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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A조선업체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익이 종전의 절반인 1억 원 정도로 줄었다. 150억 원에 이르는 은행 대출 때문에 연간 이자는 4억5000만 원으로 불어났다. 이익으로 대출이자도 못 낼 판이다. 최근 조선 경기가 회복세지만 A사의 위기는 그대로다. 실적 부진으로 금융회사들이 ‘선수금 환급보증(RG)’을 꺼리기 때문이다. RG는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했을 때 금융회사가 선주(船主)에게 선수금을 대신 돌려주는 보험이다. 발주처와 수주처 간 안전장치 격인 RG가 없어 A사는 수주를 눈앞에서 놓치고 있다. 수도권에 있는 중소 건설업체인 B사는 최근 철근, 레미콘, 시멘트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현장 공사를 중단했다. 대형사는 원자재 수급 계약을 연간 단위로 맺기 때문에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중소 건설사는 원자재 가격 급등의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B사에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대출을 해준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적자 우려가 커져 대출 연장을 해줘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금융회사 여신과 정부 지원금 등 이른바 ‘대출 백신’으로 연명해 오던 중소기업들이 한계에 몰리고 있다. 실적 부진, 대출 증가, 재무 건전성 악화, 취약 기업 증가의 악순환이 이어진 결과 더는 버티기 힘들게 된 것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1244개 중소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취약기업’은 633곳(50.9%)이었다. 한은 분석 결과 취약 중소기업 비중은 2016년 처음 40% 선을 넘어선 뒤 2017년 43.2%, 2018년 46%, 2019년 49.7%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계 중소기업에 대출이 몰리면서 일부 여신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7월 말 기준 531조2000억 원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해 1월 말(448조 원)보다 83조 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중기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조치는 일단 다음 달 말이 시한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금융 지원을 중단하고 시중은행이 대출을 제한하면 취약 중소기업들은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금융지주회사 여신담당 임원도 “이자도 내기 어려운 기업의 부채는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자산이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영업 악화→대출→이익 감소→또 대출… ‘빚 폭탄’ 위태로운 中企 中企 절반이상 이자도 감당 못해폴리염화비닐(PVC) 플라스틱을 만드는 A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발생한 해운 물류 대란으로 납기일을 자주 어겼다.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거래를 끊으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매출의 90%를 수출에 의존하는 A사의 영업이익은 2019년 10억 원대에서 지난해 2억 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실적이 악화되자 코로나19 이전 공장 증설을 위해 받아둔 대출금에 대한 이자비용 5억 원을 내기도 버거워졌다. A사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정부 지원금 10억여 원을 3%대 금리로 받았다. 일단 이 지원금으로 은행 대출 원금을 조금 갚았지만 불씨는 그대로다. 이 회사 대표는 “돈 빌릴 때까지만 해도 ‘금방 갚으면 된다’는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고 했다. ○ ‘실적 악화, 대출 증가, 자산 매각’ 악순환 본보 취재 결과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작은 ‘취약기업’들은 사업 부진의 돌파구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다. 실적이 급락한 상태에서 대출 이자에 짓눌리고 자산 매각으로 외형을 줄이다 보니 성장동력은 더 쪼그라드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도저히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2018년 10월부터 9개월 동안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스포츠용품 제조업체 B사도 그런 예다. B사는 회생 절차에 있는 기업에 대한 대출인 ‘DIP파이낸싱’으로 27억 원을 연 11% 금리로 빌렸다.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연 3%대 금리로 11억 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이런 지원과 대출금에 대한 이자비용이 한 해 4억여 원에 이른다. 2019년 적자를 낸 B사는 지난해 업황이 좋아지면서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회생 이력으로 신용등급이 낮다 보니 시중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워서다. B사 대표는 “최근 한국무역보험공사로부터 신용등급이 최하위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공장 증설 등 생산시설을 추가로 확보해야 매출을 늘릴 수 있지만 돈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유람선을 만드는 C사는 지난해 일감이 전년보다 70%가량 줄었다. 영업이익은 2019년 50억 원에서 지난해 18억 원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이 부진에 빠진 데다 철강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었다. 이 회사 대표는 “지난해 경영안정자금으로 5억 원을 대출받았는데 원재료 확보에 상당 부분을 썼다”며 “그나마 들어온 주문 납기를 맞추려면 비싼 원자재라도 사야 하지만 사업을 할수록 손실이 늘어나는 덫에 빠졌다”고 말했다. ○ 자금난, 인력난 겹쳐 사업 포기 늘어 자금난에다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인력난이 겹친 중소기업이 사업 포기를 결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경남의 금속가공업체 D사 대표는 최근 회사를 팔기로 했다. 고질적인 인력난 때문에 돌리지 못하게 된 기계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내린 결정이다. 지난달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근무시간이 제한되면서 수당이 줄어들자 직원 40여 명 중 5명이 사표를 냈다. 그는 “인력난은 내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빚에 허덕이다 고사하기보다 헐값을 받더라도 회사를 파는 게 낫다”고 했다. 외부 자금 의존도가 높은 취약기업 수가 크게 늘면서 금융 부실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각종 금융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의 재무 상황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4년 이상 장기존속 취약기업들이 ‘매출 감소→영업손실 확대→자기자본 축소’의 과정을 반복하며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회사들은 대출 상환 및 연체가 지속되다가 부도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한다. 은행들은 대체로 중소기업 여신 자체가 대거 부실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다만 일부 ‘좀비기업’이 무리한 대출을 받아 연명하고 있고 이 때문에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본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최근 가계 대출 증가의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실상은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훨씬 크다”며 “가계 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으로 관리가 되지만 중소기업 대출에는 그런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시 구조조정 체계를 복원해 중소기업의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취약기업이 됐다면 코로나 변수로 회사가 어려워진 것이니 지원할 여지가 충분하다”면서도 “반면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 기업 자체 문제라면 정리 수순을 밟을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가 사업 전환 지원 등 업종별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전기차 확산으로 2차전지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국내 소재·부품·장비 등 ‘소부장’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기차용 2차전지의 조립공정 자동화 장비를 제작하는 엠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엠플러스는 ‘파우치형 2차전지’ 조립장비 전체를 일괄 제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소부장 강소기업 100’에 선정됐다. 파우치형 2차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형태를 쉽게 바꿔 맞춤 제작을 할 수 있어 다수의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다. 엠플러스는 2010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기차용 파우치형 2차전지 조립장비를 개발해 미국 나스닥 상장사에 납품한 이력이 있다. 이후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기술력을 쌓아 국내 장비시장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과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 매출액의 90% 이상이 수출을 통해 발생할 정도다. 엠플러스는 최근 전기차용 플랫폼이 광폭화되는 추세에 맞춰 2차전지도 광폭화하고 고속 생산할 수 있는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또 파우치형 2차전지뿐 아니라 각형 2차전지 조립생산 장비로도 사업을 확대했다. 각형 배터리는 과거에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소형 기기에 주로 쓰였지만 배터리 외관의 두께가 얇고 외부 충격에 강해서 최근에는 전기차에도 쓰이는 추세다. 엠플러스 관계자는 “파우치형 2차전지 장비 납품 실적을 토대로 각형 2차전지 조립장비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가 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실리콘 음극재를 생산하는 대주전자재료도 대표적인 소부장 기업으로 꼽힌다. 대주전자재료는 2019년 중기부 소부장 강소기업 100에 선정됐다. 음극재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로 충전을 할 때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음극재에는 주로 흑연이 사용됐는데, 이를 실리콘으로 바꾸게 되면 리튬 용량이 월등히 높아지고 급속 충전 속도가 빨라진다. 대주전자재료가 개발한 실리콘계 음극재료는 흑연 음극활물질보다 4배 이상의 용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전자재료는 실리콘계 음극재료를 2019년부터 양산, 공급하면서 시장을 선점했다. 매출액의 70% 이상은 수출에서 나온다. 대주전자재료는 자동차용 헤드램프와 실내조명 발광다이오드(LED)에 쓰이는 PiG(Phosphor in Glass)를 개발해 국내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2010년에 개발한 태양전지용 소재는 지난해 국내시장 100%를 점유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2023년까지 대주전자재료에 R&D 예산 1억6000만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국내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민성 씨(32)는 3년째 여름마다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2018년 입사할 때만 해도 차마 하지 못했던 행동이다. 회사에서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하고 있었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차림이란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대 남성 직장 상사가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김 씨는 “입사 2년 차 들어 반바지에 처음 도전할 때도 주변 눈치를 많이 봤는데 우려와 달리 주변에서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이후론 여름마다 즐겨 입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출근 복장을 간소화하자는 논의는 10여 년 전부터 이뤄졌다. ‘쿨비즈룩’이라는 이름의 반팔셔츠와 노타이 등 간편한 옷차림이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바지만큼은 쉽사리 정착되지 못했다. ‘반바지는 격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그런데 그 흐름이 최근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남성 반바지 판매량이 급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 폭염 속 ‘젠더리스 붐’ 타고 남성 반바지 인기 6일 G마켓에 따르면 올 6, 7월 남성 반바지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반바지의 인기는 운동이나 여가생활을 할 때뿐 아니라 출근 복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뉴욕 컨템포러리 브랜드 ‘띠어리’와 네덜란드 남성복 브랜드 ‘수트서플라이’의 올해 남성 반바지 신상품 매출은 지난달 1∼25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20% 신장했다. 최근 남성 반바지 판매량 증가에는 무더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택근무 활성화 등과 함께 ‘젠더리스(Genderless) 패션’ 트렌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젠더리스 패션이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패션을 추구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넓게는 국경, 인종, 나이의 경계까지 허무는 것도 포함된다. 이미 패션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젠더리스 패션이 대세로 자리 잡아 왔다. 프라다는 2022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에서 짧은 길이의 바지(shorts)에 미니스커트(skirt)를 덧댄 ‘스코트(Skort)’를 선보이기도 했다. 펜디 2022 봄여름 남성 컬렉션에서는 여성복으로 여겨져 왔던 크롭톱, 일명 배꼽티까지 등장했다. 젠더리스 패션을 즐기는 스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 6월 공개된 방탄소년단 ‘Butter’의 싱글 앨범 콘셉트 포토에서 지민은 짧은 반바지 위에 킬트(스코틀랜드 전통의상으로 남성이 입는 스커트)를 입고 페이크 퍼 부츠를 신은 스타일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젠더리스 트렌드가 문화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남성 반바지 패션 역시 자연스럽게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디자이너인 간호섭 홍익대 미술대 교수는 “바로크 시대에는 남성이 반바지를, 여성이 긴 치마를 입었다가 산업화가 되면서 오히려 남성이 긴바지를 입고 여성이 종아리를 드러냈다”라며 “남성 전유물이었던 반바지가 여성의 전유물이 됐다가 성과 나이 구분이 없어진 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같이 입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3인치 쇼츠 등 갈수록 짧고 과감하게 젠더리스 패션 확산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남성 반바지는 갈수록 더 과감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7인치 기장의 반바지가 인기였다면, 올해는 5인치의 짧은 기장이 유행이다. 짧은 반바지는 시원할 뿐 아니라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해 체형을 보완해 주는 효과가 있다. 색상도 검은색이나 네이비, 베이지 등 무난한 색상에서 다채로워지고 있다. 예컨대 수트서플라이는 무릎 위 짧은 기장과 원턱, 밑단 턴업을 적용한 ‘베닝턴 쇼츠’를 선보였다. ‘슬로웨어’는 팬츠라인 인코텍스를 통해 화이트, 베이지, 레드, 옐로 등의 다채로운 컬러의 반바지 상품을 내놨다. 특히 운동하는 남성들 사이에서는 남성용 쇼츠라 불리는 3인치의 짧은 반바지도 인기다. 각종 스포츠 브랜드뿐 아니라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도 남성용 3인치 쇼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러닝 쇼츠를 비롯해 스포츠 쇼츠가 대중화되면서 일상복으로 입는 반바지 길이도 짧아졌다”라며 “오랜 집콕 생활로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재택근무로 근무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과감하게 짧아진 남성 반바지 수요도 늘었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복장코드 넘어 ‘자율성’의 상징 반바지 위상이 재평가되고 있다 해도 근무복으로 반바지를 택하는 것을 망설이는 이들은 여전히 있다. 대기업 직원 A 씨(41)는 “사내 규정에는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복장 자율화’라고 돼있지만 외부 미팅에 나가면 반바지를 입은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자유로운 복장을 달가워하는 임원도 별로 없을 거란 생각에 늘 긴바지를 입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 반바지에 ‘자유로움’이라는 의미가 내재돼 있는 만큼 반바지 착용에 얼마나 개방적인지에 따라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기도 한다. 국내 한 대기업 직원인 박승연(가명·31) 씨는 매년 여름 출근할 때마다 반바지를 입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20대, 30대 초반의 젊은 직원뿐 아니라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과장과 차장급까지도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박 씨는 반바지 착용의 장점으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장 먼저 꼽았다. “다른 회사 다니는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래들 중 반바지 입고 출근하는 비율이 30% 정도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 있는 회사가 좀 더 수평적이고 깨어있는 조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전문가들도 사내 반바지 문화 확산이 기업 이미지나 조직 문화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반바지 허용은 단순히 복장 코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내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상징적인 지표”라며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실용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1990년대 이후 생들에게 의미 있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국내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민성 씨(32)는 3년째 여름마다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2018년 입사할 때만해도 차마 하지 못했던 행동이다. 회사에서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하고 있었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차림이란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대 남성 직장 상사가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김 씨는 “입사 2년차 들어 반바지에 처음 도전할 때도 주변 눈치를 많이 봤는데 우려와 달리 주변에서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이후론 여름마다 즐겨 입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출근 복장을 간소화하자는 논의는 10여 년 전부터 이뤄졌다. ‘쿨비즈룩’이라는 이름의 반팔셔츠와 노타이 등 간편한 옷차림이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바지만큼은 쉽사리 정착되지 못했다. ‘반바지는 격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그런데 그 흐름이 최근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남성 반바지 판매량이 급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 폭염 속 ‘젠더리스 붐’ 타고 남성 반바지 인기6일 G마켓에 따르면 올 6~7월 남성 반바지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반바지의 인기는 운동이나 여가생활을 할 때 뿐 아니라 출근 복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뉴욕 컨템포러리 브랜드 ‘띠어리’와 네덜란드 남성복 브랜드 ‘수트서플라이’의 올해 남성 반바지 신상품 매출은 지난달 1~25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20% 신장했다. 최근 남성 반바지 판매량 증가에는 무더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활성화 등과 함께 ‘젠더리스 패션’ 트렌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젠더리스(Genderless) 패션이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패션을 추구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넓게는 국경, 인종, 나이의 경계까지 허무는 것도 젠더리스 의미에 포함된다. 이미 패션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젠더리스 패션이 대세로 자리잡아왔다. 프라다는 2022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에서 짧은 길이의 바지(shorts)에 미니 스커트(skirt)를 덧댄 ‘스코트(Skort)’를 선보이기도 했다. 펜디 2022 봄·여름 남성 컬렉션에서는 여성복으로 여겨져 왔던 크롭 톱, 일명 배꼽티까지 등장했다. 젠더리스 패션을 즐기는 스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 6월 공개된 방탄소년단 ‘Butter’의 싱글 앨범 콘셉트 포토에서 지민은 짧은 반바지 위에 킬트(스코틀랜드 전통의상으로 남성이 입는 스커트)를 입고 페이크 퍼 부츠를 신은 스타일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젠더리스 트렌드가 문화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남성 반바지 패션 역시 자연스럽게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디자이너인 간호섭 홍익대 미술대 교수는 “바로크시대에는 남성이 반바지를, 여성이 긴 치마를 입었다가 산업화가 되면서 오히려 남성이 긴바지를 입고 여성이 종아리를 드러냈다”라며 “남성 전유물이었던 반바지가 여성의 전유물이 됐다가 성과 나이구분이 없어진 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같이 입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3인치 쇼츠 등 갈수록 짧고 과감하게젠더리스 패션 확산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남성 반바지는 갈수록 더 과감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7인치 기장의 반바지가 인기였다면, 올해는 5인치의 짧은 기장이 유행이다. 짧은 반바지는 시원할 뿐 아니라 다리를 길어보이게 해 체형을 보완해주는 효과가 있다. 색상도 검정색이나 네이비, 베이지 등 무난한 색상에서 다채로워지고 있다. 예컨대 수트서플라이는 무릎 위 짧은 기장과 원턱, 밑단 턴업을 적용한 ‘베닝턴 쇼츠’를 선보였다. 슬로웨어는 팬츠라인 인코텍스를 통해 화이트, 베이지, 레드, 옐로우 등의 다채로운 컬러의 반바지 상품을 내놨다. 특히 운동하는 남성들 사이에서는 남성용 쇼츠라 불리는 3인치의 짧은 반바지도 인기다. 각종 스포츠 브랜드뿐 아니라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도 남성용 3인치 쇼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러닝 쇼츠를 비롯해 스포츠 쇼츠가 대중화되면서 일상복으로 입는 반바지 길이도 짧아졌다”라며 “오랜 집콕생활로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재택근무로 근무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과감하게 짧아진 남성 반바지 수요도 늘었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복장코드 넘어 ‘자율성’의 상징 반바지 위상이 재평가 되고 있다 해도 근무복으로 반바지를 택하는 것을 망설이는 이들은 여전히 있다. 대기업 직원 A 씨(41)는 “사내 규정에는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복장 자율화’라고 돼있지만 외부 미팅에 나가면 반바지를 입은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되는게 사실”이라며 “자유로운 복장을 달가워하는 임원도 별로 없을 거란 생각에 늘 긴바지를 입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 반바지에 ‘자유로움’이라는 의미가 내재돼 있는 만큼 반바지 착용에 얼마나 개방적인지에 따라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기도 한다. 국내 한 대기업 직원인 박승연(31·가명) 씨는 매년 여름 출근할 때마다 반바지를 입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20대, 30대 초반의 젊은 직원 뿐 아니라 30대 말~40대 초반의 과장과 차장급까지도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박 씨는 반바지 착용의 장점으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장 먼저 꼽았다. “다른 회사 다니는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래들 중 반바지 입고 출근하는 비율이 30% 정도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 있는 회사가 좀 더 수평적이고 깨어있는 조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전문가들도 사내 반바지 문화 확산이 기업 이미지나 조직 문화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반바지 허용은 단순히 복장 코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내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상징적인 지표”라며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실용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1990년대 이후 생들에게 의미 있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폭염으로 인한 폐사 피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원가 상승 요인이 더해지며 채소값뿐 아니라 육류 가격도 뛰고 있다. 라면과 햄에 이어 과자 등 다른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체감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닭고기(도계·중품) 평균 소매가격은 1kg당 5991원으로 1년 전(4905원)에 비해 22.1% 상승했다. 한 달 전(5315원)과 비교해도 12.7% 올랐다. 돼지고기 값도 오름세다. 국산 냉장 돼지고기 삼겹살(중품)의 평균 소매가격(지난달 30일 기준)은 100g당 2514원으로 1년 전(2378원)에 비해 5.7% 올랐다. 평년(최근 5년간 해당 일에서 최고·최소 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값) 가격에 비해서는 15.4% 뛰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돼지고기, 닭고기 가격이 오르는 데는 최근 폭염이 영향을 미쳤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폭염으로 닭 27만1949마리, 돼지 7184마리, 오리 2510마리 등이 폐사한 것으로 신고됐다. 국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닭은 폭염으로 폐사율이 높아진 데다 중복과 말복이 이어지며 수요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채소와 육류뿐 아니라 주요 가공식품 가격도 연이어 뛰고 있다. 오뚜기, 농심이 최근 라면 가격 인상을 결정한 데 이어 다른 식품회사들도 원재료 값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과자, 햄 등 육가공 제품 가격을 함께 올리고 나섰다. 해태제과는 1일부터 홈런볼 맛동산 버터링 등 대표적인 과자 5종의 가격을 평균 10.8% 인상했다. CJ제일제당도 대표 제품인 스팸을 비롯한 20여 종의 육가공 제품 가격을 평균 9.5% 올렸다. 전문가들은 필수재에 가까운 식품의 가격 상승이 체감물가와 소비심리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최근 가격이 오른 가공식품들은 국민들이 두루 먹는 품목이라 사회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일본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핵심 소재 수출을 규제한 이후 국내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기업들은 소재 국산화를 위해 애써 왔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연구개발(R&D) 전문기관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을 통해 강소기업 전용 기술개발 등 혁신 사업을 패키지로 지원해왔다. 다수의 강소기업이 ‘소부장 국산화’에 성과를 내고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DCT머티리얼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되는 재료를 생산한다. 이 회사는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 업체들로부터 대부분 수입해 사용해 왔던 ‘스핀코팅 하드마스크’를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해 양산했다. 스핀코팅 하드마스크는 반도체를 제조할 때 미세 패터닝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DCT머티리얼이 생산하는 스핀코팅 하드마스크는 지난해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12%까지 높였다. 일본 등에서 수입한 제품보다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저렴하다고 알려지면서 국내외 고객사가 늘었다. DCT머티리얼 관계자는 “반도체가 미세화되고 있는데 이에 부합하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국산화함으로써 한국 반도체 산업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며 “2024년에는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CT머티리얼은 스핀코팅 하드마스크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재료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필름 소재 기판에 적용되는 고기능성 코팅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다. 다른 소부장 기업인 아이에스시는 반도체 테스트소켓을 생산한다. 테스트소켓은 반도체 칩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사하는 핵심 부품이다. 특히 아이에스시는 일본 기업의 R&D 단계에 있던 실리콘러버소켓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글로벌 반도체 및 정보기술(IT)기업 330여 곳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90% 이상을 선점하는 성과를 거뒀다. 실리콘러버소켓은 연성 소재로 돼있어 반도체 칩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기존 테스트소켓보다 반도체 칩에 손상을 적게 미친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에스시는 일본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5세대(5G) 이동통신 산업의 핵심 소재 ‘5G 안테나용 연성동박적층판(FCCL)’ 양산도 준비하고 있다. 아이에스시 관계자는 “5G 안테나용 FCCL과 관련해 국내 주요 고객사 샘플테스트 통과는 다 마쳤고 양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단계”라며 “5년 이내에 해당 소재만으로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1. 에버켐텍은 2019년 친환경 식품포장재를 개발했다. 식품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산소 차단 기능이 적용된 포장재는 이전까지 일본산 소재인 에틸렌비닐알코올(EVOH)로만 만들어졌다. 에버켐텍은 천연 단백질을 이용한 신소재로 일본의 식품포장재 시장 독점 구조를 깬 셈이다. 에버켐텍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소기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2. 2001년 설립된 영창케미칼은 일본의 3대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였던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소재 국산화를 선도했다. 반도체 공정의 필수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는 빛으로 회로 모양을 찍어내는 작업을 할 때 웨이퍼 위에 균일하게 도포되는 액체를 말한다. 영창케미칼의 포토레지스트는 경쟁력을 인정받아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에 공급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2019년 7월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작하면서 촉발된 ‘소부장 기술전쟁’이 2년째를 맞는다. 정부는 소부장 기업들이 혁신과 정부 지원정책이 맞물려 기술 자립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100대 핵심 품목 대일 의존도 급감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소부장 관련 100대 핵심 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는 줄고 소부장 기업의 매출은 20% 넘게 증가했다. 중기부가 선정한 소부장 ‘강소기업100’에 포함돼 있는 에버켐텍과 영창케미칼 등의 성과를 보면 일본의 수출규제가 소부장 기업들이 성장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소부장 기술독립’의 성과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함께 나타나고 있다. 시가총액이 1조 원 이 넘는 소부장 관련 중소·중견기업 수는 2019년 13개에서 올해 31개로 늘었다. 소부장 생태계 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업 사례도 늘었다. 중기부에 따르면 대기업은 생산 라인을 개방해 중소기업이 신규 기술을 검증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개발한 소재를 공급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분기(1∼3월) 소부장 상장기업(중소·중견)의 총매출액은 2019년 1분기 대비 20.1% 증가했다. 이는 상장기업 전체 평균 매출액 증가율(12.7%)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소부장 히든 챔피언’ 나오는 생태계 중기부는 ‘소부장 히든 챔피언’을 만들기 위해 관련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부장 전문기업 육성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스타트업100’→‘강소기업100’→‘으뜸기업100’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강소기업 100곳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20곳을 추가로 선정한다.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 더해 바이오, 환경·에너지, 소프트웨어·통신 등 3대 분야를 추가했다. 선정된 기업은 최대 5년 동안 투자, 융자, 보증, 연구인력 등 특화된 사업을 패키지로 지원받는다. 그동안 선정된 강소기업 100곳에는 기업당 30억 원 규모로 총 3016억 원이 지원됐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정부는 수도권에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를 2주 연장하기로 23일 최종 확정했다. 적용 기간은 26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다. 수도권은 일부 시설의 방역조치도 강화됐다. 민간 스포츠 시설에서 진행되는 야구 풋살 등도 사적 모임 제한이 적용된다. 사실상 2주간 금지다. 골프장 샤워실 운영도 안 된다. 전시회나 박람회도 예약자만 입장할 수 있다. 정부는 이 기간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감소세로 바뀌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추가 조치도 예고했다. 집합금지 대상을 확대하고 영업시간 제한 폭을 늘리는 방안이다. 그만큼 현재 확산세는 심각하다. 2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630명. 금요일 기준으로 가장 많다. 하루 전(1842명)보다 줄었다. 하지만 전날 청해부대원 확진자(270명)가 포함된 걸 감안하면 늘어난 셈이다. 정부는 이번 거리 두기 연장을 통해 일평균 확진자를 1000명 아래로 떨어뜨리는 게 목표다. 문제는 비수도권이다. 신규 확진자 중 비수도권 비율은 16일 25.0%에서 23일 35.9%로 일주일 만에 1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비수도권에 일괄적으로 3단계를 적용하는 건 일단 보류됐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의견을 들은 뒤 25일 중대본 회의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다. 26일부터는 55∼59세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모더나 수급 불안 탓에 일단 1주 차(26∼31일)에 수도권 대상자는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그 이후 어떤 백신을 맞을지는 미정이다. 게다가 화이자를 맞을 경우 2차 접종 간격이 3주에서 4주로 늘어났다. 이 역시 백신 수급 불안에 따른 물량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 조치는 8월까지 적용되고, 기존 1차 접종자와 교직원 등은 예외다. 정부는 “의료기관 백신 공급과 일정 조율 등 접종 편의를 위한 것”이라며 “백신 도입 총량에 대한 공급 차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정부는 수도권에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를 2주 연장하기로 23일 최종 확정했다. 적용 기간은 26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다. 이 기간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감소세로 바뀌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추가 조치도 예고했다. 집합금지 대상을 확대하고 영업시간 제한 폭을 늘리는 방안이다. 그만큼 현재 확산세는 심각하다. 2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630명. 금요일 기준으로 가장 많다. 전날(1842명)보다 소폭 줄었지만, 청해부대 장병을 감안하면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정부는 거리 두기 연장의 목표로 일평균 신규 확진자 ‘1000명 미만’을 제시했다. 거리 두기 3단계에 해당한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2주간 국민들이 협조하고 노력한다면 1000명 미만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4단계 연장과 함께 일부 시설의 방역조치도 강화됐다. 민간 스포츠시설에서 이뤄지는 풋살, 야구 같은 체육활동도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의 적용을 받게 된다. 사실상 금지된 것이다. 전시회나 박람회도 예약한 사람만 입장 할 수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빚을 내서 겨우 연명하는데 영업 제한이 거듭되면서 한계로 내몰리고 있다”며 “소상공인 피해 지원금과 손실보상금액을 대폭 확대하고 정책자금 규모도 크게 늘려 긴급 피해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비수도권이다. 신규 확진자 중 비수도권 비율은 16일 25.0%에서 23일 35.9%로 일주일 만에 1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비수도권에 일괄적인 3단계를 적용하는 건 일단 보류됐다. 정부는 주말 유행 상황을 분석하고 지방자치단체 의견을 들은 뒤 25일 중대본 회의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중대본 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다. 26일부터는 55~59세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수도권에선 화이자, 비수도권에선 모더나를 맞는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1, 2차 간격이 3주에서 4주로 늘어났다. 8월 말까지 한시적 조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본부장은 “의료기관 백신 공급과 일정 조율 등 접종 편의를 위해 최대 6주 이내에 접종을 완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직방, 두나무, 컬리 등 3개 기업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에 새로 추가되면서 국내 유니콘 기업 수가 15곳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2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3개였던 국내 유니콘 기업 수가 올해 들어 15개로 늘었다. 유니콘 기업은 글로벌 기준으로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있는 비상장 기업을 의미한다. 올해 직방을 비롯한 세 개 기업이 이 조건을 만족해 유니콘 기업 반열에 새롭게 올랐다. 인수합병(M&A)이나 상장한 경우에는 유니콘 기업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올해 초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부동산 관련 서비스 업체인 직방은 프롭테크(Proptech)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프롭테크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용어로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 인공지능 등을 접목한 혁신기술 부동산 서비스를 의미한다. 두나무는 블록체인 기반의 핀테크 회사이며, 국내에 새벽배송을 최초로 선보인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는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국내 스타트업들에는 최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에서 2조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숙박여행 플랫폼인 야놀자를 비롯해 위메프, 무신사, 쏘카 등이 있다. 중기부는 “올 상반기 국내 유니콘 기업의 탄생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제2벤처붐을 보여준다”며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유니콘 기업으로 탄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스톡옵션 등 기존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롯데백화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쇼핑이 급부상한 가운데서도 디지털을 활용한 체험 콘텐츠를 선보이며 고객의 발길을 매장으로 이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관 9층에 문을 연 ‘그라운드시소 명동’을 꼽을 수 있다. 800m²(약 240평) 규모, 최대 높이 6m에 달하는 대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2014년부터 ‘반 고흐 인사이드’ 등 대형 미디어아트 전시를 시장에 내놓으며 미디어아트 대중화에 이바지해 온 전시 제작사 ‘미디어앤아트’가 기획했다. 전시관은 70대 이상의 고성능 프로젝터와 멀티플렉스급 사운드 시스템을 도입해 선명한 영상과 사운드를 구현한다. 관람객은 별도 동선에 따를 필요 없이 앉거나 서서 자유롭게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6개월마다 새로운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제작해 고객들에게 시청각적으로 색다른 경험을 줄 방침이다. 첫 전시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해비턴트(HABITANT)와 협업해 제작한 ‘블루룸’이다. ‘각성으로의 여행’이라는 콘셉트 아래 강렬한 푸른 빛이 전시장 가득 퍼지는 ‘푸른 빛의 만남’을 시작으로 8개의 챕터가 한 편의 영화처럼 50분간 순차적으로 상영된다. 다음 달 문을 열 예정인 동탄점 1층에는 버추얼 플랫폼인 UMR사와 협업을 통해 디지털 체험존 팝업스토어를 선보인다. 552m²(약 167평) 규모로 해외 유명 작가의 3D 작품 전시, 유명 브랜드의 패션쇼 및 팝업 등 다양하고 새로운 3D 디지털 체험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상우 롯데백화점 MD전략 부문장은 “백화점 주요 고객과 MZ세대의 발길을 이끌기 위해 미디어 아트 전시관을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아모레퍼시픽은 올 4월 맞춤형 파운데이션·쿠션 제조 서비스 ‘베이스 피커(BASE PICKER)’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베이스 피커를 활용할 경우 20단계 밝기와 다섯 가지 톤으로 구성된 100가지 베이스 메이크업 색상 중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컬러를 찾을 수 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이 카이스트와 함께 3년여 간 고객의 피부톤과 파운데이션 색상을 연구해 개발한 것이다. 베이스 피커를 통해 소비자는 100가지 색상과 더불어 두 가지 텍스처, 두 가지 제품 타입을 추가로 선택해 맞춤형 파운데이션·쿠션 제품을 제조 및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서울 성동구 아모레성수에서 선보이는 베이스 피커 서비스 현장에서는 카이스트 특허 기술을 탑재한 피부톤 측정 프로그램과 메이크업 전문가의 상담을 제공한다. 이 과정을 거쳐 소비자는 본인 피부에 맞는 컬러와 제형을 선택하고 즉석에서 만든 맞춤형 파운데이션 및 쿠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특허 출원한 제조 로봇은 현장에서 빠르고 위생적인 공정으로 맞춤화된 상품을 생산한다. 베이스 피커의 현장 서비스 비용은 1인당 3만 원으로, 최대 2명이 동시 체험할 수 있다. 서비스 소요 시간은 30∼40분이다. 베이스 피커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아모레성수 홈페이지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제주항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ESG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북극곰 살리기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조종사들이 연료 효율을 개선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데 뜻을 모으면서 기획된 이 캠페인은 2017년부터 진행됐다. 조종사들은 활주로에 진입할 때 정지하지 않고 이미 확보한 동력을 활용하는 ‘활주이륙’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동참한다.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탑승객과 함께 나눈다는 취지에서 제주항공은 2019년부터 기내에서 사용하는 빨대와 종이컵, 비닐 등을 친환경 재질로 교체하기도 했다. 또 올 5월부터는 제주여행을 떠나는 고객에게 제주항공에서 제작한 친환경 생분해 쓰레기봉투를 나눠주고 친환경 여행 참여를 장려하는 ‘그린 트래블러’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환경뿐 아니라 지역사회 나눔 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제주항공의 객실승무원으로 구성된 영어자원봉사단은 2007년부터 매주 제주보육원을 방문해 영어교육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제주보육원 출신 대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전달하는 한편 매달 서울지역 아동복지센터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우선 제주지역 업체들이 생산하는 향초, 제주 흑돼지 육포 등을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판매해 지역 생산기업과 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제주대와 ‘제주항공 아카데미’를 개설해 제주항공의 임원, 팀장 등이 직접 항공분야 전문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해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 아카데미 수료자에게는 제주항공 공개채용 지원 시 일부 필수요건만 갖추면 서류 합격의 특전을 부여하고, 성적 우수자는 3개월 동안 유급 인턴직원으로 채용해 실무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인상된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중소기업중앙회가 고용노동부에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 19일 중기중앙회는 “고용부 장관이 고시한 ‘2022년 적용 최저임금안’은 최저임금의 지급 주체인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매우 큰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재심의를 요청했다. 특히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 인상률의 주된 근거로 경제성장률 4%를 반영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중기중앙회는 “경제지표는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며 “회복세에서도 K자 양극화를 보이고 있고, 대-중소기업의 경기실사 지수 격차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저임금 영향 근로자의 97.9%는 300인 미만, 83.6%는 30인 미만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대출 만기 연장과 각종 지원금으로 버티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지금도 중소기업인들은 한꺼번에 쏟아지는 노동리스크로 매우 힘든 상황인데 여기에 최저임금까지 올라 이제는 버티기 어려운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며 “더 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지금이라도 재심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이달 내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다음 달 셋째 주부터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정부가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5일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국세청과 함께 소상공인 피해지원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소상공인 지원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재난지원금으로 이번이 4번째다. 지난해 8월 이후 한 번이라도 집합금지나 영업제한 조치를 받았거나 경영위기 업종에 해당하는 소상공인과 소기업이 지원 대상이다. 정부는 이달 중 2차 추경안이 국회에서 확정되면 다음 달 첫째 주 사업계획을 공고한 뒤 둘째 주 1차 신속지급 데이터베이스(DB) 및 재난지원금 신청 시스템을 구축해 셋째 주부터 지원금을 지급한다. 중기부는 기존에 구축해둔 버팀목자금 플러스 지원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집합금지·영업제한 및 경영위기 업종에 해당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지원금을 먼저 지급할 계획이다. 이어 올 상반기 부가세 신고결과를 반영한 2차 신속지급 데이터베이스를 다음 달 말까지 구축해 추가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7∼9월 집합금지·영업제한 조치에 따른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은 올 10월 말부터 지급될 예정이다. 이 보상금은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공포된 이달 7일 이후 발생한 방역조치에 따른 손실을 지원하는 것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자영업자들 “엎친데 덮쳐 앞길 막막” “이 정도면 저녁 장사만 접는 게 아니라 영업 자체를 고민해야 할 정도예요.” 서울 여의도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임승식 씨(43)는 최근 2주 사이 손님이 반 토막이 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8일 하루 176명이었던 손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한 7, 8일 90명대로 줄었다.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4단계 거리 두기’ 시행 첫날인 12일에는 77명으로 떨어졌다. 2주 만에 손님 수가 56.3% 급감한 것이다. 하루 매출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5일에 약 200만 원을 벌었는데 12일에는 약 80만 원에 그쳤다. 임 씨는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가족들끼리 일을 하고 있다”며 “잘될 때는 손님들이 줄을 서는데 어제 저녁에는 겨우 2팀을 받았다. 막막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 식당가에서 매출 공개에 동의한 9곳의 12일 매출을 지난주 같은 요일(5일)과 비교해 보니 평균 6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440원) 인상된 시간당 9160원으로 정해지자 자영업자들은 “이중고를 겪게 됐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을 2.9%, 1.5%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식당 매출 61% 줄고 내년 최저임금은 5% 올라… “장사 접고싶어” ‘거리두기’ 엎친데 ‘인건비 상승’ 덮쳐“오늘 총매출이 77만 원이네요. 지난주 월요일에는 277만 원이었어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36)는 12일 오후 10시경 영업을 마치고 매출전표를 출력하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취재팀이 이날 오후 9시 50분경 김 씨의 치킨집을 방문했을 때 손님은 없었고 김 씨와 종업원들이 매장을 정리 중이었다. 김 씨는 “평일엔 보통 30, 40팀 정도가 방문했는데 오늘은 18팀뿐이었다. 팀당 인원도 지난주엔 3, 4명이 대부분이었는데 2명으로 줄어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고 했다.○ 서울 식당 9곳 매출 42∼90% 줄어 12일 수도권에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4단계 거리 두기’ 조치가 시행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지난주에 비해 매출이 급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일보가 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에 있는 식당 중 매출 공개에 동의한 9곳의 12일 매출을 지난주 월요일(5일)과 비교해 보니 적게는 42%에서 최대 90%까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오리고기 식당에서 만난 사장 공해영 씨(44)는 전날 저녁 예약 내용이 담긴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공 씨는 “어제 저녁에 예약 손님 2명과 지나가다 방문한 손님 2명을 더해 총 4명이었고, 매출은 15만 원이었다”며 “지난주 월요일 저녁에는 60명이 와서 매출이 150만 원이었다. 우리 집 월세만 해도 1500만 원인데 오늘처럼 팔면 장사를 할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53)는 “평일 매출이 25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는 나오는데 12일엔 딱 30만 원어치 팔았다. 이 정도면 거리 두기 4단계 기간에는 문을 닫아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로선 문을 닫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식당으로 낙인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의 한 지하상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수정 씨(42)는 “여의도는 최근 몇몇 식당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와 문을 닫아 두면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게 돼 있다”며 “안 그래도 죽어가는 상권인데 불 꺼진 곳들이 생기면 손님 발길이 더 끊기기 때문에 우선은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최저임금까지 올라 인원 감축 고려”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줄어들자 인건비 등 비용 절감 방안을 찾고 있다. 여기에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440원)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13일 결정되면서 인건비 상승을 우려하는 자영업자가 많다. 서울 서초구의 한 편의점 점주는 “가게를 무인점포로 바꾸기 위해 가맹본부에 관련 문의를 했다. 보안에 취약할 수 있어 그동안 망설였는데 이젠 도입을 늦출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르바이트 직원들과 1년 정도 일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지만 두 아들 결혼 때까지 뒷바라지하려면 인건비를 줄이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35)도 “6명이던 직원을 12일부터 3명으로 줄였다. 정이 덜 들고 일한 지 얼마 안 된 직원들부터 내보내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오픈했는데 매달 2000만 원씩 적자가 난다. 한마디로 생지옥”이라고 말했다.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줄어들까 봐 걱정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수현 씨(29)는 “최저임금이 올라 해고 통보를 받을까 두렵다. 사장이 연락을 할 것 같아 휴대전화만 쳐다보고 있다”고 했다.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준비를 하고 있는 이 씨는 학업과 생계를 병행하며 최근 3년간 고시원과 독서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는데,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해고를 당했다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한동안 일자리 시장은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시나리오별 고용 규모’ 보고서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5% 인상될 경우(9156원) 최대 10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추산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이마트24가 하나금융투자와 손잡고 14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약 한 달간 ‘주식 도시락’을 판매한다. 11일 이마트24에 따르면 이번에 판매할 주식 도시락에는 10개 기업의 주식 중 1주를 무작위로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동봉돼 있다. 해당 주식은 △네이버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대한항공 △대우건설 △삼성중공업 △인터파크 △맘스터치 △한화생명 △대한해운이다. 이번 이벤트에 할당된 주식 수는 종목별로 다르다. 총 주식 수는 1만 주다. 주식 1주를 받기 위해서는 쿠폰의 QR코드를 통해 하나금융투자에 ‘신규’로 가입해야 한다. 어떤 주식이 당첨됐는지는 가입을 완료해야 확인 가능하다. 쿠폰에 이른바 ‘꽝’은 없지만 1만 명이 선착순으로 등록하고 나면 이벤트가 자동으로 종료된다. 주식 도시락의 가격은 4900원으로 한정식을 콘셉트로 한 정찬 도시락이다. 떡갈비와 간장불고기볶음 등 7가지 반찬으로 구성됐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고객들이 이마트24를 찾도록 하고, 하나금융투자는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SSG닷컴이 12일부터 대전과 청주시 천안시 세종시 아산시 등 충청권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한다. 새벽배송은 당일 밤 12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전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다. 11일 SSG닷컴에 따르면 충청권 새벽배송 지역은 기존 SSG닷컴에서 주문하고 이마트에서 출발하는 ‘쓱배송(주간배송)’ 권역과 동일하다. 이마트 대전터미널점과 청주점, 세종점 등 8개 점포에서 배송하는 권역에서 새벽배송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SSG닷컴은 이번 충청권 새벽배송을 기념해 특별 프로모션도 준비했다. 12∼18일 충청권 새벽배송으로 10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이 ‘구매 사은’을 신청하면 선착순 2000명에게 스타벅스 우산을 증정할 계획이다. 곽정우 SSG닷컴 운영본부장은 “배송 가능 지역과 물량을 점차 확대해 더 많은 고객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초복(11일)을 앞두고 편의점들이 앞다퉈 보양간편식을 내놓고 있다. 보양식 관련 상품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5일 세븐일레븐은 롯데중앙연구소, 식품영양전문가 한영실 숙명여대 교수 맞춤식품연구소와 협업해 ‘통째로 닭다리국수’(5700원)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큼지막한 국내산 닭다리 한 개가 통째로 들어간 보양간편식이다. 닭뼈와 다양한 채소로 진하고 깊은 맛의 육수를 우려냈고, 쫄깃한 면도 함께 담았다. 육수를 젤라틴 형태로 고형화해 면이 퍼지는 현상과 유통 과정 중 흐르는 문제도 방지했다. 물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즐길 수 있다. GS25와 이마트24는 민물장어를 활용한 보양 도시락을 내놨다. GS25는 프리미엄 보양 도시락 ‘통민물장어구이덮밥’(9900원)을 6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표고버섯 밥 위에 특제 간장 양념을 발라 구운 민물장어 한 마리를 통째로 올리고 깻잎과 초생강 등으로 장어의 풍미를 더했다. 더팝 앱을 통해 예약 구매할 경우 상품 1000개에 대해 선착순으로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마트24는 9일 ‘복날엔 민물장어덮밥’(9900원)을 시즌 한정 상품으로 출시한다. 이 상품도 민물장어 한 마리로 덮밥을 구성했다. 이달 말까지 1000원 할인된 89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초복 상품들에 대한 할인 행사도 진행된다. 세븐일레븐은 닭 관련 상품 14종을 농협·하나카드로 결제할 경우 30% 현장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계(鷄)이득 프로모션’을 이달 연다. GS25는 유어스 ‘한마리삼계탕’과 ‘반마리삼계탕’ 등 2종을 NH농협카드로 구매 시 결제 금액의 50%를 캐시백(1인 최대 1만 원)해주는 행사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이마트24는 ‘동원 양반 수라 통다리 삼계탕’과 ‘통다리 닭곰탕’ 등 2종을 각각 절반 가격인 3900원에 판매하는 등의 보양식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SSG닷컴이 ‘샤넬 팩토리 5(Factory 5)’ 14종을 선착순 한정 판매한다고 5일 밝혔다. 샤넬 팩토리 5는 샤넬의 시그니처 향수 ‘샤넬 넘버 5(Chanel N°5)’ 출시 100주년을 기념해 공개된 리미티드 컬렉션이다. 이번 리미티드 컬렉션의 특징은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산업용품이나 일상용품에 샤넬 넘버 5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했다는 점이다. 대표 상품으로 배스밤, 보디로션, 샤워젤 등이 있다. 모두 다음 달 15일까지만 구매할 수 있다. 판매 기간 동안 SSG닷컴은 특정 상품 또는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샤넬 넘버 5 굿즈와 샘플을 제공하는 단독 이벤트도 진행한다. 팩토리 5 컬렉션 전 상품을 구매하면 페이퍼백을 제공하고, 향수(100mL) 상품을 구매할 경우 양초와 샤넬 넘버 5 미니어처 향수를 증정한다. 1개 이상의 팩토리 5 상품을 포함해 샤넬 상품을 30만 원 이상 구매하면 ‘샤넬 프리스티지’ 샘플 4종과 샤넬 로고가 새겨져 있는 샤넬 네트백을 사은품으로 준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