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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프로시대를 연 당구는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니라 어엿한 스포츠로 변모하고 있다. 당구 스타들의 묘기에 가까운 플레이와 감동 스토리에 팬들은 열광하고 있다. 한때 당구장은 자욱한 담배 연기로 ‘너구리굴’로 불렸지만 실내 금연 조치로 쾌적해지면서 큐를 잡는 동호인들도 늘었다. 프로당구연맹(PBA) 출범을 이끈 김영수 총재(80)는 “국내 당구 인구는 1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전국의 당구장은 2만 개에 이른다”며 “당구는 운동과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국민 생활체육이다. 가성비가 높고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인터넷, 휴대전화에 빠지기 쉬운 학생들은 집중력을 올릴 수 있으며 식사 후 2차로 당구장을 향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김 총재의 얘기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당구를 1시간 치면 2km 이상 걷게 된다. 공을 치는 스트로크를 통해 허리를 굽혔다가 펴는 것을 반복하게 돼 근력도 키울 수 있다. 부상 방지를 위해 게임 전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 무더운 여름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노년층에게도 장점이 많다. 당구가 관절에 큰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신체활동량을 늘릴 수 있으며 정서와 사교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자칫 무료해지기 쉬운 노년층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덴마크 코펜하겐 노후건강연구소의 연구도 있다. 솔병원 나영무 원장은 “당구는 적구와 백구를 맞히기 위해 공을 보낼 길과 변화를 예상해야 한다. 지속적인 두뇌 사용으로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 당구를 처음 접한 김 총재는 사구 150점을 친다. 당구 전도사를 자처하는 그는 80대에도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당구도 기본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건강 유지 비결로는 매주 빼놓지 않고 하는 등산이다. “30년 가까이 주말이면 북한산을 찾아요. 지인들과 서울 종로구 형제봉 매표소를 출발해 대성문 대남문을 거쳐 문수봉(727m)에 오른 뒤 평창동으로 내려오면 3시간 걸려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지리산, 설악산 등 다른 큰 산도 갑니다.” 등반을 위해 매일 2km 산책을 하고 주 2회 헬스클럽도 찾는 김 총재는 늘 소식(小食)을 실천하고 있다. “문민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 일할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식습관을 배웠습니다. 식사할 때 뭐든 미리 3분의 1 정도를 덜어낸 뒤 드셨거든요.” 김 총재는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처음엔 100m, 200m라도 걸어야 한다. 차츰 거리를 늘리다 보면 못 오를 산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일단 시작부터 하시라.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40대 회사원 A 씨는 요즘 70대 아버지와 당구장을 자주 찾는다. A 씨는 “날씨가 더운데 당구장을 가면 시원하고, 담배 연기가 자욱하던 과거와 달리 깨끗한 환경이 됐다. 당구를 좋아하시는 아버지와 게임을 즐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부자간의 대화도 많아졌다. 고교생 아들이 더 크면 온 가족이 가보려 한다”고 소개했다. 당구가 국민생활 스포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9년 프로당구(PBA) 출범 후 환상적인 플레이와 남다른 스토리를 지닌 스타들이 쏟아지며 관심도 높아졌다. 4년째 PBA를 이끌고 있는 김영수 초대 총재(80)는 “국내 당구인구는 1000만 명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에 당구장은 2만 개에 이른다”며 “당구는 국민 생활체육으로 가성비가 높고 남녀노소,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에 빠지기 쉬운 학생들은 집중력을 올릴 수 있으며 식사 후 2차 장소로 당구장을 향하는 문화가 생겼다는 게 김 총재의 설명이다. 이번 시즌 개막 후 2개 대회를 치른 PBA는 4년차를 맞아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는 게 PBA 측의 설명이다. PBA는 중계 도달률이 50% 가까이 돼 프로야구에 이어 2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PBA 등록 선수만도 약 850명일 만큼 저변이 확대됐다. 김영수 총재는 “당구의 부정적 이미지를 PBA가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팬들에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노년층 신체 정신 사교 3박자 균형 도움 당구는 심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1시간 당구 게임을 하면 약 2~4km를 걷게 된다. 공을 치는 스트로크 자세를 통해 허리를 굽혔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게 돼 근력도 키울 수 있다. 당구 선수들도 과거와 달리 웨이트 트레이닝 등 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조재호(42·NH농협카드)는 이번 시즌 프로당구(PBA) 개막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신고해 상금 1억 원으로 국내 선수 상금 랭킹 1위에 나섰다. 40대 전성기의 원동력에 대해 그는 “두 달 동안 주 4회 상체 웨이트 훈련을 한 덕분에 몸의 반동을 이용해 칠 때보다 요동이 적어져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당구도 워밍업과 스트레칭 등 사전 준비 과정도 중요하다. 무더운 여름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노년층에게도 당구는 장점이 많다. 덴마크 코펜하겐 노후건강 연구소는 1주일에 적어도 4차례 당구를 치는 70~95세 남성은 당구를 치지 않는 같은 연령대 피조사자에 비해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했다고 발표했다. 관절에 큰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신체활동량을 늘릴 수 있으며 정서와 사교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자칫 무료해 지기 쉬운 노년층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게임을 하는 동안 기본적인 물리학, 기하학 같은 정신적인 수학 계산과 추정을 수행해야 한다. 당구를 잘 치기 위한 눈과 손의 협응력도 향상될 수 있다. ●무더운 여름철 안성맞춤 실내활동 솔병원 나영무 원장(스포츠의학 전공)은 “무더운 여름철 야외활동이나 운동은 땀을 많이 흘려 탈수 현상을 일으키거나 심혈관계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실내스포츠인 당구는 건강을 지키는 데 꽤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나 원장에 따르면 당구는 중강도 이상의 운동량은 아지만 당구를 치기 위해 상체와 하체를 계속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신체 활동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당구는 노년층에게 두뇌 활동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해 치매 예방도 할 수 있다. 나 원장은 “두 명에서 많게는 네 명까지 함께 경기하는 당구는 남녀노소, 신체적 상태와 연령의 구분 없이 함께 할 수 있다. 경기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비용의 부담도 적어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노년층에게 사회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고 덧붙였다. 대학 시절 처음 접한 사구 실력이 150점이라는 김영수 총재 역시 “당구는 순간적인 근육의 강도가 요구되기에 충분히 운동이 된다. 효과가 많고 가성비 높은 스포츠 활동”이라고 말했다.●30년 동안 주말 등산이 보약 당구 예찬론자를 자처한 김 총재는 80대에도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회의원,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문화체육부 장관 시절 프로농구 출범에도 힘을 보탰다.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를 역임한 뒤 72세였던 2014년에 개최된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을 맡는 체육계와도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건강 유지의 비결은 등산이다. 그는 30년 가까이 주말이면 늘 지인들과 북한산을 찾고 있다. 다른 일정이나 날씨 탓에 도저히 산에 갈 수 없으면 주중이라도 꼭 등반을 해 ‘보강’한다. “서울 종로구 형제봉 매표소를 출발해 대성문 대남문을 거쳐 문수봉(727m)에 오른 뒤 평창동으로 내려오면 3시간 걸려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설악산, 지리산 등 다른 큰 산도 갑니다.” 산을 찾기 위해 평소 세심하게 몸 관리를 하고 있다. 매일 2km 산책을 하고 주2회 헬스클럽도 찾는 김 총재는 소식(小食)을 실천하고 있다. “문민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 일할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식습관을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식사할 때 뭐든 미리 3분의 1 정도를 덜어낸 뒤 드셨거든요.” 김 총재는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100m, 200m라도 걸어야 한다. 꾸준히 자기 수준에 맞춰 차츰 거리를 늘리다 보면 못 오를 산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등산의 매력은 성취감이라는 게 김 총재 얘기다. “등산은 고난입니다. 고진감래를 느끼는 게 등산입니다. 등정했을 때 성취감을 잊을 수 없어요. 하산 후 마시는 맥주나 막걸리 한 잔은 기가 막히죠.”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샷은 100% 실패한다”는 ‘빙판의 제왕’ 웨인 그레츠키의 한 마디는 당구장에서도 명언으로 통한다. 작은 목표라도 세우고 뭐라도 실행에 옮겨보시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7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대회 명칭은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이었다. 한국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한장상 KPGA 고문(82)의 업적을 기념하는 대회다. 국내 프로골프에서 은퇴한 인물을 내세운 대회는 처음. 선수 시절 통산 22승을 거둔 한 고문은 1972년 일본오픈을 우승했고, 1973년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대회인 ‘명인열전’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그가 떠올린 최고의 장면은 KPGA선수권에 50회 연속 나선 것이다. 18세 때 데뷔해 67세까지 개근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위업이다. “아시아와 일본을 돌며 13주 연속 대회에 나갔어요. 하루 113홀을 걸어서 플레이하기도 했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 20분까지 맨땅에서 3620개의 연습볼을 친 적도 있어요.” 특유의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정확한 숫자까지 기억하고 있을 만큼 자부심이 커 보였다. 골프는 철저하게 한 방향으로만 이뤄지는 운동이라 이론적으로 척추에 좋지 않다. 52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한 한 고문은 남다른 비결을 공개했다. “연습이나 라운드가 끝나면 꼭 원래 스윙과 반대인 시계 방향으로 스윙을 해줬어요. 적어도 20∼30회, 여유가 있으면 100회 맨손 스윙을 하면 좋아요.” 8개의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이끈 한연희 전 한국 골프대표팀 감독은 “오른손잡이가 왼손 스윙을 하면 부상 방지와 유연성 강화뿐 아니라 자신의 몸에 맞는 스윙 궤도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경묵 중앙대 교수(재활의학과)는 “골퍼뿐 아니라 일반 노년층에도 코어 운동을 통한 허리 근력 강화는 중요하다. 매일 자기 나이만큼 팔굽혀 펴기, 배 밑에 쿠션 놓고 상·하체 동시 들기, 플랭크 운동을 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조언했다. 현역 시절 새벽마다 2시간 동안 서울 대모산 등정을 하며 하체 근력을 키운 한 고문은 요즘은 매일 오전 경기 하남시 미사리를 찾아 4km를 걷는다. “흙길이라 편하고 좌우에 나무가 있어 최고 코스예요. 더워지기 전 1시간 40분 정도 걸으면 아주 개운해요.” 한 달에 한두 번 골프 라운드를 나가면 80대에도 양팔의 로테이션이 뛰어난, 견고한 스윙을 선보인다. 한 고문은 50번째 KPGA선수권에서 목 디스크가 심해져 9홀을 치고 기권했다. 완주를 못한 아쉬움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그는 조화와 균형을 강조했다. “왼팔과 오른팔을 모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스윙으로 장수한 것 같아요. 뭐든 밸런스를 잘 잡아야 합니다. 과욕은 버리면서요.” 화물기 짐은 무게가 좌우에 잘 분산되도록 배치한다. 한쪽으로 쏠리면 항공유를 더 소비하고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 몸도 마음도 마찬가지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아널드 파머(미국)는 ‘명인열전’이라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 50년 연속 출전했다. 이 대회 최다 연속 출전 기록이다. 26세이던 1955년부터 2004년까지 해마다 나섰다. 며칠 전 끝난 디오픈(브리티시오픈)의 연속 출전 기록은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가 갖고 있는데 46회다. US오픈은 ‘횡금곰’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44회 연속 출전. 파머, 니클라우스도 파머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한장상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고문(82)은 ‘한국의 아널드 파머’로 불릴 만하다. 한국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한 고문은 국내 메이저대회인 KPGA선수권을 50회 연속 출전했다. 이 대회에 18세 때 데뷔한 뒤 67세까지 필드를 지켰다.●한국인 최초 마스터스 출전…파머 레슨 받기도선수 시절 통산 22승을 거둔 한 고문은 1972년 온갖 텃세를 뚫고 일본오픈을 우승했고, 1973년 한국인 최초로 마스터스에 출전하기도 했다. 마스터스에서 파머를 만난 사연은 유명한 일화다. 대회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 주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 도착해 연습을 하고 있던 한 고문에게 파머가 다가와 “축하한다”고 악수를 권한 뒤 아이언샷 레슨까지 해줬다고 한다. KPGA는 한 고문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17일 끝난 코리안투어 대회 명칭을 ‘한장상 인비테이셔널’로 정했다. 국내 남녀프로골프에서 은퇴한 인물의 이름을 내세운 대회는 이번이 처음. 구자철 KPGA 회장은 “한 고문은 오늘의 최경주와 박세리가 있게 해준 원조 선수다. 이 대회가 계속 이어지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고문은 시상식에서 손주뻘인 우승자 배용준에게 우승 트로피를 건넨 뒤 어깨를 두드려주기도 했다. 한 고문이 남긴 빛나는 족적은 철저한 자기관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아시아와 일본을 돌며 13주 연속 대회에 나갔어요. 하루 113홀을 걸어서 플레이하기도 했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 20분까지 맨땅에서 3620개의 연습볼을 친 적도 있어요.” 특유의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아직도 정확한 숫자까지 언급할 정도로 잊지 못할 열정의 기억으로 남았다. 요즘 같은 맞춤형 피트니스 기법도 없던 시절이었지만 20대 때부터 집에 운동기구를 놓고 근력을 길렀고 매주 4번 이상 헬스클럽을 찾았다. 새벽마다 2시간 동안 서울 강남구 대모산 등정을 하며 하체 근력을 키웠다. 한 고문과 15년 넘게 인연을 맺고 있는 한국캘러웨이골프 김흥식 전무는 “운동선수로서 기질을 타고난 진정한 선수였다. 영원한 현역이라는 표현을 만날 때마다 떠올리게 된다”며 “생각이 복잡하지 않고 꾸밈 없고 솔직하다”고 말했다.●한 방향으로만 이뤄지는 골프…양손 활용 중요골프는 철저하게 한 방향으로만 이뤄지는 운동이라 이론적으로 척추에 좋지 않다. 자주 부상을 입는 이유이기도 하다. 52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한 한장상 고문은 남다른 비결을 공개했다. “연습이나 라운드가 끝나면 꼭 원래 스윙과 반대인 시계 방향에 따라 스윙을 해줬어요. 적어도 20~30회, 여유가 있으면 100회 맨손 스윙을 하면 좋아요. 부상 예방과 함께 유연성을 길러 비거리도 더 나갔죠.” 한국 골프대표팀 감독으로 8개의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이끈 한연희 아카데미 원장은 “오른손잡이가 왼손 스윙을 하면 부상과 유연성 강화 뿐 아니라 자신의 몸에 맞는 스윙 궤도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프로의 지도를 받는 국가대표 유망주 김민별은 “한 프로님에게 레슨을 받으면서 오전 오후로 100개 이상 왼손 스윙을 하게 됐다. 연습 후 뭉친 근육을 풀 수 있고 스윙 교정 효과도 있다. 비거리도 늘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한쪽만을 계속 쓴다면 좌우의 비대칭이 점점 심해지므로 항상 좌우를 번갈아 가면서 몸을 사용해야 병이 진행되는 것을 막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서경묵 중앙대병원 교수(재활의학과)는 “골퍼뿐 아니라 일반 노년층에게도 척추 근력강화는 중요하다. 매일 자기나이 만큼 팔굽혀 펴기, 배 밑에 쿠션 놓고 상하체 동시 들기, 프랭크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루 4km 걷기…흙길이 부담 적어한 고문은 요즘 집 근처인 경기 하남 미사리 둘레길을 늘 찾는다. “버스타고 한강변까지 가요. 하루 8km씩 걷다가 의사 권유로 4km를 걷습니다. 아스팔트, 돌길이 아니고 흙길이라 편하고 좌우에 나무가 있어 최고 코스에요. 덥기 전 아침에 1시간 40분 정도 걸으면 아주 개운해요.” 걷기 전문가인 성봉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은 “80대 이상은 8000보정도 걸어도 충분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평지걷기는 1시간에 4km 정도가 적합하다. 양손에 폴을 들고 걷는 노르딕 워킹은 힘을 덜 들일 수 있으며 낙상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 위원은 또 “여름에는 무더위 날씨로 일해 새벽 일찍 또는 밤 늦게 걷는게 좋다”며 “걸을 때 수분을 자주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모자나 선글라스를 반드시 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 위원에 따르면 미국 보건후생부(DHHS)는 하루 30분 씩 5일을 걷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21세기 국민건강 만들기 운동’에서 2010년 70세 이상 고령자의 하루 목표 보행수를 남자 6700보 이상, 여자 5900보 이상으로 뒀다. 서경묵 교수는 무릎 등에 퇴행성 관절염이 있다면 하체 단련을 위해 자전거도 권할 만하다고 했다. 서 교수는 “자전거를 타면 노인들의 슬관절 퇴행성 변화 통증이 사라지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허벅지 근력강화와 관절에 부담을 안주면서 움직임이 일어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내 자전거를 활용해 최소한 매일 30분 이상 땀을 내고 적응이 된 뒤에는 저항을 주면서 타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서 교수의 얘기다.80대에도 한 달에 한두 번 골프 라운드를 하는 한 고문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 등 유명 인사의 레슨을 맡기도 했다. 그는 “골프는 무조건 멀리 친다고 되는 운동이 아니다. 공을 가져가고 싶은 곳으로 가져가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거리는 힘이 아니라 테크닉에서 나온다. 힘으로 치려하지 말고 유연성으로 쳐야 더 멀리 보낼 수 있다”고 귀뜸했다. 과욕을 버리고 밸런스를 유지해야 굿샷도 나온다. 골프만의 얘기는 아닌 듯싶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민지(24)는 최근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화끈한 성적을 거두며 2년 연속 ‘골프 여왕’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수은주가 치솟은 6월 중순 이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4개 대회에서 우승 2회를 포함해 모두 톱10에 들었다. 17일 현재 상금 랭킹 1위(약 6억5000만 원)다. 박민지의 고공비행은 무더위에도 컨디션을 지킨 덕분이다. 그는 ‘물’을 강조했다.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셔요. 대회장마다 냉수가 비치된 홀들이 있어 수시로 목을 축여요.” 18홀 플레이에 500mL 4병 정도를 마셨던 박민지는 여름을 맞아 2병을 추가했다고 한다. 4, 5시간이 소요되는 한 라운드를 돌며 3L 가까운 물을 들이켜는 셈이다. 적절한 수분 공급은 누구에게나 웰빙의 중요한 요소다. 물은 인체의 70%를 차지한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무기력증, 어지럼증을 겪거나 쓰러지기도 한다. 체온 조절이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혹서기 더위로 인해 발생되는 노인 관련 문제 가운데 많은 원인으로 탈수가 꼽힌다. 탈수는 심뇌혈관 등에 만성질환을 앓고 있을 확률이 높은 노인들에겐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더 치명적이다.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노년내과)는 “야외 활동을 할 때 물병을 늘 들고 다니면서 15∼20분마다 한 컵 정도 마시는 게 적당하다”며 “이온 음료는 전해질이 적고 당분을 많이 섭취하게 돼 주의해야 하고, 알코올이나 카페인은 이뇨 작용 등이 있어 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루 2∼3L 수분을 섭취해야 좋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몰아서 마시는 건 금물. 적어도 7∼10컵 정도의 물을 적당한 간격으로 섭취해야 신진대사에 도움이 된다. 목이 마르면 이미 늦다는 얘기가 있다. 몸에서 수분이 2%만 부족해도 신경조직이 둔해지고 근육은 경직된다. 입이 마르기 전에 미리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과일, 샐러드 등 수분이 많은 음식도 탈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21일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박민지는 티샷 전에 물을 마시는 루틴을 갖고 있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첫 샷을 하기에 앞서 일정한 간격의 여유를 습관화하는 것이다. 뇌 조직의 85%가 물이다. 수분이 부족하면 뇌의 에너지 생성이 감소하며 불안, 우울증, 기분장애와 관련이 있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치솟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래서 물을 마시면 긴장이 완화되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이 보약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적절하게 마셔야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마크 트웨인도 그랬다. ‘적당히 마시는 물은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고.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수분은 연령대에 따라 달라지기는 해도 대략 인체의 70%를 차지한다. 수분이 체중 대비 2~3% 정도 감소될 때부터 체온, 심박수 조절 기능 저하, 체온 저하 두통, 피로, 근경련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의사결정 능력과 같은 인지 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무기력증, 어지럼증을 겪거나 쓰러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15~20분마다 한 컵 정도 물이 적당” 폭염에도 플레이를 해야만 하는 운동선수는 그 어느 때보다 수분 섭취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인기 스포츠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경기 중계를 보면 수시로 음료수를 찾는 선수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골프는 4,5시간 동안 8km 이상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자칫 무더위에 탈수 현상을 막는 게 중요하다. 한여름 축구에서는 경기 도중 선수들이 잠시 음료수를 마시며 쉴 수 있는 쿨링 브레이크를 도입하기도 한다. 심판 재량으로 전후반 3분씩 휴식을 제공하는 것. KLPGA투어에서 시즌 3승을 거두며 상금 랭킹 1위(약 6억5000만 원)에 오른 박민지는 18홀 플레이에 500ml 생수 6명 정도를 마신다고 한다. 정윤지는 “체온이 올라가면 갈수록 피로감이나 몸 처짐 현상이 빨리 나타는 것 같다. 이온음료를 2통 정도, 물도 3통 정도 마신다”고 소개했다. 조아연은 “음료수 보다는 주로 물을 마신다. 거의 항상 가지고 다닌다”고 전했다. 요즘 같은 덥고 습한 날씨에는 수분 섭취의 중요성은 일반인에게도 마찬가지. 특히 여름철에 발생되는 노인 관련 문제 가운데 많은 원인으로 탈수가 꼽힌다. 탈수는 심뇌혈관 등에 만성질환을 앓고 있을 확률이 높은 노인들에겐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더 치명적이다.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노년내과)는 “탈수를 예방하려면 물병을 늘 듣고 다니며 수시로 충분히 수분섭취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외 활동에는 15~20분마다 한 컵 정도의 물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과일, 샐러드 등 수분이 많은 음식도 탈수 예방” 스포츠 활동에 앞서 운동 전 1~2시간 전 충분하게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 같은 날씨에는 운동 시작 30분~1시간 이후부터는 순수 물보다는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는 스포츠 음료를 통해 수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는 중 전해질 보충 없이 순수 물만 섭취하게 되어 전해질 농도의 불균형이 생긴다면 이 역시 탈수 상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운동 후에는 손실된 수분(땀의 양), 연령, 체중에 따라 적절한 만큼 전해질과 함께 수분을 재충전 해줘야 한다. 하루 최대 3리터의 수분을 섭취해야 좋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몰아서 마시는 건 금물이다. 적어도 하루에 7~10컵 정도의 물을 수시로 섭취해야 신진대사에 도움이 된다. 샐러드, 과일 등 수분이 많은 음식도 탈수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홍정민은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일정한 루틴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쓴다. 덥더라도 수분 및 에너지 보충을 한번에 많이 하게 되면 루틴이 무너질 수 있다”며 수분이 많은 과일류인 체리 포도와 물, 음료를 매 홀마다 소량씩 섭취하면서 갈증을 해소한다“고 말했다. 신인 이예원은 ”음료는 사과 쥬스나 오미자를 주로 마신다. 매홀 티샷을 하기 전이나 오르막 홀을 걷고 나면 마신다“고 소개했다.●“카페인, 당질 함유 음료는 신중해야” 카페인 성분이 있는 커피와 같은 차는 오히려 이뇨작용을 촉진 시켜 체내 수분 손실을 더욱 악화 할 수 있다. 당질이 많이 함유된 음료 역시 당질 과다 섭취 등으로 인해 더 갈증을 느끼게 되거나 전반적인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목이 마르면 이미 늦다는 얘기가 있다. 몸에서 수분이 2%만 부족해도 갈증을 느끼며 신경조직이 둔해지고 근육은 경직된다. 허수정 차의과대학 교수(스포츠의학)는 ”가장 중요한 것은 목마름을 느낄 때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니라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매 시간마다 조금씩 자주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 교수는 또 ”수분 섭취 상태를 가장 쉽게 평가하는 방법은 소변색을 확인 하는 것이다. 옅은 노랑색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소변색이 진해질수록 수분 섭취가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허수정 교수는 ”스포츠 활동에서 수분 섭취는 심폐, 심혈관 기능, 체온 조절, 퍼포먼스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며 ”운동할 때뿐 아니라 전후에도 적절한 수분 섭취를 해야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긴장, 스트레스 상황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 되면 침 분비가 억제되어 입이 바싹바싹 마르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수분 섭취를 통해 건조한 구강을 촉촉하게 적실 때 스트레스, 긴장 상황으로부터의 잠시 환기돼 긴장 이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오상우 교수는 ”수분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어지럼증이 생긴다. 물을 많이 마시면 긴장이 완화된다. 대사반응에 물이 필수다“고 말했다. 야구 선수들도 긴장 완화를 위해 껌을 씹는 선수들이 있다. 껌을 씹게 되면 침이 분비가 되어 바싹 마른입을 완화시켜줄 수 있다. 골프에서 티샷을 하기 전이나 중요한 퍼팅을 앞두고 물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박민지는 21일 프랑스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올해 첫 LPGA투어 도전이다. 세계적인 생수 브랜드가 개최하는 대회여서 어디서나 쉽게 물을 마실 수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전인지(28)는 요즘 골프 클럽을 잠시 내려두고 연필과 붓을 잡는 시간이 늘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다가 2일 귀국한 뒤 박선미 작가 스튜디오에서 그림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15일 출국 때까지 주로 캔버스와 씨름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신발이나 캐디 백에 그림을 그렸던 전인지가 본격적으로 미술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말 박 작가 전시회 방문이 계기가 됐다. “평소 그림에 관심이 많았는데 박 작가님을 만난 뒤 용기를 냈어요.” 올해 초 출국할 때 미술 도구를 잔뜩 챙긴 전인지는 LPGA투어 생활 틈틈이 드로잉 작업에 매달렸다. 12월 중순 서울 본화랑에서 박 작가와 컬래버레이션 전시를 하기 위해 하반기 창작 활동에 몰입할 생각. 전인지는 별명인 ‘덤보’(아기 코끼리)를 주로 그리고 박 작가는 자신의 분신과 같은 앵무새 그림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전인지는 지난달 메이저 대회인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3년 8개월 만에 다시 우승하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전인지의 부활에는 미술 활동도 경기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힘든 시기였지만 그림 그리기가 흔들리는 멘털을 바로잡는 힘이 됐어요. 잡념도 없앨 수 있었죠.” 골프 애호가인 박 작가는 “그림과 골프는 일맥상통한다. 둘 다 혼자서 온전히 나를 실어 보내는 게임이다”고 말했다. 코칭심리 전문가인 정그린 씨는 “그림 그리기는 자신이 좋아하는 색감을 통해 여러 감성을 자극하고 감정 해소와 안정감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분히 미술 작업을 하다 보면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휴식할 수 있고 기분이 상승돼 본업(운동)으로 돌아가면 더 집중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릴 때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자유와 창의력을 발휘하면 힐링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미술활동은 노년층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미국신경과학회 연구에 따르면 노년기에 드로잉, 페인팅, 조각 등을 하면 초기 치매의 위험이 발생할 확률이 73% 감소한다. 창의적인 취미를 바쁘게 즐기다 보면 행복감이나 성취감이 커져 우울증에도 덜 걸린다고 한다. 성봉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은 “그림 그리기는 걷기와 더불어 시니어에게 최고 취미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만족감과 자존감을 키워준다. 함께 하면 고립감에서 벗어나 사교성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골프가 안 된다고 죽어라 공만 치다 보면 심신이 망가질 수 있다. 멍하니 불이나 강, 숲만 바라봐도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가슴 한구석에 무거운 돌덩이가 생긴 것 같다면 색칠하기라도 해보면 어떨지. 묵은 체증이 사라지고 새 의욕이 생길지 모른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그림 그리기는 힐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자유롭게 창의력을 발휘하다모면 어느새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덥답하던 속이 후련해질 수 있다. 코칭심리전문가인 정그린 그린코칭 솔루션 대표는 “그림그리기는 색감을 통해 여러 감성들이 자극되고 감정 해소를 이끌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감들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차분히 작업을 하다보면 충분한 휴식도 되고 기분이 상승되기 때문에 본업(운동)으로 돌아갔을 때 집중을 더 잘할 수 있다. ●“골프만큼이나 뜨거운 그림 열정” 골프 스타 전인지(28)도 그랬을까.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2일 귀국한 그는 공항기자회견에서 뜻밖의 스케줄을 공개했다. “겨울에 제가 국내에서 미술 전시회를 계획 중인데 (국내에 있는 동안) 시간이 되면 그림도 그리면서 충전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그는 미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어릴 적 수학 천재로 유명했던 전인지는 “평소 신발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작년에 전시회를 보러 갔다가 한 번 해보게 됐다”고 전했다. 귀국 후 전인지는 틈나는 대로 서울 서초구에 있는 박선미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그림 작업을 하고 있다. 박 작가에 따르면 “시차 적응도 안돼 힘들 텐데 아침 일찍부터 열심히 그림을 그린다. 노력과 열정이 대단하다. 몇 개월 사이에 그림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소개했다. 전인지는 올해 초 미국으로 출국할 때 짐가방에 미술 도구를 잔뜩 넣은 전인지는 LPGA투어 대회에 나가는 틈틈이 드로잉 작업에 매달렸다. 오늘 12월 중순 서울 종로구 본화랑에서 박 작가와 컬러보레이션 전시회를 열기 위해 하반기 국내에 머무는 동안에는 작품 활동에 몰입할 생각. 전인지는 별명인 애니메이션 캐릭터 ‘덤보(아기 코끼리)’를 주로 그리고 박 작가는 자신의 분신과 같은 앵무새 그림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훈 본화랑 대표는 “스승과 제자의 사제 전시회로 봐도 될 것 같다. 앵무새와 덤보 모두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녔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밝고 따뜻한 분위기가 될 것 같다는 게 관계자들 얘기다.●캔버스와 필드는 일맥상통 오랜 세월에 무관에 그치던 전인지의 부활에는 올해부터 새롭게 접한 미술 활동도 경기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힘든 시기였지만 그림 그리기가 흔들리는 멘털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됐어요. 잡념도 없앨 수 있었죠.” 전인지의 오랜 골프 스승인 박원 코치는 “그림 그리기로 마음의 안정과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새로운 동기부여도 됐다”고 말했다. 골프 애호가인 박 작가 역시 “그림과 골프는 일맥상통한다. 둘 다 혼자서 온전히 나를 실어 보내는 게임이다”며 “나 같은 경우는 골프 치고 온 다음 날 그림이 잘 된다”며 웃었다. 박원 코치는 “미국에서 혼자 있으니까 더 많이 그렸다. 이번에 출국한 뒤 올 연말까지 두 차례 더 귀국할 예정이다.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마치고 돌아올 때나 9월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 출전할 때도 그림 작업을 더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전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는(잉글랜드)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그가 자선행사에 내놓은 그림은 고가에 팔리기도 한다. 붓 터치가 뛰어나서인지 도널드는 미묘한 감각을 앞세워 퍼트와 웨지를 잘 쓰는 것으로 유명했다. 국내 여자골프의 강자였던 조윤지는 은퇴 후 골프화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변신했다. 조윤지는 “그림 그릴 때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림과 걷기는 최고의 노년층 활동” 미술 활동은 두뇌를 자극하고 감성을 자극해 노년층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미국신경과학회 연구에 따르면 노년기에 드로잉, 페인팅, 조각 등을 하면 초기 치매의 위험이 발생할 확률이 73% 감소한다. 창의적인 취미를 바쁘게 즐기다 보면 행복감이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우울증에도 덜 걸린다고 한다. 성봉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은 “그림 그리기와 붓글씨는 걷기와 더불어 최고의 노년층 권장활동이다. 모임을 통해 고립감에서 벗어나 사교성을 키울 수도 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만족감 자존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붓을 사용해 그리는 그림은 중요한 운동능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손, 손가락, 손목 감각을 유지할 수 있으며 혈류를 증가시켜 관절염, 고혈압 같은 질환에 따른 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당신을 억누르고 있는 바로 그것이 당신을 더 높이 오르게 해줄 거야.”미국 월트디즈니의 유명 애니메이션 ‘덤보’에 나오는 명대사다. 남달리 큰 귀를 지녀 따돌림당하는 아기 코끼리 덤보에게 생쥐 티모시가 건넨 희망의 메시지다. 1941년 처음 제작된 ‘덤보’는 78년 만인 2019년 팀 버턴 감독의 실사 영화로 돌아와 주목받았다.불쑥 ‘덤보’ 얘기를 꺼낸 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뛰는 전인지(28)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전인지의 별명이 바로 덤보. 키(175㎝)와 귀가 커서 붙은 별명이다.전인지는 6월 27일 끝난 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눈물을 쏟았다. 2018년 10월 인천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이후 3년 8개월간 무관에 그치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그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진품 우승 트로피 들고 랭커스터 찾아7월 2일 귀국한 전인지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자신의 공식 팬클럽 ‘플라잉 덤보’ 회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전인지는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적으로도 뜨거운 팬덤을 지닌 인기 골퍼다. ‘플라잉 덤보’ 회원 수는 1만 명이 넘는다. 장기간 우승이 없다 보니 전인지는 자신을 향한 지극한 관심이 오히려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부담감이 되기도 했다. 전인지는 “괜찮지 않을 때도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모두에게 늘 ‘괜찮다’고 말해야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10년 넘게 전인지와 인연을 맺고 있는 오랜 스승 박원 코치는 “스폰서나 후원사와 계약 후 성적이 별로면 먹튀 논란에 휩싸인다. 전 프로가 그런 부분도 많이 의식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전 프로를 아끼는 팬이 한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에도 많다. 어떤 분은 국제선 항공권을 끊어 응원 오기도 한다. 뭔가 보여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압박으로 작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아기 코끼리의 큰 귀가 세상을 훨훨 날게 해줬듯이, 팬들의 아낌없는 사랑은 전인지가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다시 정상에 서서 웃는 원동력이 됐다. 골프채를 놓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가족, 친구, 후원사, 팬 덕분에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게 전인지의 우승 후 소감이었던 걸 보면 말이다.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 직후 전인지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전인지는 대회 종료 직후 2시간 떨어진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로 서둘러 이동했다. 인구 5만8000명의 랭커스터는 전인지에게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2015년 랭커스터컨트리클럽(LCC)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인연이 있다. 최고 권위를 지닌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덜컥 챔피언이 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전인지는 지역 주민을 위해 1만 달러를 기부한 뒤 2017년 ‘전인지 LCC 교육재단’까지 설립했다.해마다 랭커스터를 찾아 장학사업을 펼치고 현지인들과 만남의 시간도 갖는 전인지는 올해는 LPGA투어 우승까지 해 금의환향했다.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주최한 미국프로골프협회(PGA)는 전인지가 복제품이 아닌 진품 트로피를 들고 갈 수 있게 했다. 전인지와 랭커스터를 이어준 US여자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담당 직원과 함께 US여자오픈 트로피를 현지로 보냈다. 전인지의 랭커스터 방문이 가지는 상징성을 잘 알기에 가능했던, 특별한 배려다.전인지는 메이저대회 트로피 2개를 들고 랭커스터 시민들과 행복한 추억을 쌓으며 라운드, 사인회 등 다양한 행사를 이어갔다. 전인지 LCC 교육재단은 매년 도움이 필요한 지역 학생과 주민 10명에게 각각 1만 달러씩 장학금을 전달해왔다. 해마다 수천만 원을 재단에 기부한 전인지 이외에도 팬클럽 회원들이 기금 모금에 동참하고 있다.전인지의 기부 활동은 남다르다는 평가다. 우승한 선수가 거액을 쾌척하는 사례는 자주 있지만, 전인지는 자신의 기부가 어떤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알고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서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외국 선수인 전인지는 거액의 우승 상금을 수령하고 작별인사만 남긴 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원 코치는 “공부를 더 하고 싶어도 못 하는 학생, 골프장 직원들의 자녀, 캐디 등에게 장학금 수령 우선순위가 부여된다”고 전했다.아름답고 단순한 스윙 교과서 찬사전인지의 또 다른 별명은 ‘메이저 사냥꾼’이다. LPGA투어 통산 4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대회 타이틀로 채워서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에서도 메이저대회 3승을 기록했으며,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PGA) 투어 2승을 합하면 한미일 메이저대회 우승만 8회에 이른다. 프로 통산 14승 가운데 절반 이상이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인 것이다. 큰 무대에 강한 비결을 묻자 전인지는 “선수라면 누구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고 싶고, 그래서 더 집중하게 된다. 메이저대회 코스가 나의 확률 높은 공략법과 잘 맞기도 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메이저대회는 코스 세팅이 까다롭고 선수들의 모든 능력을 테스트하게 된다. 트러블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며 “전 프로의 탁월한 게임 운용 능력과 판단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전인지의 스윙은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모범적인 교과서 같다는 찬사를 받는다. PGA투어닷컴은 “아름답고 단순하다”는 표현을 썼다. 전인지의 스윙에서 최고 장점은 일관된 리듬이다. 드라이버나 우드 같은 긴 클럽이든, 웨지 같은 짧은 클럽이든 길이에 따라 커지거나 작아지지 않고 늘 한결같다는 뜻이다. 박 코치는 “몸에 일정한 리듬이 익으면 그 리듬과 박자에 따라 일관된 동작이 나오게 돼 정확성이 높아진다”고 전했다.자신만의 리듬을 찾는 데 휴대전화의 메트로놈 애플리케이션(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인지도 오래전부터 이 방법을 썼다고 한다. 같은 박자로 백스윙, 다운스윙, 피니시 연습을 반복하면 스윙 스피드가 일정해져 샷 거리를 잘 맞출 수 있다. 또 긴장도 풀려 부드러운 스윙을 만들 수 있다. 눈을 감고 빈 스윙을 해보는 것도 효과적이다.2015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LPGA투어에 직행한 뒤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 2승를 거둔 전인지는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1승만 남겨놓았다. 5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3승을 올렸기에 더 셰브론 챔피언십(ANA 인스피레이션)과 AIG 여자오픈(브리티시여자오픈) 가운데 1승을 추가하면 대업을 완성한다.전인지는 2015년 US여자오픈에 출전했을 당시 여름밤을 수놓는 반딧불이가 큰 영감을 줬다고 했다.“반딧불이가 밤하늘을 밝히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빛을 주고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어요.”지난 4년 동안 전인지는 정상에 오르려 안간힘을 썼지만 번번이 실패하면서 좌절했다. 은퇴를 고민할 만큼 마음고생도 심했다. 하지만 자신을 지켜보는 많은 팬이 보내준 응원 메시지에 힘을 냈다. 이제 다시 전인지가 밝은 빛을 나누고자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이 기사는 1347호에 실렸습니다〉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주원홍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장(66)은 테니스 지도자 시절 이형택 정현 전미라 조윤정 등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운 ‘미다스의 손’으로 이름을 날렸다. 60대 중반을 넘긴 요즘 주 회장은 일주일에 서너 번 테니스를 치며 활력을 찾고 있다. “2시간 넘게 단식, 복식 게임으로 땀 흘리면 몸이 개운해져요. 폭넓게 사교를 하고 긍정 마인드도 생깁니다.” 중학교 2학년 때인 1969년 테니스를 시작한 그에게 라켓과의 오랜 인연이 끊어질 뻔한 적이 있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에 술자리가 늘면서 건강이 나빠졌다. 키 173cm에 체중이 89kg까지 올라가 간 기능도 저하됐다. 선수 때 다친 무릎 통증도 재발했다. 이즈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야외 활동조차 힘들어졌다. 주 회장이 내린 특단의 조치는 50일 단식. 무조건 굶은 건 아니다. 전문의의 면밀한 상담과 진료를 거쳐 처음 20일은 차, 소금, 조청 등만 섭취한 뒤 15일 동안은 생식으로 하루 두 끼를 소량만 먹었다. 나머지 15일은 현미, 나물 등으로 회복식을 했다. 효과는 좋았다. “12kg 줄었어요. 정신이 맑아지고 숙면을 취할 수 있었죠.” 독소가 빠진 느낌을 받은 주 회장은 2년째 월 1회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다. 금∼일요일 2박 3일 동안 8끼니를 먹지 않고 수시로 차만 마신 뒤 서서히 죽으로 식사를 재개했다. 주 회장은 “주말 사이 2kg 이상 빠진다. 예전엔 맥주, 라면을 먹으면 설사가 났는데 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단식은 일정 기간 특정 목적을 위해 1일 200Cal 미만으로 섭취 에너지를 자발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다. 허수정 차의과대 교수(스포츠의학)는 “5일은 권장 칼로리를 섭취하고 2일 500∼600Cal 정도로 칼로리를 제한해 식사하는 5 대 2 간헐적 단식은 체중 조절,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다”고 말했다. 경희대한방병원 송미연 교수(한방재활의학과)는 “우리 몸에 불필요한 노폐물이 쌓이면 대사기능이 떨어진다”며 “적절한 절식을 통해 비정상적인 대사산물 제거, 기혈 생성 기능 회복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식이 물론 만병통치는 아니다. 당뇨병으로 먹는 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단식에 따른 저혈당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주 회장은 평소 꾸준한 식단 관리와 유연성 및 근력 강화에도 신경 쓰고 있다. 매일 스트레칭과 하루 30, 40분 실내 자전거 타기로 단단한 하체를 유지해 테니스 칠 때 스피드가 살아나고 네트 플레이가 날카로워졌다. 주 회장의 경우는 맞춤형 단식요법이 건강 적신호를 청신호로 바꾸는 하나의 방편이 되었다. 핵심은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해야 롱런할 수 있다. 코트 안에서나 밖에서나.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2일과 3일 경기 고양시 농협대 코트는 뜨거운 태양 만큼이 테니스 열기가 뜨거웠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NH농협은행(은행장 권준학) 아마추어 테니스오픈이 3년 만에 다시 열렸기 때문. 인천시 송도 국제테니스장에서 분산개최된 이번 대회는 11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물려 성황을 이뤘다. ● 운동효과 크고 세련된 패션 주목 특히 올해 신설된 2030 여자루키부는 42개팀(84명) 참가 신청이 10분 만에 마감됐으며 대기 팀만 100개가 넘었다는 게 장한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의 설명이다. 2030 여자루키부는 구력 3년 이하인 20, 30대 여성을 참가 대상으로 했다. 최근 테니스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MZ세대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30도 중반의 무더위에도 선수들은 파워 넘치는 양손 백핸드 스트로크와 정교한 네트 플레이로 굿샷을 연발했다. 화려한 색깔의 민소매 티셔츠, 나풀거리는 주름 치마, 원피스 경기복 등 의상도 주목을 받았다. 테니스를 취미로 삼는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관련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SSG닷컴의 1~3월 테니스 용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210% 늘었다. 이 가운데 테니스 라켓 매출 증가율이 229%를 기록했다 일부 라켓과 신발 등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한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시설이 좋은 테니스 코트도 골프장처럼 부킹 전쟁을 치르고 있다. 실내 테니스장이 늘고 있으며 신종 연습장까지 생겼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사는 테니스 애호가인 회사원 김 모 씨는 “동네에 코인 노래방처럼 코인 테니스장이 새롭게 등장했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저녁 시간에 혼자 편하게 몸풀기에 제격이다. 테니스 산업이 이 정도로 커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운동하는 학생이 지론, 테니스 열기 반가워.” 이같은 테니스 저변 확대가 누구보다 반가운 사람이 있다. 테니스 지도자 시절 이형택, 정현, 전미라, 조윤정 등을 발굴하며 ‘미다스의 손’으로 이름을 날린 주원홍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회장(66)이다. 한국 남녀 테니스의 역대 세계 최고 랭킹과 사상 첫 투어 대회 우승이 모두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60대 중반을 넘긴 요즘 주 회장 역시 1주일에 서너 번 테니스를 치며 생활의 활력을 찾고 있다. 과거 테니스 선수 시절보다 플레이 재미와 매력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는 게 그의 얘기. “하루에 2시간 넘게 단식과 복식을 서너 게임하면서 땀을 흘리면 몸이 개운해져요. 머리는 맑아집니다. 코트를 통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요.” 선수로 뛰다가 은퇴 후 미국 유학을 떠난 주 회장은 선진 테니스를 익힌 뒤 1985년 귀국 후 역대 최연소 테니스 감독이 됐다. 20대 나이로 제일생명 사령탑을 맡은 그는 공부하는 운동선수, 운동하는 일반 학생을 줄기차게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명문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주 회장의 아들은 변호사로 일하며 테니스 선수 수준의 실력을 지녔다. 주 회장은 “테니스를 즐기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테니스가 야외활동 가운데 운동량이 많고 골프처럼 고급스포츠 이미지가 남아 있는데다 SNS 활동에도 적합하기 때문인 거 같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상담 거쳐 50일 단식 프로그램 단행 후 효과” 주 회장이 처음 테니스를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인 1969년. 선수, 코치를 거쳐 대한테니스협회 회장 등 스포츠 행정가로 반세기 넘게 이어온 라켓과 인연이 끊어지는 줄 알았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에 술자리가 늘면서 건강이 나빠졌다. 키가 173cm인 그의 체중은 89kg까지 올라가 간 기능 수치도 치솟았다. 선수 때 다친 무릎 통증이 재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은 많아진 반면 야외활동은 쉽지 않았다. 주 회장은 적신호가 켜진 몸에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아예 굶은 건 아니다. 전문가의 면밀한 상담과 진찰 후 50일 단식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처음 20일은 차, 소금, 조청 등만 들다가 15일은 생식으로 하루 두 끼를 소량만 먹었다. 나머지 15일은 현미, 익힌 나물 등으로 회복식을 했다. 효과는 좋았다. “몸무게가 12kg 빠졌어요. 정신이 맑아지고 숙면을 취하면서 아침잠도 줄어들어 일찍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몸에서 독소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주 회장은 2년 가까이 월 1회 정도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다. 금~일요일에 2박 3일 동안 8끼니를 차만 마시다가 죽으로 서서히 식사를 시작하는 루틴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주 회장은 “주말에 굶으면 2kg 정도 빠진다. 예전엔 맥주, 라면을 먹으면 설사가 났는데 장도 좋아진 것 같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하루 200kcal 미만 섭취 제한…전문의 체크 반드시 거쳐야” 서울대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단식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목적을 위해 음식과 음료의 섭취를 자발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다. 1일 200kcal 미만으로 섭취 에너지를 극도로 제한한다. 경희대한방병원 송미연 교수(한방재활의학과)는 “일정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하면 음식을 필요 이상 많이 먹는 것을 예방하고 소화기관에 휴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또 “우리 몸에 불필요한 노폐물이 쌓이게 되면 대사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한방에서는 습답이나 어혈이 축적되었다고 한다. 적절한 절식을 통해 비정상적인 대사산물 제거, 기혈 생성 기능 회복 및 심신의 올바른 대사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허수정 차의과대학 교수(스포츠의학)는 “5일 식사, 2일 500~600kcal 정도로 칼로리를 제한해 식사하는 5:2 간헐적 단식은 체중 조절, 신진대사 건강관리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혈당,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또 “단식 기간 외에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식 기간에는 격한 운동은 피하고 스트레칭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기존 질병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단식에 앞서 의료진과 상담 및 진료가 선행돼야 한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평소 당뇨병으로 먹는 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단식에 따른 저혈당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체중관리를 위해서는 섭취 에너지와 소비 에너지의 균형이 중요하다. 체중은 먹는 것과 운동량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라이프스타일, 생활 습관에 따른 수면, 생활 활동량, 식사 시간과 타이밍 등 여러 가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식사, 운동 뿐 아니라 올바른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고 있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한다. 노년층이 부상 없이 안전하게 테니스를 치려면 무엇보다 관절 건강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 얘기다. 허수정 교수는 “관절의 유연함, 관절 안정화를 위한 주변 근육들의 적절한 근력이 필요하다. 개인 운동이나 운동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이와 같은 것들을 관리할 수도 있다. 준비운동과 테니스 후 관절 주변이 잘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회복 운동이 더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꾸준한 체중 관리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까지 줄인 주 회장은 테니스를 오래 치기 위해 평소 유연성과 근력 강화에도 신경 쓰고 있다. 스트레칭과 하루 30,40분 실내 자전거로 하체 근력을 키우려 한다. 그 덕분에 테니스를 칠 때 스피드가 살아나고 날카로운 발리의 위력이 커졌다. ●“테니스 코트 개장으로 스포츠 문화 사랑방 역할” 주 회장은 최근 서울 송파구에 테니스 코트(2개면)를 개장해 직접 운영에 나섰다. 보라색을 입힌 하드코트와 테니스와 관련된 아트 컬렉션이 즐비한 클럽하우스는 테니스 동호인 사이에 주위에 흔치 않은 명소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주 회장은 “운동할 곳을 찾기 힘든 선수와 주니어 선수들의 훈련 편의를 제공하고 싶다. 선수 육성을 책임지고 있는 코치들의 사랑방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회장은 또 자신의 이름을 딴 ‘JW 스포츠 앤 아트 파운데이션’을 출범시켜 스포츠와 예술 유망주를 발굴하고 후원할 계획도 하고 있다. 되찾은 건강으로 새로운 의욕이 넘치고 있다.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kjs0123@donga.com}
“확실히 많이 구른다. 곤지암 레이크 2번 홀 390m 파4. 가볍게 2온 버디.”구자철(67)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코오롱이 공개한 골프공 ‘아토맥스’를 처음 사용하고 만족감을 드러낸 것이다. 구 회장은 올해 67타를 쳐 에이지 슈터가 된 골프 고수. 중부권 한 골프장의 회장은 아토맥스 시타 후 “정타는 5m 이상 비거리가 늘더라. 퍼팅할 때도 기존 사용구보다 잘 굴러가 신중한 스트로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아직 정식 시판도 되기 전이지만 골퍼 사이에 아토맥스에 대한 입소문이 돌고 있다. 남녀노소, 프로와 아마추어를 떠나 골프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거리가 주요 관심사다. 근력이 떨어져 비거리 갈증에 허덕이는 시니어 골퍼에게는 귀가 번쩍 뜨일 뉴스인지도 모르겠다. 아토맥스는 코오롱이 자체 개발한 합금 신소재 ‘아토메탈’이 적용돼 드라이버로 치면 기존 골프공보다 평균 13~18m 비거리 증대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코오롱은 6월 14일 아토맥스 탄생을 세상에 알리며 세계 최장 비거리 인증식까지 열었다. 세계기록위원회(WRC)는 아토맥스를 동일 조건에서 가장 멀리 날아가는 골프공으로 인증했다. 앞서 코오롱과 한국기록원은 아토맥스와 다른 업체 골프공 13개를 비거리, 탄도, 궤적, 볼 초속, 스핀양 부분에서 비교하는 테스트를 했다. 스윙 로봇이 측정한 결과 아토맥스의 캐리(날아간 거리)는 평균 270~280야드를 기록해 다른 골프공(평균 250~260야드)을 압도했다고 한다. 아토맥스는 3피스 골프공으로, 비정질합금인 아토메탈을 분말 형태로 제작해 골프공의 커버와 코어 사이 맨틀층에 혼합했다.인증식 자리에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3년 7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아토맥스는 이 명예회장의 아이디어로 개발이 시작됐다고 한다. 신소재 아토메탈의 탄력성이 뛰어나다는 평가에 골프공 제작을 제안했다는 것. 이 명예회장은 40년 넘는 구력에 골프 핸디캡은 싱글로 알려졌다. 이 명예회장은 인증식에 등장한 대형 아토맥스 골프공에 ‘Pay 4 gain(성취를 원한다면 구매하라)’이라는 문구를 남겼다. 더 긴 비거리를 원한다면 사라는 의미를 담았다.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스페셜 에디션을 판매 중인 이 제품의 가격은 12개들이 한 상자에 25만 원이다. 골프공 하나가 2만 원을 웃도는 셈이다. 과거 1개에 7000원가량 하는 골프공을 잃어버리면 통닭 한 마리가 날아갔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아토맥스 1개는 고급 치킨 한 마리라고 해야 할까. 초고가에도 스페셜 에디션 2000박스(1박스 12개들이)가 날개 돋친 듯 모두 팔렸다.세계 최장 비거리 인증식 연 아토맥스신세계 노브랜드는 올봄 24개입 골프공(투피스) 한 상자를 1만8000만 원에 내놓았다. 아토맥스 1개 가격도 안 된다. 투피스 공은 스리피스나 포피스 공에 비해 반발력이 뛰어나 거리가 많이 나지만 부드러운 타구감과 스핀 컨트롤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한다.골프 규칙에 따르면 라운드 도중 분실구를 찾는 데는 최대 3분까지만 허용된다. 아토맥스가 숲이나 계곡으로 사라졌다면 더욱 눈에 불을 켜고 찾을지도 모를 일이다.코오롱은 6월 26일 막 내린 한국오픈 골프대회 메인 스폰서였다. 이 대회에서는 아토맥스를 쓸 수 없었다. 비공인 골프공이라 만약 출전 선수가 사용했다면 실격 처리된다. 공식 대회가 아닌 경우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골프를 관장하며 각종 규칙을 제정, 적용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골프 용품에 대해서도 다양한 규칙을 마련했다. 골프공도 예외는 아니다. 골프공 무게는 1.620온스(약 45.93g) 이하, 지름은 1.680인치(약 42.67㎜) 이상이어야 한다.딤플의 과학으로 불리는 골프공대한골프협회에 따르면 골프공은 USGA나 R&A가 승인한 기구로 테스트하게 되는데 샷 거리는 날아간 거리와 굴러간 거리를 합해 측정하며 정해진 거리를 넘어서는 안 된다. 작고 무거운 공일수록 저항을 덜 받고 더 멀리 날아가므로 무게와 크기를 제한한다.골프공 성능은 기압, 온도, 바람 등 외부 요인이 배제된 실내에서 시뮬레이션으로 측정한다. 그래야 객관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서다. 측정은 골프공을 정해진 속도로 쏘고 반대편 벽을 맞고 튀어나오는 속도를 따지는 방식으로 하는데, 초기 속도가 초당 230피트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비거리는 런을 포함해 317야드 이하(허용 오차는 ±3야드)로 규정했다.골프공을 딤플(분화구 형태의 홈)의 과학이라고도 한다. 매끄러운 표면보다 홈이 파인 표면의 공이 더 멀리 날아가는 공기 역학 기술을 담았다. 딤플은 공의 방향을 변하게 할 수도 있으며, 공기 속도를 변화시켜 공이 상승하게 하는 양력을 만들기도 한다. 공 1개에 350~400개 딤플이 들어간다.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골프공의 코어가 엔진이라면, 딤플은 비행기의 날개라고 할 수 있다”며 “어떤 방향에서 치더라도 골프공의 일관된 비행을 위해선 골프공의 대칭축을 포함한 딤플 배치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2030세대를 중심으로 골프 인구가 늘어나면서 골프공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신 골프 해설위원은 “골프공을 선택할 때는 타구감과 함께 딤플 크기가 부담 없어야 한다. 딤플이 크면 공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또 “비거리가 부족한 여성 골퍼라면 46g보다 가벼운 공을 써봐도 좋다”고 덧붙였다.시선을 끄는 컬러 볼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한때 아마추어 골퍼의 전유물 정도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남녀 프로골프대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끈 스릭슨 ‘반반 볼’ Z-스타 디바이드는 대비되는 두 가지 색을 정렬선으로 활용 가능하며,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이나 퍼팅할 때 공이 어떻게 회전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녀 스코어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많다. 업체 직원도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완판 행진’이라고 한다.골프공은 유효기간이 없다는 게 정설이다. 상온에서 적절히 보관하면 수년간 성능 차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탄성과 압축성(컴프레션)이 줄어 성능 차이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골프공은 습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상온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 내부와 같이 온도차가 심하거나 직사광선에 노출된 곳에 보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한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로스트볼의 경우 새 골프공에 비해 스핀량은 22.3% 감소하며 비거리는 14.4% 손해를 본다고 한다.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 했던가. 골프는 자신과 싸움이라지만 나를 알고 공을 알면 필드에서 웃을 수 있다.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14세 소녀가 한국 아마추어 골프 여왕에 올랐다. 주인공은 마산제일여중 2학년인 이효송이다. 이효송은 1일 대전 유성CC(파72)에서 열린 강민구배 제46회 한국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국가대표 상비군인 이효송은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국가대표 임지유(17·수성방송통신고)와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낚아 승리를 결정지었다.● 숨 막히는 우승경쟁 평정심 유지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은 ‘빨간 바지 마법사’ 김세영이 갖고 있다 김세영은 세화여중 2학년이던 2006년 만 13세 5개월 9일로 정상에 올랐다. 이효송이 태어나기도 전 일이다. 2008년 11월 11일 태어난 이효송은 김세영의 기록에 불과 2개월 정도 차이로 패권을 차지했다. 이효송은 “너무 영광스럽다. 대회를 위해 힘써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 할아버지 할머니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를 지켜본 대한골프협회 관계자는 “고교 무대에서 대세로 꼽히는 임지유가 거세게 추격을 했지만 이효송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날 5언더파를 쳤다. 연장전에 가서도 오히려 상대를 압도할 만큼 강심장을 지녔다”고 칭찬했다. ● 초등학교 시절 한 해 13개 대회 우승이효송은 할아버지를 따라 우연히 골프 연습장에 따라갔다가 9세 때 골프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할아버지는 훈련 환경이 열악한 것이 안타까워 집 마당에 직접 미니 골프 연습장을 만들어 줄 정도로 손녀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했다고 한다. 이효송은 창원 무학초등학교 시절 MBN 꿈나무 골프대회에서 3연 연속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영재를 발굴하는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일찌감치 ‘골프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1년 동안 13개 대회 우승을 휩쓸기도 했다. 당시 그는 “박인비, 고진영의 실력과 전인지의 매너를 갖춘 훌륭한 선수가 꿈”이라며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원대한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163cm의 키에 260야드를 웃도는 장타를 지녔으며 정교한 쇼트게임과 퍼팅까지 겸비했다. 이효송은 지난 4월 초청선수로 프로 대회인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 출전하기도 했다. 이 대회는 국내 여자 아마추어 골프대회로는 최고 권위를 지녔다. 1976년 시작돼 한희원, 장정, 지은희, 신지애, 김세영, 김효주, 고진영, 최혜진, 유해란 등을 챔피언으로 배출한 스타의 산실이다. 역대 우승자들의 경력을 살펴보면 이 대회 우승 트로피와 함께 최강 꿈나무로 주목받은 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평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2020년 도쿄올림픽 골프에 출전한 여자대표팀 4명 가운데 3명이 이 대회 우승자 출신이다. 이효송도 선배들의 이런 전통을 잇기에 손색이 없는 실력자라는 평가다.● 골프 키다리 아저씨 유성CC1976년 창설된 이 대회는 2000년부터 유성CC 줄곧 열리고 있다. 2014년 타계한 유성CC 창립자인 강민구 명예회장은 생전에 박세리, 장정, 허미정 등 대전 지역 유망주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골프장을 개방해 주니어 육성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이런 취지를 살려 2005년부터 ‘강민구배’로 불린다. 유성CC는 지난 18년 간 약 10억 원 가까운 골프발전기금을 후원했다. 김효주는 2014년부터 이 대회에 출전하는 후배들을 위해 해마다 1000만 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알림| ‘굿샷 라이프’는 스포츠와 건강을 화두로 삼습니다. ‘TNT(Tee & Tea) 타임’은 골프장 안팎의 생생한 스토리를 전달합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 친구가 우리 나이로 예순 살이다. 내 눈에는 마흔 살 정도로 보이는데.” 60대에 접어든 한 선배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자신보다 어린 세계적인 배우 톰 크루즈의 방한 장면을 본 뒤였다. 7월 3일이 60세 생일인 크루즈는 ‘탑건’(1986년) 후속편 ‘탑건: 매버릭’의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치아를 드러낸 환한 미소와 근육질 몸매는 환갑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36년 전 매력적인 사운드트랙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던 ‘탑건’에 빠져든 당시 20, 30대는 이제 50, 60대가 됐기에 그런 크루즈가 부러울 만도 하다. 노화가 남의 일처럼 보이는 그는 오랜 세월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을 실천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1주일에 3일은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2일은 야외 활동을 한다. 남은 이틀은 휴식. 유산소 운동은 비만, 심혈관 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은 하루 30분 정도 가능한 한 매일 해야 하며 근력 운동은 이틀에 한 번 정도가 좋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크루즈는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영향을 받아 저칼로리 식단을 고수하며 하루 섭취량이 1200Cal를 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한다. 삼시 세끼가 아니라 소량의 식사를 나눠 하는데 하루 15끼를 먹기도 했다. 식단은 달걀 흰자위, 닭가슴살 등 저지방 단백질 위주로 구성한다. 보통 아침엔 계란 오트밀 등을 먹고 점심은 닭고기 야채 밥, 저녁은 연어 그린샐러드가 식탁에 올라온다. 견과류와 과일도 자주 찾는다. 저온 조리법으로 구운 음식을 섭취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도 특징이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1200Cal는 영양소 결핍 없이 칼로리 섭취를 줄일 수 있는 하한선이다. 여러 번 나눠서 먹으면 스트레스 없이 비만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메타분석 연구에 의하면 하루 섭취 칼로리의 50% 정도가 탄수화물일 경우 가장 오래 산다고 한다”며 “다만 섭취 후 흡수가 빨라 순간적으로 혈당을 높이는 탄수화물류는 피해야 한다. 쌀밥보다는 잡곡밥, 흰 빵보다는 호밀 빵이나 통밀 빵 등으로 바꿔 섭취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조언했다. 크루즈는 월요일에는 가슴, 삼두근, 어깨 근육을 운동하고 수요일에는 등, 이두근, 승모근을 강화하며 금요일에는 스쾃과 런지 등으로 하체를 단련하면서 화, 목요일에는 달리기, 사이클, 펜싱, 트레킹, 카약 등을 즐긴다. 일반인들이 셀럽처럼 운동과 식단을 관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절히 식사하며 규칙적으로 땀 흘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젊고 열정적인 크루즈가 올바른 습관을 시작하고 지속하는 데 동기 부여는 되어줄 것 같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세계적인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미국)는 7월 3일 60번째 생일을 맞는다. 최근 방한한 크루즈는 ‘60 청춘’이란 표현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탑건(1986년)’ 후속편 ‘탑건: 매버릭’의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그는 근육질 몸매와 균형 잡힌 체형으로 한국 팬들 앞에 나섰다. 36년 전 ‘테이크 마이 브레스 어웨이(Take my breath away)’ 등 매력적인 사운드트랙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던 ‘탑건’에 빠져든 당시 20,30대는 이제 중년에 접어들었기에 노화가 남의 일처럼 보이는 크루즈가 부러울 만도 하다. 크루즈는 오랜 세월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1주일에 3일은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2일은 야외활동을 한다고 한다. 남은 이틀은 휴식. 자칫 지루하기 쉬운 운동의 재미를 극대화면서 그 효과를 끌어올릴 의도다. 유산소 운동은 비만 및 심혈관 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유산소 운동은 하루 30분 정도 가능한 매일 해야 하며 근력 운동은 이틀에 1번 정도가 좋다”고 조언했다. 성봉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은 “운동은 최고의 보약으로 꼽을 만하다. 다만 과도한 운동은 피하고 적절한 휴식으로 근육도 회복할 시간을 줘야 한다”며 “운동은 참여 그 자체로서도 의미가 크지만 운동 이후 강화된 체력과 긍정마인드로 활력 있고 즐거운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현대인의 필수 활동”이라고 말했다. 성 수석 연구원은 또 “다만 본인의 운동능력, 수준, 운동 목표에 따라 차근차근 단계를. 따라 진행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크루즈는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영향을 받아 저칼로리 식단을 고수하며 하루 섭취량이 1200칼로리를 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한다. 소량의 식사를 나눠 하는데 하루 15끼를 먹기도 했다. 식단은 달걀 흰자위, 닭 가슴살 등 저지방 단백질 위주로 구성한다. 크루즈는 보통 아침엔 계란 오트밀 종합비타민 등을 먹고 점심은 닭고기 야채 밥, 저녁은 연어와 그린샐러드가 식탁에 올라온다. 견과류와 과일도 자주 찾는 반면 정크푸드나 기름진 음식은 피한다. 저온 조리법으로 구운 음식을 섭취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도 특징이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1200칼로리는 영양소 결핍 없이 칼로리 섭취를 줄일 수 있는 하한선이다. 끼니를 거르며 식사량을 줄이면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는 데 여러 번 나눠서 먹으면 스트레스 없이 비만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메타분석 연구에 의하면 하루 섭취 칼로리의 50% 정도가 탄수화물일 경우 가장 오래 산다고 한다”며 “다만 탄수화물도 여러 종류인데 섭취 후 흡수가 빨라 순간적으로 혈당을 높이는 탄수화물(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쌀밥 보다는 잡곡, 흰 빵 보다는 호밀 빵이나 통밀 빵 등으로 바꾸어 섭취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조언했다. 저온 조리법은 발암물질이 될 수 있는 탄 음식을 피할 의도로 보인다. 크루즈는 월요일에는 가슴, 삼두근, 어깨 근육 위주로 운동하고 수요일에는 등, 이두근, 승모근을 강화하며 금요일에는 스쾃과 런지 등으로 다리와 하체를 단련하면서 화, 목요일에는 달리기, 사이클, 펜싱, 트레킹, 하이킹, 카약, 테니스 등을 다양하게 즐긴다고 한다. 크루즈에게 유산소 운동은 신진대사를 강화하고 근지구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며 웨이트 트레이닝은 복근과 매력적인 몸매를 이끈다. 크루즈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영화는 나에게 일이 아니라 나의 꿈이자 열정”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열정은 식지 않고 오히려 더 커지고 뜨거워진다. 이게 나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식지 않는 열정의 원천이 바로 건강 아닐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임희정(22·한국토지신탁)의 별명은 ‘사막 여우’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 동료였던 박현경이 “웃는 모습이 비슷하다”며 붙여줬다고 한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는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건 그 꽃에 쏟은 시간 때문이야”라는 명문이 나온다. 지구를 찾은 어린 왕자가 수천 송이의 장미를 보고 실망하자 사막 여우가 해준 말이다. 임희정은 신인이던 2019시즌 3승을 한 뒤 2년 가까이 우승이 없어 원형탈모증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정신력이 해이해져 골프에 대한 절박함이 사라진 탓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었다. 그래서 초심을 떠올렸다. 클럽에 공이 맞는 타구감이나 홀에 공이 떨어지는 소리가 너무 좋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한 타의 소중함을 다시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 올 봄에는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에 휩쓸린 뒤 마음을 더욱 다잡으며 골프에 매달렸다. 어느새 임희정에게 골프는 자신 만의 장미꽃 같은 존재가 된 것 같다.임희정은 지난 4월 경기 여주의 한 골프장에서 열린 프로암대회에 출전하려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이동하다가 영동고속도로 여주나들목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탑승 차량이 나들목 시설물과 충돌했는데 폐차를 할 정도로 대형 사고였다. 사고 당시 자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임희정은 다행히 큰 부상은 면했지만 목, 어깨, 허리 등에 걸쳐 통증에 시달려야 했다. 몸에는 타박상 정도만 있었으나 근육이 쉽게 굳어 힘들었다. 골프 인생의 위기를 맞았어도 임희정은 그동안 교통사고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하려 했다. 그의 한 지인에 따르면 “임희정 프로가 사고를 핑계로 약해질 수는 없다면서 아픈 몸을 이끌며 더욱 강한 정신력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큰 시련을 겪은 임희정은 19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활짝 웃었다.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최고 무대에서 그는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마쳐 대회 최저타 기록까지 갈아 치웠다. 지난해 KLPGA투어를 평정한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가 그를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올 시즌 첫 승이자 통산 5승을 올린 임희정은 우승 상금 3억 원을 더해 시즌 상금 2위(4억619만 원)로 점프했다. 우승 후 임희정은 비로소 힘들었던 지난날에 대해 입을 열었다. “몸이 잘 따라주지 않아 속상할 때가 많았어요. 아프다고 언제까지나 쉴 수는 없었습니다. 몸이 좋지 않을 때도 샷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 계속 출전했죠.” 임희정은 한국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안은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기억하기도 싫을 교통사고 사진 4장을 올렸다. “사실 이렇게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을 우승해서 너무너무 기쁩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고 후유증으로 임희정은 메이저대회인 KLPGA챔피언십 1라운드에 76타를 친 뒤 기권한 데 이어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는 2라운드 중간 합계 2오버파 146타로 컷탈락했다. 대회 초반 잘 하다가다도 뒷심이 달려 마지막 라운드에 스코어가 치솟기도 했다. 2021년 임희정과 용품 계약을 한 브리지스톤골프 석교상사 신용우 상무는 “대회 때도 매일 근처 병원이나 침술원을 찾아 물리치료를 받거나 침을 맞아야 했다. 연습 전 몸 푸는 시간을 늘렸고 플레이 도중에도 스트레칭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임희정은 “이미지 트레이닝과 명상으로도 큰 도움을 받았다. 문제점을 찾기 보다는 스스로를 믿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렀다”고 말했다. 명상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나 자기 전에 반복적으로 했으며, 불안하거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을 때 추가적으로 진행했다고 한다. 임희정의 심리 코칭을 담당하고 있는 정그린 그린코칭 솔루션 대표는 “임 프로는 몸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최대의 시너지를 발휘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목표의식이 강하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교과서적인 완벽한 스윙을 지닌 임희정은 연습 벌레로 유명하다. 신인이던 2019년 3승을 올리고도 그는 신인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당시 27개 대회에서 7차례 컷 탈락하면서 신인상 포인트를 쌓지 못하는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 일관성 향상에 집중한 그는 2020년 17개 대회에서 100% 컷 통과에 성공한 뒤 지난해에도 28개 대회에 출전해 한 차례 실격을 제외하면 모두 컷을 통과했다. 김재열 SBS 골프 해설위원은 “처음 투어에 들어왔을 때보다 웨이트와 근육량 증가로 힘이 붙어 더욱 견고하고 절제된 스윙을 갖췄다”며 “스윙 리듬과 템포, 메카닉은 KLPGA투어를 떠나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라고 칭찬했다. 최근 스코어와 직결되는 쇼트 게임 훈련에 매달린 그는 50m 이내 샷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매일 2시간 이상, 수백 개의 공을 친다. 석교상사 관계자는 “임희정은 빠르면 4주, 늦어도 6주마다 웨지를 바꾼다. 반납하는 웨지를 보면 페이스 면이 너무 닳아 있어 놀랄 정도”라며 “일반 여자 프로골퍼들은 3,4개월 마다 바꾸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는 ‘벤 호건 상’이 있다. 불굴의 투혼으로 부상을 이겨낸 선수에게 주는 일종의 재기상이다. 전설의 골퍼 호건은 1949년 피닉스오픈 연장전에서 패한 뒤 직접 차를 몰고 귀가하다 차선을 넘어온 버스와 정면충돌했다. 목뼈, 무릎, 갈비뼈, 골반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호건은 “다시 걷기 어려울 것”이란 의사 진단까지 받았지만 사고 1년 만이 1950년 US오픈에서 우승하며 부활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2019년 ‘벤 호건 상’을 받았다. 허리와 무릎 수술을 여러 차례 받은 우즈 역시 선수 생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깨고 PGA투어 통산 80승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2월 자동차 전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친 우즈는 지난 연말 아들 찰리와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을 통해 필드에 복귀해 기적에 가깝다는 찬사를 들었다. KLPGA투어에도 ‘벤 호건 상’이 있다면 올해 수상자는 임희정이 떼놓은 당상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 임희정은 우즈와 같은 모델의 브리지스톤 골프공을 사용하고 있다. 춘천에서 태어난 임희정은 어머니의 고향인 태백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했다. 8세 때 우연히 골프 연습장에 들렀다가 골프를 시작했다. 레슨 코치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에 동영상으로 레슨을 받기도 했다. 주니어 시절 강자로 이름을 날린 임희정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대표로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했다. 2000년에 태어난 임희정, 박현경, 조아연과 한국여자골프의 차세대 트로이카로 주목받았다. 어렵게 운동을 했지만 프로 데뷔 후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도 적극적이다. 올해 초에는 팬클럽 회원들과 한국 백혈병소아암협회에 2022만 원을 기부했다. 지난 시즌 대회 때 버디, 이글을 기록할 때마다 적립한 기금에 회원들의 모금을 합했다. 따뜻한 마음을 여러차례 전달하고 있지만 그거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이런 사실이 주위에 알려지는 걸 꺼렸다. 지난해부터 임희정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석교상사 이민기 회장은 “골프를 향한 열정뿐 아니라 생각이 깊다. 주위를 배려하는 성숙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고진영 프로와 닮은 구석이 많다”고 말했다. 김재열 위원은 “차분한 성격에 말수가 적은 편이다. 성공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머리 속에 박혀 있는 선수”라며 “정상에 오를 때까지 성실함이 현재의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절제된 생활도 큰 장점”이라고 칭찬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은 이번 시즌 프로야구에서 40세 나이로 구원왕을 노리고 있다. 타이틀을 다투는 LG 고우석(24), KIA 정해영(21) 등은 조카뻘 후배. 프로야구 선수로는 황혼의 나이지만 오승환은 여전히 전매특허인 묵직한 ‘돌직구’를 뿌려대며 승리를 매조지고 있다. 12일 NC를 상대로 시즌 16세이브를 올렸는데 역대 40세 최고 기록. 2005년 프로에 뛰어든 오승환의 장수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 “신인 때부터 늘 똑같은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어요.” 경기 시작 8시간 전인 오전 10시 30분에 야구장으로 맨 먼저 출근한 뒤 등판 후에는 아이싱, 마사지 등 회복 과정을 거치느라 가장 늦게 퇴근한다. 고단한 시즌 중에도 주 3회 런지와 스쾃으로 하체 근력을 다지고 있다. 튜빙 밴드(고무줄), 메디신볼(운동 및 재활도구로 사용되는 공)을 활용해 투구에 사용되는 근육 트레이닝도 매일 반복하고 있다. 외야 1.5km 러닝은 하루도 빠지지 않는데 누구보다 빨리 달린다. “요즘은 부상 예방에 집중하고 있어요.”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식사도 깐깐하게 챙긴다. 삼성 야구단 식단을 책임지고 있는 이민정 영양사는 오승환에 대해 “평소 밀가루 음식을 최소화하고 단백질 위주(소고기, 연어, 닭 가슴살)의 식사를 한다. 비시즌에는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는다”고 전했다. 흔히 운동선수가 30대 후반에 겪는다는 에이징 커브(노쇠화)를 거스르는 오승환의 사례는 일반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50세 이상 성인은 매년 1∼2%의 근육량이 줄어들어 80세에는 총 근육량의 40∼60%를 잃는다고 한다. 근 감소 속도를 늦추려면 주 2, 3회 근력 및 유산소 운동이 필수다. 김병성 경희대의료원 교수(가정의학과)는 “노년층은 하루 단백질 권장 섭취량의 70% 미만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하루 100g의 단백질은 먹어야 하는데 고기로 말하면 250g 정도”라며 “탄수화물은 줄이는 게 정답이며 현미나 혼합곡물이 좋다”고 조언했다. 허수정 차의과대학 교수(스포츠의학)는 “끼니마다 손바닥 하나 반 정도 양의 단백질 섭취를 권장한다. 식물성 단백질(두부, 견과류)과 동물성 단백질(육류, 달걀, 우유)의 섭취 비율이 2 대 1 정도면 이상적이다”라고 말했다. 10년 전 오승환은 “리베라처럼 롱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뉴욕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는 43세까지 강속구를 뿌리다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19년 동안 매일 달리기와 스트레칭을 하며 음주와 튀긴 음식을 멀리하고 경기 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한일 월드컵 열기가 한반도를 강타했던 20년 전 이맘때 대학생 오승환은 팔꿈치 수술 후 하루 14시간 재활에만 전념했다. 한국 축구 4강 신화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을 만큼 재기만을 꿈꾸며 몸부림쳤다. 아무리 좋은 트레이닝 프로그램과 식단이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목표를 세웠다면 바로 절실한 마음과 함께 행동하시라.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20년 전 6월은 2002 한일월드컵 열기가 뜨거웠다. 한국 축구가 4강 신화를 이루는 벅찬 감격에 광장과 거리는 붉은 물결이 넘실거렸다.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추억 하나 정도는 있을 정도다. 당시 스무살 단국대 야구부 투수였던 오승환은 월드컵 축구에 얽힌 기억이 거의 없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하루 14시간 재활에만 전념했기 때문. 서울 옥수동의 단국대 숙소에서 오전 8시에 출발해 잠실에 있는 재활원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오후 10시 넘어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스케줄을 반복했다.●조카뻘 후배와 타이틀 경쟁 재기를 향해 몸부림 친 그는 강산이 두 번 변할 긴 세월 속에서 절정의 기량으로 ‘끝판대장’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줄곧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는 이번 시즌 프로야구에서 40세 나이로 구원왕까지 노리고 있다. 타이틀을 다투는 LG 고우석(24), KIA 정해영(21) 등은 조카뻘 되는 후배. 프로야구 선수로는 황혼의 나이지만 오승환은 여전히 건재한 모습이다. 12일에는 NC를 상대로 시즌 16세이브를 올리며 임창용이 갖고 있던 역대 40세 최다 기록인 15세이브를 넘어섰다. 2005년 프로에 뛰어든 오승환의 장수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다. “신인 때부터 늘 똑같은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어요.” 오승환의 에이전트인 김동욱 스포츠 인텔리전스 그룹 대표는 “경기 시작 8시간 전인 오전 10시 30분에 야구장을 찾아 맨 먼저 출근한 뒤 등판 후에는 아이싱, 마사지 등 회복 과정을 거치느라 가장 늦게 퇴근한다”고 전했다.●경기가 없어도 늘 하체근력 강화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해 선진 야구를 뛴 경험도 영양가 만점의 자산이 되고 있다. 특히 등판이 없어도 늘 경기 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모습을 벤치마킹했다. 고단한 시즌 중에도 주 3회 런지와 스쿼트를 반복하며 하체 근력을 다지고 있다. 튜빙 밴드, 메디신볼을 활용해 투구에 사용되는 근육과 몸 트레이닝도 매일 반복하고 있다. 외야 1.5㎞ 러닝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있는 데 누구 보다 빨리 달린다. “예전에는 근육량을 키우는 벌크업에 중점을 둔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면 요즘은 부상 예방을 위한 운동과 스트레칭에 집중하고 있어요.” 삼성의 한 선수는 “오 선배님의 운동량은 어마어마해 따라갈 수 없다. 대포알 같은 공을 던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체력, 구위, 기량 등 모든 면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훈련법, 경기운영능력, 식단 관리 등 보고배울 점이 무척 많은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상의 컨디션을 위한 노력은 운동장 뿐 아니라 식당에서도 계속된다. 삼성 야구단 식단을 책임지고 있는 이민정 영양사는 오승환에 대해 “평소 밀가루 음식을 최소화하고 단백질 위주(소고기, 연어, 닭 가슴살)의 식사를 한다. 비시즌에는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영양사는 또 “(오승환이) 선수단에 단백질 도시락을 추천하기도 했다”며 “다른 선수들이 이미 은퇴할 40대 나이에도 불구하고 20대의 피지컬을 유지하며 절정의 기량을 펼치는 모습이 확실히 레전드 선수는 다르구나를 느꼈다”고 말했다. 홍정기 차의과대학 교수(스포츠의학)은 “고참 선수는 근기능 및 관절 유연성 훈련은 쉽게 생각하고 소홀히 할 수 있는데 오승환 선수는 빅리그에서 배운 몸 관리법을 잘 유지하고 있다. 힘든 일인데도 철저하가 자기 몸관리 루틴을 지속하는 것은 본받을 점”이라고 평가했다. 흔히 운동선수가 30대 후반에 접어들면 겪는다는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노쇠화)를 거스르는 오승환의 노장투혼은 스포츠가 직업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주 3회 운동으로 땀 흘려야 50세 이상 성인은 매년 1~2%의 근육랑이 감소해 80세에는 총 근육량의 40~60%를 잃는다고 한다. 김병성 경희대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근육량이 줄어드는 60 ,70대의 단백질 섭취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노년층은 하루 단백질 권장 섭취량의 70% 미만인 경우가 많다. 하루 100g의 단백질은 먹어야 하는데 고기로 말하면 250g 정도에 해당 된다”며 “탄수화물은 줄이는 게 정답이며 현미나 혼합곡물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단백질 식사가 중요하지만 먹는 것만으로 근육이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음식은 에너지 소스일 뿐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 김 교수는 “책가방에 좋은 참고서만 넣고 다닌다고 성적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팔만 아플 수도 있다. 운동이라는 매개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식단 관리와 함께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골고루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단백질 섭취는 손바닥 하나 반 정도 허수정 차의과대학 교수(스포츠의학)는 “노화로 인한 근감소 예방을 위해선 삼시세끼 적절한 양의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백질 하루 권장 섭취량은 체중 1kg 당 0.8~1.2g인데 체중, 활동량에 따라 끼니마다 손바닥 하나~하나반 정도 양의 단백질 섭취를 권장한다. 식물성 단백질(콩, 두부, 견과류 등)과 동물성 단백질(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섭취 비율이 2:1 정도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또 “2017년 보건복지부 노인 영양 관리 상태 조사 통계에 따르면 65~74세 약 30%, 75~79세 44.3% 정도가 영양관리 주의 상태라고 한다. 식욕부진 등으로 인해 끼니를 대충 때우지 않고 균형 있고 다양한 음식 섭취를 통해 풍부하게 영양소를 섭취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양찬국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헤드프로(73)는 제자만도 6000명에 이르는 골프 교습가로 유명하다. 70대 중반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는 얼마 전 아찔한 경험을 했다. 서울에서 차를 몰고 375km 거리인 경남의 한 골프장 행사에 참석했을 때 일이다. “동승자와 번갈아 밤새 6시간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내 말투가 이상해진 것 같더라고요. 졸려서 그런 줄 알았죠.” 골프라운드 도중에도 목소리가 어눌해진 느낌은 여전했다. 치과치료(임플란트) 영향인가 싶어 주치의에게 전화를 했더니 뇌졸중의 전조증상 같으니 병원부터 가보라고 했다. 구급차 타고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거쳐 다른 종합병원으로 이송된 뒤 뇌경색 치료를 받았다. 1주일 입원 후 언어장애까지 회복한 그는 “신속한 조치가 이뤄져 다행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을 통칭한다. 조기 치료 여부가 사망률과 후유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희섭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졸중은 ‘스피드 싸움’이다. 큰 뇌동맥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의 경우 증상 발생 후 4시간 반 이내에 혈전용해제를 정맥으로 투여하는 것이 치료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월남전에 참전했던 양 프로는 건강만큼은 늘 자신 있었다. “직업이 골프라 정기적으로 라운드, 레슨을 해서 감기 한 번 걸려본 일 없었어요. 걷기와 근력은 동년배보다 앞선다고 확신했죠. 드라이버도 240m는 쳤어요.” 하지만 이번 일을 겪은 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난 튼튼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자유로운 식습관 탓에 시한폭탄을 안고 살았던 모양이에요. 혈압과 혈당도 높고 고지혈증까지 있다더군요.” 퇴원 후 그는 의사 권유에 따라 맵고 짠 음식을 멀리하며 식사량도 70%로 줄였다. “회덮밥 먹을 때 밥 반 공기에 초고추장도 잘 안 뿌립니다. 빵 떡 라면도 안 먹게 됐어요. 잘 자는 게 중요하다고 해 오후 10시면 불 꺼요.” 미국심장협회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평균연령 72세의 골프를 치는 집단의 사망률은 15.1%로, 치지 않는 집단의 사망률(24.6%)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신 교수는 “뇌졸중 예방에는 혈관의 탄력성을 길러주는 운동이 필수다. 혈압을 갑작스레 올리는 웨이트트레이닝, 숨을 오래 참는 수영보다는 가볍게 걷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고 조언했다. 규칙적인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기른 양 프로는 최근 레슨을 재개하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무리해선 안 된다. 골프 스코어나 거리도 숫자일 뿐이니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건강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골프 교습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양찬국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헤드프로(73)는 얼마 전 생사의 경계를 넘나든 적이 있다. 경남 통영 로열CC에서 열린 골프 행사에 참석했을 때 일이다. “서울에서 차를 몰고 375km 거리를 내려갔어요. 동승자와 밤새 번갈아 6시간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스스로 느끼기에 말투가 이상해진 것 같더라고요. 졸려서 그런 줄 알았죠.” 골프장에 도착해 라운드를 시작한 그는 여전히 자신의 목소리가 어눌해진 느낌을 받았다. 치과치료(임플란트) 영향으로 생각해 주치의에게 전화를 했더니 뇌졸중의 전조증상 같으니 빨리 병원에 가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구급차를 타고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거쳐 다른 종합병원으로 이송된 뒤 뇌경색 전문치료를 받았다. 1주일 입원 후 언어장애까지 회복할 수 있었던 그는 “빠른 판단과 신속한 조치가 이뤄져 다행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을 통칭하는 데 한번 발생하면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대표적인 전조증상은 △물건을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거나, 걸을 때 한쪽으로 쏠리는 팔다리 힘 빠짐이나 감각 이상, △얼굴이 마비되거나 감각의 이상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 △극심한 두통과 구토 △어지럼증 등이 있다. 특히 고령이거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 과로, 수면부족 등의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전조증상을 항상 기억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조기 치료 여부가 사망률과 후유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희섭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졸중은 ‘스피드 싸움’이다. 증상이 있으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큰 뇌동맥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의 경우 증상 발생 후 4시간 반 이내에 혈전용해제를 정맥으로 투여하는 것이 치료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약물 치료가 실패하거나, 골든타임을 지났더라도 혈관 내 치료를 통해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이고 있어, 증상 발생 시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내원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혈관 내 치료란 사타구니를 약 2~3㎜ 정도 절개한 후, 대퇴동맥을 통하여 뇌혈관에 도관(카테터)을 넣어 혈전을 빼내어 뇌졸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월남전에 참전했던 양 프로는 고엽제 후유증을 겪기는 했어도 건강만큼은 늘 자신 있었다. 미국 이민을 떠났다가 2001년 귀국한 그는 63세의 나이로 한국프로골프(KPGA) 챔피언스 투어 자격증을 땄기도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는 69세 나이로 우즈베키스탄 골프 대표팀 감독을 맡아 출전해 조카뻘 되는 선수들을 지도했다. 여름에는 오전 5시부터 캐디 교육에 나섰고 1년에 400라운드 가까이 돈 적도 많다. “직업이 골프인지라 정기적으로 라운드를 하고, 레슨도 해서 감기 한번 걸려본 일이 없었어요. 걷기와 근력은 동년배들보다 앞선다는 확신이 있었죠. 드라이버도 240m는 쳤어요.” 하지만 이번 일을 겪은 뒤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됐다. “‘난 튼튼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자유로운 식습관 탓에 시한폭탄을 안고 살았던 모양이에요. 그동안 제대로 받지 않았던 정밀 검사를 해보니 혈압과 혈당도 높고 고지혈증까지 있다더군요.” 퇴원 후 그는 의사 권유에 따라 맵고 짠 음식을 멀리하며 식사량도 70%로 줄였다. “회덮밥 먹을 때 밥은 반 공기에 초고추장도 잘 안 뿌립니다. 빵 떡 국수 라면도 거의 안 먹게 됐어요. 잠은 억지로라도 오후 10시면 들려고 해요.” 규칙적인 스트레칭으로 유연성도 기른 그는 레슨도 재개했다. 미국심장협회의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평균 연령 72세의 골프를 치는 집단의 사망률은 15.1%로 치지 않는 집단의 사망률(24.6%)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골프가 아니더라도 적절한 운동은 필수. 신 교수는 “뇌졸중 재발을 막으려면 혈관의 탄력성을 길러주는 운동이 필요하다. 혈압을 갑작스레 올리는 웨이트 트레이닝, 숨을 오래 참는 수영 보다는 가볍게 걷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고 조언했다. 강한 햇볕과 고온에 오래 노출되거나, 찜질방 사우나 같이 온도 변화가 극심한 환경은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햇볕을 막기 위한 모자를 쓰는 게 좋다. 야외활동 중간에 휴식을 취하고 적절한 수분 보충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양 프로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때론 몸을 해치는 독이 될 수 있다. 골프 스코어나 거리도 숫자일 뿐이니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