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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 연휴 첫날인 1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진보 단체의 집회·시위가 벌어지며 일대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진보 성향 단체인 촛불승리전환행동과 민생경제연구소는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중구 세종대로에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앞부터 한국프레스센터까지 왕복 8차선 가운데 광화문 방향 2개 차선을 막은 채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꽹과리 등을 치며 시위를 진행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윤 대통령이 ‘바이든’을 언급하고 욕설을 내뱉었으면 사과를 해야 되는데 안 하는 것에 화가 난다”고 했다. 같은 시간 수십 m 떨어진 청계광장 앞 인도에선 보수 단체의 맞불 집회가 열렸다. 신자유연대 소속 회원 수십 명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구속 수사하라”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경찰을 사이에 두고 두 집회 참가자들의 욕설과 고성이 오갔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날 시위로 일대는 큰 혼잡을 빚었다. 가족과 함께 광화문광장을 찾았다는 박모 씨(34)는 “5세 아들을 데리고 나들이 나왔는데 날을 잘못 잡은 거 같다. 소음 때문에 거리를 다닐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개천절인 3일에도 오후 1시부터 광화문 일대에서 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 등 보수 단체 회원 약 2만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광화문, 서울역 등 주요 교차로 정체가 예상되니 우회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세한 교통 상황은 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개천절 연휴 첫날인 1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진보 단체의 집회·시위가 벌어지며 일대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진보 성향 단체인 촛불승리전환행동과 민생경제연구소는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중구 세종대로에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앞부터 프레스센터까지 왕복 8차선 가운데 광화문 방향 2개 차선을 막고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꽹과리 등을 치며 시위를 진행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윤 대통령이 ‘바이든’을 언급하고 욕설을 내뱉었으면 사과를 해야 되는데, 안 하는 것에 화가 난다”고 했다. 같은 시간 수십 미터 떨어진 청계광장 앞 인도에선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가 열렸다. 신자유연대 소속 회원 수십 명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구속수사하라”며 외쳤다. 이 과정에서 경찰을 사이에 두고 두 집회 참가자들이 욕설과 고성이 오갔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날 시위로 일대는 큰 혼잡을 빚었다. 가족과 함께 광화문광장을 찾았다는 박모 씨(34)는 “5살 아들을 데리고 나들이 나왔는데 날을 잘못 잡은 거 같다. 소음 때문에 거리를 다닐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개천절인 3일에도 오후 1시부터 광화문 일대에서 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회원 약 2만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광화문, 서울역 등 주요 교차로 정체가 예상돼 우회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세한 교통상황은 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이 물건(필로폰)은 내 것이 아닙니다. 저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올 7월 29일 서울 금천구의 한 원룸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된 필로폰 국내 판매총책 A 씨(44)는 검거 현장에서 발견된 필로폰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원룸 화장실 천장에서는 필로폰 2.4kg가 발견됐다. A 씨가 경찰 단속에 대비해 숨겨둔 필로폰이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8일 “약 9개월간의 추적 수사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밀수입한 필로폰을 타인 명의의 원룸에 보관하며 수도권 일대에 유통한 총책 A 씨 등 9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A 씨 등 국내 총책 3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고 미리 마련한 원룸에 필로폰을 보관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던지기’ 방식으로 수도권 일대에 필로폰을 공급했다. 총책 A 씨는 타인 명의를 빌려 월세 계약을 체결한 후, 필로폰을 보관해왔다. A 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여러 원룸과 모텔을 옮겨 다녔다. 월세 계약 후 하루 만에 원룸을 나와 모텔을 전전하다가 5일 뒤 같은 동네에 다른 원룸을 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검거 당시 범행을 부인하던 A 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했다. 경찰은 A 씨 검거에 앞서 지난해 12월 또 다른 국내 판매총책 B 씨의 원룸 냉장고에서 필로폰 500g을 압수했다. 이들을 검거하면서 압수한 필로폰은 총 2.9kg. 9만7000여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가격으로 환산하면 무려 97억 원어치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중국동포를 대상으로 필로폰 판매하는 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집중 수사를 벌여 9개월 만에 유통조직 일당을 차례로 검거했다. 마약 유통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2명은 해외로 도주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 수배했다. 해외에서 국내로 필로폰을 밀수해 온 공급 총책 C 씨에 대해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우리도 모두 그렇게 따듯한 마음 가졌으면, 기쁨과 슬픔을 다 함께 나누며….”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서울시 소년소녀합창단과 서울일본인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한일소년소녀합창단의 합창 ‘투게더(Together)’로 한일 최대 민간 문화교류행사인 ‘한일축제한마당’의 막이 올랐다. 이 행사는 한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05년 처음 시작됐는데 2019년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선 한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연과 체험의 장이 마련됐다. 한국의 궁중무 포구락 공연 후에는 일본 전통악기 쓰가루 샤미센 공연이 열렸고, 이어 한일 합작 아이돌 그룹 버스터즈가 무대에 올랐다. 한국 어린이는 일본 겐다마(줄로 연결된 공을 막대에 끼워 넣는 놀이)를 했고, 일본 어린이는 투호를 즐겼다. 다양한 체험 기회와 여행정보 등을 제공한 일본 지방자치단체 부스의 인기가 특히 높았다. 나가사키현 부스에는 시민 30여 명이 일본 전통 술 사케를 맛보기 위해 줄을 섰다. 2018년부터 3번째 축제에 온다는 배진주 씨는 “일본 문화와 여행을 좋아해 일찌감치 행사장에 왔다”면서 “아오모리현 부스에서 일본 전통 인형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것이 가장 즐거웠다”고 했다. 주최 측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약 5만 명이 행사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시민들은 문화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경색된 한일관계도 차츰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기우 양(18)은 “오늘 행사가 한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는 축사에서 “일본 측은 윤석열 대통령께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계신 것을 매우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선 24일 도쿄 주일 한국문화원에 설치된 무대에서 ‘한일축제한마당 2022 in 도쿄’ 행사가 열렸다. 유튜브 중계를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선 일본 지바현립 쓰다누마 고교 합창부 학생 20여 명이 한복을 입고 아리랑 등을 합창했다. 일본 댄스팀과 학생들은 K팝 댄스 실력을 보여주는 무대를 선보였다. 사사키 미키오 한일축제한마당 일본 측 실행위원장은 개막식에서 “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피해자 고소로 재판을 받던 중 검찰이 징역 9년을 구형하자 원망에 사무쳐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신당역 스토킹 살해범’ 전주환(31·구속)이 자신의 범행동기에 대해 이같이 진술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전주환의 범행은 치밀한 계획범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환은 지난달 18일 불법촬영·스토킹 결심공판에서 징역 9년을 구형받은 후 범행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재판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다, 너(그녀)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결심공판) 이후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전주환이 피해자의 근무지와 근무시간을 조회하고 근무지를 찾아와 범행한 점, 샤워캡과 장갑 등 범행도구를 집에서 챙겨 나온 점, 위치 노출을 막기 위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조작 애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설치한 점 등을 근거로 계획범죄라고 판단했다. 또 전주환은 범행 전 총 4차례에 걸쳐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에 접속해 피해자의 주소지를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심공판이 있었던 지난달 18일과 이달 3일에 한 차례씩 조회했고, 범행 당일이던 이달 14일에는 두 차례 확인했다. 이렇게 파악한 피해자의 옛 주소지를 이달 들어 5차례나 찾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피해자를 만날 수 없자 근무지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주환은 주소지를 찾아갈 때 칼은 가져가지 않았지만 여차하면 사용할 생각으로 장갑과 샤워캡을 가져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전주환은 또 경찰에서 “죽여야겠다 싶긴 했는데 ‘반드시 화장실에서 죽여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고, 현장에서 그렇게 생각했다”며 “신당역을 갈 때는 ‘내일이 재판 선고니 오늘은 결판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보복살인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전주환을 검찰에 송치했다. 전주환은 21일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을 나온 뒤 취재진이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 ‘보복살인을 인정하느냐’ 등을 묻자 “정말 죄송하다. 제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전주환이 회사 내부망에서 피해자 근무지 등을 파악한 것에 대해 개인정보처리자인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경찰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살인 혐의로 21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경 마스크를 쓰지 않고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전주환은 ‘피해자를 불법 촬영하고 스토킹한 것을 인정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죄송하다. 제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고 답했다. 이후 보복살인 혐의를 인정하는지, 피해자와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엔 “정말 죄송하다”고 두 번 반복했다.이어 범행 다음 날인 15일 예정됐던 재판에 출석하려 했냐는 질문에 “그건 맞다”고 답했다. 반면 범행 후 도주하려고 했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다”고 부인했다. 범행 당일 현금 1700만 원을 찾으려던 이유에 대해선 “부모님께 드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범행 동기 관련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전주환을 송치한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징역 9년이라는 중형을 받게 된 게 피해자 때문이라는 원망에 사무쳐서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피의자가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주환이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결심한 건 검찰이 징역 9년을 구형한 지난달 18일이다. 경찰은 “피해자의 근무지와 근무 시간까지 조회해서 근무지를 찾아와 범행한 점, 샤워용 모자와 장갑 등 범행 도구를 미리 집에서 챙겨서 온 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조작 애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설치한 점 등 계획범죄로 볼만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전주환은 징역 9년을 구형받은 지난달 18일에 이어 이달 3일에도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에 접속해 피해자의 옛 거주지 주소를 확인했다. 이틀 뒤 피해자의 옛 거주지를 찾아갔다. 이후 이달 9, 13일 각각 한 차례씩, 범행 당일 14일에는 두 차례나 같은 장소를 찾았으나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전주환은 다시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에 접속해 피해자의 근무 장소와 일정 등을 확인한 뒤 신당역으로 이동했다. 범행을 결심한 이후 무려 네 번이나 피해자 옛 주소지를 찾았지만, 피해자를 만나지 못하자 범행 장소를 피해자의 근무지로 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전주환은 범행 당일 1700만 원의 예금 인출을 시도했으나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로 은행 직원이 인출을 말리면서 실패했다. 경찰은 인출을 시도한 이유와 관련해 “(전주환이) 도주할 생각도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본인이 감옥에 들어가면 쓸 수 없는 돈이니 주변 정리를 할 의도도 있었다”고 밝혔다.20일 프로파일러(범죄심리 분석가)를 투입해 전주환을 면담한 경찰은 “면담 결과 '사이코패스 검사’(PCL-R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신당역 스토킹 살인’ 피의자로 구속된 전주환(31)이 서울교통공사 회계 프로그램의 허점을 악용해 피해자 A 씨의 개인정보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환은 201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통과했는데, 사내 회계 프로그램에도 익숙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주환은 실무 수습을 못 마쳐 정식 회계사 자격증을 받지 못했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범행 전 전주환은 지하철역에 들러 자신을 ‘휴가 중인 직원’이라고 속이고 재무회계 등을 관리하는 전사자원관리(ERP) 프로그램에 접속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A 씨의 주소지 등 개인정보를 파악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일반 인사 시스템과 달리 회계 시스템에선 주소지 등의 정보 열람이 가능한 허점이 있었다”며 “보통 직원들은 잘 모르는 경로”라고 했다. 지하철역을 찾은 것은 회계 시스템의 경우 내부망에서만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는 뒤늦게 이 시스템을 통한 개인정보 접근을 차단했다. 또 전주환은 지난달 18일 검찰이 징역 9년을 구형한 직후 A 씨를 살해하기로 결심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밝혔다. 범행 직후 조사에서 진술한 ‘우발적 범죄’가 아니라 ‘계획적 보복 범행’임을 시인한 것이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 역시 A 씨가 그를 처음 고소한 지난해 10월 사서 보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주환은 경찰에서 “범행 당시 머리카락을 흘리지 않으려고 위생모를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환이 범행 당일 은행에서 1700만 원의 예금 인출을 시도했으나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로 의심한 직원이 인출을 말렸던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후 현금을 도주 자금으로 쓰려던 것인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 A 씨의 유족 측 대리인 민고은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씨가 자신을 통해 지난달 1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스토킹·불법촬영 사건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전주환)이 절대 저에게 보복할 수 없도록 엄중한 처벌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민 변호사는 “(당시) A 씨는 피고인(전주환)이 온당한 처벌을 받길 원하며 탄원서를 여러 차례 냈다”며 “(전주환은) 첫 공판 기일에 늦게 출석해 범행 이유를 ‘너무 힘들 때 술을 마셔서 그랬다’고 진술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 반성문에도 변명만 가득했다”고 했다. 경찰 프로파일러(범죄심리 분석가)는 이날 전주환을 면담했다. 서울경찰청은 면담 결과를 토대로 ‘사이코패스 검사’를 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21일 보복 살인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전주환을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경찰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 범인으로 구속된 전주환(31·사진)의 신상을 19일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사전에 계획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 및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논의를 거쳐 전주환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스토킹 범죄 등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재범 위험성 등 공공의 이익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전주환은 14일 오후 8시 56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입사동기인 역무원 A 씨(28)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전주환은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주환이 장시간 범행을 계획했다는 추가 정황들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검거 당시 전주환은 증거 인멸 등을 위해 이미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범행 당일 피해자의 전 주거지 일대를 배회할 당시 착용한 점퍼는 ‘양면 점퍼’인데 범행 후 이를 뒤집어 입고 경찰 추적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시 착용한 장갑에 대해서도 경찰에서 ‘흉기를 잘 잡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전주환을 이번 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전주환은 이번 사건과 별개로 2018년 음란물을 유포해 경찰 조사를 받고 두 차례 처벌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 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된 전력도 있다고 한다. 201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으나 이후 1년간 진행되는 실무수습을 마치지 못했고, 정식 회계사 자격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경찰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 범인으로 구속된 전주환(31·사진)의 신상을 19일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사전에 계획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 및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논의를 거쳐 전주환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스토킹 범죄 등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재범 위험성 등 공공의 이익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전주환은 14일 오후 8시 56분 경 서울 중구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입사동기인 역무원 A 씨(28)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전주환은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주환이 장시간 범행을 계획했다는 추가 정황들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검거 당시 전주환은 증거 인멸 등을 위해 이미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범행 당일 피해자의 전 주거지 일대를 배회할 당시 착용한 점퍼는 ‘양면 점퍼’인데 범행 후 이를 뒤집어 입고 경찰 추적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시 착용한 장갑에 대해서도 경찰에서 ‘흉기를 잘 잡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에서 검찰이 불법촬영과 스토킹 혐의로 징역 9년형을 구형한 지난달 18일에도 지하철 6호선 증산역 역무실에서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을 이용해 피해자의 근무지 정보를 열람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전주환이 전화, 문자메시지 외에도 A 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등에 접촉을 시도한 정황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전주환을 이번 주 중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전주환은 이번 사건과 별개로 2018년 음란물을 유포해 경찰 조사를 받고 두 차례 처벌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 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된 전력도 있다고 한다. 201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으나 이후 1년 간 진행되는 실무수습을 마치지 못했고, 정식 회계사 자격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발생한 역무원 스토킹 살인 사건과 관련해 법원과 검경이 피의자 전모 씨(31·구속)의 범행을 미리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 씨는 올해 초 피해자 A 씨가 고소한 스토킹 혐의 관련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고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A 씨가 처음 전 씨를 고소했을 때는 법원이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던 전 씨가 이후 A 씨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했는데도 검경은 접근금지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16일에야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도록 한 ‘반의사불벌죄’ 규정을 스토킹 처벌법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신당역 스토킹 살인 막을 기회 여러 차례 있었다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입사 동기였던 역무원 A 씨(28)를 흉기로 살해한 전모 씨(31·구속)가 올 초 스토킹 혐의로 고소된 후 경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 앞으로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 진술을 받아들이고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는데, 불구속 상태였던 전 씨는 이후에도 A 씨에게 계속 연락하며 형량을 줄이기 위해 합의를 종용했다. 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0월 사건이 표면화된 후 약 1년 동안 이처럼 여러 차례 법원과 검경이 전 씨의 범행을 막을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움 받고 싶다” 첫 고소 후 영장 기각경찰에 따르면 2019년부터 스토킹에 시달린 A 씨는 지난해 10월 4일 “도움을 받고 싶다”며 처음으로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전 씨에게 여러 차례 ‘A 씨에게 연락하지 말라’는 경고성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전 씨는 연락을 자제하는 대신에 거꾸로 “돈을 주지 않으면 유포하겠다”며 A 씨에게 불법 촬영한 영상물을 보냈다. 해외 웹하드 주소 등 유포를 암시하는 캡처 화면을 보내면서 “자살하겠다”고도 협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지난해 10월 7일 불법 촬영과 협박 혐의로 경찰에 전 씨를 고소했고, 다음 날 경찰은 전 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구속사유 심사 시 범죄의 중대성 및 재범 위험성과 함께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도 감안해야 하는데 이런 고려가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사건 관계 변호사는 “전 씨가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점이 영장 심사 때 참작됐다는 말이 나온다”며 “피해자 입장을 고려한 발부 기준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사 단계 신변보호 미흡경찰은 지난해 10월 고소 후 한 달 동안 A 씨를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 시스템에 등록했다. 하지만 이후 A 씨가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기간을 연장하거나, 스마트워치 지급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접근 금지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21일 시행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경찰은 스토킹 행위 시 가해자에게 △100m 이내 접근 금지 △피해자 통신 접근 금지 △유치장·구치소 유치 등의 잠정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상 징후가 없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주위 시선 때문에 피해자가 보호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가해자에 대한 분리 조치가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2차 고소 후 “더 적극적 조치 있었어야”전 씨는 수사 중인 상황에서도 A 씨에 대한 연락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A 씨는 올 1월 전 씨를 다시 고소했다. 경찰은 이때 ‘앞으로 연락하지 않겠다’는 말을 믿고 전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는데, 당시 좀 더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혐의를 인정한 발언은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것인데 이 말만 믿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올 5월 재판이 시작되고 검찰이 징역 9년을 구형하자 전 씨는 합의를 종용하며 스토킹을 이어갔다.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도록 한 스토킹처벌법상 반의사불벌죄가 2차 피해를 조장한 것이다. 원하던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전 씨는 결국 1심 선고 전날 지하철역으로 찾아가 A 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3년여 동안 전 씨가 A 씨에게 문자 등으로 접촉한 횟수는 총 370여 차례에 달한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검찰이 9년을 구형했을 때 전 씨가 피해자에게 접근할 것이란 사실은 이미 예견됐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전 직장 동료인 역무원 A 씨(28)를 흉기로 살해한 전모 씨(31)가 올해 초 A 씨가 고소한 스토킹 혐의 관련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전 씨가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피하기 위해 이같이 진술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 씨는 15일 살인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에선 "피해자가 합의해주지 않아서 보복성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A 씨가 전 씨를 올 1월 스토킹 혐의로 재차 고소했을 당시 전 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진술했다. 또 “앞으로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겠다”며 범행 재발 방지도 약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당시 전 씨의 진술은 실제 범행을 뉘우치기보다는, 구속영장을 피하기 위한 계산된 발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전 씨를 스토킹 혐의로 조사한 경찰은 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피의자가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며 앞서 지난해 10월 불법 촬영 혐의 등과 관련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점을 비춰 구속이 필요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전 씨는 15일 살인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에서는 '보복 범행'을 인정했다. 전 씨는 “피해자가 불법 촬영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합의를 요청했지만, 피해자가 스토킹 혐의로 추가 고소했고, 이것 때문에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가 지난해 A 씨를 협박한 구체적인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2019년 11월부터 전 씨의 스토킹에 시달리던 A 씨는 지난해 10월 4일 "스토킹을 당하고 있어 경찰 도움을 받고 싶다"며 112에 신고했다. 해당 신고를 접수한 경찰 수사관이 전 씨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말라'는 경고성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도 전 씨는 불법 촬영물을 A 씨에게 전송하며 협박했다. A 씨로부터 불법 촬영과 협박 혐의로 고소당한 다음 날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전 씨는 서울 유명 4년제 대학을 졸업했으며 회계 관련 자격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이 구속 여부를 판단할 때 전문직 등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피의자는 도망할 우려가 적다고 판단하기도 한다"며 “이 부분이 영장 기각에 참작됐을 수 있다”고 했다.서울 중부경찰서는 15일 전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16일 오후 3시 전 씨에 대해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또 영장 기각 뒤 ‘스토킹 살인’ 14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이 전 직장 동료 전모 씨(31)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다. 약 3년 동안 전 씨의 스토킹과 협박에 시달리던 피해 여성은 지난해 10월 전 씨를 경찰에 불법 촬영 혐의로 고소하며 수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경찰이 전 씨를 긴급 체포하고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올 1월 스토킹 혐의로 재차 고소했지만 스토킹은 계속 이어졌고, 결국 전 씨는 재판 선고일 하루 전 피해 여성을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법원과 수사기관의 소극적 조치가 스토킹을 막지 못하고, 결국 보복 범죄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지하철에서 여성 역무원이 근무 중 흉기에 찔려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입사 동기로 3년여 전부터 여성을 스토킹하던 같은 회사 직원 전모 씨(31)였다. 피해자가 불법 촬영과 스토킹을 이유로 2번이나 고소했음에도 법원은 용의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경찰과 검찰은 가해자의 접근을 막지 못했다. 이를 두고 ‘막을 수 있었던 범죄’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망으로 스케줄 파악해 범행”서울 중부경찰서는 15일 서울 중구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서울교통공사 역무원 A 씨(28)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전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전 씨는 전날 오후 7시 50분경부터 역사 내 화장실 앞에 숨어 A 씨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지난해 불법 촬영 혐의로 고소된 후 직위 해제됐지만 공사 직원 신분을 유지하던 전 씨는 내부망을 통해 A 씨가 오후 6시부터 야간근무에 투입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망으로는 개인 연락처, 구내전화를 비롯해 근무지 정보, 근무 형태, 담당 업무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전 씨는 A 씨가 역내 순찰을 하다 오후 8시 56분경 여자화장실에 들어가자 곧장 흉기를 휘둘렀고, A 씨는 화장실 비상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구조 신고를 접한 다른 직원과 시민이 달려가 현장에서 전 씨를 제압했다. 하지만 오후 9시 7분경 심정지 상태로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에서 전 씨는 오래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흉기도 미리 준비했고, 범행 당시에는 일회용 위생모를 쓰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 씨가 범행 당시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위생모를 착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3년여 동안 스토킹…최근까지 합의 종용A 씨와 전 씨는 2018년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했다. A 씨의 가족들은 ‘A가 3년여 전부터 전 씨로부터 스토킹을 당했다’고 전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 씨는 A 씨에게 300차례 이상 전화를 하고 메시지 등을 남기며 계속 접촉을 시도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전 씨는 A 씨에게 “불법 촬영한 영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고, A 씨는 불법 촬영과 협박 등의 혐의로 전 씨를 고소했다. 이 사건으로 직위 해제된 전 씨는 이후에도 스토킹을 멈추지 않았다. “내 인생 망치고 싶냐, 합의하자”, “원하는 조건이 뭐냐. 다 맞춰주겠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20여 건 보냈다고 한다. 이에 A 씨는 올 1월 전 씨를 스토킹 혐의로 재차 고소했다. 전 씨는 총 5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검찰은 지난달 18일 그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전 씨는 15일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범행을 저질렀다. 전 씨는 범행 당일에도 법원에 두 달 치 반성문을 제출했으며, 이전에도 반성문을 지속적으로 낸 것으로 확인됐다. 아버지와 한동안 소원했던 A 씨는 사건 발생 직전 화해했다고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15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A 씨 큰아버지는 “3일 전 아버지에게 ‘1년간 아빠를 오해했어요. 정말 미안해요’라고 보냈다는데 그게 마지막 편지가 됐다”며 “서울 한복판 지하철역 안에서 정복을 입은 직원이 근무 중에 살해당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통해했다.○ 영장 기각, 신변보호 중단 후 보복 살인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막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전 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올 2월에도 스토킹을 당해 신변보호 대상자였던 40대 여성이 검찰이 구속영장을 반려한 후 풀려난 범인의 흉기에 찔려 숨졌는데 유사한 일이 이번에도 반복된 것이다. 사건 관계자는 “전 씨가 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점이 영장 기각에 참작됐다고 본다”고 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첫 고소장을 제출한 다음 날부터 한 달 동안 신변보호 조치를 받았지만 이후에는 신변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스마트워치 지급 등은 A 씨가 거절했다. A 씨가 원치 않아 신변보호 기간도 연장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가 올 1월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을 때는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범죄 가능성, 잠재적 위협까지 수치화해 신변보호 조치를 경찰이 선제적으로 판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관계 부처에 긴급 지시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퇴근 후 사건 현장을 찾아 “법무부 장관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서울 지하철에서 여성 역무원이 근무 중 흉기에 찔려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입사동기로 3년여 전부터 여성을 스토킹하던 같은 회사 직원 전모 씨(31)였다. 피해자가 불법촬영과 스토킹을 이유로 2번이나 고소했음에도 법원은 용의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경찰과 검찰은 가해자의 접근을 막지 못하면서 ‘막을 수 있었던 범죄’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망으로 스케줄 파악해 범행” 서울 중부경찰서는 15일 서울 중구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서울교통공사 역무원 A 씨(28)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전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전 씨는 이날 오후 7시 50분경부터 역사 내 화장실 앞에 숨어 A 씨가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고 한다. 지난해 불법촬영 혐의로 고소된 후 직위해제됐지만 공사 직원 신분을 유지하던 전 씨는 내부망을 통해 A 씨가 오후 6시부터 야간근무에 투입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A 씨가 역내 순찰을 하다 오후 8시 56분경 여자화장실에 들어가자 흉기를 휘둘렀고, A 씨는 화장실 비상벨로 도움을 요청했다. 구조 신고를 접한 다른 직원과 시민이 달려가 현장에서 전 씨를 제압했다. 하지만 오후 9시 5분경 심정지 상태로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에서 전 씨는 오래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흉기도 미리 준비했고, 범행 당시에는 일회용 위생모를 쓰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3년여 동안 스토킹…최근까지 합의 종용 A 씨와 전 씨는 2018년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했다. A 씨의 가족들은 ‘A 씨가 3년여 전부터 전 씨로부터 스토킹을 당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전 씨는 A 씨에게 “불법 촬영한 영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고, A 씨는 불법촬영과 협박 등의 혐의로 전 씨를 고소했다. 이 사건으로 직위해제된 전 씨는 이후에도 스토킹을 멈추지 않았고, A 씨는 올 1월 전 씨를 스토킹 혐의로 재차 고소했다. 전 씨는 총 5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검찰은 지난달 18일 그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이후 전 씨는 여러 차례 A 씨에게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15일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A 씨의 여동생은 “언니가 친척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고 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울먹였다. A 씨의 큰아버지는 “서울 한복판 지하철역 안에서 정복을 입은 직원이 근무 중에 살해당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순찰을 돌 때 2인 1조로 움직여야 한다는 매뉴얼조차 없었다”고 비통해했다.●영장 기각, 신변보호 중단 후 보복살인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막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전 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올 2월에도 스토킹을 당해 신변보호 대상자였던 40대 여성이 검찰이 구속영장을 반려한 후 풀려난 범인의 흉기에 찔려 숨졌는데 유사한 일이 이번에도 반복된 것이다. A 씨는 지난해 10월 첫 고소장을 제출한 다음날부터 한달 동안 신변보호 조치를 받았지만 이후에는 신변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스마트워치 지급 등은 A 씨가 원치 않아 진행되지 않았다. A 씨가 원치 않아 신변보호 기간도 연장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가 올 1월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을 때는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범죄 가능성, 잠재적 위협까지 수치화해 신변 보호 조치를 경찰이 선제적으로 판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배우 이상보 씨(41)가 마약을 투약한 상태로 대낮에 서울 강남 주택가를 배회하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0일 ‘마약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남성이 뛰어다닌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오후 2시경 이 씨를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긴급체포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출동 후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간이 시약검사를 진행했고 양성 반응이 나오자 이 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이 씨는 취한 듯 언행과 걸음걸이가 불안정한 상태로 휘청거리는 모습이었으며, 입 주변에 구토 자국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1차 조사를 마친 후 이날 이 씨를 석방했는데,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다시 불러 투약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 씨는 2006년 KBS 2TV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로 데뷔했다. 이후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지난해 방송된 KBS 2TV 일일드라마 ‘미스 몬테크리스토’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현재 이 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배우 이상보 씨(41)가 마약을 투약한 상태로 대낮에 강남 주택가를 배회하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0일 ‘마약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남성이 뛰어다닌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오후 2시경 이 씨를 논현동 자택에서 긴급체포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출동 후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간이 시약검사를 진행했고 양성 반응이 나오자 이 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이 씨는 취한 듯 언행과 걸음걸이가 불안정한 상태로 휘청거리는 모습이었으며, 입 주변에 구토 자국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1차 조사를 마친 후 이날 이 씨를 석방했는데,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다시 불러 투약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 씨는 2006년 KBS 2TV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로 데뷔했다. 이후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지난해 방송된 KBS 2TV 일일드라마 ‘미스 몬테크리스토’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현재 이 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폭우로 침수된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내려갔다가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반복되는 가운데, 행정안전부 산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연구원)이 지난해 ‘지하공간 침수방지 매뉴얼’을 보완하자는 의견서를 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의 매뉴얼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인데 의견을 낸 후 약 1년 5개월이 지나도록 매뉴얼은 바뀌지 않았다. 이를 두고 “행안부가 즉각 매뉴얼을 고쳤다면 태풍 ‘힌남노’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매뉴얼 개정됐다면 피해 줄었을 수도”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연구원은 지난해 4월경 “‘지하공간 침수방지를 위한 수방기준 실무매뉴얼’(매뉴얼)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서를 행안부에 제출했다. 행안부가 작성해 활용을 권고하고 있는 이 매뉴얼은 지방자치단체와 아파트·건물 관리 담당자들의 침수 시 재난 대응 기준으로 활용된다. 연구원은 의견서를 통해 △(사전에) 지하공간 침수 시 대피요령 홍보 콘텐츠 마련 △대피 방송 시 행동요령 안내 △계단 폭이 2m 이상인 경우 좌·우측 난간을 만들어 대피 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 △침수 시 쉽게 열 수 있도록 출입문이 지하공간 쪽으로 열릴 수 있도록 설치 안내를 할 것 등의 내용을 기존 매뉴얼에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호우 시 침수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반지하주택, 지하주차장 등의 대비 태세를 강화하자는 취지였다. 전문가 사이에선 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7명의 인명 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 아파트에 이 같은 매뉴얼이 적용됐을 경우 인명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매뉴얼은 의견서 제출 후 1년 5개월 정도 지난 지금까지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TF) 등을 만들어 매뉴얼을 바꾸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면서도 “아직 1차 연구만 끝난 상황이라 매뉴얼에 반영되지 않았다. 매뉴얼이 새로 만들어지려면 2025년경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가 나타나는 점을 감안해 적절한 대응 매뉴얼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차수판 등 안전시설 설치, 침수 시 세부 안내 요령 등은 지금 매뉴얼에 부족한 부분”이라며 “기상 이변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매뉴얼 재점검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물 50cm 차오르면 성인도 문 못 열어”연구원은 개선안을 마련하면서 실제 침수 상황을 가정하고 진행한 2014년 실험을 참고했다. 당시 실험에선 물이 30cm(정강이 높이) 이상 차오르면 일부 성인이 출입문을 열기 어려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이 50cm(무릎 높이)까지 차올랐을 때는 실험에 참여한 성인 5명 중 아무도 문을 열지 못했다. 지난달 중부지방 폭우 당시 반지하주택에서 사망자가 나온 것도 문을 열지 못해 지하에 고립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구원은 물이 약간이라도 차오르는 것처럼 보이면 즉시 대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침수된 지하공간에서 대피할 때 계단 난간을 붙잡고 이동해야 하며, 몸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향하도록 허리를 숙이는 게 좋다고 했다. 하이힐이나 슬리퍼를 신고 있다면 균형을 잃을 수 있으니 신발을 벗고 맨발로 대피하는 게 낫다. 연구원은 대피 방송 역시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지하공간 침수 시 시민들이 급박하게 대피하는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질서 있게 대피할 수 있도록 계단 탈출 요령과 난간 이용 등을 시청각 장비와 자료로 안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포항=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서울 광진경찰서 소속 정주엽 경사가 6일 국회의장 공로장을 수여받았다. 국회 사무처는 정 경사에게 국회의장 공로장을 수여했다고 6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김진표 국회의장을 대신해 공로장을 정 경사에게 전달했다. 정 경사는 지난해 8월 광진구의 한 빌라에서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아내를 감금한 채 흉기를 들고 자해 소동을 벌이던 남편과 대치하던 정 경사가 남편이 방심한 사이 방검장갑을 낀 손으로 흉기를 제압한 덕분에 인명 피해 없이 남편을 검거할 수 있었다. 정 경사는 특전사 출신으로 도합 7단을 보유한 무술 유단자다. 국회의장 공로장은 국가와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자 등에게 주는 표창으로, 국회의원이나 장관 시·도지사의 추천을 받아 수상자를 선정한다. 정 경사를 추천한 고 의원은 “정주엽 경사의 헌신에 작은 보답이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치안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경찰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윤이기자 yunik@donga.com}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동해안을 빠져나간 가운데, 출근 시간대 서울 도심 주요 도로 통제가 지속되며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다만 대중교통은 모두 정상 운행된 데다 일부 회사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하거나 출근 시간을 늦추면서 우려했던 수준의 ‘출근길 대란’을 벌어지지 않았다. 6일 서울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올림픽대로(가양대교~동작대교) 구간, 강변북로(마포대교~한강대교) 등 서울 10개 주요 도로의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취재팀이 오전 8~9시 사이 동작, 마포, 영등포, 종로 등 주요 도심 출근길을 확인한 결과 차량 진입이 막힌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주변의 정체가 심했다. 특히 동작구 일대는 올림픽대로로 진입하려는 차들과 현충로에 지체된 차들이 뒤섞이면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이날 자동차를 타고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병원을 찾은 시민 A 씨는 “평소엔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오늘은 2시간 30분이 걸려서 왔다”라며 “차가 막힐 걸 우려해서 일찍 나오긴 했지만 막혀도 너무 막힌다”라고 토로했다. 다만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모두 정상 운행하면서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시민 불편은 거의 없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직장을 다니는 김모 씨(26)는 “매일 아침 8시까지 회사로 버스 타고 출근하는데, 오늘 출근길도 평소와 다름없었다”라고 했다. 일부 회사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하거나 출근 시간을 늦추면서 평소보다 대중교통 수요가 줄어든 점도 출근길 대란을 피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회사 지침에 따라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출근한 직장인 박모 씨(26)는 “출근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버스 안 승객도 별로 없고 길도 거의 막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이날 오전 11시 35분 강변북로(한강대교~한강철교 북단)와 동부간선도로(성수JC~군자교), 내부순환도로(마장~성수JC) 3개 주요 도로의 일부 구간 통제가 해제됐다. 이승우기자 suwoong2@donga.com김윤이기자 yunik@donga.com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이소정기자 sojee@donga.com}
“얼마 전 수해를 겪었는데, 추석을 앞두고 태풍까지 온다니….”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권모 씨(50)는 3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권 씨는 전날 도축된 소고기 한 팩을 정가(2만∼2만5000원)의 반값 이하인 1만 원에 팔고 있었다. 권 씨는 “강풍에 비까지 내리면 시장의 주요 손님인 어르신들이 아예 외출하지 않는다. 명절까지 며칠 남긴 했지만 들여온 고기를 다 못 팔 것 같아 일찌감치 떨이로 팔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요새 물가가 올라 손님들이 가뜩이나 지갑을 안 여는데, 추석 대목은 벌써 물 건너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중 대목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태풍 힌남노 상륙’이라는 악재가 터지자 안 그래도 고물가와 소비침체로 신음하던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 “침수 피해가 엊그제인데…”동아일보 취재팀이 3, 4일 찾은 서울 전통시장 상인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10여 년 만에 최악의 추석 명절이 될 것 같다”면서 울상을 짓고 있었다. 지난달 폭우 당시 절반가량이 침수 피해를 입은 남성사계시장 상인들은 조금씩 되찾아가던 상가 모습을 태풍이 다시 짓밟아 놓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 반찬가게 직원 A 씨는 “폭우 때 빗물이 가게에 차올라 침수된 냉장고를 전부 새 걸로 바꿨는데, 다시 태풍이 올라온다니 걱정 때문에 잠이 안 올 지경”이라고 했다. 지난달 8일 수해 당시 매장 31곳이 물에 잠긴 서울 강남구 영동전통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64)는 “수해로 가게 냉장고 6대가 망가졌는데 아직 수리를 못 해 장사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태풍까지 온다니 장사를 시작한 후 12년 만에 맞는 최악의 명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가 올라 남는 것 없어”“재료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제발 많이 달라고 떼쓰지 마세요(정말 너무너무 힘듭니다).” 4일 남성사계시장의 한 반찬가게 간판에는 주인의 절절한 심정이 적혀 있었다. 이 반찬가게 직원은 “손님들에게 ‘덤’을 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고물가로 인한 원가 부담이 전통시장의 미덕인 ‘덤’까지 사라지게 만든 것. 이 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서인희 씨(59)도 “물가가 많이 오른 탓인지 시장을 오가는 손님들 장바구니가 대부분 비어 있다”며 “요즘 매출이 보통 추석 대목 때의 반도 안 되는 거 같다”고 하소연했다.○ “거래처 사라지니 폐업할 수밖에”수해, 고물가, 소비 침체의 ‘3중고’를 이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곳도 적지 않다. 영동전통시장의 한 도시락 가게는 지난달 8일 수해를 입은 뒤 폐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가게로 들어찬 물은 빼냈지만 냉장고와 집기를 모두 쓸 수 없게 됐고, 영업을 재개할 만한 자금도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같은 시장에서 1985년부터 운영했다는 식품·건어물 가게 주인 B 씨(75)도 “물가가 오르고 소비는 침체됐는데 설상가상으로 가게에서 재료를 사가던 동네 음식점마저 하나둘씩 문을 닫는 터라 나도 장사를 접을 생각”이라고 했다.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난지원금이라도 조속히 지급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인은 “물난리가 난 직후 구청장, 국회의원도 왔다 갔고 피해액도 조사했는데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아무 조치가 없다”며 취재진에게 “추석 전 받으면 연휴 장사라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위원(국무총리 포함) 17명의 평균 재산이 41억4699만 원으로 파악됐다. 문재인 정부(17억5725만 원)와 박근혜 정부(18억4533만 원) 초대 국무위원 평균 재산보다 크게 높았다. 이날 재산이 공개된 현 정부 국무위원 중에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서울 서초구 아파트(21억6100만 원)와 120억 원 상당의 예금 등 총 160억4305만 원을 신고해 가장 많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85억90만 원을 신고했다. 국무위원이 아닌 공직자까지 합칠 경우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92억449만 원을 신고해 가장 많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올 3월 사법연수원 부원장 시절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 전세권과 서초구 아파트 등 39억3799만 원을 신고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