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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가 공개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투’ 동영상이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가 2008년 조지아(옛 그루지야) 침공 때처럼 공격 구실을 만들기 위한 ‘가짜 깃발’ 작전을 펼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21일(현지 시간) “러시아 영역에 침입한 우크라이나군 정찰대원 5명을 사살하고 우크라이나군 장갑차 2대를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그 후 (당시 러시아에 침입한) 우크라이나군 병사 헬멧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라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영상에는 BTR-70M 장갑차가 나오는데 우크라이나군은 BRT-70M을 운용하고 있지 않다. (영상이)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타스통신은 영상 속 현장이 우크라이나 남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로스토프주 미탸킨스카야라고 전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현장의 나무 위치, 인공 구조물 등을 분석한 결과 “촬영 장소는 미탸킨스카야에서 남서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다른 지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18일 발포했다”며 공개한 러시아 측 영상은 16일에 촬영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조작이 의심되는 영상이 더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국과 서방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일종의 시나리오에 따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실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격 구실을 (러시아) 스스로 만들어내는 ‘가짜 깃발’ 작전→러시아 내부 긴급회의→폭격 침공의 시나리오였다.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거점을 공격하면서 이 시나리오는 현실화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귀결된 일련의 러시아 행태가 2008년 조지아 침공 때를 연상케 한다고 보도했다. 당시 조지아는 우크라이나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원했지만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해 4월 나토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염원을 환영한다”는 선언문을 채택하자 러시아 내 반발 여론이 커졌다. 조지아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지역에서 일어난 친러시아 분리주의 소수 민족의 소요 사태 진압에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빌미로 8월 조지아를 침공해 닷새 만에 항복을 받아냈다.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지역은 자치독립을 선언했고 러시아는 이를 승인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최근 러시아가 공개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투’ 동영상이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가 2008년 조지아(옛 명칭 그루지야) 침공 때처럼 공격 구실을 만들기 위한 ‘가짜 깃발’ 작전을 펼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21일(현지 시간) “러시아 영역에 침입한 우크라이나군 정찰대원 5명을 사살하고 우크라이나군 장갑차 2대를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그 후 (당시 러시아에 침입한) 우크라이나군 병사 헬멧에 달린 카메라가 촬영한 것이라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영상에는 BTR-70M 장갑차가 나오는데 우크라이나군은 BRT-70M을 운용하고 있지 않다. (영상이)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타스통신은 또 영상 속 현장을 우크라이나 남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로스토프주 미챠킨스카야라고 전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현장의 나무 위치, 인공 구조물 등을 분석한 결과 “촬영 장소는 미챠킨스카야에서 남서쪽으로 약 180㎞ 떨어진 다른 지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18일 발포했다”며 공개한 러시아 측 영상은 16일에 촬영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조작이 의심되는 영상이 더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국과 서방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일종의 시나리오에 따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실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격 구실을 (러시아) 스스로 만들어내는 ‘가짜 깃발’ 작전→러시아 내부 긴급회의→폭격 침공의 순서라는 시나리오였다.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거점을 공격하면서 이 시나리오는 현실화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침공으로 귀결된 일련의 러시아 행태가 2008년 조지아 침공 때를 연상케 한다고 보도했다. 당시 조지아는 우크라이나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원했지만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조지아는 러시아의 침공 후 분리된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 지역을 되찾으려 했지만 러시아군 지원을 받은 분리주의 세력의 승리로 끝났다. 이 두 지역은 독립을 선언했고 러시아는 이를 승인했다. 국제사회는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lovesong@donga.com}
《19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대형 슈퍼마켓을 찾았다. 70대로 보이는 여성이 1L짜리 샐러드드레싱 2개를 들고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둘 중 100엔(약 1050원)이 싼 430엔짜리 참깨 드레싱을 골랐다며 “요즘 가격이 안 오른 제품이 없다”고 했다.》 마트 내 채소 판매대 분위기도 썰렁했다. 특히 피망, 오이, 가지 등 여름 채소를 판매하는 곳은 고객 발길이 더 뜸했다. 난방에 사용하는 중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이들 제품의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피망 값은 지난해 12월 초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가격은 그대로 두되 양을 줄이는 ‘꼼수 인상’도 횡행하고 있다. 유명 식품기업 가루비는 지난달부터 감자스낵 용량을 2∼5g 줄여 판매하고 있다. 일본햄 역시 이달 1일부터 피자 무게를 줄였다. 아지노모토는 조만간 일부 커피 제품의 양을 줄이기로 했다. 이 같은 물가 상승세는 1990년대 초 거품 경제가 붕괴한 후 30년 넘게 저성장, 저물가가 고착화한 일본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일본 소비자물가가 연 2.0% 가까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제 성장에 따른 물가 상승이 아니라 엔 약세와 유가 상승에 의한 부분이 커 국민들은 달갑지 않은 표정이 역력하다. 월급은 그대로여서 가뜩이나 얇은 지갑이 더 얇아졌다는 이유다. 교도통신이 19, 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7%는 “물가 상승으로 생활에 타격이 있다”고 했다. 엔 실질 가치 50년 최저 총무성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월보다 0.5%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급망 교란 등으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는 1982년 이후 40년 최고치인 7.5% 상승을 기록했다. 한국의 1월 물가 또한 3.6%였다. 이를 감안하면 0.5%라는 수치가 높지 않다고 여길 수도 있다.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 물가 상승을 심심찮게 겪었던 일본인에게는 월 0.5% 상승이란 수치가 상당히 높게 느껴진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2011년 일본 소비자물가는 0.3% 하락했다. 이후 2016년(―0.1%), 2021년(―0.2%)에도 마이너스 상승이 나타났고 2012년과 2020년에는 물가 상승률이 직전 해와 똑같은 0.0%였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우선 엔 약세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간 풀린 막대한 유동성의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뜻을 밝혔다. 금리 인상으로 미 달러 가치가 상승할 것이 예상되면서 달러 대비 엔 가치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엔 약세로 수입 물가가 대폭 상승한 것이 소비자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엔의 실질실효 환율지수(각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고려한 통화의 실질 가치)는 1월 기준 67.55로 1972년 이후 50년 만에 가장 낮았다. 100을 넘으면 화폐 가치가 고평가 상태이고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즉 엔의 실질 가치가 50년 전 수준으로 급락한 셈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조만간 금리를 올릴 뜻이 없다는 의사를 밝혀 당분간 달러 대비 엔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지난해 1월 배럴당 50달러대에서 현재 90달러대로 급등했다. 2014년 9월 이후 약 7년 반 만의 최고치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일각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수입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현재 도쿄 도심의 휘발유 가격은 L당 약 170엔으로 2년 전에 비해 30% 정도 올랐다. 물류비용 또한 덩달아 뛰고 있다. 현재 목재, 알루미늄, 철강, 동(銅) 등 주요 원자재 가격 또한 큰 폭으로 상승했다.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차 집권(2012년 12월∼2020년 9월) 내내 엔 약세로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경제 성장을 꾀하겠다는 소위 ‘아베노믹스’를 강하게 추진했다. 이를 통해 ‘기업의 매출 증대→근로자 임금 상승→소비 활성화’라는 선순환을 기대했다. 문제는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신통치 않았다는 데 있다. 결과적으로 근로자 임금도 크게 오르지 않았다. 1990년부터 30년간 일본의 평균 임금은 4.4% 올랐다. 물가 수준을 반영한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일본의 임금은 2015년 한국보다 낮아졌고 이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임금이 오르지 않으니 근로자는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 기업의 매출 또한 감소하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데 물가만 올라 일본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경영 컨설턴트 도야마 가즈히코(富山和彦) 씨는 최근 NHK에 출연해 “근로자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 한번 빠지면 꽤 오래 이어지므로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최근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까지 나서 기업들에 임금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매출을 회복한 기업은 3% 넘는 임금 인상을 해 달라”며 구체적인 인상 수치까지 제시했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기시다 총리는 임금 인상을 통해 평범한 근로자의 표를 얻어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기업의 임금 인상 여력이 크지 않다는 데 있다. 2013년 정부가 연금 지출을 줄이기 위해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하게끔 법을 개정한 후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대폭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 국가이기에 연금 부담 또한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가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또한 국민 불안을 부추긴다. 2020년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집권 직후부터 통신 기업에 휴대전화 요금 인하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로 인해 당시 월 5000∼6000엔이었던 대용량 데이터 요금이 2021년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4월부터 2000엔 내외로 뚝 떨어졌다. 통신 요금 하락은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올해 4월이 되면 이 요금 인하의 기저 효과는 사라진다. 소비자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박형준 도쿄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도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중 70%는 기초질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담당 보건소 직원 5명 중 1명은 월 80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해야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도쿄도가 1월 1일~2월 15일 동안 발표한 코로나19 사망자 158명을 자체 분석해 그 결과를 18일 보도했다. 분석 기간은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대된 때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오미크론 사망자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사망자 74%는 고혈압, 당뇨병, 암 등 기초질환이 있었다. 감염경로는 노인 요양시설 등 시설 내부가 40%로 가장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90%였다. 사망자는 1월 중에는 26명이었지만, 2월 1~15일에는 132명으로 급증했다. 남성이 86명, 여성은 72명이었다. 마이니치는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으로 발전할 리스크가 비교적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기초질환이 있는 고령자에게는 위협적”이라고 분석했다. 감염자를 돌보는 의료 관계자들은 과도한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이 코로나19 대응을 담당했던 보건소 직원 1771명에게 작년 1년 동안의 노동실태를 설문조사했더니 23%가 “월 80시간 이상 초과 노동을 했다”고 밝혔다. 월 200시간 이상 초과 근로한 직원도 1% 있었다. 일본에서 월 80시간 시간을 초과 근무하면 과로사할 위험이 대폭 커진다는 연구 결과에 기초해 월 80시간 초과 근무를 ‘과로사 라인’으로 부른다. 응답자 중 36%는 “우울증 같은 증상이 있었다”고 답했다. 2020년 11, 12월 동안 동일한 조사를 했을 때는 23%가 우울증 증상을 호소했는데, 그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전일본자치단체노조는 17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코로나19 대응이 장기화되면서 우울증이 늘어나는 것 같다”며 “보건소의 코로나19 담당 인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치솟던 하루 확진자 수가 이달 5일 10만5618명을 기록한 후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고령자 확진은 계속 늘고 있고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정책을 조언하는 코로나19 전문가 그룹 회장 와키타 다카지(脇田隆字) 국립감염증연구소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전국 신규 감염자 수는 감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전국 감염자 수는 2월 초 정점을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NHK에 따르면 10∼16일 일주일 신규 확진자는 57만9314명으로 직전 일주일보다 6만9997명(10.8%) 줄었다. 일주일 기준 확진자가 줄어든 것은 2개월 반 만이다. 감염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실효재생산수도 지난달 31일 0.98로 1을 밑돌며 감소로 돌아섰다. 일본은 올 들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5일 처음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을 돌파했다. 그 후 하루 확진자는 6만∼9만 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층, 특히 80대 이상의 코로나19 감염은 여전히 늘고 있고 치명률도 다른 연령대보다 크게 높다. 지난달 29일∼이달 4일, 10대∼60대 치명률은 0.5% 이하였지만 70대는 0.94%, 80대 이상은 3.48%였다. 고령층 감염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전체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다. 17일 전국 사망자는 269명으로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15, 16일에도 각각 230명대 사망자가 나와 그 전까지 가장 많았던 지난해 5월 18일 216명을 넘었다. 전문가 그룹은 신규 감염자 수가 정점을 지났다고 해도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여전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의료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3월부터 관광객을 제외한 외국인 신규 입국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입국 후 격리 기간을 현재 7일에서 3일로 줄이고, 감염자가 적은 국가에서 온 백신 3차 접종 입국자에게는 격리 기간을 없애겠다고 했다. 하루 입국자 수도 현재 35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린다고 밝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관련해 전투기로 상대국 영공까지 진입해 폭격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기존에 미사일로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 받은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위배 논란이 일었는데 이번에는 전투기로 타국 영공에 진입해 폭격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자 일본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16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위권 발동 요건을 만족시키면 상대국 영공에 일본 전투기가 진입해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도 선택지로 생각하는가’라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시 방위상은 “(적국의) 공격을 방어할 때 어쩔 수 없이 필요 최소한도의 조치로서 적 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자위의 범위 안에 포함된다”며 일본 정부가 그동안 밝혀 온 방침을 반복했다. 다만 “무력행사 목적으로 자위대를 타국 영역에 보내는 ‘해외 파병’은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을 영구적으로 포기한다’고 규정한 평화헌법에 기초해 전수방위 원칙을 유지해 오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무력행사를 하는 데 특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때문에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는 방안에 대해 일본 내에서 논란이 많다. 연립여당인 공명당도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기시 방위상의 적 기지 공격 능력 관련 발언에 대해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해외 파병과 국제법 위반의 선제공격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측면 지원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올해 말까지 국가안전보장전략, 방위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 등 3대 안보전략 문서를 개정하겠다면서 “적 기지 공격 능력을 포함시키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반복적으로 밝혔다. 도쿄신문은 “안전보장 환경 악화를 이유로 타격력 강화를 포함한 자위대 임무 범위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17일 지적했다. 또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따라 해외 파병을 전제로 방어전략을 만들면 ‘다른 국가에 위협을 주는 군사대국이 되지 않는다’는 방위 정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각법제국 장관을 지낸 사카다 마사히로(阪田雅裕) 씨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적 기지 공격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에 대해 “정부는 전수방위라고 계속 말하고 있지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와 관련해 상대국 영공까지 전투기로 진입해 폭격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기존에 미사일로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 받은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위배 논란이 일었는데 이번에는 전투기로 타국 영공에 진입해 폭격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자 일본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16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위권 발동 요건을 만족시키면 상대국 영공 안에 일본 전투기가 진입해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도 선택지로 생각하는가’라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시 방위상은 “(적국의) 공격을 방어할 때 어쩔 수 없이 필요 최소한도의 조치로서 적 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자위의 범위 안에 포함된다”며 일본 정부가 그동안 밝혀 온 방침을 반복했다. 다만 “무력행사 목적으로 자위대를 타국 영역에 보내는 ‘해외파병’은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을 영구적으로 포기한다’고 규정한 평화헌법에 기초해 전수방위 원칙을 유지해 오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무력행사를 하는 데 특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때문에 적 기지 공격능력을 보유하는 방안에 대해 일본 내에서 논란이 많다. 연립여당인 공명당도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기시 방위상의 적 기지 공격능력 관련 발언에 대해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해외파병과 국제법 위반의 선제 공격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측면 지원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올해 말까지 국가안전보장전략, 방위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 등 3대 안보전략 문서를 개정하겠다면서 “적기지 공격능력을 포함시키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반복적으로 밝혔다. 도쿄신문은 “안전보장 환경 악화를 이유로 타격력 강화를 포함한 자위대 임무 범위가 갈수록 확대돼 가고 있다”고 17일 지적했다. 또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에 따라 해외 파병을 전제로 방어전략을 만들면 ‘다른 국가에 위협을 주는 군사대국이 되지 않는다’는 방위 정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각법제국 장관을 지냈던 사카다 마사히로(阪田雅裕) 씨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적 기지 공격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에 대해 “정부는 전수방위라고 계속 말하고 있지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lovesong@donga.com}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조카이자 왕위 계승 2순위인 히사히토(悠仁·16) 왕자가 ‘왕족 전용학교’로 불리는 가쿠슈인 고교가 아니라 일반 고교에 입학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왕족이 가쿠슈인 이외 고교에 진학하는 것은 처음이다.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일본 궁내청은 16일 히사히토 왕자가 도쿄 쓰쿠바대 부속고교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치원 때부터 가쿠슈인이 아니라 오차노미즈여대 부속유치원을 다녔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오차노미즈여대 부속학교를 졸업했다. 아사히신문은 그 배경을 두고 히사히토 왕자의 부친이자 왕위 계승 1순위인 후미히토(文仁) 왕세제 부부가 아들에게 평범한 또래들과 어울릴 기회를 만들어주려 했다고 분석했다. 가쿠슈인은 에도시대 말기인 1847년 교토에서 귀족 자녀의 교육기관으로 설립됐다. 메이지유신 직후인 1884년 도쿄로 옮겨져 왕실 직속 관립학교가 됐다. 그간 대다수 왕족이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까지 가쿠슈인을 졸업했다. 최근 들어 대학은 가쿠슈인이 아닌 일반 대학을 선택하는 젊은 왕족들이 늘어나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치솟던 하루 확진자 수는 이달 5일 10만5618명을 기록한 후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고령자 확진은 계속 늘고 있고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정책을 조언하는 코로나19 전문가 그룹 회장 와키타 다카지(脇田隆字) 국립감염증연구소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전국 신규 감염자수는 감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전국 감염자 수는 2월 초 정점을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NHK에 따르면 10∼16일 일주일 신규 확진자는 57만9314명으로 직전 일주일보다 6만9997명(10.8%) 줄었다. 일주일 기준 확진자가 줄어든 것은 2개월 반 만이다. 감염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실효재생산수도 지난달 31일 0.98로 1을 밑돌며 감소로 돌아섰다. 일본은 올 들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5일 처음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을 돌파했다. 그 후 하루 확진자는 6만~9만 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층, 특히 80대 이상의 코로나19 감염은 여전히 늘고 있고 치명률도 다른 연령대보다 크게 높다. 지난달 29일~이달 4일, 10대~60대 치명률은 0.5% 이하였지만 70대는 0.94%, 80대 이상은 3.48%였다. 고령층 감염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전체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다. 15일 전국 사망자는 236명으로 가장 많았던 지난해 5월 18일 216명을 넘었다. 16일 사망자도 230명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 그룹은 신규 감염자 수가 정점을 지났다고 해도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여전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의료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21개 광역지자체에 20일까지 발령된 코로나19 방역 대책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를 16개 지자체에서만 연장할 것이라고 NHK가 17일 전했다. 감염자가 완연하게 줄고 있는 오키나와 야마가타 야마구치 시마네 오이타현 등 5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해제한다. 현재 일본 47개 지자체 중 36곳에 중점조치가 발령돼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사진)가 국회 답변 때 여당 의원 질의에만 제대로 답한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듣는 힘’이 자신의 장점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야당 질의에는 불성실하게 응한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의 국회 답변에서 경향성이 드러났다. 야당 질의에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여당 질의에서 정부 방침을 발표하는 게 고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 목표’를 묻는 집권 자민당 의원의 질의에 “2월 가능한 이른 시기에 하루 100만 회 접종을 목표로 하고 싶다”고 답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야당 의원들이 수차례 동일한 질문을 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달 2일 예산위원회에서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접종 목표 설정은) 현실과 맞지 않다”고 답해놓고 닷새 만에 답변 내용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이달 초 자위대를 동원한 대규모 접종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입헌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기시다 총리는 “상황을 봐가며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틀 후 자민당 의원의 같은 질의에 “하루 5000회 정도까지 확대하고 싶다”고 구체적인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가 “검토하겠다” “생각해 보겠다”는 답도 많이 한다고 지적했다. 아사히는 전체 답변의 약 30%가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임시국회 질의응답에서 ‘검토’라는 말을 너무 자주 사용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미스터 검토”라는 야유를 받기도 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무슨 일이 생기면 총을 쏠 준비가 됐다. 아이들과 고향을 지키겠다.”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에 사는 발렌티나 콘스탄티노우스카야 씨(79)는 13일 우크라이나 언론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고령에도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처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최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AK-47’ 소총 훈련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도 유력 정치인과 부호들은 해외로 대거 탈출해 비판받고 있다.○ 부호들은 도피 vs 시민들은 소총 훈련 13일 하루에만 수도 키예프에서는 유력 정치인과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등을 태우고 우크라이나를 빠져나간 전세기가 최소 20대에 달했다. 우크라이나 최고 부자인 광산 재벌 리나트 아흐메토우, 철강 재벌 빅토르 핀추크, 해운왕 안드레이 스타브니체르, 유명 야당 정치인 바딤 노빈스키 등도 포함됐다. 14일 현재 해외로 떠난 국회의원만 23명에 달한다. 러시아의 침공 위협으로 서방 주요국 항공사가 우크라이나 운항을 중단하면서 전세기를 이용한 특권층의 탈출 행렬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대조적으로 고령층, 아이 등 평범한 시민들은 정부가 진행하는 사격, 탄약 장전, 무기 조립 등 각종 군사 훈련을 받으며 러시아와의 결전에 대비하고 있다. 키예프 주부 마리아나 자글로 씨(52)는 AFP통신에 “내 아이들이 더 이상 이런 위협을 물려받지 않기를 바란다”며 전투 훈련에 참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해외로 떠난 정치인과 기업가는 24시간 내 귀국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예상 디데이로 지목한 16일을 ‘단결의 날’로 지정하고 “우리의 단결을 세계에 보여주자”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6일 오전 10시에 전국 모든 도시에 국기를 게양하고 전 국민이 국가를 제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 정부 ‘나토 가입 오락가락’ 젤렌스키 정권의 어설픈 대응이 사회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BBC에 따르면 바딤 프리스타이코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겸 전 외교장관은 14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침공 위협을 낮추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세르게이 니키포로우 정부 대변인은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 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의 최우선 과제”라고 해명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코미디언 출신인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주요 인사 대부분이 희극 스튜디오 출신이라며 젤렌스키 정권이 러시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도 엇갈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으로부터 유럽에 대한 액화천연가스(LNG) 지원 의사를 타진받았지만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한국이 가시적인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길 원할 경우 우크라이나인들은 환영할 것”이라고 했지만 외교부는 15일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만 했다. 반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러시아 주요 인사의 입국 제한 및 자산 동결, 러시아 은행과의 거래 제한 등의 제재안 등 미국과 협의할 내용을 논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lovesong@donga.com}
“무슨 일이 생기면 총을 쏠 준비가 됐다. 아이들과 고향을 지키겠다.”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에 사는 발렌티나 콘스탄티노우스카 씨(79)는 1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언론 우크라인스카야프라우다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고령에도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처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최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AK-47’ 소총 훈련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도 유력 정치인과 부호들은 해외로 대거 탈출해 비판받고 있다.●부호들은 도피 vs 시민들은 소총 훈련 13일 하루에만 수도 키예프에서는 유력 정치인과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등을 태우고 우크라이나를 빠져나간 전세기가 최소 20대 이상에 달했다. 우크라이나 최고 갑부인 광산 재벌 리나트 아흐메토우, 철강 재벌 빅토르 핀추크, 해운왕 안드레이 스타브니체르, 유명 야당 정치인 바딤 노빈스키 등도 포함됐다. 또 다른 야권 지도자 이고르 아브라모비치는 가족 등 50명과 함께 전세기로 이미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났다. 14일 현재 해외로 떠난 국회의원만 23명에 달한다. 러시아의 침공 위협으로 서방 주요국 항공사가 우크라이나 운항을 중단하면서 전세기를 이용한 특권층의 탈출 행렬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대조적으로 고령층, 아이 등 평범한 시민들은 정부가 진행하는 사격, 탄약 장전, 무기 조립 등 각종 군사 훈련을 받으며 러시아와의 결전에 대비하고 있다. 키예프 주부 마리아나 자글로 씨(52)는 AFP통신에 “내 아이들이 더 이상 이런 위협을 물려받지 않기를 바란다”며 전투 훈련에 참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과거 여군이었던 올레나 빌로제스카 씨(42) 또한 “예비군이 속속 모이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해외로 떠난 정치인과 기업가는 24시간 내 귀국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예상 디데이로 지목한 16일을 ‘단결의 날’로 지정하고 “우리의 단결을 세계에 보여주자”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6일 오전 10시에 전국 모든 도시에 국기를 게양하고 전 국민이 국가를 제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 정부 ‘나토 가입 오락가락’ 젤렌스키 정권의 어설픈 대응이 사회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BBC에 따르면 바딤 프리스타이코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겸 전 외교장관은 14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침공 위협을 낮추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세르게이 니키포로우 정부 대변인은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 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의 최우선 과제”라고 해명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코미디언 출신인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주요 인사 대부분이 희극 스튜디오 출신이라며 젤렌스키 정권이 러시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도 엇갈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으로부터 유럽에 대한 액화천연가스(LNG) 지원 의사를 타진받았지만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한국이 가시적인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길 원할 경우 우크라이나인들은 환영할 것”이라고 했지만 외교부는 15일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만 했다. 반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러시아 주요 인사의 입국 제한 및 자산 동결, 러시아 은행과의 거래 제한 등의 제재안 등 미국과 협의할 내용을 논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기업의 인권침해를 조사하고 예방하는 ‘인권 지침’을 만든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국내외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이나 아동노동 등 인권침해 요소가 없는지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이 미국, 유럽에 비해 인권침해에 둔감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에 나온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올해 여름을 목표로 인권 지침을 만든다. 핵심 뼈대 중 하나는 조사 및 예방이다. 예를 들어 거래 기업의 관리직이 없는 상태에서 종업원에게 의견청취를 하거나, 제3자가 조사를 하는 방식이다. 리스크 평가방법과 인권 지침 실시 체계도 제시한다. 강제노동이 있으면 수정하도록 요구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거래를 중단하도록 촉구할 방침이다. 해외 기업들은 이미 인권 리스크를 기업 운영에 반영하고 있다. 스웨덴 패션 기업 H&M은 중국의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강제노동을 문제삼으며 이 지역에 공장을 둔 중국 기업과 거래를 정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신장위구르산 제품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금지법’에 서명했다. 유럽연합(EU)는 인권 지침을 실행토록 요구할 뿐 아니라 벌칙을 부과하는 법안까지 만들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인권침해 등에 둔감한 편이다. 일본 의류 대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노동력으로 옷을 만든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이 인권 지침 제정 방침을 조만간에 밝힐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이 미국, 유럽에 비해 인권침해 대응이 늦어 공급망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기업에 인권 지침 준수를 의무화하기 위해 법제화하는 방안도 시야에 넣고 있다”고 전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다음 달부터 비즈니스(업무) 목적의 방문자와 유학생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입국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한다. 일본이 이달 말까지 전 세계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데 대해 ‘쇄국’이라는 비판이 국내외에서 쏟아져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12일 하네다공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현장을 둘러본 후 기자들에게 “(외국인 입국과 관련해) 골격 자체를 수정해 완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상황과 여론 동향을 고려해 이르면 이번 주(14∼18일) 입국 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달까지는 기존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 정책을 지속하되 3월부터는 하루 입국자 수 상한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3500명인 하루 입국자 수를 500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백신 접종, 입국 후 격리 등 조건을 충족시키는 비즈니스 관계자와 유학생의 신규 입국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입국 후 격리 기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 현재는 입국 후 7일간 격리해야 하는데, 백신 3차 접종을 완료한 경우 3일 혹은 5일로 단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입국 제한 완화 배경에 대해 “유학생 입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고, 경제계는 비즈니스 관계자와 기능실습생 입국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와 자민당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대책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해외 관광객 입국에 대해선 앞으로도 금지할 방침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1일(현지 시간) 공개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향후 1∼2년 내 추구해야 할 핵심 액션플랜(실행 계획)으로 제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3각 협력을 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한일관계 개선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공개한 19쪽짜리 보고서에서 ‘인도태평양 안보 강화’ 등 5대 전략과 이 전략 실행을 위해 “12∼24개월 동안 추구”할 10가지 액션플랜을 제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보고서는 한미일 협력 확대를 액션플랜 중 하나로 제시하면서 “우리는 동맹·파트너들 간 상호 관계, 특히 한일관계를 강화할 것을 권고한다”며 “앞으로 (한미일) 3각 협력 차원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을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문제는 중국, 기후변화, 전염병 대유행에 이어 네 번째 위협으로 제시하면서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저지하고 필요할 경우 격퇴(defeat)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바이든 정부 “한미일 3각협력으로 中견제”… 한일관계 개선 압박인도태평양전략 액션플랜 첫 공개 “현 시대의 복잡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 한미일은 반드시 더 많은 것을 함께해야 한다(must do more together).”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2일(현지 시간)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11일 처음 공개한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에서 중국의 도전을 뿌리치기 위한 구체적인 ‘핵심 액션플랜(실행계획)’을 담았다. 액션플랜으로 △한미일 3각 협력과 이를 위한 한일관계 개선 △대만해협 방어 등 새 작전계획 및 병력 배치 태세 개발 등을 제시했다. 3월 대선 이후 차기 정부를 상대로 중국 견제 동참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문부터 “중국의 도전” 강조바이든 행정부가 11일 발표한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는 서문부터 중국의 도전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초점이 집중된 것은 특히 중국인민공화국(PRC)의 도전 때문”이라고 밝혔다. 19쪽짜리 보고서에서 ‘PRC’가 13번 등장할 정도로 대부분의 전략목표는 중국에 집중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5대 전략목표와 10가지 액션플랜을 제시하고 7번째 액션플랜으로 한미일 협력 확대를 제시했다. 또 두 차례 한일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거의 모든 주요 인도태평양의 도전들은 특히 한일 간 긴밀한 협력을 요구한다”고 적시했다. 한일관계 개선을 강조하며 한미일 3각 협력을 인도태평양전략의 축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 그러면서 “한미일은 안보를 넘어 핵심 기술, 공급망 이슈 등에서 함께할 것”이라며 “앞으로 3각 협력 차원에서 지역 전략을 조정하겠다”고 했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액션플랜은) 향후 1, 2년 안에 해야 할 우리의 핵심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대만 방어 지원 위해 협력”보고서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동남아 해역에 미국 해안경비대를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히고 대만해역 방어 등을 위한 억지력 강화를 액션플랜으로 내놨다. 특히 억지력 강화와 관련해 “대만해협을 포함해 우리 영토와 동맹·파트너 국가를 겨냥한 군사적 공세를 억지할 것”이라며 “새로운 (군사적) 역량과 작전 개념, 군사 활동, 더 탄력 있는 병력 배치 태세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대만의 자주국방 능력을 지원하는 것을 포함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역내외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이 합의한 작전계획(작계) 수정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대만 방어 기여 등을 포함하려는 미국의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비핵화뿐 아니라 “북한의 인권침해 대처를 목표로 지속적인 대화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저지하고 필요할 경우 격퇴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북제재는 물론이고 필요할 경우 북한에 대한 무력 옵션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은 12일 하와이에서 처음 대면 회담을 했지만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사도 광산’ 등 현안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정 장관은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최소 1141명 동원된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한 데 대해 강한 유감 및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하야시 외상은 “한국 측의 독자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고, 유감”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이 12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처음 만났지만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사도 광산’ 등 현안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한국 외교부와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정 장관은 이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최소 1141명 동원된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 및 항의의 뜻을 재차 전달했다. 반면 하야시 외상은 “한국 측의 독자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고,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 한국 정부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또다시 주장했다. 이에 정 장관은 한국 입장을 다시 설명하고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외교당국 간 협의를 가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입장은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양국 교류가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며 일본의 협조를 요청했다. 외무성은 “인적 왕래에 대해서도 의견교환을 했다”고만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4일 일본 도쿄 나가타정의 총리 관저. 지난달 23일 부임한 람 이매뉴얼 신임 주일 미국 대사(63)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처음 예방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윌리엄 해거티 전 대사가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2019년 7월 사퇴한 후 주일 미 대사 자리는 약 2년 반 동안 공석이었다. 미 3대 도시 시카고에서 태어났고 이곳에서 시장까지 지낸 이매뉴얼 대사는 열렬한 야구팬인 기시다 총리를 위해 시카고가 연고인 미 메이저리그(MLB) 프로야구팀 시카고 컵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유니폼을 모두 선물했다. 그는 옷에 지난해 10월 제100대 총리로 취임한 기시다를 위해 등번호 ‘100’과 총리의 영문 이름 ‘기시다’를 새겼다. “이 옷을 입고 같이 야구를 보자”는 그의 말에 기시다 총리 또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매뉴얼 대사는 도착 후 8일간 격리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이달 1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상과 만났다. 3일 후 총리까지 예방했다. 지난해 1월 부임한 강창일 주일 한국 대사가 1년이 흐른 지금 총리는커녕 외상과도 만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이 미 대사를 얼마나 예우하는지 잘 보여준다. 미국 또한 대통령의 최측근, 전 부통령 등 백악관과 바로 통화할 수 있는 거물급 인사를 일본에 많이 보냈다. 주한 미 대사로 차관보 혹은 부차관보급의 직업 외교관이 주로 왔던 것과 천양지차다. 이매뉴얼 대사는 2008년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에서 당시 초선 상원의원이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잇따른 승리를 이끌어낸 집권 민주당의 ‘실세 중 실세’다. 그 공을 인정받아 오바마 행정부의 1기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내며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고 당시 부통령이던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도 가까워졌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더 밀착하는 미일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이매뉴얼 대사인 것이다.○‘오바마·바이든의 남자’ 이매뉴얼미 정치를 전공한 와타나베 마사히토(渡변將人) 홋카이도대 조교수는 지난해 12월 이매뉴얼 대사의 내정이 보도된 직후 마이니치신문 기고에서 주일 미 대사의 특징을 4가지로 분류했다. △미 대통령에 대한 접근성이 높음 △미 의회와 집권당 내 영향력이 강함 △비즈니스 등 비(非)정계 분야의 영향력이 큼 △일본에 대한 지식이 높음이다. 와타나베 조교수는 “이매뉴얼 대사는 일본에 대한 지식을 제외한 나머지 세 특징을 모두 갖춘 이례적 인물”이라며 그의 부임이 바이든 미 행정부의 일본 중시 경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매뉴얼은 1959년 몰도바계 유대인 가정의 3남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인문학 명문 세라로런스칼리지와 노스웨스턴대 석사를 졸업한 후 1992년 미 대선 당시 빌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캠프에서 자금 모집을 맡았다. 클린턴의 당선 후 정책보좌관을 지냈고 클린턴의 퇴임 후 프레디맥 등 금융사에서 근무하며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으로 뽑혔고 4선(選)에 성공했다. 이때 일리노이 상원의원인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 이매뉴얼은 한 살 어린 오바마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 당시 뉴욕주 상원의원과 오바마가 맞붙었다. 클린턴 의원은 자신이 보좌했던 대통령의 부인이었고 인지도와 자금력 또한 앞섰지만 이매뉴얼은 두 진영 어디에도 참여하지 않고 중립을 지켰다. 사실상의 오바마 지지나 다름없는 행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선에서 승리한 오바마는 그에게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겼다. 당시 오바마와 차를 타고 가던 이매뉴얼이 민주당 하원의원의 전화를 받고 “지금 바빠서 통화하기 어렵다. 오바마와 얘기하라”며 전화를 넘긴 것은 유명한 일화다. 둘의 관계가 단순한 대통령과 참모가 아니라 정권 창출의 동반자 성격에 가까움을 알 수 있다. 이매뉴얼 일가(一家)는 바이든 대통령과도 막역한 사이다.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했으며 미 생명윤리학계의 석학으로 꼽히는 이매뉴얼의 형 이지키얼 펜실베이니아대 교수(65)는 2020년 미 대선 당시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보건정책 고문을 지냈다. 현재도 바이든 행정부의 방역 정책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이런 이매뉴얼 대사의 영향력은 지난달 21일 이뤄진 미일 정상의 화상 정상회담에서도 입증됐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 후 줄곧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면 정상회담을 원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아직 일본에 도착하지도 않은 이매뉴얼이 나서 온라인 회담으로 정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했다. 이매뉴얼은 당시 회담에서 대사 내정자 자격으로 바이든 대통령 옆에 배석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에서는 이매뉴얼 대사를 ‘바이든의 절친’을 넘어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군에도 오를 수 있는 인물로 보고 있다”며 역대 주일 미 대사의 면면이 화려했지만 이매뉴얼의 ‘급’ 또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평했다. ○JFK 딸 캐럴라인·라이샤워도 유명실제 미국의 역대 일본 주재 대사 중에는 이매뉴얼 못지않은 유명인이 많다. 존 F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의 딸 캐럴라인 케네디 전 대사, 지미 카터 미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월터 먼데일,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인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의 창시자인 동아시아 석학 에드윈 라이샤워, 2차 세계대전의 미 승리를 이끈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조카 더글러스 맥아더 주니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일본의 사랑을 특히 많이 받은 사람은 최초의 여성 주일 미 대사인 케네디 전 대사다. 공직 경험이 전무한 그는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일찌감치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고 공을 인정받아 대사로 발탁됐다. 2013년 11월 부임한 그는 전무후무한 환대를 받았다. 도착 나흘 만에 일왕에게 신임장을 제정했고 하루 뒤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와 만났다. 면담 후 아베 총리는 관저에서 점심을 대접했다. 현직 총리의 식사 접대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그가 일왕의 거처 ‘고쿄(皇居)’로 마차를 타고 갈 때는 약 1km 길에 4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은 미 성조기를 흔들며 박수를 쳤고 방송사 또한 생중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년 5월 현직 미 대통령 최초로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찾았다. 한국 중국 등이 “제2차 세계대전의 가해 역사를 의도적으로 지우고 원폭 피해자만을 자처하는 일본의 역사 공세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반발했지만 방문이 성사됐다. 대통령과 각별한 케네디 대사의 역할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당시 오바마는 이 공원의 한국인 위령비를 찾지 않았다. 앞서 2015년 3월 오바마의 부인 미셸 여사 또한 남편 없이 두 딸과 일본을 방문했다. 케네디 가문이 설립한 미 케네디재단과 일본 와세다대가 공동 주최하는 심포지엄에 초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역시 케네디 대사가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1∼1966년 대사를 지낸 에드윈 라이샤워 또한 일본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그는 미 선교사의 차남으로 도쿄에서 태어났고 재혼한 부인도 일본인이었다. 하버드대에서 일본사도 전공해 역대 최고의 일본통 대사로 꼽혔다. 그는 1964년 정신병을 앓던 일본인 청년의 칼에 넓적다리를 찔려 중상을 입었다. 출혈이 심해 긴급 수혈을 받았다. 당시 라이샤워 대사는 “이제 내 몸에도 일본인의 피가 흐른다”고 말해 일본을 감동시켰다. 안전을 우려해 귀국하라는 조언도 거부했다. 하지만 수혈된 피 속에 간염 균이 들어 있어 평생 간염 후유증을 앓았고 훗날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귀국 후 하버드대에 일본연구소를 설립했고 미국의 아시아 정책 수립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법조인 출신 존 루스 당시 대사 또한 ‘도모다치(友達·친구) 작전’을 포함해 미국의 다양한 지원을 이끌어냈다. 그는 주일 미 대사 최초로 원폭 투하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열린 평화기념식에 참석했다. 루스 대사 역시 오바마의 주요 기부자 겸 측근이었다. 카터 행정부의 부통령 먼데일은 퇴임 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대사로 발탁됐다. 1984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그는 당시 미 최초로 여성 부통령 후보인 제럴딘 페라로 뉴욕주 하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도 뽑아 화제를 모았다. 전직 미 2인자답게 그는 양국의 해묵은 현안인 오키나와 후텐마의 미 해병대 공군기지 이전 문제 해결에 주력했다. 주거지 한복판에 있는 이 기지는 각종 낙하 사고, 소음 등으로 주민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상태였다. 그는 1996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당시 총리와 후텐마 기지를 일본에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5∼7년 내 전면 반환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지켜지지 않았다. 옮겨갈 새 기지가 없는 탓이다. 현재 오키나와 헤노코에 새 기지를 짓고 있지만 “아예 오키나와 바깥으로 옮기라”는 주민 반발로 공사 속도가 느리다. ○中 견제 위해 미일 밀착 가속화신임 대사 이매뉴얼의 최고 과제는 중국 견제를 위한 미일 협력 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미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력체 ‘쿼드’는 물론 반도체 동맹, 공급망 재편 등에서도 일본이 미국의 편에 서서 중국에 맞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매뉴얼 대사 또한 일본의 입맛에 부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일본이 중국, 러시아와 각각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에 대해 “일본을 지지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와 처음 만났을 때는 양복 왼쪽 상단에 일본인 납북자를 상징하는 파란 리본으로 된 배지를 달았다. 역대 모든 정권이 주요 과제로 꼽는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공동 압박할 뜻을 비친 것이다. 백악관 비서실장 시절 불같은 성정과 거친 언사로 ‘람보’라는 별명도 얻은 그지만 일본을 사로잡기 위해 세심한 준비를 했음을 읽을 수 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중국 견제’라는 거대한 의제가 등장하면서 미일 동맹이 기존의 군사 안보에서 첨단 기술의 취득 및 보호, 사이버 보안, 디지털 통상 등 경제 안보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 부분에서 한국이 일본에 굉장히 밀리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최근 주한 미 대사로 내정된 필립 골드버그 주콜롬비아 대사가 과거 대북 제재 업무를 맡았던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 출신임을 거론하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북한’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노인 요양시설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노인을 돌보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하루 감염자가 10만 명 전후로 쏟아지면서 일손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키나와현의 한 노인 요양시설에서 이용자 9명 중 8명, 직원 12명 중 9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병원에 자리가 없어 이용자들은 요양시설에서 격리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을 돌볼 직원이 없었다. 오키나와현은 요양시설 인력이 부족할 때 대체 인력을 파견하지만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여유 인력이 없었다. 요양시설 측은 할 수 없이 확진된 직원들 중 무증상이거나 기저질환이 없는 직원들을 출근시켜 이용자들을 돌보도록 했다. 이 같은 궁여지책은 외부에서 인력이 파견될 때까지 5일간 이어졌다. 이 요양시설 관계자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요양시설은 이용자를 계속 돌봐야 해 휴업을 할 수가 없다. (직원이 감염됐더라도) 출근을 계속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일본 중부 도카이 지역의 한 노인 요양시설도 지난달 중순 이용자와 직원 25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상 부족으로 확진자들은 대부분 요양시설에 격리됐다. 이 과정에서 시설 관리자는 목이 아프고 열이 나는 등 감염 의심 증상을 보였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다. 시설 관리자는 “양성이면 현장에서 떠나야 한다. 그럼 누가 이용자를 돌보겠느냐”고 했다. 코로나19 감염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입소자를 돌보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지만 후생노동성은 대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 후생성 관계자는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사례를 예상하지 못했다. 상황 파악을 한 후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병상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코로나19 입원자 중 증상이 가벼운 경우 입원 4일 후 퇴원시켜 숙박시설이나 집에서 격리하는 방안을 8일 발표했다. 또 임시 의료시설이나 고령자 시설에 간호사 등을 파견하는 의료기관에 보조금을 증액해 지급하기로 했다. 보육시설 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2세 이상 어린이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기로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현대자동차가 ‘친환경차’와 ‘온라인 판매’ 카드를 앞세워 2009년 이후 12년여 만에 일본 승용차 시장에 재진출한다.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이지만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이 더딘 상황이어서 현대차가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8일 일본 현지에서 언론 발표회를 열고 올해 5월부터 승용차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으나 판매 부진 탓에 2009년 12월 승용차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버스 등 상용차 부문만 명맥을 이어왔다. 현대차는 일본에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수소연료전기차 넥쏘 2종을 선보인다. 5월부터 온라인을 통해 차량 주문을 받고, 7월 이후 고객들이 인도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일본어로 사전 촬영한 영상 메시지에서 “(일본 철수 후) 12년간 현대차는 다양한 형태로 고민을 계속해 왔다”며 “지금도 일본 전국에서 600대의 현대차가 다니고 있다. 고객과의 ‘기즈나(絆·인연)’를 중요히 여겨 다시 진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현대차의 일본 시장 재진입은 일본 정부의 친환경차 확대 전략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결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2020년 탄소 중립 정책을 추진하며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전체 등록 차량 중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기차 구매를 위한 보조금을 2배로 늘리고 충전 인프라 구축도 본격화하고 있다. 가토 시게아키 현대모빌리티재팬 승용차사업실장은 “일본 정부가 이산화탄소 저감 정책을 발표하는 등 (2009년과) 환경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닛산을 제외하고는 도요타, 혼다 등 대부분이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아직 양산형 전기차 모델이 없는 도요타는 지난해 12월에야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본 현지 브랜드들의 친환경차 공백을 현대차가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승용차 시장 재진출의 기수로 아이오닉5와 넥쏘를 내세운 것도 그런 배경에서라는 것이다. 현대차의 또 하나의 승부수는 ‘온라인’이다. 현대차는 일본에 판매점과 딜러 등을 두지 않기로 했다. 대신 차량 선택부터 시승, 견적, 결제, 배송까지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현지 차량 공유 서비스 ‘애니카’와 협업해 아이오닉5 100대를 투입하고, 현대차를 구매한 소비자들도 공유 차량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장 사장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 구애받지 않으려는 소비자가 중심 타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만큼 고객 경험을 위한 공간은 따로 마련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전기차에 특화된 체험 공간인 ‘현대 고객 경험 센터’를 올해 여름 요코하마를 시작으로 일본 주요 도시에 설치할 예정이다. 법인 명칭을 현대모빌리티재팬으로 변경한 것도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이라는 비전 제시의 일환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다만 한 번 실패의 쓴맛을 봤던 시장에서 성공 여부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일본은 글로벌 3위 규모의 자동차시장이지만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95%에 육박할 정도로 수입 브랜드 진입 장벽이 높다. 수입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시장점유율이 1.1%에 불과할 정도다. 장 사장도 “일본 시장은 배워 나가야 하는 장소임과 동시에 도전해야 하는 장소”라고 밝혔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줄곧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막아 온 일본이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 직면했다. ‘코로나 쇄국’으로 외국 기업의 일본 투자가 중단되고 일본 기업 또한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쇄국 계속되면 인재·돈 日 떠날 것”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독일 지멘스의 일본법인 직원 중 상당수가 입국하지 못하고 해외에서 대기하고 있다. 상당수 사업 또한 중단되거나 보류됐다. 한 지멘스 간부는 “일본시장의 성장 전망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지멘스 일본법인 직원의 10∼15%가 외국인이어서 사업 차질이 상당 기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보쉬의 직원 31명 및 가족 37명 또한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쉬 또한 사이타마현의 생산 라인을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 업체 포르시아클라리온 일렉트로닉스는 모회사인 프랑스 포르시아의 임원, 기술자 등 장기체류 예정자 중 불과 10% 정도만 일본에 입국한 상태다. 지난해 1∼10월 일본에 입국한 해외 기업인은 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90% 급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주요국 중 외국인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곳은 일본뿐”이라며 “사업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쇄국 상태가 지속되면 인재와 돈이 일본을 떠나는 현상이 한층 진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의 타격도 상당하다. 일본에서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면서 일손 부족 해소에 기여했던 기능 실습생의 입국이 거의 끊기면서 일본으로 올 노동력이 다른 국가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일손에 의존했던 서비스 업종의 타격이 심각하다. 대형 주점 체인들은 일손 부족으로 속속 심야 영업을 보류하거나 단축하고 있다. 기능 실습생 관리단체인 간토 스태프협동조합은 약 250명의 해외 실습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합 측은 “1년 반이나 기다리는 상황 속에서 일본 방문을 단념하는 실습생이 늘고 있다. 그들을 붙잡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외국인 정보기술(IT) 인재를 일본 기업에 파견하는 휴먼 리소시아 역시 “인도 등 약 200명의 해외 노동자를 입국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으로 유학을 오려던 이들도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1∼11월 유학 비자로 일본에 입국한 이들은 약 1만1000명.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벌어지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90%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유학생이 50% 정도 줄어든 미국과 큰 차이다.○ “해외 공장과 기술협력 지장 잇따라”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경단련(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쇄국 상태”라며 “외국 공장과의 기술 협력, 기업 인수합병(M&A) 교섭 등에 지장이 생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일본 내 감염의 주류종이 된 상황에서는 쇄국 조치가 큰 의미가 없다며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를 철회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오미크론 변이가 나타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말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 등 강력한 방역대책을 발표해 국민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감염자가 급증하자 지지율 또한 흔들리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4∼6일 실시한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58%로 한 달 전보다 8%포인트 떨어졌다. 응답자의 85%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확대로 사회 기능 유지가 불가능해질 것이란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