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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탄소 포집 시장 선점을 위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가스 분리막 전문업체 ‘에어레인’에 공동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의 리튬이온 배터리용 분리막(LiBS) 제조 기술을 에어레인의 가스 분리 기술과 결합해 분리막 포집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는 탄소 감축을 위한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의 핵심 기술로 앞으로 북미, 유럽 등 해외 진출도 모색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분리막을 활용한 탄소 포집은 기존 습식과 건식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꼽힌다. 현재 보편화된 습식은 대규모 부지가 필요하고 흡수제 분해 과정에서 환경 유해물질이 발생되는 단점이 있다. 건식은 에너지 소모가 습식보다 적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아직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다. CCUS는 탄소 배출 자체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분리막 방식은 막 이외의 화학물질이나 물을 사용하지 않아 폐기물,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전자는 다음 달 30일까지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과 A9S에 사용했던 폐배터리를 수거하는 ‘배터리턴’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고객이 폐배터리를 전국 LG전자 서비스센터에 반납 후 새 배터리를 구입하면 2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서비스센터 방문이 어려울 경우 가까운 폐가전 수거함에 반납하면 된다. 폐가전 수거함 위치는 자원순환 실천플랫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거함에 반납할 경우 LG전자 홈페이지를 통해 1만1000원 할인된 가격으로 새 배터리를 구매할 수 있다. 수거된 배터리 1개에서는 니켈 31.91g, 코발트 4.21g, 리튬 6.06g, 망간 2.04g 등 금속이 회수된다. LG전자는 이를 새 배터리 재료로 재활용할 계획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국내 경제6단체장 등 기업인들을 만나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제3국 공동 진출과 광물 자원 협력, 소부장(소재·부품·장비)기술 협력 등 양국 경제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테이블에 올랐다. 재계는 한동안 닫혀 있던 양국 경제 협력이 본격 재개될 것으로 기대했다. 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주한일본대사관 주최로 열린 간담회는 오전 10시 10분부터 약 45분 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경제단체장들이 각 단체 활동 소개와 건의 사항, 경제 협력 추진 방안 등을 이야기하는 비교적 편한 분위기의 티타임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6단체장이 모두 참석했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한일경제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간담회에서는 기시다 총리와 국내 경제단체들이 경제 안보와 공급망 확보 등을 위해 양국 경제 교류를 확대하는 방향에 대한 큰 틀의 공감을 이뤘다고 전해졌다.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난 김병준 대행은 “한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정부와 재계, 기업들이 서로 노력해서 잘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라며 “제3국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특히 희귀 광물자원과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간담회에서 “대한상의는 반도체, 배터리, 모빌리티, 벤처, 에너지 등 분야에 양국 기업인 간 협력을 추진 중”이라며 “일본 기업인들이 한국을 많이 방문해서 협력할 수 있도록 기시다 총리의 적극적인 관심 부탁한다”라고 건의했다. 기시다 총리도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까지 한일 관계에 있어 (경제단체 등이) 큰 공헌을 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기업들이 많이 나서서 협력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양국 협력 확대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나 핵심 광물 분야에서 서로의 강점을 더한 윈윈(Win-Win)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혼다와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40GWh(기가와트시) 규모 합작공장이 대표적인 제3국 공동 진출 사례로 꼽힌다. 손경식 회장은 “반도체에 있어 우리는 제조, 일본은 장비·소재 등을 통한 협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을 했다”고 밝혔다. 구자열 회장은 “자원개발 등에 대한 공동 진출을 (기시다 총리에) 제안했다”고 했다.중견·중소기업들도 일본과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기문 회장은 “(기시다 총리에게) 일본의 소재, 부품을 한국에서 가공해 대기업에 납품하고 외국에 수출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으니 한일 중소기업 간 거래가 원만하기를 바란다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최진식 회장은 회담 자리에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의견을 담은 편지를 기시다 총리에게 전달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성숙한 관계로 나아가자는 내용의 서신을 전달했다”고 전했다.한편 이날 전경련은 10일 일본 도쿄에서 전경련과 경단련이 공동으로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 조성에 대한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과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경단련 회장이 직접 회견을 가진다. 3월 두 단체는 각각 10억 원을 각자 출연해 각 단체 산하 재단법인을 출범하기로 합의했다. 김 직무대행은 “미래기금 기관 관련해서는 우리가 잘 할 테니까 협력해 달라라고 (기시다 총리에게) 이야기를 했다”며 “(미래기금 관련) 운영위원회가 오늘내일 중 구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삼성이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 신화’로 일궈 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 출장 기간 동안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리더들과 연쇄 회동을 가지면서 파트너십 강화에 직접 팔을 걷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최근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 전문 투자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 이 회장이 만난 이들은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J&J) CEO, 조반니 카포리오 BMS CEO, 누바르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바커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 등이다. 미팅에는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이끄는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과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도 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 20일 출국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에 경제 사절단으로 참여한 뒤 곧바로 현지 비즈니스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제약사들과 회동한 뒤 북미 판매법인을 찾아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성패를 가른다”며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이 직접 세계 바이오 리더들과 만난 것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등에서 구축해 온 삼성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바이오 분야에도 이전시킬 필요가 있어서다. 삼성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은 생산기술과 연구개발(R&D) 역량뿐만 아니라 장기 협업을 위한 신뢰 구축이 필수적이고 진입 장벽이 높다”며 “이 회장이 직접 나서 ‘삼성을 믿어 달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일찌감치 반도체, 이차전지 배터리에 이어 바이오를 그룹의 새 먹거리로 낙점했다. 2011년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업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고, 2012년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전문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3조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91.4%가 늘어났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연 매출 3조 원을 넘긴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처음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9836억 원으로 1조 원에 육박했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7209억 원, 19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0%, 8.7%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송도 4공장을 부분 가동하며 글로벌 CDMO 분야 1위로 올라섰다. 최대 24만 L 규모의 4공장이 올해 중 전체 가동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생산 규모는 60만4000L에 달한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이 이처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는 특히 글로벌 주요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업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이 이번에 만난 J&J는 글로벌 3위의 ‘톱 티어’ 제약사로 삼성과는 2016년 CDMO 계약 체결 이후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BMS는 2013년 당시 CDMO 후발 주자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의약품 생산 계약을 체결한 첫 번째 고객이기도 하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전문 투자회사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은 2021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 계약을 맺은 모더나에 투자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합작 설립했던 인연을 갖고 있고, 오가논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미국 및 유럽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가 3월 설립하기로 합의한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이 출범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련 관계자는 “10일경 기금 진행 상황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라며 “출자와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한 진전 사항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한일 정상)은 한일 미래 세대 교류 확대를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필요한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동 기자회견 뒤 브리핑에서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에서 양국 학생들의 수학여행과 유학연수 등 지원을 위한 기금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며 “일본은 벌써 경단련이 (기금 출범 준비가) 이미 끝나가고 있고, 오히려 전경련이 뒤처지고 있다. (기금) 액수 규모를 확대하면서 (양국) 청년들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자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두 나라 국민의 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양국의 대표적 비우호 조치였던 소위 ‘화이트리스트’(수출관리 우대 대상국)의 원상 회복을 위한 절차들이 착실히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의 우수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함께 견고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이 분야에서 공조를 강화하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도 “한국을 그룹A로 추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는 우주, 양자, 인공지능(AI), 디지털 바이오, 미래 소재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공동 연구와 연구개발(R&D) 협력 추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간 항공 노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나가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분기(1∼3월) 양국을 왕래한 관광객이 200만 명을 넘어 2018년 이후 최대인 800만 명으로 예상된다”며 “한일 지방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편을 두 배 이상 늘리자는 데 합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삼성전자가 기밀 유출 등을 우려해 직원들에게 챗GPT, 구글 바드(Bard),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 빙(Bing) 등과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을 잠정 제한하기로 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지난달 말 임직원들에게 “사내 PC를 통한 생성형 AI 사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기한은 보안 문제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때까지다. 회사는 “임직원들이 보안상 안전한 환경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업무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회사 밖에서 사용할 때도 회사 관련 정보나 개인정보 등은 입력하지 않는 등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지침 위반 시 최대 해고를 포함한 징계 조치를 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3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챗GPT를 통한 기밀 유출 사례가 발생하며 생성형 AI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엔지니어가 소스코드를 챗GPT에 업로드해 중요 데이터가 회사 밖으로 흘러간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내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AI 활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65%가 “사내 사용 시 보안 리스크가 있다”고 응답했다. DS부문은 아직 별도 공지를 내지 않은 상태로 글자 수, 용량 등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해외 기업들도 생성형 AI를 통한 기밀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민감한 고객 정보를 다루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사들은 일찍이 챗GPT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중국 배터리 업체 신왕다에 이차전지 분리막을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이 중국에 대규모 분리막 공급 계약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IET는 신왕다와 이차전지 분리막 공급 계약 등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분리막은 양·음극재, 전해질과 함께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 4대 소재다. 중국 기업들도 미국, 유럽 등 해외 진출을 노리고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IET는 분리막 제품을 중국 창저우 공장에서 생산해 신왕다에 중장기적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그동안 신왕다 그룹에 정보기술(IT) 제품용 분리막을 공급해 오다 이번 MOU를 계기로 협력 분야를 전기차 배터리로 확대했다. SKIET 관계자는 “이전에도 다른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에 소규모 단건으로 공급한 사례는 있었지만 대량 공급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신왕다의 전기차용 배터리 주요 고객사로는 지리자동차, 둥펑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기업을 비롯해 볼보, 폭스바겐 등이 있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신왕다는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사용량 기준 점유율 9위(1.8%)를 기록했다. 스위스 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면서 유럽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연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138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SKIET와 신왕다는 앞으로 중국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협력 관계를 지속하기로 했다. SKIET는 국내, 중국뿐만 아니라 폴란드에 공장을 운영 중이고 북미 공장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며 중국 기업들도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SKIET와의 계약도 유럽 등 해외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이해된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전자는 구글과 함께 경기 남양주 부평초등학교에 교육용 정보기술(IT) 기기와 솔루션 등 최신 에듀테크(교육용 기술)를 집약한 ‘LG-구글 미래교실’을 조성했다고 1일 밝혔다. LG-구글 미래교실에서는 구글의 교육용 소프트웨어(SW)인 ‘클래스룸’을 통해 수업 자료, 일정, 과제 등을 공유하고 화상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또 교실에 설치된 LG 전자칠판은 영상·프레젠테이션 화면으로 간편하게 전환하는 것은 물론이고 도형, 도표 등 다양한 시각물을 띄울 수도 있다. 미래교실은 LG 클로이 가이드봇을 활용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인공지능(AI) 교육도 지원한다. 학생들은 로봇을 제어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로봇을 움직일 수 있다. 로봇 앞뒤로 탑재된 디스플레이로 영상, 이미지를 보여줘 수업의 흥미를 높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GS그룹은 올해를 ‘유례없는 장기 침체와 위기의 시작’으로 규정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현장 인재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허태수 회장은 신년 메시지에서 “세계 경기 하락과 유가, 환율, 물가의 급변동 등 일련의 사업 환경 변화는 유례없는 장기 침체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위기 극복의 지혜와 기업의 생존이 자발적으로 혁신하는 현장의 인재들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최근 GS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과 우수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주요 사업 선행 지표의 하강과 장기적인 침체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유례없는 위기’라고 규정한 것이다. 신년 메시지에서 허 회장이 장기 침체에 대비한 현장 직원의 위기 대응을 강조함에 따라 GS그룹은 사실상의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는 평가다. 허 회장은 “최근 3년여 동안 안으로는 디지털 혁신, 밖으로는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가 갖춰졌다”며 “새해부터 이러한 투자와 혁신의 씨앗을 연결하고 성장시켜 신사업으로 발전시키는 한 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그동안 GS그룹이 꾸준히 추진해 온 디지털 혁신과 신기술 스타트업 투자로 만든 사업 생태계가 유례없는 장기 침체기를 맞아 기업의 생존력을 높이고 신사업을 창출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에너지 전환을 비롯한 GS의 신사업들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허 회장은 또 GS 그룹사 사장단 이하 임원들에게 “그동안 축적해 온 디지털과 오픈이노베이션 업무 혁신을 기반으로 우수 인재들이 더욱 자발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그룹은 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지난 한 해 혁신적으로 고객 가치를 창출한 성과를 격려하고 전파하는 ‘2023 LG 어워즈(Awards)’를 열었다. 구광모 ㈜LG 대표는 취임 후 경영 화두로 ‘고객 가치 실천’을 제시하고 해마다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 어워즈’도 고객 가치 관점에서 혁신적인 제품, 기술, 서비스를 선보인 사례를 중점적으로 선정해 시상했다. 올해 LG 어워즈에는 수상자 768명을 비롯해 15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구 대표는 수상자들에게 축하와 감사 인사를 전하며 “나만의 고객 가치를 묵묵히 몸소 실천해 주신 여러분 모두가 LG의 자랑”이라고 밝혔다. 구 대표는 또 “거창한 기술이나 우리의 만족을 위한 사업 성과가 아니라 고객 한 분 한 분의 작지만 의미 있는 경험들이 모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LG에 대한 인정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회사와 사업의 성과는 이러한 노력과 도전 뒤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올해 LG 어워즈에는 17명의 MZ세대 고객이 직접 심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언뜻 보면 사소한 부분에서도 불편함을 찾아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작지만 세심한 배려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하는 것 같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 심사단 고객 대표인 박성현 군은 “상을 받는 분야와 이야기는 모두 다르지만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마음은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고객 가치를 중시하는 LG 어워즈의 취지를 강조하기 위해 상의 명칭과 시상 부문을 변경했다. 기존 ‘일등 LG상’은 ‘고객 감동 대상’으로, 우수상은 ‘고객만족상’으로, 특별상은 ‘고객 공감상’으로 바꾼 것이다. 시상식에서는 최고상인 ‘고객 감동 대상’ 5팀을 비롯해 ‘고객만족상’ 65팀, ‘고객 공감상’ 42팀 등 총 112팀이 LG 어워즈를 수상했다. LG는 전체 수상 규모를 미리 정하지 않고 심사를 하는데 구성원들의 고객 가치 실천 노력이 이어지면서 해마다 수상팀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어중간할 바에야 안 내놓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7년간 갈고닦아 출시했습니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난 박혜용 LG전자 H&A CX 랩 책임은 지난달 31일 출시한 신발관리 기기 ‘LG 스타일러 슈케어·슈케이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책임은 “이미 시중에 나온 신발 관리 기기들을 보니 어떤 제품은 살균만 되고 또 다른 제품은 건조 후에도 냄새가 남아 있었다”며 “이 정도로는 고객이 원하는 신발 솔루션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고 오히려 서둘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슈케어는 살균·탈취·건조에, 슈케이스는 습도 관리와 전시에 특화된 신발 관리 전문 제품이다. 운동화는 물론이고 가죽 구두나 골프화, 축구화 등 기능성 신발까지 각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관리할 수 있다. 에센스 화이트(흰색), 그라파이트(회색)와 크림 로제(빨간색), 옐로우(노란색) 등 4가지 색상으로 구성돼 집 안에 두어도 인테리어 소품처럼 여겨진다. 슈케어·슈케이스는 2016년 내부에서 처음 아이디어를 낸 뒤로 제품 출시까지 7년이 걸렸다고 한다. 박 책임과 함께 만난 유수찬 리빙솔루션 상품기획팀 책임은 “2017년 디자인 등록, 2019년 특허 등록을 거쳐 2021년 10월에야 첫 사업 검증(PoC)용 콘셉트 기획안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유 책임은 “올 2월까지 기획안을 총 4차례 거듭해서 만들었다”며 “외부 전문가를 섭외하고 소비자 검증·자문단을 통해 끊임없이 제품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슈케어·슈케이스에는 의류 관리 기기 스타일러의 노하우도 반영됐다. 박 책임이 제품 개발을 총괄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박 책임은 2006년에도 스타일러 개발팀을 꾸려 2011년 공식 출시하기까지 제품 검증과 성능 개선을 주도했다. 신발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인 ‘대한민국 수제화 1호 명장’ 유홍식 씨도 섭외했다. 유 책임은 “스팀(열기)을 활용한 살균·탈취 기능 때문에 가죽, 면, 스웨이드 등 어떤 재질이든 손상되지 않도록 설계해야 했다”며 “유홍식 명장으로부터 직접 조언을 받아 문제 없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LG슈케어는 100도 스팀으로 무좀균 등 유해 세균을 99.99% 살균하고 발 냄새 원인 물질까지 없앨 수 있다. 총 4켤레를 넣을 수 있고 상하 2켤레씩 분리해서 작동할 수 있다. 스팀 방식이어서 겉면만이 아닌 내부까지 구석구석 살균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전자는 제품 디자인 과정에서 MZ세대의 정서와 최신 트렌드인 리셀러·마니아들의 취향도 고심해서 반영했다. 전시 기능에 특화된 슈케이스가 함께 출시된 배경이다. 유 책임은 “당초 슈케어 내부에 보관 기능을 갖추려 했지만 제품 피드백 과정에서 MZ세대는 전시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캐치했다”며 “이에 360도 회전하며 조명을 비추는 슈케이스를 별도로 준비하게 됐다”고 했다. 실제 제품 출시 후 입소문을 타며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슈케이스를 한데 모아 ‘나만의 전시장’을 만들어 자랑하는 것이다. 슈케이스는 위로 최대 4칸을 쌓아 올려 연동시킬 수도 있다. 슈케어·슈케이스의 가격은 각각 149만 원·39만 원이다. LG전자는 스타일러가 새집 장만, 신혼 살림의 ‘필수템’이 된 것처럼 슈케어·슈케이스도 제2의 국민 아이템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 책임은 “집에 들어가면 샤워하고 양말도 매일 갈아 신듯이 신발 역시 신을 때마다 관리를 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내가 만들어서 내가 소개한다’. 제품, 서비스를 만든 기획·개발자들을 만나 ‘딥’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전문성은 물론, 직접 얼굴을 걸고 이야기하는 만큼 신뢰도가 높지 않을까요. 오늘 그 첫 회로 LG전자의 ‘신발 전문가들’을 만나봅니다.“많이 독할 수 있습니다. 시작할게요.”20일 서울 금천구 LG전자 가산R&D 캠퍼스. 연구원이 하얀 천 조각에 준비한 용액을 주입하자 2평 남짓의 실험실 내부에 고약한 악취가 진동했다. KF94 마스크 세 겹을 쓰고 코를 지켜보려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진한 청국장, 땀에 찬 겨드랑이, 비 오는 날 흠뻑 젖은 양말. 여러 생각이 드는 냄새였다.연구원이 사용한 용액은 0.5% 농도의 ‘이소발레르산’ 1㎖. ‘발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공기 속에 기체 형태로 5ppm(0.0005%) 수준만 떠 다녀도 ‘호흡이 정지될 정도의 상태’라고 분류된다.이소발레르산을 머금은 천을 신발과 플라스틱 용기에 나눠 담았다. 이어 용기만 완전 밀봉한 상태로 각각 LG ‘슈케어’ 기기에 넣어 ‘집중살균’ 해봤다. 1시간 50분 후. 다시 꺼내 테스트기로 천의 상태를 확인했다. 검사용 펌프를 통해 농도를 측정했다. 결과는 외부와 완전 차단된 천에서는 이소발레르산 6ppm이 검출됐다. 반면 신발 속 천에서는 수치가 0으로 나왔다. 슈케어의 살균을 거쳐 냄새를 말끔히 탈취한 것이다.신발 관리 솔루션 슈케어·슈케이스는 지난달 31일 출시됐다. 슈케어는 살균·탈취·건조에, 슈케이스는 습도 관리와 전시에 특화된 제품이다. 운동화는 물론 가죽으로 만든 구두나 골프화·축구화 등 기능성 신발까지 각 특성에 맞춰 맞춤형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앞서 스타일러가 의류 관리의 새 지평을 열었듯 슈케어·슈케이스도 신발 관리의 새 시장을 열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에센스 화이트(흰색)·그라파이트(회색)와 크림 계열의 로제(빨간색)·옐로우(노란색) 등 4가지 색상으로 구성돼 인테리어 소품처럼 공간 연출도 가능하다. 2016년 내부에서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 출시까지 7년이 걸렸다고 한다. ‘내만내소’에서 직접 제품 기획, 개발자들을 만나 제품의 출시 배경과 성능, 강점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LG 30년 몸담은 스타일러 전문가, 슈케어도 개발“어중간할 바에야 안 내놓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품 개발을 총괄한 박혜용 LG전자 H&A CX 랩 책임은 “이미 시중에 나온 신발 관리 기기들을 보니 오히려 서둘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책임은 LG전자에 1993년 처음 입사해 30년 가까이 세탁기 등 주요 가전제품 개발을 이끈 ‘장인’이다. 2011년 출시된 스타일러도 박 책임이 2006년 개발팀을 처음 꾸리고 제품 테스트와 성능 개선을 수 차례 거듭한 끝에 탄생한 ‘수작’이다.박 책임은 슈케어를 개발하는 데 있어 작동 시간, 신발 수납 방식 등 편의성부터 제품 디자인, 살균·탈취 방식 등을 어떻게 설계해야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신발관리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심했다고 한다. 그는 “신발을 신다 보면 물에 젖는다거나 냄새, 오염 등 각종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며 “어떤 제품은 살균만 되고 또 다른 제품은 건조 후에도 냄새가 남아 있는 등 이 정도로는 고객이 원하는 신발 솔루션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제품 기획을 맡은 유수찬 LG전자 리빙솔루션 상품기획팀 책임은 “2016년 처음 아이디어가 논의됐지만 2017년 디자인 등록, 2019년 특허 등록을 거쳐 2021년 10월에서야 사업 검증(PoC)용 콘셉트 기획안이 나왔다”며 “PoC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기획만 4번에 40여 명 자문단 통해 9번 테스트…대한민국 1호 수제화 명장까지 검증유 책임은 “올 2월까지 기획안을 총 4차례 거듭해서 짰다”며 “외부 전문가를 섭외하고 소비자 검증·자문단을 통해 끊임없이 제품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기수별 40명으로 구성된 자문단 ‘엘업(L.UP)’을 통해 3년 동안 9번의 테스트를 받았고 콘셉트 기획안을 내놓을 때마다 신발 마니아 30여 명으로부터 검증받았다고 한다. 특히 신발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인 ‘대한민국 수제화 1호 명장’ 유홍식 씨도 섭외했다. 유 책임은 “스팀(열기)을 활용한 살균·탈취 기능 때문에 가죽, 면, 스웨이드 등 어떤 재질이든 손상되지 않도록 설계해야 했다”며 “유홍식 명장으로부터 직접 자문을 받아 문제 없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그렇게 탄생한 LG슈케어는 100℃ 스팀으로 무좀균 등 유해 세균을 99.99% 살균하고 발 냄새의 원인이 되는 물질까지 없애도록 설계됐다. 박 책임은 “살균에는 빛을 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겉면만이 아닌 내부까지 구석구석 살균하려면 스팀으로 분사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며 “신발 종류나 소재에 맞춰 스팀 분사량을 세밀하게 조절해 손상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탈취방식인 ‘제오드라이필터’는 숯과 같은 역할을 한다. 박 책임은 “보통 숯은 냄새를 다 빨아들인 뒤에는 구멍이 다 차서 제 기능을 못한다”며 “하지만 제오드라이필터는 마른 상태일 때 습기나 냄새 입자를 잡아내는 역할을 하고 다시 히터로 열을 가해 건조시켜 계속해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케어의 표준 살균 시간은 47분, 급속은 15분이다. 신발이 젖어서 바짝 말려야 할 때는 3시간 30분 돌리면 된다.또 슈케어에 총 4켤레를 넣어 돌릴 수 있지만 상하로 나눠 각기 다른 옵션으로 작동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박 책임은 “같은 가족 안에서도 부모, 자녀간에 분리해서 관리하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며 “또 위에는 면 신발, 아래는 가죽 구두를 넣는 등 한 번에 다양한 제품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MZ 취향 저격…유지·관리 넘어 전시 욕구 자극LG전자는 제품 디자인 과정에서 MZ세대의 정서와 최신 트렌드인 리셀러·마니아들의 취향도 고심해서 반영했다. 전시 기능에 특화된 슈케이스가 함께 출시된 배경이다. 유 책임은 “당초 슈케어 내부에 보관기능을 갖추려 했지만 제품 피드백 과정에서 MZ세대는 전시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캐치했다”며 “이에 360도 회전하며 조명을 비추는 슈케이스를 별도 준비하게 됐다”고 했다.실제 제품 출시 후 입소문을 타며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여러 대의 슈케이스를 한 데 모아 ‘나만의 전시장’을 만들어 자랑하는 것이다. 슈케이스는 상하로 최대 4칸을 쌓아 올려 연동시킬 수 있다. 제품 소프트웨어(SW)를 담당한 신주환 LG전자 Appliance PO 선임은 “단순 관리를 넘어 일상에서 ‘슈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며 “장작불을 멍 때리고 가만히 보는 것을 ‘불멍’이라고 하지 않나. 사람들이 애지중지하는 신발들을 올려놓고 ‘슈멍’을 하더라”고 했다. LG전자는 스타일러가 새집 장만, 신혼 살림의 ‘필수템’이 된 것처럼 슈케어·슈케이스도 제2의 국민 아이템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 책임은 “집에 들어가면 샤워하고 양말도 매일 갈아 신듯이 신발 역시 신을 때마다 관리를 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1.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주주와의 대화’에서 주주들에게 배터리 사업자회사 SK온의 주식을 나눠 주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추후 SK온 기업공개(IPO) 시 SK이노베이션 시가총액의 10% 규모로 SK온 주식을 교부해 기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이 손실을 입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일 회사 주가는 전날 대비 13.8% 오른 18만7200원에 마감했다. #2. KT는 지난달 31일 주총을 통해 자사주를 다른 기업과의 지분 교환에 활용할 때 반드시 주총 승인을 받도록 정관을 수정했다. 자사주를 경영상의 이유로 상호 교환하는 행위가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네덜란드 연금투자회사 APG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었다. 국내 기업들이 주주친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물론이고 국내 기관투자가나 소액주주들까지도 기업 경영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이들의 의견을 외면하기 어려워진 기업들로서는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같은 방식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고 있다. 20일 본보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의뢰해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100대 기업(금융, 공기업 제외)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평균 배당금은 2012년의 3.2배였다. 이들 기업의 평균 당기순이익이 10년 새 1.9배로 늘었는데, 배당금 증가 속도가 더 빠른 셈이다. 지난해 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90%였다. 작년 적자를 낸 기업 중 전년 실적에 대한 배당을 실시한 기업도 6곳이 있었다. LG디스플레이는 3조195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배당금 2928억 원을 지급했다. 502억 원의 순손실이 난 호텔신라는 배당에 76억 원을 썼다. 국내 배당 정책은 여전히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낮은 편이지만 최근 5년 사이 차이가 줄어들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7년 한국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14.9%로 미국 51.2%, 영국 83.4%, 독일 45.6%에 비해 30∼70%포인트 차이가 났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20.1%로 오르는 동안 미국(40.5%), 영국(45.7%), 독일(40.8%)은 줄어들며 차이가 20%포인트 수준으로 축소됐다. ESG 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류영재 대표는 “과거보다 유튜브나 각종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며 ‘개미’라 불리는 소액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졌다”며 “KCGI, 트러스톤 등 국내 행동주의 펀드도 많아지면서 주주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은 배당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도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IPO 정책이나, KT의 자사주 정책 변화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태광산업은 흥국생명에 대한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검토했다가 2대 주주인 트러스톤의 반대에 “주식을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트러스톤은 흥국생명의 지분을 태광그룹 일가가 100%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이 주주 이익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한국ESG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주총 시즌에 주주 제안 안건 수는 72건으로 지난해 18건에서 4배로 늘었다. ESG연구소는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행사해 경영 관행, 지배구조를 개선하면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뿌리깊어진 결과”라며 “앞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개선하지 않는 기업들은 주주 대처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화솔루션이 매년 20%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까지 3조2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미국 태양광 에너지 산업 사상 최대 규모다. 단일 기업이 북미 지역에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별 생산 라인을 모두 갖춘 것은 한화솔루션이 처음이다.● 북미 최대 태양광 단지 ‘솔라 허브’ 한화솔루션은 우선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내년 말 상업생산을 목표로 각각 3.3GW(기가와트)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 생산 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카터스빌은 조지아 주도인 애틀랜타에서 자동차로 약 55분 거리에 있어 물류 운영과 인력 채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화솔루션은 또 2019년 모듈 양산을 시작한 돌턴 공장의 생산 능력을 현재 연 1.7GW에서 올해 말까지 3배인 5.1GW로 확대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1∼6월) 중 1.4GW 규모의 증설을 끝내고, 연말까지 2GW를 추가로 늘린다. 대규모 ‘솔라 허브’를 조성해 미국 태양광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로써 한화솔루션의 현지 모듈 생산 능력은 총 8.4GW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만드는 태양광 업체 가운데 북미에서 최대 생산 규모다. 이는 미국의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다.● IRA 적극 대응해 美 태양광 산업 선도 한화솔루션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재생에너지 산업을 지원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부터 IRA가 본격적으로 발효되며 현지에서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세액공제 포함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밸류체인별 생산라인을 한군데 모아 물류비를 절감하고 운영 효율성을 올려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대표는 “미국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최대한 활용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려 한다”며 “솔라 허브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 태양광 사업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한화솔루션은 아울러 솔라 허브에 지난해 인수한 ‘REC실리콘’의 폴리실리콘을 투입할지도 검토하고 있다. 계획이 본격화하면 한화솔루션은 북미 지역에서 기초 소재(폴리실리콘)부터 완제품(모듈)까지 5단계 밸류체인을 모두 갖춘 유일한 기업이 된다. 에너지 시장조사 기관인 우드매킨지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미국 주택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17개 분기 연속,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12개 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리사이클링(recycling·재활용)’ 주제를 다루지 않는 기업을 찾기 힘들 정도네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17일 세계 3대 플라스틱·고무 박람회 ‘차이나플라스(Chinaplas) 2023’이 열린 중국 선전 국제 컨벤션센터. 이곳에서 만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행사장을 둘러보던 중 이같이 말했다.● 석유화학의 ‘대세’가 된 리사이클링실제 SK지오센트릭을 비롯한 LG화학, 롯데케미칼, 코오롱 등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화학기업인 독일 바스프, 네덜란드 라이온델바젤, 중국 석유화학 산업을 이끄는 시노펙(중국석유화공)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하나같이 ‘recycle’을 부스 전면에 내세워 재활용 기술을 뽐냈다. 전 세계 3900여 업체가 참여한 이번 차이나플라스의 주제는 ‘더 스마트하고 환경 친화적인 미래를 위한 혁신 기술’이었다. 바스프는 폐기되는 어망을 모아 재활용한 플라스틱 타일을 전시했다. 폐어망은 보통 다시 쓸 수 없는 수준으로 손상이 심한 경우가 많다. 바스프는 플라스틱 소재의 특성을 되살리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첨가제를 활용해 4.5kg 폐어망으로 1㎡의 타일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코오롱플라스틱도 폐어망에서 추출한 나일론 원료를 기반으로 만든 어시스트암(기계장치의 지지대)을 선보였다. LG화학은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해 만든 포대를 진열했다.● 기계적 재활용에서 화학적 재활용으로이전보다 진보한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도 대거 등장했다. 보통 페트병이라고 불리는 폴리에스터(PET) 소재는 이물질이 거의 없는 깨끗한 상태여야 재활용할 수 있다. 기름때가 묻거나 색이 입혀진 페트로는 일상에서 마시는 투명색 물병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플라스틱 재활용이 분쇄, 세척 등 물리적인 방식으로 처리되는 ‘기계적 재활용’에 머무른 데 따른 한계였다. 국내 기업들은 폐플라스틱을 화학 처리해 불순물 없는 순도 높은 폴리에스터를 뽑아내는 기술을 선보였다. 화학적으로 뭉치고 결합돼 있던 상태를 해부시킨 뒤 맑고 투명한 페트병으로 다시 만드는 ‘해중합’이다. SK지오센트릭은 폴리에스터 섬유로 만든 남색 라운드티를 해중합해 만든 콘셉트로 에비앙 물병과 록시땅 샤워오일병을 전시했다. 롯데케미칼도 빨강, 파랑, 초록 등 각양각색의 폐플라스틱 조각을 해중합해 재활용한 투명한 색깔의 칠성사이다 병을 내놨다.● “재활용도 돈 되는 사업” 속도 내는 기업들이러한 ‘화학적 재활용’은 플라스틱을 무한정 다시 쓸 수 있어 ‘도시유전’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기계적 재활용은 거듭할수록 분자가 훼손돼 2, 3번 쓰면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서강준 롯데케미칼 친환경 PET 프로젝트팀 리더는 “이제 플라스틱 재활용의 주인공이 화학적 재활용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했다. 나 사장은 “기계적 재활용은 상태가 좋은 플라스틱 위주로 쓰기 때문에 단가가 비싸고 마진이 작다”며 “반면 화학적 재활용은 훨씬 가치가 낮은 제품을 투입해 비싸게 팔 수 있어 기술력만 갖춘다면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SK지오센트릭은 특히 2025년 목표로 울산에 짓는 플라스틱 재활용 단지 ‘ARC’로 주목받았다. 화학적 재활용의 대표 공정인 해중합, 열분해, 용매 기반 정제가 모두 가능한 클러스터다. 3대 공정을 한데 모은 단지는 전 세계에서 ARC가 처음이다. 롯데케미칼은 울산 2공장에 2024년까지 화학적 플라스틱 재활용 설비를 연 11만 t 규모로 구축할 계획이다. LG화학도 2024년까지 3100억 원을 들여 충남 당진에 열분해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연 2만5000t 규모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에서는 이미 재활용 플라스틱을 의무화하는 방침을 내놓았고 중국 역시 ‘순환경제’를 강조하고 있다”며 “플라스틱 제품을 쓰는 기업들도 갈수록 ‘친환경’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여서 재활용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선전=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답은 항상 고객에게 있다는 믿음으로 과감한 도전, 끊임없는 혁신을 만들어가는 ‘담대한 낙관주의자’가 됩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사진)은 13일 팀장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소통 프로그램 ‘CEO 펀(F·U·N) 토크Talk’에서 “현재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정해질 것임을 잊지 말자”며 이같이 밝혔다. 조 사장 취임 이후 6번째를 맞은 이번 CEO 펀 토크는 리더십을 주제로 진행됐다. 팀장급 80%가 온·오프라인으로 소통했고 리더십에 관심 있는 구성원까지 총 4000여 명이 참여했다. 조 사장은 “리더는 치열하게 논의하고 집요하게 팔로업(추적)하며 각 과정마다 책임을 분명히 하는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소통과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직 내 문제를 골칫거리가 아닌, 해결 가능한 보물로 바라보는 사고의 전환이 건강한 조직을 만든다”고 했다. 조 사장은 간담회 중 ‘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3명의 상사를 진급시키고 진심으로 따르는 5명의 후배를 가져라”고 조언했다. 그는 “상사 진급은 본인의 역량이 뛰어나다는 의미이고, 후배가 따른다는 것은 리더십이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화학은 북미 친환경 연료 전문업체 지보(Gevo)와 2026년까지 바이오 프로필렌을 공동 연구개발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프로필렌은 자동차 내외장재, 바닥재, 기저귀 등에 쓰이는 원료다. LG화학은 지보에서 제공하는 프로필렌 기술을 기반으로 공장을 구축하고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LG화학 측은 “옥수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에탄올로 에틸렌(포장재, 건축자재 등의 원료)을 만드는 기술은 현재 상업화됐지만 바이오 프로필렌 생산 기술을 상업화하는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에 따르면 바이오 프로필렌을 사용하면 기존 제품보다 90% 이상의 탄소 저감 효과를 볼 수 있다. LG화학은 이와 함께 친환경 사업 강화를 위해 충남 당진시에 열분해유 공장을 짓고 있고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자원 선순환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정부가 2032년 신차의 3분의 2를 전기차로 채우고, 내연기관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라는 규제 초안을 내놓으면서 한국 기업들도 발 빠른 대응이 불가피해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비중을 당초 목표보다 더 가파르게 올리기 위해 내연기관차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생겼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북미 사업의 추가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 환경보호청(EPA)이 12일(현지 시간) 공개한 운송 분야 탄소 배출 감축안은 2032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67% 이상을 전기차로 채우는 게 핵심이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의 배출 허용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2년 1마일(약 1.6km)당 82g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6년 기준인 1마일당 186g보다 약 56% 수준으로 감축됐다. 이는 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했던 2030년 신차 중 전기차 비중 50% 달성 목표를 더 강화한 것이다. 미국 내에서조차 실현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5.8%였다.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생산 규모를 더욱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체 미국 판매량의 3.8%, 기아는 4.1%가 전기차였다. 지난해 현대차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비중 목표를 58%(53만 대)로 세웠고, 기아는 6일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47%(47만5000대)를 제시했다. 반면 EPA는 규제 강화의 효과로 2032년 현대차의 경우 전체 판매량의 70%, 기아는 71%를 전기차로 채울 것으로 전망해 부담이 커졌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도 전기차 판매를 늘려야 한다. 내연기관차 판매는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내연기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는 각각 1마일당 375g, 377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북미 사업 기회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생산이 늘어나는 만큼 배터리 수요도 덩달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12일 2035년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이차전지 시장은 수요가 4.6TWh(테라와트시)에 이르는 반면 공급은 3.0TWh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는 미국, 핵심원자재법(CRMA) 도입을 예고한 유럽 중심으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고 생산설비 증설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국내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지난해 생산능력 기준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의 75%를 중국이 차지했지만 2035년에는 38%까지 낮아지고, 미국은 6%에서 31%, 유럽은 12%에서 27%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하지만 2030년 이후 폭증하는 배터리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배터리 3사가 완성차 업체들과 해오던 합작(JV) 사업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에 대한 부담을 배터리 업체들과 나눠 가지려 할 것”이라며 “JV는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 명확한 공급처를 확보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수요·공급 불균형 심화를 메꾸기 위해 결국 중국 업체들이 다시 진입 기회를 가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RA 도입 취지에 따라 배터리 산업은 ‘한미일 중심’이 되고 있지만, 중국의 움직임은 늘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전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LG전자는 성능과 고객 편의성을 향상시킨 서빙 전문 로봇 ‘LG 클로이 서브봇’ 3세대를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 새 서브봇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3 월드 IT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서브봇은 6개의 바퀴 각각에 서스펜션(완충장치)을 달아 국밥, 라면 등 액체가 담긴 음식을 싣고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울퉁불퉁한 매장 바닥을 돌아다니거나 급정거·급출발 시 떨림으로 인한 액체 쏠림을 최소화한 것이다. 라이다 센서와 3차원(3D) 카메라를 통해 공간 인식 능력도 개선했다. 자동문을 스스로 통과하는 등 주행 영역이 확대된 것이다. 로봇 간 통신이 가능해 10대 이상의 로봇이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트레이(쟁반)는 이전 모델 대비 132mm 길어졌고 무게도 40kg까지 담을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다. 매장 환경이나 배송 물품에 맞게 트레이 위치를 상하로 조절하거나 뺄 수도 있다. 또 서브봇이 트레이 무게를 감지해 직접 조작을 최소화했다는 게 특징이다.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받아 가면 출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스스로 이동할 수 있다. 반대로 트레이의 식기가 가득 차면 퇴식구로 알아서 움직이는 기능도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동아일보가 한국경영학회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경영학자들은 현재의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 총수들에게 ‘비전형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영학회 회원 151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7.1%는 현재 경제위기 돌파를 위해 필요한 리더십을 묻는 질문에 비전형 리더십이라고 답했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비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전기차 글로벌 톱3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태원 SK 회장은 넷제로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선도를, 구광모 ㈜LG 대표는 인공지능, 바이오, 클린 산업을 통한 체질 개선을 기업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비전형 리더십 필요 대한리더십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정훈 제주대 경영대학 교수는 “리더는 급박하게 바뀌는 환경 속에서 새것을 발굴·개척하고 방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어려울수록 앞서가지 않으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기업이 위기 상황에서 현실에만 안주한다면 성장 가치를 잃고 퇴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기복 국민대 명예교수는 “비전형 리더십이란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짜고 미래를 리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 국내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장을 경험했다는 점도 비전형 리더십을 강조하는 이유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1997년 IMF 사태나 2008년 금융위기 등 과거 위기가 닥쳤을 때 성공을 이뤄낸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와 인재 확보에 나서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 공통점”이라며 “올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각국 정부의 긴축 재정이 완화되고 경기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발 빠르게 준비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비전형 리더십은 현재 및 미래 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야 한다고 봤다. 이번 설문에서 ‘글로벌 경영 환경 급변 속 대기업 총수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가’라는 질문(복수 응답)에 52.0%가 ‘현재 및 미래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꼽았고 이어 46.7%가 ‘위기관리 경영 능력’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백 명예교수는 “당장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솔루션도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존립이 위태로운데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하면 총수와 기업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고 했다. 신제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대한리더십학회 명예회장)는 “과거에는 비전이 ‘꿈(dream)’이었다면 오늘날 비전은 ‘계획(plan)’”이라며 “비전형 리더십은 미래를 고려해 현재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경영학자들은 비전형 리더십에 이어 ‘글로벌 파트너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리더십’(19.9%), ‘임직원과 교류하는 소통 리더십’(17.9%) 등을 2, 3위로 꼽았다. ‘사회적 규칙을 잘 지키는 윤리적 리더십’(8.6%), ‘구성원을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4.6%) 등에 대한 주문도 있었다.● 기업 존속 위해 인재 육성 나서야 경영학자들은 기업의 존속과 성장을 위해 인재 확보 및 육성과 지배구조 선진화에 나설 것을 총수들에게 주문했다. ‘현재 대기업 총수들이 기업의 존속과 성장을 위해 완수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43%(복수 응답)가 ‘인재 확보 및 육성’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배구조 선진화’(41.7%), ‘협력업체 등 생태계의 공존’(37.7%),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30.5%) 등이 뒤를 이었다. ‘사회 문제 해결’(2.0%)이나 ‘임직원 처우 개선’(1.3%) 등에 대한 주문은 비교적 적었다.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해야 할 총수들의 강점에 대해 경영학자들은 ‘선대 회장으로부터 전수된 경영 노하우’(28.5%)와 ‘글로벌 경험 및 마인드’(21.9%) 등을 꼽았다. ‘사업 추진력과 과감함’(24명·15.9%), ‘새로운 시장과 기술에 대한 도전정신’(23명·15.2%)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의 총수들이 과거 세대보다 뛰어난 점을 묻자(2개 복수 응답) 절반이 넘는 51.0%가 ‘국내외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라고 답했다. ‘조직 내부와의 소통 능력’(39.7%), ‘경영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25.2%) 등도 꼽혔다. 반면 부족한 점으로는 ‘과감한 실행 능력과 도전정신’(58.3%)이 가장 많이 꼽혔다. 조봉순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주영, 이병철 등 폐허에서 시작한 선대 회장과 비교하면 그 누구라도 도전정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현대차의 수소사업 진출, LG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등 현재 재계 3, 4세 총수가 과감한 실행 능력을 보인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