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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며 가입을 선동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리나라의 시리아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이는 2016년 제정된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첫 사례다.27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39)에게 “(원심은)피고인의 행위가 테러단체 가입이 실행되는 것을 목표로 충동하고 격려하거나 부추기는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해 심리했어야 했다”며 유죄 취지로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A 씨는 2007년 한국에 입국해 수도권의 폐차장 등을 돌면서 일하던 중 2015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IS 홍보 영상 등을 올려 단체 가입을 선동했다. 또 함께 일하던 지인에게 가입을 권유한 혐의도 받고 있다.검찰은 2018년 A 씨를 구속 기소했다.1심은 테러단체 가입 선동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 법원은 “테러단체 가입을 선동했다는 점에 대한 검사의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대법원은 5년 넘게 심리한 끝에 A 씨에게 테러방지법 위반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글과 영상을 게시하고 선전 매체 명의 계정의 텔레그램을 링크하는 행위는 테러단체의 활동에 대한 단순한 지지·찬양·동조를 넘어 테러단체인 IS에 가담·동참하는 행위를 고무하는 취지로 이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기환송 이유을 밝혔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지난해 성범죄 혐의가 인정돼 소년법상 보호 처분을 받은 소년범이 약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43명은 소년원에 보내졌다. 전체 범죄 가운덴 절도죄로 법정에 선 경우가 1만7000여건에 달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7일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소년보호 사건으로 접수된 청소년 5만94명 중 성범죄로 재판받은 청소년은 총 3701명이었고, 그중 판사가 혐의를 인정해 보호 처분을 내린 경우는 2963명이었다. ‘소년보호 사건’은 수사기관이 만 19세 미만 소년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지방법원·가정법원 소년부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법원은 사건을 심리한 뒤 죄질 등을 고려해 사회봉사나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기본적으로 죄질이 나쁘지 않을 때 소년재판을 받는 것이지만 강간 등 중범죄를 저지르고 혐의가 인정됐는데도 가벼운 처분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성범죄로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 2963명의 구체적 혐의는 형법상 강간죄(50명), 강제추행(223명), 성폭력처벌법 위반(1797명),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893명) 등이었다. 이중 143명(4.8%)은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 돼 1개월∼2년의 범위에서 소년원에 송치되기도 했다. 1794명(60.5%) 가량은 상대적으로 경미한 처분인 보호자위탁·수강명령·사회봉사 등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전체 범죄로 보호 처분을 받은 청소년은 총 3만253명이다. 처분 시점을 기준으로 16세가 5149명(17%), 15세가 4981명(16.4%), 14세가 4704명(15.5%) 순으로 많았다.범죄 유형별로는 절도죄로 법정에 선 경우가 1만7315명(접수건 기준·34.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기죄 (4784명·9.6%),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죄(3916명·7.8%), 일반폭행(3681명·7.3%) 등 순이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변리사 실무 수습 과정에 성취도 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특허청장의 재량으로 변리사 자격 부여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변리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두고 위헌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6일 성명을 내고 특허청이 입법 예고를 마친 이번 개정안에 대해 “변리사법의 위임근거 없이 특허청장이 실무수습 인정 여부를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위헌적”이라고 비판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개정안은 변리사 실무수습 과정에 성취도 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특허청장이 정하는 기준에 교육생의 평가 결과가 미달하면 실무수습을 불인정해 변리사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문제는 변리사법 제3조가 변리사시험에 합격하거나 ‘변호사법’에 따라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실무수습을 마친 사람은 변리사의 자격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변회는 “해당 조항은 ‘실무 수습을 마칠 것’을 요건으로 정하고 있을 뿐, 실무 수습자의 ‘성취도 평가 통과’를 변리사 자격취득 요건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특허청장이 고시하기만 하면 실무수습 실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모호하고 포괄적인 규정(시행규칙 개정안 제4조 2항)까지 뒀다”며 “이러한 개정안 내용은 변리사법의 위임 범위를 명백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법조계에서는 차별적인 변리사 자격 부여 우려도 나온다. 현행 집합교육의 경우 변리사시험 합격자는 매년 상반기에, 변호사 자격 보유자는 매년 하반기에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집합교육 시기에 따라 교육기관 평가실무자의 성취도 평가가 차별적으로 진행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변회는 “해당 개정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며 “아울러 개정안 시행이 강행된다면 필요한 모든 절차와 방법을 통해 부당한 대우를 받는 회원이 나오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법관 임용에 필요한 최소 경력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임용 자격 완화’ 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검사, 변호사 등 법조 경력자를 법관으로 임용하는 ‘법조 일원화 제도’를 국내 현실에 맞게 일부 수정하면서 ‘법관 고령화와 우수 인력 이탈’ 우려에 대한 급한 불을 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는 26일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법원조직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기존 법은 법관이 되려면 내년부터 최소 7년, 2029년부터는 10년의 경력을 갖추도록 하는 자격요건을 규정하고 있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이를 ‘5년’으로 완화하는 것이다. 법조 일원화 제도는 사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법관을 임용해 국민 신뢰를 받겠다는 취지로 미국식 제도를 본떠 2013년 도입됐다. 하지만 판사가 재판 절차를 진행하고 사실 인정은 배심원이 담당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판사가 증거조사부터 판단까지 모두 담당하는 등 구조적 차이가 컸다. 이 같은 제도를 정착시키려면 1심 단독 재판화, 법관 보수 현실화 등 전제조건이 선행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우수 인력 임용이 어려워지는 등 부작용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경력자를 뽑다 보니 법관들의 평균연령은 2010년 38.9세에서 지난해 44.6세까지 상승했다. 체력 문제 등으로 인해 판사들이 사건 처리에 부담을 느끼게 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역시 올 6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행) 미국식 법관임용제는 우리나라 현실과 안 맞는다”며 “체력이 좋아 기록을 꼼꼼히 볼 수 있는 젊은 배석판사와 경륜을 토대로 유무죄를 가릴 수 있는 재판장이 상호 보완 관계를 이룰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법조 일원화 도입 당시 문제가 된 ‘젊은 재판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재판장을 할 수 있는 최소 법조 경력을 현재 5년에서 10년으로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회 경험을 갖춘 판사와 젊고 유능한 판사를 모두 임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현실성 있게 개선한 것”이라며 “공정하고 신뢰받는 재판을 위한 밑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윤관석 전 의원 등의 판결문에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전현직 의원 11명의 실명이 적시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윤 전 의원 등의 정당법 위반 혐의 1심 판결문에 2021년 4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지지 국회의원 모임 참석자 11명의 이름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 모임에서 윤 전 의원이 허종식 의원과 이성만 전 의원, 임종성 전 의원에게 각각 3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전달한 것으로 인정해 지난달 30일 이들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윤 전 의원과 이 전 의원에게는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 허 의원과 임 전 의원에게는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나머지 참석자인 민주당 김영호 민병덕 박성준 백혜련 전용기 의원, 박영순 전 의원,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의 이름도 판결문에 적시했다. 재판부는 윤 전 의원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통화 내용 등을 근거로 이 모임에서 돈봉투가 전달됐다고 판단했다. 당시 윤 전 의원은 이 전 부총장에게 “오늘 그, 어제 그거 의원이 많아서 다 정리를 해버렸는데 모자라”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윤 전 의원이 언급한 ‘그거’가 돈봉투를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윤 전 의원을 제외하고 실명이 기록된 다른 전현직 의원들의 돈봉투 수수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해당 모임에서 돈봉투가 전달된 사실을 재판부가 인정한 만큼 실명이 거론된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는 현역 의원들에 대해서는 강제수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윤관석 전 의원 등의 판결문에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전현직 의원 10명의 실명이 적시됐다.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윤 전 의원 등의 정당법 위반 혐의 1심 판결문에 2021년 4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지지 국회의원 모임 참석자 11명의 명단을 실었다. 돈봉투를 살포한 주체로 지목된 윤 전 의원이 포함된 숫자다.재판부는 이 자리에서 윤 전 의원이 허종식 의원과 이성만 전 의원, 임종성 전 의원에게 각각 3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전달한 것으로 인정해 이들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윤 전 의원과 이 전 의원에게는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허 의원과 임 전 의원에게는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재판부는 나머지 참석자인 민주당 김영호·민병덕·박성준·백혜련·전용기 의원, 박영순 전 의원,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의 이름도 판결문에 포함했다.재판부는 윤 전 의원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통화 내용 등을 근거로 이 모임에서 돈봉투가 전달됐다고 판단했다. 당시 윤 전 의원은 이 전 부총장에게 “오늘 그, 어제 그거 의원이 많아서 다 정리를 해버렸는데 모자라”, “거기 5명이 빠졌더라고. 오늘 안 나와갖고. 그래서 나는 인천 둘하고 원래 종성이 안 줄라고 그랬는데, 애들이 보더니 또 ‘형님, 기왕 하는 김에 우리도 주세요’ 또 그래 갖고 거기서 3개 뺏겼어”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윤 전 의원이 언급한 ‘그거’에 대해 “전날 저녁 이정근이 준 돈봉투 10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대화 속 표현들과 국회 출입 기록 등을 근거로 “윤관석은 의원들이 한 번에 모이는 자리에서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제공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공개된 장소라 돈봉투가 살포되기 어려웠다는 윤 전 의원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참석자가 송영길을 지지하는 의원들과 그들의 보좌관, 송영길 의원실 소속 직원들에 한정됐던 점 등을 고려하면 다소 공개적으로 운영된 사정이 있다고 해 국회의원 모임에서 돈봉투 제공 및 수수가 이뤄질 수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실명이 기재된 다른 전현직 의원들의 돈봉투 수수 여부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다. 다만 법조계에선 해당 모임에서 돈봉투가 살포된 사실을 인정한 만큼 실명이 거론된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중 현역 의원인 6명은 의정활동 등을 이유로 검찰의 거듭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강제 수사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대법원이 심리 중인 민사 소송 중 절반은 일명 ‘소송왕’으로 불리는 단 1명이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 대법원이 심리 중인 민사 사건은 총 7283건인데, 그중 정모 씨가 낸 소송이 3830건(52%)이었다. 2년 이내 종결되지 않은 사건 4154건 중엔 3829건(92%)이 정 씨의 소송이었다. 정 씨는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6년부터 법관과 법원 공무원, 보험 회사 등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이 각하되면 불복해 항소하고 대법원 판결에는 재심 청구를 반복하는 식이다. 소송을 제기할 때 내야 하는 인지·송달료도 제대로 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가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대법원에 제기한 사건은 총 3만7425건이다. 서울고법에는 1만5937건, 서울중앙지법에는 1만4328건을 냈다고 한다. 이는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와 법원 통계 왜곡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의 올해 상반기(1∼6월) 민사 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13.9개월로 집계됐다. 2022년 11.7개월, 지난해에는 7.9개월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재판 지연이 심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 씨가 제기한 사건들을 제외하면 오히려 평균 처리 기간은 올해 상반기 4.2개월로 2022년(4.9개월), 지난해(4.4개월)에 비해 빨라졌다. 민사소송법이 개정돼 지난해 10월부터는 정 씨 같은 소권 남용인에게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접수를 보류할 수 있다. 다만 대법원 관계자는 “접수를 보류하기 위해서는 내용을 살펴야 하는 만큼 소권 남용을 제한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대법원이 심리 중인 민사 소송 중 절반은 일명 ‘소송왕’으로 불리는 단 1명이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 대법원이 심리 중인 민사 사건은 총 7283건인데, 그중 정모 씨가 낸 소송이 3830건(52%0이었다. 2년 이내 종결되지 않은 사건 4154건 중엔 3829건(92%)이 정 씨의 소송이었다.정 씨는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6년부터 법관과 법원 공무원, 보험 회사 등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이 각하되면 불복해 항소하고 대법원 판결에는 재심 청구를 반복하는 식이다. 소송을 제기할 때 내야 하는 인지·송달료도 제대로 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가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대법원에 제기한 사건은 총 3만7425건이다. 서울고법에는 1만5937건, 서울중앙지법에는 1만4328건을 냈다고 한다.이는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와 법원 통계 왜곡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의 올해 상반기(1~6월) 민사 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13.9개월로 집계됐다. 2022년 11.7개월, 지난해에는 7.9개월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재판 지연이 심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 씨가 제기한 사건들을 제외하면 오히려 평균 처리 기간은 올해 상반기 4.2개월로 2022년(4.9개월), 지난해(4.4개월)에 비해 빨라졌다. 민사소송법이 개정돼 지난해 10월부터는 정 씨 같은 소권 남용인에게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접수를 보류할 수 있다. 다만 대법원 관계자는 “접수를 보류하기 위해서는 내용을 살펴야 하는 만큼 소권 남용을 제한하는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가운데 1심 선고 결과가 이 대표의 정치 활동 향방을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 당선을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 사안이 중대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11월 15일 오후 2시 반으로 지정했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2021년 한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말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법조계에서는 유무죄 여부, 유죄시 형량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이 대표가 1심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 받으면 향후 정치 활동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대법원의 확정 판결까지 나와야 피선거권이 박탈되지만, 1심 결과만으로도 이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수 있을지 여부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피선거권을 5년간 잃게 된다. 만약 1심 선고 결과가 1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일 경우에는 이 대표 측이 한숨 돌리고 향후 대선 출마를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경우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사범’이라는 부정적 인식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반면 1심에서 전부 무죄가 나올 경우 이 대표의 대선가도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검찰을 향해서는 정치적 수사라는 비판이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이 대표는 20일 결심공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권력을 남용해 증거도 조작하고 사건도 조작했지만 모든 일이 역사에 남고 국민과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사필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대표는 이 사건 외에도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의혹 사건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위증교사 사건의 결심 공판은 이달 30일 열린다. 통상 결심공판 한 달여 후 선고기일이 잡히는 것을 감안하면 위증교사 사건 역시 늦어도 11월 중에는 1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에서 만약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피선거권을 5년간 잃게 된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그래서 그 사건 어떻게 됐더라?” 할 때 정작 결말을 모르는 경우가 있지 않으셨나요? 사건은 ‘수사기관의 수사나 당사자의 소 제기’로 시작되지만, 결국 ‘법원의 판결’로서 끝이 납니다. 사건의 시작과 끝 사이, 법정에선 치열한 사실관계와 법리 다툼이 벌어지고 이 내용이 판결문에 기록됩니다. 법정의 가장 앞자리, 1열에서 사건의 디테일과 결말을 전해드립니다.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범죄를 직접 실행한 자)이 범행을 한다는 정(뜻)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방조죄 성립은)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을 인식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 족하다.-‘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심 판결문 속 ‘방조’ 혐의에 대한 법리추석 연휴 직전인 이달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연루 의혹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있었습니다. 독일 자동차브랜드인 BMW의 국내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는 시가총액 1400억 원 남짓의 코스닥 상장사일 뿐이고, 주가조작 의심을 받는 시기도 2009년 12월~2012년 12월로 이미 10년 이상 지난 시점의 일입니다. 재판에 넘겨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물인 것도 아닙니다. 언뜻 자본시장의 흔한(?) 주가조작 사건처럼 보이는 오래전 사건이 요즘 정치권과 법조계의 가장 핫(hot) 한 사건이 된 건 단연 ‘김 여사 연루 의혹’ 때문입니다. 의혹 자체는 많이 들어 보셨을테지만, 복잡한 사건 내용 탓에 이 사건이 어떻게 시작됐고 정작 피고인 아닌 김 여사에게 왜 이렇게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지는 헷갈리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상고로 대법원의 최종 결론이 남아있지만, 우선 A4용지 345쪽 분량의 2심 판결문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란?이 사건은 2009년~2012년 권오수 전 회장이 주가조작 선수,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들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를 조작했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이들 9명은 3년여간 91명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주식을 사고팔며 2000원 대였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8000원대까지 끌어올린 혐의로 2021년 12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인위적으로 대량 매집세를 형성해서 회사의 주가를 높였다는 것이죠.10년 전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현 대통령)이 여권과 갈등을 빚던 2020년 무렵이었습니다. 경찰은 2013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내사를 벌였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사건을 종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의 내사보고서가 뒤늦게 언론에 알려지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김 여사 연루 논란이 일었고, 검찰은 권 전 회장 등을 구속 수사한 끝에 기소했지만 김 여사는 공범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준비 과정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에 대해 “김 여사가 결혼하기 전에 ‘주식 전문가’로 소개받은 사람에게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보고 회수한 것이 사실관계의 전부”라며 연루 의혹에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은 12일 권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억 원을 선고하는 등 피고인 9명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김 여사는 왜 하필 도이치모터스를 샀나김 여사는 기소되지 않았지만, 항소심 판결문에는 김 여사의 이름이 87회(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 1회 포함),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가 33회 나옵니다. 지난해 2월 1심 판결문에선 김 여사가 37회 언급됐는데 2배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최 씨는 1심 판결문에 27회 나옵니다.김 여사는 왜 하필 도이치 모터스 주식을 샀던 걸까요? 김 여사와 도이치모터스의 인연은 도이치모터스가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 한 2009년 1월 이전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가 비상장회사이던 시절부터 주식을 보유한 ‘초기투자자’ 였습니다. 도이치모터스는 상장을 준비하며 2007년 12월 제3자 배정방식으로 새 주식 10만 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해 투자자 11명으로부터 50억 원을 조달했는데, 이때 김 여사가 4000주, 모친 최 씨가 6000주의 주식을 배정받았습니다. 당시 김 여사 모녀가 5억 원의 투자금을 넣고 주식을 받은 것입니다. 2심 판결문에는 김 여사 모녀를 ‘권 전 회장과 가까운 지인들’로 표기했습니다.위 유상증자에 참여한 초기투자자들은 모두 피고인 권오수와 가까운 지인들인데, 피고인 권오수는 유상증자 당시 초기투자자들에게 구 도이치모터스의 상장에 실패하면 원금에 이자를 가산하여 반환해주기로 약속하였다(피고인 권오수의 2022. 10. 28.자 원심 증언녹취서 5, 7, 12쪽). -2심 판결문●권오수, 주가조작 선수 김건희에 소개본격적인 주가조작은 2009년 1월 도이치모터스 상장 이후에 이뤄졌습니다. 당시 권 전 회장은 신규사업 진출 등을 위한 자본조달 목적으로 우회상장을 하긴 했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자금을 빌려 재무적 부담이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상장 후 첫 거래 당시 1주당 9550원이던 주가가 2개월 뒤인 2009년 3월 20일 무렵 2900원까지 떨어졌고, 같은 해 11월 에는 1000원 대까지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김 여사 등 초기투자자들의 손익분기점은 1주당 약 2818원이었는데, 이를 훨씬 밑도는 주가 탓에 초기투자자들로부터 압박마저 이어졌다고 합니다.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의 대표이사이자 대주주였던 권 전 회장이 이같이 어려운 상황을 손쉽게 타개하고자 시세조종을 통한 인위적 주가부양에 나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권 전 회장은 2009년 9~10월 무렵 지인으로부터 이모 씨(1차 주가조작 ‘선수’)를 소개받아 만났고, 10~11월 즈음부터 이 씨에게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부양을 위한 주가관리 내지 시세조종을 의뢰했습니다. 권 전 회장은 김 여사 등에게 이 씨를 ‘주식 관리자’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권 전 회장은 이 씨를 미국 유명 MBA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 등 투자회사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주식 및 금융 전문가 ‘존 리’로 소개받았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론 모두 허위였다고 합니다.) 또한 피고인 권오수는 2010. 1. 내지 2.경 주식을 관리하며 수익을 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면서 자신의 지인인 이모 씨, 오모 씨, 김건희, 양모 씨, 김모 씨 등에게 피고인 이 씨(주가조작 선수)를 소개해주었다(증거순번 239, 322, 935, 960, 증거기록 10831, 23202~23205, 23657, 23658쪽). -2심 판결문이 씨는 이후 권 전 회장의 지인 계좌 등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주가 조작에 나섰지만 생각만큼 주가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후 권 전 회장과 갈등을 빚었고, 2010년 10월 21일을 기점으로 주가조작 선수가 한 증권사의 강남센터장으로 근무하던 김모 씨(2차 주가조작 ‘선수’)로 교체됐습니다. 김 씨는 이 씨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계좌를 동원해 주식 시세조종에 나섰고, 이 결과 2010년 10월 1일 2550원이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는 2011년 4월 18일 7930원 까지 상승했습니다. 재판부는 주가조작 선수가 이 씨에서 김 씨로 바뀐 2010년 10월 21일을 기준으로 각각 다른 범죄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고, 이전 주식매매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완성 돼 유무죄를 따질 수 없다고 봤습니다.●김 여사 계좌 주가조작, 공소시효 ‘남음’문제는 1, 2심 모두 김 여사 명의 계좌 3개에서 이뤄진 주식거래를 ‘공소시효’가 남은 주가조작에 쓰인 것으로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권 전 회장은 김 여사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활용되지 않았다며 당시 증권사 담당자와 김 여사가 통화한 녹취록을 제출하며 “증권사 직원의 자체 판단 또는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시킨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오히려 녹취록의 맥락을 볼 때 “권 전 회장 등의 의사 관여하에 거래가 이뤄지고, 증권사 담당자는 그 지시에 따라 주문 제출만 했을 뿐”이라며 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라고 못 박았습니다. 관련 대화는 이렇습니다2010년 10월 28일자 대신증권 녹취록김건희: 여보세요담당자: 예, 교수님. 저, 그, 10만 주 냈고,김건희: 예 담당자: 그, 그거, 누가 가져가네요.김건희: 아, 체, 체결 됐죠.담당자: 예. 토러스 이쪽에서 가져가네요, 보니까.김건희: 그럼 얼, 얼마 남은 거죠?담당자: 이제 8만 개 남은거죠.김건희: 아. 아니, 그니까 그거 나머지 금액이 어떻게 되냐고요. 지금 판 금액이요.담당자: 3100원. -2심 판결문2010년 11월 1일 주가조작 선수들끼리 “매도하라 하셈” 등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7초 만에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주식 8만 주의 매도 주문이 발생했고, 같은 날 증권사 담당자와 김 여사의 녹취록에 “방금 도이치모터스 8만 주 다 매도됐다”는 내용이 담긴 점도 이같은 판단의 근거가 됐습니다. 또 재판부는 김 여사와 다른 증권사 직원 간 녹취록에 “또 전화 왔어요? 사라고?” “그분한테 전화 들어왔죠?” 등의 대화 방식을 고려했을 때 권 전 회장의 관리하에 있는 계좌가 명확하다고 봤습니다.●김 여사, 그래서 얼마를 벌었나?그래서 주가조작에 쓰인 김 여사 계좌의 수익은 얼마일까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수 있지만, 아쉽게도 이 부분은 1, 2심 재판부 모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시세조종행위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의 액수를 산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주식시장은 제 3자의 거래 등 다른 변수가 있는 만큼 부당이득액을 딱 떨어지게 산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검찰이 재판 과정에서 부당이득액 규모라며 제출한 금액은 남아있습니다. 검찰은 2022년 12월 1심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거래소 이상거래 심리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김건희(약 13억9000만 원)와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약 9억 원)이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 23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주(錢主) 손모 씨는 김건희 닮은꼴?1심 재판의 쟁점이 판결문 속 김 여사에 대한 언급 여부였다면, 이번 항소심 재판의 최대 쟁점은 전주(錢主) 손모 씨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었습니다. 그동안 여권과 대통령실은 ‘손 씨가 무죄라 김 여사도 무죄’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2월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래 상대방(김 여사) 이름이 있다고 주가조작의 공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김 여사보다 거래량이 10배가량 많고 관련자와 거래가 많아 기소된 손 씨도 이미 전체 무죄가 선고됐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손 씨는 1심에서 주가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이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추가하면서 이 혐의가 일부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유죄로 뒤집혔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손 씨에게 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주된 근거로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재판부는 “내가 권 전 회장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관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 손 씨도 있다”고 한 주가조작 선수 김모 씨의 진술 내용과 계좌 운용 방식 등을 고려할 때 손 씨가 주가조작 사건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로 ‘손 씨가 무죄라 김 여사도 무죄’라는 여권과 대통령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지만, 그렇다고 손 씨를 김 여사와 완전한 닮은꼴 투자자로 보긴 어렵습니다. 손 씨는 2009년 12월∼2012년 12월의 모든 주가조작 시기(1∼5차)에 거래가 있었고, 김 여사는 2009년 12월∼2011년 4월의 1, 2차 시기에 거래가 집중됐습니다. 특히 김 여사는 상장 이전부터 주식을 보유한 초기 투자자로 권 전 회장을 통해 일당에게 계좌를 맡겨 주식을 매매했고, 손 씨는 주가조작이 본격화될 무렵 주가조작 선수 김 씨 소개로 투자를 시작해 주가조작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주식을 사고팔았습니다.●文 정부 치열한 수사로도 기소 못 한 사건?한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문재인 정권 시기 혹독한 수사로도 입증되지 않은 사건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도이치(모터스)니 하는 이런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 정말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정말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체가 저는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 특검 여론에 대한 의견을 밝힌바 있습니다.그러나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이 사건을 지휘했던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출간한 저서에서 “피가 거꾸로 솟는다. 김 여사 수사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반박했을 만큼 시각차는 첨예합니다. 김 여사에 대한 고발이 접수된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약 1년간 윤 대통령이 현직 검찰총장이었던 만큼 김 여사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웠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김 여사, 주가조작 ‘미필적 인식’ 여부 쟁점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긴 하지만, 법조계에선 김 여사가 주가 조작을 일부라도 인지한 상태에서 계좌를 제공했는지가 향후 사법처리에 최대 쟁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손 씨의 주가 조작 방조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주범의 범죄에 대한) 구체적 내용 인식이 없더라도 미필적 인식, 예견만으로도 ‘방조’가 성립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시했습니다. 주가 조작을 명확히 인식하지 않았더라도 미필적으로 인식하거나 예상했다면 방조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이 판례에서 대법원은 주범이 차명으로 주식회사를 인수할 때 자금과 명의를 제공한 일당의 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검찰이 권 전 회장의 항소심 선고 이후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던 만큼, 조만간 김 여사에 대한 사법처리 윤곽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가 ‘미필적 인식’이나 예견만으로도 주가조작 방조 혐의가 성립한다는 점을 판결문에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판결문에 따르면 항소심 재판부는 전주(錢主) 손모 씨의 주가 조작 방조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주범의 범죄에 대한) 구체적 내용 인식이 없더라도 미필적 인식, 예견만으로도 ‘방조’가 성립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시했다. 주가 조작을 명확히 인식하지 않았더라도 미필적으로 인식하거나 예상했다면 방조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판례는 주범이 차명으로 주식회사를 인수할 때 자금과 명의를 제공한 일당의 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사건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심리한 1, 2심 재판부도 김 여사 명의 계좌 3개가 공소시효가 남은 주가 조작에 동원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김 여사가 주가 조작을 일부라도 인지한 상태에서 계좌를 제공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판결문에는 주가조작 선수로 활동한 이모 씨와 김 여사가 만난 사실이 적시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권오수(전 도이치모터스 회장)는 2010년 1월 내지 2월경 ‘주식을 관리하며 수익을 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면서 자신의 지인인 김건희, 이모 씨, 오모 씨 등에게 피고인 이모 씨를 소개해줬다”고 적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손 씨와 김 여사의 주식 거래 형태가 상당수 다른 점은 변수로 꼽힌다. 손 씨는 2009년 12월∼2012년 12월의 모든 주가조작 시기(1∼5차)에 거래가 있었고, 김 여사는 2009년 12월∼2011년 4월의 1, 2차 시기에 거래가 집중됐다. 특히 김 여사는 상장 이전부터 주식을 보유한 초기 투자자로 권 전 회장을 통해 일당에게 계좌를 맡겨 주식을 매매했고, 손 씨는 주가조작이 본격화될 무렵 주가조작 선수 김모 씨 소개로 투자를 시작해 주가조작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주식을 사고팔았다. 판결문에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언론사 재직 시절 ‘주가조작을 폭로하겠다’며 권 전 회장을 협박한 사실도 담겼다. 김 씨는 권 전 회장과 1차 주가조작 선수 이 씨가 정산 등 문제로 갈등을 빚던 2011년 5월 무렵 이 씨의 의뢰로 권 전 회장을 찾아가 ‘이 씨에게 채권·채무가 있으면 다 정리해라, 안 그러면 은팔찌(수갑) 찬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피고인 9명 중 2명이 항소심 선고 다음 날인 13일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이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주가조작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나 예견만으로도 방조 혐의가 성립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따라 김 여사가 주가조작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일부나마 인지한 상태에서 계좌를 제공했는지 여부가 향후 사법처리의 최대 쟁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1, 2심 재판부는 김 여사 명의 계좌 3개가 공소시효가 남은 주가조작 시기에 동원됐다고 판단했다. 18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이 추가한 전주 손모 씨의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며 그 근거로 “구체적 (주범의 범죄) 내용 인식 없더라도 미필적 인식, 예견만으로도 ‘방조’가 성립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시했다. 해당 판례는 주범이 차명으로 주식회사를 인수한다는 사정을 인식하면서도 범행 자금과 차명을 제공한 일당에게 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내가 권 전 회장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관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 손 씨도 있다”고 한 주가조작 선수 김모 씨의 진술 내용 등을 유죄 근거로 들었다. 법조계에선 항소심 판결문에 ‘인정되는 사실’로 김 여사와 2010년 10월 21일 이전 ‘주가조작 선수’로 활동한 이모 씨의 만남이 기재된 점은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인지 여부를 판단할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판부는 “권오수(전 도이치모터스 회장)는 2010년 1월 내지 2월 경 주식을 관리하며 수익을 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면서 자신의 지인인 김건희, 이모 씨, 오모 씨 등에게 피고인 이모 씨를 소개해줬다”고 적시했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초기 ‘주식 관리’를 위해 선수를 소개받은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손 씨와 김 여사의 주식 거래 형태에 차이가 많은 점은 변수로 거론된다. 손 씨는 2009년 12월~2012년 12월 3년여 간 이뤄진 1~5차 주가조작 시기에 모두 주식 거래를 했고, 김 여사의 경우 2009년 12월~2011년 4월의 1~2차 시기에 거래가 집중됐다. 또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상장 이전부터 비상장 주식을 보유한 초기 투자자였고, 손 씨의 경우 주가조작이 본격화 된 시기 주가조작 선수 김모 씨 소개로 투자를 시작했다. 김 여사는 권 전 회장을 통해 일당에게 계좌를 맡겨 주식을 매매했고, 손 씨는 일당을 통해 입수한 주가조작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주식을 사고 팔았다. 한편 이번 판결문에는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언론사 재직 시절 ‘주가조작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권 전 회장을 협박한 사실도 담겼다. 권 전 회장과 1차 주가조작 선수 이 씨의 관계가 수익문제 등으로 틀어진 뒤 2011년 5월 무렵 이 씨는 김 씨 통해 권 전 회장에게 주가조작 폭로 등을 언급하며 ‘이 씨에게 채권·채무가 있으면 다 정리해라, 안그러면 은팔찌 찬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관련해 기사를 쓰지는 않았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김 여사의 증권사 계좌 3개가 주가조작(시세조종)에 이용됐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1심 판결 때보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된 상황이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향후 검찰의 김 여사 사건 처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3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A4용지 345쪽 분량의 항소심 판결문에는 김 여사의 이름이 87회(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 1회 포함),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가 33회 나온다. 지난해 2월 1심 판결문에선 김 여사가 37회 언급됐는데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최 씨는 1심 판결문에 27회 나온다. 항소심 판결문에 김 여사에 대한 언급이 대폭 증가한 것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추가로 제출한 증거 때문이다. 권 전 회장 측은 항소심 과정에서 2010년 10월 28일 김 여사가 대신증권 담당자와 통화한 녹취록 등을 제출했다. 권 전 회장 측은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계좌를 맡긴 것이거나 증권사 직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한 거래 계좌”라며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2월 1심 선고 후 “(김 여사가) 주가조작꾼에게 속아 일임 매매했다가 계좌를 회수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권 전 회장의 의사 관여하에 거래가 이뤄지고, 증권사 담당자는 지시에 따라 주문 제출만 했을 뿐”이라며 “해당 계좌는 권 전 회장 등의 의사에 따라 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다른 증권사 담당자와 통화할 때 “그분한테 전화 들어왔죠?” 등을 언급한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여사의 증권사 계좌 3개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공소시효가 살아 있는 2010년 10월 21일 이후에 이용됐다고도 판단했다.김건희 여사, 증권사에 “그분 전화왔죠?”… 2심, 통화 근거로 “권오수 前 도이치모터스 회장, 金계좌 운용”‘도이치 사건’ 항소심 판결문 보니조종세력 지시후 金계좌 매도 주문… 직원, 金여사에 “8만주 매도” 통화2심, 녹취록 근거로 ‘시세조종’ 인정… 金 14억-모친 9억 상당 이익 추정“김건희가 해당 계좌를 증권사 직원에게 거래를 일임시켜 뒀다거나 증권사 직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하여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피고인 권오수 등의 의사로 운용되고 있음이 확인될 뿐….”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는 12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항소심 선고 과정에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 대한 유죄 선고를 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판결문에 적시했다. 권 전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자신의 주가조작에 활용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항소심 과정에서 펼쳤는데 이같이 반박하면서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됐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법원, “권오수 의사 아래 김건희 계좌 운용”항소심 재판부는 권 전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9명에 대해 전원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이들의 주가조작 실행 방식을 구체적으로 판시했다.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과정에서 총 35개의 계좌가 활용됐고, 이 가운데 김 여사의 계좌가 3개 이용됐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의 경우 자신의 계좌 등을 통해 40억 원가량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거래를 통해 13억9000여만 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한국거래소 분석 결과 조사됐다. 특히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는 도이치모터스의 상장 이전부터 비상장 주식을 보유한 초기 투자자로 권 전 회장과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 왔다는 점 등이 판결문에 명시돼 있다. 최 씨는 9억 원 상당의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문에서 김 여사 명의의 계좌 3개가 시세조종에 이용됐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재판 과정에서 권 전 회장은 김 여사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활용되지 않았다며 당시 증권사 담당자와 김 여사가 통화한 녹취록을 항소심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했다. 권 전 회장은 녹취록 등을 근거로 “증권사 직원의 자체 판단 또는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시킨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오히려 녹취록의 맥락을 볼 때 “권 전 회장 등의 의사 관여하에 거래가 이뤄지고, 증권사 담당자는 그 지시에 따라 주문 제출만 했을 뿐”이라며 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라고 못 박았다. 대표적으로 2010년 11월 1일 주가조작 선수들끼리 “매도하라 하셈” 등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7초 만에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주식 8만 주의 매도 주문이 발생했고, 같은 날 증권사 담당자와 김 여사의 녹취록에 “방금 도이치모터스 8만 주 다 매도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재판부는 김 여사와 다른 증권사 직원 간 녹취록에 “또 전화 왔어요? 사라고?” “그분한테 전화 들어왔죠?” 등의 대화 방식을 고려했을 때 권 전 회장의 관리하에 있는 계좌가 명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디에스증권 계좌도 주가조작에 동원됐다고 판결문에 담았다. 이들 계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기간에 활용된 계좌들이다. ● 김 여사의 ‘주가조작 사전 인지’ 관건 될 듯 1심과 달라진 항소심 판결문의 또 다른 내용은 이 사건의 전주(錢主)로 참여한 손모 씨에 대한 유죄 판단이다. 손 씨는 1심에서 주가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이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추가하면서 이 혐의가 일부 인정돼 유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손 씨에게 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주된 근거로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했다’는 점을 들었다. 재판부는 “내가 권 전 회장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관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 손 씨도 있다”고 한 주가조작 선수 김모 씨의 진술 내용과 계좌 운용 방식 등을 고려할 때 손 씨가 주가조작 사건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손 씨의 경우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 규모가 70여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손 씨는 이 과정에서 오히려 1억900만 원가량을 손해 본 것으로 조사됐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와 모친 최 씨가 손 씨보다 오랜 기간 권 전 회장과 인연을 맺고, 투자를 이어 왔다는 점 등에서 김 여사에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 모녀의 거래 규모는 손 씨보다 작지만 아직까지 김 여사에 대한 수사 기록 등이 법원에 넘어오지 않아 구체적인 규모나 방식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단순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서 전주(錢主)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손모 씨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선 여권이 그동안 김 여사 무혐의의 근거로 손 씨의 1심 판결을 들어 온 만큼 손 씨와 비슷한 시기 전주 역할을 한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여사에 대한 기소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는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 씨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에서 “시세조종 행위를 인식하고도 이를 용이하게 방조했음이 인정된다”며 손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권 전 회장에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억 원이 선고되는 등 피고인 9명 모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권 전 회장 등은 2009년 12월부터 3년여간 91명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2000원대였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8000원대까지 끌어올린 혐의로 2021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 1심에서 권 전 회장 등은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공범으로 기소된 손 씨는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손 씨의 공소장을 변경해 방조 혐의를 추가했고, 2심은 이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는 1심 판단과 같이 김 여사 계좌 3개가 주가 조작에 활용됐다고 판단했다. 5단계의 주가 조작 시기 중 1단계인 2009년 12월∼2010년 9월은 공소시효 완성, 2단계 초반부터 5단계 시기인 2010년 10월 21일∼2012년 12월 7일은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는 1심 판단도 유지했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가 포함된 시기다.‘유죄’ 도이치 전주, 金여사와 시기-역할 겹쳐… “金 수사 영향줄듯”[도이치 주가조작 항소심]金여사 계좌 3개 주가조작 동원… 檢도 “13억 넘는 차익 봤다” 확인金여사 명의 계좌서 주식거래된… 2차 주가조작 공소시효도 인정“단순히 피고인들에게 돈을 빌려준 전주(錢主)가 아니라, 피고인들이 시세 조종 행위를 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편승했다.”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심리한 항소심 재판부는 12일 손모 씨의 주가 조작 방조 혐의를 유죄로 선고하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지난해 2월 1심은 손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는데, 검찰이 추가한 방조 혐의가 일부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의 계좌 3개가 주가 조작에 동원된 점도 1심과 같이 인정했다. 법조계에선 여권과 대통령실이 손 씨에 대한 1심 판결을 근거로 김 여사의 무혐의를 주장해왔고, 김 여사도 손 씨와 비슷한 전주 역할을 했던 만큼 “검찰이 방조 혐의로라도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건희 닮은꼴’ 전주도 유죄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는 항소심의 최대 쟁점으로 거론된 손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손 씨는 애초 주가 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 도중 검찰이 공소사실로 추가한 방조 혐의가 일부 인정되면서 유죄가 선고됐다.재판부는 손 씨에 대해 “다른 피고인들이 인위적으로 (주식) 시세를 부양하기 위해 매매 성황 오인, 매매 유인 목적으로 시세 조종 행위를 하고 있음을 알았던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라면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해 인위적 매수세를 형성한 뒤 주가 부양에 도움을 주는 등 정범의 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김 여사 명의 계좌 3개가 주가 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인정했다. 다만 김 여사의 공모 여부를 언급하진 않았다.법조계에선 검찰이 김 여사도 재판에 넘겨 법원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2월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래 상대방(김 여사) 이름이 있다고 주가 조작의 공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김 여사보다 거래량이 10배가량 많고 관련자와 거래가 많아 기소된 손 씨도 이미 전체 무죄가 선고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 씨가 무죄라 김 여사도 무혐의’라는 여권과 대통령실의 주장은 이날 판결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방조범은 범행이 인정되는 범위가 공범보다 넓다는 점에서 김 여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법조계는 검찰이 김 여사가 13억 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다고 보고 있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2022년 12월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거래소 이상거래 심리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김건희(약 13억9000만 원)와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약 9억 원)이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 23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손 씨의 경우 검찰은 1억966만 원의 손해를 봤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기소될 경우 법원이 김 여사의 가담 정도가 더 높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공소시효 남아 있어”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주가 조작 시기를 5단계로 나눠 각각 시세 조종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 가운데 1단계인 2009년 12월부터 2010년 9월까지는 공소시효 완성으로, 2단계 초반부터 5단계 시기인 2010년 10월 21일부터 2012년 12월 7일 사이의 시세 조종 행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는 1심 판단도 유지했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이뤄진 주식 거래를 포함하는 시기다.손 씨 외에 나머지 피고인 8명도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주가 조작 전반을 주도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겐 1심(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 원)보다 무거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권 전 회장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와 오랜 친분관계가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시세 조종을 이끈 혐의를 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4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대표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에서 로비 창구로 지목됐던 인물이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서 전주(錢主)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손모 씨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여권이 그동안 김 여사 무혐의의 근거로 손 씨의 1심 판결을 들어온 만큼 손 씨와 유사한 역할을 한 김 여사에 대한 기소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은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 씨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에서 “정범인 피고인들의 시세조종 행위를 인식하고도 이를 용이하게 방조했음이 인정된다”며 손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권 전 회장에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억 원이 선고되는 등 피고인 9명 모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권 전 회장 등은 2009년 12월부터 3년여간 91명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2000원대였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8000원대까지 끌어올린 혐의로 2021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 1심에서 권 전 회장 등은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공범으로 기소된 손 씨는 “시세조종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손 씨의 공소장을 변경해 방조 혐의를 추가했고, 2심은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이날 재판부는 1심 판단과 같이 김 여사 계좌 3개가 주가 조작에 활용됐다고 판단했다. 5단계의 주가조작 시기 중 1단계인 2009년 12월~2010년 9월은 공소시효 만료로, 2단계 초반부터 5단계 시기인 2010년 10월 21일~2012년 12월 7일은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는 1심 판단도 유지했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가 포함된 시기다.“단순히 피고인들에게 돈을 빌려준 전주(錢主)가 아니라, 피고인들이 시세조종 행위를 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편승했다.”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심리한 항소심 재판부는 12일 손모 씨의 주가 조작 방조 혐의를 유죄로 선고하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지난해 2월 1심은 손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는데, 검찰이 추가한 방조 혐의가 일부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의 계좌 3개가 주가 조작에 동원된 점도 1심과 같이 인정했다. 법조계에선 여권과 대통령실이 손 씨에 대한 1심 판결을 근거로 김 여사의 무혐의를 주장해왔고, 김 여사도 손 씨와 비슷한 전주 역할을 했던 만큼 “검찰이 방조 혐의로라도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건희 닮은꼴’ 전주도 유죄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는 항소심의 최대 쟁점으로 거론된 손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손 씨는 애초 주가 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 도중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방조 혐의가 일부 인정되면서 유죄가 선고됐다.재판부는 손 씨에 대해 “다른 피고인들이 인위적으로 (주식)시세를 부양하기 위해 매매 성황 오인·매매 유인 목적으로 시세조종 행위를 하고 있음을 알았던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면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해 인위적 매수세를 형성한 뒤 주가 부양에 도움을 주는 등 정범의 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김 여사 명의 계좌 3개가 주가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인정했다. 다만 김 여사의 공모 여부를 언급하진 않았다.법조계에선 검찰이 김 여사도 재판에 넘겨 법원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2월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래 상대방(김 여사) 이름이 있다고 주가조작의 공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김 여사보다 거래량이 10배가량 많고 관련자와 거래가 많아 기소된 손 씨도 이미 전체 무죄가 선고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 씨가 무죄라 김 여사도 무죄’라는 여권과 대통령실의 주장은 이날 판결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방조 행위는 범행 준비나 범행 사실을 알면서도 그 범행이 실행 가능하도록 지원한 행위를 말한다”며 “방조범은 범행이 인정되는 범위가 공범보다 넓다는 점에서 김 여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법조계는 검찰이 김 여사가 13억 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다고 보고 있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2022년 12월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거래소 이상거래 심리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김건희(약 13억9000만 원)와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약 9억 원)이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 23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손 씨의 경우 검찰은 1억966만 원의 손해를 봤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기소될 경우 법원이 김 여사의 가담 정도가 더 높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공소시효 남아 있어”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주가조작 시기를 5단계로 나눠 각각 시세조종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 가운데 1단계인 2009년 12월부터 2010년 9월까지는 공소시효 완성으로, 2단계 초반부터 5단계 시기인 2010년 10월 21일부터 2012년 12월 7일 사이의 시세조종 행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는 1심 판단도 유지했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이뤄진 주식거래를 포함하는 시기다.손 씨 외에 나머지 피고인 8명도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주가조작 전반을 주도한 권 전 회장에겐 1심(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 원)보다 무거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권 전 회장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와 오랜 친분관계가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시세조종을 이끈 혐의를 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4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에서 로비 창구로 지목됐던 인물이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지방법원 재판부에서 함께 일하는 재판장(부장판사)과 배석판사가 서로 함께 일하기 힘들다며 ‘신고전’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 경력자를 법관으로 임용하는 법조 일원화 정책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면서 빚어진 촌극이란 지적이 나온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 7월경 창원지법의 한 합의재판부 재판장인 A 부장판사는 창원지법 고충처리위에 배석판사 B 씨와 함께 일하기 힘들다는 취지의 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A 부장판사는 B 판사가 판결문을 쓸 때 가장 품이 많이 들어가는 항목을 빈칸으로 보내는 등 떠넘기는 행태가 반복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장에게 “(사건) 기록 좀 보시라”며 무례한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담겼다고 한다. 두 판사의 경력은 약 10년 차이로, B 판사는 변호사로 5년 경력을 채운 뒤 2년 전 판사로 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B 판사 역시 “재판장과 일하기 힘들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고, 서로 주변 법관들에게 고충을 호소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통상 지법 합의부 재판장은 판결문을 직접 쓰진 않는다. 재판 진행과 재판부 간 합의를 주도하고 주심을 맡은 배석판사를 지도해 완성도 높은 판결문을 낼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둘은 아직도 ‘불편한 동거’를 계속하고 있다. 이용균 창원지법원장은 하반기 인사에서 재판부 구성 변경을 고려했지만, 다른 판사들이 “적절치 않은 사무 분담”이라며 반대하자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법조 일원화 정책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면서 이런 촌극이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법연수원을 갓 졸업한 법조인이 법관으로 임용되던 과거엔 부장판사가 배석판사의 스승이자 멘토를 자임하며 법원 문화부터 판결문 작성까지 도제식으로 가르쳤다. 하지만 외부 경력 법관들이 늘어나며 재판장 지휘에 납득하지 못하고 갈등을 빚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 일원화 정책은 2013년 “사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법관을 임용해 국민 신뢰를 받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전제조건으로 거론된 1심 단독 재판화, 법관 보수 현실화 등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판사들 사이에선 합의부 재판장 보임을 기피하는 문화도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한 수도권 법원의 부장판사는 “과거엔 주요 합의부 재판장은 능력을 인정받는 자리로 여겨졌지만, 최근엔 단독재판부에 가서 속 편하게 재판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판사 임용에 필요한 경력이 7년, 2029년부턴 10년 이상으로 늘어나는 만큼 재판부 내 갈등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수천억 원대 정산금 미지급 사태를 빚고 있는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게 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안병욱)는 10일 두 회사의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하고 제3자(조인철 전 SC제일은행 상무)를 외부관리인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기업회생절차는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기업 활동의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제도다. 금융권 출신인 조 씨는 2013년 동양그룹 회생사건에서 외부관리인을 맡은 바 있다. 재판부는 “채권자협의회에 대한 의견조회 결과 회생절차 개시에 동의한다는 의견과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자 대신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해 달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외부관리인은 채권자 현황과 기업가치 등을 조사한 뒤 올해 12월 27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 법원이 계획안을 승인하면 기업은 이에 맞춰 최대 10년간 경영활동과 채무 변제를 병행하게 된다. 다만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사 과정에서 기업을 청산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파산 선고를 내릴 수도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대규모 환불 사태와 거래처 이탈 등을 겪은 뒤 자체적으로 재정 상황을 회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 7월 29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두 회사가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을 통해 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협의할 기회를 주기도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종료됐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15년 호주 출장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개발사업1처장과 골프와 낚시를 한 것에 대해 ‘사후적으로 볼 때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당시 그를 인지하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 심리로 진행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이 대표는 김 전 처장과의 만남에 대한 검찰의 질문에 “기억의 혼란은 있는데, 분명하지는 않지만 (골프는) 팩트 같다”고 답했다. 이어 “기억이 혼재하기는 하는데, 영화를 찍은 해변이라고 갔는데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낚싯대를 빌려 낚시를 한 것도 팩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사업 실무자였던 김 전 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이 대표는 당시 김 전 처장을 인지하지 못했고, 골프·낚시 기억이 재판 과정에서 형성된 것인지, 언제 돌아온 기억인지는 불명확하다고 부연했다. 검찰이 제시한 만남 사실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당시에는 김 전 처장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만큼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고의로 ‘김 전 처장을 모른다’는 허위사실을 말한 것은 아니란 취지다. 호주 출장 중 김 전 처장과 손을 맞잡고 나무 둘레를 재는 사진을 검찰이 제시하자 이 대표는 “열흘이 넘는 기간 동안 찍은 2000여 장 중 20여 장밖에 안 된다”며 “직원들은 시장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서 저런 기회가 되면 사진을 찍으려고 일부러 쭈뼛쭈뼛 다가온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람이 컴퓨터가 아닌데 접촉했다고 해서 전부 기억하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달 20일 이 대표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마치고 결심공판에서 검찰 구형과 이 대표의 최후진술 등을 듣기로 했다. 이르면 다음 달 중 선고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징역형 또는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피선거권이 박탈돼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15년 호주 출장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개발사업1처장과 골프와 낚시를 한 것에 대해 ‘사후적으로 볼 때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당시 그를 인지하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 심리로 진행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이 대표는 김 전 처장과의 만남에 대한 검찰의 질문에 “기억의 혼란은 있는데, 분명하지는 않지만 (골프는) 팩트 같다”고 답했다. 이어 “기억이 혼재하기는 하는데, 영화를 찍은 해변이라고 갔는데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낚싯대를 빌려서 낚시를 한 것도 팩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사업 실무자였던 김 전 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다만 이 대표는 당시 김 전 처장을 인지하지 못했고, 골프·낚시 기억이 재판 과정에서 형성된 것인지, 언제 돌아온 기억인지는 불명확하다고 부연했다. 검찰이 제시한 만남 사실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당시에는 김 전 처장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만큼 지난 대선과정에서 고의로 ‘김 전 처장을 모른다’는 허위사실을 말한 것은 아니란 취지다. 호주 출장 중 김 전 처장과 손을 맞잡고 나무 둘레를 재는 사진을 검찰이 제시하자 이 대표는 “열흘이 넘는 기간 동안 찍은 2000여 장 중 20여 장밖에 안 된다”며 “직원들은 시장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서 저런 기회가 되면 사진을 찍으려 일부러 쭈뼛쭈뼛 다가온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람이 컴퓨터가 아닌데 접촉했다고 해서 전부 기억하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재판부는 이달 20일 이 대표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마치고 결심공판에서 검찰 구형과 이 대표의 최후진술 등을 듣기로 했다. 이르면 다음 달 중 선고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피선거권이 박탈돼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비밀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신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4일 김정욱 회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2일 대표 발의한 ‘변호사법 일부개정안’에 대해 “개정안 발의를 환영하고, 신속한 통과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의뢰인의 승낙이 있거나 변호사와 의뢰인이 공범인 것이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면, 누구라도 의뢰인을 위해 작성된 서류나 자료 등을 공개하거나 제출할 것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뢰인 비밀보호권(ACP)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은 변호사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비밀유지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등 상황에서 이러한 서류와 자료의 공개를 거부할 근거를 마련해두지 않고 있다. 그렇다보니 수사기관이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방법으로 손쉽게 증거를 수집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다. 서울변회는 “마음대로 변호사 사무실과 컴퓨터, 휴대폰 등을 압수수색하는 수사기관의 반 법치적 관행 때문에 이러한 기본권이 제대로 수호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서울변회는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ACP가 없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변호사가 의뢰인의 비밀을 보호할 수 없으면, 국민의 기본적 인권과 권리는 당연히 약화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서울변회는 그동안 ACP 법제화를 위해 2013년 6월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보호를 위한 제도 연구’ 보고서를 최초로 출간했다. 같은 해 11월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보호 제도 입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고, 2017년과 2023년에는 각각 ACP 도입을 촉구하는 토론회와 심포지엄을 열고 사회적 합의를 통한 제도 도입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