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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월 적립식 크루즈 상품’ 등 선불식 할부거래 여행 상품은 출국 한 달 전 해약해도 위약금을 내지 않는다. 다만 사업자가 부담한 비용도 있는 만큼 낸 돈에서 15%는 빼고 돌려받을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선불식 할부계약의 해제에 따른 해약환급금 산정기준 고시’가 시행된다고 16일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여행 상품은 상조 상품과 달리 사전에 소비자가 이용일자를 지정, 변경, 취소할 수 있어 해약환급금 산정 기준을 별도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고시에 따라 이날부터 계약이 체결된 선불식 할부거래 여행상품은 여행 일자를 정했다가 취소하더라도 출발 한 달 전이면 위약금을 물지 않는다. 예컨대 360만 원짜리 선불식 여행상품에 가입하고 한 달에 3만 원씩 120개월 동안 분할 납부한 뒤 여행일자를 확정한 경우 출발 한 달 전 계약을 해제해도 위약금은 없다. 하지만 이때 사업자가 그간 부담한 관리비(5%)와 모집수당(10%)에 각각 해당하는 18만 원, 36만 원은 소비자가 내야 한다. 총 306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셈이다. 출발 하루 전 해약하면 소비자가 낸 금액의 30%를, 당일에 취소하더라도 절반까지만 위약금으로 내면 된다. 지금까지는 해약환급금 기준이 없어 여행일자를 확정한 뒤 취소하면 사업자가 특약에 따라 대금의 20∼100%를 위약금으로 부과할 수 있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올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5% 넘게 올려도 한국전력 적자는 2조6000억 원가량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선 내년 총선 전까지 추가 요금 인상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돼 한전 적자 해소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한전에 따르면 전기요금 5.3% 인상으로 올해 연간 적자는 2조6000억 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증권사들의 올해 한전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약 8조4000억 원 적자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도 연간 6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가 불가피한 셈이다. 지난해 32조7000억 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낸 한전은 올 1분기(1∼3월)에도 6조2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올 1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44조7000억 원에 달한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정책관은 연내 추가 요금 인상에 대해 “현재로선 예단하고 있지 않다”며 “글로벌 에너지 가격 동향, 이번 인상에 따른 재무 상황 개선 정도, 자구 노력 이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추가 인상을 논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봤을 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장 올해 3분기(7∼9월)에 전기·가스 요금을 올리는 게 가능하겠느냐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3, 4분기에 전기·가스 요금을 지금보다 더 올리면 연말 난방비 폭탄 이슈가 또 터질 수 있고, 총선 공천을 앞둔 시점에 당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전체 취업자가 2년 넘게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40대 취업자는 10개월째 1년 전보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질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에서만 지난달 40대 취업자가 1만 명 넘게 줄었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4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만2000명 줄었다. 올 2월(―7만7000명)까지 커졌던 감소 폭이 축소되고는 있지만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7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연령대는 40대뿐이다. 지난달 11만6000명 감소한 20대 취업자도 지난해 10월까지는 증가세였다. 전체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2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줄어든 40대 취업자의 대부분은 남성이었다. 지난달 40대 여성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만2000명 늘어난 반면 남성 취업자는 4만5000명 감소했다. 0%대 증가와 감소를 오가고 있는 여성 40대 취업자와 달리 남성 40대 취업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5만 명 넘는 감소 폭이 이어졌다. 40대 취업자가 줄어들고 있는 데는 반도체 경기 침체와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업황이 악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제조업 분야 전체 취업자는 전년보다 9만7000명 감소했다. 2020년 12월(―11만 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특히 40대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만2000명 줄었다. 올 3월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26.8%), 전자부품(―30.4%) 등이 줄며 1년 전보다 7.5%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여야가 나랏빚을 일정 비율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준칙법’ 도입 논의를 다시 시작한다. 하지만 야당이 재정준칙을 도입하려면 사회적 기업 및 협동조합 등을 지원하는 ‘사회적 경제 기본법’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입법화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예정에 없던 ‘재정준칙 참고자료’를 배포하며 여야를 압박하고 나섰다.● 소위 하루 앞두고 여야 이견 팽팽 이날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5일 경제재정소위원회를 열고 연간 재정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재위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15일 소위에서 재정준칙 도입 관련 내용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위 안건 순서상 사회적 경제 기본법은 1번에, 재정준칙 도입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가장 마지막인 40번대에 배치돼 법안 심사가 길어질 경우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여당이 재정준칙 도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나라 살림 사정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에서다.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1분기(1∼3월) 정부의 총수입은 145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조 원 감소했다. 부동산 거래 감소 등의 영향으로 1분기 국세 수입이 24조 원 줄어든 여파로 풀이된다. 올해 재정수지 적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적자(―117조 원)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재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재정 건전성이라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확장 재정이 필요한 시기가 있는데, 법으로 막게 되면 돈을 써야 할 때 못 쓴다”면서 “수용 여부를 당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재정준칙법을 사회적 경제 기본법과 연계 처리하려 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민주당이 재정준칙 도입이 시급한 걸 알고 연계 처리를 계속 주장하고 있는데, 재정준칙과 모순되는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며 연계 처리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두 법안을 반드시 연계하자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민주당 관계자는 “그동안 사회적 경제 기본법 논의가 전혀 되지 않았으니 (재정준칙법 논의 때) 검토라도 해보자는 차원”이라고 했다. ● 정부 “재정준칙, 이미 105개국에서 운영”기재부는 소위를 하루 앞두고 낸 참고자료에서 “급격한 국가채무 증가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재정준칙은 전 세계 105개국에서 운영하고 있고 33개 선진국 중에선 우리나라만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2040년 생산가능인구 1인당 국가채무는 1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코로나19로 재정준칙 적용을 면제한 독일, 프랑스 등도 올해까지 준칙을 면제한 후 내년에는 다시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정준칙 법제화로 재정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가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채 금리 안정을 통한 국가채무 이자 부담 완화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재정준칙 법제화로 복지 지출이 제약될 가능성 역시 낮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의무지출이 대부분인 복지지출은 예산 편성 시 우선 반영된다”며 “실제로 준칙을 고려해 편성된 올해 본예산은 24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에도 사회복지지출이 전년보다 5.7%(11조 원) 증가했다”고 했다.재정준칙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연간 재정적자 폭을 제한하는 것.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때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 이내로 관리. 영국, 독일 등 105개국이 운용 중.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여야가 나라빚을 일정 비율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준칙법’ 도입 논의를 다시 시작한다. 하지만 야당이 재정준칙을 도입하려면 사회적 기업 및 협동조합 등을 지원하는 ‘사회적경제 기본법’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입법화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예정에 없던 ‘재정준칙 참고자료’를 배포하며 여야를 압박하고 나섰다.● 소위 하루 앞두고 여야 이견 팽팽 이날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5일 경제재정소위원회를 열고 연간 재정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재위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15일 소위에서 재정준칙 도입 관련 내용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위 안건 순서상 사회적경제 기본법은 1번에 , 재정준칙 도입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가장 마지막인 40번대에 배치돼 법안 심사가 길어질 경우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여당이 재정준칙 도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나라 살림 사정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에서다.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1분기(1∼3월) 정부의 총수입은 145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조 원 감소했다. 부동산 거래 감소 등의 영향으로 1분기 국세 수입이 24조 원 줄어든 여파로 풀이된다. 올해 재정수지 적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적자(-117조 원)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기재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재정건전성이라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확장 재정이 필요한 시기가 있는데, 법으로 막게 되면 돈을 써야 할 때 못 쓴다”면서 “수용 여부를 당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재정준칙법을 사회적경제 기본법과 연계 처리하려 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민주당이 재정준칙 도입이 시급한 걸 알고 연계 처리를 계속 주장하고 있는데, 재정준칙과 모순되는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며 연계 처리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두 법안을 반드시 연계하자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민주당 관계자는 “그동안 사회적경제 기본법 논의가 전혀 되지 않았으니 (재정준칙법 논의 때) 검토라도 해보자는 차원”이라고 했다.● 정부 “재정준칙, 이미 105개국에서 운영” 기획재정부는 소위를 하루 앞두고 낸 참고자료에서 “급격한 국가채무 증가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재정준칙은 전 세계 105개국에서 운영하고 있고 33개 선진국 중에선 우리나라만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2040년 생산가능인구 1인당 국가채무는 1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코로나19로 재정준칙 적용을 면제한 독일, 프랑스 등도 올해까지 준칙을 면제한 후 내년에는 다시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정준칙 법제화로 재정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가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채 금리 안정을 통한 국가채무 이자 부담 완화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재정준칙 법제화로 복지 지출이 제약될 가능성 역시 낮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의무지출이 대부분인 복지지출은 예산 편성 시 우선 반영된다”며 “실제로 준칙을 고려해 편성된 올해 본예산은 24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에도 사회복지지출이 전년보다 5.7%(11조 원) 증가했다”고 했다.이상헌기자 dapaper@donga.com세종=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
올해 들어 석 달 만에 나라살림 적자가 54조 원까지 불어났다. 1분기 만에 적자 규모가 정부의 연간 전망치에 육박한 것으로 재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기획재정부가 11일 내놓은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1분기(1∼3월) 정부의 총수입은 145조4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조 원이나 감소한 수치로 부동산 거래 감소 등으로 1분기 국세 수입이 24조 원이나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 1분기 정부 지출 역시 186조8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6조7000억 원 줄었지만 수입 감소 폭이 워낙 큰 탓에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분기 41조4000억 원 적자를 나타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무려 54조 원 적자였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 전망치(58조2000억 원)의 92.8%에 육박하는 규모다. 한국 경제 성장 엔진인 수출이 꺾이면서 올해 경제성장률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한 데 이어 5월 1∼10일도 144억8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1%(16억2000만 달러) 줄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5%로 끌어내렸다.稅收 24조 줄어 올 최대 재정적자 우려… “재정준칙 법제화 시급” 나라살림 1분기에만 54조원 적자부동산 거래 줄어 소득세 7조 감소경기 둔화에 법인세 6조8000억↓KDI “경기부양 위한 지출 확대 안돼” 올해 1분기(1∼3월)에만 나라 살림 적자가 54조 원까지 불어나 올 한 해 예상 적자 규모(58조 원)의 90%를 넘겼다. 이 같은 적자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적자 폭이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적자(―117조 원)를 넘길 수 있단 관측마저 나온다.● 1분기 적자 54조 원, 올해 예상치 93% 수준 1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5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올해 3월까지 54조 원 적자로 올해 연간 전망치(58조2000억 원)의 92.8%에 달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을 뺀 것으로 실질적인 재정 현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대규모 적자는 법인세, 소득세 등 세수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3월까지 국세 수입은 87조1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4조 원 줄었다. 부동산 거래 감소 등으로 소득세가 전년 동기 대비 7조1000억 원 감소했고, 지난해 4분기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출 부진에 따라 법인세가 6조8000억 원 줄었다. 부가가치세도 5조6000억 원 감소했다. 게다가 정부의 유류세 한시 인하 정책 등으로 교통세마저도 6000억 원 줄었다. 정부는 고물가에 따른 서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21년 11월부터 휘발유, 경유 등을 대상으로 유류세를 깎아주고 있다. 반면 총지출은 1년 전보다 16조7000억 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관리재정수지는 세입에 따라 매달 오르락내리락한다. 통상 부가가치세가 들어오는 4월에는 적자 폭이 줄어든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제는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법인세가 앞으로도 덜 걷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세수 규모를 400조5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 중 법인세가 105조 원으로 26.2%를 차지한다. 하지만 1분기까지 걷힌 법인세는 24조3000억 원에 불과하다. 3월 누적 법인세가 올해와 비슷했던 2019년(22조2000억 원)에 연간 법인세가 72조2000억 원 걷힌 바 있다. 올해 목표 법인세수보다 30조 원 이상 적다. ● “역대 최대 적자 발생 가능성”이에 따라 올해 재정수지 적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적자(―117조 원) 수준을 넘어서는 비상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주요 세목인 소득세, 법인세는 경기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하반기 경기 흐름이 대폭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재정수지 적자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3월에 벌써 지난해의 절반 가까운 적자가 발생한 만큼 올해는 지난해 적자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국책연구기관도 재정 적자를 우려하며 향후 재정 지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세수 여건 악화로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나 내수와 고용 여건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임을 감안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 확대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나라살림 적자가 커지면서 정부의 재정준칙 법제화 등의 조치들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단, 재정적자를 제한하는 재정준칙 법제화는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국가 채무는 전월보다 줄었다. 3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2월보다 7조4000억 원 감소한 1053조6000억 원이었다. 국고채 만기 상환 등에 따라 국고채 상환액(24조8000억 원)이 발행액(17조8000억 원)을 넘어서 전달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0조2000억 원 증가했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5월에도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올 들어 쌓인 무역적자가 300억 달러에 육박하며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의 60%를 넘어섰다. 국책연구기관은 올 상반기(1∼6월) 한국 경제가 0.9%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세인데, 이달 들어서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 수출의 양대 축이었던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영향이 컸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29.4% 줄었고,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14.7% 감소했다. 수입도 5.7% 줄었지만 수출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무역수지는 41억69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무역적자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쌓인 무역적자는 294억1200만 달러다. 이는 역대 최대 적자를 냈던 지난해 적자 폭(477억8500만 달러)의 61.6%에 달하는 규모다. 수출 부진이 길어지면서 연간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약 2.0%)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을 0.9%로 제시했다. 올 2월 내놨던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5%로 3개월 전보다 0.3%포인트 낮춰 잡았다. 정부와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1.6%)보다 낮지만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와는 같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 경기가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이 심각하게 부진한 상황”이라며 “하반기(7∼12월)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속도도 2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고 말했다. KDI는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한국 경제 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곡물 및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거나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 지속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에 성장세는 더욱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은 27만 명으로 당초 전망보다 17만 명 더 늘려 잡았다. 서비스업 부문의 취업자 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로 예상했다.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올해 배럴당 76달러 안팎을 보일 것으로 봤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4월 제조업 일자리 수가 2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1분기(1∼3월) 경상수지도 11년 만에 분기 기준 적자를 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의 업황이 나빠지고, 전반적인 고용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4000명 늘었다. 하지만 임금과 고용 안정성이 높은 제조업 분야 취업자 수는 9만7000명(―2.1%) 줄어 2020년 12월(―11만 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부품·컴퓨터 등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며 “이들 산업은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취업자 수에 계속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 부진은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148억8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193억4000만 달러 급감했다. 분기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건 남유럽 재정 위기 영향으로 대유럽 수출이 악화됐던 2012년 1분기(―12억9200만 달러) 이후 11년 만이다. 적자 폭은 2006년 1분기(―49억5000만 달러) 이후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약세가 장기적인 일자리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조업은 청년층 비중이 높고 다른 산업에 비해 근로 조건이 좋은 업종”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특수를 누린 제조업이 최근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면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쉬었다’는 청년 41만명… 4월 취업자 26개월만에 최대 감소 4월 전체 취업자 35만명 늘었지만60세이상 빼면 8만8000명 감소청년취업자 13만7000명 줄어“제조업 살아나야 고용의 질 회복” 지난달 전체 일자리 수는 늘었지만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를 빼면 취업자 수는 오히려 9만 명 가까이 줄었다. 특히 청년층(15∼29세)과 ‘경제의 허리’ 격인 40대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져 고용의 질이 나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나온 통계청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4000명(1.3%) 늘었지만, 60세 이상 고령층 증가분(44만2000명)을 빼면 8만8000명 줄었다. ● 고령층 일자리 증가 폭, 정부 출범 전보다 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임금을 주는 직접 일자리 축소 방침을 밝혔다. 그 대신 민간 일자리 지원을 늘리려 했다. 직접 일자리는 주로 고령층의 임시직을 늘릴 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2023년 직접 일자리 예산을 약 1000억 원 줄이고, 규모도 98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7000명 축소하려고 했다. 하지만 올해 고용 한파가 예상되면서 직접 일자리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 결과는 4월 일자리 통계에 그대로 반영됐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통계 작성 이래 4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령층의 경우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비숙련·임시직 취업이 주로 늘고 있다”며 “취업자가 늘어남에도 노인 빈곤율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고 했다. 청년층과 40대 일자리가 줄어든 점도 악재다. 지난달 청년층 일자리는 13만7000명 줄어 6개월 연속, 40대 취업자는 2만2000명 줄어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는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다만 청년층 일자리가 감소하는 데에는 인구 감소 영향도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청년층 인구가 8만5000명 줄어든 점과 지난해 4월 청년층 취업자 수가 대폭 증가했던 기저효과 등이 작용해 청년층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하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면서 이유 없이 쉰 청년은 지난달에도 40만 명이 넘었다. 지난달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쉬었다’고 응답한 15∼29세 청년은 41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8.9%(3만4000명) 늘어난 규모다. 올 들어 청년 ‘쉬었음’ 인구는 매달 40만 명을 넘고 있다.● “정부, 산업 정책 경쟁 나서 제조업 살려야” 전문가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이 살아나야 고용의 질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조업의 월평균 임금은 524만 원으로 전체 평균인 443만 원보다 18.3% 높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 제조업을 살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업에 대한 정부 투자를 해외 선진국과의 산업 정책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법 등이 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규제 개혁, 세제 혜택 등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한국과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해 별도의 장비 반입 기준을 마련하되 중국 기술 발전에 따라 이 기준을 상향 조정하기로 의견을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일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장비의 중국 반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한국 기업에 대해선 올 10월까지 규제를 1년 유예한 상태다. 한미 당국이 이 같은 방향으로 규제 개선 조치를 마련할 경우 10월 종료되는 두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가 더 길게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공장도 질적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게 돼 사업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규제 상향 조정에 “한미 이견 거의 없어” 미 상무부는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에 별도의 장비 반입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한국에 전달한 것으로 9일(현지 시간) 알려졌다.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를 1년 단순 연장하는 대신 이같이 방향을 튼 것이다. 이 경우 특정 기술 수준 이상의 장비는 중국 반입이 규제되지만 이 기준 이하 장비 반입은 상무부의 별도 심사 없이 들일 수 있게 된다. 특히 한미 당국은 중국 반도체 기술의 발전 속도에 따라 국내 기업에 적용될 반도체 장비 반입 기준을 추후 상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산업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 적용될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기준이 중국 반도체 산업 상황에 따라 변동될 필요성이 있다는 데 이견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기업에 적용될 별도 기준은 한미 당국이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별도 기준을 비롯한 구체적인 사안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 등 기존 반도체 공급망을 교란시키는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1년 유예 연장을 넘어 다년 유예 등 국내 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조치를 미국에 요구해 왔다. 산업부 관계자는 10일 “(규제 유예가 종료되는) 10월 이후 갑자기 장비 공급이 안 되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미국 측도 반도체 공급망에 최대한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9일 기자간담회에서 “미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은 중국에 있는 우리 반도체 기업 경영과 관련된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기술 업그레이드나 제한적인 범위에서 우리 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미 측의 초안 마련 과정에서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10월 후에도 상당 기간 연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규제 유예 장기 연장은 물론 국내 반도체 기업의 기술 업그레이드 가능성을 열어놓는 데도 긍정적으로 전망한 것이다.● 韓 반도체 불확실성 해소 기대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한미가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장기 유예에 합의하면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일단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아직 구체적인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실제 시행이 되면 불확실성이 사라질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중국에서 공장을 빼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상황에서 최대한 공장 가동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반도체 공정의 수많은 장비 상당수를 미국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성사되면 중국 공장의 기술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라인을 대폭 확장하진 못하더라도 계속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반입 규제 기준을 두고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16㎚(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로직칩, 18㎚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장비를 중국에 판매할 경우 별도 허가를 받도록 했다. 국내 기업에 대한 별도 기준은 이보다 높은 한도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우리나라의 연간 반도체 수출 물량이 10% 줄면 국내총생산(GDP)은 0.78% 감소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내놓은 연구보고서 ‘최근 반도체 경기 흐름과 거시경제적 영향’에서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컴퓨터와 모바일기기의 교체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2∼3분기 반도체 경기 저점에 근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경기가 조만간 저점을 찍고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해당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 물량이 연간 10% 감소하면 GDP는 0.78%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수출 물량은 그대로이지만 연간 반도체 수출 가격이 20% 하락하는 경우 GDP는 0.1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출 물량이 10% 감소하고 가격까지 20% 하락하면 GDP는 총 0.93%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올 1분기(1∼3월) 반도체 수출 물량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한 바 있다. 반도체 수출 가격 역시 1분기 기준 전년 동기보다 32.2% 떨어졌다. 한편 자본집약적인 특성을 지닌 반도체 산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1명으로 전체 산업(10.1명)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앞으로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도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셈이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며 반도체 산업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크게 노출돼 있다”며 “산업, 통상, 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해 관련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한국과 미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해 별도의 장비 반입 기준을 마련하되 중국 기술 발전에 따라 이 기준을 상향 조정하기로 의견을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장비에 대해 중국 반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되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해 규제 적용을 올 10월까지 1년 유예한 상태다. 한미 당국이 이 같은 방향으로 규제 개선 조치를 마련할 경우 10월 종료되는 두 기업 중국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가 더 길게 연장되고, 공장도 질적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게 되는 등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규제 상향 조정 “한미 이견 거의 없어” 미 상무부는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를 1년 단순 연장하는 대신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에는 별도의 장비 반입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한국에 전달한 것으로 9일(현지 시간) 알려졌다. 특정 기술 수준 이상의 첨단 반도체 장비는 중국 반입이 규제되지만 이 기준 이하 장비 반입은 상무부의 별도 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한미 당국은 중국 반도체 기술의 발전 속도에 따라 국내 기업에 적용될 반도체 장비 반입 기준을 추후 상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산업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 적용될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기준이 중국 반도체 산업 상황에 따라 변동될 필요성이 있다는 데 이견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기업에 적용될 별도 기준은 한미 당국이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별도 기준을 비롯한 구체적인 사안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 등 기존 반도체 공급망을 교란시키는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1년 유예 연장을 넘어 다년 유예 등 국내 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조치를 미국에 요구해왔다. 산업부 관계자는 10일 “(규제 유예가 종료되는) 10월 이후 갑자기 장비 공급이 안 되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미국 측도 반도체 공급망에 최대한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9일 기자간담회에서 “미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은 중국에 있는 우리 반도체 기업 경영과 관련된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기술 업그레이드나 제한적인 범위에서 우리 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미 측의 초안 마련 과정에서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10월 후에도 상당 기간 연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규제 유예 장기 연장은 물론 국내 반도체 기업의 기술 업그레이드 가능성을 열어놓는 데도 긍정적으로 전망한 것이다.● 韓 반도체 불확실성 해소 기대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한미가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장기 유예에 합의하면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일단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아직 구체적인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실제 시행이 되면 불확실성이 사라질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과거 최악의 경우 중국에서 공장을 빼야 하는 상황까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최대한 공장 가동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반도체 공정의 수많은 장비 상당수를 미국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중국 공장의 기술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신규 라인을 대폭 확장하진 못하더라도 계속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기준를 두고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에 16㎚(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로직칩, 18㎚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장비를 중국에 판매할 경우 별도 허가를 받도록 했다. 국내 기업에 대한 별도 기준은 이보다 높은 한도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세종=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
직장인 김모 씨(36)는 약 두 달 전 서울 서대문구에 무인 카페를 차렸다. 프랜차이즈라 본사에서 컨설팅까지 해줘 큰 품을 들이지 않고 창업했다. 퇴근 전후 살펴보면 돼 본업에도 지장이 없다. 김 씨는 “신경을 덜 쓰면서도 월급 이외에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무인 카페를 선택했다”며 “커피는 워낙 수요가 많다 보니 주변에 카페가 많아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커피음료점을 운영하는 사업자 5명 중 2명은 20,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동산중개업은 50, 60대 사장이 70%에 육박했다. 연령에 따라 사업 업종도 뚜렷하게 나뉘는 것이다. 최근 4년간 병원과 의원 중에선 신경정신과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80% 늘어난 커피음료점9일 국세청이 발표한 ‘2018∼2022년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커피음료점을 운영하는 30대 이하 사업자 수는 3만8707명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41.5%에 달하는 규모다. 커피음료점을 운영하는 50대와 60대 이상 사업자는 각각 21.3%, 12.0%에 그쳤다. 커피음료점은 4년 만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전체 커피음료점 사업자는 9만3069명으로 2018년 말보다 80% 늘었다. 100대 생활업종 가운데 통신판매업(148.4%), 펜션·게스트하우스(115.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 폭이다. 지속적인 커피 선호 현상, 카페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문화와 낮은 진입장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커피음료점의 평균 사업 존속 연수는 3년 1개월에 불과했다. 50, 60대 사업자의 비중이 높은 업종은 부동산중개업이었다. 지난해 말 부동산중개업을 운영하는 50대 사업자는 5만7227명으로 전체의 38.8%를 차지했다. 60대 이상 사업자도 4만5224명으로 30%가 넘었다. 50대와 60대 이상 사업자만 전체의 69.5%에 달한다. 30대 이하 사업자는 9.4%에 불과했다. 40대 사업자는 교습학원(44.6%)에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간이주점, 호프전문점 4년 전보다 ↓ 병·의원에선 시대 흐름이 크게 반영됐다. 2018년 말 1630개였던 신경정신과 의원은 지난해 말 2102개로 29%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울감이 컸던 데다 사회적 인식도 달라지면서 정신과를 찾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출산이 지속되면서 산부인과 의원과 내과·소아과 의원은 4%대 증가율에 그쳤다. 한방병원 및 한의원은 1만4662개에서 1만5159개로 3.4% 늘어나며 병·의원 가운데 가장 적은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간이주점은 100대 생활업종 중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지난해 말 간이주점은 1만441개로 4년 전보다 33.8% 감소했다. 호프전문점도 25.7% 줄어 그 뒤를 이었다. 직장 회식 문화가 달라지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집합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가 이어진 영향이 컸다. 숙박 업종에서도 트렌드의 변화가 확실하게 드러났다. 여관과 모텔은 지난해 말 1만8818개로 4년 전보다 11.8% 줄었지만 펜션·게스트하우스는 2만3957개로 115.2% 증가했다.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독채 펜션, 풀빌라와 같은 안전하고 개인적인 숙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펜션·게스트하우스가 4년 새 2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낮아졌지만 전년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 수는 오히려 1년 전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오름폭보다 4%포인트 가까이 높아 3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올 1월부터 세계 설탕 가격이 약 28% 뛰며 설탕값이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까지 밀어 올리는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물가 품목 83.8%가 값 올라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상품과 서비스 품목 총 458개 가운데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 수는 384개였다. 전체의 83.8%에 달하는 규모다. 전년보다 가격이 하락한 품목 수는 55개에 불과했다. 담배 등 나머지 19개 품목은 가격 변동이 없었다. 반면 지난해 4월에는 전체 품목 중 363개(79.3%)의 가격이 전년보다 올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오르며 지난해 2월(3.7%)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4.8% 물가 상승률을 보였던 지난해 4월보다도 가격이 오른 품목 수가 많은 것이다. 물가 오름폭은 꺾였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외식과 가공식품들의 가격 상승 폭은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달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7.6% 올라 전체 물가보다 3.9%포인트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 이는 1992년 5월(5.0%포인트) 이후 30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격차다. 외식물가 자체도 2022년 5월(7.4%) 이후 1년째 7%가 넘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7% 넘는 상승률이 1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은 1988년 4월∼199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곡물 등 원재료 가격의 상승이 시차를 두고 가격에 반영되는 데다 최근 대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수요도 점차 회복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밀가루, 초콜릿 등 가공식품들도 7.9% 뛰며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4.2%포인트 컸다.● 설탕값 상승에 슈거플레이션 우려↑ 먹거리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과자와 빵, 아이스크림 등에 들어가는 설탕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 4월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149.4로 2011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올 1월과 비교하면 27.9% 올랐다. 국제적으로 공급량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설탕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수입 단가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탕 가격 상승이 본격적으로 국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외식물가 역시 오름세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미 지난달 빵(11.3%), 스낵과자(11.1%), 아이스크림(10.5%) 등은 10% 넘는 상승 폭을 보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생활에 밀접한 카페, 제과점 등에서 설탕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설탕값이 오르면 소비자들의 물가 상승 체감이 상당할 것”이라며 “식품업계는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대체 당(糖)을 활용하는 등 설탕값이 오르더라도 제품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농산물, 석유류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여전히 4%대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올랐다. 3%대 물가는 지난해 2월(3.7%) 이후 처음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다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올 2월부터는 매달 오름 폭이 0.4∼0.6%포인트씩 줄어들고 있다. 물가가 꺾인 데는 석유류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컸다. 석유류는 전년보다 16.4% 떨어지며 2020년 5월(―18.7%)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휘발유와 경유는 각각 17.0%, 19.2% 내렸고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는 15.2% 하락했다. 축산물 가격도 1.1% 하락해 3개월째 내림세였다. 반면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6% 올랐다. 외식 품목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가격은 5.0% 올라 2003년 11월(5.0%) 이후 19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보험서비스료(17.6%), 목욕료(13.7%), 호텔숙박료(13.5%), 세탁료(11.9%) 등이 포함된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근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소비자물가에 비해 더딘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를 웃도는 오름세가 연중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세금은 많이 걷혀도, 덜 걷혀도 골칫거리다. 올해는 정부가 짠 예산보다 세수가 부족해 난리다. 이미 법인세는 올해 정부 예상 세수를 채우지 못할 게 확실해졌다. 법인세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오는데, 올 3월에 걷힌 세수는 20조9000억 원이었다. 정부가 올해 예산을 짤 때 잡았던 법인세수의 20%에 불과하다. 지난해 3월에는 한 달 새 예상 법인세수의 36%가 걷혔다. 정부가 예측한 시점보다 경기 둔화가 빨리 시작되면서 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든 탓이다. ‘세수 펑크’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남은 9개월 동안 지난해와 똑같이 모든 세금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올해 정부가 예상했던 국세 수입보다 28조 원 넘게 모자란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국세 수입의 20.6%를 차지한 부가가치세는 전년 수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경기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1∼3월 부가가치세는 벌써 1년 전보다 25.4% 줄었다.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지 않으면 양도소득세도 전년보다 감소할 수밖에 없다. 세수 부족분이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2년 전에는 많이 걷혀서 문제였다. 2021년 1년 동안 국세는 당초 정부 예상보다 61조 원 넘게 더 걷혔다. 세수 추계 오차율이 21.7%에 달해 역대 최대였다. 홍남기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수 추계를 잘못한 데 대해 여러 번 사과하며 개선책을 내놔야 했다. 지난해에도 국세 수입은 정부가 짠 예산보다 약 52조 원 더 많았다.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며 초과세수 예상분을 반영해 오차를 줄였지만 본예산 기준으로 오차율은 15%가 넘었다. 나라 살림은 세수 추계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쓰는 돈의 원천인 국세 수입 규모를 추정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실제 걷힌 세금이 예상보다 적으면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거나 계획된 사업을 축소, 폐지해야 할 수 있다. 반대로 초과세수가 발생하는 상황에선 불필요한 국채 발행으로 안 내도 될 이자를 내는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몇몇 변수를 활용한 계산인 만큼 세수 추계에서 오차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큰 세수 추계 오차율이 되풀이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세수 오차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9년 전인 2014년에도 “최근처럼 지나치게 세수 오차가 커질 경우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수 있다”며 추계 모형 개선을 정책 과제로 꼽았다. 기재부는 2016년부터 3년간 9% 안팎의 오차율이 이어지자 2019년 세수 추계 시스템 개선 방안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세수 추계를 다시 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해 기재부 세수 추계 운영 실태를 감사한 감사원은 “내외부 전문가 검증을 통해 추계 모형의 정합성과 예측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국회를 비롯한 외부에 추계에 활용한 거시경제 변수만 공개할 뿐 추계 방식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 외부 검증 절차가 없었다는 것이다. 추계 방식도 아닌 결과조차 내부적으로만 보겠다는 기재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큰 폭의 세수 오차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박희창 경제부 기자 ramblas@donga.com}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2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에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대면 개최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5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이번 연차총회에는 ADB 회원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 최대 5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ADB는 현재까지 등록한 참석자 수에 비춰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도약하는 아시아-회복, 연대, 개혁’을 주제로 열리는 총회에선 개회식을 비롯해 70여 개의 행사가 열린다. 빈곤 퇴치에 대한 연구로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참석해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대담을 나눈다.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3(한중일)’ 재무장관 회의도 2일 열린다. 한국에서 ADB 연차총회가 열리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한국의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며 역내 기여를 홍보하고 아시아의 미래 어젠다를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는 한국이 ADB의 도움을 받던 수혜국 지위를 졸업한 지 3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올 들어 3월까지 국세가 1년 전보다 24조 원 덜 걷혔다.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법인세만 7조 원 가까이 줄었다. 올 들어 사상 최대 세수 감소 폭이 이어지며 대규모 ‘세수 펑크’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3월 국세 수입은 87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4조 원(21.6%) 줄어든 규모다. 1∼3월 세수 감소 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세수 진도율도 21.7%로 2000년 이후 가장 낮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4%포인트 낮고, 최근 5년 평균 진도율(26.4%)에도 못 미친다. 세수 진도율은 전체 예상 세수 가운데 실제로 걷힌 세금의 비율을 뜻한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기업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세수가 크게 줄었다.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면서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를 중심으로 소득세가 지난해보다 7조1000억 원 덜 걷혔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10∼12월)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출 부진으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줄면서 법인세는 6조8000억 원 감소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 예상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세수 결손’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추세라면 20조 원 가까운 세수 결손이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정부는 경기가 소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5, 6월부터는 세수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속되는 세수 부진에 정부는 올해 세수를 다시 추계하기로 했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상황이 상당히 녹록지 않으니 내부적으로 재추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수 펑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의 부채도 1년 새 15% 늘며 사상 최대로 불었다. 이날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344곳의 부채는 670조 원으로 1년 전보다 87조6000억 원(15%)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지난해 한국전력공사가 24조 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전체 공공기관은 13조6000억 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공공기관들이 적자를 낸 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수출-부동산 부진에 법인-양도세 12조 줄어… 세수 펑크 우려 올해 석달간 24조원 세금 덜 걷혀3월 법인세, 1년전보다 6조 감소… 부동산 양도소득세도 5조 줄어“세수 재추계”… 추경엔 선그어종부세 공정가액비율 조정 주목 지난달 걷힌 법인세가 1년 전보다 6조 원 넘게 감소하면서 올해 정부가 예상했던 법인세수는 채우지 못할 것이 확실해졌다.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관련 세금도 5조 원 넘게 줄며 올 1분기(1∼3월) 세수는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세수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정부 “법인세, 예상만큼 못 걷어” 2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걷힌 법인세는 20조9000억 원이었다. 1년 전보다 6조1000억 원(22.6%) 줄어든 규모다. 법인세는 전년도 실적을 토대로 3월(12월 결산 법인 기준)에 신고한다. 3월부터 법인세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법인세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올해 예산을 짤 때 예상한 법인세수(105조 원)의 20%에 그친다.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69% 급감했고, SK하이닉스는 1조9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들 기업은 전체 법인세수의 약 20%를 차지한다. 정부 관계자는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중견기업들의 상황도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세는 대부분 분납을 하는 만큼 4, 5월에도 더 들어오지만 예상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세수 결손’이 확실시된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지난해 예상한 시점보다 경기가 빨리 둔화되기 시작했다”며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 성장세가 크게 꺾여 법인세를 105조 원까지 걷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양도소득세 5조1000억 원 ↓ 1∼3월 세수는 법인세뿐만 아니라 교육세와 주세를 제외한 모든 세목에서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보였다.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면서 양도소득세는 5조1000억 원 줄었다. 올 1월 주택과 토지 매매량은 1년 전보다 각각 38.2%, 43.7% 감소했다. 양도소득세를 포함한 전체 소득세는 7조1000억 원(20.1%) 줄었다. 증권거래세도 3월까지 1조2000억 원이 걷혀 지난해(2조 원)의 60% 수준에 그쳤다. 가파른 금리 인상 등으로 주식 시장 침체가 이어진 영향이 컸다. 경기가 둔화되면서 부가가치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6000억 원 덜 걷혔다. 올 들어서도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계속되면서 교통세는 1년 전보다 6000억 원 감소했다. 1분기 내내 이어진 세수 부진에도 정부는 부족한 세수를 메꾸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선 아직까지 선을 그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을 논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시점”이라며 “지금은 기존 예산을 잘 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세수 재추계 역시 추경을 위한 작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세수 부족으로 종합부동산세에 매기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60%인 비율을 80%로 상향하면 종부세수 감소 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전국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약 19% 하락하면서 비율을 그대로 유지하면 큰 폭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정부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 6월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세수 부족으로 정부 재정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재정적자를 제한하는 재정준칙 법제화는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지난해 종합소득이 있는 이들은 다음 달 말까지 종합소득세와 개인지방소득세를 내야 한다. 배달 라이더, 대리운전 기사 등 400만 명이 소득세 8230억 원을 돌려받는다. 국세청은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안내문을 다음 달 8일까지 모바일 또는 서면으로 발송한다고 27일 밝혔다. 올해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자는 전년보다 18% 늘어난 1180만 명이다. 안내문을 받은 이들은 다음 달 1일부터 홈택스(PC)나 손택스(모바일 앱) 등을 통해 세무서 방문 없이 신고하면 된다. 국세청에서 납부·환급 세액을 미리 계산해 제공하는 모두채움 서비스 대상자는 640만 명으로 확대된다. 배달 라이더를 비롯한 인적용역 소득자에게는 총 8230억 원을 환급해준다. 인적용역 소득자는 급여를 받을 때 수입액의 3.3%가 원천 징수된다. 이렇게 미리 낸 소득세가 실제 신고 결과 올해 납부할 세액보다 많으면 세금을 돌려준다. 환급 대상자들은 자동응답방식(ARS) 전화(1544-9944) 한 통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또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나 산불로 피해를 본 이들에게는 종합소득세 납부 기한을 8월 31일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 연장 신청은 따로 하지 않아도 되지만 종합소득세 신고는 5월 안에 해야 한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올 2월 출생아 수가 2만 명 밑으로 떨어지며 역대 2월 중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추세가 지속되면서 인구는 40개월째 자연 감소했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2월 출생아 수는 1만9939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7%(766명) 줄어든 규모로,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2월 기준으로 가장 적다. 매달 태어나는 아기 수는 2015년 12월부터 87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다. 사망자 수는 2만7390명으로 전년보다 6.5%(1905명) 감소했다. 사망자가 1년 전보다 줄어든 건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2월(2만2918명)보다는 여전히 많다. 사망자가 출생아를 웃돌면서 인구는 7452명 자연 감소했다. 지난해 2월(―8590명)에 이어 역대 2월 중 두 번째로 큰 인구 자연 감소 폭이다. 인구 자연 감소는 2019년 11월(―1685명)부터 4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경기와 세종, 대전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올 2월 혼인 건수는 1만7846건으로 1년 전보다 16.6%(2541건) 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등의 영향으로 혼인 건수는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이르면 올해 말부터 종합부동산세 납부 유예나 수정 요구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국세청은 종부세와 상속·증여세 납부 유예를 위한 전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납부 유예를 신청하고 승인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만 60세 이상 1주택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주택을 팔거나 상속, 증여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미룰 수 있다. 또 올해부턴 중소기업이 가업을 승계하는 경우 상속인이나 수증자가 양도, 상속, 증여하는 시점까지 상속·증여세 납부를 유예해준다. 현재는 납부 유예를 신청하려면 직접 세무서를 방문해야 한다. 국세청은 종부세 경정청구 처리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경정청구는 납세자가 신고·납부한 세액이 너무 많거나 돌려받은 세금이 너무 적다고 판단했을 때 세금을 돌려달라고 관할 세무서장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2021년 종부세 경정청구는 1년 전보다 79.1% 늘어난 1481건이었다. 이 가운데 48.6%를 차지하는 720건이 인용돼 납세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국세청은 이들 시스템의 올 12월 개통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