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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 조용필(74·사진)이 다음 달 22일 스무 번째 신규 앨범 ‘20’을 발표한다. 2013년 히트곡 ‘바운스’가 수록됐던 19집 ‘헬로’ 이후 11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 조용필은 2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랜 시간 준비해 온 20집은 팬 여러분의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이 있었기에 완성할 수 있었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번 음악을 통해 여러분과 더욱 깊이 교감하고, 함께 감동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이 요구한 민희진 전 대표의 대표이사직 복귀를 받아들이지 않되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민 전 대표는 “진정성 있는 제안은 전혀 없었다”며 대표이사 복귀를 재차 요구했다. 어도어는 이사회는 다음달 17일 민 전 대표를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25일 결의했다. 민 전 대표의 기존 사내이사 임기인 11월 1일을 연장하며 안정적인 프로듀싱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도어 이사회는 민 전 대표의 대표이사 복귀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결정했다. 뉴진스 멤버들 5명이 11일 사전 예고 없이 34분간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 전 대표를 25일까지 대표직에 복귀하라는 요구에 대해 절충안을 내민 셈이다. 민 전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민 전 대표는 입장문에서 “계약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말만 있었을 뿐 초안에 있던 일방적인 해지권 등 수많은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등의 진정성 있는 제안은 전혀 없었다”며 “정상적인 아티스트의 성과를 위해 대표이사 직위 복귀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가왕’ 조용필(74)이 다음달 22일 스무번 째 신규 앨범 ‘20’을 발표한다. 2013년 히트곡 ‘바운스’가 수록됐던 19집 ‘헬로’ 이후 11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 조용필은 2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랜 시간 준비해 온 20집은 팬 여러분의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이 있었기에 완성할 수 있었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번 음악을 통해 여러분과 더욱 깊이 교감하고, 함께 감동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조용필은 2022년 싱글앨범 ‘로드 투 20―프렐류드 1’(Road to 20―Prelude 1), 지난해 미니앨범 ‘로드 투 20―프렐류드 투(Road to 20-Prelude 2)’를 각각 발매했다. 이번 20집은 두 앨범에 수록됐던 ‘찰나’, ‘세렝게티처럼’, ‘필링 오브 유’, ‘라’ 등에 신곡을 다수 추가했다. 조용필 소속사 YPC는 “오랜 세월 벼린 조용필의 역량에 새로운 취향, 음악적 도전 정신까지 두루 담아 완성했다”고 했다.조용필은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스타덤에 올랐으며, 1980년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가 수록된 1집으로 국내 가요계 사상 첫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국내 최초 단일 앨범 100만 장 돌파, 최초 누적 앨범 1000만 장 돌파, 국내 가수 최초 일본 NHK홀 공연, 한국 가수 최초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공연, 국내 가수 최초 미국 카네기홀 공연 등의 기록을 세웠다. 2013년 19집 발표 당시 수록곡 ‘바운스’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23년 만에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데뷔 55주년인 지난해엔 잠실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밀짚모자를 쓴 네가 흔들리는 마리골드를 닮았어.” 해 질 무렵, 야외무대에서 한 일본 여성이 노래를 부른다. 헝클어진 긴 머리에 대충 걸친 듯한 붉은 셔츠를 입은 모습이 왠지 모를 아련함을 불러일으킨다.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통기타와 경쾌한 드럼 소리가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허스키와 영롱함을 오가는 음색은 듣는 이의 마음을 홀린다. 한국 누리꾼이 직접 편집해 올린 일본 싱어송라이터 ‘아이묜’의 일본 공연 모습이다. 이를 비롯해 다양한 아이묜의 공연 영상은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플랫폼에 퍼지며 수십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에선 들을 수 없는 음악이다”, “꼭 내한해 달라”는 댓글도 가득하다. 아이묜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사랑해”라고 말하며 화답했다. 제이팝(J-pop·일본대중가요)이 한국 MZ 세대의 마음에 스며들고 있다. 제이팝은 기존에도 일부 음악 마니아를 중심으로 1970, 80년대 일본 시티팝이 크게 사랑받았지만 최근엔 20, 30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와 가수가 인기를 끄는 게 특징이다.인기의 진원지는 SNS다. SNS를 통해 제이팝에 대한 노출이 늘면서 소비층도 자연스레 넓어졌다. 예를 들어 한 한국 누리꾼이 일본 2인조 혼성 그룹 ‘요아소비’의 곡을 편집해 지난해 5월 올린 영상은 현재까지 2700만 회 조회됐다. 요아소비는 지난해 12월 80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첫 내한 공연을 했는데 올 12월엔 1만5000석 규모의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1년 만에 규모가 2배 커진 것. 요아소비 내한 대행사 더 씨드의 홍승한 대표는 “과거엔 일본 ‘서브컬처’(하위문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마니아가 제이팝을 찾았지만 이젠 달라졌다”며 “요아소비 팬에 SNS에 익숙한 20, 30대가 많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가요계에선 제이팝의 인기 이유로 신선함을 꼽는다. 아이돌 음악 일변도의 케이팝이 비슷한 패턴의 곡을 내놓은 점에 질린 이들이 다양한 취향을 찾다 제이팝을 듣게 됐다는 것. 특히 최근 인기를 끄는 일본 가수들은 아이묜을 비롯해 후지이 가제, 유우리, 요네즈 겐시 등 주로 음악성을 높게 평가받는 싱어송라이터다. 이들은 기타, 드럼 등 밴드 음악을 주로 즐기고 대부분 립싱크 없이 라이브를 소화한다. 올 6월 그룹 뉴진스의 일본 도쿄돔 공연 덕에 제이팝 입문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멤버 하니가 부른 일본 시티팝 가수 마쓰다 세이코의 ‘푸른산호초’(1980년), 멤버 민지가 부른 일본 싱어송라이터 바운디의 ‘무희’(2023년)가 국내 음원 상위권을 휩쓸며 제이팝을 더욱 주목하게 됐다는 것. 최근 20, 30대를 중심으로 다시 일본 문화에 대한 호감이 높아진 점도 이유로 평가받는다. 일본 가수들도 적극 내한하고 있다. 올 11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공연 ‘원더리벳 2024’엔 걸그룹 AKB48, 힙합 듀오 크리피 너츠, 싱어송라이터 도미오카 아이 등 제이팝 가수가 다수 참여한다. 후지이 가제는 12월 2만 석 규모의 고척스카이돔에서 콘서트를 연다. 황선업 음악평론가는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 일본 가수들도 한국 소규모 공연장을 찾는 등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점쳐 보고 있다”며 “일본에선 케이팝이, 한국에선 제이팝이 인기를 끌며 서로 음악적, 문화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11만 명. 이달 초 개봉한 미국 거장 영화감독 팀 버턴의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를 21일까지 영화관에서 본 국내 관객 수다. 이 영화는 국내 개봉 첫날인 4일 2만1784명이 관람하며 준수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점차 관객 수가 줄어들어 21일엔 951명만이 관람했다. 예매 순위가 CGV에선 33위, 롯데시네마에선 48위로 밀려났다. 이는 개봉 직후 폭발적 반응을 얻은 해외 상황과 대조적이다.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2억7400만 달러(약 3649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다시 팀 버턴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팀 버턴이 2022년 내놓은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83개국에서 TV 시리즈 부문 1위를 달성했지만 한국에선 1위를 못 했다”며 “팀 버턴 효과가 국내에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극장 모두 통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해외에서 흥행하는 작품들이 한국에선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뒤 전 세계에서 3억6900만 달러(약 4914억 원)를 벌어들인 재난 영화 ‘트위스터스’는 지난달 18일 국내 개봉했지만 61만 명이 관람하는 데 그쳤다. 공포 공상과학(SF)의 대명사인 에이리언 시리즈의 부활을 이끈다고 평가받으며 전 세계에서 3억3180만 달러(약 4418억 원)를 벌어들인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지난달 14일 개봉 후 국내서 195만 명이 봤다. 흥행 참패는 아니지만 해외와 국내 관객 사이에 온도 차가 뚜렷했다. 영화계에선 국내 젊은 관객들이 ‘이름값’에 휩쓸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장의 주 관객층인 20, 30대가 유명 감독의 영화나 시리즈를 무작정 찾아보기보단 자신의 취향인지 꼼꼼히 고민한 뒤 영화를 본다는 것이다. 서지명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지난해 7월 여성주의를 담은 영화 ‘바비’가 북미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세계적으로 14억4600만 달러(약 1조9250억 원)를 벌어들였지만 국내에선 ‘정서에 맞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며 58만 명만 관람했다”며 “요즘 젊은 관객은 취향이 맞지 않으면 해외 유행에 따르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한국 콘텐츠의 양이 압도적으로 늘어난 덕에 외국 작품들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는 평가도 있다. 웬만한 외국 영화는 개봉 후 시간이 흐른 뒤 OTT에서 보는 풍토도 외화 고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아무리 유명한 외국 영화라도 초반에 흥행 열풍이 불거나 입소문을 타지 않으면 대중이 극장을 찾게 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11만 명. 이달 초 개봉한 미국 거장 영화감독 팀 버턴의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를 21일까지 영화관에서 본 국내 관객 수다. 이 영화는 국내 개봉 첫날인 4일 2만1784명이 관람하며 준수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점차 관객 수가 줄어들어 21일엔 951명만이 관람했다. 예매순위가 CGV에선 33위, 롯데시네마에선 48위로 밀려났다. 이는 개봉 직후 폭발적 반응을 얻은 해외 상황과 대조적이다.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2억7400만 달러(약 3649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다시 팀 버턴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한 영화 제작사 대표는 “팀 버턴이 2022년 내놓은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83개국에서 TV 시리즈 부문 1위를 달성했지만 한국에선 1위를 못했다”며 “팀 버턴 효과가 국내에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과 극장 모두 통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해외에서 흥행하는 작품들이 한국에선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뒤 전 세계에서 3억6900만 달러(약 4914억 원)를 벌어들인 재난 영화 ‘트위스터스’는 지난달 18일 국내 개봉했지만 61만 명이 관람하는 데 그쳤다. 공포 공상과학(SF)의 대명사인 에이리언 시리즈의 부활을 이끈다고 평가받으며 전 세계에서 3억3180만 달러(약 4418억 원)를 벌어들인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지난달 14일 개봉 후 국내서 195만 명이 봤다. 흥행 참패는 아니지만 해외와 국내 관객 사이에 온도 차가 뚜렷했다. 영화계에선 국내 젊은 관객들이 ‘이름값’에 휩쓸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장의 주 관객층인 20, 30대가 유명 감독의 영화나 시리즈를 무작정 찾아보기보단 자신의 취향인지 꼼꼼히 고민한 뒤 영화를 보는 것이다. 서지명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지난해 7월 여성주의를 담은 영화 ‘바비’가 북미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세계적으로 14억4600만 달러(약 1조9250억 원)를 벌어들였지만 국내에선 ‘정서에 맞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며 58만 명만 관람했다”며 “요즘 젊은 관객은 취향이 맞지 않으면 해외 유행에 따르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한국 콘텐츠의 양이 압도적으로 늘어난 덕에 외국 작품들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는 평가도 있다. 웬만한 외국 영화는 개봉 후 시간이 흐른 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보는 풍토도 외화 고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아무리 유명한 외국 영화라도 초반에 흥행 열풍이 불거나 입소문을 타지 않으면 대중이 극장을 찾게 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다음 달 스페인 축구 구단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BS ‘뮤직뱅크’ 해외 콘서트가 구단에 의해 갑작스럽게 취소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뮤직뱅크 제작진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레알 마드리드 측의 일방적인 공연 취소 조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사전 협의 없이 부당하게 내려진 구단 측의 독단적인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공연 재개 요구와 함께 만약 공연이 불발될 경우 그에 따른 도의적, 재정적 책임을 다해줄 것을 레알 마드리드 측에 요구했다. ‘뮤직뱅크’는 다음 달 1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콘서트 ‘뮤직뱅크 인 마드리드’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룹 엔하이픈(ENHYPEN), 에스파,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라이즈(RIIZE), 엔믹스(NMIXX),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 등이 출연 예정이었고, 87개국에서 총 3만3000여명의 팬이 티켓을 구매했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앞서 13일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 현지 매체를 통해 ‘주변 주민들의 지속적인 소음 문제 제기로 인해 내년 3월까지 홈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모든 음악 공연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제작진은 이런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뮤직뱅크 인 마드리드’ 공연 취소 소식이 알려지자 K팝 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청원 사이트 등을 통해 공연 재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베테랑 2’가 별다른 경쟁작이 없던 추석 연휴 극장가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14∼18일 극장에서 영화를 본 관객은 466만 명이다. 하루 평균 93만 명이 영화관을 찾은 셈.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에 하루 평균 52만 명이 영화관을 찾은 것에 비해 약 1.8배 높은 수치다. ‘베테랑 2’는 흥행 독주를 했다. 추석 연휴 닷새간 393만 명을 동원했다. 같은 기간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 수의 84.5%로, 관객 10명 중 8명은 ‘베테랑 2’를 본 셈이다. 특히 13일 개봉한 ‘베테랑 2’는 18일 기준 누적 관람객 445만 명을 기록했다. 영화계에선 지난해 추석 연휴 출혈 경쟁을 벌였다가 모두 흥행에 실패한 점 때문에 다른 배급사들이 ‘베테랑 2’와의 경쟁을 피해 개봉을 미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기준 ‘베테랑 2’의 좌석점유율(전체 상영관 좌석 중 해당 영화에 배정된 좌석의 비중)은 71.4%다. 다른 영화보다 높은 편이지만 올 4월 개봉 후 첫 주 좌석점유율이 85.9%에 달해 스크린 독점 논란이 일었던 ‘범죄도시 4’보다는 낮다. 점유 좌석 중 실제 표가 판매돼 좌석을 채운 비율인 좌석판매율은 ‘베테랑 2’가 38.2%로 ‘범죄도시 4’의 첫 토요일 좌석판매율인 47.5%보다는 낮다. ‘베테랑 2’ 네이버 관람객 평점은 6.61로 전편 ‘베테랑’(2019년)의 평점 9.24보다 낮고, 관객들 반응도 다소 엇갈린다. 추석 연휴를 등에 업고 초반 흥행엔 성공했지만 전편처럼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달성할지에 대해 신중한 견해도 나온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베테랑2’가 별다른 경쟁작이 없던 추석 연휴 극장가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14∼18일 극장에서 영화를 본 관객은 466만 명이다. 하루 평균 93만 명이 영화관을 찾은 셈.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에 하루 평균 52만 명이 영화관을 찾은 것에 비해 약 1.8배 높은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추석 연휴에 하루 평균 128만 명이 방문했던 것보단 적지만, 올여름 흥행 가뭄에 시달렸던 한국 영화계에 단비가 찾아온 것이다. 흥행을 이끈 건 ‘베테랑2’다. ‘베테랑2’는 추석 연휴 닷새간 393만 명을 동원했다. 같은 기간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 수의 84.5%다. 관객 10명 중 8명은 ‘베테랑 2’를 본 셈이다. 특히 13일 개봉한 ‘베테랑 2’는 18일 기준 누적 관람객 445만 명을 기록했다. 개봉 6일째에 손익분기점 400만 명을 뛰어넘었다. ‘베테랑2’의 독주엔 경쟁작이 없었던 점이 한몫했다. 다음 달 1일 김고은이 주연한 ‘대도시의 사랑법’, 다음달 9일 설경구와 장동건이 주연한 ‘보통의 가족’ 등 주목할만한 한국 영화는 대부분 10월 이후에 개봉한다. 국내에서 527만 명 관객을 동원한 ‘조커’(2019년)의 후속편인 ‘조커: 폴리 아 되’도 다음달 1일 개봉하는 등 9월에 해외 경쟁작도 마땅치 않다. 영화계에선 지난해 추석 연류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 ‘거미집’ 3편이 출혈 경쟁을 벌였다가 모두 흥행에 실패한 점 때문에 다른 배급사들이 ‘베테랑2’와의 경쟁을 피해 개봉을 미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테랑’ 시리즈가 ‘신과함께’처럼 1, 2편이 100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으는 ‘쌍천만’ 작품이 될지도 주목하고 있다. 18일 기준 ‘베테랑 2’의 좌석점유율(전체 상영관 좌석 중 해당 영화에 배정된 좌석의 비중)은 71.4%이다. 다른 영화보다 높은 편이지만 올 4월 개봉 후 첫 주 좌석점유율이 85.9%에 달해 스크린 독점 논란이 일었던 ‘범죄도시4’보다는 낮다. 좌석점유율 중 실제 표가 판매돼 좌석을 채운 비율인 좌석판매율은 ‘베테랑 2’가 38.2%로 ‘범죄도시4’의 첫 토요일 좌석판매율인 47.5%보단 낮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지난해 11월 개봉 후 1312만 명을 동원한 ‘서울의 봄’ 등 관객들은 볼만한 영화가 있다면 극장에 간다”며 “다만 한 작품보단 다양한 작품이 개봉해 흥행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명절에 가족만 모여야 하는 건 아니다. 친구들끼리 만나 서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한가위의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에선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의 추석맞이 잔치가 열린다. 사유리는 자신의 집으로 친구인 배우 한그루, 가수 강남과 정인을 초대한다. 이날 사유리는 ‘자발적 비혼모’로 살게 된 이야기를 상세히 털어놓는다. 5년 전 교제하던 연인과 결별한 뒤 산부인과에서 폐경 위기 진단을 받은 고통스러운 기억부터 정자 기증을 통해 홀로 아들 젠을 낳기까지의 여정을 가감 없이 나눈다. 올해 세 살이 된 젠은 이날 생애 처음으로 송편을 빚는다. 사유리는 “처음부터 젠에게 아빠가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고 고백한다. 친구들도 제각기 상처와 고민을 털어놓는다. 2022년 이혼한 한그루는 아이들에게 처음 이혼 이야기를 꺼냈던 때를 회상한다. 한그루는 “오히려 부모가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니 아이들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인 이상화와 결혼한 강남은 “아내에게 잡혀 산다”고 토로하면서도 “결혼 초반에는 힘들었는데 결국엔 아내 말이 다 맞다”고 애정을 과시한다. 정인은 2019년 둘째 아들 출산 당시 남편인 가수 조정치가 무좀 때문에 수중분만을 함께하지 못할 뻔했던 일화를 공개해 웃음을 선사한다. 방송은 16일 오후 8시 10분에 볼 수 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어느 날 죽은 이로부터 공책 더미를 물려받았다. 공책엔 여러 생각이 흩날려 쓰여 있다. 인간관계, 삶, 종교, 철학 등 주제는 다양하다. 대부분 암호문처럼 복잡하거나 축약해 짧게 적혀 있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더군다나 죽은 사람은 부모도, 형제도 아니다. 1년에 두세 번 만나 식사하는 사이였을 뿐이다. 유언도 남기지 않았다. 왜 공책을 남겼는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노벨 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당시 맨부커상)을 2011년 수상한 영국인 저자는 신작 장편소설에서 이런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누군가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아닌가. 내밀한 공책이 있다면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완벽한 이해란 가능한가. 신작에서 주인공인 중년 남성 ‘닐’은 세상을 떠난 옛 선생 ‘엘리자베스 핀치’의 공책을 물려받는다. 닐은 20여 년 전 대학에서 열린 성인 대상 강의에서 엘리자베스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장례식이 끝난 뒤 닐은 엘리자베스의 공책을 읽으며 평소 과묵했던 엘리자베스에 대한 다양한 진실을 알게 된다. 가족과 교류가 적었고, 연애나 결혼에 큰 관심이 없던 엘리자베스의 속마음을 읽는다. 엘리자베스가 과거 한 강의로 인해 비판을 받은 과정에서 겪은 상처도 이해해 나간다. 특히 닐은 로마 황제 율리아누스(331∼363)의 삶에 빠져든다. 율리아누스는 로마 제국을 휩쓸던 기독교를 거스른 인물이다. 처음엔 진실을 탐구하는 자로 추앙받다가 이후 배교자로 낙인찍혔다. 닐은 율리아누스라는 한 인물이 역사적으로 다양하게 해석되는 상황을 바라보며 깨닫는다. 자신 역시 엘리자베스라는 인물을 하나의 시각으로 바라보았을 뿐 다층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을 말이다. 사실 한 인간에 대한 온전한 이해가 가능하지도 않다. “일관된 서사란 것은 대립하는 판단들을 화해시키려 하는 것이기에 망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해하는 일을 포기하란 말은 아니다. “현재의 과제는 과거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교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인간은 자신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 “사람들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보는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우리를 본다. 뭐, 사람으로 살려면 자기 역사를 잘못 알아야 한다”는 문장에선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어 진실을 이야기하려는 작가의 통찰력을 맛볼 수 있다. 소설 후반에 이르러 닐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엘리자베스의 전기를 쓸 것이냐는 질문을 받는다. 닐은 쓸 것인지, 쓰지 않을 것인지 답하지 않는다. 다만 그녀의 공책을 읽으며 자신이 과거보다 엘리자베스를 더 잘 이해했을 거라 짐작한다. 신간은 옛 선생의 죽음 이후 펼쳐지는 제자의 추적기를 마치 한 편의 추리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을 섬세한 문체로 풀어내 읽는 맛도 있다. 다만 약 80쪽에 이르는 율리아누스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읽는 과정은 다소 고될 수 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이재상 신임 하이브 대표이사는 12일 어도어 사태에 대해 “원칙대로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하이브 임시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임된 직후 이같이 밝혔다. 주주들이 어도어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겠고 질문하자 일단 원칙 대응을 언급한 것이다. 지난달 27일 하이브 측 이사들로 다수 구성된 어도어 이사회는 ‘경영과 제작의 분리 원칙’ 등을 이유로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어도어는 민 전 대표에게 뉴진스 음악에 대한 제작을 계속 맡긴다고 발표했지만, 민 전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걸그룹 뉴진스 멤버들은 11일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25일까지 민 전 대표를 복귀시키라고 하이브에 요구했다. 고용노동부에 뉴진스의 노동실태를 조사해달라는 민원도 접수됐다. 뉴진스 팬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뉴진스의 하이브 내 따돌림 폭로 사건을 수사하고 위법 행위가 발견될 시 관련자들이 엄히 처벌받도록 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민원을 고용노동부에 냈다고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제3자가 신고했어도 피해자가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원해야 하고, 피해자가 연예인이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12일 하이브 주가는 전날보다 2.8% 떨어진 16만9000원에 마감됐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선정 21세기 최고 팝스타’ 19위에 선정됐다. 미국 음악 매체 빌보드는 10일(현지 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비틀스급 성공을 거뒀다”며 “방탄소년단은 K팝, 한국 아티스트를 막아섰던 천장을 부수고 나아갔다. 어떤 K팝 그룹도 방탄소년단이 21세기에 거둔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다양한 음악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역량을 성공 비결로 짚었다. 빌보드는 “7명의 멤버들은 퍼포먼스 모든 분야에서 강점을 드러내도록 만드는 K팝 훈련 방식을 거쳤다”며 “몇 년 동안 멤버들이 각자의 길을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역사적인 찬사를 받았다”고 했다. 또한 “멤버들은 힙합 댄스뿐만 아니라 공중 댄스, 발레도 선보인다”면서 “마이클 잭슨 등 다른 위대한 가수와 비교하는 여러 영상을 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인 ‘아미’의 중요성도 조명됐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은 긍정, 사랑, 연결의 메시지에서 영감을 얻는 공동체를 만들었다”며 “아미는 연령대, 인종, 종교를 가리지 않고 퍼져 있다. 일반적인 팬클럽보다 그룹을 더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에 첫 ‘핫 100’ 1위를 안긴 곡 ‘다이너마이트’, 10주 연속 ‘핫 100’ 1위를 차지한 ‘버터’의 흥행과 각종 기록도 소개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과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각각 여섯 차례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최고의 권위를 지닌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드에서 5번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빌보드는 지난달 21일부터 매주 2명씩 ‘빌보드 선정 21세기 최고 팝스타’ 명단을 25위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영국 가수 에드 시런(24위),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20위) 등 세계적인 스타가 언급됐고 현재 19위까지 공개됐다. 빌보드는 “미국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팝스타의 목록을 정리하려는 시도”라고 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걸그룹 뉴진스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요구하며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하이브에 공개 요구했다. 올 4월 민 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뉴진스가 하이브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건 처음이다. 뉴진스 멤버 5명 전원은 11일 오후 사전 예고 없이 34분간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이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다.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다. 평상복을 입은 이들은 어두운 표정을 지은 채 각자 입장을 밝혔다. 일부 멤버는 태블릿PC에 적힌 입장문을 읽기도 했다. 뉴진스는 하이브의 민 전 대표 해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멤버 다니엘은 “민 전 대표의 해임 소식을 당일에 기사를 통해 알았다. 너무 갑작스럽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너무 힘들고 당황스러운 심정이었다”며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입장으로서 그런 회사 측의 일방적 통보는 ‘우리를 하나도 존중하고 있지 않구나’ 하는 확신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다니엘은 “정말 우리를 위한다면 아티스트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말만 하지 말고 우리가 정말 의지할 수 있고, 정말 즐길 수 있고, 좋아하는 음악으로 우리가 활동할 수 있게 그냥 놔 달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애초 하이브 측에서 뉴진스 컴백 일주일 전에 홍보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민 전 대표 배임 기사부터 낸 게 어디가 뉴진스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이브 측 이사들로 구성된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경영과 제작의 분리 원칙’ 등을 이유로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어도어는 민 전 대표에게 프로듀싱을 계속 맡긴다고 발표했지만, 민 전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덩그렁 잘린 팔이 거리를 마구 활보한다. 사탕처럼 커다랗고 동그란 눈알은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다닌다. 커다란 작살에 찔린 목, 기괴한 도끼 자국이 가득한 얼굴도 보인다. 언뜻 보면 시체가 널브러진 섬뜩한 범죄 현장 같다. 하지만 흉악한 외모에 편견을 가지지 마시라. 이곳에 머무는 유령들은 유쾌하다. 유령 탐정 ‘울프 잭슨’(윌럼 더포)은 시답지 않은 ‘아재 개그’를 남발하며 실소를 자아낸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장난꾸러기 유령 ‘비틀쥬스’(마이클 키턴)는 짓궂은 농담을 멈추지 않는다. 미국 영화감독 팀 버턴(66)이 그려낸 저승엔 공포보단 웃음이 가득하다. 4일 국내 개봉한 코미디 공포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모녀가 저승을 여행하며 겪는 이야기를 다뤘다. 10대 딸인 아스트리드(제나 오르테가)가 우연히 저승으로 넘어가게 되자 영매인 엄마 ‘리디아’(위노나 라이더)가 악령 비틀쥬스를 소환해 딸을 구하러 저승에 간다. 10일 기준 약 9만 명이 관람했다. 국내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긴 힘들지만 미국에선 첫 주말 1억1000만 달러(약 1473억4500만 원)의 티켓 판매 수익을 올리며 다시 팀 버턴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신작은 1988년 영화 ‘비틀쥬스’ 이후 36년 만에 나온 후속작이다. 전작은 1500만 달러(약 200억 원)의 제작비로 7370만 달러(약 987억 원)의 흥행을 거둬들였고 신인 감독이었던 버턴을 일약 스타덤에 앉혔다. 이후 버턴은 ‘배트맨’(1990년),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년) 등 독창적인 세계관을 펼쳐 보였다. 버턴은 워너브러더스와의 인터뷰에서 “1편처럼 배우의 즉흥 연기에 기대려 했다”며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첫 영화를 만들 때의 재미를 되살리려 했다”고 했다. 신작은 전편의 팬이라면 열광할 만한 요소로 가득 차 있다. 예를 들어 전편에서 소녀 리디아를 연기한 라이더가 중년으로 돌아와 엄마 리디아를 연기했다. ‘가위손’(1991년)을 생각나게 하는 리디아의 집 등 전편에서 관객을 사로잡은 공간을 유사하게 재현했다. 또 버턴만의 독특한 색채를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그래픽(CG)을 최소화하고 세트 70여 개를 지었다. 저승에서 벌이는 유령들의 시끌벅적한 난동을 보다 보면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1995년)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다만 흰색 분필로 벽에 네모를 그린 뒤 주문을 외치면 저승으로 가는 문이 열리는 등의 설정은 낡게 느껴진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걸그룹 뉴진스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요구하며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 놓으라”고 하이브에 공개 요구했다. 올 4월 민 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뉴진스가 하이브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건 처음이다.뉴진스 멤버 5명 전원은 11일 오후 사전 예고 없이 34분간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이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다.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 놓으라”고 요구했다. 평상복을 입은 이들은 어두운 표정을 지은 채 각자 입장을 밝혔다. 일부 멤버는 태블릿PC에 적힌 입장문을 읽기도 했다.뉴진스는 하이브의 민 전 대표 해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멤버 다니엘은 “민 전 대표의 해임 소식을 당일에 기사를 통해 알았다. 너무 갑작스럽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너무 힘들고 당황스러운 심정이었다”며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입장으로서 그런 회사 측의 일방적 통보는 ‘우리를 하나도 존중하고 있지 않구나’는 확신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다니엘은 “정말 우리를 위한다면 아티스트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말만 하지 말고 우리가 정말 의지할 수 있고, 정말 즐길 수 있고, 좋아하는 음악으로 우리가 활동할 수 있게 그냥 놔 달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애초 하이브 측에서 뉴진스 컴백 일주일 전에 홍보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민 전 대표 배임 기사부터 낸 게 어디가 뉴진스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앞서 하이브 측 이사들로 구성된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 달 27일 ‘경영과 제작의 분리 원칙’ 등을 이유로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어도어는 민 전 대표에게 프로듀싱을 계속 맡긴다고 발표했지만, 민 전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이날 멤버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해린은 “그 사람들(하이브 측 경영진)이 속한 사회에 같이 순응하거나 동조하거나 따라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선정 21세기 최고 팝스타’ 19위에 선정됐다. 미국 음악 매체 빌보드는 10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비틀스급 성공을 거뒀다”며 “방탄소년단은 케이팝, 한국 아티스트를 막아섰던 천장을 부수고 나아갔다. 어떤 K팝 그룹도 방탄소년단이 21세기에 거둔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다양한 음악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역량을 성공 비결로 짚었다. 빌보드는 “7명의 멤버들은 퍼포먼스 모든 분야에서 강점을 드러내도록 만드는 K팝 훈련 방식을 거쳤다”며 “몇 년 동안 멤버들이 각자의 길을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역사적인 찬사를 받았다”고 했다. 또한 “멤버들은 힙합 댄스뿐만 아니라 공중 댄스, 발레도 선보인다”면서 “마이클 잭슨 등 다른 위대한 가수와 비교하는 여러 영상을 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인 ‘아미’의 중요성도 조명됐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은 긍정, 사랑, 연결의 메시지에서 영감을 얻는 공동체를 만들었다”며 “아미는 다양한 연령대, 인종, 종교을 가리지 않고 퍼져 있다. 일반적인 팬클럽보다 그룹을 더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에 첫 ‘핫 100’ 1위를 안긴 곡 ‘다이너마이트’, 10주 연속 ‘핫 100’ 1위를 차지한 ‘버터’의 흥행과 각종 기록도 소개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과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각각 여섯 차례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최고의 권위를 지닌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드에서 5번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빌보드는 지난달 21일부터 매주 2명씩 ‘빌보드 선정 21세기 최고 팝스타’ 명단을 25위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영국 가수 에드 시런(24위),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20위) 등 세계적인 스타가 언급됐고 현재 19위까지 공개됐다. 빌보드는 “미국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팝 스타의 목록을 정리하려는 시도”라고 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덩그렁 잘린 팔이 거리를 마구 활보한다. 사탕처럼 커다랗고 동그란 눈알은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다닌다. 커다란 작살에 찔린 목, 기괴한 도끼 자국이 가득한 얼굴도 보인다. 언뜻 보면 시체가 널브러진 섬뜩한 범죄 현장 같다.하지만 흉악한 외모에 편견을 가지지 마시라. 이곳에 머무는 유령들은 유쾌하다. 유령 탐정 ‘울프 잭슨’(윌럼 더포)은 시답지 않은 ‘아재 개그’를 남발하며 실소를 자아낸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장난꾸러기 유령 ‘비틀쥬스’(마이클 키턴)는 짓궂은 농담을 멈추지 않는다. 미국 영화감독 팀 버번(66)이 그려낸 저승엔 공포보단 웃음이 가득하다. 4일 국내 개봉한 코미디 공포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모녀가 저승을 여행하며 겪는 이야기를 다뤘다. 10대 딸인 아스트리드(제나 오르테가)가 우연히 저승으로 넘어가게 되자 영매인 엄마 ‘리디아’(위노나 라이더)가 악령 비틀쥬스를 소환해 딸을 구하러 저승에 간다. 10일 기준 약 9만 명이 관람했다. 국내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긴 힘들지만, 미국에선 첫 주말 1억1000만 달러(약 1473억 4500만 원)의 티켓 판매 수익을 올리며 다시 팀 버턴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작은 1988년 영화 ‘비틀쥬스’ 이후 36년 만에 나온 후속작이다. 전작은 1500만 달러(약 200억 원)의 제작비로 7370만 달러(약 987억 원)의 흥행을 거둬들였고 신인 감독이었던 팀 버턴을 일약 스타덤에 앉혔다. 이후 팀 버턴은 ‘배트맨’(1990년),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년) 등 독창적인 세계관을 펼쳐보였다. 팀 버턴은 워너브러더스와의 인터뷰에서 “1편처럼 배우의 즉흥 연기에 기대려 했다”며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첫 영화를 만들 때의 재미를 되살리려 했다”고 했다. 신작은 전편의 팬이라면 열광할 만한 요소로 가득 차 있다. 예를 들어 전편에서 소녀 리디아를 연기한 위노나 라이더가 중년으로 돌아와 엄마 리디아를 연기했다. ‘가위손’(1991년)을 생각나게 하는 리디아의 집 등 전편에서 관객을 사로잡은 공간을 유사하게 재현했다. 또 팀 버턴만의 독특한 색채를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그래픽(CG)을 최소화하고 세트 70여 개를 지었다. 저승에서 벌이는 유령들의 시끌벅적한 난동을 보다 보면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1995년)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다만 흰색 분필로 벽에 네모를 그린 뒤 주문을 외치면 저승으로 가는 문이 열리는 등의 설정은 낡게 느껴진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방금 쪽잠에서 깨어난 듯 곱슬머리가 여기저기 뻗쳐 있다. 매일 입어 색바랜 청바지, 목이 늘어난 티셔츠 때문에 인상은 영 별로다.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껄렁껄렁 팔자로 걷는다. 입엔 욕설을 달고 살고, 동료를 때리는 게 취미(?)인 모습만 보면 직업이 깡패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범죄 현장에선 눈빛부터 달라진다.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다니며 열정적으로 범인을 쫓는다. 갈비뼈가 부러지고 칼에 찔려도 포기를 모른다. 옳다고 믿는 것을 사수해 내기 위해 온몸을 바친다. 열혈 형사 서도철(황정민)이 9년 만에 돌아왔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베테랑2’에서다. 서도철은 2015년 개봉한 뒤 1341만 명을 모은 전작 ‘베테랑’에서 절대 악인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쫓았다. 이에 비해 신작에선 사적 복수를 자행하는 연쇄 살인범을 추적하며 깊이를 더했다. ‘부당거래’(2010년), ‘베를린’(2013년), ‘모가디슈’(2021년) 등 완성도 높은 액션 영화를 선보여 온 류승완 감독이 속편을 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계에선 ‘베테랑’ 시리즈가 ‘신과함께’, ‘범죄도시’를 이어 1, 2편 모두 100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으는 ‘쌍천만’ 작품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류 감독은 지난달 20일 제작보고회에서 “속편을 내놓는 데 9년이 걸린 건 전작의 성공을 답습하면 안 되고, 동시에 새로운 것만 추구해서도 안 됐기 때문”이라며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고민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서도철의 외면은 그대로다. 특히 서도철은 신작에서 전작에서 입었던 카키색 항공 점퍼를 다시 착용했다. 황정민 배우 본인이 가지고 있던 옷을 골라 입었었는데 이를 제작사가 보관했다 다시 착용한 것. 황정민은 “9년이 흘러도 서도철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다”라며 “1편의 의상을 그대로 착용했고, 헤어스타일도 똑같이 했다”고 했다. 류 감독 특유의 액션은 더 호쾌해졌다. 남산에서 범인을 쫓는 장면에서 배우들이 온몸으로 구르며 선사하는 타격감은 관객석에 오롯이 전달된다. 비가 쏟아지는 옥상에서 벌어지는 통쾌한 액션 장면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년)을 떠올리게 한다. 불법 도박장을 단속하는 오프닝 장면은 과장된 동작이나 소리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슬랩스틱 코미디’ 방식으로 폭소를 자아낸다. 다만 서도철의 내면은 복잡해졌다. 전편에서 서도철은 ‘조태오’라는 절대 악에 물러서지 않고 싸우는 모습을 통해 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반면 신작에서 서도철은 대중이 원하는 ‘사적 보복’을 거부하며 공권력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반성하지 않는 이들을 향해 “엮을 수 있는 거 다 엮어서 빵(감방)에 보내줘?”라고 자신만만하게 소리치다가도 사적 복수로 이뤄진 살인 현상 사진을 찍으려 몰려든 이들을 향해 “사람 죽이는데 좋은 살인 있고 나쁜 살인 있어?”라고 일갈한다.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사실 검증 없이 방송하는 ‘사이버 렉카’ 등 현재 한국 사회의 문제도 녹였다. 전작보다 복잡한 서사지만 그 덕에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제4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새로 합류한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박선우는 민첩한 판단력과 무술로 서도철의 눈에 띄어 강력범죄수사대에 들어간다. 처음엔 범인을 잡기 위한 정의감 넘치는 캐릭터로 묘사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본모습을 드러내며 극의 긴장감을 끌고 간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방금 쪽잠에서 깨어난 듯 곱슬머리가 여기저기 뻗쳐 있다. 매일 입어 색바랜 청바지, 목이 늘어난 티셔츠 때문에 인상은 영 별로다.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껄렁껄렁 팔자로 걷는다. 입엔 욕설을 달고 살고, 동료를 때리는 게 취미(?)인 모습만 보면 직업이 깡패가 아닐까 싶다.하지만 범죄 현장에선 눈빛부터 달라진다.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다니며 열정적으로 범인을 쫓는다. 갈비뼈가 부러지고 칼에 찔려도 포기를 모른다. 옳다고 믿는 것을 사수해 내기 위해 온몸을 바친다.열혈 형사 서도철(황정민)이 9년 만에 돌아왔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베테랑2’에서다. 서도철은 2015년 개봉한 뒤 1341만 명을 모은 전작 ‘베테랑’에서 절대 악인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쫓았다. 이에 비해 신작에선 사적 복수를 자행하는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며 깊이를 더했다. ‘부당거래’(2010년), ‘베를린’(2013년), ‘모가디슈’(2021년) 등 완성도 높은 액션 영화를 선보여온 류승완 감독이 속편을 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계에선 ‘베테랑’ 시리즈가 ‘신과함께’, ‘범죄도시’를 이어 1, 2편 모두 100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으는 ‘쌍천만’ 작품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류 감독은 지난달 20일 제작보고회에서 “속편을 내놓는 데 9년이 걸린 건 전작의 성공을 답습하면 안 되고, 동시에 새로운 것만 추구해서도 안 됐기 때문”이라며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고민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서도철의 외면은 그대로다. 특히 서도철은 신작에서 전작에서 입었던 카키색 항공 점퍼를 다시 착용했다. 황정민 배우 본인이 가지고 있던 옷을 골라 입었었는데 이를 제작사가 보관했다 다시 착용한 것. 황정민은 “9년이 흘러도 서도철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다”라며 “1편의 의상을 그대로 착용했고, 헤어스타일도 똑같이 했다”고 했다. 류 감독 특유의 액션은 더 호쾌해졌다. 남산에서 범인을 쫓는 장면에서 배우들이 온몸으로 구르며 선사하는 타격감은 관객석에 오롯이 전달된다. 비가 쏟아지는 옥상에서 벌어지는 통쾌한 액션 장면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년)을 떠올리게 한다. 불법 도박장을 단속하는 오프닝 장면은 과장된 동작이나 소리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슬랩스틱 코미디’ 방식으로 폭소를 자아낸다. 다만 서도철의 내면은 복잡해졌다. 전편에서 서도철은 ‘조태오’라는 절대 악에 물러서지 않고 싸우는 모습을 통해 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반면 신작에서 서도철은 대중이 원하는 ‘사적 보복’을 거부하며 공권력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반성하지 않는 이들을 향해 “엮을 수 있는 거 다 엮어서 빵(감방)에 보내줘?”라고 자신만만하게 소리치다가도 사적복수로 이뤄진 살인 현상 사진을 찍으려 몰려든 이들을 향해 “사람 죽이는데 좋은 살인 있고 나쁜 살인 있어?”라고 일갈한다.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사실 검증 없이 방송하는 ‘사이버렉카’ 등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도 녹였다. 전작보다 복잡한 서사지만 그 덕에 제77회 칸국제영화제,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새로 합류한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도 눈여겨볼만 하다. 박선우는 민첩한 판단력과 무술로 서도철의 눈에 띄어 강력범죄수사대에 들어간다. 처음엔 범인을 잡기 위한 정의감 넘치는 캐릭터로 묘사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본모습을 드러내며 극의 긴장감을 끌고 간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