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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크림반도 앞 흑해에서 발생한 영국 구축함의 러시아 영해 침범은 미국도 연계된 군사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풀릴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고 유럽 언론들은 평가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달 23일 영국 구축함 ‘디펜더’가 러시아 영해를 침범할 때 미국과 연계해 작전을 펼쳤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연계됐다고 본 이유로 디펜더 침범 당일 오전 7시반경 그리스에 위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비행장에서 미군 정찰기가 이륙한 점을 꼽았다. 그는 “영국 디펜더와 미군 정찰기의 임무는 러시아 영해 침범 시 우리 군(러시아)의 대응책은 무엇인지, 어떤 군사 시스템이 어디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명백한 군사적 작전이며 러시아에 대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3일 영국 해군 구축함 디펜더는 러시아 크림반도 연안에서 약 3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다. 미사일, 함포, 공격용 헬기 등을 탑재한 이 전함은 반경 250km 내의 12개 목표물과 동시에 교전할 수 있는 무력을 갖췄다. 러시아 해군은 “우리 영해에서 나가라”고 경고 방송을 했지만 디펜더는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러시아 국경순찰선이 경고 사격을 했고 이어 러시아 수호이-24 전폭기가 출격해 디펜더의 진로 방향에 폭탄 네 발을 투하했다. 디펜더는 별다른 반격 없이 뱃머리를 돌려 해당 지역을 빠져나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와 영국 군함 대치 사건으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위기가 발생했다”는 질문에 “러시아 군함들이 영국 구축함 디펜더를 침몰시켰더라도 3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 일을 하는 사람들(영국인들)은 이 상황에서 승리자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영국 군함을 격침했더라도 러시아의 군사력 수준을 아는 영국이 확전을 우려해 대응 공격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국경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하며 도발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6월 28일부터 7월 10일까지 미국과 우크라이나 주관으로 열리는 ‘시 브리즈(Sea Breeze) 21’ 훈련에는 32개국의 병력 5000명과 함정 32척, 항공기 40대가 참여한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이 55억 파운드(약 8조 600억 원)를 투입해 개발한 차세대 장갑차 ‘에이잭스’(Ajax)가 현장 배치도 이뤄지기 전에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이동 시 심한 소음과 진동으로 탑승 부대원의 청각 및 관절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킨다는 이유에서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MOD)는 지난달 말 에이잭스 운행 시험을 전격 중단했다. 올해 3월 이 장갑차의 시험 작동 당시 탑승 부대원들이 일시적으로 청각이 상실되고 관절에 통증을 생기는 일이 발생했다. 내부 점검과 보완을 거쳐 지난달 시험 운행을 재개했지만 또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국방부는 “문제를 바로 잡을 때까지 에이잭스 관련 프로그램을 모두 중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잭스는 미 방산업체 제너럴다이내믹스(GD)의 영국 자회사가 제작했다. 첨단 디지털 시스템을 장착해 기존 장갑차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주변을 탐색하고 추적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이 약 100억 원에 달한다. 명칭은 고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전쟁의 영웅 ‘아이아스’의 이름을 땄다. 제1야당 노동당의 존 힐리 대변인은 막대한 돈을 들인 최신 무기의 안전이 문제라는 점을 용납할수 없다며 “혈세만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2014년 영국 정부와 GD의 계약 당시부터 장갑차 설계 자체의 결함이 묵인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아예 “에이잭스 도입 과정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국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물리적 사업장 없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을 벌이는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에 법인세와 별도로 부과하는 디지털세의 기준을 연 매출 200억 유로(약 27조 원) 이상이면서 영업이익률 또한 10% 이상인 기업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대상 기업은 약 100개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OECD는 30일, 다음 달 1일 양일간 화상회의를 열어 이 기준을 조율하기로 했다. OECD 측은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이를 논의한 후 올해 10월 구체적 이행 절차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이달 초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수익 기준을 단순화해 디지털세를 물린다는 원칙을 합의했다. 디지털세를 두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갈등이 커지자, OECD는 지난해부터 디지털세 부과 방안을 회원국들과 논의해 왔다. EU는 2023년 도입을 목표로, 연매출 5000만 유로(약 673억 원) 이상 기업, 전 세계 매출 7억5000만 유로(약 1조 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한다는 기준을 세운 상태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국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물리적 사업장 없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을 벌이는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에 법인세와 별도로 부과하는 디지털세의 기준을 연 매출 200억 유로(약 27조 원) 이상이면서 영업이익률 또한 10% 이상인 기업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대상 기업은 약 100개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OECD는 30일, 다음달 1일 양일간 화상 회의를 열어 이 기준을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OECD 측은 다음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이를 논의한 후 올해 10월 구체적 이행 절차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이달 초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수익 기준을 단순화해 디지털세를 물린다는 원칙을 합의했다. 디지털세를 두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갈등이 커지자, OECD는 지난해부터 디지털세 부과방안을 회원국들과 논의해왔다. EU는 2023년 도입을 목표로, 연매출 5000만 유로(약 673억 원) 이상 기업, 전 세계 매출 7억5000만 유로(약 1조 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한다는 기준을 세운 상태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22일 새벽 영국 남동부에 위치한 켄트 지역의 한 버스정류장. 인파가 없는 버스정류장 뒤에서 A 씨는 문서 뭉치를 발견했다. 50장에 달하는 문서에는 ‘기밀, 영국 열람(Secret UK Eyes Only)’이라고 적혀 있는 영국 국방부 서류가 들어 있었다. A 씨는 해당 문건을 BBC에 익명으로 제보했다. 영국군의 ‘기밀 군사 정보’가 담긴 문서가 길거리에서 발견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BBC에 따르면 이 문건은 국방부 고위 간부 사무실에서 유출된 것으로 영국군의 각종 군사 작전, 전략 내용이 파워포인트, e메일 등의 형태로 담겨 있다. 영국 구축함이 크림반도에 접근할 경우 러시아 해군 및 공군의 예상 대응과 영국의 대응 전략도 문서 안에 포함돼 있었다. 해당 기밀 문서가 발견된 다음 날인 23일 영국 구축함 디펜더함이 크림반도 앞바다를 항해하자 러시아가 경고 사격을 했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면서 흑해 일대는 러시아 영해인 상태다. 기밀 문건이 공개되면서 23일 영국 구축함의 크림반도 항해가 영국 정부의 의도된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BBC는 보도했다. BBC는 “양국 간 진실 논쟁 공방이 오갔지만 해당 문건을 보면 우크라이나 지지를 보여주려는 영국 정부의 계산된 행동임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23일 항해에 대해 영국은 “러시아의 경고 사격은 없었다”며 “영국 군함은 국제법을 준수하며 우크라이나 영해를 무해통항 중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영국 정부가 거짓말을 했다. 007 제임스 본드는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며 기밀 문서 관리 실패를 조롱했다. 문건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후 영국군의 세밀한 주둔 전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대응 방안 등도 담겨 있었다. 해당 문건들은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 측에 전달될 예정이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주 부처 직원이 해당 문건의 분실을 신고했다. 현재 경위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노동당 등 야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방부를 맹비난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22일 새벽 영국 남동부에 위치한 켄트 지역의 한 버스 정류장. 이른 시간이라 인파가 없던 버스 정류장 뒤에서 A 씨는 문서 뭉치를 발견했다. 50장에 달하는 문서에는 ‘기밀, 영국 열람(Secret UK Eyes Only)’이라는 적혀있는 영국 국방부 서류가 들어있었다. A 씨는 해당 문건을 BBC에 익명으로 제보했다. 영국군의 ‘기밀 군사 정보’가 담긴 문서가 길거리에서 발견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BBC에 따르면 이 문건은 국방부 고위 간부 사무실에서 유출된 것으로 영국군의 각종 군사 작전, 전략 내용이 파워포인트, e메일 등의 형태로 담겨있다. 영국 구축함이 크림반도에 접근할 경우 러시아 해군 및 공군의 예상대응과 영국 대응 전략도 문서 안에 포함돼 있었다. 해당 기밀문서가 발견된 다음 날인 23일 영국 구축함 디펜더호가 크림반도 앞바다를 항해하자 러시아가 경고사격을 했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면서 흑해 일대는 러시아 영해인 상태다. 기밀 문건이 공개되면서 23일 항해가 영국 정부의 의도된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BBC는 보도했다. BBC는 “영국과 러시아 간 진실 논쟁 공방이 오갔지만 해당 문건을 보면 우크라이나 지지를 보여주려는 영국 정부의 계산된 행동임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문건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후 영국군의 세밀한 주둔 전략,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변화와 대응 방안 등도 담겨있었다. 해당 문건들은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 측에 전달될 예정이었다. BBC보도가 나오자 국방부는 “지난주 부처 직원이 해당 문건의 분실을 신고했다. 현재 경위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노동당 등 야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방부를 맹비난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세 아이를 둔 유부남이면서 역시 세 아이의 엄마인 유부녀 보좌관과 애정행각을 벌인 사진이 공개된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43·사진)이 자진 사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주무 장관이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와중에 거리 두기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 특히 비판받고 있다. 행콕 장관은 사진이 공개된 직후만 해도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비판의 초점이 ‘불륜’이 아닌 ‘방역 위반’으로 쏠리자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행콕 장관은 26일 트위터 동영상을 통해 “방역 지침을 어기고 전염병 대유행 기간에 많은 것을 희생한 국민을 실망시켰다. 전날 밤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25일 영국 매체 더선은 행콕 장관이 지난달 6일 런던 보건부 청사 집무실에서 유명 의류사업가 올리버 트레스의 부인 지나 콜러댄절로 보좌관(44)과 포옹하고 키스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둘은 옥스퍼드대 동문이기도 하다. 둘이 포옹할 당시 영국 정부는 집 밖에서의 포옹을 금지하고 있었다. 정부는 지난달 17일에야 이 규제를 완화해 가족이 아닌 사람과도 포옹할 수 있게 했다. 코로나19 대응 주무 장관의 이 같은 방역 규칙 위반에 화가 난 코로나19 유가족 단체는 존슨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행콕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해임하라”고 촉구했었다. 행콕 장관은 존슨 정권이 출범한 2018년 7월부터 재직했다. 한때 총리 최측근이었지만 총리 부인 캐리 여사와의 관계 악화 등으로 결별한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 최고 수석보좌관은 최근 “행콕 장관이 정부 방역 회의에서 한 거짓말을 포함해 그를 해임해야 할 이유가 15∼20가지는 된다”고 했다. 존슨 총리 또한 지난해 3, 4월 행콕 장관의 코로나19 대응에 실망감을 표하며 ‘완전히 형편없다’는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홀로코스트(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의 아들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59)이 과거 대학살에 대한 역사 왜곡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독일은 반유대주의 확산과 홀로코스트 역사 왜곡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관련 회담을 신설하기로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 순방 2일차인 블링컨 장관은 24일(현지 시간) 베를린 도심 유대인 추모비를 찾아 헌화한 후 “고령의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세상을 떠나고, 홀로코스트의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학살을 부인하고 거짓을 퍼뜨리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홀로코스트 역사 왜곡과 반유대주의, 증오는 민주주의를 무너트리려는 사람들의 구호가 됐다”고 했다. 미국과 독일은 ‘홀로코스트 회담’을 양국간 신설하기로 했다. 잘못된 역사나 나치사상, 인종차별 사상 등에 빠진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유럽 내에서는 반유대주의 무장단체가 유대교회, 묘비 등을 파괴하거나 유대인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나치를 찬양하고 유대인에 대한 각종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홀로코스트와 연관이 깊다. 그의 의붓아버지인 새뮤얼 피사 씨는 폴란드계 유대인으로 12세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부모와 여동생을 잃고 홀로 4년을 지낸 후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11월 말 차기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후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아버지 피사 씨가 살아남은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다. 당시 블링컨 장관은 “아버지는 수용소에서 4년을 지낸 뒤 전쟁이 끝날즈음 도망쳐 숲에 숨었다. 숲에서 미군 탱크를 보자 뛰쳐나와 도움을 청했다. 탱크에 있던 아프리카계 미군 병사에게 소년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 어머니에게 배워서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영어 단어 세 개를 말했다. God Bless America(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 그는 “이것이 세계가 알고 있는 미국의 모습”이라며 유대인 의붓아버지의 목숨을 살렸던 미국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군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피사 씨는 이후 미국 하버드대, 프랑스 소르본대 등에서 법학 학위를 받은 후 1960년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의 경제, 외교정책 고문 등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2015년 8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마르고트 프리드랜더 씨(99)와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고속철을 통해 프랑스 곳곳에 ‘한국의 맛’을 전파하겠습니다.” 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역에 막 도착한 고속철 테제베(TGV) 식당칸에서 만난 한국계 프랑스인 셰프 피에르 상 부아예 씨(41)가 강조한 말이다. 9일부터 올해 말까지 테제베와 저가 고속철 ‘위고’에서는 소,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은 비빔밥, 김치를 넣은 샐러드, 두부와 고춧가루로 맛을 낸 파스타 등 그가 만든 세 가지 퓨전 한식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 테제베를 운영하는 철도공사(SNCF)는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식당칸을 폐쇄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으로 9일 영업을 재개했고 새 메뉴로 부아예 씨의 한식 도시락을 선보였다. 가격은 13.9유로(약 1만8800원). 부아예 씨는 “채 2주도 안 된 기간에 벌써 3만5000여 개가 팔렸다”며 고객의 호응이 뜨겁다고 밝혔다. 일곱 살에 프랑스로 입양된 부아예 씨는 양부모를 기쁘게 해줄 방법을 고민하다 요리에 빠졌다. 몽펠리에대에서 요리를 전공했고 2011년 요리 경연 서바이벌 프로그램 ‘톱셰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스타 셰프로 도약했다. 현재 파리에서만 식당 5곳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부터 세계적 스타 셰프와 협업해 온 SNCF는 지난해 9월 부아예 씨에게 먼저 연락했다. SNCF가 세계 미식가의 성서(聖書)로 불리는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받지 않은 셰프와 협업한 것도 처음이다. 부아예 씨는 좋은 기회인데도 선뜻 내키지는 않았다고 토로했다. 음식을 직접 조리해서 바로바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미리 다량으로 만들어 판매하다 보면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한국인 아내 김희진 씨가 “한국의 맛을 프랑스 시골 구석구석까지 전해 보자”고 권유했고 마음을 돌렸다. 부아예 씨는 “정통 한식 비빔밥은 주로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쓰지만 열차 도시락의 특성상 차갑게 먹어도 괜찮은 음식을 마련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닭고기 비빔밥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김치의 면역 효과 등이 주목받는 등 프랑스에서 한식 인기가 뜨겁다며 “새로운 요리를 먹는 것은 새로운 장소를 여행하는 것과 같다. 한식 재료와 한국의 맛을 살린 새 요리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고속철을 통해 프랑스 곳곳에 ‘한국의 맛’을 전파하겠습니다.” 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역에 막 도착한 고속철 떼제베(TGV) 식당칸에서 만난 한국계 프랑스인 셰프 피에르 상 부아예 씨(41)가 강조한 말이다. 9일부터 올해 말까지 떼제베, 저가 고속철 ‘위고’에서는 닭고기를 곁들인 비빔밥, 두부를 넣은 파스타, 김치를 첨가한 렌틸콩 샐러드 등 그가 만든 3가지의 퓨전 한식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 떼제베를 운영하는 철도공사(SNCF)는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식당칸을 폐쇄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으로 9일 영업을 재개했고 새 메뉴로 부아예 씨의 한식 도시락을 선보였다. 가격은 13.9유로(약 1만8800원). 부아예 씨는 “채 2주도 못 되는 기간에 벌써 3만5000여 개가 팔렸다”며 고객의 호응이 뜨겁다고 밝혔다. 7살에 프랑스로 입양된 부아예 씨는 양부모를 기쁘게 해줄 방법을 고민하다 요리에 빠졌다. 몽펠리에대에서 요리를 전공했고 2011년 요리경연 서바이벌 프로그램 ‘탑셰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스타 셰프로 도약했다. 현재 파리에서만 5곳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부터 세계적 스타 셰프와 협업해 온 SNCF는 지난해 9월 부아예 씨에게 먼저 연락했다. SNCF가 세계 미식가의 성서(聖書)로 불리는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받지 않은 셰프와 협업한 것도 처음이다. 부아예 씨는 좋은 기회임에도 선뜻 내키지 않는 마음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음식을 직접 조리해서 바로바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미리 다량으로 만들어 판매하다보면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한국인 아내 김희진 씨가 “한국의 맛을 프랑스 시골 구석구석까지 전해보자”라고 권유했고 마음을 돌렸다. 부아예 씨는 “정통 한식 비빔밥은 주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쓰지만 열차 도시락의 특성 상 차갑게 먹어도 괜찮은 음식을 마련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닭고기 비빔밥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김치의 면역 효과 등이 주목받는 등 프랑스의 한식 인기가 뜨겁다며 “새로운 요리를 먹는 것은 새로운 장소를 여행하는 것과 같다. 한식 재료와 한국의 맛을 살린 새 요리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17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스위스 제네바 국제노동기구(ILO) 본부에서 ‘일의 세계 정상회담(World of Work Summit)’이란 행사가 열렸다. 하루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제네바에서 이뤄진 탓에 많은 관심을 받진 못했지만 일반인의 삶에 매우 중요한 논의들이 오갔다. 화상 기조 연설자로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가 전례 없는 고용 감소를 겪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람이 중심인 ‘일의 미래’를 만들자고 촉구했다.》 교황의 기조연설은 1919년 ILO 설립 후 102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187개 회원국 정부, 노사단체 대표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일자리 감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노동, 인간의 가치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코로나19로 대면 노동 특히 타격 ILO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사라진 일자리는 총 2억5500만 개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사라진 일자리의 4배에 해당한다. 지난해 전 세계 총 노동시간 또한 2019년보다 8.8% 감소했다. 이로 인해 3조7000억 달러(약 4200조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지만 올해도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 ILO는 올해 역시 최대 1억30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특히 저소득층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다. 배달, 청소, 돌봄, 건설 등 대면 업무가 많고 임금이 낮은 직군의 일자리가 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11구에 사는 프리랜서 이리나 로타뤼 씨(40)는 최근 컴퓨터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성인이 된 후 줄곧 미술 전시 및 교육 업무를 했지만 코로나19로 전시회가 줄줄이 취소되자 컴퓨터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절실해졌다.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필수 노동자의 코로나19 사망률은 일반 근로자의 2배에 달했다. 영국의 일부 택배회사들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소속 택배 기사에게 마스크 등 방역장비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아 거센 질타를 받았다. 이에 유럽 각국은 필수 노동자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는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한 자영업자, 필수노동자에게 월 최대 1500유로(약 202만 원)를 지급하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 역시 비슷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런 보조금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번 ‘일의 세계 정상회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창궐 등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훨씬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재택·비대면·무인의 일상화 세계 노동계의 또 다른 화두는 ‘코로나19가 대폭 앞당긴 노동의 변화’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으로 재택근무, 비대면 업무, 무인화 등이 일상이 됐다. 파리 근교 르발루아에 위치한 세계 최대 종합화장품 회사 로레알 본사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직장문화가 대대적으로 바뀌었다. 21일 만난 직원 마농 씨는 “코로나19에 따른 전면 봉쇄 조치가 끝났음에도 현재 주 2, 3일 재택근무 체제가 굳어졌다”며 “과거에는 새로운 성분 개발 등을 중시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환경친화적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위스 바젤의 제약사에 다니는 파트리크 씨는 파리에서 재택근무를 한다. 필요할 때만 스위스로 건너가 본사에서 업무를 본다. 그는 “물가가 비싼 스위스 기준으로 월급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프랑스에서 거주하니 금상첨화”라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직장인 4700명 중 72%가 “주 5일 내내 사무실로 출근하는 방식을 거부하겠다”고 답했다. 상당수 영국 기업들은 다음 달 19일 봉쇄 조치가 해제된 후에도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유연근무제를 고려하고 있다. 각종 인프라가 몰려 있지만 물가가 비싸고 인구 밀집도 또한 높은 대도시 대신 물가가 싸고 쾌적한 환경을 갖춘 중소 도시가 각광받는 모습도 뚜렷하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약 220km 떨어진 더니골 지역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업체 ‘3D이슈’는 주 4일제와 재택근무를 앞세워 더블린에 살던 정보기술(IT) 업계 인재를 속속 끌어들였다. 파리 지하철에도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남동부 보르도 지역 기업의 구인 광고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원격 근무가 가능한 세상이 가져온 풍경이다. 세계적 대기업들은 사무실 면적 또한 속속 줄이고 있다. 영국 HSBC는 기존 사무실 면적의 40%를 줄이기로 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 역시 직원 100명당 평균 60석의 좌석만 유지하기로 했다. ‘줌’ 같은 단순 화상회의를 넘어 가상현실(VR), 3차원(3D) 기술을 이용한 업무도 빠르게 늘고 있다. ‘노동의 소멸’ 우려도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업무가 어려워지면서 유통,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노동의 소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일자리의 14%가 자동화될 위험에 처했다. 맥킨지 컨설팅 역시 유럽연합(EU) 전체 근로자 5300만 명의 22%가 2030년까지 자동화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카르푸는 코로나19 후 ‘무인 배송’을 대폭 늘렸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제품을 주문하면 특정 소비자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으로 물품을 보내주는 식이다. 유통업계의 육체 노동자들은 “우리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표시한다. 프랑스 타이어회사 미쉐린, 농식품기업 다농은 최근 각각 2000여 명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원격 근무의 단점을 지적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제네바에서 만난 30대 회사원 알렉산드로 씨는 “재택근무를 오래하다 보니 일과 사생활의 경계가 오히려 더 불분명해졌다. 집에서 일하니까 효율성이 떨어져서 오히려 사무실로 출근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노동 전문 컨설팅업체 리스맨에 따르면 20대 직장인의 72%가 “집이 좁아 업무 전용 공간을 마련하기 힘들다. 또 사회적 친목을 위해서라도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답했다. 재택근무로 동료와의 협력 및 토론 기회가 사라지고 집단지성을 통한 혁신 또한 감소한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재택근무에 따른 사생활 침해 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의 유럽 회사는 웹캠, 원격 접속을 통한 재택근무자 업무 측정을 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의 적절한 ‘중간점’을 찾자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영국 시사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일부는 사무실에서, 일부는 집에서, 일부는 또 다른 곳에서 일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일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네바에서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체코에서 소수민족 로마니 남성이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5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과정과 비슷하다.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가 발발했듯 체코에서는 이를 본뜬 ‘로마니인 생명은 소중하다(Romani Lives Matter)’ 추모 운동이 일고 있다. 22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19일 체코 북서부 테플리체에서 스타니슬라프 씨(40)가 경찰 3명에게 진압당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경찰 한 명은 그를 제압해 바닥에 엎드리게 한 후 무릎으로 목을 5분 이상 눌렀다. 또 다른 경찰은 그의 발을 잡았고, 나머지 경찰은 손에 수갑을 채웠다. 이 모습을 본 행인들이 “질식할 수 있다”고 웅성거렸지만 경찰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다. 그는 한때 슈퍼마켓 경비원이었지만 현재 노숙 생활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전 미국에서 벌어졌던 플로이드 사건이 재연되는 듯한 모습은 시민들에게 촬영됐고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됐다. 그가 ‘집시’로 불리는 로마니인으로 밝혀지면서 그간 누적된 인종차별 문제가 터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로마니는 유랑 민족으로 체코 내 30만 명을 비롯해 유럽 전역에 1200만 명이 흩어져 살고 있다. BBC에 따르면 로마니인의 60% 이상이 “인종 차별을 자주 경험했다”고 답했다. 시민운동가 요제프 미케르 씨는 “한 남성이 길가 자동차를 부수는 것을 본 스타니슬라프 씨가 이를 제지하려 했지만 경찰은 그가 차량을 부수는 줄 알고 제압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스타니슬라프 씨가 경찰을 공격했다. 부검 결과 경찰 진압과 사인(死因)은 연관이 없으며 그에게서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고 맞섰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체코에서 소위 ‘집시’로 불리는 소수민족 로마니 남성이 경관의 잔혹 행위로 숨졌다. 사망 과정이 지난해 5월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진 미국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와 판박이처럼 흡사해 ‘체코판 플로이드’ 사태로 불린다. 플로이드 사건으로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가 발발했듯 체코에서도 이를 본딴 ‘로마니인 생명은 소중하다(Romani Lives Matter)’ 추모 운동이 일고 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19일 체코 북서부 테플리체에서 로마니 남성 스타니슬라브 씨(40)가 경찰 3명의 잔혹 행위로 숨졌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경찰 1명은 스타니슬라브 씨를 제압해 바닥에 엎드리게 한 후 무릎으로 목을 5분 이상 눌렀다. 또 다른 경찰은 그의 발을 잡았고, 나머지 경찰은 손에 수갑을 채웠다. 행인들이 “질식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스타니슬라브 씨는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다. 그는 한때 슈퍼마켓 경비원이었지만 현재 노숙 생활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니족을 지원하는 시민운동가 조제프 미케르 씨는 “한 남성이 길 가 자동차를 부수는 것을 본 스타니슬라브 씨가 제지하려 했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은 스타니슬라브 씨가 차량을 부수는 줄 알고 그를 제압했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반면 경찰은 “스타니슬라브 씨가 경찰을 공격했다. 부검 결과 그에게서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고 맞섰다. 로마니족은 유럽 전역에 약 1200만 명이 있다. 불가리아(70만 명), 헝가리(50만 명), 체코(30만 명) 등 주로 동유럽에서 거주하며 각국에서 심한 차별을 당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로마니인의 60% 이상이 “인종 차별을 자주 경험했다”고 답했다.제네바=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64)에 대한 불신임안이 의회에서 가결됐다. 스웨덴에서 총리 불신임안이 통과된 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 의회는 21일 총리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의원 349명 중 181명(51.9%)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뢰벤 총리는 7일 내로 사임할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선거를 실시해 새 연정을 구성할지 결정해야 한다. 스웨덴 연정은 뢰벤 총리가 이끄는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중심으로 구성됐다. 좌파당과 중도 우파 정당의 지지를 받으면서 영향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연정이 신축 아파트 임대료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반발에 부딪혔다. 좌파당이 지난주 연정 지지를 철회하며 불신임 투표를 요구했고 극우 스웨덴민주당이 불신임안을 발의하면서 표결이 이뤄진 것이다. 스웨덴은 ‘세입자 천국’으로 통한다. 임대료 상한제 때문이다. 세입자 조합과 임대인, 부동산 회사가 매년 협상을 해 임대료 인상률을 정하는 이른바 ‘합리적 임대료’ 제도가 시행 중이다. 임대료가 불합리하게 높다고 판단되면 이를 신고해 조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대료 인상률이 물가 인상률보다 낮을 때가 많다. 세입자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반면 임대료 규제로 수익이 나지 않다 보니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생겼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주택시장을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과 “상한제를 폐지할 경우 서민 삶이 팍팍해진다”는 의견이 대립해왔다. 뢰벤 총리 정부는 새 아파트에 한해 ‘시장 임대료 제도’를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반발이 거세져 결국 불신임으로 이어진 것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했던 유럽 국가들이 이를 다시 강화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포르투갈 정부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확진자 증가로 20일(현지 시간)까지 수도 리스본에 이동제한령을 발동했다. 이에 따라 17∼20일 리스본 시민은 긴급한 사유가 아니면 이 지역을 벗어날 수 없었다. 리스본 일대 고속도로에서는 경찰들이 운전자들에게 여행 목적을 묻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달 초 신규 확진자가 100명대까지 떨어졌던 포르투갈은 6월 들어 확진자가 늘기 시작해 16∼19일 4일 연속 1000명을 넘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영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게 5일간 격리 의무를 19일부터 다시 부과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15일 영국인 관광객들에게 ‘격리 없는 입국’을 허용했는데 최근 신규 확진자의 16%에서 델타 변이가 확인되자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한 것이다. 영국은 당초 21일부터 방역 규제를 전면 해제하기로 했다가 이를 다음 달 19일로 미뤘다. 19일까지 사흘 연속 1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영국은 사실상 3차 유행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은 영국을 변이 우려 지역으로 정하고 독일 국민이나 영주권자, 이들의 직계가족 등만 영국발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벨기에는 이르면 27일부터 유럽연합(EU) 거주자 외 영국발 여행자의 입국을 금지할 방침이다. EU 정상들은 24, 25일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랑스 검찰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66·사진)에게 17일(현지 시간) 집행유예 6개월을 포함한 징역 1년형을 구형하고 3750유로(약 505만 원)의 벌금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법원에 단 한 차례만 출석하는 등 지난 대선자금 불법 조성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형을 적용해달라고 판사에게 요청했다. 자기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15일 법정에 출석해 “40년 동안 정치를 했다. 정치가 내 인생이고, 선거운동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안다”고 주장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재임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12년 재선에 도전했으나 사회당 후보 프랑수아 올랑드에게 패배했다. 당시 법에서 규정한 선거운동 비용 한도는 2250만 유로(약 303억 원)였으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사용한 비용은 최소 4280만 유로(약 576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14년 대법원 판사에게 불법 정치자금 선거 수사와 관련한 내부 기밀을 요구하며 퇴임 후 일자리를 약속했다가 올 3월 법원서 집행유예 2년을 포함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는 프랑스 제5공화국이 들어선 1958년 이후 전직 대통령이 부정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첫 사례다. 이번에 검찰 구형대로 선고가 내려지면 집행유예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6개월에 대해서는 구금이 이뤄지게 된다. 그러나 통상 징역 2년 이상만 교도소에 가는 프랑스 관례상 가택연금 조치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랑스 검찰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66·사진)에 17일(현지 시간) 집행유예 6개월을 포함한 징역 1년형을 구형하고 금 3750유로(약 505만 원) 벌금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법원에 단 한 차례만 출석하는 등 지난 대선자금 불법조성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형을 적용해달라고 판사에 요청했다. 자기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법정에 출석해 “40년 동안 정치를 했다. 정치가 내 인생이고, 선거 운동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안다”고 주장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재임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12년 재선에 도전했으나 사회당 후보 프랑수아 올랑드에 패배했다. 당시 법에서 규정한 선거운동 비용 한도는 2250만 유로(약 303억 원)였으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사용한 비용은 최소 4280만 유로(약 576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14년 대법원 판사에게 불법 정치자금 선거 수사와 관련한 내부 기밀을 요구하며 퇴임 후 일자리를 약속했다가 올 3월 법원서 집행유예 2년을 포함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는 프랑스 제5공화국이 들어선 1958년 이후 전직 대통령이 부정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첫 사례다. 이번에 검찰 구형대로 선고가 내려지면 집행유예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6개월에 대해서는 구금이 이뤄지게 된다. 그러나 통상 징역 2년 이상만 교도소에 가는 프랑스 관례상 가택연금 조치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판사 매수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 2년 포함한 징역 3년형도 1년간 전자 발찌를 부착하고 가택 연금을 받는 형이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미-러 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던 중 “빌어먹을!”이란 거친 표현을 쓰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CNN 기자로부터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행동을 바꿀 것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자신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앞서 바이든은 “지켜보자.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며 자신이 푸틴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바이든은 굳은 표정으로 CNN 기자를 응시하며 똑똑히 보라는 듯이 오른손 검지를 치켜들었다. 그러고는 “나는 자신한다고 한 적이 없다. 빌어먹을(What the hell)!”이라고 말하며 “언제 확신한다고 했나”, “제대로 이해를 못 한다면 당신 직업을 잘못 찾은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자 ‘차분함’의 대명사였던 그가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후 바이든은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에게 다가가 “내가 잘난 척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좋은 기자가 되려면 비관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면서도 “당신들이 긍정적인 질문은 안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비교했다. 두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푸틴이 먼저, 바이든이 나중에 따로 회견을 했다. 바이든은 미리 정해둔 기자들에게서 11분간 7개의 질문만 받았다. 푸틴은 55분간 무작위로 24개 이상의 질문에 답했다. 바이든은 프롬프터(자막 기기)에 의존했지만 푸틴은 프롬프터 없이 말했다. 푸틴은 미국 ABC방송 기자가 “당신의 정적(政敵)들은 죽거나 투옥됐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그러냐”는 ‘돌직구’ 질문도 받았다. 푸틴은 “그들은 법을 어겼다”고 반박하며 “미국도 흑인 인종차별 등 인권 문제를 겪고 있지 않으냐”고 받아쳤다. 더힐은 “미국 대통령은 대답할 때마다 메모를 들여다봐야만 했고, 서툴고 나약해 보였다”며 “바이든이 푸틴과 공동 기자회견을 피한 이유가 있었다”고 전했다.제네바=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이은택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주요 현안에 대한 미-러 양국의 의견 차를 확인하는 선에 머물렀다. 포옹도 덕담도 없는 싸늘한 정상회담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두 정상이 서로의 입장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추가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로 한 것이 그나마 성과로 꼽힌다. 16일 스웨스 제네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관계 악화로 각자 소환했던 자국의 대사와 외교관들을 상대국에 복귀시키기로 했다. 사이버 공격 대응과 군축을 위한 실무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인권 문제를 비롯한 민감한 현안들을 놓고는 극심한 의견 차를 재확인했다. 이날 회담 시간은 양국 외교장관들만 배석한 소인수회담과 확대회담을 합쳐 3시간으로 당초 예상됐던 4∼5시간보다 짧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핵전쟁 위협 감소 등을 위한 ‘전략적 안정성’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올해 5년간의 연장에 합의해 2026년 종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을 대체하기 위한 군축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없이 각자 진행한 기자회견은 서로의 간극을 감추지 못한 회담의 연장전 성격이 짙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한 인프라 공격 등 선을 넘는 행위를 한다면 대응할 것이며, 결과는 러시아에 대단히 충격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그에게 우리가 뛰어난 사이버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려줬다”며 같은 방식으로 보복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사이버 공격 대상에서 보호받아야 할 16개 분야의 기관 리스트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국토안보부가 지정한 통신과 의료, 식량, 에너지, 금융 등 분야의 주요 기관들이 총망라돼 있다. 푸틴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해킹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러시아 당국이 무슨 상관이 있냐”며 “오히려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사이버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할 경우 대가를 치를 것’이란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에는 “그(나발니)는 유죄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를 위반하는 등 각종 법을 위반해온 사람”이라며 “그는 체포되려고 의도적으로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캠페인과 1월 시위대 의회 난입 사태를 언급하면서 “우린 파괴와 법률 위반 등을 봤다”며 미국의 민주주의를 공격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대해 “양측 모두 서로를 이해하고 입장을 근접시키는 길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며 “대화는 상당히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생에 행복은 없으며 오직 행복의 섬광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말을 인용하면서 “현재 (미-러 관계) 상황에서 가족 간의 신뢰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지만 신뢰의 섬광은 비쳤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회담 분위기가 긍정적이었고 서로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했다”며 “가치와 원칙을 포기하지 않고 두 나라 관계를 상당히 개선할 전망이 있다”고 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제네바=김윤종 특파원}
16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주요 도로마다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차량 이동은 불가능했다. 인도까지 막히다 보니 동선이 꼬여 5분이면 걸어갈 거리를 30분이나 돌아가야 했다. 1월 집권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해외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두 명의 패권국 정상이 등장한 상황을 반영하듯 스위스 정부는 경찰은 물론 군까지 동원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특히 회담 장소인 18세기 대저택 ‘빌라 라 그랑주’ 일대는 개미 한 마리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통제가 심했다. 어지간한 도로가 다 차단된 데다 30도 넘는 무더위까지 겹쳐 피로가 상당했다. 그러나 이날 취재한 10여 명의 시민들은 조금의 불편한 기색도 내비치지 않았다. ‘과한 통제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조급해하면 더 덥다”며 웃거나 “레만 호수를 보면서 여유를 가지라”고 조언하는 여유를 보였다. 상당수 시민은 기자가 묻기도 전에 1985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냉전 종식의 기틀을 마련했음을 언급했다. 자영업자 메테오 씨는 36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정상회담 역시 양국의 첨예한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오늘 가게 문을 일부러 닫았다. 세계가 주목하는 미-러 정상회담이 제네바에서 열린 것 자체가 축제”라고 강조했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보유한 스위스는 유럽의 한복판에 위치한 데다 크지 않은 국토와 인구를 보유한 탓에 굴곡진 역사를 갖고 있다. ‘미-중-러-일’ 4대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처럼 스위스 또한 독일(북) 프랑스(서) 이탈리아(남) 오스트리아(동)와 국경을 접한 탓에 끊임없는 외침에 시달렸고 외세 개입도 심했다. 그런데도 다른 국가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다른 나라 또한 스위스를 침공하지 않는 ‘영세중립국(永世中立國)’이란 독특한 지위를 통해 생존을 이어왔다. 스위스의 영세중립국 지위가 확정된 시점은 1815년. 당시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합스부르크 제국의 재상 메테르니히는 유럽의 전후 체제를 논의하며 스위스의 중립국 지위를 보장했다. 이를 얻어내기 위해 스위스는 유럽 주요국에 부단한 외교적 노력을 들였다. 그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 또한 갖췄다. 아직도 바티칸에서 교황을 경호하는 조직이 스위스 근위대란 사실만 봐도 스위스의 군사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때는 중립국 위치를 지키기 위해 당시 기축통화 역할을 한 스위스프랑도 적절히 활용했다. 벨기에 노르웨이 네덜란드 덴마크 등 한때 중립국을 선언했지만 외세 개입, 경제적 이유 등으로 포기한 국가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스위스를 무작정 칭송하거나 한국 역시 중립국이 되자는 소리가 아니다. 다만 이번 제네바 방문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 끼인 한국이 제대로 된 전략 없이 대처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오랫동안 한국에서 ‘반미’ 혹은 ‘반중’의 이분법만이 횡행했던 탓이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않으면서 국익 극대화란 ‘절묘한 줄타기’를 해온 스위스에서 조금의 힌트라도 얻어 보면 어떨까?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양자택일’을 요구받는 순간이 갈수록 빈번해지고 강도 또한 더 세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제네바에서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