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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북핵 전문가가 주중 한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비공개 토론회에서 “북한이 나쁜 것은 맞지만 미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에 대해선 ‘빈말뿐인 위협’이라며 한국의 대응에 자제를 당부했다. 우르창(吳日强) 중국 칭화대 교수는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관계와 북핵 문제’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의 빈말뿐인 위협에 한국이 과잉 대응할 필요가 없다”면서 “북한은 나쁜 것은 맞지만 미친 것은 아니다(They are bad, not mad)”라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중국항공우주과학공업그룹(CASIC)에서 탄도미사일 설계 업무를 담당한 공학 석사 출신으로. 현재는 중국 명문대인 칭화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핵무기 통제, 우주 안전 및 미중 전략 안정성 문제 등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21일 북한이 3차 정찰위성 발사에 송공해 만리경-1호를 지구 궤도에 안착시킨 지 나흘 만에 열렸다. 우리 정부로서는 중국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계기였다. 중국 측에서는 우 교수를 포함해 전문가 4명, 한국 측에서는 5명이 참석했다. 한국대사관은 토론회 개최 사실 자체를 공개하지 않았다. 우 교수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보이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토론회에 참석한 다른 참석자는 “우 교수 얘기는 물증은 없지만 심증은 많다는 얘기로 들렸다”면서 “중국이 북-러 미사일 협력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은 북-러 밀착에 대해 마냥 호의적이지는 않다. 토론회에 참석한 또 다른 중국 측 전문가는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확대를 주문했다. 장퉈성(張沱生)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독립된 주권국가로서 전략적 이익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핵심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가교 역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통상 대만 문제를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표현한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내년 1월 13일 치러질 예정인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親)중국 성향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무산됐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24일까지 단일 후보를 내지 못하고 따로따로 후보 등록을 한 것이다. 선거가 이대로 치러진다면 반(反)중국 성향의 집권 여당이 재집권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중국은 대만 유권자들에게 “평화와 전쟁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입장을 내놨다. 24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제1야당인 국민당과 제2야당인 민중당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각자 후보를 등록했다. 이에 따라 국민당에서는 허우유이(侯友宜), 민중당에서는 커원저(柯文哲) 후보를 앞세워 총통 선거에 도전하게 됐다. 앞서 15일 국민당과 민중당은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고 여론조사를 통해 18일까지 총통·부총통 후보를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오차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놓고 이견을 보여 단일화에 실패했다. 양당은 후보 등록 마감 전날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 여론조사 결과 1위는 집권 여당인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후보다. 라이 후보는 대표적인 반중 정치인으로 대만 독립 성향이 강한 인물이다. 라이 후보에 이어 친중 성향의 허우 후보와 커 후보가 2, 3위를 달리고 있고 무소속 궈타이밍(郭台銘) 후보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2~4위 후보들은 차이는 있지만 친중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다. 대만 언론들은 친중 성향의 2, 3위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누가 총통 후보가 되더라도 승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야당들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친중 성향 유권자 표는 갈릴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여당 라이 후보의 승리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만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이지만 선거운동 기간 중 막판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또 단일화 요구 여론이 거세질 경우 야당 후보 가운데 한 명이 후보를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 야권 단일화 무산으로 반중 정치인인 라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국은 “현재 대만은 평화와 전쟁, 번영과 쇠퇴라는 두 갈래 길, 두 가지 앞날의 선택에 직면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24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천빈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우리는 대만 지역의 현행 사회 제도를 존중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천 대변인은 “내년 초 선거 결과가 대만 지역의 평화와 안정 수호에 도움이 되고, 양안 관계를 평화와 발전의 올바른 궤도로 복귀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대만 총통 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달 5일까지 등록된 총통 및 부총통 후보들의 자격을 심사하고, 다음달 15일 최종 후보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후보자들 간 TV 정책 토론은 다음달 16일부터 내년 1월 12일 사이에 실시된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내년 1월 13일 총통 선거를 앞둔 대만이 중국의 군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중부 타이중에 ‘대만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톈궁(天弓)3 대공 미사일을 배치했다. 대만은 최근 중국 수도 베이징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2000km의 ‘칭톈(擎天)’ 초음속 순항미사일의 실전 배치 및 본격 양산에도 돌입했다. ‘창’에 해당하는 미사일 공격 체계와 ‘방패’에 해당하는 미사일 방어 체계를 동시에 확보하면서 대중국 억지력이 대폭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롄허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최근 대만 국방부는 타이중 인근 다두산 내 통제구역에 건축을 금지하는 등의 공고를 게재했다. 이는 다두산 방공 미사일 기지에 톈궁3 미사일을 배치하기 위한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운용을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 또한 “다두산 기지에서 기존에 운용하던 ‘톈궁2’ 미사일을 이미 ‘톈궁3’ 미사일로 교체했다”고 롄허보에 전했다. 대만은 약 300억 대만달러(약 1조2400억 원)를 들여 톈궁3를 자체 개발했다. 지상에서 최대 고도 45km까지 요격이 가능하다. AESA 레이더를 이용하면 반경 400km 내 15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 및 추적하고 9∼24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 칭톈 미사일의 배치 및 양산 또한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만 타이베이와 중국 베이징의 거리는 1700km다. 칭톈을 사용하면 베이징은 물론이고 인근의 톈진, 허베이성 등 중국 북동부까지도 직접 공격이 가능하다. 대만은 올 2월에도 사거리 1200km인 ‘슝성(雄昇)’ 미사일을 개발했다. 당시에도 대만이 세계 최대 규모의 댐인 중국 후베이성 싼샤(三峽)댐을 사정거리에 두기 위해 개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만과 싼샤댐의 거리는 약 1200km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 침공 시 상륙 작전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해변을 뜻하는 ‘붉은 해변’에 대한 방어력도 강화하고 있다. 붉은 해변은 중국군이 상륙 작전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해변을 선정해 붙인 이름으로 대만 전역에 분포돼 있다. 국방부는 다음 달 28일 ‘붉은 해변’ 중 하나인 남부 타이난 시수 해변에서 실사격 훈련도 진행하기로 했다. 공군은 타이중 기지에 3300파운드(약 1496kg) 폭탄에도 견딜 수 있는 방폭 격납고를 건설하고 있다. 중국의 ‘둥펑(東風·DF)’ 계열 탄도미사일에도 견딜 수 있는 격납고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도로 2027년 6월까지 24개의 추가 방폭 격납고를 건설하겠다는 계획 또한 밝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은 ‘세계 평화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등에서 중국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세계 많은 나라들이 이 전쟁들을 종식시킬 수 있는 나라로 미국만큼이나 중국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20일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이집트·인도네시아·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외교장관과 히세인 브라힘 타하 이슬람협력기구(OIC) 사무총장이 중국 베이징을 찾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끝내는 것이 목표인 이들은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을 만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의 회담에 앞서 중국을 먼저 찾은 것이다.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이 중국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중국도 화답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아랍과 이슬람 국가의 좋은 친구이자 좋은 형제”라며 “국제사회는 이 비극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히 행동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역시 21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화상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든 당사자는 즉각 전투를 중단하고 더 이상의 인명 피해를 막아야 한다”라며 휴전을 촉구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보복이 자위권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 외교장관이 유엔에 앞서 중국을 평화 중재의 첫 번째 다리로 선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짚었다. 중국은 중동에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앞서 3월 오랜 앙숙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중국의 중재로 수교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이 중동 평화 중재자로 나선 첫 성과인 셈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며 미국을 견제하는 힘을 키워 나갔다. 중동에서 ‘차이나 파워’를 한껏 끌어올리며 미국의 중동 패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번 전쟁 발발 직후부터 이스라엘 편에 선 미국과는 달리 팔레스타인 편들기로 아랍권 국가들의 지지를 확대하며 ‘두 국가 해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게다가 11월에는 중국이 유엔 안보리 순회의장국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겠다는 얘기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순회의장국으로서 자기 역할에 충실하면서 중동 평화에 기여하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많은 국가들이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자기 역할’이 이중적이어서는 곤란하다. 21일 밤 군사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한 북한의 행위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 대부분 국가들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하는 이유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11월 순회의장국인 중국은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언급하면서 북한을 두둔했다. “중국은 핵심 당사자가 아니며 문제 해결의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며 발을 빼는 모습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중국이 진정한 세계 평화 중재자가 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선행돼야 한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개입과 역할도 필요하다. 이 문제에 이중 잣대를 들이대서는 세계 평화 중재자가 될 수 없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북한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다며 규탄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비판이나 옹호 없이 “(한반도) 이해 당사국들은 냉정과 자제를 유지해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1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왓슨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은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며 “미국은 본토 안전과 동맹인 한국, 일본 방위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라이 래트너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고지 가노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과장과 통화하고 미국의 확고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발사는 명백히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일본 국민으로서는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사태”라고 강조했다. EU는 북한에 대해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즉각 준수하라고 촉구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강력하게 규탄했다고 유엔이 밝혔다. 반면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관련 당사국들은 긴장 완화와 대화 재개 등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중국은 주요한 모순(문제) 당사자가 아니며 문제 해결의 열쇠는 미국의 손에 있다”는 주장에서 한발 물러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위성 발사 기술 지원 가능성이 거론되는 러시아는 이날 아무런 반응을 내지 않았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 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았지만 ‘시계(視界) 제로’ 상태다. 친(親)중국 성향 제2, 제3 야당은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20일 총통 선거 후보 등록이 시작되고도 아직 단일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반(反)중국 성향 집권 여당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 이어 ‘중국이 두 번째로 싫어하는 대만 여성’을 부총통 후보로 내세우며 친중 대 반중 선거 구도를 명확히 했다.● 집권당, 부총통 후보에 ‘대만 독립 지지자’ 대만 집권당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후보는 20일 부총통 후보로 중국이 강한 거부감을 보여 온 샤오메이친(蕭美琴·52) 주미 대만경제문화대표처 대표를 공식 지명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 대만과 외교관계를 수립할 수 없는 미국에서 대만경제문화대표처 대표는 사실상 대사 역할을 한다. 라이 후보는 “샤오메이친은 대만 외교에서 보기 드문 인재”라면서 “남은 50여 일간 샤오메이친과 함께 민의와 모든 세력을 통합해 선거에서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샤오 부총통 후보는 스스로를 대만 독립 지지자라고 밝히고 있다. 대만 ‘전묘(戰猫·고양이 전사) 외교’의 대표 인물이기도 하다. 전묘 외교는 중국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에 맞서는 대만 외교 전략으로 유연하게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앞서 중국은 올 4월 차이 총통이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의장과 회동한 것에 깊숙이 관여한 샤오 후보에 대해 ‘중국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중국 정부는 당시 “법에 따라 평생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대만 여성’은 차이 총통이고 ‘두 번째로 싫어하는 여성’이 샤오 후보라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 관영 중앙(CC)TV는 21일 논평을 통해 라이-샤오 후보 조합을 “가장 위험한 조합”이라고 표현했다. CCTV는 이들을 ‘낭패위간(狼狽爲奸·흉악한 무리가 모략을 꾸민다는 뜻)’에 비유한 뒤 ‘‘두 독립 조합은 대만을 전쟁 위험 지역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선거 구도가 친중 대 반중으로 더욱 명확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친중 성향 대만 야당들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대만 총통 선거는 사실상 미중 대리전 양상을 띨 가능성이 커졌다. ● 친중 야당, 후보 단일화 진행 중 야당 후보 단일화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15일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제1야당 국민당과 제2야당 민중당은 18일까지 단일후보를 내기로 했지만 후보를 결정하는 여론조사 오차범위에 대한 의견 차이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야권 후보 단일화 불씨는 계속 살아 있다는 관측이 많다. 현재 민진당 라이 후보가 30%대 초반 지지율로 1위를 달리지만 지지율 2, 3위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와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가 단일화한다면 누가 후보가 되든 라이 후보를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단일화 협상 결렬 직후 커 후보는 “5월부터 우리 선거 구호는 ‘연합 정부, 대만 단결’이었다”면서 “서로 못마땅하더라도 같이 일해 볼 수 있도록 다시 시도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총통 선거 후보 등록을 마감하는 24일 오후 5시(현지 시간)까지 단일화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커 후보와 허우 후보 측은 일단 여론조사와 각종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후보 단일화를 결정하기로 한 상태다. 여론조사 오차범위를 비롯한 세세한 규정을 놓고 양 후보 진영의 막판 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언론은 후보 단일화가 될 경우 선거의 친중 대 반중 구도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친중 성향이 더 강한 국민당 허우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베이징, 선전 등 주요 도시의 공공부문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만 약 60만 대에 달하는 전기차가 새로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 신(新)에너지 차량 산업을 집중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18일 중국중앙(CC)TV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공업정보화부 등 8개 부처는 최근 베이징과 선전, 충칭, 창춘, 인촨 등 15개 도시를 공공부문 차량 전면 전동화(電動化) 시범 도시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시범도시에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관용차와 시내버스, 택시, 환경 미화용 차량, 우편·택배차 등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한다. 신규 보급되는 전기차는 6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충전기 70만 대, 탈착식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 7800곳이 새로 설치될 예정이다. 이번 전동화 시범 도시에는 베이징과 선전 등 중국 최대 도시인 ‘1선 도시’는 물론이고 동북부 지린성의 성도(省都)인 창춘 등 ‘2선 도시’, 그리고 규모가 작은 ‘3선 도시’가 골고루 포함됐다. 중국 매체들은 전기차 보급을 전국으로 확대해 신에너지 차량 산업을 육성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9월 공업정보화부 등 7개 부처는 전동화 시범도시 선정 계획을 발표하며 신에너지차 판매가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900만 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토종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BYD는 올해 상반기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세계 1위에 올랐다. 중국 유명 전자제품 기업이자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도 전기차 법인을 설립해 내년부터 본격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종 규제 완화와 함께 시중 은행에 부동산 기업 자금 압박 해소를 지시했다. 그동안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대형 부동산 개발 회사들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하게 만든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경제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중앙은행 런민은행과 금융감독관리총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부동산 기업에 대출을 꺼리거나 만기 전 대출금 회수, 대출 중단 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부동산 기업의 합리적인 융자 수요를 차별 없이 만족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정부도 부동산 기업이 기한 내 아파트를 완공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건설이라는 주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부동산 기업 대출을 확대하라는 지시다. 그동안 중국 지방정부와 은행들은 부동산 경기 과열을 막으려는 중앙정부 규제에 따라 부동산 기업 지원이나 대출을 자제해 왔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돼 헝다(恒大), 비구이위안(碧桂園) 같은 대형 부동산 기업이 디폴트 상황에 놓이게 됐다. 런민일보는 “부동산 기업 대출 확대는 연말 유동성 압박을 낮춰 신용 리스크가 터져나올 가능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를 통해 불안한 경제 전망을 안정시키고 시장 자신감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14일 “중국이 경제 성장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1조 위안(약 182조 원) 규모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부동산 경기 부양 움직임이 감지되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4%로 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을 5.2%로 추정했다가 계속 하향 조정해 지난달에는 5%까지 낮췄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산하 경제 분석업체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중국 성장률을 5%에서 5.2%로 올렸다. 여기에 1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목소리로 ‘협력 강화, 충돌 방지’를 외치며 유화적 모습을 보이고 양국 경제 협력 확대가 예상되면서 중국 성장률 전망치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한 시각이 일치된 것만은 아니다. 홍콩 유력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여러 기관의 중국 경제 성장 전망이 오락가락한다”면서 “전문가들조차 중국 경제가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 정책 방향 등을 결정하는 제20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차일피일 연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양국 협력에 뜻을 같이했지만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중국의 군사 활동 강화 등 현안에 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원론적 발언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일본 NHK방송은 기시다 총리가 중국 측에 지난해 8월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시작된 후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가하고 있는 것을 즉각 철폐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시 주석은 오염수 방류가 인류 건강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일본이 국내외 우려를 수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이 일본 주변에서 러시아와 협력하는 식의 군사 활동을 강화하는 데 우려를 표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 역시 과거사, 대만 등의 사안에 일본이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대응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양국 협력에 뜻을 같이했지만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중국의 군사 활동 강화 등 현안에 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원론적 발언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17일 일본 NHK방송은 기시다 총리가 중국 측에 지난해 8월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시작된 후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가하고 있는 것을 즉각 철폐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시 주석은 오염수 방류가 인류 건강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일본이 국내외 우려를 수용해야 한다”고 맞섰다.기시다 총리는 중국이 일본 주변에서 러시아와 협력하는 식의 군사 활동을 강화하는 데 우려를 표하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관영 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 역시 과거사, 대만 등의 사안에 일본이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대응했다.시 주석은 또 “양국의 경제 이익과 공급망 및 산업망은 깊이 연결돼 있다”고 했다. 공급망 등을 분리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전략적 호혜 관계’도 강조했다. 일본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 일방적으로 동참하지 말고 중국과의 경제 협력 또한 중시하라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중 관계의 문은 닫힐 수 없다. 중국은 미국의 동반자이자 친구가 될 준비가 돼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5일(현지 시간) 미중 간 충돌 위기 때마다 “중국과 미국이 라이벌인가, 동반자인가를 가장 먼저 묻게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는 미중 정상회담 직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 투자사,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하는 갈라 만찬 자리였다. 경제 침체 위기를 겪는 시 주석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미 기업계와 정부 관계자, 학계 등 약 400명이 참석한 만찬을 주최했다. 시 주석이 앉는 8명 자리 헤드테이블 참가비는 4만 달러(약 5000만 원), 일반석은 2000달러(약 260만 원)였다. 시 주석은 만찬 직전 연설에선 미중 관계 개선의 상징인 판다를 언급하는 등 최근 몇 년간 미국을 향해 했던 연설 중 가장 친근하고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중국은 결코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의사가 없다” “중국은 어떤 국가와도 냉전이나 열전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력과 공존을 강조했다. 시 주석이 2021년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연설에서 사실상 미국을 향해 “중국을 괴롭히면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시 주석은 특히 “얼마 전 워싱턴 국립동물원의 자이언트 판다 3마리가 중국으로 돌아와서 아이들을 비롯한 많은 미국인들이 배웅하기 위해 동물원에 갔다고 들었고, 판다가 다시 미국에 오기를 바란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판다는 미중 양국 국민의 우호를 전달하는 사자”라며 “미국과 계속 협력해 두 국민 간 우정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미중 관계 악화 속에 50년 만에 ‘판다 외교’가 종료될 위기에 처했는데 사실상 판다를 다시 미국으로 보내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시 주석은 만찬에서 대형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창업주인 스티븐 슈워츠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CEO 등 미 금융계 거물들과 헤드테이블에 앉아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애플의 팀 쿡,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스탠 딜 CEO 등도 헤드테이블에 함께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다른 테이블에 앉았다. 딜 CEO의 참석은 최근 중국이 보잉 항공기 구매를 재개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직후여서 특히 눈길을 끌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에 맞춰 보잉 ‘737 맥스(Max)’ 도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737 맥스는 2018년 전까지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여객기였다. 하지만 2018년 말과 2019년 3월 두 차례 추락 사고를 일으키면서 중국 민항국은 이 기종의 비행 허가를 정지했다. 미중 관계까지 얼어붙으며 중국의 항공기 주문도 중단된 상황이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여론조사 지지율 2, 3위인 친(親)중국 성향 야당 후보들이 단일화에 합의하자 선거판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누가 단일후보가 되든 그간 지지율 1위를 달려온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를 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민진당이 친미 인사를 부총통 후보로 내세울 계획이어서 총통 선거가 미중 대리전 양상을 더욱 짙게 띠게 됐다. 야당 후보 단일화 발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한 시점과 맞물렸다. 시 주석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하며 “중국은 반드시 대만을 통일할 것이며 이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선거 절차를 존중해 달라”고 요구했다. 총통 선거에서 중국에 더 우호적인 정당이 이기도록 개입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 10여 시간 전 대만 제1야당 국민당과 제2야당 민중당 후보는 단일화에 전격 합의하고 선거에서 승리하면 연합정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후보들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지 않고 있다. 총통 선거 개입 의혹을 받는 중국에 유리한 구도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대만 총통 선거는 그간 ‘1강 2중 1약’ 구도였다. 여론조사 1위인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64) 후보는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처럼 대만 독립 성향이 강하다. 라이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는 정도 차이가 있지만 친중 성향이다. 이 때문에 대만 언론은 친중 성향 유권자 표가 갈라지면서 라이 후보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 9월 여론조사에서는 ‘후보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야당이 5% 차이로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중국으로서는 ‘친중 대 반중, 일대일’ 구도가 더 유리하다. 이번 단일화 협상을 주도한 인물이 국민당 출신 친중 성향 마잉주(馬英九·73) 전 총통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마 전 총통은 올 3월 대만 전현직 총통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극진한 환대를 받기도 했다. 후보 단일화 발표 직후 대만 언론은 야당 단일후보로 여론조사 3위인 국민당 허우유이(候友宜·66) 후보가 추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6일 일간 롄허보 등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당 허우 후보가 민중당 커원저(柯文哲·64) 후보를 앞서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를 반영한다면 허우 후보가 총통 후보, 커 후보가 부총통 후보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민진당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샤오메이친(蕭美琴·52) 주미 대만대표부 대사를 부총통 후보로 지명할 방침이다. 샤오 대사는 미국 인사들과 깊은 인맥을 갖고 있는 반면 중국 당국의 극심한 반감을 사고 있는 인물이다. 중국 정부는 대만 독립을 지지한다고 발언한 샤오 대사에 대해 영구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중 관계 안정화를 위한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했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7년 4월 이후 6년 7개월 만이고, 양 정상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마주한 ‘발리 회담’ 이후 1년 만이다. 이날 회담은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연장선상에서 열렸다. 하지만 두 정상은 행사장과 멀찌감치 떨어진 장소에서 4시간여 머물며 나란히 산책로를 걷고, 오찬까지 함께 했다. 다자회의에서의 약식 정상회담과는 다르게 사실상 별도의 양자회담 형식을 취한 것이다. 개인적 유대를 쌓는 모습까지 과시하며 양국이 ‘관계 안정화’의 길을 걷고 있다는 신호를 분명히 드러내려는 취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4시간여 마주 앉은 바이든-시진핑6년 7개월 만에 미국 땅을 밟은 시 주석을 맞은 바이든 대통령은 군사 소통 창구 복원을 정상회담 성공 조건으로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샌프란시스코로 출발하기 전 회담 성공 기준에 대해 “정상적 소통 경로로 복귀하는 것”이라며 “위기가 닥쳤을 때 전화를 걸어 대화하고 군 당국이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도 “협상 테이블은 이미 마련됐다”며 “중국과 경쟁하지만, 특정 분야에서 필요하다면 협력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성명을 내지 않기로 했지만 군사 분야 소통 채널 복원과 함께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단속 협력을 위한 워킹그룹 출범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14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법의학연구소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법의학연구소는 2020년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에 연루된 혐의로 미 정부 제재 대상에 올랐고, 중국은 펜타닐 단속 협력 조건으로 줄곧 제재 해제를 요구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주요 기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양국은 회담에 앞서 기후변화 공동 대응을 위한 ‘서니랜드 성명’도 내놓으며 초(超)국가 이슈에 대한 협력을 본격화했다. 이는 미중 양국 기후변화 특사의 4∼7일 캘리포니아주 서니랜드 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이 성명에는 미중이 기후 공동 대응 워킹그룹을 출범하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리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내부 위기 닥친 두 정상, 갈등 ‘임시 봉합’ 이날 대면회담을 두고 미중 정상이 각각 재선 캠페인과 중국 사회 불만 진화를 위해 갈등의 일시 봉합을 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관계 안정화의 이유로 중국 경기 침체와 미중 경제 윈윈(Win-Win)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중국인들이 괜찮은 급여를 받는 직업을 가진다면 그들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정상회담 후 미 재계 지도자들과 만찬 자리를 마련한 것은 이 같은 성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미중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도록 방치하는 게 재선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재선에 집중하기 위해 양국 관계 안정화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중동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북-러 무기 거래, 대만해협·남중국해 분쟁 등 글로벌 현안의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중이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봉쇄와 이란 핵 보유 방지 등을 합의하던 시절은 끝났다”고 평가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이 반발한 후 단절됐던 미국과 중국의 군사 소통이 15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양국) 군사 소통 복원에 진전이 있었는지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이 사안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14일 일본 교도통신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정상이 군사 대화 창구를 일부 재개하는 것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국은 군사 소통이 복원되지 않으면 대만, 남중국해 등에서 우발적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올 6월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이를 강하게 요청했지만 중국이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회담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던 군사 대화 복원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양국 관계 또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미국의 금수 조치를 어기고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했다는 이유로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달 말 해임된 것 또한 군사 소통 재개에 대한 낙관론을 높인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 또한 거부해 양국 긴장이 고조됐다.“대만-남중국해 충돌 방지”… 美, 함대 등 출격땐 中과 소통할듯 美-中 군사대화 복원 청신호시진핑 6년만에 訪美… 美요청 화답양국 군사현안 협의체도 재개 가능성중동전쟁-대만문제엔 신경전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을 ‘일회성 만남’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갈 기반’을 구축할 순간으로 여긴다.”(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두 나라가 세계 경제를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에 세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이 최악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양국 모두에서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측이 줄곧 요구했던 양국 군사 분야의 소통 재개 또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을 이유로 군사 소통을 완강히 거부했다. 이런 태도 변화는 부동산발(發) 경기 둔화로 고민하는 중국과 중동 및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2개의 전쟁으로 고심하는 미국 모두 양국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소통 재개 청신호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군사 소통 재개에 합의하면 1998년 체결된 군사해사협의협정(MMCA)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에서 함대나 전투기를 출격시킬 시 정기 소통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주요 군사 현안을 논의하는 방위정책조정협의 또한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MMCA, 방위정책조정협의 등을 전면 중단했다. 양국 갈등의 또 다른 축인 리 전 부장이 지난달 말 갑자기 해임된 것 또한 소통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미국은 올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 전 부장의 회담을 중국에 제안했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이 거부하자 양국 장관의 회동 또한 무산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2021년 1월 이후 이제까지 두 정상은 총 6차례 만났다. 이 중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가 처음이었다. 7번째가 될 15일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시 주석이 처음 미 본토를 방문하는 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앞선 접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을 지닌다. 시 주석이 2017년 이후 6년 만에 미 본토를 찾는 것,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의 군사 소통 재개 요구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 등으로 고민에 빠진 미국과 경기 둔화가 심각한 중국 모두 양국 관계 진전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해결책은 이견 다만 중동 전쟁, 대만 등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설리번 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란의 행동은 중국과 다른 책임 있는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줄곧 하마스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이 최근 친(親)이란 무장세력에 거듭 공격받고 있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올 3월 이란과 ‘앙숙’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는 등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 등을 거듭 공습한 점을 거론하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하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절대 포기할 수 없음을, 미국은 내년 1월 대만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렇듯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주요국의 견해차가 커 11∼17일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참가국이 공동 성명을 채택하는 일 역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이 반발한 후 단절됐던 미국과 중국의 군사 소통이 15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양국) 군사 소통 복원에 진전이 있었는지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이 사안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14일 일본 교도통신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정상이 군사 대화 창구를 일부 재개하는 것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미국은 군사 소통이 복원되지 않으면 대만, 남중국해 등에서 우발적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올 6월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이를 강하게 요청했지만 중국이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회담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던 군사 대화 복원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양국 관계 또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미국의 금수 조치를 어기고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했다는 이유로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달 말 해임된 것 또한 군사소통 재개에 대한 낙관론을 높인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 또한 거부해 양국 긴장이 고조됐다.美-中 군사소통 재개땐 美 대만해협 출격시 中과 정기 소통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을 ‘일회성 만남’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갈 기반’을 구축할 순간으로 여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두 나라가 세계 경제를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에 세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이 최악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양국 모두에서 커지고 있다.특히 미국 측이 줄곧 요구했던 양국 군사 분야의 소통 재개 또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을 이유로 군사 소통을 완강히 거부했다. 이런 태도 변화는 부동산발(發) 경기 둔화로 고민하는 중국과 중동 및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2개의 전쟁으로 고심하는 미국 모두 양국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소통 재개 청신호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군사 소통 재개에 합의하면 1998년 체결된 군사해사협의협정(MMCA)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대만 해협, 남중국해 등에서 함대나 전투기를 출격시킬 시 중국과 정기 소통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주요 군사 현안을 논의하는 방위정책조정협의 또한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MMCA, 방위정책조정협의 등을 전면 중단했다.양국 갈등의 또 다른 축인 리 전 부장이 지난달 말 갑자기 해임된 것 또한 소통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미국은 올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 전 부장의 회담을 중국에 제안했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이 거부하자 양국 장관의 회동 또한 무산됐다.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2021년 1월 이후 이제까지 두 정상은 총 6차례 만났다. 이 중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가 처음이었다. 7번째가 될 15일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시 주석이 처음 미 본토를 방문하는 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앞선 접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을 지닌다.시 주석이 2017년 이후 6년 만에 미 본토를 찾는 것,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의 군사 소통 재개 요구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 등으로 고민에 빠진 미국과 경기 둔화가 심각한 중국 모두 양국 관계 진전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해결책은 이견다만 중동 전쟁, 대만 등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설리번 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란의 행동은 중국과 다른 책임 있는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음을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줄곧 하마스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 시리아와 이라크의 중동 미군 주둔이 최근 친(親)이란 무장세력에게 거듭 공격받고 있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 등을 거듭 공습한 점을 거론하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하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절대 포기할 수 없음을, 미국은 내년 1월 대만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이렇듯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주요국의 견해차가 커 11~17일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참가국이 공동 성명을 채택하는 일 역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대만이 유사시 중국 수도 베이징까지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2000㎞의 ‘칭톈(擎天)’ 초음속 순항미사일 양산에 돌입했다고 쯔유(自由)시보 등 대만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대만 수도 타이베이와 베이징은 약 1700㎞ 떨어져 있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 위협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 또한 대책 마련에 속속 나서고 있다. 쯔유시보에 따르면 국책 방산연구소인 국가중산과학원(NCSIST)은 지난해 칭텐의 개발 및 작전 평가를 완료했으며 최근 전면 양산에 착수했다. 이 미사일이 현재 대만 공군 미사일여단에 배치됐으며 내년부터는 해당 미사일의 양산 능력 또한 현재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칭텐의 실전 배치로 대만은 베이징은 물론 인근의 톈진, 허베이성 등 중국 북동부 지역까지도 직접 공격이 가능해졌다. 대만은 중국과 갈등이 고조된 후부터 꾸준히 미사일 사거리 확장에 치중했다. 올 2월 사거리 1200㎞인 ‘슝성(雄昇)’ 미사일을 개발했고 이번에 칭텐까지 실전 배치한 것이다. 슝성의 개발 당시 대만이 세계 최대 규모의 댐인 중국 후베이성 싼샤(三峽)댐을 사정거리에 두기 위해 개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만과 싼샤댐의 거리는 약 1200㎞다. 2020년 여름 중국 남부의 대홍수 때도 싼샤댐 붕괴 가능성이 제기됐다. 무너지면 인근의 인구 밀집 대도시인 충칭, 우한, 난징, 상하이 등이 모두 수몰될 수 있다는 예상 또한 제기됐다. 따라서 대만이 유사시 싼샤댐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했다는 것은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비해 상당한 억지력을 갖췄다는 증거라는 평가가 나왔다.대만 공군 또한 중부 타이중 기지에 3300파운드(1496㎏) 폭탄에도 견딜 수 있는 방폭 격납고를 건설하고 있다. 중국의 ‘둥펑(東風·DF)’ 계열 탄도 미사일에도 견딜 수 있는 격납고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도로 공군은 2027년 6월까지 24개의 추가 방폭 격납고 건설 또한 계획하고 있다.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건군 100년을 맞이하는 해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27년 전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에서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폭행 및 성추행을 저지른 초등학교 교장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고 난팡두스(南方都市)보 등 현지 매체가 12일 보도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간쑤성 핑량시 중급인민법원은 7일 최고인민법원의 승인을 받아 미성년자 강간 등의 혐의가 인정돼 사형이 선고된 장모 전 교장(44)의 사형을 집행했다. 그는 2010년부터 2019년 6월까지 핑량시 난징현의 한 농촌 초등학교 교사 겸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기숙사에서 학생 22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기소됐다. 그는 문제 풀이나 과제물 제출 등을 핑계로 학생들을 기숙사로 불러들인 뒤 체벌이나 정신적 협박 등을 통해 저항하지 못하게 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자 항소했으나 간쑤성 고등인민법원이 기각해 사형이 확정됐다. 앞서 5월 후베이성 샤오간시 중급인민법원, 산둥성 웨이팡시 중급인민법원, 허난성 안양시 중급인민법원은 각각 미성년자를 상습 성폭행한 니모, 왕모, 쑨모 씨 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최고인민법원과 최고인민검찰원은 5월 발표한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 법률 적용 가이드라인’을 통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 엄중하게 처벌하도록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에서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폭행 및 성추행을 저지른 초등학교 교장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고 남방도시보 등 현지 매체가 12일 보도했다.중국 언론에 따르면 간쑤성 핑량시 중급인민법원은 7일 최고인민법원의 승인을 받아 미성년자 강간 등의 혐의가 인정돼 사형이 선고된 장모(44) 전 교장의 사형을 집행했다. 그는 2010년부터 2019년 6월까지 핑량시 난징현의 한 농촌 초등학교 교사 겸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기숙사에서 학생 22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기소됐다. 그는 문제 풀이나 과제물 제출 등을 핑계로 학생들을 기숙사로 불러들인 뒤 체벌이나 정신적 협박 등을 통해 저항하지 못하게 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자 항소했으나 간쑤성 고등인민법원이 기각해 사형이 확정됐다.앞서 5월 후베이성 샤오간시 중급인민법원, 산둥성 웨이팡시 중급인민법원, 허난성 안양시 중급인민법원은 각각 미성년자를 상습 성폭행한 니모, 왕모, 쑨모 씨 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최고인민법원과 최고인민검찰원은 5월 발표한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 법률 적용 가이드라인’을 통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 엄중하게 처벌하도록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17일)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정상이 만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이후 1년 만이다. 시 주석의 방미(訪美)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6년 만이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신(新)냉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경쟁하는 것”이라며 “미중 경쟁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놓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양국이 서로 경쟁하며 적응할 수 있도록 관계 안정화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당국자는 이어 “양국 정상이 군사를 포함한 열린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과 미중 관계의 전략적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모든 의제가 테이블 위에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문제 등 인도태평양지역 안보 및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공급망 관리 같은 양국 관계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을 비롯한 글로벌 이슈 및 기후 보건 마약 인권 같은 폭넓은 의제를 다루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당국자는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과 관련한 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제공 같은 사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중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 문제도 의제에 오를 것임을 시사했다.美 “시진핑과 北-러 무기거래 문제 논의”… 中 “방미 순탄치 않을것” 바이든-시진핑 15일 美서 정상회담美, 군사대화 재개 최우선과제 꼽아… AI 규제-펜타닐 방지 등도 논의할듯中, 수출통제 완화-투자확대에 집중… 시진핑, 美기업인 수백명 만찬 계획 “군사 채널 복원, 북한, 이란, 러시아, 인공지능(AI), 펜타닐, 무역, 기후변화…. 모든 의제가 테이블 위에 있다.” 9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15일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밝히며 “양국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세계와 이해관계가 얽힌 미국과 중국은 중동이든 러시아든 우크라이나든 이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의 성공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미중 정상회담 합의대로 미국이 중국 체제 변경과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것 등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 가능성중동의 이란 중심 ‘저항의 축’과 중국 러시아 중심 ‘독재의 축’이 미국 일극 체제 질서에 도전하는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군사 위기 관리를 위한 소통 복원에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올 2월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양국 군사 분야 소통이 중단된 이래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미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거의 모든 (중국과의) 대화에서 정상적인 소통 채널의 중요성을 제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적극적으로 (중국을) 압박할 예정이며 군사 대화 재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한 왕이 외교부장이 군사 대화 재개 준비가 됐음을 내비쳤다고 미 정치전문 매체 액시오스는 최근 보도했다. 6일 워싱턴에서 미중 군축 실무 담당자가 회동해 군축 및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는 등 군사 대화 채널 복원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중국이 양국 국방장관 회담 선결조건처럼 내세운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 제재 해소’ 문제도 리 부장 경질로 해결됐다.● 시 주석, 미 기업인들과 만찬 예정 중국은 경제 회복을 위해 서방 기업 투자 확대와 수출 통제 완화에 중점을 두고 미국과의 협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발 금융 위기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진 데다 외국인 투자의 급속 유출 등 미국 협조 없이는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 분야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는 조성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9일 워싱턴에서 만나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 무역관행 등을 논의했다.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 투자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미 기업인 수백 명과 만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기업인들이 시 주석의 미중 관계 전망을 듣기 위해 참가비 2000달러를 내고 몰려들 예정”이라며 “시 주석과 같은 식탁에 앉는 비용은 4만 달러”라고 보도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도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 고위 당국자는 “최근 북-러 간 급성장하는 관계를 우려한다”며 “이 같은 도발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중국에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이란의 관계 밀착도 논의할 전망이다. 중동 전쟁 확전 억제를 꾀하는 미국은 이란이 도발할 경우 즉각 대응할 것임을 중국에 경고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미국에서 심각한 문제인 마약 펜타닐 방지를 위해 중국 내 펜타닐 원료 단속과 공동 대응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생성형 AI 문제 및 내년 미 대선에 대한 중국 개입 방지 요구도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군사 채널 복원, 북한, 이란, 러시아, 인공지능(AI), 펜타닐, 무역, 기후변화…. 모든 의제가 테이블 위에 있다.”9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15일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밝히며 “양국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세계와 이해관계가 얽힌 미국과 중국은 중동이든 러시아든 우크라이나든 이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중국은 최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의 성공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미중 정상회담 합의 대로 미국이 중국 체제 변경과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것 등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 가능성중동의 이란 중심 ‘저항의 축’과 중국 러시아 중심 ‘독재의 축’이 미국 일극 체제 질서에 도전하는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군사 위기 관리를 위한 소통 복원에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올 2월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양국 군사 분야 소통이 중단된 이래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미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거의 모든 (중국과의) 대화에서 정상적인 소통 채널의 중요성을 제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적극적으로 (중국을) 압박할 예정이며 군사 대화 재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한 왕이 외교부장이 군사 대화 재개 준비가 됐음을 내비쳤다고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최근 보도했다.6일 워싱턴에서 미중 군축 실무 담당자가 회동해 군축 및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는 등 군사 대화 채널 복원이 가시화 되는 분위기다. 중국이 양국 국방장관 회담 선결 조건처럼 내세운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 제재 해소’ 문제도 리 부장 경질로 해결됐다.다만 미 고위 당국자는 “목표는 양국 경쟁을 관리해 갈등의 하방 위험을 방지하고 소통 채널을 개방하는 것”이라면서 “현실적인 기대치를 갖고 회의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시 주석, 미 기업인들과 만찬 예정 중국은 경제 회복을 위해 서방 기업 투자 확대와 수출 통제 완화에 중점을 두고 미국과의 협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발 금융 위기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진 데다 외국인 투자의 급속 유출 등 미국 협조 없이는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경제 분야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는 조성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9일 워싱턴에서 만나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 무역 관행 등을 논의했다.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한 것이다.시 주석은 중국 투자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미 기업인 수백 명과 만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기업인들이 시 주석의 미중 관계 전망을 듣기 위해 참가비 2000달러를 내고 몰려들 예정”이라며 “시 주석과 같은 식탁에 앉는 비용은 4만 달러”라고 보도했다.북한과 러시아 무기 거래도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 고위 당국자는 “최근 북러 간 급성장하는 관계를 우려한다”며 “이 같은 도발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중국에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중국과 이란 관계 밀착도 논의할 전망이다. 중동 전쟁 확전 억제를 꾀하는 미국은 이란이 도발할 경우 즉각 대응할 것임을 중국에 경고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미국에서 심각한 문제인 마약 펜타닐 방지를 위해 중국 내 펜타닐 원료 단속과 공동 대응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문제 및 내년 미 대선에 대한 중국 개입 방지 요구도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