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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뭐, 특별한 소감 없습니다. 일해야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튿날인 5월 1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첫 출근을 하며 내놓은 발언이다. 매일 출퇴근하고 궁금증에 답하는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새로웠다. “일해야죠”라는 투박한 답변도 기존의 정치 문법과는 달랐다. 그러나 ‘정치 초보’ ‘첫 검찰 출신’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는 양날의 칼이었다. 10일로 취임 6개월을 넘어선 윤 대통령의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의 상징처럼 여겨진 공정, 상식, 참신 등에 대한 기대는 약해진 반면 불명확한 국정 목표와 협치 비전 부재로 인해 가시적 성과가 부족하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 공정, 참신 내세웠지만…낮아진 기대취임 당시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명확했다.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시대정신으로 떠오른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고, 새로운 정치를 보여 달라는 것이었다. 윤 대통령도 지난해 6월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국민들께서 저에 대해서 기대하시는 게 있다면, 제가 오랜 세월 법과 원칙, 상식과 공정을 구현하기 위해서 몸으로 싸우는 걸 보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자신의 소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취임 직후 불거진 ‘검찰 편중 인사’ 논란과 역대 정권에서 활동한 ‘올드보이’의 재기용 등은 공정도, 새 정치도 아닌 것으로 인식됐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국민들은 참신한 인사를 바랐는데 윤 대통령은 자신과 가까운 검찰 출신이나 과거 정권 인물들을 썼다”면서 “특히 문재인 정부에 실망해 윤 대통령을 선택한 중도층은 (전 정부보다) 나은 게 없다고 생각하니 이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신함에 대한 기대가 미숙함으로 돌아온 것도 실점 요인이었다. 윤 대통령은 현재까지 총 59차례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했다. 이 과정에서 취임 3개월여까지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특임교수(정치학)는 “윤 대통령이 부패 세력 척결, 정의 바로 세우기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지 못하다 보니 보수층에서도 ‘왜 뽑았지?’ 하는 말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지 안 보인다”특히 윤석열 정부가 어떤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지 목표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많다. 부정적 평가가 많았던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정책을 폐기했고, 한미동맹 강화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일정 부분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만의 브랜드가 없다 보니 정국을 주도하지 못하고 각종 돌출 악재에 끌려가는 모습이었다. 박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왜,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모두 약하다”면서 “여당에서조차 국정 운영을 위해 똘똘 뭉치는 게 부족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정치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2024년 총선까지는 169석의 거대 야당을 상대로 국정 운영을 해야 한다. 문제는 이를 극복할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개혁은 입법으로 완성된다. 국회를 우회해서 이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다수당이 되면 그때 하겠다는 듯한 자세는 2024년까지 아무것도 못 한다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통치 환경을 과거 정부와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보수 정권 청와대에서 활동한 수석급 인사는 “임기가 보장되면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아직 주요 부처, 위원회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공무원 기강 해이도 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4일 내놓은 윤석열 대통령의 11월 첫째 주(1∼3일) 지지율은 29%다. 7월 넷째 주 20%대로 처음 떨어진 뒤 3개월 넘게 30% 안팎에 머물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하며 윤 대통령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임명했다. 이로써 18개 부처 장관이 모두 채워지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1기 내각이 완성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이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지만 보고서 채택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4일을 시한으로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했다. 그러나 시한을 넘겨서도 국회가 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자 임명을 강행했다. 이 장관이 임명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1기 내각 구성이 완료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181일 만으로, 역대 정부와 비교할 때 두 번째 늦은 기록이다. 다만 출범 195일 만에 1기 내각 구성을 마친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치지 않아 직접 비교는 어렵다.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한 고위직 인사로는 이 장관이 윤석열 정부 들어 14번째다. 국회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감사 와중에 인사청문요청서를 송부하는 꼼수로 인사 검증 무력화를 시도하더니 청문보고서 채택 거부로 부적격 뜻을 전한 야당을 가벼이 묵살해 버린 것”이라고 반발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키우던 풍산개 두 마리를 정부에 반환하겠다고 7일 밝혔다. 풍산개 관리 비용을 국가 예산으로 지원하겠다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반환한 건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이라고 반박하고 나서 전현직 대통령 간 ‘풍산개 공방’이 빚어졌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반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반려견은 키우던 사람이 계속 키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문 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다만 현행법상 정상 간 선물은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5월 9일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과 ‘사육 및 관리에 필요한 물품 및 비용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이후 행안부는 후속 절차로 대통령이 받은 동식물 선물은 키우던 전 대통령에게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개정안이 6월 이후 국무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결국 반환을 결정한 것. 문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실로 책임을 돌렸다. 비서실은 “행안부가 6월 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했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 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며 “행안부는 일부 자구를 수정해 재입법예고하겠다고 알려왔으나 지금까지 진척이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겉으로는 호탕하게 ‘데려가서 키우셔라’라고 해놓고, 속으로는 평산마을에서 키우는 행위를 합법화하는 일에 태클을 거는 것은 대통령실”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문 전 대통령이 예전부터 기르던 수컷 마루와 암컷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다운이’는 저희 비용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해당 시행령은 대통령기록관 소관으로 행안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가 협의 중에 있을 뿐 시행령 개정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다”라는 것. 국민의힘에서는 맹비난이 쏟아졌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결국 사료 값, 사육사 비용 등을 세금으로 지원받지 못하니까 강아지를 파양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임명했다. 이로써 18개 부처 장관이 모두 채워지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1기 내각이 완성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이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지만 보고서 채택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4일을 시한으로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그러나 시한을 넘겨서도 국회가 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자 임명을 강행했다. 이 장관이 임명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1기 내각 구성이 완료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181일 만으로, 역대 정부와 비교할 때 두 번째 늦은 기록이다. 다만 출범 195일 만에 1기 내각 구성을 마친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치지 않아 직접 비교는 어렵다.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한 고위직 인사로는 이 장관이 윤석열 정부 들어 14번째다. 국회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감사 와중에 인사청문 요청서를 송부하는 꼼수로 인사 검증 무력화를 시도하더니 청문보고서 채택 거부로 부적격 뜻을 전한 야당을 가벼이 묵살해 버린 것”이라고 반발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조동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사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KDI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설계자인 홍장표 전 원장이 7월 사임한 뒤 약 4개월간 공석이었다. 조 교수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자문관,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지낸 거시경제 전문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일본 정부가 이달 중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검토 중이라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3일 보도했다. 성사된다면 공식 회담으로는 2019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아사히는 이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달 중순 예정된 국제회의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일본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양국 최대 현안인 징용공(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최근 북한 정세 등을 감안하면 한일 관계를 더욱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일본 정부)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0∼13일 캄보디아 프놈펜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18∼19일 태국 방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잇달아 함께 참석한다. 한국 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양국 정상의 일정을 고려해 외교당국 간 긴밀하게 조율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지금 당장은 힘들지 않아도 심리적 어려움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거든요. 본인의 마음을 잘 살펴주세요.”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분향소 옆에 있는 ‘마음안심버스’(사진)에서 참사 현장을 직접 취재했던 동아일보 기자와 상담을 하던 심리 전문상담사는 이렇게 조언했다. 마음안심버스는 참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의 정신건강과 스트레스를 측정하고 개인 상담을 제공하는 보건복지부의 심리지원 서비스다. 정신건강 전문의와 상담사에게 개인 상담도 받을 수 있다. 기자가 처음 버스에 오르자 상담사는 간단한 설문을 끝낸 뒤 두 손목과 왼쪽 발목에 전극을 꽂고 ‘자율신경균형검사’(스트레스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다행히 스트레스가 위험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20분 정도 상담을 진행하던 상담사는 “참사와 관련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그래도 사고 현장이 자꾸 떠오르면 지인들을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참사로 피해를 입은 부상자와 유가족,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시민 등이 ‘트라우마 증상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고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목격한 이들 중에서도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나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마음안심버스를 이용한 송모 씨(25)는 “사고 현장 근처에서 분장사로 일하는데 참사 당일 가게 안에서 들었던 구급차 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며 “상담사께서 마음이 힘들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가애도기간이 끝난 뒤에도 유가족과 부상당한 분들을 곁에서 도울 수 있는 통합지원센터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지원센터는 국무총리실 안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며 장례와 치료, 구호금 지급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원스톱으로 지원하게 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윤 대통령은 사흘 연속 희생자 추모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56분경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김용현 경호처장 등과 함께 찾았다. 윤 대통령은 헌화와 분향을 한 뒤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 장례 단상에 놓인 희생자들의 사진과 희생자에게 남겨진 편지, 메시지 등을 살펴봤다. 윤 대통령은 합동분향소에 2분가량 머무른 뒤 별도의 조문록을 작성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윤 대통령의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조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참사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앞선 조문에는 김 비서실장과 6명의 대통령수석비서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안보실 1·2차장, 국정상황실장, 주요 비서관들이 모두 조문을 했지만 이날은 규모를 다소 줄였다. 윤 대통령은 당초 예정했던 주간 일정도 모두 취소한 채 “국정의 최우선은 본건 사고의 수습과 후속 조치”라며 참사 수습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5일까지 이어지는 국가애도기간에는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도 하지 않겠다고 김 홍보수석을 통해 지난달 31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1일) 저녁에는 경기 부천시와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희생자들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부천시의 한 장례식장에선 이번 참사로 딸을 잃은 아버지를 만나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또 사고 현장 인근인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참사 희생자 추모 공간을 국무위원들과 함께 찾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사흘째 조문을 이어가고 있는데 대해 “대통령이 비통함과 애도의 마음으로 다시 조문하고자 해 오늘 아침 일정으로 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직접 가서 위로의 마음을 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신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김남우 전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53·사진)를 임명했다. 조상준 전 기조실장이 돌연 사직한 지 사흘 만이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1·2·3차장과 함께 차관급 대우를 받지만 조직과 인사, 예산 등 내부 살림을 총괄해 ‘국정원 2인자’로 통한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 조 전 기조실장에 이어 다시 검찰 출신 인사를 기용했다. 국정원 내부 감찰과 인사 쇄신 강도는 더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신임 기조실장은 사법연수원 28기 출신으로 검찰 재직 당시 ‘기획통’으로 불렸다. 2011∼2013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에 파견돼 근무했고, 2016년에 전국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대검찰청 수사지휘과장에 임명됐다. 2017년에는 기획 총괄 업무를 담당하는 대검 정책기획과장을 맡는 등 요직을 거쳤다. 2018년 7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를 맡으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후 2020년 2월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로 재직하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을 지휘한 뒤 그해 8월 여름 인사에서 사직한 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근무했다. 당시 기수 내 선두그룹으로 꼽히던 김 실장이 추 전 장관 아들 사건을 지휘하다가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해 사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양국 관계가 파탄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주권 문제”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 관계를 파탄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만약 북한과 협조를 재개한다면 한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며 “그것을 반길 것인지 이 점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를 두고 한국을 지목해 경고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2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인도적, 평화적으로 국제사회와 연계해서 (지원)해왔고 살상무기를 공급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는) 어디까지나 우리 주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와 평화적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 4월 한국 국회 화상 연설에서 무기 지원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살상무기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무기를 제외한 방탄헬멧 천막 모포 같은 군수품과 의료 물자, 인도적 지원 등을 제공해 왔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국책연구기관에 한해 석·박사 학위를 받은 학교 등 이른바 ‘스펙’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의 폐지 방침을 밝혔다.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이루려는 공정이라는 가치보다 인재 확보를 통한 과학기술 혁신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12개 국가전략기술도 발표했다.○ “과학기술 가로막는 어떤 규제도 정당화 안 돼”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1차 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우수 연구자 확보를 가로막았던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은 연구기관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전면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과학기술 정책의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입사 지원자가 입사원서에 사진, 출신 지역, 학력, 가족관계 등을 적지 못하게 한 뒤 채용담당자들이 직무 능력만으로 인재를 뽑는 형태의 채용 방식이다. 2017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공공기관의 블라인드 채용이 의무화됐다. 그러나 국책연구기관에서는 출신 학교를 빼놓고 평가하다 보니 전형 단계만 늘고, 인재를 가려내기 더 힘들어졌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2019년 국가보안시설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블라인드 채용을 했다가 중국 국적자를 걸러내지 못한 채 최종 선발하는 논란도 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 세계 연구기관들은 연구원을 채용할 때 연구 분야와 성과 등을 파악하기 위해 석·박사 학위를 받은 학교와 추천서 등을 중시한다”면서 “이 때문에 과학기술 강국을 만들기 위한 국책연구기관의 제1민원이 블라인드 채용 폐지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과학기술은 경제와 산업 성장의 원천이다. 우리가 먹고사는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회의를 마치면서도 “국부의 원천은 과학기술의 역량”이라면서 “과학기술을 가로막는 어떤 규제도 정치적 이유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책연구기관의 블라인드 채용 전면 폐지도 이런 맥락에서 취해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 새 성장엔진 ‘12대 국가전략기술’ 발표이날 회의에서는 미래성장과 경제안보에 기여할 12대 국가전략기술 발표와 육성 방안이 보고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 모빌리티 △차세대 원자력 △첨단 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 △차세대 통신 △첨단로봇·제조 △양자 등이 포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술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글로벌 구도에서 경제를 넘어 외교·안보 측면까지 고려한 전략기술에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국가전략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공동 투자하는 국가전략기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프로젝트의 기획·관리·평가 전반에 걸쳐 민간 최고전문가에게 높은 재량권을 부여하되, 성과 점검을 통해 5∼7년 내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구개발(R&D) 투자를 2022년 3조7400억 원에서 2023년 4조1200억 원으로 10%가량 늘리기로 했다. 5세대(5G) 오픈랜, 양자컴퓨팅·센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등 시급성이 높은 기술 개발에는 2651억 원을 신규 투자할 계획이다. 또 ‘국가전략기술특별법’을 제정해 관리체계 구축 및 민관 역량 결집에 필요한 제도 마련도 추진한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양국 관계가 파탄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주권 문제”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 관계를 파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만약 북한과 협조를 재개한다면 한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며 “그것을 반길 것인지 이 점을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를 두고 한국을 지목해 경고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2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인도적, 평화적으로 국제사회와 연계해서 (지원)해왔고 살상무기를 공급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는) 어디까지나 우리 주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와 평화적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 4월 한국 국회 화상 연설에서 무기 지원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살상무기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무기를 제외한 방탄헬멧 천막 모포 같은 군수품과 의료 물자, 인도적 지원 등을 제공해왔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한 적도 없고, 할 계획도 없다고 이해하면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우리 정부 입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yolo@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국책연구기관에 한해 석·박사 학위를 받은 학교 등 이른바 ‘스펙’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의 폐지 방침을 밝혔다.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이루려는 공정이라는 가치보다 인재 확보를 통한 과학기술 혁신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12개 국가전략기술도 발표했다. ● “과학기술 가로막는 어떤 규제도 정당화 안 돼”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1차 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우수 연구자 확보를 가로막았던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은 연구기관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전면 폐지하겠다”라고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과학기술 정책의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입사 지원자가 입사원서에 사진, 출신 지역, 학력, 가족관계 등을 적지 못하게 한 뒤 채용담당자들이 직무능력만으로 인재를 뽑는 형태의 채용 방식이다. 2017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공공기관의 블라인드 채용이 의무화됐다. 그러나 국책연구기관에서는 출신 학교를 빼놓고 평가하다보니 전형 단계만 늘고, 인재를 가려내기 더 힘들어졌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2019년 국가보안시설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블라인드 채용을 했다가 중국 국적자를 걸러내지 못한 채 최종 선발하는 논란도 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 세계 연구기관들은 연구원을 채용할 때 연구 분야와 성과 등을 파악하기 위해 석·박사 학위를 받은 학교와 추천서 등을 중시한다”면서 “이 때문에 과학기술 강국을 만들기 위한 국책연구기관의 제1민원이 블라인드 채용 폐지였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과학기술은 경제와 산업 성장의 원천이다. 우리가 먹고사는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회의를 마치면서도 “국부의 원천은 과학기술의 역량”이라면서 “과학기술을 가로막는 어떤 규제도 정치적 이유로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책연구기관의 블라인드 채용 전면 폐지도 이런 맥락에서 취해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 새 성장엔진 ‘12대 국가전략기술’ 발표이날 회의에서는 미래성장과 경제안보에 기여할 12대 국가전략기술 발표와 육성 방안이 보고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 모빌리티 △차세대 원자력 △첨단 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보안 △인공지능 △차세대 통신 △첨단로봇·제조 △양자 등이 포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술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글로벌 구도에서 경제를 넘어 외교·안보 측면까지 고려한 전략기술에 선택과 집중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국가전략기술의 기술 확보를 위해 민관이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공동투자하는 국가전략기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프로젝트 기획·관리·평가 전반에 걸쳐 민간 최고전문가에게 높은 재량권을 부여하되, 성과 점검을 통해 5~7년 내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구개발(R&D) 투자를 2022년 3조7400억 원에서 2023년 4조1200억 원으로 10%가량 늘리기로 했다. 5세대(5G) 오픈랜, 양자컴퓨팅·센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등 시급성이 높은 기술개발에는 2651억 원을 신규 투자할 계획이다. 또 ‘국가전략기술특별법’을 제정해 관리체계 구축 및 민관역량결집에 필요한 제도 마련도 추진한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너무 긴장하지 마십쇼.”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0분 동안 생중계로 열린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윤석열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토론을 앞둔 장관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윤 대통령은 “언론 보도를 잠시 보니까 제가 우리 장관들을 골탕 먹일 질문을 막 던질 것이라던데, 오늘 여러분의 말씀을 저도 국민과 함께 잘 경청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해 달라”고 말했다. “쇼를 연출하지 말라”는 윤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이날 회의는 각본 없이 진행됐다. 그런 만큼 초반에는 참석한 장관들이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의 돌발 질문에 따라 장관들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있어서다. 다만 윤 대통령은 공언한 대로 이날 장관들의 발표를 듣는 데 집중하며 때때로 부처에 힘을 실어줬다. 토론 과정에서는 부처 간 공조를 구하는 장면이 수차례 연출됐다. 윤 대통령이 “이렇게 모였으니 전부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에게 부처 애로사항들을 전하라”고 북돋우자 각 부처 장관의 세제지원 요청이 쏟아졌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제 눈을 보면서 절절하게 돈 달라고 했다”, “곳간 다 떨어지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국무위원 간 토론하는 모습을 생중계하자는 아이디어는 윤 대통령이 직접 제안했다고 한다.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 민간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의 경제 활성화 비전을 제대로 알리자는 취지다. 이날 회의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우롱 정치 쇼”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비상과 민생은 없고, 자화자찬으로 점철된 80분간의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금 필요한 것은 정쟁이 아니라 행동”이라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민생을 방기한 민주당도 더 늦기 전에 경제 회복을 위한 전 사회적 행동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원모 대통령인사비서관이 445억9594만 원의 재산을 신고해 현재까지 재산이 공개된 대통령실 고위 공직자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올해 7월 2일부터 8월 1일까지 신규 임용되거나 승진, 퇴직한 고위 공직자 97명의 재산을 28일 공개했다. 윤석열 정부 고위 공직자 재산이 공개된 것은 세 번째로, 이번엔 대통령실 공직자 3명의 재산이 포함됐다. 이 비서관은 344억6393만 원의 주식을 신고했다. 여기에는 부인이 보유한 ‘그린명품제약’ 2만 주, ‘자생바이오’ 4만 주, ‘제이에스디원’ 2만 주 등 328억5720만 원의 비상장 주식이 포함됐다. 이 비서관은 또 본인 명의의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아파트 분양권과 부인 명의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파트,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가 건물 내 점포 64개 등 60억3937만 원 상당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비서관은 검찰 출신으로, 부인은 유명 한방 의료재단 이사장의 차녀다. 같은 검찰 출신인 주진우 법률비서관은 72억6629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은 부모 재산을 포함해 30억995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장관급 공직자 중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등 29억1243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정재호 주중국 대사는 압구정동 아파트 등 43억1104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와 본인 및 부인 명의의 임야 등 50억5737만 원을 신고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너무 긴장하지 마십쇼.”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0분 동안 생중계로 열린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윤석열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토론을 앞둔 장관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윤 대통령은 “언론 보도를 잠시 보니까 제가 우리 장관들을 골탕 먹일 질문을 막 던질 것이라던데, 오늘 여러분의 말씀을 저도 국민과 함께 잘 경청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해 달라”고 말했다. “쇼를 연출하지 말라”는 윤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이날 회의는 각본 없이 진행됐다. 그런 만큼 초반에는 참석한 장관들이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의 돌발 질문에 따라 장관들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있어서다. 다만 윤 대통령은 공언한 대로 이날 각 장관들의 발표를 듣는 데 집중하며 때때로 부처에 힘을 실어줬다. 토론 과정에서는 부처 간 공조를 구하는 장면이 수차례 연출됐다. 윤 대통령이 “이렇게 모였으니 전부 기재부 장관, 금융위원장에게 부처 애로사항들을 전하라”고 북돋우자 각 부처 장관들의 세제지원 요청이 쏟아졌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 눈을 보면서 절절하게 돈 달라고 했다”, “곳간 다 떨어지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국무위원 간 토론하는 모습을 생중계하자는 아이디어는 윤 대통령이 직접 제안했다고 한다.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 민간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의 경제활성화 비전을 제대로 알리자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7일 열린 10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관계 장관들과 토론을 하며 이를 그대로 공개해도 좋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예정된 회의 시간이 4분 남았다는 얘기에 “2시간 하기로 하지 않았어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회의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우롱 정치쇼”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비상과 민생은 없고, 자화자찬으로 점철된 80분간의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금 필요한 것은 정쟁이 아니라 행동”이라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민생을 방기한 민주당도 더 늦기 전에 경제 회복을 위한 전 사회적 행동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사진)이 25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당일 저녁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후임 기조실장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지낸 김남우 변호사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6일 브리핑에서 “어제(25일) 조 기조실장이 대통령실 유관 비서관에게 사의를 표명해 대통령실은 임면권자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국정원장에게 사의 표명 사실을 전달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를 재가했고 면직 날짜는 오늘(26일)”이라고 말했다. 사유에 대해선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수용됐다”라고만 밝혔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국정원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이다.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대검 형사부장을 지낸 조 기조실장이 임명 4개월 만에 국정원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물러나면서 각종 해석이 제기됐다. 여권 일각에서는 국정원 인사 및 내부 개혁 방향과 관련해 조 기조실장과 김규현 국정원장 간 갈등설도 제기됐다. 다만 조 기조실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뢰가 깊었던 상황이라 이보다는 개인의 도덕성 문제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 대통령은 조 기조실장의 신변 논란이 불거지자 크게 실망하며 사표를 즉시 재가한 것으로 전해졌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사진)이 25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당일 저녁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후임 기조실장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지낸 김남우 변호사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6일 브리핑에서 “어제(25일) 조 기조실장이 대통령실 유관 비서관에게 사의를 표명해 대통령실은 임면권자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국정원장에게 사의 표명 사실을 전달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를 재가했고 면직 날짜는 오늘(26일)”이라고 말했다. 사유에 대해선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수용됐다”라고만 밝혔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국정원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이다.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대검 형사부장을 지낸 조 기조실장이 임명 4개월 만에 국정원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물러나면서 각종 해석이 제기됐다. 여권 일각에서는 국정원 인사 및 내부 개혁 방향과 관련해 조 기조실장과 김규현 국정원장 간 갈등설도 제기됐다. 다만 조 기조실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뢰가 깊었던 상황이라 이보다는 개인의 도덕성 문제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 대통령은 조 기조실장의 신변 논란이 불거지자 크게 실망하며 사표를 즉시 재가한 것으로 전해졌다.‘王실장’ 불리며 국정원 개혁 지휘원장 건너뛰고 대통령실에 사의… 尹 즉각 수리후 국정원장에 통보“개혁에 소극적” “좌파 아니냐”… 내부 반발에 신변문제 제보 이어져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국가정보원 핵심인 조상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 4개월 만에 사직하면서 여권은 26일 하루 종일 술렁였다. 조 기조실장은 그간 ‘왕(王)기조실장’으로 불리며 국정원 내부 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그런 조 기조실장의 돌연 사직을 두고 국정원 인적쇄신의 수위, 개혁 방향을 둘러싼 견해차가 수뇌부 간 ‘파워 게임’으로 번진 결과라는 등 갖은 얘기가 불거졌다. 후임 기조실장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지낸 김남우 변호사를 사실상 내정한 윤 대통령은 국정원 내부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 국정원장 ‘패싱’하고 대통령실에 사의 표명이날 대통령실과 국정원에 따르면 조 기조실장은 전날(25일)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를 보고받은 뒤 당일 저녁 사의를 수용했다. 대통령실로부터 사의 표명과 사의 수용 사실을 전달받은 김규현 국정원장은 이에 따라 인사혁신처에 면직 제청을 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장 ‘패싱’ 논란도 불거졌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 기조실장이 김 원장에게 사의 표명 전화를 한 바는 없는 걸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면직 사유에 대해서도 ‘일신상의 사유’로 파악될 뿐 구체적으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장 ‘패싱’ 논란과 함께 내부 갈등설이 제기되자 대통령실과 국정원은 진화에 나섰다. 국정원 관계자는 “(기조실장의)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라며 “인사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니 ‘패싱’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도 조 기조실장의 면직 처리까지 행정 절차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날 여권에서는 조 기조실장이 앞서 국정원 인사안을 두고 국정원장을 ‘패싱’한 채 윤 대통령에게 직보를 했다는 등의 내부 갈등설이 퍼져 나왔다. ○ “인적쇄신 두고 이견…‘좌파 아니냐’ 소리까지”조 기조실장 사의 표명의 배경에는 국정원 인적 쇄신과 개혁 방향을 둘러싼 수뇌부 간 견해차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국정원에는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른바 ‘S라인’이라 불리는 서훈 전 국정원장 체제의 주요 인사들이 국내와 해외 파트 주요 보직에 여전히 머물고 있고, 이에 대한 쇄신 필요성이 거듭 제기돼 왔다. 그러나 국정원 1급 일괄 사표 수리와 쇄신 인사가 단행된 뒤 실질적 역할을 맡고 있는 2, 3급 이하 인선이 지연됐다. 그러면서 국정원 인사를 총괄하는 조 기조실장에 대한 내부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9월경부터는 “조 기조실장이 개혁에 소극적이다”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빠른 적폐청산’을 요구한 강경 그룹에선 “좌파 아니냐”는 반발까지 터져 나왔다고 한다. 조 기조실장은 국정원의 인적 청산보다는 제도 개혁에 더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여권에 조 기조실장과 관련된 각종 제보가 이어졌고, 급기야 조 기조실장을 둘러싼 도덕성 문제까지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국정원 내부의 견해차가 있어도 윤 대통령이 조 기조실장을 신뢰해 왔는데 개인의 신변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조 기조실장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에 격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조 기조실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곧바로 후임 인사를 내정한 만큼 국정원 내부 감찰과 인사 쇄신 강도는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관계자는 “후임자의 임무는 국정원 내부 개혁”이라고 밝혔다. 전임 원장 시절 부당한 인사나 ‘찍어내기’ 감찰 등을 둘러싼 제보가 여권에 계속 전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에 따라 부침이 극도로 심한 정보기관의 특성상 ‘원(院) 내부 적폐청산’에 대한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25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당일 저녁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6일 브리핑에서 “어제(25일) 조 기조실장이 대통령실 유관 비서관에게 사의를 표명해 대통령실은 임면권자인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국정원장에게 사의 표명 사실을 전달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를 재가했고 면직 날짜는 오늘(26일)”이라고 말했다. 사유에 대해선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수용됐다”라고만 밝혔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국정원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이다. 윤 대통령이 검찰 총장 재직 시절 대검 형사부장을 지낸 조 기조실장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조 실장이 임명 4개월 만에 국정원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물러나면서 각종 해석이 제기됐다. 여권 일각에서는 국정원 인사 및 내부 개혁 방향과 관련해 조 기조실장과 김규현 국정원장 간 갈등설도 제기됐다. 다만 조 기조실장에 대한 윤 대통령이 신뢰가 깊었던 상황이라 이보다는 개인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윤 대통령은 조 기조실장의 신변 논란이 불거지자 크게 실망하며 사표를 즉시 재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2023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회에서 법정 기한 내 예산안을 확정해서 어려운 민생에 숨통을 틔워주시고, 미래 성장을 뒷받침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예산안 처리의 ‘법정 기한’까지 언급하며 여야에 협조를 요청한 것은 그만큼 11월 본격화될 예산 국회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을 마치며 “예산안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은 지도”라면서 “정부가 치열한 고민 끝에 내놓은 예산안은 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법정 기한인 12월 2일까지 해주길 기대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대통령실이 국회의 예산안 심사 돌입 전부터 법정 기한 준수를 거듭 강조하는 배경에는 심사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여야가 극한 대치 양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 당시의 각종 사업 예산을 없애거나 대폭 축소하면서 여야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예산 전쟁’을 예고한 민주당은 법인세 인하 등을 ‘초부자 감세’라고 규정하며 “민생과 관련해 꼭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겠다”며 정부와 재차 각을 세웠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역화폐 예산, 어르신 일자리 예산, 임대주택 예산 등 민생 경제 예산을 최대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라디오에서 “삭감된 민생 예산들을 복원하고 증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원론적으로 법정 기한에 대해 언급한 게 아니다”라면서 “연말까지 재정건전성을 지켜야 하는 윤석열 정부와 퍼주기 예산을 살려야 하는 민주당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준예산’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법상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12월 1일에 정부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가진 상황에서 정부 원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이 12월 31일까지 처리되지 못한 채 정부가 여야 합의만을 기다리며 전년과 동일한 예산안을 집행해야 하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경제가 계속 힘들어지는 상황이고 민주당도 민생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야당이 계속 강하게만 몰아붙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