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인체에 해로워 사용이 금지된 공업용 과산화수소수를 이용해 4000여 명에게 치아미백 시술을 한 유명 치과 그룹이 경찰에 적발됐다. 치아 미백시술에 일정 농도의 과산화수소수가 필요하지만 이 업체는 치료 단가를 낮추기 위해 법정 기준 농도의 두 배가 넘는 공업용 과산화수소수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외 111개 치과병원을 지점으로 둔 이 업체는 소속 병원 21곳이 이 같은 방식으로 불법 시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치아 미백시술을 할 때 34.5% 농도의 공업용 과산화수소수를 쓰도록 산하 치과에 지시한 혐의로 A치과그룹 대표 김모 씨(46)의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김 씨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던 지난해 10월 미국으로 출국해 현재까지 체류 중이다. 경찰은 또 공업용 과산화수소수로 만든 무허가 치아미백제를 2008년 6월∼2011년 12월 시술에 사용한 혐의로 A그룹 산하 병원장 박모 씨(35) 등 치과의사 22명을 포함해 상담실장 등 4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병원에 공업용 과산화수소수를 이용한 불법 치아미백제를 납품하고 환자들이 항의해 올 때의 대처법을 알려준 C사 대표 등 제조업체 관계자 4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치아미백은 탈색 기능이 있는 과산화수소수를 희석해 치아연마제와 섞은 뒤 젤리 형태로 만들어 환자의 치아에 붙이는 시술이다. 과산화수소는 산화력이 강해 섬유 표백이나 폐수 처리 등에 사용되는 독성 물질이다. 환경부는 과산화수소가 6% 이상 혼합된 물질을 유독물로 분류하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청 기준에 따라 15% 농도 이하일 경우에만 인체에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A그룹은 법적 기준치의 두 배가 넘어 통상 공업용으로 쓰이는 34.5%의 과산화수소수로 미백제를 만든 것이다. 독성 물질의 경우 보통 농도가 높을수록 가격이 저렴하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그룹이 사용하는 불법 미백제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미백제로 시술을 받으면 음식물을 섭취할 때 과산화수소 성분이 녹아내려 입과 목 식도에 심한 자극과 약품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식약청도 무허가 치아미백제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경고했다.경찰 관계자는 “불법 미백제로 시술을 받은 환자 중 상당수가 이가 시리는 등 부작용을 호소했지만 의사들은 원래 그러니 참으라고 하거나 진통제를 처방하는 등 임시방편으로 대응해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적발된 병원들은 치아미백을 ‘미끼 상품’으로 내걸어 환자를 끌어모은 뒤 저가에 시술해주며 임플란트 등 고가 진료를 유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런 방법으로 무허가 미백시술을 받은 환자가 4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하지만 A치과 측은 “단시간에 높은 미백 효과를 볼 수 있어 고농도 과산화수소수를 쓰고 있고 심각한 부작용 사례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우리뿐 아니라 일반 치과에서도 오래전부터 이런 시술을 해왔는데 경찰이 왜 문제를 삼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식약청 관계자도 “농도 15% 이상 과산화수소수를 인체용으로 제조하거나 유통시키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의사가 이런 무허가 재료를 치료에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선 명확한 법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기준 농도가 넘는 과산화수소수를 약품에 넣는 것이 금지된 만큼 의사의 시술행위도 처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산화수소(hydrogen peroxide) ::수소와 산소의 화합물로 옅은 푸른색을 띤다. 산화력이 강해 소독제나 표백제로 쓰이고 플라스틱 폭약 제조에도 사용된다. 90% 수용액은 로켓의 추진제, 잠수함 엔진의 작동용으로 쓰인다. 독성과 자극성이 강해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3조5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다단계 사기를 저지르고 중국으로 도피한 조희팔 씨(55)가 지난해 말 현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하지만 시신이 화장돼 유전자 감식을 통한 과학적 확인이 불가능하고 조 씨 측근이 한국 정서와 맞지 않게 장례식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아 위장 사망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 씨가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온 여자친구 K 씨 등과 중국 칭다오(靑島)의 한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급체를 호소해 병원으로 옮기던 중 구급차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식사 후 가라오케에서 양주를 마시며 가수 나훈아의 ‘홍시’를 부른 뒤 K 씨에게 복부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조 씨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대구와 서울 등지에 다단계업체를 차린 뒤 건강용품 판매사업으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3만여 명을 투자에 끌어들여 3조5000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2008년 12월 경찰과 공무원의 도움을 받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중국으로 밀항한 뒤 도피 생활을 해왔다.경찰 조사 결과 조 씨는 53세 중국동포 조영복으로 신분을 세탁해 중국 옌타이(煙臺)에 숨어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국내에 머물고 있는 조 씨의 외조카 유모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유 씨에게서 조 씨의 응급진료기록과 사망진단서, 화장증 등을 확보한 뒤 현지 병원과 담당 의사 등을 통해 지난해 12월 18일 조 씨가 사망한 것으로 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1일 조 씨의 장례식 장면을 촬영한 51초 분량의 동영상도 증거로 공개했다. 조 씨 측근이 찍은 이 동영상을 보면 조 씨로 보이는 시신이 투명한 관에 입관돼 있고 주변에 조 씨의 자녀와 여자친구, 부하 직원들이 모여 시신을 내려다보고 있다. 경찰은 조 씨의 딸 컴퓨터에서 해당 동영상을 확보했다.하지만 조 씨가 경찰과 피해자들의 추적을 따돌리려 숨진 것으로 위장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우선 조 씨 사망 직후 시신이 화장돼 유전자 감식을 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 의심을 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장을 하면 고온에 뼛속 유전자가 모두 소실돼 해당 시신이 조 씨가 맞는지 과학적으로 입증할 길이 없다”고 설명했다.갑작스러운 죽음 후 열린 장례식이라면 숙연한 가운데 치러졌을 텐데 굳이 카메라를 들고 시신 얼굴을 포함해 동영상 촬영을 한 점도 미심쩍다는 지적이 많다. 수배된 피의자가 사망했다는 거짓 증거를 만들어 수사를 단념시키려는 속셈이라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조 씨의 사기 피해자들은 “피해액과 피해자가 너무 많아 보상하기 어려운 까닭에 조 씨가 위장 사망을 택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서류 위조나 공무원 매수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도 위장 사망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가 자작극을 벌였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경찰은 16일 공범 2명의 신병을 중국 공안부에서 넘겨받아 최소 300억∼400억 원으로 추정되는 조 씨의 은닉 재산을 추적하는 한편 실질적 자금관리인 강모 씨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통합진보당 ‘5·12중앙위원회’ 폭력사태 당시 저주하는 듯한 눈빛으로 조준호 전 공동대표의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겼던 젊은 여성의 신원과 행방이 사건 발생 엿새째인 18일까지 묘연하다. 14일 분신한 박영재 당원 등 폭력에 가담했다가 언론에 노출된 당권파 당원들의 정체는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유독 이 여성은 확인되지 않는 것. 조 전 대표는 이 여성 등이 가담한 폭행의 영향으로 16일 3시간 동안 목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한때 이 여성이 통진당 서울시당 학생위원장 J 씨라는 말도 돌았으나 J 씨는 “중앙위에는 참석했지만 (문제의 여성과는)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고 부인했다.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이홍우 비대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중앙위 폭력사태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폭력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 여성 등 폭력 가담자를 색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사위는 폭력 가담자를 △중앙위 의장단에 대한 폭력 행사자 △단상 점거자 △회의 진행 저지자로 나눠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온라인에서도 ‘네티즌 수사대’가 이 여성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일부 트위터리안은 “사진을 보면 지금도 살기가 느껴진다” “차라리 합성이었으면 좋겠다”며 이 여성과 관련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한편 통진당 중앙위 폭력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8일 “검찰에 접수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면서 “폭력행위 가담자 색출과 함께 이번 사건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밝히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시민단체 활빈단은 통진당 폭력사태와 관련해 당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중국에서 시작된 해킹 공격으로 EBS 회원 약 4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EBS는 15일 오전 7시경부터 메인사이트(www.ebs.co.kr)에 대한 해킹 공격으로 이상 트래픽(인터넷 접속 시도)이 발생했으며 자체 모니터링 결과 약 400만 명에 이르는 회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17일 밝혔다. EBS의 전체 회원은 1942만 명에 이르지만 2009년 12월 이전에 가입한 회원 중 2009년까지 한 번이라도 개인정보를 변경한 회원들의 로그 파일만 해킹돼 피해 규모가 다소 줄었다. EBS 측은 해당 회원들의 이름, 전화번호, e메일 주소, 아이디(ID), 비밀번호가 유출됐으며 주민등록번호와 은행 계좌번호 등 민감한 정보는 애초부터 서버에 보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BS는 15일 이상 트래픽을 처음 감지한 후 피해 상황을 분석하다 해킹 사고가 의심되자 16일 오후 1시경 경찰에 신고했다. 17일 오전 9시경에는 유출된 정보와 피해 현황을 파악한 결과 해킹 사고로 결론짓고 오후 1시경 보도자료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전산서버에 악성코드가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해킹 시기와 경위, 개인정보 유출 등 피해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EBS 측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EBS 측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수험생이 많이 접속해 사용하는 ‘EBS 수능사이트’(www.ebsi.co.kr)는 공격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능사이트는 별도의 서버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인사이트와 수능사이트가 동일한 ID와 비밀번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EBS 회원들은 즉시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게 바람직하다. EBS 측은 “사고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회원들께 사과드리는 한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통해 비밀번호 변경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평소 EBS의 ID와 비밀번호를 다른 인터넷 서비스에서 쓰고 있다면 비밀번호를 모두 변경할 필요가 있다. 다른 서비스를 통해 개인정보가 추가로 유출되거나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올해 신임 검사 10명 중 6명꼴로 여성의 검사 임용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남자 검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여검사가 최근 몇 년 새 다수 있었던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여자 검사시보나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남자 검사 3명이 지난해 처음으로 징계를 당한 사실도 드러났다.그러나 검찰은 ‘성추행 검사’를 징계하고도 성폭력전담부로 발령 내고 강간 혐의로 입건된 검찰 직원 5명 중 2명에 대해서는 별다른 징계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추행 검사를 성폭력전담부로 발령동아일보가 대검찰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해 입수한 징계 현황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처음으로 성폭력을 사유로 검사를 징계했다. 2000년부터 감찰 통계를 관리해 오고 있는데 2010년까지 단 한 건도 없다가 지난해 검사 3명이 면직 감봉 견책의 징계를 받은 것.이들은 실무수습을 받는 여자 검사시보나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했다. 광주지검 장흥지청 K 검사는 노래방에서 여자 검사시보와 술을 마시다 강제로 입을 맞춘 혐의로 면직됐다. K 검사는 다른 지청에서 아동성폭력 사건 등을 맡는 소년부 검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청주지검 부장검사였던 P 검사도 여자 검사시보 2명에게 노래방에서 블루스를 추자고 해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받고 서울고검으로 옮겼다. S 검사는 법무연수원 교수로 근무할 당시 함께 회식하던 여검사 2명에게 입맞춤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해 견책 처분을 받았다. S 검사는 징계 6개월 만인 지난해 8월 서울고검 공판부로 인사발령을 받아 성폭력 전담 검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1월 이 검찰청 블로그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성폭력 사건을 재수사해 진범을 찾아내고 피고인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준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 최모 부장검사는 3월 여기자들의 허벅지를 만지고 ‘집이 어디냐, 같이 나가자’고 추행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여검사들 “검찰 내 성폭력 불감증 심각”검찰은 그동안 강간 등 성폭력으로 형사 입건된 직원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를 해 왔다. 대검 범죄통계에 따르면 2002∼2010년 강간 혐의로 수사를 받은 검찰 공무원은 모두 5명이다. 이 중 2명은 아무 징계도 받지 않았고 2명은 감봉 견책 등 경징계에 그쳤다. 검찰이 일반 범죄자는 엄격히 처벌하면서 제 식구는 감싼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 무혐의로 결론 나거나 고소가 취하돼서 징계를 안 했을 가능성이 있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성추행으로 징계를 받은 검사들도 가장 중한 징계가 면직이어서 실질적 불이익은 크지 않았다. 해임 처분을 받으면 변호사 개업도 3년간 못하고 퇴직금도 25% 깎이지만 그보다 한 단계 가벼운 면직은 검사직만 잃게 된다.여검사 사이에선 성폭력에 대한 남자 검사들의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최근엔 로스쿨 학생이 검찰이나 법원 실무에 대거 투입되면서 성추행을 당하고도 검사 판사로 임용되기 위해 문제 제기를 못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지검의 8년차 여검사는 “검찰의 남성중심적 술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향후 성추행 사건이 계속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한편 판사는 성폭력과 관련해 내부 징계를 받은 사례가 아직 없다. 지난해 지하철에서 20대 여성을 성추행한 서울고법 황모 판사는 사건 직후 사직해 징계를 받지 않았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으로 9일 검찰에 소환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노 전 대통령 측의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청와대 제2부속실 직원 2명의 계좌에 입금된 돈이 총 20억 원 이상”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직원 한 명의 계좌당 10억여 원씩 20억 원 이상이 입금됐다는 것이다. 조 전 청장은 이들 직원은 잔심부름을 하는 말단 직원이 아니라 적어도 행정관 이상의 간부 직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조 전 청장은 검찰에서 “대통령 부인 보좌를 담당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 간부 직원 2명의 계좌에 2004, 2005년경에 20억 원 이상이 입금돼 줄곧 사용되지 않고 있다가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2008년 2월경 돈이 거의 모두 인출됐다고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수십만 또는 수백만 원의 돈이 드나든 것을 모두 합쳐 거액이라고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 “입출금된 돈을 도박판 판돈 계산하듯 한 게 아니라 주로 뭉텅이로 들어온 돈을 입금액 기준으로 더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오 “檢, 우리은행 삼청동지점 가면 대상자 금방 파악” ▼이어 조 전 청장은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계좌추적팀이 2009년 5월 10여 일간 문제의 계좌 자금흐름을 추적해 이를 밝혀냈지만 노 전 대통령이 자살하는 바람에 이에 대한 조사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그냥 덮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조사 과정에서 조 전 청장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검 중수부가 2009년 문제의 계좌를 추적할 때 발부받았던 계좌추적용 영장 사본과 압수물 목록 등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 제2부속실 직원은 남자 2명, 여자 9명 등 모두 11명으로 검찰이 추적한 계좌 명의인은 행정관 이상 여자 간부 직원 2명으로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의 어떤 계좌인지를 쉽게 특정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 “은행은 계좌추적용 영장 사본을 모두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이 우리은행 삼청동지점에 가서 확인을 해도 대상자가 누구였는지 금방 파악할 수 있다”고 진술했다. 또 현재 봉인돼 보관돼 있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 자료도 확인 대조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조 전 청장이 2010년 3월 31일 기동부대 지휘요원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 언급한 ‘차명계좌’가 노 전 대통령 본인의 것인지, 아니면 권양숙 여사 등 노 전 대통령 가족 것인지에 대해서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설령 그 차명계좌가 권양숙 여사 등 노 전 대통령 가족의 차명계좌라고 해도 노 전 대통령이 책임을 질 만한 계좌로 알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검찰은 그의 주장이 2009년 수사 상황과 맞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조 전 청장이 진술한 대로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대검 중수부가 추적했던 청와대 제2부속실 직원의 계좌에 입금된 돈의 규모가 20억 원 이상인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조 전 청장은 13일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와 관련해 동아일보에 4일자로 보도된 “어느 은행, 누구 명의인지 다 까겠다”는 말에 대해 “나는 밝히겠다고 말했지 그렇게 저속하고 천박한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검찰에서는 10만 원권 수표 20장만 발견됐다고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 “진실을 아는 검찰에서는 절대 그런 말이 나올 리 없다”며 “나를 말장난이나 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 진실을 호도하려는 세력이 지어낸 말”이라고 일축했다.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위급상황에 처한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112앱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와 개인정보 공개 논란에 부닥쳐 서비스가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정부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112앱으로 문자신고를 하면 GPS로 신고자 위치를 파악해 구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앱을 설치하면 이동통신사나 휴대전화 제조사와 관계없이 GPS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지난해 5월부터 서울 경기 강원 지역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용돼 왔다. 2만2000여 명이던 가입자가 지난달 수원 살인 사건 이후 3배에 가까운 6만2000여 명으로 늘었다.문제는 서비스 대상이 여전히 이들 지역 미성년자로 한정돼 전국의 성인여성은 가입이 안 된다는 것이다. 서비스 지역과 연령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정부는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인프라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인프라의 문제는 뭘까. 경찰에 따르면 112앱을 통한 문자신고는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로만 전송되고 다른 지역으로 전송되지 않는다. 통신사가 112앱을 통해 들어온 신고 문자를 해당 지역 경찰서로 전송하거나 경찰이 서울경찰청에 모인 신고내용을 전국 각지로 보내는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되려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해 경찰이 이동통신사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112앱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얼굴사진 등 상세한 개인정보가 필요한데 가입자들이 얼마나 협조할지도 미지수다. 현재 112앱에 가입하려면 이름 성별 나이만 입력하면 된다. 하지만 경찰이 신고를 받고 GPS로 위치를 찾아 현장에 도착해도 입력정보로는 신고자를 식별하지 못해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다반사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안에 시스템을 정비해 112앱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20세 이상 성인까지 이용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개정 ‘위치정보보호법’ 11월 시행한편 본인 동의가 없어도 경찰이 112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하도록 한 위치정보보호법 개정안이 14일 공포돼 6개월 뒤인 11월부터 시행된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이 112 신고자의 위치를 조회하도록 하는 위치정보법이 최근 통과됐지만 신고가 들어왔을 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휴대전화 사용자는 5명 중 1명뿐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삼성 LG 등 국산 스마트폰을 쓰는 SK텔레콤 가입자만 GPS 위치추적을 할 수 있고 아이폰 등 외국 스마트폰 사용자나 KT, LG유플러스 가입자는 추적이 불가능해 GPS가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다.현행 위치추적 방식은 통신사 기지국 기준으로 반경 200m∼수km까지만 알 수 있어 오차가 크지만 GPS를 활용하면 신고자 위치를 20∼50m로 좁힐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마트폰에는 GPS 기능이 대부분 들어가 있어 ‘GPS 위치추적’이 가능해진 것이다.경찰이 통신사에 신고자 위치 확인을 요청하면 통신사는 신고자 스마트폰에서 보내오는 위치정보를 파악하게 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스마트폰에 사용자의 GPS 정보를 통신사로 보내도록 하는 기능이 내장돼 있어야 한다. 삼성 갤럭시, LG 옵티머스, 팬택 베가 등 국산 스마트폰에는 이 기능이 있지만 애플 아이폰, 림(RIM) 블랙베리폰, 구글 넥서스원 등 외국 스마트폰에는 없다.이 외에도 이동통신사가 스마트폰의 위치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현재 SK텔레콤만 이 시스템이 있고 KT와 LG유플러스는 없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12와 119에서 신고자들의 위치를 파악해 달라는 요청이 많아 관련 시스템을 갖췄고 스마트폰 제조사에도 기기 안에 연동 기능을 넣어 달라고 요청했다”며 “국내 업체만 요청을 수락해 국산 스마트폰만 GPS 위치조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현재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 5260만 명 가운데 SK텔레콤 가입자는 2657만 명. 이 중 1046만 명이 국산 스마트폰을 쓰고 있어 휴대전화 이용자 중 19.8%만 GPS 위치추적이 가능한 셈이다.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가 GPS 위치확인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건 ‘위치추적이 불필요한 기능이고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KT 관계자는 “긴급구조기관에서 GPS 위치조회 요청이 많지만 고객 위치가 제3자에게 노출될 수 있어 시스템까지 갖추고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애플 등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고객 사생활 보호’를 내세워 GPS 위치추적 기능을 넣지 않고 있다.하지만 긴급 신고자에 대한 GPS 위치조회가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112와 119 신고자에 대해서만 위치추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통신사가 해당 고객에게 문자로 조회사실을 고지하게 하면 남용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에게 긴급 상황에서 구조될 권리와 사생활 보호 중 선택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휴대전화 구입 전 어느 기종과 어느 통신사를 골라야 GPS 위치추적이 가능한지 관련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신임 경찰청 차장에 김정석 경찰청 기획조정관(50·사법시험 30회)이 승진 내정되고 서울지방경찰청장에 김용판 경찰청 보안국장(54·행정고시 30회)이 승진 기용되는 등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 인사가 8일 단행됐다. 이번 인사는 김기용 경찰청장이 취임하고 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이 해양경찰청장으로 자리를 옮겨 일부 공석이 생긴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경찰대학장에는 수원 20대 여성 피살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가 반려된 서천호 경기지방경찰청장(51·경찰대 1기)이, 경기경찰청장에는 강경량 경찰대학장(49·경찰대 1기)이 내정돼 자리를 맞바꾸게 됐다. 당초 서울경찰청장에는 김정석 기획조정관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청와대 일각에서 ‘치안정감 중 PK(부산경남) 출신이 많아 지역 안배 차원에서 TK(대구경북) 출신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막판에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석 내정자는 경남 고성, 김용판 내정자는 대구 출신이다. 김용판 내정자는 김기용 청장과 행정고시 동기이기도 하다. 이 밖에 △경찰청 기획조정관 최동해 △경찰청 수사국장 김학배 △경찰청 정보국장 강신명 △경찰청 보안국장 전석종(승진) △대통령실 치안비서관 백승엽(승진) △경찰교육원장 김성근 등 치안감 6명에 대한 인사도 이뤄졌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이 처벌규정이 없어 단속하지 못했던 ‘운전 중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청’ 행위에 대해 범칙금을 물리기로 했다. 또 주행 중에는 DMB가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을 내비게이션시스템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할 계획이다.경찰청은 최근 경북 의성군에서 화물차 운전사가 DMB를 보며 질주하다 사이클 선수 3명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을 계기로 도로교통법을 이같이 개정하는 방안을 19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추진하겠다고 7일 밝혔다.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운전 중 DMB 시청 금지가 훈시조항으로 돼 있어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DMB를 보며 운전하다 적발되면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범칙금 7만 원을 물리는 것에 준하는 처벌을 한다는 게 경찰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순찰할 때 주변 차량들을 면밀히 관찰해 운전자의 DMB 시청 장면을 목격하면 차량 번호를 확인한 뒤 주변 교차로에 대기 중인 경찰차에 연락해 현장에서 적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경찰은 또 내비게이션 업체가 제품을 생산할 때 주행 중에는 DMB 영상이 꺼지는 기능을 반드시 넣도록 할 계획이다. 운전 중에는 TV가 보고 싶어도 원천적으로 볼 수 없도록 기술적 규제까지 하겠다는 것이다.현재 내비게이션이 내장된 일부 차량에는 사고 예방을 위해 주행 시 DMB 화면이 사라지고 소리만 나오도록 하는 기능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운전자들이 카센터에서 2만∼3만 원만 내면 이 안전장치를 쉽게 무력화할 수 있어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도로교통법이 경찰 방안대로 개정되면 모든 내비게이션에 주행 중 DMB 영상 제한 기능을 넣게 하는 동시에 개조행위도 불법으로 간주해 처벌한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 600만 원을 벌어서 갚으려고 직업소개소를 찾은 게 임모 씨(24·여)에겐 지옥의 시작이었다. 직업소개소 업자는 임 씨에게 일자리를 주겠다며 1월 성매매 업소에 취업시켰다. 급한 돈 600만 원은 일단 해결해줄 테니 몸을 팔아 갚으라는 것이었다. 임 씨는 6일간 성매매를 하다 탈출해 집으로 도망쳤다. 그러자 성매매업주 손모 씨는 3월 임 씨 집으로 찾아와 성매매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임 씨는 당초 받은 돈의 4배가 넘는 2450만 원을 갚겠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써야 했다. 경찰은 손 씨와 직업소개소 업자를 불법채권추심 혐의로 2일 구속했다. 빚 독촉에 시달리던 택시운전사가 3월 아들 결혼식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도 있었다. 원주의 한 폭력조직 전 행동대원인 김모 씨(37)는 아들 결혼자금이 필요했던 곽모 씨(65)에게 800만 원을 빌려주고 연리 400%의 원금과 이자를 요구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곽 씨가 돈을 갚지 않자 수시로 찾아가 폭행했고 다른 택시운전사에겐 연리 927%의 사채까지 쓰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자는 대부업법에 따라 최대 39%까지만 물릴 수 있다. 경찰이 지난달 18일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에 나선 지 보름 만에 전국에서 1028명을 검거해 45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검거인원 436명보다 2.3배가량 많은 수치다. 단속 결과 고리사채 불법채권추심 등 불법 사금융 범죄가 84%(867명)로 가장 많았다. 유형별로는 무등록 대부업(51%·442명)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이자율제한 위반(29%·253명) 불법채권추심(20%·172명) 순이었다. 경마장 이용객들에게 582차례에 걸쳐 2억4000만 원을 빌려주고 최대 연4560%의 이자를 받은 대부업자 4명도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불법사금융 단속을 위해 지방경찰청에 전담수사팀 16개를 지정하고 사금융 수요가 많은 지역의 경찰서에 105개의 전담수사팀을 운영하고 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이 112 신고 대응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경찰청 112신고센터장에 종전 계급보다 한 단계 높은 총경급 간부를 임용했다. 경찰은 또 ‘룸살롱 황제’ 뇌물 사건으로 땅에 떨어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강도 높은 부정부패 척결 방안을 마련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했다. 김기용 신임 경찰청장은 4일 그동안 경정급 간부가 맡아온 서울경찰청 112신고센터장에 진정무 총경을 임명했다. 경찰은 또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만든 직할 TF팀인 ‘기본권원칙구현추진단(기원단)’을 해체하고 경찰쇄신추진단(쇄신단)을 신설했다. 경찰청 생활질서과장 임호선 총경과 경무과 김창룡 총경을 쇄신단에 배치됐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논란과 관련해 “9일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한 데 대해 민주통합당은 4일 당 차원의 원론적 비판 성명을 내놓았다. 박용진 공동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조 전 청장은 양파 껍질 벗기듯 하나하나 자기 유리한 얘기만 내놓을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내놓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허위 사실과 과대망상으로 사자(死者)를 욕되게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주류인 친노(친노무현) 그룹은 별다른 대응 없이 침묵했다. 친노로 분류되는 민주당의 한 당선자는 “조 전 청장의 주장에 일일이 답변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노무현재단에서 대응한 것으로 갈음하자”고 답변을 피했다. 이런 반응에는 조 전 청장이 검찰에서 무엇을 주장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판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듯하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진실이 무엇인지는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고 현재로선 수사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주시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조 전 청장은 이날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사범대부속고를 찾아 학교폭력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조 전 청장은 “조폭이 멋있어 보여도 실은 휴대전화 요금도 제대로 못 낸다” “학교폭력을 발견하면 망설이지 말고 117로 신고해라” 등의 말만 했을 뿐 차명계좌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화물차 운전사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보며 질주하다 사이클 선수들을 치어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난 지 이틀 만인 3일, 교사 석모 씨(35)는 네 살배기 딸을 병원에 데려가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석 씨는 주행하는 20분 내내 DMB로 오락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운전사 때문에 좌불안석이었다.석 씨는 한참을 망설이다 운전사에게 “아이가 무서워하니 운전에만 집중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하루 종일 쪼그려 앉아 운전만 한다고 입장 바꿔 생각해 봐라”라는 타박이 돌아왔다. 그는 “그나마 TV로 지루함을 달랠 수 있어 손님에게 웃는 낯을 보일 수 있다”며 “20년 넘는 운전 경험이 있으니 잠깐씩 TV 보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운전사는 계속 DMB를 보며 껄껄거리다 서울역 교차로에서 신호등이 정지신호로 바뀌는 것을 보지 못하고 직진했다. 그 때문에 신호에 따라 좌회전하는 승합차와 부딪힐 뻔하고도 “××, 성질머리하고는…”이라며 욕설을 했다.대법원은 운전 중 DMB를 시청했다는 이유로 한 택시운전사에게 60만 원의 과징금을 물린 서울 중랑구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2010년 확정 판결했다. 당초 서울시는 2008년 택시운전사가 주행 중 TV나 DMB 등을 시청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하면 과징금 120만 원을 부과하는 내용의 사업개선명령을 내렸다. 중랑구는 이 규정을 어긴 택시운전사에게 60만 원을 부과했지만 법원은 위법하다고 본 것이다. 서울시가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근거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보다 지자체가 특정 업체에 사업개선명령을 할 수 없도록 한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더 최근에 만들어진 특별법이어서 우선시해야 한다는 논리였다.경찰도 ‘운전 중 DMB 시청’을 처벌하려 했지만 일부 국회의원이 “DMB 시청을 단속하면 다른 위반사항도 같이 잡게 돼 시민과의 마찰이 생긴다” “시청만 금지하면 되지 처벌까지 하는 건 과잉이다”라는 논리로 반대해 실현되지 않았다.DMB 시청을 규제하지 못하는 사이 택시에 의한 인명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내비게이션이나 DMB 등 디지털 기기가 택시에 보급되기 시작한 2005년부터 택시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가 급증했다. 2004년 217명이던 사망자는 2005년 273명으로 껑충 뛰었고 2006년 281명, 2007년 291명, 2008년 319명으로 4년 새 47% 늘었다.삼성교통문화연구소 박천수 책임연구원은 “우리도 선진국처럼 운전 중 DMB 시청행위에 무거운 범칙금을 물려야 한다”며 “차량 시속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DMB가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기술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조현오 전 경찰청장(사진)은 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어느 은행에 누구 명의로 돼 있는지 검찰에 출석해 모두 까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를 둘러싸고 커다란 정치적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조 전 청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것과 관련해 9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백방준)에서 소환조사를 받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도 “(조 전 청장에게) 9일 소환을 이미 통보했다”고 말했다. 조 전 청장은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내가 되레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소지가 있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을 진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명예훼손 사건은 허위 사실을 주장했다고 해도 공익성 등의 요건을 가려 면책이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자 명예훼손 혐의는 허위 사실이면 대부분 형사처벌과 함께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조 전 청장이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에 대해 “모두 까겠다”며 배수진을 친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조 전 청장은 “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19대 국회의원 당선자)이 ‘차명계좌 발언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을 듣고 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싶었지만 주위에서 말려 하지 않았다”며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 전 청장은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얘기를 누구에게서 어떻게 들었는지는 검찰에서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조 전 청장이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존재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할 경우 노 전 대통령의 자살 배경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전 청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 시절인 2010년 3월 31일 기동부대 지휘요원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 “노 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망했나. 뛰어내리기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느냐”고 발언해 같은 해 8월 노 전 대통령 유족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조 전 청장은 지난해 4월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또 같은 해 6월에는 검찰이 신문사항을 정리한 e메일 내용에 답변을 보내는 형식으로 서면 조사를 받았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여자 사이클 선수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물차 운전사 백모 씨(66)는 2일 경찰과 사고 현장을 돌아보며 “잠깐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기를 만지는 사이 이런 일이 벌어져 면목이 없다”고 했다. 덧없고 허망한 후회였다. 평소 ‘DMB 운전’을 즐겼던 그는 전에도 사고를 내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한 전력이 10회쯤 된다고 한다. DMB를 보느라 전방 주의를 게을리 한 운전 습관에 분노가 치밀지만 그의 25t 화물차를 ‘달리는 흉기’로 만든 데는 다른 원인도 있다. 경찰은 운전 중 DMB 시청을 처벌하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런 것까지 통제하면 국민이 수긍하겠느냐’는 반대에 부닥쳐 국회에서 무산됐다. 그 바람에 ‘운전 중 DMB 시청 금지’는 강제력이 없는 훈시조항이 됐다. 지루한 운전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백 씨로선 DMB 시청을 자제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차에 DMB를 달고 다니는 880만 운전자들의 인식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사이클 선수였던 박은미(25) 이민정(24) 정수정 씨(19)의 허망한 죽음은 몰상식을 ‘기본권’으로 포장하는 어긋난 관용이 낳은 참극이다. 112 거짓 신고를 근절하려는 시도도 국민정서의 벽에 막혀 있다. 경찰이 장난 전화를 한 청소년의 부모를 만나보면 “애들이 장난 전화 한두 번쯤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도리어 큰소리를 친다고 한다. ‘어른 양치기’도 경찰 앞에 당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남을 해친 것도 아닌데 왜 호들갑이냐” “명백한 과잉대응이며 인권침해”라는 식이다. 세간의 시선이 이렇다 보니 경찰도 112 허위신고자를 형사입건할 엄두를 못 냈다. 법원도 10만 원 이하의 벌금만 선고해왔다. 거짓 신고 탓에 경찰의 도움이 절실한 때에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의 인권보다 ‘무책임한 자유’가 우선시돼 온 것이다.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선진국은 ‘DMB 운전’과 ‘거짓 신고’를 무자비하게 처벌한다. 영국은 운전 중 DMB를 켜기만 해도 최대 180만 원의 범칙금을 물린다. 미국에선 911 거짓신고자를 징역 3년 또는 최대 2800만 원의 벌금형으로 다스린다. 이들 국가에는 ‘일부의 방종을 단죄하지 않으면 선량한 시민이 억울한 피해를 본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얌체 시민이 활보하는 나라와 무고한 시민이 안전한 나라. 어디가 진짜 인권 국가일까.신광영 사회부 neo@donga.com}
경찰이 112 신고가 들어왔을 때 신고자의 동의 없이도 위치추적을 할 수 있게 됐다. 여야는 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에는 살인 강간 등 강력사건과 관련된 긴급구조요청에 한해 경찰이 신고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여야는 이 규정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경찰과 위치정보를 보유한 사업자가 위치조회 사실을 6개월에 한 번씩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소방과 해양경찰은 2005년 긴급구조기관으로 분류돼 신고자에 대해 자동 위치추적을 해왔지만 경찰은 위치조회 권한이 없어 피해자 위치를 신속히 파악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경찰 관계자는 “112 신고 자체가 ‘내 위치를 빨리 파악해 출동해 달라’는 의사표시이기 때문에 위치추적법 통과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112 신고자에 대해서만 위치조회가 가능하도록 내부 시스템을 정비해 오남용 우려를 불식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2007년 서울 홍익대 앞에서 여성 회사원 2명이 납치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112 신고 접수와 동시에 위치추적을 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법무부와 검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근거로 제동을 걸어 실현되지 못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1일 차량 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보던 화물차 운전자가 훈련 중인 사이클 선수들을 덮쳐 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난 것을 계기로 ‘죽음을 부르는 운전습관’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DMB 시청 뿐 아니라 내비게이션이나 휴대전화 조작, 애완견을 옆에 두고 주행하는 등의 사소한 습관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디지털 기기가 보급되기 시작한 최근 5년 사이 전방주시 태만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2.5배 이상으로 늘었다.○ DMB 운전 얼마나 위험한가운전 중 DMB를 시청하면 크게 세 가지 위험에 봉착한다. 우선 전방을 주시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상 주행일 때 75.5%인 전방주시율이 DMB를 보며 운전하면 50.3%까지 떨어진다.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의 음주 운전을 할 때 전방주시율인 72%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치다. 차량이 차선 좌우를 이탈하는 정도인 차량이탈도도 정상운행 땐 0.91m지만 DMB 운전 땐 1.44m로 높아져 삐뚤삐뚤하게 주행할 가능성이 60%가량 높아진다.운전 중 장애물이 나왔을 때 반응하는 시간도 DMB를 시청하면 0.6초 더 걸린다. 시내 평균주행 속도를 시속 60km로 가정했을 때 DMB를 시청하는 운전자는 급정거 시 10m가량을 더 움직이게 된다. 횡단보도의 폭이 평균 6m인 점을 고려하면 DMB 시청이 인명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것이다.실제로 전방 주시 소홀에 따른 안전거리 미확보로 사망사고가 난 현황을 보면 2001∼2004년 50명 수준이던 사망자가 내비게이션과 DMB가 보급되기 시작한 2005년 79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매년 늘어 2009년엔 128명이 사망했다. 5년 새 2.5배로 늘어난 것이다.○ 살인자로 만드는 운전 습관들최근 카카오톡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확산되면서 운전 중 스마트폰 메시지를 확인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 액정화면이 3∼5인치 수준인 스마트폰을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는 것도 문제다. 시속 100km로 주행할 경우 2초만 앞을 못 봐도 이동거리가 55m나 된다. 축구장(110m) 길이의 절반을 눈감고 주행하는 셈이다. 애완견이나 영유아를 운전석이나 조수석에 앉힌 채 운전하는 것도 위험하다. 돌발적으로 운전대를 꺾거나 운전자의 시선을 지속적으로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운전 도중 음식을 섭취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도 삼가야 한다. 옷이나 시트에 떨어진 음식물이나 담뱃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빈발한다. ○ 솜방망이 처벌에 운전습관은 악화운전자의 그릇된 운전 행태에 대해 한국은 매우 관대한 편이다. 운전 중 DMB 시청 금지는 도로교통법상 훈시조항에 불과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 경찰은 당초 DMB 시청 행위에 범칙금을 부과하려 했지만 “그런 것까지 제재하면 국민이 수긍하지 않는다”는 국회의 논리에 부닥쳐 좌초됐다.호주에서는 차 내에 DMB 화면 영상이 잠깐이라도 보이면 최고 225호주달러(약 29만7000원)의 범칙금을 부과한다. 일본도 DMB 시청 사실이 적발되면 약 10만 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애완견을 앉히고 운전하는 행위도 한국엔 처벌규정이 없지만 영국은 100파운드(약 18만3000원)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처벌이 약하다 보니 한국 운전자의 주의력 분산은 선진국과 비교해 심각한 수준이다. 도로교통공단이 2008년 발표한 논문을 보면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비율이 한국은 84%였지만 미국은 49%에 그쳤다. 흡연이나 음식물을 섭취하는 비율도 한국은 70%로 미국(49%)보다 1.5배가량 많았다. 한편 경북 의성경찰서는 2일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단을 뒤에서 덮쳐 7명의 사상자를 낸 화물트럭 운전자 백모 씨(66)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경찰이 112 거짓신고자에게 벌금을 물리는 대신 구류(拘留)를 살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허위 신고자는 대부분 10만 원 이하의 벌금 부과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론 인신구속을 해 실질적인 처벌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구류는 1∼30일 미만 동안 교도소나 경찰서 유치장에 가두는 형벌이다.경찰청 관계자는 “112 허위신고로 인한 공권력 낭비가 심각하지만 거짓신고에 대한 경각심은 미미해 벌금 대신 구류가 선고되도록 법원 측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112 거짓신고자는 형법(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또는 경범죄의 적용을 받는다. 이 중 형사입건 비율은 1% 남짓이고 나머지는 경범죄로 분류된다. 경찰의 강경대응 방침에도 불구하고 거짓신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3월 17일부터 20여 일 동안 모두 95차례에 걸쳐 112에 ‘자살을 하겠다’며 허위신고를 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한모 씨(46)에 대해 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지난달 11일부터 이틀간 783차례나 112에 전화해 “종질 잘해라, 종 ○○○들아’라고 말한 뒤 끊은 혐의로 어모 씨(35)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대구=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김기용 경찰청장 후보자(사진)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 뒤 만장일치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2일 김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다. 김 내정자는 1일 열린 청문회에서 조직 장악력 부족 우려와 추락한 경찰 신뢰 회복 방안에 대해 집중 검증을 받았다. 새누리당 윤상일 의원은 “후보자가 서울과 경기경찰청장도 역임하지 않아 현장감이나 조직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내정자는 “그동안 경찰서장과 지방경찰청장으로 근무하면서 현장의 목소리와 괴리되지 않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맞섰다. 검정고시 출신에 9급 공무원 생활을 하며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찰에 입문한 특이한 이력을 두고도 질문이 이어졌다. 김 내정자는 “집이 가난해 검정고시로 학업을 대신했다”며 “정책 수립 부서에서 일하다 보니 저보다 힘들게 사는 서민들을 더 가까이에서 배려하는 공무원으로 살고 싶어 경찰로 전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위장전입 등 김 내정자의 도덕성 문제도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은 “자녀 학업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고 시인했는데 법을 위반한 사람이 경찰 수장이 되는 게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내정자는 “국민과 경찰조직원들께 심려 끼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