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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GM) 노동조합이 5~6일 민주노총 주도로 이뤄지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위한 총파업 대열에 각 사 전 조합원이 합류하기로 했다. 주요 부품사로는 현대모비스 노조가 참여한다. 비상계엄 선포가 기폭제가 된 후폭풍이 자동차 업계 생산 차질 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다.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현대차지부와 한국지엠지부가 이날 오후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4일 민주노총이 “정권 퇴진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한 이후 하루 만이다. 현대차와 한국지엠 노조의 조합원은 각각 약 4만 4000명과 7200명이다. 이들의 근무지는 현대차 울산·아산·전주, 한국지엠 부평·창원 공장 등 전 사업장에 걸쳐있어 이번 파업에 따른 대규모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두 회사의 노조는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두 개 근무조로 나눠 조별로 2시간씩 파업에 나선다. 20개 지부 조합원 19만 명을 둔 금속노조 중에서도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현대차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전 조합원이 5일과 6일, 주·야간 2시간씩 파업한다”고 밝혔다. 1조가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2조가 오후 3시 반부터 5시 30분까지 차례대로 파업에 돌입하는 방식이다.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판매직, 서비스직과 현대모비스 노조(현대모비스 위원회)는 퇴근 2시간 전 파업에 나섰다. 한국지엠도 오후 1시 40분부터 전·후반조로 나눠 2시간씩 파업에 들어갔다.이들 노조는 내일(6일)도 같은 방식으로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파업 시간에 조합원들은 지역별로 마련된 윤 대통령 퇴진 등을 구호로 내건 각종 집회 참여를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금속노조는 윤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을 때 11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밤 긴급 비상계엄 사태에 한국에 사업장을 둔 외국계 기업들의 혼선도 가중됐다. 본사 차원에서 임직원의 안전을 챙기는 지시가 나오거나, 아예 재택근무에 나서는 업체들도 생겨났다. 최근 신제품을 출시한 기업 중에선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계약 취소 건도 생겨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수입차 및 외국계 정보기술(IT) 업체들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계엄령이 나온 직후 재택근무 방침을 전달했다. 비상계엄 해제 후에도 예상치 못한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오전까지 재택근무 실시 여부를 고민하다가 막판에 정상 출근을 결정한 외국계 기업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날 밤 계엄군이 배치된 국회 인근 기업들도 안전 우려로 긴급 재택근무를 지시하기도 했다.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LG그룹 일부 계열사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 트윈타워 근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LG 트윈타워는 국회의사당과 1.5km가량 떨어져 있다. 비상계엄이 해제됐으나 여의도에 자리한 사무실 위치상 여러 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안전 우려로 주요 행사를 취소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MS는 이날 예정돼 있던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 위크 세션’ 행사를 취소했다. 국내 주요 기업과 기관이 MS 솔루션을 활용해 이뤄낸 비즈니스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직원과 파트너사의 안전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MS 본사 지침에 따른 결정이다. MS 측은 “계엄 여파로 다른 날짜로 행사를 변경해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MBK파트너스도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발표를 앞두고 있다가 잠정 연기했다”며 “한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막대한 혼선을 겪었다. 국내 산업계에 대한 투자와 신뢰도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거나 이제 막 출고 작업이 시작된 수입차 업체들 사이에선 난감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신차 등록 같은 차량 판매에 필요한 공공부문의 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수입차 업체 중엔 하루 만에 주문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수입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런 시국에 이렇게 돈을 써도 되나’라고 자문하거나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성향이 더 강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수입차 구매를 취소하려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 같다”며 “당분간은 각종 프로모션이나 마케팅 행사 같은 소비 진작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어려워질 것 같다”고 지금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테슬라코리아가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새 전시장(매장)인 ‘테슬라 강남스토어’를 개장한다. 신사, 여의도에 이어 서울에 들어서는 세 번째이자 국내 여덟 번째 테슬라 전시장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수입차 매장이 몰려 있는 도산대로 인근(두산건설 본사 1층)에 자리를 잡았다. 약 480㎡ 크기의 테슬라 강남스토어에는 모델S, 모델X, 모델3, 모델Y와 전기픽업 트럭 ‘사이버트럭’ 등 5개 차량이 상시 전시된다. 방문 고객은 차량 내·외부를 살펴볼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한강변에 설정된 여러 시승 코스를 따라 테슬라 차량을 직접 타 볼 수도 있다. 아직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은 사이버트럭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새 전시장의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출시된 사이버트럭은 독창적인 디자인에 최신 4680 배터리와 차량을 이동식 발전기처럼 쓸 수 있는 ‘파워셰어’와 같은 혁신 기술이 탑재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모델이다. 현재까지 사이버트럭이 상시 전시되는 곳은 국내에서 이곳이 유일하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국내 중소기업 절반 가까이가 내국인 근로자의 높은 인건비 부담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를 뽑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대다수 기업이 ‘내국인 구인난’을 주된 요인으로 꼽은 것과는 대비된다. 내수 부진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중소 기업이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외국인 인력에 의존하는 현황이 반영된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0인 미만 주요 업종별 600개 사를 대상으로 ‘외국인 근로자 활용 현황 및 정책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48.2%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라고 응답했다. 내국인 구인 어려움(34.5%), 2년 초과 고용 가능(6.8%), 낮은 이직률(6.5%)을 꼽는 응답이 뒤를 따랐다. 전년 조사에선 응답 기업의 92.7%가 내국인 구인난을, 2.9%가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를 선택했다. 1년 만에 외국인 채용이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에서, 긴축 경영의 전제 조건으로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경총 관계자는 “올해 들어 상당수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극심한 자금난이 이런 변화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외국인 인력 고용 시 애로사항으론 직접인건비(임금성)를 꼽는 업체(64.3%)가 가장 많았다. 직전 조사에선 의사소통의 어려움(53.5%)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여전히 내국인보단 낮지만, 시간이 갈수록 외국인 인력의 임금 인상 수준이 가팔라져 중소기업이 감당해야 할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훗날 경기회복 국면으로 진입했을 때 기업 인력수급의 어려움이 없도록 경제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외국인 공급 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가 1968년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잇따른 화재 사고와 철강 시황 악화로 고비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 악재까지 더해지는 모습이다. 포스코 노조(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포스코노동조합)는 2일 오후 6시 포항제철소 본사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노조는 3일 광양제철소에서도 출정식을 열 계획이다. 근무 시간 이후에 진행되는 출정식은 정식 파업이 아니며, 보통 파업 돌입 직전 회사 측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노조는 임금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창사 이래 지금까지 56년 동안 파업이 없었다. 포스코 노사는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달 29일까지 12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8.3% 인상 및 격려금 300% 지급 등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기본급 8만 원 인상 및 일시금 600만 원 지급 등을 제시하며 대치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포스코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막판 조정을 통해 극적으로 무분규 타결(임금 및 단체협약)에 성공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글로벌 톱5 자동차 업체들의 올 1∼3분기(1∼9월) 판매량이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에 많은 소비자를 빼앗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텔란티스와 닛산은 이른바 ‘C레벨’로 불리는 주요 임원진까지 교체했다. 자동차 업계 전통적 강자들과 신흥 중국 업체들 간 힘 싸움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스텔란티스 이사회는 1일(현지 시간)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사진)의 사임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타바레스 CEO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앵(PSA)의 합병으로 2021년 1월 출범한 스텔란티스의 초대 CEO다. 타바레스 CEO의 임기는 2026년 초까지다. 아직 후임 CEO에 대한 하마평조차 없는 상황에서 중도에 물러나게 된 것이다. 나탈리 나이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카를로스 자를렌가 북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함께 물러났다. 회사는 2025년 상반기(1∼6월)에 후임 CEO가 선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스텔란티스가 타바레스 CEO와 결별한 것은 극심한 실적 악화 때문이다. 스텔란티스는 올 상반기 순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850억 유로(약 125조 원)에 그쳤다. 더군다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이번 달부터 이탈리아에서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 피아트의 소형 전기차(피아트 500)의 생산이 한 달간 일시 중단됐다. 또 영국 공장은 폐쇄되기도 했다.스텔란티스뿐 아니라 전통적 자동차 강자인 톱5 업체들은 올해 들어 판매량 감소가 두드러졌다.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스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판매 1위 일본 도요타는 올 1∼3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2∼5위인 독일의 폭스바겐(―2.5%)과 한국의 현대차그룹(―2.2%), 유럽·미국 스텔란티스(―9.5%), 프랑스·일본의 르노-닛산 연합(―1.5%)의 1∼3분기 판매량도 일제히 뒷걸음질을 쳤다.실적 악화의 원인으로는 역기저효과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부상, 전기차 캐즘이 꼽힌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완전히 해소돼 지연됐던 신차 공급이 원활했다. 지난해 판매된 차량이 많다 보니 올해는 지난해를 뛰어넘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 올해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중국 시장 점유율을 60%까지 끌어올렸다. 결국 중국 판매 비중이 높던 도요타와 폭스바겐, 닛산 등은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닛산은 최근 전 세계 직원의 7% 해고와 스티븐 마 CFO의 사임을 예고했다. 중국 업체들은 톱5를 턱밑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BYD는 올 3분기 기준 6위까지 치고 올랐다. 중국 지리자동차도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80만 대를 판매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스텔란티스는 가격대가 높은 데다가 인기를 끈 신차도 적었다”며 “상대적으로 현대차가 선방하고 있지만 중국과 경쟁이 심한 전기차 부분에서 혁신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가 1968년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잇따른 화재 사고와 철강 시황 악화로 고비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 악재까지 더해지는 모습이다. 포스코 노조(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포스코노동조합)는 2일 오후 6시 포항제철소 본사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노조는 3일 광양제철소에서도 출정식을 열 계획이다.근무 시간 이후에 진행되는 출정식은 정식 파업이 아니며, 보통 파업 돌입 직전 회사 측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노조는 임금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창사 이래 지금까지 56년 동안 파업이 없었다. 포스코 노사는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달 29일까지 12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8.3% 인상 및 격려금 300% 지급 등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기본급 8만 원 인상 및 일시금 600만 원 지급 등을 제시하며 대치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포스코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막판 조정을 통해 극적으로 무분규 타결(임금 및 단체협약)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시황을 고려하면 전면 파업보다는 부분 파업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포스코 사상 첫 파업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회사로서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글로벌 톱5 자동차 업체들의 올 1~3분기(1~9월) 판매량이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에 많은 소비자를 빼앗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텔란티스와 닛산은 이른바 ‘C레벨’로 불리는 주요 임원진까지 교체했다. 자동차 업계 전통적 강자들과 신흥 중국 업체들 간 힘 싸움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스텔란티스 이사회는 1일(현지 시간)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타바레스 CEO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앵(PSA)의 합병으로 2021년 1월 출범한 스텔란티스의 초대 CEO다.타바레스 CEO의 임기는 2026년 초까지다. 아직 후임 CEO에 대한 하마평조차 없는 상황에서 중도에 물러나게 된 것이다. 나탈리 나이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카를로스 자를렌가 북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함께 물러났다. 회사는 2025년 상반기(1~6월)에 후임 CEO가 선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스텔란티스가 타바레스 CEO와 결별한 것은 극심한 실적 악화 때문이다. 스텔란티스는 올 상반기 순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850억 유로(약 125조 원)에 그쳤다. 더군다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이번 달부터 이탈리아에서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 피아트의 소형 전기차(피아트 500)의 생산이 한 달간 일시 중단됐다. 또 영국 공장은 폐쇄되기도 했다.스텔란티스뿐 아니라 전통적 자동차 강자인 톱5 업체들은 올해 들어 판매량 감소가 두드러졌다.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스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판매 1위 일본 도요타는 올 1~3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2~5위인 독일의 폭스바겐(―2.5%)과 한국의 현대차그룹(―2.2%), 유럽·미국 스텔란티스(―9.5%), 프랑스·일본의 르노-닛산 연합(―1.5%)의 1~3분기 판매량도 일제히 뒷걸음질을 쳤다.실적 악화의 원인으로는 역기저효과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부상, 전기차 캐즘이 꼽힌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완전히 해소돼 지연됐던 신차 공급이 원활했다. 지난해 판매된 차량이 많다 보니 올해는 지난해를 뛰어넘기 어렵다는 얘기다.또 올해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중국 시장 점유율을 60%까지 끌어올렸다. 결국 중국 판매 비중이 높던 도요타와 폭스바겐, 닛산 등은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닛산은 최근 전세계 직원의 7% 해고와 스티븐 마 CFO의 사임을 예고했다.중국 업체들은 톱5를 턱밑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BYD는 올 3분기 기준 6위까지 치고 올랐다. 중국 지리자동차도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80만 대를 판매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스텔란티스는 가격대가 높은 데다가 인기를 끈 신차도 적었다”며 “상대적으로 현대차가 선방하고 있지만 중국과 경쟁이 심한 전기차 부분에서 혁신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임직원 300인 이상인 한국 대기업의 61%가 내년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 경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근 9년간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대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의 절반 가까이(49.7%)도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답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까지 살림살이를 아끼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경제가 악순환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인 이상 239개사 CEO·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기업 경영 전망에 따르면 내년 경영 계획을 수립한 기업의 49.7%가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상 유지를 하겠다(28%)는 답변보다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긴축 경영을 하는 이유(복수 응답 가능)로는 66.9%가 내수 부진, 64%가 인건비 부담 가중을 꼽았다. 긴축 경영 기조는 대기업일수록 더 강했다. 대기업 가운데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1%로 전체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 수출이 타격을 입었던 2016년(66.7%)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내년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올해보다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대기업은 58.5%로 다른 기업(32.8%)보다 25.7%포인트 높았다. 경총 관계자는 “대기업은 규모가 큰 만큼 인건비 같은 비용 부담이 커 이를 줄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구체적인 긴축 경영 방안(복수 응답 가능)으로 원가 절감(66.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비용 부담을 덜겠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구조조정 등을 통한 인력 운용 합리화(52.6%), 신규 투자 축소(25.6%) 등을 선택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한 기업이 82%로 가장 많았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의 비우호적인 무역 환경이 조성되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대중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 한미 협력 강화 등으로 한국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란 응답은 7.5%에 그쳤다. 내수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해선 59.8%가 ‘2026년 이후’라고 답했다. 기업들이 전망한 내년 경제 성장률 평균은 1.9%로 집계됐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수 부진, 높은 인건비 부담과 함께 대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 특히 대기업들의 긴축 경영 기조가 크게 높아졌다”며 “내년도 경기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유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수많은 기업인과 로비스트들이 트럼프와의 만남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워싱턴 ‘K스트리트’ 로비스트들은 고객들에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며 공화당과의 관계를 강화하라고 조언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관련 인사 영입은 물론 로비업체 등이 밀집해 ‘미국 로비의 본산’으로 불리는 K스트리트와의 접촉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불확실성”이라며 “관련 인맥을 파악해 대처할 라인업을 구축하고 정책 동향을 사전 파악해 사업 전략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게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K스트리트 총집결 1일(현지 시간) 워싱턴 정계와 한미 재계에 따르면 워싱턴 백악관 북쪽에 있는 가로 4마일(약 6.4km)의 도로인 K스트리트에선 트럼프 당선인 및 공화당 인사들과 인맥을 만들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 방침 발표 이전부터 이미 K스트리트는 계약을 원하는 기업들의 요청이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국내 기업들은 K스트리트의 로비업체들을 활용할 뿐 아니라 미 정치권과 인연이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북미통’ 외국인 경영자인 호세 무뇨스 사장을 임명하고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대관 등을 담당하는 사장으로 지명했다. 삼성은 2022년에 북미 지역 대외업무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한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련 업무를 챙길 예정이다. LG도 2022년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 차장을 지낸 조 헤이긴을 미 워싱턴사무소장으로 영입해 대관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미 상원 재정위원회 국제무역 고문과 무역대표부(USTR) 부비서실장을 지낸 폴 딜레이니를 최근 미국 대외협력법인 SK아메리카스의 부사장으로 영입한 SK그룹은 8월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방한했을 당시 협력했던 재미교포 사업가와도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포 사업가는 트럼프 당선인과 인연이 있는 종교계 인사들과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의 관계 구축에 사활이 걸렸다는 판단 아래 트럼프 당선인 및 측근과 개인적 친분이 깊은 ‘C레벨(최고경영자급)’들의 보폭도 커질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김승연 회장이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한화비전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을 겸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의 첫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았을 정도로 인연이 깊은 인물로 꼽힌다. 유정준 SK 부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인 해럴드 햄 콘티넨털 리소스 회장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햄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미 에너지 업계의 유명 인사다. 유 부회장은 9월 햄 회장의 저서를 국내 출판할 당시 햄 회장이 방한한 출판기념회를 열기도 했다.● “애플 팀 쿡처럼 트럼프와 우호 관계를”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네트워크 구축은 미국 기업에도 ‘0순위 업무’가 됐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소통 채널을 만들려는 거물급 최고경영자(CEO)들의 노력이 눈에 띈다. 지난 10여 년간 트럼프 당선인과 날카로운 긴장관계 속에 있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사저를 직접 찾아 저녁식사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NYT는 “최근 CEO들 사이에서 롤모델로 꼽히는 건 1기 행정부 때부터 트럼프와 좋은 관계를 맺었던 애플의 팀 쿡 CEO”라며 “다른 기업들이 로비스트나 담당 임원을 통해 접근할 때 쿡 CEO는 트럼프에게 직접 전화하고 식사를 제안하는 적극적인 소통 전략으로 대중국 무역 규제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WSJ는 “최근 기업 임원들은 트럼프가 싫어하는 기성 미디어 인터뷰를 피하는 대신 트럼프가 선호하는 팟캐스트 출연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기업 홈페이지에서 환경, 사회 및 기업 거버넌스(ESG) 같은 (민주당 성향의) 홍보 문구를 삭제하고 일자리 창출 성과를 강조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대해 “멕시코·캐나다 관세 문제만 고려한다면 현대자동차·기아가 2% 미만 수익성 악화 정도 수준에서 관리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예상보다 타격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S&P의 시장조사 계열사 S&P글로벌이 발표한 ‘자동차 업계, 트럼프의 자동차 수입 관세에 대비하다’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강화 정책에 따라 현대차·기아가 받게 될 기존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 감소 정도는 5% 미만이다. 반면 볼보자동차는 30% 이상, 제너럴모터스(GM)는 25% 이상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스탤란티스(약 25%)와 재규어랜드로버(20% 이상), 폭스바겐(15% 이상) 등은 모두 1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기아가 소형 세단인 K4 생산을 주력으로 한 멕시코 공장을 두고 있지만, 그 비중이 작은 만큼 25% 관세가 멕시코에 부가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멕시코·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데 필요한 모든 서류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P글로벌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에 보편 관세 형태로 20%의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은 19% 감소할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톱3’ 수입차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임직원 300인 이상인 한국 대기업의 61%가 내년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 경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근 9년간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대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의 절반 가까이(49.7%)도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답했다. 내년 경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까지 살림살이를 아끼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경제가 악순환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인 이상 239개사 CEO·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기업 경영전망에 따르면 내년 경영 계획을 수립한 기업의 49.7%가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상유지를 하겠다(28%)는 답변보다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긴축 경영을 하는 이유(복수 응답 가능)로는 66.9%가 내수 부진, 64%가 인건비 부담 가중을 꼽았다. 긴축 경영 기조는 대기업일수록 더 강했다. 대기업 가운데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1%로 전체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 수출이 타격을 입었던 2016년(66.7%)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내년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올해보다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대기업은 58.5%로 다른 기업(32.8%)보다 25.7%포인트 높았다. 경총 관계자는 “대기업은 규모가 큰 만큼 인건비 같은 비용 부담이 커 이를 줄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기업들은 구체적인 긴축 경영 방안(복수 응답 가능)으로 원가절감(66.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비용 부담을 덜겠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구조조정 등을 통한 인력 운용 합리화(52.6%), 신규 투자 축소(25.6%) 등을 선택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한 기업들이 82%로 가장 많았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의 비우호적인 무역 환경이 조성되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이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대중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 한미 협력 강화 등으로 한국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란 응답은 7.5%에 그쳤다.내수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해선 59.8%가 ‘2026년 이후’라고 답했다. 기업들이 전망한 내년 경제 성장률 평균은 1.9%로 집계됐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수 부진, 높은 인건비 부담과 함께 대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 특히 대기업들의 긴축 경영 기조가 크게 높아졌다”며 “내년도 경기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유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대해 “멕시코·캐나다 관세 문제만 고려한다면 현대자동차·기아가 2% 미만 수익성 악화 정도 수준에서 관리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예상보다 타격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S&P의 시장조사 계열사 S&P글로벌이 발표한 ‘자동차 업계, 트럼프의 자동차 수입 관세에 대해 대비하다’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강화 정책에 따라 현대차·기아가 받게 될 기존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 감소 정도는 5% 미만이다. 반면 볼보자동차는 30% 이상, 제너럴모터스(GM)는 25% 이상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스탤란티스(약 25%)와 재규어랜드로버(20% 이상), 폭스바겐(15% 이상) 등은 모두 1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기아가 소형 세단인 K4 생산을 주력으로 한 멕시코 공장을 두고 있지만, 그 비중이 적은 만큼 25% 관세가 멕시코에 부가돼도 큰 영향을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멕시코·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데 필요한 모든 서류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P글로벌은 “보편 관세 형태로 한미 자육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에 보편 관세 형태로 20%의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차 ·기아의 영업이익은 19% 감소할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톱3’ 수입차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건설업의 ‘뼈대’인 철근 생산량이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세계 경제 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28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국내 8개 철근 제강사의 누적 생산량(합산)은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한 591만2418t(톤)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66만 t씩 생산하는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국내 철근 생산량은 약 790만 t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철근 생산량이 800만 t을 넘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800만 t 선이 무너지는 것이다.생산량 급감 원인은 한국의 산업구조가 IT·반도체 등 첨단 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 중국산 저가 철근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전방 산업인 건설 경기 침체다. 새로 짓는 건축물이 줄다 보니 철근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10월 건설경기의 지표이자 건설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 수준인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0.9를 기록하며 기준점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CBSI가 100을 넘으면 전달보다 경기가 나아졌다고 느끼는 회사가 많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국내 한 철근 제강사 영업 담당 임원은 “건설사와 직거래하는 대형 업체들은 그나마 낫지만 제강사로부터 철근을 받아 이를 가공 판매하는 중소·중견 업체들은 그야말로 살기 위해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대낮 찬바람 부는 철근 생산 공장 “철근 공장이 이렇게 시원한 것 좀 보세요. 원래 50도가 넘어요.” 25일 오전에 찾은 인천 동국제강 철근 공장 온도계에는 23.7도가 찍혀 있었다. 24시간 전기로가 돌아갈 때는 고철을 녹이기 위한 전기로의 전극봉이 시뻘겋게 변해 열기를 쉬지 않고 뿜어내던 곳이었다. 그랬던 현장이 이렇게 열기가 식은 건 철근 감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주간 작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쇳물을 뽑아내던 이 공장의 전기로가 멈춰 있는 것처럼 현재 철근 업계 전반의 열기가 차갑게 식은 것이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국내 철근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업체별로 33∼83% 수준에 불과하다. 감산을 위해 누구랄 것도 없이 일제히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업계 1위 현대제철은 인천과 당진 공장에 대한 가동 중지에 들어갔고, 2위 동국제강도 밤에만 전기로를 가동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달 24일 산업용 전기료가 9.7% 인상된 건 철근 업체들에 비용 상승을 부추기는 또 다른 악재가 됐다. 권순철 동국제강 인천공장 제강팀 팀장은 “명절에도 24시간 멈추지 않고 돌아가던 공장이 이렇게 낮시간을 비워 두는 것은 정말 힘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이면 이들 철근 제강사들의 실적은 대부분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게 업계 공통의 의견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3.1%, 동국제강은 79.6% 줄었다. 두 회사는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편이라 그나마 선방한 것이다. 상장사인 대한제강과 환영철강은 올 3분기 별도기준으로 각각 1억 원과 7억 원씩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중장기 구조조정, 수출 활로 마련 등 필요 철근은 국내 철강 사업 매출의 26.9%를 차지하는 주요 제품이다. 국내 건설, 건축의 주요 소재로 쓰인다. ‘건설의 뼈대’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철근 업계를 이렇게 방치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환경실장은 “저가의 중국산 철근도 수입되고 있어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국내 철근 업체들에 대한 대한 금융지원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우리나라의 철근 수요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정보를 업체들에 알려줘 미리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또 탄소배출을 많이 하는 고로에서 생산된 중국산 철근에 대해서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처럼 비용을 부과하는 등 ‘환경 장벽’까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인천=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모비스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동반자’라는 중장기 사회공헌(CSR) 비전에 따라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친환경 및 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데 집중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친환경 생태계 보전과 멸종위기종 보호 활동이다. 현대모비스는 5월 충북 진천 미호강 일대에서 생물 대탐사 활동을 진행했다. 생물 대탐사는 전문가와 일반인이 모여 해당 지역의 모든 생물 종을 찾아내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환경 활동이다. 지역 사회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탐사에는 현대모비스 임직원 100여 명이 참여해 식물, 포유류, 조류, 어류 등 6개 분야 생물 탐사 활동을 전개하고 생물다양성 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특강 시간도 가졌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8월 충북 진천군, 사회적협동조합 한강과 함께 미호강 일대 생물다양성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업장 인근 지역 사회와 함께 환경보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의 일환으로 1급 멸종위기종인 미호종개 복원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호종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호강 일대에만 서식하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미꾸릿과 어류이다. 올해 8월 현대모비스는 진천 미호강 일대에서 임직원과 진천군 관계자, 지역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미호종개 방류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미호강에서 일부 서식 중인 미호종개 친어(어미 물고기) 30마리를 확보해 개체 수 확대에 나선 바 있다. 국가유산청 사육 허가를 받아 100일간의 사육 과정을 거쳐 약 3∼5㎝ 크기의 치어 3000마리를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멸종위기 생물 복원 사업을 중장기 사회공헌 활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5년간 방류 활동을 지속하고 친환경 생태공간인 해당 지역이 국제적인 가치를 인정받는 ‘국제 람사르습지’로 등록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다. 또 미호종개뿐 아니라 미호강 일대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달, 법정보호종 붉은새매, 참매, 원앙 등 다양한 생물에 대한 보호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도 지역 사회, 관계 기관 등과 협력해 친환경 생태계 보전 활동을 강화해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경영 실천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두산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사회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 의무이자 약속으로 보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두산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희망 2024 나눔 캠페인’에 동참해 이웃사랑 성금 20억 원을 기부했다. 캠페인을 통해 조성된 성금은 저소득 청년, 실직자를 위한 기본 생활 지원, 복지 사각지대 가구 발굴과 안전한 일상 지원, 장애인, 가정폭력 피해 아동, 노숙인의 자립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쓰인다. 3월에는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성금 10억 원을 전달했다. 전달된 성금의 일부는 가족을 돌보면서 가장 역할을 하는 ‘가족돌봄 아동·청소년(영 케어러)’을 성인이 될 때까지 돕는 데 쓰일 예정이다. 두산은 지난 2022년부터 질병을 앓고 있거나 장애가 있는 부모, 조부모·한부모 등과 동거해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하는 영 케어러 가정에 간병·의료비, 학습 환경 조성, 주거 공간 개보수 등을 지원해 왔다. 이외에도 취약계층 어린이 환자 치료비 지원, 저개발국가 의료봉사,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개보수 등에도 성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두산은 국내외 대형 재난 재해 피해를 복구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대형 지진으로 극심한 피해를 본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의 구호와 복구 활동을 위해 100억 달러 상당의 건설장비를 지원한 게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작년 7월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이재민 지원과 수해 지역 복구를 위해 성금 5억 원을, 4월에는 대형 산불 피해를 본 강릉 지역 피해 복구를 돕고 이재민을 지원하기 위해 5억 원을 맡겼다. 또 2022년 중부 집중호우 성금 지원, 2020년 코로나 극복을 위한 성금 기탁, 2019년 강원 산불 피해 복구, 2017년 포항 지진 피해 복구 등 재난 상황마다 지원에 나섰다. 추운 겨울 최전방 군 장병들에게 온기를 전하는 ‘사랑의 차(茶) 나누기’는 두산의 최장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1991년부터 34년째 이어져 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두산은 작년까지 총 4000만 잔이 넘는 온기를 전달했다. 이밖에도 두산은 발달장애 청소년에게 생활체육을 지원하는 ‘우리두리’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또한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8월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아동복지시설 ‘꿈나무마을’을 찾아 ‘협동로봇과 함께하는 즐거운 추억 만들기’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맹수가 포효하는 듯한 배기음에 매끈하게 디자인된 ‘근육질’ 외관까지…. 맥라렌(오토모티브) 750S 스파이더는 가만히 있어도 자신만의 존재감을 마음껏 뽐내는 차였다. 수억 원이 넘어가는 ‘슈퍼카’라면 대부분 그렇겠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몰고 다니는 이른바 ‘하차감(차에서 내릴 때 주위에서 던지는 부러운 시선에 대한 느낌)’에서만큼은 다른 슈퍼카 모델들을 압도할 만한 무언가가 있는 듯했다. 최근 맥라렌 전시장이 있는 서울 강남에서 인천공항까지 왕복 3시간 거리(150km)를 시승할 때였다. “차 정말 멋있어요.” 이날의 목적지였던 인천공항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주변에 있던 한 중년 남성이 건넨 말이다. 그는 특히 수직으로 올라가는 맥라렌 특유의 ‘다이히드럴 도어’를 보곤 “우와∼” “크으!”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도로 위 신호에 걸려 정차했을 때도 주변 차량 운전자들이 흘깃흘깃 쳐다보는 시선이 따가울(?) 정도로 온몸으로 쏟아졌다. 사실, 이런 반응은 슈퍼카 중에서도 더욱 희소한 맥라렌 브랜드의 특징에서 비롯된 면도 분명히 있다. 맥라렌은 14년 전 슈퍼카 시장에 뛰어든 신생 명가(名家)다. 포르셰, 람보르기니, 페라리가 장악한 슈퍼카 시장에서 맥라렌은 세계 3대 경주 대회(인디애나폴리스 500, 모나코 그랑프리, 르망 24시)를 석권한 유산을 토대로 ‘가장 잘 달리는 슈퍼카’를 만드는 브랜드로 서서히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750S는 올해 3월 이후부터 국내에 인도되기 시작한 맥라렌 ‘슈퍼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최신 모델이다. 맥라렌은 철 대비 무게가 25%에 불과한 탄소섬유를 사용하고, 주행 성능과 안전과는 거리가 먼 부가 기능·부품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차의 무게를 줄였다. 그 결과 이 모델의 무게는, 조금이라도 속도를 더 높이기 위해 ‘초경량’에 집착하는 맥라렌에서 지금까지 만들어낸 28개(한정판 포함) 모델 중 가장 가벼운 약 1.3t이 됐다. 이 차의 최고 출력은 모델명 그대로 750마력이다. 물론 일반 도로에선 그렇게 달릴 수 없지만 이 차의 최고 시속은 320km로 포뮬러원(F1) 같은 경주 대회에 나가도 손색없는 스펙을 자랑한다. 이렇게 가벼운 차에 저 정도 힘이 붙으니 도로 위를 달릴 땐 마치 저고도로 나는 비행기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공기 역학을 고려해 곡선 형태를 띤 데다가 바닥에 거의 붙어 있다고 느낄 정도로 낮은 차체는 운전대에서 느껴지는 체감 속도를 한껏 높이는 효과를 냈다. 운전대 바로 뒤에서 울려오는 풍성한 배기음이 배경 음악처럼 깔리자 고속도로에서 90km를 달려도 짜릿한 쾌감이 감돌았다. 실내는 운전자가 오로지 주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버튼·스위치를 없애면서 여기에 붙어 있는 시프트 패들 조작에 더 많은 신경을 쓰도록 한 스티어링 휠이 대표적이다. 무거운 스티어링 휠 감각과 브레이크 페달 질감 등 주행과 관련한 각종 설정값 또한 서킷 주행에 특화한 경주차에 걸맞게 맞춰져 있었다. 750S 스파이더는 이날 성격유형지표(MBTI)의 ‘I(Introvert·내향적인)형 인간’인 시승자(기자)에게 그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관심을 선사했다. 어쩌면, 이런 하차감이야말로 4억 원이 넘어가는 가격을 감내하면서 이 차를 사려는 사람들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인천=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멕시코에서 진행하던 투자는 모두 전면 재검토입니다.” 자동차부품 업계 고위 임원은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즉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하자 이같이 말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무관세 효과에 따른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혜택을 기대하고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한국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멕시코에는 연간 40만 대 생산이 가능한 기아 공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와 각 협력업체의 생산기지가 있다. 멕시코 현지 법무법인인 문두스의 엄기웅 대표변호사는 “25%는 현지 전망치 10%보다 훨씬 무거운 수준”이라며 “멕시코에 투자한 한국 생산법인의 90%가량이 북미 시장 진출이 목표라 투자 전략 전환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직격탄 맞은 ‘니어쇼어링’ 한국차 멕시코는 값싼 인건비와 미국 무관세 수출 혜택으로 특히 자동차 제조사들이 몰려 있다. K4, 리오 등 소형 세단 위주로 완성차를 만들고 있는 기아만 해도 올해 10월까지 멕시코 현지에서 생산·판매된 19만7671대 중 11만8779대(60.1%)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기아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옵션을 제외한 시작가 기준 2000만∼4000만 원대 가성비 모델들로 관세가 얹어지면 미국 판매 가격이 높아져 경쟁력에 타격을 입게 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아 멕시코 공장은 미국 수출 전진기지로 낮은 가격대의 차량 생산을 전담해 왔다”며 “관세로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 멕시코 공장은 미국 수출 전진기지라는 정체성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멕시코 완성차가 타격을 입으면 부품·소재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과 가전제품에 쓰이는 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공장을 멕시코에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멕시코에 전기차용 구동모터코어(고정자+회전자) 1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내년 준공을 목표로 제2공장을 짓고 있는 상태다. 멕시코에 북미 수출기지를 두고 있는 가전업계 관계자도 “미국에만 생산망을 구축한 월풀 등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세 폭탄은 이제 시작”… 韓 경제 타격 우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기간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 의지를 밝혀 왔지만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미국 기업도 멕시코에 공장이 있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자국 기업의 피해를 감안하더라도 관세를 마약 퇴치, 불법 이민, 중국 견제, 자국 투자 유치를 위한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 방위비 증액과 대미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온 만큼 한국도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의 핵심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을 ‘머니 머신’(현금 제조기)이라고 부르며 한국이 최근 합의의 9배에 이르는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방위비로 부담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대미 무역수지 흑자 등을 이유로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했다. 제프리 쇼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한국경제인협회 초청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은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동차·반도체·방산·조선 분야에서 한미 협력 안건을 제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2주 만에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연이은 화재로 시설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24일 오후 11시 18분경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불이 났다. 앞서 10일 폭발 및 화재가 발생했던 공장과 같은 곳이다. 소방 당국은 소방차 21대와 소방관 50여 명을 출동시켜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인 25일 오전 1시 13분경 진화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화재는 용융로 외부 철피 손상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세한 화재 원인은 소방 당국 등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10일 화재도 공장 용융로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직원 1명이 화상을 입었고, 시설 피해로 인해 쇳물 생산이 중단됐다. 포스코는 이후 복구에 나서 19일 오후 공장을 재가동했지만 닷새 만에 또 불이 난 것이다.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공장은 2009년 1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뒤 총 4차례 화재나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무엇보다 2014년 가장 최근에 지어진 3공장에서 이달 두 차례 화재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파이넥스는 100% 수소환원제철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의 쇳물 생산 공정이다.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덩어리로 굽는 원료 예비처리 공정을 없애고 고로 대신 50m 높이의 대형 용융로에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그대로 집어넣어 쇳물을 만든다. 철강 업계는 손상된 외피를 통해 쇳물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용융로 풍구와 냉각수 설비, 케이블 등 주변 설비로 불이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 시설에 연결된 전기 회로의 과부하 문제 또한 또 다른 화재 발생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연이어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18일에는 3고로 인근 부대설비인 코크스 오븐 가스(COG) 승압 장치, 같은 달 27일에는 3파이넥스 공장 인근 원료 이송용 컨베이어벨트, 12월 21일에는 철광석을 옮기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불이 났다. 올해 2월 15일에는 석탄 운반 시설, 같은 달 29일에는 원료 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각각 화재가 발생했다.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정의선 회장과 현대자동차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는 25일 닛케이, 요미우리, 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 10대 매체에 실린 광고(사진)에 한글로 적힌 문구다. 도요타그룹이 세계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로 꼽히는 ‘2024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우승을 차지한 현대 월드랠리팀과 정 회장에게 응원과 축하를 전하기 위해 광고 형태로 전한 축하말이다. 21∼24일 일본 아이치현과 기후현에서 진행된 올해 마지막 WRC 경기에서 현대차와 도요타는 각각 드라이버, 제조사 부문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날 현대차 월드랠리팀의 티에리 누빌 선수는 소속팀뿐만 아니라 개인 통산으로도 첫 우승을 거뒀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은 지난달 27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회동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재회했다. 이날 일본 주요 매체를 장식한 광고 배경 사진으로는 정 회장과 도요다 회장이 양 사 드라이버와 경주차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애초 현대차는 양 부문에서 모두 우승(통합)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날 제조사 부문에서 도요타에 역전당해 이 부문 2위에 머물렀다. 도요다 회장은 “최종전에서 챔피언을 걸고 경쟁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팬 여러분께도 즐거운 경주를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라며 “내년에도 좋은 승부를 겨룹시다”라고 일본어로 전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