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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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zozo@donga.com

취재분야

2024-11-04~2024-12-04
칼럼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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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행사 불참 英 여왕 “마음은 함께…국민 계속 섬기겠다”

    “모든 행사에 직접 참석하진 못했지만 마음은 항상 국민과 함께 있습니다. 가족 도움을 받아 최선을 다해 여러분을 계속 섬기겠습니다.” 즉위 70주년을 기념하는 4일간의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가 끝난 5일(현지 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6)은 영국민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전날까지 사흘 연속 플래티넘 주빌리 주요 행사에 불참해 여왕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대한 반응이라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BBC에 따르면 여왕은 이날 성명에서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와 70주년을 축하해줬다. 겸허한 마음으로 깊이 감동했다”면서 “새로운 유대감이 여러 해 동안 계속 느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플래티넘 주빌리 대미를 장식한 행사는 1953년 대관식 때 여왕이 행진한 버킹엄궁에서 웨스트민스터사원까지 약 3㎞ 구간에서 벌어진 퍼레이드였다. 1만여 명이 행진한 이날 행진에는 대관식 때 여왕이 탔던 길이 7.3m, 무게 4t 황금마차가 다시 등장했다. 황금마차에는 대관식 때 여왕 모습을 담은 홀로그램이 투영됐다. 약 1500만 파운드(235억원)가 투입된 퍼레이드가 시작되려 하자 여왕은 초록색 투피스 치마 정장 차림에 지팡이를 짚고 버킹엄궁 발코니에 나타나 운집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왕위 계승 1순위 찰스 왕세자와 커밀라 왕세자빈, 2순위 윌리엄 왕세손 및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과 이들의 장남 조지 왕자, 장녀 샬럿 공주, 차남 루이스 왕자가 함께했다. 시민들은 국가 ‘하느님, 여왕을 지켜 주소서(God Save the Queen)’를 부르며 화답했다. 고령의 여왕에게 영국민의 기대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민 58%는 ‘여왕이 살아있는 동안 군주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여왕 종신 집권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여왕이 은퇴하고 왕좌를 물려줘야 한다’는 응답은 26%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여왕이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면서도 통치를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여왕은 찰스 왕세자 등에게 왕의 임무를 많이 나눠주겠지만 승계는 여왕 사후에나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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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38일만에 우크라 수도 미사일 공격 재개

    러시아군이 38일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격해 5일 키이우 곳곳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키이우 북동부 다르니츠키와 드니프로우스키에서 연쇄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의 TU-95 전략폭격기가 카스피해에서 여러 발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군과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키이우 남쪽 오부히우 쪽으로 날아오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바로 위로 러시아 순항미사일이 날아왔다”며 자칫 미사일의 파편이 발전소에 떨어졌다면 핵 재앙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했다. 친러 세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둘러싼 공방도 격렬하다. 양측은 4, 5일 양일간 돈바스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에서 격전을 벌였다. 러시아군 총참모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치명적 손실을 입고 퇴각 중”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한때 러시아에 90%까지 넘겨줬던 세베로도네츠크 영토 중 20%가량을 탈환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군이 돈바스의 또 다른 거점인 도네츠크주 슬로뱐스크를 공략하기 위해 1만6000명의 병력을 집결시켜 양측 전투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밀 타격 유도탄이 부족한 러시아군이 유도를 받지 않는 미사일을 무차별로 발사하면서 4일에만 도네츠크에서 민간인 5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크게 다쳤다.런던=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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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여왕, 즉위 70주년 행사 이틀간 불참… 흔들리는 ‘군주제’

    “여왕을 존경하지만 그의 사후(死後)에도 군주제가 유지돼야 할지는 의문입니다.” 4일 영국 런던 버킹엄궁 앞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소피아 씨는 왕실과 군주제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날 저녁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6) 즉위 70주년 ‘플래티넘 주빌리’ 기념 콘서트에 2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지만 정작 주인공인 여왕은 고령에 따른 거동 불편을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열린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에서 여왕은 행사 첫날인 2일에만 등장했을 뿐 3, 4일 양일간 불참했다. 여왕의 건강 악화로 군주제 폐지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의 1일 조사에 따르면 ‘100년 후에도 군주제가 유지될 것인가’란 질문에 41%의 응답자만 ‘그렇다’고 답했다. 10년 전 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유지될 것’이라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군주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 역시 75%에서 59%로 뚝 떨어졌다. 특히 18∼24세 젊은층은 33%만 ‘군주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군주제가 영국에 이롭다’는 응답도 2012년 73%에서 올해 56%로 줄었다. 이를 반영하듯 2일 치러진 플래티넘 주빌리 첫 행사 ‘군기분열식’의 시청자는 750만 명으로 과거 왕실의 주요 행사 때 시청자보다 훨씬 줄었다.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이 2011년 결혼할 때는 무려 2600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봤다. 지난해 4월 타계한 여왕의 남편 필립공 장례식 때도 1300만 명이 시청했다. 찰스 왕세자(74)의 불륜 및 이혼,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의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 왕실 내 인종차별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해 왕실을 떠난 해리 왕손 부부 등의 사건으로 왕실 이미지가 크게 하락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돈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이날 버킹엄궁 근처에서 만난 또 다른 시민 케이든 씨는 “내 세금으로 왕실 가족이 호의호식하는 것이 싫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왕실 일가가 쓰는 돈 ‘왕실 교부금(sovereign grant)’은 2012년 3240만 파운드였지만 지난해는 세 배에 가까운 8630만 파운드(약 1350억 원)로 급증했다. 4일 콘서트에 참석한 왕위 계승 서열 1위 찰스 왕세자는 여왕을 향해 “우리와 함께 울고 웃으며 70년간 그 자리를 지켜주셨다. 당신은 역사를 쓰고 계신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날 여왕을 ‘엄마(mummy)’, 지난해 타계한 부친 필립공을 ‘아빠(papa)’라고 불러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왕실은 여왕이 인기 곰 캐릭터 ‘패딩턴 베어’와 차를 마시며 농담을 나누는 동영상도 공개했다.런던=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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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바로 위로 미사일 날아와”…38일만에 우크라 수도 공격 재개

    러시아군이 38일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격해 5일 키이우 곳곳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비탈리 클리츠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키이우 북동부 다르니츠키와 드니프로프스키에서 연쇄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합동참모부는 폭발 직후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비롯해 전국의 군사 및 민간 주요 시설에 미사일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키이우 남쪽 오부키브 쪽으로 날아오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원자력 발전소 바로 위로 러시아 순항미사일이 날아왔다”며 자칫 미사일의 파편이 발전소에 떨어졌다면 핵 재앙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했다. 친러 세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둘러싼 공방도 격렬하다. 양측은 4, 5일 양일간 돈바스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에서 격전을 벌였다. 러시아군 총참모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치명적 손실을 입고 퇴각 중”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한때 러시아에 90%까지 넘겨줬던 세베로도네츠크 영토 중 20%가량을 탈환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군이 돈바스의 또 다른 거점인 도네츠크주 슬로뱐스크를 공략하기 위해 1만6000명의 병력을 집결시켜 양측 전투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밀 타격 유도탄이 부족한 러시아군이 유도를 받지 않는 미사일을 무차별로 발사하면서 4일에만 도네츠크에서 민간인 5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크게 다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격으로 세계문화유산인 스뱌토히르스크의 올세인츠 교회가 파괴됐다”며 제2차 세계대전도 버틴 주요 교회 113개가 러시아 때문에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런던=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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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왕실 이미지 추락에…‘군주제 유지’ 여론 9년새 16%P 하락

    “여왕을 존경하지만 그의 사후(死後)에도 군주제가 유지돼야 할지는 의문입니다.” 4일 영국 런던 버킹엄궁 앞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소피아 씨는 왕실과 군주제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날 저녁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6) 즉위 70주년 ‘플래티넘 주빌리’ 기념 콘서트에 2만 여명의 인파가 몰렸지만 정작 주인공인 여왕은 고령에 따른 거동 불편을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열린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에서 여왕은 행사 첫날인 2일에만 등장했을 뿐 3, 4일 양일간 불참했다. 여왕의 건강 악화로 군주제 폐지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1일 조사에 따르면 ‘100년 후에도 군주제가 유지될 것인가’란 질문에 41%의 응답자만 “그렇다”고 답했다. 10년 전 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유지될 것”이라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군주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 역시 75%에서 59%로 뚝 떨어졌다. 특히 18~24세 젊은층은 33%만 “군주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군주제가 영국에 이롭다’는 응답도 2012년 73%에서 올해 56%로 줄었다. 이를 반영하듯 2일 치러진 플래티넘 주빌리 첫 행사 ‘군기분열식’의 시청자는 750만 명으로 과거 왕실의 주요 행사 때 시청자보다 크게 줄었다.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이 2011년 결혼할 때는 무려 2600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봤다. 지난해 4월 타계한 여왕의 남편 필립공 장례식 때도 1300만 명이 시청했다. 찰스 왕세자의 불륜 및 이혼,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의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 왕실 내 인종차별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해 왕실을 떠난 해리 왕손 부부 등의 사건으로 왕실 이미지가 크게 하락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돈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이날 버킹엄궁 근처에서 만난 또 다른 시민 케이든 씨는 “내 세금으로 왕실 가족이 호의호식하는 것이 싫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왕실 일가가 쓰는 돈 ‘왕실 교부금(sovereign grant)’은 2012년 3240만 파운드였지만 지난해 8630만 파운드(약 1350억 원)로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미 CNN은 많은 영국 젊은이들이 왕실은 비민주적이며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설사 군주제 폐지를 찬성한다 해도 이는 여왕의 사후에 논의할 사안이며 여왕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에게 군주 직위를 맡겨야 한다는 여론 또한 높다. 유고브의 4월 조사에서 응답자의 58%는 “여왕이 살아있는 한 군주직을 요구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제 은퇴하고 왕위를 물려줘야 한다”는 답은 26%에 불과했다. 4일 콘서트에 참석한 왕위 계승 서열 1위 찰스 왕세자(74)는 여왕을 향해 “우리와 함께 울고 웃으며 70년간 그 자리를 지켜주셨다. 당신은 역사를 쓰고 계신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날 여왕을 ‘엄마(mummy)’, 지난해 타계한 부친 필립공을 ‘아빠(papa)’라고 불러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왕실은 여왕이 인기 곰 캐릭터 ‘패딩턴 베어’와 차를 마시며 농담을 나누는 동영상도 공개했다. 런던=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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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이틀만에 행사불참…‘의문부호’ 커진 엘리자베스 여왕의 건강

    “이틀째 행사에는 여왕님이 불참하십니다.” 2일(현지시간) 오후 8시 영국 런던 버킹검궁 앞. 이날 저녁에는 버킹엄궁 앞에서 토종 나무 350개로 구성된 21m의 대형 조형물 ‘트리 오브 트리스(Tree of Trees)’가 점등돼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날부터 5일까지 나흘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96)의 즉위 70주년을 기념하는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가 열린다. 점등식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이날 저녁 행사에 몰린 영국 시민들은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거동 불편 등 건강 상의 이유로 행사 이틀째 일정에는 참석할 수 없다는 영국 왕실의 발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 ‘의문부호’ 커진 96세 여왕 영국 왕실은 이날 저녁 “여왕이 플래티넘 주빌리의 이틀째 행사인 예배에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여왕은 3일 오전 11시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개최되는 감사예배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왕이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 예배 참석 시 걸어야 하는 거리, 활동을 해야 할 시간이 길어져 참석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는 것이 영국 왕실의 설명이다. 왕실은 플래티넘 주빌리 첫날 첫 행사인 ‘군기분열식’(Trooping the Colour)에는 여왕이 참석했지만 몸이 일정 부분 불편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여왕은 2일 첫 행사에서 버킹엄궁 발코니에 사촌 동생 켄트 공작(87)과 함께 등장했다. 이어 찰스 왕세자(74)와 커밀라 왕세자빈, 윌리엄 왕세손(40)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40), 왕세손 부부의 자녀 등 왕실 가족이 모두 발코니에 등장했다. 여왕은 이 때 손을 흔든 정도가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틀째 70주년 즉위 기념 행사에는 불참할 정도로 여왕의 건강 상태가 안 좋은 셈이다. 다만 여왕은 이틀째 행사 중 하나인 윈저성 야간 조명 행사에는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왕 건강에 의문부호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 등 현지 언론들은 우려했다. 실제 여왕은 지난해 4월 74년 간 해로(偕老)해온 남편 필립공이 사망한 후 건강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여왕은 같은 해 10월 의료진 권고로 하루 입원한 후 건강 영국 왕립군 출범 100주년 기념 미사에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여왕은 올해 2월 코로나19에도 감염됐다. 특히 거동불편일 이유로 올해 5월 의회 ‘여왕 연설’ 같은 주요 공식일정도 불참하면서 ‘건강 우려’가 더욱 커졌다. 그나마 여왕은 지난달 17일 런던 패딩턴역에서 본인의 이름을 딴 지하철 ‘엘리자베스선’ 개통식에 참석하면서 건강에 관한 염려를 다소 누그러트렸다. 런던 시민 테일러 씨는 “행사 첫날에 여왕이 모습을 드러내 안도했다”며 “그런데 이틀째 주요 행사인 예배에는 불참한다고 하니, 걱정된다”고 말했다. ● 英 국민 10명 중 6명 “여왕, 죽을 때 까지 왕좌 지켜야” 이날 기자는 버킹검궁을 비롯해 런던 시내 곳곳에는 여왕의 얼굴 초상화, 여왕을 그린 초상화, 여왕 관련 영상 등을 볼 수 있었다. 여왕의 존재는 영국 국민들에게 절대적이었다. 여왕의 ‘플래티넘 주빌리’ 참석 여부도 영국인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였다. 현장에서 체감되는 분위기는 단순히 한 국가 군주의 건강을 걱정하는 것을 넘어선 정도였다. 70주년 행사조차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면 사실상 여왕의 임기가 끝났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BBC 등은 전했다. 96세의 고령인 여왕에게도 건강 문제와 영국 국민들의 기대가 점차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고 있다. 여왕에 대한 영국민의 의존도가 너무 높은 탓이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 4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민의 58%는 “여왕이 살아있는 동안 계속 군주 자리를 요구해야 한다”는 답했다. 10명 중 6명은 여왕의 종신집권을 선호한다는 것. 반면 “여왕이 이제는 은퇴하고 왕좌를 물려줘야 한다”는 답변은 26%에 불과했다. 올해 뿐만이 아니다. 여왕이 살아 있을 동안은 계속 왕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2019~2021년 설문조사에서도 56~59%에 달했다. 반면 “여왕이 은퇴하고 왕좌를 물려줘야 한다”는 답변은 같은 기간 24~26%에 불과했다. 영국 언론들도 “여왕처럼 96세까지 일하고 싶냐”는 주제로 TV토론을 할 정도다. 한 시민은 “TV토론 나온 패널들도 대부분 ‘96세까지 일하기 싫다’고 답변하는 상황”이라며 “여왕이 쉴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1952년 즉위 후 70년간 냉전, 경제위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왕실 가족을 둘러싼 갖가지 사고, 군주제 폐지 여론 등에도 최장기간 왕위를 지킨 여왕을 대체할 마땅한 후계자가 없는 상황이다. 승계 서열 1순위인 찰스 왕세자(74)는 영국민에게 여전히 ‘비호감’으로 통하고 있다. 그는 다이애나와의 이혼과 내연녀 커밀라 파커 볼스와의 재혼 등으로 영국 국민들의 신망을 잃었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19일 성인 1039명을 설문한 결과 찰스 왕세자가 ‘왕의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란 응답은 40%에 불과했다. ‘왕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할 것’이란 부정적 의견도 20%나 됐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경우 각종 설문조사에서 왕 역할과 업무에 대해 70~80%대의 긍정적 의견을 얻어왔다. 일간 더 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여왕 즉위 70주년 행사가 끝난 후에는 후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도 코로나19로 인해 3일 감사예배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영국 왕실은 앤드루 왕자가 정기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으로 인해 올해 1월 ‘전하’(His royal highness) 호칭까지 박탈했다. 그는 행사 첫날 여왕과 찰스 왕세자 등이 참석한 버킹엄궁 발코니 인사에도 나오지 못했다.런던=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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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즉위 70년’ 英여왕 나오자… 시민들 “100세까지 왕위 지켜달라”

    “70년간 영국을 위해 헌신한 여왕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100세까지 왕위를 지켰으면 좋겠어요.” 2일 오전 11시 영국 런던 중심부 ‘세인트제임스’ 파크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공원 한쪽에선 260여 년 전통을 지닌 왕실 근위대가 행진을 시작했다. 상공에서는 영국 공군 전투기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96)의 즉위 70주년을 상징하는 ‘70’ 모양으로 비행했다. 이날부터 5일까지 나흘간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가 개막했다. 여왕은 이날 서쪽 버킹엄궁 발코니에 사촌 동생 켄트 공작(87)과 함께 나왔다. 이어 찰스 왕세자(74)와 커밀라 왕세자빈, 윌리엄 왕세손(40)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40), 왕세손 부부의 자녀 등까지 왕실 가족이 모두 발코니에 등장했다. 이를 바라보던 군중 사이에선 “와” 하며 함성이 터져 나왔다. 1952년 즉위 후 70년간 냉전, 경제위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왕실 가족을 둘러싼 갖가지 사고, 군주제 폐지 여론 등에도 최장기간 왕위를 지킨 여왕에 대한 영국민의 존경이 느껴졌다. 다만 건강 악화, 왕위 계승 1순위인 장남 찰스 왕세자에 대한 국민 지지가 여왕보다 훨씬 낮은 현실이 겹쳐 ‘포스트 여왕’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이날 행사 전 여왕은 트위터에 “(국민들이) 보여준 호의에 힘을 얻었다. 70년간 이룬 모든 것을 되돌아볼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는 글을 올렸다. ○ 시민들 “왕실 아니라 여왕이 국민의 구심점” 이날 여왕은 지팡이를 짚은 채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군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왕실 전속 디자이너 앤절라 켈리가 만든 일명 ‘더스키 도브 블루(dusky dove blue)’ 상의에 연보라색 모자를 쓴 여왕이 등장하자 기자 옆에 있던 런던 시민 그레이슨 씨는 “여왕은 역시 패셔니스타”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또 다른 시민 테일러 씨도 “왕실이 아닌 여왕이 국민의 구심점”이라며 “100세까지 군주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반겼다. 이날 행사를 앞두고 영국에서는 여왕의 참석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지난해부터 공개석상 등장이 눈에 띄게 줄어든 여왕이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할 정도라면 더 이상 공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뜻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BBC 등은 전했다. 지난해 초 왕실 탈퇴 선언을 한 후 미국으로 이주한 해리 왕손(38)과 메건 마클 왕손빈(41) 부부도 이날 퍼레이드 등 행사를 봤다. 하지만 버킹엄궁 발코니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포스트 엘리자베스’ 불안감 공존 이날 런던 곳곳에는 국기 ‘유니언잭’을 머리에 꽂거나 몸에 두른 인파가 가득했다. 여왕의 대관식이 열렸던 웨스터민스터 사원은 오후 내내 축하 종을 울렸다. 이날 저녁에는 버킹엄궁 앞에서 토종 나무 350개로 구성된 21m의 대형 조형물 ‘트리 오브 트리스(Tree of Trees)’가 점등됐다. 행사 마지막 날인 5일에는 1762년 제작된 길이 7m, 무게 4t의 ‘황금마차’가 퍼레이드에 등장한다. 여왕은 영국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이 마차를 1953년 대관식 당시 왕궁에서 대관식 장소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이동할 때 탔다. 런던 시민들은 ‘포스트 엘리자베스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분위기였다. 일간 더타임스는 이번 행사 후 후계 구도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봤다. 여왕이 많은 논란을 일으킨 찰스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그는 아들 윌리엄 왕세손보다 낮은 지지를 얻고 있다. 여왕이 퇴위하면 군주제의 존속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유고브 여론조사에서 18∼24세 응답자의 41%는 “선거로 뽑힌 국가원수가 나와야 할 때”라고 답했다. 데일리미러는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에 2800만 파운드(약 440억 원)의 세금이 든다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런던=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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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獨-덴마크에도 가스 공급 중단… OPEC+, 러 배제 저울질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방침에 대한 러시아의 맞대응이 거세다. 러시아는 1일(현지 시간)부터 독일 덴마크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전날 네덜란드 공급 중단에 이은 것이다. 폴란드 불가리아 핀란드도 이미 러시아 가스 공급이 끊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맞선 유럽의 잇단 제재로 유럽-러시아 ‘에너지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유럽은 물가 급등과 경제 둔화 위기라는 ‘값비싼 대가’를, 러시아 국민은 실생활에 파고든 제재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0개 비회원 산유국 모임인 OPEC+(플러스)는 2일 회의를 열고 EU의 원유 금수 조치로 원유 생산 능력이 저하될 러시아를 산유량 증산 합의에서 제외하는 안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러시아를 배제한 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중동 산유국이 석유 증산을 결정하면 러시아의 석유 수출길은 더 막히게 된다.○ 獨·佛 물가·에너지 가격 동시 폭등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각각 덴마크와 독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회사인 덴마크 에너지 회사 ‘오스테드’와 다국적 에너지 기업 ‘셸 에너지 유럽’이 러시아 통화인 루블로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이들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덴마크와 독일에 대한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이 1일부터 중단됐다. 오스테드는 “다른 공급처로 천연가스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셸 에너지 유럽’을 통한 연간 가스 공급량은 독일 연간 가스 소비량(950억 m³)의 1.3%에 불과해 당장 타격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하지만 BBC는 “러시아의 보복이 독일과 덴마크까지 번졌다”며 “유럽이 (제재의)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EU는 연간 가스 소비량의 40%(약 1550억 m³)를 러시아에서 수입해 왔다. 에너지를 무기 삼은 러시아의 압박이 커지면서 유럽은 물가와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독일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9% 올라 1차 석유파동 때인 1973년 이후 약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 38.3%, 식품 가격은 11.1% 상승했다. 프랑스도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5.2% 증가해 198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 역시 전년보다 28%, 식품 가격은 4.2% 올랐다. 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 분석 결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기보다 8.1%, 에너지 가격은 39.2%나 올랐다. 1997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다. AFP통신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러 국민 실직 취업난 시달려”러시아 국민은 서방 제재 여파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국민이 취업난과 사업 중단, 실직 등에 직면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20년 영업 경력의 나탈리야 클류예바 씨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올 2월부터 일자리를 찾아다녔지만 실패했다. 전쟁으로 많은 서방 기업이 러시아를 떠난 영향이 컸다. 그는 “소름 끼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 모스크바의 외국계 브랜드가 점포의 40%를 차지하던 대형 쇼핑몰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올 4월 온라인 구직 플랫폼에 따르면 마케팅 홍보 인사 분야 채용 규모가 2월보다 최대 55% 감소했다. 경제학자 타티야나 미하일로바는 “올가을까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10% 감소하고 실업률은 두 배 이상 뛰는 격변의 시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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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러 원유 수입금지 착수… 한국 물가상승에 기름 부을 듯

    유럽연합(EU)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즉각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EU가 수입하는 러시아 원유의 약 67%에 달하는 양이다. EU는 33%를 차지하는 송유관을 통한 육로 수입도 단계적으로 축소해 러시아 원유 수입량을 올해 말까지 9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31일 국제유가가 2개월 만에 장중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다. 물가 잡기에 나선 우리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올라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U 행정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브뤼셀에서 개최한 EU 정상회의 뒤 “유조선 등을 통한 해상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원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 등이 완전 금수를 반대해 육로 수입은 일단 허용한다. 러시아가 31일 네덜란드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럽과 러시아 간 에너지 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31일 한때 124달러에 육박했다. 이날 한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L당 2012.33원, 2008원으로 상승세가 계속됐다.EU, 러 원유 금수로 에너지 전쟁… 국제유가 120달러 돌파 전체 67%인 해상 수입 바로 막기로… 러에 연간 100억달러 타격 줄듯헝가리 등 반발에 육로 수입은 유지 “파괴력 최대” “한계 드러내” 엇갈려유가 뛰며 글로벌 인플레 압박 심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무기를 구입하는 막대한 돈줄에 제약을 가할 수 있게 됐다. 중요한 진전이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지난달 30일 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 가운데 약 67%에 달하는 해상 수입을 즉각 금지하기로 결정한 후 트위터에 올린 일성이다. 블룸버그통신은 EU의 금수 조치에 따라 러시아가 연간 약 100억 달러(약 12조 원)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헝가리 등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회원국들의 반대에 부딪힌 EU는 33%를 차지하는 송유관을 통한 육로 수입은 허용했다. 향후 완전 금수 조치 여부를 둘러싼 EU 회원국 간 갈등을 예고한 셈이다. 러시아는 31일 네덜란드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해 맞불을 놓았다. 유럽-러시아 간 에너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장중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다. 유럽의 대체 에너지 수요 급증으로 아시아 지역 천연가스 값이 급등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동월 대비 8.1%로 역대 최고치였다.○ EU 회원국 이견에 완전 금수는 보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독일, 폴란드 등이 올해 말까지 송유관 수입을 줄이면 제재에 포함되지 않는 육로 수입량은 헝가리, 슬로바키아가 수입하는 10∼11%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수입량을 약 90% 줄인다는 것. 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원유 수입 중 러시아산이 차지한 비중은 24.7%에 달했다. EU는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구매자다. CNN은 “이번 조치가 100% 수입 차단은 아니더라도 EU가 시행한 러시아 제재 중 파괴력이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드루즈바 송유관을 이용한 육로 수입은 일단 유지하기로 해 한계도 드러냈다.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 등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드루즈바 송유관은 러시아에서 폴란드 등을 거쳐 독일까지 이어지는 4000km 길이의 세계 최장 송유관이다.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각각 65, 87, 96%에 달하는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는 당장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면 경제적 타격이 크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금수 조치는 우리에겐 핵폭탄이다. 준비에 5년 이상 필요하다”며 금수를 반대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 전 35%에 달했던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를 12%까지 낮춘 독일, 중동 원유 수입으로 대체 전략을 세운 이탈리아 등 서유럽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 BBC는 “EU 회원국 간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연말까지 원유 수입량을 90% 줄이겠다는 EU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제재가 약해지는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휘발유·경유 가격 가파른 상승세 그럼에도 금수 조치로 세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셸 상임의장은 “유럽 전역에서 이미 높은 휘발유 가격이 추가로 인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폴란드, 불가리아, 핀란드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러시아는 EU 제재에 맞서 천연가스 공급 중단을 확대하고 있다. 31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124달러에 육박했다. 120달러를 넘어선 것은 3월 말 이후 2개월 만이다. L당 2000원대를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국내 휘발유 가격도 이날 2012.33원을 기록해 경유 가격(2008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경유 수급 차질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값보다 올랐다가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재역전한 것. 유럽이 원유 금수 조치에 앞서 대체 에너지를 찾으면서 아시아의 천연가스 현물가격(지난달 27일 기준)도 지난해 대비 114% 오른 100만 BTU(열량 단위)당 22달러로 치솟았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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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올해 말까지 러 원유 수입 90% 축소”…물가 더 오르나

    유럽연합(EU)이 3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즉각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EU가 수입하는 러시아 원유의 약 67%에 달하는 양이다. EU는 33%를 차지하는 송유관을 통한 육로 수입도 단계적으로 축소해 러시아 원유 수입량을 올해 말까지 9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31일 국제유가가 2개월 만에 장중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다. 물가 잡기에 나선 우리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올라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U 행정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브뤼셀 개최 EU 정상회의 뒤 “유조선 등을 통한 해상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원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 등이 완전 금수를 반대해 육로 수입은 일단 허용한다. 러시아가 31일 네덜란드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럽과 러시아 간 에너지 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31일 한때 124달러에 육박했다. 이날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리터당 2012.33원, 2008원으로 상승세가 계속됐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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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우크라 점령지 주민에 자국 여권 발급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 등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주민들에게 러시아 여권을 나눠주고, 러시아 시민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신청 절차도 간소화하기 시작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친러 세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남동부를 러시아 영토로 만들어 우크라이나를 분단시키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마리우폴 인근 헤르손, 자포리자 주민들이 러시아 시민권을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돈바스, 마리우폴, 크림반도를 잇는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친러 벨트를 만들어 우크라이나를 분단하는 것이 푸틴 대통령의 최종 목표라고 BBC는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5일부터 러시아의 국채 이자 및 원금 상환 만기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바이든 행정부는 미 금융사가 러시아 중앙은행, 민간은행, 국부펀드 등과 거래할 수 없도록 규제했다. 다만 미 투자자 보호를 위해 채권 원리금, 주식 배당금 등은 받을 수 있도록 했으나 이제 이것조차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 이에 따라 러시아의 국가부도 위기도 커졌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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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란드 심장부에 러시아 황제 동상이 있는 이유[특파원칼럼/김윤종]

    핀란드와 스웨덴이 1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위한 공식 신청서를 나토에 제출했다. 핀란드는 1948년부터 74년, 스웨덴은 1814년 이후 무려 208년 동안 유지해온 중립국 노선을 버린 셈이다. 역사적 결정을 앞두고 있던 9∼12일 기자는 핀란드 현지를 취재했다. 특히 수도 헬싱키 중심부 원로원 광장을 자주 오갔다. 광장 일대에는 대통령궁을 비롯해 정부 청사, 총리 집무실이 몰려 있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광장 중앙에 서 있는 동상이었다. 1894년 세워진 당시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1818∼1881년) 동상이다. 핀란드는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주변 강대국의 침략이 잦았다. 13세기부터 약 600년간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다. 1809년부터는 러시아가 핀란드를 자치령 대공국(大公國)으로 삼아 지배했다. 알렉산드르 2세는 러시아 황제와 핀란드 왕을 겸했다. ‘광화문에 일왕 동상이 있는 꼴’이라고 생각한 기자에게 헬싱키 시민들은 동상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배경을 설명했다. 1917년 러시아에서 독립한 후 핀란드에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핀란드인’으로 꼽히는 핀란드 6대 대통령 카를 구스타브 에밀 만네르헤임 동상으로 대체하자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알렉산드르 2세가 집권했을 때 의회를 구성하고 핀란드어 사용을 장려하는 등 핀란드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이 인정받았다. ‘핀란드식 실용주의’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핀란드는 동쪽으로 러시아와 약 1340km 국경을 맞대고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이런 역사와 러시아와의 미래 관계까지 종합해 동상을 철거하지 않았다. 헬싱키 시민들은 “나토 가입은 찬성하지만 러시아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경제교류는 최대한 유지하는 세밀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노르웨이 모델을 추구해야 한다는 핀란드 여론도 커졌다. 1949년 나토에 가입한 노르웨이는 외부 공격을 받지 않는 한 자국 영토에 외국군 기지를 건설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했다. 핀란드 역시 나토에 가입은 하지만 미군을 비롯한 외국군 주둔은 피해 러시아와의 갈등을 최소화하자는 주장이다. 어떻게 보면 이도 저도 아닌 ‘박쥐 전략’ 같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국익을 챙기자는 핀란드 전략을 이해할 수 있었다. 취재를 마친 후 곧바로 우크라이나로 이동해 전쟁 피해를 취재하면서 이 같은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기자가 찾은 우크라이나 지역은 민간인 4명이 러시아군 포격에 숨졌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23일 현재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어린이 258명을 포함해 3942명이라고 밝혔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 명분으로 밝힌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은 적어도 15년 내에는 불가능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019년 나토 가입 계획을 담은 개헌을 단행했지만 정치, 사회 분야에서 나토 가입 기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러시아를 비난하면서도 “정부가 어설프게 나토 가입을 추진해 국민만 괴롭다”는 정서가 없지 않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도 핀란드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힘겨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여론이나 국제 정세에 휘둘리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국익 최대치를 찾는 선택은 무엇일까. ‘무엇이 국민에게 최선인가’란 고민이 깊을수록 답을 찾을 확률은 커질 것이다.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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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까지 토하고 싸우고…英총리실, 코로나 봉쇄 기간 ‘광란의 술파티’

    영국 총리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기간에 규칙을 어기고 술 잔치를 연 일명 ‘파티 게이트’에 대한 정부 보고서가 발간됐다. 봉쇄 조치로 실내 모임 제한이 있던 때에 총리 관저 등에서 노래방 기계를 동원해 새벽까지 음주가무를 즐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리스 존슨 총리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BBC를 비롯한 영국 언론에 따르면 수 그레이 내각부 제2차관은 25일(현지 시간) 2020~2021년 코로나19 봉쇄 기간 총리 관저와 정부 청사에서 벌어진 각종 파티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와 영국 언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2020년 11월 13일 공보국장 송별 파티에 참석해서 술잔을 들어 건배를 했다. 당시 총리실 직원들은 총리가 직접 건배하는 것을 보고 봉쇄 기간임에도 파티가 승인됐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역시 코로나19 봉쇄 기간이던 같은 해 6월 18일 총리실 직원 송별회는 새벽까지 파티가 이어졌다. 저녁부터 총리 관저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파티는 길어졌고 참석자들은 관저 옆 건물인 내각부 장관실의 대기실에서 이튿날 오전 3시까지 술을 마셨다. 이날 파티에는 노래방 기계가 설치돼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듯 노래를 불렀고 과음한 일부 참석자는 토하고 서로 싸우는 등 추태를 보였다. 2020년 12월 18일 총리실 공보실 송년 파티는 너무 시끄러워서 다른 직원이 근무하기가 어려웠을 정도였으며 비상경보가 실수로 작동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16일에도 총리 관저에서 송별파티가 두 번 열려 참석자 수십 명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술을 마셨다. 건물 관리인이 “문 닫을 시간이다. 그만 가 달라”고 하자 참석자들은 술병을 들고 총리 관저 정원을 이튿날 오전 4시까지 오갔다. 그날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남편 필립공 장례식 전날이었다. 보고서는 “전 총리 수석비서 마틴 레이널즈는 지인들에게 ‘(봉쇄 기간) 파티를 열었는데 걸리지 않았다. 잘 피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며 “총리 보좌진은 봉쇄 기간 파티를 벌이면서 보안, 청소 직원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25일 의회에 출석한 존슨 총리는 보고서 내용에 대한 의원들 질의에 “보고서 내용 일부는 새로운 것인데 내가 참석하지 않은 파티에서 벌어진 일들이어서 놀랐다”며 “(내) 감독 하에 벌어진 일에 전적으로 (내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사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 6월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자신의 생일파티 참석 건으로 부인 및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과 함께 각각 50파운드 범칙금을 부과 받아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벌금을 물게 됐다. 그레이 2차관은 “봉쇄 기간 정부 핵심부에서 벌어진 일들에 많은 영국인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공직자로서 기준 미달이라고 보고서에서 비판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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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숭이두창’ 전유럽 확산 조짐… 獨, 21일간 격리 권고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베니아 등 유럽 주요국에서 24일 ‘원숭이두창’의 첫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유럽연합(EU)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보건당국은 이날 수도 빈의 35세 남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체코 정부도 같은 날 수도 프라하의 남성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남성은 이달 초 벨기에에서 열린 음악 축제에 다녀온 후 증상을 보여 집단감염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슬로베니아에서도 스페인 카나리아제도를 여행한 후 귀국한 남성이 첫 감염자가 됐다. 전 유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현재까지 5명의 감염자를 보유한 독일 정부는 이날 감염자, 밀접 접촉자 모두에게 최소 21일간 격리를 권고했다. 원숭이두창 백신인 ‘임바넥스’ 4만 회분도 주문했다. 3명의 감염자가 나온 프랑스 역시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 및 의료진에게도 백신을 맞히기로 했다. 70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영국 보건당국은 감염자의 가족이나 접촉자에게 3주간 자가격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선 이날 서아프리카에서 입국한 29세 여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 UAE에는 사실상 중동의 관문 격인 두바이와 아부다비가 있어 UAE를 통해 전 중동에 원숭이두창이 퍼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4일 기준 전 세계 19개국에서 237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및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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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침공 90일째… 돈바스, 2차대전 후 최대 격전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90일째로 장기화되면서 24일(현지 시간)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동부 돈바스 지역을 둘러싼 전투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돈바스 공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전개된 최대 규모 공격”이라며 서방에 장거리포와 탱크 등 추가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 돈바스 전투 본격화…2차대전 후 최대 규모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4일 동부 돈바스 내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일대에 전투기, 다연장 로켓포, 미사일 등을 동원해 총공세를 폈다. 특히 도네츠크 내 거점인 리시찬스크와 바흐무트, 루한스크의 주요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를 포위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였다. 돈바스 내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하는 것은 물론, 이들 지역 근처로 우크라이나군 주요 보급로가 통과하고 있어 군수 보급로 등 서방의 지원을 차단하려는 목적에서다. 영국 국방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을 빼앗기면 중요 보급로와 서방 지원을 끊기고, 루한스크 전체가 러시아에 넘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은 참호를 이용한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다.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이 가장 활발한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동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가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이날 민간인 14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우크라이나군은 발표했다. 또 돈바스 내 우크라이나 군부대의 탄약, 연료 등이 점차 떨어져 사기도 저하되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돈바스 내 러시아군의 공세에 맞서 미군에서 공수받은 신무기를 전면 배치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탱크를 공격하는 핵심 무기로 미국이 지원한 ‘재블린 대전차미사일’을 주력으로 삼았다. 그러나 사거리가 짧아 평지가 많은 돈바스에서는 효과를 발휘하게 어렵다. 이에 따라 사거리가 길고 화력이 보다 강한 M777 곡사포, 최첨단 무기인 자폭 드론 ‘스위치블레이드’를 집중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두 무기 모두 미군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장에 도입됐다.● 마리우폴 건물 잔해에서 시신 200구 발견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민간인 희생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가 장악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고층 건물 잔해에서 20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인 페트로 안드리우시첸코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시신들은 건물 지하실에서 부패가 진행된 상태“라며 러시아군이 집단 학살 후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세계적 식량 위기도 가속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농업 수출 대국이다. 농경지 면적이 약 42만 km²로 한반도(약 22만 km²)의 2배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의 10% 이상을 생산하는 세계 5위 수출국이다. 보리는 전 세계 생산량의 12%, 옥수수는 15%를 생산해 수출량이 각각 세계 3위와 4위다.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한 밀, 옥수수 등 곡물은 흑해를 거쳐 전 세계로 수출된다. 그러나 남부 오데사, 마리우폴 등 흑해 일대 주요 항구도시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특히 러시아군이 항구를 봉쇄하면서 해외 수출을 위한 공급망이 붕괴됐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한 공급망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대표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인정을 베풀어 우크라이나 항구 봉쇄를 해제함으로써 전 세계 어린이들이 기아에 빠지는 것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전 세계 3억2500만 명이 기아에 직면했다. 43개국의 4900만 명이 굶는 등 전 세계는 식량 위기“라고 강조했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이날 다보스포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식량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트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도 이날 전화 회담을 통해 러시아의 봉쇄로 수출이 막힌 우크라이나 곡물을 반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러시아는 전쟁 장기화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은 시한에 ¤기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내 나치즘을 완전히 추방할 때 까지 (전쟁을)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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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원숭이두창 감염자-접촉자 3주 격리 권고”…유럽 확산 가능성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베니아 등 유럽 주요국에서 24일 ‘원숭이 두창’의 첫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유럽연합(EU)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되는 등 원숭이 두창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보건당국은 이날 수도 빈의 35세 남성이 원숭이 두창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체코 정부도 같은 날 수도 프라하의 남성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남성은 이달 초 벨기에에서 열린 음악 축제에 다녀온 후 증상을 보여 집단감염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슬로베니아에서도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를 여행한 후 귀국한 남성이 첫 감염자가 됐다. 전 유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현재까지 5명의 감염자를 보유한 독일 정부는 이날 감염자, 밀접 접촉자 모두에게 최소 21일간 격리를 권고했다. 원숭이두창 백신인 ‘임바넥스’ 4만 회분도 주문했다. 3명의 감염자가 나온 프랑스 역시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 및 의료진에게도 백신을 맞히기로 했다. 70명 감염자가 발생한 영국 보건당국은 감염자의 가족이나 접촉자에게 3주간 자가격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UAE에선 이날 서아프리카에서 입국한 29세 여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 UAE에는 사실상 중동의 관문 격인 두바이와 아부다비가 있어 UAE를 통해 전 중동에 원숭이 두창이 퍼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는(WHO)는 24일 기준 전 세계 19개국에서 237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및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다만 원숭이두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며 과민 반응을 경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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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침공한 조국 부끄럽다”… 러 외교관 사임

    20년 경력의 러시아 외교관 보리스 본다레프(41·사진)가 조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며 23일 전격 사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대파를 잔혹하게 탄압하는 상황에서 얼굴이 알려진 외교관이 공개적인 비판 성명을 내고 사직한 것은 러시아 내 반전 여론이 상당함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영국 텔레그래프 또한 두 달 전 해외 암살단이 푸틴 대통령의 암살을 시도했지만 러시아 당국이 이를 무력화했다고 보도하는 등 러시아 안팎의 분열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제네바의 러시아대표부에 근무하는 군축 전문가 본다레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외교관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2월 24일만큼 조국이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다.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상급자에게 수차례 우려를 제기했지만 ‘파문을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그는 “다른 러시아 외교관도 나서 주길 바란다. 그러나 내가 기소되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며 보복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그는 “받아주는 나라가 있다면 망명하겠다”며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을 뜻을 밝혔다. 제네바 주재 각국 외교관은 그를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다. 주요 기업의 러시아 보이콧도 이어졌다. 2007년 러시아에서 첫 매장을 연 후 현재 130개 매장을 운영하는 미국 커피체인 스타벅스는 23일 철수를 결정했다. 앞서 미 맥도널드도 18일 러시아 철수를 밝혔다. 미 군사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는 3월 30일 대비 20% 넘게 감소했다. 당시 러시아는 2014년 강제병합한 남부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 63만 km² 중 27%(17만 km²)를 장악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일대, 북부 체르노빌, 동부 하르키우 등을 속속 탈환하자 점령지가 대폭 줄었다. 23일 우크라이나 법원은 민간인을 사살한 혐의로 첫 전쟁범죄 재판 대상자가 된 러시아군 하사 바딤 시시마린(21)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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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침공한 조국 부끄럽다”…‘20년 베테랑’ 러 외교관 사임

    20년 경력 러시아 외교관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며 사임했다. 스위스 제네바 러시아대표부 외교관 보리스 본다레프(41)는 23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외교관 경력 20년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만큼 내 조국이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다.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전 목소리를 탄압하는 상황에서 외교관이 비난 성명을 내고 사직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본다레프는 “상급자에게 (전쟁) 우려를 여러 차례 제기했지만 ‘파문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는 말만 들었다”며 “이번 전쟁을 기획한 사람들은 영원히 권좌에 머물며 무제한 권력과 면책을 누리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군비(軍備)통제 및 확산 전문가로 캄보디아 몽골 등을 거쳐 2019년 제네바 군축회의 러시아 대표로 일해온 그는 “다른 러시아 외교관도 나처럼 나서주길 바란다. 그러나 내가 기소되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며 보복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네바 각국 외교관들은 그를 “영웅”이라고 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기업의 러시아 보이콧도 이어졌다. 2007년 모스크바에 첫 매장을 연 후 130개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는 이날 철수를 결정했다. 맥도날드도 18일 러시아 사업 매각을 발표했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강화될 전망이다. 23일 미국 주도로 47개국이 참여한 ‘우크라이나 방어 자문 회의’ 2차 화상 회의에서 덴마크는 대함(對艦) 미사일, 체코는 공격용 헬기 등 20개국이 새로운 지원 방안을 밝혔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을 글로벌 동맹으로 확장한 한국이 이 회의에 참여했다. 한국의 지원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날 수도 키우이 서부의 우크라이나 군수(軍需) 보급로를 공격했다. 미 정부는 키이우 미국대사관 보호를 위해 특수작전부대(SOF)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 CNN은 “우크라이나 영토에 미군이 진입하면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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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요격 불가 ‘악마 ICBM’ 늦가을 실전배치”

    러시아가 ‘악마의 미사일’로 불리는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마트’를 늦가을에는 실전에 배치할 것이며 타국의 방공 체계로는 사르마트의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공식화 및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항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카라카예프 러시아 전략미사일군 사령관은 22일 “현재 사르마트 미사일을 요격할 방공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에도 없을 것”이라며 “북극, 남극, 우주 등 발사궤도를 다양화할 수 있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하루 전인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 또한 “사르마트 시험 발사를 올해 내내 진행할 것”이라며 “늦가을에는 실전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사르마트를 시험 발사했고 로스코스모스는 올해 46기의 사르마트를 생산할 계획이다. 최대 사거리가 1만8000km인 사르마트는 핵탄두를 비롯해 메가톤(TNT 100만 t)급 다탄두(MIRV)를 15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000배 위력이다. 단 1발로 프랑스 전체(54만 km²)를 초토화시킬 수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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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군인, 첫 전범재판서 “명령따라 민간인 사살”

    18일 우크라이나 법원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후 처음으로 민간인 학살 등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육군 하사 바딤 시시마린(21·사진)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시시마린은 침공 나흘 후인 2월 28일 북동부 수미주에서 비무장의 62세 민간인 남성 올렉산드르 셸리포우 씨를 AK-74 소총으로 사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지만 발포 자체는 자신의 판단이 아닌 상급자의 명령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유리로 둘러싸인 피고석에 앉은 시시마린은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재판에 임했다. 범행 당시 그는 다른 부대원 4명과 함께 탑승한 탱크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아 부서지자 인근 자동차를 훔쳐 탔다. 셸리포우 씨가 이를 목격하자 자신들의 위치가 노출될 수 있다고 판단해 총격을 가했다. 시시마린은 “위치가 노출된 사실을 상관에게 보고했고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아 이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그를 국제법이 아닌 국내법을 적용해 기소했다. 살인, 전쟁범죄 사전모의 등 적용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이번 재판을 시작으로 19일부터는 수도 키이우 인근 브로바리, 북동부 하르키우 등에서 자행된 민간인 성폭행 및 집단 학살에 관한 재판이 연달아 열린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은 “현재 조사 중인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는 1만1000건 이상”이라며 이미 50여 명의 러시아군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국제형사재판소(ICC) 또한 러시아군의 집단 학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공권력을 동원할 수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재판대에 세우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BBC 등이 전했다. 전선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 모두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1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월 23일까지 3개월간 계엄령을 연장한다”며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또한 남부 헤르손 등 점령지에 요새를 건설하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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