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아

서영아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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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100세 시대를 생각합니다.

sya@donga.com

취재분야

2024-10-25~202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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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노인 50% 이상 “자택서 최후 맞고 싶다”…11년 만에 임종지침 개정

    해마다 130만여 명이 사망하는 ‘다사(多死)시대’를 맞아 일본 정부가 11년 만에 종말기 의료지침 개정안을 내놓았다. 후생노동성의 개정안은 노인들이 인생의 최종단계에서 각자 원하는 의료를 받게 한다는 데 중점을 뒀다. 2012년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노인 중 50% 이상이 “자택에서 최후를 맞고 싶다”고 답했지만 현실에선 75%가 병원에서 최후를 맞고 있다(2015년 인구동태통계). 새 지침에는 적극적 치료를 원하지 않거나 자택이나 간병시설에서의 임종을 희망하는 경우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반복해 대화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추가됐다. 음식을 삼키지 못하게 됐을 때 어떻게 해줬으면 하는가, 질병이나 노쇠로 더 이상 회복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는 임종기에 인공호흡기 장착이나 심장마사지 등 연명조치를 취할지 여부도 환자의 평소 의사를 존중하게 했다. 다만 환자의 생각은 질병의 진전 상태나 시간 경과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의료진이나 가족이 같은 주제를 반복해 대화할 필요성을 명기했다. 또한 대화 내용은 반드시 문서로 남기게 했다. 이같은 방식은 평소 환자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을 파악해 치료방침 결정에 참고하는 ‘어드밴스드 케어 플래닝(ACP)’ 제도라 불린다. 일부 병원과 지역에서 선도적으로 행해지던 것을 후생노동성이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종말기 의료지침은 2007년 도야마(富山)현의 한 병원에서 주치의 판단으로 연명치료를 중지해 환자 7명이 사망한 사건이 사회문제화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당시 지침은 환자본인의 의사결정을 기본으로 하고 주치의 독단이 아니라 의사 이외의 보조자도 넣은 팀이 판단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이 원칙을 그대로 두되 병원만이 아니라 간병시설이나 자택에서도 활용하기 쉽도록 간호사나 사회복지사, 간병지원 전문가 등이 판단에 참여하는 것을 상정했다. 알츠하이머나 질병 심화로 환자의 의사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지금까지는 의료진이 가족과 상의해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방침을 결정해왔으나 앞으로는 환자가 평소 자신의 뜻을 가장 잘 알고 대변해줄 사람을 지정해두도록 권고했다. 친척이 없는 독신 고령자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가족 이외에 성년후견인이나 친지 등을 정하는 경우도 상정했다. 또 치료방법에 대해 합의할 수 없는 경우는 제3자의 조언에 따르는 방안도 제시됐다. 후생노동성은 다음 달 국민의견을 모아 안을 확정하고 올해 안에 새 지침을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기관에 통지할 계획이다. 일본의 연간 사망자수는 2040년 168만 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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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고령 日 “60대까지 일하고 연금은 70대부터”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 일본이 노인인구 증가에 맞춰 상속과 연금 등 관련 법과 제도를 손질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2007년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로 진입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먼저 노인국가의 고민과 마주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정비 중인 중장기 고령정책 지침 ‘고령사회대책 대강’에 따르면 공적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연령이 현행 ‘70세까지’에서 ‘70세 이후’로 늦춰진다. 일본의 공적연금 수급 개시일은 지금까지 65세가 원칙으로 본인의 선택에 따라 60∼70세에서 당겨 받거나 늦출 수 있었다. 이를 70세 이후로 늦추면 매달 받는 연금 액수는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일본 정부는 아울러 60세 이상 고령자의 취업률을 끌어올려 ‘고령자 취업 촉진’과 ‘연금 고갈 지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생각이다. 고령자 취업과 관련해 부업과 겸업의 보급을 촉진하고, 창업 의욕을 가진 고령자에게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지침에 담겼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2016년 63.6%였던 60∼64세 취업률을 2020년 67%까지 올리겠다는 수치 목표도 제시했다. 지침은 “65세 이상을 일률적으로 고령자라 보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며 “모든 연령대가 희망에 따라 의욕과 능력을 살려 활약할 수 있는 ‘늙지 않는(ageless)’ 사회를 지향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고령 암환자 치료는 ‘삶의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지침은 고령 암환자의 경우 항암제 치료가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고 수술도 일정한 체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어 고통을 덜어주는 완화 치료 강화가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일상생활을 보내는 기간을 나타내는 ‘건강수명’도 더 늘리기로 했다. 2014년 남성 71.19세, 여성 74.21세였던 건강수명을 2020년에 1세 이상, 2025년에 2세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간병 문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간병 직원 수를 183만 명(2016년)에서 231만 명(2020년 이후)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또한 2015년 24억7000만 엔이었던 로봇 간병기기 시장 규모를 2020년까지 500억 엔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가끔 발생하고 있지만, 일본에선 반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들이 일으키는 교통사고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이에 따라 지침은 80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이 일으킨 교통사로로 인한 사망자 수를 2016년 266명에서 25% 감소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쪽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차량의 보급을 확대하고 운전면허를 스스로 반납하는 고령자에 대한 지원책도 확대하기로 했다. 상속관련법도 38년 만에 크게 바뀐다. 법무성 법제심의회는 유산 분할 때 남겨진 배우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고친 민법개정안을 정부에 제출했다고 17일 일본 언론이 전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남겨진 배우자에게 고인 소유의 주택에서 계속 살 수 있는 ‘거주권’을 보장하고 고인이 사망 전 배우자에게 증여한 주택은 유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행 민법에서는 유산은 고인의 동산 부동산을 합쳐 상속인(배우자 및 자녀)에게 균등 분할되도록 돼 있어 배우자가 살던 집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 배우자가 재산 분할 전 고인의 예금을 생활비 등으로 인출할 수 있도록 하고, 간병에 애쓴 친인척에게도 일정 부분 유산을 청구할 권리를 인정하는 등 고령자들이 노후에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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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장수 국가 日, “60대엔 일하고 연금은 70대부터” 고령사회대책 보니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 일본이 노인인구 증가에 맞춰 상속과 연금 등 관련법과 제도를 손질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2007년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로 진입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먼저 노인국가의 고민과 마주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정비 중인 중장기 고령정책 지침 ‘고령사회대책 대강’에 따르면 공적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연령이 현행 ‘70세까지’에서 ‘70세 이후’로 늦춰진다. 일본의 공적연금 수급 개시일은 지금까지 65세가 원칙으로 본인의 선택에 따라 60~70세에서 당겨 받거나 늦출 수 있었다. 이를 70세 이후로 늦추면 매달 받는 연금 액수는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일본 정부는 아울러 60세 이상 고령자의 취업률을 끌어올려 ‘고령자 취업 촉진’과 ‘연금 고갈 지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생각이다. 고령자 취업과 관련해 부업과 겸업의 보급을 촉진하고, 창업 의욕을 가진 고령자에게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지침에 담겼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2016년 63.6%였던 60~64세 취업률을 2020년 67%까지 올리겠다는 수치 목표도 제시했다. 지침은 “65세 이상을 일률적으로 고령자라 보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며 “모든 연령대가 희망에 따라 의욕과 능력을 살려 활약할 수 있는 ‘늙지 않는(ageless)’ 사회를 지향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고령 암환자 치료는 ‘삶의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지침은 고령 암환자의 경우 항암제 치료가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고 수술도 일정한 체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어 고통을 덜어주는 완화 치료 강화가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일상생활을 보내는 기간을 나타내는 ‘건강수명’도 더 늘리기로 했다. 2014년 남성 71.19세, 여성 74.21세였던 건강수명을 2020년에 1세 이상, 2025년에 2세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간병 문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간병 직원 수를 183만 명(2016년)에서 231만 명(2020년 이후)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또한 2015년 24억7000만 엔이었던 로봇 간병기기 시장 규모를 2020년까지 500억 엔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간 일본 정부가 내걸어 온 4차 산업혁명과 로봇 개발 등에 과감히 투자함으로써 ‘일손 부족’ 사회에 대비하겠다는 자세가 읽힌다. 한국에서도 가끔 발생하고 있지만, 일본에선 반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들이 일으키는 교통사고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이에 따라 지침은 80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이 일으킨 교통사로로 인한 사망자 수를 2016년 266명에서 25% 감소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쪽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차량의 보급을 확대하고 운전면허를 스스로 반납하는 고령자에 대한 지원책도 확대하기로 했다. 상속관련법도 38년 만에 크게 바뀐다. 법무성 법제심의회는 유산 분할 때 남겨진 배우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고친 민법개정안을 정부에 제출했다고 17일 일본 언론이 전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남겨진 배우자에게 고인 소유의 주택에서 계속 살 수 있는 ‘거주권’을 보장하고 고인이 사망 전 배우자에게 증여한 주택은 유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행 민법에서는 유산은 고인의 동산 부동산을 합쳐 상속인(배우자 및 자녀)에게 균등 분할되도록 돼 있어 배우자가 살던 집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 배우자가 재산 분할 전 고인의 예금을 생활비 등으로 인출할 수 있도록 하고, 간병에 애쓴 친인척에게도 일정 부분 유산을 청구할 권리를 인정하는 등 고령자들이 노후에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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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서영아]친일 미국인과 일본의 퇴행

    연말에 일본을 여행한 지인이 ‘서점에서 말도 안 되는 책을 발견했다’며 e메일을 보내왔다. 미국인 변호사 켄트 길버트가 쓴 ‘유교에 지배당한 중국인과 한국인의 비극’(고단샤)이 ‘베스트셀러’라며 대형서점 한가운데 진열돼 있더라는 것이다. 책에는 “중국 한국을 상대하려면 먼저 ‘자기중심주의’가 핵심인 유교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거나 중국 한국을 싸잡아 “금수 이하의 사회도덕과 공공의식밖에 갖고 있지 않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눈 깜짝 안 하고 거짓말하는 한국인”, “중국 한국이 허위 사실인 난징대학살과 위안부 문제로 무사도 정신의 나라 일본을 깎아내리고 있다”는 식의, 이웃나라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내용이 담겨 있다. 초판의 책날개에는 ‘그들은 일본인과 종이 다르다’고 쓰여 있었다. 사실 지난해 일본 서점가에는 ‘2차 혐한류’라 할 만큼 한국 비판 서적이 쏟아져 나왔다. 전직 주한국 대사, 일본 언론의 현직 서울특파원이 ‘헬조선’을 소개하며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커밍아웃했다. 이에 대해 기자는 그동안 일부러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일본에서도 ‘변방에 우짖는 새’에 불과한 이들에게 발끈하며 대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요즘 일본에서는 ‘한국 미디어가 비분강개한 책’은 거꾸로 선전문구가 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유교에 지배당한…’은 어느 틈에 47만 부가 팔려 2017년 연간 베스트셀러 종합 6위, 신서 논픽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쯤 되면 더 이상 ‘변방에 우짖는 새’가 아니라 여론의 주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이 본 자국 얘기는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인기를 끈다. 타자의 눈을 통해 자신들의 현주소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살리면 자성과 통찰의 기회가 된다. ‘유교에 지배당한…’의 저자는 1980년대부터 일본 방송에서 그런 역할을 하던 연예인 겸 저술가였다. 처음에는 일본 찬양에서 출발했다. 그가 펴낸 ‘켄트 길버트의 소박한 의문―신기한 나라 일본’(1998년), ‘불사조의 나라 일본’(2013년) 등은 단순히 일본을 좋아하게 된 서구인의 얘기다. 이런 그가 최근 들어 일본 우익의 입맛에 딱 맞는 발언을 주도하고 있다. ‘전향’의 계기는 2015년 우익 성향인 아파그룹이 운영하는 아파일본재흥재단의 ‘진짜 근현대사관 현상 논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것인 듯하다. 논문 제목은 ‘일본의 (성실한) 국민성이 외교 국방에 미치는 악영향’. 그는 이후 한두 달에 한 권꼴로 책을 내고 있다. 도저히 한 사람이 쓰는 거라고 볼 수 없는 분량의 책들은 한결같이 위대한 일본으로의 복귀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일본은 패전에 의한 자학사관과 평화국가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그 상징인 헌법을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며 일본 우익의 ‘모범답안’을 미국인인 그가 설파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행태가 확실히 돈벌이는 되는 듯하다. 그는 대형 영어학원 등 일본에서 벌인 몇 가지 사업이 실패했고, 그 사업 과정에서 우익계 인사들과 가까워졌다고 한다. 저술 수입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권당 인세가 100엔씩이라고만 쳐도 50만 부가 팔리면 5000만 엔, 우리 돈으로 약 5억 원이다. ‘유교에 지배당한…’을 펴낸 고단샤 담당자는 “서구인의 시각에서 쓴 반중 반한 서적이기에 많은 일본인이 받아들이는 것”이라 설명한다. 외국인의 아부 발언에 의존해 만족감을 느끼는 것은 역으로 내면의 공허함을 증명하는 것 아닐까. 남을 깎아내려서 만족을 얻는 것은 소아기적 행태에 다름 아니다. 그 퇴행성의 현장을 목격하면서 적어도 한국은 이웃나라를 폄훼하는 ‘헤이트 서적’이 불티나게 팔리는 나라가 되지 않기를 빌어본다. 서영아 도쿄 특파원 sya@donga.com}

    •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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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출산에 18세인구 감소… 日사립대 45% 정원미달

    지난해 7월 일본의 명문 대학 아오야마(靑山)학원은 병설된 2년제 여자대학의 학생 모집을 2019년부터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30년 전 9000명 수준이었던 지원자 수가 2000명에도 미치지 못하자 “2년제 여대의 역할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3년 전 여름에는 대형 입시학원 ‘요요기제미’가 전체 학원의 70%인 20곳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재수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가 본격화한 일본 교육 현장에 본격적인 시련이 닥치고 있다. 특히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18세 인구를 시작으로 학생 수가 본격적인 감소기에 들어가면서 대학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2018년을 “고등교육의 전기(轉機)가 될 1년”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학 입학 연령인 일본의 18세 인구는 1992년 205만 명을 정점으로 2009년 약 121만 명까지 줄어든 뒤 최근까지 118만∼120만 명 선에서 횡보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다시 연간 1만여 명씩 줄어 2028년에는 107만 명, 2038년에는 91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학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학 수는 오히려 증가해 왔다는 점이다. 1990년 507개교에서 2017년 780개교로 늘었다. 그동안은 진학률이 계속 늘어 대학 경영이 유지됐지만 앞으로는 이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일본의 대학 진학률(전문대 포함)은 1970, 80년대 36∼37%에서 2014년 57%까지 올랐다. 여기에 기능공을 양성하는 전문학교까지 더하면 진학률은 80%를 넘어 더 이상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은 이론상으로는 2000년경부터 대학이나 학부를 고르지 않는다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는 ‘대학 전원 입학시대’에 들어갔다. 사립학교진흥공제사업단에 따르면 2016년 정원 미달 사립대는 44.5%로 조사됐다. 이 중 90%는 입학 정원 400명 미만의 소규모 지방대였다. 자연스레 대학 간 학생 쟁탈전이 격화되고, 도태되는 대학이 부지기수로 생겨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문부성은 ‘대학효율화’ 방침을 내걸고 “자기 개혁을 하지 않는 대학은 국립대라도 망하게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미 2010년 이후 경영 악화로 학생 모집을 중단하는 사립대가 늘었고 자진 폐교하는 대학도 속출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모이는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대학들은 영양 간호 등 실무 관련 학부학과나 국제학부를 개설하는 등 각자 특색과 개성을 살리는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교수진을 확충하고 교외에 설치한 캠퍼스를 교통이 좋은 도심으로 옮기는 대학도 늘고 있다. 사립대들은 대학 간 통합, 공립대로의 변신 등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홋카이도(北海道)과학대와 홋카이도약대가 2018년부터 통합하겠다고 발표했고, 야마구치(山口)도쿄이과대는 2016년 사립대에서 시립대로 바뀐 뒤 지원자가 정원의 7배를 넘어섰다. 일본 정부도 관련 논의를 서두르고 있다. 우선 지방대에 학생을 유도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도쿄 도심 내 대학의 정원을 억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이번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또 적정한 대학 수를 정하고 국·공·사립의 틀을 뛰어넘는 통합도 추진할 계획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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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총리의 ‘과거사 내로남불’

    자국이 저지른 과거사 반성에는 인색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동유럽 순방 중 ‘일본판 신들러’로 불리는 자국 외교관의 기념관을 찾아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내로남불’ 장면을 연출했다. 발트해 및 동유럽 6개국을 순방 중인 아베 총리는 14일 리투아니아의 카우나스를 찾아 스기하라 지우네(杉原千畝) 전 리투아니아 주재 일본 영사대리의 기념관을 방문했다. 스기하라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 7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일본 외무성의 훈령을 어기고 폴란드 출신 유대인 6000여 명에게 일본 경유 비자를 발급해 이들이 국외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1941∼1944년 나치 독일의 지배하에 있었던 리투아니아에서는 20만 명이 넘는 유대인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된다. 아베 총리는 기념관 방문 후 기자들에게 “세계에서 스기하라 씨의 용기 있고 인도적인 행동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인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서는 “(위안부 합의는) 1mm도 움직이지 않는다”거나 “사죄 편지를 쓸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힌 그가 같은 2차대전 전범국인 나치 독일의 만행을 기억하는 기념관에서 이중적인 행보를 펼친 것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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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국가기밀이라던 골프 최고 스코어 “79” 공개

    평소 자신의 골프 스코어에 대해 ‘국가기밀’이라고 말해 왔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0일 “내 베스트 스코어는 ‘79’”라고 스스로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2017년 미스 유니버스 일본 대표인 아베 모모코(阿部桃子·24) 씨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소위 ‘국가기밀’을 털어놓았다. 아베 씨가 프로 골퍼를 지망할 정도의 실력이란 것이 화제가 되자 아베 총리는 “매스컴에는 내가 못 하는 것만 보도되고 있지만 좋은 샷도 꽤 많이 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동반 플레이를 언급하며 “굉장히 좋은 샷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자랑했다고 한다. 아사히신문은 18홀을 기준 타수(파)로 돌면 72인데 아베 총리의 스코어는 한 자릿수 핸디캡(+7)인 싱글 골퍼 실력이라고 평했다. 평소 골프광으로 알려진 아베 총리는 휴가 등 기회가 날 때마다 필드에 나가고 있다. 역시 골프광인 트럼프 대통령과 취미가 맞아 상호 방문 시 골프를 함께하며 돈독한 관계를 과시해 왔다. 한편 아베 총리는 아베 씨가 지난해 11월 미스 유니버스 세계 대회에서 닌자(忍者) 모습을 선보여 민족의상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것에 대해 “외국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닌자에 대해 잘 안다. 정말 잘했다”고 축하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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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 신년회견 “위안부 해법은 日의 진심 다한 사죄”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진실을 인정하고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죄하고,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 국제사회와 노력하는 것이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대해 위안부 문제의 진실과 정의라는 원칙에 입각한 해결을 촉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박근혜 정부 당시 체결된 한일 위안부 협정에 대해 “지난 정부에서 (한일) 양 정부가 서로의 요구 조건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배제한 가운데 문제 해결을 도모한 것 자체가 잘못된 방식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위안부 협상의 파기, 재협상과는 재차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기존의 합의를 파기하고 재협상을 요구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한일 양국 간에 공식적인 합의를 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협정에 따라 일본이 출연한 10억 엔(약 108억 원)의 처리 방법에 대해서는 “10억 엔의 사용에 대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일본과도 협의해 나가고,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롯한 관련 단체들과도 협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머니들에 대한 치유 조치는 우리 정부 돈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미 치유금을 받은 할머니들도 떳떳할 수 있을 것이고, 아직 받지 않은 할머니들도 이제는 떳떳하게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한국 측이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듯하지만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한일 합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했다”고 밝혔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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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위안부 합의 추가조치 절대 불가” 즉각 항의

    일본 정부는 2015년 12월 한일 간 위안부 합의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표에 강하게 반발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사진) 일본 외상은 9일 강 장관의 발표 뒤 기자들에게 “(한국 정부가) 2015년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하고도 추가 조치를 요청하는 것은 우리나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위안부 합의는 국가와 국가 간 약속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책임을 갖고 실시해야 한다는 게 국제적이고 보편적인 원칙”이라며 “한국 정부에 합의 내용의 착실한 이행을 계속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이날 도쿄와 서울의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공식 항의했다. 일본 정부가 화해와 치유재단에 출연한 10억 엔을 한국 정부가 전액 부담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선 “발표 이상의 내용은 모른다. 진의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향후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합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다. 한국 측에 이행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며 “(합의에서) 1mm도 움직일 생각이 없으며 이는 전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위안부 합의 이행이 ‘한일관계의 불가결한 기반’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NHK는 “한국 정부가 뿌리 깊은 국내 반대 여론과 일본과의 외교관계 사이에서 절충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내에서 한국에 합의가 짓밟힌 느낌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으며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불신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재협상이나 협상 파기를 요구하지 않은 데에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편 일본 정부가 한국의 합의 정신 부정을 강하게 비판함에 따라 한국이 요청했던 아베 총리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석과 관련해 일본 정부 내에서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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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외무성 “합의 변경 결코 수용 못해”

    일본 외무성은 4일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한국 외교부에 “위안부 관련 한일 합의를 변경하려 할 경우 한일 관계는 관리 불능이 되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고 일본 NHK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NHK는 일본대사관의 차석공사가 이날 오후 한국 외교부의 담당 국장을 찾아가 “한일 양국 정부에 (위안부) 합의의 착실한 실시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을 방문 중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도 기자들에게 “일본으로서는 한일 합의에 대해 할 말은 제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상 부언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4일 미에(三重)현 이세(伊勢)시에 있는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일본을 둘러싼 안보환경은 전후(戰後) 가장 엄혹한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사태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평화로운 생활을 지키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방위력 강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정책을 변경시키기 위해 미국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연대해 강한 외교를 전개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북한의 핵 포기뿐 아니라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이날 새해 다짐으로 “올해야말로 헌법 개정을 위한 논의를 심화하고, 종래의 연장선상이 아닌 정말로 필요한 방위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개헌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는 없지만 여야가 폭넓게 합의하는 형태를 만들기를 기대한다”며 “최종적으로는 국민이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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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원전 수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일본 정부가 해외 원전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히타치(日立) 제작소가 영국에서 추진 중인 신규 원전 프로젝트의 사업비 3조 엔(약 28조5000억 원) 가운데 금융기관 대출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하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선다고 3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히타치제작소는 영국의 자회사를 통해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영국 중부 앵글시섬에 건설을 추진 중이다. 미쓰비시도쿄UFJ 등 일본의 3대 메가은행과 일본국제협력은행, 영국 금융기관 등이 1조5000억 엔 규모의 원전 건설 자금을 대출해주고 나머지 1조5000억 엔은 히타치와 일본정책투자은행, 주부(中部)전력, 영국 정부 등이 출자하는 방식으로 조달하게 된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총액 3조 엔 규모의 원전 수출을 ‘올 저팬 체제’로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은 2011년 후쿠시마(福島) 사고 이후 안전 비용 증가로 세계적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 경제산업성 간부는 “원전 기술을 잃지 않기 위해서도 영국 프로젝트 참여가 필요하다”고 전면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해외 원전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에 차세대 원자로인 고속가스로를 수출하기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 들어갔고 인도와도 양국 간 원자력 협정을 발효했다. 이에 따라 이달 하순 일본 원전의 인도 수출에 관한 실무그룹 회의가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된다. 그러나 일본 국내에서 원전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 도쿄신문은 3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이달 하순 소집되는 정기국회에 ‘원전제로’ 법안을 제출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이끄는 ‘원전제로·자연에너지 추진연맹’도 ‘원전제로기본법안’을 이달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8-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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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서영아]‘뺄셈’을 거듭하다 보면…

    일본에서 근무하다 보면 한국과 일본의 일하는 방식의 차이가 피부로 다가온다. 일본은 오랫동안 계획하고 상의하고 준비해 목표를 향해 조금씩 진행해간다. 한국은 꼭 필요한 일만 후다닥, 성과 중심으로 해낸다. 단순 비교하자면 일본이 훨씬 비효율적이고 느리다. 한국이라면 한 사람이 할 일을 두세 사람이 달라붙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생각지 못했던 장점이 드러난다. 기록과 기억 덕이다. 일본은 일의 과정을 모두 기록으로 남기고 관계자와 공유하며 공적을 나눈다. 과정을 공유한 사람은 전체 업무에 대한 이해를 갖추게 되니 자연스레 후진이 양성된다. 반면 한국은 결과물만 있을 뿐, 그 과정이 공유되거나 기록이 남는 일이 드물다. 사실 그럴 여유도 없다. 결국 일본에서 일의 경험은 조직의 자산으로 축적되지만 한국은 담당자만 바뀌어도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인은 개인기는 뛰어난데 뭉쳐지질 않고 일본인은 개인보다 조직의 힘이 뛰어나다는 해묵은 지적도 이런 맥락에서 비롯되는 것 아닌가 싶다. 오래 준비하고 공유하며 끝난 뒤 기억하는 접근법은 관계자들로 하여금 주인의식을 갖게 한다. 지난해 여름 일본인 노부부와 함께 서민 식당에 갔을 때, 80대 여주인의 얘기에 살짝 충격을 받았다. “수도권 직하 지진은 언제든 닥치겠지만, 2020년이 지난 뒤에 왔으면 좋겠어요.” 마침 구마모토 지진 직후라 “30년 내에 도쿄 바로 밑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70%”라는 예측이 화제였다. 본인은 아무 여한이 없지만 올림픽 때까지는 도쿄가 망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에서, 일본의 보통 사람이 가진 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주인의식이 읽혔다. 말 그대로 2020년 올림픽은 일본 사회 통합의 상징처럼 돼 있다. 올림픽 마스코트 하나 정할 때도 3년 전부터 전국 초등학생의 투표를 거친다. 이들은 어른이 돼서도 2020년을 “내가 마스코트를 뽑은 올림픽”이라며 자부심을 갖고 기억할 것이다. 반대로 코앞에 닥친 평창 겨울올림픽은 주인의식은커녕 막연히 잘되길 바라는 마음조차 결여된 행사로 비쳐 당혹스럽기만 하다. 한국의 인터넷에서는 “평창 망했으면 좋겠다”거나 “강원도가 국비를 너무 썼다”는 등 모종의 지역감정마저 읽히는 글들이 눈에 띈다.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될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분위기가 뜨지 않는 현실에 대해 일본인들은 의아해한다. 그간 “최순실 게이트에 엮인 게 하도 많아 다들 질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왔지만, 안타까운 게 사실이다. 여기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참가 의사를 밝히는 등 아무래도 평창은 또 하나의 분단현실을 보여주는 논란의 장이 될 것 같다. 10여 년 전 게이오대에서 한국근현대사 수업을 청강한 적이 있다. 조선의 독립운동사에 대해 “민족운동은 다시 ○○계열과 ○○계열로 나뉘고 각기 ○○파, ○○파로 갈라져서”라며 강의하던 교수는 갑자기 부연설명으로 넘어갔다. “조선의 독립운동가들은 자꾸만 분열됐다. 이는 한국 정치의 특징이기도 하다. 상대와 조금이라도 다르면 분파가 만들어지고 서로 치열하게 싸운다.” 당시에는 수업 내용에 분노했다. 하지만 항상 분열되고 진영논리에 빠지며 뺄셈만이 작동되는 한국 사회를 보고 있노라면 지나친 지적도 아니지 싶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온 나라가 몸살을 앓는 한국을 두고 일본의 지인은 “한국의 가장 큰 적폐는 정치 보복의 악순환”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이 공유할 소중한 그 무엇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 사회 통합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서영아 도쿄 특파원 sya@donga.com}

    • 201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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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덜트 비디오의 전설’ 아오이 소라 결혼…“활동 계속 할 것”

    일본 ‘어덜트 비디오(AV)의 전설’로 불리는 아오이 소라(蒼井そら·35)가 2일 자신의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결혼소식을 알렸다. 그는 ‘평소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제하의 글에서 “여배우로 데뷔해 지난해 15주년을 맞았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이번에 DJ NON과 결혼했다는 것을 보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솔직히 발표에 주저했다”면서도 자신의 결혼상대에 대해 “그는 잘 생기지도 않았고 부자도 아니지만 과거의 제 직업이나 모든 것에 대한 불안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해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또 “성인물 여배우라는 직업에 후회는 없지만 세상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결혼을 한다면 이를 온전히 받아들여줘야 하는 사람이어야 했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나는 결혼은 했지만 활동은 지금까지와 전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성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아오이 소라는 일본 출신의 성인물 여배우로 2010년 이후로는 중국을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아오이 소라의 결혼소식을 전한 일본의 한 사이트는 “현재로서는 중국 내에서 활동이 중심이라 팬들의 반응도 중국 쪽이 엄청나다”며 “실제로 아오이 소라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일본어 코멘트는 거의 없고 중국어나 영어뿐”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아오이 소라는 팔로어가 1700만 명을 넘는 존재감을 갖고 있다며 결혼 투고에 대한 코멘트가 7만 건을 넘어서고 있다고 전했다. 블로그와 함께 공개한 사진 속 아오이 소라는 결혼반지를 낀 채 행복한 듯 웃고 있어 눈길을 끈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 201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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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화자찬 트럼프, 야심만만 시진핑, 적색경보 구테흐스

    2018년 새해를 맞아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이 신년 메시지를 내놓았다. 특히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중 정상은 국제질서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신년사에 담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폭풍’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피 뉴 이어!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 모두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라며 자신의 집권 이후 변화된 미국의 위상을 자랑했다. 이어 “2018년이 미국에는 위대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이란의 세력 확대 등에 맞서 미국의 국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경제 성과를 자랑하면서 자화자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만약 민주당(사기꾼 힐러리)이 당선됐다면 여러분 주식의 가치는 대선일로부터 50% 하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의 모든 친구들, 지지자들, 적들, (나를) 증오하는 사람들, 매우 정직하지 못한 페이크 뉴스 미디어 모두에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조롱 섞인 새해 인사를 내놓았다. 지난해 당 대회를 통해 집권 2기를 성공적으로 시작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날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유엔의 권위와 위상을 확실히 수호해 국제적인 의무와 책임을 적극 이행할 것”이라며 “세계 평화의 건설자이자 세계 발전의 공헌자, 국제질서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무시하고 핵 개발을 지속하는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냄과 동시에 대북 군사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또 시 주석은 “세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약속을 준수하겠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탈퇴를 선언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 합의인 파리 기후변화협약 준수 의지도 확인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례적으로 신년사에서 세계를 향한 ‘적색경보’를 발령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년 전 취임하면서 2017년은 평화의 해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는데 불행히도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2018년 새해를 맞아서는 세상에 호소하는 게 아니라 적색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현 정세에 대해 “갈등은 깊어졌고 새로운 위험이 부상했다. 핵무기에 대한 세계의 불안은 냉전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한반도 전쟁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신년사에서 장기 집권 야욕을 강력히 피력했다. 그는 “2020년, 그 이후를 바라보며 새로운 국가 만들기를 향해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이후’를 언급한 것은 9월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 승리를 통해 3연임을 실현해 역대 최장 기간 재임 총리가 되겠다는 뜻이다.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지나갔다. 3월 대선 승리로 4번째 임기를 노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단결과 우정 그리고 사심 없는 조국에 대한 사랑이 러시아의 힘을 키운다”며 애국심에 기초한 내부 결속을 호소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18년에도 철저한 변혁을 계속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여러분이 나를 뽑은 이유”라며 진행 중인 노동, 연금, 복지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세계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계속해서 10년, 15년 뒤에도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더 강하고 더 공평한 사회에 2018년은 한발 더 다가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도쿄=서영아 / 파리=동정민 특파원}

    • 201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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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를 축으로 中과 관계개선 나서는 日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이 되는 새해 들어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일본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중국 기업과 공동사업을 하는 자국 민간기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해 12월 31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마련한 방침은 △환경·에너지 절감 분야 △제3국의 산업 고도화 △물류 등의 분야에서 중국과 공동사업을 하는 일본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이 아프리카에서 진행 중인 기간도로 건설 등 각종 개발 사업에 중국이 참가하는 방안을 처음으로 제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올 4월 개최를 목표로 조율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가 이뤄질 경우 일본을 방문하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구체적인 양국 공동사업을 발표할 방침이다. 일본은 이 같은 경제협력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중과 시 주석의 방일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양국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에 맞춰 아베 총리가 올해 중국을 방문하고, 2019년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시 주석이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시 주석의 방일이 이뤄지면 양국 간 새로운 관계를 선언하는 정치문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2008년 양국이 확인한 ‘전략적 호혜관계’는 상호 입장이 다른 역사 문제를 사실상 제쳐두고 경제 등의 공통이익을 축으로 양국 간 관계를 발전시킨다는 내용인데 새 정치문서는 이를 기초로 중일관계를 정의하는 내용을 더하게 된다.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이유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의 긴장관계가 계속되면 일본 경제의 활성화 및 안보에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정책이 예측불허인 가운데 일본이 중국과 대치하는 것만으로는 갖가지 리스크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중국이 안보상 큰 위협인 북한에 영향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밀접한 의사소통이 필요불가결하다고 보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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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지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형 위성 운반 로켓’이란 이름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할 것을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지난해 12월 31일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정통한 탈북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1일과 12일 평양에서 열린 군수공업대회 비공개 자리에서 군수 과학 분야 간부들에게 이같이 지시했다고 전했다. 새로 개발되는 탄도미사일은 ‘은하 4호’로 불리며 2012년 12월과 지난해 2월 발사했던 대포동 2호 개량형인 ‘은하 3호’를 더 대형화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대포동 2호는 3단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신문은 또 신형 미사일은 거의 개발이 완료됐으나 발사 준비까지는 앞으로 6개월가량 걸려 9월 9일 건국 70주년을 기념해 발사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관측했다. 이 탈북자는 새로운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의 목적에 대해 ‘향후 발사하는 미사일의 유도 및 관측을 위한 위성용’이거나 ‘위성 발사를 명목으로 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실험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문은 정보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2월 30일 현재 동창리 발사장을 포함해 북한 내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구체적인 징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정경두 합참의장은 30일 아침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E-737)’에 탑승해 작전지휘비행을 하며 대북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또 ‘한국형 3축 체계’를 운용하는 핵심 병력이 배치된 육군 미사일사령부, 해군 이지스함, 공군의 K2 작전수행본부 장병들과 지휘통화를 하며 이들을 격려하고 새해 각오도 보고받았다. 정 의장은 31일 “새해에도 북한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전술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며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손효주 기자}

    •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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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반발… 美도 불만… 위안부-개성공단 검증 ‘외교 후폭풍’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합의와 개성공단 전면 중단 등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주요 외교적 결정을 적폐청산 차원에서 다시 뜯어보면서 적지 않은 외교적 후폭풍이 일고 있다. 정부는 과거 정권의 결정에 대한 사실 검증 차원이라고 하고 있지만, 미국 일본 등 주변 우방들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정부 안팎에선 “과연 우방들과 최소한의 조율을 거친 뒤 이들 결정에 대한 재검토에 나선 것이냐”며 북핵에 맞서는 한미일 3각 공조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한대사 귀국 조치까지 고려하는 일본 일본은 정부 간 공식적으로 성사된 2015년 위안부 피해자 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다시 문제 삼자 주한 일본대사 귀국까지 거론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9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참석을 보류하는 쪽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이) 북한 문제 대응을 우선해 정상 간 대화를 유지해 왔지만 한일 관계 악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시키는 방안 등이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초 부산의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 후 나가미네 대사를 불러들인 뒤 85일 만에 귀임시킨 바 있다.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간사장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자민당 의원도 전날 아베 총리 면담 직후 “합의를 파기하면 한일 관계가 어떻게 될지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일본이 주한대사 귀국 등까지 거론하며 강력히 반발하자 정부는 기존에 세웠던 ‘투 트랙’ 전략까지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위안부 문제와 별개로 대북 문제, 경제 협력 등과 관련해선 일본과의 공조를 추진하려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 “개성공단 폐쇄 결정 지지” 위안부 피해자 합의 재검토에 이어 개성공단 중단에 대한 재검토는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를 자극하고 있다. 마이클 케이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29일 미국의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안정을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 행위 앞에서 개성공단을 폐쇄하기로 한 2016년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말했듯 모든 국가들이 북한의 경제적 고립을 심화시키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회적으로 현 정부의 ‘과거 들쑤시기’에 불만을 드러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미국은 위안부 이슈로 한일 갈등이 재연될 경우 한미일 3각 공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협력 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이 우리 정부에 대일 관계까지 언급한 건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봉합을 서둘렀지만 ‘미완성 봉인’에 그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을 부추길 불씨로 여전히 남아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도쿄=서영아 / 뉴욕=박용 특파원}

    • 2017-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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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의 파기않고 이견은 좁혀가기로… 日과도 ‘사드式 해법’

    “무엇보다 피해 당사자와 국민이 배제된 정치적 합의였다는 점에서 매우 뼈아프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박근혜 정부에서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인정할 수 없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국민의 뜻을 묻지 않고 박근혜 정부가 무리해서 합의를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간 공식적인 합의를 대통령이 직접 부정하는 데 대한 외교적 파장의 우려도 감지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합의는 1mm도 움직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위안부 합의 파기나 재협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일 외교 갈등으로 확산되는 것은 막겠다는 의도다. ○ 靑, “역사와 미래는 분리” 투 트랙 전략 당초 청와대는 27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에 반응을 자제하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TF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문 대통령은 “합의 과정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입장문 발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회적 갈등에서 당사자의 목소리를 강조해왔던 문 대통령은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잘 담기지 않은 것에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다고 한다. 관건은 후속 조치다. 청와대는 2015년 합의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파기나 재협상에 나서는 데는 신중한 분위기다. 정부가 재협상을 선언하더라도 당사자인 일본이 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2015년과 다른 합의 내용을 이끌어내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합의 무효화는 아니다. 문 대통령의 소회를 밝힌 것”이라고 선을 그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역사와 미래는 분리한다”는 ‘투 트랙 전략’을 꺼내들었다. 문 대통령도 “한일 양국이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진정한 마음의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 그런 자세로 일본과의 외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과거사에만 매달리지 않고 양국의 미래 협력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 입장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생각하고 있는 한일 위안부 논란의 ‘출구 전략’은 한중 간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식 해법이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 끝에 사드에 대한 한중 양국의 이견을 딛고 관계 발전에 합의한 것처럼 일본과도 미래지향적인 협력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日, “합의 이행 요구 변함없다” 하지만 일본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당장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이전 정권이 한 것이니 모른다’고 한다면, 앞으로 한일 간에는 어떤 합의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대통령이 나서서 국가 간 합의를 부정한 것은 외교 무대에서 신뢰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정부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구하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새로운 대응을 요구하더라도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장관은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계속해서 합의 이행을 강하게 요구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 형태로 한일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한일 관계의 먹구름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올해 4강(미중일러) 국가 중 유일하게 일본만 방문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TF 조사 결과 발표 뒤 한일 정상 간 통화도 없었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반응도 주목된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팽창에 대처하기 위한 한미일 3각 동맹 강화 차원에서 한일 위안부 갈등의 조기 해소를 주문해왔고, 그런 기조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기류를 감안해 정부도 TF 조사 결과에 대해 미국 측과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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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올해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세 둔화… 고령자-보행자 피해 컸다

    올해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세가 급격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1∼11월 교통사고 사망자는 380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9명 줄어드는 데 그친 것이다. 지난해 1∼11월 교통사고 사망자는 3884명으로 2015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337명이나 줄었다. 1년 만에 감소 폭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고령자 피해가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해보다 44명이나 급증했다. 탄핵과 대선 등 대형 이슈 탓에 상대적으로 교통안전 정책이나 안전의식 확대에 관심이 줄었던 영향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내년에도 나타나면 교통 선진국 진입이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2018년을 교통안전의 ‘골든타임’으로 꼽는 이유다.○ 교통약자 안전 ‘빨간 불’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가 100명 이하로 급감한 건 이례적인 걸 넘어 충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고령자뿐 아니라 어린이 등 교통 약자의 피해가 크다는 건 그만큼 예방에 취약한 국내 교통안전 수준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말했다. 올해 1∼11월 만 65세 이상 고령자 805명이 보행 중 차에 치여 사망했다. 전체 보행 사망자 중 약 54%가 고령자다.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도 89명 급증했다. 사업용 차량의 경우 전체 사망자는 지난해보다 22명 줄었지만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6명 늘었다. 어린이의 경우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4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명 감소했다. 하지만 보행 사망자는 31명으로 1명밖에 줄지 않았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사망도 7명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그마나 음주운전과 이륜차 사고 피해를 줄인 덕분에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음주운전과 자전거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2명, 46명 줄었다. 월별로는 1월에 17명, 5월에 19명이 오히려 늘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사고제로화연구단장은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등 지난해 말부터 혼란스러웠던 국내 정치적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경찰 등 교통안전과 직결된 행정력이 집회와 시위 등에 분산된 탓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日, 고령자 면허관리 효과 교통사고 피해 감소는 정부의 안전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최기주 대한교통학회장은 “안전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강하게 끌고 가지 않으면 절대로 성과를 이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단적인 예가 일본이다. 올해 일본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3609명(25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명 줄었다. 1948년 교통사고 통계 발표 이래 가장 적다.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고령자 대책 등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일본은 고령 운전자 대책에 알츠하이머병 등 고령자 질병에 따른 대비까지 마련돼 있다. 70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갱신 주기를 단축시키고 인지능력 검사를 의무화했다. 일본 정부는 1988년 도입한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반납제도의 효과가 저조하자 대중교통 무료 승차와 상품권 등 인센티브와 함께 일부 지역의 경우 강제적인 면허취소 정책까지 폈다. 일본은 ‘자동 브레이크’를 장착한 승용차도 도입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지난해 출고된 신차의 66.2%가 이 장치를 달았다. 일본 정부는 총리 직속의 교통안전 정책 컨트롤타워인 중앙교통안전대책회의 중심으로 2020년까지 자동 브레이크 신차 탑재율을 90%까지 높이고 연간 사망자 수를 2500명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다.○ 교통안전법 지지부진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 올 9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교통안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올해 말 새 정부 교통안전 정책의 틀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내년 1월 말로 미뤄졌다. TF가 다룬 의제에는 정부 내 교통안전을 전담하는 컨트롤타워 설치 여부와 교통안전 특별회계도 포함됐다. 교통안전 특별회계는 교통 범칙금과 과태료를 교통안전 시설 개선을 위해서만 쓸 수 있도록 별도 회계로 묶는 정책이다. 하지만 컨트롤타워 설치는 국무조정실과 청와대 어디에서도 주도적으로 맡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아 답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회계 신설은 기획재정부가 반대하고 있다. 교통안전 제도 개선도 지지부진하다. 전 좌석 안전띠 의무화는 운수업계 반대에 막혀 올해도 통과되지 못했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혈중 알코올 농도 0.03%로 강화하고 고령 운전자의 면허 갱신주기를 단축하는 개정안도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면도로 중 보행자 통행량이 많은 곳을 생활도로구역(30구역·제한속도 시속 30km)으로 지정하는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교통 약자의 사고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의 강력한 안전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자칫하면 교통안전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정성택 neone@donga.com·서형석 기자 /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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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화 “위안부 합의, 피해자와 소통 부족”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는 피해자 할머니들과의 소통이 상당히 부족했던 합의였다”고 말했다. 27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의 최종 발표를 하루 앞두고서다. 강 장관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TF 결과 보고서에 정부에 대한 정책적 건의는 담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TF 결과를 십분 수용하되, 위안부 문제의 피해자와 지원단체, 학계의 의견을 청취해 대응 방향을 세우겠다는 방침도 명확히 했다. 강 장관은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인권의 문제다. 국민 70%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특히 피해자·단체들이 흡족해하지 못하는 이 합의를 정부가 어떻게 갖고 갈 것인가에 대해선 모든 옵션을 열어놓고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위안부 합의는 양국 정상이 국제사회 앞에서 약속한 것”이라며 “위안부 합의를 착실히 이행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조만간 일본 측에 TF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설명 과정에서 일본이 반발하면 TF 결과를 수정할 가능성에 대해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수정될 가능성은 지금은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인 미르재단이 관여한 ‘코리아에이드(K-aid·공적개발원조)’ 사업과 관련한 TF 활동 결과를 처음 언급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미르재단이 사전 기획한 사업을 당시 청와대가 외교부 등 관계 부처를 동원해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부는 당시 미르재단의 실체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코리아에이드 조사 TF는 지난해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달 외교부 내에 만들어졌다. TF 관계자는 “조사 결과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실에서 ‘코리아에이드와 관련해 정부의 대국회 답변은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스탠딩 오더’(지침)가 내려와 문서가 일부 수정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로 지난해 국감에서 윤병세 전 장관이 사전에 미르재단 개입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을 위증으로 사법처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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