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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공부 좀 하고 오세요.”(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공부는 내가 좀 더 잘하지 않겠어요? 국회법은?”(국민의힘 유상범 의원) 25일 오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22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여야 의원들이 모두 참석했지만 초반부터 이어진 고성과 말싸움 속에 개의 6분 만에 파행했다. 여야는 이날 회의가 시작한 직후부터 맞붙었다. 정 위원장은 여당 간사로 내정된 유 의원과 악수를 한 뒤 곧장 마이크를 켜고 “법사위 열차는 항상 정시에 출발한다”며 개회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옆에 선 채 “국민의힘 위원들이 사보임 됐으니 간사 선임의 건을 먼저 의결하도록 의사일정 변경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정 위원장은 이를 무시한 채 회의를 진행했다. 이에 착석하지 않고 계속 서서 항의하는 유 의원에게 정 위원장은 “저기요, 그런데 위원님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라고 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위원장님 성함은 무엇이냐”라고 되물었고 정 위원장이 “저는 정청래 위원장입니다”라고 답하자 유 의원도 “저는 유상범 의원입니다”라고 답했다. 정 위원장은 4선, 유 의원은 재선이다. 이를 지켜보던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서로를 향한 비아냥은 곧 고성으로 이어졌다. 유 의원이 “(회의를 마음대로 진행하는 게) 무슨 위원장 재량이요? 예의가 없어”라고 하자 정 위원장이 “얻다 대고 반말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6분 만에 정회한 회의가 재개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정 위원장은 유 의원에게 “제가 재량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며 “법대로 하자. 회의를 속개하겠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국회법에 ‘위원장 마음대로’라고 돼 있느냐”고 따져 묻는 유 의원에게 “국회법 공부 좀 하고 오라”고 핀잔을 줬고 유 의원은 “공부는 내가 좀 더 잘했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정 위원장이 회의를 강행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결국 마지못해 착석해 자기소개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존경하고 싶은 정청래 위원장님”이라고 호칭하자 정 위원장은 “존경하는 마음이 없으면서 ‘존경하고픈’ 이런 표현 자제해 달라. 그런 말로 희화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건 차기 전당대회에 나가기 위한 수순이다. 그의 원래 당 대표 임기는 차기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 18일까지인데, 당규상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면 후보자 등록 전까지 지역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당직을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르면 다음 주말 후보자 등록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사퇴를 선언하며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 확정했다면 (당 대표를)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고심 중”이라던 이 대표가 연임을 결심한 건 대권 플랜 가동에 따른 수순이자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관련 추가 기소로 자신의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차기 대선주자 ‘일극체제’ 강화 포석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중진 의원은 “대표 연임 이후 차기 지방선거까지 승리할 경우 이 대표가 확실한 야권의 대권 주자로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더욱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도 “당의 강성 지지층이 그의 연임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이 대표로선 이들의 지지를 저버릴 수 없다”고 했다. 친명(친이재명)계가 확실한 민주당 주류를 차지한 상황에서 당 대표를 맡아 야권 전체의 확실한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표 측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커진 사법 리스크도 대표 연임 카드를 선택하게 만든 이유로 꼽힌다. 한 친명계 재선 의원은 “평의원 신분으로 재판을 받는 것보다 당 대표직을 유지하는 게 방어권 행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 사퇴 발표에 맞춰 ‘친명’들의 최고위원 출마 선언도 이어졌다. 강선우 의원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라 ‘당대명’(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시대, 강선우가 열겠다”고 했다. 김병주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 도전 의사를 밝히며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 지켜내겠다”고 했다. 최고위원 출마를 저울질 중인 한준호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항상 반 걸음 뒤를 따르며 지켜본 대표님의 뒷모습은 세상의 모든 무게를 함께 나눠진 듯 꿋꿋했다”고 썼다. 첫날부터 불붙은 이른바 ‘명심 전쟁’을 두고 당내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사실상 ‘이재명 충성 경쟁 대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2기 지도부가 강성 친명계로 꾸려질 경우 이재명 ‘일극 체제’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친명계 관계자는 “혹여 지방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다면 이 대표가 온전히 그 부담을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방탄 논란’ 재점화도 부담이다. 친문(친문재인) 성향 3선 의원은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 재판을 계속 받게 될 텐데, 당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앞장서 변호한다는 이른바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미 ‘대북송금 수사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했고, 이 대표를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26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와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리며 본격적인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고위전략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후보가 단독일 경우 어떻게 선출해야 하는지 현재 당헌·당규상 규정이 없다”며 “전준위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與 “이재명 연임은 희대의 정치코미디” 여권에서는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 연임에 대한 공세가 쏟아졌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헌법 84조 논쟁, 피고인이 대통령이 되면 재판이 중단되는가’ 토론회에 참석해 “형사피고인은 재판 받는 중에 무죄를 받지 않은 이상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당을 사당화해 ‘민주당의 아버지’로 등극하더니 대표 연임을 위해 대표직을 사퇴하는 희대의 정치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의 민주당은 ‘민주’라는 말을 못 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희석 선임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로 추앙받으며 이미 절대 존엄이 됐다”며 “민주당 전당대회가 ‘이재명 추대대회’로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당 대표직을 사퇴했다. 8월 18일 차기 전당대회에 다시 출마하기 위해 후보 등록에 앞서 당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연임하면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직을 연임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관련 추가 기소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된 가운데 연임 도전에 나설 경우 ‘방탄 논란’도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조금 전 회의를 마지막으로 민주당 당 대표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일단은 제가 대표직을 사퇴하고 난 후의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아무래도 (전당대회에)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정했다면 사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대표직 연임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그러면서 “개인적 입장을 생각한다면 지금 상태로 임기를 마치는 게 가장 유리하다”며 “개인적 입지보다는 국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정치에 어떤 게 더 바람직한지를 우선해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표의 빈자리는 당분간 박찬대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대신하게 된다. 민주당은 이르면 26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출범해 전당대회 실무 작업 속도를 낼 계획이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청문회가 아니라 ‘윤석열 청문회’가 되어야 한다”고 몰아쳤다. 국민의힘 불참 속에 야당 단독으로 열린 이날 청문회는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주요 증인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출석해 공개 대질심문 양상으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 기록과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사이의 통화 내용 등을 문제 삼으며 “윤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외압을 행사하고 수사 기록 탈취에 관여한 것”(전현희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단장 역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분명하게 대통령 격노설에 대해 들었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특검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을 실었다.이에 대해 김 사령관은 증언을 거부했다. 이 전 장관과 임 전 사단장 등 다른 증인들은 “윤 대통령과의 통화는 채 해병 사망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채 해병 특검법’ 청문회가 아니라 ‘윤석열 청문회’가 되어야 한다.”(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 “(윤 대통령 개입이) 사실이라면 직권남용 등으로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다.”(민주당 전현희 의원) 21일 야당 단독으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사건 개입 여부를 겨냥한 의혹을 제기하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여당 의원 불참 속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등 주요 증인이 대부분 출석한 가운데, 채 해병 특검법의 내용 자체에 대한 질문보다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따져 묻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졌다. 입법청문회라는 취지와 달리 사실상 ‘공개 대질심문’이 됐다는 평가 속 일부 야당 의원은 증인들을 향해 고성을 내지르고 삿대질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 전 장관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에 대해 “발언 도중 끼어든다”며 10분씩 퇴장을 명령하기도 했다.● 박정훈 “尹 격노설 분명 들었다” 김계환은 답변 거부 야당 의원들은 초반부터 윤 대통령의 사건 개입 의혹에 주력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8월 2일 당시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던 이 전 장관이 윤 대통령과 세 차례 통화한 점을 언급하며 “그날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보직에서 해임됐으며 경찰로 이첩된 사건을 다시 국방부가 회수한 시점”이라며 “(윤 대통령이) 뭔가 시급하게 지시하고 이행하라는 전화를 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단장은 “저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대통령 격노설에 대해 분명히 들었다”고 했다. 앞서 수사 상황 보고 과정에서는 “한 사람의 격노로 인해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됐고 수많은 사람이 범죄자가 됐다”고 했다. 이날 오후 화상으로 참석한 김계환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야기를 박 전 단장에게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공수처 피의자로 관련 수사를 받고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임 전 사단장이 이른바 ‘김건희 라인’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도 나왔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태 관련 인물인 이모 씨와 골프 모임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친교 여부를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이건태 의원은 “수사 외압 의혹의 실체는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에 놀아난 ‘용산 게이트’”라고 했다.● 이종섭 “尹 통화는 채 상병과 무관” 이 전 장관과 임 전 사단장,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은 “현재 수사 진행 중인 사건 피고발인인 데다 특검법안 수사 대상에서도 고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이 전 장관은 우즈베키스탄 출장 당시 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묻는 질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채 해병 사망 사건) 수사 지시 및 보직 해임 지시와는 무관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지시로 임 전 사단장을 수사 선상에서 제외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세간에 (임 전) 1사단장을 빼고 (사건을) 이첩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며 “1사단장을 포함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기록 일체를 경북경찰청에 그대로 이첩했다”고 반박했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공직기강비서관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이 전 비서관과의 통화 및 10여 차례 대면 보고 경위에 대해 “군사법정책에 대한 개선방안을 보고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이행한 것”이라며 “(이 전 비서관에게 이첩 서류 회수)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아 경북경찰청에 이첩된 채 상병 사망 사건 보고서를 회수해 왔다는 야권의 주장을 부인한 것.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도 지난해 8월 2일 이 전 비서관과의 통화한 내용을 묻는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주요 증인들이 줄줄이 답변을 거부하자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고성이 터져나왔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증인선서를 거부한 이 전 장관 등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당신들이 공직자가 맞느냐”고 고함을 쳤다. 민주당은 증인선서를 거부한 증인에 대한 국회 차원의 고발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위원장은 이 전 비서관과 이 전 장관, 임 전 사단장 등의 답변 내용과 태도 등을 문제삼으며 10분씩 퇴장 명령을 반복했다.법사위는 이날 밤 청문회를 마친 직후 채 해병 특검법을 의결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채 해병 특검법’ 청문회가 아니라 ‘윤석열 청문회’가 되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윤 대통령 개입이) 사실이라면 직권남용 등으로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21일 야당 단독으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사건 개입 여부를 겨냥한 의혹을 제기하는데 화력을 집중했다. 여당 의원 불참 속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등 주요 증인이 대부분 출석한 가운데, 채 해병 특검법의 내용 자체에 대한 질문보다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따져 묻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졌다. 입법청문회라는 취지와 달리 사실상 ‘공개 대질심문’이 됐다는 평가 속 일부 야당 의원들은 증인들을 향해 고성을 내지르고 삿대질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 전 장관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에 대해 “발언 도중 끼어든다”며 10분씩 퇴장을 명령하기도 했다.● 박정훈 “尹 격노설 분명 들었다” 김계환은 답변 거부야당 의원들은 초반부터 윤 대통령의 사건 개입 의혹에 주력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8월 2일 당시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던 이 전 장관이 윤 대통령과 세 차례 통화한 점을 언급하며 “그날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보직에서 해임됐으며 경찰로 이첩된 사건을 다시 국방부가 회수한 시점”이라며 “(윤 대통령이) 뭔가 시급하게 지시하고 이행하라는 전화를 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박 전 단장은 “저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분명하게 대통령 격노설에 대해 분명히 들었다”고 했다. 앞서 수사 상황 보고 과정에서는 “한 사람의 격노로 인해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됐고 수많은 사람이 범죄자가 됐다”고 했다. 이날 오후 화상으로 참석한 김계환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야기를 박 전 단장에게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공수처 피의자로 관련 수사를 받고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임 전 사단장이 이른바 ‘김건희 라인’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도 나왔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태 관련 인물인 이모 씨와 골프 모임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친교 여부를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이건태 의원은 “수사 외압 의혹의 실체는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에 놀아난 ‘용산 게이트’”라고 했다.● 이종섭 “尹 통화는 채 상병과 무관”이 전 장관과 임 전 사단장,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은 “현재 수사 진행 중인 사건 피고발인인데다, 특검법안 수사 대상에서도 고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이 전 장관은 우즈벡 출장 당시 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묻는 질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채 해병 사망 사건) 수사 지시 및 보직 해임 지시와는 무관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지시로 임 전 사단장을 수사 선상에서 제외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세간에 (임 전) 1사단장을 빼고 (사건을) 이첩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며 “1사단장을 포함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기록 일체를 경북경찰청에 그대로 이첩했다”고 반박했다.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이 전 비서관과의 통화 및 10여 차례 대면 보고 경위에 대해 “군사법정책에 대한 개선방안을 보고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이행한 것”이라며 “(이 전 비서관에게 이첩 서류 회수)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아 경북경찰청에 이첩된 채 상병 사망 사건 보고서를 회수해 왔다는 야권의 주장을 부인한 것.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도 지난해 8월 2일 이 전 비서관과의 통화한 내용을 묻는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주요 증인들이 줄줄이 답변을 거부하자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고성이 터져나왔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증인선서를 거부한 이 전 장관 등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당신들이 공직자가 맞느냐”고 고함을 쳤다. 민주당은 증인 선서를 거부한 증인에 대한 국회 차원의 고발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정 위원장은 이 전 비서관과 이 전 장관, 임 전 사단장 등의 답변 내용과 태도 등을 문제삼으며 10분 씩 퇴장 명령을 반복했다. 법사위는 이날 밤 청문회를 마친 직후 채 해병 특검법을 의결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 대표가 추가 기소되자 당 지도부를 비롯해 국회 상임위원회와 당 기구를 총동원해 이 대표 ‘변호’에 나선 것. 당 내부적으로는 “‘법무법인 더불어민주당’이냐” “이러려고 대장동 변호사들에게 공천을 줬냐”란 자조 섞인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를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12일부터 19일까지 일요일인 16일 하루를 제외하면 7일 내내 당 최고위원회의 등 공개 회의 석상과 기자회견, 브리핑 등을 통해 이 대표를 공개 변호하고 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작, 회유 등을 하기에는 증인들이 많다는 것을 검찰은 잊지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한민수 대변인도 같은 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없는 죄를 만들어 야당 대표를 옥죄려는 검찰의 술수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치검찰의 무도한 행태를 바로잡아 검찰이 다시는 조작 수사를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 차원뿐만 아니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엄호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법사위에는 ‘이재명 변호’에 앞장서는 강경파 의원들이 전진 배치됐으며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법사위원 10명 가운데 4명이 당 ‘정치검찰사건조작특별위원회’ 혹은 ‘검찰독재대책특별위원회’ 소속으로 이 대표 관련 사건에 대한 특위 활동을 하고 있다. ‘대장동 변호사’ 박균택 의원은 법사위 첫 전체회의에서 이 대표 재판 및 수사와 관련된 각종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 의원도 정치검찰사건조작특위 소속으로, 박 의원 외에 김기표 양부남 이건태 의원 등 ‘대장동 변호사’ 출신 초선들이 일제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대북송금 의혹 검찰 수사 과정을 특검이 조사하도록 한 이른바 ‘대북송금 특검법’ 당론 발의도 주도했다. 검사 탄핵도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검사 탄핵소추안을 추진하는 건 맞고, 제출 시점은 미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사법파괴 저지 특별위원회’는 “검찰을 굴복시키려는 다수의 폭정을 즉각 중단하라”며 “민주당이 검사 탄핵을 추진하는 행태야말로 ‘이재명의 애완견’으로 비난받아도 무방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계파색이 옅은 중진 의원도 “결국 대장동 변호사들이 당 특위로 그대로 소속을 옮겨와 계속 변호사 노릇을 하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법무법인 더불어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 대표가 추가 기소되자 당 지도부를 비롯해 국회 상임위원회와 당 기구를 총동원해 이 대표 ‘변호’에 나선 것. 당 내부적으로는 “‘법무법인 더불어민주당’이냐” “이러려고 대장동 변호사들에게 공천을 줬냐”란 자조 섞인 비판도 나온다.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를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12일부터 19일까지 일요일인 16일 하루를 제외하면 7일 내내 당 최고위원회의 등 공개 회의 석상과 기자회견, 브리핑 등을 통해 이 대표를 공개 변호하고 있다.장경태 최고위원은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작, 회유 등을 하기에는 증인들이 많다는 것을 검찰은 잊지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한민수 대변인도 같은 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없는 죄를 만들어 야당 대표를 옥죄려는 검찰의 술수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치검찰의 무도한 행태를 바로잡아 검찰이 다시는 조작 수사를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당 지도부 차원뿐만 아니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엄호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법사위에는 ‘이재명 변호’에 앞장서는 강경파 의원들이 전진 배치됐으며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법사위원 10명 가운데 4명이 당 ‘정치검찰사건조작특별위원회’ 혹은 ‘검찰독재대책특별위원회’ 소속으로 이 대표 관련 사건에 대한 특위 활동을 하고 있다. ‘대장동 변호사’ 박균택 의원은 법사위 첫 전체회의에서 이 대표 재판 및 수사와 관련된 각종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 의원도 정치검찰사건조작특위 소속으로, 박 의원 외에 김기표 양부남 이건태 의원 등 ‘대장동 변호사’ 출신 초선들이 일제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대북송금 의혹 검찰 수사 과정을 특검이 조사하도록 한 이른바 ‘대북송금 특검법’ 당론 발의도 주도했다.검사 탄핵도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검사 탄핵소추안을 추진하는 건 맞고, 제출 시점은 미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사법파괴 저지 특별위원회’는 “검찰을 굴복시키려는 다수의 폭정을 즉각 중단하라”며 “민주당이 검사 탄핵을 추진하는 행태야말로 ‘이재명의 애완견’으로 비난받아도 무방하다”고 비판했다.민주당의 계파색이 옅은 중진 의원도 “결국 대장동 변호사들이 당 특위로 그대로 소속을 옮겨와 계속 변호사 노릇을 하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법무법인 더불어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정부가 세수 확충 방안을 내놓지 않고 부자 감세라고 하는 상속세 개편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를 추진하는 것을 우리 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 민주당은 정부와 대통령실의 상속세 및 종부세 개편 계획에 대해 17일 일단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7월 세제 개편안을 내놓으면 9월 정기국회에서 세제 개편과 관련한 논의에 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종부세와 상속세 등 세제 개편이 22대 국회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세법 개정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이 당장 정부의 개편안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치열한 정책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먼저 세수 확충 방안 내놓으라”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7일 통화에서 “정부가 7월 세제 개편안을 제출하면 이를 검토한 뒤 세제 개편에 대한 입장을 낼 것”이라고 했다. 진 의장은 그러면서 “지금까지 정부가 밝힌 상속세 30% 감면, 종부세 전면 폐지는 명백한 부자 감세”라며 “세수 결손에 대한 대책도 없이 감세만 외치는 것은 무책임한 행태”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통령실의 세제 개편 계획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이 수석대변인은 “올해 30조 원 넘는 세수 결손이 예측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고 있지 않느냐”며 “먼저 세수 확충 방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이 세수 확충 방안을 요구한 것은 지금 당장은 상속세와 종부세 개편 논의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의도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세제 개편 카드는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등 눈앞에 닥친 위기를 회피해보려는 꼼수”라고 했다. 민주당이 세제 개편을 뒤로 미루고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중산층 관심사 부동산 세제 개편 외면 어려워” 그럼에도 민주당 지도부 내부적으로는 종부세 및 상속세 개편 필요성에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2대 국회를 거치면서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재편되는 큰 흐름이 뚜렷해졌다”며 “‘수도권 정당’ 입장에서 수도권 중산층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부동산 세제는 외면하기 힘든 이슈가 됐다”고 했다. 민주당은 종부세의 경우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 당시 이와 관련한 공약을 내놓았고, 박찬대 원내대표도 지난달 취임 후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거주라면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었다. 상속세 역시 중산층 세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춘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도부 내에서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상속세 과세가액 일괄공제 기준을 현재 5억 원에서 높여 실질적인 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섣불리 대통령실이 던진 세제 개편 논의에 응하지 못하는 것은 지도부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뿐만 아니라 전통 지지층의 거부감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자칫 여권 지지층만 결집시켜 주고 집토끼를 잃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자칫 세제 개편 논의가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벼르고 있는 ‘대윤(對尹) 공세’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고민이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대통령실과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는 초고가 1주택자와 가액 총합이 매우 높은 다주택 보유자에게만 물리는 ‘사실상 폐지’ 방침을 밝혔다. 최고 세율을 30% 내외로 낮추고 공제 한도를 대폭 상향하는 상속세 개편 방향도 내놓았다. 야당이 종부세 완화를 꺼내 든 뒤 대통령정책실장이 세제 개편 논의의 판을 키우면서 내년도 세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간 줄다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은 16일 종부세에 대해 “기본적으로 주택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하지만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요소가 상당하다”며 “초고가 1주택자들과 보유 주택의 가액 총합이 아주 고액인 경우 세금을 내게 하고, 일반적인 주택이나 다주택자라 하더라도 보유 주택의 가액 총합이 아주 높지 않은 경우 종부세를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장 전면 폐지에 따른 세수 문제를 감안해 ‘사실상 전면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성 실장은 상속세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는 대주주 할증을 제외하더라도 최고 세율이 50%로 되어 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26.1% 내외로 추산된다”며 “최대한 30% 내외까지 일단 인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추가 알림을 통해 “종부세 사실상 폐지, 상속세 최고 세율 인하는 여러 가지 검토 대안 중 하나”라며 “구체적인 개편 방안은 세수 효과, 적정 세 부담 수준,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7월 이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은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 임광현 의원은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감세론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세수 결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현행 상속세 체계선, 가업 승계 어려워”[불붙는 종부세-상속세 개편론]“세율 30%로 인하해야”개별 상속액에 부과 세부담도 완화대통령실은 상속세를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유산취득세’와 ‘자본이득세’로 전환해 나갈 구상도 내놓았다.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은 “우리 상속세 체계가 가업 승계와 관련된 상당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서 “대주주 할증까지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업을 자녀에게 물려주려 할 때 세금을 내고 나면 기업 경영권이나 기업 자체를 물려줄 수 있는지가 불확실해진다”고 지적했다. 성 실장은 또 “대부분의 국가가 우리와 같은 형태의 상속세보다는 유산취득세를 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 상속세는 일종의 다자녀에 대한 페널티가 있는 세금 형태”라고 지적했다. 현행 상속세는 유산세 형태로 상속가액 전체를 과세표준으로 삼아 세금을 매겨 고율 구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유산취득세는 상속인별 상속가액을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해 세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 이 같은 세제 개편 방향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언급해온 방향이다. 윤 대통령은 1월 민생토론회에서도 “재벌,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상장기업들은 주가가 올라가게 되면 가업 승계가 불가능해진다”며 “그래서 우리나라에 독일과 같은 강소기업이 별로 없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종부세의 경우 전면 폐지보다는 초고가 1주택자와 가액 총합이 매우 높은 다주택 보유자에게만 부과해 사실상 폐지 효과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세수가 지방 예산으로 돌아가는 종부세를 전면 폐지할 경우 지방 재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 중산층 상속세 부담 줄이기 공감… 최고세율 인하엔 이견당정, 공제액-과표구간 상향 검토다주택자 종부세 축소-폐지 추진野 “초부자 상속세 감면은 안돼”종부세는 1주택자 부담 완화 초점정부가 상속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전면 개편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낡은 과세 기준 때문에 서울 아파트 한 채를 가진 중산층까지 과도한 세금을 내고 있다는 목소리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산층 부담 완화라는 방향에는 더불어민주당도 공감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상속세 최고세율 조정은 중산층이 아니라 고액 자산가를 위한 감세안이라는 인식 때문에 야당과의 국회 논의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속-종부세, 중산층 부담 확 줄인다 16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현행 상속세의 과세표준 구간과 공제액 상향, 세율 인하 등을 포함하는 상속세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은 “(상속세) 명목 세율, 과세 체계, 공제 한도 등을 일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까지는 변화시켜서 상속세에 따른 과도한 경제적인 부담은 줄여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우선 상속세 공제액이나 과표 구간을 높이는 방식으로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공제액을 높이면 상속세 계산에서 제외되는 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상속세 납부 대상자가 지금보다 줄게 된다”고 설명했다. 과표 구간을 상향할 경우 동일한 상속액에 대한 세율이 더 낮아져서 세금 규모 측면에서 부담이 줄 수 있다. 반면, 상속세 최고 세율을 3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은 중산층보다는 고액 자산가나 기업인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내의 상속세는 명목상 최고 세율이 50%에 이르고 기업 최대주주가 주식을 상속할 경우 주식 평가액의 20%를 할증해 60%의 최고 세율이 적용됐는데 이를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높은 최고세율이 가업 승계 등에 걸림돌이 되면서 경제 활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종부세에 대해서는 고가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소수의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으로 크게 축소하거나 아예 폐지한 다음 재산세로 통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주택분 종부세 납세 인원은 2010년만 해도 20만 명이었지만 2022년에는 120만 명에 다가설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이후 현 정부의 종부세 부담 완화로 지난해에는 40만 명 선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2018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제외한 중산층의 경우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민주, ‘중산층 세 부담 완화’에는 호응할 듯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 시점에 맞춰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제출한다면 상속세와 증여세 등 개별 세제 개편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현재 일부 세제가 부동산 가격이나 중산층 기준 등 현실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어 일부 조정하거나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상속세와 관련해선 “중산층 세 부담 완화를 위한 논의에는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상속세 감면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임광현 원내부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마침내 상속세율 30% 인하까지, 초부자 상속세 감세에서 나올 것은 다 나왔다”며 “현 정부의 부자 감세는 머지않아 서민 증세, 미래세대 증세라는 냉정한 청구서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상속세 과세가액 일괄공제 기준을 끌어올리는 등의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세제 완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종부세 개편과 관련해서도 중산층 세금 부담 완화 측면에서 신중하게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완화’ 등을 이슈로 던진 바 있지만 대통령실이 종부세 폐지 카드를 들고나오자 언급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친명 지도부 사이에서는 1가구 1주택 실소유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대통령실 주장에 호응할 경우 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대통령실은 상속세를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유산취득세’와 ‘자본이득세’로 전환해 나갈 구상도 내놓았다.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은 “우리 상속세 체계가 가업 승계와 관련된 상당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서 “대주주 할증까지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업을 자녀에게 물려주려 할 때 세금을 내고 나면 기업 경영권이나 기업 자체를 물려줄 수 있는지가 불확실해진다”고 지적했다.성 실장은 또 “대부분 국가들이 우리와 같은 형태의 상속세보다는 유산취득세를 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 상속세는 일종의 다자녀에 대한 페널티가 있는 세금 형태”라고 지적했다. 현행 상속세는 유산세 형태로 상속가액 전체를 과세표준으로 삼아 세금을 매겨 고율 구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유산취득세는 상속인별 상속가액을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해 세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이 같은 세제 개편 방향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언급해온 방향이다. 윤 대통령은 1월 민생토론회에서도 “재벌,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상장기업들은 주가가 올라가게 되면 가업 승계가 불가능해진다”며 “그래서 우리나라에 독일과 같은 강소기업이 별로 없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대통령실은 종부세의 경우 전면 폐지보다는 초고가 1주택과 가액 총합이 매우 높은 다주택 보유자에게만 부과해 사실상 폐지 효과를 본다는 입장이다. 세수가 지방 예산으로 돌아가는 종부세를 전면 폐지할 경우 지방 재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대통령실은 금융투자세 폐지 입장도 재확인했다. 성 실장은 “금융투자세는 폐지하는 것으로 하는 것이 맞다”며 “부자 감세 이슈라기보다는 1400만 명 정도 되는 자본 시장 투자자에 대한 기본적인 과세 문제”라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대통령의 가족 수사 거부권 방지법’을 비롯해 ‘김건희 특검법’ 등을 잇달아 발의하며 입법권을 활용한 ‘대윤(對尹) 공세’에 나섰다. 전날에 이어 사흘째 야당 단독으로 열린 상임위 전체회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하는 성명을 채택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이날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대통령 본인이나 영부인 등 대통령의 사적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법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게 골자다. 사실상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이나 ‘김건희 특검법’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 의원은 이날 해당 개정안이 대통령의 헌법상 권리인 거부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은 무소불위 권한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김건희 특검법과 언론 관련 4법도 당론으로 채택해 발의했다. 김용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을 제외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포함했다. 언론 관련 4법은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방송통신위원회법을 더한 것으로,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날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하야 요구도 나왔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무능과 독선으로 국민을 아프게 하는 윤 대통령에게 자진 하야 촉구 결의안이라도 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야당 단독으로 선출한 지 하루 만인 11일 상임위를 가동하고 나섰다. 당론 1호 법안인 ‘채 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을 비롯해 ‘방송4법’ ‘전세사기특별법’을 이달 중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당장 12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채 상병 특검법부터 상정하기로 했다. 이달 26∼28일엔 대정부질문을 실시하는 한편으로 필요한 사안에 대해선 국정조사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밤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혼란에 빠진 모습을 이어간 가운데 “이제 기댈 수 있는 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뿐”이라는 무력감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상임위 독주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 명분이 더 확실해졌다”고 맞서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여야 충돌에 이은 입법부와 행정부 간 극한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그동안 상임위에서 합의 처리된 법안조차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장된 법안이 너무 많았다”며 “원 구성 합의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회 기능을 장시간 작동하지 못하도록 방치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은 의총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방송통신위원회 운영구조를 바꾸기 위한 방송 관련법과 채 상병 특검법, 전세사기특별법, 민생회복지원금법 등 4개 법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이달 24, 25일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26∼28일엔 대정부질문도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당장 부처 업무보고부터 요구하고 불응 시 청문회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상임위 가동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12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공지하며 “긴급 건으로 채 상병 특검법안도 다룰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어 13일 본회의 상정이 1차 목표”라고 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도 이날 오후 여당 불참 속 첫 전체회의를 열고 자당 김현 의원을 야당 과방위 간사로 선임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2시간 넘게 의원총회를 열고도 이에 대한 당론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공지한 대정부질문 등 국회 의사일정에 대해 “민주당이 하면 모든 것이 다 될 수 있다는 오만함”이라며 협조 의사가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의 힘자랑 일변도의 국회 운영”이라며 “민주당이 의회 민주주의 본령을 외면하면 대통령 거부권 행사 명분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본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집권을 동시에 손에 쥐었으니 입법 장애물이 다 사라진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지도부 의원은 11일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속도감 있게 따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71석의 원내 1당인 민주당은 국회의장에 이어 법사위원장 자리를 확보함에 따라 물리적으로는 법안 발의부터 상임위-법사위 상정, 본회의 처리까지 당일 안에도 끝낼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은 당장 12일 국회 법사위원회를 열어 긴급 안건으로 ‘채 상병 특검법’을 상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채 상병 특검법 외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의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과 행정안전위원회 소관의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 국토교통위원회 소관의 ‘전세사기특별법’ 등을 6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하기로 했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 안에도 법안 처리 가능”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을 확보함으로써 21대 때와 달리 법사위 단계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소관 상임위를 거친 법안을 법사위에서 곧장 처리해 본회의에 회부할 수 있기 때문. 이를 우원식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상정만 해주면 하루 안에도 법안 통과가 가능한 구조가 된 셈이다. 국회법상 개정안의 경우 상임위 상정 전 15일, 법사위 상정 전 5일의 숙려 기간을 두도록 돼 있지만 이 역시 위원회 표결로 생략이 가능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사위원장을 확보했기 때문에 최소 90일이 걸렸던 본회의 직회부 요구 절차도 필요 없어졌다”고 했다. 상임위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60일 등 최장 330일이 걸리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도 밟을 필요가 없게 됐다. 21대 국회 당시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한 채 상병 특검법의 경우 패스트트랙 지정 후 법안 처리까지 235일이 걸렸는데, 이 역시 법사위 내에서 하루 안에 통과시킬 수 있게 된 것. 국민의힘으로선 상임위에서 법안을 둘러싼 이견이 대립할 때 조율을 위한 안건조정위원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지만 이 절차마저도 민주당이 짧게 단축할 수 있다. 안건조정위는 재적위원 3분의 1이 요구할 경우 구성할 수 있지만 안건조정위원장을 포함한 3명을 원내 1당(민주당)이 맡고, 나머지 3자리를 그 외 정당이 나눠 맡는 구조다.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범야권 정당이 민주당과 협업할 경우 최장 90일이 걸릴 수 있는 안건조정위 심의도 하루면 마칠 수 있다.● “채 상병 특검법 13일 본회의 상정 1차 목표” 민주당은 11개 상임위를 즉시 가동해 입법 속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과방위원장인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과방위 전체회의를 열고 같은 당 김현 의원을 간사로 확정했다. 전날 사임계를 낸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12일 법사위를 열어 당론으로 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을 상정하기로 했다. 이어 소위원회를 꾸린 뒤 소위와 법사위 전체회의 심의를 거쳐 본회의에 곧장 특검법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국회법상 소위 구성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시한 조항이 없는 만큼 민주당은 내부적으로는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을 지명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준용해 법사위원장이 소위원회 명단을 직접 짜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소위 심사를 생략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2020년 임대차3법 심의 당시 민주당은 법사위 소위가 구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위 심사를 생략한 전례가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13일 본회의에 채 상병 특검법을 올리는 게 1차 목표”라고 했다. 민주당은 대정부 질문을 비롯해 청문회와 국정조사도 이달 중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당장 부처 업무보고부터 요구하고 불응 시 청문회를 추진하겠다”며 “국정조사가 필요한 사안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국회법에 따라 대정부 질문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고위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했을 경우 직무 관련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처벌할 법 규정이 없다”며 종결 처리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재발 방지 법 조항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11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을 받을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한 의원은 개정안에 대통령과 국회의장 및 국회의원, 대법원장 등에 해당하는 고위 공직자 배우자가 1회 100만 원 또는 회계연도 기준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을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현행법은 공직자 배우자가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직무 관련성 판단 기준이 모호하고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다. 권익위가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법 위반사항이 없다”며 종결처리한 것도 이 때문이다.한 의원은 “대통령 영부인의 명품백 수수라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권익위가 ‘규정 미비’라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처리했다”며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청탁은 김 여사를 통하면 된다는 이른바 ‘만사영통’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은 ‘만사영통 방지법’”이라며 “영부인이 명품가방을 수수하고도 처벌받지 않는 현실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이제는 ‘민주당의 시간’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원내 지도부 의원은 10일 밤 야당 단독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뒤 “몽골 기병대처럼 몰아붙일 일만 남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당장 11일부터 각 상임위원장 주재로 상임위를 열어 대여 공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상임위별로 여당 간사 등 위원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 야당 의원 숫자만으로 정족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유죄 판결 이후 여권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재점화에 나선 가운데 국회에서의 속도전으로 국면 전환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자영업자를 위한 민생대책과 채 해병 특검법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구성이 이뤄지는 대로 민주당이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한 민생회복지원금 법안과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법사위를 중심으로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외에 ‘대북송금 검찰조작 특검법’도 속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특검 정국’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법부가 대놓고 이 대표를 겨냥한 정치탄압에 나선 상황에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입법권과 별개로 국회법상 보장된 각종 국회의 권한도 적극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법에 따라 대정부 질의도 이달 중에 열어서 따져 물어야 한다”고 했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영일만 석유 시추 관련 사안을 비롯해 대통령실 비선 논란 및 북한 오물 풍선에 대항한 국방부의 대응 등 국정이 전반적으로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현안 질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운영위를 중심으로 이 같은 행정권한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21대 국회 당시 대통령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발생했지만 국민의힘의 일방적인 운영위 운영으로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하지 못했다”며 “22대 국회는 달라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에 앞서 국회 상임위 소환 요구에 불응하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공무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입법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한 것도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운영위 회의를 미리 계산해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여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위해 남겨둔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이번 주 안으로 선출을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이번 주 안에는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도)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국회법에는 목요일에 마무리 짓도록 돼 있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이제는 ‘민주당의 시간’이다.”더불어민주당의 한 원내 지도부 의원은 10일 밤 야당 단독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뒤 “몽골 기병대처럼 몰아붙일 일만 남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당장 11일부터 각 상임위원장 주재로 상임위를 열어 대여 공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상임위별로 여당 간사 등 위원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 야당 의원 숫자만으로 정족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유죄 판결 이후 여권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재점화에 나선 가운데 국회에서의 속도전 전략으로 국면 전환을 막겠다는 전략이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자영업자를 위한 민생대책과 채 해병 특검법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구성이 이뤄지는대로 민주당이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한 민생회복지원금 법안과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특히 법사위를 중심으로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외에 ‘대북송금 검찰조작 특검법’에도 속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특검 정국’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법부가 대놓고 이 대표를 겨냥한 정치탄압에 나선 상황에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입법권과 별개로 국회법상 보장된 각종 국회의 권한도 적극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법에 따라 대정부 질의도 이달 중에 열어서 따져물어야 한다”고 했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영일만 석유 시추 관련 사안을 비롯해 대통령실 비선 논란 및 북한 오물 풍선에 대항한 국방부의 대응 등 국정이 전반적으로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현안 질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특히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운영위를 중심으로 이 같은 행정권한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21대 국회 당시 대통령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발생했지만 국민의힘의 일방적인 운영위 운영으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하지 못했다”며 “22대 국회는 달라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에 앞서 국회 상임위 소환 요구에 불응하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공무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입법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한 것도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운영위 회의를 미리 계산해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민주당은 여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위해 남겨둔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이번 주 안으로 선출을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이번 주 안에는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도)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국회법에는 목요일에 마무리 짓도록 돼 있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겠다고 예고했다. 여당이 “의회 독재”라고 반발하며 10일 본회의를 보이콧하겠다고 맞서면서 22대 국회가 ‘반쪽 개원’에 이어 ‘반쪽 선출’ 등 여야 간 극한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통화에서 “여당에 원내대표와 원내수석 간 2+2 회동을 제안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다”며 “여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국회법에 따라 10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일하는 국회 협상에 응하라”며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본회의 개회 권한을 가진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합의될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언제 될지 모른다. 여야가 함께 만들어 놓은 국회법이라는 절차가 있는데 국회법 절차대로 가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지목한 11개 상임위부터 우선 위원장을 선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민주당은 11개 상임위가 꾸려지면 곧바로 법사위와 과방위를 열어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 3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밀어붙일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10일 국회 본회의와 향후 여야 원 구성 협상, 상임위 활동 등을 보이콧하겠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의 법사-운영-과방위 독식은 정부를 전복하려는 계획의 시작 버튼을 누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野 “단독 상임위서 방송3법 등 바로 처리”… 與, 대안 없이 “보이콧”여야 원구성 충돌민주, 상임위 구성 서둘러 끝내고… 채 상병 특검법 등 처리 속도 의도이재명 “모든 국회 권한 사용” 독려국힘, ‘野 독주 프레임’ 여론전 포석… 당내 “전략도 없이 무기력” 비판도“국회법에 따르면 최소 11개 상임위원장은 여당 협조 없이 선출할 수 있다.”(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일할 생각이라면 법사위와 운영위를 제자리(여당)에 가져다 둬야 한다.”(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둔 9일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충돌을 이어갔다.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을 포함한 11개 상임위를 10일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표결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하자 국민의힘은 10일 본회의와 이후 상임위 보이콧 방침을 거론하며 맞섰다. 민주당이 단독 상임위원장 배분에 이어 법사위와 과방위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여야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모든 국회 권한 사용” 민주당은 10일 본회의에서 상임위 배분 등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에 따라 22대 국회 일정을 시작하겠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라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임위 배분을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개원 후 열리는 임시국회 첫 본회의(5일)에서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이로부터 3일 안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 민주당이 상임위 배분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법사위와 운영위, 과방위를 중심으로 한 대정부 투쟁 속도전에 나서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민주당은 당장 10일 본회의에서 11개 상임위에 대한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법사위와 과방위를 열어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3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법안이 이미 발의돼 있는 만큼 상임위만 열면 곧바로 법안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운영위를 활용해 대통령실 공세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가 최근 비공개 최고위에서 “국회법이 보장하고 있는 행정조사권 등 모든 국회의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며 대정부 투쟁을 독려하는 취지로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운영위를 중심으로 한 대통령실 대상 청문회 및 국정조사 공세에 더욱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 과방위에 각각 박지원(82·5선), 정동영(71·5선), 추미애(66·6선) 의원 등 강경파 중진을 배치한 것 역시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해 ‘시간 지연 전략’에 나설 경우 이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상임위 안조위원장은 제1당 소속 가운데 나이와 선수를 고려해 지명한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18개 상임위를 모두 차지하는 상황도 검토 중이다. 7일 열린 민주당 비공개 심야 최고위에서는 늦어도 13일까지는 여당 몫인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에 대한 표결을 마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일하는 국회를 위해서 감내해야 하는 정치적 책임이 있다면 그것 또한 제1당인 민주당이 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與 “단독 처리 시 상임위 활동 거부” 국민의힘은 10일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고 향후 여야 원 구성 협상과 상임위 활동 등 국회 활동을 보이콧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요구에 따라 우원식 국회의장이 18개 상임위원장 표결을 강행하고 여당 의원을 상임위에 강제 배정할 경우 벼랑 끝 대치에 나선다는 것이다. 지도부 내부에서 ‘국회 전면 보이콧’ 주장까지 나오는 가운데 여당의 구체적인 대응 방식은 10일 의원총회에서 결정된다. 국민의힘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출석 계획과 관련해 “(본회의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국회법 정신을 존중해 법사위와 운영위가 각각 제2당, 여당 몫이란 것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상임위 활동도 거부하고 당내 15개 특위를 통해 현안을 챙기겠다는 입장이다. 여당이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가라”며 ‘강 대 강’으로 맞서는 배경에는 21대 국회 전반기와 같이 민주당에 독주 프레임을 씌워 여론전에 나서겠다는 의도도 있다. 한 원내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철통 방탄하기 위해 법사위원장을 포함해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것”이라며 “국회가 파행하면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선 “거대 야당을 상대할 협상력과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대안 없는 보이콧’에만 기대는 상황이 무기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당 의원은 “야당에 의석수로 밀리지만 첫 본회의에 이어 다른 전략 없이 또 보이콧만 행사하는 것도 국민을 위한 정치는 아니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겠다고 예고했다. 여당이 “의회 독재”라고 반발하며 10일 본회의를 보이콧하겠다고 맞서면서 22대 국회가 ‘반쪽 개원’에 이어 ‘반쪽 선출’ 등 여야 간 극한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통화에서 “여당에 원내대표와 원내수석 간 2+2 회동을 제안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다”며 “여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국회법에 따라 10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일하는 국회 협상에 응하라”며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고 최후통첩을 했다.본회의 개회 권한을 가진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합의될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언제될지 모른다. 여야가 함께 만들어 놓은 국회법이라는 절차가 있는데 국회법 절차대로 가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지목한 11개 상임위부터 우선 위원장을 선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민주당은 11개 상임위가 꾸려지면 곧바로 법사위와 과방위를 열어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 3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밀어붙일 계획이다.국민의힘은 10일 국회 본회의와 향후 여야 원 구성 협상, 상임위 활동 등을 보이콧하겠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의 법사-운영-과방위 독식은 정부를 전복하려는 계획의 시작 버튼을 누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민주 “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국힘 “野 독주 시 전면 보이콧”“국회법에 따르면 최소 11개 상임위원장은 여당 협조 없이 선출할 수 있다.”(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일할 생각이라면 법사위와 운영위를 제자리(여당)에 가져다 둬야 한다.”(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둔 9일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충돌을 이어갔다.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을 포함한 11개 상임위를 10일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표결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하자 국민의힘은 10일 본회의와 이후 상임위 보이콧 방침을 거론하며 맞섰다.민주당이 단독 상임위원장 배분에 이어 법사위와 과방위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여야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모든 국회 권한 사용”민주당은 10일 본회의에서 상임위 배분 등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에 따라 22대 국회 일정을 시작하겠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라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임위 배분을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개원 후 열리는 임시국회 첫 본회의(5일)에서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이로부터 3일 안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민주당이 상임위 배분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법사위와 운영위, 과방위를 중심으로 한 대정부 투쟁 속도전에 나서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민주당은 당장 10일 본회의에서 11개 상임위에 대한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법사위와 과방위를 열어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3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법안이 이미 발의돼 있는 만큼 상임위만 열면 곧바로 법안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민주당은 운영위를 활용해 대통령실 공세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가 최근 비공개 최고위에서 “국회법이 보장하고 있는 행정조사권 등 모든 국회의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며 대정부 투쟁을 독려하는 취지로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운영위를 중심으로 한 대통령실 대상 청문회 및 국정조사 공세에 더욱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 과방위에 각각 박지원(82·5선), 정동영(71·5선), 추미애(66·6선) 의원 등 강경파 중진을 배치한 것 역시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해 ‘시간 지연 전략’에 나설 경우 이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상임위 안조위원장은 제1당 소속 가운데 나이와 선수를 고려해 지명한다.민주당 내부적으로는 18개 상임위를 모두 차지하는 상황도 검토 중이다.7일 열린 민주당 비공개 심야 최고위에서는 늦어도 13일까지는 여당 몫인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에 대한 표결을 마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일하는 국회를 위해서 감내해야 하는 정치적 책임이 있다면 그것 또한 제1당인 민주당이 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與 “단독 처리 시 상임위 활동 거부”국민의힘은 10일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고 향후 여야 원 구성 협상과 상임위 활동 등 국회 활동을 보이콧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요구에 따라 우원식 국회의장이 18개 상임위원장 표결을 강행하고 여당 의원을 상임위에 강제 배정할 경우 벼랑 끝 대치에 나선다는 것이다. 지도부 내부에서 ‘국회 전면 보이콧’ 주장까지 나오는 가운데 여당의 구체적인 대응 방식은 10일 의원총회에서 결정된다.국민의힘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출석 계획과 관련해 “(본회의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국회법 정신을 존중해 법사위와 운영위가 각각 제2당, 여당 몫이란 것이 지켜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당은 상임위 활동도 거부하고 당내 15개 특위를 통해 현안을 챙기겠다는 입장이다.여당이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가라”며 ‘강 대 강’으로 맞서는 배경에는 21대 국회 전반기와 같이 민주당에 독주 프레임을 씌워 여론전에 나서겠다는 의도도 있다. 한 원내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철통 방탄하기 위해 법사위원장을 포함해 상임위 독식하겠다는 것”이라며 “국회가 파행하면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여당 내부에선 “거대 야당을 상대할 협상력과 정치력을 발휘 못한 채 ‘대안 없는 보이콧’에만 기대는 상황이 무기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당 의원은 “야당에 의석 수로 밀리지만 첫 본회의에 이어 다른 전략 없이 또 보이콧만 행사하는 것도 국민을 위한 정치는 아니다”고 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정부의 영일만 석유 시추 계획 발표와 관련해 본격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이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실제 석유 매장 가능성을 비롯해 정부의 깜짝 발표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하면서 22대 국회 초반부터 영일만 이슈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확률이 20%라는데 반대로 말하면 80%는 아니라는 이야기”라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지도 모르는데 정부 예산을 전적으로 들여서 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5공을 시추하는 데 총 5000억 원 정도 들어간다는데 이게 딱 부산엑스포(2030 세계박람회)에 들어간 돈과 비슷하다”며 “불필요하게 과도한 국민의 기대를 자극해서 나중에 또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와 같은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안정적 국정 운영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민수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이 이뤄지는 대로 즉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가동하겠다”며 “수천억 원의 국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팩트체크를 소관 상임위에서 철저히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회의에서) 나왔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정부 발표 내용 및 결정 과정 등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청문회나 국정조사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의 영일만 석유 발표는 사실 여부를 비롯해 갑작스러운 발표 결정 등에 있어서 의문점이 많아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산자위 관계자도 “문제 소지가 있다면 국정조사든 청문회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규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조국혁신당도 가세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48년 전인 1976년 1월 15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포항에서 양질의 석유가 발견됐다’라고 발표하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결과적으로 대통령 주연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났다”며 “국정을 이렇게 대충대충 운에 맡겨도 되는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조 대표 역시 “(관련) 보고서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 차원의 점검이 있었는지 의문스럽다”며 “문제 보고서의 신뢰성을 추후 국회에서 따지겠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