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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김정욱 씨(60·현재 기준)는 2008년부터 중국 단둥을 근거지로 탈북민과 북한주민에 대한 구호사업 및 선교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2013년 10월 평양에서 체포됐다. 북한은 당시 밀입북한 ‘남조선 정보원 첩자’를 체포했다고만 밝혔다. 이듬해 2월엔 김 씨를 대동하고 외신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당시 김 씨는 “반국가범죄 혐의에 대해 사죄한다”고 했다. 결국 그해 5월 그는 재판에서 국가전복음모죄, 반국가선전선동죄, 비법국경출입죄 등 혐의로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김 씨가 북한에 억류된 지 4000일이 되는 날인 2024년 9월 20일, 한국·미국·캐나다 등 3국은 김 씨를 포함해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을 전원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이날 김영호 통일부 장관 명의 성명에서 “우리 국민 6명이 본인 의사에 반해 자유를 박탈당한 채 장기간 불법 억류돼 있다. 북한의 불법적이고 반인륜적인 만행을 규탄한다”면서 이들에 대한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김 장관은 우리 국민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뿐 아니라 일본인 납치 피해자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민간인들이 북한의 불법행위에 희생되지 않도록 국제사회와 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와 캐나다 외교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부당하게 억류된 한국인들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송환을 촉구했다. 미 국무부의 한국인 억류자 관련 성명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김 씨는 북한에 강제 구금된 우리 국민 가운데 최장기 억류자다. 김 씨 외에도 선교사 최춘길·김국기 씨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민 3명 등 6명이 북한에 억류돼있다. 북한은 미국, 캐나다 등 다른 국적 외국인 억류자는 모두 석방했으나 이들 6명에 대해선 생사와 소재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통일하지 말자”고 주장하면서 시작된 논란이 전·현 정권 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20일 대통령실은 전날 임 전 실장의 발언에 대해 “북한 정권의 뜻에 동조하는 의견과 유사하다”며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받아쳤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같은 날 ‘기존 평화 담론과 통일 담론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을 겨냥해서도 “(문재인 정부가) 말로만 ‘전쟁이 끝났다. 평화가 왔다’면서 미국과 전 세계에 로비하러 다닌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반면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자유의 북진’을 주장하며 대화를 포기하고 사실상 흡수통일 의지를 피력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용산 “북에 동조” vs 文 “흡수통일로 상황 악화”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공식 방문 수행 중 기자들과 만나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평화 통일을 추진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의 명령이고 의무”라며 “그런 의지가 없다면 반헌법적인 발상”이라고 밝혔다. 이날 앞서 임 전 실장이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비현실적 통일 논의를 접어두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한 것. 이 관계자는 또 “(임 전 실장의 발언은) 이제 우리도 통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북한이 과연 통일을 포기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일성이 (고려 연방제를) 주창할 때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주한미군이 나가면 연방제가 가능하다고 전제조건을 건 적이 있다”며 “따라서 이런 두 가지 전제조건에 동조하는 세력은 북한 정권의 뜻에 동조하는 그런 의견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지난 정부를 돌이켜 보면 종전선언을 줄기차게 주장했던 것 같다”며 “그러나 실제로 북한의 힘에 대해 어떤 물리적 대응을 마련하느냐에 대한 준비는 허술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방식으로 북한과 대화만 하며 평화를 지키겠다는 평화론이라면 현실성이 없다”고 덧붙였다.반면 문 전 대통령은 20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을 맞아 열린 ‘전남평화회의’ 기조연설에서 “현 정부의 대응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윤석열 정부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현 정부가 힘에 의한 평화만을 외치며 ‘자유의 북진’을 주장하며 사실상 흡수통일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북한과의 신뢰 구축과 대화를 위해 흡수통일 의지가 없음을 거듭 표명해왔던 역대 정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했다.문 전 대통령은 “(지금이) 한국전쟁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이 첨예한 대결구도의 최전선에 서면서 한반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신냉전의 화약고가 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지금처럼 (북한과) 대화를 외면하고 대결 노선만 고집하면 언젠가 북-미 대화가 재개될 때 지붕만 쳐다보는 우를 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국가 수용론은 탈북민 포기” 비판전문가들은 임 전 실장의 두 국가 수용론 및 한반도와 부속도서를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한 헌법 3조 삭제 또는 개정 주장이 “탈북민을 우리 정부가 보호할 법적 근거를 없애고 영구 분단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땅을 우리 영토로 볼 헌법적 근거를 없애자는 것이기 때문이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론으로 남북 단절 조치를 이어가는 데 대한 전·현 정권 간 입장이 상반되는 상황에서 그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대중 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강인덕 전 장관은 “북핵 위협이 고도화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전·현 정부가 정쟁을 벌이는 건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4.5t급 초대형 상용(재래식)탄두를 장착한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우리 정부는 다음 달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탄두 중량 8t에 달하는 ‘괴물 미사일’ 현무-5를 처음 외부에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5는 북한보다 압도적인 고중량·고위력 탄도미사일이자 유사시 평양 지휘부를 초토화하는 ‘3축 체계’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전력이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3축 체계 주요 무기체계 중 하나로 현무-5를 공개할 방침이다.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탄두를 장착해 전술 핵무기급 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현무-5는 2022년 국군의 날 기념식 관련 영상으로만 시험발사 장면이 짧게 노출된 바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남침해 올 때 현무-5 20∼30발로 평양을 초토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군은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지대지미사일(현무)’이라고만 적힌 컨테이너를 탑재한 이동식발사차량(TEL)을 공개했다. 당시 미사일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탄두중량 2t의 현무-4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5 역시 이 같은 형태로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이날 북한은 전날(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쏜 ‘화성포-11다-4.5’ 발사 장면을 전격 공개했다. 이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개량형으로 사거리를 줄이되 탄두 중량을 2배가량 늘린 것으로, 수십 m 지하벙커를 충분히 파괴할 수 있다. ‘북한판 괴물 미사일’로 볼 수 있는 것. 우리 군이 포착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400km였다. 발사원점(평남 개천)에서 남쪽으로 쐈다면 충남 계룡대에 정확히 떨어지는 것. 다만 북한은 이 미사일 시험발사가 ‘중등 사거리 320km’의 목표명중 정확도와 초대형 탄두 폭발 위력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중등 사거리’대로 날렸다면 평택 미군기지(캠프험프리)가 ‘타깃’이 된다. ‘중등 사거리 사격’이란 최대 사거리의 절반 정도만 날리는 것을 의미한다. 김 위원장은 “핵무력을 계속 증강하는 것과 함께 상용무기(재래식 무기) 부문에서도 세계 최강의 군사기술력과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탄두의 소형화·표준화에 성공한 북한이 재래식 탄두를 초대형으로 개발하는 ‘대남 투트랙’ 도발 전략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1970년대 한미 관계에 파장을 일으킨 ‘코리아 게이트’ 사건의 박동선 씨가 한남동 순천향병원에서 19일 별세했다. 향년 89세.코리아 게이트는 1976년 워싱턴포스트지에 ‘한국인 실업가 박동선과 정보부 기관원들이 미 의회 의원들의 한국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의원들에게 매년 50만∼100만 달러를 뇌물로 주었다’는 기사가 실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특별검사팀까지 꾸려져 조사가 이뤄졌다. 논란이 되자 박 씨는 1978년 미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미 의회 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까지 했다. 이후 박 씨로부터 돈을 받은 현직 의원 1명이 유죄판결을 받고 7명은 의회 차원에서 징계를 받았다. 미 검찰은 그를 기소했으나 기각돼 박 씨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과 러시아가 6월 정상회담 이후 대북 제재 위반 품목에 대한 무역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한 동향을 정보 당국이 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반입되는 기계 설비, 정제유, 사치품 등이 기존보다 더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점 사업으로 2020년 연내 완공 지시에도 개원을 못 했던 평양종합병원에도 올해 러시아발 의료설비 반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월 북-러 정상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을 통해 군사 분야 외에도 사실상 사회 전 분야에서 양국 협력 강화를 명시한 바 있다. 이후 실제 밀수를 포함한 무역 규모가 지난해보다도 더 확대되고 있다는 것. 이런 북-러 간 무역 확대 추세는 최근 북-중 간 무역이 감소하는 상황과 맞물려 주목된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7월 북-중 교역액은 1억4475만 달러로 전달 대비 18.8% 감소했다. 4월에 1억9399만 달러를 기록한 뒤 무역액이 계속 줄고 있다. 정보 당국은 김 위원장이 2020년 3월 착공식에 참석해 그해 10월 당 창건 75주년까지 완공을 지시했지만 개원에 어려움을 겪던 평양종합병원이 북-러 간 보건의료 분야 협력에 따라 올해 완공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외관 공사는 마무리됐지만 대북 제재 여파로 의료설비를 들여오지 못해 지난해 말까지 껍데기만 남아 있던 평양종합병원에 올해부터 러시아를 통해 중고 의료설비 등이 조금씩 들어가고 있다는 첩보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올해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이 평양종합병원을 올해 안에 개원하고 강원도에도 현대적인 종합병원을 짓겠다며 낙후된 북한 의료시스템 개선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에도 시군 등 지방 병원 건설을 ‘지방 발전 20×10’ 정책에 추가해 올해 안에 무조건 완공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지원으로 의료설비 등 인프라 도입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외교부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17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과 만나 북-러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선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8∼20일 열리는 제4회 유라시아 여성포럼, 제1회 브릭스 여성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1월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방러했다. 이에 앞서 13일엔 올해 5월까지 국방장관을 지낸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러 무기 지원 및 대북 첨단기술 이전 등 군사협력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외교부는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조태열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2회 한중 청년 미래 우호증진단’ 해단식 및 홍보대사 위촉식을 개최했다. 올해 선발된 우호증진단은 한국 청년 20명, 중국 청년 10명 등 30명으로 구성돼 4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간 한중 양 국민 간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다. 우호증진단은 양국의 미래 주역인 청년 간 교류 활성화와 우호관계 증진 정책 발굴을 위해 2022년부터 운영됐다.조 장관은 이날 해단식에서 “1992년 수교 이후 빛의 속도로 발전해 온 한중 관계가 이제 새로운 30년을 향해 새로운 협력의 모멘텀을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이제 속도와 규모보다는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을 다지는 데 더 큰 공을 들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중 관계 미래 주역인 청년들이 서로를 보다 잘 이해하고 교류할 때 관계의 뿌리가 더욱 튼튼해져 한중관계라는 열매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조 장관은 최근 한중 간 관계 개선 흐름을 소개하면서 “청년 교류사업도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양국 청년들과 국민들이 직접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우호증진단과 같은 교류의 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청년들이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미래 한중관계 발전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책임있는 리더로서 큰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이날 행사에선 5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여행 유튜버인 ‘캡틴 따거’가 한중 우호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그는 “앞으로 한중 양국 국민이 서로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는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한미가 11월 미 대선을 전후해 북한이 7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각도 발사 등 ‘중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4일(현지 시간) 공식 평가했다. 한미 외교·국방 당국은 고위급(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열고 처음으로 구체적인 북한 핵 도발 시나리오를 적용한 정책 공조·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EDSCG는 지난해 출범한 핵협의그룹(NCG)과 함께 대표적인 한미 확장억제(핵우산) 협의체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5차 EDSCG 회의 후 “북한이 미 대선 전후로 중대한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양국의 평가”라고 밝혔다. 한미는 공동발표문에선 “정책 기획과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EDSCG에서 처음으로 시나리오 기반 토의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EDSCG는 미국이 핵우산 제공 시 외교·정보·군사·경제(DIME) 등 분야에서 한미 외교·국방당국이 어떻게 정책적 대응 등을 할지 논의하는 자리다. 군사 분야 핵 운용에만 초점을 맞춘 NCG보다 넓은 범주에서 핵우산 관련 대응을 협의하는 것. 특히 이번엔 북한 도발의 시점·방식 등 구체적인 상황까지 가정해 실전과 유사한 토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까지 진행된 EDSCG에선 북한 위협에 대한 상황 평가 및 한미 대응 등만 논의한 바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945년 광복 직후 한국인 징용 노동자 등을 태우고 부산항으로 가던 중 침몰한 ‘우키시마(浮島)’ 호의 승선자 명부 일부를 외교부가 일본 정부로부터 입수했다고 5일 밝혔다. 일본 해군 수송선인 우쿠시마호 침몰 79년 만이다. 이번 명부 확보로 당시 희생자 유족들이 위로금을 지급받을 길이 열렸다. 침몰 원인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단초가 될 거란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아직 사망자 규모를 정확히 모르는 등 과거사 해결을 위해 산적한 과제가 많은 만큼 한일 정부 간 협의는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란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는 이날 일본 후생노동성이 보관 중이던 75건의 자료 중 승선자 명부를 포함한 19건을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일본이 한국인이 아닌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가리는 작업 등 내부 검토를 마친 자료부터 우선 제공한 것”이라며 “나머지 자료도 (우리에게)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승선자 명부의 작성 시점 및 내용 등을 검토해 과거 일본 정부가 밝힌 우키시마호 피해자 규모가 타당한 수치인지 등부터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귀국 1호선’이었던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2일 일본 아오모리현 오미나토항을 출발해 이틀 뒤인 24일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일본은 우키시마호가 해저 기뢰를 건드려 폭침했고 승선자 3700여 명 중 524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족들은 일본이 고의로 배를 폭파시켰고 승선자 8000명 중 3000명 이상이 숨졌다는 입장이다. ‘우키시마’ 침몰 원인-사망자 수 확인까진 과제 산적日, 징용 귀국선 탑승명단 일부 전달‘기뢰 사고’ vs ‘고의 폭침’ 주장 갈려“무슨 일인가 싶어 다들 초조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나더니 그 큰 배가 쩍 갈라졌어. 난 선상 꼭대기에 매달렸지만 대부분은 낙엽처럼 바다로 쓸려갔지.” 일본의 공군 비행장 공사에 강제징용됐다 우키시마호에 몸을 실었던 A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린 바 있다. 당시 A 씨는 살아남았지만 함께 배에 탔던 한국인 수천 명은 귀국길이 아닌 황천길에 올랐다. 사고 이후 일본 정부는 한국인 노동자 3725명 중 52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생존자들은 실제 탑승자는 훨씬 많았다는 입장이다. 생존자들은 부산으로 향해야 할 우키시마호가 돌연 기뢰가 가득한 마이즈루 앞바다에 멈췄고, 일부 일본 승조원이 구명정을 타고 해안으로 향한 뒤 폭발이 일어났다며 일본이 고의로 폭침시켰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런 만큼 승선자 명부는 침몰 이유나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확인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여겨졌지만 일본 정부는 그동안 유족들에게 “명부가 없다”고만 했다. 승선자 명부가 침몰과 함께 사라져버렸다고 주장한 것. 하지만 5월 일본 후생노동성이 일본인 기자의 정보공개 청구를 받아들여 명부 3건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에 명부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고, 한일 교섭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그러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방한 하루 전인 이날 명단 일부를 받게 된 것이다. 정부가 2007년 일본 정부로부터 한반도 출신 옛 일본군의 공탁서를 받은 이후 17년 만에 강제징용피해자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명부를 제공받은 것이다. 정부는 앞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특별법을 제정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희생자 1명당 최대 2000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위로금 지급을 신청했는데 승선 사실 등이 확인되지 않아 기각, 각하 결정을 받은 분들에 대해 추가로 위로금 지급이 가능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군이 폴란드산 자폭형 무인기(드론)를 대거 들여오기로 결정하고 구매 계약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북한은 최근 비행 성능 등에서 기존보다 몇 단계 진화한 것으로 평가받는 자폭형 무인기의 성능 시험 장면을 노골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방사포나 탄도미사일, 무인기 등을 활용해 우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이르면 올해 안에 폴란드산 자폭형 무인기 수백 대를 들여올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 무인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 무기 정밀 타격 등에 꾸준히 사용돼 실제 전쟁에서 작전 수행 능력까지 검증된 무기다.● 올해 안 계약 완료… 연말부터 순차 도입 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경 군은 해외 무기 구매 업무를 총괄하는 방위사업청에 우리에게 시급하게 필요한 자폭형 무인기의 구체적인 사양이 담긴 계약 의뢰서를 보냈다. 구매 요청 품목을 폴란드 무인기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세부 사양은 폴란드 자폭형 무인기와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계약 방식 선정 등을 거쳐 올해 안에 계약을 끝내고 무인기를 도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 무인기는 우크라이나전에 대거 지원되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 즉각 도입이 가능하다. 앞서 군 당국은 폴란드 정부가 우리 정부에 폴란드 무인기 구매를 요청하자 7월 드론작전사령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폴란드에 파견한 바 있다. 폴란드는 최근 2년간 K9 자주포, K2 전차 등 약 28조 원에 달하는 한국산 무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 군은 자폭형 무인기 도입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폴란드 무인기의 경우 전장에서의 효용성이 이미 검증된 데다 폴란드가 우리에겐 주요 방산 수출 ‘고객’이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해 폴란드산 무인기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속한 도입이 가능한 점과 한반도 전장에서의 작전적 적합성 등이 검증되면서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고 한다. 우리 군이 보유 중인 무인기 수량은 작전 보안상 비밀이지만 대략 8000대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자폭형 무인기는 이른바 참수작전부대로 알려진 육군 특수임무여단에 배치된 이스라엘산 ‘로템-L’과 공군의 ‘하피’ 등 극소수다. 대부분이 북한 장사정포 진지 등을 확인하는 정찰용 무인기다. 전쟁을 치르는 우크라이나는 한 달에 1만 대에 달하는 무인기를 소모 중이다. 폴란드의 대표적인 자폭형 무인기 ‘워메이트’는 자폭형 무인기 중에 저가에 속하는 대당 수천만 원으로 우크라이나군이 이 무인기로 러시아 핵심 전력들을 대거 정밀 타격하는 데 성공하면서 그 위력이 검증됐다. 그런 만큼 ‘무인기 전쟁’ 양상을 보이는 현대전 추세에 맞춰 우리도 전시 비축용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 소식통은 “폴란드 무인기는 올 4월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 이동식 레이더 기지를 타격하는 등 저비용 고효율 무기로 막강한 위력을 증명했다”고 했다.● “자폭형 무인기, 현대전 게임 체인저” 앞서 북한은 지난달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러시아제 무인기 등을 닮은 자폭형 무인기를 띄워 우리 군 주력 전차 K2 모형 표적을 타격하는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다양한 대남 타격용 탄도미사일을 개발한 북한이 우리 전차나 자주포 등을 파괴할 목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자폭형 무인기까지 들고나오며 새로운 위협을 추가하자 우리 군 역시 자폭형 무인기로 ‘맞불’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전 능력이 검증된 폴란드 자폭형 무인기는 유사시 북한 지역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며 “이동식발사대(TEL)를 타격해 미사일 발사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지휘부 참수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 현대전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군이 자폭형 무인기를 대거 확보해 둔다는 자체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가 수해 지원을 목적으로 한 민간단체의 대북 접촉 신고를 30일 수리했다. 남북 관계 단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현 정부는 이산가족 생사 확인 등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민간의 대북 접촉을 대부분 불허해왔는데, 이례적으로 수해 지원에 한해 접촉을 허용한 것이다.통일부는 이날 7, 8월에 수해 지원 관련 접촉 신고서를 낸 10개 단체 중 9개 단체에 대한 접촉신고 수리 절차를 완료했다. 1개 단체도 조만간 접촉 신고를 수리할 방침이다. 통일부가 민간단체의 인도주의 교류를 위한 대북 접촉 계획을 승인한 건 지난해 11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남북교류협력법상 북한 주민과 접촉하거나 통신을 주고받는 경우 통일부에 사전 신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수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현 남북관계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해지원 목적에 한해 현재까지 접수된 단체들의 접촉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북한이 지난해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민족, 통일 지우기에 나서면서 대남기구가 폐지됐고 이에 민간단체들이 직접 북측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민간단체들은 북측과 직접 접촉하기에 앞서 북측 의사를 파악하고자 중국동포(조선족) 등 제3자 중계인 등을 접촉하겠다는 ‘간접 접촉’ 계획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정부는 2022년 8월 15일 양대 노총이 주최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북한 노동자 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의 ‘민주로(노)총에 보내는 련(연)대사’가 낭독된 사건을 계기로 접촉 신고자와 접촉 대상에 대한 심사 등을 강화했다. 당시 반미 투쟁과 북한식 날짜 표기법(주체) 등이 적힌 이 연대사가 통일부 승인을 받고 합법적으로 송수신 됐기 때문. 그동안 민간의 대북 접촉신고가 제대로 된 검토 없이 관성적으로 수리됐고, 이에 남북 교류협력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접촉 수리 여부가 결정돼야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북 접촉 제한 방침에 따라 민간의 접촉 신고 자체도 줄었다.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인도지원 관련 대북 접촉 신고는 한 건도 없었다.이번에 접촉 신고 수리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관계기관 반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정부가 전향적으로 민간의 간접 접촉 추진을 허용한 건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을 분명히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인도적 지원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북한의 영유아, 여성, 고령자, 장애인 등 북한의 취약 계층에 대해 식량, 보건을 비롯한 인도적 지원을 앞으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다만 통일부는 이번 조치가 수해대응 지원을 위한 일회성 성격임을 분명히했다. 김 부대변인은 “금번 수해 지원 목적에 한해 (접촉신고를) 수리하는 것”이라며 “(단절된) 남북관계 상황하에 필수적인 사안을 중심으로 접촉을 허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접촉신고 수리가 민간의 남북 인도주의 교류 재개로 이어질 지도 미지수다. 북한은 이번 수해와 관련한 국제기구, 중국, 러시아 등 지원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남북 관계 단절을 공식화한 북한은 정부가 1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제안한 구호물자 지원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군정보사령부에 대해 군이 사실상 해편(解編) 작업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에서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블랙 요원’ 명단은 물론 작전계획, 해외 공작망 등 정보사의 핵심 기밀이 대거 유출된 만큼 아예 정보사 조직과 인력, 보안 체계 등 거의 모든 분야를 ‘해체 후 재편’ 수준으로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다. 2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은 정보사에 대해 대대적 개편 작업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사령부와 예하 부대에 대해 창설 이래 최대 규모의 인적·조직 개편에 나선다. 또 초유의 기밀 유출 사태를 초래한 허술한 보안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내용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보사 소속 군무원 A 씨는 무려 7년 동안 중국 정보요원으로부터 돈을 받고 중대한 기밀을 빼돌렸지만 정보사는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정보사의 ‘뻥 뚫린’ 보안 문제까지 드러나며 ‘정보 실패’이자 ‘보안 실패’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런 만큼 현 체제로는 더 이상 대북 임무를 수행하기 힘들다고 군 수뇌부가 판단했다고 한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다음 달 2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 대통령실과 조율해 관련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재설계’, ‘재창설’을 할 것”이라며 “사전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정보사가 국방부의) 지휘·감독을 받거나 타 부대로부터 견제받는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정보사 편제-작계 등도 대거 유출, 회복 불가능 수준”군무원 유출 기밀 예상보다 심각…7년 확장땐 더 치명적일수도北 정찰국서 이미 입수했을 가능성…은밀성 유지, 감독-지휘는 강화할듯“누설된 기밀의 수준과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재설계’, ‘재창설’ 수준의 전면적·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보사 소속 군무원 A 씨(예비역 부사관)의 기밀 유출 수사 결과를 최근 보고받은 군 수뇌부는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A 씨가 유출한 기밀에는 △정보사 조직 편제 및 소속 부대원 현황 △정보사 예하 부대의 구성, 임무 및 작전계획 △정보사 예하 부대원 인적 사항 △특정 지역에서 활동 중인 블랙 요원의 인적 사항 및 활동 동향 △블랙 요원이 현지에 구축한 공작망 등 민감한 내용들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이 같은 내용들은 모두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불과 2년 동안 유출된 기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만큼 A 씨가 중국 정보요원에게 포섭당해 돈을 받은 7년으로 확장하면 더 민감한 기밀들도 다수 있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특히 중국은 대북 공작요원의 주요 활동 무대”라며 “정보사로선 거의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치명타’를 입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역공작’에 나설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전직 군 정보 고위 당국자는 “중국에서 ‘블랙’으로 활동하는 북한 정찰총국 요원들이 다양한 루트를 동원해 이번에 유출된 정보사 기밀을 이미 입수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군이 정보사를 ‘해편’ 수준으로 뜯어고치기로 방침을 정한 건 이 때문이다. 중국 정보요원에게 매수돼 유출한 핵심 기밀(30건)의 가치와 중요도를 고려할 때 지금의 정보사 체제로는 본연의 임무 수행은 고사하고, 우리 군의 정보 작전과 시스템 전반이 위험에 처할수 있다고 판단한 것. 군 고위 소식통은 “인력과 조직, 대내외 보안 체계, 해외 공작망 구축·유지 등 모든 분야를 대대적으로 손볼 수밖에 없는 비상 상황”이라고 했다. 정보사는 1990년 육해공군 정보부대를 통합해 창설됐다. 국방부 직할 ‘독립부대’로 해외 대북 공작과 첩보 수집 등 고도의 비밀 임무를 수행해 왔다. 군 내에서도 구체적 활동 내용과 세부 조직 등을 아는 인원은 국방부 장관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다른 군 소식통은 “이 같은 폐쇄성이 내부에서 장기간 곪아서 기밀 유출 사태 등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많다”고 전했다. 그런 만큼 군은 향후 정보사 본연의 은밀성은 유지하되 국방부의 관리 감독 및 지휘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타 부대와의 공조·견제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A 씨는 7년간 자신의 사무실에서 무음앱(애플리케이션)을 깐 스마트폰으로 기밀을 촬영하거나 캡처하고, 메모까지 해서 개인 숙소로 반출했다. 이번 사안을 개인 일탈을 넘어 총체적 ‘보안 실패’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군은 대대적 보안 조사로 원인을 규명하는 동시에 인적 물적 시스템을 대폭 보강해 정보사에 최고 수준의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복수의 군 소식통들은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이력과 관련해 불거진 이른바 ‘뉴라이트 논란’에 대해 29일 “솔직히 뉴라이트가 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김 관장에 대해선 “저도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는 분”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의에 “뉴라이트를 언급하는 분마다 정의가 다른 것 같다”며 “처음에는 우파인데 진보적 우파를 말하는 것으로 들었는데 요샌 제가 본 것과 다른 정의가 이뤄지는 것 같아 잘 모르겠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관장 인선을 두고 광복회와 야권이 현 정부가 뉴라이트 및 친일 역사관 등을 옹호한다고 공세를 이어가자 이를 일축한 것. 윤 대통령은 또 “독립기념관장을 추천하는 위원회에서 세 분을 보훈부 장관에게 추천하고, 보훈부 장관이 한 분을 대통령에게 제청한다”면서 “보통 1번으로 올라온 분을 제청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장관이 위원회를 거쳐 1번으로 제청한 분에 대한 인사를 거부해 본 적이 없다”면서 “특별히 우리 정부의 입장하고 관련이 있는 인사는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발표한 ‘통일 독트린’ 관련 질의에 대해선 “독립전쟁을 해서 해방을 맞이하고 광복을 얻게 된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일제가 미국과의 태평양전쟁에서 패망해 자유 독립을 얻었지만 우리가 꾸준히 독립운동을 했기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통일도 그렇다고 본다”며 “어느 상황에 따라 여건이 확 바뀔 수 있는데 우리가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통일 문제를 봐야 할지 통일 독트린을 통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반국가세력’이 야권을 지칭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윤 대통령은 “간첩 활동을 한다든지 국가 기밀을 유출한다든지 등 스펙트럼이 있지 않느냐”면서 “북한 정권을 추종하면서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는 사람 등을 지칭한 것”이라고만 했다. 이어 “6·25전쟁 때도 북한군이 남침했을 때 국내 반국가, 종북 세력이 앞잡이를 하면서 우리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데 가담했다”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유도 은메달을 딴 허미미를 포함해 국내외 63명의 인사들이 국가보훈부가 선정한 ‘모두의 보훈 아너스 클럽’에 선정됐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 허미미는 독립유공자 허석 선생의 후손이다. 보훈부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클럽 출범식을 연다고 밝혔다. ‘모두의 보훈 아너스 클럽’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국가유공자 등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보훈 문화를 조성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위원을 63명 위촉하는 건 보훈부의 전신인 국가원호청 창설 63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아너스 클럽에는 참전용사이자 영국 ‘브리튼스 갓 탤런트’ 최고령 우승자인 콜린 새커리 씨도 포함됐다. 또 참전용사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의 손녀 캠벨 에이시아, 손자 조지프 맥크리스천 주니어와 월남전 참전유공자인 나태주 시인 등도 선정됐다. 카페 아르바이트 중 군인에게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화제가 됐던 하지호 씨, 6월 경찰차 옆에 ‘배고프시면 이거 드세요’라며 편지와 과자를 놓고 가 화제가 된 차예성 군 등도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위원들은 향후 보훈 관련 봉사활동, 교육, 홍보, 보훈 외교 등 분야에서의 재능기부를 통해 보훈문화 조성과 확산을 위한 자발적인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보훈부는 전했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국가유공자를 비롯한 보훈가족, 그리고 제복 근무자분들을 존중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문화가 국민 일상에서 뿌리내리는 일상 속 살아 있는 보훈, 모두의 보훈 구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탈북민단체장들이 탈북민 초기 정착지원금을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으로 인상하는 등의 내년도 통일부 예산안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김흥광 전국탈북단체대표자협의회 상임대표, 장세율 전국탈북민총연합회 대표, 허광일 탈북인권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 등은 28일 성명에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이러한 예산이 탈북민 삶의 질과 재산형성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통일부는 27일 탈북민 정착지원금의 1인 기준 기본금을 내년 1500만 원으로 인상하고, ‘북한인권 개선 정책 수립 및 추진비용’도 올해 예산안 57억9400만 원의 약 두 배인 124억4200만 원으로 책정하는 등 북한 인권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린다고 밝혔다.탈북민단체들은 이날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이 실천에 옮겨지기 위해선 반드시 예산으로 뒷받침돼야한다”면서 “역대 정부들이 통일 정책에 관한 새로운 어젠다를 내놓고 추진하려 했지만 탁상공론으로 끝난 정책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탈북민들 정착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북한 주민들에게 더 많은 외부 정보와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 그들 속에서 친대한민국 정서를 드높여야한다”고도 했다.이런 가운데 내년 통일부 예산안에는 ‘북한 관련 외국어 서적 재외공관 배포’ 사업 예산으로 2억6000만 원이 신설됐다. 북한 실상을 묘사한 영문 서적을 구매해 해외 고위인사 선물용으로 재외공관에 배포하는 사업이다. 통일부는 국제사회에 북한 실상을 알리고 북한 인권에 관한 여론을 환기하기 위해 외교부와 협업해 내년에 이 사업을 추진한다고 전했다.통일부는 이에 탈북 고위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쓴 ‘3층 서기실의 암호(Passcode to the 3rd Floor)’ 등을 배포 도서로 검토 중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예산안이 확정되면 내년 선정위원회를 거쳐 배포 도서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탈북민 15명이 중국에서 동시에 체포돼 구금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세율 전국탈북민연합회 상임대표에 따르면 앞서 21일 한국으로 가려던 여성 13명과 2명의 어린이 등 탈북민 15명이 동남아와 접한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 북송될 상황에 처했다고 한다. 쿤밍은 동남아를 거쳐 한국으로 가려는 탈북민들의 주요 경유지다. 이들은 지린성 등으로 강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중국 공안은 현재 한국으로 가려는 탈북민들을 무조건 잡겠다는 방침”이라며 “한국행을 시도하는 탈북민들에 대한 감시가 중국 내에서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통일부 등은 “사실을 확인 중”이라면서도 “어떠한 경우에도 해외 체류 탈북민이 자유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보당국은 최근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이 북-중 접경지 전역으로 확대된 동향을 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국경에 위치한 북한 전 세관에 방역시설도 완비됐다고 한다. 이에 탈북민 강제 북송은 소규모지만 ‘상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10월(600여 명), 올해 4월(200여 명) 등 탈북민을 대규모로 북송한 바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최근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이 북-중 접경지 전역으로 확대된 동향을 우리 정보당국이 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국경에 위치한 북한 전 세관에 방역시설도 완비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탈북민 강제 북송은 소규모지만 ‘상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중국은 앞서 지난해 10월(600여 명), 올해 4월(200여 명) 등 탈북민을 대규모로 북송한 바 있다. 노동자 파견 문제 등으로 북-중 간 이상 기류는 이어지고 있지만 탈북민 강제 북송은 국제사회 감시망을 피해 더 은밀하고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27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 탈북민 강제 북송은 중국 구류시설에 체포된 탈북민이 일정 규모로 모일 경우 북-중 간 협의를 거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또는 방역시설이 갖춰진 신의주 등 일부 세관을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접경 전 지역 세관들에 방역시설이 마련되면서 지역별로 북-중 간 협의를 통해 자체적인 탈북민 송환이 가능해졌다고 한다.장세율 전국탈북민연합회 상임대표는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지침에 따라 6월 말 모든 북한 세관에 방역시설이 갖춰져 탈북민 송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 이전처럼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각 지역별로 북-중 당국이 협의해 송환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60여 명이 소규모 그룹으로 서로 다른 세관을 통해 은밀하게 북송된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했다. 방역시설이 완비되면서 여러 세관을 통해 인적 교류도 허용돼 일부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과 함께 강제북송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국제사회는 북-중 간 잇단 대규모 강제 북송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 수위를 높여 왔다. 이를 의식한 중국이 국제사회 감시망을 더 교묘하게 피하며 탈북민 북송을 강행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탈북민을 난민이 아닌 불법 체류자라는 논리로 단속하고 구금해 왔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중국 각지에서 탈북민 체포가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했다.특히 장 대표에 따르면 21일 한국으로 가려던 여성 13명과 2명의 어린이 등 탈북민 15명이 동남아와 접한 중국 원난성 쿤밍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북송될 상황에 처했다고 한다. 쿤밍은 동남아로 거쳐 한국으로 가려는 탈북민들의 주요 경유지다. 이들은 길림성 등으로 강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중국 공안은 현재 한국으로 가려는 탈북민들을 무조건 잡겠다는 방침으로 한국행을 시도하는 탈북민들에 대한 감시가 중국 내에서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교부, 통일부 등 우리 정부는 이날 “어떠한 경우에도 해외 체류 탈북민이 자유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돼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청년 50명으로 구성된 한국대표단이 20일 천샤오둥(陳曉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만났다. 5년 만에 재개된 한중 청년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구성된 이번 대표단은 19일 중국을 방문했다. 전날(20일)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만난 대표단은 24일까지 5박 6일간 베이징 및 칭하이성에서 기업 탐방, 문화체험 등 교류 활동에 참가한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천 부부장은 이날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한중 양국은 떠날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며 “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예로부터 긴밀하게 교류해 왔으며 양국 국민 간 우호관계는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고 했다. 이어 “청년 간 상호방문과 교류를 강화하는 것은 양국 관계의 장기적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가 주최하는 양국 청년교류 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2019년을 끝으로 중단됐다. 이후 올해 5월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李强)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열린 회담에서 이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중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은 만 24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들을 지난달 공모를 통해 선발했다. 앞서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19일 대표단 발대식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 외교관으로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상호 간의 문화를 존중하는 우호적인 마음으로 견문을 넓히는 탐방의 시간을 보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10월 초 미 국무부가 주최하는 국제인권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방미하는 일정이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면서 자유민주주의 통일 추진 전략을 구체화한 가운데 이번 방미가 북한 인권 실상을 비롯한 인권 담론을 국제사회에 확산하는 한편, 미측에 정부의 새 통일담론을 설명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한미 간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21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달 말 김 장관이 미 워싱턴을 방문해 국제인권대화 참석 등 현지 일정을 소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미 지난달 21일 4박 6일 일정으로 김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서는 2019년 이후 5년 만에 미국을 방문한 바 있다.두 달여 만에 다시 추진되는 이번 방미는 미측 초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워싱턴을 방문한 김 장관과 미 국무부 청사에서 만나 10월 초 미 국무부가 주최할 국제인권대화 행사에 김 장관이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당시 김 장관은 캠벨 부장관과 예정된 1시간 면담 시간을 20분가량 넘기면서 북한 인권 증진을 비롯해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간 공조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또 당시 8·15 광복절을 목표로 준비 중이었던 정부의 새 통일담론의 추진 상황과 방향을 설명하고 미 정부가 향후 관심을 갖고 지지를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 캠벨 부장관은 “한미 양국이 한반도의 심화하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1.5트랙(반관반민) 대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올해로 75세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21일 국내에 거주하는 최고령 광복군이자 101번째 생일을 맞은 오성규 애국지사를 찾아 큰절을 하며 축하했다.한 총리는 이날 경기 수원보훈원에 머무는 오 지사를 찾아 “지사님 덕분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면서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해주셨고 덕분에 제가 총리로 생신을 축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웅을 잊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날 한 총리 방문에는 국무조정실 청년인턴 4명이 동행했다. 이들은 광복군 태극기를 본뜬 케이크를 준비하고, 한 총리와 함께 오 지사 앞에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한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중에도 마주 잡은 제 손에 조금씩 힘을 실어준 걸 보면 제 마음이 전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썼다.1923년생인 오 지사는 일제강점기 중국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했고 일제에 조직망이 노출되자 만주를 탈출해 중국 안후이성의 한국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해 독립운동을 했다. 1945년 5월 국내 진공을 위한 한미합작특수훈련(OSS훈련)을 받던 도중 해방을 맞았다. 그는 해방 후 일시 귀국했으나 좌우 이념 대립으로 국내 정착을 포기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뒤 가족들에게까지 광복군이었던 사실을 숨기고 살았다고 한다. 오 지사의 두 아들은 1990년 그가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뒤에야 아버지가 독립지사임을 알게 됐다. 오 지사는 2018년 부인이 별세한 뒤 정부에 여생을 고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그해 수원보훈원에 입소했다.한 총리는 이날 보훈원에 거주하는 유공자들과 인사하면서 정부가 독립유공자의 유족에 대한 보훈원 입소 기준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는 참전유공자 본인만 보훈원에 입소가 가능한데, 정부가 유공자의 배우자까지 입소를 지원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것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청년 50명으로 구성된 한국대표단이 20일 천샤오둥(陳曉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만났다. 5년 만에 재개된 한중 청년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구성된 이번 대표단은 19일 중국을 방문했다. 전날(20일)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만난 대표단은 24일까지 5박 6일 간 베이징 및 칭하이성에서 기업 탐방, 문화체엄 등 교류활동에 참가한다.이날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천 부부장은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한중 양국은 떠날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며 “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예로부터 긴밀하게 교류해 왔으며 양국 국민 간 우호관계는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고 했다. 이어 “청년 간 상호방문과 교류를 강화하는 것은 양국 관계의 장기적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여러분이 한중 관계 발전을 지지하고 양국 우호관계 증진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가 주최하는 양국 청년교류 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2019년을 끝으로 중단됐다. 이후 올해 5월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李强)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열린 회담에서 이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외교부는 중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은 만 24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들을 지난달 공모를 통해 선발했다. 앞서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19일 대표단 발대식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외교관으로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상호 간의 문화를 존중하는 우호적인 마음으로 견문을 넓히는 탐방의 시간을 보내라”고 당부한 바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