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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의원(하원)이 9일 해산됐다. 일본 정부는 이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가 주재한 임시 각의(국무회의)에서 중의원 해산을 결정했다. 일본에서 국회 해산은 총리 전권 사항이다. 보통 총리가 여당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될 때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치른다. 나루히토(徳仁) 일왕이 중의원 해산 조서에 서명했고, 오후 임시국회에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중의원 의장이 조서를 읽으면서 해산이 선포됐다. 해산 직후 국회의원들은 일본 국회 관례에 따라 만세 삼창을 한 뒤 본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일본에서는 27일 총선 투개표를 치른다. 집권 자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유지할 지가 관건이다. 자민당이 선전하면 당내 기반이 약한 이시바 총리가 입지를 다질 수 있지만, 부진할 경우 취임하자마자 위기에 몰릴 수 있다. 이번에 해산된 중의원에서 자민당은 전체 465석 중 258석(55.5%)을 보유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1일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사진) 일본 총리가 4일 첫 국회 연설을 갖고 “현 전략 환경에서 한일이 긴밀히 제휴해 나가는 것은 쌍방의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며 한일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새 총리가 국회에서의 ‘소신 표명 연설’을 통해 향후 정책 방향을 공개하는 것이 관례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한일 간에는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내년에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쌓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의 협력을 더욱 공고하고 폭넓게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또 “한미일이 한층 긴밀하게 제휴해 나가겠다”며 3국 간 안보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기시다 전 총리는 2021년 취임 첫 국회 연설에서 당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등을 의식하며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서도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시바 총리는 북한 의제에 관해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며 전례 없는 빈도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반복하고 있다. 미국을 사정권에 두는 장사정 미사일 개발도 추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일본뿐 아니라 지역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납치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납치 피해자와 그 가족이 고령화하는 가운데 시간적 제약이 있는 납치 문제는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인도적 문제이자 국가 주권 침해”라며 “모든 납북자가 하루빨리 귀국하고 북한과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강한 결의를 갖고 총력을 기울여 임하겠다”고 했다. 이시바 총리는 임시 국회가 끝나는 9일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같은 달 27일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4일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에서 “현 전략 환경에서 한일이 긴밀히 제휴해 나가는 것은 쌍방의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며 한일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을 밝히는 ‘소신 표명 연설’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한일 간에는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내년에 국교 정상회 60주년을 맞이한다”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 한일 양국의 협력을 더욱 공고하고 폭넓게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한미일이 한층 긴밀하게 제휴해 나가겠다”며 한미일 안보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기시다 전 총리는 3년 전 취임 첫 국회 연설에서 당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등을 의식하며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서도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요구했다.이시바 총리는 북한 핵 미사일 문제에 대해 “북한은 핵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며 전례 없는 빈도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반복하고 있고 미국을 사정권에 두는 장사정 미사일 개발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일본뿐 아니라 지역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납북자 문제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납치 피해자와 그 가족이 고령화하는 가운데 시간적 제약이 있는 납치 문제는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인도적 문제이자 국가 주권 침해이며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모든 납북자가 하루빨리 귀국하고 북한과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이 강한 결의를 갖고 총력을 기울여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사진) 일본 총리가 취임 직후 일본 주요 언론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50% 전후의 지지율을 얻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의 퇴임 직전 지지율보다 2배가량으로 높았지만, 2000년대 취임한 일본 총리 중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에선 이시바 총리의 첫 내각 인선에서 집권 자민당 보수 강경파가 대거 배제되자 보수층의 지지도가 다소 낮아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일 주둔군 지위 협정 개정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 등 민감한 안보 이슈들이 주목받으며 이시바 정권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27일 진행되는 총선 결과가 이시바 정권의 향후 안정적인 운영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출범 내각 중 낮은 지지율 3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46%로 기시다 전 총리 마지막 지지율 23%보다 2배 높았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선 이시바 총리 지지율이 51%로 기시다 총리 퇴임 직전 지지율(25%)보다 갑절 이상 높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여론조사에서도 51%로, 조사 기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일본 내각이 발족한 직후의 지지율치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아사히신문은 “2000년대 출범한 일본 정권 중 기시다 총리 취임 직후(45%) 이후 2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심지어 닛케이 여론조사만 따지면 2000년대에 들어 가장 낮았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 취임 때(2008년 53%)보다도 낮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권 자민당은 ‘총리 교체 효과’로 내각 지지율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여야 간 정권 교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선거 결과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올 경우 갓 출범한 이시바 정권의 동력이 크게 약해질 수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자민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신뢰 회복을 위해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지율이 50%를 넘어 정부 여당은 안도하고 있지만, 새 내각 효과는 제한적이라 27일 총선에 대한 경계감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판 나토’ 신중한 자세 여론조사 결과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이시바 정권 각료들은 급진적으로 비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신중한 자세로 대처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의 대표 공약 중 하나였던 ‘아시아판 나토’에 대해서도 한 걸음 물러서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우려하는 한국, 자국 견제 움직임에 거부감이 강한 중국 등의 반발이 거세지면 이시바 총리의 구상이 동아시아 정세를 악화시키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외상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대해 “미래의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을 들여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즉시 상호 간에 방위 의무를 지우는 듯한 기구를 아시아에 설립하긴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해외 정상 중 처음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할 때 자신의 지론으로 밝혀 왔던 미일 주둔군 지위 협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줄곧 미일 주둔군 지위 협정이 불평등하다는 점을 지적해 왔지만, 미국이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미일 갈등 요인으로 부각될 경우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4일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에서 한국과의 협력 공고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전 총리가 쌓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일 협력을 한층 더 공고히 할 것이라는 내용을 연설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자국 기준금리에 대해 “금리를 올릴 환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치자 이날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 상승한(엔화 가치 하락) 달러당 146.56엔에 거래됐다. 장 중 한때 147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전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와 접견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추가 금리 인상을 할 환경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가 금리 인상에 부정적 견해를 밝히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시바 총리 발언 이후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1일 총리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도 “금융 완화의 기본적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새로운 정권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당초 일본에선 이시바 총리가 금융 완화를 기조로 하는 ‘아베노믹스’에 부정적 견해를 밝히면서 금리 인상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선 금융소득 과세를 강화할 뜻을 드러내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로 인해 이시바가 총리로 선출된 직후인 지난달 30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4.8% 급락하는 등 금융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중의원(하원) 해산 이후 이달 27일 총선을 치러야 하는 이시바 총리로서는 시장 참가자들이 좋지 않게 보는 금리 인상이나 과세 강화에 보다 신중하게 나설 생각을 내비친 셈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취임 직후 일본 주요 언론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50% 전후의 지지율을 얻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의 퇴임 직전 지지율보다 2배가량으로 높았지만, 2000년대 취임한 일본 총리 중엔 가장 낮은 수준이다.일본에선 이시바 총리의 첫 내각 인선에서 집권 자민당 보수 강경파가 대거 배제되자 보수층의 지지도가 다소 낮아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일 지위 협정 개정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 등 민감한 안보 이슈들이 주목받으며 이시바 정권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27일 진행되는 총선 결과가 이시바 정권의 향후 안정적인 운영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출범 내각 중 낮은 지지율3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46%로 기시다 전 총리 마지막 지지율 23%보다 2배 높았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선 이시바 총리 지지율이 51%로 기시다 총리 퇴임 직전 지지율(25%)보다 갑절 이상 높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여론조사에서도 51%로, 조사 기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을 나타내고 있다.이는 일본 내각이 발족한 직후의 지지율치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아사히신문은 “2000년대 출범한 일본 정권 중 기시다 총리 취임 직후(45%) 이후 2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심지어 닛케이 여론조사만 따지면 2000년대에 들어 가장 낮았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 취임 때(2008년 53%)보다도 낮은 최저치를 기록했다.집권 자민당은 ‘총리 교체 효과’로 내각 지지율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여야 간 정권 교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선거 결과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올 경우 갓 출범한 이시바 정권의 동력이 크게 약해질 수 있다.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자민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신뢰 회복을 위해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지율이 50%를 넘어 정부 여당은 안도하고 있지만, 새 내각 효과는 제한적이라 27일 총선에 대한 경계감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판 나토’ 신중한 자세여론조사 결과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이시바 정권 각료들은 급진적으로 비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신중한 자세로 대처하고 있다.이시바 총리의 대표 공약 중 하나였던 ‘아시아판 나토’에 대해서도 한 걸음 물러서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우려하는 한국, 자국 견제 움직임에 거부감이 강한 중국 등의 반발이 거세지면 이시바 총리의 구상이 동아시아 정세를 악화시키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외상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대해 “미래의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을 들여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즉시 상호 간에 방위 의무를 지우는 듯한 기구를 아시아에 설립하긴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이시바 총리는 해외 정상 중 처음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할 때 자신의 지론으로 밝혀 왔던 미일 지위 협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줄곧 미일 지위 협정이 불평등하다는 점을 지적해 왔지만, 미국이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미일 갈등 요인으로 부각될 경우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한편 이시바 총리는 4일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에서 한국과의 협력 공고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전 총리가 쌓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일 협력을 한층 더 공고히 할 것이라는 내용을 연설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사진) 신임 일본 총리와 나눈 첫 한일 정상 간 통화에서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일 양국과 한미일이 단합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뜻을 모았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번 통화는 이시바 총리가 1일 공식 취임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15분부터 15분간 이시바 총리와 통화하며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네고 “한일 양국이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이자 파트너인 만큼, 앞으로도 양 정상이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력을 증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한일 양국의 긴밀한 협력은 필수적으로, 한일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면서 윤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밝혔다. 두 정상은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내년에 한일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계속 발굴하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또 일본인 납치 피해자와 한국인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 등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셔틀 외교를 지속하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만나 양국 관계를 비롯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해 나가기로 했다. 이시바 총리는 윤 대통령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한미일 협력을 강화할 뜻을 전했다. 미일 정상은 양국 정상회담과 함께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신임 일본 외상은 이날 취임 뒤 첫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정권 각료들이 한국 편을 들어 자민당 일부가 불만이라는 질문에 “혐한, 혐중을 해서는 일본 외교는 이뤄지지 않는다”며 “현안을 해결 극복하고 미래 지향적이고 건설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는 게 양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와야 외상은 “한일 관계에는 한때 어려운 과제도 많았지만,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사이에서 극적으로 회복됐다”며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으로 양국 관계를 견고하고 폭넓게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2018년 방위상이었던 그는 재임 시 발생했던 일본 자위대 초계기 위협-레이더 사건을 언급하며 “그것을 극복하고 한일 방위 교류, 협력을 할 수 있게 됐다”며 “한미일 연계도 지역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확실히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신임 일본 총리는 1일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양국 관계는 지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라가 다르면 국익도 다르다”며 한국에 주장할 것은 굽히지 않을 뜻도 내비쳤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취임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양국 관계는 지극히 중요하다. 한국과도 그렇다”면서도 “정상 외교를 할 때 무엇을 위해 회담을 하는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신뢰 관계를 높이고 우호를 돈독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자가 국익을 바탕으로 어떻게 진지한 논의를 하고 성과를 얻을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의 우호 관계는 이어가겠지만, 주요 현안에 대해 철저히 자국 이익을 우선시할 태도를 분명히 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 임시국회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과반수 표를 얻어 이변 없이 일본의 제102대 내각총리대신(총리)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시바 총리는 방위상에 자위대 출신인 나카타니 겐(中谷元) 전 방위상, 재무상에는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전 관방장관을 임명했다. 이시바 총리를 비롯해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외상 등 4명이나 방위상 경험이 있다. 당내 기반이 약한 이시바 총리는 안보 정책 논의로 친분을 쌓은 의원들을 대거 기용했다. 이시바 총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고, 참배에도 부정적이다. 2019년 8월에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독일의 전후 반성을 언급하며 “일본이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에서 직시하지 않았던 것에 많은 문제의 근원이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4일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을 갖고 한일 관계를 비롯한 외교 방침과 향후 국정 방향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10일에는 라오스에서 개막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이시바 총리 취임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이시바 총리는 9일 중의원(하원)을 해산한 뒤 27일 총선을 치르면서 새 정권 기반 다지기에 나선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점점 더 심각해지는 위협에 대해 균형을 맞추고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올해 4월 25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모처에서는 일명 ‘MI5’로 불리는 영국 국내정보국 관계자들이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등 영국 주요 대학 부총장 24명을 앞에 앉혀놓고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영국 올리버 다우든 부총리는 이같이 말했다. 브리핑에는 펄리시티 오즈월드 국가사이버안보센터장, 켄 매캘럼 MI5 국장도 참석했다. 정보당국은 부총장들에게 “적대국이 영국의 국가 안보를 침해하려 영국 대학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경고하며 “앞으로 정부는 영국 대학에서 민감한 연구 결과를 훔치는 스파이를 막기 위해 심사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이 모임 소식을 전하며 “특히 베이징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며 “각 부처 장관들은 중국의 영향력을 막기 위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는 압박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 美, 수사 강화하고 인재 확보에 1056조 원 투입‘첸런(千人·천인)계획’과 ‘치밍(啓明·계명)’ 등 중국의 해외 인재 포섭 정책에 각국이 경계를 강화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인재와 기술이 중국에 유출되는 사건이 이어지자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호주는 비자 제도 손질에 나섰다. 일본은 해외 유출을 반드시 막아야 할 핵심 기술 리스트를 만들었다. 한국도 이 사례들을 참고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과 기술 패권 경쟁 중인 미국에서는 2020년 5월 중국행 전세기에 타려던 중국인 정모 연구원(당시 오하이오주립대 소속)이 연방수사국(FBI)에 긴급 체포됐다. 면역학 전문가인 그는 첸런계획 참여 사실을 숨기고 미국 연구기관에서 410만 달러(약 53억 원)의 연구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 연구원은 2021년 5월 미국에서 징역 37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현재 중국 상하이교통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FBI는 이 사건에 대해 “미국 납세자의 세금으로 이뤄진 연구비를 받아서 중국을 위한 기술을 연구하는 지속적인 위협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산하 스탠퍼드중국경제제도센터(SCCEI)가 올해 7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0∼2021년 미국에서 경력을 쌓고 중국 등으로 이주한 중국계 과학자는 1만9955명이다. 이 중 행선지가 중국, 홍콩인 경우는 2010년 48%에서 2021년엔 67%로 급증했다. 상황이 이러자 미국은 중국의 인재, 기술 탈취를 겨냥한 수사를 확대했다. 2020년 크리스토퍼 레이 당시 FBI 국장은 “전국적으로 중국의 ‘(기술) 절도’에 대한 1000건 이상의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중국은 해외 인재를 흡수하며 국가 과학기술 수준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표에 따르면 주요 과학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수준을 100%라고 가정했을 때 중국은 2014년 69.7%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82.6%로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중국에 기술 수준을 역전당했다. 미국은 기술 유출을 막는 한편으로 인재를 끌어모으기 위한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과학기술 분야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등에 약 8000억 달러(약 1056조 원) 예산을 배정했다. 이 돈은 미국 내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들에게 지원되고 있다.● 호주 EU도 대응… “한국도 모니터링 강화해야”미국 주도 안보협의체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소속 국가인 호주와 일본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호주는 올해 4월 중요한 국가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위험이 있을 땐 유학생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미국이 앞서 비자 관리를 강화해 ‘의심스러운 해외 유학생’의 입국을 차단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일본은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기업들에 “해외 유출을 막아야 할 핵심 기술 리스트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어 이 기술들을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하거나, 기존 생산량을 늘릴 때도 정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6월 한 중국인 연구원이 중국에 첨단 기술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로 이어졌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0월 첨단기술 보호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중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와의 위험을 줄이고자 한다”며 중국을 겨냥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EU는 첨단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생명공학 등 4가지 영역을 보호해야 할 첨단 기술로 지목했다. 한국도 앞선 사례를 참고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승우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은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나중에 산업 스파이가 되는 경우도 많다”며 “국가 핵심 기술 분야는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기술 유출 범죄는 비록 붙잡혀 처벌되더라도 해당 기술만 확보할 수 있으면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벌어진다”며 “보안을 철저히 하고 유출을 스스로 막도록 관련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재일교포 3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챗GPT 개발사인 미 오픈AI에 5억 달러(약 66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이는 이번 투자를 주도하는 스라이브캐피털의 전체 투자 규모(10억 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기존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의 이번 펀딩은 이번 주 내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세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밝힌 바 있다. 오픈AI에 처음 투자하는 소프트뱅크는 향후 AI를 차세대 사업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손 회장은 6월 주주총회 때 “범용 AI 시대는 3∼5년 이내에 온다. 인공 초지능(ASI)은 10년 전후로 올 것”이라며 AI 투자에 힘을 쏟을 뜻을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앞서 오픈AI의 경쟁 스타트업 중 하나인 미국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에도 2000만 달러(약 260억 원)를 투자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와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 실패,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술주 하락 등으로 큰 손실을 입었다. 이후 손 회장은 “10년 안에 AI 혁명을 주도하겠다”며 잇따라 생성 AI에 투자해 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의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사가 발행해 온 극우 황색 신문 ‘석간 후지’가 내년 1월 31일을 끝으로 휴간에 들어간다고 1일 밝혔다. 석간 후지는 1969년 2월 창간된 일본 최초의 타블로이드 매체다. 일본 우경화 분위기에 맞춰 한국을 비난하는 혐한 기사를 쏟아냈다. 본사 매체인 산케이신문보다도 더 극단적인 혐한 기사를 게재해 왔다. 황색 신문 특성상, 이 신문은 주요 지하철역 편의점 등에서 주로 팔렸다. 인파가 몰리는 대형 기차역 판매대, 번화가 편의점에는 홍보 포스터도 붙였다. 한일 관계가 악화되던 2010년대 중후반~2020년대 초반까지는 ‘한국과 단교하자’ ‘한국의 거짓말을 폭로한다’ 등 자극적 제목이 달린 신문과 홍보 포스터를 인파가 몰리는 곳에 집중 배치했다. 이 때문에 일본 내 자극적인 혐한 여론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판매부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일본 신문업계 관계자는 “우익을 겨냥한 비즈니스는 처음에는 사람들을 자극해 이익을 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신뢰도를 얻지 못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내 우익 여론 형성을 인터넷이 주도하는 구조로 변하면서 차별적 여론이 사람들에게 더 깊숙이 파고드는 측면이 있다고 우려한다. 석간 후지는 1일 발행한 2일 자 신문에 “신문 용지 등 재료비, 물류비 인상으로 어려운 환경이 계속돼 경영 합리화, 경비 삭감 등에 나섰지만 창간 55주년을 맞아 석간지로서 역할을 마쳤다고 판단했다”며 휴간 이유를 설명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1일 일본 총리에 오르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신임 총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나라의 적’이라고 비판했던 의원을 내각 요직에 발탁했다. 지난해 파벌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됐던 옛 ‘아베파’ 소속 의원들은 아무도 조각에 포함되지 않았다. 총재 선거에서 맞붙었던 경쟁자들에게 당 간부직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해 자민당 내에서 분열 조짐이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시바 총재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여러 조건이 갖춰지면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10월 27일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애초 신중히 나설 생각이었지만 “취임 기대감으로 지지율이 올라갔을 때 해산해야 이긴다”는 건의를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총리 공식 취임 전에 총선일부터 못 박았다. 한편 이날 일본 주식시장에선 이시바 총재의 총리 취임 뒤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4% 넘게 하락하는 ‘이시바 쇼크’가 나타났다.● 아베 공개 비판 ‘비주류’ 장관 내정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재는 신임 총무상으로 무라카미 세이이치로(村上誠一郎) 전 행정개혁상(72)을 내정했다. 12선 베테랑이지만 2005년 행정개혁상을 끝으로 장관이나 당 요직에 이르지 못한 채 평의원에 머물렀다. 아베 전 총리 피살 후 국장(國葬) 거행 논란이 불거진 2022년 9월에 “아베는 재정, 외교를 엉망진창으로 만든 국적(國賊)이기 때문에 국장에 불참할 것”이라고 했다가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받은 적도 있다. 외교 담당인 외상으로 내정된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전 방위상도 비주류 온건파다. 2018년 일본 자위대 초계기 위협-레이더 논란이 벌어진 이듬해,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과의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웃는 얼굴로 악수를 했다는 이유로 자민당 보수 강경파 의원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결국 재임 1년도 못 채우고 낙마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최측근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유임됐다. 또 다른 옛 기시다파 소속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방위상은 당 요직인 정무조사회장으로 임명됐다. 2차 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를 지지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부총재,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전 환경상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당 요직에 지명됐다. 반면 이번 총재 선거 결선에서 패배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은 당 총무회장직을 제안받았으나 고사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주위에 “(자민당 ‘넘버2’인) 간사장 말고는 안 맡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재 선거 초반에 선전했던 ‘아베 키즈’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경제안보상도 당 홍보본부장 기용 제안을 거절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보수 강경파의 지지를 받았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총재가 옛 아베파에게 따돌림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정권이 출범하기도 전에 분열이 노출된 만큼, 27일 총선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단번에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시바 쇼크’ 주가 4% 넘게 하락 이날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8% 하락한 3만7919.55엔에 장을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총재 선거 다음 날 거래로는 1990년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라고 전했다. 일본 경제계는 이시바 총재가 금융 투자자와 기업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의지를 내비쳐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시바 총재는 총재 선거 운동 기간 중 금융소득 과세 강화에 대해 “실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가 취임 초 추진했다가 흐지부지된 금융소득세 개편에 대해서도 “후퇴한 감이 있다. 부자들이 해외로 나간다는 이유로 억누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주식 양도차익에 일률적으로 20%의 세율을 부과한다. 금액에 따른 누진세가 아니어서 고소득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다만 주가 하락으로 시장의 우려가 드러난 만큼, 이시바 총재가 과감한 개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1일 일본 총리에 오르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신임 총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나라의 적’이라고 비판했던 의원을 내각 요직에 발탁했다. 지난해 파벌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됐던 옛 ‘아베파’ 소속 의원들은 아무도 조각에 포함되지 않았다. 총재 선거에서 맞붙었던 경쟁자들에 당 간부직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해 자민당 내에서 분열 조짐이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이시바 총재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여러 조건이 갖춰지면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10월 27일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애초 신중히 나설 생각이었지만 “취임 기대감으로 지지율이 올라갔을 때 해산해야 이긴다”는 건의를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총리 공식 취임 전에 총선일부터 못 박았다. 한편 이날 일본 주식시장에선 이시바 총재의 총리 취임 뒤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4% 넘게 하락하는 ‘이시바 쇼크’가 나타났다. ● 아베 공개 비판 ‘비주류’ 장관 내정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재는 신임 총무상으로 무라카미 세이이치로(村上誠一郎) 전 행정개혁상(72)을 내정했다. 12선 베테랑이지만 2005년 행정개혁상을 끝으로 장관이나 당 요직에 이르지 못한 채 평의원에 머물렀다. 아베 전 총리 피살 후 국장(國葬) 거행 논란이 불거진 2022년 9월에 “아베는 재정, 외교를 엉망진창으로 만든 국적(國賊)이기 때문에 국장에 불참할 것”이라고 했다가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받은 적도 있다. 외교 담당인 외상으로 내정된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전 방위상도 비주류 온건파다. 2018년 일본 자위대 초계기 위협-레이더 논란이 벌어진 이듬해,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과의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웃는 얼굴로 악수를 했다는 이유로 자민당 보수 강경파 의원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결국 재임 1년도 못 채우고 낙마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최측근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유임됐다. 또 다른 옛 기시다파 소속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방위상은 당 요직인 정무조사회장으로 임명됐다. 2차 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를 지지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부총재,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전 환경상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당 요직에 지명됐다. 반면 이번 총재 선거 결선에서 패배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은 당 총무회장직을 제안받았으나 고사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주위에 “(자민당 ‘넘버2’인) 간사장 말고는 안 맡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재 선거 초반에 선전했던 ‘아베 키즈’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경제안보상도 당 홍보본부장 기용 제안을 거절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보수 강경파의 지지를 받았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총재가 옛 아베파에게 따돌림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정권이 출범하기도 전에 분열이 노출된 만큼, 27일 총선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단번에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이시바 쇼크’ 주가 4% 넘게 하락이날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8% 하락한 3만7919.55엔에 장을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총재 선거 다음날 거래로는 1990년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라고 전했다. 일본 경제계는 이시바 총재가 금융 투자자와 기업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의지를 내비쳐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시바 총재는 총재 선거 기간 중 금융소득 과세 강화에 대해 “실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가 취임 초 추진했다가 흐지부지된 금융소득세 개편에 대해서도 “후퇴한 감이 있다. 부자들이 해외로 나간다는 이유로 억누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주식 양도차익에 일률적으로 20%의 세율을 부과한다. 금액에 따른 누진세가 아니어서 고소득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다만 주가 하락으로 시장의 우려가 드러난 만큼, 이시바 총재가 과감한 개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차기 총리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집권 자민당 총재가 당선 뒤 연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아시아 정세를 위협하는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집단 안보 체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다. 20년 가까이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제기해 온 이시바 총재가 새로운 일본 총리로 공식 취임하기 전부터 해당 의제를 여러 차례 강조하며 일본 안팎에선 이에 대한 논의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일본 언론들은 내달 1일 총리로 취임하는 이시바 총재가 중의원(하원)을 해산해 10월 27일 총선을 치를 방침을 굳혔다고 29일 보도했다.● 20년간 집단 안보 주장한 이시바이시바 총재는 27일(현지 시간) 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 기고한 칼럼 ‘일본 외교 정책의 장래’에서 “아시아는 나토 같은 집단적 자위 체제가 존재하지 않아 전쟁이 발발하기 쉬운 상태”라며 “중국을 서방 동맹국이 억지하기 위해서는 아시아판 나토 창설이 불가결하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핵 연합에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미국 핵 공유나 핵 반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일 동맹과 한미 동맹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자는 구상도 숨기지 않았다. 1951년 체결된 미일 안보 조약은 6·25전쟁 발발 이후 동아시아에서 공산주의 확대를 막기 위한 목적이 컸다. 70년 넘은 미국과의 일대일 동맹으로는 오늘날 사실상의 ‘핵 연합’이 된 북-중-러의 위협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이시바 총재의 지론이다. 이시바 총재는 2000년대부터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다른 나라가 공격 받아도 자국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을 행사할 권리)을 행사해 아시아판 나토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주장이 선거용 공약이 아닌 20여 년간 고민해 가다듬은 정책인 만큼, 향후 미일 정상회담 등에서 직접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이시바 총재는 방위상 등 방위 정무직만 3번 지냈다. 과거사 문제나 당내 정치적 논의에서는 비주류 비둘기로 꼽히지만, 방위 안보에선 일본이 금기시하는 핵 반입까지 거론할 정도로 매파에 가깝다. 과거사 문제에서 한국에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것도 한미일 협력 및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위해 한국의 협조를 얻기 위한 ‘전략적 필요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시바 총재는 취임 직후 높아진 국민적 기대감을 이용해 국회 해산 후 조기 총선에 나선다.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9일 여야 당수 토론 직후 해산해 27일 총선을 치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본에서 국회 해산은 총리 전권 사항이다. 총리가 자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사용한다.● 정부 “북핵 집중된 미 확장억제 우선” 미국 행정부는 중국 등을 자극할 수 있고 한일 등이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을 들어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선을 그어 왔다. 하지만 최근 미 의회를 중심으로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미 하원 외교위 마이클 롤러 의원은 인도태평양 조약기구(IPTO) 설치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법안을 제출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석좌인 마이클 그린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도 지난해 9월 포린폴리시(FP)에 “아시아의 지정학적 (상황) 전개로 이 선택이 70년 전보다 더 그럴듯해졌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일단 선을 긋는 기류다. 정부 소식통은 “현 상황에선 북핵 문제에 집중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시스템이 선호된다”고 강조했다. 제도화 단계로 접어든 한미 양자 간 핵우산 체제를 계속 공고하게 뿌리내리는 게 우선이지,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시아판 나토의 연장선상으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이 불러올 도미노 파장을 고려하면 시기상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시바 총재의 핵 공유나 핵 반입이 일본의 기존 ‘비핵 3원칙’(핵무기 제조·보유·반입 금지)을 깨는 보통 국가화를 추구하는 행보라는 우려도 나온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일본 차기 총리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집권 자민당 총재를 만난 건 6년 전이다. 해외연수차 일본 와세다대 방문연구원으로 있던 2018년 11월, 그가 특강을 하러 와세다대 캠퍼스를 찾았다. 그해 10월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을 확정하면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때였다. 그로서는 2개월 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게 패하면서 암중모색(暗中摸索)하던 때다. 금기 개의치 않고 대담한 주장 ‘강제 동원 판결로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맨 앞자리에서 연구자 자격으로 질문을 던졌다. 몇 초간 생각하던 이시바 총재가 입을 열었다. “판결은 국제법적으로 잘못됐다. 하지만 합법적으로라도 독립국이었던 한국을 합병하고 (조선인의) 성을 바꿨다. 그런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중요하다.” 냉기가 느껴질 정도로 강의실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2시간에 걸친 강연과 질의응답 중 이 부분만 다음 날 일본 언론에 보도돼 한국에도 전해졌다. 그날의 에피소드를 일본인들에게 들려주면 2가지 반응이 나온다. 일본에서 누구도 한일 관계를 입에 못 올리던 시기에 돌직구 질문을 던져 신기하다는 게 첫 번째 반응이다. 자민당에서 작심하고 ‘한국 때리기’에 나서던 시기에 여당 유력 정치인으로 한국을 알아야 한다고 말해 놀랍다는 게 두 번째다. ‘공기(空氣)를 읽는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눈치와 분위기 파악이 중요한 일본 사회에서 ‘공기를 읽지 않은’ 연구자와 정치인의 문답은 6년이 지나 새 총리의 한국 관련 발언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자민당 보수 강경파들이 ‘혐한 선동 경쟁’을 하던 최근 십수 년간, 그는 한국을 알고자 하던 몇 안 되는 정치인이었다. 이시바 총재는 과거 강연에서 “일본이 다른 나라에 점령당해 오늘부터 ‘너는 스미스다’라고 하면 어떻겠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후손에게 사죄 숙명을 지우지 말자’(2015년 아베 담화)며 가해 책임에 입을 닦은 아베 전 총리와 분명 다르다. 하지만 주변 눈치 보지 않고 할 말을 하는 그의 취임 후 첫 일성은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이다. ‘한국 때리기’에 동조하지 않았던 그는 이제까지의 금기도 개의치 않는다. 동아시아 관여에 일정 수준 이상을 넘지 않으려는 미국의 눈치도,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의 압박도 개의치 않고 할 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핵 반입을 공공연하게 주장하며 ‘핵은 만들지도, 갖지도, 반입하지도 않겠다’는 60년간의 ‘일본 비핵 3원칙’도 벗어던질 태세다. 4년 7개월간 외상을 지낸 ‘외교의 달인’ 기시다 총리와 방위 정무직만 3번을 역임한 ‘국방 전문가’ 이시바 총재는 다르다. 한국으로서는 더 어려운 카운터파트(counterpart)다. 차기 이시바 정권이 과거사에 과감하게 전향적 입장을 취하면서 집단 방위 체제 참여를 제안한다면 어떻게 될까. 과거사는 손을 잡고 ‘아시아판 나토’에선 발을 빼는 취사 선택이 가능할까. 주한미군을 주둔시키는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시아판 나토’ 한국에 어려운 도전 한국은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중동의 2개 전선으로 힘겨워하는 미국을 파고들며 ‘미일 동맹을 축으로 아시아 집단 안보 체제를 구축하자’는 정치인을 리더로 세웠다. 우리에겐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순진한 대일 인식의 현 정부와 “중국에도 셰셰(謝謝·고맙다), 대만에도 셰셰 하면 된다”는 야당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 상황 파악조차 제대로 못 하는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 등에서 식은땀이 흐른다는 걸 한국 정치인들은 알기나 할까.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차기 총리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집권 자민당 총재가 당선 뒤 연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아시아 정세를 위협하는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집단 안보 체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다.20년 가까이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제기해 온 이시바 총재가 새로운 일본 총리로 공식 취임하기 전부터 해당 의제를 여러 차례 강조하며 일본 안팎에선 이에 대한 논의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일본 언론들은 내달 1일 총리로 취임하는 이시바 총재가 중의원(하원)을 해산해 10월 27일 총선을 치를 방침을 굳혔다고 29일 보도했다. ● 20년간 집단안보 주장한 이시바이시바 총재는 27일(현지 시간) 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 기고한 칼럼 ‘일본 외교 정책의 장래’에서 “아시아는 나토 같은 집단적 자위 체제가 존재하지 않아 전쟁이 발발하기 쉬운 상태”라며 “중국을 서방 동맹국이 억지하기 위해서는 아시아판 나토 창설이 불가결하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핵 연합에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미국 핵 공유나 핵 반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일 동맹과 한미 동맹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자는 구상도 숨기지 않았다. 1951년 체결된 미일 안보 조약은 6·25전쟁 발발 이후 동아시아에서 공산주의 확대를 막기 위한 목적이 컸다. 70년 넘은 미국과의 일대일 동맹으로는 오늘날 사실상의 ‘핵 연합’이 된 북-중-러의 위협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이시바 총재의 지론이다. 이시바 총재는 2000년대부터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다른 나라가 공격받아도 자국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을 행사할 권리)을 행사해 아시아판 나토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해당 주장이 선거용 공약이 아닌 20여 년간 고민해 가다듬은 정책인 만큼, 향후 미일 정상회담 등에서 직접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이시바 총재는 방위상 등 방위 정무직만 3번 지냈다. 과거사 문제나 당내 정치적 논의에서는 비주류 비둘기로 꼽히지만, 방위 안보에선 일본이 금기시하는 핵 반입까지 거론할 정도로 매파에 가깝다. 과거사 문제에서 한국에 전향적 입장을 내비치는 것도 한미일 협력 및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위해 한국 협조를 얻기 위한 ‘전략적 필요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이시바 총재는 취임 직후 높아진 국민적 기대감을 이용해 국회 해산 후 조기 총선에 나선다.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9일 여야 당수 토론 직후 해산해 27일 총선을 치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본에서 국회 해산은 총리 전권 사항이다. 총리가 자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사용한다. ● 정부 “북핵 집중된 미 확장억제 우선”미국 행정부는 중국 등을 자극할 수 있고 한일 등이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을 들어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최근 미 의회를 중심으로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미 하원 외교위 마이클 롤러 의원은 인도태평양 조약기구(IPTO) 설치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법안을 제출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석좌인 마이클 그린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도 지난해 9월 포린폴리시(FP)에 “아시아의 지정학적 (상황) 전개로 이 선택이 70년 전보다 더 그럴듯해졌다”고 밝혔다.한국 정부는 일단 선을 긋는 기류다. 정부 소식통은 “현 상황에선 북핵 문제에 집중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시스템이 선호된다”라고 강조했다. 제도화 단계로 접어든 한미 양자 간 핵우산 체제를 계속 공고하게 뿌리내리는 게 우선이지,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시아판 나토의 연장선상으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이 불러올 도미노 파장을 고려하면 시기상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시바 총재의 핵 공유나 핵 반입이 일본의 기존 ‘비핵 3원칙’(핵무기 제조·보유·반입 금지)을 깨는 보통 국가화를 추구하는 행보라는 우려도 나온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일본의 102대 총리에 오를 집권 자민당 총재로 당내 비주류이자 온건파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자민당 간사장이 선출됐다. 그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4전 5기’ 도전 끝에 승리했다. 이시바 총재는 다음 달 1일 임시국회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뒤를 잇는 차기 총리로 공식 취임하면서 새 내각을 출범시킨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 여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27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2차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는 215표를 얻어 194표를 득표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을 꺾고 신임 총재에 당선됐다. 앞서 열린 1차 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는 154표(국회의원 46표, 당원 108표)를 얻어 다카이치 경제안보상(181표)에게 뒤졌지만, 결선 투표에서 국회의원 표를 대거 확보하고 도도부현련(한국 정당의 시도당) 표 대결에서도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을 누르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이시바 총재로서는 2012년 자민당이 야당이던 때 총재 선거에 출마해 1차 투표에서 1위를 거두고도 결선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게 패했던 한을 풀게 됐다. 그는 선출 뒤 기자회견에서 “선거 기간 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 러시아 초계기의 일본 영공 침범, 중국 항공모함의 일본 접속수역 첫 항해가 있었다”며 “일본에는 안보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일본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수 강경파였던 아베 전 총리를 비판하며 비주류로 분류됐던 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유력 정치인 중 한일 관계에 비교적 전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 때문에 적어도 집권 후 한일 관계가 후퇴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대통령실은 “새로 출범하는 일본 내각과 긴밀히 소통하는 가운데 한일 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 나가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양국이 전향적인 자세로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시바 “한국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군비 확충은 갈등 불씨[일본 이시바 시대]日 새 총리 ‘비주류 온건파’ 이시바한일관계-과거사 문제엔 전향적… 아베 주도 강경파와는 다른 목소리징용배상-독도 문제엔 日 입장 견지… “변화 주도하기엔 기반 약해” 분석도“역대 총리가 사죄의 뜻을 밝혔음에도 한국에서 수용되지 않는 것에 좌절감이 크다. 그럼에도 납득을 얻을 때까지 계속 사죄하는 수밖에 없다.” 일본 차기 총리가 되는 자민당 총재로 27일 선출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신임 총재는 2017년 5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자민당 비주류인 이시바 총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주도한 보수 강경파와 줄곧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서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식민지 지배에 대해 공식 사죄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 이후 한일 관계 개선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독도 영유권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획기적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방위상을 지낸 안보 전문가로서 자위대 헌법 명기,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추진 등 한국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을 내세우는 점은 향후 한일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다카이치 지나친 우익 성향에 불안 느껴” 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공언하며 우익 색채를 드러낸 ‘여자 아베’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에게 뒤졌지만, 2차 투표에서 극적으로 역전했다. 유력 파벌 및 보수파 지지를 못 받아 2차 투표에서 승산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일 관계가 훼손돼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생기면 러시아, 중국, 북한의 불안한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다카이치 지지세에 제동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이시바 총재의 전반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한일 관계 개선세가 적어도 뒷걸음질 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정치학)는 “이시바 총재 입에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킬 발언이 나오거나 새로운 갈등이 불거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시바 총재는 선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안보, 경제 정책을 묻는 질문에 답할 때 한국을 예로 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거론했다. 그는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한국은 44%인데 일본은 18%”라며 “해외 생산 거점을 일본에 되돌아오게 해 고용 소득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군비 확충 강화 의지, 한국과 갈등 요소 하지만 획기적 한일 관계 진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과 다른 자세를 보이려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강해야 하는데 이시바 총재는 그렇지 못하다”며 “막판까지 경쟁했던 ‘3강 후보’ 중 한국에 그나마 나았지만, 그 이상의 행동을 보일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안보를 위해 군비 확충에 적극 나설 뜻을 비치는 점은 향후 한국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시바 총재는 이날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위대는 국내에서 최대 능력을 발휘하는 훈련을 할 수 없다”며 미국에 자위대 훈련 기지를 세우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온 점도 한국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 자민당은 줄곧 개헌을 추진해 왔고 이시바 총재도 여기에 동의한다. 아시아판 나토 설립에 대해 그는 “(미일, 한미 동맹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생각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아시아판 나토 설립의 경우 한국에서도 대북 억지 차원에서 거론되는 아이디어다. 하지만 중일 갈등, 대만 문제에 자칫 한국의 의지와 무관하게 말려들 수 있어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27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결선 투표 끝에 당선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신임 총재에 대해 일본에서는 위기에 빠진 자민당이 ‘차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자민당 파벌 비자금 스캔들, 2022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사망 이후 지적돼 온 자민당-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유착 문제로 자민당 지지율이 2012년 정권 탈환 후 최저치까지 떨어지자 어쩔 수 없이 그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국회의원과 당원들이 위기에 빠진 자민당의 구원투수로 당내 기반은 약하지만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그를 등판시켰다는 뜻이다. 이시바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한 빨리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중의원(하원) 해산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이시바 총재로서는 조기에 총선을 치러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고 이를 토대로 비주류에서 벗어나 당내 기반을 다지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다음 달 중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재는 자치상, 돗토리현 지사 등을 역임한 아버지 이시바 지로(石破二朗)의 뒤를 이은 세습 정치인이다. 게이오대 법학부 출신으로 논리적인 언변을 타고났다는 평가가 많다. 대학 졸업 후 미쓰이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81년 아버지 사망 후 정치 입문을 결심했고, 1986년 돗토리현에서 당시 전국 최연소(29세)로 중의원(하원) 의원에 당선됐다. 현재 12선으로 탄탄한 지역 기반을 자랑한다. 2008년 자민당 총재 선거로 처음 총리에 도전했지만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에게 밀려 쓴맛을 봤다.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는 2차 결선 투표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패했다. 아베 전 총리가 ‘절대 1강’ 권력을 잡고 보수 강경파가 자민당 주류가 되면서 이시바 총재는 비주류가 됐다. 또 2018년과 2021년 총재 선거에서 패하면서 더욱 주변부로 밀려났다. 5번째 총재 선거에 나서면서 그는 ‘최후의 도전’이라고 명언했다. 주변에서는 ‘총리병 환자’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의 우익 성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고이미즈 신지로(小泉進次郎) 전 환경상이 토론회에서 부족한 실력을 드러내자 이시바 총재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역대 총리가 사죄의 뜻을 밝혔음에도 한국에서 수용되지 않는 것에 좌절감이 크다. 그럼에도 납득을 얻을 때까지 계속 사죄하는 수밖에 없다.”일본 차기 총리가 되는 자민당 총재로 27일 선출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신임 총재는 2017년 5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자민당 비주류인 이시바 총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주도한 보수 강경파와 줄곧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서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식민지 지배에 대해 공식 사죄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 이후 한일 관계 개선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도 있다.하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독도 영유권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획기적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방위상을 역임한 안보 전문가로서 자위대 헌법 명기,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추진 등 한국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을 내세우는 점은 향후 한일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다카이치 지나친 우익 성향에 불안 느껴”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공언하며 우익 색채를 드러낸 ‘여자 아베’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에게 뒤졌지만, 2차 투표에서 극적으로 역전했다. 유력 파벌 및 보수파 지지를 못 받아 2차 투표에서 승산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었다.일본 정치권에서는 지나친 우익 색채를 드러낸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이른바 ‘차선책’으로 이시바 총재를 택했다는 평가가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일 관계가 훼손돼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생기면 러시아, 중국, 북한의 불안한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다카이치 지지세에 제동을 걸었다”고 분석했다.이시바 총재의 전반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한일 관계 개선세가 적어도 뒷걸음질 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정치학)는 “이시바 총재 입에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킬 발언이 나오거나 새로운 갈등이 불거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시바 총재는 선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한일 관계에 대해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안보, 경제 정책을 묻는 질문에 답할 때 한국을 예로 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거론했다. 그는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한국은 44%인데 일본은 18%”라며 “해외 생산 거점을 일본에 되돌아오게 해 고용 소득 기회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군비 확충 강화 의지, 한국과 갈등 요소하지만 획기적 한일 관계 진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과 다른 자세를 보이려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강해야 하는데 이시바 총재는 그렇지 못하다”며 “막판까지 경쟁했던 ‘3강 후보’ 중 한국에 그나마 나았지만, 그 이상의 행동을 보일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안보를 위해 군비 확충에 적극 나설 뜻을 비치는 점은 향후 한국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시바 총재는 이날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위대는 국내에서 최대 능력을 발휘하는 훈련을 할 수 없다”며 미국에 자위대 훈련 기지를 세우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온 점도 한국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 자민당은 줄곧 개헌을 추진해 왔고 이시바 총재도 여기에 동의한다. 아시아판 나토 설립에 대해 그는 “(미일, 한미 동맹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생각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아시아판 나토 설립의 경우 한국에서도 대북 억지 차원에서 거론되는 아이디어다. 하지만 중일 갈등, 대만 문제에 자칫 한국의 의지와 무관하게 말려들 수 있어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차기 일본 총리를 뽑는 27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선출됐다.이시바 총재는 2차 결선 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194표)를 제치고 총재로 뽑혔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1차 투표에서 1위에 올랐지만, 결선에서 역전당했다.이시바 총재는 10월 1일 열리는 임시 국회에서 일본의 102대 총리로 공식 취임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