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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그룹의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30여 명의 경영진이 참석해 인공지능(AI) 전략 및 그룹 리밸런싱(재조정) 등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이 매년 10월경 열어 온 CEO 세미나는 6월 경영전략회의, 8월 이천포럼과 더불어 그룹의 주요 경영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해 10월 회의 이후 단행된 연말 인사에서는 7년 만에 부회장단을 전면 교체하며 그룹 리밸런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선 6월 경영전략회의의 주요 주제였던 AI 밸류체인(가치사슬) 강화 및 리밸런싱 작업이 계속해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는 그룹 차원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 등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AI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그 추진 현황과 과정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LS일렉트릭이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한 통합 브랜드 ‘Beyond X’(비욘드 엑스)를 공개했다고 1일 밝혔다. 1974년 전력 및 자동화기기 전문 제조 기업 ‘금성계전’을 모태로 하고 있는 LS일렉트릭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지난달 30일 열린 기념식에서 구자균 회장(사진)은 “미국, 일본, 유럽 중심의 일부 국가와 기업들이 장악해왔던 글로벌 시장 판도가 요동치고 있는 지금이 우리에게 큰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며 “미국을 중심으로 노후 전력망 교체와 전기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인한 수요 급증으로 ‘초슈퍼 사이클’이 도래한 지금이 50년을 통틀어 최대,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과 자동화 산업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LS일렉트릭은 새로운 브랜드 ‘Beyond X’도 공개했다. 회사는 새 브랜드가 세계 시장을 이끌기 위해 △환경(Eco) △효율(Efficient) △디지털(Digital) △K전력(K-Electric) 등 4대 가치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이에 대해 “탁월한 기술력과 고객 맞춤 솔루션으로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하고 도전하는 진취적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효성그룹은 국내 대표 소재기업으로서 쌓아온 원천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를 이어가며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 상황에서도 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다. 효성티엔씨의 스판덱스는 13년 동안 세계시장 점유율 30% 이상으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판덱스는 ‘섬유의 반도체’라 불리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다. 회사는 독자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로 ‘바이오 스판덱스’를 가공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바이오 스판덱스 생산량을 늘려 지속가능 의료 소재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원하는 고객 수요에 맞추기 위해 리사이클 섬유 및 환경친화적 섬유 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100% 산업폐기물로 만든 리사이클 스판덱스의 블랙 버전인 ‘리젠 블랙’을 출시했다. 별도 염색이 필요하지 않아 절수 효과가 있고 일반 스판덱스보다 진하고 고급스러운 검은색을 띠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함께 환경친화적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노스페이스, K2 등 아웃도어 브랜드와 손잡고 봄/여름 시즌 의류 및 백팩에 폐어망을 재활용해 만든 ‘리젠 오션 나일론’ 섬유를 적용했다. 효성중공업은 전력설비 교체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최근 글로벌 각국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있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새로운 전력망 구축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대부분의 변압기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송배전 전력의 90%는 대형 변압기(LPT)를 통해 전달된다. 이는 효성중공업의 주력 제품이기도 하다. 회사는 현재 미국 내 설치된 LPT의 70%가 25년 이상 연한이 도래했으며 향후 지속적인 교체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충전시스템과 액화수소 사업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 중인 효성은 지난해 서울에너지공사와 손잡고 서울시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수소모빌리티 선도를 위한 수소충전소 구축사업, 무탄소 청정수소 발전 사업개발 및 도심형 신재생에너지 사업 발굴을 함께할 예정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SK에너지는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항공유(SAF) 전용 생산라인을 갖추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러한 준비를 바탕으로 내년 초부터 대한항공 여객기에 SAF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SAF는 동·식물성 바이오 기름이나 생활 폐기물 등을 활용한 대체연료 항공유다. 회사는 SAF를 연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전용 생산라인을 갖추고 안정적으로 바이오 연료를 공급업체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급속하게 커질 SAF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SK에너지는 국내 처음으로 ‘코프로세싱’ 방식의 SAF 전용 생산라인을 갖췄다. 해당 방식은 기존 석유제품 생산 공정에 석유 원료와 바이오 원료를 동시에 넣어 석유제품과 저탄소 제품을 생산한다. 바이오 원료 저장탱크에 5㎞ 길이의 전용 배관을 설치해 바이오 원료를 상시적으로 석유제품 생산 공정에 투입할 수 있다. SAF 상업 생산이 시작되면 SK에너지는 원료 수급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SAF 가치사슬을 완성하게 된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안정적인 바이오 원료 확보를 위해 폐자원 기반 원료업체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또 SK에너지는 SAF 생산 및 판매를 위해 6월 국제항공 분야에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CORSIA’ 인증을 획득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지침에 따른 저탄소 연료제품 생산을 인증하는 ‘ISCC EU’ 인증도 획득한 바 있다. 글로벌 SAF 수요는 2022년 24만 t에서 2030년 1835만 t으로 약 70배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2027년부터 국내 출발 국제선의 모든 항공편에 SAF 혼합 급유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SK에너지는 코프로세싱 방식으로 SAF를 연속 생산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SAF 전용 생산설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홍광표 SK에너지 전략운영본부장은 “향후 국내외 SAF 정책, 수요 변동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SAF 생산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LG전자는 가전 브랜드 등 주력 사업의 강점과 잠재력을 극대화해 플랫폼, 기업간거래(B2B), 전기차 충전 등 신성장 동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30년 매출액 100조 원 기업으로 도약하고 ‘트리플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 7배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재 LG전자는 전 세계에 뻗어 있는 수많은 제품을 바탕으로 플랫폼 기반 사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판매 시점에만 수익이 발생하던 기존 제품 중심 사업에서 콘텐츠, 서비스, 구독 등을 통해 수익을 지속 창출하는 모델로 방향을 전환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LG전자의 구독 사업은 지난해 1조 원을 넘는 매출을 올려 회사의 미래 비전 발표 이후 1호 ‘유니콘 사업’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회사의 구독 매출은 1조1341억 원에 달했으며 올해 매출은 1조8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회사의 2억 대 이상의 스마트TV를 구동하는 자체 운영체제(OS)인 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도 올해 조 단위 이상 매출을 실현해 2호 유니콘 사업에 오를 전망이다. 현재 LG webOS TV를 보는 사용자는 1억6000만 명을 넘어섰다. 회사의 B2B 분야는 기존 가전 부품과 사이니지, 빌트인 사업에 더해 냉난방공조(HVAC) 등 커머셜,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헤드램프 등 자동차 부품사업은 주요 성장 동력이다. 해당 부문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30% 가까이 성장했으며 올해 상반기(1∼6월) 수주 잔고는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 중인 LG전자의 공조 분야는 인공지능(AI) 인프라에 해당하는 후방산업에서도 두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열관리 전문 기술을 앞세워 국내 통신사와 은행, 정부기관 등의 데이터센터에 냉각 및 공조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등 새로운 사업 영역에도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단순히 전기차 충전기를 공급하는 데 더해 모니터링, 제어 등 관제 솔루션을 제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으로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의를 고리 삼아 “주식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상법 개정안 처리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재계가 “기업 경영 활동을 지나치게 옥죄는 법안”이라고 거세게 반대하는 등 상법 개정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회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며 입법 강행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 의장은 25일 통화에서 “전날 금투세 토론회에서 모인 총의를 바탕으로 상법 개정안을 담은 ‘코리아 부스트업 5대 프로젝트’를 당론으로 채택해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금투세 관련 비판을 피하기 위해 연막작전을 펴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 추진이 정기국회의 핵심 뇌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 “정기국회 내 통과, 단독 처리도 검토” 민주당이 추진하는 코리아 부스트업 5대 프로젝트의 핵심은 382조 3항에 명시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다. 경영진이 소액 주주의 손해를 무시한 채 최대 주주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표도 21대 국회부터 이사 충실 의무 강화를 주장해 왔다.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이미 발의된 법안을 종합해 당론 법안으로 만들고 있다”며 “여당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강행 처리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당론 법안에는 △독립이사 선임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대기업 집중투표제 활성화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등도 담길 예정이다. 당 소속 의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이날 “국정감사(다음 달 7일 시작) 전에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소관 상임위 심사와 여야 협상에 본격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오기형 김남근 의원 등이 주도하는 ‘경제개혁 의원모임’도 전날 “정기국회에서 기업지배구조 정상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완수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상법 개정안 처리를 통해 금투세 내전을 수습하고, 여권 분열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법무부 장관 시절 상법 개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대표실 관계자는 “한 대표가 당 대표 취임 후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했다. 한 대표 외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사의 충실 의무에 대한 상법 개정 필요성을 적극 제기해 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여권 내에서도 상법 개정에 대한 입장이 각기 다른 상황이라 충분히 압박할 만한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투세 당론이 유예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분위기인 만큼, 상법 개정안을 통해 당내 금투세 시행론자들의 반발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재계 “소송 난무할 것”, 학계 “과도한 규제” 재계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것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소액주주와 행동주의 펀드 등의 소송 증가가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를 내다보고 진행하는 공격적 투자에 대해 ‘실익이 없다’면서 소액 투자자들의 소송전이 난무할 수 있다”며 “지금 한국을 먹여 살리는 반도체, 배터리 모두 막대한 손실 위험 부담을 안고 뛰어든 결과인데, 단기 주가에 밀려 이 같은 공격적 투자가 밀릴 것”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6월 한국경제인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 8곳은 상법 개정 계획에 반대하는 공동건의서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학계에서도 “과도한 규제”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전국의 법학전문대학원 및 대학교 법학과 상법 전공 교수 13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 99명 중 62.6%가 개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65.7%가 상법 개정안이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핵심 원자재의 중국 수입 의존도가 1년 전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규제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지만 반도체 핵심 광물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중은 오히려 더 확대된 것이다. 높아지는 중국 의존도에 업계에선 중국의 ‘자원 무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반도체 6대 핵심 원자재(실리콘, 희토류, 텅스텐, 게르마늄, 형석, 갈륨·인듐) 중 5개 원자재에서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상승했다. 실리콘웨이퍼를 만드는 실리콘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68.8%에서 75.4%로 올랐고,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에 사용되는 게르마늄의 의존도도 74.3%로 17.4%포인트 뛰었다. 불화수소의 원료인 형석(47.5%)만 전년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원자재뿐만 아니라 중국 내 반도체 생산 비중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에서 중국 시안공장 생산 비중은 2021년 29%, 2022년 36%, 지난해 37%로 꾸준히 올랐고 올해 4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D램의 중국 우시공장 생산 비중은 같은 기간 49%, 47%, 42%로 내려갔지만 올해 41%로 전망되는 등 여전히 중국의 생산력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중국 투자는 급격히 줄었다. 국내 반도체 분야의 중국 해외직접투자(FDI) 비중은 2022년 80.8%에서 지난해 0.8%로 급감했다. 미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 투자나 신규 건설 확장을 제한하는 미 반도체법의 ‘가드레일 조항’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투자는 줄고 의존도는 늘어난 상황에 재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 대선을 2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 대중국 견제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압박을 느낀 중국이 원자재 수출 제한 등 자원을 무기로 상황을 타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이달 초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 고위 인사가 일본에 ‘미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면 강력한 수준의 경제 보복을 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 반도체 장비 기업이 대중국 수출 통제에 참여할 경우 중국은 광물 수출을 틀어막아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산업까지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원 채굴 환경과 인프라가 좋아 채산성이 높고, 원자재의 단가가 낮은 편”이라며 “중국이 원자재 수출을 원천 금지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다른 나라의 자원을 개발해야겠지만, 결국 그렇게 되면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통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학습 효과’를 거치면서 특정국의 수출 통제에 대비해 공급처 다변화를 가져가고 있다”라면서도 “외교적으로 분쟁이 발생했을 때 기업들이 공급처의 활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8세대 V낸드를 적용한 차량용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AM9C1’(사진)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회사는 주요 고객사에 256GB(기가바이트) 용량의 SSD 샘플을 제공하고, 연내에 양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256GB 제품은 업계 최고 속도로, 각각 초당 4400MB(메가바이트), 40MB의 연속 읽기·쓰기 속도를 제공한다. 또 전작 대비 전력효율은 약 50% 개선돼 차량 기기내장(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 지원에 최적화됐다고 회사는 밝혔다. 또 용량이 감소하는 대신에 연속 읽기·쓰기 속도가 높아지는 ‘SLC 모드’를 제공해 차량 내 고용량 파일에 더욱 빠르게 접근이 가능하다. 차량용 SSD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차량 내 자율주행 시스템 등 첨단 기능이 강화되고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가 늘어나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차량당 71.3GB의 낸드 제품이 탑재됐고, 2028년에는 288.1GB로 약 4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256GB 제품을 연내 양산하고, 내년에는 8세대 V낸드 기준 업계 최고 용량인 2TB(테라바이트) 솔루션을 양산할 예정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LG전자는 북미, 유럽, 아시아의 차세대 히트펌프 기술 개발 연구진을 한국으로 초청해 ‘글로벌 히트펌프 컨소시엄’을 출범한다고 24일 밝혔다. 전 세계에 흩어진 연구진의 지혜를 모아 냉난방공조(HVAC) 사업 기술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23일부터 4일간 서울 강서구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글로벌 히트펌프 컨소시엄 출범식을 가진다. 이번 행사에는 LG전자가 미국, 노르웨이, 중국 등에 구축한 첨단 히트펌프 컨소시엄에서 연구 중인 해외 대학 교수진이 참여했다. 회사가 차세대 히트펌프 기술 개발을 주제로 글로벌 통합 행사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 모인 전 세계 연구진은 각 지역의 특성에 특화된 히트펌프 기술 연구 현황과 과제를 공유하게 된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한화그룹이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한화클래식 2024’를 11월 23,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다고 24일 밝혔다. 2013년 첫선을 보인 한화클래식은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등 세계적인 고음악(바로크 등 서양 옛 음악) 명장들이 참여 중인 클래식 공연이다. 올해 한화클래식은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 ‘리아스 실내합창단’을 초청한다. 1982년 설립된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고음악 연주에서 세계 최고의 실내 관현악단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리아스 실내합창단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음악, 고전 및 낭만주의 시대 작품 연주 등 방대한 레퍼토리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한화클래식의 공연 티켓가격은 전석 5만 원이며, 24일 오후 1시부터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에서 구입 가능하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그룹이 합성 니코틴을 이용한 액상형 전자담배를 11월 국내에 출시한다. 최근 ‘노마드’라는 이름으로 상표권을 출원했다. BAT는 ‘던힐’, ‘글로’ 등 연초·전자담배 브랜드로 국내 소비자에게 알려진 회사다. BAT가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출시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이는 합성 니코틴이 세금 등 담배 관련 각종 규제를 받지 않는 국내의 상황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현행 담배사업법상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로 포함한 것만 담배로 인정된다.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 니코틴 담배는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고 미성년자도 접근이 상대적으로 쉽다. BAT는 5월 입장문을 통해 “합성 니코틴 제품은 세금 및 부담금에 대한 절약분이 발생할 경우 이를 소비자 혜택으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세계 대다수의 국가에서 합성 니코틴을 규제한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한국을 포함한 5개국만 합성 니코틴을 규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본은 전자담배를 의약품으로 분류해 별도로 관리하고, 튀르키예와 멕시코는 전자담배 판매를 아예 금지하고 있다. 한국과 콜롬비아만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합성 니코틴은 대부분 전자담배 형태로 소비된다. 현재 국회에서 담배의 정의를 ‘연초의 잎’에서 ‘연초 및 니코틴’으로 확대해 합성 니코틴을 규제하자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답보 상태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을 강화한 김치냉장고 ‘비스포크 AI 김치플러스’ 신제품(사진)을 20일 선보인다. 신제품 ‘2024년형 비스포크 AI 김치플러스’는 맞춤 보관 기능을 강화하고 김치 냄새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AI가 사용 패턴을 분석해 냉장고를 자주 사용하지 않을 때 성에를 제거하고, 냉장고 내 온도 상승 폭을 최소화하는 ‘AI 정온 기능’이 새롭게 적용됐다. 또 사용자의 큰 고민 중 하나인 김치 냄새를 줄일 수 있는 ‘냄새 케어 김치통’을 새롭게 선보였다. 김치 냄새의 원인은 김치 숙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이산화탄소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적용한 가스 밸브 장착 김치통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기준치를 넘을 때만 일시적으로 밸브가 열려 가스 흡수 필터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설계됐다. 김치나 각종 재료를 원하는 맛으로 숙성할 수 있는 ‘맞춤 숙성실’ 기능도 탑재됐다. △김치 증숙 △김치 완숙 △육류 해동 △과일 숙성 △빵 반죽 발효 모드 등 5가지를 제공한다. 또 구매한 김치 포장지 바코드를 스마트싱스 앱으로 스캔하면 각각 맞춤형으로 보관해주는 ‘스캔킵’ 기능도 있다. 출고가는 프리스탠딩 타입 모델이 252만∼416만 원, 키친핏 타입이 233만∼380만 원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대한전선이 900억 원 규모의 미국 캘리포니아 전력망 사업을 수주했다. 대한전선은 미국에서 진행되는 320킬로볼트(kV)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및 500kV 초고압교류송전(HVAC) 프로젝트의 케이블 공급자로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미 전력 회사인 ‘LS파워 그리드 캘리포니아’가 발주한 이번 프로젝트는 실리콘밸리와 새너제이 등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의 전력망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해당 지역은 인공지능(AI) 및 첨단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이번 프로젝트로 미국 HVDC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됐다. HVDC는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시켜 송전하는 방식으로, 장거리 대규모 송전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또 회사가 참여하는 500kV HVAC는 상용화된 교류 지중(地中) 케이블 중 가장 높은 전압이다. 현재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으며, 대한전선이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시장이자 미래 전력망으로 평가받는 분야에서 실적을 쌓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커가는 북미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17일(현지 시간)부터 22일까지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자동차 전시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4’에 참가해 첨단 배터리 제품을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전압 미드니켈’, ‘CTP(셀투팩)’ 등의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고전압 미드니켈은 망간 함량을 높여 안정성을 높이고, 에너지밀도를 끌어올린 제품이다. CTP는 셀-모듈-팩으로 이뤄진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무게와 비용을 절감한 제품이다. 삼성SDI는 전기 상용차에 특화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개했다. 신규 극판 기술을 적용해 기존 LFP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를 10% 이상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또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와 46파이 배터리도 전시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사상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인텔이 결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생산하는 등 생존책도 내놨다.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구조조정 안을 발표했다. 인텔은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 사업을 동시에 하는 종합반도체 회사다. 이 중 파운드리 부문을 올해 안에 내부 자회사로 완전히 분리하고, 독립된 이사회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인텔 파운드리를 자회사로 두면 독립적으로 외부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각 사업의 재무구조 최적화로 성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고 주주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분사 외에도 폴란드와 독일에서 이뤄지고 있는 공장 건설을 2년간 중단하고,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도 잠정 보류한다. 다만 애리조나, 오리건 등 미국 내 공장 건설은 그대로 진행한다. 이들 대부분이 미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기 때문이다. 이날 인텔은 내년 양산 예정인 1.8나노급 공정에서 AWS가 주문한 AI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공개했다. 이를 위해 다년간 수십억 달러를 공동 투자한다. 또 미 국방부에 공급할 반도체 제조를 위해 미 정부로부터 30억 달러(약 3조9960억 원)의 보조금을 받는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12일 오전 전남 여수시 GS칼텍스 여수공장. 공구함을 들고 공장 전경이 훤히 보이는 대형 사다리에 올랐다. 아슬아슬하게 오르다 사다리가 휘청이더니 중심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실제였다면 대형 사고가 될 수 있었던 사다리 오르기 체험은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한 훈련이었다. 높은 위치에서 작업하기 전에 안전사항을 숙지시키기 위한 교육인 것이다. 교육 공간에는 발판이 움직여 걷거나 떨어지는 것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실제 공장에서 떼온 배관 등 작업 현장의 위험 상황을 미리 숙지할 수 있는 각종 장비가 마련돼 있었다. 여수공장 현장을 360도 촬영해 3차원(3D) 모델링으로 구축한 뒤 VR 및 증강현실(AR)로 제작한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해 도입된 후 현재까지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1900명 이상이 수강했다. 이날 여수공장 현장을 공개한 GS칼텍스의 김성민 생산본부장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통해 디지털전환(DX)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4위 규모로 하루 약 80만 배럴의 석유를 정제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정유 능력에 디지털 첨단 공정을 더해 업무 효율화는 물론이고 작업자의 안전, 탄소 배출 절감까지 ‘비즈니스 임팩트’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날 GS칼텍스가 공개한 AI 폐쇄회로(CC)TV 관제 현장도 대표적인 디지털 혁신 사례로 꼽힌다. 서울 여의도의 2배 면적에 달하는 광활한 공장을 AI CCTV 255대가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울타리나 출입문, 주요 설비는 노란색 또는 분홍색 그래픽으로 덧입혀져 있었는데, 노란색은 화재를, 분홍색은 외부 침입이나 임직원 쓰러짐 등 사고를 인식한다. CCTV가 출입문 쪽에서 배회하는 사람을 감지하자 곧바로 이를 인식하고 “침입 감지” 음성이 상황실을 가득 채웠다. DX는 업무 효율 증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열시설 개선이다. GS칼텍스의 핵심 설비 중 하나는 ‘가열로’다. 원유에 열을 전달해 각종 목적에 맞는 물질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가열로에 투입된 연료 비용만 약 1조1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까지 가열로의 불꽃이 적절하게 타오르고 있는지, 열 조작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현장 직원의 ‘육안’과 ‘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회사는 가열로 내부의 온도와 산소 등 주요 요소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센서’를 최근 도입했다. 실시간으로 가열로의 불꽃을 모니터링하고, 제대로 연소되지 않는 버너는 재조정하는 식으로 개선이 이뤄졌다. 일부 공정에 해당 기술을 도입한 결과 연간 23억 원의 연료 비용을 절감했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1년 기준 1만 t을 감축했다. 회사는 연료 사용량이 높은 가열로에 해당 기능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DX를 성공적으로 실행해,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경쟁력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여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LG전자가 9일부터 10일까지 ‘LG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 2024’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이 행사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기술 교류와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이 행사엔 LG전자를 포함한 LG 계열사 소프트웨어 연구원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IBM, 퀄컴, 아마존웹서비스(AWS), 팔란티어 등 글로벌 빅테크 개발자 2500여 명이 모여 개발 노하우를 공유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모빌리티, 자동차, 플랫폼, 아키텍처 등 8개 분야의 기술 발표가 진행됐다. 행사에선 김재철 LG전자 CTO부문 인공지능연구소 상무가 기조연설을 통해 개발 중인 최신 AI 기술을 소개했다. 김 상무가 공개한 ‘LG전자 비전 AI 범용 모델’은 냉장고, 자동차 등 각 제품마다 AI 기술을 개발해 적용한 것과는 달리, 물체 인식 및 구분, 3차원(3D) 거리 측정 등의 기술을 사업 전반에 걸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 외에도 발표 세션에서는 자동차용 AI 솔루션 개발을 위한 머신러닝 기술 개발 방법, 로봇용 AI 설계 및 LG 로봇의 미래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행사에서 LG전자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미래 인재 확보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엔 1000여 명의 대학생 및 대학원생이 참가했으며, LG전자는 우수한 성적을 거둔 상위 수상자들에게 서류전형 및 소프트웨어 코딩테스트 면제 등의 채용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박인성 LG전자 CTO부문 소프트웨어 센터장은 “소프트웨어 각 영역의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과감한 진보를 통해 더 나은 고객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한국 반도체 기술의 중국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전직 반도체 기업 임직원 등 30여 명을 추가 입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중 해외에 체류 중인 용의자들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 중이다. 국가경쟁력과 직결된 반도체 기술이 유출될 경우 피해 규모가 수조 원에 달하기 때문에 강력한 수사와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건너간 韓 반도체 전문가 30여 명 수사 10일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산업기술법·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전직 삼성전자 및 하이닉스 반도체 부문 출신 임원 최진석 씨(66)와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오모 씨(60)를 5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 씨가 중국에 설립한 회사 ‘청두가오전 하이테크놀로지(CHJS)’에 근무했던 인력 30여 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 반도체 기업에서 일하다가 중국으로 기술을 빼돌리기 위해 최 씨의 회사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 씨의 회사가 이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불법 인력 유출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청두가오전 공장은 경찰 수사 이후 운영이 중단됐다. 하지만 중국에선 청두가오전의 전현직 반도체 전문가들이 관련 특허를 계속 출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청두가오전 소속 연구원 20여 명이 2022년 5월부터 2년여간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지식산권국에 신청한 발명 출원 목록 180여 개를 확인한 결과, D램 특허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 한 연구원은 올 6월 ‘반도체 구조물의 제조 방법 및 반도체 소자의 제조 방법’이라는 특허를 출원했다. D램 장치 소형화에 필요한 기술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통상 국내 엔지니어 1, 2명이 이직하는 수준의 기술 유출 사안과는 다르다”며 “국내 반도체 업체 임원 출신이 직접 중국 지방정부와 합작해 한국 기술로 반도체 생산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경제 안보의 근간을 뒤흔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中 건너간 인력들, 해고당하고 지원금도 못 받아 앞서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삼성전자 임원 퇴사 후 2020년 9월경 중국 청두시로부터 약 4600억 상당의 투자를 받아 청두가오전을 중국에 설립했다. 중국 중앙 정부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한국 반도체 인력의 중국 취업과 관련 기술 유출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오 씨를 비롯한 한국 인력을 영입해 삼성전자가 4조3000억 원가량을 들여 개발한 20나노급 D램 반도체 기술 관련 공정도 700여 개를 중국으로 빼돌려 사용했다. 최 씨는 2021년 12월경 중국에 반도체 D램 제조공장을 세운 뒤 2022년 4월경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통상 업계에선 원천 기술 없이 새로운 세대의 D램 반도체를 개발하려면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청두가오전은 한국 기술자들을 ‘장기 휴직’ 처리하는 등 사실상 해고했다. 이직 당시 약속한 자녀 교육비와 주거비 등 각종 지원금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이) 각종 복지 혜택을 내걸어 국내 연구자들을 현혹하지만 실상은 성과가 안 나와 금방 해고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술의 중국 유출이 잇따르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특히 대부분의 기술 유출은 지인이나 동료 연구원 등 소위 ‘인맥’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원천 방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반도체기업 관계자는 “함께 근무했던 동료나 협력사 등 사람을 통해 기술을 빼가는 경우는 기업 자체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강력한 처벌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말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올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3억 원 규모의 아동·청소년 분야 비영리 스타트업 육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비영리 분야의 첫 ‘페이 잇 포워드’(선배 창업가가 후배 창업가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문화) 사례입니다. 조그만 비영리 스타트업들이 서서히 규모 있는 투자를 받으면서 관련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2001년 설립돼 비영리 스타트업 및 비영리 활동가 지원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는 ‘다음세대재단’의 방대욱 대표는 “월드비전, 세이브더칠드런 등 대형 비영리단체(NGO)와의 협업이 늘면서 비영리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달 12일 저출생, 고령화, 환경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 개최를 앞두고 만난 비영리재단, 사회적 기업, 임팩트 투자사 대표들은 “사회적 기업 생태계가 조금씩 ‘성과’를 내며 사회적 문제 해결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사회적 기업 양성… “지역에서 성장해 해외 진출” 각종 사회적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임팩트스퀘어의 도현명 대표는 “지역 활성화, 글로벌 진출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임팩트스퀘어는 지역소득 증대와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해 경남·경북 지역 등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임팩트스퀘어가 SK스페셜티 및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만든 지역 활성화 프로그램 STAXX(스택스) 프로젝트를 통해 투자한 ‘바이루트’는 프랑스 수출에 성공했다. 바이루트는 단백질이 풍부한 수초(水草) ‘개구리밥’으로 식물성 대체 단백질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다. 또 시각 인공지능(AI)을 폐쇄회로(CC)TV에 적용해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딥 비전스’는 최근 베트남 진출에 성공했다. 비영리 사회적 기업들도 점차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방 대표는 “저출생과 지역 소멸, 고령화와 돌봄, 고립 및 정신건강 등의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6년간 비영리 스타트업 50여 개를 육성 완료했거나 육성 중이며, 육성 완료된 팀의 약 80%가 활동을 지속하며 높은 생존율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는 사회적 기업, 소셜벤처, 비영리재단의 초기 커리어 시작을 지원하는 기업이다.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는 “10년간 사업 운영 자금이 약 13배 이상 늘었다. 지역을 기반으로 임팩트 생태계를 조성한 일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보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페스타로 혁신 기대” AI 데이터를 수집 및 가공하는 테스트웍스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사회적 취약계층의 성장을 위해 2015년 창업한 사회적 기업이다. 이 회사는 약 30%의 인력이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취약계층이다. 윤석원 테스트웍스 대표는 “나이, 성별, 장애와 관계없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철학”이라며 “공무원을 준비하다가 오는 청년, 조기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 등이 AI나 데이터를 배우며 직무전환을 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베트남에서도 지체장애인 20명을 고용해 사회적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페스타의 전신으로 사회적 기업들의 민간 축제이던 ‘소셜밸류커넥트(SOVAC)’부터 참여해 오던 이들은 “페스타가 사회적 가치 구성원들에게 정신적 지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사회적 가치 생태계가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 사회에서는 존재감이 크지 않다”며 “해당 분야에 대해 외로움 같은 감정이 있었는데 SOVAC에서 여러 세션과 행사를 통해 비슷한 목적을 가진 이들을 만나 교류하며 심리적, 정서적 지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 대표는 “SOVAC보다 확장된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가, 사회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하는 다양한 주체가 모여 큰 혁신을 일으키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대선을 앞둔 미국의 대중국 규제 강화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중국도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무역전을 대비하고 있다. 세계 공급망에서 자국이 장악하고 있는 광물자원의 수출 통제를 무기로 활용하거나 특정 기업을 집중적으로 공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8일 “한국으로서는 중국과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도 되지만 결과적으로 중국의 보복, 중국 시장 접근 제한, 중국 자체 기술 개발 자극과 같은 불확실성도 커진다”고 우려했다.● “中, 日 도요타에 보복 압력” 이달 초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 고위 인사가 일본에 ‘미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면 강력한 수준의 경제 보복을 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일본 반도체 장비기업 도쿄 일렉트론 등에 대중국 수출 통제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만약 일본이 이를 받아들여 중국에 일본산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한다면 중국은 광물 수출을 틀어막아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산업까지 타격을 주겠다는 의미다. 도요타는 일본이 반도체 부흥을 위해 설립한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의 투자사이기도 하다. 2010년 ‘희토류 수출 중단’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중국의 압박에 일본의 고민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국은 일본과 센카쿠 열도 영유권 갈등 속에 전자산업에 핵심적인 광물인 희토류 수출을 일시 중단해 일본 제조업 전반이 흔들린 바 있다. 한국도 중국에 대한 핵심 광물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의 ‘자원 무기화’ 보복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 이래 미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 보복 우려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中 반도체 굴기도 우려 미국이 대중 반도체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중국의 자체 굴기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 위협 요인이다. 이미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받은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 개발 사례가 눈에 띄게 늘어난 상태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화웨이가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인 ‘어센드910C(중국명 성텅·昇騰910C)’ 양산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하며 반도체 업계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2022년 10월 미국 정부의 AI 반도체 대중 수출 통제가 시작되며 엔비디아 첨단 칩 공급이 막힌 지 약 2년 만에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해 낸 것이다. 또 다른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규제로 중국 시장과의 교류가 끊기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 중 하나는 중국 안에서 이뤄지는 개발 상황이 어떤 수준인지 ‘깜깜이’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까지 중국이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이 급속하게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대중 규제로 중국이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것도 한국 경제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이미 오랜 경기 둔화로 중국의 완제품 재고율은 지난해 11월 1.68%에서 올해 6월 현재 4.67%로 높아진 상태다. 늘어나는 완제품 재고는 ‘밀어내기식 저가 공세’로 이어진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미국에서 대중국 관세를 강화하고 중국의 내수시장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한국 등) 다른 시장에 더욱 물량 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