여 한미, 北미사일 8발에 8발로 응수尹, 임기 첫 현충일 추념식 참석해… ‘공산세력’ 표현 추념사에 직접 넣어“北 핵-미사일 세계평화 위협… 근본적-실질적 안보능력 갖출 것”한미, 北도발에 공동대응 태세 강화… 北 핵실험 땐 美전략자산 신속전개미군-日자위대도 미사일 요격훈련윤석열 대통령은 6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강조했다. 전날 북한이 8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무더기로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자 실질적·실효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힌 것.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포함시킨 핵우산 등 ‘핵에는 핵’으로 맞설 수 있다는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도 다시 한번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북한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 수위도 높여 나간다. 한미 당국은 이르면 7일 F-15K, F-16 등 전투기들을 동원한 공중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 시 양국 군 고위급 장성 공동 명의로 강력한 규탄 성명도 처음으로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국은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개를 위한 사전 협의도 빠르면 이달 중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尹 “北 핵·미사일, 세계 평화 위협”윤 대통령은 이날 임기 첫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고도화되고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 도발까지 준비하는 북한을 향해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 윤 대통령은 또 “이곳 국립서울현충원에는 공산 세력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공산 세력’이란 표현은 윤 대통령이 직접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추념사는 전임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하면 그 분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북한을 겨냥한 전반적인 메시지 수위는 확 올라갔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군사 대비 태세를 포함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할 수 있는 대응은 다 열어 놓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이 언급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에는 지난달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서 유사시 미국이 제공할 확장억제 수단으로 ‘핵·재래식·미사일방어’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다른 관계자는 “전투기 등 미국 핵심 전략자산의 신속하고 확실한 전개, 한미 연합훈련 강화 등 대북 대응 기조 방침도 (윤 대통령 메시지에) 포함됐다”고 했다.○ 한미, 전투기 동원 공중 연합훈련 나설 듯윤 대통령의 추념식 참석에 앞서 한미 군 당국은 이날 새벽 전날(5일)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SRBM 8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유사시 대북선제타격(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전력인 에이태킴스는 탄두에 900여 개의 자탄이 들어 있어 단 한 발로도 축구장 3,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이른 새벽 여러 발의 대응 미사일을 발사하며 언제든 북한 핵·미사일 기지나 지휘부를 동시 타격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이번 사격은 북한이 다수 장소에서 미사일 도발을 하더라도 도발 원점과 지휘·지원 세력에 대해 즉각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일본 자위대는 전날 북한 SRBM 시험발사에 대한 맞대응 훈련에 나섰다. 양측은 미군과 자위대가 레이더로 미사일을 포착하고, 이지스함과 패트리엇(PAC3) 지대공 유도미사일로 요격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IAEA 사무총장 “北 풍계리서 핵실험 징후 포착”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현지 시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IAEA 이사회 정기 회의에 참석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중 하나가 재개방된 징후를 관찰했다”며 “이는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영변 지역에서도 핵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 별관에 지붕을 설치해 농축시설 건설이 완료됐다고 전했다. 또 경수로 인근 건물 한 개 동이 완공됐고 인접 구역에 건물 2개 동 건설이 시작됐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난 (날개만 있고) 발은 없는 새예요. 평생 정착하지 못한 채 떠돌지 모르죠.” 반(反)중국 민주화 운동으로 확산돼 전 세계가 주목했던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9일로 3주년을 맞는다. 시위 전후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많은 홍콩인들이 자유를 찾아, 탄압을 피해 고향을 떠나 세계로 흩어졌다. 한국과 대만,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홍콩인 4명을 심층 인터뷰했다.》홍콩 민주화 시위 3주년, 韓-대만-美로 떠난 홍콩인 4인 인터뷰 “정부 입맛대로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은 되고 싶지 않았어요.” 홍콩의 한 사범대를 졸업한 진소명(가명·24) 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품어온 교사의 꿈을 포기했다. 2019년을 휩쓴 홍콩의 반(反)중국 민주화 운동 이후 중국 정부는 2020년 6월 ‘반정부 언행 시 체포’를 명문화한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 법안 통과 후 홍콩의 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표현의 자유와 홍콩의 독립에 대한 퀴즈를 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그런 모습을 보며 그는 꿈을 접었다. 현재 서울의 한 통번역대학원에 재학 중인 진 씨는 지난달 31일 본보 기자와 만나 “내가 기억하는 자유로운 홍콩은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 한국 온 20대 홍콩인 “교사 탄압에 꿈 접어” 2019년 6월 9일, 진 씨는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었다. 그날 홍콩에선 범죄인을 중국에 인도할 수 있도록 한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인구의 7분의 1인 약 103만 명이 참여했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최대 시위였다. 이후 홍콩으로 돌아와 교사 준비를 하며 학원 강사를 했던 진 씨는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과 나오다 총소리를 들었다. 경찰은 파출소 앞으로 몰려든 시위대를 진압하던 중이었다. 그는 공포에 질린 학생들을 황급히 버스에 태워 대피시켰다. 진 씨는 지난해 사범대를 졸업한 뒤 교사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다시 유학을 왔다. 진 씨는 “코로나19로 고립된 상태에서 타향살이를 하다 보니 가끔 누군가 ‘이곳은 너희 집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진 씨의 ‘절친’ 5명 중 3명도 올해 안에 홍콩을 떠나 캐나다, 영국, 호주로 이주할 계획이다. 그는 “나중에 홍콩에 돌아가더라도 나를 반겨줄 친구가 없다는 게 슬프다”고 했다. ● 대만 간 40대 “홍콩인들, 날개만 있고 발 없는 새” 홍콩 민주화 시위 이후 3년간 중국의 홍콩 통제가 가속화되면서 진 씨처럼 고향을 떠나는 ‘홍콩 디아스포라(조국 밖에 흩어져 사는 민족 집단)’가 늘고 있다. 2019년 6월 이후 지난해까지 홍콩을 떠난 시민은 총 18만3700명에 달한다. 홍콩에서 작은 무역회사를 운영했던 만모 씨(40)는 2019년 시위 당시 6세 딸을 키우는 평범한 가장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시위 두 달째인 그해 8월 도저히 딸을 키울 수 없겠다는 생각에 대만으로 떠났다.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는 만 씨가 난생처음 참여했던 집회였다. 그는 “중국에 밉보이는 홍콩 시민은 누구든 중국으로 보내는 이 법만큼은 나의 딸, 우리 아이들을 위해 맞서 싸워야 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정치적인 주장을 올리지 않았지만 언제 잡혀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집회 참여 직후 계정을 삭제했다. 그해 7월 홍콩 위안랑(元朗) 역에서는 시위의 상징인 검은색 옷을 입고 귀가하던 시민들이 흰색 상의 차림 남성들에게 각목 등으로 구타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날 이후 만 씨는 딸을 유치원에 등원시킬 때마다 최루탄 등 공격에 대비해 장우산을 챙겼다. 장우산은 홍콩 시민들에게 유일하게 합법적인 보호 수단이었다. 만 씨는 대만에서도 언제든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대만은 최근 반(反)중국 정서가 커지면서 홍콩 이민자들에게 발급하던 영주권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선 ‘홍콩인들은 중국이 보낸 첩자’라며 배척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만 씨는 다른 나라로의 이주도 고려하고 있지만 전문직에 종사하던 친구들이 미국, 호주 등으로 이주한 후 배달이나 세탁소 등을 전전하는 모습을 보며 고민하고 있다. 만 씨는 “고향을 잃은 홍콩인은 ‘발 없는 새’처럼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계속 날아야만 한다. 나 역시 평생 그렇게 떠돌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간 30대 “홍콩 자유 회복 불가능할 수도” 2019년 6월 시위 참여 후 약 1년 뒤 홍콩을 떠나 미국에 체류 중인 테디(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홍콩중문대에 설치돼 있던 ‘민주주의의 여신’ 조각상이 철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테디 씨는 2010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21주년을 맞아 학교 측의 반대에도 교정에 조각상을 설치했던 학생회 간부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조각상 철거 소식에 ‘더 이상 홍콩의 자유를 되찾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홍콩인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홍콩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잃어버린 것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법을 잘 알고 있다. 홍콩인들이 다시 힘을 합친다면 홍콩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못 돌아가는 30대 “멀리서나마 미래 만들 것”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79일간 이어졌던 ‘우산 혁명’ 당시 시위를 주도했다가 옥살이를 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앨릭스 초우 씨(32)는 해외로 흩어진 홍콩인들을 모아 민주화 투쟁을 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고 있다. 그는 유학 중이던 2019년 대규모 시위 때 귀국해 한 달가량 시위에 참여했다. 미국으로 온 뒤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서 체포를 우려해 홍콩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현재 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홍콩이 중국에 장악된 이후 전문직들이 대거 나라를 떠났다. 홍콩을 되찾고 나면 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할 텐데 그때 많이 기여하고 싶다. 멀리서나마 홍콩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내 삶의 새로운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사법 처리를 이유로 홍콩인을 중국으로 보낼 수 있는 법 추진에 반대해 2019년 6월 9일 약 103만 명이 참가해 홍콩에서 일어난 시위. 반(反)중국 성격의 민주화 운동으로 확산돼 2020년까지 이어졌다. 중국은 2020년부터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해 민주화 인사를 탄압하고 홍콩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19년과 2014년 홍콩 민주화운동을 이끈 홍콩의 민주화 인사 네이선 로(羅冠聰·29)와 서니 청(張崑陽·26) 씨는 3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본보기 삼아 홍콩 민주주의 탄압의 수위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 입법 전후 각각 영국과 미국으로 망명했다. 로 씨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같은 독재자가 전쟁을 통해 자유로운 독립국가인 우크라이나를 빼앗을 수 있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 씨는 “미국이 러시아에 가한 수준의 제재를 중국에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군사독재를 경험했던 한국이 중국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 씨는 “(아픈 과거가 있는) 한국이 억울하게 투옥 중인 홍콩의 정치범들을 기억하고 중국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유럽에 안보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이 군 현대화 및 국방예산 증가에 1000억 유로(약 134조 원)를 순차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킨 후 주변국의 반발을 우려해 군축 기조를 고수하던 독일이 러시아에 맞서 본격적인 군사 대국의 길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독일 연방하원이 3일 1000억 유로의 특별방위기금 조성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돈의 구체적인 지출 계획 및 집행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독일군이 올해 3월 구매 계획을 밝힌 미국의 최신식 전투기 ‘F-35’, ‘치누크(CH-47F) 헬기’ 등을 구입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당초 2031년까지 지급할 예정이던 전신 방탄복, 야간 투시경 등 최신 군사물자의 보급 계획 또한 2025년으로 6년 앞당겨졌다. 이로 인해 지난해 470억 유로(약 63조 원)였던 독일의 국방예산 또한 올해 51% 늘어난 710억 유로(약 95조29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향후 수년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독일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국방비를 많이 지출하는 3번째 국가가 된다는 의미라고 FT는 분석했다. 지난해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중은 1.53%였다. 이번 기금 확보로 독일은 201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약속한 대로 2024년까지 매년 GDP 대비 2.00%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 독일은 이번 기금 조성을 위해 헌법도 개정했다. ‘흑자 재정’을 중시하는 독일 헌법은 정부부채의 규모를 GDP의 최대 0.35%로 제한해 왔다. 이에 의회는 지난달 말 초당적 합의를 통해 이 기금은 예외로 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정밀 타격이 가능한 첨단 로켓을 지원하겠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로써 사거리 77km인 미사일 체계를 구축한 우크라이나군은 공군력에서 우위인 러시아에 맞설 무기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거듭된 요구에도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준의 장거리 미사일 지원은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이 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이란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가 언급한 첨단 로켓은 ‘트럭 탑재형 다연장로켓 발사 시스템(HIMARS)’이다. 사거리는 77km이며 폭탄 500파운드(약 227kg)의 위력을 지닌 로켓으로 목표 정밀 타격도 가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에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스팅어 대공미사일, 야포, 정밀 로켓, 레이더, 무인기, 헬리콥터, 탄약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지원이 러시아군 포격에 시달리던 우크라이나군에 게임 체인저가 되거나 최소 양국 군사력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평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일 “미국이 고의적으로 꾸준히 (갈등의) 불을 지피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 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축출이나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은 장려하거나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푸틴은 권좌에 남아 있을 수 없다”고 한 과거 발언보다 상당히 누그러진 태도다. 이어 “궁극적으로 이 전쟁은 외교적 방식으로 끝날 것”이라면서 미국 혹은 동맹국이 공격받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병하거나 러시아군을 공격하는 등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미 CNN 등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주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의 70%를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국제법에 따라 우리에게 속한 모든 영토를 탈환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