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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서 30여 년을 살았는데 오산천에 이렇게 빨리 물이 차오르는 것은 처음 봤어요.”18일 오전 경기 오산중 실내체육관으로 대피한 이모 씨는 “흙탕물이 차오르고 길거리에는 차량이 물에 침수되고, 아주 전쟁통이라 우선 몸부터 대피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홍수경보가 발령되자 오산시는 오전 9시 20분 오산천 인근 궐동과 오색시장 일대 주민에게 매홀초와 오산중, 매홀중으로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물폭탄’을 퍼붓는 집중 호우가 이틀째 수도권과 충청권 등 중부지방에 쏟아지며 저지대 주민 등 1157명이 대피하고, 고립된 주민들이 가까스로 구출되는 등 대혼란이 빚어졌다. 침수 피해를 입은 경기 지역 내 공단은 계속되는 비 예보에 추가 피해를 우려하며 안절부절하고 있다.임진강과 한탄강 유역 8개 지점에 홍수 특보가 발령됐고, 일부 학교는 휴교했다.● 매몰됐다 구사일생…전국 1157명 대피 2명 실종 이날 오전에만 157mm 비가 쏟아진 충남 당진시에서는 오전 9시 49분경 당진천 범람이 우려돼 주민 대피령이 떨어졌다. 순식간에 흙탕물이 근처 탑동초와 당진정보고 교실까지 밀려들어오면서 두 학교 학생 1900여 명이 고립됐다가 오후 1시쯤 집으로 돌아갔다. 당신시 합덕읍 운곡리 마을이장 김만식 씨(70)는 “70세 평생,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것은 처음봤다”며 고개를 내저었다.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호우로 11개 시·도 56개 시·군·구에서 825세대(1157명)가 일시 대피했다. 이 중 261세대(366명)가 아직 귀가하지 못했다. 시간당 최대 81.1mm ‘물폭탄’이 쏟아진 충남 서산에선 오전 10시 4분경 운산면 수평리에서 지병(뇌경색)으로 집에서 누워서 지내던 80대 여성이 흙더미에 매몰됐다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틀간 600mm가량의 폭우가 집중된 경기북부 지역에서도 고립된 시민들이 생사의 경계에서 가까스로 구조되는 일이 잇따랐다. 이날 오전 3시 40분경 파주시 적성면에서는 80대 노인이 집에 고립돼 경찰 도움으로 구조됐다. 오전 4시 50분경엔 파주시 월롱면 건물과 컨테이너 등에 고립된 50대 여성 2명과 외국인 6명이 119구조대 보트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왔다.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10시 46분 경기 안성시 고삼면 고삼저수지의 낚시터에서는 폭우 속에 배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실종됐다. 이들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오후 3시 55분경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의 한 사거리에서 시내버스가 광역버스를 추돌하는 빗길 사고로 승객 15명과 60대 버스 운전자 2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빗길에 시내버스가 미끄러져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흙탕물 들어찬 공단…추가 피해볼까 ‘전전긍긍’경기 화성 공장단지는 토사가 흘러내려 비 피해를 입었다. 화성 향남읍에서 반도체 부품 창고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새벽부터 비가 많이와서 일찍 출근했는데 창고 바닥은 이미 흙탕물이 질퍽했고 반도체 부품이 물이 닿아 손상됐다”고 말했다. 인근에 자동차 부품을 보관하는 심모 씨도 “수년 전에 비피해를 입어 팔레트에 제품을 올려 두고 있는데 그나마 피해를 줄였다”고 했다.곳곳에서 도로가 침수되고 열차 운행도 지연됐다. 경기 의정부시 동부간선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송악 나들목(IC) 도로 등이 양방향 통제됐다. 수서고속철도(SRT) 경부선 6대와 호남선 2대 등 7대 열차가 11~30분가량 지연됐고, 코레일이 운영하는 일반열차 경부선 세마역∼평택지제역 구간은 한 때 운행이 중단됐다. 지하철 1호선 연천~도봉산역과 경의선 문산~임진강역, 경춘선 천마산역~마성역 구간도 운행이 한때 멈췄다. 이날 폭우로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남 지역 학교 128곳이 수업 단축 등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 등교시간을 조정한 학교가 79곳이고, 단축수업한 학교는 45곳, 휴업은 4곳이다. 117개 학교에선 누수 등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오산=이경진 기자 lkj@donga.com당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서울 등 수도권에 이틀 동안 최대 634.5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번 장마 들어 가장 많은 강수량인데 기상청은 19일 남부 지방에, 20일 수도권에 다시 시간당 30mm 안팎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기록적 폭우로 이미 지반이 약해진 지역에 다시 장맛비가 퍼부을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수도권 곳곳에 시간당 강수량 50mm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경기 평택시(88.5mm), 파주시(69.8mm), 연천군(58.5mm) 등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세찬 비가 내렸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폭우로, 50mm 이상이면 극한호우로 분류한다.이날 수도권에는 전날(17일)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가 쏟아진 데 이어 연이어 물벼락이 떨어졌다. 파주시의 경우 이틀간 강수량 634.5mm를 기록했는데 이는 파주 연평균 강수량(1295.8mm)의 절반에 해당한다. 인천과 서울에도 이틀 동안 각각 391.4mm와 251mm의 많은 비가 내렸다.이날 폭우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좁게 압축되며 발생했다. 장마전선상 중규모 저기압이 불규칙하게 발달했는데 여기에 남서쪽에서 불어온 하층제트기류까지 가세해 많은 양의 수증기를 더했다.연이은 폭우로 경기 오산시과 충남 당진시 등에서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발생하며 대규모 대피가 이어졌다. 18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11개 시도 56개 시군구에서 1157명이 일시 대피했다. 당진시에선 당진천 범람으로 근처 학교 학생 1900명이 일시 고립되기도 했다. 충남 서산시에선 산사태로 매몰됐던 80대 여성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폭우로 급격히 불어난 경기 안성시의 한 저수지에선 낚싯배가 뒤집혀 2명이 실종됐다.19일에는 장마전선이 남하하며 오전에 남부 지방에 시간당 30mm 안팎의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9일까지 호남권에 최대 12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20일에는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에 최대 8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주말이 지나고 22일 이후에는 남부와 제주 지역에 비 소식이 없다. 기상청은 다만 “변동성이 심한 상황”이라며 장마 종료 여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또 대만 남동쪽에 저기압성 소용돌이가 발달할 가능성이 있어 올해 첫 태풍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오산=이경진 기자 lkj@donga.com}
17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쏟아진 집중호우에 시설,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곳곳에서 도로가 파손되거나 집이 물에 잠겼고, 출근길 지하철 등이 운행을 멈추며 혼란이 일었다. 충남에서는 축사가 무너져 1명이 숨졌고, 충북에서는 50대 남성이 불어난 하천에 빠져 실종됐다. 경기 지역에서는 폭우 때문에 집에 갇힌 주민이 긴급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 45분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뒤 오후 6시까지 최대 162mm의 비가 내렸고, 도로 일부 침수 등 111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동부간선도로는 집중호우로 수위가 상승해 일시적으로 전면 통제됐다가 오후 1시께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15분경 경기 화성시 향남읍 상신리에서는 도로가 침수됐다. 파주 등 경기 북부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100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오전 7시 35분경 양주시 남면의 다리가 침수로 통제됐고 남양주시, 파주시, 고양시의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물에 잠겼다. 오전 8시경에는 의정부시 금오동에서 침수된 집 안에 사람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출동한 뒤 구조했다. 출근시간대인 오전 8시경 경원선 의정부역∼덕정역 등 일부 노선은 열차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인천에서도 도로가 잠기고 뱃길이 끊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5분경 계양구 계산동의 한 반지하 주택이 침수돼 소방 당국이 3t가량의 물을 퍼냈다. 비슷한 시간 서구 연희지하차도 일부가 물에 잠겨 한때 차량 통행에 차질을 빚었다. 인천 내륙과 섬을 잇는 14개 항로 가운데 연평도, 백령도를 오가는 항로 등 10개 항로 여객선 12척은 기상 악화로 운항이 중단됐다. 서울∼강원 춘천 간 경춘선 일부 구간의 열차 운행도 한때 중단됐다. 코레일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 35분경 망우∼별내 구간의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가 11시 16분경 재개됐다. 코레일은 “신호등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승객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는 집중호우로 오후 5시 기준으로 전국 133개 학교가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89개 학교는 누수 등의 시설 피해도 입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충남 논산에서 강풍에 축사가 무너지면서 50대 남성이 사망했다. 자연재해에 따른 인명 피해 여부는 조사 중이다. 충북 옥천군 보청천에서는 이날 오후 6시 20분경 “한 남성이 물에 떠내려간다”는 119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인력 36명 등을 투입해 수색했으나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까지 서울, 경기, 전남 등 3개 시도 16개 시군구에 ‘극한강우’를 알리는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이 문자는 ‘시간당 강수량이 50mm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mm 이상’인 경우 또는 ‘1시간 강수량이 72mm 이상’인 경우에 발송된다. 올해 수도권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군포=이경진 기자 lkj@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17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쏟아진 집중호우에 시설,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곳곳에서 도로가 파손되거나 집이 물에 잠겼고, 출근길 지하철 등이 운행을 멈추며 혼란이 일었다. 충남에서는 축사가 무너져 1명이 숨졌고 경기 지역에서는 폭우 때문에 집에 갇힌 주민이 긴급 구조되기도 했다.이날 오전 8시 45분 서울 전역에 호우 경보가 발령된 뒤 오후 7시까지 최대 168.5mm의 비가 내렸고, 도로 일부 침수 등 102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동부간선도로는 집중호우로 수위가 상승해 일시적으로 전면 통제됐다가 오후 1시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15분경 경기 화성시 향남읍 상신리에서는 도로가 침수됐다. 파주 등 경기 북부 일부에는 시간당 100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오전 7시 35분경 양주시 남면의 다리가 침수로 통제됐고 남양주시, 파주시, 고양시의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잠겼다. 오전 8시경에는 의정부시 금오동에서 침수된 집 안에 사람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출동한 뒤 구조했다.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경 경원선 의정부역~덕정역 등 일부 노선은 열차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인천에서도 도로가 잠기고 뱃길이 끊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오전 8시 25분경 계양구 계산동의 한 반지하 주택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3t가량 물을 퍼냈다. 비슷한 시간 서구 연희지하차도 일부가 물에 잠겨 한때 차량 통행이 차질을 빚었다. 인천 내륙과 섬을 잇는 14개 항로 가운데 연평도, 백령도를 오가는 항로 등 10개 항로 여객선 12척은 기상 악화로 운항이 중단됐다.서울~강원 춘천 간 경춘선 일부 구간의 열차 운행도 한때 중단됐다. 코레일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 35분경 망우~별내 구간의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가 11시 16분경 재개됐다. 코레일은 “신호등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승객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는 집중호우로 17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전국 133개 학교가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89개 학교는 누수 등의 시설 피해도 입었다.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충남 논산에서 강풍에 축사가 무너지면서 50대 남성이 사망했다. 자연재해에 따른 인명 피해 여부는 조사 중이다.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까지 서울, 경기, 전남 3개 시도 16개 시군구에 ‘극한강우’를 알리는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이 문자는 ‘시간당 강수량이 50mm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mm 이상’인 경우 또는 ‘1시간 강수량이 72mm 이상’인 경우에 발송된다. 올해 수도권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도 이날 오전 비상 2단계 근무를 발령하고 29개 하천과 4곳의 둔치주차장을 통제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군포=이경진 기자 lkj@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일명 ‘사이버 렉카’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이미 협박, 명예훼손 등 혐의로 8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도 7건 있어 향후 구제역 관련 재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지난달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수정 판사 심리로 열린 구제역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24일부터 올해 2월 22일까지 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제역을 5차례 불구속 기소했고, 이들 사건은 병합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해당 사건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허위 발언, 허위 글 게시 등으로 피해자들을 명예훼손 했다는 내용 등”이라고 설명했다. 구제역은 2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9명을 선임했다. 선고 기일은 18일이다. 구제역은 수원지법에서 또 다른 3건의 명예훼손 및 협박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구제역은 “한 방송인이 마약을 하고 집단 난교했다”는 가짜 뉴스를 퍼트려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달 14일 기소됐다. 또 구제역은 A 씨가 택배기사를 상대로 갑질했다는 제보를 받고 “당신 아들도 당당하지 못한 사람이더군요. 다음 영상 기대하십시오”라는 문자를 전송하는 등 협박 혐의로도 기소돼 올 4월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구제역은 항소해 2심을 앞두고 있다. 구제역은 또 명예훼손과 협박, 모욕 등으로 7건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올 4월 경기 광주시 제2중부고속도로에서 차량 추돌로 2명이 숨졌는데 이 중 한명은 사고 이후 도로에 나와 있다가 ‘레커차’(견인차)에 깔려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당시 레커차 기사는 사고를 낸 사실을 숨기기 위해 교통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를 꺼내 현장에서 달아났다.경기 광주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30대 레커차 기사 A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A 씨는 4월 28일 오전 2시 52분경 광주시 남한산성면 제2중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상번천 졸음쉼터 인근에서 견인차로 30대 B 씨를 밟고 지나간 혐의를 받는다.B 씨는 이날 오전 2시 50분경 아우디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2차로에서 앞서가던 20대 C 씨의 액티언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소방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B 씨는 차에서 내려 직접 신고하고 “통증이 있다”며 도로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레커차가 왔다 간 뒤 B 씨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고, 결국 심정지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경찰은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당시 정황에 대한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구급차의 블랙박스 영상에서 A 씨의 레커차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고 중앙분리대와 1·2차로에 걸쳐 있던 B 씨의 차량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면서 B 씨를 치고 넘어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5대 견인차가 몰려와 서로 차를 견인하겠다고 경쟁하던 상태였다. A 씨는 사고 이후 차에서 내렸지만 구호 조치 없이 블랙박스 메모리만 훔쳐 달아났다. 그는 현장 관계자에게 “차량 휠 부분이 고장이 나 견인이 어렵다”고 둘러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한 레커차 기사들을 조사해 A 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5월 초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경찰은 A 씨의 노트북에서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켰다가 삭제된 기록을 확인하고 A 씨를 추궁해 숨겨뒀던 메모리카드를 찾아냈다. 또 국립과학수사원으로부터 B 씨 사망 원인이 ‘차량 역과(밟고 지나감) 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구두소견을 받았다. 국과수는 아우디 차량의 에어백 상태 등을 봐서는 1차 사고가 운전자 사망의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B 씨가 이미 숨진 줄 알았고, 2차 사고를 냈는데 덤터기를 쓰게 될까 봐 블랙박스 메모리를 챙겨 떠났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견인을 위해 중앙분리대와 차량 사이를 무리하게 비집고 들어가려다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며 “A 씨가 훔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엔 사고 장면이 찍혀있진 않았다”고 설명했다.광주=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 이천시 신둔면에는 2002년 개업한 ‘임금님 쌀밥집’이 있다. 조선시대부터 임금님께 진상됐던 이천 쌀밥과 한식 조리기능장의 노하우가 담긴 간장게장, 보리굴비 등 음식이 도자기에 한상차림으로 나와 항상 사람들이 붐빈다. 이천에 사는 김모 씨(45)는 “이곳은 ‘죽기 전에 꼭 먹어봐야 한다’는 별칭이 있을 만큼 유명한 곳”이라며 “도자기 명인들이 사는 에스파크와 주변 관광지인 설봉공원, 곤지암 화담숲 등과 가까워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시 대부도의 대표 와이너리 그린영농조합법인은 1954년 대부도에 포도나무를 처음 심은 뒤 현재는 연간 10만 병 규모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 음식에 잘 어울리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 조합원들과 함께 생산부터 양조까지 철저히 관리하는 게 특징이다.● 지역 문화-전통 보존한 노포 32곳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2024 경기노포 선정 및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전을 통해 ‘경기 노포(老鋪)’ 32곳을 14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경기도만의 정서와 이야기가 담긴 오래된 가게를 발굴하고, 생활 관광 대표 콘텐츠로 키우기 위해 지난해 처음 시작했다. 노포로 선정된 곳은 최소 20년 이상 각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 가게들이다. 단, 최근 1년 이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이상의 행정처분을 받은 업소와 단일 제조업, 대기업,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은 신청할 수 없다. 경기도 관계자는 “사업 경력과 지역성, 관광 연계성 등 서면 평가와 경영철학과 적극성을 보는 현장 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선정된 노포들에 △노포 현판 및 인증서 제작 △스토리텔링 카드뉴스, 웹진, 스토리북(이야기책) 제작 △뉴트로 콘텐츠 제작 △테마 관광코스 개발 △홍보마케팅 제작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박양덕 경기도 관광산업과장은 “노포 콘텐츠 개발과 판로 확대, 스마트 전환 등 노포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일대일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 노포’ 이야기 담은 스토리북 발간 경기도는 지난해에도 경기노포 25곳을 선정했다. 경기노포 스토리북(이야기책) ‘경기노포 기억을 잇다’는 경기관광플랫폼 간행물실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 노포로 선정된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의 ‘호남 순대’는 사업의 만족도가 높다. 2대째 가게를 운영하는 민은기 대표(54)는 “지동시장은 순대, 곱창을 파는 식당만 40여 곳이 몰려 있는데 (우리 가게가) 노포로 선정된 만큼 자부심이 있다”며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등 주변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이 부담 없이 먹고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송림병’ 떡집을 운영하는 요리연구가인 서준석 대표(62)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곳의 가장 인기 있는 떡은 제주도 고산에서 자란 생쑥을 사용해 만든 ‘쑥 찹쌀떡’이다. 서 대표는 “경기도 노포에서 선정된 떡집은 우리 집밖에 없다”며 “경주 명물 황남빵처럼 고양 쑥 찹쌀떡이 전국에서 찾는 지역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브랜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올 하반기(7∼12월) 경기노포 방문 주간을 운영해 경기노포 체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걷기 앱을 활용한 스탬프투어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종돈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경기노포의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주는 생활 관광의 대표 콘텐츠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에릭 생트롱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사무총장(사진)이 10일 단국대 죽전캠퍼스 난파음악관 콘서트홀에서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에릭 생트롱 사무총장은 1985년부터 국제대학스포츠연맹에서 40여년간 동·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구 유니버시아드)와 세계대학선수권대회를 개최해 오며 스포츠를 통한 전 세계 대학생들의 우정과 화합에 기여했다.대한민국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1997년)와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2003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2015년) 등을 성공 개최했다. 또 2027년 충청권 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에 도움을 주는 등 대한민국 대학 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했다. 안순철 단국대 총장은 “에릭 생트롱 사무총장이 평생을 실천한 대학 스포츠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높이 평가한다”며 “통찰력 있는 리더십으로 대학 스포츠의 국제화와 대중화를 통한 인류애 실천 공로가 단국대의 교시인 진리·봉사 정신과 부합해 명예경영학박사를 수여하게 됐다”고 말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9일 경기 수원과 부산에서 각각 7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갑자기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운전자는 모두 “급발진”을 주장했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3분경 70대 A 씨가 몰던 볼보 승용차가 화서사거리 방향 3차선 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1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모닝 차량을 들이받았다. A 씨 차량은 약 30m를 더 달려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나서야 멈췄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에 타고 있던 여성 3명이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경찰에 “차량이 급발진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 같은 날 오전 9시 13분 부산 사상구 엄궁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70대 남성 B 씨가 몰던 승용차가 놀이터로 돌진했다. 이 차는 담벼락을 부수고 놀이터로 진입한 뒤에 멈춰섰다. 당시 아이들은 없었고 B 씨와 동승자 70대 여성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B 씨는 사고 직후 경찰에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일 벌어진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참사의 가해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가운데, 국토부는 완성차 제조사에 출고 시 ‘페달 블랙박스’ 장착을 재차 권고할 계획이다. 페달 블랙박스란 운전자가 발로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가속 페달을 밟았는지 영상을 촬영해 기록하는 장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설치를 의무화한 국가가 없어 통상마찰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설치를 의무화하지는 않고 권고를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동차 제작·판매자가 의무적으로 신차에 페달 블랙박스를 설치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경기도는 ‘아동돌봄 기회소득’ 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학교와 기관 중심 돌봄 체계의 틈새를 보완하고 마을 공동체 활성화와 돌봄 생태계 조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했다. 지원 대상은 만 12세 이하의 아동 돌봄을 위해 모인 5명 이상의 공동체다. 자발적 주민 모임과 법인, 사회적협동조합, 작은 도서관 등이 신청할 수 있다. 전용면적 33㎡(약 10평) 이상의 돌봄 공간과 접수일 기준 1개월 이상의 활동 실적이 있어야 한다. 월 30시간 이상 활동에 참여하면 공동체별 최대 5인까지 1인당 월 20만 원을 준다. 신청은 경기민원24를 통해 8∼12일 신청서를 내면 된다. 다음 달부터는 매월 1∼10일 신청을 받는다. 도는 매월 최대 500명을 대상으로 아동돌봄 기회소득을 지원할 계획이다. 홍성호 도 공동체지원과장은 “농어촌 등 인근에 공적돌봄 시설이 없거나 부족한 지역과 공적돌봄 시설이 있어도 돌봄 수요가 넘쳐나는 밀집 지역 등에서 돌봄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정치 불통, 경제 무능, 뺄셈 외교를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5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도청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김 지사는 “총선 전에는 정치판과 경제 운영의 틀, 교육 시스템, 갈등 구조인 사회를 지적하며 리더십 위기라고 했다”며 “(총선 뒤에는)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의 생각과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변화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제는 신뢰 붕괴 수준까지 가는 것 같다. 대단히 안타깝고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김 지사는 “대통령이 이번에도 거부권 행사를 한다면 정말 큰 문제고, 지금 거의 국정 포기 수준으로 가는 것 같다”며 “특검법 수용해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이것을 무마하려고 하는 잘못된 시도가 있었다면 명명백백하게 다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경기도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며 “‘지사를 더 할 거냐, 대권 나갈 거냐’ 하는 것은 국민의 부름에 대한 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잘 판단해 보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 “굳이 이 전 대표를 의식해서 차별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제 갈 길을 뚜벅뚜벅 갈 것”이라고 했다. “지금 한국에 비전 제시 정치인 없어… 난 신상품, 구태정치 안할 것”총선 결과를 승리로 오판해선 안 돼… 당 지지율 뒷걸음질, 경제 정당 돼야70조 투자 유치, 임기 내 100조 달성… ‘진보는 경제 무능’ 잘못된 신화 깰 것당 안팎 견제는 내 경쟁력 보여주는 것… 국민의 부름 따라 대선 출마 잘 판단《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강민석 씨가 2일 경기도 신임 대변인으로 선임됐다. 앞서 5월 17일 안정곤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신봉훈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각각 경기도 비서실장과 정책수석으로 임명됐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전해철 전 국회의원이 경기도정자문위원장으로 조만간 위촉될 예정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처럼 친문계 인사를 대거 영입하면서 일각에선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진용을 갖추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5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도청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정치 세력을 염두에 두고 인사를 하지 않는다”며 “강호의 인재를 영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의 부름에 대한 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잘 판단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민선 8기가 출범한 지 2년이 지났다. 가장 의미 있는 성과를 꼽는다면…. “경기도는 잠재력과 다양성 등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다. 국정 운영을 해봤을 때의 경험과는 달리 직접 주민들을 상대하고 도정을 이끌며 많은 가능성을 봤고 ‘경기도를 바꿔서 대한민국을 바꾸자’ 하는 마음으로 2년을 달려왔다. 도지사로서 70조 투자 유치 등 여러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지만, 도민들께서 저에 대한 신뢰와 도정에 대한 믿음의 정도가 올라간 것이 제일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돈 버는 도지사’로 100조 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자신했다. “(취임 후) ‘돈 버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했다. 가장 큰 취지는 진보는 경제에 무능하고 시장을 잘 모르고 있다는 잘못된 신화를 반드시 깨기 위해서였다. (4년 동안) 국내 투자를 100조 원 이상 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70조 원을 달성했다. 임기 내 100조 원 이상은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 최대한 많이 하겠다.” ―화성 공장 화재 사고로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고를 보면서 이태원 참사가 떠올랐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재난을 정쟁화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태원 참사는 현재진행이다. 해결된 것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경기도에서 (화성 공장 화재) 대응하는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 주고 싶었다. 유가족 대책이나 장례 문제 등 빠른 사고 수습과 문제 발생부터 대책까지 전 과정을 담은 백서를 만들고 있다. 비슷한 참사의 반복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런 과정들이) 만약에 정쟁화로 보인다면 정쟁 얼마든지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하고 있지만 찬반 논란이 거세다. “경기 북부 인구가 360만 명이 넘었다. 이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경기도(남부)와 서울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또 비무장지대(DMZ) 등 잘 보존된 자연환경이 있다. 경기 북부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 주고 있고 가장 큰 경쟁력이다. 오랫동안 국가 경제를 운영해 온 사람으로서 경기 북부를 발전시키면 대한민국 성장의 중요한 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의 계획(중첩 규제 완화 등)대로 경기 북부 비전이 실현되면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을 연평균 0.31%포인트 이상 올릴 수 있다.”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김포를 서울로 편입해 ‘메가시티’로 만드는 방안을 여당이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라든지, 광주 호남이라든지 메가시티는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메가시티는 수도권 일극화에서 전국을 다극화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은 얘기가 다르다. 왜냐면 경기도는 수도권이라고 하지만 경기 북부가 낙후된 곳이 많다. 4·10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여당 대표가 김포와 서울 편입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이 판을 완전히 흙탕물로 만들었다. 개탄스러운 일이다. 선거의 표를 위해서 서울 인근 시를 서울로 편입하겠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30년 동안을 끌고 온 국토 균형 발전에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고 또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에 전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다. 이미 지난번 총선에서 결과로 저는 분명히 국민께서 심판했다.” ―주요 현안마다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어떻게 평가하나. “총선 전에는 정치판과 경제 운영의 틀, 교육 시스템, 갈등 구조인 사회를 지적하며 리더십 위기라고 했다. 총선 이후 위기 문제가 더 커졌다. 국민이 정권에 대해 분명하게 메시지를 줬지만, 바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의 생각과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변화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제는 신뢰 붕괴 수준까지 가는 것 같다. 대단히 안타깝고 개탄스럽다.” ―22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다시 통과됐다. 대통령이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나. “대통령이 이번에도 거부권 행사를 한다면 정말 큰 문제다. 대통령은 지금 거의 국정 포기 수준으로 가는 것 같다. 대통령이 국정을 포기한다면 국민은 대통령을 포기할 것이다. 억울하게 희생된 젊은 해병 장병 문제에 대해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윤 대통령이 지금 불행한 길로 가게 될 것이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대통령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특검법 수용해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이것을 무마하려고 하는 잘못된 시도가 있다면 아주 명명백백하게 다 밝혀내야 한다.” ―최근 친문 전해철 전 의원 영입이나 대북 송금 자료 공개 논란, 개딸의 공격 등과 관련해 당 안팎에서 견제가 시작된 것 같다. “견제가 있다고 하는 건 그만큼 기대와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의 앞을 내다볼 자산이 많을수록 좋은 거다. 견제 또는 경쟁하는 것이 없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당의 역동성과 에너지를 살리는 것이라 해석한다. 이게 제 공식적인 답이다.” ―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의 일극 체제로 간다는 비판이 있다. 민주당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나. “이재명 전 대표는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는 당의 가장 큰 자산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총선 결과를 승리로 오판해서는 안 된다. 총선은 첫째 윤 정부에 대한 심판이었고, 동시에 민주당에도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실제 지금 당 지지율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금 민주당이 더 작은 민주당으로 가서는 안 된다. 더 큰 민주당, 수권정당으로서 유능한 정당, 경제에 유능하고 시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진보의 민주당이 되도록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지 궁금하다. 경기도지사 재선 도전 여부도 관심이다. “우리 도민들께서 제게 과분한 성원을 통해서 정치 초짜인 제게 경기지사를 맡겼다. 경기도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생각으로 일한다. 대한민국 바꿔 보고 싶다. 그런데 어떤 자리에서 ‘지사를 더 할 거냐, 대권 나갈 거냐’ 하는 것은 국민의 부름에 대한 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잘 판단해 보겠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본인의 장점은 무엇인가. “제가 갖고 있는 경쟁력이자 제 특징은 첫째 ‘제대로 된 사람’이다. 정직하고 진정성을 갖고 있고, 거짓말하는 사람 싫다. 두 번째는 확장력이다. 경기도의회에서 여야 동수로 출범했지만 협치했다. 예산과 조직 다 합의 처리했고 만장일치 통과했다. 도민들로부터 제가 ‘정파적으로 어디 편중됐다’는 얘기 듣지 않는다. 세 번째로 경제전문가다. 대한민국 경제에 대해서 그냥 한 단면을 가지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지만 전 세계 경제 흐름과 자본주의 역사, 대한민국이 해방 이후에 개발연대로부터 쭉 지나 왔던 흐름 등을 잘 파악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 대단한 역량이 필요하다.” ―약점은? ‘정치인으로서 주변에 사람이 없다’라는 평가도 있다. “지금 사람이 없어서 약점이라는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사람은 구름같이 올 것이다. 지도자는 가장 밑바닥에 진정성이 있다. 권력을 사유화하거나 내 사적 이익을 위해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필요하면 희생할 수 있다는 진정성이다. 여기(진정성)에서 소통과 통합이 나온다. 그 다음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역량과 일머리가 있으면 된다. 지금 대한민국 비전을 제시하는 대통령이 있나? 정치인은? 어느 누구도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겠다 얘기한 사람이 있나? 조급할 것 없다. 오히려 (그런 우려가) 경쟁력이라고 본다. 구태의연한 정치 하고 싶지 않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난 신상품이다.” ―이재명 전 대표와의 차별화 전략은 있는가. “굳이 이재명 전 대표를 의식해서 차별화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저는 제 갈 길 뚜벅뚜벅 갈 것이다. 구정치 안 하고 갈 거다. (앞서 말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장점) 세 가지는 누구랑 차별화가 아니라 제가 갖고 있는 경쟁력이자 특징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프로필△충북 음성 출생(67)△덕수상고, 국제대 졸업, 미국 미시간대 박사△행정고시 26회, 입법고시 6회△아주대 총장(2015∼2017년)△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터뷰=김윤종 사회부장 zozo@donga.com정리=이경진 기자 lkj@donga.com·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경기도는 ‘세계 인구의 날’(11일)을 기념해 6∼12일 ‘인구 주간’을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인구 주간에는 ‘아이와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 바로 지금’을 슬로건으로 가족 친화 문화 확산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우선 메인 행사로 1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더 많은 우리-인구구조변화에 대응하는 이민정책’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는 외국인 주민을 사회구성원으로 정립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6일엔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100인의 아빠단 도민특강’이 열리고, 8일에는 경기도청 다산홀에서 경기도 직원을 대상으로 신영미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의 강의가 진행된다. 주제는 ‘출산·육아 친화적인 경기도 직장문화 조성’이다. 9∼12일에는 연천 전곡중, 시흥 경기자동차과학고 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가족의 이해, 올바른 인구 가치관 형성’을 주제로 저출생 인식개선 뮤지컬 공연을 한다. 또 수원 매여울초, 군포 산본중, 김포 마송고 등 학생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인구구조 변화의 문제와 다양한 가족의 형태 등 주제의 청소년 인구교육을 한다. 임보미 경기도 인구정책담당관은 “인구 주간 행사를 통해 다양한 시각에서 도민과 인구문제를 함께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도는 미취업 청년에게 어학·자격시험 응시료와 수강료를 횟수 제한 없이 최대 30만 원을 지원한다고 30일 밝혔다. 청년에게 더 고른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자체적으로 유사한 사업을 하는 성남시를 제외하고 30개 시군이 참여한다. 다만 시군별로 신청 일정이 다르니 주소지 시군 공고를 확인해야 한다. 지원 분야는 △토익 등 어학시험 19종 △한국사 등 국가기술자격시험 545종 △국가전문자격 248종 등 총 909종이다. 국가전문자격 중 자동차운전면허는 1종 특수면허만 지원한다. 수강료는 교육청에 등록된 학원 또는 직업능력개발훈련시설에서 수강해야 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은 도내 거주하는 만 19∼39세 미취업 청년으로, 해당 시군 조례 기준에 따르면 된다. 취업자 중 1년 미만 단기간 노동자는 미취업자로 본다. 신청은 경기도일자리재단 통합접수 시스템 ‘잡아바 어플라이’에서 선착순으로 받는다. 지급은 시군별로 서류 검증 절차를 거쳐 차례로 이뤄진다. 이인용 경기도 청년기회과장은 “올해 2만4300여 명이 지원받을 것으로 본다”며 “고물가 시대에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인구 50만 명의 자족형 커넥트시티로 도약하겠습니다.” 이권재 경기 오산시장은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 취임 이후 세교3지구가 신규 택지로 지정됐다. 올해 말에는 도시공사가 설립될 예정이라 시 차원의 직접적인 도시 개발도 가능해졌다. 이 시장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 도시로 도약해 실속 있는 경제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50만 자족형 커넥트시티’에 대해 설명해 달라. “오산시 면적은 42.7km², 인구는 약 23만 명이다. 인구 규모는 인근 화성(95만 명)과 용인(108만 명)의 4분의 1 수준이다. 오산시가 자족도시로 성장하고, 연 예산 규모 1조 원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인구 증가가 중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50만 명을 목표로 시정 운영을 시작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화성∼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중심에 있는 오산 세교3지구를 신규 택지로 조성하고 3만1000채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토부에서 세교신도시를 출퇴근과 육아, 문화 활동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자족형 커넥트시티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런 개념을 오산시 전체에 확대해 원도심과 운암지구, 동오산 지역에서부터 자족 기능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업 유치가 중요할 것 같은데…. “오산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는 용인·화성·평택의 중심에 있다. 반도체 소부장을 생산, 연구하는 2차 기업들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 1위 반도체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AMAT)가 가장동에 1만7000m²(약 5151평) 규모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앞서 연 매출 95조 원 규모의 일본 대표 석유화학·소재 기업인 이데미쓰코산은 올 1월 2200m²(약 666평) 규모의 R&D 센터를 외삼미동에 세웠다. 지곶동 세마산업단지에는 반도체 장비 업체인 엘오티베큠과 필옵틱스 같은 기업이 들어왔다. 앞으로 세교3지구 인근에 30만 평 규모의 테크노밸리를 조성해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 중심 도시로서의 역량을 높이겠다.”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은 어떻게 되나. “반도체 배후 도시로의 미래를 위해서는 사통팔달의 도로망을 확충하는 게 급선무다. 오산 동서축인 서부 우회도로 오산 구간(8.1km)이 지난해 9월 개통했고, 오산시청 지하차도(890m)가 지난해 11월 개통했다. 8년간 답보 상태였던 경부선철도 횡단 도로(1.5km) 조성 사업도 9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세교3지구의 교통수요 분산을 담당할 경부고속도로 오산나들목과 운암뜰 하이패스 나들목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국토부 등과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 ―대중교통도 중요하다고 했는데…. “광역버스 노선 조정과 새로운 노선을 추진하고 있다. 성남 판교·야탑역을 운행하는 8302번 광역버스 신설 노선을 만들어 상대적으로 교통편의가 떨어지는 동오산 지역을 연결한다. 세교2지구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두곡동 공영차고지에서 오산역까지 다니는 60번 버스를 개통하고 7-5번 버스 연장을 통해 서일지구 청소년들의 통학권 편의를 높였다. 철도의 경우 대통령 공약 사업으로 확정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연장과 수원발 KTX 오산역 정차, 도시철도 노면전차 조기 착공 등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공사 설립 절차가 마무리됐다. “올해 말 166명 규모로 업무를 시작한다. 도시공사의 첫 사업은 오산동 일원 58만 ㎡(약 17만5757평) 부지에 지식산업시설과 복합상업시설, 주거시설 등을 조성하는 운암뜰 인공지능(AI) 시티 프로젝트다. 앞으로 △세교1지구 터미널 부지 △내삼미동 유보지 △예비군훈련장 이전 부지 사업 등을 직접 또는 민관 합동 개발을 통해 균형 있는 도시를 조성할 것이다.” ―도시 브랜드 향상에 힘쓰고 있는데…. “도시가 아름답고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화성 동탄신도시가 바로 붙어 있다 보니 비교가 된다. 세교1·2지구와 함께 세교3지구가 완성되면 소비 인구가 늘어 주거 편의 인프라가 많아질 것이다. 인근 운암뜰 AI 시티를 주거·상업·문화·첨단산업 등이 담긴 융복합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부영그룹과 함께 오산역 역세권에 속한 개성제지 용지 11만2000m²(약 3만3939평)를 개발하는 사업도 논의하고 있다. 노후화된 오산 종합운동장을 시 외곽 지역으로 옮기고 초고층 랜드마크 건설도 검토 중이다.” 오산=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짙은 연기와 함께 전쟁 난 것처럼 ‘펑’ ‘펑’ 소리가 났어요.” 24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이모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순식간에 연기가 퍼졌는데 겨우 빠져나왔다”며 26일 이같이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화성 화재 사건 수사본부는 이날 이 씨 등 생존자 10여 명을 조사해 사고 당시 상황과 회사의 안전 기준 준수 여부 등을 수사했다. 생존자 김모 씨는 “일부는 2층에서 뛰어내렸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날 아리셀과 모회사인 에스코넥, 외국인 근로자 파견 업체 등 5곳에 수사팀과 근로감독관 등 51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앞서 박순관 아리셀 대표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출국금지했다. 경찰은 사망자 23명이 전원 질식사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소견을 전달받았다. 사망자들은 모두 공장 3동 2층에서 발견됐다. 제대로 대피할 경황도 없이 유해가스를 들이마시고 의식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아리셀 공장은 산업단지 소재이면서 외국인고용사업장에 해당해 관할 소방서의 ‘화재안전 조사대상 시설’ 기준에 해당됐지만, 지난 1년 7개월간 조사 대상에서 번번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면적이 관할 내 다른 공장보다 작다는 이유였다. 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정부가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 공장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검경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수원지검은 24일 안병수 2차장검사를 팀장으로 공공수사부와 형사3부 등 7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한 중대재해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경찰청과 노동청, 소방청 등 관계 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구체적인 사고 발생 경위와 책임 소재 등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족 등 피해자에 대해서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남부경찰청도 김종민 광역수사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13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한다고 밝혔다. 형사기동대를 비롯해 과학수사, 법률지원 부서 등에서 차출한다. 피해자 1명당 전담 요원을 지정해 피해자 보호에도 25명을 투입한다. 경찰은 유전자 긴급감정 등을 통해 신속하게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수사전담팀을 꾸려 최대한 신속하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소지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화재 현장을 찾았다. 고용부는 이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행정안전부, 소방청, 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근로자 수색, 현장 수습, 피해 지원 등을 총괄하게 된다. 고용부는 사상자가 많은 만큼 가급적 신속하게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경기 화성시의 한 리튬전지 제조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24일 오후 10시 현재 2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실종자는 1명이다. 소방 당국은 리튬전지 약 3만5000개가 보관돼 있던 건물에서 폭발하듯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전 10시 31분경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산업단지에 있는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의 공장 11채 중 3동 2층에서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발생했다. 소방 관계자는 “배터리 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해당 건물 1, 2층에는 아리셀 직원과 일용직 등 10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사망한 22명 중 대다수가 리튬 1차전지 완제품을 검수하는 2층에서 발견됐다. 그중 20명이 외국인이었다. 소방 관계자는 “2층에서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는데 미처 그쪽으로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사고 직전 현장을 나온 직원 이모 씨는 “몇 초 안에 연기가 몰려서 시야 확보가 안 돼 동료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인접 소방서까지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소방관 등 인원 191명과 펌프차 등 장비 72대를 투입했지만 불길은 약 5시간 후인 오후 3시 10분경에야 초기 진압됐다. 배터리가 연쇄 폭발하면서 급격히 불이 번져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 당국은 배터리 분리막이 손상돼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서 과열되는 ‘열폭주’로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3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에게 “화성시 배터리 공장 화재 현장에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400도 열폭주’ 리튬전지 “펑펑펑”… 2층 근로자 대부분 대피 못해[화성 리튬전지공장 화재 참사]리튬전지 불나면 몇초만에 ‘열폭주’… 흰연기 15초만에 공장 내부 뒤덮어유독가스도 다량발생 접근 힘들어… 100% 충전 1차전지, 폭발력 더 커경기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의 피해가 커진 이유는 리튬전지들이 폭발하듯 연소하는 ‘열 폭주(thermal runaway)’ 현상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튬전지 내부 물질들의 전기화학적 반응 때문에 연쇄 발열 반응이 벌어지면서 화재가 순식간에 번졌고, 진압 역시 어렵게 한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것이다. 열 폭주 현상이 벌어지면 배터리 온도가 불과 몇 초 만에 영상 400도 이상으로 폭증하고 꺼진 불이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여기에 불이 난 공장이 대형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이었던 것도 화재를 키웠다.● 입구 반대편에서 대부분 숨져 24일 오전 발생한 화재로 사상자와 고립자가 속출한 아리셀 공장 앞. 이날 화재 현장은 회색 연기가 자욱하게 하늘을 뒤덮은 가운데 소방관들이 사방에서 펌프차로 물줄기를 쏘아 올리며 진압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공장 외벽과 열기를 못 이긴 공장 자재들이 흉측하게 녹아내려 전쟁통을 방불케 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이따금 ‘펑’ ‘펑’ 하는 폭음이 이어졌고, 주변에는 크고 작은 부품들이 마치 폭격을 맞은 것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화재 현장에 굴착기를 끌고 지원을 나온 오태현 성일중기 대표는 “오전 11시경 현장에 도착했는데 ‘펑’ 하고 터지는 소리가 셀 수 없이 났다”고 전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건물 3동(제조 공장)에 있던 직원 중 1층에 있던 근로자는 모두 대피했다. 하지만 2층에서 일하던 근로자는 대부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자 22명은 모두 2층에서 발견됐다. 특히 사망자 20명이 외국인 노동자로 건물 내부 구조에 익숙하지 않아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출입구 반대편에 몰려 있다가 숨졌다. 발화지점은 2층 작업장 출입구 주변이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2층 작업장 출입구 앞쪽으로 대피했다면 인명 피해가 많이 줄지 않았을까 하는데, 근로자들이 놀라서 막혀 있는 (작업장) 안쪽으로 대피했다”며 “정규직 직원이 아니라 용역회사에서 필요할 때 파견받은 일용직이 대부분이라 (이들이) 공장 내부 구조가 익숙지 않았던 점도 피해가 커진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사망자들은 성별만 알아볼 수 있을 뿐 맨눈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에 탄 상태였다고 한다. 일부는 2층에서 바깥으로 뛰어내려 부상을 입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 10분경이 돼서야 큰 불길을 잡고, 건물 내부로 들어가 수색을 진행했다. 이후 오후 6시경이 지나 실종 상태로 분류됐던 21명이 대부분 불에 탄 채 시신으로 실려 나오면서 곳곳에서는 한숨과 망연자실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화재는 1989년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에서 발생했던 폭발 사고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화학공장 사고로 기록됐다. 당시 럭키화학 폭발 사고로 사망자 16명이 발생했고 17명이 다쳤다.● 불 더 키운 ‘열 폭주’ 화재를 키운 건 공장 내 리튬전지들이었다. 리튬전지 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열 폭주’ 현상이다. 리튬전지 안에는 음극과 양극을 막는 분리막이 있는데 충격이나 열 등으로 분리막이 손상되면 양극과 음극이 접촉해 열이 발생한다. 열은 순식간에 수백 도까지 치솟게 되고 제어가 안 되는 상황에 다다르면 폭발로 이어진다. 또한 리튬전지에 불이 나면 불화수소가 다량으로 발생한다. 불화수소는 한두 모금만 마셔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대표적인 유독 물질로 꼽힌다. 특히 리튬전지 화재는 물로 끄기 어렵다. 리튬전지에 물이 닿으면 수소가 발생하는데, 이때 발생한 수소가 산소와 만나면 불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소방차가 화재 현장에 빠르게 도착해도 불을 쉽게 끄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방 관계자는 “(이 공장 일대에는) 리튬전지 화재 등을 진화할 전용 소화 장비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화재 현장에서 김진영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화재가 발생한 업체는 리튬 배터리를 제조해 완제품을 납품하는 곳이어서 최소 3만5000개의 전지가 불이 난 공장 2층에 있었다”며 “전지들이 다 타고 나서야 불이 잡혔다”고 말했다. 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화성=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화성=송유근 기자 big@donga.com화성=손준영 기자 hand@donga.com화성=임재혁 기자 heok@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경기 화성시의 한 리튬전지 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면서 24일 오후 6시 반 현재 2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실종자는 1명이다. 소방 당국은 리튬전지 약 3만5000개가 보관돼있던 건물에서 폭발하듯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전 10시 31분경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산업단지에 있는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의 공장 11채 중 3동 2층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발생했다. 소방 관계자는 “배터리 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해당 건물 1, 2층에는 아리셀 직원과 일용직 등 10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사망한 22명 중 대다수가 리튬전지 완제품을 검수하는 2층에서 발견됐다. 소방 관계자는 “2층에서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는데 미처 그쪽으로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사고 직전 현장을 나온 직원 이모 씨는 “수 초 안에 연기가 몰려서 시야 확보가 안 돼 동료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경기소방재난본부는 인접 소방서까지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소방관 등 인원 191명과 펌프차 등 장비 72대를 투입했지만 불길은 약 5시간 후인 오후 3시 10분경에야 초기 진압됐다. 배터리가 연쇄 폭발하면서 급격히 불이 번져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 당국은 배터리 분리막이 손상돼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서 과열되는 ‘열폭주’로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3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렸다.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해 사고 현장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에게 “화성시 배터리 공장 화재 현장에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화성=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정부가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 공장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검경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수원지검은 24일 안병수 2차장검사를 팀장으로 공공수사부와 형사3부 등 7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한 중대재해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경찰청과 노동청, 소방청 등 관계 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구체적인 사고 발생 경위와 책임 소재 등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족 등 피해자에 대해서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남부경찰청도 김종민 광역수사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13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한다고 밝혔다. 형사기동대를 비롯해 과학수사, 법률지원 부서 등에서 차출한다. 피해자 1명당 전담 요원을 지정해 피해자 보호에도 25명을 투입한다. 경찰은 유전자 긴급감정 등을 통해 신속하게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화재 진압 등으로 현장이 정리된 후 본격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소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날 오후 4시 화재 현장을 찾았다. 고용부는 이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행정안전부, 소방청, 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근로자 수색, 현장수습, 피해 지원 등을 총괄하게 된다. 고용부는 사상자가 많은 만큼 가급적 신속하게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중대재해법은 공사장이나 인체에 해를 미칠 수 있는 원료 등을 취급하는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안전 보건 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는 법이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경기 성남시가 우울과 불안을 겪는 시민 700명에게 전문 심리상담을 제공한다. 시는 다음 달부터 경증 정신질환이 중증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심리상담을 지원하는 정부의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 사업’에 따라 이를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정신의료기관 등에서 ‘심리상담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람에게 120일간 총 8회에 걸쳐 1 대 1 대면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바우처를 준다. 회당 심리상담 비용은 7만∼8만 원이며, 시는 대상자의 소득에 따라 4만9000∼8만 원의 심리상담 바우처를 제공한다. 바우처 지원금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은 자부담이다. 다만 자립준비청년과 보호 연장 아동, 법정 한부모가족은 기준 중위소득과 상관없이 본인 부담금은 없다. 심리상담 희망자는 사업 시행일 이후 정신의료기관이 발급한 심리상담 소견서 등 증빙자료를 갖춰 거주지의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시는 또 이번 사업 추진을 위해 올해 말까지 심리상담 서비스 제공 기관의 참여 신청을 받는다. 제공 기관 자격 요건은 33㎡(약 10평) 이상의 공간이 있고, 기관장과 전문인력을 각 1명 이상 둔 곳이다. 참여 희망 기관은 사회서비스 제공자 등록신청서 등 서류를 보건소에 내면 된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