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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솔드(sold) 90원!” “던(done)!”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2층 외환 딜링룸. 암호 같은 용어가 오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1290원에 500만 달러를 사겠다는 주문이 순식간에 체결됐다. 장중 환율이 연고점인 1292.5원까지 오른 이날, 평소보다 많은 전화가 몰렸다. 점심시간을 전후해 환율이 1280원대로 내려가자 달러를 사려는 전화가 더 많이 몰렸다. 그러자 오후 2시 25분 모니터에 표시된 환율이 1290원을 또다시 넘었다. 이번에는 달러를 파는 거래가 속출하며 여기저기서 “보트(bought)” 외침이 들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전날보다 2.4원 오른 1286.4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할 것으로 예상돼 ‘금융위기의 바로미터’로 읽히던 달러당 1300원 선을 뚫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물가와 기업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 장중 연고점 뚫은 원-달러 환율14일까지 나흘 연속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것은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에 ‘슈퍼 달러’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높은 금리 혜택을 보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고(高)환율은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달러로 표시된 해외 수입품 가격이 더 비싸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미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9개월 만에 최고로 뛰었다. 당분간 5, 6%대 고물가가 예상된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이 0.06%포인트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환율 쇼크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은 환율에 따라 생사가 좌우된다”고 전했다. 특히 달러로 항공기 대여료, 유류비 등을 결제하는 항공사는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항공은 1분기(1∼3월) 공시에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환손실 410억 원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통상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는 공식도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로 소비 침체 국면이 올 수 있어서다.○ “베어마켓 진입, 2,400도 깨질 수 있어”이날 코스피는 2,492.97원에 마감해 약 1년 7개월 만에 2,500 선을 내줬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하지 않았다는 불안감과 미 연준이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는 불신에 2,400도 깨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이 더 오르면 경상수지가 악화되면서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고 투자금이 빠져나가며 환율과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위기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은 과거보다 외환보유액이 늘어나고 단기 외채가 줄어드는 등 기초체력이 나아졌다”며 “한미 금리가 역전하더라도 대규모 자본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5개 솔드(sold) 90원!” “던(done)!”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2층 외환 딜링룸. 암호같은 용어가 오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1290원에 500만 달러를 사겠다는 주문이 순식간에 체결됐다. 장중 환율이 연고점인 1292.5원까지 오른 이날, 평소보다 많은 전화가 몰렸다. 점심시간을 전후해 환율이 1280원대로 내려가자 달러를 사려는 전화가 더 많이 몰렸다. 그러자 오후 2시 25분 모니터에 표시된 환율이 1290원을 또다시 넘었다. 이번에는 달러를 파는 거래가 속출하며 여기저기서 “보트(bought)” 외침이 들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타다 전날보다 2.4원 오른 1286.4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할 것으로 예상돼 ‘금융위기의 바로미터’로 읽히던 달러 당 1300원선을 뚫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물가와 기업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 장중 연고점 뚫은 원-달러 환율14일까지 나흘 연속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것은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슈퍼 달러’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높은 금리 혜택를 보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많아지는 것이다. 고(高)환율은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달러로 표시된 해외 수입품 가격이 더 비싸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미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9개월 만에 최고로 뛰었다. 당분간 5, 6%대 고물가가 예상된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이 0.06%포인트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환율 쇼크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은 환율에 따라 생사가 좌우된다”고 전했다. 특히 달러로 항공기 대여료, 유류비 등을 결제하는 항공사는 직격탄을 입었다. 대한항공은 1분기(1~3월) 공시에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환손실 410억 원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통상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는 공식도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로 소비 침체 국면이 올 수 있어서다.● “베어마켓 진입, 2,400도 깨질 수 있어”이날 코스피는 2,492.97원에 마감해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2,500선을 내줬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하지 않았다는 불안감과 미 연준이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는 불신에 2,400도 깨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이 더 오르면 경상수지가 악화되면서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고 투자금이 빠져나가며 환율과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위기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은 과거보다 외환보유액이 늘어나고 단기 외채가 줄어드는 등 기초체력이 나아졌다”며 “한미 금리가 역전하더라도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 15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라 한국은행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한은의 남은 금융통화위원회는 7, 8, 10, 11월 등 총 4번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우선 7, 8월 금통위에서 연달아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여태껏 한번도 한 적 없는 빅스텝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은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5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9개월 만에 최고였다. 미국(8.6%)에 비해 낮지만 한은의 장기 물가 목표치인 2%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0일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 확산되면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도 우려된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0.75∼1.0%)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포인트다. 한은이 지난해 8월부터 금리를 끌어올렸지만 미국이 6, 7월 연달아 빅스텝을 밟으면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하지만 금리를 인상하면 1900조 원에 육박한 가계부채의 부담이 커진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18조4000억 원 늘어난다. 기업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남은 4번의 금통위 중 3번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빅스텝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한미 금리 역전을 피할 수 없어 물가 상승 억제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고 경기 둔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미국발 긴축 공포에 한국과 아시아 증시가 3%대 폭락을 하는 ‘검은 월요일’이 재연됐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전망되자 한국 주식과 원화,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도 가속화하고 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에 갇힌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52%(91.36포인트) 폭락한 2,504.5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낙폭은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4.72% 급락한 828.77에 마감했다. 2020년 6월 15일(―7.09%)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3.01%)와 대만 자취안지수(―2.36%), 홍콩 H지수(―3.54%) 등 아시아 증시도 파랗게 질렸다. 유럽 유로스톡스50지수(―2.50%), 프랑스(―2.39%), 독일(―2.22%) 증시도 이날 오후 9시 현재 2%대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주요 지수가 2∼3% 급락한 채 개장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중 1월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약세장에 진입했다. 원화 가치와 국채 가격도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5.1원 급등(원화 가치 급락)한 1284.0원에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514%로 2012년 4월 6일(3.54%) 이후 가장 높았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무역적자는 138억2200만 달러(약 17조8000억 원)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4월 경상수지가 2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서 3년 만에 경상·재정수지가 적자인 ‘쌍둥이 적자’가 전망된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 경제학자 49명을 설문한 결과 70%가 내년 안에 경기 침체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금융결제원이 차기 원장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새 정부 들어 금융당국 3곳의 수장이 결정된 이후 금융권에서 첫 인선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앞으로 금융 공공기관과 민간에서 수장 인선이 본격적으로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10일 원장 모집 공고를 냈다. 이력서 제출 기한은 16일로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차기 원장을 뽑을 계획이다. 금융결제원은 금융권의 자금결제망을 관리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금융위원회의 감사를 받는다. 사원은행으로 구성된 총회가 최고의사결정기구다. 3월 금융결제원 사원은행 총회 의장인 한국은행이 원장후보추천위원회(원추위)를 구성하려 했으나 금융결제원 노조가 반대하면서 진통을 겪었다. 결국 기존 한은이 독식하던 원추위 위원 5인 추천권 중 2인 추천권을 금융결제원에 넘기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이번 공고가 나왔다. 현재는 4월 임기가 끝난 김학수 원장이 경영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앞서 36년간 14명의 원장 중 금융위 출신인 김 원장을 제외하고는 13명 모두 한은 출신이 맡았다. 금융결제원에선 내부 승진 목소리가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 금융감독원, KDB산업은행 등 3곳의 수장이 결정됐지만 민간 금융기관이 원장 모집 공고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막혀 있던 민관 금융기관 수장 인사가 재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공공기관 중에서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방문규 전 행장의 국무조정실장행으로 공석이 됐다. 신용보증기금은 윤대희 이사장 임기가 이달 4일 끝났다. 하지만 현재까지 채용 공고 등 구체적인 인선 작업은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임기가 내년 1월에 끝난다. 민간에선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내정으로 여신금융협회장을 새로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신용정보원장 임기는 3월, 보험연구원장 임기는 4월 끝났으나 차기 인선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임기도 올해 말 끝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정권 교체에 기여해 ‘인사 시장’에 줄을 선 사람들이 국회 세 바퀴를 둘렀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결국 얼마나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가 오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미국발 긴축 공포에 한국과 아시아 증시가 3%대 폭락을 하는 ‘검은 월요일’이 재연됐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전망되자 한국 주식과 원화,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도 가속화하고 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에 갇힌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52%(91.36포인트) 폭락한 2,504.5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낙폭은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4.72% 급락한 828.77에 마감했다. 2020년 6월 15일(―7.09%)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3.01%)와 대만 자취안지수(―2.36%), 홍콩 H지수(―3.54%) 등 아시아 증시도 파랗게 질렸다. 유럽 유로스톡스50지수(―2.50%), 프랑스(―2.39%), 독일(―2.22%) 증시도 이날 오후 9시 현재 2%대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주요 지수가 2∼3% 급락한 채 개장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중 1월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약세장에 진입했다. 원화 가치와 국채 가격도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5.1원 급등(원화 가치 급락)한 1284.0원에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514%로 2012년 4월 6일(3.54%) 이후 가장 높았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무역적자는 138억2200만 달러(약 17조8000억 원)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4월 경상수지가 2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서 3년 만에 경상·재정수지가 적자인 ‘쌍둥이 적자’가 전망된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 경제학자 49명을 설문한 결과 70%가 내년 안에 경기 침체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美 긴축페달에 韓금융시장 비명13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와 외환 시장이 발작을 일으킨 것은 통제되지 않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가 41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하며 걷잡을 수 없이 오르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은 이달 14, 15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만 바라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 보고 있다.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까지 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끊임없이 나온다.○ 통제되지 않는 인플레이션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2%(91.36포인트) 하락한 2,504.51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한국항공우주를 제외한 99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코스피 시총은 이날 총 71조95억 원 증발했다. 코스닥까지 합치면 한국 증시에서 88조7257억 원이 날아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1원 급등(원화가치 하락)한 1284.0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장중 1288.9원까지 오르며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자 외환당국이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구두 개입하면서 1290원 돌파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례적으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한국은행 국제국장 명의를 명시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긴급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열고 “필요시 시장안정조치를 가동하겠다”며 “국채시장은 15일 예정돼 있던 바이백(조기상환) 규모를 확대하고 대상 종목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514%로, 약 10년 만에 최고치였다. 엔화 가치도 2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35.22엔에 거래됐다. 1998년 10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일으킨 원인은 인플레이션 공포다. 미 노동부가 10일(현지 시간)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6% 상승했다.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그 여파로 이날 미국 뉴욕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지수 등 3대 지수는 2∼3%대 급락을 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월을 정점으로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물가가 계속 오르자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있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가 2,50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미 연준의 연이은 빅스텝 가능성도 커졌다. 미 연준은 이달 들어 양적긴축(QT)에도 나선 상황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미 연준이 이달 FOMC 회의에서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또 다음 달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한은도 다음 달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은 성장을 둔화시키기에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기업들은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가계는 부채 부담이 커지게 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내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어 한은이 금리 인상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 경제가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겹치는 ‘슬로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미국발 긴축 공포에 한국과 아시아 증시가 3%대 폭락하는 ‘검은 월요일’이 재현됐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전망되자 한국 주식과 원화,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도 가속화되고 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에 갇힌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52%(91.36포인트) 폭락한 2,504.5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낙폭은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4.72% 급락한 828.77에 마감했다. 2020년 6월 15일(―7.09%)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3.01%)와 대만 자취안지수(―2.36%), 홍콩 H지수(―3.54%) 등 아시아 증시도 파랗게 질렸다. 원화 가치와 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5.1원 급등(원화 가치 급락)한 1284.0원에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514%로 2012년 4월 6일(3.54%) 이후 가장 높았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무역도 휘청거리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무역적자는 138억2200만 달러(약 17조8000억 원)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최대치였다. 4월엔 경상수지가 2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서 3년 만에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함께 적자를 보이는 ‘쌍둥이 적자’가 전망된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 경제학자 49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70%가 내년 안에 경기 침체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되면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낮아져 자본 유출이 발생하고 환율이 올라 수입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12일 오후 5시 25분 기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3571만4000원으로, 24시간 전보다 5.21% 내렸다. 시가총액 규모 2위인 이더리움은 11%가량 내리며 190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200만 원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6월 22일 이후 약 1년 만에 처음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향후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때처럼 론스타 ‘먹튀(먹고 튀기)’ 논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09년 말부터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을 지내다 2012년 5월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사무처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금융위는 론스타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을 승인했다. 현재 론스타가 한국 정부에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 한편 김 후보자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뇌물 수수 비리에 연루됐던 자산운용사에서 비상근 감사로 3개월간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측은 “취업 당시 유 전 부시장과 관련된 이슈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다음 달부터 시중은행에서 본인의 연봉보다 더 많은 금액을 신용대출로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작년 말 정부가 도입한 신용대출 한도 규제가 예정대로 이달 말 끝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7∼12월) 폭증하는 가계부채를 억누르는 과정에서 은행권이 도입한 각종 대출 억제책이 올해 들어 대부분 해제되고 있는 추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연봉 이내로 제한한 신용대출 한도 규제가 다음 달부터 풀릴 것으로 보고 준비에 나서고 있다. 규제가 풀리면 신용대출 한도가 연소득의 2, 3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가계부채가 폭증하자 정부가 총량관리에 나섰고,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8, 9월경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묶었다. 지난해 12월엔 금융위원회가 한도 규정을 ‘가계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기준’에 명시하고 효력 기한을 올해 6월 30일로 정했다. 현재까지 금융당국에서 이 효력을 연장하려는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대출 한도가 늘어나면 전세자금 마련에 상당 부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시행된 새 임대차 3법에 따라 한 차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들은 8월 이후 시세에 맞춰 크게 전세보증금을 올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규제지역에서 시세 9억 원을 넘는 주택에 대해선 전세대출 자체가 금지돼 있다. 올해 들어 은행들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가계부채가 감소세로 돌아서자 지난해 말 쏟아낸 가계대출 억제책을 잇달아 풀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5000만 원으로 묶었던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거나 상향 조정했다. 전세대출의 경우 은행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전셋값이 오른 만큼만 대출을 내주는 방식으로 대출을 조였다. 하지만 올해 3월 대출 한도를 임차보증금의 80%까지 늘리며 대출 규제를 완화했다. 또 지난해 말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했으나 최근 들어 금리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권은 “대출 규제를 완화해도 부실 우려가 높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7월 총대출 1억 원 이상 대출자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되면서 건전성 관리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또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지지부진해 대출을 풀어도 ‘빚투’(빚내서 투자)보단 실수요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만큼 섣불리 대출을 풀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감소하던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4월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중 신용대출은 4월까지 감소하다가 지난달 6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대출 관련 규제가 사라지면 금리 상승기에 가계부채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다음달부터 시중은행에서 본인의 연봉보다 더 많은 한도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작년 말 정부가 도입한 신용대출 한도 규제가 예정대로 이달 말 끝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7~12월) 폭증하는 가계부채를 억누르는 과정에서 은행권이 도입한 각종 대출 억제책이 올해 들어 대부분 해제되고 있는 추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연봉 이내로 제한한 신용대출 한도 규제가 다음달부터 풀릴 것으로 보고 준비에 나서고 있다. 규제가 풀리면 신용대출 한도가 연소득의 2, 3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가계부채가 폭증하자 정부가 총량관리에 나섰고,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8, 9월 경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묶었다. 지난해 12월엔 금융위원회가 한도 규정을 ‘가계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기준’에 명시하고 효력 기한을 올해 6월 30일로 정했다. 현재까지 금융당국에서 이 효력을 연장하려는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대출 한도가 늘어나면 전세자금 마련에 상당 부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시행된 새 임대차 3법에 따라 한 차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들은 8월 이후 시세에 맞춰 크게 전세보증금을 올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규제지역에서 시세 9억 원을 넘는 주택에 대해선 전세대출 자체가 금지돼있다. 올해 들어 은행들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가계부채가 감소세로 돌아서자 지난해 말 쏟아낸 가계대출 억제책을 잇달아 풀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5000만 원으로 묶었던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거나 상향 조정했다. 전세대출의 경우 은행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전셋값이 오른 만큼만 대출을 내주는 방식으로 대출을 조였다. 하지만 올해 3월 대출 한도를 임차보증금의 80%까지 늘리며 대출 규제를 완화했다. 또 지난해 말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했으나 최근 들어 금리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권은 “대출 규제를 완화해도 부실 우려가 높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7월 총대출 1억 원 이상 대출자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되면서 건전성 관리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또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지지부진해 대출을 풀어도 ‘빚투(빚내서 투자)’보단 실수요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만큼 섣불리 대출을 풀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들어 감소하던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4월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중 신용대출은 4월까지 감소하다가 지난달 6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대출 관련 규제가 사라지면 금리 상승기에 가계부채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강유현기자 yhkang@donga.com}
지난해 보험 분야에서 마이데이터 인가를 받은 A사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당초 고객의 보험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고 실제 가입으로 이어지면 수수료를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위법 소지가 있다”고 해석하면서 추천 서비스를 접어야 했다. A사는 ‘혁신금융 서비스(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라는 당국 지침에 지난해 10월 신청을 마쳤지만 지금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A사 대표는 “당국에 수차례 문의해봤지만 진척 상황을 듣지 못했다”며 “투자 유치도 실패해 지난해 80명이던 직원을 20명으로 구조조정했다”고 했다. ‘내 손안의 금융비서’로 불리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공식 출범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A사처럼 일부 금융사들은 규제에 가로막혀 ‘반쪽짜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도 여전히 한정적이어서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정보 사용료’까지 내야 하면 서비스를 포기하는 업체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라이선스 규제’에 가로막힌 서비스8일 금융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자 가운데 사업 진행이 가장 더딘 곳은 인슈어테크(보험+핀테크)들이다. 현행법상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할 수 없어 이들은 상품 비교, 추천 같은 핵심 기능을 빼고 분석 서비스만 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이 반발하자 금융당국은 혁신금융 서비스를 제시한 뒤 추후 제도 개선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관련 업체들이 혁신금융 서비스를 신청한 뒤에도 진척은 더디다. 불완전판매 가능성과 이해관계자 의견 등을 검토하느라 허용이 늦어지고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핀테크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온라인 플랫폼의 상품 비교, 추천 서비스는 중개에 해당돼 라이선스를 따야 한다. 또 펀드 같은 투자 상품을 중개하려고 해도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자본시장법상 투자권유대행인 등록을 할 수 없어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한 핀테크 업체는 “추천 상품의 범위를 투자 상품으로도 확대하면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규제에 묶여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활용 가능한 정보도 한정적 마이데이터 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도 한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내용, 카드 청구 예정 정보 등은 받을 수 없다. 정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보험의 정보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네이버, 쿠팡 같은 전자금융업자에서 받는 제품 구매 정보도 12개 카테고리로 포괄적으로 묶여 있어 유의미한 분석이 어렵다고 업체들은 하소연한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부터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한국신용정보원에 정보 이용료를 지급해야 해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마이데이터의 취지는 금융산업에 ‘메기’를 풀어 소비자들의 효용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이런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아날로그 시대에 만들어진 법과 제도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금융 규제를 완화해 민간에서 한국 경제의 돌파구를 찾도록 하겠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64)는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 분리)나 전업주의(한 금융사가 고유업무만 담당) 같은 기본 원칙까지도 재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방탄소년단(BTS)이 해외에서 대한민국의 자존감을 높이듯 국내 금융업에서도 세계적 금융회사가 나올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타당한 이유 없이 막는 규제는 다 풀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서울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행시 동기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을 지내 최근 3고(高) 위기와 가계부채 해결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물가와 부동산 등 경제 상황을 보며 미세 조정은 하겠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기본으로 하는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을 유지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KDB산업은행 신임 회장으로 내정된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58)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에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활약한 경제 전문가다. 서라벌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대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지낸 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정책특보를 지냈다. 국무조정실장으로 임명된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은 행시 28회로 기획재정부 재정정책과장, 예산실장 등 재정·예산 분야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제2차관과 보건복지부 차관을 연이어 지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올 들어 주요 상장사 3곳 중 2곳의 목표 주가가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게임 업체들의 목표 주가가 40% 안팎으로 크게 떨어졌다. 5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일 현재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 주가를 제시한 상장사 237곳 가운데 지난해 말보다 목표 주가가 떨어진 곳은 160곳(67.5%)으로 집계됐다. 목표 주가가 오른 상장사는 76곳(32.1%)이었다. 목표 주가가 가장 많이 하향 조정된 상장사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더존비즈온이다.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말 10만5000원에서 이달 2일 5만6000원으로 46.7% 내렸다. 이어 LG생활건강의 목표 주가가 166만 원대에서 90만 원대로 45.4% 낮아졌다. LG생활건강은 2017년 10월 100만 원을 웃돌며 ‘황제주’에 올랐지만 올 1월 100만 원을 내준 데 이어 이달 3일 73만4000원까지 추락했다. 목표 주가 하락 폭이 큰 상장사 10곳 중 컴투스(―45.0%) 크래프톤(―43.4%) 엔씨소프트(―40.1%) 펄어비스(―38.3%) 넷마블(―37.3%) 등 게임 업체가 절반을 차지했다. 최근 금리 상승세가 게임 업체 등 성장주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는 데다 올 들어 게임 신작 출시에도 공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목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상장사는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 제조업체 심텍으로 지난해 말 5만1000원에서 이달 2일 7만8800원으로 54.5%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추후 기술적 반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미국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4분기(10∼12월) 공포 심리에 따른 2차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며 “방어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금융당국이 기업들에 대한 회계 감리 기한을 ‘1년 원칙’으로 명문화하기로 했다. 분식회계 의혹을 받아 3년 넘게 회계 감리를 받은 뒤 분식 혐의를 벗게 된 셀트리온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회계 감리 절차 선진화 방안’을 2일 발표했다. 이날부터 금융당국의 회계 감리를 받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감리 기한 연장이 필요할 때는 금융감독원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 6개월씩 연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기업 측 대리인이 조사 진행 상황을 수기(手記)로 기록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대리인이 조사 과정을 일절 기록할 수 없었다. 또 감리 과정에서 오간 문답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도 지금보다 약 2주 앞당기기로 했다. 금융위는 늦어도 3분기(7∼9월) 내 관련 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4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9%로 9년 1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정부는 금리 인상기에 취약한 자영업자와 제2금융권 대출에 대한 건전성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4.05%로 전달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2014년 3월(4.09%) 이후 8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9%로 한 달 새 0.06%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 3월(연 3.97%) 이후 최고치다. 신용대출 금리는 연 5.62%로 0.16%포인트나 뛰었다. 이 또한 2014년 6월(연 5.62%)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지표금리가 상승하고 저신용 대출자 비중이 확대되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거듭된 금리 상승으로 취약계층의 부실 위험이 커지자 정부는 자영업자 및 제2금융권 대출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자영업자 부채와 제2금융권 리스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조치와 저금리 영향으로 증가했다”며 “건전성 관리를 통해 위험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한편 그 과정에서 새로운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균형 있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대학생 정수민 씨(25)는 지난해 쇼트폼(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서 정보를 얻어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최근 가상자산 루나, 테라 폭락 사태도 틱톡에서 공부했다. 정 씨는 “3분 이내 동영상으로 핵심만 본 뒤 더 궁금한 게 있으면 유튜브나 기사를 찾아본다”고 했다. 국내 주식과 가상자산으로 투자에 첫발을 들인 20대 Z세대들이 최근 조각투자, 대체불가토큰(NFT) 등으로 눈 돌리며 재테크 영토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재테크에서도 재미를 찾고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투자 정보를 얻는 등 기성세대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 Z세대가 경제 주축으로 올라서면 투자 지형과 공식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취미로 돈 벌고, 비싸면 쪼개서 투자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기가 취미인 이정환 씨(29)는 최근 직접 찍은 사진으로 재테크에 나섰다.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시’에서 사진들을 NFT로 발행해 팔기로 한 것이다. 이 씨는 “추억을 담기 위해 찍은 사진을 가치 있는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데다 잘 팔리면 돈도 벌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했다. ‘코인 투자 열풍’을 이끌었던 Z세대들은 최근 가상자산에 이어 NFT에 눈 돌리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고유한 값을 부여한 디지털 자산으로, 복제나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이 씨의 사진처럼 무형 콘텐츠들이 새롭게 가치를 인정받아 판매되면서 지난해 글로벌 NFT 거래 규모(177억 달러)는 1년 새 2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운동을 좋아하는 직장인 김민주 씨(25·여)는 매일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에 들어가 만보기를 켠 뒤 1시간 정도 달리기를 한다. 토스 만보기는 걸음 수에 따라 하루 최대 140원 포인트를 준다. 김 씨는 “매일 뛰면 한 달에 3000원 정도를 모을 수 있다”고 했다. 경험을 중요시하고 본인의 취미를 재테크로 발전시키는 Z세대를 겨냥해 운동 등의 목표를 달성하면 현금이나 포인트를 주는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앱)은 점점 늘고 있다. Z세대는 혼자 투자하기 어려운 부동산, 미술품 등을 ‘조각투자’로 사들이고 있다. 고가 자산을 1000∼10만 원 단위 지분으로 나눠 여러 명이 공동 투자하는 식이다. 직장인 홍모 씨(29)도 지난해 아트테크 플랫폼 ‘소투’와 ‘테사’에서 평소 좋아하던 앤디 워홀과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에 150만 원을 투자했다. 이 중 한 작품은 6개월 만에 팔려 13%의 수익을 올렸다. 한우, 음악저작권, 와인, 명품시계 등으로 조각투자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애플, 테슬라,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비싼 해외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거래하는 ‘소수점 매매’ 시장도 20대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4월 말 현재 한국투자증권에서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를 이용한 투자자 중 20대가 38%로 가장 많았다. 아직 자산과 소득은 적지만 경제 관념이 뚜렷한 Z세대가 적은 돈으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방법을 찾아 나선 것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가 인기를 끌자 9월부터 국내 주식에도 소수점 매매가 허용된다.○ 투자도 정보도 쉽고 빠르게Z세대는 투자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도 재미와 직관을 추구한다. 동아일보가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자문해 20대 10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유튜브, 틱톡 등 영상 플랫폼을 통해 투자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자(39.7%)가 가장 많았다. 전문 서적(12.4%)이나 금융회사(5.6%)를 꼽은 20대는 적었다. 이를 반영해 금융사들의 소통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1월부터 자사 유튜브 채널에 딱딱한 투자정보 대신 재미를 강조한 1∼6분짜리 동영상을 매달 30편 이상 올린다. 이 덕분에 34세 이하 시청자 비중은 지난해 19.7%에서 올 1분기(1∼3월) 41.4%로 늘었다. 쉽고 빠른 투자를 선호하는 Z세대의 특성에 맞춰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산관리(로보어드바이저)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기존 금융사에선 고액 자산가들이 전문적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지만 ‘파운트’ ‘핀트’ ‘불릴레오’ 같은 앱에선 소액만 맡겨도 AI가 알아서 돈을 굴려 준다. Z세대 유입으로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규모는 2019년 말 9600억 원에서 4월 말 1조8000억 원으로 늘었다. 다만 Z세대 상당수가 ‘빚투’(빚내서 투자)로 투자에 입문해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를 맞아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20대 33%는 대출로 재테크 재원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주식, 코인 시장이 급락하면서 팬데믹 이후 상승장에서 투자에 뛰어든 Z세대들이 큰 손실을 봤을 것”이라며 “Z세대는 금리 인상기를 겪어보지 않아 최근 금융 환경에 빠르게 대처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창업-코인 열풍에 늘어난 ‘영리치’… 공격적 투자 성향 금융자산 10억 넘는 영리치가상자산-해외주식 투자비중 높아‘지키는 투자’ 올드리치와 대조적 5년 전 온라인 교육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한 김모 씨(32)는 최근 ‘100억 부자’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회사 수익이 급증했고 김 씨의 투자 자산도 100억 원대로 불어났다. 부동산과 펀드에 주로 투자하던 김 씨는 지난해 처음 가상자산에 1억 원을 넣었다. 최근 ‘루나’와 ‘테라’ 폭락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오히려 코인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김 씨는 “코인은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단기 차익을 올리기에 적합하다. 장기적으로도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본다”고 했다. 스타트업 창업이나 가상자산 투자 등을 통해 수십억 원의 자산을 축적한 20, 30대 ‘영리치(신흥 부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은 ‘올드리치(전통 부자)’에 비해 자기 주도적이고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에 10억 원 이상을 맡긴 20, 30대 영리치 223명 가운데 혁신기업 종사자(18.9%), 일반 사무직(15.5%), 전문직(14.6%) 등 ‘자수성가형’이 절반을 차지했다. 가업을 승계한 이른바 ‘금수저’는 21.5%였다. 백혜진 삼성증권 SNI전략담당 상무는 “물려받은 자산은 지키는 투자를 중요시하고, 자수성가형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대 영리치는 공격적인 주식 투자 성향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에 10억 원 이상을 예탁한 20대 영리치 110명은 올 들어 5월 25일까지 해외 주식 가운데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는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3배로 쫓는 상품이다. 순매수 2위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 3위는 나스닥100지수를 역으로 3배 따르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쇼트 QQQ ETF’였다. 최근 하나금융연구소가 내놓은 ‘2022 코리안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영리치의 21%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투자했다. 연구소는 설문조사를 통해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20∼40대 131명을 영리치로 분류했다. 반면 50대 이상 올드리치는 5%만 가상자산에 투자했다. 또 예술작품, 대체불가토큰(NFT) 같은 새로운 투자처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영리치는 47%로 올드리치(28%)보다 많았다. 이순남 대신증권 나인원 프라이빗 라운지장은 “아이디어로 돈을 번 영리치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투자 트렌드를 읽는 데 익숙하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정보를 얻고 자기만의 확고한 기준에 따라 투자한다”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는 대상에 은행권 대출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대환 대출 지원 대상에 제2금융권뿐 아니라 은행권 대출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회에서 은행 고금리 대출도 넣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반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소상공인들이 보유한 비은행권의 연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3000만 원 한도 내에서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겠다고 밝혔다. 신용보증기금이 은행에 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총 지원 규모는 7조5000억 원으로 관련 예산은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됐다. 하지만 추경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증액돼 지원 규모가 8조5000억 원으로 늘어났고, 금융당국은 늘어난 만큼 지원 대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월 말 현재 은행권에서 연 7% 이상 금리를 적용받는 소상공인 대출 규모는 4조5339억 원이다. 비은행권(18조6183억 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2022년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은행권 고금리 대출이 대환 보증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대출 금리도 상승하고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건전성 유지와 소비자 보호 외에 금융권에 대한 불필요하고 과도한 규제를 과감히 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고 “과거에는 금융이 규제 대상이라는 인식으로 산업적 여건이 지나치게 위축된 측면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금융이 산업으로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필요한 규제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6월 정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금융업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정부에서 금융을 전기, 가스와 같은 유틸리티처럼 여기다 보니 공공성을 강조하며 과도한 규제와 개입이 있었다”며 “새 정부는 금융을 독자적인 부가가치 산업으로 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낡은 규제와 감독 검사 관행을 쇄신하고 금리와 배당 등 가격 변수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경제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늘어난 유동성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거시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선제적 역할이 요구된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사들의 손실흡수 여력을 확대하고 서민·취약계층 지원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정 기간 5% 넘는 (물가 상승률) 숫자를 여러 형태로 보게 될 것”이라며 “지금 물가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다음 달 2일 6대 경제단체장들과도 간담회를 연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건전성 유지와 소비자 보호 외에 금융권에 대한 불필요하고 과도한 규제를 과감히 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고 “과거에는 금융이 규제 대상이라는 인식으로 산업적 여건이 지나치게 위축된 측면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금융이 산업으로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필요한 규제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6월 정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금융업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정부에서 금융을 전기, 가스와 같은 유틸리티처럼 여기다보니 공공성을 강조하며 과도한 규제와 개입이 있었다”며 “새 정부는 금융을 독자적인 부가가치 산업으로 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낡은 규제와 감독 검사 관행을 쇄신하고 금리와 배당 등 가격 변수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경제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늘어난 유동성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거시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선제적 역할이 요구된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사들의 손실흡수 여력을 확대하고 서민·취약계층 지원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정 기간 5% 넘는 (물가 상승률) 숫자를 여러 형태로 보게 될 것”이라며 “지금 물가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 주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년 만에 5%대가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