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

권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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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듣고 싶은 것만 들리는 시대. 한 쪽에만 속 시원한 기사보다는 양쪽 모두 불편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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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2~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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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력범 신상공개, 올해 8명 ‘최다’… 7명이 스토킹 등 여성-약자 대상

    경찰이 14일 신변보호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준(25·사진)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이 올해 신상을 공개한 강력범죄 피의자는 이석준을 포함해 총 8명이다. 2010년 신상공개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다. 이 중 7명은 여성 및 약자, 스토킹 대상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등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강력범죄 피의자 2∼5명의 얼굴 사진과 이름, 나이 등 신상이 공개됐다. 올해는 지난달 24일부터 약 3주 사이 김병찬(35), 권재찬(52), 이석준 등 3명의 신상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신상공개 된 피의자가 8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2010년 개정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특정 강력범죄자의 신상공개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2015년에는 제도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강력범죄 피의자 얼굴 및 신상 공개 지침’을 마련했다. 올해 공개된 8명 중 7명은 스토킹하던 상대방을 해쳤거나, 여성 또는 10대를 공격해 숨지게 한 이들이다. 4월 신상이 공개된 김태현(25)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여성 A 씨가 연락을 거부하자 2개월간 A 씨를 스토킹하고, 올 3월 A 씨의 여동생과 어머니, A 씨를 차례로 살해했다. 7월 제주에서는 옛 동거인과 관계가 악화되자 앙심을 품고 동거인의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백광석(48)과 공범 김시남(46)의 신상이 공개됐다.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여성 B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김병찬은 B 씨를 지속적으로 스토킹하다 결국 살해했다. 이석준도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어머니를 숨지게 하고 13세인 동생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석준이 범행을 모두 시인하고 있고, 현장 감식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며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와 2차 피해 우려 등 공공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근 스토킹이나 약자 대상 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피의자 신상공개도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살인이나 스토킹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감수성이 높아졌고, 그만큼 국민적 분노도 커진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공개위원회는 공개 여부 검토 때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인지, 사회 불안을 일으키는지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약자나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공분이 커지는 만큼 신상공개제도도 국민의 법감정에 일부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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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력범 신상공개 올해만 8명 ‘최다’…7명이 여성-약자 등 대상

    경찰이 14일 신변보호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준(26·사진)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이 올해 신상을 공개한 강력범죄 피의자는 이석준을 포함해 총 8명이다. 2010년 신상공개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다. 이 중 7명은 여성 및 약자, 스토킹 대상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등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강력범죄 피의자 2~5명의 얼굴 사진과 이름, 나이 등 신상이 공개됐다. 올해는 지난달 24일부터 약 3주 사이 김병찬(35), 권재찬(52), 이석준 등 3명의 신상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신상공개 된 피의자가 8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2010년 개정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특정 강력범죄자의 신상공개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2015년에는 제도 일관성 유지를 위해 ‘강력범죄 피의자 얼굴 및 신상 공개 지침’을 마련했다. 올해 공개된 8명 중 7명은 스토킹하던 상대방을 해쳤거나, 여성 또는 10대를 공격해 숨지게 한 이들이다. 4월 신상이 공개된 김태현(25)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여성 A 씨가 연락을 거부하자 2개월간 A 씨를 스토킹하고, 올 3월 A 씨의 여동생과 어머니, A 씨를 차례로 살해했다. 7월 제주에서는 옛 동거인과 관계가 악화되자 앙심을 품고 동거인의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백광석(48)과 공범 김시남(46)의 신상이 공개됐다.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여성 B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김병찬은 B 씨를 지속적으로 스토킹하다 결국 살해했다. 이석준도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어머니를 숨지게 하고 13세인 동생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석준이 범행을 모두 시인하고 있고, 현장 감식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며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와 2차 피해 우려 등 공공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근 스토킹이나 약자 대상 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피의자 신상공개도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살인이나 스토킹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감수성이 높아졌고, 그만큼 국민적 분노도 커진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공개위원회는 공개 여부 검토 때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인지, 사회 불안을 일으키는지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약자나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공분이 커지는 만큼 신상공개제도도 국민의 법감정에 일부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2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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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지킨 제복, 잊지 않겠습니다

    “해적에게 납치돼 극한 상황에 몰려 있던 우리 국민들은 국군 전투복을 보는 순간 ‘이제 살았다’며 마음을 놓았다고 합니다. 우리 제복이 앞으로도 신뢰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국가와 국민 보호에 헌신하겠습니다.” 제10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해군 특수전전단(UDT) 김정호 준위(47)는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때 마주했던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의 얼굴이 아직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김 준위는 “당시 태극기가 새겨진 UDT 전투복을 보고 환하게 웃던 선원들의 표정은 지금도 두려움을 무릅쓰고 작전 현장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1994년 하사로 임관한 김 준위는 군 생활 동안 여명작전 외에도 천안함 피격사건 구조작전(2010년), 한진텐진호 구출작전(2011년) 등 주요 작전과 여섯 차례 해외 파병에 지원해 헌신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김 준위는 6개월 전만 해도 청해부대 34진으로 파견돼 시상식 참가가 어려웠지만, 근무지가 국내로 바뀌어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김 준위는 “하늘, 땅, 바다를 모두 누비는 UDT는 전투복, 잠수복, 낙하산 장비를 번갈아 가며 입는다. 모든 제복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근무하겠다”고 말했다.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제복 공무원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동아일보와 채널A가 2012년 제정했다. 10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국방부 경찰청 소방청 해양경찰청이 추천한 후보 중 대상 1명과 제복상 5명, 위민경찰관상 2명, 위민소방관상 3명, 특별상 1명 등 모두 12명에게 시상했다.“숭고한 뜻 기억해줘 감사”… 상패속 아들 이름 어루만지며 눈물 군인-경찰-소방관 등 12명 수상… 유명 달리한 4명은 유족이 참석작전 중 부상 입은 수상자도 많아… “돌아와줘 고맙다는 동료 말에 뭉클” “동생이 순직한 지 약 1년 만이었던 올 6월에 수상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아직도 동생을 생각해 주시는 분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제10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이 열린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정대종 씨(37)는 행사장 화면에 나오는 동생 고 정호종 경장(통영해양경찰서 구조대·당시 34세)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봤다. 정 경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정 씨는 지난해 6월 동생의 실종 소식을 들었던 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정 씨는 “아닐 거다, 아닐 거다 하면서 통영에 도착하고 난 뒤 순직한 동생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때는 가족을 챙기느라 다 슬퍼하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정 경장은 목표의식이 뚜렷해 하고자 하는 일에 끝까지 도전해 결국 해내는 동생이었다. 정 씨는 “(동생이) 운동을 좋아하고 잘했다. 수영 강사와 다이버 등으로도 활동했었고, 특수 구조를 위한 준비도 했었다. 그러다 사람을 구조하는 일에 보람을 느껴 경찰의 길을 택한 것 같다”고 했다. 정 경장은 지난해 6월 7일 경남 통영 홍도 인근 해상 바위섬 동굴에서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는 작전에 투입됐다. 구명줄을 들고 동굴에 진입한 정 경장은 다이버들을 대신해 파도를 맞아가며 곁을 지키던 중 탈진 증상을 보이다 물속으로 사라졌다. 정 씨는 “동생이 집에서 출퇴근을 했는데, 아직도 동생의 방이 집에 그대로 남아 있다”며 “우리 가족들에게 동생은 여전히 곁에 남아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날 수상한 12명의 경찰과 소방관, 군인 중 4명은 정 경장처럼 작전이나 근무 중 순직한 이들이었다. 아들과 동생, 남편을 대신해 시상식에 참석한 가족들은 안타까움과 자랑스러움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위민소방관상을 받은 전남소방본부 순천소방서 고 김국환 소방장(당시 29세)은 지난해 7월 전남 구례군 피아골 계곡에서 물에 빠진 피서객을 구하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아들의 상패를 받아든 어머니 김순면 씨(59)는 눈물을 훔치며 상패에 새겨진 아들의 이름을 어루만졌다. 아버지 김도근 씨(68)는 “오랜만에 아들의 사진을 보니까 너무 보고 싶다. 지금도 저녁이 되면 그냥 집으로 올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위민소방관상을 받은 강원도소방본부 속초소방서 고 김종현 소방교(당시 29세)는 2011년 고양이를 구조하다 추락해 순직했다. 대민 지원 도중 사고를 당했다는 이유로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이 거부됐다가 재판을 거쳐 2014년 현충원에 안장됐다. 부인 박은주 씨(39)는 “10년이 지났지만 남편의 동료들은 남편을 몸을 사리지 않던 소방관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위민경찰관상을 받은 고 이종우 경감(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당시 54세)은 정(情)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부인 손정희 씨(51)는 “근무 중 집에 가지 못하는 시민을 발견하면 차비를 주기도 하고, 밥을 못 먹는 사람이 있으면 밥값을 내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 경감은 지난해 8월 6일 춘천시 의암호에서 춘천시 환경감시선 직원 등을 구조하는 작업을 수행하던 중 순찰정이 전복돼 순직했다. 수상자들은 작전 중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경우가 많다. 위민소방관상을 받은 대구소방안전본부 수성소방서 정석후 소방장(40)은 3년 6개월간의 휴직을 마치고 내년 1월 복귀를 앞두고 있다. 2018년 6월 대구 수성구의 한 식당 철거 현장에서 불이 나 출동했던 정 소방장은 배전반에 접근하다 특고압전기에 감전돼 전신 17%에 2∼4도의 화상을 입었다. 정 소방장은 “‘돌아와 줘서 고맙다’는 동료의 말이 가장 뭉클했다. 국민 안전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위민경찰관상을 받은 전북경찰청 익산경찰서 조보라 경장(28)은 지난해 11월 음주 측정에 불응하는 피의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도주 차량에 매달렸다 떨어지면서 얼굴 등을 크게 다쳐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지금도 코 부근에 흉터가 남아 있다. 조 경장은 “그때는 저도 모르는 제 안에 있던 사명감이 발휘가 된 것 같다. 내가 희생함으로써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30년 넘는 경찰 생활 중 20년을 형사과에서 일한 베테랑 형사 강원경찰청 태백경찰서 전욱창 경감(57)은 지난 3년간 춘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장으로 일하며 피해액 500만 원 이하의 생활범죄 793건을 맡아 총 922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 경감은 “상금 일부를 근무했던 경찰서와 시도청 경찰 등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놓으려고 한다”며 웃었다. 제복상 수상자인 부산해양경찰서 수사과 이경열 경감(50)은 20년간 수사 업무를 담당한 베테랑 형사다. 이 경감은 2016년 광현호 살인 사건, 올해 2월 발생한 1050억 원 상당 마약 밀반입 사건 등 굵직한 해경 사건을 맡아 왔다. 이 경감은 “오랜만에 입은 경찰 정복이 어색하다”면서도 “제복을 입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꿀 만한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金총리 “제복 공무원 덕분에 안전한 삶 누려” 제복상 시상식에 격려의 축전… “자긍심 갖도록 처우 개선 노력” “제복을 입은 분들의 가슴속에 있는 이웃과 국민을 향한 따뜻한 사랑 덕분에 우리가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3일 열린 ‘제10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 이 같은 축전을 보내 수상자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김 총리는 축전에서 “타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희생의 본질은 사랑”이라는 대상 수상자 김정호 해군 특수전전단 준위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이어 “수상자로 선정된 한 분 한 분의 사연을 자세히 읽었다. 제복 공무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총리는 업무 중 순직한 고 정호종 경장과 고 김종현 소방교, 고 김국환 소방장, 고 이종우 경감에 대해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은 기념사에서 지난 10년간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로 선정된 영웅들에 대해 “이분들 덕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영예로운 제복상’은 동아일보와 채널A가 2012년 제정했으며 이후 10년간 125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김 사장은 이어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12명의 이름과 사연을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우리 사회 영웅들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겠다. 순직한 분들을 비롯한 수상자들과 오늘도 현장을 지키는 제복 공무원들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사위원장을 맡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영예로운 제복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제복 공무원에 대한 존경심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확신하며 심사를 진행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를 묵묵히 수행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했다”며 “각 기관의 업무 특성과 위험도도 심사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단에는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와 인요한 국제진료센터 소장,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 이승헌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이종훈 채널A 뉴스A에디터가 참여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 이흥교 소방청장, 정봉훈 해양경찰청장, 이영규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태길 한화그룹 사장, 송지헌 현대중공업 전무, 금동근 두산 전무, 김준영 현대백화점 상무 등이 참석했다.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대상김정호 준위(해군 특수전전단)◇제복상김민석 중령(육군 53보병사단)전욱창 경감(강원경찰청 태백경찰서 수사과)최은해 경위(전북경찰청 전주덕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과)김창수 소방위(경기도소방 고양소방서 119구조대)이경열 경감(부산해양경찰서 수사과)◇위민경찰관상고 이종우 경감(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조보라 경장(전북경찰청 익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위민소방관상정석후 소방장(대구소방안전본부 수성소방서)고 김종현 소방교(강원도소방본부 속초소방서)고 김국환 소방장(전남소방본부 순천소방서)◇특별상고 정호종 경장(통영해양경찰서 구조대)심사위원한덕수 전 국무총리(심사위원장)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인요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권기범 기자 kaki@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 202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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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폭행-불법촬영” 신변보호 여성 진술에도 가해자 입건 안했다

    경찰이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20대 남성을 범행 4일 전 조사하면서 여성으로부터 “감금, 폭행, 성폭행, 불법촬영 피해를 당했다”는 진술을 받고도 이 남성을 체포하거나 입건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10일 여성 A 씨의 집에 찾아가 흉기로 A 씨의 어머니(49)를 살해하고 남동생(13)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를 받고 있는 이모 씨(26)는 6일 대구 수성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A 씨 아버지로부터 “딸이 감금된 것 같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이 씨를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에 데려왔다. 이날 A 씨는 이 씨와 분리된 상태로 조사를 받으면서 “이 씨에게 납치·감금돼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고 카메라로 촬영도 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서는 7일 범행 발생 지역을 관할하는 충남 천안 서북경찰서로 사건을 넘겼고 서류 결재 등 과정을 거쳐 9일 서북서가 사건을 접수했다. 이 씨가 10일 A 씨의 집에 찾아가 범행을 했을 당시 경찰은 이 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채 입건 전 조사를 하던 상태였다. 서북서 관계자는 “대구 수성서에서 사건 서류를 넘겨받자마자 피의자가 서울 송파구에서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창룡 경찰청장은 13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경찰의 기본 사명인데 국민들에게 걱정과 불안을 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14일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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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나달라” “못 헤어져” 스토킹 남성 구금-체포 잇따라

    30대 여성에게 한 달 가까이 “사귀자”며 협박한 남성이 유치장에 구금됐다. 헤어지자는 여자친구의 집까지 찾아가 스토킹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히는 등 전국에서 스토킹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남 창원 중부경찰서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잠정조치 4호’를 적용해 유치장에 구금했다고 13일 밝혔다. 잠정조치는 1∼4호로 나뉘며 4호는 피의자를 유치장에 최대 한 달까지 구금할 수 있는 스토킹처벌법상 가장 강력한 사전 조치다. △1호 서면경고 △2호 100m 이내 접근금지 △3호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등이다. A 씨는 지난달부터 알고 지내던 30대 여성에게 “만나 달라”는 문자를 보내는 등 스토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포심을 느낀 여성이 A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A 씨의 재범 우려가 높다고 보고 법원이 기각할 것에 대비해 잠정조치 1∼4호를 한 번에 신청했으며 법원도 이를 모두 받아들였다. 경남에서 잠정조치 1∼4호가 받아들여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A 씨가 한 달 안에 유치장에서 풀려나더라도 1∼3호 조치는 그대로 유지된다. 경찰은 현재 피해 여성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신변 보호를 하고 있다. 인천 서부경찰서도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B 군(19)을 12일 입건했다. B 군은 이날 오전 5시부터 고등학생 C 양에게 만나줄 것을 요구하며 전화 등을 15차례 한 혐의다. C 양의 집까지 찾아갔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동갑인 두 사람은 지난해부터 500일 정도 교제했다. C 양이 최근 이별을 통보했지만 B 군이 일방적으로 연락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10월 21일 이후 한 달간 하루 평균 102.4건의 스토킹 신고가 접수됐다. 법 시행 이전(23.8건)보다 4배 이상으로 늘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창원=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2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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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변보호 여성 가족 살해’ 나흘전… 아버지 “딸 감금돼” 신고에도 체포 안해

    20대 남성이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집에 찾아가 가족을 살해하기 4일 전, 여성의 아버지가 경찰에 “딸이 감금된 것 같다”고 신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출동 경찰관은 여성에게서 “납치·감금을 당했다”고 얘기를 들었지만 현장에 있던 피의자를 체포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서울 송파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모 씨(26)는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빌라 4층에 있는 A 씨의 집에 찾아가 A 씨의 어머니(49)와 남동생(13)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의 어머니는 숨졌고 남동생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A 씨는 집에 없었다. 이 씨의 범행 4일 전인 6일, A 씨의 아버지는 딸과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딸이 감금된 것 같다”고 신고했다. 당시 A 씨의 휴대전화는 이 씨에 의해 파손된 상태였다. 경찰이 A 씨의 소재를 파악해 대구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구 수성경찰서 수사팀이 출동해 한 식당에 함께 있던 A 씨와 이 씨를 찾아냈다. 당시 A 씨의 얼굴에는 멍이 들어 있었다. A 씨는 경찰관에게 “이 씨에게 납치·감금돼 폭행을 당했고, 성폭행도 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를 현장에서 체포하지 않고 A 씨와 분리조치한 뒤 이 씨를 귀가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특정 장소에 감금돼 본인의 의지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A 씨와 이 씨의 진술도 상반됐다”며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대구 수성서는 이 씨에 대해 감금, 폭행, 성폭행, 재물손괴 등 혐의가 있다고 보고 범행 발생 지역을 관할하는 천안 서북경찰서로 사건을 7일 이송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신속히 진행되지 않는 사이 이 씨는 A 씨의 주소를 파악하고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A 씨 집 주변을 배회하며 같은 건물 거주자들이 출입하는 것을 엿보면서 공동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아냈다고 한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법적인 경로로 A 씨 집 주소를 알아봤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7일 아버지와 함께 경찰서에 방문해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은 A 씨를 112 긴급 신변보호대상자로 등록하고 스마트워치 지급, 주거지 인근 순찰 강화 등 조치를 했다. 하지만 이 씨는 3일 뒤인 10일, A 씨의 집에 찾아가 흉기로 가족들을 공격했다. 경찰은 이 씨가 집 안으로 침입한 경위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서울동부지법은 12일 오후 6시경 이 씨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씨는 이날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며 ‘범행 나흘 전에 무슨 일로 신고됐느냐’ ‘보복살인 맞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다. 경찰은 이 씨의 신상 공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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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62% “경찰 총기 사용권한 확대 찬성”

    인천 흉기난동 사건 등에서 나타난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시민들의 62%는 경찰의 총기 사용 권한 확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블록체인 기반의 온라인 투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폴’에 따르면 지난달 25일~이달 1일 인천 흉기난동 사건 관련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진압 시 경찰의 총기 사용 권한을 보다 자유롭게 풀어줘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2.3%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21.8%에 그쳤다. 해당 설문에는 3만8551명이 참여했다. 설문에는 “대응이 강력해진다면 범죄 건수도 줄어들 것” “내가 낸 세금으로 안전과 재산을 제대로 지켜준다면 경찰의 성별도, 총기 사용 여부도 상관 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응답자의 55.2%는 경찰의 부실 대응이 현장 경찰관의 성별과는 무관하고, 기본자세와 태도의 문제라고 답했다. 10월 발간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형사정책연구 127호에 수록된 ‘대상자 특성이 경찰 물리력 행사에 미치는 영향 연구’ 논문에 따르면 2019년 12월~지난해 11월 서울의 교통 및 지역 경찰이 물리력을 동원한 진압 사례 383건 중 권총 등 ‘고위험 물리력’을 행사한 경우는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2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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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총, 오늘 2주만에 또 2만명 집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4000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가 27일 서울 도심에서 2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총궐기 대회를 연다. 법원이 26일 민노총의 집회금지 통보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지만 민노총은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할 방침이다. 13일 서울 동대문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일 집회 최대인 2만 명 규모의 불법 집회를 한 지 2주 만에 재차 불법 집회를 여는 것이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27일 오후 2시 서울 도심에서 총궐기 대회를 연다. 공공운수노조를 비롯해 관련 단체들이 이날 서울에서 열겠다고 신고한 집회는 모두 139건이다. 대부분 수십 명에서 499명 규모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백신 접종 완료자 또는 유전자증폭(PCR)검사 음성 확인자 등으로만 최대 499명까지 집회가 허용된다. 경찰과 서울시는 이들 중 종로, 남대문, 여의도 등 대규모 도심 집회로 번질 우려가 있는 122건에 대해 금지를 통보했다. 보수 성향 단체들도 이날 서울 광화문 등 도심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민노총은 금지 통보 집회 중 2곳에 대해 법원에 집회금지 통보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서울행정법원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민주버스본부가 서울시장 등을 상대로 낸 신청을 각각 기각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산하 조직의 집회들을 싸잡아 불법이라 낙인찍는 폭력적인 국가 권력의 행태를 규탄한다”며 “총궐기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도심과 여의도를 중심으로 임시검문소를 운영해 금지 통보된 집회에 참가하기 위한 목적의 관광버스와 방송 및 무대 차량을 차단할 예정”이라며 “주요 도로의 교통 불편이 예상되므로 이동 경로를 미리 확인하고 정체 구간을 우회해 달라”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 상황에 따라 서울 종로구 사직로와 세종대로,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및 여의대로 일대를 통과하는 지하철을 무정차 통과시키고, 노선버스는 우회 운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민노총은 올 7월부터 예고하지 않은 장소에서 수천 명 이상이 참석하는 대규모 불법 집회를 열어 왔다. 7월 3일 8000명(주최 측 추산)이 종로구 종로2, 3가에서 기습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0일에는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1만3000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집회를 열었고, 이달 13일에는 동대문역 사거리에서 2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경찰청 인권위원회는 22일 김창룡 경찰청장에게 “집회 주최 측이 방역지침 준수를 약속하고 이를 신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뒷받침할 경우 집회 및 시위에 대한 금지 통고 처분을 자제하는 등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을 표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이 사실상 한 장소에 모이는 대규모 단일 집회를 여는 만큼 방역 지침을 어기는 것으로 보고 집회를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25∼27일 총파업을 하고 있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25일 전국 곳곳에서 출정식 등 집회를 열었다. 참여한 노조원은 5000여 명(경찰 추산) 규모다. 26일에는 3500여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화물차 운행을 방해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부산 남구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인 60대 남성이 25일 오후 9시 50분경 비조합원 소속 화물차의 진입을 막던 중 이를 제지하는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북 포항에서도 물류창고의 차량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조합원 4명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2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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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총, 2주 만에 또 불법집회 강행…경찰 “주말 도심 교통통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4000명 안팎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가 27일 서울 도심에서 2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총궐기 대회를 강행한다. 13일 서울 동대문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일 집회 최대 규모인 2만 명 규모의 불법 집회를 한지 2주 만에 재차 불법 집회를 여는 것이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27일 오후 2시 서울 도심에서 총궐기 대회를 연다. 이들은 ‘일자리 국가 책임 강화’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집회와 행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공운수노조를 비롯해 관련 단체들이 이날 서울에서 열겠다고 신고한 집회는 모두 139건이다. 대부분 수십 명에서 499명 규모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백신 접종 완료자 또는 유전자증폭(PCR)검사 음성 확인자 등이 포함된 경우 최대 499명까지 집회가 허용된다. 경찰과 서울시는 이들 중 종로, 남대문, 여의도 등 대규모 도심 집회로 번질 우려가 있는 122건에 대해 금지를 통보했다. 보수 성향 단체들도 이날 서울 광화문 등 도심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민노총은 금지 통보 집회 중 2곳에 대해 법원에 집회금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민노총이 법원 결정에 상관없이 서울 도심 집회를 강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도심과 여의도를 중심으로 임시검문소를 운영해 금지 통보된 집회에 참가하기 위한 목적의 관광버스와 방송 및 무대차량을 차단할 예정”이라며 “주요 도로 교통 불편이 예상되므로 이동 경로를 미리 확인하고 정체구간을 우회해달라”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 상황에 따라 서울 종로구 사직로와 세종대로,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및 여의대로 일대를 통과하는 지하철을 무정차 통과시키고, 노선 버스는 우회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민노총은 올 7월부터 예고하지 않은 장소에서 수천 명 이상이 참석하는 대규모 불법 집회를 열어 왔다. 7월 3일 8000명(주최측 추산)이 서울 종로구 종로2, 3가에서 기습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0일에는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1만3000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집회를 열었고, 이달 13일에는 동대문역 사거리에서 2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경찰청 인권위원회는 22일 김창룡 경찰청장에게 “집회 주최 측이 방역지침 준수를 약속하고 이를 신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뒷받침할 경우 집회 및 시위에 대한 금지 통고 처분을 자제하는 등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을 표명했다. 경찰인권위는 13일 민노총의 동대문 집회를 언급하며 “방역 위기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의 권리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차단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이 사실상 한 장소에 모이는 대규모 단일 집회를 여는 만큼 방역 지침을 어기는 것으로 보고 집회를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25~27일 총파업을 하고 있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는 25일 전국 곳곳에서 출정식 등 집회를 열었다. 참여한 노조원은 5000여 명(경찰 추산) 규모다. 국토교통부는 26일에도 비슷한 규모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화물차 운행을 방해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부산 남구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인 60대 남성이 25일 오후 9시 50분경 비조합원 소속 화물차의 진입을 막던 중 이를 제지하는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북 포항에서도 한 물류창고에서 차량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조합원 3명이 입건됐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21-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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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집회’ 민노총위원장 집유 석방… 내일 또 집회

    대규모 불법 집회 주도 혐의로 9월 구속됐던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사진)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민노총은 양 위원장 석방 이후 첫 주말인 27일 2만 명이 참석하는 불법 집회를 예고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정종건 판사)은 7월 전국노동자대회를 비롯해 서울 도심에서 불법 시위를 주도하고 정부 방역 지침을 위반한 혐의(집회 및 시위법,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양 위원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 위원장이 노동자의 힘든 삶을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일어난 일이기는 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국민이 장기간 생활이 제약된 상황을 볼 때 지방자치단체 방침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 측은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대해 지자체장이 집회를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제한할 수 있게 해 위헌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 위원장은 이날 법원의 집행유예 선고로 84일 만에 구치소에서 석방됐다. 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는 27일 오후 2시 서울 도심에서 2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총궐기대회를 열고 집회와 행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2시에도 서울시청 앞에서 400여 명이 참석하는 청년노동자대회가 열린다. 서울시는 27일 집회에 대해 금지를 통보했다. 민노총은 7월 이후 정부의 방역 지침을 어기고 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불법 집회를 지속해 왔다. 지난달 20일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1만3000명, 이달 13일 동대문역 앞 사거리에서 2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집회를 열었다.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21-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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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억 비자금 조성’ 혐의 신풍제약 압수수색

    경찰이 국내 제약업체인 신풍제약에 대해 25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 주목받았던 국내 제약업체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반 서울 강남구에 있는 신풍제약 본사 재무팀과 경기 안산시에 있는 이 업체의 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신풍제약이 200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의약품 원료 회사와 허위 거래를 하고, 원료 단가를 부풀리는 등의 방식으로 250억 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거래 관련 문서 등을 확보해 구체적인 혐의를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풍제약 측은 “관련 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신풍제약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업체 중 한 곳이다. 이 회사가 2011년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지난해 9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시험 계획을 승인받는 등의 소식이 알려지며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코로나 테마주로 주목을 받았다. 올 8월에는 이 치료제의 임상 3상 시험이 승인됐다. 지난해 매출은 1977억 원이다. 이날 경찰의 압수수색 이후 신풍제약 주식은 장중 한때 3만66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사이 신저가를 기록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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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변보호 여성 살해’ 피의자는 35세 김병찬… 신상공개

    경찰이 신변보호를 받던 3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수감된 김병찬(35·사진)의 신상을 24일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신상공개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피의자 김병찬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병찬이 범행을 시인하고 있고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어 살인 혐의가 입증된다고 보고 공개를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미리 흉기를 준비한 뒤 피해자의 주거지에 찾아가 잔인하게 살해하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신상 공개를 통해 얻는 범죄예방 효과 등 공공의 이익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병찬은 19일 오전 11시 33분 서울 중구 저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신이 스토킹하던 A 씨(32)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병찬은 “범행이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유가족은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계획적이고 잔인한 스토킹 살인범에게 살해당한 고인과 유족의 억울함을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건 당시 경찰의 대응을 비판했다. 게시자는 “살인범은 신체적 우위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누나(A 씨)를 협박하고 괴롭히면서 공포에 떠는 모습을 즐겼다. 수시로 휴대전화를 검사해 메시지를 지우고, 어디 전화하는지 감시했다”고 했다. A 씨가 증거 제출을 위해 남겨놓은 기록에는 김병찬이 “난 너 없으면 못 산다. 헤어질 바엔 죽겠다. 하지만 혼자 죽기는 억울하니 널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했다는 내용이 있다고 적었다. 유가족은 A 씨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던 7일부터 사건이 발생한 19일까지 경찰의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A 씨가 7일 김병찬에게 협박을 당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공포감에 횡설수설하자 한 경찰관이 A 씨에게 ‘진짜 협박을 받은 게 맞냐’고 물었다고 한다. 또 “9일 김병찬이 A 씨의 회사로 찾아와 112에 신고했을 때에도 경찰이 ‘증거가 없으면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유족들은 “김병찬이 9일 100m 이내 접근과 전화 통화 등을 금지하는 잠정조치를 받았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며 책임자를 규명하고 개선 방안을 명확히 제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주장에 대해 “해당 대화는 실제로 없으며, 대신 ‘경찰을 보내주겠다. 어디로 보내면 되겠느냐’고 물었고, 피해자는 ‘지금은 현장을 벗어나 먼 곳에 있고 피혐의자도 어디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통화했던 112 접수자는 A 씨에게 “(현재 상황에선 신고에 대해) 할 수 있는 건 없는데 저녁이나 내일 출근할 때 경찰의 도움이 필요하면 다시 연락하면 도와주겠다”고 응답했고, 실제로 9일 저녁 경찰이 집까지 동행했다고 한다. 최근 김병찬 사건과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등으로 경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김창룡 경찰청장은 24일 전국 14만 경찰관에게 서한문을 보내 비상대응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김 청장은 서한문에서 “두 사건 모두 국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경찰이 현장에 있지 못했다”며 “경찰관의 자세와 교육·훈련·출동 체계 등을 심층적으로 살피고 즉시 개선할 수 있는 부분부터 확실히 일신해 나가겠다”고 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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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찰, 신풍제약 압수수색…비자금 250억 조성 혐의

    경찰이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신풍제약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반부터 서울 강남구 신풍제약 본사 재무팀과 경기 안산시의 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신풍제약이 200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의약품 원료 회사와 허위로 거래를 하고, 원료 단가 부풀리기 등을 통해 250억 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경법상 횡령)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대로 분석을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혐의를 입증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신풍제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 중인 제약사 중 한 곳이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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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흉기난동때, 경력 20년차 간부도 현장 떠났다

    인천의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여경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던 경력 20년 차 경찰 간부도 사건 현장을 떠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논현경찰서 서창지구대 소속 A 경위는 15일 오후 5시경 서창동 빌라에 출동해 건물 밖에서 신고자인 C 씨를 조사하고 있었다. B 순경은 C 씨의 아내, 딸과 함께 3층 집에 있었다. 갑자기 3층에서 비명 소리가 나자 A 경위와 C 씨는 빌라 안으로 뛰어올라갔다. 하지만 A 경위는 3층에서 내려오던 B 순경과 1층 계단 중간에서 마주쳤고 함께 다시 건물 밖으로 나왔다. 4층에 살던 D 씨(48)가 아래층으로 내려와 C 씨의 아내를 위협하며 흉기를 휘두른 직후였다. A 경위와 B 순경이 피해자들을 두고 모두 현장을 벗어난 것이다. 결국 C 씨 혼자 3층에서 몸싸움 끝에 D 씨를 제압했지만 C 씨의 아내가 흉기에 목을 찔려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건물 밖에 있던 A 경위와 B 순경은 공동 현관문이 닫혀 빌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다가 다른 주민이 문을 열어줘 뒤늦게 3층으로 올라갔다. A 경위는 2002년 순경으로 들어와 2018년 경위로 승진했다. B 순경은 교육을 마치고 올 4월 현장에 배치된 시보 경찰이다. 이들은 인천경찰청 감사 조사에서 “구조 요청을 하러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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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변보호 담당경찰, ‘스토킹 대응 매뉴얼’ 안지켰다

    신변보호를 받던 30대 여성이 전 남자친구가 휘두른 흉기에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피의자 김모 씨(35·수감 중)가 범행 8일 전 전화통화 금지 등 조치를 위반한 사실을 알고도 형사 입건을 하지 않았다. 스토킹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전화를 하는 등 잠정조치를 위반한 경우 형사 입건 조치하라는 내부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자 A 씨(32)는 11일 서울중부경찰서 소속 담당 경찰에게 “김 씨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고 알렸다. 당시 김 씨에겐 9일부터 ‘잠정조치’가 내려진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A 씨에게 100m 이내로 접근하거나 전기통신(전화통화, 메시지 전송 등)을 이용해 접근하는 것이 금지됐다. 경찰이 지난달 스토킹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일선 경찰 등에 배부한 ‘스토킹 대응 매뉴얼’에는 ‘잠정조치 위반자에 대해서는 별도로 형사 입건 조치하라’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를 입건하지 않고 “통화하거나 접근하면 안 된다”고 경고만 하는 것에 그쳤다. 결국 A 씨는 이후 8일 뒤인 19일 피해자 조사를 하루 앞두고 김 씨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다. A 씨는 피살되기 전 6차례에 걸쳐 경찰에 김 씨의 스토킹과 주거침입을 신고하는 등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호소했지만 경찰은 김 씨의 잠정조치 위반 사실을 포착하고도 매뉴얼대로 조치하지 않은 것이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A 씨의 스마트워치에서 경찰관의 목소리가 들려와 흥분해 A 씨를 흉기로 해쳤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19일 오전 11시 29분 자신의 스마트워치에 있는 SOS 버튼을 눌렀고 이에 따라 112상황실에 자동으로 통화가 연결됐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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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 피해 못막아” 김창룡, 다시 사과

    김창룡 경찰청장이 22일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를 소집해 인천 흉기 난동, 서울 신변 보호 여성 살인 사건에서 나타난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며 ‘현장 대응력 강화 TF(태스크포스)’ 등 대책을 논의했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침통하다”는 표현을 여러 번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는 경찰청 지휘부와 각 시도경찰청장, 일선 경찰서장 등 35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인천 흉기 난동 부실 대응 사건의 경우 현장 경찰관의 역량 문제, 서울 중구 신변 보호 여성 피살 사건은 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토킹 범죄자에 대한 잠정 조치 중 하나인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조치를 일선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진교훈 경찰청 차장이 주관하는 ‘현장 대응력 강화 TF’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 청장은 회의에서 “소극적이고 미흡한 대응으로 범죄 피해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재차 사과했다. 김 청장은 “국민 안전은 경찰의 존재 이유이자 궁극적 목표임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경찰의 최고 책임자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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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안전 못지켜” 김창룡 청장, 재차 사과…현장대응 강화 TF 구성

    김창룡 경찰청장이 22일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를 소집해 인천 흉기난동, 서울 신변보호 여성 살인 사건에서 나타난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며 ‘현장 대응력 강화 TF(태스크포스)’ 등 대책을 논의했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침통하다”는 표현을 여러 번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는 경찰청 지휘부와 각 시도경경찰청장, 일선 경찰서장 등 35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인천 흉기난동 부실 대응 사건의 경우 현장 경찰관의 역량 문제, 서울 중구 신변보호 여성 피살 사건은 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토킹 범죄자에 대한 잠정조치 중 하나인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조치를 일선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진교훈 경찰청 차장이 주관하는 ‘현장 대응력 강화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이 TF는 신임 경찰관 교육체계 개편, 스마트워치 위치확인 시스템 개선 등을 추진한다. 김 청장은 회의에서 “소극적이고 미흡한 대응으로 범죄 피해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재차 사과했다. 김 청장은 “국민 안전은 경찰의 존재 이유이자 궁극적 목표임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경찰의 최고 책임자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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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룡 “위험 처한 국민 지키지 못했다”… ‘흉기난동에 경찰 부실대응’ 대국민 사과

    김창룡 경찰청장이 21일 인천 남동구의 빌라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위험에 처한 국민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김 청장이 일선 경찰서 사건 처리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한 것은 올 1월 “양부모의 정인이 학대 살인 사건 수사가 미흡했다”며 사과한 이후 두 번째다. 김 청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경찰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자 소명인데도 불구하고 위험에 처한 국민을 지켜드리지 못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인천 논현경찰서장을 직위해제했고, 현장 출동 경찰관 2명에 대해서도 감찰 조사를 한 뒤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15일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출동 경찰관 2명이 현장을 이탈하는 등의 미흡한 대처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층 주민 A 씨(48)가 층간소음 문제로 아래층에 사는 B 씨 가족을 찾아가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인천 논현경찰서 관할 지구대 소속인 C 경위(47)와 D 순경(23)이 출동했다. C 경위는 빌라 1층 현관에서 신고자 B 씨를 조사했고, D 순경은 3층 B 씨 집에서 B 씨의 아내, 딸과 함께 있었다. 이때 4층에 있던 A 씨가 갑자기 3층 B 씨 집으로 내려와 B 씨의 아내에게 흉기를 휘두르자 D 순경은 지원 요청을 하겠다며 1층으로 내려갔다. 아내의 비명 소리를 들은 B 씨는 3층으로 급하게 뛰어올라왔지만 C 경위와 D 순경은 빌라 밖에 있다가 뒤늦게 3층에 도착했다. B 씨의 아내는 A 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찔려 위독한 상태다. B 씨와 딸도 흉기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다. 20일 B 씨 아내의 가족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을 올려 경찰 대응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게시자는 “B 씨 가족이 사건 이전 A 씨를 경찰에 4차례 신고했음에도 경찰이 안전을 제대로 보장해 주지 않았으며, 사건 당시에도 구두로만 A 씨를 분리하는 등 사건 전후 대처가 전반적으로 부실했다”고 했다. 1층에 있던 B 씨가 아내의 비명 소리를 듣고 같이 있던 C 경위에게 “빨리 가자”고 소리쳤지만 C 경위가 공동 현관문이 닫히도록 올라오지 않은 뒤 “비밀번호 때문”이라고 해명했다고도 적었다. 게시자는 또 “경찰이 ‘칼이 B 씨의 것인지 A 씨의 것인지 뒤죽박죽 얽혀 형부인 B 씨가 잘못될 수도 있고, A 씨가 구속되지 않고 풀려날 수도 있다’며 유가족들을 회유하려고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출동했던 D 순경은 피해자 가족에게 “피해자 구호가 먼저라고 배워 119 구조 요청을 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D 순경은 가족들로부터 “비명 소리에 3층으로 올라온 B 씨와 달리 경찰들이 1층에 머물렀던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생전 처음 겪는 상황에 트라우마가 생겨, 그 뒤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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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변보호’ SOS에도… ‘200m거리’ 담당경찰은 즉각 출동 안했다

    19일 오전 11시 29분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신변보호 대상자인 A 씨(32)의 긴급 신고가 들어왔다. A 씨가 스마트워치(위치추적 겸 비상호출 장치)의 SOS 버튼을 눌러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된 것이었다. A 씨는 헤어진 30대 남성 B 씨로부터 4개월 넘게 스토킹 피해를 당해 왔다. A 씨는 7일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B 씨가 계속 집으로 찾아와 “다시 만나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 너도 같이 죽자”며 협박했기 때문이다. B 씨는 A 씨의 오피스텔 카드 키를 훔쳐 들어가 숨어 있거나, A 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지우며 “신고할 테면 해보라”고 하는 등 A 씨를 지속적으로 위협했다.○ 집에서 SOS 보냈는데 엉뚱한 곳 수색19일 A 씨가 112 신고를 한 것은 경찰이 A 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B 씨에게 100m 이내 접근금지 명령을 내린 지 약 열흘 만이었다. 지인의 집에 피신했던 A 씨가 잠시 자신의 오피스텔에 들렀다가 B 씨와 마주친 것이다. 하지만 A 씨의 다급한 SOS는 응답을 받지 못했다. A 씨는 첫 신고 4분 뒤인 오전 11시 33분 또다시 SOS 버튼을 눌렀다. 경찰이 서울 중구 저동에 있는 A 씨 집에 도착한 것은 1차 신고 후 12분 만인 오전 11시 41분이었다. A 씨는 이미 B 씨가 휘두른 흉기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A 씨는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A 씨의 신변보호를 맡은 서울중부경찰서는 A 씨의 집에서 약 200m 떨어져 있다. 중부서 경찰관들은 불과 2, 3분이면 닿을 거리에 있었던 A 씨의 구조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A 씨의 1차 신고를 접수한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은 관할인 중부서 대신 바로 옆 남대문경찰서 명동파출소에 출동 지령을 내렸다. A 씨의 스마트워치 위치가 남대문서 관할인 명동 일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은 “통신사 기지국 중심으로 확인하는 112 시스템을 활용해 조회하는 과정에서 명동이 위치 값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명동파출소 경찰관들은 1차 신고 3분 만인 오전 11시 32분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이 출동한 곳은 A 씨의 집이 아니었다. A 씨 집에서 450m 떨어진 명동의 한 호텔에 도착해 인근을 수색했다. 당시 파출소 경찰관들은 A 씨가 집 주변에서 스토킹 피해를 당해 신변보호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현행 112 시스템을 통해 신고자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할 경우 오차 범위가 최대 2km에 달한다.○ 담당 경찰서, 신고 받고도 출동 미적그 시각, A 씨 신변보호를 담당한 중부서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A 씨가 오전 11시 29분 1차 신고를 하자마자 중부서 112종합상황실과 여성청소년과의 공용 휴대전화에 A 씨의 신고가 접수됐다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됐다. 신변보호 대상자가 스마트워치의 SOS 버튼을 누르면 담당 경찰과 관할 112종합상황실에 이름과 기지국 정보 등이 담긴 문자메시지가 발송된다. 하지만 중부서는 바로 출동하지 않았다. 여성청소년과는 신고 지역이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112상황실은 접수 시스템에 신고 내용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중부서 관계자는 “112에서 문자메시지를 받고 3, 4분간 남대문서의 확인을 거쳐 여성청소년과 담당 팀에 출동을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중부서는 A 씨가 오전 11시 33분 2차 신고를 한 뒤에야 A 씨 집으로 출동했다. 4분 뒤인 11시 37분 112상황실에는 “사람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는 주민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11시 41분 A 씨 집에 도착했을 때 B 씨는 이미 도망친 뒤였다. B 씨는 20일 낮 12시 40분경 대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B 씨는 도주하면서 A 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서울 강남의 모처에 버리고, 자신의 휴대전화는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 유가족 측은 “A 씨가 B 씨에게서 위협을 받아 친구들이 수시로 연락을 하며 안부를 묻고 동선을 파악했다고 들었다. 경찰 대응이 친구들만도 못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 씨의 지인들은 “B 씨가 9일에도 A 씨의 직장에 찾아와 행패를 부려 경찰에 신고했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고 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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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안맞으니 ‘겁쟁이’ 놀리고… 매일 가던 헬스장도 못 가”

    《소수가 된 백신 미접종자들의 고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80%를 넘었다. 이젠 소수가 된 백신 미접종자들은 일상에서 크고 작은 불이익을 실감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3주 차를 맞은 미접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80%를 넘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도 맞지 않은 국민은 923만8464명(18.0%)이다. 접종이 본격화되지 않은 소아·청소년을 제외하고 18세 이상 성인 미접종자만 추리면 305만4567명. 18세 이상 인구의 6.9%에 해당한다.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17세 이하를 제외한 20∼70대의 접종률은 80% 후반에서 90% 중반에 이르고 있다. 이제 ‘백신 접종 미완료자’는 소수자가 됐다. 접종 미완료자들에게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은 기쁘기만 한 소식이 아니다. 방역패스가 도입된 시설에 출입하기가 까다로워졌고, 정부의 방역정책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따가운 시선도 받고 있다. ○ 미접종 남매의 속앓이 “천식 가족력 때문에” “주변에서 ‘음모론 믿는 것 아니냐’ ‘겁쟁이’라면서 엄청 놀려요. 구구절절 말하기가 그래서 웃고 넘어가기는 하는데….” 서울에 사는 직장인 안모 씨(29)는 현재 집에서 자가 격리 중이다. 지난주 같은 부서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됐는데, 안 씨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됐다. 다른 직원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증상이 없어 자가 격리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미접종자인 안 씨는 꼼짝없이 자가 격리를 하게 됐다. 안 씨가 처음부터 백신을 맞지 않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주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크고 작은 후유증을 겪었다는 경험담을 접한 뒤 접종을 포기했다. 친구가 접종 후 가슴 통증으로 고생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백신을 맞을 생각이었는데 가족의 지인이 백신 접종 며칠 뒤 사망했다는 소식에 덜컥 겁이 났다. 안 씨는 “심각한 접종 부작용 사례들을 접한 뒤로는 오기로 접종을 거부하게 된 것 같다”며 “주변에는 장난처럼 말하지만 사실 접종이 두려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안 씨가 느끼는 부작용 공포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한 살 터울의 친오빠가 오랜 기간 천식을 앓아왔기 때문. ‘나도 오빠와 비슷한 체질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오빠 안모 씨(30)도 역시 미접종자다. 오빠 안 씨는 접종을 하려고 병원을 찾은 적도 있다. 그러나 오래 앓았던 천식이 발목을 잡았다. 접종 전 상담을 하던 의사는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으니 고민해 보라”고 했다. 결국 접종을 포기했다. 그는 “부작용이 없는 것도 아닌 데다 지병도 있으니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접종을 해야겠다는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 그들이 접종을 하지 않는 이유 안 씨 남매와 같은 또래인 2030세대는 백신 접종 의향이 가장 낮은 인구 집단이다. 한국리서치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 대상 중 94%가 ‘백신 접종을 받았거나 받겠다’고 답했다. 이들 중 20대(92%·18, 19세 포함)와 30대(88%)는 평균보다 낮은 비율을 보였다. 30대는 소아와 청소년을 제외하면 미접종률이 10%로 가장 높은 세대이기도 하다. 동아일보가 만난 2030세대 접종 미완료자들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이유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다. 과거 다른 백신을 접종했을 때 알레르기 반응으로 고생을 했거나, 가족 또는 주변 지인이 부작용을 겪는 것을 지켜봐 걱정된다는 것이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23)는 함께 사는 어머니가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접종을 포기했다. 이 씨의 어머니는 9월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뒤 시력 저하와 심부전증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로 ‘예방접종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75%)를 가장 많이 꼽았다. 노년층은 접종 후 이상반응이 생길 경우 위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공포감을 갖고 있다. 1차 접종을 마친 주부 한모 씨(60)는 다음 주로 다가온 2차 접종을 포기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한 씨는 수년 전 항생제 주사를 맞은 뒤 눈앞이 캄캄해지는 경험을 했다. 두드러기가 나서 몇 주간 고생하기도 했다. 그 뒤로 백신이나 항생제 주사에 큰 공포가 생겼다고 했다. “백신을 아직 안 맞았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앞으로 약속에 불러주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거예요. 울며 겨자 먹기로 접종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며칠 동안 무기력감과 어지럼증으로 고생을 했어요. 한 번은 다리에 힘이 풀려 계단에서 구를 뻔했다니까요.” 한 씨를 지켜본 자녀들도 2차 접종을 만류했다. 1차 접종 때 상담을 했던 의사도 “1차 접종 뒤 많이 불편하면 2차 접종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했다. 한 씨는 현재로선 2차 접종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친구들이 약속에 불러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여전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80세 이상 환자 중에는 자녀 등 가족들의 반대로 접종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태반”이라고 했다. 성인 가운데 미접종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은 대규모 접종을 시작한 80세 이상(15.8%)이다. ○ 헬스장도 회식도 포기… 미접종의 대가 “접종자가 딱 1명이 모자라서 전체 회식을 못했어요. 그런데 그 접종 미완료자 중 한 명이 저였거든요. 제가 회사 대표인데, 아쉽고 민망했죠.” 서울 성동구에서 직원 10여 명과 함께 일하는 청년 사업가 김모 씨(26)는 최근 자신 때문에 회식이 취소돼 직원들에게 민망했다고 한다. 수도권 최대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사적 모임이 허용되지만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접종 미완료자가 최대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김 씨는 사업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잠도 못자고 일하는 날이 많은 데다 매일 직원들을 관리해야 해 아직 백신을 맞지 못했다. 김 씨는 “혹시라도 접종 후 이틀을 앓으면 사업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 시간을 비우기가 쉽지가 않았다”고 했다. 김 씨 같은 접종 포기자는 일상에서 크고 작은 불이익을 받는다. 식사 약속에 불려가지 못하거나,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사용하는 데 제약을 겪고 있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호균 씨(28)는 퇴근 후 매일 찾던 헬스장의 이용권을 며칠 전 환불했다. 김 씨는 부작용 예방 등에 대한 정부 대처가 미흡하다고 보고 접종을 거부했다. 김 씨는 “48시간 내 음성 확인서가 있으면 헬스장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직장도 있는데 이틀마다 검사 받으러 갈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중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이유나 씨(25)는 “전체 회원 중 약 10%가 회원권 중단을 하거나 환불을 했다”고 했다. 직장인 권모 씨(40)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젓가락이 섞일 수밖에 없는 고깃집에 갔는데, 솔직히 그 친구가 손댄 반찬에는 손이 안 가더라”고 했다. 백신 미접종자였던 대학원생 고모 씨(26)는 밖에서 만난 친구들에게서 ‘교양 없고 무식하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결국 1차 접종을 받았다.○ “안전성 정확히 알려 접종 유도해야”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때만 일어난 현상은 아니다. 백신이 발명된 때부터 백신 거부감도 함께 생겨났다. 백신은 1700년대 말 제너가 ‘우두법’이라는 이름으로 천연두 예방법을 보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소의 균을 이용하는 것은 비위생적”이라는 반발이 일었다. 1870년대 영국에서는 천연두 백신 의무화에 맞서 강제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운동이 일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백신 접종 뒤 부작용을 겪었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백신 접종을 겁내거나 거부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곤 했다. 21년 전 국내에서 홍역 풍진 볼거리백신(MMR) 접종 관련 사고가 이어지자 동아일보는 백신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이렇게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원인이 백신 접종에 의한 것인지 다른 원인 때문인지 분명치 않지만 하나같이 접종 직후에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해 부모들이 공포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중략) 의사들은 원인 조사를 해보면 백신 사고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음모론을 믿거나, 반정부적인 정치 성향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편견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백신 접종 의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이었다. 백신의 안전성이 높다고 느낄수록 백신 접종 의향이 높았다는 것이다. 반면 정치 성향과 백신 접종 의향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유 교수는 “연구 결과를 보면 백신 인센티브 등을 통해 백신을 맞게 유도하는 것보다는 백신 자체의 안전성을 입증하고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것이 접종률 제고에 효율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970년대 초 백일해 백신을 둘러싸고 영국에서 시작된 논란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접종 의욕을 얼마나 떨어뜨리는지 잘 보여준다. 당시 영국의학저널에 “백일해 백신이 뇌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혹이 담긴 논문이 게재된 뒤 영국의 백일해 백신 예방 접종 비율은 기존 70∼80% 수준에서 40%대로 추락했다. 이 비율은 1992년이 돼서야 91%로 높아졌다. 코로나19 백신도 도입 초기 수많은 가짜뉴스에 시달려야 했다. 미국에서는 백신 관련 가짜뉴스를 접한 한 약사가 백신 500명분을 무단으로 폐기하는 일도 있었다. 이 인물은 올 1월 500명 이상에게 투여 가능한 모더나 백신 57병을 오염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약사는 경찰에 “백신이 인간의 유전자(DNA)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사람들을 해칠 것이라고 보고 의도적으로 오염시켰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백신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고, 부득이하게 접종을 하지 않을 경우 방역 지침 준수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가 늘고 있는 데다 돌파감염도 잦아 집단감염 개념이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을 맞고 이상이 없었다면 아나필락시스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정말 백신을 맞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모임 횟수와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줄이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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