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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이 돋보이는 스토리를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기술력으로 표현한 에르메스 시계 컬렉션을 소개한다. 독특하고 획기적인 컴플리케이션이 구현하는 아름다운 스토리를 통해 에르메스와 시간의 특별한 관계를 선보인다.아쏘 르 땅 보야쥬(Arceau Le Temps Voyageur) 2022년 GPHG에서 여성용, 남성용 컴플리케이션 2개 부문 수상을 한 아쏘 르 땅 보야쥬는 여행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에르메스의 고유의 세계관을 담은 시계다. ‘여행자의 시간’이라는 뜻의 아쏘 르 땅 보야쥬는 월드 타임이라는 클래식한 하이엔드 컴플리케이션을 에르메스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개발한 ‘트래블링 타임(Traveling Time)’ 메커니즘이 특징이다. 24개 도시의 타임 존을 디스크 타입으로 제공하며 아티스트 제롬 콜리아르가 상상해낸 실크 스카프의 환상적인 지도 위로 서브다이얼이 마치 위성처럼 회전하면서 도시를 넘나들며 사용자가 설정한 세컨드 타임 존의 시와 분을 알린다. 카운터 외곽에 장착한 레드 팁은 해당 도시명을 가리키고, 12시 방향의 홈 타임 인디케이터는 로컬 타임을 직관적으로 표시한다. 이 특별한 기능은 122개 부속품으로 이뤄진 두께 4.4mm의 모듈을 탑재한 인하우스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 ‘H1837’로 작동한다. 아쏘 르 땅 보야쥬(Arceau Le Temps Voyageur)는 41mm의 플래티넘 케이스에 매트 블랙 DLC 코팅의 티타늄 베젤을 장착했고, 38mm 블루 모델은 스틸 케이스로 선보인다.아쏘 레흐 드라룬(Arceau L’heure de La Lune) 아쏘 레흐 드라룬은 전통적인 문페이즈를 에르메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혁신적인 컴플리케이션 기능과 아름다운 디자인이 조화를 이뤄 생동감으로 빛난다. 북반구와 남반구의 문 페이즈를 동시에 보여주면서 달의 색다른 모습을 제시하며 운석 다이얼 위에 두 개의 카운터가 돌고 있고, 전용 모듈과 H1837 매뉴팩처 무브먼트의 움직임에 따라 자개 소재의 달이 모습을 감추고 드러내기를 반복한다. 두 개의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는 짓궂게도 위아래가 뒤섞여 남반구 달은 ‘북’쪽에, 북반구 달은 ‘남’쪽에 위치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간을 초월해 깊은 우주로 빠져들게 한다. 폴리싱 및 마이크로 블래스티드로 마감한 117개의 부품은 4.2mm 두께의 에르메스 매뉴팩처 무브먼트 H1837 안에 모두 조립돼 있다. 에르메스만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59일 동안 다이얼 위를 회전하는 프레임의 세밀한 두께를 구현해 찬사를 받았다. 아쏘 레흐 드라룬은 초기 모델을 선보인 이후 동일한 케이스 크기와 무브먼트를 유지하며 운석 등 다양한 소재를 다이얼에 적용하고, 이와 어울리게 케이스 소재, 핸즈와 서브 다이얼에 변화를 주며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아쏘 리프트 뚜르비용 미닛 리피터(Arceau Lift Tourbillon R´ep´etition Minutes) 아쏘 리프트 뚜르비용 미닛 리피터는 에르메스 최초로 플라잉 투르비용과 미닛 리피터 기능이 결합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애나멜 다이얼 위 커팅된 말 형상 프레임 사이로 에르메스의 뚜르비용 미닛 리피터 무브먼트가 더욱 매혹적으로 드러나며, 이 위로 또 하나의 특별한 컴플리케이션인 플라잉 뚜르비용이 더해져있고 이를 말 목 부분에 위치한 6시 방향의 동그란 구멍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뚜르비용의 설계에 사용된 두 개의 H 문양이 합쳐져 완성된 더블 H 형태는 파리 포부르 생토노레에 위치한 에르메스 매장의 상징적인 모티브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됐다. 뚜르비용 캐리지와 베럴의 브리지를 담고 있는 이 디자인은 파리지앵의 감성이 담긴 건물의 입구와 난간, 계단, 그리고 리프트(엘리베이터)를 장식하고 있는 예술적인 패턴에서 유래되었다. 오픈워크 형태로 완성된 가느다란 핸즈와 아쏘 라인의 특징인 달리는 말을 연상시키는 경사진 숫자들은 전체적으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다이얼을 더욱 강조한다. 다이얼 위 컷 아웃 부분과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마감된 백케이스를 통해 직접 볼 수 있는 새로운 에르메스 매뉴팩처 수동 메캐니컬 무브먼트 H1924는 직경 43mm의 티타늄 케이스 속에서 미닛 리피터의 선명한 소리를 발산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유통·소비산업의 한 해를 되돌아보자면 올해는 유난히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신조어가 많았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본격화된 올해 5월경 미국에서 직장인들의 점심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런치플레이션’ 현상이 시작됐다. 이 신조어는 연이은 식품가격 인상이 외식물가로 전이되기 시작한 한국에서도 금세 유행어가 됐다. 하지만 런치플레이션은 시작에 불과했다. 6∼7월 소비자물가 인상률이 20여 년 만에 6%대가 계속되는 등 물가가 폭등하며 누들플레이션, 밀크플레이션, 커피플레이션,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가격은 동일하지만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내는 것) 등 가격 인상과 관련된 각종 신조어들이 계속해서 생겼다. 상승률 자체는 정점을 찍었던 여름철이 지나며 조금 완화됐지만 물가 고공행진은 계속됐다. 냉면값이 1만 원에 이르는 등 저렴한 한 끼로 인기였던 면류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고 주요 커피업체들도 8년 만에 가격을 올렸다. 급기야 연말을 맞아 ‘케이크플레이션’이 등장했다. 시중 프랜차이즈 카페·베이커리에서 보통 2만 원대면 구입할 수 있었던 케이크 가격이 원재료와 부자재, 인건비 인상 등으로 인해 3만∼4만 원대를 훌쩍 넘기게 됐다. 호텔 케이크 가격은 20만 원이 넘기도 했다. 이쯤 되면 뒤에 ‘플레이션’을 붙이기에 어색한 곳을 찾기가 더 힘들다. 그야말로 ‘뉴플레이션’의 한 해였다. 서민들의 가처분소득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올해 식료품과 관련된 신조어가 유독 많았던 이유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식품뿐 아니라 전기·가스·서비스 영역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진행됐다. 리오프닝의 설렘을 제대로 누리기도 전에 고물가와 고금리, 경기침체가 덮쳐와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건 실질소득 감소만 봐도 알 수 있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월급쟁이 가구의 실질소득은 1년 새 약 5% 급감했다. 올해 3분기(7∼9월) 상용근로자 가구의 실질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감소했다.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 실질소득 감소 폭은 이 기간 각각 5.1%, 5.6%로 더 컸다. 우려스러운 건 새해에도 이 같은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내년까지 5% 안팎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전망인데 내년 상반기가 특히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연말 각 소비재 기업들은 새해부터 식품과 생필품 가격 인상을 연이어 예고하고 나섰다. 가구부터 냉동식품, 유제품, 컵커피, 콜라, 샴푸, 치약까지 전방위적이다. 연말 각종 트렌드 서적들은 내년 ‘씀씀이 다이어트’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플렉스(flex·과시적 소비)의 시대는 끝났고 ‘과시적 비소비’의 시대가 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례없던 뉴플레이션의 한 해를 보냈지만 진짜 긴축은 새해에 포문을 열 것 같다. 박선희 산업2부 차장 teller@donga.com}
대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구시와 8개 구·군, 지역 대형 및 중소 유통업계는 19일 대구 북구 산격동 시청 대회의실에서 ‘지역 유통업 발전 및 소비자 편익 향상을 위한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평일 전환 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구·군별 의사 결정을 거쳐 내년 1분기(1∼3월) 중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의 경우 매달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정하도록 했다. 의무휴업일은 공휴일 중에서 정해야 하지만 지자체장이 이해당사자와의 합의를 거치면 공휴일이 아닌 날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해 시민들에게 쇼핑 편익을 제공하고, 유통업계의 상생 협력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 지역 상권의 활성화와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2012년 시행돼 올해로 10년째인데 당초 의도와 달리 전통시장 등을 살리는 데 뚜렷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0명 중 7명이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답했다.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저출생이 심화되면서 영유아 식품시장 철수를 선언하는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얼마 전 LG생활건강은 분유를 비롯한 영유아 식품 브랜드 ‘베비언스’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생산분을 끝으로 생산을 멈춘다. 매일유업도 일부 분유 제품을 단종시키고 있다. 롯데제과는 ‘파스퇴르’의 이유식 사업을 접었다. 몇 달 전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를 발표하고 전 직원에게 해고 통보를 했던 푸르밀 사태도 따지고 보면 저출생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이 회사는 일방적인 대량 해고가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며 사업 종료를 철회하는 대신 인원 30%를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경영상의 문제점이 많았지만 익숙한 히트 상품을 내온 유제품 기업이 아예 회사 문을 닫으려고 한 배경에는 저출산으로 우유 소비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는 산업의 구조적 한계도 깔려 있었다. 영유아 식품, 장난감, 유아 의류 등을 제조하는 소비재 기업들은 저출산으로 인한 위협감을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하게 된다. 저출산으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로 국내 성장에 한계가 있다 보니 해외 자본에 회사를 매각하거나 오프라인 매장 철수, 사업 종료가 수시로 일어난다. 토종 아동복 브랜드 해피랜드는 10여 개에 달했던 브랜드를 2개로 줄였고 25년간 선보였던 유아복 브랜드 ‘파코라반베이비’ 사업도 접었다. 아가방앤컴퍼니, 제로투세븐 등 국내 대표적 아동복 기업들은 오프라인 사업을 급격히 축소시키고 있다. 유아동 상품만큼 직접적이진 않지만 식품, 의류 등 소비 산업 전반은 인구구조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국내 식품업체들이 신사업을 늘리고 해외 진출 확대로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는 것은 사실 생존을 위한 절박한 동기에서다. 이대로라면 인구의 자연 감소분만으로도 시장 자체가 소멸을 향해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미 2020년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아 전체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에 접어들었다.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 출산율은 2025년 0.70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 문제는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처럼 다뤄지기 쉽다. 실험실 속 개구리처럼 서서히 가열되는 온도에 무의식중에 익숙해지기 때문에 위협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저출산의 여파가 실제 우리 삶을 파고들 때는 멀쩡하던 직장이 사라지고, 사업이 종료되는것 이상의 파괴적인 고통이 뒤따르게 된다. 인구 데드크로스는 사실상 산업을 넘어 국가 전체의 경쟁력과 존속 자체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다. 이미 소비 산업 전반에 암울한 징후들이 가시화됐지만, 우리 사회가 이를 얼마나 직접적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분명해지는 경고 신호를 놓쳐선 안 된다. 박선희 산업2부 차장 teller@donga.com}
롯데마트 광고마케팅팀은 올 초부터 ‘관심급구’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구애 대상은 새롭게 출현한 소비자, 이른바 ‘뉴컨슈머’다. 이들의 마음을 가장 잘 읽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원 두 명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서 기존 대형마트에선 찾기 힘들던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올해 4월 동묘 와인바 팝업 레스토랑이 대표적이다. 대형마트는 가족 단위로 간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차별화된 경험에서 즐거움을 찾는 이들을 겨냥했다. 블라인드 방식으로 마트 와인을 선보여 알음알음 찾아온 MZ세대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8월엔 강원 양양 서피비치에서 수박 팝업 매장을 열고 ‘수박바’ 등 재밌는 형태로 제품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마트에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있는 현장에 찾아간다는 역발상에서 출발했다. 새로운 경험과 의미 발견을 소비의 기준으로 삼는 뉴컨슈머 시대 소비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롯데쇼핑은 MZ 사원들이 주도하는 기발한 프로젝트를 늘려 젊은 소비자들을 잡고 ‘팝업의 성지화’ 등 공간의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으로 뉴컨슈머들을 공략하고 있다. ○ MZ 직원 전권 발탁에 ‘미닝아웃’ 상품 강화 최근 롯데쇼핑은 기존 위계질서에서 벗어나 MZ 사원들에게 기획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전권을 주는 실험을 벌이고 있다. MZ 소비자이기도 한 MZ 직원을 통해 수시로 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동아일보가 국내 주요 소비재·유통기업 44곳을 대상으로 MZ세대 수요 반영이 기업활동에서 얼마나 중요해졌는지 설문한 결과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43%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올해 4월 325만 명이 다녀가며 인증샷 열풍을 불러온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야외 광장의 15m 벨리곰 조형물 역시 롯데홈쇼핑 MZ 직원의 아이디어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저연차 사원들에게 ‘한번 해 봐라’며 주도권을 준 결과 마트, 쇼핑몰 등 전통적 유통공간을 젊고 새롭게 인식시킬 히트 상품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친환경, 사회적 소비 등에 대한 뉴컨슈머의 관심도 상품 개발과 구매 전반에서 중요한 요소가 됐다. 기업들은 같은 설문에서 MZ세대 소비 기준이 가성비를 넘어 주로 재미·흥미, 트렌드, 환경, 젠더 같은 ‘미닝아웃(Meaning out)’에 있다고 봤다. 롯데쇼핑은 이를 반영해 2021년 선보인 제타플렉스점에서 유통업계 최초로 ‘아쿠아포닉스’(농수융합) 방식으로 재배한 채소를 판매 중이다.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를 키우며 발생한 유기물로 채소를 재배하고, 정화된 물을 사육수로 다시 환원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 ‘팝업의 성지화’로 뉴컨슈머 잡기 이커머스 시대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마케팅 공간을 넘어 이색 체험, 즐거움, 감동을 주는 공간이어야 뉴컨슈머의 발길을 모을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매장 내 엔터테인먼트나 다른 고객들과 유대감을 형성한 경험이 브랜드 매력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은 공간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결합해 나가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팝업의 성지화’를 목표로 인증샷을 불러일으키는 대형 팝업 스토어를 수시로 선보이고 있다. 6월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선보인 테니스 팝업 매장 ‘더 코트’에는 10일간 약 20만 명이 다녀갔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스포츠 매출은 전년 대비 25% 이상 늘었다. 5월 강렬한 레드 인테리어로 꾸며진 잠실점 ‘발렌티노 뷰티’ 팝업 역시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이 났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라인 소비가 발달할수록 오프라인은 불확실성이란 재미와 놀라움을 선사해 ‘꼭 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한다”며 “소비자 몰입도를 높이는 다양한 팝업스토어나 자연 친화적 설계, 체험 콘텐츠를 강화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 등은 오프라인 전략을 잘 구사했다”고 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이탈리안 하이퍼포먼스 럭셔리카 마세라티가 17일 ‘2022 그레칼레 론칭 프레스 데이’ 행사에서 마세라티의 새로운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그레칼레(Grecale)’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마세라티 브랜드 역사상 두번째 SUV 모델인 그레칼레는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마세라티 슈퍼 스포츠카 MC20의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일상의 경험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SUV 모델로서 스포티함과 우아함 사이의 적절한 균형과 함께 마세라티의 열정과 혁신,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칼레는 마세라티 SUV의 정체성과 헤리티지를 재정립하는 상징적 모델이다. 그레칼레 트로페오는 최고속도 시속 285km, 제로백 3.8초의 주행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마세라티 엔진의 시그니처 사운드와 몰입형 소너스 파베르 다차원 사운드 시스템의 조합으로 한 차원 높은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이번에 출시된 그레칼레는 300마력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이 장착된 GT 버전, 330마력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이 장착된 모데나 버전, MC20와 같은 네튜노 엔진을 기반으로 530마력의 V6 엔진이 장착된 고성능 트로페오 버전의 3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다. 그레칼레는 SUV에 맞게 수평적 측면보다는 수직적 측면의 디자인적 요소를 갖췄다. 전면은 그레칼레의 가장 돋보이는 부분으로 과하지 않은 낮고 인상적인 그릴을 적용해 슈퍼 스포츠카 MC20를 떠올리게 한다. 후면부에는 부메랑 테일라이트와 마세라티 특유의 사다리꼴 라인을 적용했고 스포츠카처럼 마감한 실내 공간, 날렵한 리어 윈도, 강력하고 대담한 펜더, 시각적으로 무게중심이 낮아 보이게 하는 등 쿠페 효과가 더욱 부각되어 그레칼레만의 스포티한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그레칼레는 넓은 공간과 편안함이 돋보이는 패밀리 사이즈 SUV 모델로 GT 버전 기준 △전장(길이) 4850mm △휠베이스(축간거리) 2901mm △전고(높이) 1670mm △전폭(너비) 1950mm(모데나, 트로페오의 경우 30mm 넓음)는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디지털 시계뿐만 아니라 취향에 따라 스킨과 모습을 변경하는 디지털 화면,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기술적으로도 더욱 풍성해졌다. 이번에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그레칼레의 가격은 9900만 원부터 시작된다. 한국 마세라티 김광철 대표이사는 환영사를 통해 “마세라티 SUV의 정체성과 헤리티지를 재정립하는 상징적 모델인 그레칼레를 선보이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그레칼레의 국내 출시를 통해 럭셔리 SUV 수입차 시장에서 마세라티가 제2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레칼레는 ‘지중해의 강력한 북동풍’이라는 뜻으로 모든 것을 몰아붙이는 마세라티의 혁신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람의 이름을 발췌해 모델의 이름을 짓는 것은 마세라티의 오랜 전통이다. 한편 마세라티는 그레칼레 출시를 기념해 고유한 인테리어 및 기술 콘텐츠가 담긴 한정판 모델인 그레칼레 프리마세리에 에디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유기농 식품 유통사인 초록마을의 만두 제품에서 목장갑(사진 점선 안)이 나와 해당 제품 판매가 무기한 중단됐다. 3일 초록마을을 운영하는 정육각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초록마을 우리밀교자만두에서 목장갑이 나왔다는 고객 민원이 접수됐다. 포장지 안에 목장갑이 만두와 엉겨 붙은 사진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왔다. 초록마을은 내부 확인 절차를 거쳐 이달 1일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고 전국 390여 개 매장에서 제품을 회수했다. 초록마을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확실한 대책을 수립하기 전까지 해당 제조사에서 생산된 상품(우리밀교자만두 외 6종) 판매를 무기한 중단한다”며 “전체 상품에 대해 제조사와 내부 검수 프로세스를 점검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식품 안전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초록마을은 대상그룹 산하에 있다 올해 3월 축산물 유통 스타트업인 정육각에 인수됐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한때 편의점 오픈런을 불러일으켰던 포켓몬 빵이 남아돌기 시작했다. SPC 계열 제빵 공장의 20대 노동자 사망 사고 이후 불붙은 불매 운동의 여파다. 대형마트에선 포켓폰 빵 판매가 10% 줄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들도 많게는 30%가량 판매가 줄며 타격을 받고 있다. 당장 줄어든 매출보다 우려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고조된 소비자들의 반기업 정서다. 사고에 충격을 받은 소비자들 앞에서 책임 소재를 피하기 위한 해명에만 치중했던 이 회사의 대응은 ‘불매운동’이라는 좀 더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역풍을 자초했다. ‘반감고객들’(삼성경제연구소)이란 책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역량이 떨어지는 것보다 사회에 해를 끼치며 이기적으로 행동한다고 느낄 때 훨씬 강한 분노를 느낀다. 이 반감은 직장생활이나 개인적 인간관계에서 종종 느끼는 적대감보다 더 강렬한 감정이라고 한다. 반감고객의 대두는 기업으로선 큰 위기다. 특히 여러 종류의 반감 중에서도 불매운동처럼 집단적인 보복 행동을 보이는 건 응급상황에 가깝다. 소비자를 잃을 뿐 아니라 내부 타격도 심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앨리 러셀 혹실드 교수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 반감은 내부 직원 만족도와 업무 효율,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력도 매우 컸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비화되는 걸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 공감 능력이다. 이 책에 따르면,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은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와 같다. 손실이 분명하다고 믿고 있으며 굳이 노력을 들여 문제를 제기하러 왔을 만큼 고통 역시 크다. 병원 사정 생각하기 전에 먼저 환자의 고통과 상처에 집중하고 공감해줘야 한다. 무반응이나 회피성 발언은 가장 나쁘다. 이러한 공감 노력은 부정적 평가가 확실시돼 강한 분노가 증폭되기 전, 과격한 공격과 집단항의로 이어지기 전에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많은 대기업이 느린 의사 결정 속도와 윗선 눈치 보기 문화 때문에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을 골든타임을 놓치고 만다. 보신주의가 공고한 관료조직 역시 이런 상황에서의 악수를 조심해야 한다. 대통령은 SPC사태에 “인간적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공감력을 주문했던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놓고는 중요 부처에서 “미리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가 아니다” 등의 회피성 발언이 성급하게 튀어나왔다. 슬픔을 공분으로 키운 SPC 사태의 패착을 보면서도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셈이다. 위기 상황일수록 든든한 울타리가 돼 줘야 할 정부가 불매 대상 기업이 받던 유의 비난에서 자유롭기 어려워진 건 모두에게 손실이다. 설령 책임 소재가 확실치 않은 상태라 하더라도, 충분한 공감이 먼저라는 골든 룰은 변하지 않는다. 그게 소비자를 진정한 동반자로 여기는 기업의 자세인 것처럼,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임을 기억해야 한다. 박선희 산업2부 차장 teller@donga.com}
하이트진로가 1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30일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위로금으로 15년차 이상 근속자에게는 통상 임금의 34개월 치, 20년차 이상 근속자에게는 40개월 치를 지급한다. 2020년 희망퇴직 시행 후 3년 만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희망퇴직자에게는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한편 신규 채용을 통해 조직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유기농 식품 유통사인 초록마을의 만두 제품에서 목장갑이 나와 해당 제품 판매가 무기한 중단됐다. 3일 초록마을을 운영하는 정육각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초록마을 우리밀교자만두에서 목장갑이 나왔다는 고객 민원이 접수됐다. 포장지 안에 목장갑이 만두와 엉겨붙은 사진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왔다. 초록마을은 내부 확인 절차를 거쳐 이달 1일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고 전국 390여 개 매장에서 제품을 회수했다. 초록마을은 이날 올린 홈페이지에 사과문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확실한 대책을 수립하기 전까지 해당 제조사에서 생산된 상품(우리밀교자만두 외 6종) 판매를 무기한 중단한다”며 “전체 상품에 대해 제조사와 내부 검수 프로세스를 점검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식품 안전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초록마을은 대상그룹 산하에 있다 올해 3월 축산물 유통 스타트업인 정육각에 인수됐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동원그룹이 동원산업을 지주회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했다. 동원산업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종료보고총회를 통해 기존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 등기 절차를 완료했다. 앞서 9월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계약 승인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합병에 따라 발행될 신주는 631만8892주 규모로 16일 추가 상장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동원산업 대표를 맡았던 이명우 사장을 사업부문 대표로, 동원엔터프라이즈 대표를 지냈던 박문서 사장을 지주부문 대표로 각각 선임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 사외이사를 맡았던 김주원 전 카카오 부회장(사진)은 동원산업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동원산업은 1969년 창립한 동원그룹의 모회사로 이번 합병을 통해 사업 지주회사가 됐다. 동원산업은 앞으로 계열사별로 추진하는 신사업의 연착륙을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춰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친환경 스마트 연어 양식, 스마트 항만 사업, 2차전지 소재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도 강화한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주식 액면가도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분할한다. 액면 분할된 신주는 28일부터 거래된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각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동원그룹이 동원산업을 지주회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했다. 동원산업은 2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 등기를 마쳤다. 앞서 9월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계약 승인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합병에 따라 발행될 신주는 631만8892주 규모로 16일 추가 상장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동원산업 대표를 맡았던 이명우 사장을 사업부문 대표로, 동원엔터프라이즈 대표를 지냈던 박문서 사장을 지주부문 대표로 각각 선임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 사외이사를 맡았던 김주원 전 카카오 부회장(사진)은 동원산업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동원산업은 1969년 창립한 동원그룹의 모회사로 이번 합병을 통해 사업 지주회사가 됐다. 동원산업은 앞으로 계열사별로 추진하는 신사업의 연착륙을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춰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스마트 연어 양식, 스마트 항만 사업, 2차 전지 소재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도 강화한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식 액면가도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분할한다. 액면 분할된 신주는 오는 28일부터 거래된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각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워치는 까르띠에의 독특한 비전과 순수한 라인, 정밀한 비율, 고귀한 디테일 그리고 정확한 형태라는 창의적 테마를 대변하고 있다. 2007년에 선보인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컬렉션은 프랑스어로 ‘파란 공’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고전주의와 미래지향주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 컬렉션은 우주가 탄생했던 순간 공간의 팽창과 시간의 연속을 원형 안의 원형을 통해 보여준다. 출시 이후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독특한 디자인으로 까르띠에의 아이코닉 워치 컬렉션으로 자리매김했다. 극도의 단순미 속에서 서로 교차하는 원형과 구 형태, 서로 다른 볼륨감을 조화시켰다. 위아래 모두 라운드 형태를 띠는데 마치 조약돌을 연상시키는 볼륨감 있는 케이스는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곡선으로 처리돼 있다. 무중력상태를 연상시키듯 가볍고 친숙하게 손목을 감싸 안는 형태로 마치 손목 위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을 전한다. 3시 방향에 자리한 블루 카보숑이 세팅된 와인딩 크라운은 가장 돋보이는 특징 중 하나다. 블루 카보숑으로 장식된 크라운은 아치형의 고급 메탈로 보호되는 형태를 띠며 웅장함을 자아낸다. 볼록한 형태를 띠는 케이스백, 케이스 안쪽에 위치한 크라운, 크라운의 곡선에 따라 배치된 레일 트랙, 검 모양의 블루 핸즈, 3시 방향에 위치한 크라운 공간을 위해 살짝 벗어난 로마 숫자 등은 모두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의 상징적인 요소들로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컬렉션은 스틸 워치, 골드 워치, 주얼리 워치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28mm부터 46mm까지 다양한 사이즈로 출시된다. 2022년에도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는 진화한 새 모델을 선보였다. 특히 다이아몬드를 더해 우아하고 섬세한 스타일을 강조했다. 발롱 블루 워치 다이얼의 시그니처 코드인 크라운을 감싸는 레일 트랙을 유지하면서 21개의 태양광처럼 흩어지는 플랑케 패턴으로 21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신제품 발롱 블루 워치는 33mm 및 36mm의 두 가지 다이얼 사이즈와 브레이슬릿 또는 앨리게이터 스트랩으로 총 8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범 롯데가 유제품 전문기업인 푸르밀이 17일 사업을 종료하면서 전 직원 370여명에게 정리해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적자가 누적됐으나 매각 등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며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밀은 17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다”며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50일 전까지 해고 통보를 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 해고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푸르밀이 통보한 사업 종료 및 정리해고일은 11월 30일이다. 회사는 전국 대리점에도 영업 종료를 통보했다. 이에따라 전주·대구 공장도 다음달 25일 최종 생산을 마치고 30일 영업을 종료한다. 업계에서는 회사 측이 우유 소비 감소로 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영업종료를 택한 것으로 본다. 푸르밀은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20년 113억원, 2021년 영업손실 123억원 등 매년 적자폭을 키워왔다. 지난달 LG생활건강이 인수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푸르밀은 1978년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 신준호 회장이 2007년 4월 롯데그룹에서 분사해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현재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가나초코우유’ ‘비피더스’ 등이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여름휴가 때 찾았던 강원도 작은 호텔 조식당에서 ‘조 주임’을 만났다. 그를 기억하는 이유는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직원들이 그를 찾아서였다. 국이 쏟아졌을 때, 과일이 동났을 때 모두 조 주임만 불러댔다. 그때마다 그는 쏜살같이 나타나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테이블의 빈 접시를 일사불란하게 수거했고, 정상회담 막후 의전에 임한 것처럼 진지한 태도로 손님들을 자리로 안내했다. 그는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데 조금의 의심도 품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다. 휴가 중이었지만 조 주임 덕분에 ‘일의 의미’란 오래된 질문을 스스로에게 다시 던지게 됐다. 작은 일에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본 게 오랜만이었다. 일의 가치가 훼손된 시대였다. 일은 돈 버는 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자아는 일로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일해서 번 돈을 쓰며 실현하는 거였다. 사람들은 지쳤다. 주어진 최소한의 일만 하겠다는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는 이런 기조의 연장선에서 나왔다. 직원들이 ‘조용한 퇴사’로 일종의 사보타주를 시작하자 고용주 측은 ‘조용한 해고(Quiet firing)’로 맞불을 놨다. 포브스에 따르면 2년 연속 연봉 동결, 승진 누락, 성장 기회 박탈과 업무 피드백에서의 제외 등이 조용한 해고의 무서운 징후들이다. ‘조용하다’는 것 외에 이 둘은 위해성 측면에서 강력한 공통점이 있다. 마음은 콩밭에 있으면서 시간만 때우는 근로자나, 직원이 제 발로 관둘 때까지 고의로 방치하는 관리자나 조직 전체의 성과와 문화를 파괴하는 건 마찬가지다. 연구에 따르면 부정성의 전염력은 긍정성보다 4배나 높다. 코로나19의 긴 터널 끝에 다시 일터로 돌아온 사람들이 이처럼 조용한 해악의 대유행 속에 놓여 있다는 건 유감스러운 일이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이런 악순환 속에서 잊혀진 일의 본질을 다시 보게 한다. 월터는 폐간을 앞둔 잡지 ‘라이프’의 필름 관리자다. 새 경영진은 유명 사진가가 ‘삶의 정수를 담았다’고 한 미지의 작품을 폐간호 표지로 싣기로 하고 그를 해고한다. 영화 마지막에야 작품의 정체가 드러난다. 정오의 햇살 속에서 골똘히 필름을 들여다보는 월터의 모습이다. 사진가는 마치 히말라야의 눈표범을 찍을 때처럼 숨죽여 일하는 월터의 모습을 포착했다. 삶(life)의 진짜 가치를 아는 이들에겐, 누가 알든 모르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한 그가 눈표범처럼 아름다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덕분에 사람들은 인생에서 일보다 중요한 게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의미 있는 일만이 삶을 의미 있게 한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은 더 이상 정답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용한 퇴사나 조용한 해고에도 세상을 바꾸는 힘 같은 건 없다. 엔데믹 시대에도 변치 않는 사실은 이곳을 좀 더 낫게 만들어 온 건 언제나 조 주임과 월터 같은 사람들이었단 사실뿐이다. 박선희 산업2부 차장 teller@donga.com}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물가가 치솟자 ‘냉장고 파먹기’가 다시 유행이 됐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습관처럼 주문해 먹던 배달음식 가격이 치솟자 다들 냉장고 앞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고물가의 여파가 만만치 않다. 잔치국수에 고명이라도 얹으려고 보면 애호박 하나 값만 4000원이 넘는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란 한 판(30구) 가격이 1만 원에 달하면 ‘금란(金卵)’이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이젠 뉴노멀이다. 이 정도로 비싸다고 흥분해선 장보기가 어렵다. 상추는 고기만큼이나 비싸다. 소포장된 상추 한 팩(200g) 값이 6000원이 넘는다. ‘그래도 이건 있어야지’와 ‘고명 따윈 사치야’ 같은 자아 분열을 거듭하다 보면 장 보는 시간이 길어진다. 자연히 추석 풍경도 한 해 전과는 사뭇 다르다. 작년만 해도 추석 선물로 고가의 구이용 한우세트가 불티나게 팔렸다. 거리 두기 때문에 잘 보지 못하는 대신 선물만은 통 크게 쐈다. 올해는 다르다. 한 이커머스 업체 설문에 따르면 올해 추석 선물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실용성과 가격이었다. 대형마트에선 5만 원 미만 선물 수요가 증가세다. 코로나19 이후 성장한 중고플랫폼에는 추석을 맞아 때 아닌 ‘큰 장’이 들어섰다. 어차피 안 쓸 추석선물 서로 싸게 되사고 파는 추석 선물 중고거래가 많아져서다. 최근 성균관에서 육류, 생선, 떡, 전을 뺀 2022년 버전 신(新)차례상 표준안을 내놨지만, 올해는 이게 아니어도 물가 때문에 간소화가 불가피하다. 추석 차례상 차리는 비용이 지난해에 비해 7% 가까이 올랐는데 개별 품목을 뜯어보면(지난달 31일 기준) 체감 물가 상승률은 훨씬 가파르다. 배추 한 포기 값은 작년보다 51% 뛰었고 무(38%), 홍로 사과(29%), 시금치(34%)도 대폭 올랐다. 작년 비용으로는 상차림을 절반 정도로 줄여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사회 안팎으로 거세긴 했지만 그래도 지난 2년은 세계적으로 유동성 잔치가 벌어졌던 시절이었다. 비대면 경제 성장으로 오히려 수혜를 누린 기업도 많았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됐고, 부동산을 비롯해 주식·코인까지 자산 가격이 모두 치솟았다. 정부는 각종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현금을 수시로 뿌려대며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 소비자들 씀씀이도 커졌다. 소비의 핵심 키워드가 ‘플렉스’(과시형 소비)였다. 하지만 잔치는 끝났다. 고삐 풀린 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의 연이은 자이언트스텝을 기점으로 파장 분위기가 뚜렷해졌다. ‘영끌족’이 자취를 감췄고, ‘파이어족’(조기 은퇴족)은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눈물겨운 강제 아나바다를 실천 중인 소비자들도 늘었다. 실질적 효과도 없던 재난지원금 탓에 살벌한 고물가로 뒤통수를 맞은 서민들로선 어쩐지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심경이다. 엔데믹 이후 맞이한 첫 명절이지만 다시 만나는 기쁨을 마냥 즐기기 어렵다. 추석을 앞두고 모두에게 날아든 유동성 잔치 끝의 호된 청구서다. 박선희 산업2부 차장 teller@donga.com}
미국 뉴욕에서 4년간 거주하다 최근 아이 방학을 맞아 잠시 귀국한 고현진 씨(38)는 한국 특유의 빠른 배송을 체감했다. 보쌈 떡볶이 등 배달앱으로 그간 먹고 싶던 한국 음식을 주문했더니 30분 내 ‘총알 배송’ 됐다. 급히 물놀이 가느라 주문한 스마트폰 방수팩과 수영복은 오전에 결제하자 당일 오후에 왔다. 그는 “뉴욕조차 아마존프라임 외엔 배송이 일주일 이상 걸린다”며 “대부분 업체의 배송 속도가 빠르게 평준화된 게 놀랍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간편한 온라인 쇼핑과 플랫폼 거래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신속한 배송 기반의 경제인 ‘클릭코노미’(Click+Economy)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아일보가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바이브컴퍼니와 유통·소비재 기업 설문 등을 바탕으로 국내 소비 지형 변화를 이끄는 뉴컨슈머의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다. 한국 클릭코노미의 성장세는 매섭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00년만 해도 국민 1인당 2.4건에 그쳤던 택배 이용 건수가 2021년 70.3건으로 폭증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53.8건)보다 30.7% 늘었다. 30분 내 배송을 내세운 퀵커머스 시장은 올해 2조 원에서 2025년 17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릭코노미를 떠받치는 물류 시장도 급팽창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물류창고 거래액은 한국이 총 76조1000억 원으로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빠른 배송이 소비재 산업에서 기본 경쟁력이 되는 물류혁명기가 도래했다”고 했다.주택가 물류창고서 分 다퉈 배달… 퀵커머스시장 2조 → 17조 ‘쑥’ 〈1〉 ‘클릭코노미’가 이끈 배송 천국 먹거리-생필품 등 클릭클릭 “빠른배송 없는 세상 상상 못해”전통시장 과일가게도 가세… 이커머스 年 23%씩 가파른 성장동네 상가-카센터가 물류기지로 도심 곳곳에 실핏줄 배달망 연결 경기 성남시에 사는 주부 김모 씨(56)는 웬만한 장보기는 온라인으로 해결한다. 최근 일주일간 주문한 건수는 12건. 하루 한 건 이상씩 주문했다. 아침이면 전날 밤 주문한 각종 국거리와 과일이, 오후면 그날 오전 주문한 세제와 휴지 등이 잇달아 도착한다. 그는 “빠른 배송이 안 되는 세상은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非)대면 소비 기반의 ‘클릭코노미’ 시대에 접어들면서 빠른 배송은 한국 소비자들의 일상을 떠받치는 핵심축이 됐다. 배송 속도가 분 단위로까지 빨라지면서 도심 곳곳의 오프라인 매장도 물류 거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 클릭코노미가 만들어낸 빠른 배송 천국 온라인으로 속옷을 파는 송모 씨(31)의 56m²(약 17평) 남짓한 사무실 절반은 늘 택배를 보낼 물품으로 차 있다.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으로 하루 80여 건의 주문이 들어오는데 택배 포장에만 4시간가량을 쓴다. 화장품을 파는 김흥식 씨는 온라인 주문이 매일 100개 이상 밀려들자 배송을 물류 대행(풀필먼트) 업체에 맡겼다. 그는 “점심 무렵이면 택배 포장 때문에 식사도 걸러야 했는데 배송 시장이 워낙 커지다 보니 대행업체까지 발달했다”고 했다. 김 씨처럼 자동화 기술 등을 갖춘 풀필먼트 업체를 쓰는 곳이 늘면서 자영업자들의 배송 속도도 쿠팡 ‘로켓배송’ 마켓컬리 ‘샛별배송’ 같은 대형 업체 속도를 빠르게 추격 중이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연간 택배 물동량은 2012년 14억598만 박스에서 지난해 36억2967만 박스로 158.2% 급증했다. 이는 ‘소비 축의 대이동’ 때문이다. 국내 이커머스는 최근 5년간 연평균 23.3% 가파르게 성장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2025년 220조 원으로 오프라인(185조 원)을 처음으로 추월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의 배송 속도는 빠른 배송의 원조인 미국 아마존을 앞지른 지 오래다. 이커머스업계에서 본격 불붙은 속도전은 최근 당일 분 단위로까지 앞당겨졌다. 2020년 5000억 원에 불과했던 퀵커머스 산업은 올해 2조1000억 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2025년 17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에 느렸던 전통시장마저 퀵커머스에 나서는 게 단적인 예다.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김모 씨(59)는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로 들어온 20건 안팎의 주문을 하루 두 차례에 걸쳐 당일 배송해 준다. 암사시장은 상인 130명의 절반인 60여 명이 빠른 배송을 한다. 조선미 암사시장 상인회 사무국장(47)은 “신선도가 중요한 고기, 과일, 반찬 매출이 높다”며 “코로나19 당시 매출이 집중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빠른 배송의 일상화는 소비자 인식 변화에도 잘 드러난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바이브와 동아일보가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코로나19 기간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총 110억 건에 이르는 문서를 분석한 결과 배송·택배 관련 상위 20개 서술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해도 ‘느리다’ ‘후회하다’ ‘책임지지 않다’ 등 부정적인 단어가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신속하다’ ‘효율적이다’ ‘편리하다’ 등 긍정적인 인식으로 대체됐다. 온라인 쇼핑에 대한 언급 비중(전체 쇼핑 대비)도 코로나19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이는 엔데믹(풍토병) 단계에 들어서도 유지됐다. 최하은 바이브 연구원은 “한국에서 배송 시장의 성장을 떠받친 온라인 쇼핑 트렌드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이제는 완전히 정착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마을 ‘물류 실핏줄’ 된 오프라인 매장 클릭코노미로 도심 풍경도 바뀌고 있다. 빠른 배송 거점이 되는 도심까지 물류센터가 파고들며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 한복판까지 물류센터가 들어서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대형 건물 3층. 사무실과 피트니스센터, 미용실 등이 즐비한 상가 한편으로 배달원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다. 330m²(약 100평) 규모의 이곳은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 물류창고다. 배달원들은 인근 광진구 능동, 성동구 군자동 등으로 배송될 우유 샴푸 등 각종 생필품을 나르고 있었다. 우정하 JLL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본부장은 “물류시장이 워낙 활황이어서 도심형 물류센터를 찾아 달라는 투자자가 많다”며 “시내 카센터나 외진 곳 상가 건물 1층, 주유소 자리까지 알아보곤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 매물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빠른 배송 거점을 위한 다크스토어(배송만 하는 점포)로의 변신을 시작했다. 국내에 대형마트가 본격 출현한 1998년 문을 연 롯데마트 1호점 강변점의 변화는 상징적이다. 이곳은 지난해 말 매장 일부를 2시간 내 배송을 위한 전용 물류센터로 바꾸었다. 빠른 배송은 자체 물류망을 갖춘 특정업체를 넘어서 산업 전체로 보편화됐다. 올리브영은 매장에서 화장품 등을 평균 40분 안팎으로 배송하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하고, SPC도 해피오더앱을 통해 주문된 빵 등을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바로 배송해준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점포가 판매 중심에서 체험, 배송, 픽업 등을 하는 거점으로 다양화되며 오프라인의 물류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기획 자문단(가나다 순)나준호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박근식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서상범 한국교통연구원 스마트물류시설인증센터장·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송지연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코리아 매니징디렉터파트너·우수한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정태원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최창희 클랙스턴파트너스 파트너·한종길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제주 서귀포시에서 귤 농장 ‘귤메달’을 운영하는 양제현 대표(29)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뒤 삶의 전환기를 맞게 됐다. 할아버지 때부터 자식처럼 가꿔 오던 농장을 내버려둘 수 없어서 회사를 관두고 제주도로 무작정 내려왔다. 하지만 농사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귤을 잘 키워도 팔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 할아버지 때부터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귤메달의 귤이 제주에서도 특품으로 꼽힌다고 자신했지만, 농장의 브랜딩이 돼 있지 않아 경영난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산되며 수매가 전혀 안 됐다. 애지중지 키운 귤을 결국 헐값에 팔아야 했다. 판로의 중요성을 절감한 그는 쿠팡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양 대표는 “쿠팡에서 귤을 판 지 1년 만에 입점 초기 대비 30배 월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고 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2022 A Farm Show―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개최를 맞아 쿠팡과 함께 전국 각지의 우수 업체들의 농수특산물을 한자리에서 저렴하게 선보이는 ‘A팜 마켓’을 이달 2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이번 기획전에는 귤메달처럼 지역 특산품을 브랜드화하고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온라인으로 판로를 개척한 청년 농부·어부를 비롯해 전국 20여 곳의 지역 특산물 업체들이 참여한다.○ 청년 농부·어부들의 인기 농수산물 한자리에 경남 통영에서 ‘통수산’을 운영하는 최준혁 대표(27)는 고등학교 졸업 후 일했던 수산물 유통사가 경영난으로 폐업하자 ‘내가 직접 팔아볼까?’라는 생각에서 무작정 트럭부터 샀다. “서울로 대학 가야지, 고졸로 성공하겠나” “이 촌에서 뭘 할끼라고” 등 어른들의 타박이 이어졌지만 차별 없는 바다에서 노력한 만큼 이뤄 내겠다는 각오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막상 2년이 넘도록 수익이 안 났다. 대부분 수산시장에 도매로 납품해야 했는데, 기존 사업자들이 공급망을 꽉 잡고 있어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다. 대형마트도 뚫기 어렵긴 매한가지였다. ‘이러다 망하겠다’는 위기감에 쿠팡을 접하게 됐다. 그는 활꽃게, 자연산 돌문어, 흰다리새우, 조개 등 통영에서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팔면서 4년 만에 연 매출 40억 원을 올리게 됐다. 130m²(약 40평)짜리 공장은 460m²(약 140평)로 확장됐고 직원도 7명으로 늘면서 통수산은 어엿한 중소기업이 됐다. 그는 “온라인 주문이 밀려들며 상품평이 5000개를 돌파하는 등 쿠팡이 온라인 수산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A팜 마켓도 지역 특산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에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소비자는 특산품 즐기고 소상공인은 판로 열고쿠팡이 동아일보·채널A와 단독으로 선보이는 A팜 마켓은 2020년 첫선을 보인 후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다. 경남 하동군에서 녹차, 국화차 등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연우제다’의 서정민 대표(52)는 올해 처음으로 A팜 마켓에 참여한다. 조모 때부터 3대째 차를 재배해 왔지만 지역의 우수한 특산품이 소비자들에게 생각만큼 알려지지 않은 게 늘 아쉬웠다. 그는 “하동은 신라시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차 씨를 심었던 곳으로 문헌상 기록돼 있을 만큼 차 재배가 발달한 곳”이라며 “이번 기회에 하동을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리고 한국 차를 대중화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A팜 마켓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민과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유통 판로를 제공하고 지역 농산물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경남 하동군 발효차, 전남 고흥군 석류 진액, 충북 음성군 생강착즙청, 경북 청도군 식혜, 경북 의성군 아카시아 숙성꿀 등 다양한 제품 50여 종을 판매한다. 국내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기간 큰 타격을 입었지만 쿠팡 입점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가 덮친 2년간(2019년 말∼2021년 말) 매출액과 거래액이 오히려 2배씩 늘었다. 이번에 A팜 마켓에 참여한 업체들이 쿠팡과의 시너지를 통한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 이유다. 올해는 기획전 운영 기간 고객들에게 선착순으로 20% 할인쿠폰(최대 할인 금액 1만 원)도 제공한다. 쿠팡 측은 “추석 선물을 준비하려는 고객들에게도 전국 우수 농수특산물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이번 행사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최근 유통업계의 최저가 경쟁을 보다 보면 마치 10여 년 전으로 되돌아온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두 달 연속 6%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정도로 물가가 치솟자 할인 경쟁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급기야 ‘최저가격보상제’까지 돌아왔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고물가 시대일수록 가격 경쟁력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일명 반값 시리즈도 이런 초저가 경쟁 기조를 타고 되돌아왔다. 대형마트들은 최근 한 마리에 1만 원 미만의 치킨을 선보이고 나섰다. 반값 치킨의 원조는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롯데마트가 ‘통큰 치킨’을 처음 선보였다. 당시 한 마리 1만2000원 하던 프랜차이즈 치킨의 반값에도 못 미치는 5000원에 30% 많은 중량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은 개점과 동시에 길게 줄을 섰지만, 역풍이 만만치 않았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영세 골목상권 말살’ ‘대기업 횡포’란 반발이 나왔고 정치권까지 “선을 넘었다”며 가세했다. 요즘 상황은 그때와는 사뭇 다르다. 대형마트 3사 치킨 중 최저가인 홈플러스 ‘당당치킨’은 한 마리에 6900원이다. 6월 말부터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만 26만 마리. 당초 계획했던 1∼2개월 치 목표 판매량을 일주일 만에 달성했다. 3만 원에 육박하는 요즘 치킨값을 감안하면 ‘통큰 치킨’보다 더한 가격 파괴지만 당시와 같은 십자포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같은 반값 치킨인데 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가. 일차적으론 고물가 위협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치솟는 프랜차이즈 치킨값에 대한 소비자 반감도 커졌다. 무엇보다 ‘통큰 치킨 사태’는 소비자 선택권과 영세상권 보호란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 치킨게임이었다. 당시 정부는 제일 쉬운 방법으로 상황을 종료시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매 직후부터 불공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나섰고, 청와대가 나서서 ‘밑지고 파는 미끼 상품’이라 비난했다. 부담을 느낀 업체 측이 일주일 만에 백기를 들었다. 새 정부 출범 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2012년 도입됐지만 계속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던 규제다. 사회적 여건도 반값 치킨에 대한 반응만큼이나 변했다. 소비자 선택권 요구는 높아진 반면, 이커머스 성장으로 대형마트의 시장 지배력은 예전만 못하다.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이 문제가 여전히 부담스러운 치킨게임이란 것이다. 대통령실은 국민제안 투표 1위로 선정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를 어뷰징(중복투표)이 의심된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국정과제 반영에서 취소했다. ‘신발 속 돌멩이’ 빼겠다는 일성은 어디 가고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에 소상공인 집단 반발까지 더할까 부담감이 역력한 행보다. 10년 전 ‘통큰 치킨’ 조기 퇴장의 추억이 어른거리는 건 단지 기분 탓일까. 그때처럼 가장 쉬운 답을 택해 줄행랑치는 일만은 없길 바란다. 박선희 산업2부 차장 teller@donga.com}
현대백화점이 디지털 서비스 차별화에 나선다. 온·오프라인 융합시대에 발맞춰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NFT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전자지갑 서비스 ‘H.NFT(에이치 엔에프티)’를 지난 5월 도입했다.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란 블록체인 기반의 그림과 사진, 동영상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의미하며 저마다 고유한 값이 설정돼 있어 복제가 불가능하다. H.NFT는 현대백화점이 발급하는 NFT를 저장·관리할 수 있는 전자지갑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 H.Point 앱(APP)에 탑재된다. H.Point 회원이라면 누구나 앱 업데이트와 서비스 약관 동의 절차를 거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회사 측은 먼저 H.NFT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기념품 형태의 NFT를 발급해 디지털 신기술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부터 상품 할인이나 사은품 및 콘텐츠 무료 이용권 증정 등의 혜택을 탑재한 NFT를 발급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만의 차별화된 NFT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열린 ‘현대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수상작품을 NFT로 변환해 수상 고객의 가족에게 H.NFT로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명언과 글귀 등을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하는 고객 맞춤형 NFT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의 쇼핑 편의성 향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5월 일대일 고객 상담과 매장 관련 각종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는 ‘현대백화점 온라인 채팅 상담 서비스’를 새로 도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향후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당사만의 차별화된 디지털 콘텐츠도 추가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