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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후보 시절 허위사실공표죄로 최소 11건이 고발됐는데, 이 중 6건은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고 5건은 처분이 아예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검찰이 불기소한 5건엔 대선 기간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일부분만 공개됐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전부 공개했다”고 발언한 건 등이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전형적인 ‘봐주기 수사’”라고 비판했다.민주당 김남희 의원은 15일 윤 대통령이 2022년 대선 당시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되었던 사안 11건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김 의원은 “6건은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고 나머지 5건은 검찰이 처분을 내리지 않았으며 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불소추특권을 누리고 있어 기소중지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계좌를 전부 공개했다”고 허위진술한 혐의와 김 여사가 시간강사 모집 지원 때 ‘한림정보산업대학’ 출강 이력을 ‘한림대’ 출강으로 허위기재한 보도에 대해 “단순 오기”라는 취지로 해명한 혐의 등으로 고발당했다. 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의 관계에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고 허위진술한 의혹에 대해서도 고발당한 바 있다.검찰은 해당 혐의들에 대해 각각 “김 여사의 계좌를 일부 공개한 것으로 확인되나 공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하여만 전부 공개한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출강 이력을 고의로 허위 기재할 뚜렷한 동기를 발견하기 어려워 오기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김 의원은 “검찰은 김만배 씨와의 관계에 대한 진술은 개인적 관계나 친분 유무는 의견표현에 불과하다며 윤 대통령을 불기소했다”며 “검찰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 개인 친분에 대한 진술을 허위사실공표죄로 수사하고 기소한 사안과 비교되는 편파적인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허위사실공표죄 사안 중 기소중지된 것에 대해선 임기가 끝난 뒤에라도 수사와 기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헌법재판소가 헌재 재판관이 최소 7명 있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도록 한 헌법재판소법 조항의 효력을 14일 정지했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 직무 정지 상태인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 심판이 정지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헌재가 인용한 것이다. 헌재의 결정은 이달 17일 임기를 마치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영진 김기영 헌재 재판관의 후임을 국회가 추천하지 않으면서 이 위원장의 탄핵 심판을 비롯한 사건 처리가 ‘올스톱’될 것이란 우려를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날 결정으로 헌재는 후임 재판관 3명 임명이 늦어지더라도 당분간 모든 사건에 대한 심리와 결정 등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헌재, “6명으로도 심리 가능” 헌재는 14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한 헌재법 23조 1항에 대해 위헌 여부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을 받은 신청인(이 위원장)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며 “23조 제1항에 따라 사건을 심리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신청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청인으로서는 해당 조항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중대한 손해를 입을 위험이 있고, 3명의 재판관 퇴임이 임박한 만큼 손해를 방지할 긴급한 필요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위원장은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국회 탄핵소추안으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법조계에선 17일 이 소장과 두 재판관이 퇴임하면 재판관이 6명에 불과해 이 위원장 사건은 물론이고 모든 사건 심리를 진행할 수 없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컸다. 헌재 재판관은 대법원장과 대통령, 국회가 각각 3명씩 지명하는데, 이번에 퇴임하는 3명의 재판관은 모두 국회가 선출해야 하는 몫이었다. 하지만 여야가 추천 방식을 두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헌재가 마비 상태에 빠질 거란 우려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여야 한 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한 명은 관례대로 합의해 추천하자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이 3명 중 2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자 이 위원장은 이달 10일 헌재 정족수 부족으로 자신의 탄핵 심판이 정지되는 것이 부당하다며 위헌 확인 헌법소원과 함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헌재는 이날 결정에 대해 “임기제하에서 임기 만료로 인한 퇴임은 당연히 예상되는 것임에도 재판관 공석의 문제가 반복하여 발생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도 밝혔다. 재판관 직무대행 제도와 같은 제도적 보완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재판관이 7명보다 적어질 경우 헌재 기능이 마비되도록 두는 것이 헌법적으로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편의주의적 해석” 지적도 이번 사건은 이 위원장이 냈지만, 헌재 결정의 효력은 헌재가 심리 중인 모든 사건에 적용된다. 다른 사건도 ‘6명 체제’로 심리할 수 있는 것이다. 헌재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절차를 제때 진행하지 못해 신청인의 기본권은 이미 침해된 이후이므로 이를 회복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다른 사건들도 마찬가지로, 결국 재판관 결위로 인한 불이익을 아무런 책임이 없는 국민이 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선 헌재가 업무 마비를 막기 위해 편의주의적인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직 헌재 연구관은 “심판 정족수는 헌재 운영에 굉장히 근본적인 요건인데, 특정 신청인의 청구를 받아들여 다른 사건에도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것은 헌재 스스로를 위한 편의주의적 해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대한민국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인 헌법재판소의 기능이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돼 다행”이라며 “민주주의는 법에 의한 지배라는 가장 기본적인 메시지를 이번 인용을 통해 엄숙하게 깨닫게 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아쉬움을 표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헌재 스스로 입법행위에 준하는 결정을 했다는 점, 국감 이후 헌재 재판관 인사청문회 등 추천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었다는 점 등에서 아쉬운 결정”이라며 “향후 진행될 헌재 심리가 이 위원장의 불법 행위에 대한 엄중한 법의 심판을 내리는 과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14일부터 2주 차에 접어드는 가운데 김건희 여사 의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공방이 모든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 국감’으로 여야 정쟁만 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검찰이 이번 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를 둘러싼 야당의 ‘봐주기 수사’ 공세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국감에서 명태균 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을 포함한 ‘김 여사의 공천 개입 논란’과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등을 따져 물을 예정이다.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 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은 공수처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21일 열리는 대검찰청 대상 법사위 국감 증인으로 공천 개입 의혹을 제보한 강혜경 씨를 증인으로 채택한 가운데 이번 주 당내 공익제보자 권익보호위원회를 출범하고 강 씨를 ‘공익제보 보호 1호’로 선정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하라”고 거듭 촉구하는 동시에 ‘공수처 무용론’을 내세우며 공수처를 압박할 전망이다. 18일 열리는 법사위의 서울중앙지검 국감에선 ‘김 여사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비판하는 민주당과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 혐의를 부각하려는 국민의힘의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해당 국감 전날인 17일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기소 여부를 발표할 것이 유력해 이에 대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17일 전주지검 국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전(前) 사위의 취업 특혜 의혹 수사도 파고들 예정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우 민주당은 15일 서울경찰청 대상 국감에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개입 가능성을 추궁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14일 경기도 국감에서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지역화폐를 운영 대행했던 ‘코나아이’에 불법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 거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17일과 18일 육해공군 본부를 상대로 열리는 국방위원회 국감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 출신 인사가 군에서 중용되고 있다는, 민주당의 이른바 ‘충암파 공세’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국방 정책을 문제 삼으며 맞받을 예정이다. 15일 열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선 걸그룹 뉴진스의 하니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 및 ‘아이돌 따돌림 문제’에 관해 발언할 예정이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14일부터 2주 차에 접어드는 가운데 김건희 여사 의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공방이 모든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 국감’으로 여야 정쟁만 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검찰이 이번 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어서 이를 둘러싼 야당의 ‘봐주기 수사’ 공세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국감에서 명태균 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을 포함한 ‘김 여사의 공천개입 논란’과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등을 따져 물을 예정이다.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 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은 공수처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21일 열리는 대검찰청 대상 법사위 국감 증인으로 공천개입 의혹을 제보한 강혜경 씨를 증인으로 채택한 가운데 이번 주 당내 공익제보자 권익보호위원회를 출범하고 강 씨를 ‘공익제보 보호 1호’로 선정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하라”고 거듭 촉구하는 동시에 ‘공수처 무용론’을 내세우며 공수처를 압박할 전망이다.18일 열리는 법사위의 서울중앙지검 국감에선 ‘김건희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비판하는 민주당과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 혐의를 부각하려는 국민의힘의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해당 국감 전날인 17일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기소 여부를 발표할 것이 유력해 이에 대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17일 전주지검 국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전(前) 사위의 취업 특혜 의혹 수사도 파고들 예정이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우 민주당은 15일 서울경찰청 대상 국감에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개입 가능성을 추궁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14일 경기도 국감에서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지역화폐를 운영 대행했던 ‘코나아이’에 불법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17일과 18일 육·해·공군 본부를 상대로 열리는 국방위원회 국감에선 윤석열 대통령 모교인 충암고 출신 인사가 군에서 중용되고 있다는, 민주당의 이른바 ‘충암파 공세’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국방 정책을 문제 삼으며 맞받을 예정이다.15일 열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선 걸그룹 뉴진스의 하니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 및 ‘아이돌 따돌림 문제’에 관해 발언할 예정이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 10월 국민의힘 당원 57만 명의 명부를 확보해 두 차례 대선 후보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당시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대선 경선 후보 캠프에 제공한 당원 명부가 미래한국연구소에 흘러들어간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누가 경남 지역 여론조사업체인 이곳에 당원 명부를 제공했는지, 그 과정에서 대가성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 해당 여론조사가 당시 어떻게 활용됐는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서범수 사무총장은 10일 인천 강화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부가 명태균이라는 사람에게 어떻게 흘러갔는지에 대한 부분은 지금부터 차근차근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에 따라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선 기간 동안에 선거운동을 하라고 중앙당에서 당원 명부를 안심번호로 만들어서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에게 다 적법하게 배부했다”고 설명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성별, 소속 당협, 휴대전화 안심번호 등이 담긴 57만 명의 당원 명부를 작성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한 각 캠프에 전달했다. 당시 국민의힘이 공식적으로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요청한 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 씨는 미래한국연구소 회장 명함을 가지고 다니며 활동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공개한 미래한국연구소의 비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소는 2021년 10월 19∼20일과 21일 등 두 차례에 걸쳐 각각 국민의힘 당원 11만7829명, 13만9156명을 상대로 차기 대선 여론조사를 벌여 각각 3450명, 5044명의 응답을 받았다. 1, 2차 경선을 통해 추려진 최종 후보 4명(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의 본선 경쟁력과 함께 각 후보와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일대일 가상대결 결과를 조사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윤 후보의 압도적인 우위로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의원은 “국민의힘 또는 특정 캠프 핵심 관계자가 책임당원 정보를 통째로 넘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계약 없이 무상으로 윤 대통령 등 특정 후보에게 제공됐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여론조사가 만약 ‘윤석열 대세론’ 등을 유포하는 데 쓰였다면 ‘불법적인 방식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를 활용해 여론을 조작하고 경선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친 범죄’에 해당한다”고 했다.무명의 명태균 업체가 대선 경선 여론조사… 선관위에 신고 안해與 ‘57만 당원명부 활용’ 조사 착수미공표 여론조사 목적 의구심 커져… 尹캠프 인사 “여론조사 맡긴적 없어”野 “무상조사면 정치자금법 위반”… 선관위 미신고, 선거법 저촉 가능성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 창원시의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국민의힘 당원 명부로 미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한 사실이 10일 알려지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즉각 진상 조사에 착수한 것은 명 씨가 스스로 지난 대선 당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해 온 것과 무관치 않다. 여론조사를 무기 삼아 정치권 인사들에게 영향력 행사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명 씨가 중앙당이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대선 경선 캠프에 제공한 당원 57만 명의 명부를 어떤 경로로 확보하고 어떤 방식으로 활용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론조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도 신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여론조사 목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그동안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한 것을 감안해 야권이 “윤석열 캠프를 위한 조사 아니냐”란 취지의 주장을 내놓자 윤석열 대선 경선 캠프 핵심 관계자를 지낸 인사들은 “당원 명부가 넘어간 2021년 10월 캠프 차원에서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를 맡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명태균 실질 운영 업체에서 여론조사문제가 된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는 2021년 10월 19∼20일, 21일 두 차례에 걸친 비공표 여론조사다. 당시는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 기간(10월 9일∼11월 4일)으로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후보의 대결이 펼쳐질 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시 각 후보 캠프에 성별, 소속 당협, 휴대전화 안심번호가 담긴 당원 56만8000여 명의 명부를 담은 USB를 배포했다. 선거운동과 판세 분석을 위한 미공표 여론조사에 활용하라는 목적이다.여기까진 현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안심번호가 중앙 정치권에 잘 알려지지 않은 미래한국연구소에 어떤 이유로 흘러갔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당 차원에선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 의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날 인천 강화군에서 기자들과 만나 “1차적으로 각 캠프에서 USB를 전달받은 사람 등을 조사하고 심도 있게 할 필요가 있으면 당무감사실로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그동안 명 씨는 여론조사로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맞춤형’ 여론조사를 만들어 정치권 인사들과 인연을 맺어 왔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당시 미래한국연구소는 각 경선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일대일 가상 대결 조사를 실시했고 윤 후보가 압도적 우위로 나타났다”며 “윤석열 당시 후보 대세론을 유포하는 데 쓰였다면 범죄”라고 주장했다. 미래한국연구소가 대선 과정에 영향력을 미치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윤석열 캠프 핵심 관계자는 “경선 때면 워낙 여의도에 이런저런 당원 명부가 많이 돌아다닌다”면서 “윤석열 캠프가 아닌 다른 캠프에서 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여심위 신고 없어 목적 의구심야권에선 해당 여론조사가 ‘무상 여론조사’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세에 나섰다. 노 의원 측은 “의원실이 받은 제보에 따르면 해당 조사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의뢰자로부터 계약금을 받고 실시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만약 노 의원 측의 주장대로 여론조사기관이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한 뒤 후보가 무상으로 결과를 제공받았다면 정치자금법상 부정수수죄에 해당할 수 있다.문제가 된 여론조사 2건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신고되지 않아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정황도 있다. 정당과 언론을 제외한 이가 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하거나 의뢰하려는 경우 조사 이틀 전 선관위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선관위 등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미래한국연구소는 2018∼2024년 24건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선관위에 신고했는데, 이 중 노 의원이 공개한 여론조사 2건은 포함돼 있지 않다.여권 관계자는 “정치 브로커들은 안심번호를 확보해 비공표 여론조사를 여러 차례 돌린 뒤 잘 나온 샘플링으로 공표 여론조사를 하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과정은 없었는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가 공개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대통령실에 공개적으로 처음 요구했다. 또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됐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당당하게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를 사실상 겨냥했다. 대통령실은 이로 인해 순방 성과가 묻히게 생겼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귀국을 전후해 윤-한 갈등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한 대표는 9일 10·16 재·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찾은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한(친한동훈)계에서 김 여사가 활동을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발언한다’는 질문에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김 여사의 공개 활동에 대해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친한계에선 김 여사가 의혹이 정리될 때까지 아예 대외활동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월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를 순찰하는 등 공개 활동 빈도를 늘려 온 김 여사는 이번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해 5박 6일간 필리핀과 싱가포르, 라오스 등 3개국을 방문 중이다. 한 대표는 또 윤 대통령 부부와 만난 것으로 확인된 명 씨 문제에 대해서도 “다수 유력 정치인이 정치 브로커에게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는 걸 국민들이 한심하게 생각할 것 같다”며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이런 발언들은 최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비공개 질의응답에서 “행동해야 할 때, 결정해야 할 때 민심에 맞춰 결정하겠다”고 발언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친한계 핵심 의원은 “지금 돌아가는 여론을 보면 국민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건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 진영에서는 한 대표의 행보에 대해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무슨 이유로 본인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며 “자꾸 분란을 키우고 본인을 고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권의 자중지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명 씨를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해야 한다”,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공세를 강화했다.韓, 명태균 논란에 “정치 브로커에 휘둘려… 국민에겐 한심할 것”尹과 정면충돌 피하지 않을 태세 친한 “金여사 활동 잠정 중단해야” 용산 “굳이 尹순방중 이래야 하나”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김건희 여사의 공개 활동 문제뿐 아니라 김 여사가 연루된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 논란을 정면으로 건드리면서 윤-한 갈등이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역린으로 치부되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해 기존에도 응하지 않던 사과 요구를 넘어 더 센 조치를 요구한 건 윤 대통령과의 충돌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명 씨 문제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사자 설명을 촉구한 것 역시 용산과의 차별화를 분명히 하는 동시에 리스크가 여당 지도부에 전이되는 걸 사전에 막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 측은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대화한 데다 김 여사의 사과만으로는 이미 타이밍도 늦어서 다음 스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尹 해외 순방 동행 중 金에 활동 자제 촉구 한 대표의 ‘김 여사 공개 활동 자제’ 발언은 세 규합 성격의 6일 친한(친한동훈) 그룹 만찬, 7일 원외 당협위원당 연수가 있은 지 이틀 만에 나왔다. 한 대표는 두 자리에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민심에 따를 것”, “행동해야 할 때, 결정해야 할 때 민심에 맞춰 결정하겠다”, “내가 물러나지 않겠다. 나를 따라 달라” 등의 당부를 하며 윤 대통령과 충돌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대표의 이날 발언은 최근 김 여사가 활동 빈도를 늘리는 시점에서 나왔다. 친한계는 김 여사가 의혹이 해결되기 전까지 아예 대외활동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여사는 최근 추석 연휴 기간 서울 마포대교, 장애아동 거주 시설 등을 방문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친한 진영은 검찰의 디올백 수수 의혹 무혐의 처분, 명 씨 논란, 공천 개입 의혹 등 악재가 계속 쏟아지는데도 김 여사가 사과 없이 오히려 행보를 늘려 여론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지금 국민들이 ‘김 여사가 공적인 영역을 침범한다’는 불쾌감을 느끼고 있지 않느냐”며 “사과는 이미 타이밍이 늦었다. 특별감찰관 임명, 제2부속실 설치와 함께 김 여사가 국민들에게 약속한 대로 조용한 내조 등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이날 명 씨 논란과 관련해 “다수 유력 정치인이 정치 브로커에게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 국민들께서 한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관련됐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당당하게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한 것 역시 김 여사를 겨냥하는 동시에, 이번 문제와 당을 분리시키려는 취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친한 의원은 “어디까지가 진짜고 허황된 건지 아직 가늠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방탄만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대표가 대통령실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문제 삼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용산·친윤 “尹 순방 성과 묻혀” 불쾌 대통령실과 친윤 진영은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순방 성과는 묻히고 윤-한 갈등만 부각되게 생겼다”며 “굳이 이 타이밍에 김 여사 공개 행보 자제 등 발언을 했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를 둘러싸고 ‘카더라’만 많은 것 아니냐”며 “(한 대표가 하는) 그런 얘기에 대해서는 우리는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여당 내 한 친윤 의원도 “지금은 여사를 말할 때가 아니라 야당 공격의 본질을 봐야 한다”며 “싸움의 대상이 왜 거기로 가느냐. 우리는 소수 여당”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은 명 씨와 김 여사가 도대체 어디까지 국정에 개입하고 농단한 것인지 묻고 있다”며 “더 늦기 전 모두 자백하라. 민주당은 윤 대통령 부부가 벌인 전횡의 전모를 밝히고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직격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기술력이 우수하다며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최근까지 10년 가까이 최초 공모가에 못 미치는 주가로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제도를 믿고 청약에 참여했던 소액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9년 8개월간 기술특례로 상장된 기업 203곳 중 149곳(73%)이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로 거래되고 있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기업의 기술력과 미래가치를 평가해 상장해주는 제도다. 김 의원 측은 “상장 시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주가가 상승했어야 정상”이라고 지적했다.심지어 이 중 40%에 해당하는 81곳의 주가는 공모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50%를 넘어선 것이다. 해당 기간 주가가 실제 오른 기업은 54곳으로 27%에 불과했다.같은 기간 일반 상장된 기업 422곳 중 264곳(64%)의 주가도 공모가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절반 이상이 손해를 본 것이다.김 의원은 “공모가 부풀리기가 결국 개미 투자자 피해로 이어졌다”며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공모가 산정 절차를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 투자자 피해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와 명 씨가 공천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8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을 받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도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대통령 탄핵의 폭탄이 터진 것”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는 가운데 명 씨를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증인으로 부른다는 방침이다. 이날 국회에 따르면 10일 열리는 행안위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된 명 씨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검찰 수사 중이라 출석이 어렵다’고 사유를 밝혔다. 김 전 의원도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이유를 댔다. 김 전 행정관은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에게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사실을 불출석 사유로 제출했다. 이 의원은 김 여사가 이 의원을 통해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김 전 행정관 녹취록이 공개되자 고소했다. 형사소송법과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유죄가 드러날 염려가 있는 경우 증언을 거부할 수 있지만 수사를 받고 있는 증인의 출석 거부와 관련한 조항은 따로 없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당 국감대책회의에서 “뛰는 천공 위에 나는 명태균인가. 요즘 ‘김건희는 정권 실세, 명태균은 비선 실세’란 말이 돌아다닌다”며 “김 여사로부터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 참여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명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천공을 능가하는 비선 실세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7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블랙홀처럼 국감 이슈를 삼키며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장 곳곳은 여야 간 고성과 파행으로 진통을 겪었다. 야당은 이날 국감이 열린 10개 상임위 모든 곳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는 국감 기간 내내 야당이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정조준하고 여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로 맞불을 놓는 극한 대립이 반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국감에 불출석한 증인 21그램 김태영 이승만 대표에 대해 “이들 없이 국정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동행명령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21그램은 김 여사의 전시기획 업체인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하고 협력한 업체로, 용산 대통령 관저 증축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내 ‘특혜 수주’ 의혹을 받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단독 의결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민주당 박정현 의원은 “혈세가 투입된 관저 공사를 김 여사가 지인에게 불법으로 몰아줬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김건희 국정농단’이다.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선 대통령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이 최근 한국공항공사 사장 후보에 오른 점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21그램은 무수한 불법을 저질렀다”며 “결과적으로 불법, 방임을 조장, 지시했던 사람이 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야당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원모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의 장인이 운영하는 자생한방병원에 대해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이 특허를 갖고 있는 치료 약재가 올 3월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된 것은 대통령실 인사들이 연루된 특혜라는 주장이다. 강선우 의원은 “이 전 비서관 아내는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할 정도로 김건희 여사와 친하다”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집중 부각하며 법원행정처에 이 대표 재판을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을 주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공직선거법 270조에 선거범 재판 선고가 1심은 공소제기 후 6개월, 2·3심은 전심 선고 후 3개월이어서 1년 이내에 반드시 하도록 돼 있다”며 “이 대표는 799일 만에 선고된다. 방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정치적 쇼가 있었느냐”고 말했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지역화폐 운용사 ‘코나아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게 이 대표가 그렇게 강조하던 지역화폐의 실체다. 이런데도 국민 세금으로 지역화폐 의무화법을 지원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행안위서 “관저공사 불법 특혜”… 법사위선 “공천개입 탄핵 사유”[2024 국정감사]野, 10개 상임위서 ‘김건희 의혹’ 제기국토위, 관저 이전 비서관 보은 논란… 정무위, 김대남 사퇴 압력 의혹 제기문체위 “KTV 황제관람 의혹” 공방… 이상민 “관저 공사 계약 문제 없어”“반드시 지구 끝까지 쫓아가 증인으로 세워서 진실을 밝히겠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7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21그램 사무실 문을 여러 차례 두드린 뒤 아무 답이 없자 이같이 말했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후원 업체로, 대통령 관저 공사를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따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의원 등 민주당 11명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 행안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 불법 증축 의혹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김태영 이승만 21그램 대표가 이날 오전 열린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첫 행안위 국감에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불출석하자 직접 동행명령장을 들고 찾아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주도로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데 반발하며 국감장을 퇴장했다.● 野 “공천 개입-관저 의혹 탄핵 사유”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한 이날 10개 상임위 국감장마다 김 여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언급됐다. 이날 오전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번 국감에서 김건희 국정농단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하겠다. 모든 상임위에서 끝까지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말한 것이 첫날부터 현실화된 것. 대법원 등을 대상으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에선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포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논란, 디올백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에 대한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했다는 의혹에 대해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사업 개입, 대통령실 리모델링 관여에 이어 이젠 하다 하다 공천에 개입하고 그 대가로 여론조사를 지불받는 엄청난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며 “탄핵 대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아직 수사가 이뤄지기 전이고, 엄밀한 증거 조사를 거쳐야 사법부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 행안위 국감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관저 공사 불법 진행 의혹 관련 질타에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은 사과 대신 “꼼꼼하게 준공 검사를 못 한 건 사실이지만 업체 계약에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장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한 김오진 전 대통령관리비서관이 최근 한국공항공사 사장 후보에 오른 점을 지적하며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관저 공사는) 모든 과정에서 위법과 불법이 난무한 복마전이었다”고 했고, 같은 당 염태영 의원은 김 전 비서관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비서관은 “김 여사에게 관저 증축 관련 보고한 적 있느냐” “21그램을 최종 선정한 사람이 김 여사 아니냐”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모두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박정현 의원은 “관련 의혹이 사실이면 ‘김건희 국정농단’으로, 탄핵 사유가 되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했다. 정무위원회 국감에선 야당 의원들이 “한동훈을 치면 김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이날 SGI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직에서 사퇴한 경위를 두고 김 여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김 전 행정관이 대통령실에서 익명의 압력을 받고 사퇴한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당 이강일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오버랩된다”고 했다.● 문체위에선 ‘황제 관람’ 의혹 공방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장에선 김 여사의 ‘황제 관람’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오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KTV(한국정책방송원)는 지난해 8600만 원을 들여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국악 공연을 무관객으로 녹화했는데, 당시 김 여사와 대통령실 일부 인사가 관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황제 관람’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KTV가 공연 장소 사용 허가 신청서를 내면서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이 신청서를 문체부가 허가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팩트는 KTV 행사에 김 여사가 중간에 참석해 출연자를 격려하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에서도 김 여사 논란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언급되면서 여야 의원들 간 설전이 오갔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정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5년 동안 “빈부격차, 나이, 성별 등 구분 없이 책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라며 24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작은도서관’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5곳 중 1곳이 휴·폐관 등으로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7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작은도서관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휴·폐관하는 작은도서관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도에는 전체 6672곳 가운데 휴·폐관한 곳이 648개로 9.7% 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6785곳 가운데 1379개로 20.3%에 이르렀다. 5곳 중 1곳꼴로 문을 닫은 셈이다. 작은도서관은 규모가 작은 도서관을 지역별로 여러 개 만들어서 사용자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작은도서관이 아예 문 닫은 폐관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충북이다. 전체 257곳 중 20곳인 7.8%가 문을 닫았다. 다음으로는 대구광역시 7.1%, 경기도 6.3%, 광주광역시 6.1% 순으로 폐관율이 높았다. 17개 지자체 중 세종특별자치시만 폐관된 도서관이 없었다. 반면, 작은 도서관 이용객과 예산은 증가 추세다.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용자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20년엔 2198만 명이 이용했으며, 2021년엔 2195만 명이, 2022년 2797만 명, 2023년 3027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17개 광역자치단체 예산 또한 마찬가지다. 2019년 357억 원이었던 예산이 지난해 502억 원으로 30% 가까이 늘어났다. 문체부 예산도 2019년 26억 원에서 2023년 84억 원으로 5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은 “작은도서관은 빈부격차, 나이, 성별, 장애 구분없이 책이라는 매체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마을회관과 같은 곳”이라며 “문체부는 작은도서관의 문화프로그램 지원 및 인력·예산 확대 등 다각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시민편익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도입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한 당 입장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4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앞선 당 차원 토론회에 이어 금투세 시행 및 유예에 대한 논의를 벌였으나 1시간 40분간의 격론 끝에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종 당론은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내리게 됐다. 지도부 내에선 차기 대선 이후까지 금투세 도입을 유예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인 이 대표로선 주식 투자자의 반발을 무릅쓰고 당장 내년에 금투세 시행을 강행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선 16명의 의원이 발언대로 나와 금투세 관련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 초반엔 4선의 박홍근, 윤후덕 의원과 재선의 오기형, 최기상 의원 등이 잇달아 ‘내년 시행’ 및 ‘보완 후 시행’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금투세를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여야가 2년 전에 이미 합의하고 국민에게 보고했는데, 약속을 어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4선의 이춘석, 재선의 정일영, 최민희 등 ‘유예파’ 의원들도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2년 전엔 증시가 활황이어서 금투세 논의가 진전됐지만 지금은 주식시장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자본시장 환경을 개선하는 조치가 먼저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유예파 의원 대다수는 시행 시점을 최소 3년 이상, 즉 2027년 대선 이후로 미루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5선의 안규백 의원은 “예민한 이슈인 금투세 문제를 계속 이렇게 질질 끌고 가선 안 된다. 정무적으로 판단해 서둘러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4선의 김민석 최고위원과 초선인 박선원 의원 등은 더 나아가 ‘폐지’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은 “유예하려면 금투세 개정안을 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시 그대로 내년에 시행되게 된다”며 “그 후폭풍은 민주당이 감당하게 될 테니 정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시행 또는 보완 후 시행, 유예, 폐지 등 입장이 골고루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유예·폐지 의견이 더 많았다”며 “금투세 시행 여부 관련 당 입장과 발표 시점 등 2가지를 지도부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유예’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의원은 “상법 개정 등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 체질을 개선하고 차기 대선 이후로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는 방향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주식시장 체질 개선’ ‘3년 이후 시행’ 등 전제 조건이 다소 추상적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폐지’에 가까운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올 수 있다. 지도부는 국정감사 전인 다음 주 중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금투세 폐지 촉구 집회’에 참석해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라”며 압박을 이어갔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도입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한 당 입장을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4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앞선 당 차원 토론회에 이어 금투세 시행 및 유예에 대한 논의를 벌였으나 1시간 40분 간의 격론 끝에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종 당론은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내리게 됐다. 지도부 내에선 차기 대선 이후까지 금투세 도입을 유예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인 이 대표로선 주식 투자자 반발을 무릅쓰고 당장 내년에 금투세 시행을 강행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선 16명의 의원이 발언대로 나와 금투세 관련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 초반엔 4선의 박홍근, 윤후덕 의원과 재선의 오기형, 최기상 의원 등이 잇달아 ‘내년 시행’ 및 ‘보완 후 시행’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금투세를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여야가 2년 전에 이미 합의하고 국민에게 보고했는데, 약속을 어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4선의 이춘석, 재선의 정일영, 최민희 등 ‘유예파’ 의원들도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2년 전엔 증시가 활황이어서 금투세 논의가 진전됐지만 지금은 주식시장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자본시장 환경을 개선하는 조치가 먼저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유예파 의원 대다수는 시행 시점을 최소 3년 이상, 즉 2027년 대선 이후로 미루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5선의 안규백 의원은 “예민한 이슈인 금투세 문제를 계속 이렇게 질질 끌고 가선 안 된다. 정무적으로 판단해 서둘러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4선의 김민석 최고위원과 초선인 박선원 의원 등은 더 나아가 ‘폐지’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은 “유예하려면 금투세 개정안을 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시 그대로 내년에 시행되게 된다”며 “그 후폭풍은 민주당이 감당하게 될테니 정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시행 또는 보완 후 시행, 유예, 폐지 등 입장이 골고루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유예·폐지 의견이 더 많았다”며 “금투세 시행 여부 관련 당 입장과 발표 시점 등 2가지를 지도부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유예’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의원은 “상법 개정 등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 체질을 개선하고 차기 대선 이후로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는 방향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주식시장 체질 개선’ ‘3년 이후 시행’ 등 전제 조건이 다소 추상적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폐지’에 가까운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올 수 있다. 지도부는 국정감사 전인 다음 주 중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금투세 폐지 촉구 집회’에 참석해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라”며 압박을 이어갔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할 예정인 ‘김건희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첫 법안에 비해 수사 대상이 8가지로 늘어나는 등 ‘더 센’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재표결을 하루 앞둔 3일 “(특검법 통과 시) 사법질서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부결시키는 것이 맞다”며 내부 표 단속에 나섰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여당이 시간을 끌수록 대통령과 공동 책임을 질 것”이라며 여당 내 이탈표를 자극했다. 야당이 지난달 19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던 김건희 특검법은 기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의 22대 공천·인사 개입 의혹,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외압 의혹, 디올백 수수 의혹,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담았다. 특검 추천권은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갖도록 해 야당이 후보자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들 중 1명을 임명하게 했다. 대통령이 후보자 추천을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임명하지 않는 경우 후보자 중 연장자가 특검으로 임명된 것으로 간주한다. 특검 수사 기간은 90일로 하되 필요한 경우 한 차례(30일) 연장할 수 있고 이후에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30일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와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 여러 생각들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고 당에서도 생각들이 많을 것이고 국민들이 보시는 시각도 다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금 민주당이 통과시키려고 하는 특검법은 민주당이 모든 걸 정하는 특검법”이라며 특검법 통과를 반대했다. ‘특검법이 한 번 더 넘어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엔 “미리 얘기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국회법상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재표결을 거치는 법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의결된다. 국민의힘 의원(108명) 중 8명이 이탈해 찬성표를 던지거나, 야당 의원(192명)은 전원 참석하고 여당에서 12명이 불참할 경우 특검법이 통과된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부인의 각종 의혹이 연일 언론지상을 채우며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이 김건희 공화국으로 전락할 위기”라며 여당 내 이탈표를 유도했다. 민주당은 특검법이 이번 재표결에서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김 여사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할 동력을 마련할 수 있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들을 파헤친 뒤, 국정조사까지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할 예정인 ‘김건희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첫 법안에 비해 수사 대상이 8가지로 늘어나는 등 ‘더 센’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재표결을 하루 앞둔 3일 “(특검법 통과 시) 사법질서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부결시키는 것이 맞다”며 내부 표 단속에 나섰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여당이 시간을 끌수록 대통령과 공동 책임을 질 것”이라며 여당 내 이탈표를 자극했다.야당이 지난달 19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던 김건희 특검법은 기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의 22대 공천·인사 개입 의혹,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외압 의혹, 디올백 수수 의혹,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담았다. 특검 추천권은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갖도록 해 야당이 후보자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들 중 1명을 임명하게 했다. 대통령이 후보자 추천을 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임명하지 않는 경우 후보자 중 연장자가 특검으로 임명된 것으로 간주한다. 특검 수사 기간은 90일로 하되 필요한 경우 한 차례(30일) 연장할 수 있고 이후에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30일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와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 여러 생각들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고 당에서도 생각들이 많을 것이고 국민들이 보시는 시각도 다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금 민주당이 통과시키려고 하는 특검법은 민주당이 모든 걸 정하는 특검법”이라며 특검법 통과를 반대했다. ‘특검법이 한 번 더 넘어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엔 “미리 얘기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국회법상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재표결을 거치는 법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의결된다. 국민의힘 의원(108명) 중 8명이 이탈해 찬성표를 던지거나, 야당 의원(192명)은 전원 참석하고 여당에서 12명이 불참할 경우 특검법이 통과된다.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부인의 각종 의혹이 연일 언론지상을 채우며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이 김건희 공화국으로 전락할 위기”라며 여당 내 이탈표를 유도했다. 민주당은 특검법이 이번 재표결에서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김 여사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할 동력을 마련할 수 있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들을 파헤친 뒤, 국정조사까지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뇌물 수수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고 구속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일 자신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에 대한 탄핵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사건 관계자들을 수십 번 불러 짜장면, 연어 등을 제공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서로 맞추도록 회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에게 유리한 진술을 국회에서도 되풀이하려고 ‘이재명 방탄’ 청문회를 열었다”고 반발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 검사 탄핵청문회에 출석해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사건에서 아무 혐의가 나오지 않자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체포한 뒤 방북 비용 대납 사건으로 본질을 바꿨다”고 했다. 그는 “김 전 회장과 나를 포함한 사건 관계자가 두 달 정도 수원지검 1313호, 박 검사 사무실 앞의 ‘창고’라고 쓰인 공간에서 진술이 틀리면 서로 교정을 하는 이른바 ‘진술 세미나’를 반복적으로 했다”며 “김 전 회장이 갈비탕을 먹고 싶다고 하면 갈비탕이 제공됐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쌍방울그룹이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800만 달러를 보낸 사실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번복한 바 있는데, 이것이 검찰의 압박에 의한 ‘가짜 진술’이었다는 것.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이 전 부지사가 검찰의 회유·협박 의혹을 관련 재판에서도 제기했지만 법원은 다른 증거들을 기반으로 1심에서 일부 유죄를 선고했다”며 “결국 오늘 청문회는 이 대표에게 유리하게 진술해 온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국민 앞에 다시 보여 주기 위한 자리”라고 지적했다. 이날 청문회엔 박 검사나 김 전 회장 등 증인 31명 중 23명이 불참해 ‘맹탕 청문회’라는 지적이 나왔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6일 검찰이 디올백 수수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씨 모두 불기소 처분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에 아첨하라고 만들어진 조직이냐”며 공세를 쏟아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24일 독대가 불발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향해 “민심을 받들어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하라”며 ‘정부-여당 갈라치기’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다음 달 4,5일경 국회 본회의를 열고 재표결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뇌물을 받은 사람이 살아있는 권력이면 있던 죄도 없어지느냐”며 “검찰은 뇌물수수, 주가조작, 공천개입, 학력위조 등 김 여사에 대한 모든 의혹에 대해 면죄부 주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검찰의 손에 중요 수사를 맡길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은 들끓는 민심을 직시하고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여당을 향해 “지금이 ‘김건희 손절 타이밍’”이라고 압박하며 ‘여권 갈라치기’를 시도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이 범행 직후인 2012년 1월 김 여사와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있다. 이는 검찰 내부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중요한 징후”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언제까지 김건희 특검법을 거부할 수 있겠느냐. 여당도 무시하는 윤 대통령에겐 기대를 접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여야가 함께 특검법을 관철시키는 것만이 정권의 붕괴와 보수세력의 몰락을 막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한동훈 대표는 민심을 살려서 당당하게 김건희 특검에 찬성해야 한다”며 “김건희가 죽어야 국민의힘도 살고 본인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최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씨에 대해 기소 의견을 내면서 특검법의 명분이 더욱 강해졌다”며 “윤-한 갈등마저 극대화되면서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에서 여당 내 이탈표가 예상보다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제한하는 특별법 제정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다”며 반발한 후 퇴장하자 법안 상정과 소위 회부를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 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즌2’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추진하는 안도 검토하며 대통령실과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국회 운영위는 25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대통령의 재의요구 권한 행사에 관한 특별법안 제정안’을 상정해 국회 운영개선소위로 회부했다. 법안은 대통령 본인과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인척의 범죄 혐의와 관련되는 경우나 공직자의 직무상 이해충돌 방지에 관련되는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회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법이 제정되면 국회 강행 처리와 거부권 행사가 반복돼 온 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어렵게 된다. 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려면 법안의 명백한 위헌성과 심각한 재정 부담 초래 가능성 등을 소명하도록 했다. 야당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될 경우 당사자가 사직하거나 해임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도 함께 상정해 소위로 회부했다. 방송통신위원장이 야당의 탄핵안 발의 직후 사퇴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국회 운영위 소속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법률로써 침해하기 때문에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되고 탄핵 과정에서 반년 이상 소요되는 심리 기간 동안 국정 운영과 행정부의 공백 및 난맥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은 탄핵소추안 당사자의 자진 사퇴를 금지하는 개정안에 대해서도 “업무 공백 장기화에 따른 국정 혼란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각각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에 주는 내용의 ‘검찰개혁 3법’(중수청법·공소청법·검찰청 폐지법)도 국정감사 후 당론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검찰이 20일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하자 ‘검수완박 시즌2’ 입법을 본격화하며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검찰 개혁 3법을 정기국회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음 달 시작하는 국정감사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 씨,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관련 명태균 씨 등 일반 증인·참고인 100명을 부르는 안건을 단독으로 채택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와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원장,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노태우 비자금 의혹’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발하며 표결하지 않고 퇴장했다. 법사위는 이날 기관 증인 376명을 비롯해 일반 증인 84명과 참고인 16명을 국정감사에 출석하도록 요구하는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회 증언·감정법에 따르면 국정감사에서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때 국회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고, 증인이 동행명령을 거부할 시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민주당은 ‘명품백 수수·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와 최 씨를 비롯해 명 씨,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채 상병 순직 수사·임성근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멋쟁 해병’ 단톡방 참가자로 지목된 최동식 씨 등을 증인으로 의결했다. 민주당이 탄핵소추를 추진 중인 김영철·박상용 검사는 일반 증인으로, 엄희준 검사는 기관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밖에 ‘대통령실 불법 증축’ 의혹과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각각 인테리어업체 ‘21그램’ 대표 등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도 부르기로 했다. 반면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인사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신청한 증인들은 채택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미운털 박힌 검사 등만 증인으로 불러 제대로 된 국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발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음 달 시작하는 국정감사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 씨,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관련 명태균 씨 등 일반 증인·참고인 100명을 부르는 안건을 단독으로 채택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와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원장,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노태우 비자금 의혹’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발하며 표결하지 않고 퇴장했다.법사위는 이날 기관 증인 376명을 비롯해 일반 증인 84명과 참고인 16명을 국정감사에 출석하도록 요구하는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회 증언·감정법에 따르면 국정감사에서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때 국회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고, 증인이 동행명령을 거부할 시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민주당은 ‘명품백 수수·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와 최 씨를 비롯해 명 씨,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채 상병 순직 수사·임성근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멋쟁 해병’ 단톡방 참가자로 지목된 최동식 씨 등을 증인으로 의결했다. 민주당이 탄핵소추를 추진 중인 김영철·박상용 검사는 일반 증인으로, 엄희준 검사는 기관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밖에 ‘대통령실 불법 증축’ 의혹과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각각 인테리어업체 ‘21그램’ 대표 등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도 부르기로 했다.반면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인사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신청한 증인들은 채택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게 미운털 박힌 검사 등만 증인으로 불러 제대로 된 국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발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제한하는 특별법 제정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다”라며 반발 후 퇴장하자 법안 상정과 소위 회부를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 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시즌2’ 법안을 당론 채택해 추진하는 안도 검토하며 대통령실과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국회 운영위는 25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대통령의 재의요구 권한 행사에 관한 특별법안 제정안’을 상정해 국회 운영개선소위로 회부했다.법안은 대통령 본인과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인척의 범죄 혐의와 관련되는 경우나 공직자의 직무상 이해충돌 방지에 관련되는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회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법이 제정되면 국회 강행처리와 거부권 행사가 반복돼온 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어렵게 된다. 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려면 법안의 명백한 위헌성과 심각한 재정부담 초래 가능성 등을 소명하도록 했다.야당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될 경우 당사자가 사직하거나 해임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도 함께 상정해 소위로 회부했다. 방송통위원장이 야당의 탄핵안 발의 직후 사퇴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국회 운영위 소속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법률로써 침해하기 때문에 권력분립 원칙에 심각하게 위배하고 탄핵 과정에서 반년 이상 소요되는 심리기간 동안 국정운영과 행정부의 공백과 난맥상 발생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은 탄핵소추안 당사자의 자진사퇴를 금지하는 개정안에 대해서도 “업무 공백 장기화에 따른 국정 혼란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민주당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각각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에 주는 내용의 ‘검찰개혁 3법’(중수청법·공소청법·검찰청 폐지법)도 국정감사 이후 당론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검찰이 20일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하자 ‘검수완박 시즌2’ 입법을 본격화하며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3법을 정기국회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민주당은 검사 등이 증거 은닉 등을 통해 법을 왜곡해 기소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와 검찰의 표적 수사가 의심될 경우 법원이 영장 청구를 기각하도록 하는 ‘표적 수사 금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등도 추진하고 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