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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인플레이션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예상했다. 글로벌 복합 위기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 위기가 가시화되자 한국 기업들은 비상경영 체제를 대비하고 나섰다. 정부는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연말까지 유류세 인하 폭을 법정 최고한도인 37%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반기에 예정됐던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산하 뉴욕 연준은 17일(현지 시간) 보고서에서 “미 경제 전망이 이전보다 상당히 비관적으로 변했다”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6%, ―0.5%로 제시했다. 3월에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9%, 1.2%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불과 3개월 만에 각각 1.5%포인트, 1.7%포인트씩 낮췄다. 뉴욕 연준은 또 올해 미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10%에 불과하다고 예상했다. 1990년대와 비슷한 경착륙을 할 가능성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봤다.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미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세계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76.1%가 “이미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거나 내년 말까지 경기 침체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대기업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심각하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21일 시작하는 하반기(7∼12월) 전략회의에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의 위기 상황 대처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재계 관계자는 “공급망 위기, 유가 및 환율 불안, 소비 침체가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코너에 몰리고 있다”고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유류세 인하 폭을 연말까지 현행 30%에서 37%로 높이고,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기준단가를 L당 1700원으로 50원 낮춰 지급액을 늘린다고 밝혔다. 또 철도·도로 통행·우편·상하수도 등 공공요금은 하반기 동결을 원칙으로 하고, 전기·가스요금은 인상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고유가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 촉진 및 서민 부담 경감을 위해 하반기 대중교통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현행 40%에서 80%로 높인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심각한 인플레이션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예상했다. 글로벌 복합 위기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 위기가 가시화되자 한국 기업들은 비상경영 체제를 대비하고 나섰다. 정부는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연말까지 유류세 인하 폭을 법정 최고한도인 37%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반기에 예정됐던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산하 뉴욕 연준은 17일(현지 시간) 보고서에서 “미 경제 전망이 이전보다 상당히 비관적으로 변했다”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6%, ―0.5%로 제시했다. 3월에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9%, 1.2%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불과 3개월 만에 각각 1.5%포인트, 1.7%포인트씩 낮췄다. 뉴욕 연준은 또 올해 미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10%에 불과하다고 예상했다. 1990년대와 비슷한 경착륙을 할 가능성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봤다.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미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세계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76.1%가 “이미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거나 내년 말까지 경기 침체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대기업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심각하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21일 시작하는 하반기(7∼12월) 전략회의에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의 위기 상황 대처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재계 관계자는 “공급망 위기, 유가 및 환율 불안, 소비 침체가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코너에 몰리고 있다”고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유류세 인하 폭을 연말까지 현행 30%에서 37%로 높이고,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기준단가를 L당 1700원으로 50원 낮춰 지급액을 늘린다고 밝혔다. 또 철도·도로 통행·우편·상하수도 등 공공요금은 하반기 동결을 원칙으로 하고, 전기·가스요금은 인상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고유가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 촉진 및 서민 부담 경감을 위해 하반기 대중교통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현행 40%에서 80%로 높인다.국내 기업들 비상경영 준비공급망 위기에 소비 부진까지 겹쳐…글로벌 CEO 15% “이미 침체 진행”삼성 전자제품 일부국가 판매 28%↓…현대차그룹 북미 판매 30% 감소러 반도체용 ‘稀가스’ 수출제한…SK-LG 등 ‘계열사 대책회의’ 가동 “시장의 혼돈, 변화, 불확실성이 많았습니다.”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 위기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값 및 유가 급등, 환율 불안 등에 이어 소비 침체까지 대형 악재가 연이어 덮치고 있어서다.○ 소비 침체는 ‘우려’ 아닌 ‘진행형’글로벌 소비 침체는 수출 중심인 국내 기업들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 일부에서 전자제품 판매 실적이 전월 대비 약 28%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북미 시장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9.8%나 빠졌다. 4월 ―16.9%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현대자동차그룹도 5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0.0%나 줄었다. 수출 기업들이 원-달러 환율 상승기에 일정 부분 ‘환율 특수’를 본다는 건 예전 얘기다. 유로화 가치 급락 등 불안정한 금융시장으로 인해 달러에서 환율 효과를 보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상쇄돼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부담도 커진다. 국내에 생산설비를 짓더라도 미국 등 해외에서 장비를 들여오는 경우가 많아 환율 변동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내 5대 그룹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10조 원을 투자한다고 했을 때 환율이 10% 오르면 가만히 앉아서 1조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급망 위기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켈레니우스 CEO는 유럽 경영환경에 대해 “척박한 산업 환경”이라고 표현했다. 이 부회장은 출장 기간 중 유럽 현지 법인들로부터 소비 침체와 공급망 불안 등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한국에서는 못 느꼈는데 유럽에 가니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훨씬 더 (실감 나게) 느껴지더라”고 했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달 말부터 비우호적 국가에 대해 반도체 제조 등에 사용되는 ‘희(稀)가스’ 수출 제한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수출 제한이 본격화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기업들은 복합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21∼28일 모바일, 가전, 반도체 등 주요 사업부서별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SK는 17일 최태원 그룹 회장 주재로 각 계열사 CEO들이 모인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LG도 지난달 말부터 계열사별 전략보고회를 진행하면서 중장기 전략은 물론이고 위기 대처 솔루션을 찾고 있다. ○ 글로벌 기업 76%가 “올해 또는 내년 침체”글로벌 기업들의 경기 전망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글로벌 기업 CEO와 고위 임원 등 7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CEO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유독 높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시기에 대해 설문에 참여한 CEO 중 15.0%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올해 중반’과 ‘올해 말’이 각각 12.3%, 31.0%였다. ‘내년’이라는 답변(17.8%)까지 더하면 76.1%가 적어도 내년까지는 침체가 온다고 답한 셈이다. 콘퍼런스보드는 “하나의 심각한 악재 또는 여러 개의 작은 악재가 결합해서 세계 경제를 침체로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시 코넬텍(코넬공과대학원) 캠퍼스. 창업 아이디어 축제인 ‘코넬텍 페스트’가 열렸다. 300여 명이 등록해 50달러(약 6만5000원)짜리 입장권이 일찌감치 동났다. 이곳에선 동문들이 창업 경험을 공유했다. 수면 데이터 서비스 스타트업 ‘웨스퍼’의 창업자 아미르 루베니 씨는 “코넬텍은 어떻게 창업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내게 완벽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며 “학문적 사고를 비즈니스 마인드로 전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넬텍 테크 경영대학원(MBA) 졸업 뒤 임신부를 위한 의료 사업을 하는 즈바나이 산토스파비안 씨도 “교수진은 네트워크가 상당히 풍부하고 어떤 도움을 청해도 들어준다”고 했다. 행사가 열린 ‘타타 이노베이션 센터’는 이탈리아 초콜릿 브랜드 페레로, 뉴욕 투자회사 투시그마 등 5개 기업이 입주한 ‘산학(産學) 협력의 산실’이다. 美코넬텍, 졸업시즌 ‘창업 아이디어’ 경연… 채택땐 10만달러 투자 스타트업 키우는 美코넬텍혁신 기술과 비즈니스의 융합 모토 ‘신제품 개발+사업 아이디어’ 실무석사과정 학생들 의무 수강해야… 학생수 2000명까지 늘릴 계획뉴욕시,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혁신 스타트업 요람 꿈꾸며 지원신설 스타트업 대부분 뉴욕서 사업 ‘작지만 강한 공대’들은 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의 ‘첨병’을 길러내고 있다. 신기술이 국가안보를 좌우하는 시대를 맞아 국가 경쟁력을 키우고 청년 일자리도 창출한다. 코넬텍의 홍보국장 애덤 코너시몬스 씨는 이번 행사에 대해 “뉴욕에서 테크 산업과 관계된 모든 사람이 모여서 머신러닝, 가상화폐 등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축제의 장”이라며 “앞으로 이 행사를 매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행사엔 교수와 학생은 물론이고 기업인 벤처투자자 금융인 지역주민 등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자신을 코넬대 대학원생이라고 소개한 게리 왕 씨는 “가상화폐와 메타버스 등에 관심이 있다”며 “연사들의 의견을 듣고 사람들과 부담 없이 대화하려 와 봤다”고 말했다.○ 코넬텍, ‘임시 교사’에서 테크산업 중심으로20세기까지 범죄자를 가두는 교도소와 전염병 환자 격리 병원 등 이른바 혐오 시설이 자리 잡았던 루스벨트섬은 뉴요커들 사이에서 ‘버려진 섬’으로 통했다. 그랬던 이곳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약 10년 전부터다. 뉴욕시 당국은 이곳에 공원과 학교를 지어서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혁신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휘청거렸던 뉴욕 산업의 생태계를 다시 복원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야심이었다. 뉴욕시는 마침내 2010년 말 학교 부지를 무상으로 기증하고 전폭적인 행정 지원을 해주겠다는 ‘당근’을 내세워 전 세계 유수 대학들을 상대로 공과대학 설립 입찰을 진행했다. 여기에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18개 유명 대학이 도전장을 냈고, 코넬대-이스라엘 공과대(테크니온공대) 컨소시엄이 이듬해에 선정됐다. 뉴욕시 당국은 지하철과 버스, 케이블카가 다니던 이 섬에 페리 선착장까지 만들어 교통을 더욱 편리하게 했다. 2012년 맨해튼 첼시 지역의 구글 빌딩에서 임시 교사(校舍)로 출발했던 코넬텍은 2017년 루스벨트섬의 새 캠퍼스에 입주해 첫 학기를 시작했다.○ 80여 개의 스타트업 배출코넬텍은 스스로를 “혁신 기술을 비즈니스와 융합하는 혁명적 모델”이라고 소개한다. 학문 추구에 그치지 않고 창업 지원과 산업계 인재 공급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것이다. ‘스튜디오(studio)’라는 수업과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넬텍에서 석사 과정을 다니는 학생이라면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코스로, 학생들은 신제품을 개발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짜는 실무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대학 그레그 패스 교수는 “학생들이 스스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알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실습 경험은 실제 스타트업 창업으로 이어진다. 코넬텍은 2013년 퀄컴 창업자 어윈 마크 제이컵스 부부의 1억3300만 달러 기부를 받아 제이컵스 인스티튜트를 설립했다. 경영대학원과 연구기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곳에서는 ‘런웨이 스타트업’이라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구현하기까지는 이를 현실에 맞게 발전시키는 도약 과정, 즉 ‘런웨이’(활주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매년 졸업식을 즈음해선 학생들이 팀을 짜서 창업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오픈 스튜디오’가 열린다. 수상한 팀들은 각각 10만 달러에 이르는 초기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지난달 열린 ‘오픈 스튜디오’에서는 어려운 법률 용어를 쉬운 영어로 번역해주는 기술, 환자들이 병원비 청구서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 기술 등을 사업화하는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구성원 간 활발한 소통이 필수다. 코너시몬스 국장은 “코넬텍 교수들은 공유 오피스를 이용한다”며 “이는 학생들과 더 원활히 소통하고 협력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코넬텍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80여 개의 스타트업을 배출했다. 이 기업들의 대부분은 뉴욕에서 사업을 이어가면서 도시의 혁신 산업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원 규제 없어 학생 수 쉽게 늘어2017년 루스벨트섬 입주 당시 300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코넬텍은 향후 학생 규모를 200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졸업생을 계속 늘리면서 뉴욕의 창업 붐을 일으키고 실리콘밸리에 대적할 수 있는 혁신 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런 포부는 미국 대학들이 교수·학생 비율이나 기반시설 규모 등을 고려해 학생 수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비록 일부 주의 행정조치나 법원 판결에 따라 입학 정원이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례는 있지만, 연방정부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대학 정원을 강제하는 규제는 없다. 서부의 스탠퍼드대도 산업계에서 컴퓨터공학 전공자의 수요가 커지자 이 학과의 학부생 수를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늘렸다. 2009∼10학년도 컴퓨터공학과 학부생 수는 189명에 불과했지만 10년 뒤인 2019∼20년에는 745명으로 4배가량으로 급증했다. 코넬텍은 아직 미완성이다. 2037년까지 계속 부지를 확장해 5만 m²까지 캠퍼스를 늘릴 계획이다. 최근에는 캠퍼스에 각종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콘퍼런스 센터와 고급 호텔도 들어섰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하고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최근 물가 급등세를 잡으려면 이보다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올해 기준금리를 4~7%로 올려야 한다는 연준 내부 분석이 나왔다. 다음달 열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이달에 이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아예 1.0%포인트를 올리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 경제 상황을 각종 수학 공식에 반영했을 때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선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4~7%로 올려야 한다고 추산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5~1.75%다. 연말까지 최소 4%로 금리를 올리려면 한꺼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3, 4회 더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재 FOMC 위원들은 올 연말 미국 기준금리 수준을 평균 3.375%로 전망하고 있다. WSJ는 “연준이 이런 수학 공식에 따라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이 분석 결과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다음달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확률은 점점 커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8일 한 행사에서 “연준이 7월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춰도 될만큼 인플레이션이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금융시장도 다음달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금리 선물(先物)을 통해 통화 정책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회의에서 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예상한 쪽은 80%가 넘는 반면, 0.50%포인트 인상을 전망한 쪽은 10% 남짓에 불과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다음달 0.50%포인트와 0.75%포인트 인상 사이에서 선택할 가능성이 크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1.0%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다음달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면서 “처음에 너무 많이 올리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2월 4유로(5400원)였던 계란 한 판(12개)이 지금은 5유로가 넘습니다. 수박 4분의 1 조각도 5유로에서 8유로가 됐어요.”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15구 한 슈퍼마켓에서 만난 주부 레이몽 씨가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파리 시민 부르노 씨 역시 “과거엔 1주일치 장을 봐도 100유로에 못 미쳤는데 이제 130유로가 넘는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날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할인마트에서는 계란 한 판(12개)을 다른 곳보다 최대 1달러 싼 값에 팔았다. 대신 한 번에 6판까지 밖에 못 산다. 집에서 30분 넘게 운전해 왔다는 찬드라 씨(61)는 “계란 값이 너무 올라 이곳까지 왔는데 6판밖에 살 수 없어 아쉽다”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을 붙인 에너지, 식료품 가격 급등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 시민들에게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모두 세계적인 밀, 사료 생산국이어서 식료품값 상승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주도했다. 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계란 한 판이 2.87달러로 두 달 전보다 54% 올랐다. 우유 도매가는 4월 한 달 38% 상승했다. 소고기 닭고기 과일 채소 값도 오르고 있다. 미국의 상당수 서민과 중산층은 자동차를 집에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일부는 식료품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 무료급식소 문을 두드린다. 5월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8.6% 상승해 41년 만에 최고였다. 프랑스는 지난 1년간 파스타(15%) 밀가루와 냉동육(각 11%) 다진 고기(8%) 건조 과일(7%) 가격 모두 뛰었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소비자물가는 8.1% 상승해 1997년 통계 집계 후 최고였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윤석열 정부가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 복원’을 전면에 내세운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처음으로 내놨다. 경제 운용 기조가 문재인 정부의 ‘정부 주도 성장’에서 ‘민간 주도 성장’으로 완전히 바뀐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가운데 복합 위기와 장기적 저성장을 극복하려면 전면적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6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발표’ 회의에서 “어려울수록, 또 위기에 처할수록 민간 주도, 시장 주도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경제정책 ‘Y노믹스’가 담긴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은 규제 개혁과 세금 부담 완화다. 윤 대통령은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제도와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녹록지 않은 경제 현실을 반영해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한 3.1%에서 2.6%로 낮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2.2%)의 2배 이상인 4.7%로 올려 잡았다. 미국도 15일(현지 시간) 경제 전망을 대폭 수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월에 내놓은 2.8%에서 1.7%로 1%포인트 넘게 낮췄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3%에서 5.2%로 크게 올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는 더욱 커졌다. 연준은 다음 달에도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다음 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다음 회의에서도 0.50%포인트 또는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1.75%)이 같아진 만큼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정부가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 복원’을 전면에 내세운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처음으로 내놨다. 경제 운용 기조가 문재인 정부의 ‘정부 주도 성장’에서 ‘민간 주도 성장’으로 완전히 바뀐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가운데 복합 위기와 장기적 저성장을 극복하려면 전면적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6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발표’ 회의에서 “어려울수록, 또 위기에 처할수록 민간 주도, 시장 주도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경제정책 ‘Y노믹스’가 담긴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은 규제 개혁과 세금 부담 완화다. 윤 대통령은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제도와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녹록지 않은 경제 현실을 반영해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한 3.1%에서 2.6%로 낮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2.2%)의 2배 이상인 4.7%로 올려 잡았다. 미국도 15일(현지 시간) 경제 전망을 대폭 수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월에 내놓은 2.8%에서 1.7%로 1%포인트 넘게 낮췄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3%에서 5.2%로 크게 올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는 더욱 커졌다. 연준은 다음 달에도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다음 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다음 회의에서도 0.50%포인트 또는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1.75%)이 같아진 만큼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한미 금리 역전→자본유출’ 우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끌어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데다 향후 고강도 긴축을 예고하면서 당장 다음 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국인 투자금이 유출돼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다음 달 사상 첫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금리를 올리면 19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위험성이 커지고 경기가 둔화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까지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금리 격차보다 시장 영향 보겠다”미 연준이 14, 15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1.0%에서 1.5∼1.75%로 올린 데 따라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상단이 같아졌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다음 달 26, 27일 FOMC에서도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할 뜻을 밝혔다. 이 경우 기준금리 상단이 2.25% 또는 2.5%로 치솟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정하는 다음 금통위는 7월 13일이다. 한은이 현재 연 1.75%에서 0.25%포인트만 인상하면 7월 말 금리가 역전된다. 한은이 사상 첫 빅스텝에 나서고 미 연준도 0.5%포인트만 올려야 금리 상단이 같게 유지된다. 이 총재는 16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가 끝난 뒤 ‘7월 빅스텝을 단행할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 금통위까지 3, 4주 남아있어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외환시장, 채권시장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JP모건은 15일 한은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 10, 11월 기준금리를 0.25%씩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한은이 올해 남은 4번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릴 것으로 봤다. ○ 추경호 “물가 안정 가장 시급한 현안”과거 금리 역전이 대규모 자본 유출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앞서 한미 금리가 역전된 시기는 △1999년 6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 △2018년 3월∼2020년 2월이다. 이 시기 주식과 채권을 합쳐 외국인 자금은 순유입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16일 원-달러 환율(1285.6원)은 1년 전보다 15.1%(168.4원)나 올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보다 금리가 낮은 한국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떠나지 않으려면 원화 가치가 높거나 국내 주가가 양호하게 가는 등 투자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과거보다 우호적인 환경이 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은으로서는 금리 인상 압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면 다시 환율이 오르고 수입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은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기도 어렵다.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기와 소비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취약차주와 한계기업들의 부실 위험성도 커진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한은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감수하고도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물가와 경기를 면밀히 살펴가며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은은 16일 오전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이창용 한은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이 처음 모였다. 추 부총리는 “정부와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는 인식 아래 총력을 다해 대응하겠다”며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유지하고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정부의 긴급 바이백(국채 조기 상환), 한은의 국고채 단순 매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8년여 만에 ‘자이언트 스텝’에 나섰지만 국내외 금융시장은 ‘안도 랠리’를 펼쳤다. 다만 아직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 당분간은 하락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에도 오히려 반등세를 보였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1%(303.70포인트) 오른 30,668.5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지수도 각각 1.46%, 2.50% 올랐다. 국내 증시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16%(4.03포인트) 오른 2,451.41에 장을 마쳤다. 장중 2,500 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572억 원, 187억 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1565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달 3조 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은 열흘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0.34% 오르며 800 선을 회복했다. 연준의 결정이 월가의 기존 예상과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원화 가치도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9원 떨어진(원화 가치 상승) 1285.6원에 마감했다. 연일 오르던 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 만에 하락한 것이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728%로 연고점을 경신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아직 국내 증시가 ‘베어마켓’(약세장)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장 초반 높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침체 우려를 잡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며 상승 폭이 줄었다”며 “결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3분기(7∼9월)까지는 약세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 시간) 물가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뒤 7월에도 연속으로 0.75%포인트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미 기준금리가 기존 0.75∼1.00%에서 1.50∼1.75%로 올랐다. 연준은 연말 기준금리가 3.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침체를 발생시키지 않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경제 연착륙’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부동산 가격 하락, 고용 둔화 등 경기 침체를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주택 구입을 고려한다면 재고하라”고까지 했다. CNBC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미 경제와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을 실기(失期)해 경기 둔화가 불가피한 자이언트 스텝으로 내몰린 연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 파월 “연착륙 힘들어진다, 주택 구매 재고하라”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 잡기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위기,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거론한 뒤 경제 연착륙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부작용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휘발유, 식료품 가격 급등 등 공급 측면의 충격은 수요를 조절하는 연준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고 가격 급등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처음에는 상품 가격만 끌어올렸지만 최근에는 서비스 산업으로도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생애 첫 주택 구입을 계획하거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에게 보류하라고 권했다. 파월 의장은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이라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질 때를 기다리라고 했다. 이를 감안할 때 연준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하다. FOMC 참석자 18명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이들은 연말 미 기준 금리 수준을 평균 3.375%로 전망했다. 3월 전망치보다 1.5%포인트 올랐다. 18명 중 연말 금리가 3.0% 미만일 것으로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현재 1.50∼1.75%인 미 기준금리가 연말에 3%대를 넘으려면 연준이 향후 남은 4차례의 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빅 스텝’이나 ‘자이언트 스텝’을 최소 두세 번 단행해야 한다. ○ 美 성장률 전망 하향…정책 실기 비판 고조연준은 이날 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3월 올해 미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1.7%로 낮췄고 내년 성장률도 2.2%에서 1.7%로 하향했다. 연간 4.3%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5.2%로 제시했다. 반면 실업률 예상치는 3.5%에서 3.7%로 올렸다. 물가를 잡기 위해 고용 둔화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2024년 1분기(1∼3월)까지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을 72%로 제시했다. 3월(9%)보다 8배로 치솟았다. 미 언론은 연준의 대응이 지나치게 ‘뒷북’이라는 점을 비판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던 1994년 11월에는 경기 과열을 우려해 ‘선제적 인상’에 나선 반면 지금은 물가 상승세가 41년 최고치로 치솟자 ‘뒤늦은 인상’을 단행했다는 의미다. CNN비즈니스는 “1994년엔 지금과 달리 생산성과 노동력이 뒷받침돼 실업률이 낮게 유지됐다”며 이번엔 급격한 금리 인상 뒤 경제 연착륙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 시간) 물가 억제를 위해 기준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뒤 7월에도 연속으로 0.75%포인트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미 기준 금리가 기존 0.75~1.00%에서 1.50~1.75%로 오른 데 이어 연준은 연말 기준금리가 3.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침체를 발생시키지 않고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경제 연착륙’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부동산가격 하락, 고용 둔화 등 경기 침체를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주택 구입을 고려한다면 재고하라”고까지 했다. CNBC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미 경제와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을 실기(失期)해 경기 둔화가 불가피한 자이언트 스텝으로 내몰린 연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 파월 “연착륙 힘들워진다, 주택 구매 재고하라”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 잡기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연준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는 물가 안정의 실패”라고 했다.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 8%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미 소비자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 외의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공급망 위기,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거론한 뒤 경제 연착륙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부작용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휘발유, 식료품 가격 급등 등 공급 측면의 충격은 수요를 조절하는 연준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통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고 가격 급등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처음에는 상품 가격만 끌어올렸지만 최근에는 서비스 산업으로도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생애 첫 주택 구입을 계획하거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에게 보류하라고 권했다. 파월 의장은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이라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질 때를 기다리라고 했다. 이를 감안할 때 연준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하다. FOMC 참석자 18명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이들은 연말 미 기준 금리 수준을 평균 3.375%로 전망했다. 3월 전망치보다 1.5%포인트 올랐다. 18명 중 연말 금리가 3.0% 미만일 것으로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현재 1.50~1.75%인 미 기준 금리가 연말에 3%대를 넘으려면 연준이 향후 남은 4차례의 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빅 스텝’이나 ‘자이언트 스텝’을 최소 두세 번 단행해야 한다. ●美 성장률 전망 하향…정책 실기 비판 고조 연준은 이날 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3월 올해 미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1.7%로 낮췄고 내년 성장률도 2.2%에서 1.7%로 하향했다. 연간 4.3%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5.2%로 제시했다. 반면 실업률 예상치는 3.5%에서 3.7%로 올렸다. 물가를 잡기 위해 고용 둔화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2024년 1분기(1~3월)까지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을 72%로 제시했다. 3월(9%)에서 8배 치솟았다. 미 언론은 연준의 대응이 지나치게 ‘뒷북’이라는 점을 비판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던 1994년 11월에는 경기 과열을 우려해 ‘선제적 인상’에 나선 반면 지금은 물가 상승세가 41년 최고치로 치솟자 ‘뒤늦은 인상’을 단행했다는 의미다. CNN비즈니스는 “1994년엔 지금과 달리 생산성과 노동력이 뒷받침돼 실업률이 낮게 유지됐다”며 이번엔 급격한 금리인상 뒤 경제 연착륙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41년 만의 물가 급등과 고유가로 위기에 처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가 안정을 위해 결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이르면 이달 중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를 일부 해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반체제 언론인 암살 사건으로 사우디에 인권 문제를 제기하며 거리를 둬 왔다. 그럼에도 이번 방문을 통해 관계 복원에 나서는 것은 사우디에 원유 증산을 요청해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타개해 보려는 의도다. 그동안 내세웠던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사우디에 손을 벌릴 정도로 미국의 경제 상황이 다급하다는 뜻이다. 대중국 관세 역시 미국이 민주주의 가치를 거부하는 권위주의 정권인 중국의 부상을 막아야 한다며 활용해 온 장치였지만 이를 일부 포기하고라도 물가 급등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플레 심각에 민주주의·인권 가치외교 후퇴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13∼16일 사우디와 이스라엘 등 중동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거의 80년 동안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였던 사우디 방문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 순방을 시작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반과 면담한 뒤 사우디로 건너가 걸프협력회의(GCC)+3(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중동 순방의 핵심은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만남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왕가에 부정적이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배후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사우디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면서 사우디를 국제사회의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 양국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치솟고 있는 국제유가를 안정시키려면 중동 산유국의 맹주인 사우디의 원유 증산 등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지지율이 바닥이다. 국내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인권을 중시하는 외교 원칙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CNN은 “미국의 도덕적 분노보다 사우디 왕세자가 오래 버텼다”고 지적했다. 미 언론 액시오스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7일 핵심 각료들에게 고물가 대응을 위해 중국에서 수입되는 소비재 일부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 인하 구상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전거 등 중국산 소비재는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 시절 중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 대상에서 뺄지 결정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진행하도록 미 무역대표부(USTR)에 명령하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 美 민주당, 정유사 초과 이익에 징벌적 증세집권 여당인 민주당도 선거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원 금융위원장인 론 와이든 민주당 의원(오리건)은 이윤율이 10%를 넘어서는 정유사의 경우 10%를 초과하는 이윤에 대해 기존 법인 세율(21%)의 두 배인 42%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고유가로 수세에 몰리자 대형 정유사의 초과 이익을 휘발유값 상승의 주범으로 간주하고 이들에게 징벌적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금까지 기름값으로 궁지에 몰릴 때마다 에너지 기업들의 과도한 이익을 거론하며 ‘정유회사 때리기’를 반복해 왔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한 노조 행사에 참석해 “미국에 대해 지금보다 더 낙관적인 적이 없었다”며 자신의 경제적 성과를 강조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전 세계 가상화폐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급등세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고 이에 따라 경기침체를 야기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뒤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14일(현지 시간) 전체 인력의 18%를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직원 수가 약 5000명인 것을 감안하면 1100명가량이 한꺼번에 해고되는 셈이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직원 이메일에서 “경기가 10년 동안의 호황을 끝내고 침체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가 ‘가상화폐의 겨울(crypto winter)’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감원 이유를 밝혔다. 겨울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회사가 과거 강세장에서 너무 빨리 성장했다고도 했다. 코인베이스는 가상화폐의 급락세가 본격화되지 않은 올 초만 해도 직원 2000명을 추가로 뽑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얼마 뒤 신규 채용을 중단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후 주가가 계속 곤두박질치자 감원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상장한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올 들어 79% 급락했다. 가상화폐의 대표 주자 비트코인 가격 역시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70% 가까이 떨어진 2만2000달러 내외로 하락했다. 코인베이스 같은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거래 수수료로 대부분의 이익을 보기 때문에 투자 열기가 식으면 고스란히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른 업체도 인력 줄이기에 착수했다. 가상화폐 대출·중개업체 블록파이 역시 13일 “거시경제 환경이 극적으로 변했다”며 직원 20%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구단 LA 레이커스의 안방구장 이름을 차지한 가상화폐 플랫폼 회사 크립토닷컴 또한 5%의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가상화폐 대출업체 셀시우스네트워크는 인출 및 송금을 중단했고,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도 인력 감축 계획을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붕괴 수준인 가상화폐 업계 상황이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닷컴 버블’ 붕괴를 연상시킨다고 진단했다. 리 레이너스 듀크대 교수는 “가상화폐 업계의 음악이 꺼져 버렸다”며 관련 기업 및 플랫폼의 상당수가 얼마나 위험하고 지속 불가능한 기반 위에 서 있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삼성전자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의 홈구장 리노베이션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메츠 구단은 14일(현지 시간) 뉴욕시 메츠 구장인 씨티필드에서 ‘삼성 테크 서밋’ 행사를 열고 경기장 내 디스플레이 설치 상황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씨티필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디스플레이 부문 공식 파트너로 선정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관중석 곳곳에 가느다란 띠 형태의 ‘리본 디스플레이’와 300개의 LCD 스크린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외야석의 대형 전광판은 내년 시즌 개막 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전광판 제작이 끝나면 관중들은 자리를 떠서 매점 등을 이용할 때도 주요 경기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광판 뒷면에도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인근 라과디아 공항 등을 오가는 사람들이 차에서도 경기 상황을 지켜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필드 주요 랜드마크인 야구장 입구 ‘재키 로빈슨 광장’에도 당일의 출전 선수 라인업을 소개하는 LED 사이니지가 삼성전자에 의해 설치돼 운영 중이다. 한편 이날 열린 메츠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경기에 앞서 최경식 삼성전자 북미총괄이 시구를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강화 우려로 코스피가 2,500 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9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한국 경제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저성장 등 ‘복합위기’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46% 하락한 2,492.9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500 선 밑으로 내려온 건 2020년 11월 13일(2,483.87)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특히 3일(2,670.65)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원화 가치도 나흘 연속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4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286.4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2일(1288.6원)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장중 한때 1292.5원까지 오르며 지난달 12일(1291.5원) 연고점을 경신했다. 가상자산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500여 일 만에 3000만 원 아래로 떨어졌고, 이더리움도 140만7000원까지 내려앉으며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 15일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13일 전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이 다음 달에도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복합위기가 시작됐고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급 측면에서 물가 상승 요인이 나온 것이기 때문에 공급 사이드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취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슈퍼달러’ 펀치에 환율 나흘째 치솟아… “1300원 돌파 시간문제”[‘자이언트 스텝’ 공포]美 금리인상 전망에 달러 수요 급증… 장중 연고점 1292.5원까지 올라원자재난 기업들, 환율 쇼크 겹쳐… 항공사 “10원 오르면 410억 손실”“코스피, 약세장인 베어마켓 진입… 인플레 공포에 2400 무너질 수도” “5개 솔드(sold) 90원!” “던(done)!”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2층 외환 딜링룸. 암호 같은 용어가 오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1290원에 500만 달러를 사겠다는 주문이 순식간에 체결됐다. 장중 환율이 연고점인 1292.5원까지 오른 이날, 평소보다 많은 전화가 몰렸다. 점심시간을 전후해 환율이 1280원대로 내려가자 달러를 사려는 전화가 더 많이 몰렸다. 그러자 오후 2시 25분 모니터에 표시된 환율이 1290원을 또다시 넘었다. 이번에는 달러를 파는 거래가 속출하며 여기저기서 “보트(bought)” 외침이 들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전날보다 2.4원 오른 1286.4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할 것으로 예상돼 ‘금융위기의 바로미터’로 읽히던 달러당 1300원 선을 뚫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물가와 기업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 장중 연고점 뚫은 원-달러 환율14일까지 나흘 연속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것은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에 ‘슈퍼 달러’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높은 금리 혜택을 보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고(高)환율은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달러로 표시된 해외 수입품 가격이 더 비싸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미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9개월 만에 최고로 뛰었다. 당분간 5, 6%대 고물가가 예상된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이 0.06%포인트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환율 쇼크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은 환율에 따라 생사가 좌우된다”고 전했다. 특히 달러로 항공기 대여료, 유류비 등을 결제하는 항공사는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항공은 1분기(1∼3월) 공시에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환손실 410억 원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통상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는 공식도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로 소비 침체 국면이 올 수 있어서다.○ “베어마켓 진입, 2,400도 깨질 수 있어”이날 코스피는 2,492.97원에 마감해 약 1년 7개월 만에 2,500 선을 내줬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하지 않았다는 불안감과 미 연준이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는 불신에 2,400도 깨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이 더 오르면 경상수지가 악화되면서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고 투자금이 빠져나가며 환율과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위기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은 과거보다 외환보유액이 늘어나고 단기 외채가 줄어드는 등 기초체력이 나아졌다”며 “한미 금리가 역전하더라도 대규모 자본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에도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잡히지 않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 15일(현지 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다음 달 FOMC에서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14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8% 올랐다. 미 생산자물가는 3월(11.5%), 4월(10.9%)에 이어 3개월 연속 10%대 이상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연준을 향한 비판도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돈 풀기 정책의 여파로 인플레이션 경고등이 오래전부터 울렸는데도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다가 통화정책을 실기(失期)한 끝에 금융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까지 내몰렸다는 것이다. 금리 선물(先物)을 통해 통화 정책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14일 오전 1시(미 동부 시간) 기준 현재 0.75∼1.00%인 미 기준금리가 이번 FOMC 이후 1.50∼1.75%까지 오를 것으로 보는 의견이 92.5%에 달했다. 7월 FOMC에서 금리가 2.25∼2.50%까지 오를 것으로 보는 확률도 79.7%에 이른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1.00%포인트 올릴 가능성 역시 ‘사소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도 높아졌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침체 위험이 30% 정도라고 예상했지만 50%에 가까워진 것 같다”고 했다. 미 증시도 급락했다. 13일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2.79%, 4.68%씩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역시 3.88% 떨어졌다. 특히 1월 전 고점보다 21% 이상 하락해 증시가 3개월 동안 20% 이상 하락하는 상황을 뜻하는 ‘약세장’(베어마켓)에 공식 진입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연준이 세계 금융위기 시절의 대책이었던 ‘제로(0)’ 금리와 확장 재정에만 매달리는 바람에 현 상황을 맞이했다며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이라는 새 위기에 낡은 전술로 맞섰다”고 비판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일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경제 관료 및 연준 수뇌부가 오바마 행정부 때 발생한 실업률 급등의 재연을 우려해 금리 인상 시점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강화 우려로 코스피가 2,5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9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한국 경제가 ‘복합위기’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46% 하락한 2,492.9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500선 밑으로 내려온 건 2020년 11월 13일(2,483.87)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특히 3일(2,670.65)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외국인이 2758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원화 가치도 나흘 연속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4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286.4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2일(1288.6원)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장중 한때 1292.5원까지 오르며 지난달 12일(1291.5원) 연고점을 경신했다. 가상자산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500여 일 만에 3000만 원 아래로 떨어졌고, 이더리움도 140만7000원까지 내려앉으며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 15일 이틀 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13일 전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이 다음달에도 FOMC에서도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복합위기가 시작됐고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급 측면에서 물가 상승 요인이 나온 것이기 때문에 공급 사이드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취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의 물가 급등세가 예상보다 장기화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한꺼번에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점점 커지고 있다. 0.75%포인트 금리 인상은 만일 현실화되면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14, 15일 이틀 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연준은 앞서 지난달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고 향후 두어 번 더 ‘빅 스텝’을 가동할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은 8.6%로 나옴에 따라 ‘빅 스텝’으로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인플레이션 지표가 더 뜨겁고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옴에 따라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1994년 이후 가장 큰 금리 인상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15일 오후(한국시간 16일 새벽) 새로운 기준금리를 공개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앞서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을 해 왔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라앉고 물가가 내려간다는 분명하고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면서 “그런 증거가 없다면 우리는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들의 1년 간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6.6%로 2013년 6월 조사 시작 이래 역대 최고치였던 올 3월과 동률을 이뤘다.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높으면 그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가 높아지기 때문에 실제 물가에도 악영향을 준다. 월가의 일부 금융회사들도 ‘자이언트 스텝’ 전망에 힘을 실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와 제프리스그룹은 5월 물가지표가 공개된 직후 이번 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금융투자회사 그랜트 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물가 대처가 늦었고 그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며 “연준은 0.75%포인트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선물(先物)을 통해 통화 정책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번주 회의에서 0.75%포인트 인상을 점치는 쪽은 13일 오후 10시반(미 동부시간) 기준 97% 안팎에 이른 반면,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3% 가량에 그쳤다. 1주일 전만 해도 0.5%포인트 인상 전망이 95%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의 전망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발 긴축 공포에 한국과 아시아 증시가 3%대 폭락을 하는 ‘검은 월요일’이 재연됐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전망되자 한국 주식과 원화,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도 가속화하고 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에 갇힌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52%(91.36포인트) 폭락한 2,504.5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낙폭은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4.72% 급락한 828.77에 마감했다. 2020년 6월 15일(―7.09%)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3.01%)와 대만 자취안지수(―2.36%), 홍콩 H지수(―3.54%) 등 아시아 증시도 파랗게 질렸다. 유럽 유로스톡스50지수(―2.50%), 프랑스(―2.39%), 독일(―2.22%) 증시도 이날 오후 9시 현재 2%대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주요 지수가 2∼3% 급락한 채 개장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중 1월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약세장에 진입했다. 원화 가치와 국채 가격도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5.1원 급등(원화 가치 급락)한 1284.0원에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514%로 2012년 4월 6일(3.54%) 이후 가장 높았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무역적자는 138억2200만 달러(약 17조8000억 원)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4월 경상수지가 2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서 3년 만에 경상·재정수지가 적자인 ‘쌍둥이 적자’가 전망된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 경제학자 49명을 설문한 결과 70%가 내년 안에 경기 침체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상원이 총기 규제를 일부 강화하는 입법에 합의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당적으로 합의한 데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지하고 있어 의회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12일 양당 10명씩의 상원 협상단이 ‘레드플래그(red flag)법’을 시행하는 주(州)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담은 협상안에 합의했다고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레드플래그법은 위험인물로 판단된 사람이 총기를 가질 수 없도록 경찰이나 가족, 지인 등이 법원에 청원해 받아들여지면 총기를 압수하는 법이다. 전체 50개 주 가운데 19개 주가 도입한 이 법을 연방정부 지원으로 더 많은 주에서 채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합의안은 또 18∼21세가 총기를 구매할 경우 범죄기록 및 정신건강 상태를 당국이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원조회 강화 내용도 담았다. 총기 사건이 빈번한 일선 공립학교의 안전 및 정신건강 프로그램 강화 방안도 들어 있다. 다만 공격용 소총 판매 금지나 총기 구입 가능 연령을 21세(현행 18세)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 등 민주당이 요구해온 핵심 내용은 빠졌다. 최근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 난사 범인이나 뉴욕주 흑인 거주지역 슈퍼마켓 총격범은 모두 18세였다. 그럼에도 공화당의 집요한 반대를 뚫고 총기 규제 강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합의안은 (총기 규제 강화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담기진 않았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한 걸음을 의미한다”면서 의회의 빠른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총기 사고 유족이나 피해자들도 대체로 환영했다. 2011년 6명이 숨진 총기 난사 사건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생존한 개브리엘 기퍼즈 전 애리조나주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오늘 우리나라는 총기 안전에 대한 초당적 합의 발표로 중요한 전진을 하게 됐다”고 평가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글로벌 인플레이션 악화로 미국이 내년 경기 침체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전망이 나왔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물가상승세를 잡기 위해 강한 긴축 정책을 도입할 경우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경착륙’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경제학자 4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0%는 내년 안에 경기 침체가 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응답자 38%는 미국의 경기 침체 시기로 내년 상반기(1∼6월)를 꼽았다. 내년 하반기(7∼12월)라고 응답한 학자는 30%였다. 2%는 올해 말로 예상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올릴지에 대해서는 응답자 55%가 3∼4%를 꼽았다. 현재 기준금리 0.75∼1.00%의 3배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FT는 “이번 설문 결과는 경제적 고통을 일으키지 않고 수요를 꺾을 수 있다는 연준 입장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제학자들은 연준의 빠른 긴축으로 경기 침체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는 얘기다. 지난주 미 CNBC방송의 주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2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응답자는 아무도 없었다. 응답자 68%는 경기 침체 시기로 내년 상반기를 꼽았다. 77%는 뉴욕 증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30,000 선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봤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12일 CNN에 출연해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고 실업률이 낮은 경우 거의 항상 2년 안에 경기 침체가 찾아왔다”면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망은 너무 낙관적인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을 줄곧 비판해왔다. 과도한 돈 풀기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은 현실이 됐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6% 급등해 41년 만의 최대 폭 상승을 이어갔다. 그는 “물가는 더 오를 위험이 있다”며 “물가가 아주 빨리 내려갈 확률은 작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서머스 전 장관 의견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경기 연착륙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경기 침체가 올 수도 있지만 연준은 연착륙을 달성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현재 경제가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과 유사하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