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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식 시장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자금이 더 이탈하며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4조6592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3조6513억 원(6.26%)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금액이나 주식을 팔고 난 뒤 찾지 않은 잔금이다. 일종의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을 가져 투자 심리가 살아나면 불어나고 냉각되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이 같은 예탁금 급감은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은 가운데 국내 주식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 달여 동안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에서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 중 18개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SK하이닉스였는데 이들의 평균 매수가(19만9534원)를 2일 주가(17만3200원)와 비교하면 수익률은 ―13.20%였다. 이 밖에 한미반도체(―40.02%), 에이피알(―28.12%) 등에 투자한 개인들도 손실이 컸다. 시장에서는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2일 ‘검은 금요일’을 연출하며 폭락한 국내외 증시가 당분간 하락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코스피는 고점 대비 10% 내외 하락할 것”이라며 “시장이 단기 바닥을 향해 가고 있는 만큼 눈높이를 낮추고 업종 중심 대응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몇 개 지표만으로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며 “최근 미국의 실업률 상승은 경제활동인구 편입에 따른 것이지 해고나 영구실직 영향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결국 다음 달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얼마로 결정될지가 글로벌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0.5%포인트 한꺼번에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다면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며 증시가 부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남은 3차례(9, 11, 12월) FOMC 회의에서 1.0∼1.5%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반영될 수도 있다”며 “9월 회의까지 금리와 주가의 변동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연준이 9월 회의 때 금리를 내리면 2022년 초부터 시작됐던 글로벌 고금리 사이클이 2년 반 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유럽과 중국 등 세계 각국도 금리를 이미 내렸거나 내릴 채비에 나서고 있다. 내수와 부동산 시장 침체에 시달리는 한국 역시 조만간 미국을 따라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5.25∼5.50%로 동결하면서, 지금처럼 인플레이션 안정이 유지될 경우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금리를 인하하기에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는 9월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0’회에서 여러 차례의 금리 인하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올해 남은 9, 11, 12월 등 세 차례의 FOMC에서 최대 세 번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월가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의 100%로 보고 있다. 금리 선물(先物) 시장 지표로 연준의 금리 정책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 현재 시장 참가자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확률을 86.5%로 보고 있다. 특히 9월에 금리를 0.5%포인트 한꺼번에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확률도 13.5%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이 이처럼 금리 인하에 빠르게 시동을 건 것은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고용시장도 둔화됐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연준이 중시하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전년 대비 2.5%로 2022년 7.0%를 넘나들었던 것보다 크게 안정됐다. 동시에 실업률은 2년 7개월 최고치인 4.1%로 올라섰다.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이 필요해진 셈이다. “美, 올해 최대 3번 금리인하 가능성”… EU-中 이미 내려[美 9월 금리인하 시사]끝이 보이는 고금리 시대주식-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에소비-투자도 증가, 경제 변화 전망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우리는 금리를 완화할 여유가 있다”며 “(높은 금리로 인해) 노동 시장이 더 이상 냉각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이 예상대로 다음 달 금리를 내리게 되면 이는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 된다. 당시 연준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낮췄다가 인플레이션이 악화되자 2022년 3월부터 숨 가쁘게 금리를 올렸다. 이후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과 0.75%포인트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반복하면서 지난해 7월에는 금리를 2001년 닷컴버블 이후 최고치인 현 수준(5.25∼5.50%)까지 올리고 1년 넘게 유지해 왔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도 이미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에 나섰다.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중 최초로 올해 6, 7월 두 달 연속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기존 5.0%에서 4.5%로 낮췄다. 유럽중앙은행(ECB)도 6월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4.25%로 인하했다. 중국 역시 지난달 22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낮췄다. 1일 영국 중앙은행도 기준 금리를 기존 5.25%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5.0%로 낮췄다. 영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각국이 금리를 내리거나 내릴 준비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제에는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금융시장에서는 주식과 부동산, 가상화폐 등 주요 자산 가치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부채 상환 부담이 줄어들면서 실물 경제 쪽에선 각국의 민간소비와 기업 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강달러 현상이 완화돼 아시아 등 다른 나라의 통화 가치가 반등할 여지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이 금리를 내린다면 이는 코로나19발 경제위기가 완전히 끝났다는 의미로 금리 인하 국면은 최소 내년까지는 갈 것”이라며 “미국이 내리면 유럽 등 다른 나라도 따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美 금리인하 신호에 한은도 10월 내릴 가능성… 집값-가계빚 변수[美 9월 금리인하 시사]내수 부진에 경기부양 필요성 커져… 美인하땐 자본 유출 우려도 줄어집값 상승세 조짐에 주담대 급증… 美대선-중동 위기 등에 인하 부담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켜면서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도 변곡점을 맞이했다. 내수 경기 침체와 물가상승세 둔화로 한은의 10월 금리 인하설이 힘을 얻고 있지만 최근 달아오르고 있는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가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 대선과 중동 확전에 따른 유가 변동, 환율 불안 등도 한은이 마음 놓고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이유다. ● 미국이 내리면 10월 인하 가능성 현재 경기와 물가 지표만 놓고 보면 한은은 지금 당장이라도 금리인하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리 인하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물가상승률은 올 4월 이후 3개월 연속 2%대에 머무르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올해 2분기(4∼6월) 성장률이 내수 부진 등의 여파로 마이너스(―0.2%)로 추락하면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은 더 커졌다. 여기에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움직임이 한은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려 한국과의 금리 차(2.0%포인트)가 줄어들면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내려도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차선을 바꾸고 방향 전환할 상황은 조성됐다”라며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2021년 8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뒤 2023년 1월 현 수준(3.50%)까지 높이고 1년 6개월 이상 유지하고 있다. 한은의 긴축은 고물가 고환율 등 코로나 이후 경제위기 국면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고금리가 이어지는 동안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늘어 내수 및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고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치솟는 등 부작용이 이어졌다. 이에 정부와 여당 등도 최근 한은에 금리 인하를 주문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부동산 및 가계부채가 변수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한은에 큰 부담이다. 불어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최근 불붙은 아파트 가격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28% 올랐다. 19주 연속 상승이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약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서울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주변으로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값 상승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가계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점도 섣부른 금리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국 대선과 중동 전쟁,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율 상승, 국제 유가 급등 등으로 인해 국내 물가가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르면 10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다만 한은이 미국의 금리 인하에 기계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정부의 대출 규제 등 부동산 대책 효과 등을 살핀 뒤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내수 침체를 고려하면 한은이 이달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면서도 “다만 부동산 시장 등을 고려하면 새로운 대출 규제 시행 이후인 10월에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에선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에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이르면 11월, 현실적으로는 내년 1월에야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역사 속으로 사라진 우리투자증권이 10년 만에 다시 태어났다. 예금자 보호가 되는 발행어음, 낮은 수수료의 펀드슈퍼마켓 등을 내세워 증권가의 ‘메기’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60·사진)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0만 명에 달하는 우리금융그룹 고객을 넘어 국민들의 자산 증식에 보탬이 되는 금융사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 대표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대체투자본부장,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 우리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치며 35년 동안 금융맨으로 활약해 왔다. 우리투자증권은 2014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된 뒤 사명(NH투자증권)을 바꾸며 자취를 감췄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과 함께 증권사 인수합병(M&A)을 최우선 과제로 택했고, 이 같은 행보는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공식화됐다. 우리금융은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다시 탄생시켰다. 남 대표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금이 지닌 장점들이 우리투자증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포스증권은 ‘펀드슈퍼마켓’ 운영 회사로 국내에서 수수료가 가장 낮은 ‘S클래스 펀드’를 단독 판매하고 있다. 우리종금은 국내에서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유일하게 갖고 있는 업체다. 그는 “펀드슈퍼마켓만 팔 수 있는 S클래스 펀드는 선취 판매 수수료가 없으며, 판매 보수도 다른 클래스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며 “우리종금이 판매하는 발행어음도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어 경쟁사가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출범 이후에도 펀드슈퍼마켓의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기존의 펀드슈퍼마켓 운영 취지를 그대로 승계해 국내에서 펀드를 가장 저렴하게 파는 플랫폼으로 이어갈 생각”이라며 “공모펀드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는 건 맞지만 연금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 중인 만큼 펀드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우리금융은 하반기(7∼12월) 중 모든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 담은 슈퍼앱 ‘뉴원’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남 대표는 이르면 내년 1분기(1∼3월) 중 슈퍼앱 안에서 모바일거래시스템(MTS)이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상이 나날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증권업은 이 같은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합병 전 두 회사의 지점이 많지 않고 그룹 차원의 정보기술(IT) 경쟁력이 뛰어난 만큼 토스증권 등을 벤치마크해 디지털에 특화된 증권사로 키우기에 (우리투자증권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 대표는 한국 경제에서 ‘혁신 DNA’가 사라지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벗어나 미국 등 해외 증시로 투자처를 옮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산업군이나 기업이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며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이 혁신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작게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금융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남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기업 밸류업 정책을 마련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기업들이 외면해왔던 주주 친화적 정책을 주요 어젠다로 설정한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며 “밸류업 정책이 장기간 일관적으로 추진된다면 한국 증시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원엔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일본이 2010년부터 이어온 ‘제로(0) 금리’ 정책에서 확실히 벗어나면서 ‘슈퍼 엔저’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엔화 가치가 올라가면 일본과 가격 경쟁을 펼치던 한국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日 금리 인상… ‘슈퍼 엔저’ 끝나나 31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 환율은 100엔당 900.88원으로 전일 같은 시간(894.23원)보다 6원 이상 올랐다. 원-엔 환율은 이날 장중 907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850∼860원대에 머물던 원-엔 환율은 지난달 중순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25일엔 906.41원을 가리켰다. 엔화 가치의 급등은 일본의 금리 인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 0∼0.1%인 단기 정책금리를 0.25%로 올렸다. 올 3월 마이너스(―)에서 벗어난 일본 단기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0.3%) 이후 15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일본은행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꾸준히 2% 이상으로 유지되고, 임금 상승률과 설비 투자 등 경기 회복세도 유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달러당 160엔에 이를 정도로 떨어진 엔화 가치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엔 도움이 되지만 수입 물가를 자극해 서민 생활에 부담을 준다. 일본은행은 또 양적 완화를 위해 실시했던 국채 매입의 한도를 현재 월 6조 엔에서 내년 1분기(1∼3월)부터는 절반 수준인 3조 엔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날 금리 인상의 여파로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1.50엔까지 떨어졌다. 이달 10일 장중 161.69엔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20여 일 만에 10엔 넘게 하락한 셈이다.● “한국 기업 가격 경쟁력 상승 가능성” 엔화 가치가 오르면 일본 기업과 수출 경쟁을 펼치는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통상 엔저는 한국 기업에 악재로 여겨진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1% 떨어질 때마다 한국의 수출액 증가율은 0.61%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일본과 수출 경쟁을 펼치는 자동차나 석유제품 등 분야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최근 이어지고 있는 관광수지 적자도 일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일본 금리 인상이 추가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 일본은행 정책위원 9명 중 2명이 인상 반대 의견을 내는 등 일본 내부에서도 금리 인상과 관련해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에 반대한 노구치 아사히 위원은 “임금 상승 등 경제 상황 개선을 지표로 확인한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금리 인상을 지속적인 인상의 첫 단계로 보기보다는 제로 금리에서 확실히 탈피해 통화정책이 정상화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며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온 점 등을 고려하면 추가 인상보다는 현재 수준의 금리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 3년 동안은 세계 정세 급변이 예상된다. 정책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능동적인 공무원 사회를 만드는 데 역량을 쏟아야 한다.” 25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만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유능한 행정조직을 만드는 것이 윤 정부의 급선무라고 제언했다.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일수록 공무원들이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국가 행정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제 멘토 역할을 했던 김 원장은 경제 원로로서 양극화, 성장률 하락 등 한국 경제가 가진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현 정부 임기 내에 당장 실행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최근 금융계 인사들과 경제 연구모임을 진행하는 한편 저술 및 강연을 통해 정책 제언을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 정부의 임기가 3년이 채 안 남았다. 뭘 해야 하나. “정책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법 개정, 행정규제 완화 등은 야당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정치 상황을 보면 타협이 이뤄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행정부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공무원들이 주어진 법과 규제를 적극적, 능동적으로 해석해 적용하는 일이다. 이건 3년 안에도 시도해 볼 수 있다.” ―정책 유연성이 중요한 이유는…. “미국 대선, 미중 패권 다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 국제 정세 변동성이 상당히 심하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산업 전환 국면에서 기술 변화 속도도 빠르다. 이 같은 변수들에 대응하려면 행정조직의 정책 의사 결정이 빠르고 유연해야 한다.” ―현재 공무원 사회는 능동적으로 일하고 있나. “그렇지 않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적폐 청산이라면서 ‘저번에 이거 누가 했는지’ 찾아서 벌주지 않았나. 긍정적인 법령 및 규제 해석을 해서 성과를 낸 공무원이 포상을 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줘야 한다. 윤 정부가 ‘플랫폼 정부’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건 정책 유연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플랫폼 정부는 검색 포털과 비슷한 개념이다. 가령 ‘재건축’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모든 관계 부처가 각자 뭘 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거다. 이 역시도 공무원 개인이 적극적으로 자기가 가진 정보를 공유해 줘야 성공할 수 있다. 정보 공유를 장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윤 정부의 지난 임기를 평가한다면…. “(윤 정부의) 가장 큰 과제는 양극화 해소였는데, 잘 안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가격 폭등, 코로나19를 거치며 자산 양극화가 심해졌다. 윤 정부는 재산세를 깎아주는 정책을 펴면서 재정 쪽은 건전성을 강조한다. 재정 투입을 줄이면 취약 계층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도 축소된다. 정부가 양극화 해소에 거의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극화 해소 방안이 있나. “자산 양극화는 당장 해결하기 쉽지 않다. 소득 양극화를 우선 완화해 줘야 하는데, 핵심은 일자리 질 문제다. 대기업 등 고소득 직장인보다 중소기업 근로자, 소상공인 수가 훨씬 많지 않나. 특히 다중 채무 등 한계까지 내몰린 자영업자를 위한 구제책이 필요하다. 이들 중 일부를 재훈련, 재교육시켜 인력이 부족한 산업현장에 투입하는 등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고령층 빈곤을 막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중장년 근로자들의 재취업 교육을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데…. “잠재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신성장산업의 핵심 가치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미래 산업에서 핵심이 되는 자산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국가 경쟁력을 판가름할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AI 부문에선 ‘하이엔드(High-end) 브레인’을 유치하는 게 관건이다. AI 부문은 숙련된 제조업 노동자가 아니라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고급 지식 노동자가 필요하다. 15년간 대학 등록금을 동결해 대학 재정이 나빠진 상황에서, 국내 대학이 그런 인력을 양성할 역량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한국 기업들도 엔비디아 등 글로벌 대기업에 맞서 고급 인력을 유치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재집권 가능성과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금값은 사상 최고가를 넘나들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트럼프 후보 재집권 시 발생할 지정학적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려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면 금값 상승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후보는 높은 관세와 감세, 확장 재정 등을 표방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후보가 당선 이후 관세를 올리고 돈을 풀게 되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만큼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인 금 수요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관세 인상과 이란산 원유 제재가 확대되며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것”이라며 “연말 금 가격은 현재보다 높은 트로이온스(약 31.1g)당 27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13일 트럼프 후보가 유세 도중 피격된 이후 금값은 3% 이상 급등해 17일 런던금시장협회(LBMA)에서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480.25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36.3% 급등한 수준이다. 금 가격은 올해 상반기(1∼6월) 내내 꾸준히 올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분쟁 등이 발생하며 안전 자산 선호가 나타난 영향이다. 국내 거래량도 많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금 거래대금은 879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0% 늘었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거래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외 장내 금 현물시장 동향’을 보면 올해 1분기(1∼3월) 중앙은행 금 매입량은 290t으로 2000년 이후 1분기 기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중앙은행의 매입 규모는 세계 금 수요의 23%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 러시아, 인도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금 매수세가 강했는데, 이는 미중 갈등 확대 국면에서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베르나르 다다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중 관계는 더 나빠질 것이고 중앙은행들은 달러의 대안을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점도 금값을 올리는 요인이다. 금은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아지고, 금리가 낮아지면 가격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금리 인하로 채권 등의 이자 수익이 줄어들면서 실물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은 미국 달러화를 대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준기축 통화로 부각되고 있다”며 “연준의 9월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 금 가격 강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보석의 왕’ 다이아몬드의 추락‘보석의 왕’ 다이아몬드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데 반해 다이아몬드 가격은 2년 전 고점 대비 36%나 내린 상태다. 실험실에서 만든 인공 보석의 인기가 천연 다이아몬드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내년 초 결혼을 앞둔 박모 씨(33)는 올해 5월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하면서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 원래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려고 했지만 최근 다이아몬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프러포즈 선물을 바꿨다. 박 씨는 “주변에서 다이아몬드 가치가 떨어진다고 해서 가격이 올라가는 명품 가방을 선물해 주기로 했다”며 “프러포즈 선물이니 되팔지는 않겠지만 이왕이면 계속 가치가 올라가는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의 한 귀금속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혼수를 준비하며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씩 주고 다이아몬드 세트를 샀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돈을 쓰는 사람들이 확 줄었다”며 “집값이 오르면서 내 집 마련에 돈을 많이 쓰고 있는 것도 다이아몬드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했다.● 보석의 왕, 다이아몬드의 추락 26일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전날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지수는 100.81까지 떨어졌다. 최고점을 찍었던 2022년 3월 7일(158.39)과 비교하면 36% 넘게 하락했고, 1년 전(116.74)과 비교해도 13% 이상 빠졌다. 지난해 1분기(1∼3월) 동안 130 안팎을 이어가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반등하는 듯했지만 그 후 1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다이아몬드 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장기 투자 상품으로까지 여겨졌다. 전 세계 3분의 1을 생산하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다이아몬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져 품귀 현상까지 예고됐다. 하지만 이후 다이아몬드 가격은 그런 전망이 무색할 만큼 추락했다. 올해 들어 전 세계 금융, 자산 시장은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였다. 글로벌 증시뿐만 아니라 미국 달러화, 유가, 금·은 등 귀금속 가격을 비롯해 구리나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까지 모두 올랐지만 다이아몬드는 예외였다. ‘보석의 왕’이라고 불리는 다이아몬드가 빛을 잃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다이아몬드는 오랜 시간 가장 가치 있는 보석 중 하나로 여겨졌다. 고대 이집트 때부터 신성한 보석으로 여겨졌고 중세 유럽에서는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다. 순수한 탄소 결정체로 지구상 가장 단단한 광물인 데다 빛을 굴절, 반사시키는 특성 때문에 미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부유한 권력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다이아몬드는 20세기 중반 들어 대중화됐다.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 원석 유통업체인 영국 드비어스의 공이 컸다. 1947년 드비어스가 만든 다이아몬드 광고에 쓰인 ‘다이아몬드는 영원히(A diamond is forever)’라는 카피가 결혼 적령기 청춘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이후 다이아몬드는 결혼 필수품이자 프러포즈 최고의 선물이 됐고 영원한 약속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다이아몬드가 역사적으로 항상 밝게 빛났던 건 아니었다. 다이아몬드 광산을 두고 아프리카의 주요 국가들이 내전을 벌이면서 세계적인 지탄을 받았다. 비윤리적인 채굴 방식과 무분별한 광산 개발로 인한 비판도 쏟아졌다. 특히 다이아몬드 1캐럿을 채굴하는 데 물 500L와 6.5t에 달하는 지면을 깎아내야 한다는 것과 다량의 탄소가 발생한다는 점 때문에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지적도 거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는 20세기를 거쳐 21세기까지도 최고의 보석 자리를 유지했다. 드비어스 등 다이아몬드 원석 유통업체의 공급량 조절로 다이아몬드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가치가 우(右)상향하면서 투자 상품으로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천연 다이아몬드 위협하는 랩그론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 가격이 추락한 배경에는 ‘랩그론(Lab Grown) 다이아몬드’ 시장의 성장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채굴을 통해 얻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달리 실험실(Lab)에서 키워(Grown) 만든 다이아몬드를 뜻한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지표 120∼200km 아래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고압·고온을 견디면서 생성된 것과 달리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단 2주 만에 만들어진다. 작은 다이아몬드를 고온·고압실에 넣거나, 진공 용기에 메탄이나 수소 가스를 주입해서 크기를 키운다. 생산 초기에는 주로 공업용으로 쓰였지만 기술 발전을 거듭하면서 2010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주얼리 시장에서도 주목받았다.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 광학적, 화학적 측면에서 100% 동일하지만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10∼20% 수준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2018년 영국 해리 왕자와 결혼한 미국 배우 메건 마클이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착용하면서 더 화제가 됐다. 높은 가성비에 젊은 소비층들이 반응하면서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약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수준에 그쳤던 글로벌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은 2022년에는 약 120억 달러(약 15조7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499억 달러(약 68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보석업계 관계자는 “다이아몬드 감정서가 없다면 천연 다이아몬드와 랩그론 다이아몬드의 차이를 분간하기 어렵다”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층 위주로 천연 다이아몬드보다는 랩그론 다이아몬드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들도 앞다퉈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프랑스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프레드가 랩그론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내놨고, 프라다도 지난해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주얼리 라인을 출시했다. 스와로브스키는 올해 4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랩그론 다이아몬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최고의 명품 브랜드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는 투자회사를 앞세워 랩그론 생산업체인 루식스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 브랜드들도 하나둘씩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랜드의 주얼리 브랜드인 로이드는 2020년 국내 업계 최초로 랩그론 다이아몬드 주얼리 라인을 선보였다. 신세계나 롯데 등 국내 유통업체들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랩그론 다이아몬드 판매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2021년 350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은 2022년 500억 원대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700억 원대까지 급성장했다. 이랜드 로이드 관계자는 “랩그론 다이아몬드에 대한 고객의 긍정적인 인식이 계속 늘고 있고 생산 원가도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다양하고 화려한 주얼리 상품이 시장에서 더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침체에 다이아몬드 감산 돌입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다이아몬드 등 사치재에 대한 소비가 준 것도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미국에 이어 글로벌 2위의 다이아몬드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불황이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얼리 등 사치재에 대한 소비가 급격하게 줄었다. 중국의 인구 감소로 인해 결혼율이 줄어든 가운데 투자 목적으로 다이아몬드를 구입하던 사람들이 금 투자로 돌아선 것도 판매량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시장 조사기관인 닥슈컨설팅은 “중국에서 금이나 랩그론 다이아몬드 등이 인기를 끌면서 천연 다이아몬드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다이아몬드 브랜드인 아이두는 지난해 1월 파산 구조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주얼리 업체인 룩북도 지난해 천연 다이아몬드 관련 도매사업 매출이 21.4% 줄었다. 다이아몬드 가격이 떨어지고 판매량이 줄면서 다이아몬드 생산국과 관련 기업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블룸버그 등은 최근 드비어스가 다이아몬드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드비어스는 앞서 올해 다이아몬드 생산량을 10% 줄이겠다고 밝혔는데 추가 감산을 선언한 것이다. 올해 2분기(4∼6월) 생산량도 1년 전보다 15%가량 줄었다. 러시아의 경쟁업체인 알로사도 다이아몬드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세계 2위 다이아몬드 생산국인 아프리카의 보츠와나는 다이아몬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5.3% 감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다이아몬드 시장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생산량 감소와 랩그론 다이아몬드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가격 회복이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드비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알 쿡은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수요가 갑작스럽게 뛰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과 실적 개선에 힘입어 4대 금융지주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는 이날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우리금융지주는 전일 종가 대비 11.36% 오른 1만61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한지주는 6.42% 오른 5만8000원이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도 각각 4.64%, 4.27% 올랐다.이날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3조 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5000만 주 소각하고,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의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우리금융도 전날 은행지주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밝히고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그룹도 하반기(7~12월) 중 밸류업 계획을 공시할 계획이다.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주주환원 지표로 여겨지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목표치를 13%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은 보통주자본을 위험 가중 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로, 위기 상황에서 금융사가 지닌 손실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금융회사가 주주 환원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다.금융사 실적이 일제히 개선된 점도 이날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금융사들은 홍콩H지수가 최근 상승하며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을 상당 부분 만회함에 따라 잇따라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날 올해 2분기(4~6월) 당기순이익이 1조42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늘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도 이날 2분기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12.6% 증가한 1조347억 원으로 집계했다. 24일과 25일 각각 2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은 우리금융도 나란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KB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1조7324억 원이었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 역시 2분기 당기순이익이 9314억 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49% 늘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심리가 나빠진 데다 내수 기업 부진이 이어진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전(全)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0.6포인트 떨어진 95.1로 집계됐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로, 숫자가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치인 100보다 클수록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의 심리가 낙관적이란 의미다. 반대로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CBSI는 2월 87.8까지 떨어졌다가 6월(95.7)까지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으나 이달 들어 증가세가 꺾였다. 7월 제조업 CBSI는 95.7로 전월보다 1.7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 심리가 전월보다 악화한 건 3월(―0.1포인트) 이후 4개월 만이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은 수출 호조를 보였지만 화학제품, 1차 금속 등 업종이 부진하며 심리가 나빠졌다. 수출과 내수 기업 간 격차는 커졌다. 수출 실적 개선으로 수출 기업 CBSI(99.4)는 전월보다 0.4포인트 상승했지만 내수 기업(93.8)은 같은 기간 2.7포인트 떨어졌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올해 2분기(4∼6월) 한국 경제가 0.2% 역성장했다. 높은 물가로 내수가 위축된 데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늘어난 탓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하반기(7∼12월)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수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유지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GDP 증가율은 ―0.2%로 집계됐다. 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된 건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2분기 성장률이 뒷걸음질 친 건 내수 부진 영향이 컸다. 내수를 보여주는 민간 소비는 승용차와 의류 등 재화 소비가 줄어들며 0.2% 감소했다. 민간 소비가 감소세를 보인 건 지난해 2분기(―0.3%) 이후 1년 만이다. 다만 정부 소비가 0.7% 늘어나며 민간 소비 감소분을 일부 메웠다. 투자는 건설과 설비에서 모두 마이너스를 보였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 건설과 토목 건설이 줄어들어 ―1.1%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2.1% 뒷걸음질 쳤다. 수출이 소폭 늘었지만 수입이 더 크게 늘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0.9% 증가했지만 원유와 석유제품 등을 비롯해 수입이 더 크게(1.2%) 늘어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1%포인트로 나타났다. 순수출이 전체 성장률을 0.1%포인트만큼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한은은 2분기 성장 부진에도 연간 2.5%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5월 경제전망에서 발표한 전망치를 유지한 셈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안정되며 내수도 완만히 회복될 것”이라며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는 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수출 중심 회복세가 아직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한 측면이 있는 만큼 정책적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여러분 수료를 축하드립니다. 이력서 양식을 카톡으로 보내주시면 취업처에서 연락이 갈 겁니다”2일 서울 용산구 한국폴리텍대 정수캠퍼스의 한 강의실에선 학생 30여 명이 모여 수료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폴리텍대 ‘신중년특화과정’을 통해 약 6개월간 재취업 교육을 받았다. 신중년특화과정은 만 40세 이상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직업 훈련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4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은 비슷한 연배의 교수가 건네주는 수료증을 받아들고 활짝 웃었다.이날 수료한 홍성표 씨(59)는 한국GM에서 31년간 생산부 부장 등으로 일하다 지난해 5월 희망퇴직했다. 2, 3개월 쉬고 나니 다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 씨는 “기대 수명을 생각하면 90살까지는 살 것 같은데 아직 60살도 안돼 집에서 쉬고 싶지 않았다”며 “새 직장을 찾기 위해 폴리텍대 재취업 프로그램을 찾았다”고 했다. 폴리텍대는 2018년부터 중장년층의 전직과 재취업을 돕는 신중년특화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전기공사, 공조설비 등 중장년 취업자에게 적합한 96개 과정이 운영되고 있고 교육기간은 과정별로 3~6개월 정도다.홍 씨가 수료한 학과는 지능형에너지설비과다. 수료 후엔 주로 건물 보일러나 공조냉동설비를 운용하는 직군에 취업하게 된다. 2020년 4월 시행된 기계설비법에 따라 건축물 등에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선임하도록 규정하면서 구인 수요가 늘었다. 이날 홍 씨와 함께 같은 과정을 수료한 양주헌 씨(49)는 “취업 분야가 중년 재취업에 적합하고 전문 자격을 바탕으로 취업에 나설 수 있을 듯해 이 과정을 지원했다”고 했다. 폴리텍대에 따르면 신중년특화과정의 평균 취업률은 지난해 상반기(1~6월) 기준 62.8%였다. 최근 중년 재취업을 희망하는 인원이 크게 늘면서 2022년부터 프로그램 정원을 1500명에서 2500명으로 늘렸다.중년 재취업 확대는 국가 잠재성장률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은퇴 연령에 진입한 50~60대는 은퇴 후에도 계속해서 일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은 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5∼79세 중 ‘계속해서 일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2012년 59.2%에서 2023년 68.5%로 상승했다. 폴리텍대에서 미래형자동차과를 수료한 박재홍 씨(57)는 “폴리텍대에서 배운 지식을 살려 자동차 검사 분야에 취업을 준비 중”이라며 “정년퇴직 연령인 60세 이후에도 내 몸이 허락하는 데까진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삼성생명은 암 치료 보장 범위를 대폭 늘린 ‘다모은 건강보험 S3’를 최근 선보였다. 고객이 직접 자신에게 맞는 보장을 맞춤 설계할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프리미엄 암 직접 치료 보장’ 특약을 신설해 암 치료 보장을 강화했다. 가입 후 90일이 지나면 표적 약물, 로봇수술 등 고가의 최신 항암치료 8종을 연 1회 최대 10년간 보장받을 수 있다. 또한 췌장암, 간암 등 고액 치료비가 발생하는 암의 직접 치료를 보장하는 특약을 갱신형이 아닌 비갱신형으로 판매해 보험료 인상 부담을 줄였다. 이 상품은 항암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질병과 재해까지 보장 범위를 늘렸다. ‘항암약물·방사선 치료 후 72대 질병 및 재해보장’ 특약은 업계 최초로 항암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72가지 질병 또는 재해를 보장하도록 설계됐다. 해당 특약에 가입하면 암 보장 개시일 이후 암 직접 치료를 위해 항암 치료·방사선 치료를 받은 날부터 90일∼1년 내에 보장이 가능하다. 보장 대상에는 감염 질환, 골밀도 감소, 중증 합병증 등이 포함된다. 이 밖에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증간편 다모은 건강보험 S3’와 중증 환자까지 포함하는 ‘간편종합보장보험’도 함께 출시됐다. 이들 상품은 그간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 고객의 가입 문턱을 낮췄다. ‘다모은 건강보험 S3’는 만 15세부터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납입 기간은 10년, 15년, 20년, 30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다모은 건강보험 S3’는 최신 암 치료 보장을 강화하고 암 치료 이후 발생 가능한 질병과 재해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며 “매년 증가하는 암 치료비에 대비하기에 최적의 암보험 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한국투자증권의 개인 고객 금융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22년 41조6000억 원이었던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지난해 11조8000억 원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1∼6월)에만 9조 원이 늘어 62조6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이는 국내 금융투자업계 최대 규모다.이익은 고객 우선, 손실은 증권사가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채권과 발행어음 등 확정금리형 상품을 적시에 공급하는 한편 시장 상황과 투자자 니즈를 고려한 양질의 금융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해왔다. 여기에 예·적금 등 자산 보관 성격이 강한 은행에서 다양한 금융상품과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증권사로 금융 자산이 몰리는 ‘머니 무브’ 현상도 일조했다. 발행어음,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투자 상품들은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다양한 자산과 투자 전략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투자 리스크는 분산하고 수익은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손익차등형 공모펀드’는 고객의 손실 가능성은 줄이고 반대로 이익이 발생하면 고객에게 먼저 배정하고 있다. 수익증권을 선순위와 후순위로 분리해 고객이 선순위 투자자로,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사가 후순위로 투자하는 구조다. 펀드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후순위 투자자가 먼저 손실을 입고, 반대로 이익이 발생하면 고객에게 먼저 배정하는 방식이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손익차등형 공모펀드인 ‘한국투자글로벌신성장펀드’와 국내주식형 펀드인 ‘한투밸류K-파워펀드’ 등은 모두 증시 혼란 속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성공적으로 끌어모았다. 이들 펀드는 설정 이후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뉴리치’ 겨냥 특화 서비스 제공 글로벌 자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신흥 부자를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도 주력 분야다. 한국투자증권 슈퍼리치 전담 조직인 GWM에 신설된 패밀리오피스부는 연 단위로 고객을 선정해 글로벌 투자, 자산 승계, 세무와 절세, 부동산 시장 등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연간 자산 리뷰, 아트앤컬처 행사 등 다양한 전용 혜택도 마련돼 있다. 전통적인 고액자산가 맞춤 서비스에 한국투자증권의 역량을 더한 서비스도 돋보인다. 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오너스포럼’이 대표적이다. 2022년 시작해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오너스포럼은 월 1회 과정으로 총 7회에 걸쳐 진행되는 포럼으로 △글로벌 정치경제와 금융시장 전망 △인구 변동에 따른 미래 소비시장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상업용 부동산 투자와 자산 승계 전략 등 분야별 인사이트와 솔루션을 제공한다. 포럼 참가자들에게는 오너스클럽 회원 자격이 부여되며 한국투자증권의 맞춤형 자산관리 컨설팅과 엄선된 투자 콘퍼런스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1, 2기 포럼 참가자가 모두 참여하는 통합 교류 행사를 개최하는 등 인적 네트워크 확장도 지원한다. 차세대 경영자를 위한 한국투자 ALP 과정은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가업 승계를 준비 중인 예비 경영자와 최우수 고객의 자녀로 구성된 ALP는 매년 30명 안팎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다.자산관리 전문 인력 확보해 역량 강화 한국투자증권은 프라이빗뱅커(PB)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자산 규모 확대에 발맞춰 우수한 잠재력을 갖춘 인재들을 적극 확보해 영업 일선에 배치함으로써 자산관리 역량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PB 직군만을 채용하는 공채 전형을 추가 신설했다. 이에 따라 PB 직군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급증하는 금융자산과 고도화하는 자산관리 니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PB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PB 5∼6명이 한 팀을 이뤄 고객의 요청에 따라 자산관리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PB팀제’를 도입해 전문성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고도화된 상품을 국내에 공급하고 고객 중심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PB의 전문성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승인했다. 1월 현물 ETF가 승인된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도 투자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SEC는 22일(현지 시간)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이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SEC는 5월 자산운용사들로부터 상장 심사요청서를 받아 이날 거래를 최종 승인했다. SEC에 따르면 현물 ETF 출시를 신청한 8개 자산운용사 중 최소 2개 회사 상품이 23일부터 거래될 예정이다.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개시되면 이더리움 실물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비트코인은 1월 현물 ETF가 승인된 지 두 달여 만에 실물 가격이 60%가량 오르기도 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첫 6개월 동안 약 50억 달러(약 6조9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 순유입이 발생할 것”이라며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더리움도 수혜가 예상돼 ‘트럼프 트레이드’ 종목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했다.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의 후발주자인 만큼 현물 ETF 출시에 따른 가격 상승 폭이 작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처럼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없기 때문에 비트코인 ETF만큼 자금 유입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더리움 실물 가격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이더리움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28% 오른 3450.87달러(약 478만2906원)에 거래되고 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피격 사건에 이어 ‘미국발 정치 리스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위험 자산 회피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후보가 관세 인상을 예고한 중국은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4%(31.95포인트) 내린 2763.51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낙폭이 커지며 한때 2,750 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1.66% 내린 8만3000원에, SK하이닉스는 2.15% 내린 20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6%(18.76포인트) 떨어진 809.96에 마감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장중 1.20%까지 떨어졌다. 중국 인민은행이 이날 시장 예상을 깨고 5개월 만에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며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증시는 오히려 하락했다. 바이든 대통령 사퇴로 트럼프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시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트럼프 당선 시 득보다 실이 많다”며 “트럼프는 중국산 수입품에 60∼10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는데 60% 관세가 적용되면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2∼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과 대만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달 중순까지 4만1000을 넘겼던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이날 1.16% 하락해 3만9559에 장을 마쳤다. 대만 자취안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68% 떨어졌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국내 상장사 중 절반가량의 올 2분기(4∼6월) 실적 전망치가 최근 한 달 새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하반기(7∼12월) 국내 증시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치를 제시한 273개 기업 중 134개사(49.1%)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보다 낮게 조정됐다. 추정치를 높인 곳은 112개사(41.0%)였다. 다만 상장사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총합은 반도체 대기업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한 달 전보다 4%가량 늘었다.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많이 하락한 기업은 에쓰오일로 4557억 원에서 1663억 원으로 63.5% 줄었다. 경기 침체로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줄면서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유가 등 원자재 비용을 뺀 값)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 영향이다. 국내 기업들의 중장기 영업이익 전망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향후 1년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보여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증가율이 4월부터 3개월 연속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지난해 국민 1인당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은 약 2억4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침체로 집값이 하락했지만 주식시장 호황으로 순자산도 소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1경2632조 원으로 전년 대비 1.7%(약 210조 원) 늘었다. 1년 동안 주택자산이 147조 원 줄어들었지만 주가 상승 영향으로 금융자산이 233조 원 늘었다. 2022년 가계순자산은 부동산 침체 등 영향으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가 1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계순자산 구성 비중은 주택 50.3%, 주택 외 부동산 25.2%, 현금 및 예금 19.1%, 보험 및 연금 11.5% 등 순이었다. 1인당 가계순자산은 2억4427만 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2년(2억4039만 원)보다 1.6% 증가한 수치다. 가계를 포함한 모든 경제 주체가 보유한 국민순자산은 2경3039조 원으로 1년 전보다 472조 원(2.1%) 늘었다. 순자산 증가 폭은 2022년(3.1%)보다 둔화됐다. 토지와 건물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은 1년 전보다 1.2% 많은 1경6841조 원으로 집계됐다. 주택 가격 하락으로 주택시가총액은 1.7% 뒷걸음친 6839조 원으로 집계됐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가상자산으로 부자가 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오히려 안전자산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1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신한투자증권 청담금융센터에서 만난 염정주 센터장은 가상자산으로 ‘신흥 부자’가 된 MZ세대 고객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염 센터장은 자산관리전문가(PB) 업무에만 22년간 몸담아 ‘국내 PB 1세대’로 꼽히는 인물이다. 같은 센터에서 지점장으로 손발을 맞추고 있는 유진관 지점장은 2008년부터 해외주식 투자 업무를 해온 해외주식 전문가다. ‘대한민국 1% 부자 동네’ 청담동에서 근무하는 이들에게 자산관리와 해외주식 투자에 관심이 높은 최근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트렌드와 향후 시장 전망을 물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MZ세대 ‘코인 부자’도 자산관리에 관심을 갖나. ▽염 센터장=그렇다. 여러 명을 만나진 못했지만, 공통점은 의외로 공격적인 투자보단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운영에 더 관심이 높았다는 것이다. 현명한 투자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코인 판’에서도 돈을 버는 것 같다. ―부자들은 엔비디아 등 미국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벌었을 것 같다. ▽유 지점장=아닌 경우도 많다. 여전히 엔비디아, 테슬라에 언제 진입하는 게 좋냐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 특히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나 고환율 때문에 진입을 망설이던 고객들도 ‘이제는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부자들도 일종의 포모(FOMO·상승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를 겪는 건가. ▽염 센터장=그런 셈이다. 그런 고객들께 미국 주식은 하반기(7∼12월)에도 유망할 것으로 보이니 분할 매수하시도록 추천하고 있다. 다만 상반기(1∼6월)만큼의 상승 폭은 어려우니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증여 관련 문의도 많을 것 같다. ▽염 센터장=센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세무 전문가를 소개해 드리고 있다. 요즘은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많이 올라가면서 적립식 증여가 인기다. 손자, 손녀에게 애플,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꾸준히 조금씩 사주는 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 당선 가능성 상승에 따른 투자 조언을 한다면…. ▽유 지점장=포트폴리오 조정은 시기상조다. 보호무역 강화, 금리 인하 지연 등 변수가 있지만 적극 대응할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 장기 정책 기조를 보며 펀더멘털 기반으로 투자해야 한다. ―청담 센터는 고객 서비스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염 센터장=센터 고객만을 위한 프라이빗 행사를 종종 진행한다. 특히 센터 고객만 참석할 수 있는 명품 쇼핑 행사나 아트페어 등의 만족도가 높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지난해 국민 1인당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은 약 2억4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침체로 집값이 하락했지만 주식시장 호황으로 순자산도 소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18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1경2632조 원으로 전년 대비 1.7%(약 210조 원) 늘었다. 1년동안 주택자산이 147조 원 줄어들었지만 주가 상승 영향으로 금융자산이 233조 원 늘었다. 2022년 가계순자산은 부동산 침체 등 영향으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가 1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계순자산 구성 비중은 주택 50.3%, 주택 외 부동산 25.2%, 현금 및 예금 19.1%, 보험 및 연금 11.5% 등 순이었다. 1인당 가계순자산은 2억4427만 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2년(2억4039만 원)보다 1.6% 증가한 숫자다.가계를 포함한 모든 경제 주체가 보유한 국민순자산은 2경3039원 으로 1년 전보다 472조 원(2.1%) 늘었다. 순자산 증가 폭은 2022년(3.1%)보다 둔화됐다. 토지와 건물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은 1년 전보다 1.2% 많은 1경6841조 원으로 집계됐다. 주택 가격 하락으로 주택시가총액은 1.7% 뒷걸음친 6839조 원으로 집계됐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트럼프 수혜 자산에 투자하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국내에서 가파르게 번지고 있다. 대표적 수혜주인 테슬라는 트럼프 후보 피격 사건 이후 순매수액이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17일 동아일보가 국내 주요 3개 증권사의 국내 투자자 해외 주식 투자 현황을 집계한 결과 15일 테슬라 순매수액은 424억 원으로 전 거래일인 12일(118억2000만 원) 대비 258.7% 증가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후보를 공개 지지함에 따라 대표적인 수혜주로 떠올랐다. 법인세 완화 기대감에 반도체 등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평균 변동폭 3배를 따라가는 ‘디렉션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는 3개 증권사 합산 순매수액이 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엔 158억 원 순매도였다. 트럼프 후보가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크게 늘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7일 오전 2시 기준 전체 가상자산의 24시간 거래량은 101억4000만 달러(약 14조 원)로 트럼프 후보 암살 시도 이전인 14일 오전 6시 기준(40억3000만 달러) 대비 2.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