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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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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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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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량원 “우리만의 ‘신체 행동’ 연극 인정받아 기뻐”

     “동아연극상에서 연출상을 받은 것도 기쁘지만, ‘베서니’가 작품상과 연기상 등 3관왕에 올라 정말 뿌듯합니다.” 연극 ‘베서니’로 제53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수상자로 선정된 극단 동(動) 강량원 대표(53·사진)는 들뜬 목소리로 “다른 극단과 차별화된 ‘신체 행동’이란 방식으로 연극 작업을 계속해 온 것이 인정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1999년 창단된 극단 동은 분절된 배우들의 움직임을 나열하고 연결해 의미를 전달하는 독특한 연극을 만들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말하는 ‘신체 행동’이란 과연 뭘까. 그는 “우리의 행동은 생각과 인식 속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하지만 극단 동은 우리가 처해 있는 구조와 세계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이를 작품 속에 녹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베서니 작품에 대해 “연출과 연기를 분리하지 않고 단원 전체가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고민했다”며 “모두가 작품의 창조자라는 마인드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베서니를 통해 우리가 처한 사회적·정치적·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려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작품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벌어진 미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대출로 인해 집을 잃고 딸의 양육권을 빼앗겨 분노하는 인물의 모습에서 한국 사회의 이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관객들과 해법을 찾아보고 싶었지만, 자본주의 문제로 인한 인간성 상실의 해결 방법은 찾기 어려웠다”며 “그 과정에서 슬픔과 분노라는 감정이 더욱 크게 표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3관왕을 차지한 비결을 묻자 그는 “관객이 작품 속 등장인물의 슬픔과 불쌍한 처지 등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감각을 많이 사용했다”며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조명과 미술팀 등 모두가 땀 흘린 결과”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희곡 대신 주로 소설이나 스크립트를 연극으로 발전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작품은 원작 희곡을 번역해준 작가가 관객과 극단 동이 잘 교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고 덧붙였다.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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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데뷔 무대 맞나 ‘배우 양파’의 재발견

     김준수 옥주현 바다 박효신 아이비에 이어 또 한 번 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의 탄생을 알렸다. 뮤지컬 ‘보디가드’의 주연 배우 양파(본명 이은진·37) 이야기다.  팝스타 휘트니 휴스턴과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을 맡았던 동명 영화(1992년)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보디가드’에서 양파는 배우 정선아, 손승연과 번갈아 여주인공 레이첼 마론을 연기하고 있다.  양파의 연기와 가창력은 합격점 이상이다. 양파는 뮤지컬 무대 데뷔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연기에서 베테랑 배우 못잖은 정확한 딕션(발음)을 선보인다. 본인 역시 20년 가까이 가수의 삶을 살아서일까. 유명 가수 역할인 레이첼 역을 안정감 있는 연기로 돋보이게 했다.  양파의 인생에서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는 인생의 키와 같은 존재다. 중학생 시절 가수 오디션에서 ‘아이 윌 올웨이스 러브 유(I'll Always Love You)’를 불러 합격했고 1997년 데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곡 15개로 이뤄진 뮤지컬 보디가드의 넘버를 때로는 간드러지게, 때로는 폭발적인 성량을 자랑하며 멋지게 소화한다. 특히 나약한 자신의 내면을 고백하는 ‘런투유(Run to You)’를 비롯해 아들과 함께 시간을 나누며 부르는 ‘더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The Greatest Love of All)’, 테러의 위협 속에서도 꿋꿋이 무대에 올라 부르는 ‘원 모멘트 인 타임(One Moment in Time)’이 가슴을 울린다. 주인공 외에도 뛰어난 가창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배우는 레이첼의 언니인 니키 역의 최현선이다. 그는 관객의 귀를 호강시킨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폭발적인 성량과 감성을 선보인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1990년대 히트 영화를 옮겼기 때문에 중장년층의 호응이 높다. 하지만 영화 스토리를 거의 그대로 따르다 보니 뮤지컬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헐겁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양한 장면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와는 달리 무대와 세트가 한정된 뮤지컬에서 영화와 같은 줄거리로는 특유의 역동성을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레이첼의 노래 무대, 스토커의 협박, 레이첼과 보디가드인 프랭크의 사랑, 프랭크를 짝사랑하는 니키의 아픔 등 네 가지 구성이 러닝타임 내내 되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점이 아쉽다. 내년 3월 5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6만∼14만 원. 1544-1555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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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농단 놀이터로 전락한 대한민국 문화행정

    《 비선 실세들의 놀이터, 예산 빼먹는 ‘빨대’를 꽂기 가장 쉬운 부처, 부당한 윗선의 지시를 군말 없이 수행한 뒤 책임은 부하 직원에게 떠넘기는 ‘영혼 없는 공무원’…. 2016년은 문화체육관광부 출범 이래 가장 곤혹스러운 비판이 제기된 한 해였다. 최순실 차은택 등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들의 이권 개입과 국정 농단 사태의 핵심 무대가 문체부였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의혹에 휩싸인 문체부 사업은 문화창조융합벨트, 국가브랜드 선정, 문화융성, 늘품체조, 미르재단 사업 등 무려 20여 가지다. 》 ○ 도화선 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문체부는 비선 실세들의 국정 농단 사태의 도화선이 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허가를 내준 주무 부처였다. 지난해 10월 문체부 대중문화산업과장이 윗선의 지시를 받아 청와대에서 열린 재단 설립 회의에 참석해 ‘10월 27일 미르재단 현판식에 맞춰 반드시 설립 허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문체부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로부터 미르재단 설립 허가 서류를 제출받은 지 하루 만에 허가를 내줬다.  9월 국정감사에서는 문체부 국감 사상 처음으로 7급 주무관이 증인으로 단상에 섰다. 장관부터 실장, 국장, 과장까지 전부 미르재단 허가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을 하는 바람에 말단 직원이 책임을 뒤집어쓴 것이다. 그야말로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비선 실세의 놀이터 문화창조융합본부 폐지 문체부가 비선 실세들의 놀이터가 된 데에는 최순실의 ‘사업 파트너’ 격인 차은택의 역할이 컸다. 차은택은 최순실에게 자신의 은사인 김종덕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를 문체부 장관으로, 외삼촌인 김상률 숙명여대 영문학부 교수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으로, 광고계 선배인 송성각 씨를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 추천했다. 결국 차은택은 ‘교문수석-장관-콘진원장’으로 이어지는 인맥을 통해 국가의 문화정책을 움직였다. 이들이 주도한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선정 사업은 26억 원의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차은택이 초대 단장을 맡았던 문화창조융합본부는 내년 3월에 폐지될 예정이다. 국회에서 관련 예산도 780억 원이나 대거 삭감됐다.○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논란  청와대가 이념 성향에 따라 예술인을 분류한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문체부에 내려보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앞서 복수의 문체부 전·현직 공무원은 본보에 “2014년 중반부터 청와대가 문화계 인사들을 이념 성향으로 분류한 명단을 문체부 예술국에 내려보내 좌파 인사에 대한 지원을 못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리스트에 포함된 1만 명 가까운 예술인들은 반발했고 12일 문화예술계 12개 단체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9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업무방해 등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고발했다.○ 문체부 조직 축소될까 문체부는 문화, 체육, 관광, 해외 국정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비선 실세의 농단으로 만신창이가 된 문체부 조직이 차기 정부에서는 대거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9월 새로 취임한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최순실 차은택 관련 문제 사업은 과감히 폐지하고, 관련 직원은 인사 조치하겠다”며 문체부 자체 개혁 작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정관주 1차관이 사의를 표명했고, 윤태용 문화콘텐츠산업실장과 원용기 종무실장의 사표가 수리됐다. 현재 1급 간부 7명 중 4명의 자리(문화예술정책실장, 문화콘텐츠산업실장, 종무실장, 국립중앙도서관장)가 공석이라 대대적인 인사가 뒤따를 예정이다.  김정은 kimje@donga.com·전승훈 기자}

    • 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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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진 뜨자 “티켓 매진”… 김기민 ‘무용계 아카데미상’ 쾌거

    ○ 주인공 독식상-셰익스피어의 햄릿 올 한 해 연극계에서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른 작품은 단연 서거 400주년을 맞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이다. 배우 유인촌이 여섯 번째 햄릿을 맡아 화제가 된 연극 ‘햄릿’, 배우 김강우의 연극 데뷔작 ‘햄릿 더 플레이’, 햄릿을 현대 여성으로 각색해 연출한 서울시극단의 ‘함익’ 등이 대표적이다.○ 내가 최고상-발레리노 김기민 올 한 해에도 많은 연주자와 무용수가 해외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한국을 빛냈다. 그중 가장 기쁜 소식은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것. 한국 무용의 쾌거였다. ○ 심폐소생술상-배우 조승우 2008년 초연된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공연계에서 ‘작품성과 음악은 좋지만, 대중적이지 못한 작품’으로 통했다. ‘쪽박’의 대명사 ‘스위니 토드’가 배우 조승우란 날개를 달고 8년 만에 흥행작으로 거듭났다. 조승우는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 고군분투상-기획사 빈체로 10월부터 공연계는 얼어붙었다. 9월 28일부터 시작된 청탁금지법 때문이었다. 공연장, 기획사마다 티켓이 팔리지 않아 마음고생을 꽤 했다. 이에 클래식 기획사 빈체로는 팔을 걷어붙였다. 12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티켓 가격을 2만5000원으로 낮췄다. 손해는 있었지만, 바로 매진이 될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 투자왕상-뮤지컬 마타하리 올 뮤지컬 시장은 유독 창작 작품이 많았다. 그중 맏형은 3월 세계 초연된 뮤지컬 ‘마타하리’다. 국내 공연 최대 규모인 250억 원이 투자된 마타하리는 화려한 무대 세트와 의상 등으로 관객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배우 ‘옥주현’이 마타하리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이 구역의 대장상-롯데콘서트홀 롯데콘서트홀이 8월 19일 개관했다. 예술의전당에 이어 28년 만에 서울에서 문을 여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다. 대형 공연을 잇달아 열면서 클래식 팬들은 환호했다. 어느새 연주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연장으로 등극했다.○ 공연취소황당상-뮤지컬 록키 어려워진 공연 시장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도 있었다. 10월 뮤지컬 ‘록키’ 제작사인 엠뮤지컬아트가 프리뷰 공연 하루 전날 공연 포기를 선언하며 티켓 예매 관객에게 대거 환불하는 소동을 빚었다. 엠뮤지컬아트가 투자금 돌려 막기 등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대관극장인 디큐브아트센터에 대관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나도 아이돌상-피아니스트 조성진 이제 한국 클래식을 이야기할 때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빼놓기는 힘들다. 2월 공연은 예매 시작 1시간도 안 돼 표가 모두 팔렸다. 공연 당일 클래식 공연으로는 드물게 암표상도 등장했다. 내년 1월 공연도 9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메모지, 펜 등 조성진 관련 상품도 나왔고, 모두 인기가 좋다. 이쯤 되면 아이돌 부럽지 않다.○ 나이는 숫자상-플라시도 도밍고 세계적인 성악가인 플라시도 도밍고(75)는 10월에 내한공연을 가졌다. 한번 거장은 영원한 거장임을 보여주듯 75세 나이가 무색하게 풍부한 성량과 열정적인 모습으로 2시간 40분 동안 7000여 명의 관객을 사로잡았다. 밤베르크 방송교향악단을 이끌고 온 89세 노장 헤르베르트 블롬스테트, 바흐의 바이올린 무반주 연주에 도전한 68세 정경화도 후보에 올랐다. ○ 보이콧상-가수 이수 대형 뮤지컬 캐스팅 발표 이후 관객들의 거센 항의로 주연 배우가 공연 전 하차하는 사건도 있었다. 6월 뮤지컬 ‘모차르트’ 주인공에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가수 이수가 캐스팅되자 뮤지컬 마니아 관객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결국 제작사 EMK는 캐스팅 발표 2주 만에 이수 하차 결정을 내렸다.  김정은 kimje@donga.com·김동욱 기자}

    • 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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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차은택 농단’ 문화창조융합본부 내년3월 폐지

      ‘최순실, 차은택의 국정 농단’ 주무대 중 하나였던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을 총괄 지휘해 온 문화창조융합본부가 내년 3월 폐지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지원 정책 전면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최순실의 측근인 차은택 씨가 초대 본부장을 맡았던 문화창조융합본부는 내년 3월까지 감사를 통한 의혹 사실 규명 뒤 단계적 축소를 거쳐 폐지하기로 했다. 이후 새로운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사업의 관리 주체는 문체부로 일원화된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해체되지만 산하의 개별 사업은 이름을 바꿔 존속된다. 90여 개의 콘텐츠 관련 창업 기업이 입주해 있는 서울 청계천의 문화창조벤처단지는 내년 ‘콘텐츠코리아 랩 기업지원센터’로 개편된 뒤 2018년 초 출범할 예정인 콘텐츠 기업 육성 거점 ‘콘텐츠 팩토리’(가칭)로 재개편할 방침이다. 콘텐츠 개발 인재 육성을 위한 문화창조아카데미는 내년 3월 서울 홍릉 산업연구원 건물로 이전해 ‘콘텐츠인재캠퍼스’(가칭)로 개편된다. CJ 주도로 진행해온 문화창조융합센터 프로젝트와 K컬처밸리, 대한항공의 K익스피리언스 사업은 벨트에서 완전히 분리된다.  그러나 문체부가 ‘전면 개편’이란 표현을 써가며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의지를 드러냈지만 사업에 대한 기획·자문 역할을 해 온 지휘본부만 없앤 땜질식 처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산하의 핵심 사업은 대부분 그대로 존속시키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벤처단지, 아카데미 등의 사업에서 현 정권의 색깔이 짙은 ‘창조’ ‘융합’ 등의 이름만 뺐을 뿐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최근 사태에도 불구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 먹을거리 산업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콘텐츠 산업 분야에 대한 진흥 정책의 필요성은 여전히 큰 상황”며 “현재 62만 명이 종사하는 콘텐츠 산업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지원 정책을 추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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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년 만에 벌이는 두 절친의 ‘우정의 무대’

     연세대 신학과 84학번 동기인 배우 안내상(52)과 우현(52)이 연극 ‘라이어’ 이후 18년 만에 연극 무대에 나란히 오른다. 프랑스 연극계의 권위 있는 상인 몰리에르상 작가상을 받은 에리크 아수스의 연극 ‘우리의 여자들’을 통해서다. 우발적으로 아내를 목 졸라 죽인 친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 명의 죽마고우 이야기로 안내상은 폴 역을, 우현은 시몽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대학로 극장에서 만난 30년 지기는 서로에 대해 ‘디스’와 ‘칭찬’의 경계를 오갔다.  안내상은 “‘우리의 여자들’ 대본을 읽자마자 죽기 전에 꼭 출연해야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친구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기에 죽마고우인 우현이랑 꼭 같이 연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길로 그는 우현을 찾아가 출연을 제안했다. 하지만 18년째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지 못한 우현은 단칼에 거절했다. 결국 안내상은 두 달에 걸쳐 친구를 설득했다. 벗의 간절한 ‘구애’에 마음을 돌린 걸까. 우현의 답변은 ‘아니올시다’였다. “설득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래퍼 오디션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를 보다가 문득 도전정신이 생기더라고요. 더 늦기 전에 연극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죠.” 우현이 18년간 무대 공포증에 시달린 이유는 뭘까. 그는 졸업 후 학교 앞에서 호프집 사장을 하면서 연극인을 후원하다 1998년 안내상의 제안을 받았다. “제가 1995년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심바새메’(심야에는 바바라, 새벽에는 메리)에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1998년 반(半)호프집 사장, 반연극인으로 살던 현이한테 ‘이 작품 재밌으니 네가 한번 제작해봐’라고 제안했더니 덥석 물었어요.”(안내상) 이런 사연으로 우현은 졸지에 연극 ‘라이어’ 제작자가 됐다.  “제작비를 투자하면서 간간이 ‘게이’ 역할로 무대에 올랐어요. 근데 연기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 무대 설 때마다 두렵더라고. 그 다음부터 무대 공포증이 생겨버렸죠. 하하.”(우현) 그러나 우현은 연기할 팔자였나 보다. 우연히 한 영화에서 조연 배우가 펑크를 내 ‘땜빵’하러 갔는데 감독이 그의 외모를 보더니 즉석에서 허락한 것. 이후 그는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2003년), ‘왕의남자’(2005년) 등 30여 편의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해 ‘신 스틸러’ 반열에 올랐다.  우현은 ‘우리의 여자들’을 통해 무대 공포증을 극복했다고 자평했다. “공연장을 나서기 전 아내 목을 한 번씩 조르고 나올 정도로 캐릭터에 몰입한 상태입니다.(웃음)” 옆에서 듣던 안내상은 “18년 전 우현의 연기는 사실 어이없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배우로서의 진가를 제대로 봤다”고 했다. 서로의 장점에 대해 묻자 안내상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친구의 ‘개성 있는 얼굴’을 꼽았다. “MBC 무한도전 ‘못친소’(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편에서 현이가 1등을 했잖아요. 저는 개성 있는 얼굴을 가지지 못해 너무 한스럽습니다. 왜 부모님은 날 이렇게 잘생기게 낳았나 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하하.” 이에 질세라 우현도 되받아친다. “예전부터 내상이랑 같이 다니면 남녀 모두 내상이한테 빠졌어요, 참나. 하지만 다들 제 내면을 접한 뒤엔 제게 빠지더군요.” 2017년 2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전석 5만 원. 1544-1555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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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기 로미오가…” 배우 박정민의 재발견

     배우 박정민의 발견이었다. 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동한 배우이지만 탁월한 발성과 정확한 발음은 마치 연극 무대에 특화된 배우 같았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동갑내기 배우 박정민과 문근영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5 대 5 가르마에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선 줄리엣 역의 문근영은 아름답고 사랑스러웠지만, 연기적인 면에선 아쉬움이 컸다. 극중 줄리엣의 나이가 10대이긴 하지만 그의 말투에선 10여 년 전 영화 ‘어린 신부’의 여고생 말투가 간간이 묻어 나왔다.  로미오가 자신의 오빠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장면과 42시간만 죽어 있는 약을 먹고 깨어났을 때 곁에서 자살한 로미오를 발견한 장면 등 줄리엣의 오열 장면이 몇 차례 등장하지만, 문근영의 연기에서 큰 울림은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유모인 배우 배혜선과 같이 등장하는 장면이 많은데, 줄리엣보단 노련미가 느껴지는 배혜선의 연기가 더 눈길을 끌었다. 다만 출연 배우 대부분이 등장하는 무도회 댄스 장면 등에서 문근영은 특유의 귀여움과 매력적인 모습을 뽐냈다.  박정민의 연기는 달랐다. 순간순간 깊이 몰입한 감정이 객석에 앉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줄리엣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순간 눈빛이 변하는 연기는 탁월했다. 전체적으로 연기에 안정감이 느껴졌고, 주인공으로서 중심을 잡고 조연 배우들을 이끄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연기에서 자연스러움이 묻어나 무대에서 ‘박정민’이 아니라 ‘로미오’가 보였다. 연출가 양정웅의 세련된 미장센 연출도 칭찬할 만하다. 박스 형태인 무대에 발코니와 등·퇴장 문, 기울어진 길 외엔 특별한 무대 세트가 없지만 고운 색감의 조명을 활용해 무대의 세련미를 더했다. 2017년 1월 15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3만3000∼6만6000원. 1544-1555 ★★★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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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의 맛!

     겨울 시즌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음료들이 등장했다.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찌 등 커피 브랜드들은 올해도 앞다퉈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와 디저트를 내놓으며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눈꽃 모양의 토핑과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시키는 모양의 음료 등을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소비자들 역시 늘고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한정 시즌 음료 ‘산타 햇 다크 모카’ 인증 사진은 3000여 장에 달한다. 스타벅스는 이외에도 ‘토피 넛 크런치 라테’ ‘메리 화이트 돌체 라테’를 2016 크리스마스 시즌 메뉴로 내놓았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스쿠찌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파네토네 라테’와 ‘팡도르 라테’ 등 음료 2종을 출시했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화이트 크림 티라미수 라테’와 휘핑크림 위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케 하는 견과류 장식을 곁들인 ‘피스타치오 라테’를 새롭게 내놓았다. 스타벅스 최희정 마케팅 팀장은 “시즌별로 고객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음료를 한정 출시한다”며 “겨울에는 따뜻하고 달달한 음료를, 여름에는 시원하고 상큼한 음료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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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탄 장식, 색색 소품으로 부담없이 꾸며요

    《크리스마스가 불과 10일 남았다. 간단한 인테리어 소품을 이용해 집안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보는 건 어떨까. 셀프인테리어의 ‘금손’이라 불리는 파워블로거 제이쓴으로부터 간단한 소품을 활용한 크리스마스 장식법을 들어봤다.》  대부분 크리스마스 장식 하면 트리를 떠올리지만 트리와 소품 가격이 만만치 않아 웬만한 가정용 트리를 만들려면 10만 원이 훌쩍 넘는다. 트리 대신 문에 걸 수 있는 리스를 활용해보자. 대형마트나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방산시장 등에서 저렴하게 구입해 꼬마전구와 조화, 작은 방울 등을 꽂으면 트리 못지않다. 제이쓴이 추천한 크리스마스 인테리어는 레드, 골드, 그린 색을 이용하는 것. 테이블 매트를 사용하는 것도 포인트다. 식탁이 주로 나무 색이나 블랙, 화이트 계열이 많아 테이블 매트를 레드와 그린, 골드 색을 섞어 쓰면 연말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 3가지 색깔 중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것은 골드다. 어느 색과 섞여도 잘 어울리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준다. 실제로 연말을 맞아 H&M 홈, 자라 홈 등 인테리어 브랜드에서 골드 색상의 소품이 많이 출시돼 있다. 제이쓴은 “집안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가성비 갑’ 아이템으로 골드나 실버 색상의 양초와 촛대를 꼽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는 ‘눈꽃 도안’ 위에 유리를 덮고 모양을 따라 글루건(접착제 총)을 쏘면 창문에 쉽게 붙일 수 있는 고급스러운 장식품을 만들 수 있다. 색깔을 원하는 경우 글루건이 녹기 전에 잉크를 몇 방울 떨어뜨리거나 색연필을 갈아 위에 뿌리면 된다. 그림에 자신 있다면 유리창에 수성과 페인트 마커를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산타할아버지와 사슴, 크리스마스트리 등을 직접 그려 넣을 수도 있다. 단, 수성 제품을 사용해야 쉽게 지울 수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트리 세트, 리본 세트 미니별, 산타 모자, 장식 촛대 등 크리스마스 장식은 대형마트 등에서 25일까지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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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아이다’… 900개 조명이 연출하는 빛의 향연

     4년 만에 재공연 중인 뮤지컬 ‘아이다’의 백미는 화려한 조명이다. 배우의 연기나 엘턴 존의 세련된 음악만큼 900개의 조명과 90개의 무빙라이트가 쏟아낸 고운 색감의 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아이다’의 조명 기구는 여느 대형 뮤지컬의 2배이고 담당 스태프도 15명으로 2배 많다.  러닝타임 145분 동안 조명은 총 450번, 1분에 3.1번꼴로 바뀐다. 13일 만난 박민수 조명감독(38)은 “대형 뮤지컬이 보통 200∼250번 바뀌는데 아이다는 조명을 활용해 작품 배경인 이집트의 분위기를 구현하기 때문에 조명에 힘을 많이 줬다”고 설명했다.  조명이 가장 많이 바뀌는 장면은 아들을 이용해 이집트 권력을 넘보는 조세르와 남자 앙상블 배우들이 힘찬 군무를 추는 ‘Another Pyramid’ 넘버다. 약 3분 50초 동안 50번(평균 4.2초당 1회)의 조명 큐 사인이 오간다.  아이다 조명의 작동 원리는 어떨까. 먼저 조명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것은 무대 뒤편에 위치한 ‘백월(Back Wall)’이다. 흰색의 특수 재질의 천인 백월은 가로 10m, 세로 16m 크기로 무대 뒤를 가득 채운다. 백월은 일종의 스케치북과 같은 역할을 한다. 백월 위로 900개의 조명과 90개의 무빙라이트가 60여 개 색깔의 조명을 비춘다. 900개의 조명 중 절반 이상은 각각 낼 수 있는 색깔이 고정돼 있다. 조명 맨 앞에 유리로 만들어진 형형색색의 ‘글라스 필터’를 씌워 색을 구현하는 것. 150여 개는 순수한 조명등이다. 반면 300대가량의 조명기구에는 ‘컬러 스프롤러’가 장착돼 있다. 한 가지 색깔만 내는 ‘글라스 필터’와 달리 컬러 스프롤러는 하나가 10∼40개의 색깔을 만들어낸다. 박 감독은 “아이다의 경우 36개 컬러를 구현할 수 있는 스프롤러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빨간색이라도 넓은 백월에 높이별로 조명의 채도를 달리해 그러데이션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인상적이다. 내년 3월 11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 6만∼14만 원. 02-577-1987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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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키 뉴 이어!” 연말연시 공연가 ‘할인의 추억’

     공연 시장에서 1월과 12월은 ‘빅뱅기’로 불린다. 평소 발길이 뜸한 중장년층 관객도 송년회와 신년회를 겸해 공연장을 많이 찾다 보니 여러 화제작이 몰리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10만 원대의 고가 공연을 ‘연말’과 ‘신년’ 할인 찬스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다. 배우 엄기준, 류정한, 신성록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2017년 1월 1∼15일 공연의 티켓 가격을 20% 할인하는 ‘러키 뉴 이어(Lucky New Year)’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몬테크리스토의 티켓 정가는 5만∼14만 원.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1577-6478 가수 겸 배우인 박효신과 뮤지컬 배우 박은태, 김소현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팬텀’도 신년 할인에 나선다. 팬텀 역시 몬테크리스토와 같은 기간인 2017년 1월 1일부터 15일까지 공연 티켓가의 10%를 할인한다.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티켓 정가 6만∼14만 원. 1577-6478 1990년대 세계적인 인기를 끈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미국 브로드웨이 신작 뮤지컬 ‘보디가드’는 연말과 신년 할인을 동시에 진행한다. 연말 할인의 경우 ‘아듀 2016년’이란 이름으로 20∼31일 공연의 티켓가를 10% 할인한다. 크리스마스 기간인 24, 25일은 연말 할인에서 제외된다. 신년할인은 2017년 1월 1∼15일 공연을 30% 싸게 해준다. 20일까지 해당 기간의 공연을 예매해야 한다. 할인 티켓은 1인당 4장까지 가능하다. 티켓 정가는 6만∼14만 원, LG아트센터. 1544-1555 배우 소유진과 배종옥, 이청아 등이 출연한 장진 감독의 연극 ‘꽃의 비밀’도 연말 할인에 나선다. 13일부터 내년 1월 1일 공연의 경우 전체 티켓가의 20%를 할인해준다. 할인 티켓가는 S석 2만8000원, R석은 4만4000원.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1544-1555 배우 안내상, 우현, 서현철, 이원종 등이 출연하는 코미디 연극 ‘우리의 여자들’도 연말 할인 행렬에 동참한다. 13일부터 내년 1월 1일 공연에 한해 전석 20% 할인(할인가 4만 원)에 나선다.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1544-1555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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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창조본부, 여전히 감시사각지대

     차은택 씨가 주도했던 문화창조융합본부가 기형적 조직 구조 탓에 국고가 줄줄 샜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도 여전히 영수증 지출에 대한 감사를 받거나 투명성을 위한 조직 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에 확인한 결과 지난해 2월 출범한 문화창조융합본부의 영수증 관리 등 예산 집행 실태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은 5년간 7000여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으로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사업으로 지목돼 국회 예산이 대폭 삭감된 사업이다.  차 씨 후임으로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맡았다가 한 달 반 만에 해임됐던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은 7일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합법적이고 적절한 시스템인 것처럼 가장해서 구조적으로 국고가 새 나가게 한 것”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여 전 본부장은 “영수증을 달라고 하니 결재와 보고는 문체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미래부 소속인 본부장은 ‘볼 권한이 없다’고 했고, ‘그러면 문체부에서 기획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우리 조직은 미래부’라고 하는 등 해괴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점의 근본 원인으로는 문화창조융합본부의 기형적인 구조 때문이다. 직제상 문화창조융합본부는 미래부에 소속돼 있지만 실질적 운영은 문체부에서 관장한다. 올해 1300억 원에 이른 예산 역시 대부분 문체부 산하 콘텐츠진흥원이 지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화창조융합본부는 문체부 소속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비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에만 장관 지시에 의해 특별감사를 할 수 있다”라며 “여 전 단장의 말만을 근거로 감사를 실시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미래부도 “문화창조융합본부는 우정사업본부처럼 미래부 ‘소속 기관’이 아니라 미래부 소속의 ‘별도 기구’로 분류돼 있어 의무 감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별도기구에 대한 감사는 통상 해당 조직이 해산될 즈음에 그 동안의 업무 수행이 조직 설립 취지에 맞게 이뤄졌는지를 두고 감사원이 정책감사를 벌이는 형태로만 진행돼 왔다. 문화창조융합본부는 대통령이 ‘문화융성’을 명분으로 직접 챙긴 조직이여서 그 권력이 살아있는 동안은 사실상 감시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셈이다. 한편 문체부 측은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은 내년 예산이 국회에서 차은택·최순실 사업으로 분류돼 780억 원이 삭감됐다”며 “조직 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조만간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정은 kimje@donga.com·이지훈·신무경 기자}

    • 2016-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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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한 마시자 ‘순’순히 마시자 ‘실’려 갈 때까지 마시자

     《2013년 연말 청와대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알려진 건배사가 있다. 대통령의 이름인 ‘박근혜’다. 의미는 ‘박수 받는 대통령/근심 없는 국가/혜택 받는 국민’이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송년회 시즌이 돌아왔다. 3년이 흘렀지만 이 건배사는 여전히 인기다. 의미가 ‘박수칠 때 떠나라/근심 많은 국가/혜택 없는 국민’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이전에 재치 있고 건강을 기원하는 건배사가 많았다면 올해는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풍자적 건배사가 인기다.》  직장인 김지한 씨는 최근 송년회 모임에 참석했다 건배사 하나로 인기 스타가 됐다. 흔히 건배사로 쓰이는 ‘위하여’ 대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의미하는 ‘위하야’를 외친 것. 우리는 하야를 원한다는 의미다. 김 씨는 “어느 송년회를 가더라도 최근 사태에 대한 이야기가 대화 주제로 오른다. 그래서 건배사도 최근 사태를 반영해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 관한 내용이 많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 차례의 대국민 담화 때 질문을 받지 않았다. 이를 빗댄 ‘답정너’ 건배사도 화제다. ‘답은/정해져 있으니/너(박근혜)는 대답만 해’라는 것. 박 대통령이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박 대통령이 9월 청와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 이후 만찬에서 밝힌 ‘비행기’ 건배사도 다시 송년회에 등장했다. 당시 박 대통령이 설명한 의미는 ‘비전을 갖고/행하면/기적을 이룬다’였지만, 이제는 ‘비전도 없고/행실도 나쁘고/(우리는) 기가 찬다’로 해석되고 있다. 최 씨에 관한 건배사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이름이 그대로 건배사에 등장하곤 한다. ‘최대한 마시자/순순히 마시자/실려 갈 때까지 마시자’란 뜻이다. 최 씨의 딸인 정유라 씨를 빗댄 ‘정유라(정 붙여 주세요/유 갓 잇?(알았죠?)/라잇나우(지금 바로))’와 최 씨 조카인 장시호 씨의 이름에서 가져온 ‘장시호(장소 불문/시간 불문/호탕하게 마시자)’도 인기 건배사에 오르고 있다.  이 밖에 박 대통령의 이름을 패러디한 ‘퇴근해’, 내년에는 대통령이 바뀌는 한 해를 만들자는 소망을 담은 ‘바뀐 해’, ‘의리 지키니까 이렇게 대접 받잖아’라는 최 씨의 말을 패러디한 ‘마무의리’도 20, 30대 사이에서 화제다. 한 대기업 홍보 담당자는 “지난해까지는 부서와 회사의 단합을 강조하는 건배사가 많았다면 올해는 사회 풍자 건배사가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밝혔다. 재치 넘치는 건배사도 여전히 인기다. ‘119(한가지 술로/1차까지만 하고/9시 전에 집에 가자)’, ‘마당발(마주 앉은/당신의/발전을 위하여)’, ‘오징어(오래도록/징그럽게/어울리자)’, ‘무한도전(무조건 도와주고/한없이 도와주고/도와 달라기 전에 도와주고/전화가 없어도 도와주자)’, ‘모바일(모든 일이/바라는 대로/일어나라) 등도 올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송년회 때는 좀 더 밝고 희망찬 건배사가 등장하기를 기원하며 모두 건배해 보는 것은 어떨까?김동욱 creating@donga.com·김정은·장선희 기자  }

    • 20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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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팔’ 정봉이의 첫 주연 무대 “희망없는 청춘 연기 먹먹”

    《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덕후’ 캐릭터 정봉 역으로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배우 안재홍(30)이 연극 ‘청춘예찬’으로 무대에 오른다. 6년 전 연극 ‘보잉보잉’에서 단역을 맡았던 그가 주연급으로 연극 무대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일 만난 안재홍은 “건국대 영화과 재학 시절인 2008년 단편영화를 찍었던 적이 있는데 제목이 ‘청춘예찬’이었다”며 “박근형 연출의 희곡과는 다른 내용이지만, 평소에 ‘청춘예찬’이란 말의 의미와 어감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연극 ‘청춘예찬’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 없이 출연 의사를 밝혔다. 》  이 작품은 연출가 박근형의 대표작이다. 4년째 고교 2학년인 문제아 청년을 둘러싼, 희망 없어 보이는 삶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1999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등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안재홍이 느끼는 이 작품의 매력은 뭘까. 그는 “굉장히 평범한 일상을 그리기 때문에 오히려 순간순간 먹먹한 감정이 크게 다가온다”고 했다. 드라마 ‘응팔’로 유명해졌지만 그는 여전히 평범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연극 연습을 하고 집에 갈 때도 지하철을 이용해요. 4호선 혜화역에서 출발해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환승하죠. 종착지는 비밀입니다. 하하.”  ‘청춘예찬’은 개성이 강한 배우들이 거친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초연 당시 청년 역을 맡았던 배우 박해일은 이 작품을 통해 충무로행 급행열차에 탑승해 스타 반열에 올랐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고수희는 이 작품에서 간질이 역으로 호평을 받았다. 초연 당시 아버지 역을 맡았던 윤제문은 17년이 지난 이번 공연에서 다시 아버지 역으로 안재홍과 호흡을 맞춘다. 특히 안재홍에게 선배 윤제문은 특별한 존재다. 영화 ‘널 기다리며’(2015년)에서 선후배 경찰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이들은 영화 제작자-투자자(?) 관계로 얽혀 있다는 게 후배의 주장이다. “지난해 말 단편영화 ‘검은 돼지’를 찍고 있었는데 윤 선배가 촬영장을 깜짝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너 혼자 컷 하고 액션 하고 다 하는구나’라며 지갑 안에 있던 7만 원을 모두 줬다. 하하.” 스태프와 밥 한 끼 사 먹으라는 윤제문의 따뜻한 배려였다. 안재홍은 “영화 크레디트에 투자자로 선배의 이름을 올릴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결국 ‘고마운 사람들’에 이름을 넣었다”며 웃었다.  ‘청춘예찬’ 공연장 객석에선 드라마 ‘응팔’ 배우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재홍은 “박보검 류준열 고경표 혜리 등 응팔 배우들과 아직도 가깝게 지낸다”며 “응팔 배우들이 모두 청춘예찬 공연을 보러 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재홍은 인터뷰 중 시간이 갈수록 ‘응팔’의 엉뚱 소박 다정한 정봉이 모습이 많이 느껴지는 배우였다. 하지만 이번 무대의 각오는 달랐다. “관객분들께 정봉이 못지않게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청년’을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공연은 8일부터 내년 2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포레스트 아트홀. 전석 5만 원. 02-3672-0900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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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색머리-타투하고… ‘탈북썰’ 푸는 탈북남녀 BJ

    《최근 1인 미디어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른 콘텐츠는 일명 ‘탈북썰’(탈북 과정 이야기)이다. 그 중심에는 아이돌 못지않게 세련된 외모를 지닌 젊은 탈북자 BJ(Broadcasting Jockey·방송진행자)들이 있다. 이들은 아프리카TV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탈북 과정, 북한 음식 등 다양한 북한 콘텐츠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1인 방송을 이끌어 가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탈북자 BJ 1호 손봄향 씨(29)와 아이돌 그룹 ‘씨엔블루’의 리더 정용화와 닮은꼴 외모로 화제가 된 이평 씨(22).》  10년 전 남한에 온 손 씨는 아프리카TV 누적 시청자 200만 명을 보유한 인기 BJ이다. 그가 유튜브에 올린 ‘탈북 스토리’ 영상은 5일 현재 조회수가 319만 회가 넘는다. 함북 청진 출신인 이 씨는 여덟 살 때 할머니와 함께 탈북을 시도했지만 중국 공안에 잡혀 한 차례 북송됐었다. 2년 뒤 다시 탈북해 2004년 남한에 정착한 그의 말투에서 ‘북한 사투리’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곱상한 외모, 피어싱한 눈썹, 팔에 새긴 타투 등 오히려 남한 청년들에 비해 더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4개월 전 유튜브에 올린 ‘탈북 과정 썰’ 동영상은 5일 현재 176만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나원에서 국정원의 탈북자 조사 과정’ ‘북한음식 먹방’ ‘북한단어교실’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씨는 “월평균 500만 원 정도 수익을 올리고 있고, 가장 많을 때는 월 2000만 원도 벌었다”고 말했다. 손 씨는 평균 월 300만 원대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탈북자 3만 명 시대를 맞았지만 왜곡된 선입견이 적지 않다는 게 두 사람의 말이다. 이 씨는 “실시간 채팅 과정에서 북한과 탈북자에 대한 왜곡된 질문을 자주 받곤 한다”고 했다. ‘북한 사람들은 진짜 인육을 먹나요?’ ‘북한에서는 버스비 대신 감자를 내고 탄다는 게 맞나요?’와 같은 경우다. 손 씨 역시 “‘기쁨조 출신 아니었냐’고 질문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것도 이들이 탈북방송 BJ가 된 이유 중 하나다. 손 씨는 “나라 잘못 만난 잘못밖에 없는 탈북자들이 기죽어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탈북자들이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자는 차원에서 방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씨는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탈북자에 대한 인식이 더욱 나빠진 것이 방송을 시작한 한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5월 첫 방송 뒤 방송 8개월 차에 접어드니 이젠 이상한 질문에 대해 다른 시청자분들이 ‘그거 아니다’라고 설명해주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가 5년 전 첫 탈북자 출연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면서 ‘북한’ ‘탈북’ 등은 하나의 특별한 방송 콘텐츠로 자리를 잡게 됐다”며 “분단 상황으로 북한은 아직 신기하고 낯설기 때문에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는 1인 미디어에서 차별성을 지닌 콘텐츠가 됐다”고 분석했다.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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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유진 “남편 백종원의 연기 평가? 저 말고 대본 칭찬만 하던걸요”

     배우 소유진(35)이 4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장진 감독이 극본 및 연출을 맡은 ‘꽃의 비밀’을 통해서다. 배우 배종옥 이청아 등과 함께 출연하는 ‘꽃의 비밀’은 쉴 새 없이 관객을 웃기는 코미디 극. 이탈리아 북서부 시골마을 빌라페로사에 사는 4명의 아줌마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소유진은 네 주인공 가운데 ‘미모’를 담당하는 엉뚱한 아줌마 모니카 역을 맡았다. TV 드라마 ‘아이가 다섯’이 종영한 지 한 달 만이다. 그는 “장진 감독의 팬인데 캐스팅 제안받고 너무 욕심이 나 휴식기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워킹맘인 그가 연달아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던 건 가족의 응원이 컸다. 지난달 29일 ‘꽃의 비밀’ 첫 공연 날. 무대에는 소유진, 객석에는 그의 남편인 요리연구가 백종원(50)이 자리를 지켰다. 2일 공연장에서 만난 소유진에게 “남편이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 것같이 사랑스러운 시선을 던지더라”고 말을 건네자 “제가 무대에 선 걸 남편이 그날 처음 봐 그런다”며 웃었다. “2012년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 출연했을 때 남편이랑 막 연애를 시작했어요. 연애 초반에는 서로 존댓말을 썼는데요. 무대에 선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여러 번 초대했는데 남편은 ‘쑥스러워서 무대에 선 제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겠다’며 초대를 튕겼죠.” 아내의 무대 연기를 처음 본 남편의 평가는 어땠을까. “제 연기보다는 장진 감독님의 대본이 너무 재미있다고 감탄하던걸요.” 이 작품의 백미는 소유진 배종옥 등 출연 배우들의 남장 연기다. 소유진은 “도도함의 대명사로 불린 배종옥 선배님이 솔선수범해서 망가지는 연기와 분장을 도맡아 한다”며 “오히려 공연기획사에서 ‘분장 좀 약하게 하라’고 말린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시국에 웃을 일이 많지 않은데 이 작품으로 제대로 웃겨 드리겠다고 자신했다. 소유진은 결혼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아줌마 팬이 느는 등 오히려 팬 층이 두꺼워졌다. 캐릭터의 폭도 넓어졌다. 스스럼없이 아줌마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를 낳았을 때만 해도 배우로서 고민이 많았어요. 더 이상 사람들이 저를 예쁜 여주인공으로 봐주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근데 둘째를 낳으면서 마음을 다잡았죠. 제가 지금 현재 제일 잘할 수 있는 캐릭터가 바로 아줌마 캐릭터잖아요.” ‘국민 요리 선생님’으로 통하는 남편 못지않게 팬들 사이에선 소유진의 ‘레시피’도 인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요리법을 소개하며 팬들과 소통한다. 특히 첫째 아이를 낳고 나서 이유식 책을 내기도 했다. “엄마, 아내, 배우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요. 지금의 제 모습을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나이가 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꽃의 비밀’은 내년 2월 5일까지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3만5000∼5만5000원. 1544-1555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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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혹대상에 맡긴 검증 칼자루… 문체부TF 한달째 겉돌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1일 ‘최순실 차은택 관련 문제 사업’을 점검하기 위해 발족시킨 특별전담팀(TF)이 의혹 당사자인 간부들로 구성돼 한 달이 넘도록 별다른 감찰 결과도 내놓지 못하고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TF를 통해 외부 개입 및 사적 이익을 위한 것으로 확인된 사업은 과감히 폐지하고, 관련 직원은 인사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문체부가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유은혜 의원실에 최근 제출한 TF 자료에 따르면 문제 사업에 관여했던 당사자들에게 ‘개혁의 칼자루’를 쥐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TF는 정관주 1차관을 팀장으로 주요 실장급 간부 6명으로 구성됐으며, 객관적으로 점검할 외부 전문가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TF 팀장인 정 차관부터 대통령국민소통비서관 재직 당시 예술인의 좌우 이념 성향을 분석한 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박영국 국민소통실장은 2014년 말 콘텐츠정책관으로 일할 때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채용 심사 과정에서 송성각 전 원장에게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재원 체육정책실장도 장시호 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의혹 사업의 책임자다.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한 윤태용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미르재단 설립 허가와 문화창조융합벨트, 콘텐츠진흥원에 대한 예산 지원 및 관리감독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TF 회의록에 따르면 정 차관은 11월 1일부터 총 14번 열린 회의 중 절반이 넘는 8번의 회의에 불참했다. 간사를 맡고 있는 송수근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한 1급 실장급 간부들이 전원 불참한 회의도 2차례나 있었다. 문체부는 “내년 예산 심사 등으로 인해 간부들이 국회에 대기하거나 서울 사무소에 가느라 참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회의 내용도 부실했다. TF는 초창기 ‘최순실 차은택 관련 사업’ 자체 예산 삭감 논의가 벌어진 1∼5차 회의까지만 1급 간부들이 참석해서 열렸을 뿐이다. 이후 9차례 열린 회의에서는 주로 담당 국·과장들이 모여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을 모니터링하는 수준에 그쳤다. 조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18개 의혹 사업 중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뮤지컬 ‘원데이’ 지원 사업 등 4개 사업에서만 문제가 드러나 특별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 장관은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설립 허가,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 사업 등 핵심 의혹들에 대해선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혀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2일 “TF에 의혹 사업 책임 간부들이 대거 참여했다. 자체 감사가 면피용 조사로 흐를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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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무 차관 “최순실이 정호성에 하명? 그런 녹음파일은 없어”

     이창재 법무부 차관은 30일 최순실 씨가 정호성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에게 일방적인 지시를 했다는 녹음파일 존재 여부와 관련해 “그런 녹음파일은 압수물 가운데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등의 기관보고 첫 회의에서 공석인 법무부 장관의 직무대행으로 출석한 이 차관에게 질문이 집중됐다. ‘하명, 독촉 등이 언급된 (정 전 비서관의) 녹음파일이 존재하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이 차관은 “압수한 녹음파일은 여러 개지만 (논란이 된) 파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녹음파일을 제출하라’는 요구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불가능하다”며 거부했다.  다만 부실수사 논란이 일었던 2년 전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재수사가 필요하냐고 묻자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날 김수남 검찰총장이 “진행 중인 수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국정조사에 불출석한 것을 두고 오전 한때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1시간 반가량 파행을 빚기도 했다. 문체부 기관보고에서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비선 실세 개입 의혹 사업 총 18건 중에서 문제가 있어 특별감사를 진행 중인 사업은 4건에 불과하다고 밝혀 문체부의 쇄신 작업이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가 특별감사를 진행 중인 사업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보조금 지원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제작한 뮤지컬 ‘원데이’ 국고 지원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연루된 빙판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사업 △정유라 관련 대한승마협회 국가대표 선발 과정상의 규정 위반 등이다. 동아일보가 단독 보도한 뮤지컬 ‘원데이’ 국고 긴급 지원과 관련해 “예산 지원과 집행 과정에서 차은택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원금 1억7890만 원 중 1억4600만 원을 환수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30여 개 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는 기금 774억 원의 처리와 관련해선 “문체부에서 재단법인을 해산하거나 취소하고 기금은 유사한 목적의 재단으로 이전하거나 국고로 환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K스포츠재단에서 ‘특정인의 사익 추구’를 위해 재단의 돈이 쓰인 사실이 내부감사 결과 확인됐다”며 “이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문체부는 (재단의) 잔여 재산 동결을 명령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홍익대), 김종 전 문체부 차관(한양대)과 출신 대학이 같다는 등의 이유로 선임된 문화체육계 인사들을 재검증하겠다고도 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김정은 기자}

    • 20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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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재·배종옥·문근영… ☆이 빛나는 연말 연극 무대

     12월은 공연계에서 화제작이 많이 나오는 ‘빅뱅기’로 통하는데 올해는 특히 낯익은 스타가 대거 출연하는 작품이 적지 않다. 배우 이순재는 연기인생 60주년을 맞아 아서 밀러의 대표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 무대에 선다.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9회만 공연한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평범한 가장이자 판매원 윌리 로먼을 통해 사회에서 내쳐진 소시민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중견 배우 손숙과 이문수, 김태훈 등이 출연한다. 12월 13∼22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3만∼7만 원. 010-9053-1612 장진 감독의 희극 ‘꽃의 비밀’에는 배우 배종옥, 소유진, 이청아가 캐스팅됐다. 배종옥은 2014년 ‘그와 그녀의 비밀’ 이후 2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허당 캐릭터 ‘자스민’으로 변신해 능청스러운 아줌마 연기를 선보인다. 예술학교 출신의 가정주부 ‘모니카’ 역을 맡은 소유진은 2012년 뮤지컬 ‘김종욱 찾기’ 이후 4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다. ‘꽃의 비밀’은 시골 마을에 사는 아줌마 네 명이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29일부터 2월 5일까지 서울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3만5000∼5만5000원. 1544-1555 원조 ‘국민 여동생’ 문근영과 충무로 ‘블루칩’으로 통하는 배우 박정민은 줄리엣과 로미오로 변신한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기를 맞아 공연되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동갑내기 친구인 두 배우의 호흡이 기대감을 높인다. 12월 9일∼1월 15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3만3000∼6만6000원. 1544-1555 헨리크 입센, 안톤 체호프에 이어 근대 연극의 아버지라 불리는 스웨덴 작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미스 줄리’가 국내 관객을 만난다. 백작의 딸과 남자 하인의 관계를 통해 계급, 성별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발표 당시 스웨덴에선 기존 사회 질서에 반하는 작품이라며 16년간 공연을 금지하기도 했다. 주인공 줄리는 황선화, 줄리를 파멸로 이끄는 하인 장은 연희단거리패 대표 배우 윤정섭이 맡았다. 12월 18일까지 서울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전석 3만 원. 1644-2003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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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김정은]7급직원에 ‘미르 책임’ 떠넘긴 문체부

     9월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현장. 이날 국감에선 문체부 국감 사상 처음으로 7급 주무관이 증인으로 단상에 섰다. 김모 주무관(33)은 미르재단 설립 허가 업무를 맡았던 담당자였다. 지난해 10월 26일 당시 공무원 임용 4개월 차 ‘견습 직원’ 신분이었던 그는 상관의 지시에 따라 단 하루 만에 미르재단 허가를 내주기 위해 세종시와 서울을 분주하게 뛰어다녀야 했다.  주무관이 증인이 된 건 조윤선 장관을 비롯한 문체부 간부들이 ‘미르재단 설립 허가 과정에서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한결같이 부인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재단 설립 허가 전결권을 갖고 있는 하윤진 당시 대중문화산업과장은 “법인 설립 업무는 보통 주무관들이 한다”며 발을 뺐다. 이런 사정으로 김 주무관은 이날 밤 늦게 국감 현장에 도착해 오전 1시까지 의원들의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다. 7급 주무관이 문체부를 대표해 증인석에 오른 것을 지켜본 문체부 공무원들 사이에선 “주무관이 조직의 총알받이가 됐다” “비선 실세들의 ‘놀이터’가 된 문체부 조직의 민낯을 보여준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모르쇠로 일관한 문체부 간부들의 주장과 달리 하 과장은 최근 미르재단 설립 허가 신청 나흘 전 상관인 최보근 콘텐츠정책관 지시로 청와대에서 열린 재단 설립 회의에 참석해 ‘10월 27일 미르재단 현판식에 맞춰 반드시 설립 허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 과장은 당시 국감을 앞두고 직속상관인 최병구 콘텐츠정책관에게 이런 사실을 전해 장관에게도 보고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과장의 증언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25일 “문체부 공무원들을 위증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장관은 25일 열린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9월 국감 때 미르 관련 청와대 회의를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또 부인했다.  부당한 윗선의 지시를 책임감 없이 수행한 뒤 책임질 때가 되면 밑에 떠넘기는 ‘영혼 없는 공무원’들은 최순실 차은택 국정 농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공무원들이 임용될 때 하는 선서 중에 ‘나는 정의의 실천자로서 부정을 뿌리 뽑는 데 앞장선다’는 항목이 있다. 문체부를 포함한 모든 부처 공무원들이 되새겨야 하는 초심(初心)이다.김정은·문화부 kimje@donga.com}

    • 2016-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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