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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기업들이 올 상반기(1∼6월) 영업이익 100조 원을 회복하는 등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호실적을 거뒀다. 순이익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1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12월 결산 620개 코스피 상장사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474조480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2조9903억 원으로 전년 동기(53조8006억 원) 대비 91.43%나 훌쩍 뛰었다. 순이익(78조7372억 원) 역시 1년 전(37조9986억 원)보다 107.21% 확대됐다. 연결 매출액 비중 9.9%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3.72%, 79.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흑자를 달성한 기업도 620개사 중 492사로 1년 전(476개사)보다 16개사 늘었다. 업종별로는 17개 업종 가운데 반도체 등이 포함된 전기전자(15.10%), 운수창고업(10.36%), 의약품(8.43%), 건설업(7.86%) 등 11개 업종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반면 철강금속(―6.82%), 전기가스업(―5.84%) 등 6개 업종의 매출은 떨어졌다. 영업이익 역시 철강금속(―33.29%), 기계(―22.14%), 화학(―6.59%), 통신업(―2.48%) 등 4개 업종은 감소세를 보였다.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상장사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12월 결산 1146개 코스닥 상장사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5조4996억 원)과 순이익(3조8596억 원)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44%, 8.93% 감소했다. 부채비율도 2분기(4∼6월) 말 기준 106.40%로 지난해 말보다 0.61%포인트 증가하는 등 재무 건전성도 악화됐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임직원들의 보수가 1년 새 2∼3배씩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1∼3월) 가상자산 시장이 활황을 맞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올 상반기(1∼6월) 47억4922만 원의 보수(급여 14억5322만 원, 상여 32억9600만 원)를 받았다. 앞선 2022년 상반기(13억3100만 원)나 지난해 상반기(13억9800만 원) 보수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보수보다도 월등히 높은 금액이다. 같은 기간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20억8500만 원,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18억2200만 원,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8억7700만 원을 수령했다. 두나무 직원들도 4대 은행 직원들 못지않은 두둑한 보수를 챙겼다. 올 상반기 두나무 직원 601명의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3373만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5944만 원)의 2.25배 수준이다. KB국민과 신한, 하나, 우리 등 국내 4대 은행 직원의 지난해 1인 평균 급여는 1억1600만 원이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승인 등의 호재로 1분기 거래량이 급증했던 것을 높은 성과급의 배경으로 분석한다. 비트코인 가격은 3월 처음 1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2분기(4∼6월)에 시장이 조정기를 맞으면서 거래소들의 성장세도 주춤해졌다. 두나무의 2분기 영업이익은 1590억 원으로 1분기(3356억 원)보다 53% 급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이란과 그 대리 조직이 24시간 안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 미국 폭스뉴스가 12일(현지 시간) 중동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을 거론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은 이번 주 안에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즉각 경계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으로 급파하고, 최신 스텔스 전투기인 ‘F-35C’를 탑재한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링컨)함을 중동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 선물 가격은 80.06달러로 마감했다. 5일 72.94달러를 기록했지만 불과 1주일 만에 9.76%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 여파 등으로 국내 수입 물가 또한 6, 7월 연속 두 달째 상승했다.● 이스라엘, 이란 공격 대비 최고 경계 태세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등은 향후 24시간 이내(12∼13일 사이)에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된 것에 대한 보복이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스라엘은 며칠 안에 (이란의)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우리 또한 이 우려를 공유한다”고 12일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같은 날 이란, 헤즈볼라 등의 공격에 대비한 ‘다전선(multi-front) 전투 계획’을 승인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 또한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상공에서 전투기의 순찰을 늘리는 등 공격과 방어에서 최고의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와디예 일대를 공습해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대도 파괴했다. 미국은 항공모함과 잠수함을 중동에 급파해 이란의 공격 및 확전에 대비할 계획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1일 핵추진잠수함 ‘USS 조지아’함을 중동에 배치할 것을 명령한 데 이어 링컨함의 배치 또한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현재 남중국해 인근에 있는 링컨함이 중동에 도달하려면 최소 1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블링컨 장관이 13일부터 이스라엘, 카타르, 이집트 등 3개국을 순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와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중재해 왔다. 국제사회도 바빠졌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서방 5개국은 12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위협을 중단하라”는 공동성명을 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교황청 2인자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등은 각각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에게 전화해 이스라엘 공격을 만류했다.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숄츠 총리에게 “우리는 침략자(이스라엘)에 대응할 권리가 있다. 압력, 제재, 괴롭힘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식으로든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보복에 대한 이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13일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가자지구 휴전협상이 실패하거나 이스라엘이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판단되면 직접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이 언제까지 협상이 진전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치솟는 유가, 물가 불안도 고조 중동에 전운이 감돌면서 국제 유가도 치솟고 있다.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80.06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3.22달러(4.2%) 올랐다. 같은 날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전 거래일보다 2.64달러(3.3%) 오른 82.30달러로 마쳤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가 변동에 민감한 7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4% 올랐다. 6월(0.6%)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올 들어 수입물가지수는 5월(―1.3%)을 제외하고 계속 오름세다. 통상 수입물가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이란과 그 대리 조직이 24시간 안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미국 폭스뉴스가 12일(현지 시간) 중동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을 거론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은 이번 주 안에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고 전했다.이스라엘군은 즉각 경계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으로 급파하고, 최신 스텔스 전투기인 ‘F-35C’를 탑재한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링컨)함을 중동에 배치하기로 했다.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 선물 가격은 80.06달러로 마감했다. 5일 72.94달러를 기록했지만 불과 1주일 만에 9.76%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 여파 등으로 국내 수입 물가 또한 6, 7월 연속 두 달째 상승했다.● 이스라엘, 이란 공격 대비 최고 경계 태세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등은 향후 24시간 이내(12~13일 사이)에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된 것에 대한 보복이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스라엘은 며칠 안에 (이란의)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우리 또한 이 우려를 공유한다”고 12일 밝혔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같은 날 이란, 헤즈볼라 등의 공격에 대비한 ‘다전선(multi-front) 전투 계획’을 승인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 또한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상공에서 전투기의 순찰을 늘리는 등 공격과 방어에서 최고의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와디예 일대를 공습해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대도 파괴했다.미국은 항공모함과 잠수함을 중동에 급파해 이란의 공격 및 확전에 대비할 계획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1일 유도미사일 잠수함 ‘USS 조지아’함을 중동에 배치할 것을 명령한 데 이어 링컨함의 배치 또한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현재 남중국해 인근에 있는 링컨함이 중동에 도달하려면 최소 1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블링컨 장관이 13일부터 이스라엘, 카타르, 이집트 등 3개국을 순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와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중재해 왔다.국제사회도 바빠졌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서방 5개국은 12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위협을 중단하라”는 공동성명을 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교황청 2인자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등은 각각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에게 전화해 이스라엘 공격을 만류했다.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숄츠 총리에게 “우리는 침략자(이스라엘)에 대응할 권리가 있다. 압력, 제재, 괴롭힘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식으로든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보복에 대한 이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NYT는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이란이 국제적으로 더 고립되는 것을 막으면서 힘을 과시해야 한다는 고민을 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치솟는 유가, 물가 불안도 고조중동에 전운이 감돌면서 국제 유가도 치솟고 있다.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80.06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3.22달러(4.2%) 올랐다. 같은 날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전 거래일보다 2.64달러(3.3%) 오른 82.30달러로 마쳤다.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가 변동에 민감한 7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4% 올랐다. 6월(0.6%)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올 들어 수입물가지수는 5월(―1.3%)을 제외하고 계속 오름세다. 통상 수입물가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증시 폭락장의 ‘트리거’(방아쇠)를 당겼다는 비판에 휩싸였던 일본 중앙은행이 당분간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같은 발언으로 엔고(円高) 현상에 제동이 걸리면서 국내 증시를 비롯한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이틀째 상승하며 진정 국면에 돌입했다. 하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방법) 청산 우려나 미국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엔고 제동에 亞 증시 이틀째 상승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7일 오전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린 강연에서 “금융 자본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2일과 5일 증시를 덮쳤던 ‘패닉 셀’의 원인으로 급격한 엔고 현상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리스크가 지목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발언이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면서 엔-달러 환율은 급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오전 10시경까지 엔-달러 환율은 144엔 중반대를 유지했지만 우치다 부총재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147엔대까지 오르는 등 30분 만에 2.5엔가량 급등했다. 5일 100엔당 96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엔 재정환율도 930원대로 하락했다. 증시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오전 한때 2.6% 이상 빠지는 등 약세장을 형성했지만 엔화 약세 신호와 함께 장중 3.39%까지 뛰었다가 전날 대비 414.16엔(1.19%) 상승한 35,089.62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도 한숨 돌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1.83% 오른 2,568.41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도 2.14% 상승했다. 대만 자취안지수(3.87%) 등 중화권 지수도 일제히 올랐다.● 日 금리 인상·美 경기 침체 우려 여전 이틀 연속 시장은 진정됐지만 증시를 널뛰게 할 ‘뇌관’은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평 한국외국어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증시 불안 때문에 일본이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뿐”이라며 “일본 내 물가가 계속 오르고 엔저가 장기화하면 금리를 또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 추가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글로벌 증시 하락이 다시 본격화될 수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도 여전히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가 긴급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등 월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포를 잠재우기 위해 빠른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9월 이전에 아무것도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긴급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마이클 개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코노미스트 역시 “지금 연준이 긴급 금리 인하를 고려해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과거 사례를 볼 때 ‘아니다’라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글로벌 증시 폭락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은 5일 오후 거래량 폭주를 이유로 제휴를 맺은 국내 모든 증권사에 서비스 중단 및 결제 취소를 통보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9개 증권사에서 9만 개 계좌, 6300억 원 상당의 주간 거래 취소가 발생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결제 취소가 지연됐고 돈이 묶인 투자자들은 매도 기회를 놓쳐 애를 태워야 했다. 주간 거래는 7일까지도 일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여전히 개별 종목 거래는 막힌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지 대체거래소 시스템 오류로 인한 일방적 거래 취소로 국내 증권사의 잘못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증권사와 투자자 간 자율 조정을 우선 추진하는 등 투자자의 불만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
6월 경상수지가 6년 9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흑자를 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9개월 연속 증가한 영향이 컸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 6월 경상수지는 122억6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2017년 9월(123억4000만 달러) 이후 최대 흑자 폭이자 2016년 6월(124억1000만 달러), 2017년 9월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상반기(1∼6월) 누적 경상수지는 377억3000만 달러 흑자로 한은 전망치(279억 달러)를 훌쩍 웃돌았다. 수출이 늘고 수입은 줄면서 상품수지는 114억7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2020년 9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1년 사이 50.4%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정보통신기기(26.0%), 석유제품(8.5%), 승용차(0.5%) 등도 수출 호조를 보였다. 반면 수입은 내수 부진으로 1년 전보다 5.7% 감소했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경상수지는 흑자를 보이겠지만 수입 감소세가 완화되면서 흑자 규모는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투자 소득도 양호한 수준으로 유입되면서 당분간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미국 경기 침체,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가능성,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경기 침체 공포로 ‘검은 월요일’이 한국 증시를 덮치면서 5일 투자자들은 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속절없이 추락하자 투자자들은 “전쟁이라도 난 거냐”며 떨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이어진 강세장에 따른 일시 조정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 버블’ 붕괴에 따른 장기 침체의 전조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외국인, 이틀 만에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2조3000억 원 매도… 개미들 곡소리 5일 외국인투자가는 코스피에서만 약 1조5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하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2일 약 8000억 원의 물량을 내던진 데 이어 이틀 만에 2조3000억 원 가까운 주식을 팔아 치운 것이다. ‘AI 거품론’이 확대되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매도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종목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30% 내린 7만1400원에 마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10월 24일(―13.80%) 이후 16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도 9.87% 떨어졌다. 현대차는 8.2% 빠졌다. 이날 오전 11시경 코스피가 5% 넘게 빠지는 등 급락이 거듭되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지만 공포에 질린 ‘패닉 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중 최대 10.8%까지 빠지면서 2,400 선도 깨졌으나 장 막판에 외국인투자가가 일부 돌아와 8.77% 내린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하루에 사라진 시가총액은 235조 원에 달한다.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코스피 급락 시 치솟아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110.66% 오른 45.86으로 마감하며 역대 두 번째로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가 개장하기 전 서둘러 미국 주식을 팔려는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5일 오후 한국 증권사를 통해 이뤄진 주간거래 체결분이 통째로 취소되기도 했다. 장중 한때 1355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도 20원 가까이 급등하며 오후 3시 반 기준 1374.8원까지 올랐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한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10% 이상 빠지면 국가 비상사태 아니냐”고 했고, 또 다른 투자자는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고 했다. 빚을 내서 투자한 일명 ‘빚투족’들은 반대 매매에 떨고 있다. 한 투자자는 “밸류업 효과 등으로 코스피가 3,000 선을 넘을 것 같다고 해서 빚을 내서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이렇게 떨어질 줄 몰랐다. 현실이 지옥 같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국내 증시에서의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19조4226억 원이다. 연초(17조5584억 원) 대비 2조 원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 “이달 내에 반등” vs “증시 부진 당분간 계속”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 강세장에 따른 일시 조정”이라는 의견과 “미국발 장기 침체의 서막이 열렸다”는 분석이 엇갈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증시가 많이 올랐다는 부담에 과도하게 하락한 것 같다”며 “9월 미국 금리 인하에 앞서 국내외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2,400대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최근 내림세는 기업의 실적 하락보다는 시장 심리가 위축되면서 벌어진 발작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달리 미국발 경기 침체 초입에 들어섰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경기 부진으로 인해 투자처가 없어 유동성이 당장 불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증시 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물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도 높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의 ‘믿는 구석’이 수출인데, 주요 교역국인 미국이 경기 부진에 빠진다면 국내 경제엔 치명타”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일본 증시가 하루 만에 4,400엔 넘게 급락하며 1987년 ‘블랙 먼데이’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낙폭을 보였다. 미국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와 일본 증시 상승을 견인해온 ‘슈퍼 엔저’의 종말이 맞물리면서 일본 대표 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토해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엔고(円高) 현상이 가속화되면 일본의 수출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엔고의 저주 걸린 日 증시 5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4%(4,451엔) 폭락한 31,458.42엔에 마감했다. 3,836엔 떨어졌던 1987년 10월 20일 ‘블랙먼데이’를 뛰어넘는 하락 폭이다. 이날 일본 중견기업 1900개를 포함한 토픽스는 전장보다 12.23%(310.45포인트) 하락한 2,227.1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토픽스와 닛케이지수 선물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지만 폭락세를 멈추진 못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앞서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지표 등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날 주가 움직임에 대해 “만석인 극장에서 누군가 ‘불이야’를 외쳤을 때와 같은 광경”이었다며 “시장 참가자 전원이 주식 매도로 움직였다”고 전했다. 여기에 일본이 지난달 2010년부터 이어온 ‘제로(0) 금리’ 정책에서 완전히 벗어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한 것도 주식시장 불안을 부추겼다. 앞서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달 말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행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3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 지 4개월 만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결정한 뒤 그간 지속돼 왔던 ‘슈퍼 엔저’ 시대가 저물고 엔화 가치는 급등하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1엔대까지 떨어졌다(엔화 가치 상승).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초 161.90엔까지 올랐지만 한 달여 만에 20엔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원-엔 재정 환율도 하루 만에 40원 이상 올라 5일에 100엔당 960원대까지 상승했다.● 엔 캐리 청산, 증시 폭락 부추겨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방법)가 청산 수순을 밟으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돼 증시 하락이 더 가팔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일본은 10년 넘게 유지해온 통화 정책을 비로소 바꾼 만큼 정책 변경에 따른 파장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슈퍼 엔저가 막을 내리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는 일본 내에서도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짚었다. 헤지펀드 등 글로벌 투자자들은 일본에서 저렴하게 돈을 빌려 미국의 채권이나 주식 등 글로벌 시장에 투자해 왔다. 하지만 일본의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이 불어나고 엔화 가치 급등으로 인한 손실도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서둘러 자산을 매각하고 빚 갚기에 나서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얘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글로벌 증시 폭락을 더 부추기고 있다”며 “미국의 경기 침체는 달러화 약세, 엔화 강세로 나타나기 때문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더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하지 않았다면서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세계 각지에 투자하는 금융거래. 요즘처럼 일본 금리가 오르면 저렴한 엔화로 사들인 자산을 되팔아야 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경기 침체 공포로 ‘검은 월요일’이 한국 증시를 덮치면서 5일 투자자들은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속절없이 추락하자 투자자들은 “전쟁이라도 난 거냐”며 떨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이어진 강세장에 따른 일시 조정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 버블’ 붕괴에 따른 장기 침체의 전조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외국인, 이틀 만에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2조3000억 원 매도…개미들 곡소리5일 외국인 투자가는 코스피에서만 약 1조5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하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2일 약 8000억 원의 물량을 내던진 데 이어 이틀 만에 2조3000억 원 가까운 주식을 팔아 치운 것이다. ‘AI 거품론’이 확대되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매도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종목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30% 내린 7만1400원에 마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10월 24일(―13.80%) 이후 16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도 9.87% 떨어졌다.이날 오전 11시경 코스피가 5% 넘게 빠지는 등 급락이 거듭되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지만 공포에 질린 ‘패닉 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중 최대 10.8%까지 빠지면서 2,400 선도 깨졌으나 장 막판에 외국인 투자가가 일부 돌아와 최종적으로 8.77% 내린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1.30% 내리면서 700 선을 내줬다.역대급 낙폭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한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10% 이상 빠지면 국가 비상사태 아니냐”고 했고, 또 다른 투자자는 “살다 살다 이렇게 주가가 많이 떨어지는 건 처음 봤다.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고 했다. 2일부터 시작된 증시 폭락에 빚을 내서 투자한 일명 ‘빚투족’들은 반대 매매에 떨고 있다. 한 투자자는 “밸류업 효과 등으로 코스피가 3,000 선을 넘을 것 같다고 해서 빚을 내서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이렇게 떨어질 줄 몰랐다. 현실이 지옥 같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국내 증시에서의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19조4226억 원이다. 연초(17조5584억 원) 대비 2조 원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 “이달 내에 반등” vs “코스피 2,000 선까지 밀려”이 같은 증시 폭락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 강세장에 따른 일시 조정”이라는 의견과 “미국발 장기 침체의 서막이 열렸다”는 분석이 엇갈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기 침체를 단정할 근거가 없는데, 증시가 많이 올랐다는 부담에 과도하게 하락한 것 같다”며 “9월 미국 금리 인하에 앞서 국내외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2,400대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최근 내림세는 기업의 실적 하락보다는 시장 심리가 위축되면서 벌어진 발작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발 경기 침체에 따른 우려에 대해서도 “현재 미국의 실업률(4.3%)로 장기 침체에 빠졌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경기 침체를 거론하려면 실업률이 최소한 6%대는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미국의 양적 완화를 통한 실업률 억제가 한계를 맞으면서 미국발 경기 침체 초입에 들어섰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경기 부진으로 인해 투자처가 없어 유동성이 당장 불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외 증시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내년까지 코스피가 2,000 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미국 경기 침체의 부정적 여파가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실물 경기로 옮아 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의 ‘믿는 구석’이 수출인데, 주요 교역국인 미국이 경기 부진에 빠진다면 국내 경제엔 치명타”라며 “통화 당국에서 금리 인하 등을 통해 내수 경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호주 최대 석유 개발 회사 우드사이드가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구역이 “유망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철수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우드사이드의 결론은 액트지오와 달리 심층 평가를 통해 내려진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우드사이드 15년 탐사 끝에 철수 6일 우드사이드는 동아일보에 “2021년 동해 8광구와 6-1광구에 대한 3차원(3D) 물리 탐사를 완료했고 그 결과를 한국 정부에 제공했다”며 “2022년 BHP와 합병하면서 글로벌 탐사 자산 포트폴리오를 검토한 결과 한국을 포함한 몇 개의 탐사 사업에서 ‘엑시트(exit)’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해 심해 탐사가 상업적으로 유망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 해당 해역에 관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동해 8광구와 6-1광구는 앞서 정부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고 발표한 곳이다. 우드사이드는 2007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이들 광구에 대한 탐사를 수행했다. 우드사이드는 당시 탐사 과정에서 석유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019년 석유공사와 각각 50% 지분으로 2029년까지 유효한 조광권을 확보하고 심해 탐사를 진행하다 지난해 1월 돌연 철수했다. 우드사이드는 2023년 반기 보고서에서 “더 이상 유망하다고 볼 수 없는(no longer considered prospective) 지역에서 철수하며 탐사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계속하고 있다”며 그 대상 중 하나로 한국을 적시했다.● 미국 멕시코만 등에선 탐사 작업 지속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별도의 자료를 내고 우드사이드의 철수는 심층 분석 단계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드사이드는 보다 정밀하고 깊이 있는 자료 해석을 통해 시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 단계인 ‘유망구조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철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해당 지역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떨어져 철수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높게 분석한 액트지오와 우드사이드가 서로 다른 자료를 분석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산업부는 “석유공사는 그간 축적된 탐사 자료와 우드사이드가 철수하며 넘겨준 자료, 자체 추가 탐사 자료 등을 지난해 2월 액트지오에 의뢰해 자료 해석을 진행했다”고 했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비슷한 탐사 자료를 보고 분석하더라도 기관이나 전문가마다 가진 경험과 분석 근거가 달라 다양한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드사이드의 경영 환경 역시 철수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지목했다. 우드사이드는 2022년 6월 호주의 자원 개발 기업 BHP사와 합병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드사이드가 한국에서 철수한 건 기존에 추진하던 글로벌 해양 프로젝트 사업을 전반적으로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우드사이드는 미국 멕시코만과 호주 서부 해안의 탐사 시추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호주 서쪽 해안 ‘젬트리’ 광구에 대해선 “인근 가스전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탐사 작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동해 심해 탐사의 유망성을 이들 지역보다는 낮게 평가한 셈이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야당 국회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자료 제공 불가’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반면 한국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투자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신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중심의 북미주식 펀드를 비롯해 인도, 일본 등 해외로 눈을 돌렸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일 기준 국내주식형 펀드 1018종의 설정액은 지난 6개월 사이 1조615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북미주식형 펀드 132종에는 3조4379억 원이 유입됐다. 인도(5675억 원)와 일본(1361억 원), 중국(778억 원) 등에도 자금이 몰렸다. 해외에 비해 국내 증시 투자 매력도가 낮아지면서 한국 펀드마저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6개월간 북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22.59%에 달했다. 인도는 21%대, 일본과 베트남은 16%대 수익률을 거뒀다. 그에 비해 국내주식형 펀드는 9%대 수익률에 그쳤다. 글로벌 증시 호황 속에서 해외주식형 펀드로의 ‘머니무브’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미국주식형 펀드에 투자 수요가 꾸준히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업체 ‘액트지오(Act-Geo)’의 고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사진)가 5일 입국한다. 정부 발표 이후 액트지오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불거지자 한국석유공사는 “해당 기업은 가이아나, 볼리비아 등 다수의 프로젝트 평가를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아브레우 박사는 5일 입국해 이번 주중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아브레우 박사는 동아일보에 “석유공사와 비밀유지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기술적 측면에 대해선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동해 해역 심해 지층의 석유 매장 가능성과 관련해 그간 제기된 몇 가지 의문을 소명하기 위해 석유공사 경영진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아브레우 박사는 영일만 일대 유망구조로 지목된 ‘대왕고래’ 지역의 탐사 시추 성공 가능성과 경제성 평가 등을 추가로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동해안 심해 탐사 자료를 아브레우 박사가 이끄는 액트지오사에 맡겨 분석을 의뢰했다. 지난해 말 나온 분석 결과엔 동해안에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을 수 있으며 시추 성공률은 20%라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 관계자는 “아브레우 박사는 자원 물리 탐사 해석의 권위자로, 대형 정유사인 엑손모빌에서 고위급 기술자로 오랫동안 일했던 인물”이라고 했다.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에 따르면 아브레우 박사는 액트지오에서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최고경영자(CEO)로 근무한 뒤 퇴사했다. 당시 엑손모빌의 지질 그룹장을 맡아 심해광구 평가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그는 엑손모빌에 재직하며 심해 유전 중 최대 규모로 여겨지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 탐사 작업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브라질 에너지 기업 플럭서스 OGE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하고 있다. 이날 액트지오의 본사 주소가 미국의 한 주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인 기업’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석유공사는 “아브레우 박사는 액트지오사의 소유주이며 대외적으로는 고문 또는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라며 “액트지오는 다양한 경력의 전문가들이 아브레우 박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종근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탐사 자료 해석은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고 소수 전문가 의견이 중요한 분야라 기업 규모가 작을 수도 있다”고 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올해 말부터 본격화되는 경북 포항시 영일만 일대 심해 시추 작업에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시추선이 투입된다. 석유·가스의 대량 매장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 ‘대왕고래’를 처음으로 뚫는 시추 작업에 한국산 시추선이 나서는 것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석유와 가스가 대량으로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은 후보지에 ‘대왕고래’라는 이름을 붙였다.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막대한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 전체 7개의 유망구조(석유, 가스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구조) 중에서 최우선 탐사 구역인 셈이다. 다른 유망구조에 대해선 ‘오징어’ ‘명태’ 등의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이미 올 4월에 세계적인 해양 시추 업체로 꼽히는 노르웨이 ‘시드릴(SEADRILL)’과 시추선 사용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드릴이 지난달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WEST CAPELLA)가 한국에서 약 40일간의 1개 유정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은 2024년 12월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 계약을 석유공사와 맺었던 것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공개 입찰을 통해 시추업체를 선정했고 총 계약 규모는 4770만 달러(약 660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영일만 앞바다 ‘대왕고래’에는 2008년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시드릴에 인도한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가 투입된다.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내에서도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을 우선 선정한 다음 이 시추선을 활용해 해저 깊숙이 하나의 탐사공을 뚫고 석유와 가스가 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웨스트 카펠라는 2008년 건조한 중량톤수 9만6000t 규모의 시추선으로 최대 10km까지 시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석유공사의 유전 개발 관련 출자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추를 위한 재정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유전 개발 출자금으로 이미 390여억 원이 배정돼 있다”며 “추가 시추 작업을 위한 예산 반영을 산업부 등과 적극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3일 정부 발표 이후 관련 테마주로 엮인 종목들의 주가는 이틀째 들썩였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1.81% 오른 3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7.52% 치솟으며 상한가 직전까지 갔지만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반면 한국석유공사나 석유, 가스 채굴과 관련이 없는 아스팔트 가공 업체인 한국석유는 이틀 연속 상한가로 마감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 심해의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을 언급한 3일 에너지 관련 종목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일부 종목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검증 및 개발 계획 등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의 발표만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만큼 투자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석유, 가스 등 에너지 관련주들이 일제히 폭등했다. 석유 관련주 가운데 한국석유(29.98%)와 흥구석유(30.0%) 등이 상한가를 기록햇고, 중앙에너비스도 29.51% 치솟았다. 가스 관련주인 한국가스공사와 대성에너지는 각각 29.98%, 29.91% 올라 상한가를 찍었다. 이 외에 경동도시가스(13.62%), 극동유화(14.36%), 강관 업체인 동양철관(29.89%), 하이스틸(19.91%) 등도 대폭 올랐다. 최근 하락세를 이어오던 코스피는 모처럼 1.74% 오른 2,682.5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888억 원, 2339억 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0.56% 오른 844.72에 마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히면서 에너지 관련주들에 매수세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구체적 내용이 없더라도 대통령이 직접 발표에 나선 만큼 경제성이 있을 거라 받아들여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에너지 관련 종목들의 상승세가 일시적인 테마주 열풍에 그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개발 주체가 어디가 될 것이고, 제품화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등 구체성이 드러난 게 없는 상태에서 종목 이름에 ‘석유’가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폭등한 것은 비이성적이라 생각한다”며 “정부의 후속 조치가 빨리 나오지 않는다면 에너지 테마주 열기는 급격히 식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전 세계가 저출산·고령화로 경제 저성장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인구 변화가 글로벌 투자금의 향방에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폭발적인 인구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전 세계 204개국 중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을 기록한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생산가능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어 투자 매력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는 인구 변화가 투자 결정에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2040년 인구는 올해 인구 대비 각각 11.8%와 10.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의 경우 경제활동이 가능한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는 인도의 생산가능인구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1%씩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또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의 67.8%가 생산가능인구로 중위연령(중간나이)이 29.7세에 불과하다. 블랙록은 한 국가의 노동 연령 인구 증가와 주가 밸류에이션(주가 산정) 사이에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인도 증시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은 9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니프티50은 지난해 연간 19.4% 치솟았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도 3월 사상 최고치(7,433.31)를 찍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인구수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교육열이 높아 노동 생산성도 함께 향상되고 있어 외국인 투자가들 입장에서는 두 나라에 투자하면 수익률이 높을 거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는 한국은 생산성과 혁신성 둔화로 투자 매력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발간한 ‘2024년 인구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으로 인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 3657만 명에서 2044년 2717만 명으로 약 20년 사이 25.7%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첨단 산업 연구개발(R&D)에 투입돼야 할 예산이 고령층 복지 등 비생산적 분야에 쓰이게 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생산성은 물론 혁신성 둔화는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라고 볼 유인이 충분하다”고 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코스피가 2,600선까지 떨어지는 등 최근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도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규모는 20조 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發) 인공지능(AI) 열풍에 국내에서도 AI,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는 19조75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27일(19조7209억 원) 이후 최대치다. 일주일 전보다는 2261억 원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해 11월 16조 원대에서 올해 1월 17조 원대, 2월 18조 원대까지 오른 뒤 3월부터는 19조 원대를 넘어섰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지금을 뜻한다.빚투가 증가하는 데는 최근 미 증시에서 AI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사상 처음 1만7000선을 넘어섰다. 지난달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 등 AI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 랠리가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삼성전자(6807억 원), SK하이닉스(2496억 원) 등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그러나 국내 증시는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2,636.52로 거래를 마쳐 일주일 사이 1.90%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빚투가 쏠린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31일 기준 연초 이후 6.37% 떨어졌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인공지능(AI) 대혁신의 시대와 한국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2024 동아국제금융포럼’이 30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AI가 모든 분야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이슈가 된 만큼 300명이 넘는 청중이 몰려 연사들의 열띤 강연에 귀 기울였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이날 포럼에는 주요 금융지주를 포함한 금융계 주요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KB금융 양종희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대런 애스모글루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 교수의 기조강연을 들은 임 회장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을까 걱정이 나오는데 AI를 통한 자동화보다는 인간 친화적인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며 “AI 시대에 맞는 대안들을 제시해준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사실 ‘알파고’ 등장 이후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사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서비스 발전이 지지부진했었는데 챗GPT가 나오면서 AI 산업도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며 “이에 발맞춰 금투업계도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강연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챗GPT 출시를 계기로 AI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참석자들은 노트에 강연 내용을 받아 적으며 강연에 집중했다. 대학원생 나선주 씨(29)는 “저 역시도 학업에 챗GPT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서 평소 AI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며 “특히 AI 기술로 인해 모두가 한 가지 정보만 얻게 돼 정보의 다양성이 줄어든다고 한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고 소감을 밝혔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코스피가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에 1.5% 넘게 급락해 2,630 선으로 주저앉았다. 코스피는 사흘 연속 추락하면서 한 달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6% 떨어진 2,635.44에 마감했다. 전날 1.48% 하락한 데 이어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지난달 25일(2,628.6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0.77% 내린 831.9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0.69%)와 KB금융(0.77%)을 제외하고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상승세에 힘입어 최근 20만 원을 넘어서며 신고가를 경신했던 SK하이닉스는 3.36% 급락하며 다시 19만 원대로 떨어졌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파업을 선언한 삼성전자도 2.26% 내렸다.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는 건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4.6%를 돌파하는 등 주요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7839억 원, 4481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팔자’에 나서면서 코스피 약세장을 주도했다. 최근 이틀 새 이들이 순매도한 규모는 2조8732억 원에 달한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기후변화는 인프라 투자에 갈수록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도로 건설, 에너지 수송 등 향후 대부분의 투자 프로젝트는 기후변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입니다.” 루트거 슈크네히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 겸 사무총장(사진)은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AIIB의 최대 과제로 ‘기후금융’을 꼽았다. 기후금융이란 저탄소 및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는 대출과 투자 등의 금융 활동을 뜻한다. 최근 인도 낮 기온이 처음으로 섭씨 50도를 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슈크네히트 부총재는 “지난 2년 사이 우리는 기후변화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며 “높은 부채율과 고금리 국면에서도 민간 자본 투입을 촉진해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생물 다양성 보존 등 기후변화 대응에 투자를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1월 중국 주도로 설립된 AIIB는 인프라 투자를 통한 아시아 지역의 경제 발전 및 지역 간 협력을 도모하는 다자간개발은행(MDB)이다. 한국은 중국과 인도, 러시아, 독일에 이어 AIIB의 5번째로 큰 주주이자 창립 회원국 중 하나다. 슈크네히트 부총재는 “5대 주주로서 한국의 지원이 없었다면 AIIB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수준은 지금과 같이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국의 역할은 절대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선진국으로서 한국의 협조는 다른 모든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포괄적 지원을 받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 수출입은행 등과 협조융자 방식으로 지원한 네팔, 조지아 수력발전 프로젝트들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AIIB는 지분 30.7%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중국 정부인 탓에 공산당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슈크네히트 부총재는 “AIIB는 주요 결정 사안의 경우 전체 투표권(지분)의 75% 이상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그 어느 국가도 은행을 통제할 수 없다”며 “AIIB가 비정치적 기구여야 한다는 점은 협약에도 명시돼 있다”고 반박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에너지 공급에 필요한 구리와 우라늄 등 원자재 채굴 업체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원자재 채굴 기업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며 상승장에 올라타고 있다. 29일 뉴욕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구리 생산업체 서던 코퍼의 주가는 올 들어 42% 올랐다. 캐나다 광산 운영사 룬딘 마이닝은 같은 기간 56% 넘게 급등했다. 세계 최대 우라늄 광산업체 카메코와 우라늄 채굴 기업 넥스트젠도 같은 기간 각각 25.6%, 16.9% 올랐다. 이처럼 원자재 채굴 기업의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이유는 공급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자재 컨설팅기업 우드매킨지는 2033년 전 세계 구리 소비량이 3200만 t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구리 생산량은 2240만 t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빅테크들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의 대부분을 원자력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지 카자흐스탄의 홍수 등으로 우라늄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이를 기회 삼아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해외 원자재 채굴 업체들이 편입된 ETF에 투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20∼27일 6거래일간 국내 투자자들은 구리 채굴 업체에 투자하는 ‘글로벌 X 코퍼 마이너스’ ETF를 2789만 달러 순매수했다. 해당 ETF는 국내 투자자가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3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카메코 등 우라늄 광산 관련 업체에 투자하는 ‘글로벌 X 우라늄’ ETF도 1778만 달러어치 사들여 MS(5위)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