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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미-러 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던 중 “빌어먹을!”이란 거친 표현을 쓰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CNN 기자로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행동을 바꿀 것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자신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앞서 바이든은 “지켜보자.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며 자신이 푸틴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바이든은 굳은 표정으로 CNN 기자를 응시하며 똑똑히 보라는 듯이 오른손 검지를 치켜들었다. 그리고는 “나는 자신한다고 한 적이 없다. 빌어먹을!(What the hell!)”이라고 말하며 “언제 확신한다고 했나”, “제대로 이해를 못한다면 당신 직업을 잘못 찾은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자 ‘차분함’의 대명사였던 그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후 바이든은 스위스 제네바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에게 다가가 “내가 잘난 척 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좋은 기자가 되려면 비관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면서도 “당신들이 긍정적인 질문은 안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비교했다. 두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푸틴이 먼저, 바이든이 나중에 따로 회견을 했다. 바이든은 미리 정해둔 기자들에게서 11분간 7개의 질문만 받았다. 푸틴은 55분간 무작위로 24개 이상의 질문에 답했다. 바이든은 프롬프터(자막 기기)에 의존했지만 푸틴은 프롬프터 없이 말했다. 푸틴은 미국 ABC방송 기자가 “당신의 정적(政敵)들은 죽거나 투옥됐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그러냐”는 ‘돌직구’ 질문도 받았다. 푸틴은 “그들은 법을 어겼다”고 반박하며 “미국도 흑인 인종차별 등 인권 문제를 겪고 있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더힐은 “미국 대통령은 대답할 때마다 메모를 들여다봐야만 했고, 서툴고 나약해 보였다”며 “바이든이 푸틴과 공동 기자회견을 피한 이유가 있었다”고 전했다. 제네바=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이은택기자 nabi@donga.com}
덕담도 포옹도 없었다. 16일(현지 시간) 제네바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두 정상은 서로 눈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는 듯했다. 웃음 띈 얼굴로 카메라 촬영에 응한 것도 잠시, 푸틴 대통령은 눈을 치켜뜨고 천장을 응시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입을 꾹 다문 채 정면을 바라봤다. 이후 진행된 회담 시간은 양국 외교장관들만 배석한 소인수회담 및 확대회담을 합쳐 3시간으로, 당초 예상됐던 4~5시간보다 짧았다. ●바이든 “美인프라 공격시 대단히 충격적인 결과 있을 것” 두 정상은 회담 후 각자 단독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상대방의 약점을 꼬집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한 인프라 공격 등 선을 넘는 행위를 한다면 대응할 것이며, 결과는 러시아에 대단히 충격적(devastating)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송유관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는다면 어떨 것 같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나는 그에게 우리가 뛰어난 사이버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려줬다”며 같은 방식으로 보복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에게 핵심 인프라 시설들은 사이버 공격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공격대상에서 보호받아야 할 16개 분야의 기관 리스트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국토안보부가 지정한 통신과 의료, 식량, 에너지 등 분야의 주요 기관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러시아에서 투옥 중인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상황 등 인권 문제도 제기했다. “나는 그에게 인권문제는 언제나 테이블 위에 오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단순히 러시아의 인권침해를 문제삼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권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이것이 우리나라의 DNA이자 러시아에 투옥돼 있는 미국인의 운명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이 비슷한 시각 따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1월 의회난입 사태 및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시위를 러시아 상황과 비교한 것에 대해 “웃기는 일(ridiculous)”이라고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행동을 바꾸겠느냐’는 질문에 “전 세계가 러시아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반응한다면 그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가려다가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느냐”는 추가 질문이 나오자 다시 돌아와 날 선 반응을 보이며 “확신하는 게 아니라 사실을 말한 것”이라며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당신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훈계하듯 말하기도 했다. 자신이 ‘살인자’라고 불렀던 적대국의 지도자와 마주앉았던 회담의 중압감이 컸던 듯 예상보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푸틴 “미국이야말로 러시아에 사이버 공격” 푸틴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해킹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러시아 당국이 무슨 상관이 있냐”며 “러시아의 대미 사이버 공격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사이버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발니가 사망할 경우 대가를 치를 것’이란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에는 “그(나발니)는 유죄판결을 받고 집행유예를 위반하는 등 각종 법을 위반해온 사람”이라며 “그는 체포되려고 의도적으로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의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이로 인해 촉발된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M)’ 캠페인, 미국 대선 뒤 1월 의회난입 사태를 언급했다. “정치적 요구를 갖고 의회로 몰려갔던 사람들 중 400명 이상이 국내 테러리스트라고 불리며 범죄자로 기소되지 않았느냐”며 나발니 상황이 다를 바 없다는 논리를 폈다. “미국의 많은 흑인들이 제대로 항변도 못하고 총에 맞아 죽는다”, “우리는 파괴와 법 위반을 보았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의 관타나모 수용소를 언급하면서 “국제법에도 미국 법에도 부합하지 않지만 감옥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건설적 대화…신뢰의 섬광 비쳤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회담 분위기에 대해 “양측 모두 서로를 이해하고 입장을 근접시키는 길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며 “대화는 상당히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새로운 이해와 신뢰의 수준에 이르렀나’는 질문에는 ‘인생에 행복은 없으며 오직 행복의 섬광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말을 인용하면서 “현재 (미러 관계) 상황에서 가족 간의 신뢰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지만 신뢰의 섬광은 비쳤다”고 답변했다. 바이든 대통령 개인에 대해서도 “아주 건설적이고 균형 잡혀 있으며 경험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했다. 앞서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를 ‘성인이 된 이후 대부분 정치만 한 직업 정치인’이라고 깎아내렸던 것보다는 좋아진 평가였다. 바이든 대통령도 회담 분위기가 긍정적이었고 서로가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우리의 가치와 원칙을 포기하지 않고 두 나라 관계를 상당히 개선할 진정한 전망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담장을 나온 직후 리무진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제네바=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핵전쟁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안정화’ 방안에 합의했다. 또 ‘사이버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협상을 양국간 시작하기로 했다. ● 핵전쟁, 사이버 전쟁 억제, 각국 대사 원대 복귀 합의 두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반부터 오후 5시 10분까지 정상회담을 가진 후 별도로 각각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발표된 공동 성명을 통해 양국이 전략적 안정화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 정상은 성명에서 올해 2월 연장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을 예로 들면서 “양국간 핵무기 통제에 대한 약속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16일 회담에서도 양국은 핵전쟁으로 승리할 수 없고 절대 싸워서도 안 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양국은 긴장된 기간에도 전략적 영역에서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고 핵전쟁과 무력 충돌의 위험을 줄이려는 공동목표에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보여왔다”며 “양국은 전략적 안정을 위한 대화를 가까운 미래에 시작해 군비 통제, 위험 감소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 스타트는 2010년 4월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체결한 협정이다. 실전 배치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일정 수준 이하로 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1년 2월 10년을 유예기간으로 둔 후 올해 2월 연장을 확정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사이버 공격’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해 12월 미국 부처와 기업들에 대한 해킹 등 러시아가 배후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시 사이버 전쟁을 벌일 능력이 있으며 향후 공격을 받을 경우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식수 등 사이버 공격을 받아서는 안 되는 16개 인프라 리스트를 푸틴에게 전달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해킹이 러시아 소행이란 점을 부인했다. 그는 “해당 사건이 러시아 당국이 무슨 상관이 있냐”며 반문했다. 다만 그는 사이버 공격 억제와 보안을 양자협상 최우선 순위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이를 토대로 ‘사이버 전쟁’을 억제책을 찾기 위한 양국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CNN은 “푸틴의 부인은 예상됐고 미국 정부에게는 특별한 놀라움이 아니다”라며 “바이든은 미래의 사이버 공격을 대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길 원했다. 이날 회담의 핵심 논제는 사이버 공격”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중 “미국과 러시아의 신냉전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최악에 빠진 외교관계도 정상으로 되돌리기로 했다. 양국 갈등으로 3, 4월 각각 자국으로 돌아온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와 존 설리번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조만간 다시 주재국으로 보내기로 합의했다. 다만 양 정상은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해서는 첨예한 의견 차를 보였다. 바이든은 “나발니가 사망할 경우 러시아가 치러야 할 대가는 아주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은 “유죄판결을 받고, 당국 출석을 무시한 사람”이라며 러시아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 예상보다 짧았던 3시간 반의 바이드-푸틴 회담… 대화는 비교적 화기애애 이날 회담은 푸틴 대통령이 먼저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여러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나타나는 일이 잦아 ‘지각 대장’으로 불리기도 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보다 먼저 회담장에 도착했다. 정상회담은 현지 시간 오후 1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는데 푸틴 대통령은 오후 1시 4분에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보다 14분 뒤인 오후 1시 18분에 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회담 시작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만남이 생산적이길 바란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과 러시아 간 이해 충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적이고 이성적인 틀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이날 오후 5시 반 바이든 대통령이 비교적 밝은 표정을 지으며 회담장 문을 나섰다. 정상회담이 1시 반에 시작됐기 때문에 약 4시간가량 진행된 셈이다. 17분 후인 오후 5시 47분 푸틴 대통령이 회담장을 떠났다. 회담 후 백악관 측은 양 대통령 중심의 소수 회담은 오후 1시 44분부터 1시간 33분, 확대 회담은 오후 4시부터 1시간 27분 동안 진행됐다고 밝혔다. 두 대통령은 중간에 1번 20분 간 각자의 공간에서 휴식을 가졌다. 실질적으로 바이든과 푸틴이 대화를 나눈 시간은 약 3시간 정도에 그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상은 회담 후 진행된 개별기자회견에서 상대방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푸틴 대통령부터 이날 오후 6시 경 개별 기자간담회를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오후 6시 40분이 지나서야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회담을 ‘건설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여러 문제에서 서로 의견이 엇갈렸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입장을 근접시키는 길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며 “러시아와 미국이 함께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바이든에 대해서도 “기대대로 아주 건설적이고 균형감 있으며 경험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전반적으로 같은 언어로 얘기했다”며 비교적 소통이 수월했다고 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시 ‘회담 분위기가 좋았다;고 평했다. 그는 “전체 회담의 톤은 좋았고, 긍정적이었다. 거슬리는 행동은 없었다”며 “두 나라 관계가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회담 후 선물도 주고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힘과 단합을 상징하는 미국 들소 모양의 크리스털 조각상, 항공기 조종사용 안경을 선물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 민속공예품들을 건넸다. 다만 두 정상은 서로 상대국 방문을 요청하지 않았다.제네바=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러 양측이 그동안 첨예하게 맞서 온 이슈들을 테이블에 올렸다. 두 정상이 대면한 건 2011년 3월 모스크바 만남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이었고 푸틴 대통령은 총리였다. 이날 두 정상 간 회담에서는 랜섬웨어 등 러시아에 의한 사이버 공격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 탄압 등 그동안 미국이 집요하게 문제 삼아 러시아가 민감하게 반응해 온 이슈들이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에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외교적 자산, 테러와의 전쟁, 정보 보안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대화가 부족했다. 이런 모든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러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나타나는 일이 잦아 ‘지각 대장’으로 불리기도 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보다 먼저 회담장에 도착했다. 정상회담은 현지 시간 오후 1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는데 푸틴 대통령은 오후 1시 4분에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보다 14분 뒤인 오후 1시 18분에 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회담 시작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만남이 생산적이길 바란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과 러시아 간 이해 충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적이고 이성적인 틀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회담 도시 제네바에는 주요국의 스파이들이 집결하기도 했다. 미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양국 정상회담의 결과에 외교적, 경제적 영향을 받는 주변국들도 치열한 정보전을 벌인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국무부는 정상회담 준비에 집중하며 관련 정보 파악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방이 무엇을 요구하고 어디까지 양보할 의향이 있는지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은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억류 중인 미국인 2명에 대해 석방을 요구할 경우 러시아가 어떤 대가를 요구할 것인지는 미국이 알아내야 할 핵심 정보다. 외신들은 미-러 양국이 군축과 사이버안보 등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협력하고, 서로 맞추방했던 상대국 대사와 외교관들의 상호 복귀에 합의할 가능성을 점쳤다. 러시아의 정보기관으로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대외정보국(SVR)은 냉전시대부터 미국 CIA와 치열한 정보전을 벌여 왔다. 두 기관 모두 최첨단 장비를 동원한 도청과 해킹을 거침없이 지속해 왔다. 전직 CIA 요원으로 모스크바에서 5년간 정보 책임자를 지냈던 대니얼 호프먼은 미국 공영방송 NPR와의 인터뷰에서 “호텔에 도청 장치가 설치돼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실제 도청이 이뤄지는지와는 상관없이 모든 지도자들은 (회담) 계획을 짤 때 이런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회담 당사국 외에 주변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정보요원들도 제네바에 몰렸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며 러시아와 밀착해 온 중국이 이번 회담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은 외교가에서 기정사실로 통한다. 호프먼을 인터뷰한 NPR는 미-러 정상회담에 앞서 스파이들이 회담 장소로 몰려든 것을 두고 ‘제네바에 스파이들이 바글거린다(teeming)’고 표현했다. 미-러 정상회담 당일 제네바시 당국은 시민들에게 개인 차량 이용과 여행 자제를 당부하고 대중교통 이용과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회담장 주변과 도심 통제구역 내 학교는 이날 등교하지 않고 온라인 수업을 했다. 통제구역 밖 학교들도 오전에만 수업을 했다. 15, 16일 이틀간 제네바 상공에 대해서는 비행도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제네바 일대에 방공망도 설치됐다. 제네바=김윤종 zozo@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러 양측이 그동안 첨예하게 맞서온 이슈들을 테이블에 올렸다. 두 정상이 대면한 건 2011년 3월 모스크바 만님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이었고 푸틴 대통령은 총리였다. 이날 두 정상 간 회담에서는 랜섬웨어 등 러시아에 의한 사이버 공격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 탄압 등 그동안 미국이 집요하게 문제 삼아 러시아가 민감하게 반응해 온 이슈들이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에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외교적 자산, 테러와 전쟁, 정보 보안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대화가 부족했다. 이런 모든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러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나타나는 일이 잦아 ‘지각 대장’으로 불리기도 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보다 먼저 회담장에 도착했다. 정상회담은 현지 시간 오후 1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는데 푸틴 대통령은 오후 1시 4분에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보다 14분 뒤인 오후 1시 18분에 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회담 시작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만남이 생산적이길 바란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과 러시아간 이해 충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적이고 이성적인 틀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했다. 팽팽한 긴장감 속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회담 도시 제네바에는 주요국의 스파이들이 집결하기도 했다. 미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양국 정상회담의 결과에 외교적, 경제적 영향을 받는 주변국들도 치열한 정보전을 벌인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국무부는 정상회담 준비에 집중하며 관련 정보 파악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방이 무엇을 요구하고 어디까지 양보할 의향이 있는지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은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억류 중인 미국인 2명에 대해 석방을 요구할 경우 러시아가 어떤 대가를 요구할 것인지는 미국으로서는 알아내야 할 핵심 정보다. 외신들은 미-러 양국이 군축과 사이버안보 등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협력하고, 서로 맞추방했던 상대국 대사와 외교관들의 상호 복귀에 합의할 가능성을 점쳤다. 러시아의 정보기관으로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대외정보국(SVR)은 냉전시대부터 미국 CIA와 치열한 정보전을 벌여왔다. 두 기관 모두 최첨단 장비를 동원한 도청과 해킹을 거침없이 지속해왔다. 전직 CIA 요원으로 모스크바에서 5년간 정보 책임자를 지냈던 대니얼 호프먼은 미국 공영방송 NPR와의 인터뷰에서 “호텔에 도청 장치가 설치돼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실제 도청이 이뤄지는지와는 상관없이 모든 지도자들은 (회담) 계획을 짤 때 이런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회담 당사국 외에 주변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정보요원들도 제네바에 몰렸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며 러시아와 밀착해온 중국이 이번 회담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은 외교가에서 기정사실로 통한다. 호프먼을 인터뷰한 NPR는 미-러 정상회담에 앞서 스파이들이 회담 장소로 몰려든 것을 두고 ‘제나바에 스파이들이 바글거린다(teeming)’고 표현했다. 미-러 정상회담 당일 제네바시 당국은 시민들에게 개인차량 이용과 여행 자제를 당부하고 대중교통 이용과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회담장 주변과 도심 통제구역 내 학교는 이날 등교하지 않고 온라인 수업을 했다. 통제구역 밖 학교들도 오전에만 수업을 했다. 15, 16일 이틀간 제네바 상공에 대해서는 비행도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제네바 일대에 방공망도 설치됐다. 제네바=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첫 해외순방 마지막 일정이자 하이라이트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나선다. 그가 ‘살인자’라고 했던 푸틴 대통령과의 일합은 미국이 적대국 러시아를 어떻게 다룰지 보여주는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및 러시아와의 경쟁을 ‘전제주의 대 민주주의 싸움’으로 규정한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국 지도자와 직접 담판을 벌이는 첫 무대이기도 하다.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참모들과 함께 준비 작업에 집중해 왔다. 그동안 4명의 미국 대통령을 상대했던 푸틴 대통령의 전술에 말려들지 않으면서 그의 직설화법에 맞서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기 위한 전략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회담 테이블엔 러시아의 사이버공격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탄압 등 민감한 이슈들이 모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순방 기간 중 오전은 주요 일정을 잡지 않고 비워 놓은 뒤 그 시간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미-러 정상회담 준비에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전후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주요 지도자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두 정상 간 신경전은 언론을 통해 치고받는 식으로 가열되고 있다. 14일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살인자’ 발언을 웃어넘긴 것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허허 웃은 뒤 “나도 웃는다”고 맞받아쳤다. “방송에서 (푸틴을 살인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솔직하게 답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답변 과정에서 다소 곤혹스러운 듯 한참 동안 머뭇거리기도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똑똑하고 거칠며 (싸울 만한) 가치가 있는 적수”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성인이 된 뒤 거의 정치만 한 직업 정치인”이라고 폄하한 것에 비해서는 차분한 반응이었다. 취재진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주는 게 보상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이 시점에 그를 만나려는 이유를 묻자 “내가 지금 푸틴을 만나는 것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모든 지도자가 감사를 표시했다”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투옥 상태에서 건강이 크게 나빠진 나발니가 사망할 경우 러시아와의 관계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비극이 될 것”이라며 “그의 사망은 러시아가 인권을 보호할 의도가 없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라고 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사이버 안보 등과 관련해 협력하지 않거나 과거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우리도 똑같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추가로 공개된 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배후가 러시아 정부라는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난센스”라고 일축했다. 러시아가 미국 대선 개입, 사이버 공격 등 온갖 비난을 받아왔지만 미국은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체제 인사 탄압과 관련해서는 올 1월 미국 시위대의 의회 난입 사태를 언급하며 “못생겼다고 거울에 대고 화내지 말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 우리를 비난할 때 나는 ‘당신 자신부터 들여다보지 그러냐’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나발니가 살아서 감옥을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확답하지 않았다. “그것은 대통령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부당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신경전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에서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대통령이 예정된 시간에 맞춰 나타날지부터 관심이다. 그는 하루 전 제네바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회담 당일 제네바를 찾는다. 그는 여러 정상회담에서 잦은 지각을 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날 때는 예정 시간보다 35분 늦게 등장했다.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는 1시간가량이나 늦었다. 양국 정상은 회담 이후 기자회견도 각자 따로 하기로 했다. 러시아 측이 공동 기자회견을 요구했으나 미국 측이 ‘러시아에 판을 깔아 주기 싫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여기 공원이라고 들어가면 안 됩니다. 당신, 뉴스도 안 보나요?” 15일(현지시간) 오후 1시.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레만 호수. 총 면적 580㎢, 길이가 73㎞에 달해 바다같이 보이는 이 호수의 남쪽으로 ‘라 그렁주’ 공원이 보였다. 이 공원에 들어가려 하자, 입구를 지키던 경찰이 거세게 제지했다. 태연하게 ‘난 관광객’이라며 ‘공원인데 왜 못 들어가냐’고 묻자 한 경찰은 ‘신문, TV도 안보냐’며 핀잔을 줬다. 옆에 있던 여경은 예민한 말투로 “오늘 내일 모두 접근 금지다. 옆에 있는 철조망과 바리게이트 안 보이냐. 중요한 행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공원 내에 건립된 18세기 고딕 양식 저택인 빌라 라 그렁주‘(Villa la Grange)에서는 다음날인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9)의 첫 정상 회담이 열린다. 이에 철통같이 경비를 하고 있었던 것. 공원 전체는 바리케이트, 철조망으로 둘러져있었다. 날카로운 철조망처럼, 16일 미러 정상은 이곳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비롯해 지난해 12월 미 부처 및 기업 대규모 해킹,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탄압 등 인권 논란, 북한과 이란 핵문제 등을 두고 첨예한 공방전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기차역이 있는 제네바 도심은 비교적 조용했다. 푸틴 대통령이 묶을 것으로 알려진 레만호변 포시즌 호텔도 별도의 바리게이트는 없었다. 그러나 협상장이 있는 공원으로 다가갈수록 일대를 무리지어 순찰하는 경찰이 1,2명에서 5~6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공원 전체 외곽으로 바리게이트와 그 위 철조망이 설치돼 있었고, 접근금지를 알리는 띠마저 둘러져있었다. 회담장을 배경으로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입구 쪽에는 전 세계에서 몰린 언론사들의 카메라 장비 수십대가 나열했다. 회담장인 ’빌라 라 그렁주‘ 일대 뿐 만이 아니다. 특히 레만호수 내에서 육지방향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호숫가에도 바리게이트와 철조망이 설치됐다. 테러리스트가 잠수 등으로 이동해 회담장을 타격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로 보였다 이를 반영하듯 공원 입구에는 각종 군용 트럭과 장비가 가득했다. 이런 모습이 신기한 듯 사진을 찍던 지역 주민 호버트 씨는 “세계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정상회담이라 기록에 남기려 한다”고 말했다. 회담장 근처로 갈수록 4G나 5G 통신이 먹통이 됐다. 호수 건너 회담장 맞은 편에 위치한 유엔 제네바 사무소 일대도 곳곳마다 이동이 제한됐다. 사무소 인근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묶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하루 전인 이날 스위스에 입국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당일에 스위스에 입국한다. 양국 정상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라 그렁주‘에 입성하게 된다. 회담 당일에는 제네바 내 학교들까지 하루 방학을 시행한다고 스위스 정부는 밝혔다. 15~17일에는 제네바 상공에 비행기 운항도 금지된다. 회담장인 ’빌라 라 그렁주‘는 3층 규모에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진 건축물로 유명하다. 18세기 스위스 명문가 륄랭 가문이 건립한 이 건물은 또 다른 명문가인 파브르를 거쳐 1917년 제네바에 소유권이 이전됐다. 미국-러시아 정상회담 외에도 역사적 의미가 있는 여러 사건이 펼쳐진 장소이기도 하다. 1864년에는 제1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국제적십자위원회의 공동 창시자인 장 앙리 뒤낭(1828~1910년)이 이곳에서 국적에 구애받지 않는 구호활동을 원칙으로 하는 제네바 협약을 체결했다. 1969년에는 교황 바오로 6세가 저택 앞에서 7000명의 군중을 모아두고 세계평화와 사랑을 바라는 미사를 열기도 했다. 16일 미러 정상회담으로 다시 한번 제네바도 국제사회 긴장 완화를 위한 최적의 외교 장소로 조명을 받게 됐다. 실제 1985년 11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이 제네바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어 핵무기 감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곧 냉전종식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냉전 이후에도 유럽 국가들의 협상 장소로 자주 활용됐다. 옛 소련 영향 하에 있던 동유럽 국가들과 미국과 서방동맹을 이룬 서유럽 국가들이 제네바를 외교무대로 갈등을 조율했다. 2009년 3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는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제네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처음으로 만나 미러 관계 개선을 추진했다. 당시에는 ’리셋‘ 사건이 화제가 됐다. 클린턴은 당시 라브로프 장관에게 “양국 관계 개선을 재설정하자”며 오바마 대통령이 준비한 붉은 리셋버튼(reset button)이 담긴 노란 박스를 선물했다. 그러나 영어 ’리셋‘을 러시아어로 번역을 잘못해 ’과부하‘(overloaded)란 의미의 ’페레그루즈카‘(peregruzka)를 라벨로 붙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제네바=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네덜란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카타리나 아말리아 공주(18)가 성인이 되면 매년 지급되는 생활비와 수당 22억 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왕실의 아말리아 공주는 이달 11일(현지 시간) 마르크 뤼터 총리에게 ‘왕실 일원으로서 일정 역할과 의무를 수행하기 전까지는 생활비와 수당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각종 수당을 받는 건 불편하다”며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다른 학생들이 훨씬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큰 비용이 필요할 때까지 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아말리아 공주는 이달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치렀다. 대학 진학 전 1년간 봉사활동과 여행을 하며 진로를 탐구하는 ‘갭 이어(gap year)’를 보낼 예정이다.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는 “생활비와 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왕실 구성원은 아말리아 공주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말리아 공주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54)의 장녀다. 딸만 셋인 알렉산더르 국왕이 2013년 4월 왕위에 오르면서 아말리아 공주는 자연스럽게 차기 여왕으로 정해졌다. 네덜란드 왕실은 18세가 되면 규정에 따라 왕실 구성원들에게 각종 수당을 지급한다. 어머니인 막시마 왕비는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12월 7일생인 아말리아 공주는 올해 생일 이후부터 생활비 30만 유로(약 4억1000만 원), 수당 130만 유로(약 17억6000만 원) 등 연간 총 160만 유로(약 21억7000만 원)를 수령하게 된다. 이런 수당은 연간 5000만 유로(약 676억 원) 규모의 네덜란드 왕실 예산에서 지급된다. 네덜란드 왕실 구성원에게 지급되는 각종 수당은 영국 왕실을 추월해 유럽에서 가장 높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공주의 아버지인 알렉산더르 국왕은 매년 생활비 99만8000유로(약 13억5000만 원), 수당 510만 유로(약 69억 원)를 받는다. 아말리아 공주가 여왕이 될 경우 네덜란드는 다시 ‘여왕의 시대’로 돌아간다. 알렉산더르 국왕은 1890년에 사망한 빌럼 3세 이후 네덜란드 역사상 123년 만에 나온 남성 국왕으로 네덜란드는 여왕 통치가 길었던 국가로 뽑힌다. BBC는 유럽 왕실의 공주들이 ‘온실 속 공주’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이 21일로 예정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조치 완전 해제를 연기하기로 했다.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탓에 닷새 연속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7000명을 넘었기 때문이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13일 내부적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리고 현재의 봉쇄 조치를 이달 21일 이후 4주간 더 유지하기로 했다. 영국은 지난해 12월부터 대규모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연초 5~7만 명에 달하던 일일 확진자 수가 지난달 2000명 대까지 감소했다. 백신을 최소 1회 접종한 영국인도 성인 전체 인구의 79%(4155만 명)에 달한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영국은 올해 들어 유럽 국가 중 가장 빠르게 단계별 봉쇄조치 해제에 들어갔다. 3월 8월 학교수업 재개에 이어 4월 12일 식당, 카페 야외석이 허용되면서 펍에 모여 맥주를 마시는 것도 허용됐다. 봉쇄조치 해제의 마지막 단계로 이달 21일 나이트클럽 개방, 결혼식 손님 무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려 했으나 무산된 것이다. 지난달부터 영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된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백신 접종으로 인해 방역심리까지 느슨해진 것도 최근 확진자 급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영국 보건당국 조사결과 13일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490명으로 전 주 대비 49%나 늘었다. 신규 확진자의 90%는 인도 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영국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60%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정부는 봉쇄조치를 연장해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면서 봉쇄조치 전면 해제 시기를 다시 검토해 정할 방침이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네덜란드 왕위 서열 1위인 카탈리아 아밀리아 공주(18)가 성인이 되면 매년 지급되는 생활비와 수당 22억 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왕실의 아말리아 공주는 최근 마르크 뤼터 총리에게 ‘왕실 일원으로서 일정 역할과 의무를 수행하기 전까지는 생활비와 수당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각종 수당을 받는 건 불편하다”며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다른 학생들이 훨씬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큰 비용이 필요할 때까지 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아말리아 공주는 이달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치뤘다. 대학진학 전 1년 간 봉사활동과 여행을 하며 진로를 탐구하는 ‘갭 이어(gap year)’를 보낼 예정이다.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는 “생활비와 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왕실 구성원은 아말리아 공주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말리아 공주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54)의 장녀다. 딸만 셋인 알렉산더르 국왕이 2013년 4월 왕위에 오르면서 아말리아 공주는 자연스럽게 차기 여왕으로 정해졌다. 네덜란드 왕실은 18세가 되면 규정에 따라 왕실 구성원들에게 각종 수당을 지급한다. 12월 8일생인 아말리아 공주는 올해 생일 이후부터 생활비 30만 유로(약 4억1000만 원), 수당 130만 유로(약 17억6000만 원) 등 연간 총 160만 유로(약 21억7000만 원)를 수령하게 된다. 이런 수당은 연간 5000억 유로(약 676억 원) 규모의 네덜란드 왕실 예산에서 지급된다. 네덜란드 왕실 구성원에게 지급되는 각종 수당은 영국 왕실을 추월해 유럽에서 가장 높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공주의 아버지인 알렉산더르 국왕은 매년 생활비 99만8000유로(약 13억5000만 원), 수당 510만 유로(약 69억 원)를 받는다. 아말리아 공주가 여왕이 될 경우 네덜란드는 다시 ‘여왕의 시대’로 돌아간다. 알렉산더르 국왕은 1890년에 사망한 빌럼 3세 이후에 네덜란드 역사상 123년 만에 나온 남성 국왕으로 네덜란드는 여왕 통치가 길었던 국가로 뽑힌다. BBC는 유럽 왕실의 공주들이 ‘온실 속 공주’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엔 벨기에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엘리자베트 공주(20)가 왕립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 일반 생도와 똑같이 군사훈련을 받아 화제가 됐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11∼13일 영국 콘월의 유명 휴양지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주최국 영국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겠다며 반경 약 160km 안에서 모든 음식 재료를 조달해 화제다. 11일 만찬에는 지역 어부가 잡은 넙치 구이, 인근 농가에서 재배한 감자가 등장했다. 12일 저녁 해변에서 열린 바비큐 파티에선 바닷가재구이, 럼주에 버터와 설탕 등을 넣은 ‘핫버터드럼 칵테일’ 등이 나왔다. 지난해 4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부인 캐리 여사가 낳은 아들 ‘윌프레드’는 참가국 정상 부부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숱 많은 금발 곱슬머리의 윌프레드는 11일 캐리 여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가 해변을 산책할 때 검은 티셔츠에 기저귀를 차고 등장했다. 12일에는 파란 바지에 흰 웃옷을 입고 아장아장 걸었다. 회의 마지막 날인 13일 오전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콘월 한 교회의 일요 예배에 참석했다. 같은 시각 성공회가 국교인 영국에서 ‘최초의 가톨릭 총리’임을 자처하는 존슨은 해변 수영을 즐겼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캐리 여사와 결혼식을 올렸고 윌프레드 또한 세례를 받았다. 앞서 개막일인 11일 각국 정상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감안해 악수 대신 팔꿈치를 부딪치며 인사했다. 다만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참석해 마스크를 쓴 정상은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전거 마니아’ 존슨 총리에게 특별 제작한 자전거와 헬멧을, 존슨 총리는 답례로 19세기 미 흑인인권 운동가 프레더릭 더글러스를 그린 벽화 사진을 선물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금 등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대립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4)은 35세 많은 바이든 대통령(79)과 친구처럼 어깨동무를 하고 해변을 거닐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9월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사진)가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마지막으로 참석했다. 2005년 11월 집권한 그는 다음 해부터 러시아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 처음 등장했고 이번이 15번째 참석이다. 당초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지난해 G7 정상회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무산돼 16년의 집권 기간 중 15번만 참석했다. 이는 1979∼1990년 집권 중 12번 참석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앞선 전 세계 지도자 중 최다 참가 기록이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후 G8에서 탈퇴해 G7이 됐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16일 미-러 정상회담,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 ‘노르트스트림2’ 등에 대해 논의했다. 메르켈은 집권 후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바이든까지 총 4명의 미 대통령을 상대했다. 다음 달 15일 미 워싱턴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각국 언론은 메르켈이 15차례의 G7 참석 때마다 세계 최고 권력자인 미 대통령을 제치고 다자외교의 핵심 역할을 했다고 호평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메르켈이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상대로 한 방화벽 겸 민주주의 수호자 노릇을 했다”고 극찬했다. 프랑스 르몽드 또한 “회담에서 진척이 없을 때도 메르켈이 끈기를 가지고 협상에 나서 타협을 이끌어냈다”고 가세했다. 특히 G7의 여성 인권, 미국의 기후변화정책 참여 촉구, 해양 오염 방지 노력 등이 메르켈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95), 찰스 왕세자(73)와 커밀라 콘월 공작부인(74) 부부, 윌리엄 왕세손(39)과 케이트 미들턴(캐서린·39) 세손빈 부부 등 영국 왕실 3대 또한 G7 정상과 ‘로열 외교’를 펼쳤다. 4월 여왕의 부군 필립 공이 타계한 후 왕실 3대가 공식 행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왕실은 정상회의 첫날인 11일 세계 최대 규모의 온실식물원 ‘에덴 프로젝트’에서 만찬을 개최하고 G7 정상을 접대했다. 이 자리에서 여왕은 바이든 대통령과 처음 만났다. 1952년 집권한 여왕은 69년의 통치 기간 중 13명의 미 대통령을 상대했다. 찰스 왕세자는 기후변화를 주제로 정상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캐서린 세손빈은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와 회담장 주변 초등학교를 방문해 교육 문제를 논의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13일 열린 3일차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앞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성당을 찾아 미사에 참석했다.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보리스 존슨 총리도 동참할 것으로 보였지만, 같은 시간에 해변에서 홀로 수영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침 바이든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G7 정상회의가 열린 콘월 회담장 인근 세인트 아이브스 지역의 성당을 찾아 미사를 올렸다. 바이든은 고 케네디 대통령 이후 첫 가톨릭 신자 대통령으로 알려졌다. 이날 항구도시인 콘월 거리가 교통정체를 보인데다 경호차량까지 동원되는 과정에서 예배에는 15분 가량 늦었다. 바이든과 동행할 것으로 예상되던 존슨 총리는 같은 시각 홀로 콘월 지역 카비스 해변을 찾아 상의를 벗고 수영을 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런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자 지역 교민들은 BBC에 “당연히 바이든과 존슨이 함께 성당을 찾는 모습을 기대했다”며 “최근 보리스 존슨 총리는 성당에서 결혼까지 했는데, 미사에 참석하지 않아 아쉽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가 진짜 가톨릭 신자인지에 대한 논란까지 생기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24살 연하 약혼녀였던 캐리 시먼즈가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 역시 성당에서 세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로 존슨 총리가 영국 총리 중 최초의 가톨릭 총리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그의 행보를 보면 가톨릭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 영국 언론들의 반응이다. 존슨 총리는 ‘종교’를 묻는 언론의 질문에는 항상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중이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9월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가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마지막으로 참석했다. 2005년 집권한 그는 다음해 러시아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 처음 등장했고 이번이 15번째 참석이다. 1979년¤1990년 집권 중 12번 참석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넘어 전 세계 지도자 중 최다 기록이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한 후 G8에서 탈퇴하면서 G7이 됐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16일 미러 정상회담,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 ‘노르트스트림2’ 등에 대해 논의했다. 메르켈은 집권 후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바이든까지 총 4명의 미 대통령을 상대했다. 다음달 15일 미 워싱턴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9월 총선 이후 사퇴할 뜻을 수차례 밝혔다. 각국 언론은 메르켈이 15차례의 G7 참석 때마다 세계 최고 권력자인 미 대통령을 제치고 다자외교의 핵심 역할을 했다고 호평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메르켈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상대로 한 방화벽 겸 민주주의 수호자 노릇을 했다”고 극찬했다. 프랑스 르몽드 또한 “회담에서 진척이 없을 때도 메르켈이 끈기를 가지고 협상에 나서 타협을 이끌어냈다”고 가세했다. 특히 G7의 여성인권, 미국의 기후변화정책 참여 촉구, 해양오염 방지 등이 메르켈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95), 찰스 왕세자(73)와 카밀라 왕세자빈(74) 부부, 윌리엄 왕세손(39)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39) 부부 등 영국 왕실 3대 또한 G7 정상과 ‘로열 외교’를 펼쳤다. 4월 부군 필립공이 타계한 후 왕실 3대가 공식 행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왕실은 정상회의 첫날인 11일 세계 최대 규모의 온실식물원 ‘에덴 프로젝트’에서 만찬을 개최하고 G7 정상을 접대했다. 이 자리에서 여왕은 바이든 미 대통령과 처음 만났다. 1952년 집권한 여왕은 69년의 통치 기간 중 13명의 미 대통령을 상대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회의 마지막 날인 13일 런던 근교 윈저성에서 여왕과 티타임을 갖기로 했다. 찰스 왕세자는 기후변화를 주제로 정상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케이트 왕세손빈과 바이든 미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와 회담장 주변 초등학교를 방문해 교육 문제를 논의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이 2023년까지 전 세계에 10억 회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기부하기로 했다. 회의 주최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10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G7 정상이 최소 10억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전 세계에 공급하기로 합의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유행을 영원히 물리치려면 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9월까지 500만 회분의 백신을 먼저 아프리카에 보내고, 나머지 9500만 회분도 내년까지 기부하는 등 1억 회분의 백신을 지원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연말까지 백신 약 3000만 회분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회원국도 구체적인 기부 규모와 시기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10억 회분 백신의 80%는 국제 백신공유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 나머지 20%는 취약 국가에 개별적으로 전달된다. 존슨 총리의 회견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때 탱크와 비행기를 만들어 파시즘을 물리쳤듯 이번 사태에서도 전 세계의 백신 무기고가 되겠다”며 저개발국에 5억 회분의 백신을 기부할 뜻을 밝혔다. 미국과 영국은 이날 백신 개발을 위한 유전자 분석기술 등을 전 세계와 공유하는 ‘감염병 대응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이번 G7 회의에는 7개국 정상 외에도 한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3개국 정상,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코로나19 이후 재건 전략, 중국과 러시아 대응, 기후변화 등을 논의한다.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2023년까지 전 세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0억 회분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11일 개막한 G7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백신공급은 물론, 지적재산권 유예 등 빈곤국 백신 지원 속도가 빨리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G7 정상회의 개막을 앞둔 10일(현지시간) 저녁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G7 정상들이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을 확대하고 배분 계획을 통해 최소 10억 회분을 전 세계에 공급한다는 내용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G7은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다. 11~13일까지 영국 남부 콘월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면대면 정상회의를 한다. 백신 기부의 시작으로, 영국은 올해 9월까지 백신 여유분 500만 회분을 아프리카에 보내기로 했다. 이후 9500만회 분도 내년까지 기부된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대유행을 영원히 물리치려면 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도 연말까지 백신 약 3000만회 분을 기부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리카는 전 세계 백신 수요의 20%를 차지했지만 필요한 양의 1%만 생산할 수 있다”며 “G7정상회의에서 백신 지적재산권의 제한적인 완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백신 제조업체에게는 백신생산량의 10%를 빈곤국에 기부해달라고 요청했다. 나머지 G7 정상들도 이번 회의 기간 동안 구체적인 백신 기부 규모와 시기 등을 밝힐 예정이다. ‘10억 회분’ 백신 공급 약속은 G7 정상회의 참석 차 영국을 찾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 앞장서 백신 5억 회분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온 조치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영국 콘월 카비스 베이에서 존슨 총리와 회담 후 “미국이 코로나19와 싸움에서 백신의 무기고가 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과 영국은 이날 ‘미래 전염병 대비 시스템, 백신개발을 위한 유전자 분석기술 등을 전 세계와 공유한다’는 내용의 감염병 대응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G7국가들의 기부 약속은 부유한 국가들이 백신을 독점한다는 비판을 해결하려는 조치”라며 “유럽 외교관들이 이번 G7회의를 ‘백신 정상회담’이라고 명명한 이유”라고 전했다. G7 국가들이 기부할 10억 회분의 80%는 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20%는 개별국들을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아프리카연합은 “내년 3월까지 인구의 60%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게 목표”라며 “이를 달성하려면 G7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다만 전 세계 인구(77억 명)가 2회 접종하려면 최소 160억 회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공급이 필요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분석결과 현재의 코로나19 예방 접종 속도가 유지될 경우 저소득 국가들이 G7 수준의 백신 접종률에 도달하려면 57년이나 걸리는 것으로 추계됐다. 코백스가 현재까지 빈곤국 129개국에 공급한 백신도 8100만 회에 그친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빈곤구제 비영리단체 ‘원’은 “G7 정상들의 10억 회분 기부 공약은 최소치이기 때문에 훨씬 더 빨리, 더 많이 공급돼야 한다”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오래 유행할수록 각종 위험한 변이가 생겨 전 세계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1~13일 간 진행되는 G7 정상회의에는 회원국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일본, 이탈리아 정상들을 비롯해 초청국인 한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정상들은 ‘코로나19 이후 더 나은 재건’(Building Back Better from COVID19)을 주제로 한 대응전략 마련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대응 전략, 기후변화 대응, 최저 법인세율 등에 논의할 예정이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4)이 지방 순회 중 20대 극우 남성에게 뺨을 맞았다. 봉변을 당했지만 내년 4월 대선을 앞둔 그에게 호재란 분석이 제기된다.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해당 남성을 규탄하고, 뺨을 맞은 후에도 의연하게 대처한 마크롱을 칭찬하고 있기 때문이다. 르몽드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8일 남부 드롬주 소도시 탱레르미타주를 찾았다. 2일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점검의 일환이지만 사실상의 대선 유세로 여겨진다. 대통령이 몰려든 군중을 향해 악수를 하고 있을 때 녹색 티셔츠를 입고 안경과 마스크를 쓴 다미앵(29)이란 남성이 등장했다. 그는 한 손으로 대통령의 오른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대통령의 왼쪽 뺨을 세게 갈기며 “몽주아 생드니(기사여, 생드니를 외쳐라)”와 “마크롱주의 타도”를 외쳤다. 5명의 경호원이 있었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막지 못했고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몽주아 생드니’는 중세시대 필리프 2세(1165∼1223)가 전쟁 중 군대를 독려하기 위해 외친 구호다. 현대 극우파들은 공화제를 없애고 왕정 시대로 회귀하자는 뜻으로 즐겨 쓴다. 경찰은 다미앵 씨와 옆에 있던 친구 아르튀르 씨(29)를 체포해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둘은 2019년 유류세 인하를 주창한 반정부 시위 ‘노란 조끼’에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원수 모독죄는 최대 3년 징역형 혹은 최대 4만5000유로(약 6100만 원)의 벌금형이 부과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인근 시청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곧 복귀해 사람들과 계속 악수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는 지역 일간지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나를 막을 수 없다. 항상 근접거리에서 국민과 만났고 폭행 위협이 있어도 계속 소통할 것”이라며 개의치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폭력을 규탄했다. 대선에서 마크롱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급진 좌파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대표 역시 트위터에 “어떤 의견 차이도 물리적 공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썼다. 장 카스텍스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등도 비판에 가세했다. 현재 주요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37% 내외로 2017년 대선 지지율(66%)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극우 청년의 폭행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상당한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구글이 온라인 광고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 남용을 이유로 프랑스로부터 벌금 2억2000만 유로(약 3000억 원)를 부과받았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경쟁당국(FCA)은 7일 “구글의 광고 관행이 경쟁사들에 불이익을 줬다”며 이 같은 벌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FCA가 지적한 문제는 구글의 광고 관리 플랫폼인 ‘애드 매니저’와 구글의 온라인 광고 거래소인 ‘애드 익스체인지(AdX)’ 간 특혜 제공이다. 온라인 광고시장에서는 실시간으로 광고주에게 광고 공간이 판매된다. 특정 미디어가 인터넷, 모바일 앱 등에서 광고 공간을 판매할 때는 여러 회사가 동시에 참여해 경매가 이뤄진다. FCA 조사 결과 구글이 구축한 시스템인 ‘애드 매니저’와 AdX는 경매 전 각종 데이터를 서로 공유했다. 애드 매니저가 예상 낙찰가 등의 데이터를 AdX에 전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FCA 조사가 시작된 시기는 2019년으로 당시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과 일간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들이 “구글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자사의 광고 판매 플랫폼을 우대한다”며 FCA에 고발했다. 이자벨 드실바 FCA 위원장은 “이번 제재는 온라인 광고 사업이 의존하는 복잡한 알고리즘 경매 과정을 들여다본 세계 최초의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구글은 “FCA 결정에 항소하지 않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향후 3년간 AdX의 잘못된 광고 관행을 고치고 당장 내년 1분기(1∼3월) 내에 일부 수정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이 자사 광고 운영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은 지난해 광고로만 1816억9000만 달러(약 202조 원)의 수익을 올렸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 왕실 내 인종차별을 폭로했던 해리 왕손(37)과 메건 마클 왕손빈(40) 부부가 둘째를 출산했다. 2018년 결혼한 부부는 2019년 5월 아들 아치 해리슨(2)을, 이번에 딸 릴리벳 다이애나를 낳았다. 다만 2년 전과 달리 아기의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BBC 등에 따르면 왕손 부부는 6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의 한 병원에서 4일 몸무게 3.2kg의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고 발표했다. 아이의 이름은 왕손의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95)과 어머니인 고 다이애나 왕세자빈(1961∼1997)의 이름을 따 지었다. ‘릴리벳’은 유년 시절 왕실 가족들이 여왕을 불렀던 애칭이다. 당시 여왕의 조부 조지 5세는 손녀가 ‘엘리자베스’란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릴리벳’이라고 중얼거리자 애칭으로 삼았다. 왕손 부부는 딸의 애칭을 ‘릴리(Lili)’로 정했다. 순수와 사랑을 뜻하는 꽃 백합(lily)의 철자를 변형했다. 그는 할아버지 찰스 왕세자, 큰아버지 윌리엄 왕세손, 윌리엄 왕세손의 2남 1녀, 아버지 해리 왕손, 오빠 아치 왕자에 이은 영국 왕위 계승 서열 8위다. 가디언은 “미국에서 태어난 릴리는 영국 왕실 최초로 미국 대통령 자격과 왕실 계승권을 동시에 가진 영미 이중국적자”라고 전했다. 왕손 부부는 올해 1월 왕실에서 독립하겠다고 선언했고 이후 왕손빈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 왕실 내 인종차별을 폭로했던 해리 왕손(37)과 메건 마클 왕손빈(40) 부부가 둘째를 출산했다. 2018년 결혼한 부부는 2019년 5월 아들 아치 해리슨(2)을, 이번에 딸 릴리베트 다이애나를 낳았다. 다만 2년 전과 달리 아기의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BBC 등에 따르면 왕손 부부는 6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버라 한 병원에서 4일 몸무게 3.2㎏의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고 발표했다. 아이의 이름은 왕손의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95)과 어머니인 고 다이애나 왕세손비(1961~1997)의 이름을 따라 지었다. ‘릴리베트’는 유년 시절 왕실 가족들이 여왕을 불렀던 애칭이다. 당시 여왕의 조부 조지 5세는 손녀가 ‘엘리자베스’란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릴리베트’라고 중얼거리자 애칭으로 삼았다. 왕손 부부는 딸의 애칭을 ‘릴리(Lili)’로 정했다. 순수와 사랑을 뜻하는 꽃 백합(lily)의 철자를 변형했다. 그는 할아버지 찰스 왕세자, 큰아버지 윌리엄 왕세손, 윌리엄 왕세손의 2남 1녀, 아버지 해리 왕손, 오빠 아치 왕자에 이은 영국 왕위계승 서열 8위다. 가디언은 “미국에서 태어난 릴리가 영국 왕실 최초로 미국 대통령 자격과 왕실 계승권을 동시에 가진 영미 이중국적자”라고 전했다. 왕손 부부는 올해 1월 왕실에서 독립하겠다고 선언했고 이후 왕손빈의 고향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거주하고 있다. 흑백혼혈인 왕손빈은 미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라와의 인터뷰에서 “왕실 사람들이 피부색이 어두울 것을 우려해 아들을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주장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