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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검찰 수사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검찰에 출두해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라”고 압박했고, 민주당은 김 여사를 겨냥해 “특검을 통해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힐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민주당 이 대표를 향해 “(12월) 28일 검찰에 출두해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바란다”고 밝혔다.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자신이 돈 잘 버는 유능한 변호사라고 자부해왔다. 법리를 잘 아는 변호사가 검찰 수사를 왜 이렇게 두려워하느냐”며 “지금까지 검찰 수사에 당당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한 약속을 이 대표는 지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정 위원장은 “성남FC 사건은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벌어진 이재명 개인 범죄다. 민주당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건”이라며 “왜 이런 사건들 때문에 제 1야당이 이재명 대표의 ‘야당 탄압’ 프레임에 들러리를 서야 하느냐. 왜 민주당이 이재명과 함께 자폭하려 하느냐”고 말했다.주호영 원내대표도 “이 대표에게 제기된 모든 문제들은 이재명 개인 문제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자기 당으로부터 제기된 문제인데 왜 야당 탄압이라고 하느냐”며 “이 대표도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인정해야하지 않느냐. 야당 탄압이라고 하면서 검찰 출석을 하지 않으면 국민들도 알아차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망하고 민주당이 망하는 것은 좋지만 민주당은 국회 제 1당이다. 그 과정에서 국회가 망가지고 대한민국이 망가진다”며 “일찍 했으면 수술로 될 일을 미루고 미루다보면 팔다리를 절단해야 될지도 모른다. 민주당은 빨리 수술해서 (이 대표를) 정리하라”고 강조했다.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김 여사 모녀의 주가조작 공범 의혹이 제기된 지 1년이 넘었다. 하지만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는커녕 서면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검찰조사도 없이 무혐의로 가닥을 잡았으나 여론 눈치를 살피느라 발표를 못한 채 끙끙대고 있다는 말이 세간에 파다할 정도”라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이 대표에게는 이미 종결된 사건을 다시 살려 소환통보를 했다.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정의와 상식은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윤석열 검찰의 살아있는 권력 봐주기가 계속되면 민주당은 특검을 통해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서 “지난 9월에 공개된 김 여사의 녹취록, 이번에 공개된 대통령 장모 녹취록을 똑똑히 들어보라. 녹취록을 듣고도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묻지마로 일관한다면 ‘김건희 방탄 정당’이란 오명을 쓰게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상식과 양심이 있다면 국민 뜻에 따라 김건희 특검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대표도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반대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끝내 강행하는 것 같다. 가장 큰 문제는 중대 범죄자들을 풀어주기 위해서 야당 인사를 들러리,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라며 “국민 통합이 아니라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내편 챙기기에 불과하고, 불공정한 권력 남용은 국민주권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죄악이다. 국민의 상식과 기대를 배신하고 국민 통합에 오히려 저해되는 특혜 사면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현 정부는 국정 실패, 국정 탈선을 피하기 어렵다. 감시와 견제의 역할이 사라진 권력이 성공하는 것을 봤느냐”며 “국민의 심판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언론자유 파괴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권력은 짧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김진표 국회의장이 23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최후 통첩한 가운데 여야가 22일 극적으로 합의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그동안 여야는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2일)과 정기국회 종료일(9일)을 넘기면서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또한 김 의장이 제시한 1차 중재안 협상 시한(15일)과 2차 시한(19일)도 지키지 못했다.당시 김 의장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자는 정부안을 놓고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법인세 1%포인트 인하를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김 의장은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 대해선 예비비로 편성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2일 “김 의장이 내일 본회의를 열겠다고 고지를 했다. 고육지책으로 마지막 날짜를 정한 것 같다”며 “여러 쟁점들에 관해 논의를 해왔고 이제 두세 가지만 남은 상태로 며칠째 풀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내일 통과를 목표로 최대한 의견 접근을 하도록 노력을 하겠다”며 “다시 한 번 새 정부가 출범해서 처음 일을 하려는 첫해에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다수 의석의 힘만으로 붙잡지 말고 도와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앞서 김 의장은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23일 오후 2시에 열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예산안에 대한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안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에 부의된 정부안 또는 민주당 수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이와 관련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더는 긴말 필요 없다. 민주당은 양보도 협상도 인내도 모두 할 만큼 했다”며 “금요일(23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매듭짓겠다”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예산안이 본회의장 문턱이 아닌 용산 대통령실 문턱을 넘는지 지켜봐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집권여당은 이제 대놓고 심부름 정당임을 자인하며 대통령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라도 입법부 일원으로서 권위를 세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639조 원에 달하는 내년도 나라 살림이 5억 원에 불과한 예산 항목 때문에 발목이 잡혀 있는 형국이다.여야는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놓고 지루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위법하게 설치된 두 기관에 대해 예산이 배정돼서는 안 된다며 ‘삭감’을 주장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합법적으로 설치된 국가기관이라며 ‘사수’를 외치고 있다. 그러면서 여야는 예산안 처리 지연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민주당의 태도를 ‘대선 불복’으로 규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합법적으로 설치된 국가기관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인정해주지 않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선 불복이자 정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라며 “일부 예산이 삭감될 수는 있어도 전액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말은 그 기구를 반신불수로 만들어서 일 못 하게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경찰국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행안부 장관이 치안 책임자이고 경찰 인사의 제청권자이기 때문에 법에 따라 투명하게 정부조직법 체계 안에서 하기 위해 경찰국을 설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정보관리단에 대해선 “예전에는 인사혁신처에서 민정수석실에 위탁했지만 이번에는 법무부에 위탁했다”며 “법무부 장관에 일체 보고를 하지 않고 검사 출신이 단장을 맡지 않는 것으로 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우려하던 것들이 말끔히 제거됐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21일 예산안 협상과 관련해 “변동된 것이 별로 없다. 경찰국과 인사정보관리단 문제와 지역상품권, 법인세 부분에서 진전이 없어서 홀딩된 상태”라고 밝혔다.민주당도 국민의힘을 ‘용산 아바타’로 규정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박홍근 원내대표는 21일 “복합위기에 내몰린 민생 경제를 위해 민주당은 대승적 차원의 양보를 거듭해 왔다. 이제는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결단해야 한다”며 “또다시 용산의 깨알 같은 지침에 국회의 예산안 처리가 더 이상 지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용산 바라기’가 아닌 ‘민생 바라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제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국정에 무한책임을 진 집권여당으로서 민생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결단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박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용산 아바타’로 전락한 여당과 도돌이표 협상을 해봤자 대통령 거부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교착 상황이 길어지면서 연일 부정적 민심만 높아지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의장 중재안을 전면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자는 정부안을 놓고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법인세 1%포인트 인하를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김 의장은 경찰국과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 대해선 예비비로 편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수용 입장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이처럼 여야는 법정 시한인 지난 2일과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에 이어 김 의장이 제시한 15일과 19일 등 네 차례에 걸쳐 처리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 무산이라는 오점을 남긴 데 이어 처리 지연 사태가 연일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이와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선 예산안 처리가 연말까지 지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헌정사상 처음으로 준예산을 편성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경제 위기 속에 끝없는 정쟁을 벌이는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여야가 성탄절 전후에 극적 타협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핵심 쟁점인 법인세 인하와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과 관련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0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예산이 법정 기일을 넘긴 지 오래됐지만 오늘도 어제와 달라진 상황이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대내외적으로 이렇게 어려울 때 민주당은 다수 의석으로 고집을 부리지 말고 국정에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국과 인사정보관리단은 정부 조직법 범위 안에서 합법적으로 설치된 기관”이라며 “예전에는 그 일들을 대통령 민정수석실에서 근거 없이 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들이 여러 가지 폐단을 낳아 정부 조직 안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기 위해 만든 제도”라고 강조했다.이어 주 원내대표는 “이것을 부정하고 발목 잡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민주당의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거론하며 “집권여당을 향해 ‘마지막까지 원칙을 지키며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슈퍼 초부자 감세와 위법 시행령 예산을 끝까지 관철하라는 용산의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라며 “더는 국회의 헌법적 권한을 침해하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국회는 대통령의 들러리가 아니다”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용산 아바타’로 전락한 여당과 도돌이표 협상을 해봤자 대통령 거부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교착 상황이 길어지면서 연일 부정적 민심만 높아지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의장 중재안을 전면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자는 정부안을 놓고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법인세 1%포인트 인하를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김 의장은 행안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 대해선 예비비로 편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박 원내대표는 김 의장을 향해서도 “시한을 정하고 여당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즉시 본회의를 열어 의장 중재안이든 민주당 수정안이든, 정부 원안이든 처리해야 한다”며 “이제는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김진표 국회의장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으로 제시한 19일에도 여야는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법인세 인하 및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 등 일부 핵심 쟁점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법인세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결과 어느 정도 의견접근을 볼 수 있는 단계는 됐지만 마지막 쟁점이 경찰국 운영 예산과 인사정보관리단 운영 예산”이라며 “민주당이 예산을 전액 깎자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합법적으로 설치된 국가기관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인정해주지 않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선 불복이자 정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며 “일부 예산이 삭감될 수는 있어도 전액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말은 그 기구를 반신불수로 만들어서 일 못 하게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경찰국에 대해 “지금까지는 경찰 인사와 지휘를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에서 했는데 많은 문제를 낳고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됐다”며 “윤석열 정부는 행안부 장관이 치안 책임자이고 경찰 인사의 제청권자이기 때문에 법에 따라 투명하게 정부조직법 체계 안에서 하기 위해 경찰국을 설치했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인사정보관리단에 대해선 “예전에는 인사혁신처에서 민정수석실에 위탁했지만 이번에는 법무부에 위탁했다”며 “법무부 장관에 일체 보고를 하지 않고 검사 출신이 단장을 맡지 않는 것으로 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우려하던 것들이 말끔히 제거됐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5억 원의 예산 때문에 639조 원이나 되는 정부예산 전체를 발목 잡고 있다”며 “빨리 생각을 바꾸고 정부 조직을 인정해서 예산이 제때 지금이라도 늦었지만 빨리 집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아울러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가동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예산이 통과되고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던 여야 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밝혔다.그는 “만약에 지금 일방적으로 민주당이 운영한다면 그 이후에는 국정조사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이야기는 절대 할 수가 없다”며 “이 기간 안에 마치기 위해서 (국정조사 특위를) 지금 시작한다면 우리가 약속했던 1월 7일이 끝난 이후 절대 (기간을) 연장할 수 없다는 점을 밝혀둔다”고 말했다.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진정 국정에 무한책임이 있는 집권여당이라면 더 이상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쩔쩔 매지 말고 즉각 의장 중재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의장 중재안을 수용만 하면 바로 처리될 예산안인데 주말 내내 오매불망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막혀 또다시 헛바퀴만 돌았다”며 “집권당이 아니라 종속당, 국민의힘이 아니라 용산의힘이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대체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입법부 고유권한인 예산 심의권을 개입해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킨 당사자가 누구인가”라며 “여당에 협상의 전권은 주지 않은 채 시시콜콜 주문만 하는 대통령과 정부의 기만적이고 무책임한 모습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막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김 의장을 향해서도 “조속히 본회의를 소집해서 의장 중재안이든지 민주당 수정안이든지 정부 원안이든지 이제는 예산안을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앞서 김 의장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자는 정부안을 놓고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법인세 1%포인트 인하를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김 의장은 행안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 대해선 예비비로 편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박 원내대표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와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의 참여를 촉구했다.그는 “전혀 별개인 예산과 이태원 참사를 하나로 묶어 초부자 감세는 어떻게든 관철하고, 참사 진상규명은 하지 않겠다는 집권여당의 나쁜 의도, 이미 우리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있다면 유가족의 절규를 더는 외면하고 무시해서도, 국민 인내심을 시험하려 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재명 대표도 “정부여당은 대통령실 눈치만 살피면서 초부자 감세만 신줏단지처럼 끌어안고 있다. 국정을 책임진 집권 세력이 초부자들을 위한 정치 파업에 여념이 없다”며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의 하명만 기다리는 무기력한 식물 여당이냐. 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여당 경선 개입이나 정적 제거가 아니라 민생 그 자체”라고 말했다.앞서 여야는 법정 시한인 지난 2일,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에 이어 김 의장이 제시한 15일까지 세 차례 협상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여야가 김 의장이 제안한 19일에도 극적 타협을 이뤄내지 못하고 연말까지 예산안 처리가 지연될 경우 헌정사상 처음으로 준예산을 편성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법인세 인하 등과 관련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내리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대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주권 배반”이라고 날을 세웠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의장께서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지금 법인세 문제로 해외직접투자 (유치) 전쟁이 붙어 있는 상황”이라며 “겨우 1% 내리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해외투자자들이나 중국으로부터 빠져나오는 자본에 대한민국이 기업하기 좋고 경쟁력 있는 나라라는 신호를 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현재 행정안전부 경찰국이나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적법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이 예산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국가기관의 신뢰를 결국 국회 예산 자체가 인정하지 않는 것이 된다”며 “(예산) 5억 원 때문에 이러느냐고 하지만 민주당이 새 정부가 하는 경찰에 대한 제대로 된 인사 관리,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검증 문제를 다 위법하게 만드는 낙인찍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앞서 김 의장은 전날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1%포인트 내리고,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삭감하되 예비비로 편성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여야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주 원내대표는 “자신들이 집권하던 5년 동안에도 전혀 하지 않았던 선심성 예산들을 이 정부에 와서 처음으로 무리하게 하자고 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초연금 부부합산 공제의 경우 그것이 꼭 필요한 제도였다면 자신들이 집권할 때 시작이라도 했어야 하는데 이제 와서 연 1조6000억 원이나 드는 사업을 하자고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가진 원칙이나 국가 경제, 재정 상황에 비추어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을 ‘좋은 게 좋다’고 합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예산을 빨리 통과시켜서 집행 준비를 해야 한다는 초조함도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민주당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서 올해 시작하면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은 위기에 처한 민생 경제를 구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국회의장 중재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지만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여당은 여전히 마이동풍에 요지부동”이라며 “10여 개의 초거대기업, 수백 명의 슈퍼리치를 위해서 5000만 국민의 삶이 걸린 예산을 끝까지 발목을 잡을 심산인 것 같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의 권한을 국민을 위해서 쓰지 않고 극소수의 초부자, 초대기업들을 위해서 남용한다면 이는 주권 배반”이라며 “국민의 인내도, 민생의 골든타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감세를 해야 한다면 초부자 감세가 아니라 다수 국민을 위한 국민 감세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고심 끝에 민주당은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결단했지만 여당은 지금까지 용산 눈치만 보며 시간 끌기에 급급하다”며 “국회가 대통령의 일방적 요구를 따를 거라면 삼권 분립은 왜 있고 민주주의 왜 하는 것이냐. 여야 협치로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보다 대통령의 독선과 아집을 지키는 것이 정녕 더 중요하느냐”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국민 고통과 민생의 어려움만 가중될 뿐이다. 민주당이 무거운 책임감으로 중재안을 수용했듯이 국민 삶에 무한 책임이 있는 여당은 이제라도 결단해야 한다”면서 “더 이상 여당이 대통령실의 심부름꾼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 집권여당이 이번만큼은 모든 결정 권한을 갖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협상에 임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여야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내년도 예산안 최종 처리 시한으로 통보한 15일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자체 수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고,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를 선택한 민심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맞섰다.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늘은 국회의장께서 최종 통보한 예산안 처리 마지막 날”이라며 “국회의장께서는 국민과 약속한 대로 오늘 본회의에서 반드시 예산안을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여야 합의 처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협상장에 나온 국민의힘도 협상 과정을 지켜본 국회의장도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정부 예산안은 국민의 삶, 즉 민생을 위한 살림살이 계획이다. 민주당은 국민을 위해서라도 예산안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여전히 양보 없는 기존 입장만 고집한다면 오늘 본회의가 열리기 전에 민주당은 자체 수정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다”며 “벼랑 끝에 내몰린 민생에 힘이 될 수 있도록 국민 감세 3법과 초부자 감세 저지 등을 골자로 한 예산 부수법안들도 함께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 “민주당의 절박한 요청에도 예산안이 당장 통과 안 돼도 그만, 아쉬운 건 야당이라며 끝내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나오고 있다”며 “극소수 슈퍼 초부자를 지키기 위해 대다수 국민의 삶을 너무나 등한시하는 윤석열 정권의 무책임한 태도에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그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민주당은 양보에 양보를 거듭했건만 정부여당은 끝내 초부자들을 위한 세금 왕창 깎아주기와 위법적 시행령 통치기구 지키기에만 혈안”이라며 “특히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국정의 무한 책임감으로 조속한 예산 타결에 주도적으로 나서기는커녕 오로지 윤 대통령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모두가 눈치만 보는 무기력한 협상 태도만 보였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여당 지도부와 정부 관계자들에게 대놓고 깨알 같은 지침을 내려 국회 예산심의권마저 무시하며 정작 합의를 막고 있는 장본인은 바로 윤 대통령”이라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의도적으로 양보와 타협을 거부하며 최대한 시간을 끌어 그 파행의 책임을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 민주당에 떠넘기려는 저급한 정략적 술책을 이제라도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이 이재명표 수정 예산안을 힘으로 날치기 통과시킨다면 삼권분립을 규정한 헌법 위반이자 의회권력 남용”이라며 “대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선택한 민심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밝혔다.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새해 예산안 편성권은 정부에 있으며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을 집행하는 것은 나라살림을 맡은 행정부의 몫”이라며 “야당이 예산 수정안을 내 정부 예산안을 무력화 시키고 일방 처리한 사례는 정부 수립 이후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금도를 넘어선 민주당의 폭주는 또다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주호영 원내대표도 “윤석열 정부의 첫 재정운용계획을 담은 예산안이 민주당의 발목잡기와 방해로 법정 기간도 넘기고 정기국회도 넘긴 채 오늘도 표류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계속 예산을 발목 잡고 일방적으로 수정안을 통과시킨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이 부담해야 할 것이고, 국민들이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자신들의 집권 시기에도 하지 않았던 예산안을 요구하고 정부운용에 필수적인 예산까지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며 “행정안전부 경찰국,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모두 삭감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자신들의 집권 시기에도 하지 않았던 기초연금 부부 공동수령 할인에도 대해서 폐지하겠다고 한다”며 “국회 상임위와 예결위를 통해 합의하고 정리한 예산도 일체 반영하지 않은 채 오늘 자신들이 삭감한 안만 가지고 일방 통과시키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 이것이 바로 대선 불복이고 정권 흔들기 아니냐”며 “이제라도 태도를 변경해서 새 정부가 경제위기 속에서 제대로 대응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충청 지역을 시작으로 민생 챙기기 행보를 재개했다. 자신의 최측근들이 구속 기소된 상황에서 ‘사법리스크’를 돌파하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결집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이 대표는 14일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 이틀째를 맞아 충북 지역을 찾았다. 그는 이날 세종시의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역 현안을 살폈다.그는 회의에서 “민주당은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행정 수도로 자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세종 집무실 관련해서 사업비를 내년 예산안에 대폭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그러면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끝내 거부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못한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된다는 국민의 명령을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책임자를 문책해달라는 유족의 호소를 외면하고 책임을 부정하는 오기이자 불통”이라며 “유족 슬픔 앞에 작게라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고 강조했다.또한 그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진상 규명 등을 위한 국정조사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국민의 명령인 국정조사에 즉각 복귀하라. 국민의 인내를 더 이상 시험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참사 책임자 보호를 위해 진상규명을 거부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진 여당의 자세라고 할 수 없다. 끝내 국민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면 야 3당은 즉각 성역 없는 국정조사에 돌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이 대표는 “정부가 주 52시간 노동제와 ‘문재인 케어’를 폐지하겠다고 한다”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장 수준 노동시간, 병원비 부담에 고통 받는 국민의 짐을 덜기 위한 핵심 민생 정책을 뒤로 돌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그는 “좋은 정책에는 정치적 색깔이 있을 수 없다. 국민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하고 우리 사회를 한 발짝이라도 전진시킬 있다면 상대 정책이라도 빌려 써야 한다”며 “전임 정부 정책이라고 해서 색깔 딱지를 붙여 무조건 부정만 한다면 국정 성공은 불가능하고 고통은 국민 몫이 될 것이다. 영원할 것 같아도 결국 국민이 맡긴 권력은 잠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그는 내년 예산안 협상과 관련해 “정부여당의 초부자 감세, 특권예산에 대한 집착이 요지부동이다. 고작 100개 정도의 초거대기업과 수백 명 남짓한 초부자들을 위한 천문학적인 특권 감세를 하려고 한다”며 “지금이라도 시대착오적인 초부자 감세를 철회하기 바란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민생 발목잡기에 굴하지 않고 국민 감세 3법 관철에 당력을 모으겠다”고 했다.이 대표는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충북대학교에서 지역 주민 등을 만나는 타운홀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앞서 이 대표는 전날 대전과 충남 천안을 찾아 출범 7개월을 맞은 윤 정부에 대해 “민주주의 후퇴”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그는 “수많은 사람이 목숨 바치고, 피 흘려 만든 민주주의가 몇 달 사이에 유신 이전으로 후퇴한 것 같다. 군사정권 만큼이나 또는 그 이상으로 불안해지고 있다”며 “숨쉬기가 점점 불편해진다. 민주주의가 질식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 대표는 “우리 사회에 아무도 모르게 공포감이 젖어들고 있다. 국가가 지금은 ‘혹시 나를 때리지 않을까’, ‘혹시 나를 해코지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존재가 돼가고 있다”며 “어떻게 만들어온 민주주의고 어떻게 만들어온 표현의 자유인데 갑자기 몇 개월 만에 과거로 되돌아가느냐”고 말했다.또한 이 대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도록 막는 힘은 바로 국민 안에 있다. 여러분이 막아줘야 한다”며 “이제는 우리가 행동해야 한다. 우리의 권리와 미래를 우리가 지키고 개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 대표는 당분간 강원과 호남 등 전국을 돌며 민심을 듣고 시민들과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이 대표가 다시 지역을 찾는 것은 윤 정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띄우면서 민생 정책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내부 결속을 다지고 지지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대 쟁점인 법인세 인하 등을 놓고 평행선을 이어가면서 협상 타결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3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서민감세’와 관련해 “자신들 정권 때 세금폭탄으로 세금 잔뜩 올려놓고, 이제 조금 깎아주는 것을 서민감세, 국민감세라고 한다”며 “마치 흥부전에서 (놀부가) 제비 다리 부러뜨리고 고쳐주면서 선행한 것처럼 보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말로는 서민감세라고 하지만 눈 감고 아웅 하는 것이고 포퓰리즘에 다를 바 아니다”며 “지금이라도 예산을 볼모로 한 정권 발목잡기를 즉시 멈추고, 서민들이나 어려운 기업에 가는 예산들이 즉시 집행될 수 있게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법인세 인하 반대에 대해서도 “슈퍼 대기업 감세는 전략상 양보할 수 없고 당 정체성, 이념과 관련 문제라고 규정하니까 (협상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당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라면 민주당 대표실에 사진을 걸어 놓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법인세를 낮춘 것은 어떻게 설명하나”고 말했다.그는 “법인세가 낮아지면 그 이익은 법인 주식을 가진 대다수의 주주, 개미들, 종업원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체성에 법인세를 연계하지 말고 최고의 조세 전문가이자 자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인 법인세를 3% 낮추고 2년 뒤 시행하는 안을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국민감세는 정부여당의 초부자 감세 대신 중산층과 서민들을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안”이라며 “민주당 제안대로 5만4404개 중소‧중견기업 법인에 혜택이 돌아가는 법인세를 낮추면 윤석열 대통령의 법인세 감면 공약도 지킬 수 있다”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감세와 관련해 “법인세법상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슈퍼대기업 최고세율은 현행을 유지하되 5억 원 이하 중소‧중견기업은 세율을 대폭 낮추는 것”이라며 “소득세법은 최저과세표준을 더 높게 조정해 직장인 유리 지갑을 조금이라도 더 지키고, 조세특례법은 어려운 살림살이에 서민들 월세 부담을 낮추고자 월세액 세액공제율을 더 상향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그런데 정부여당은 과세표준 3000억 원을 초과하는 103개 초슈퍼 극소수 대기업 법인세만 깎아주자고 한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극소수 초부자들에만 편중된 감세 특혜를 철회해야 한다”며 “(15일까지) 3일도 채 남지 않은 시한에도 정부여당이 여전히 특권예산,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예산만 고집한다면 민주당은 수정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그는 “협상 내내 여당은 윤 대통령 입만 쳐다보는 형국이다. 어제는 대통령이 직접 12월 임시국회 내 법인세법 처리를 주문했다”며 “입법부인 국회를 자신을 위한 통법부쯤으로 여기는 저급한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며 “이럴 바엔 차라리 윤 대통령이 국회와 직접 협상하고 담판 짓기 바란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서 강경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격화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예산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체 수정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이재명 대표는 12일 내년도 예산안 협상과 관련해 “저희가 서민예산 증액을 위해서 노력했지만 ‘마이동풍’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여당 태도 때문에 진척이 없다”며 “제일 큰 장애물은 (정부여당이) 초부자 감세를 고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과 같은 어려운 민생, 경제위기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소수의 과도한 부가 집중된 집단에게 부담을 강화하고, 압도적 다수 중산층과 서민 부담은 줄여주는 것”이라며 “30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경우에 내는 세금을 왜 깎아 주나. 3채 이상 집 가진 사람들 세금 더 내는 것을 왜 없애야 하나”고 말했다.그러면서 이 대표는 “서민 지원 예산 늘리는 것에 반대하고, 노인일자리‧청년 지원‧임대주택‧지역화폐 예산은 없애거나 깎는다”며 “여당은 정부가 낸 원안에 동의하든지, 아니면 부결해 준예산으로 가든지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다수당이기 때문에 책이지는 자세로 새로운 협상이 합의가 되지 않으면 민주당의 독자적인 안을 제출할 계획”이라며 “초부자 감세가 아니라 국민 감세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그는 “부당한 불법 예산, 잘못된 예산들은 감액하겠지만 마지막 방법으로 한꺼번에 올라온 예산 관련 부수 법안, 소위 조세 부담 관련 법안들에 대해 서민, 중산층을 위해 국민 감세를 하겠다”며 “다수 국민을 위한 감세를 하면 서민 예산 증액과 같은 효과가 있다. 국민이 맡긴 권한을 확실하게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예산안 협상과 관련해 “초부자를 위한 감세 저지, 낭비성 예산과 위법 시행령 예산의 삭감, 민생 예산 대폭 확보라는 민주당의 대원칙은 흔들림이 없다”며 “지금 정부와 정치권이 살펴야 할 곳은 103개 슈퍼 대기업이 아니라 벼랑 끝에 내몰린 5만4000여 개 중소‧중견기업이고, 극소수 초부자가 아니라 정부 손길이 필요한 대다수 국민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이제 정부여당이 양보해야 할 시간이다. 특권 정부를 자처하며 계속 극소수 초부자 감세만 고집하며 민생 예산을 발목 잡는다면 민주당은 더는 물러설 길이 없다”며 “국민 다수의 편에서 민생 경제를 지키기 위한 민주당 수정안을 발의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또한 민주당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여파로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 차질이 우려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을 압박했다.박 원내대표는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되자마자 국민의힘 국정조사 위원들이 모두 사퇴하겠다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줬다”며 “대통령 후배 장관 한 명을 지키겠다고 집권 여당 전체가 몰염치한 몽니를 부리는 모습이 정말 낯부끄럽고 개탄스럽다”고 말했다.그는 “국정조사 위원 사퇴는 어렵사리 합의한 국정조사를 초장부터 무력화하는 시도이자 명백한 국민과의 약속 파기”라며 “여당은 즉각 특위에 복귀해 조사 일정과 증인 채택에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도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오로지 형사 책임, 법적 책임만 따진다. 정치, 도덕적 책임은 어디 갔느냐”며 “이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는 책임 회피에 급급한 정부의 첫 책임을 묻는 단추를 꿴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국정조사는 국회의원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이자 책임이다. 마음에 안 든다고 함부로 던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함부로 포기하고 국정조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겁박하는 태도는 결코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본회의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최종 합의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2014년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처음으로 정기국회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는 사례가 된다.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예산안 합의 처리에 실질적 시한인 오늘 오후까지도 정부와 여당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국회의장께 오후에 수정안을 우선 전달해서 오늘 처리 의사를 확인하고 제출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독단과 일방통행이 국회 선진화법 이후 정기국회 회기 내 예산안을 처리해온 국회 관례마저 산산이 깨트릴 상황”이라며 “정부여당은 내년도 예산안을 윤석열 정권의 사적 가계부쯤으로 삼아 민생경제는 아랑곳없이 오직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만 살핀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서민 민생예산 재원 마련을 위한 감액에는 계속 철벽을 치면서 정작 극소수 초부자, 슈퍼부자들을 위한 감세는 칼같이 고수하고 있다”며 “이 정도면 윤 정부와 국민의힘은 돈 없고 힘없는 서민은 안중에 없고 오직 슈퍼부자의 입장만 대변하는 특권세력”이라고 말했다.그는 “거대한 복합경제 위기 앞에서 정부 예산안 중 다른 해보다 적은 단 0.8%만이라도 감액해서 민생예산으로 쓰자는데 정부와 집권여당이 극구 반대한다”며 “그동안 예산안 심사와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여당의 일관된 전략과 태도는 오로지 시간 끌기와 윤심 지키기였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를 위해 감액 중심의 수정안을 준비했다”며 “수정안은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하겠다는 우리의 굳은 의지와 함께 초부자들을 위한 감세를 확실히 막으면서도 위법적 시행령에 의한 권력기관의 잘못된 예산과 그동안 예산심사에서 국민의힘, 민주당, 정부가 감액에 합의한 내용을 최소화해서 담았다”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정권을 잡고 있을 때 하지 못한 일을 정권을 잃고 이제 새로 하겠다는 건 몽니이고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권이 교체된 해에는 특히 야당이 정부여당의 새 정책에 협조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는 유독 더한 것 같다”며 “예산안 처리를 위해 야당과 협상을 하고 있지만 아직 중요한 대목 몇 개가 남아서 오늘 중으로 타결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법인세 인하가 중요 쟁점이다. 민주당은 법인세를 절대 낮출 수 없다고 한다”며 “자당 출신 경제전문가, 조세전문가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좋은 중재안을 내놨는데 이마저도 민주당은 선뜻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에서 법인세 인하는 곧 국가 전체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이다. 투자가 유치돼야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 아니냐”며 “기업들이 조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등을 대만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빼앗기게 된다”고 말했다.그는 “2014년 새 국회법 시행 이후 예산 법정 기일인 12월 2일을 넘긴 적은 있어도 정기국회 마감일인 9일을 넘긴 적은 없다”며 “민주당은 김 의장의 합당한 대안을 재벌 특혜, 초부자 감세라면서 꺾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이런 민주당의 행태를 낱낱이 기억했다가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감액 규모를 놓고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8일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겠다”며 단독 수정안 제출을 언급했고, 국민의힘은 “낡은 이념의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버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국민과 나라 경제를 생각해서라도 지금까지 본인들의 주장을 죽이고, 건전재정을 생각해 효율적인 지출구조를 만든 정부안에 대폭 협조하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지난 5년간 방만하게 재정을 운영해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넘어서려고 한다. 윤석열 정부는 여러 어려움을 무릅쓰고라도 건전재정을 만들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건전재정 정책은 국민에게 인기 없다는 것을 알지만 나라 경제 걱정에 줄이고 있는데 민주당은 자신들 정권동안 했던 예산을 반성하기는커녕 그런 기조를 이어가자고 한다”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 5년간 국회 평균 예산 삭감액이 5조1000억 원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5조1000억 원 이상의 감액을 주장하고 있다”며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위해 올해 24조 원이나 지출 구조조정을 했다. 문재인 정권은 적자국채를 발행해 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번에는 국채 발행 규모를 대폭 줄였기 때문에 3조 원 이상 삭감할 수 없다고 해 의견 접근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예산부수법안 협상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법인세 감세에 대해서는 요지부동이다. 문재인 정권에서 법인세 22%를 25%로 올렸는데 대만은 법인세가 20%에 불과하다”며 “법인세 인하를 초부자 감세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우리나라 10대 재벌 대기업들은 여러 세액 공제로 최저한세 부분에 이르고 있다. 법인세를 낮춘다고 대기업 특혜를 주는 게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또한 주 원내대표는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선 “멀쩡히 집 한 채를 가진 사람 모두를 초부자로 만들어 부당한 과세를 하고 있다. 종부세에 해당되는 주택을 소유한 국민이 122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29만 명이 늘었다”며 “철 지난 이념에 사로잡혀서 부자는 무조건 나쁜 것이고, 조금이라도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 초부자로 규정하는 낡은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국민에게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민생예산의 대폭 증액을 위해 초부자 감세를 철회하고 감액 규모를 최대한 확보하자는 민주당의 최종 제안을 정부와 여당이 끝내 거부한다면 우리로서는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를 위해 부득이 단독 수정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은 639조 원이라는 최대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하고선 국회 예결위 심의를 통해 1조2000억 원 감액에만 동의했다”며 “본예산 규모가 더 작았던 문재인 정부 5년간은 단순 회계 이관을 제외하고도 평균 5조1천억 원을 국회에서 감액했다. 정부와 여당이 과연 예산안 처리에 의지가 있는지조차 매우 의문”이라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생색내기용으로 더 밝힌 감액으로는 민생예산을 제대로 챙길 수 없다. 더구나 초부자 감세를 무조건 고집하면서 오로지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예산 지키기에만 여념이 없다보니 예산 처리가 큰 벽에 막힌 것”이라며 “대한민국 한해 살림살이를 윤석열 정권의 사적 가계부쯤으로 여기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필요한 대통령실 이전 비용 등 낭비성 예산, 위법적 시행령에 근거한 예산은 대폭 삭감해야 한다.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하고 민생경제 회복과 거꾸로 가는 초부자 감세를 철회해 조금이라도 더 민생세수를 확보해야 한다”며 “예년보다 대폭 편성된 예비비와 각종 기금, 기타예산 등 감액 여력도 충분하다.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 저지와 불요불급한 예산을 과감히 감액해서 확보된 재정을 시급한 7대 민생예산을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복합경제위기가 무색할 정도로 민생예산 확충에는 관심이 없고 국가 예산안 심의만 방해하고 있다. 감액은 찔끔, 증액은 묵묵부답”이라며 “단독 수정안은 초부자 감세와 불요불급한 윤심 예산을 대신해 민생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최후의 저지선이자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라는 국민과의 약속 이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윤석열 정부를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자신을 둘러싼 검찰발 ‘사법 리스크’에 대한 대응 전략을 강경 모드로 전환한 모습이다.이 대표는 이날 국가정보원이 보안업무규정 시행규칙을 개정한 것과 관련해 “정치 개입, 불법 사찰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며 “민주주의 퇴행이 심각히 우려된다. 시행규칙을 즉각 철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이 최근 대통령 지시에 따라 고위 공직 대상자를 광범위하게 신원조회를 할 수 있도록 시행규칙을 개정했다고 한다”며 “이것은 신원조회를 빌미로 국정원의 국내 정보를 무제한으로 수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정보기관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다. 신원조회 탈을 쓰고 존안자료, 불법 사찰 망령들이 부활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안보 기관을 국내 정치에 악용했던 정권이 어떤 심판에 직면했는지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또한 이 대표는 “사정기관들이 무차별 압수수색으로 우리 사회 각 분야에 불안감과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기업과 경영하는 사람들은 예상 못 한 국세청 세무조사 때문에 불안하다. 공직사회는 감사원의 무차별적 정책 감사 등을 빙자한 감찰, 조사에 얼어붙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사회 각 분야에서 목숨 받쳐 만든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권력을 남용하는 공포 정치로 민주주의가 질식해 가고 있다”며 “포근한 보호자여야 할 국가 권력에 대해 공포와 불안을 국민이 느끼고 있다”고 했다.아울러 그는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노동에 적대적인 사람은 정치인이 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정말로 옳은 말이라 생각했는데 이 말을 윤 대통령이 과거에 했다고 한다”며 “(정부가) 노동자들을 적대시하는 자극적인 이념 공세까지 벌이고 있다. 결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보다 못해 국제노동기구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긴급 개입 절차에 나섰다고 한다. 10대 경제 강국, 경제 선진국 대한민국이 국제 사회에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며 “강경한 정책을 통해 작은 정치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가 경제에 큰 후폭풍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했다.그러면서 이 대표는 “강 대 강 대치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여야 양당과 화물연대간의 3자 긴급 중재 회동을 제안한다. 정부 여당의 대승적 결단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도 “검찰이 목표를 정해 놓고 조작을 해서 정치 보복, 정적 제거 수단으로 국가 권력을 남용하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그는 “제가 전에 검찰이 창작 능력이 형편없다고 말한 바 있는데 지금 보면 연출 능력도 형편없는 것 같다”며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이 연기하도록 검찰이 아마 연기 지도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검찰의) 연출 능력도 낙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정기국회를 사흘 앞둔 가운데 여야 원내지도부가 6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막판 협상에 돌입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서민은 없고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만 가득한 사심 예산”이라고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마치 자기들이 집권하고 있는 듯이 삭감하고 있다”고 맞섰다.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원내대표 협상을 앞두고 “정부 예산안 어디를 들여다봐도 정부의 국정기조가 보이지 않는다”며 “말로는 긴축 재정을 한다면서 실체는 민생 예산을 깎고, 초부자 감세로 특정계층을 몰아주기 하겠다는 예산”이라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복지 지출은 늘고 초부자 감세로 세수는 줄어드는데 어떻게 건전재정을 실현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낭비성 예산을 줄였다기에 들여다보니 공공형 노인 일자리 등 민생 예산만 줄줄이 감축”이라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서민은 없고 ‘윤심’만 가득한 사심 예산”이라며 “정부여당이 민주당과 국민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하면 예산안 처리는 당장이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그는 “예산안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문책과 연관시키는 정략을 멈춰야 한다. 문제투성이인 정부 원안 사수만 고집할 게 아니라 과감한 조정과 양보로 예산 협상을 조속히 타결해야 한다”며 “경제 위기 앞에 민생 예산 증액은 당연한 국민 상식이다. 초부자 감세 철회, 위법 시행령과 낭비성 예산 감액, 따뜻한 민생 예산 확충이란 대원칙에 입각해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대선 불복은 여러 형태로 나타나지만 예산 심사 과정에서 마치 자기들이 집권하고 있는 듯이 자기들이 하고자 하는 예산을 수십조 원을 올려놓고 새 정권이 하고자 하는, 새 정부 출범이나 운영에 필수적인 기관 운영에 관한 비용들을 모두 삭감하고 있다”고 밝혔다.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은 것에 대해 “이 대표는 투트랙으로 민생과 민주를 해왔다고 하지만 또 다른 투트랙이 있다. ‘방탄’과 ‘대선 불복’이었다”며 “이 대표 방탄에 민주당이 온통 당력을 쏟고, 개인의 문제를 왜 당이 방어하느냐는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당 내부에서 마그마가 끓어오르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일방적으로 방송법, 노란봉투법, 안전운임제법을 강행 처리한 것에서 보듯 대선 불복과 방탄의 투트랙을 밟아왔다”며 “이제라도 이 대표 말대로 민생과 민주의 투트랙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예산이 2014년 이후에는 한 번도 정기국회를 넘긴 적이 없다. 올해도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며 “(여야) 정책위의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참여하는 ‘2+2 협의체’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어 좀 가볍게 됐다.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최대한 머리를 맞대고 서로 양보할 것을 양보해서 예산이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국민 우선, 민생제일주의 실천에 매진해왔다고 자부합니다.”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의 간절한 여망을 받들기 위해 민생과 민주, 투트랙을 중심으로 변화의 씨앗을 뿌려왔다”며 취임 100일간의 소회를 이 같이 밝혔다.이 대표는 “미성년 상속자의 빚 대물림 방지법을 비롯해 시급한 민생 중점 법안들을 처리했다”며 “가계부채 3법과 3대 민생회복 긴급프로그램 같은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법안과 정책들도 추진 중이다. 초부자감세, 비정한 특권 예산에 맞서 따뜻한 민생 예산 관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또한 그는 “당원이 주인이 되는 민주당의 기틀을 마련 중이다. 정당 사상 최초인 중앙당사 당원존, 국민응답센터로 소통을 강화했다”며 “당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게 하는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이처럼 취임 100일을 맞이한 이 대표는 이날 ‘민생제일주의 실천’을 자평했다. 지난 8월 28일 민주당 역대 최고 득표율인 77.77%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된 뒤 전면에 내세웠던 ‘민생’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면서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혹평했다. 그는 “민생을 포기하고 야당파괴에만 몰두 중인 윤석열 정부 200일 동안 정치는 실종했고 대화와 타협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며 “국민이 잠시 맡긴 권한을 민생이 아니라 야당파괴에 남용하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 정권은 무능, 무책임, 무대책으로 민생경제 파탄, 국민안전 위협, 민주주의 퇴행, 한반도 평화 위기를 자초했다”며 “정부여당에 경고한다.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하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발언은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검찰 수사 등과 관련해 ‘야당파괴’라고 언급했을 뿐 최측근들의 구속 등과 관련해 유감 표명 등 구체적 발언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그는 취임 이후 민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이 대표가 이날 취임 100일과 관련해 별도의 기자회견을 잡지 않고 최고위원회의 발언으로 갈음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질문이 이어질 경우 이 대표가 강조하는 민생 메시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이와 관련해 당내에서는 불만이 누적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의 최측근들이 구속되면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사당화 우려가 나오고 있고, 일각에선 분당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일단 이 대표는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는 이날 “지난 100일처럼 앞으로도 실용적 민생 개혁, 더 굳건한 민주주의를 향해서 거침없이 나아가겠다”며 “국민과 당원을 중심에 두고 민주당의 길을 가겠다. 멈추지 않고 민주당의 새로운 역사를 계속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이 대표의 당내 입지는 향후 검찰 수사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수사에 따른 위기감으로 단일대오가 유지되고 있지만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 등 수사 강도를 높일 경우 당내 갈등이 본격적으로 분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는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법정 처리 시한인 2일은 물론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까지도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일 “집권여당은 예산안 처리는 방기한 채 (이태원) 참사 책임자 보호, 국정조사 훼방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예산안 심사에 돌아와 국정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감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국회에서 여당이 사라졌다. 민생 경제 무정부 상태라는 세간의 지적에 공감이 간다”며 “위기에 직면한 민생 경제를 방치하는 정부는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국민 인내도 민생 경제 골든타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역사적으로 민생예산을 인질로 삼아 예산안 처리를 해태하고 기피하는 집권당이 있었느냐. 야당이 오히려 신속히 심사하자 하고 여당이 최대한의 지연작전을 쓰는 해괴한 장면을 목도해야만 했다”며 “이제 와서 장관 해임안보다 예산안 처리가 우선이라는 황당한 궤변을 늘어놨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예산은 예산대로, 법안은 법안대로, 국정조사는 국정조사대로, 해임은 해임대로 국회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추진하면 될 일이다. 이를 정쟁화하기 위해 (사안을) 한 데 묶어서 국회를 강 대 강 대치로 만드는 건 바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라며 “정기국회 내에 이 장관을 반드시 문책하고 국정조사에 철저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이 헌법이 정한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이지만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감액, 증액 심사 자체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2014년 국회법 개정 이후 (예산 처리) 법정 기한을 못 지킨 경우는 있어도 정기 국회인 12월 9일을 넘긴 일은 전혀 없다. 국회는 9일까지는 어떤 의사일정도 끼우지 말고 오로지 내년도 예산안 통과에 집중하면 좋겠다”며 “남은 기간 7일만이라도 여야가 정말 꼭 필요한 예산, 민생에 꼭 필요한 예산, 경제를 살리는 데 꼭 필요한 예산을 더 늦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고 하는데 탄핵소추안을 내더라도 12월 9일 정기국회 내에 예산 처리 이후로 미뤄야 한다”며 “그 안에 내겠다는 말은 예산마저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말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그는 “민주당은 나라발전에 꼭 필요한 예산들을 삭감하고, 집권 5년 동안 전혀 하지 않았던 예산을 이제 와서 하자고 한다”며 “국민께서 민주당에 다수 의석을 준 것이 어떤 결과로 오는지 똑똑히 기억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한 것을 놓고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 상식적 요구”라며 해임건의안 처리 의지를 밝혔고, 국민의힘은 “일방통행식 선전포고”라며 맞섰다.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일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이 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참사를 지켜본 국민의 상식적 요구이자 유가족의 피맺힌 절규”라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 장관이 마지막 기회마저 거부한다면 국민의 명령을 거부한 것으로 간주하고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다”며 “(해임건의안 가결) 이후에도 이 장관이 자진 사퇴하지 않거나 대통령이 또다시 (해임건의안 수용을) 거부한다면 이번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이 장관의 문책을 매듭짓겠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경제 위기가 지속적으로 심화하는데 대통령은 국민 삶보다 측근 지키기가 우선이다. 집권여당이라도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똑같다”며 “정부 예산안을 두고 국회는 집권당의 지연작전으로 곳곳이 파행이고, 국정난맥이 국회마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진상 규명 등을 위한 국정조사에 대해 “여야가 희생자들과 유가족, 참사 당일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합의한 국정조사”라며 “집권여당이 그 합의의 무게를 가늠하지 못하고 국정조사 보이콧 운운하는 것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자기 고백이자 참사의 진상을 영원히 봉인하겠다는 국민 기만”이라고 말했다.그는 “국민의힘은 ‘정쟁 전문당’이 되려고 한다. 국정조사, 해임건의안, 예산안 처리를 한데 묶어 시간 끌기에 돌입했다”며 “국민과의 약속과 책무를 파기하는 무책임한 행태가 과연 집권여당의 모습이어야 하는지 우려스럽다. 민주당은 신속한 예산안 처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놓을 것이며 국정조사 완수, 책임자 문책, 민생예산 처리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이 이태원 사고 유가족의 절규와 국민적 공분을 이용해 문어발식으로 정쟁을 확장시키고 있다”며 “민주당의 관심은 오직 정쟁이다.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민주당 입맛대로 하겠다는 일방통행식 선전포고”라고 밝혔다.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진상 규명을 시작하기도 전에 행정안전부 장관을 해임하면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관심이나 있는 것인가”라며 “민주당은 입법권을 이재명 대표의 방탄으로 이용하고 있다. 민주당의 의회주의 말살과 횡포가 정말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경찰 수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밝히고 결과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경찰) 특수본 수사와 국정조사를 통해 문제점이 드러나면 그에 맞게 엄중히 책임을 물으면 될 일”이라며 “사고의 진상을 밝히고 예방, 대응, 구조과정 전반을 돌아보고 재발방지책을 만드는 국정조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주호영 원내대표도 “지금 국내외적으로 대단히 어렵고 화물노조 파업도 겹쳐 있고 경제적 상황이 위기를 향해 달리고 있는데 예산이 제 때 의결돼 필요한 곳에 들어가지 않으면 경제의 어느 곳에서 탈이 날지 모른다”며 “민주당은 제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해임건의안은 뒤로 미루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머리를 맞대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주 원내대표는 “(국회) 예결위 예산심사가 많이 진척되지 못한 상황이다. (12월 2일) 법정 기한 내 통과는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기국회 내 통과를 하려 해도 지금부터 양당 간 충분한 논의와 타협이 있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이틀 앞둔 30일 여야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등을 두고 대치하고 있다. 일단 민주당은 참사 책임을 물어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 장관에 대한 탄핵까지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임건의안을 뛰어넘어 바로 탄핵소추안을 추진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30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을 향해 “대통령 측근 지키기에만 열중하며 국정조사를 회피할 핑계만 찾는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이제라도 유족의 피맺힌 절규에 귀 기울여 민심의 명령에 따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가 한 달이 지났건만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주무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을 정쟁이라 주장한다”며 “어제 대통령실이 국정조사 보이콧을 주장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유족과 국민 앞에서 최소한의 부끄러움이라도 느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해임건의안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해임건의안이 발의되는 순간 국정조사 합의는 파기 수순”이라고 말했다.국민의힘도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실시를 합의한 상황에서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와 탄핵 추진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민주당을 향해 “여야가 국정조사에 합의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며 “막가파식 자기모순 정치에 다름 아니다”고 밝혔다.정 위원장은 이날 “국정조사 계획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뜬금없이 행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던진 의도가 무엇인가. 국정조사 대상에 행안부 장관이 포함돼 있는데 장관을 조사하기도 전에 해임하겠다는 건 무슨 경우인가”라며 “당대표 이슈를 덮기 위해 국회를 계속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가려는 의도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말했다.정 위원장은 “사건의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원한다면 원래 합의대로 국조에 성실히 임하면 될 일”이라며 “자기모순 정치는 국민의 신뢰를 더 빨리 잃어버리는 지름길이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이처럼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 전망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법정 처리 시한인 다음달 2일은 물론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달 9일까지도 예산안 처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사상 첫 ‘준예산’ 편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이와 관련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0일 “민생은 점점 나빠지고 있고 경제 상황도 악화되는데 정부여당이 오히려 예산안 심의를 보이콧하기도 한다”며 “(정부) 원안 아니면 준예산을 선택하라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이 가능한 대안을 확실하게 찾아내겠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기로 결정한 것을 놓고 정국 경색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 장관에 대해 “지체 없이 탄핵소추안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국민의힘은 “169석 힘자랑은 결국 대선 불복”이라며 반발했다.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9일 “민주당은 국민과 유가족의 뜻을 받들어 참사 한 달이 되기 전까지로 이 장관의 파면 시한을 정해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끝내 민심과 맞섰다”며 “오늘 의원총회를 거쳐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내일(30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해임건의안은 이 장관의 이태원 참사 부실·무능 대응, 책임회피, 축소·은폐와 거짓말까지, 국민 분노와 유가족의 절규를 대신한 것”이라며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 때처럼 또 다시 국민과 국회의 뜻을 무시한다면 지체 없이 탄핵소추안까지 추진해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장관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은 대한민국 헌법에 규정된 입법부의 책무 중 하나”라며 “대통령이 이를 가볍게 여기고 무시한다면 이는 헌법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민주당이 단독으로 가결시킨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았다.또한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은 (민주당의) 이 장관 파면 요구를 철회하지 않으면 사퇴할 수 있다며 국민을 겁박하고 나섰다. 국정조사를 수용한 속내가 당초 이 장관 보호용이었음을 자백이라도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여당이 셀프 사퇴 운운하며 또 다시 국정조사 합의를 파기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했다.박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계속 국정조사를 볼모로 잡고 무책임한 지연작전으로 일관한다면 민주당 단독이라도 예산 심사에 임할 수밖에 없다”며 “반드시 초부자감세를 저지하고 혈세 낭비성 예산을 전면 삭감하겠다. 두텁게 민생예산을 확보해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추진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든지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이 잘하는 꼴은 못 보겠다는 심사”라며 “169석을 갖고 있는 힘자랑은 결국은 대선 불복이다. 국민들로부터 엄중한 비판과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권이 바뀐 이후 민주당 행태를 보면 몽니, 갑질 힘자랑, 이재명 방탄, 대선 불복으로 읽을 수 있다”며 “도대체 국민 뜻에 따라 정권이 바뀌었으면 정권이 일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데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정부가 잘하는 꼴, 잘되는 꼴을 못 보겠다는 심사”라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국내외적으로 안보, 국방, 외교, 경제, 민생 모두 어렵다”며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도 모자를 판에 합의해 놓은 ‘예산 처리 후 국정조사’를 깨면서 국정조사 결론도 나기 전에 책임을 묻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처리하겠다는 12월 2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정 예산 처리 기한”이라며 “(해임건의안 처리) 이걸 하겠다는 말은 결국 법정 예산 처리 기한을 지키지 않겠다는 선포나 다름없다”고 말했다.그는 “윤 대통령은 수사와 국정조사 이후 책임 물을 사람에게는 엄격하게 묻겠다고 했다”며 “책임을 분명히 가리지 않은 채 사표만 받아서는 똑같은 일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책임을 묻고 무엇이 재발 방지에 필요한 시스템인지 챙기는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 여부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장관의 파면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은 “내일부터 책임을 묻는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그렇다면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8일 “오늘은 제가 요청한 이 장관 파면의 시한일이다. 윤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고 이 장관을 즉각 파면하길 바란다”며 “이 장관에 대한 파면 요구는 저나 민주당의 요구가 결코 아니다. 이태원 참사의 전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의 지엄한 요구”라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위공직자는 국정을 무한 책임져야 한다.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법적 책임보다 먼저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라며 “윤 대통령은 국민의 분노와 유가족의 절규를 더는 궁색하게 피해서는 안 된다. 국민인지 이 장관인지 이제 선택하라”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오늘 중 때늦은 결단이라도 보여주길 마지막으로 촉구한다”며 “끝내 상식과 민심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유가족과 국민을 대신해 내일부터 국회에서 단호하게 책임을 묻는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 장관이 파면되지 않을 경우 해임건의안 또는 탄핵소추안 발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재명 대표도 “멀쩡한 행인들이 길을 걷다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질식 사망하는 일이 벌어져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일선의 경찰관, 소방관, 행정관을 잡아서 책임을 물으면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묻는 것이냐”고 말했다.이 대표는 “권한이 주어지면 그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제 나서서 책임을 물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국민과 함께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 장관을 오늘까지 파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지난주에 예산안 처리 이후에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국정조사를 하는 이유는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서 책임질 사람에 책임을 지우는 일”이라며 밝혔다.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미리 이 장관을 파면하라면 국정조사 결론이 나기도 전에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더구나 12월 2일까지는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이라며 “이 시간 내에 예산을 처리하기도 아직 의견 차이가 너무 크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또 다른 정쟁 거리를 만들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민주주의는 자제와 관용으로 유지된다”며 “민주당은 며칠 지나지 않은 합의 정신, 예산안 처리 이후에 국정조사를 하고,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운다는 합의 정신을 존중하기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서민 경제에 혹한이 밀려오고 있다. 그만큼 내년에는 취약계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민 경제를 어루만지고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새해 예산안이 신속히 본회의를 통과하고 현장에서 조기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