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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이 16일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을 기각·각하하면서 “앞으로도 매년 대학 측 의견을 존중해 의대정원 숫자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걸 두고 교육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의 경우 정부가 각 대학의 신청을 받아 2000명 대신 1489∼1509명만 늘리기로 했는데 내년에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2026학년도에는 정상적으로 2000명을 늘린다”는 입장이다. 17일 공개된 결정문에서 재판부는 “헌법은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고 의대의 인적·물적 설비 등 학습환경은 대학 측이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다”며 “거점국립대 총장 건의를 받아 2025학년도 모집인원을 조정한 것처럼 향후에도 대학 측 의견을 수렴해 의대생 학습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2025학년도부터 매년 2000명씩 증원할 경우 헌법 등에 따라 보호되는 의대생의 학습권이 심각하게 침해받을 여지가 있다”고도 했다. 고등교육법은 입학연도 1년 10개월 전까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공표해야 한다고 규정했는데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이미 2026년도 시행계획을 대학 홈페이지 등에 공고한 상태다. ‘올해만 자율감축을 허용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현 고2가 입시를 치르는 2026년도 의대 정원은 올해(3058명)보다 2000명 늘어난 5058명으로 공고됐다. 그런데 법원의 결정 취지를 반영할 경우 내년에 각 대학 의사를 물어 의대 모집인원을 다시 정해야 할 수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교육부는 “2026학년도는 2000명을 증원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시행계획 변경은 △대학 구조개혁을 위한 정원 조정 △천재지변 등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는 부득이한 경우에만 할 수 있다. 올해는 ‘구조개혁을 위한 정원 조정’에 해당된다며 의대 증원을 반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원 결정은 시행계획 변경이 가능한 사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전날 법원 결정에 따라 각 대학에 학칙 개정 등 증원 후속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주대 인하대에선 16일 학칙 개정안이 통과됐고, 교무회의에서 한 차례 개정안이 부결됐던 부산대는 재심의를 위한 교무회의 일정을 1주일 앞당겼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서울고등법원이 16일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에서 정부는 각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해 증원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힌 뒤 파장이 일고 있다.법원은 판결문에서 “향후 의대 정원 숫자를 정함에 있어서도 매년 대학 측의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은 각 의대의 교육 환경과 여건 등은 정부보다 대학이 더 잘 알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배경을 설명했다.현 고3이 치르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는 각 대학이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감축해 모집 인원을 정했다. 반면 현 고2가 치르게 될 2026학년도 입시는 이미 각 대학의 의대 정원이 정부의 ‘2000명 증원’에 맞춰 정부 배분안대로 대학 홈페이지마다 공고된 상황이다. 만약 법원의 결정 취지를 반영할 경우 내년에 각 대학들의 의사를 반영해 의대 정원을 다시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올해 같은 절차를 반복해야 하는 것. 각 대학에서는 의대를 증원하려는 본부와 이를 막으려는 의대 간에 내부 갈등이 재현될 우려도 있다.반면 교육부는 2026학년도에는 2000명 증원 계획을 그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표된 시행계획을 변경할 수 있는 건 △대학 구조개혁을 위한 정원 조정이 있는 경우 △천재지변 등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원 결정은 부득이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의 학칙 개정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아주대와 인하대는 16일 학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앞서 교무회의에서 개정안이 부결된 부산대는 새 총장이 임명되자마자 교무회의 일정을 1주일 앞당겼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서울 일부 지역에서 학교 급식 조리 인력이 부족해 급식 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인력 지원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서초구의 한 중학교 급식이라며 밥과 국, 반찬 1개로 구성된 사진이 올라왔다. 당시 해당 학교는 조리원 2명이 1000명 넘는 학생의 급식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수에 비해 조리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급식의 질이 떨어진 것이다. 현재 이 학교는 조리 인력이 충원돼 정상적으로 급식이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은 이후 조리 인력 부족으로 급식 질 저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보고 조리 인력 수시 채용을 실시하는 동시에 급식로봇 설치와 식기류 렌털 세척 사업을 병행하겠다는 해법을 내놨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 조리 인력 정원은 3940명이지만, 실제로 채용된 인원은 3585명으로 결원율이 10%에 육박했다. 특히 강남·서초 지역 결원율은 27.2%로 서울시 전체 평균의 3배가량이었다. 강동·송파 지역도 결원율이 15.8%에 달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강남·서초, 강동·송파 지역의 경우 조리 인력 대비 학생 수가 많아 업무 강도가 높고, 학교에서도 조리 인력 채용에 대한 지원이 적은 편”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급식 질이 개선되는 건 물론 조리 인력의 근무 여건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시범 도입한 급식로봇 설치 및 식기류 렌털 세척 사업을 해당 지역에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먼저 3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총 15개교에 로봇팔을 설치하기로 했다. 손이 많이가는 대량의 튀김과 볶음 음식 조리에 활용되는 급식실 로봇팔은 조리 인력의 폐질환 예방과 근골격계 질환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학교 100곳에 식기류 렌털 세척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20억 원을 추가로 편성하기로 했다. 최근 학교 영양교사와 조리 인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조리실 업무 중 가장 힘든 작업으로 식기 세척이 꼽혔다. 시교육청은 그 밖에도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조리 인력 부족에 대처할 방침이다. 또 2027년까지 조리 인력 1인당 급식 인원수를 전국 광역시 평균인 113명까지 낮출 방침이다. 로봇 등의 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급식실 모델 개발 정책 연구도 진행하기로 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지방대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정부보다 지역을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대가 자율적으로 혁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김용하 건양대 총장은 7일 충남 논산시 총장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지방대의 경우 학생 수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 속에 점차 힘을 잃고 있다”고 우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2022년 8월 취임한 김 총장은 육군훈련소와 국방산업단지 등이 위치한 지역 특성을 살려 ‘K-국방산업 중심의 지역발전 선도 대학’이란 비전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지역 대학 혁신 및 지자체 연계 성장을 위해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예비 지정 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업률 순위가 최상위권이다. 비결이 뭔가. “정규 교과목 외에 학생 진로와 취업 수요에 맞춘 비교과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2007년 이후 전국 첫 취업 전용 건물인 ‘취업매직센터’ 개관, 선제적 취업교과목 도입, 전국 최초 동기유발학기제도 도입, 취업지원관 운영 등 18년 동안 이어온 경험과 성과가 높은 취업률의 바탕이 됐다. 교수, 교직원, 대학 본부가 합심해 학생 진로를 밀접관리하는 게 핵심 비결이자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글로컬대학 본지정을 위한 전략이 뭔가. “논산은 육군훈련소와 국방산업단지 등 군 관련 시설이 밀집한 도시다. 건양대는 이런 지리적 이점을 살려 최근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K-국방산업 세계화를 선도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되면 군에서 먹는 것, 입는 것, 쓰는 것을 모두 포함한 전력 지원 체계를 집중 지원하겠다. 지역산업 발전이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지역 정주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으로 대학이 논산과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졸업생의 지역 안착을 위한 구상이 있나. “건양대의 최근 3년간 충남지역 취업률은 2020년 27.0%, 2021년 26.4%, 2022년 28.9% 수준이다.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지역 정주율을 더 높이기 위해 현장 실습 강화, 지역 연계형 비교과 프로그램, 기업 탐방 등을 시행하고 있다. 중요한 건 양질의 일자리다. 글로컬대학 사업을 통해 국방산업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면 장기적으로 지역정주율을 5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젊은 학부모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양질의 첨단 분야 교육을 자녀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논산이 어려우면 건양대가 어려워지고, 건양대가 어려우면 논산이 어려워진다고 본다. 이처럼 지역과 대학은 운명 공동체다. 글로컬대학의 목표 역시 대학과 지역이 공동발전, 상생하는 것이다. 과거 학령인구가 많았을 때는 대학과 지자체가 각각의 역할을 하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혁신을 위해 대학과 지자체가 한 방향을 보고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런데 혁신의 핵심이 바로 대학이다. 계룡시와 논산시를 중심으로 충남이 국방 특화 클러스터로 발돋움하는 만큼 건양대도 학사구조 개편 등 가능한 방안을 총동원해 K-국방산업 특성화 대학으로 완전히 전환할 생각이다.” ―무전공 선발 인원을 따로 배정하지 않았다. “지방대는 신입생 선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 구성원들도 무전공 선발과 관련해선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학생 주도 맞춤형 모델인 DY(Design You) 제도를 통해 무전공 선발 확대 취지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만큼 당장 내년도부터 무전공 선발 인원을 배정하기보다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추진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논산=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제43회 스승의날을 앞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실시한 전국교원설문조사 결과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19.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서울 서이초 교사의 죽음에서 비롯된 교권 추락 논란과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교원 양성 규모 축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교총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및 대학 교원 1만1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1%로 조사 이래 가장 낮았다. 올해 3월부터 학교 현장에서 시행 중인 ‘교권 보호 4법’(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도 교사들 입장에서는 체감도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 교권 보호 4법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나 악성 민원들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응답 교사들 중 67.5%는 법 개정 및 시행 후 교육활동 보호에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교사들은 교직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1.7%),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4%),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행정업무 및 잡무’(22.4%)를 주로 꼽았다. 학부모 관련 문항도 있었다. 교사들 중 ‘교실 내 학부모 몰래녹음’이 걱정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93%에 달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입법 추진하겠다고 밝힌 ‘학생인권법’에 대해선 반대 의견이 79%였다. 교총은 “여전히 학부모 등에 의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나 악성 민원이 이어지고 있고, 갈수록 학교 안전사고, 현장체험학습, 교실 몰래 녹음 문제가 가중되면서 교직이 ‘극한직업’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하며 “실질적인 교권 보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의 악성 민원 대응시스템 마련, 학생 분리 공간‧인력 확보 등 학교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회는 아동복지법, 교원지위법 개정 등 후속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법원이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정한 근거를 따져보겠다고 나서면서 일부 대학은 의대 증원을 위해 진행하던 학칙 개정 절차를 법원 결정 이후로 미루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13∼17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법원 판단을 확인한 뒤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충북대, 충남대, 전북대, 경상국립대, 경북대 등 국립대 5곳은 학칙 개정안 심의 일정을 이달 말∼다음 달 중순 사이에 잡고 있다. 충남대의 경우 의대 증원 외에도 학칙 수정 사항이 많아 개정 절차가 6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대는 16일 교수회평의회를 열어 학칙 개정안을 심의한다. 의대 입학 정원이 늘어나는 전국 대학 32곳 중 현재까지 12곳만 학칙 개정이 완료됐다. 국립대 9곳 중에서 학칙 개정을 완료한 곳은 전남대 한 곳뿐이다. 국립대의 경우 평교수들의 발언권이 강하고 총장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또 정원이 크게 늘어나는 탓에 학내 반발도 거센 편이다. 사립대 중 아주대의 경우 지난달 30일 학칙 개정안이 교무회의에서 통과됐지만 평의회 회부 및 총장 공표는 미루고 있다. 역시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고 최종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부산대는 차정인 총장이 직접 교무회의에서 부결된 학칙 개정안의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임기가 11일 끝나 학칙 재심의 일정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부산대 제주대 강원대 등이 학내 심의에서 학칙 개정안을 부결시키거나 상정을 연기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고등교육법과 시행령에 따라 대학별 의대 정원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사항에 따라야 하고 따르지 않으면 시정명령 등이 가능하다”며 재차 대학들을 압박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법원이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정한 근거를 따져보겠다고 나서면서 일부 대학은 의대 증원을 위해 진행하던 학칙 개정 절차를 법원 결정 이후로 미루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13~17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법원 판단을 확인한 뒤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충북대, 충남대, 전북대, 경상국립대, 경북대 등 국립대 5곳은 학칙 개정안 심의 일정을 이달 말~다음 달 중순 사이에 잡고 있다. 충남대의 경우 의대 증원 외에도 학칙 수정 사항이 많아 개정 절차가 6월 중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경북대는 16일 교수회평의회를 열어 학칙 개정안을 심의한다.현재까지 의대 입학 정원이 늘어나는 전국 대학 32곳 중 12곳만 학칙 개정이 완료됐다. 국립대 9곳 중에서 학칙 개정을 완료한 곳은 전남대 한 곳 뿐이다. 국립대의 경우 평교수들의 발언권이 강하고 총장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또 정원이 크게 늘어나는 탓에 학내 반발도 거센 편이다.사립대 중 아주대의 경우 지난달 30일 학칙 개정안이 교무회의에서 통과됐지만 평의회 회부 및 총장 공표는 미루고 있다. 역시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고 최종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부산대는 차정인 총장이 직접 교무회의에서 부결된 학칙 개정안의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임기가 10일 끝나 학칙 재심의 일정도 늦어질 전망이다.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부산대 제주대 강원대 등이 학내 심의에서 학칙 개정안을 부결시키거나 상정을 연기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고등교육법과 시행령에 따라 대학별 의대 정원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사항에 따라야 하고 따르지 않으면 시정명령 등이 가능하다”며 재차 대학들을 압박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현재의 교직 생활에 만족한다”는 교사가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해 올해 3월부터 시행 중인 ‘교권 보호 4법’으로 근무 여건이 좋아졌다는 답변도 4.1%에 불과해 현장에서 체감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실시한 ‘전국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는 전국의 유치원 및 초중고교 교원 1만1359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교권 침해 문제가 대두되며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교사 상당수는 교권 침해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최근 1년 동안 학생에게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6.9%, 학생의 보호자에게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한 비율은 53.6%에 달했다. “교권 보호 4법(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개정 후 근무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는 답변은 4.1%에 불과했다. 교권 보호 4법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나 악성 민원들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교사 84.4%는 “최근 1년간 정서적 아동학대 고소를 걱정해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자신의 직업이 우리 사회에서 존중받고 있다”고 답한 교사도 4.5%에 그쳤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부산대에 이어 제주대에서도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는 학칙 개정안이 학내 기구에서 부결됐다. 정부는 “법적으로 의대 정원은 교육부 장관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며 학칙 개정안 부결은 “법을 위반하는 일”이라고 압박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날 교무회의에서 학칙 개정안이 부결된) 부산대 상황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고등교육법과 시행령에 따라 대학별 의대 정원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사항에 따라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시정명령 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정원이 늘어나는 대학 32곳 중 12곳이 학칙 개정을 완료했다. 나머지 20개 대학은 개정 중이다. 특히 정원이 크게 늘어나는 지역 거점 국립대 9곳 중에선 전남대만 학칙 개정을 마쳤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른 전공 정원은 자율로 정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 의대와 사범대 정원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게 돼 있다”며 “시정명령을 안 들으면 대학 입학 정원의 5% 이내에서 입학생 모집을 제한하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의대를 포함해 대학 신입생 정원이 총 4000명이라면 그중 200명을 덜 뽑으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압박에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8일 임시 처·국장 회의를 열고 부결된 학칙 개정안을 교무회의에서 재심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제주대에서도 이날 교수평의회와 대학평의원회에서 의대 증원을 반영한 학칙 개정안이 부결되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대 관계자는 “부산대처럼 김일환 총장이 교수평의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원대도 대학평의원회에 학칙 개정안 상정을 철회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부산대의 (학칙 개정안 부결) 결정을 환영한다”며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며 일방적·강압적으로 진행하는 정책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부산대가 의대 입학정원을 늘리는 학칙 개정안을 교무회의에 상정했으나 부결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전국 대학 32곳 중 학칙 개정이 학내 심의기구에서 부결된 건 처음이다. 교육부는 “시정 명령을 내리고 필요하면 학생 모집 정지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7일 부산대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이날 오후 차정인 총장을 비롯해 단과대학장 등 32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무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을 늘리는 학칙 개정안을 심의했다. 이날 회의에선 학칙 개정으로 정원이 늘 경우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의 태도가 더 강경해질 것이란 우려 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관계자는 “개별 대학이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 국가의 책임 있는 주체들이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선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부산대는 내년도 의대 신입생을 올해(125명)보다 38명 늘려 163명을 선발할 계획이었다. 교무회의는 심의기구라 법적 구속력이나 결정권이 없지만 부산대의 경우 의대 증원 여부를 교무회의 심의로 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학 총장은 교육부 장관의 결정에 따라 의대 정원을 정해야 한다. 학칙 개정이 최종 무산됐다면 시정 명령을 할 수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학생 모집 정지 등 행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학칙 개정안 부결이 학내 갈등을 겪는 다른 대학들로 확산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교육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운영했던 각종 회의체 기록 작성 및 제출 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등 의사단체에선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은 건 공직자들의 직무 유기”라며 관련자 고발 방침을 밝혔다. 또 회의록 작성 여부를 두고 말이 바뀌고 있다며 조작 및 은닉 가능성도 제기했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 등은 6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민수 복지부 2차관 등 고위공무원 5명에 대한 고발장을 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의대 증원이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한 회의에 대해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면 공직자들의 직무 유기”라고 주장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6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의대 증원 및 배정 회의에서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아 관련 법령을 위반한 담당 공무원을 법과 원칙에 따라 즉각 문책하고 사과하라”고 했다. 정부는 법적으로 회의록 작성 의무가 있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록은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혔지만 보정심 산하 의사 인력 전문위원회(전문위)와 증원분을 각 대학에 배분한 정원배정심사위원회(배정위) 회의록 제출에 대해선 확답을 안 하고 있다. 또 두 회의체의 경우 회의록 존재 여부를 두고도 관계자들의 말이 바뀌며 의사단체의 의혹을 사고 있다. 의대증원 회의록 논란주요 회의에도 회의록 작성 의무의사단체 “전문위-배정위도 해당없다면 직무유기, 숨겼다면 위법”‘형식적 회의-밀실 결정’ 의혹 제기 “정부는 의료현안협의체,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전문가 포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와 위원회 산하 의사 인력 전문위원회 등 다양한 협의 기구를 통해 37차례 의사 증원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일 대국민 담화에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대 증원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런데 최근 법원이 정부에 의대 증원 및 배분 결정 근거 자료와 관련 회의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하자 정부는 회의록 존재와 제출 여부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사단체에선 “회의체는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실제로는 밀실에서 증원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회의록 작성 의무 두고 법적 논란 공공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은 ‘차관급 이상이 참여하는 회의’ 등에 대해 회의록 작성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올 2월 6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재해 2000명 증원 방침을 확정한 보정심은 회의록을 작성해 전자기록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그런데 한 통신사는 5일 “복지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는데 보정심 회의록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위법 논란이 일자 복지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보정심 회의록은 존재하며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대 정원이 확정되지 않아 (회의록을) 제공할 수 없다고 대응했는데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시행령은 ‘그 밖에 회의록 작성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주요 회의’에 대해서도 회의록 작성을 의무화하고 있다. 의사단체는 전문위와 배정위의 경우 ‘주요 회의’에 해당된다는 입장이다. 7일 전공의와 함께 고발장 제출을 예고한 이병철 변호사는 “정부가 회의록을 만들지 않았다면 직무유기이고, 만들었다가 숨기거나 없앴다면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없다”, “있다” 입장 바꾸는 정부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5일 “전문위는 의결기구가 아니어서 회의록이 없을 것”이라고 동아일보에 밝혔다. 하지만 6일에는 “속기록까진 아니지만 내용을 정리한 기록은 있다”면서도 제출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배정위도 마찬가지다. 교육부 관계자는 4일 한 언론에 “전체 회의 내용과 위원 발언을 요약한 회의록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교육부는 “회의록 존재 및 제출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회의록이 있다고 인정했던 교육부 관계자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회의 관련 내용을 정리한 건 당연히 있다. 다만 어떤 형식인지 등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와 의협이 28차례 만나 협의한 의료현안협의체를 둘러싼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정부는 당시 의협 지도부와 협의해 별도 회의록을 만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의협 측은 회의록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공식 회의록 대신 내부 기록이라도 있으면 제출하면 된다. 우리도 필요하면 제출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투명 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정진임 소장은 “법적 의무가 없으면 회의록을 안 남겨도 된다는 발상 자체가 이상한 것”이라며 “의대 증원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현안인 만큼 주요 의사 결정 과정을 당연히 기록물로 남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가 수업을 거부하는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각 대학이 방학을 없애고 1년 치 수업을 8월부터 내년 2월까지 몰아서 진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상반기(1∼6월) 정상 수업은 사실상 포기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3일 의대를 둔 전국 대학 40곳에 공문을 보내 10일까지 의대생 유급을 막기 위한 계획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공문에서 탄력적으로 학사 일정을 추진하기 위해 ‘학기제’를 ‘학년제’로 바꾸는 방안을 사례로 들었다. 현재 고등교육법은 3월 1일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를 ‘한 학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시행령을 통해 30주 이상 수업 일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상당수 대학은 학칙으로 1학기를 3월부터 8월까지, 2학기를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로 정하고 학기당 15주씩 수업을 진행한다. 그런데 각 의대가 1학기 수업을 8월 말까지 마치려면 여름방학을 없애도 5월 중하순에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학칙을 바꿔 학년제로 전환하면 2월 말까지 30주 수업을 연달아 한다고 가정할 경우 수업 시작 시점을 8월 초중순까지로 미룰 수 있다. 이 경우 ‘수업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 시 유급’ 규정에 따라 유급 시작 시점은 8월 말이 된다. 교육부는 집단 유급이 현실화될 경우 내년에 신규 의사 배출이 불가능해지고, 의대 수업을 총 7500여 명이 들어야 한다는 점을 들며 “유급만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상당수 대학도 이런 방침에 따라 개강하고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습 수업의 경우 온라인 진행이 불가능하다. 또 의대에서 교육의 질을 우려해 “차라리 휴학을 허용하겠다”는 반응이 나오자 정부가 학기 조정안을 들고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현재 고교 2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6학년도부터 학교폭력(학폭) 이력이 있는 학생들은 교대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학폭 가해자였던 학생이 초등학교 교사가 되는 길이 막히는 것이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교대 10곳은 모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학폭 이력이 기재된 수험생에 대해 최소 1가지 이상 전형에서 지원 자격을 주지 않기로 했다. 특히 서울교대와 부산교대, 경인교대, 진주교대의 경우 사안의 경중에 상관없이 학폭 이력이 있는 수험생의 경우 지원 자격을 주지 않거나, 지원할 경우 불합격 처리하기로 했다. 나머지 교대는 중대한 학폭에 대해서만 지원 자격을 주지 않고, 경미한 학폭에 대해서는 감점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감점 폭이 커 학폭을 저지른 수험생이 합격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춘천교대는 가장 경미한 1호 처분(서면사과)인 경우에도 총점 100점 만점인 수시에선 40점, 총점이 600점인 정시에선 100점을 감점한다. 2호(접촉, 협박, 보복 금지)부터는 지원 자격을 주지 않는다. 교대 외에도 초등교육과가 있는 한국교원대, 이화여대, 제주대에서도 학폭 가해자 학생 지원을 제한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학폭 근절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초등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 입학생에게 더 엄격한 인성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가 수업을 거부하는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각 대학이 방학을 없애고 1년치 수업을 8월부터 내년 2월까지 몰아서 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상반기(1~6월) 정상 수업은 사실상 포기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3일 의대를 둔 전국 대학 40곳에 공문을 보내 10일까지 의대생 유급을 막기 위한 계획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공문에서 탄력적으로 학사일정을 추진하기 위해 ‘학기제’를 ‘학년제’로 바꾸는 방안을 사례로 들었다.현재 고등교육법은 3월 1일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를 한 학년으로 규정한다. 또 시행령을 통해 2학기 이상 운영하며 한 학년에 30주 이상 수업일수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상당수 대학은 학칙으로 1학기를 3월부터 8월까지, 2학기를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로 정하고 학기당 15주씩 수업을 진행한다.이들 학교가 학칙에 따라 1학기 수업을 8월 말까지 마치려면 여름방학을 없애더라도 5월 중하순에는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학칙을 바꿔 학년제로 전환할 경우 2월 말까지 30주 수업을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수업 시작 시점을 최대 8월 초중순까지로 미룰 수 있다. 이 경우 수업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유급시킨다는 규정에 따라 유급 시작 시점은 8월 말이 된다. 또 고등교육법상 “학칙에 따라 (30주 수업을) 2주 내에서 감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활용할 경우 수업 재개 및 유급 시점을 더 미룰 수 있다. 교육부가 2일 진행한 의대 운영대학 교무처장·의대 학장 화상회의에서는 대학별로 학칙에 유급 관련 특례를 만들어 ‘유급 데드라인’을 미루는 방안 등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교육부는 의대생들이 유급할 경우 내년 신규 의사 배출이 불가능해지고, 내년도에 총 7500여 명이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유급만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당수 대학도 이런 방침에 따라 일단 개강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습수업의 경우 온라인 진행이 불가능하다. 또 의대에서 교육의 질을 우려해 “차라리 휴학을 허용하겠다”는 반응이 나오자 학기 조정안을 들고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 국립대 교무처장은 “학년제 운영 등은 다른 학과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며 “논의했던 조치들을 실행했을 때 실제 학생들이 돌아올 것인지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탄력적으로 학사운영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학사운영은 전적으로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현재 고교 2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6학년도부터 학교폭력(학폭) 이력이 있는 학생들은 교대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학폭 가해자였던 학생이 초등학교 교사가 되는 길이 막히는 것이다.6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교대 10곳은 모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학폭 이력이 기재된 수험생에 대해 최소 1가지 이상 전형에서 지원 자격을 주지 않기로 했다. 특히 서울교대와 부산교대, 경인교대, 진주교대의 경우 사안의 경중에 상관없이 학폭 이력이 있는 수험생의 경우 지원 자격을 주지 않거나, 지원할 경우 불합격 처리하기로 했다.나머지 교대는 중대한 학폭에 대해서만 지원 자격을 주지 않고, 경미한 학폭에 대해서는 감점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감점 폭이 커 학폭을 저지른 수험생이 합격하기엔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춘천교대는 가장 경미한 1호 처분(서면사과)인 경우에도 총점 100점 만점인 수시에선 40점, 총점이 600점인 정시에선 100점을 감점한다. 2호(접촉, 협박, 보복 금지)부터는 지원 자격을 주지 않는다.교대 외에도 초등교육과가 있는 한국교원대, 이화여대, 제주대에서도 학폭 가해자 학생 지원을 제한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학폭 근절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대 입학생에게 더 엄격한 인성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의대 입학정원 증원 결정 및 대학별 배분 과정에서 정부가 운영했던 각종 회의체 기록 공개 여부를 놓고 정부와 의사단체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의사단체는 정부가 법원에 자료를 제출하는 즉시 받아서 언론에 공개하고, 전문가 50명을 투입해 철저하게 검증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정부의 ‘2000명 증원 및 배분’에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운영한 회의체 3개 중 1개의 회의록만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 “의대 증원 회의록 1개만 제출 검토”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의대 증원과 관련해 운영한 주요 회의체는 의료현안협의체(현안협의체)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정원 배정심사위원회(배정위) 등 3개다. 하지만 정부는 “당장 법원에 제출할 수 있는 건 보정심 회의록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안협의체는 2020년 의사 집단휴진을 마무리하며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체결한 ‘9·4 의정합의’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28차례 열렸다. 정부와 의사단체는 의정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원활한 협상을 위해 회의록을 따로 작성하지 않고 합의 내용만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정협의체는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아 제출할 회의록도 없다”고 밝혔다. 회의록이 없다 보니 “의정협의체에서 증원을 논의했다”는 정부와 “증원 논의는 없었다”는 의협의 주장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는 의정협의체에서 결론이 안 나자 올 2월 6일 보정심 회의를 열고 의대 2000명 증원을 결정했다. 정부는 보정심 회의는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회의록을 생산할 의무가 있는 만큼 회의록을 작성했으며 이를 법원에 낼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보정심 산하에 운영한 의사 인력 전문위원회 회의록은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위의 경우 의결 기구가 아니라 회의록 작성이 법적 의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 자료 미제출 시 불리할 수도” 정부는 올 3월 15∼20일 배정위를 열고 대학별 정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국회 등의 요구에도 심사위원 명단과 회의록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5일 “배정위 회의록이 있는지, 법원에 제출할지 등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배정위 회의록은 법원에 제출될 가능성이 낮고, 만약 제출될 경우에도 익명 처리 등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정부가 회의록 제출에 소극적인 경우 증원 집행정지 재판 결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자료를 요구한 2심 재판부가 정부 결정의 정당성을 따지겠다고 한 만큼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됐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정부 측에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단체는 정부가 가능한 모든 자료를 법원에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문가 30∼50명을 투입해 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철저히 검증할 방침이다. 임현택 의협 회장도 “백년 국가 의료정책에 대해 회의 후 남은 게 보도자료밖에 없다”며 정부와 전임 집행부를 동시에 비판했다. 한편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교수 46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96.5%는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고 했으며 “사직을 강행하겠다”는 교수는 3.5%에 불과했다. 비대위는 8월 말 병원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강희경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경희대병원 등 7개 병원을 산하에 둔 경희의료원이 6월부터 직원 급여 지급을 중단하거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이 세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진료와 수술이 급감한 대형병원 경영난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주형 경희의료원장 겸 경희대병원장은 지난달 30일 교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매일 수억 원의 적자 발생으로 누적 손실 폭이 커지며 개원 53년 만에 최악의 경영난으로 의료원 존폐 가능성에도 심각한 위협을 받는 처참한 상황”이라며 “당장 6월부터 급여 지급 중단과 더불어 희망퇴직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희의료원은 앞서 보직자들을 대상으로 올 4∼6월 치 보직수당을 자율 기부 형식으로 반납받은 바 있다. 경희대의료원 산하에는 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경희대한방병원 등 7개 병원이 있다. 특히 경희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의 경우 전공의 비율이 30, 40%에 달해 전공의 이탈 후 병상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고 의료 수익이 반 토막 났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의대 입학정원 증원 결정 및 대학별 배분 과정에서 정부가 운영했던 각종 회의체 기록 공개 여부를 놓고 정부와 의사단체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의사단체는 정부가 법원에 자료를 제출하는 즉시 받아서 언론에 공개하고, 전문가 50명을 투입해 철저하게 검증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정부의 ‘2000명 증원 및 배분’에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현재로선 운영한 회의체 3개 중 1개의 회의록만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정부 “의대 증원 회의록 1개만 제출 검토”정부가 의대 증원과 관련해 운영한 주요 회의체는 의료현안협의체(현안협의체)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정원 배정심사위(배정위) 등 3개다. 하지만 정부는 “당장 법원에 제출할 수 있는 건 보정심 회의록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현안협의체는 2020년 의사 집단휴진을 마무리하며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이 체결한 ‘9·4 의정합의’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28차례 열렸다. 의정합의 당시 양 측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안정화 후 의정협의체에서 (의대 증원 등을) 협의한다”고 약속했다.정부와 의사단체는 의정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원활한 협상을 위해 회의록을 따로 작성하지 않고 합의 내용만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정협의체는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아 제출할 회의록도 없다”고 밝혔다. 회의록이 없다보니 “의정협의체에서 증원을 논의했다”는 정부와 “증원 논의는 없었다”는 의협의 주장이 계속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정부는 의정협의체에서 결론이 안 나자 올 2월 6일 보정심 회의를 열고 의대 2000명 증원을 결정했다. 정부는 보정심 회의는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회의록을 생산할 의무가 있는 만큼 회의록을 작성했으며 이를 법원에 낼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보정심 산하에 운영한 의사 인력 전문위원회 회의록은 없다고도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위의 경우 의결 기구가 아니라 회의록 작성이 법적 의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정부 자료 미제출 시 불리할 수도”정부는 올 3월 16~20일 배정위를 열고 대학별 정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국회 등의 요구에도 심사위원 명단과 회의록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 질의에도 “배정위 회의록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해당 자료가 법원에 제출될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다.법조계에선 정부가 회의록 제출에 소극적인 경우 재판 결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자료를 요구한 2심 재판부가 정부 결정의 정당성을 따지겠다고 한 만큼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됐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정부 측에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정부가 자료를 일부라도 제출할 경우 전문가 30~50명을 투입해 철저히 검증할 방침이다. 4일 전의교협 세미나에 참석한 배장환 충북대 의대 교수는 “충북대 의대 정원이 현재 49명에서 200명으로 늘면 2조4000억 원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며 정부의 정원 배분이 비상식적으로 이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한편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교수 46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96.5%는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고 했으며 “사직을 강행하겠다”는 교수는 3.5%에 불과했다. 비대위는 8월 말 병원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강희경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경희대병원 등 7개 병원을 산하에 둔 경희의료원이 6월부터 직원 급여 지급을 중단하거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이 세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진료와 수술이 급감한 대형병원 경영난이 심화되는 모습이다.5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주형 경희의료원장 겸 경희대병원장은 지난달 30일 교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매일 수억 원의 적자 발생으로 누적 손실 폭이 커지며 개원 53년 만에 최악의 경영난으로 의료원 존폐 가능성에도 심각한 위협을 받는 처참한 상황”이라며 “당장 6월부터 급여 지급 중단과 더불어 희망퇴직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희의료원은 앞서 보직자들을 대상으로 올 4~6월치 보직수당을 자율 기부 형식으로 반납 받은 바 있다.경희대의료원 산하에는 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경희대한방병원 등 7개 병원이 있다. 특히 경희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의 경우 전공의 비율이 30, 40%에 달해 전공의 이탈 후 병상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고 의료 수익이 반토막났다.다른 서울의 한 대형병원도 전공의 이탈 후 2개월 동안 병원 수익이 240억 원 줄었고 계열 병원을 포함하면 수익이 660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최근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내년도 전국 의대 신입생 모집인원이 현재보다 1489∼1509명 늘어난 4547∼4567명으로 정해졌다. 지난달 30일 법원이 의대 증원 승인을 보류하라고 하면서 정부의 증원 절차도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모집인원 발표를 강행한 것이다. 의사단체는 “정부가 사법부 의견을 무시했다”며 반발했다. 이날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의대 40곳 중 39곳의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모집인원’을 취합해 발표했다. 차의과대의 경우 의학전문대학원이라 모집인원을 대교협에 통보할 의무가 없다 보니 이날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의대 중에선 국립대 9곳과 사립대 5곳이 증원분 자율 감축에 동참하며 모집인원이 491명 줄었다. 국립대 9곳은 모두 증원분의 절반을 자진 반납했고 사립대 중에선 단국대가 40명, 영남대가 20명, 울산대 성균관대 아주대가 10명씩 증원분을 줄였다. 차의과대는 모집인원을 기존 40명에서 60∼80명으로 늘릴 수 있는데 증원분의 100%를 반영할 경우 내년도 전체 의대 증원 규모는 1509명이 된다. 각 대학이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어느 전형으로 얼마나 뽑을지는 이달 말 공개된다. 또 의대 40곳 모두 현재 고2가 대학에 입학하는 2026학년도에는 자율 감축 없이 2000명 증원분을 모두 반영해 총 5058명을 뽑겠다고 밝혔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악의 경우는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돼) 2000명 증원이 전체적으로 정지되는 것으로 이 경우 기존 정원(3058명)으로 대입 전형을 진행해야 한다. 대학, 학생, 학부모 모두 혼선이 있을 것”이라며 법원이 신청을 기각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의사단체는 반발했다. 최창민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발표는 법원에서 제동을 걸었음에도 정부는 그대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의사단체의 원점 재검토 주장을 무시한 채 500명 정도 줄였다면서 정부 타임라인대로 의대 증원을 이어가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은 안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취임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도 “교육부가 사법부를 무시한 듯 증원을 강행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며 정부가 계속 증원 절차를 이어갈 경우 개원의 총파업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법무공단은 이날 법원에 “(이날 발표는) 대교협이 각 대학이 제출한 의대 모집인원을 보도참고자료로 배포한 것이며 의대 모집인원 확정이란 의미는 아니다”라는 해명자료를 냈다. 이에 대해 의대생 등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는 “교육부가 국민을 속이고 재판부를 압박하려 한다”고 반박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