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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이번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정상에 올랐다. KCC의 허웅(31)은 ‘농구 대통령’인 아버지 허재(59)에 이은 ‘부자(父子) 우승’과 함께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KCC는 5일 수원 방문경기로 치른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7전 4승제) 5차전에서 KT를 88-7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앞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KCC가 챔프전 정상을 차지한 건 전신인 현대 시절을 포함해 통산 6번째이자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이다. 13년 전 마지막 우승 당시 KCC 감독이 허재였다. KCC는 또 ‘정규리그 5위 팀 우승’이라는 새 기록도 남겼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KCC는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정규리그 4위 팀 SK를 눌렀고, 4강 PO에선 정규리그 1위 DB마저 물리치고 챔프전에 올랐다.시즌 개막을 앞두고 KCC는 ‘슈퍼팀’으로 불렸다. 허웅 이승현 라건아 등 국가대표 라인에 SK에서 뛰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최준용까지 영입해 막강한 전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 감독이 우승 후보를 꼽았는데 7명이 KCC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KCC는 시즌 초반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고전하면서 14경기 만에 처음 연승을 기록했을 정도로 부진했다. 그러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고 군 복무를 마친 송교창이 합류하면서 차츰 슈퍼팀다운 전력을 갖춰 나갔고 결국 5위로 진출한 PO에서 정상까지 밟았다.이날 KCC의 정상 등극으로 허웅은 한국 프로농구 최초의 ‘부자 우승’ 주인공이 됐다. 허웅과 허훈(29·KT)의 형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번 챔프전에선 어느 팀이 이기더라도 ‘부자 우승’ 사례는 나오게 돼 있었다. 아버지 허재는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기아, 2002~2003시즌엔 TG에서 뛰면서 우승한 적이 있다. 허웅은 기자단 투표로 뽑는 챔프전 MVP로 선정되면서 역시 프로농구 최초의 ‘부자 MVP’로 이름을 남겼다. 허재는 기아에서 뛰던 1997~1998시즌 챔프전 MVP인데 챔프전에서 패한 준우승팀 선수가 MVP로 뽑힌 건 프로농구 27년 역사에 허재가 유일하다. 코트에서 눈물을 보인 허웅은 “우승을 위해 1년 동안 노력하면서 달려왔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동료, 감독, 코치님이 생각나서 행복한 마음에 흘린 눈물”이라고 했다. 챔프전에서 맞붙었던 동생 허훈을 두고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같은 팀에서 함께 최선을 다해 보고 싶다”고 했다. 허웅은 5차전 21득점을 포함해 챔프전 5경기에서 평균 18.8점을 넣었다.KCC는 연고지를 부산으로 옮긴 첫 시즌부터 안방 팬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기쁨도 누렸다. 부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 스포츠팀이 우승을 차지한 건 1997년 프로축구 대우(지금의 부산) 이후 27년 만이다. KCC는 지난 시즌까지 전주를 안방으로 썼다. 전창진 KCC 감독은 “우리가 정규리그에서 5위를 하는 바람에 홈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게 상당히 안타까웠다. 우승해서 기쁘지만 부산 홈 팬들 앞에서 우승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2006~2007시즌 이후 17년 만에 챔프전 무대를 밟은 KT는 창단 후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슈퍼팀’ KCC의 벽을 넘지 못했다. 허훈은 5차전 29득점을 포함해 챔프전 5경기에서 평균 26.6점을 넣으면서 분전했지만 우승 트로피는 형에게 내줬다.수원=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신태용 감독(54·사진)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인도네시아 축구가 파리 올림픽 직행 티켓을 따내는 데 실패했다. 인도네시아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파리 올림픽 출전에 마지막으로 도전한다. 인도네시아는 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3위 결정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인도네시아는 전반 19분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8분 만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후반전을 1-1로 비긴 두 팀은 연장 승부에 들어갔는데 이라크가 연장 전반 6분 역전골을 넣은 뒤 이를 끝까지 지켰다. 경기 후 신 감독은 “선수들이 피곤해 보였고 체력도 떨어졌다. 2, 3일 동안 체력 회복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인도네시아가 올림픽 본선에 갈 수 있도록 남은 기회를 잘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한 이번 대회엔 16개국이 참가했는데 1∼3위는 파리 올림픽 직행 티켓을 얻는다. 4위는 아프리카의 기니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러 이겨야 파리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이날 패배로 4위가 된 인도네시아는 9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니와 플레이오프 경기를 갖는다. 인도네시아는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68년 만의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고 있다. 이라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23∼2024시즌 한국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박지수(26·사진)가 튀르키예 리그로 간다. 2023∼2024시즌까지 KB스타즈에서 뛰었던 박지수는 3일 튀르키예 리그 구단 갈라타사라이와 입단 계약을 했다. 한국 여자농구 선수가 유럽 리그에 진출한 건 박지수가 처음이다. 박지수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에서 세 시즌(2018, 2019, 2021시즌) 동안 82경기를 뛰었다. 박지수가 입단한 갈라타사라이는 지난 시즌 리그 15개 팀 가운데 5위를 한 팀이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금메달 따는 모습, 국민들 눈에 담아드리겠다.” 태권도 남자 58kg급 국가대표 박태준(20)의 말이다. 박태준은 7월 26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태권도 선수 중 가장 먼저(8월 7일)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최근 만난 박태준은 “개인적으로 정말 치열하고 힘들게 싸워 올림픽 출전권을 가져왔다. 꿈같은 기회를 잡은 만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박태준은 올해 2월 1일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3전 2승제)에서 대표팀 선배 장준(24)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파리행 티켓을 따냈다. 장준은 2019년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2021년 도쿄 올림픽 동메달,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며 이 체급 최강자로 군림했던 선수다. 박태준도 6전 7기 끝에야 장준을 꺾었다. 박태준은 “태권도를 하며 누구에게도 두 번 이상 진 적이 없다. 그런데 준이 형한테만 여섯 번을 졌다. 세 번째 패배부터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나더라. 선발전을 앞두고 기본 자세를 아예 반대로 바꾸는 등 스타일을 바꿔 상대했다. 이 점이 잘 먹혀든 것 같다”고 했다. 박태준은 원래 왼발을 앞에 두고 경기를 치르는 선수였다. 그러나 장준을 넘기 위해 양발을 번갈아 앞에 두는 스타일로 바꿨다. 야구로 치면 오른손 타자에서 스위치 타자로 변신한 것이다. 박태준은 “양발을 모두 능수능란하게 쓰면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옵션이 다양해진다. 파리에서도 상대 머릿속을 최대한 복잡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태권도 ‘종주국’ 한국 선수들에게도 올림픽 메달은 이제 쉽지 않은 꿈이다. 한국 태권도는 3년 전 도쿄 올림픽 때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한국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노 골드’에 그친 건 정식 종목 채택(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남자부는 사정이 더 안 좋다. 한국 남자 태권도는 2012년 런던 대회부터 금맥이 끊긴 상태다. 결승 진출도 런던 대회 때 58kg급에서 은메달을 딴 ‘월드 스타’ 이대훈(32)이 마지막이다. 박태준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대훈과 함께 찍은 사진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이대훈 바라기’다. 이대훈의 후배가 되고 싶어 고등학교도 서울 한성고를 선택했다. 고교 시절 이대훈과 친분을 맺은 박태준은 이후 ‘형이 필요한 순간’마다 이대훈을 찾고 있다. 그리고 ‘동생의 도움을 받아’ 올림픽 금메달을 준비한다. 54kg급 국가대표 2진인 친동생 박민규(17)가 6월부터 진천선수촌에 들어와 박태준의 훈련 파트너를 맡을 예정이다. 박태준은 “동생이 ‘올림픽 실전 무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대 봐주지 않겠다. 금메달을 따게 되면 나한테 고마워해야 한다’고 하더라”면서 “중학교(서울 사당중) 때 선생님이 ‘힘들면 금메달 따는 상상을 해보라’고 말씀해주셨다. 요즘은 올림픽 시상대에 서는 상상을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훈련하며 동생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계속해 “태권도가 옛날보다 재미없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아프다. 많은 관심이 쏠리는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려주고 싶다. 뒤돌려차기(5점)처럼 재미있게 보이는 기술을 구사하려면 그만큼 상대를 압도할 여유가 있어야 한다. 기술을 더 다듬어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진천=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넉 달 만에 골맛을 보며 이번 시즌 리그 11호 골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27일 루턴과의 2023∼2024시즌 EPL 안방경기 전반 39분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멀티 골을 기록했던 지난해 12월 28일 브렌트퍼드전 이후 4개월 만에 나온 리그 11호 골이었다. 황희찬은 올 1월 아시안컵 국가대표팀 선발로, 3월부터 4월 중순까지는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시즌 울버햄프턴의 EPL 35경기 중 26경기에만 출전했다. 루턴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팀의 2-1 승리에 기여한 황희찬은 경기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됐다. 울버햄프턴은 7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EPL 데뷔 3년 차인 황희찬은 리그 통산 득점을 19골로 늘리면서 박지성(은퇴)과 함께 한국 선수 EPL 득점 순위 공동 2위가 됐다. 박지성은 EPL에서 8시즌을 뛰었다. 이 부문 1위는 9번째 시즌을 보내며 118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토트넘)이다. 황희찬은 데뷔 해이던 2021∼2022시즌에 5골을 넣었고 지난 시즌엔 3골에 그쳤다.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은 28일 르아브르와의 프랑스 리그1 안방경기 후반 추가시간 3-3을 만드는 곤살루 하무스의 헤더 골에 도움을 기록하면서 팀 패배를 막는 데 힘을 보탰다. 이번 시즌 이강인의 리그 3번째 도움이었다. 승점 70점이 된 PSG는 이번 시즌 남은 세 경기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리그 3연패를 달성한다. 28일 현재 2위인 AS모나코(승점 58점)는 4경기가 남아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인 저에게 있다.” 23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황선홍 감독(56)은 2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도착해 이렇게 말하면서 “성원해주신 모든 분께 죄송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황 감독이 지휘한 U-23 대표팀은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해 열린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져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황 감독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연령별 대표팀을 지금처럼 운영해서는 한국 축구가 아시아권에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할 정도로 강해지기 힘들다는 취지로 말했다. 황 감독은 “핑계일 수도 있지만 연령별 대표팀 운영 구조와 시스템은 절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2년여 동안 (U-23) 대표팀을 맡으면서 느낀 건 지금 시스템으로는 (다른 나라와)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황 감독은 2년 주기로 달라지는 U-23 대표팀 구성을 지적한 것이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엔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데 두 대회 모두 나이를 꽉 채운 23세 위주로 팀을 꾸리다 보니 2년마다 선수 구성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본은 올해 열리는 파리 올림픽을 겨냥해 2년 전부터 기준 나이보다 두 살이 어린 21세 선수 위주로 국제대회에 출전해 왔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병역 혜택이 걸려 있어 일본과 같은 장기 플랜을 짜기가 쉽지 않았다. 황 감독은 “연령대 대표팀은 반드시 4년 주기로 봐야 한다. 아시안게임 성적에 따라 감독 수명이 좌우되면 아시안게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올림픽은 그다음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U-23 아시안컵 기간 카타르 현지에서 대한축구협회의 A대표팀 사령탑 선발 면접에 응했다는 소문에 대해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나는 그렇게 비겁하지 않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뿐 다음을 생각하고 뒤에서 작업하고 그런 거 안 한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해 열리고 있는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한국인 사령탑끼리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한국의 황선홍 감독(56)과 68년 만의 올림픽 참가에 도전하는 인도네시아의 신태용 감독(54)이다. 두 감독은 선수 시절 1990년대 중반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 사이다. 1996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당시 조별리그 인도네시아전에 함께 출전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올림픽 무대를 밟은 적이 있다. 황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22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일본과의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후반 30분에 터진 공격수 김민우(뒤셀도르프)의 선제 헤더 골을 끝까지 지켜 승리했다. 이로써 조별리그에서 3연승을 거둔 한국(승점 9점)은 B조 1위로 8강에 오르면서 A조 2위를 한 인도네시아(2승 1패·승점 6점)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두 팀의 8강전은 26일 오전 2시 30분 도하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엔 16개국이 참가했다. 최종 순위 1∼3위는 파리 올림픽으로 가는 직행 티켓을 얻는다. 4위는 아프리카의 기니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러 이겨야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8강에서 패하는 팀은 올림픽에 못 나간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한국이 많이 앞선다. 한국은 그동안 U-23 대표팀끼리의 맞대결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올림픽 예선 세 차례를 포함한 다섯 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는데 모두 16골을 넣고 2골을 내줬다. 한국 축구 팬들은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인도네시아에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사령탑이 느끼는 부담감은 황 감독이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황 감독은 23일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대회가 끝난 게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인도네시아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또 “인도네시아는 경쟁력이 있는 팀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신 감독에게 한국과의 8강전은 패해도 크게 잃을 게 없는 경기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이미 달성했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에서 개최국 카타르에 0-2로 패했지만 호주를 1-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고, 요르단에는 4-1 완승을 거뒀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A대표팀 사령탑도 함께 맡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신 감독과의 계약 연장을 추진 중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다. 2019년 12월부터 인도네시아 축구를 이끌고 있는 신 감독의 계약 기간은 6월까지다. 신 감독은 A대표팀이 출전한 2월 아시안컵에서도 인도네시아를 16강에 올려놓으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신 감독은 U-23 아시안컵에서도 인도네시아를 8강으로 이끈 뒤 “역사는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축구가 올림픽에 출전한 건 1956년 멜버른 대회가 마지막이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14회) 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레알)가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맨시티)를 물리치고 네 시즌 연속 4강에 올랐다. 레알은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레알은 18일 맨시티와의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1-1로 비겼다. 1, 2차전 합계 스코어에서도 4-4가 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고 레알이 4-3으로 이겨 준결승에 올랐다. 이날 승리로 레알은 지난 시즌 4강에서 맨시티에 당한 패배도 설욕했다. 레알은 이날 전반 12분 호드리구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3-3으로 비긴 8강 1차전(10일)에서도 골을 넣었던 호드리구는 이날까지 맨시티를 상대로 7경기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맨시티 킬러’의 이름값을 했다. 레알은 후반 31분 상대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 연장전으로 끌려갔으나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안드리 루닌의 두 차례 선방에 힘입어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경기 후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은 “우리 팀은 탈출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싸우는 데 익숙하다. 우리는 항상 길을 찾아낸다. 승부차기에서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두 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맨시티로선 전반 19분 엘링 홀란의 헤더가 상대 골포스트를 때린 게 아쉬웠다. 맨시티는 이날 볼 점유율에서 64% 대 36%, 슈팅 수에서 34-8로 크게 앞서고도 결국 승부차기에서 경기를 내줬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하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승부의 세계란 이런 것이다”라고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는 이날 패배로 두 시즌 연속 ‘트레블’(3관왕) 달성도 무산됐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강에 올라 있다. ‘분데스리가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독일)도 이날 아스널(잉글랜드)과의 8강 2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1, 2차전 합계 스코어 3-2로 앞서 4강에 진출했다. 뮌헨은 후반 18분에 터진 요주아 키미히의 헤더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켰다.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른 건 ‘빅 이어스(big ears·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2019∼2020시즌 이후 4년 만이다. 뮌헨은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6차례 우승해 이 부문 역대 3위에 올라 있다. 뮌헨의 수비수 김민재는 이날 경기 후반 31분에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두 팀, 스페인 라리가와 프랑스 리그1에서 한 팀씩 이름을 올렸다. 4강 대진표에서 잉글랜드 팀이 빠진 건 2019∼2020시즌 이후 4년 만이다. 전날 4강 진출에 성공한 이강인의 소속 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은 도르트문트(독일)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이번에는 시상대에 서야죠. 기왕이면 가장 높은 곳이 좋겠죠?”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21)에게 파리 올림픽 목표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파리 올림픽 개막(현지 시간 7월 26일)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황선우에게는 서울체육고 3학년이던 2021년 출전한 도쿄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이다. 남자 자유형 100m와 200m, 계영 800m, 혼계영 400m 등 네 종목에 출전하는 황선우는 ‘마린 보이’ 박태환(35)에 이어 한국 수영 선수로는 두 번째로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황선우는 도쿄 올림픽 때도 ‘제2의 박태환’으로 기대를 모았다. 황선우는 당시 주 종목인 자유형 200m 예선에서 당시 세계 주니어 기록(1분44초62)을 새로 썼다. 결선에서도 150m 지점까지는 선두였는데 마지막 50m에서 7위로 미끄러졌다. 경험 부족이 문제였다. 자유형 100m 때도 준결선에서 당시 아시아 기록(47초56)을 세웠지만 결선에서는 5위(47초82)에 그쳤다. 황선우는 결국 ‘노 메달’로 귀국길에 올랐다. 황선우는 “200m 결선에서 예선 때만큼의 기록만 냈어도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남들은 다 200m를 뛰는데 나만 혼자 150m를 뛴 거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 한구석이 찌릿하다”면서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국제대회 경험을 충분히 쌓았고 여러 색의 메달을 목에 걸며 여기까지 왔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꼭 한 개 이상 가지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황선우는 “원래 큰 대회에 나갈 때마다 부모님이 항상 응원을 오셨다. 그런데 도쿄 올림픽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 때문에 오시지 못했다. 이번에는 대학 입시를 앞둔 고3 여동생까지 응원하러 파리로 오겠다고 한다. 올림픽에 나간다고 하니 동생이 ‘파리행 비행기 티켓을 끊어 놨다’며 기뻐하는데 웃음이 나오더라. 내 마음가짐이나 환경 등 모든 부분이 완벽하다. 메달이 보인다”며 미소 지었다.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도 아니다. 황선우는 2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분44초75로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전 세계에서 이보다 빨리 200m를 헤엄친 선수는 매슈 리처즈(22·영국)뿐이다. 리처즈는 이달 열린 영국선수권대회에서 황선우보다 0.06초 빠른 1분44초69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0.06초는 손가락 한 마디 차이다. 그래서 수영 선수들은 손톱 길이에도 신경을 쓴다. 황선우는 “대회 2, 3주 전부터는 손톱을 자르지 않는다. 물속에서 손끝에 느껴지는 작은 감각도 놓치고 싶지 않아 그대로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선우는 후원사인 SK텔레콤이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종료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마련한 포상금 전달식에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참석했지만 손톱은 미처 정리하지 못한 상태였다. 황선우는 “어제까지 수영만 생각하느라 깎는 걸 깜박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수영장 깊이도 기록에 영향을 준다.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자유형 200m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분44초90으로 파리행 티켓을 따낸 황선우는 “선발전에서 1분 44초대 기록을 낸 게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김천수영장은 수심이 1.8m다. 수심이 훨씬 깊은 올림픽 수영장(3m)으로 가면 자연스럽게 (목표 기록인) 1분 43초대 기록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수심이 깊을수록 부력이 커지고 물살이 약해지기 때문에 기록 단축에 도움이 된다. 황선우를 비롯한 한국 수영 대표팀 선수들은 원래 파리 올림픽 전에 호주 전지훈련을 다녀올 계획이었다. 대한수영연맹은 2022년부터 호주 국가대표 지도자와 함께 훈련하는 호주 전지훈련 프로그램으로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돕고 있다. 한국이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최고 성적(금 2개, 은 1개, 동메달 2개)을 올렸을 때도 호주 전지훈련 효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호주수영연맹이 이달 중순부터 약 8주 동안 자국 대표팀 지도자의 겸업을 금지하면서 진천선수촌에서만 훈련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황선우는 “호주 훈련은 좋은 선수들이 많은 곳에서 그들과 함께하며 꿈을 키우라는 취지도 있었다. 지금은 국내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아 큰 차이를 못 느낀다. 계획이 바뀐 게 악조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선우뿐 아니라 김우민(23)도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메달 후보로 평가받는다. 김우민 역시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따냈다. 황선우, 김우민에 이호준(23) 등이 힘을 모아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낸 계영 800m에서도 한국은 파리 올림픽 메달 후보로 꼽힌다. 3년 전 도쿄 대회 때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모습이다. 황선우는 “도쿄에서 덜컥 메달을 땄다면 자만심이 생겨 지금의 나보다 더 못한 선수가 됐을 것이다. 열심히 훈련하면 기량이 좋아진다는 것을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느낀다”면서 “아직 스물한 살밖에 안 됐고 이제 막 인생의 황금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파리에서뿐 아니라 연속해서 올림픽 메달을 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바이어 레버쿠젠이 창단 후 120년 만에 처음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정상에 올랐다. 레버쿠젠은 15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안방경기에서 5-0으로 완승했다. 시즌 개막 후 리그 29경기 무패(25승 4무) 행진을 이어간 레버쿠젠은 승점을 79점으로 늘리면서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승점 63점으로 2위인 바이에른 뮌헨이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겨도 레버쿠젠을 넘어설 수 없다. 레버쿠젠은 남은 5경기에서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초의 ‘무패 우승’에 도전한다. 레버쿠젠은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983∼1984시즌부터 6시즌 동안, 손흥민(토트넘)이 2013∼2014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뛰었던 팀이다. 1904년 창단한 레버쿠젠은 그동안 분데스리가에서 준우승만 5번 했던 팀이다. 1999∼2000시즌엔 바이에른 뮌헨에 골 득실 차에서 밀린 2위로 우승을 놓쳤고, 2001∼2002시즌엔 도르트문트에 승점 1점이 뒤져 준우승에 그쳤다. 모든 공식 대회를 통틀어 레버쿠젠이 우승한 것도 1993년 독일축구협회컵 이후 31년 만이다. 레버쿠젠은 2022∼2023시즌 개막 후 8경기를 치렀을 때까지만 해도 승점 4점(1승 2무 5패)으로 전체 18개 팀 중 17위였다. 그런데 시즌 도중인 2022년 10월 사비 알론소 감독(43·사진)이 지휘봉을 새로 잡은 뒤로는 완전히 달라졌다. 알론소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뒤 치른 26경기에서 13승 6무 7패를 기록하며 시즌 최종 순위를 6위로 마쳤다. 그리고 이번 시즌엔 29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며 일찌감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알론소 감독은 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이번 시즌은 내가 감독으로 전 시즌을 보내는 첫해이다.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를 포함해 이번 시즌 공식전 43경기 무패(38승 5무)를 기록 중이다. 레버쿠젠의 우승으로 ‘분데스리가의 거함’ 뮌헨은 리그 12연패가 좌절됐다. 알론소 감독은 “뮌헨이 아닌 다른 팀이 우승하는 건 분데스리가와 독일 축구 발전에도 도움 되는 일이다. 그 우승팀이 우리여서 너무 기쁘다”라고 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잉글랜드 프로축구 4부 리그 팀 렉섬이 두 시즌 연속으로 상향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다음 시즌엔 3부 리그로 간다. 렉섬은 영화 ‘데드풀’ 시리즈의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48)가 공동 구단주로 있는 팀이다. 렉섬은 13일 포리스트그린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4부 리그 안방경기에서 6-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승점을 82점(24승 10무 10패)으로 늘린 렉섬은 남은 두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최소 3위를 확보해 다음 시즌 3부 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전체 24개 팀이 있는 4부 리그에서는 3위 팀까지 다음 시즌 3부 리그로 올라간다. 렉섬은 13일 현재 2위인데 역시 두 경기가 남은 4위 MK돈스(승점 74)에 8점이 앞서 있다. 세 경기가 남아 있는 1위 스톡포트의 승점이 86점이어서 렉섬은 우승 가능성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영국 웨일스의 렉섬을 연고로 한 이 팀은 1864년 창단됐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주로 3부 리그에 속해 있었다. 2005년 4부 리그로 떨어졌고 3년 뒤인 2008년엔 ‘세미프로’인 5부 리그로까지 강등됐다. 렉섬은 2020년 11월 레이놀즈와 동료 배우 롭 매컬헤니(47)가 250만 달러(약 34억 원)에 구단을 인수하면서 축구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할리우드 스타가 구단주가 되면서 팀뿐 아니라 연고 도시도 주목받았다. 5부 리그에 속해 있던 렉섬은 지난 시즌 4부 승격에 성공했다. 15년 만의 4부 리그 재입성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한 시즌 만에 3부 리그 승격까지 이뤄냈다. 레이놀즈는 3부 리그 승격이 확정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도시의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이것이 우리 삶의 활력소”라는 글을 남겼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젊은이가 축구를 참∼ 잘하네.” 이상헌(26·강원)은 지난겨울 컨디션 유지 차원에서 종종 조기축구회 경기를 뛰었다. 그때 이상헌이 프로 선수인 줄 몰랐던 한 어르신이 수비부터 공격까지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활약하는 그를 보고 이렇게 칭찬했다. 이상헌은 “경기 감각을 키우는 게 목적이라 조기축구라고 살살 뛰지 않았다”면서 “저 칭찬을 받으면서 ‘누구나 알아볼 정도로 프로에서도 축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상헌은 이제 프로에서도 모르면 안 되는 선수가 됐다. 이상헌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 제주를 상대로 경기 시작 35초 만에 득점을 올렸고 최근 두 경기에서는 연달아 2골을 성공시켰다. 그렇게 6경기에서 벌써 7골을 넣었다. 현재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득점 1위가 이상헌이다. 이전까지는 2018년 5골(23경기)이 K리그1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이었던 이상헌은 “축하 연락을 많이 받아 꿈꾸는 것처럼 얼떨떨하다. 시즌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게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헌은 K리그2(2부 리그) 팀 부산 소속이던 지난해만 해도 ‘한물간 유망주’ 소리를 들었다.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에 뽑혔던 선수가 K4리그(4부)에 있는 2군 팀에서 시즌을 마쳤으니 아주 틀린 평가도 아니었다. 이상헌은 “시즌 초반 부상을 당했다. 복귀를 앞두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싶어 자청해 K4로 갔다. 그런데 그 뒤로 기회가 안 오더라”라고 말했다. 그에게 기회를 준 건 윤정환 강원 감독이었다. 2015, 2016년 울산 지휘봉을 잡았던 윤 감독은 유스팀인 울산 현대고에서 뛰던 이상헌을 잊지 않고 있었다. 당시 이상헌은 프로축구 유스팀끼리 맞붙는 ‘K리그 주니어’에서 2016년 전반기 득점왕(11골)에 오르며 주가를 한창 높이고 있었다. 윤 감독도 이상헌을 1군 훈련에 부를 정도로 아꼈다. 다만 이상헌이 울산에 입단한 2017년 윤 감독이 세레소 오사카(일본) 사령탑으로 옮기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강원에 합류한 이상헌은 “윤 감독님이 일본에서 감독을 하실 때도 저를 영입하려고 하셨다고 들었다. 이번에도 감독님 한 분만 보고 강원으로 왔다. 상견례 때 감독님께서 ‘8년 만이지? 잘해 보자’고 하셨는데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마음이 샘솟았다”고 말했다. 물론 마음만으로 축구를 잘할 수는 없다. 이상헌은 원래 시즌이 끝나면 길게는 2주 동안 휴가를 떠났지만 지난 시즌 후에는 휴가 없이 매일 개인 훈련을 했다. 이상헌은 “동료 선수들 결혼식 때문에 12월에는 서울에 갈 일이 많다. 작년에는 아예 서울에 한동안 머물며 퍼스널트레이닝(PT)을 받았다. PT를 받아본 건 난생처음이었다. 민첩성, 반응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경기를 뛰면서 스피드가 처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PT 훈련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원은 13일 ‘디펜딩 챔피언’ 울산과 방문경기를 치른다. 이상헌이 데뷔 팀인 울산과 맞붙는 건 전남 임대 시절인 2018년 9월 23일 이후 5년 6개월 21일 만이다. 2018년에는 이상헌이 골을 넣으면서 전남이 울산을 1-0으로 이겼다. 이상헌은 “감회가 남다르다. 강팀을 만나게 돼 저나 팀이나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잘 컸다’는 소리를 듣도록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이재성(마인츠)이 멀티 골을 포함해 공격 포인트 3개를 기록하는 활약으로 강등 위기에 놓인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이재성은 6일 다름슈타트와의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안방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이재성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4골 3도움을 기록했는데 이 중 2골 3도움을 최근 5경기에서 만들었다. 이재성은 이날 전반 33분 헤더로 안레아스 한케올센의 선제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2-0으로 앞선 후반 35분엔 골문 앞으로 쇄도하며 페널티박스 오른쪽에 넘어온 크로스를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9분엔 아크서클에서 왼발 감아 차기로 골문을 뚫었다. 이재성이 분데스리가에서 한 경기 2골을 넣은 건 지난해 2월 11일 아우크스부르크전 이후 14개월 만이다. 이날 승리로 승점을 23점(4승 11무 13패)으로 늘린 마인츠는 17위 쾰른(승점 22)에 1점 앞선 16위를 유지했다. 같은 날 쾰른도 보훔을 2-1로 눌렀다. 전체 18개 팀이 참가하는 분데스리가에서 17, 18위는 다음 시즌에 2부 리그로 강등된다. 16위는 2부 리그 3위 팀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이겨야 다음 시즌에도 1부에 남을 수 있다. 이날 마인츠에 패한 다름슈타트(승점 14)가 최하위인 18위다. 마인츠는 최근 3경기에서 2승 1무로 상승세다. 바이에른 뮌헨의 중앙수비수 김민재는 이날 하이덴하임을 상대로 5경기 만에 선발로 출전했는데 팀은 2-3으로 역전패했다. 뮌헨은 전반에 2-0으로 앞섰지만 후반 들어 수비가 무너지면서 내리 3골을 허용했다. 뮌헨은 분데스리가 12연패 달성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7일 현재 2위인 뮌헨(승점 60)은 이번 시즌 6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역시 6경기가 남은 선두 레버쿠젠(승점 76)은 한 경기만 이겨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코네티컷대와 퍼듀대가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남자 농구 디비전1 파이널에 올라 우승 트로피를 다투게 됐다. 코네티컷대는 2년 연속이자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퍼듀대는 개교 후 첫 우승을 노린다. 코네티컷대는 7일 앨라배마대와의 2023∼2024시즌 NCAA 토너먼트 준결승에서 86-72로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코네티컷대는 스테픈 캐슬(가드·21점)과 도노번 클링건(센터·18점) 앨릭스 캐러밴(포워드·14점) 등 주전 선수 5명이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고른 활약으로 승리를 챙겼다. 이번 대회에서 코네티컷대는 64강전부터 4강전까지 다섯 경기를 모두 10점 차 이상 승리로 장식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력을 보여줬다. 이날 4강전에서 앨라배마대를 14점 차로 꺾은 게 가장 적은 점수 차였다. 코네티컷대는 지난 시즌에도 64강전부터 결승전까지 6경기에서 모두 10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코네티컷대는 2007년 플로리다대 이후 17년 만에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코네티컷대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통산 우승 횟수를 6회로 늘리면서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함께 이 부문 역대 공동 3위로 올라선다. 우승을 가장 많이 한 학교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로 11회이고 다음이 8번 우승한 켄터키대다. 개교 후 처음으로 파이널4에 진출한 앨라배마대는 포워드인 그랜트 넬슨이 19점 15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코네티컷대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앨라배마대 1학년 포워드인 재린 스티븐슨(사진)은 10분을 뛰면서 득점 없이 2리바운드 1블록을 기록했다. 스티븐슨은 한국 농구 국가대표로 뛰었던 귀화 혼혈선수 문태종의 아들이다. 퍼듀대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를 63-50으로 꺾고 준우승을 했던 1969년 이후 55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퍼듀대는 캐나다 국가대표인 장신 센터 잭 이디(224cm)가 20점 12리바운드 4도움 2블록을 기록하는 활약으로 팀을 파이널 무대에 올려놨다. 코네티컷대와 퍼듀대의 결승전은 9일(한국 시간) 오전 10시 20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성적 부진으로 감독이 물러난 전북이 시즌 첫승을 신고하는 데 실패했다. 전북은 7일 강원과의 2024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안방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번 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3무 3패에 그친 전북은 승점 3점에 머물면서 최하위(12위) 탈출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 K리그 1, 2부 리그 25개 팀을 통틀어 1승도 거두지 못한 팀은 전북이 유일하다. 전북이 13일 광주와의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면 구단 역대 최다 타이인 개막 후 7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는 불명예 기록을 쓰게 된다. 전북은 2005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2무 5패에 그친 적이 있다. 전북의 이날 강원전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 뒤 치르는 첫 경기였다. 루마니아 출신의 페트레스쿠 감독은 6일 사퇴했고 7일 강원전에서는 박원재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벤치를 지켰다. 전북은 이날 전반 26분에야 첫 번째 슈팅이 나왔을 정도로 힘든 경기를 했다. 전반 41분엔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줬다. 전북은 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킥 골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전세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후반 24분 강원 수비수 강투지에게 다시 골을 내줬고 4분 뒤인 28분엔 이상헌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전북은 후반 추가시간에 문선민이 골망을 흔들며 한 골 차이로 따라붙었지만 시간이 모자랐다. 이날 포항은 대전을 2-1로 꺾고 승점을 13점으로 늘리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달 1일 개막전에서 울산에 0-1로 패했던 포항은 이후 5경기 연속 무패(4승 1무) 행진을 달렸다. 서울과 대구는 득점 없이 비겼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전날 수원FC를 3-0으로 눌렀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소속팀도 국가대표팀도 ‘빛나’게 하겠다.”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우빛나(23·서울시청)는 “빛나게”란 말을 자주 한다. 소속팀 서울시청 훈련장인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최근 만난 우빛나는 올 한 해 각오를 밝히면서 자기 이름을 섞었다. 그는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이름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서울시청의 지명을 받은 우빛나는 이번 시즌 H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 주고 있다. 3라운드가 진행 중인 28일 현재 여자부 득점(153점)과 도움(85개)에서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1,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차지였다. H리그는 라운드마다 가장 빠른 슈팅 속도를 기록한 선수에게 ‘캐넌 슈터상’을 주고 있는데 여자부 1, 2라운드 수상자 또한 우빛나였다. 1, 2라운드에서 모두 최고 시속 90km대 슈팅 스피드를 기록했다. 우빛나는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 오스트리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우빛나는 양 팀 최다인 11점을 넣고 경기 MVP로 뽑혔다. 우빛나는 세계선수권 6경기에서 대표팀 최다인 36점을 기록하며 35골을 넣은 류은희(죄리·34)와 함께 원투 펀치 역할을 했다. 유럽에서도 최고 레벨 리그 중 하나로 꼽히는 헝가리 리그에서 뛰고 있는 베테랑 선배 류은희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한국은 세계선수권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주포 우빛나를 얻은 게 큰 수확이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에 패해 ‘아시아 최강’ 타이틀을 빼앗긴 뒤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동안 대표팀 주축이 아니었던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갔는데 우빛나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우빛나는 지난해 노르웨이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을 두고 “핸드볼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했다. 그는 “성인 무대에서 통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는 등 노력을 많이 했는데도 그동안 내가 확신을 갖게 되는 계기가 없었다”며 “세계선수권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나보다 키도 크고 힘도 센 유럽 선수들 앞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걸 안 뒤로 그간의 노력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우빛나는 “내 플레이를 돌아보면 예전엔 슛을 던져야 할 때 볼을 돌리고, 패스 타이밍에 무리하게 슛을 던졌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 흐름에 맞춰 슛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우빛나는 ‘돌파 득점’ 부문에서도 42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5점으로 이 부문 2위인 유소정(SK)에게 크게 앞서 있다. 우빛나의 활약 덕에 여자부 전체 8개 팀 중 3위(승점 23점·11승 1무 5패)에 올라 있는 서울시청은 2017시즌 이후 7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리고 있다. 우빛나는 “입단 이후 플레이오프에 한 번도 나가 보지 못했다. 그래서 너무 절실하다”고 했다. 현재까지 한국은 단체 구기 종목 중 여자 핸드볼이 유일하게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낸 상태다. 우빛나는 “올림픽 출전은 오랜 꿈이었다. 마지막(결승)까지 팀을 빛나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남매인 우빛나는 맏언니와 열아홉 살 차이가 나는 늦둥이 막내다. 우빛나는 “어릴 때만 해도 힘들면 ‘안 해’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언니 오빠가 와서 달래줬다. 국가대표가 된 뒤엔 ‘기왕 힘든 것 힘내서 해보자’는 말을 많이 한다.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지난달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멱살잡이 다툼을 벌였던 손흥민, 이강인이 골을 합작하고 서로를 끌어안으며 화해했다. 한국 축구대표팀도 월드컵 최종예선을 향해 순항했다. 황선홍 감독이 임시 사령탑을 맡은 축구대표팀이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 방문경기에서 이재성, 손흥민, 박진섭의 연속 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닷새 전인 21일 서울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79계단 아래인 태국(101위)과 졸전 끝에 1-1로 비겨 자존심을 구겼던 한국(22위)은 이날 4만8900석이 가득 찬 태국의 심장부에서 3골을 넣고 승점 3점을 챙겼다.한국은 승점 10(3승 1무)을 기록해 이날 싱가포르에 4-1로 승리한 중국(승점 7)을 따돌리고 C조 1위를 지켰다. 태국(승점 4)은 3위. 한국은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1점만 보태도 최소 2위를 확보해 최종 예선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한국(골 득실 +11)은 태국(골 득실 -2)에 골 득실에서 크게 앞서있어 남은 2경기에서 연패하고 태국이 2연승 해도 다음 단계로 나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이날 한국은 21일 경기 때처럼 경기 초반 태국의 압박에 고전했다. 태국의 발 빠른 공격수들이 한국의 뒷공간을 위협했고 킥오프 2분 만에 태국의 윙어 수파촉 사라찻에게 슈팅을 내줬다. 양 팀 통틀어 나온 첫 슈팅이다.하지만 한국은 곧바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날 선발 출전한 공격수 조규성을 향해 한국은 수차례 롱패스를 시도했고, 라인을 올려 한국을 압박했던 태국도 롱패스로 뒷공간이 허물어지며 선수들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선제골도 이른 시점에 나왔다. 전반 19분 이강인의 침투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골키퍼를 제치고 오른발로 슛을 때렸다. 볼은 골대 앞으로 굴러갔고, 골라인 앞에서 태국 수비수 티라손 분마탄과 경합하며 골문으로 쇄도하던 이재성의 발에 걸려 골망을 갈랐다. 이재성은 21일 태국전에서 손흥민의 선제골을 도운데 이어 이날까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후반에는 축구팬들이 기대하던 ‘이강인 도움, 손흥민 골’이 나왔다. 후반 9분 페널티지역 정면 앞에 있던 이강인이 왼쪽에 있던 손흥민에게 패스를 했고 손흥민이 상대 수비를 제치고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슈팅은 태국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지나며 골이 됐다. 손흥민이 골을 넣자마자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달려갔고 둘은 진하게 포옹했다. 손흥민은 A매치 통산 46호 골로 통산 득점 2위에 자리하고 있는 황선홍 감독(50골)에 4골 차로 다가섰다.닷새 전 선제골을 내준 뒤에도 공세를 펼쳐 동점골을 만들어 냈던 태국은 이날 추가골을 내준 뒤 힘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한국은 계속 태국을 압박했고 후반 37분 박진섭의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11월 중국과의 월드컵 2차 예선 2차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박진섭은 6경기 만에 데뷔골을 성공했다.경기 후 손흥민은 “더운 날씨, 어려운 환경에서 선수들의 헌신으로 좋은 경기를 하고 좋은 결과를 얻어 기분이 좋다. (팬들이) 분명히 보셨을 거다. 한 팀으로 멋진 경기를 했고 무실점 승리를 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강인에 대해 손흥민은 “축구를 하다보면 서로 승부욕이 강한 나머지 다툼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인 선수는 제가 이전에도 수없이 말했던 것처럼 한국 축구 이끌 선수가 확실하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5000만 국민들이 행동 하나하나를 본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선수생활을 하면 좋겠다. 오랜 만에 (이강인을) 끌어안았는데 정말 귀엽다. 앞으로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 오후 9시 30분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4차전 방문경기를 치른다. 두 팀은 21일 서울에서 1-1로 비긴 뒤 닷새 만에 다시 맞붙는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로 101위인 태국보다 79계단 위다. 태국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30승 8무 8패로 크게 앞서 있다. 하지만 태국 방문경기에선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한국은 태국에 당한 역대 8번의 패배 중 7번을 방문경기에서 기록했다. 나머지 한 번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경기였다. 한국의 태국 방문경기 역대 전적은 10승 4무 7패다. 21일 적지에서 무승부를 기록해 한껏 고무된 태국 축구는 한국을 상대로 26년 만의 안방 승리를 노리고 있다. 태국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2명이 퇴장당하는 수적 열세에도 한국을 2-1로 꺾었다. 태국은 총리까지 나서 대표팀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자국 대표팀이 한국을 이기면 900만 밧(약 3억3000만 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 비기기만 해도 300만 밧을 지급한다. 경기가 열리는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은 4만8900석 티켓이 매진됐다. 25일 현재 한국은 아시아 2차 예선 C조에서 승점 7점(2승 1무)으로 1위다. 태국(승점 4)이 골 득실 차에서 앞선 2위, 중국(승점 4) 3위, 싱가포르(승점 1)가 4위다. 9개 조로 나눠 진행 중인 2차 예선에선 각 조 상위 두 팀이 최종 예선에 오른다. 한국이 26일 태국을 꺾으면 이후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1점만 보태도 최종 예선에 진출한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정규리그도 아닌 챔피언 결정전에서 KB스타즈의 안방 무패 행진을 끊어 뜻깊다.”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의 간판 선수 김단비는 24일 청주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2023∼2024시즌 챔피언 결정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이렇게 말했다. 정규리그 2위 팀 우리은행은 이날 1위 팀 KB스타즈를 68-62로 꺾었다. KB스타즈는 이번 시즌 안방에서 치른 정규리그 15경기와 플레이오프 2경기를 모두 이겼다. KB스타즈가 안방에서 패한 건 지난해 2월 25일 이후 393일 만인데 직전 경기 패배도 우리은행에 당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1차전 승리로 챔프전 우승 확률 71.9%의 주인공이 됐다. 그동안 32번의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23번 정상에 올랐다. 이날 우리은행은 경기 종료 6분 29초가 남았을 때까지만 해도 10점 차로 뒤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5분여 동안 15점을 몰아치면서 상대 득점은 2점에 묶고 63-60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 5분간 우리은행이 야투 성공률 55.5%를 기록한 데 비해 KB스타즈는 11.1%에 그쳤다. 우리은행이 64-62로 앞서던 4쿼터 종료 22초 전 KB스타즈 이윤미가 왼쪽 측면에서 던진 3점슛은 림을 외면했다. 그리고 리바운드를 우리은행 박혜진이 따내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이후 우리은행은 박지현이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6점 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김단비, 박지현이 (상대 주득점원) 박지수를 잘 막아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지현은 18점 9리바운드 5도움 5스틸, 김단비는 17점 7리바운드 5도움을 기록하며 챔프전 첫 경기 승리를 함께 이끌었다. 두 팀의 2차전은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청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황선홍 감독이 잠시 자리를 비운 23세 이하(U-23)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태국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올림픽 대표팀은 21일 사우디아라비아 알무바라즈에서 열린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 대회 첫 경기에서 태국을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에 터진 수비수 조현택의 왼발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켰다. 이번 대회엔 8개국이 참가했는데 한국은 24일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사우디는 요르단을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사령탑인 황 감독은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치르는 국가대표팀(A대표팀)을 임시로 맡아 이번 U-23 챔피언십에선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 그 대신 명재용 올림픽 대표팀 수석코치가 이번 대회를 이끌고 있다. 이번 대회를 마치면 올림픽 대표팀은 다음 달 15일부터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U-23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해 열리는 이 대회엔 16개국이 출전하는데 3위 이내에 들어야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은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조별리그 B조에 속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