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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23일 북한의 오물풍선으로 우리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경우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올해 5월 말부터 대남 오물풍선 테러에 나선 이후 군이 군사적 대응을 경고한 것은 처음이다. 대남 오물풍선 테러가 4개월째 지속되고, 최근 전국 각지에서 풍선에 부착된 발열 타이머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와 부상 사례가 잇따르자 군이 대북 ‘통첩성 경고장’을 날린 것. 군은 지금까지 북한의 오물풍선 테러를 ‘남남갈등’을 노린 저열한 도발로 규정하고 낙하 후 수거 작업에 주력했다. 하지만 실질적 피해가 속출하고, 국민적 우려가 확산되자 공세적 대응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 공지를 통해 “북한의 쓰레기풍선 살포 행위가 장기화되면서 일부에서는 공중 격추 등 군의 물리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나 공중격추로 인해 예상치 못한 위해 물질이 확산될 경우 우리 국민의 안전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낙하 즉시 안전대책을 강구한 가운데 수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합참 관계자는 ‘단호한 군사적 조치’에 대해서는 “세부 내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북한에 ‘대응 카드’를 사전에 노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또 ‘오물풍선으로 인한 화재나 낙하물 때문에 (우리 국민이) 사망할 경우 선을 넘었다고 판단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의에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서는 대남 오물풍선 테러로 중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부양 원점’ 인근에 경고사격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부양 원점을 조준 타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군은 무인정찰기 등 각종 감시장비로 북한의 오물풍선 부양 원점을 실시간으로 추적 감시하고 있다. 북한이 ‘마지노선’을 넘으면 언제든 도발 원점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군 소식통은 “국민 생명에 중대한 위해가 현실화하면 교전규칙에 따라 휴전선을 넘어 도발 원점 응징과 같은 군사적 대응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 테러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사안의 중대성에 따른 단계별 군사적 대응 조치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22일 저녁∼23일 오전까지 북한이 120여 개의 쓰레기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고, 이 가운데 30여 개가 서울과 경기도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오물풍선이 인천국제공항 인근 상공으로 날아들어 이날 오전 두 차례에 걸쳐 이착륙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5월 28일부터 이번까지 총 22차례에 걸쳐 5500여 개의 쓰레기풍선을 부양한 것으로 집계됐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4.5t급 초대형 상용(재래식)탄두를 장착한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우리 정부는 다음 달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탄두 중량 8t에 달하는 ‘괴물 미사일’ 현무-5를 처음 외부에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5는 북한보다 압도적인 고중량·고위력 탄도미사일이자 유사시 평양 지휘부를 초토화하는 ‘3축 체계’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전력이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3축 체계 주요 무기체계 중 하나로 현무-5를 공개할 방침이다.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탄두를 장착해 전술 핵무기급 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현무-5는 2022년 국군의 날 기념식 관련 영상으로만 시험발사 장면이 짧게 노출된 바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남침해 올 때 현무-5 20∼30발로 평양을 초토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군은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지대지미사일(현무)’이라고만 적힌 컨테이너를 탑재한 이동식발사차량(TEL)을 공개했다. 당시 미사일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탄두중량 2t의 현무-4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5 역시 이 같은 형태로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이날 북한은 전날(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쏜 ‘화성포-11다-4.5’ 발사 장면을 전격 공개했다. 이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개량형으로 사거리를 줄이되 탄두 중량을 2배가량 늘린 것으로, 수십 m 지하벙커를 충분히 파괴할 수 있다. ‘북한판 괴물 미사일’로 볼 수 있는 것. 우리 군이 포착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400km였다. 발사원점(평남 개천)에서 남쪽으로 쐈다면 충남 계룡대에 정확히 떨어지는 것. 다만 북한은 이 미사일 시험발사가 ‘중등 사거리 320km’의 목표명중 정확도와 초대형 탄두 폭발 위력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중등 사거리’대로 날렸다면 평택 미군기지(캠프험프리)가 ‘타깃’이 된다. ‘중등 사거리 사격’이란 최대 사거리의 절반 정도만 날리는 것을 의미한다. 김 위원장은 “핵무력을 계속 증강하는 것과 함께 상용무기(재래식 무기) 부문에서도 세계 최강의 군사기술력과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탄두의 소형화·표준화에 성공한 북한이 재래식 탄두를 초대형으로 개발하는 ‘대남 투트랙’ 도발 전략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핵무기 생산의 ‘심장부’인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시설을 13일 처음 공개했다. 한미 당국은 이번에 북한이 전격 노출한 곳이 평안남도 강선 단지 내 시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는 가운데, 평안북도 영변 내 새로 확장한 핵시설 중 일부이거나 제3의 장소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군 소식통은 “이미 알려진 영변, 강선의 핵시설만 ‘풀가동’해도 북한은 연간 최대 10개가량 핵탄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이날 빽빽이 들어선 원심분리기가 바짝 붙은 모습 등 핵물질 생산시설을 보란 듯 공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설을 둘러보며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며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리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분리기능을 더욱 높이라”고 지시했다. 또 “완성 단계에 있는 신형 원심분리기 도입 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한층 강화하라”고도 했다. 원심분리기는 핵 개발 과정에서 우라늄 핵연료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비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과 강선에서만 원심분리기를 1만∼1만2000개가량 보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2000개의 원심분리기에서 연간 약 40kg의 HEU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년 200∼240kg의 HEU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 핵탄두 1개를 만드는 데 HEU가 25kg가량 필요한 만큼 결국 북한은 HEU로만 매년 8∼10개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1, 2개 더 운영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그럴 경우 핵탄두 생산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2010년 북한은 미국 핵물리학자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영변에 초청해 우라늄 농축시설 등을 보여준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대외에 전면 공개한 건 처음이다. 그런 만큼 미 대선을 53일 앞두고 미국을 겨냥해 존재감을 드러낸 동시에 향후 대미 협상까지 염두에 두고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 당국은 이미 전술핵탄두를 소형화·표준화하는 데 성공한 북한이 사실상 핵실험 준비를 마친 상태로 보고 있다. 정보 당국자는 “풍계리 핵실험장도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하도록 복원이 끝났다”고 전했다.HEU 추출 수천개 원심분리기 공개… “자체 핵 증강 능력 과시”[北 우라늄 농축시설 첫 공개]北 공개 우라늄 농축시설 사진 속… 원심분리기 연결 ‘캐스케이드’ 즐비“파키스탄 제공 P-2형 개량한 듯… 연간 핵탄두 3개 생산 가능 규모”증강 배치땐 ‘핵무기고’ 급증 관측2010년 미국 핵 전문가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 초청으로 영변 핵단지 내 농축시설을 찾았다. 헤커 박사는 이후 자신이 본 핵시설에 대해 현대적이고 깨끗한 공장 내부에 1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가 바짝 붙어 3줄씩 정렬돼 있었다고 했다. 원심분리기 외부는 매끄러운 알루미늄 케이싱처럼 보였고, 제어 및 관측장비도 스테인리스 튜브 등으로 깔끔하게 연결됐다고도 했다. 북한이 13일 관영매체를 통해 처음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은 헤커 박사가 증언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깔끔하고 잘 정비된 공장 내부에 수백,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를 이어 붙인 ‘캐스케이드’가 자리 잡은 모습이 확인된 것.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를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장면도 담겼다. 군 당국자는 “앞서 핵물질·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고 위협한 김정은이 이 말이 엄포가 아니라는 걸 과시하기 위해 미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을 골라 핵 시설을 전격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자체 개량 원심분리기 4000개 이상 설치한 듯긴 원통 모양의 원심분리기는 분당 수만 회의 고속 회전으로 발생하는 원심력을 활용해 핵탄두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을 만드는 장치다. 이 원심분리기를 수백∼수천 개 이어붙인 것이 ‘캐스케이드’다. 캐스케이드 단계를 많이 거칠수록 우라늄 농축도가 올라가 최종 결과물인 무기급 핵물질인 HEU(농축도 90% 이상)를 얻을 수 있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농축시설에 대해 군 소식통은 “규모로 볼 때 최소 4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걸로 추정된다”고 했다. 4000개로만 가정해도 연간 최소 80kg의 HEU(핵탄두 3개 분량)를 생산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원심분리기는 사진으로 볼 때 170cm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키와 비슷한 높이다. 과거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북한에 실물 원형 및 설계도 등을 제공한 P-1, 2형(높이 약 2m)보다 다소 작은 것.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북한이 P-2형을 자체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미 완성 단계에 이른 ‘새 형의 원심분리기’ 도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축 능력이 더 우수한 신형 기종을 가동해 보다 짧은 기간에 더 많은 HEU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북한이 신형 원심분리기를 증강 배치하면 ‘핵무기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영변과 강선 이외에 비밀 농축시설을 곳곳에 설치해 매년 수백 kg의 HEU를 뽑아내는 게 현실화되는 것. 일각에선 북한이 2030년까지 최소 3t(핵탄두 120개 분량) 이상의 HEU를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산정책연구원과 미 랜드연구소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북한이 2030년쯤엔 최소 핵무기 300개 생산 문턱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소 강선 유력… 확장 공사한 영변 시설일 수도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활용 가능한 핵물질은 HEU와 플루토늄 등 두 가지다. 무기급 플루토늄의 경우 대규모 재처리 시설과 보수 유지가 필요하다. 제조 과정에서 정찰위성에 활동이 쉽게 노출되는 단점도 있다. 반면 HEU는 설비 규모가 작고, 지하시설에 설치하면 한미 정찰자산이 포착하기 힘들다. 그런 만큼 북한이 더 은밀하고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는 무기급 핵물질로 평가받는다. 북한은 이번에 농축시설의 구체적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군 소식통은 “규모와 내부 구조로 볼 때 헤커 박사가 방문한 영변 핵단지가 아닌 강선의 농축시설로 보인다”고 했다. 강선 농축시설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 앞에서 지목한 비밀 핵시설 가운데 한 곳이다. 다만 영변 핵단지 내 농축시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훨씬 덜 노출된 강선은 ‘비장의 카드’로 남겨두기 위해 영변 핵시설만 공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까지 영변 농축시설 확장 공사를 진행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김 위원장이 그 시설을 둘러봤을 개연성도 있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 공군의 탄도미사일 탐지 정찰기인 코브라볼(RC-135S)’ 3대와 운용 요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사진이 9일(현지 시간) 미 공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됐다.미 공군이 단 3대를 보유한 코브라볼이 한 장소에 모여 위용을 과시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공개된 사진에는 미 네브래스카주 오펏 기지의 활주로에 코브라볼 3대와 90여 명의 운용 요원이 부대기 앞에서 도열한 장면이 담겨있다.미 공군은 “코브라볼 운용 요원들은 지구 어디에서든 (적의) 도발을 억지 대응하고, 조국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한 임무 완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코브라볼의 주요 활동 무대가 한반도와 유럽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코브라볼은 최근까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추적하고 감시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이륙해 한반도에 전개된 바 있다. 앞서 5월 말에는 서해상에서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실패 정황도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브라볼은 적외선 센서와 첨단 전자광학 장비, 녹화 통신 장비로 수백 km 밖에서도 탄도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미사일 궤적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다.조종사 2명과 항법사 2명이 탑승, 계측·기호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임무에 따라 전자전 사관을 포함해 21∼27명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길이 41.53m, 날개 너비 39.88m, 높이 12.70m, 자체 중량은 56.24t이다. 장비와 연료를 가득 채운 최대 이륙중량은 146.284t이고 최대 항속거리는 최대 5552km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933km, 최고 상승고도는 15km이다.군 관계자는 “미 대선을 전후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 각도 발사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코브라볼의 한반도 전개가 더 잦아질 것”이라고 했다.일각에선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축(양쪽 바퀴 합쳐서 24개) 짜리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시찰한 장면이 공개된 점에서 북한이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11축짜리 TEL 이용)보다 더 큰 신형 ICBM을 개발중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의 SLBM 발사는 2022년 5월 신포 일대에서 ‘미니 SLBM’을 8·24영웅함에서 쏜 게 마지막이다. 이후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은 몇 차례 쐈지만 SLBM 발사는 없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가보훈부가 10일 인천 계양구 아라자전거길에서 손원일 해군 제독(1909∼1980)의 조형물 제막식을 개최했다. 올해 안에 인천에서 부산까지 주요 도시 10곳에 6·25 전쟁영웅 조형물을 설치하는 ‘히어로드’ 사업의 일환이다. ‘히어로드’는 영웅(Hero·히어로)과 길(Road·로드)의 영문 표기를 합성한 중의적 표현으로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낸 영웅들의 헌신과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형물은 가로 3.4m, 세로 2m 크기로 손 제독의 공적 소개와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으로 구성됐다. 제막식에는 강정애 보훈부 장관, 손 제독의 유족, 황효진 인천시 부시장,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손 제독의 아들인 손명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은 “인천 지역에 부친을 기리는 조형물이 설치돼 감회가 새롭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해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손 제독은 일제강점기 임시 의정원 의장을 지낸 손정도 선생의 장남으로 1945년 해군의 모체인 해방병단 창단을 주도했다. 1948년 정부 수립 후 창설된 해군 초대 참모총장을 맡아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을 구입하는 등 해군의 기틀을 세웠다. 6·25전쟁 당시 대한해협해전 등을 승리로 이끌었고, 인천상륙작전에서 국군 최고 지휘관으로 참전해 ‘국군과 유엔군은 수도 서울을 탈환하였다’라는 포고문을 남겼다. 이런 전공으로 두 차례에 걸쳐 태극무공훈장을 받았다. 앞서 보훈부는 7월 경북 문경에 6·25전쟁 당시 이화령·문경 전투의 영웅인 박노규·김용배 장군의 조형물을 설치한 바 있다. 손 제독의 조형물은 ‘히어로드’ 사업의 두 번째 결과물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연내 나머지 8곳에도 6·25 전쟁영웅의 공적을 알리는 조형물을 설치해 ‘일상 속 보훈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대에 국립대로는 최초로 ‘6·25 참전 호국영웅 명비’ 건립이 추진된다. 강 장관과 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10일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학교에 ‘6·25 참전 호국영웅 명비’가 세워지는 것은 6월 보훈부와 협약을 체결한 연세대에 이어 2번째이자 국립대로는 처음이다. 협약에 따라 보훈부와 부산대는 부산대 출신 참전유공자 발굴에 나서는 한편 명비 건립에 본격 착수하게 된다. 1946년 설립된 부산대는 6·25 때 교사(校舍)를 피란민에게 제공하고, 정전협정 직후에는 리처드 위트컴 당시 유엔군 부산 미 제2군사령관의 노력으로 50만 평의 캠퍼스 부지를 확보하는 등 6·25전쟁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보훈부는 전했다. 보훈부는 연세대와 부산대를 비롯해 40여 개 대학을 대상으로 명비 건립 사업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강 장관은 “명비 건립이 다른 대학으로 확산돼 미래 세대가 국가에 헌신한 분들을 일상에서 기억하고 예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7일 밤에 이어 정권수립일 전날인 8일 오전에도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4일을 시작으로 닷새 연속으로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나선 것으로 올해 총 17차례에 달한다. 합동참모본부는 8일 “(북한이) 오전부터 약 120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됐고, 이 중 40여 개가 서울 및 경기 북부 지역에 낙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낙하물 속 내용물은 종이류와 비닐, 플라스틱병 등 생활쓰레기이고 안전 위해 물질은 없었다고 한다. 이에 앞서 7일 저녁부터 밤 사이 포착된 오물풍선 200여 개 가운데 50여 개가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합참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10일 이후 한 달 가까이 대남 오물풍선을 띄우지 않다가 4일부터 살포를 재개했다. 군은 북한이 오물풍선에 실어 보낼 쓰레기마저 부족해 대남 살포를 잠정 중단했다가 대규모 수해 복구 과정에서 발생한 다량의 쓰레기를 다시 실어서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5월 말 대남 오물풍선 살포 초기에는 퇴비 등을 실어 보냈다가 이후 비교적 깨끗한 종이와 비닐 등을 날려 보내더니 최근 낙하물에는 사용 흔적이 있는 페트병 등이 발견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또 풍향을 고려할 때 남쪽으로 풍선이 날아갈 확률이 높지 않은데도 부양을 강행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맞대응하라는 상부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군 당국자는 “우리의 대북 확성기 전면 가동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 대 강’ 기조를 고수하는 동시에 ‘쓰레기 테러’의 일상화로 남측의 긴장을 늦추게 한 뒤 모종의 기습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으로 인한 재산 피해는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 오물풍선이 살포되기 시작한 5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수도권에서 생긴 피해 규모가 1억52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시(7987만5000원)와 경기도(2065만3000원)를 합친 금액이다. 신고 건수는 서울시 13건, 경기도 38건 등 총 51건이다. 피해 액수가 가장 큰 신고는 5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당시 물류센터에 세워둔 차량에 오물풍선이 떨어지면서 파손돼 1571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가보훈부가 2025년도 광복회관 관리비를 올해와 같은 규모로 동결했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삭감으로, 광복회학술원 예산이 6억 원 삭감된 데 이어 예산 축소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복회는 보훈부가 예산을 무기로 ‘길들이기’를 가속화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실에 따르면 보훈부가 제출한 내년도 광복회관 관리비 예산은 총 30억2700만 원으로 2024년도 편성 예산과 동일했다. 2023년의 30억9700만 원보다 줄어든 액수다. 보훈부는 ‘2025년도 예산안이 2023년에 비해 감소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토지 임차료와 건물 관리 비용 상승 등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으나, 정부안 편성 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미반영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당초 보훈부는 내년도 광복회관 관리비 예산을 36억9800만 원 규모로 마련해 달라고 했지만,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6억7100만 원이 줄어들었다. 이 같은 예산 책정은 보훈부가 직접 제시한 예산안 산출 근거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훈부는 토지의 최근 5년간 개별공시지가와 임차료가 각각 6.0%와 11.4% 상승했다고 밝히면서도 내년도 임차료는 동결했다. 이에 대해 광복회 관계자는 “보훈부가 용산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면서 자꾸만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예산 삭감이) 뜻대로 되지도 않을 것이고, 그럴수록 국민적 공분만 쌓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훈부는 “광복회관은 국가가 소유 관리하는 건물이고, 광복회는 토지만 소유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개별공시지가 증감률을 상회하는 수준의 토지 임차료를 광복회에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미 양국이 5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모의연습(TTS·Table-Top Simulation)을 실시했다고 국방부가 8일 밝혔다. 북한의 단계별 핵도발 시나리오를 상정해 미국의 대북 핵우산(확장억제) 제공을 위한 정책적 조율과 협의 과정을 한미가 NCG 차원에서 처음으로 점검한 것. 군 관계자는 “대북 확장억제 강화의 핵심 결과물인 한미 NCG가 제도화의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라며 “미국의 핵우산 공약이 더 공고해지고, 신뢰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NCG, 대북 ‘핵우산’ 가동 첫 공동 점검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NCG TTS에는 양국의 국가안보와 국방, 외교, 군사, 정보당국 관계관들이 참가했다. 참가자의 직책과 참가 규모, 구체적 연습 내용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 가동 절차를 논의하는 한미 NCG 간 최초의 모의 연습인 만큼 민감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TTS는 한미 군 당국 간 실시하는 핵우산 운용연습(TTX)에 비해 보다 폭넓은 범정부 차원의 핵공격 대응 절차를 토의하고 대응을 시뮬레이션하는 훈련이다. 한미 NCG는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에서 양국 정상이 창설에 합의한 뒤 같은 해 7월 공식 출범했다. 이후 올 6월까지 3차례의 회의를 통해 대북 핵우산 가이드라인 격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을 수립해 7월 양국 정상의 공동 승인과 서명 절차를 밟았다. 이어 이번 TTS를 통해 ‘실전 검증’까지 나선 것. 국방부는 “NCG TTS는 한반도에서 잠재적 핵 위기 발생 시 핵억제 및 핵 기획과 관련한 협력적 정책 결정을 위한 동맹 접근을 강화함으로써 NCG 과업 수행에 크게 기여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 위협부터 실제 핵사용까지 핵 위기 상황별로 미국의 전략자산과 전략·전술핵 등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조율과 협의 과정을 한미가 실전처럼 공동 점검했다는 얘기다. 군 소식통은 “위기 시 양국 정상 간 전용 ‘핫라인’의 가동 절차 등도 점검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 발표 직전 한국 대통령실과 미 백악관은 처음으로 핵우산 운용 TTS를 실시한 바 있다. 이어 올해 8월엔 한미 합동참모본부 간 북한의 핵 공격을 상정한 핵·재래식 통합 도상연습인 ‘아이언 메이스(Iron Mace·철퇴)’가 최초로 실시됐다. 이달 4일엔 NCG와 함께 대표적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인 한미 EDSCG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북한 핵 도발 시나리오를 적용한 정책 공조·대응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NCG TTS까지 진행하며 한미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 군 관계자는 “‘워싱턴 선언’에 적시한 대로 군사 및 범정부 차원의 한미 핵우산 운용 연습이 확대 강화되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미국의 핵우산 공약과 북핵 억지 효과는 견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北 “핵위협 공갈, 실천적 조치 결행할 것” 북한은 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대외보도실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제1차 NCG TTX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핵 위협 공갈”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과의 장기적 핵 대결에 대비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결행해 나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 대선을 전후로 7차 핵실험과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 각도 발사,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의 ‘핵우산’을 무력화할 수 있음을 과시하는 고강도 전략 도발에 더욱 골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가보훈부가 2025년도 광복회관 관리비를 올해와 같은 규모로 동결했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삭감으로, 광복회학술원 예산이 6억 원 삭감된 데 이어 예산 축소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복회는 보훈부가 예산을 무기로 ‘길들이기’를 가속화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실에 따르면 보훈부가 제출한 내년도 광복회관 관리비 예산은 총 30억2700만 원으로 2024년도 편성 예산과 동일했다. 2023년의 30억9700만 원보다 줄어든 액수다.보훈부는 ‘2025년도 예산안이 2023년에 비해 감소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토지 임차료와 건물 관리 비용 상승 등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으나, 정부안 편성 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미반영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당초 보훈부는 내년도 광복회관 관리비 예산을 36억9800만 원 규모로 마련해 달라고 했지만,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6억7100만 원이 줄어들었다. 이 같은 예산 책정은 보훈부가 직접 제시한 예산안 산출 근거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훈부는 토지의 최근 5년간 개별공시지가와 임차료가 각각 6.0%와 11.4% 상승했다고 밝히면서도 내년도 임차료는 동결했다.이에 대해 광복회 관계자는 “보훈부가 용산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면서 자꾸만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예산 삭감이) 뜻대로 되지도 않을 것이고, 그럴수록 국민적 공분만 쌓일 것”이라고 비판했다.보훈부는 “광복회관은 국가가 소유 관리하는 건물이고, 광복회는 토지만 소유하고 있다”며 “2023년보다 삭감된 광복회관 관리비 예산은 실제 광복회 지원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5년간 개별공시지가 증감률을 상회하는 수준의 토지 임차료를 광복회에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공군 병사들이 심야에 만취 상태로 부대 안에서 차량을 몰다가 여러 곳의 경계 철조망을 파손하는 등 사고를 냈다. 공군기지에는 북한 도발에 대비해 24시간 출격 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전투기 활주로 등 중요 시설이 즐비하다. 군 내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공군에 따르면 전날(3일) 새벽 전남 광주 제1전투비행단에서 운전병과 동승자 등 2명이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군사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밤새 술을 마신 뒤 새벽에 무단으로 관용 승용차를 몰다가 기지 외곽 도로의 철조망 5, 6곳을 들이받은 후 멈춰 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지 내 활주로는 질주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사고 당시 충격으로 가벼운 타박상을 입고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번 사건은 3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제보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제보자는 “(공군 병사) 몇 명이 술을 마시고 만취해서 자동차를 탈취하고, 비행장 외곽에서 시속 100km로 달렸다”고 글을 올렸다. 공군 관계자는 “시속 100km를 넘겨 운전했는지 등은 조사가 필요하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지 외곽 도로 철조망이 여러 군데 훼손됐다”고 밝혔다. 또 “(차량이) 한 군데에 처박혀 멈춰 섰으며 이를 폐쇄회로(CC)TV로 확인한 군사경찰들이 곧바로 출동했다”고도 했다. 운전자에 대한 음주 측정 결과에선 면허 정지 수준의 수치가 나왔다고 한다. 이들이 운전한 차량의 열쇠는 부대에서 별도 관리하는 만큼 만취 상태에서 차량을 무단 탈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공군 병사들이 심야에 만취 상태로 부대 안에서 차량을 몰다가 여러 곳의 경계 철조망을 파손하는 등 사고를 냈다. 공군 기지에는 북한 도발에 대비해 24시간 출격 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전투기 활주로 등 중요 시설이 즐비하다. 군 내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4일 공군에 따르면 전날(3일) 새벽 전남 광주 제1전투비행단에서 운전병과 동승자 등 2명이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군사경찰에게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이들은 밤새 술을 마신 뒤 새벽에 무단으로 관용 승용차를 몰다가 기지 외곽 도로의 철조망 5, 6곳을 들이받은 후 멈춰 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지 내 활주로는 질주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사고 당시 충격으로 가벼운 타박상을 입고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이번 사건은 3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제보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제보자는 “(공군 병사) 몇 명이 술을 마시고 만취해서 자동차를 탈취하고, 비행장 외곽에서 시속 100km로 달렸다”고 글을 올렸다.공군 관계자는 “시속 100㎞를 넘겨서 운전했는지 등은 조사가 필요하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지 외곽 도로 철조망이 여러 군데 훼손됐다”고 밝혔다. 또 “(차량이) 한 군데에 처박혀 멈춰 섰으며 이를 폐쇄회로(CC) TV로 확인한 군사경찰들이 곧바로 출동했다”고도 했다. 운전자에 대한 음주 측정 결과에선 면허 정지 수준의 수치가 나왔다고 한다. 이들이 운전한 차량의 열쇠는 부대에서 별도 관리하는 만큼 만취 상태에서 차량을 무단 탈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군 수사단은 당시 관용차를 운전한 병사가 이 차의 운전병인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또 술을 마신 병사들이 더 있는지, 술을 어디서 구했는지 등도 확인 중이다. 공군 관계자는 “용납할수 없는 엄정한 군기 사고”라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이 3∼27일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 6·25전쟁 당시 추락한 미 공군의 폭격기와 조종사 유해 공동 수중조사를 실시한다. 한미 공동 수중조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1953년 1월 당시 부산 K9(수영) 비행장에서 이륙 중 해상에 추락한 미 제5공군 소속 B-26 폭격기 1대와 조종사 3명의 유해를 찾는 작업이다. 약 12km²의 조사 해역에서 사이드스캔과 소나(음파탐지기), 자기탐지기 등으로 바닷속을 탐색한 뒤 특이한 물체가 포착되면 잠수사와 원격조종탐지기로 해저면으로 내려가 잔해 유무를 확인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국유단 조사 전문인력과 DPAA의 잠수사 및 수중고고학자 등 12명이 참여하고, 해군작전사령부와 부산해경도 지원에 나선다고 군은 전했다. 패트릭 헤네시 DPAA 조사팀장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웅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희미한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모든 역량을 집중해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지킨 미군 전사자들의 흔적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2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 관련 논란 및 경호처장 재직 당시 과잉 경호 논란 등을 집중 거론하며 부적격 인사라고 질타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 및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맞섰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경호경비팀장을 맡아 ‘용산 이전’을 주도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기획재정부가 (2022년) 7월에 (대통령실 이전에 대한) 사용 승인을 하기 전에 이전을 발표하는 등 국유재산법을 위반했고, 공무원 통근비와 경비단 급식비까지 (이전비로) 전용했다”면서 “졸속·기만·배임적 행위가 중첩된 이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대통령실) 이전 비용 496억 원은 당시 문재인 정부가 다 승인해준 것인데 이렇게 말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직경 225m 내 대통령실,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근무시설이 함께 있다. 북한의 재래식 탄도미사일 몇 발이면 초토화될 수 있다”며 “적에게 우리 전쟁지휘부를 갖다 바치는 반역 행위”라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기존 청와대 지하 벙커보다 용산 대통령실과 합참 지하 벙커가 훨씬 강도가 강하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해병대 채 상병 순직 관련 수사 당사자들이 전화를 받은 대통령실 내선 번호 ‘02-800-7070’을 누가 사용했느냐는 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어느 나라든 대통령실 전화번호는 국가보안으로 관리하고 있다.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그 사건과 관련해 그 누구와도 통화한 적이 없다”며 수사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이른바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행위)’ 과잉 경호 논란과 관련해선 민주당 황희 의원이 “거의 (대통령) 심기 경호 수준”이라며 “이런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이 되면 너무 오버하고, 판단이 잘못될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 후보자는 “역대 정부가 똑같이 적용한 경호 매뉴얼에 따른 합당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또 “불과 2, 3년 전 문재인 정부 때 그렇게 한 것은 ‘선(善)’이고 이 정부는 ‘악(惡)’인가”라며 “이중적 잣대는 잘못된 것”이라고도 했다. 김 후보자는 ‘핵무장 잠재력 확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여당 의원의 질의에는 “모든 가능성 중 그것도 포함된다”고 했다. 최악의 상황에선 우리도 독자 핵무장을 추진할수 있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후보자는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실 이전과 한남동 관저 출입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언성을 높이자 “말조심하세요”라는 등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2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 관련 논란 및 경호처장 재직 당시 과잉 경호 논란 등을 집중 거론하며 부적격 인사라고 질타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 및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맞섰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경호경비팀장을 맡아 ‘용산 이전’을 주도한 바 있다.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기획재정부가 (2022년) 7월에 (대통령실 이전에 대한) 사용승인을 하기 전에 이전을 발표하는 등 국유재산법을 위반했고, 공무원 통근비와 경비단 급식비까지 (이전비로) 전용했다”면서 “졸속·기만·배임적 행위가 중첩된 이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대통령실) 이전비용 496억 원은 당시 문재인 정부가 다 승인해준 것인데 이렇게 말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직경 225m 내 대통령실,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근무시설이 함께 있다. 북한의 재래식 탄도미사일 몇발이면 초토화될수 있다”며 “적에게 우리 전쟁지휘부를 갖다 바치는 반역행위”라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기존 청와대 지하 벙커보다 용산 대통령실과 합참 지하 벙커가 훨씬 강도가 강하다”고 했다.김 후보자는 해병대 채 상병 순직 관련 수사 당사자들이 전화를 받은 대통령실 내선 번호 ‘02-800-7070’을 누가 사용했느냐는 민주당 안규백 의원 질의에 대해선 “어느 나라든 대통령실 전화번호는 국가보안으로 관리하고 있다.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그 사건과 관련해 그 누구와도 통화한 적이 없다”며 수사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이른바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행위)’ 과잉경호 논란 관련해선 민주당 황희 의원이 “거의 (대통령) 심기 경호 수준”이라며 “이런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이 되면 너무 오버하고, 판단이 잘못될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 후보자는 “역대 정부가 똑같이 적용한 경호 메뉴얼에 따른 합당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또 “불과 2, 3년 전 문재인 정부 때 그렇게 한 것은 ‘선(善)’이고 이 정부는 ‘악(惡)’인가”라며 “이중적 잣대는 잘못된 것”이라고도 했다.김 후보자는 ‘핵무장 잠재력 확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는 여당 의원의 질의에는 “모든 가능성 중 그것도 포함된다”고 했다. 최악의 상황에선 우리도 독자 핵무장을 추진할수 있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날 김 후보자는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실 이전과 한남동 관저 출입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언성을 높이자 “말조심하세요”라는 등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물에 들어가기 싫을 정도로 고비가 있었지만 ‘하루만 버티자’는 마음으로 극복했습니다.” 30일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기본과정 수료식에서 문희우 중위(27·학사사관 132기)는 꿈에 그리던 심해잠수사 휘장을 거머쥐고 이렇게 말했다. 이날 휘장을 받은 64명(장교·부사관 33명, 병 31명) 중 여군은 문 중위가 유일하다. 해군 최초의 여군 심해잠수사가 탄생한 것. 문 중위 등은 6월 10일부터 12주에 걸쳐 교육훈련을 받았다. 1∼6주 차에는 매일 7시간 수영과 4∼9km 달리기 등 기초 체력 및 수영 훈련을 했다. 7주 차 이후엔 10km 달리기, 고무보트 운용, 스쿠버 잠수, 비상탈출, 60피트(약 18m) 및 130피트(약 39m) 잠수 등 고강도 훈련을 받았다. 남군과 같은 기준의 체력·수영 검정을 거쳐 입교한 문 중위는 “매일 한계에 도전하는 것 같았다”며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인명구조 훈련은 눈앞이 노래질 만큼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더욱이 그는 동기보다 최대 여덟 살 많은 최고령 교육생이었다. 그런 만큼 “체력 훈련을 따라가느라 힘들었다”면서도 “단 한 번도 포기를 생각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다에 떠서 바닷물과 함께 먹었던 초코빵의 ‘단짠단짠’ 느낌은 어떤 고급 디저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한 맛이었다”고 했다. 대학에서 체육학·해양학을 전공한 문 중위는 2022년 6월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호위함 항해사와 해군교육사령부 군수계획담당으로 근무하며 심해잠수사의 꿈을 키웠다. 그는 “대학 때 스쿠버다이빙과 인명구조 자격을 딸 만큼 물과 친숙했고, 물에서 남을 돕거나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이 때문에 각종 해상재난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심해잠수사를 동경해 왔다”고 말했다. 해난구조 기본과정에 여군은 단발머리로도 입교할 수 있다. 하지만 문 중위는 수영 등 훈련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어깨까지 내려오던 머리를 입교 전날 1cm 정도만 남기고 잘랐다. 그는 “교육과정 내내 머리를 자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편해서 계속 유지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정예 심해잠수사로서 국민과 전우의 생명을 지키고, 후배들이 나를 보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해난구조 전문가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장거리 수영 훈련 도중 바다에 떠서 바닷물과 함께 먹었던 초코빵의 단짠단짠 느낌은 어떤 고급 디저트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특별했습니다.” 30일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기본과정 수료식에서 문희우 중위(27·학사사관 132기)는 고된 훈련의 결실인 심해잠수사 휘장을 거머쥐었다.해군 최초의 여군 심해잠수사가 탄생한 것이다. 심해잠수사 휘장을 받은 64명(장교와 부사관 33명, 병 31명) 중 여군은 문 중위가 유일하다.이날 수료한 심해잠수사들은 6월 10일부터 12주간 고강도 교훈훈련을 받았다. 1∼6주 차에는 매일 7시간 수영과 4∼9㎞ 달리기, 해난구조 특수체조 등으로 기초 체력과 수영 능력을 길렀다. 3해리(약 5.5㎞) 맨몸 수영과 4해리(약 7.4㎞) 핀·마스크 착용 수영도 포함됐다.7주 차부터는 매일 10㎞ 달리기와 고무보트 운용훈련, 스쿠버 잠수 훈련을, 8∼11주 차에는 비상탈출, 탐색 훈련과 130피트(약 39m) 잠수가 이어졌다.그는 남군과 동일한 기준의 체력·수영 검정을 거친 뒤 교육과정에 입교했다. 입교 후에는 “하루하루가 내 한계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특히 구조자 자신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인명구조 훈련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문 중위는 “인명구조 훈련은 뜀걸음, 체조, 수영, 중량물 착용 입영 등으로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진행된다”며 “몸이 마음처럼 안 움직이고, 물도 많이 먹었다. 눈앞이 노래지기도 했다”고 떠올렸다.더욱이 그는 동기보다 최대 8살 많은 최고령 교육생이었다. 문 중위는 “훈련 후 신체 회복 속도가 더뎠던 것 같고 체력 훈련을 따라가느라 힘들었지만 단 한번도 포기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에 들어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비가 찾아왔지만 ‘하루만 버티자’는 마음으로 극복했다”, “중도 포기하고 퇴교하는 동기들을 보면서 이를 악물었다”고도 했다. 대학에서 체육학과 해양학을 전공한 문 중위는 대학에서 2022년 6월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호위함 항해사와 해군교육사령부 군수계획담당으로 근무하며 심해잠수사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그는 “대학시절 스쿠버다이빙과 인명구조 자격 등을 취득할 정도로 물과 친숙했고, 물에서 남을 돕거나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이 때문에 각종 해상재난 현장에서 국민생명을 지키는 심해잠수사를 동경해 왔다”고 했다. 해난구조 기본과정에 여군은 단발머리로도 입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 중위는 머리가 길면 수영 등 훈련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어깨까지 내려오던 머리를 입교 전날 약 1㎝만 남기고 잘랐다. 그는 “교육과정 내내 머리 자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편해서 계속 유지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이어 “누구보다 뛰어난 SSU로 거듭나 국민과 전우의 생명을 지킬 것”이라며 “후배들이 나를 보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해난구조 전문가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문 중위 등 이날 심해잠수사 휘장을 받은 장교와 부사관들은 향후 14주간 추가 교육과정을 밟게 된다. 이를 수료하면 표면공급잠수체계(SSDS·육상 또는 선박에서 공기 호스로 잠수사에게 공기를 공급하는 장비)로 최대 91m까지 장시간 잠수할 수있는 심해잠수 능력을 갖추게 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군정보사령부에 대해 군이 사실상 해편(解編) 작업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에서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블랙 요원’ 명단은 물론 작전계획, 해외 공작망 등 정보사의 핵심 기밀이 대거 유출된 만큼 아예 정보사 조직과 인력, 보안 체계 등 거의 모든 분야를 ‘해체 후 재편’ 수준으로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다. 2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은 정보사에 대해 대대적 개편 작업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사령부와 예하 부대에 대해 창설 이래 최대 규모의 인적·조직 개편에 나선다. 또 초유의 기밀 유출 사태를 초래한 허술한 보안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내용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보사 소속 군무원 A 씨는 무려 7년 동안 중국 정보요원으로부터 돈을 받고 중대한 기밀을 빼돌렸지만 정보사는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정보사의 ‘뻥 뚫린’ 보안 문제까지 드러나며 ‘정보 실패’이자 ‘보안 실패’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런 만큼 현 체제로는 더 이상 대북 임무를 수행하기 힘들다고 군 수뇌부가 판단했다고 한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다음 달 2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 대통령실과 조율해 관련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재설계’, ‘재창설’을 할 것”이라며 “사전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정보사가 국방부의) 지휘·감독을 받거나 타 부대로부터 견제받는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정보사 편제-작계 등도 대거 유출, 회복 불가능 수준”군무원 유출 기밀 예상보다 심각…7년 확장땐 더 치명적일수도北 정찰국서 이미 입수했을 가능성…은밀성 유지, 감독-지휘는 강화할듯“누설된 기밀의 수준과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재설계’, ‘재창설’ 수준의 전면적·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보사 소속 군무원 A 씨(예비역 부사관)의 기밀 유출 수사 결과를 최근 보고받은 군 수뇌부는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A 씨가 유출한 기밀에는 △정보사 조직 편제 및 소속 부대원 현황 △정보사 예하 부대의 구성, 임무 및 작전계획 △정보사 예하 부대원 인적 사항 △특정 지역에서 활동 중인 블랙 요원의 인적 사항 및 활동 동향 △블랙 요원이 현지에 구축한 공작망 등 민감한 내용들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이 같은 내용들은 모두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불과 2년 동안 유출된 기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만큼 A 씨가 중국 정보요원에게 포섭당해 돈을 받은 7년으로 확장하면 더 민감한 기밀들도 다수 있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특히 중국은 대북 공작요원의 주요 활동 무대”라며 “정보사로선 거의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치명타’를 입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역공작’에 나설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전직 군 정보 고위 당국자는 “중국에서 ‘블랙’으로 활동하는 북한 정찰총국 요원들이 다양한 루트를 동원해 이번에 유출된 정보사 기밀을 이미 입수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군이 정보사를 ‘해편’ 수준으로 뜯어고치기로 방침을 정한 건 이 때문이다. 중국 정보요원에게 매수돼 유출한 핵심 기밀(30건)의 가치와 중요도를 고려할 때 지금의 정보사 체제로는 본연의 임무 수행은 고사하고, 우리 군의 정보 작전과 시스템 전반이 위험에 처할수 있다고 판단한 것. 군 고위 소식통은 “인력과 조직, 대내외 보안 체계, 해외 공작망 구축·유지 등 모든 분야를 대대적으로 손볼 수밖에 없는 비상 상황”이라고 했다. 정보사는 1990년 육해공군 정보부대를 통합해 창설됐다. 국방부 직할 ‘독립부대’로 해외 대북 공작과 첩보 수집 등 고도의 비밀 임무를 수행해 왔다. 군 내에서도 구체적 활동 내용과 세부 조직 등을 아는 인원은 국방부 장관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다른 군 소식통은 “이 같은 폐쇄성이 내부에서 장기간 곪아서 기밀 유출 사태 등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많다”고 전했다. 그런 만큼 군은 향후 정보사 본연의 은밀성은 유지하되 국방부의 관리 감독 및 지휘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타 부대와의 공조·견제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A 씨는 7년간 자신의 사무실에서 무음앱(애플리케이션)을 깐 스마트폰으로 기밀을 촬영하거나 캡처하고, 메모까지 해서 개인 숙소로 반출했다. 이번 사안을 개인 일탈을 넘어 총체적 ‘보안 실패’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군은 대대적 보안 조사로 원인을 규명하는 동시에 인적 물적 시스템을 대폭 보강해 정보사에 최고 수준의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복수의 군 소식통들은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 국방홍보원 신청사 건설 현장에서 28일 60대 노동자가 추락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29일 경찰과 국방부 등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25분경 용산 국방부 청사 바로 옆 국방홍보원 신청사 공사 현장에서 가설 펜스 안전망을 설치하는 공사를 하던 중 60대 A씨가 약 4m 높이에서 지상으로 추락했다.이 사고로 A 씨는 머리와 옆구리 등을 크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지만 이날 오후 뇌출혈로 숨을 거뒀다. 목격자에 따르면 A 씨는 1층에서 작업을 하다 지하 1층으로 추락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국방홍보원 신청사 공사 현장은 국방부 건물과 맞닿아 있고, 대통령실 건물과도 인접해 있다. 국방홍보원은 국방부 산하 책임운영기관으로 국방일보와 국방TV 및 국방FM 라디오 등을 운영하고 있다.신청사는 당초 2022년경 현재의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서 삼각지 국방부 청사 영내로 이전할 예정이었지만 시공사 등과 계약 문제 등이 발생해 공사가 수년간 지연돼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 A 씨(예비역 부사관)가 2017년 중국 정보요원(조선족)에게 포섭돼 7년간 기밀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기밀을 건넨 대가론 1억6205만 원을 받았다. A 씨는 해외에서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우리 ‘블랙 요원’ 명단 등 2, 3급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 씨는 2017년 중국에 입국한 직후 중국 정보당국에 체포돼 포섭당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렇게 동선이 상대국에 노출된 자체가 ‘정보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후 A 씨는 기밀을 자신의 사무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거나 캡처하고, 영외로 직접 반출까지 하는 등 7년 동안 대담한 유출 행위를 벌였지만 정보사는 중국 정보요원 최초 접촉 및 포섭 사실은 물론이고 유출 행위를 7년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정보기관의 보안 체계가 곳곳에서 뻥 뚫린, 총체적 ‘보안 실패’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7년간 유출 확인된 기밀만 30건 28일 국방부 검찰단에 따르면 A 씨는 2017년 4월 중국 현지에 구축한 공작망을 만나러 갔다가 옌지 공항에서 2, 3명의 중국 공안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비행기에서 내려 화장실로 가는 도중 체포당한 A 씨는 모처로 끌려갔다. 그중 1명은 중국 정보요원이라면서 가족의 안전을 협박했고 이를 두려워해 포섭에 응했다고 A 씨는 주장했다. A 씨는 귀국 후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같은 해 11월부터 현금을 받고 정보사 내부의 군사기밀을 빼돌리기 시작했다. 이후 유출이 확인된 기밀만 문서 12건과 음성메시지 18건 등 총 30건으로 조사됐다. 여기엔 블랙 요원 명단 일부는 물론이고 정보사의 전반적 임무와 조직, 정보부대의 작전 계획과 방법 등도 포함됐다. A 씨는 수집한 기밀을 부대 밖 개인 숙소로 반출한 뒤 분할 압축파일로 가공해 중국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에 올렸다. 파일별 비밀번호를 설정해 하나가 틀리면 전체 파일이 열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기밀을 올린 뒤엔 위챗 등 중국 소셜미디어 내 게임의 음성 대화를 활용해 이를 알리고, 비밀번호도 제공했다. A 씨는 수사망을 피하려고 매번 다른 계정으로 클라우드에 접속했다. 또 파일별 설정한 비밀번호와 음성 대화 기록은 삭제했다. 군 검찰 관계자는 “A 씨는 40차례에 걸쳐 총 4억 원을 요구했다”면서 “실제론 지인의 차명계좌로 1억6205만 원을 받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했다.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원된 A 씨와 중국 정보요원이 주고받은 음성메시지도 공개됐다. A 씨가 “○○ 사업 세부 현황이 필요하신 것 맞죠”라고 하자 중국 정보요원은 “네 맞습니다. 최대한 빨리 보내주세요”라고 답했다. A 씨는 “지금 위험해서 접근이 힘든데, 서둘러 보겠습니다”, “파일 보냈으니 확인해 보세요”, “돈을 더 주시면 자료를 더 보내겠습니다”라면서 금품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정황도 메시지를 통해 확인됐다. A 씨는 1990년대부터 부사관으로 정보사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대 중반 군무원으로 전환됐다. 군 검찰은 A 씨가 정보 관련 예산 16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뻥 뚫린’ 정보사 보안망… “총체적 보안 실패” A 씨가 포섭되고 이후 7년 동안 정보를 유출한 과정 등에선 고도의 보안 및 기밀 유지가 필수인 정보사의 허술한 보안 체계도 여과 없이 노출됐다. 먼저 A 씨의 중국 입국 사실이 중국 정보당국에 사전 노출된 것 자체가 해외 공작이 첫 단추부터 실패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A 씨가 장기간 비밀을 반출하거나 메모하고, 사진을 찍어 캡처해서 유출해도 정보사는 파악하지 못해 ‘보안 실패’를 자초했다. 군 검찰은 A 씨가 일반 행정직원이 아닌 공작부서 팀장급 요원이다 보니 비밀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고 했다. A 씨는 자신이 생산한 비밀을 자유롭게 영외로 갖고 나가거나 책상에서 내용까지 메모했다. 국방부 등 모든 군부대는 녹음과 촬영 기능을 차단하는 보안 앱을 설치해야 스마트폰 반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A 씨는 반출이 금지된 타 부서의 비밀 자료는 대출받아 자신의 사무실로 가져온 뒤 휴대전화(갤럭시 기종)에 설치한 무음 카메라 앱으로 촬영했다. 군 검찰은 “A 씨가 보안 앱을 풀었을 수 있다”고 했다. A 씨는 화면 캡처 방식으로도 기밀을 빼돌렸다. 민간 기업에서도 흔히 보안용 캡처 방지 기술을 적용하는데 정보사에서 이런 방식으로 기밀이 누설됐다는 게 납득하기 힘들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 A 씨(예비역 부사관)가 2017년 중국 정보요원에게 포섭돼 7년간 기밀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기밀을 건넨 대가론 1억6205만 원을 받았다. A 씨는 해외에서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우리 ‘블랙요원’ 명단 등 2·3급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A 씨는 2017년 중국에 입국 직후 중국 정보당국에 체포돼 포섭당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렇게 동선이 상대국에 노출된 자체가 ‘정보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후 A 씨는 기밀을 자신의 사무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거나 캡처하고, 영외로 직접 반출까지 하는 등 7년 동안 대담한 유출 행위를 벌였지만 정보사는 중국 정보요원 최초 접촉 및 포섭 사실은 물론 유출 행위를 7년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정보기관의 보안 체계가 곳곳에서 뻥 뚫린, 총체적 ‘보안 실패’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7년간 유출 확인된 기밀만 30건28일 국방부 검찰단에 따르면 A 씨는 2017년 4월 중국 현지에 구축한 공작망을 만나러 갔다가 옌지 공항에서 2, 3명의 중국 공안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비행기에서 내려 화장실로 가는 도중 체포당한 A 씨는 모처로 끌려갔다. A 씨에 따르면 그중 1명은 중국 정보요원이라면서 가족의 안전을 협박했고 이를 두려워해 포섭에 응했다고 A 씨는 주장했다.A 씨는 귀국 후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같은 해 11월부터 현금을 받고 정보사 내부의 군사기밀을 빼돌리기 시작했다. 이후 유출이 확인된 기밀만 문서 12건과 음성메시지 18건 등 총 30건으로 조사됐다. 여기엔 블랙요원 명단 일부는 물론 정보사의 전반적 임무와 조직, 정보부대의 작전계획과 방법 등도 포함됐다.A 씨는 수집한 기밀을 부대 밖 개인 숙소로 반출한 뒤 분할 압축파일로 가공해 중국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에 올렸다. 파일별 비밀번호를 설정해 하나가 틀리면 전체 파일이 열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기밀을 올린 뒤엔 위챗 등 중국 소셜미디어 내 게임의 음성 대화를 활용해 이를 알리고, 비밀번호도 제공했다.A 씨는 수사망을 피하려고 매번 다른 계정으로 클라우드에 접속했다. 또 파일별 설정한 비밀번호와 음성 대화 기록은 삭제했다. 군 검찰 관계자는 “A 씨는 40차례에 걸쳐 총 4억 원을 요구했다”면서 “실제론 지인의 차명계좌로 1억6205만 원을 받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했다.디지털 포렌식으로 복원된 A 씨와 중국 정보요원이 주고받은 음성 메시지도 공개됐다. A 씨가 “○○ 사업 세부 현황이 필요하신 것 맞죠”라고 하자 중국 정보요원은 “네 맞습니다. 최대한 빨리 보내주세요”라고 답했다. A 씨는 “지금 위험해서 접근이 힘든데, 서둘러 보겠습니다”, “파일 보냈으니 확인해 보세요”, “돈을 더 주시면 자료를 더 보내겠습니다”라면서 금품을 적극 요구한 정황도 메시지를 통해 확인됐다.A 씨는 1990년대부터 부사관으로 정보사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대 중반 군무원으로 전환됐다. 군 검찰은 A 씨가 정보 관련 예산 16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뻥 뚫린’ 정보사 보안망…“총체적 보안 실패”A 씨가 포섭되고 이후 7년 동안 정보를 유출한 과정 등에선 고도의 보안 및 기밀 유지가 필수인 정보사의 허술한 보안 체계도 여과 없이 노출됐다.먼저 A 씨의 중국 입국 사실이 중국 정보당국에 사전 노출된 것 자체가 해외 공작이 첫 단추부터 실패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A 씨가 장기간 비밀을 반출하거나 메모하고, 사진을 찍어 캡처해서 유출해도 정보사는 파악하지 못해 ‘보안 실패’를 자초했다.군 검찰은 A 씨가 일반 행정직원이 아닌 공작부서 팀장급 요원이다 보니 비밀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고 했다. A 씨는 자신이 생산한 비밀을 자유롭게 영외로 갖고 나가거나 책상에서 내용까지 메모했다. 국방부 등 모든 군 부대는 녹음과 촬영 기능을 차단하는 보안 앱을 설치해야 스마트폰 반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A 씨는 반출이 금지된 타 부서의 비밀 자료는 대출받아 자신의 사무실로 가져온 뒤 휴대전화(갤럭시 기종)에 설치한 무음 카메라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촬영했다. 군 검찰은 “A 씨가 보안 앱을 풀었을 수 있다”고 했다.A 씨는 화면 캡처 방식으로도 기밀을 빼돌렸다. 민간 기업에서도 흔히 보안용 캡처 방지 기술을 적용하는데 정보사에서 이런 방식으로 기밀이 누설됐다는 게 납득하기 힘들다는 비판도 제기된다.군 검찰은 A 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군형법상 일반 이적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만 적용했다. 이달 8일 국군방첩사가 A 씨를 군 검찰에 송치하면서 적용한 간첩 혐의는 빠진 것. 현행 간첩죄는 북한과의 연계성이 확인돼야 적용할 수 있다. 군 검찰은 “의심은 가지만 법리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추가 수사 중이고 재판 과정에서 관련 사실이 드러나면 간첩 혐의로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