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이청아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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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청아 기자입니다.

clearlee@donga.com

취재분야

2024-10-28~2024-11-27
인사일반21%
미국/북미21%
국제일반16%
국제정치13%
유럽/EU11%
국제정세5%
교통5%
중동5%
남북한 관계3%
  • 美, 낙태권 폐기하자 ‘원정 낙태’ 급증…찬반론자 간 갈등도 격화

    지난해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폐기한 이후 주(州) 정부가 낙태권을 허용하는 노스캐롤라이나 같은 일부 주에서는 오히려 낙태 건수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가 어려워진 다른 주 주민의 ‘원정 낙태’가 증가한 것이다. 일부 낙태 반대론자들은 낙태 시술 병원 앞에서 물리력를 행사하는 등 찬반론자 간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가족계획협회(SFP) 조사를 인용해 낙태권 폐기 이전인 지난해 4월 3190건이던 노스캐롤라이나 낙태 건수가 같은 해 8월 4360건으로 37% 늘었다고 보도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임신 24주 이전 낙태할 권리를 여전히 보장한다. 낙태 시술을 하는 자녀계획클리닉 병원 측은 “낙태 환자 3분의 1 이상이 다른 주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낙태 시술을 받은 여성은 “낙태권이 없는 테네시주에서 4시간 차를 타고 왔다”며 “이제 막 3세가 된 아이가 있는데 또 낳을 경우 안정적 삶을 유지할 수 없어 (낙태를) 결정했다”고 NYT에 말했다. 낙태 환자가 몰려 병원 예약에만 한두 달이 걸리다 보니 기다리다 법적 기한 임신 24주를 지날 우려도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산부인과 전문의 조나스 스왈츠 박사는 “남부 다른 주들이 낙태를 제한하면서 (밀려오는) 환자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나마 병원비 숙박비 등을 댈 처지가 못되는 빈곤층에게 ‘원정 낙태’는 그림의 떡이다. 낙태 반대론자들은 병원 앞에 진을 치고 병원에 오는 여성들 사진을 찍거나 고함을 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남성이 야구방망이를 휘둘러 체포되기도 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정부는 지난해 낙태 시술 병원 주변 치안을 확보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낙태를 반대하는 공화당 소속 노스캐롤라이나 주 의원들이 낙태 가능 기간을 임신 12주 이하로 줄이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하자 민주당 소속 로이 쿠퍼 주지사가 거부권 행사를 밝히는 등 정치권 갈등도 심각하다. 여론조사 결과 노스캐롤라이나 응답자 57%는 ‘현행 임신 24주를 유지하거나 더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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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와 가장 긴 국경 맞댄 핀란드, NATO 가입 눈앞…스웨덴은 ‘아직’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유럽에서 러시아와 가장 긴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가 NATO에 가입하면 러시아는 NATO와 무려 1340km의 국경선을 새로 접하게 된다. 다만 스웨덴은 NATO 회원국인 튀르키예의 반대에 가로막혀, 당초 핀란드와 스웨덴이 약속했던 ‘동반 가입’이 무산될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예측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핀란드 의회가 1일(현지 시간) NATO 가입에 필요한 모든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핀란드는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개월 만인 5월 옆나라 스웨덴과 함께 NATO 가입을 동반 신청했다. 두 나라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오랫 동안 표방해왔던 ‘군사 중립국’으로서의 지위를 결국 포기한 것. NATO 가입을 위해선 회원국 30곳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한데, 두 나라 모두 모두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헝가리 의회 역시 1일 이들의 승인에 관한 토론을 시작했으며, 이달 내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 다만 유럽에서 러시아와 가장 긴 국경을 접하고 있는 핀란드가 NATO에 가입할 경우, 러시아와의 분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는 여당 의원들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에 에너지 분야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는 기존에도 EU의 러시아 제재에 자주 반대해왔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지난해 4연임에 성공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권위주의 통치를 비판해온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부와 입법부를 꽉 잡고 있는 오르반 총리가 두 국가의 승인을 지지한다고 밝힌 만큼, 헝가리가 가입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NYT는 전했다. 또한 이 매체는 핀란드가 튀르키예의 승인을 받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갈등을 빚고 있어 핀란드만 우선 가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 정부가 튀르키예가 범죄 집단으로 여기는 쿠르드족 단체를 용인하고 반튀르키예 시위를 묵인해주고 있다며 가입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핀란드는 최근 러시아와 접한 국경에 철조망 설치를 시작했다. 높이 약 3m로 일부 지역에는 감시카메라와 확성기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투입되는 예산만 해도 약 3억8000유로(약 5330억 원)에 이른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강화된 안보위협 외에, 징집을 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이 이곳에 몰려든 것도 주요 원인이다. 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도피하는 길목으로 사용돼왔다. 미 CNN에 따르면 하루 만에 8500명이 넘는 러시아인들이 핀란드 국경을 넘은 적도 있다. 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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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값 전기차’ 나올까…머스크, 7년 만에 테슬라 마스터플랜3 발표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다음달 1일(현지 시간) 7년 만에 새 미래 청사진을 공개한다. 3000만 원대 ‘반값’ 테슬라 및 초대형 생산 시설이 어디 들어설지 관심이 모인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다음달 1일 오후 3시(한국시간 2일 오전 6시) 미국 텍사스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열리는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세 번째 장기 계획 마스터플랜3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머스크는 7일 트위터에서 마스터플랜 3을 “사람과 지구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마스터플랜3에서는 ‘모델 2’로 알려진 2만5000달러(약 3300만 원)짜리 전기차 출시 계획이 세계인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4만2990달러(약 5690만 원) 하는 보급형 모델 3의 절반을 약간 넘는 가격이다. 머스크는 2만5000달러짜리 전기차 생산을 강조했지만 지난해 저가 전기차에 필수적인 신기술을 갖춘 배터리가 미비해 생산 계획을 보류했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모델 3 가격을 낮춘 데다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도 저가 공세에 나서 기대감이 높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새 공장을 어디에 지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테슬라 기가 팩토리(초대형 생산시설) 유치를 위해 물밑 작업 중인 한국 멕시코 캐나다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중국 상하이와 독일 베를린 교외에 생산시설을 둔 테슬라는 아시아에 5조~10조 원을 들여 82만㎡(약 25만 평) 이상의 터를 확보해 두 번째 기가 팩토리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공동 설립자인 머스크가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를 언급한 것을 두고 AI 분야 비전도 공개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지속가능한 연료전지에 관한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로이터는 “머스크가 테슬라 관련 중대 발표를 하고서 시간 약속을 지킨 사례는 드물다”며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전했다. 앞서 머스크는 2006년 공개한 마스터플랜1에서 밝힌 스포츠카 및 다양한 모델의 전기차 출시 계획을 전부 실현했다. 2016년 발표한 마스터플랜2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 콤팩트 SUV 및 픽업트럭 개발, 지속가능한 에너지 비전 등을 담았는데 ‘현재 진행 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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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신저 “생성형 AI, 인쇄술 이후 최대 지적혁명… 통제는 아직 미흡”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대니얼 후텐로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15세기 서양에 인쇄술을 도입한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에 비유했다. 동시에 인간의 비판적 사고능력 저하, 소수 독점 등 AI의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키신저 전 장관 등 세 사람은 25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 기고를 통해 “인쇄술 발명 후 정보의 확산으로 중세가 지고 계몽주의 시대가 도래했듯, 생성형 AI의 등장은 계몽주의 이후 인간의 가장 큰 지적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쇄술이 현대 인류 사상을 풍부하게 했다면, AI 기술은 그 사상을 정교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2021년 ‘AI의 시대: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공동 집필했다. 당시 키신저 전 장관은 미중 패권 전쟁의 승패 또한 AI가 좌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AI가 가져올 각종 부작용도 우려했다. 세 사람은 AI가 인터넷에 널리 퍼져 있는 조작된 사실, 딥페이크(심층 합성 기술) 생산물 등을 학습함으로써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위험이 큰데도 적절한 통제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I에 의존할수록 인간이 비판적 사고능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AI의 윤리적 이용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AI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도 인간이 악의적으로 AI를 통해 부정행위를 하거나 허위 제작물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기술을 만드는 데 최소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들기에 극소수 대기업과 세계적 부호들이 이를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짚었다. 몇몇 강대국이 AI 개발을 위한 정보를 독점하는 등 국제사회의 양극화 또한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들은 해법으로 “AI 기술의 결과에 도전할 수 있는 인간 본연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AI의 답변을 무차별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AI의 답변을 평가하고 반문할 수 있도록 인간 또한 부단히 연습해야 한다는 의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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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빅테크 감원 한파에 떠는 ‘전문직 비자’ 외국인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미국 빅테크 및 기술기업들의 감원 한파에 ‘전문직 취업비자’(H-1B)로 미국에 머무르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추방 위기에 내몰렸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전했다. WP에 따르면 고학력 및 고숙련 노동자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수요에 맞춰 미국은 매년 8만5000개의 H-1B 비자를 내줬다. 2019년 미국 국토안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H-1B 비자 소지자는 60만 명에 달한다. 신청자의 75%는 인도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자는 해고 60일 후 만료된다. 수천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 새로운 고용주가 나타나지 않는 한, 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갑자기 나라를 떠나야 하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이미 수십 년간 미국에 산 사람들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최근 페이팔에서 해고된 인두 부샨(39)은 “아내가 곧 아기를 출산할 예정인데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경쟁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우려했다. 부샨은 2013년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쭉 미국에 거주해왔다. 이에 미국의 일부 민주당 의원은 전문직 비자 소지자들이 실직 후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을 기존의 60일에서 120일로 연장해 달라고 미국 이민국 및 국토안보부에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규정 변경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미국 이민국은 실직자들로 하여금 우선 관광비자와 같은 다른 비자를 신청해 시간을 벌게끔 유도하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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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스-디샌티스도 출마선언 채비… 美공화 대선 레이스 뜨거워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인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며 2024년 대선에서 야당 공화당 후보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공화당의 또 다른 대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유세 성격이 짙은 ‘북투어’를 예고하는 등 공화당 대선 경선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는 남편의 재선 도전과 관련해 “출마 선언 시기와 장소만 남았다”고 밝혔다. 펜스 전 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미 NBC 방송에서 최근 대선 재도전 의사를 밝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더 나은 선택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 시대는 다른 리더십을 요구한다. 미국인은 ‘예의와 존중을 보여주는 정치’로 돌아가길 원한다”며 집권 내내 혐오 발언과 막말 논란에 휩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당초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던 곳에서도 고전했다. 2020년 대선 등 ‘과거’에 초점을 맞춘 당 후보들에게 책임이 있다”며 ‘빅 라이’(2020년 대선은 사기) 주장을 펼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봄이 되면 나의 소명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며 출마 시기도 거론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8일 ‘자유로워질 용기’라는 책을 출간하고 홍보를 위해 미 전역을 누빈다. 미 언론은 그가 3월부터 5월 초까지 열리는 주의회 회기 동안 주목할 만한 입법 성과를 낸 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4일 세대교체론을 주창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25일 뉴욕포스트 기고문에서 “집권하면 미국을 싫어하는 국가에 대한 해외 원조는 1센트도 남기지 않고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벨라루스 이라크 파키스탄 등에 상당한 미 원조금이 투입된다는 사실을 알면 납세자들이 놀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24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한 질 여사는 남편의 재출마 관련 질문을 받자 “(출마 선언) 발표 시간과 장소를 결정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거의 없다”며 “남편은 시작한 것들을 아직 끝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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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감원 한파에…‘전문직 취업비자’ 외국인 노동자 추방 위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미국 빅테크 및 기술기업들의 감원 한파에 ‘전문직 취업비자’(H-1B)로 미국에 머무르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추방 위기에 내몰렸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 시간) 전했다. WP에 따르면 고숙련 기술 및 고학력을 지닌 노동자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수요를 위해 미국은 매년 8만5000개의 H-1B 비자를 내왔다. 2019년 미국 국토안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H-1B 비자 소지자는 60만 명에 달한다. 신청자 75%는 인도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자는 해고 60일 후 만료된다. 수천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 새로운 고용주가 나타나지 않는 한, 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갑자기 나라를 떠나야 하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이미 수십 년간 미국에 산 사람들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최근 페이팔에서 해고된 인두 부샨(39)은 “아내가 곧 아기를 출산할 예정인데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경쟁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우려했다. 부샨은 2013년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쭉 미국에 거주해왔다. 이에 미국의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전문직 비자 소지자들이 실직 후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을 기존의 60일에서 120일로 연장해달라고 미국 이민국 및 국토안보부에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규정 변경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미국 이민국은 실직자들로 하여금 우선 관광비자와 같은 다른 비자를 신청해 시간을 벌게끔 유도하고 있다. 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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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텔 배당금 삭감… ‘AI칩’ 엔비디아는 깜짝 실적

    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인텔이 최악의 실적에 배당금을 삭감한 반면, 엔비디아는 ‘챗GPT’ 같은 인공지능(AI) 열풍에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인텔은 6월 1일 지급되는 분기별 투자자 배당금을 주당 12.5센트로 줄인다고 밝혔다. 2007년 이후 16년 만의 최저 배당금으로, 현재 배당금(주당 36.5센트)에서 66%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인텔은 ‘반도체 한파’ 속에 경쟁사 AMD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간부들의 임금을 깎고 감원을 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같은 날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시장 전망치였던 0.81달러를 상회하는 0.88달러라고 발표했다. 매출은 60억5000만 달러(약 7조8400억 원)로 전년 동기(76억4000만 달러)보단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60억 달러)를 웃돈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방한 셈이다. 이는 ‘챗GPT’ ‘빙AI’ 등 생성형 AI의 열풍 덕이다. AI 챗봇에 주로 이용되는 반도체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엔비디아는 세계 GPU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AI 칩 매출이 포함되는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상승했다.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8% 이상 뛰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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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경 폐쇄” vs “외교관 추방”… 폴란드-벨라루스도 갈등 격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4일로 1년을 맞는 가운데 각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지원하는 폴란드와 벨라루스의 갈등 또한 고조되고 있다. 폴란드가 이달 들어 두 곳의 벨라루스 국경 검문소를 폐쇄하자 벨라루스는 외교관 추방 등으로 맞섰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과거 제정 러시아와 소련의 압제에 시달린 폴란드는 러시아 견제를 위해 서방과 더 밀착하려 한다. 1994년부터 집권 중인 ‘동유럽 최후의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반대파 탄압을 위해 러시아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 와중에 루카셴코 대통령은 20일 “벨라루스가 침략당하면 최대 15만 명 이상의 모병이 가능할 것”이라며 새 민방위군 창설을 예고했다. 벨라루스가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쟁’ 전선이 두 나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경 폐쇄” vs “외교관 추방” 폴란드 PAP통신 등에 따르면 폴란드는 21일 오후 7시부터 벨라루스 국경지대의 ‘쿠쿠리키 코슬로비체’ 검문소를 폐쇄한다. 벨라루스가 이날 폴란드 외교관 세 명을 추방하자 즉각 대응한 것이다. 폴란드는 9일에도 다른 검문소를 폐쇄했다. 벨라루스 법원이 루카셴코 정권을 비판한 폴란드 언론인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데 따른 보복이었다. 약 400km의 국경을 맞댄 두 나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6곳의 검문소를 운영했다. 코로나19 이후 3곳이 폐쇄됐고 이달 2곳이 문을 닫아 1곳만 남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놀란 폴란드는 국방력 강화에 부쩍 힘쓰고 있다. 지난해 ‘자국 주둔 미군 증원’을 얻었다. 전쟁 전 약 4500명이던 주폴란드 미군은 지난해 6월 1만1600명으로 늘었다. 이 중 일부는 동유럽 최초의 ‘상시 주둔 미군’이다. 러시아의 침공 직후부터 우크라이나 난민을 적극 수용한 데 따른 일종의 ‘보상’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14일 기준 폴란드에는 전체 우크라이나 난민(808만 명)의 19%인 156만 명의 난민이 있다. 의회는 국방 예산을 NATO의 권고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2%보다 많은 3%로 증가시키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벨라루스는 사실상 러시아에 기대 국가를 운영한다. EU에 따르면 러시아는 벨라루스의 최대 투자국이며 전체 교역의 49%를 담당한다. 소련 시절 공산당 간부였던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 장기 집권을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 때 러시아의 지원을 얻어 진압했다. 미 CNN 등은 러시아군이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진격할 때 벨라루스가 자국 영토를 일종의 ‘기지’로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서방 “러-벨라루스 선수, 파리 올림픽 금지” 한국 미국 영국 등 35개국 정부는 21일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2024년 파리 올림픽 출전 허용을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로 인한 파괴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두 나라 선수가 개별적으로 경기에 참여할 길을 열어주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제안에 많은 의문과 우려가 있다”며 특히 러시아 선수가 러시아군과 밀접한 관계임을 지적했다. 윤강로 한국스포츠외교연구원장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선수 중 약 75%가 군팀 소속이다. 동유럽 전문가인 김철민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폴란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다음에 침공할 대상을 자신이라고 여긴다”며 폴란드가 이번 전쟁에서 서방을 적극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에도 벨라루스는 서방의 진출을 견제할 마지막 완충지대”라며 “벨라루스가 러시아로부터 등을 돌리는 순간 러시아가 또 다른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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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화 생산지 텍사스 가뭄에 생필품 가격 급등”

    지난해 미국 최대 면화 산지 텍사스의 기록적인 가뭄으로 면화 생산량이 크게 줄어 기저귀 면봉 거즈 탐폰 등 관련 생필품 가격이 최대 3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면화 수출국이자 세계 3위 면화 생산국인 미국의 면화 생산 급감 및 관련 상품 가격 상승세가 글로벌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농무부(USDA) 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면화 산지 텍사스 고지대에 재앙에 가까운 가뭄이 닥쳐 경작지 약 600만 에이커(약 2만4280㎢·서울 면적 약 40배)의 재배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600만 에이커는 한 해 생산량의 74%를 생산할 수 있는 면적이다. 이로 인해 면화를 주원료로 하는 생필품 가격이 치솟았다. 시장조사업체 닐슨IQ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저귀 가격은 21% 급등했다. 지난해 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6.5%의 3배가 넘는다. 탐폰 역시 13% 올랐으며 면봉은 9%, 거즈는 8% 인상됐다. 경제학자들은 텍사스 면화 생산 붕괴가 미국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면화 가격이 오르면 면직물 및 이를 활용한 의류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6위 면화 생산국 파키스탄도 지난해 여름 대홍수로 면화 생산량의 절반가량이 손실됐다. 비영리 환경단체 포럼더퓨처는 2040년경 세계 면화 생산지의 절반이 가뭄 홍수 산불 같은 극심한 기후변화에 맞닥뜨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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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9세 소년 “지진 피해 도운 한국 감사” 한글편지

    “지진 이후 여러분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았습니다. 훗날 세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돼서 당신의 나라를 방문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의 9세 소년이 유엔기념공원 등 한국의 여러 기관에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16일 재한유엔기념공원은 최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후세인 카간이 보내온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공개했다. 자신을 튀르키예 데니즐리에 사는 9세 소년이라고 소개한 후세인 군은 “지진 이후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함께 우리의 생명을 구했다”며 “고맙다는 마음을 어떻게 전할지, 이 빚을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나도) 자라서 세상에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국을 방문하겠다”며 “나중에 우리나라에 휴가를 오면 우리 집에 손님으로 대접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후세인 군은 이 메시지를 튀르키예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한국어로도 번역해 보냈다. 후세인 군은 한국에서 파견된 긴급구호대의 현지 활동 사진과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명민호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도 함께 보내왔다. 6·25전쟁 당시 한국인 소녀에게 수통을 건네는 튀르키예 군인의 모습과, 한국 긴급구호대가 이번 지진 현장에서 튀르키예 소녀에게 물을 건네는 모습을 나란히 그린 그림이다. 유엔기념공원 측은 “후세인이 상냥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어른으로 자랄 것으로 믿는다”고 답장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발생 12일 만인 18일 사망자는 4만6000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관계자는 “19일 밤 대부분의 수색과 구조 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점차 구조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현실을 고려해 생존자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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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빈치, 갈릴레이보다 100년 먼저 중력 연구”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가 인류 최초로 지구 중력을 수학적으로 연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1500년대 후반 중력을 처음 실험한 과학자로 알려진 갈릴레오 갈릴레이보다 100년가량 앞서고, 1666년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중력의 원리를 발견한 아이작 뉴턴보다는 200년 정도 이른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연구팀은 다빈치가 1478∼1518년 저술한 논문 모음집 ‘코덱스 아룬델(The Codex Arundel)’에 담긴 스케치를 해독한 논문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다빈치는 코덱스 아룬델 143쪽에 항아리에서 구슬이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을 묘사한 스케치와 이에 대한 메모를 남겼다. ‘신비한 삼각형’이라는 제목의 이 스케치는 지상에서 수평으로 굴러가는 항아리에서 구슬이 수직 낙하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다빈치는 항아리가 굴러가기 시작한 지점을 ‘A’로 표시한 뒤 항아리의 이동과 함께 구슬이 낙하한 지점에 수직선을 연결했다. 연구팀을 이끈 모르테자 가리브 칼텍 항공학과 교수는 “다빈치가 항아리 실험을 통해 ‘중력 가속도’를 발견했다”고 말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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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로 총격 애도문 썼다… “공감못해” 비난에 美대학 사과

    최근 벌어진 미국 미시간주립대 총기 난사 사건 애도문을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작성한 미 밴더빌트대 측이 거센 비판에 공식 사과했다. 18일(현지 시간) 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남부 테네시주 밴더빌트대 피바디 단과대학 사무국은 미시간주립대 총기 난사 사건 피해자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는 글을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13일 발생한 미시간주립대 무차별 총격 사건으로 이 학교 학생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범인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밴더빌트대 피바디 단과대 애도문은 “희생된 이들을 기리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 캠퍼스도 안전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평범하게 시작한다. 문제는 이메일 말미에 ‘오픈AI 챗GPT에서 인용됨’이라는 문구가 달려 있었던 것. 피바디 단과대 사무국이 챗GPT를 통해 이 글을 작성한 사실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이메일을 받은 학생들은 대학 측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학생 마사 체슨은 “학교가 비극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공감하지 못한 것 같아 실망했다”며 “공동체를 위해 이메일을 보냈다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의무감에 보낸 것 같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 대학 졸업생 레이스 케이엇은 학교 신문에 “공동체와 포용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조차 컴퓨터에 맡기는 것은 뒤틀린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대학 측은 “AI 기술을 잘못된 곳에 사용했다”고 사과했다. 니콜 조지프 부학장은 “메일에서 시사한 포용성의 메시지를 믿지만, 슬픔의 시기에 챗GPT로 소통하려 한 것은 학교가 추구하는 가치와 배치된다”고 말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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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릴 도와줘 감사” 튀르키예 9살 소년, 한글로 메시지

    “지진 이후 여러분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았습니다. 훗날 세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돼서 당신의 나라를 방문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의 9살 소년이 유엔기념공원 등 한국의 여러 기관에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16일 재한유엔기념공원은 최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후세인 카간이 보내온 인스타그램 메세지를 공개했다. 자신을 튀르키예 데니즐리에 사는 9살 소년이라고 소개한 후세인 군은 “지진 이후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함께 우리의 생명을 구했다”며 “고맙다는 마음을 어떻게 전할지, 이 빚을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나도) 자라서 세상에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국을 방문하겠다”며 “나중에 우리나라에 휴가를 오면 우리 집에 손님으로 대접하겠다”도 덧붙였다. 후세인 군은 이 메시지를 튀르키예어뿐 아니라 영어와 한국어로도 번역해 보냈다. 후세인 군은 한국에서 파견된 긴급구호대의 현지 활동사진과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명민호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도 함께 보내왔다. 6·25전쟁 당시 한국인 소녀에게 수통을 건네는 튀르키예 군인의 모습과, 한국 긴급구호대가 이번 지진 현장에서 튀르키예 소녀에게 물을 건네는 모습을 나란히 그린 그림이다. 유엔기념공원 측은 “후세인이 상냥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어른으로 자랄 것으로 믿는다”고 답장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발생 12일 만인 18일(현지 시간) 사망자는 4만6000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관계자는 “19일 밤 대부분의 수색과 구조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점차 구조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현실을 고려해 생존자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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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신 집권’ 꿈꾸는 에르도안, 대지진 책임론에 대선가도 흔들[글로벌 포커스]

    《‘21세기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69)이 2003년 집권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6일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헤아릴 수 없는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에르도안 정권의 부실 대응은 물론이고 경제난, 반대파 탄압 등 장기 집권 폐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오래전부터 사실상 종신 집권을 노리던 그는 지진 전 당초 6월로 예정됐던 대선 1차 투표를 5월 14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6개 야당은 반(反)에르도안의 구심점이 될 단독 후보를 좀처럼 추대하지 못했다. 이에 그는 선거를 앞당겨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방해하고 선거운동 기간 또한 단축하려 했다. 1차 투표에서 손쉽게 과반을 확보해 아예 2차 투표조차 실시하지 않으려는 일종의 ‘꼼수’였다. 하지만 지진으로 수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데다 그가 지진 당일 울부짖는 피해자들 앞에서 “이런 재난에 대비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책임 회피로 일관하자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에르도안 정권의 무분별한 건축 규제 완화 등이 지진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더딘 복구 작업 등을 감안할 때 일각에서는 5월 대선이 정상적으로 열리기 어려우며, 제때 치러지더라도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튀르키예의 정정 불안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패권 갈등,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 등으로 이미 요동치는 국제 정세를 더 큰 격랑에 빠뜨릴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진으로 흥하고 지진으로 위기 에르도안은 1954년 북서부 리제의 저소득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 최대 도시 이스탄불로 이주했고 한때 길거리에서 사탕, 생수, 빵 등을 팔았다. 젊은 시절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에서 활동한 후 정계에 입문했다. 1994∼1998년 이스탄불 시장을 지냈다. 1999년 세속주의 국가에서 과도한 이슬람 사상으로 대중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4개월 복역한 경력도 있다. 1999년 이스탄불과 가까운 서부 해안 도시 이즈미르에서 대지진이 발생해 최소 1만7000명이 숨졌다. 에르도안은 이때 뷜렌트 에제비트 당시 총리의 부실 대응, 부패 등을 질타하며 유력 정치인으로 떠올랐다고 미 외교매체 포린폴리시(FP)가 진단했다. 이를 통해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고 2001년 현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을 창당했다. 에르도안은 2003년 내각책임제 국가였던 튀르키예의 총리에 올랐다. 당시 3146억 달러(약 409조 원)였던 국내총생산(GDP)을 2013년 9578억 달러(약 1245조 원)로 세 배로 늘렸다. 고성장을 바탕으로 초대 대통령 케말 파샤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미국 등 서방 또한 이때는 그를 ‘이슬람 문화와 시장 경제를 융합한 지도자’로 호평했다. 그는 2011년 3선 총리가 됐다. 당 대표의 4선을 금지한 정의개발당 당규로 추가 집권이 가로막히자 당시 의회가 선출했으며 원로급 정치인의 명예직 정도로 여겨졌던 대통령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대통령 선출 과정을 직선제로 바꿨고, 2014년 5년 임기의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3선 총리 시절부터 히잡 착용,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표현 금지, 주류 판매 규제 등 강력한 이슬람 원리주의 정책을 폈다. “여성과 남성은 평등하지 않다” “여자라면 아이 셋은 낳아야 한다” 등 시대착오적인 발언도 일삼았다. 이에 서구 문물에 익숙해진 도시 엘리트, 건국 당시 케말을 도와 정교분리와 세속주의를 주도한 군부와의 갈등이 커졌다. 2016년 에르도안을 몰아내기 위한 쿠데타가 발생했지만 몇몇 군인만으로는 이미 장기 집권 기반을 다진 그와 대적할 수 없었다. 그는 사회 안정을 명목으로 의회 해산권, 국가 비상사태 선포권, 장관 단독 임면권 등을 보유하며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했다. 사회 곳곳의 반대파, 쿠르드족 등 소수민족도 잔혹하게 탄압했다. 2017년에는 국민투표를 통해 내각책임제를 폐지하고 아예 대통령중심제로 개헌했다. 이를 통해 2018년 대통령제하의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확고한 1인 지배 체제를 굳힌 것이다. 사실상의 ‘셀프 개헌’ 당시 그는 중임을 가능하도록 했을 뿐 아니라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당선되면 추가로 5년을 더 재임할 수 있도록 했다. 즉, 2018년 대통령으로 뽑힌 에르도안이 올해 중임에 성공하고 임기 종료 직전인 2028년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다시 뽑히면 79세인 2033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에르도안은 반대파 탄압, 장기 집권 시도 등을 비판하는 서방 주요국과도 사사건건 충돌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에게는 독일 사회가 금기로 여기는 ‘나치’ 등을 들먹였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는 “뇌사 상태 아니냐”고 막말을 퍼부었다. 이런 그를 두고 오스만튀르크 제국을 통치하던 술탄 못지않은 현대판 전제 군주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그의 별명이 ‘21세기 술탄’인 이유다.● 최악 대지진, 고조되는 책임론 에르도안의 지지 기반은 농촌,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 이번 지진의 주요 피해 지역인 남부, 경제적으로 낙후된 동부 산악지대 등이다. 이는 튀르키예의 근현대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오스만튀르크는 1453년 동로마를 멸망시킨 후 약 500년간 중동, 중유럽, 북아프리카에 걸친 제국을 건설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 편에 섰다 영토 대부분을 잃자 케말을 포함한 청년 장교들이 쿠데타로 만든 공화제 국가가 오늘날의 튀르키예다. 케말은 오스만의 영광을 재현하려면 강력한 서구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히잡 금지, 여성참정권 부여, 라틴알파벳 사용 등을 속속 도입했다. 케말 사후 그의 정교 분리 노선을 계승한 군부는 세속주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이슬람 원리주의자와 대립했다. 문제는 세속주의로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데 있다. 자본가, 대도시 엘리트, 서부는 근대화 혜택을 누렸지만 저소득층과 남동부는 소외됐다. 이에 그는 저소득층을 위해 생필품인 빵과 차 가격은 생산 원가 이하로 낮추도록 압박했다. 반면 자동차, 고급 가전제품 등 사치품에는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식으로 전형적인 대중영합(포퓰리즘) 정책을 폈다. 건설 규제도 대폭 완화했다. 1999년 이즈미르 대지진 후 당시 정권은 내진 대비 규정을 강화했다. 에르도안은 2018년 5월 규제를 지키지 않은 건축물이라도 소정의 벌금만 내면 다시 건축 허가를 내주는 ‘사면 정책’을 실시했다. 한 달 후 치러지는 대선을 위한 표심 잡기용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본 10개 주에서만 10만 건 이상의 사면이 승인됐다. 에르도안 정권은 사면 정책 도입 후 1년 반 동안 740만 건의 신규 건축도 허가했다. 1999년 대지진 이후 당국이 지진 피해 예방을 위해 거둬들인 소위 ‘지진세’ 용처를 놓고도 비판이 커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정부는 그간 지진세로만 총 880억 리라(약 6조 원)를 걷었다. BBC는 에르도안 정권이 이 지진세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르도안이 쿠데타 이후 자신에게 반기를 든 군의 역할을 대폭 축소하는 바람에 이번 지진 후 구조 및 복구 작업이 더뎌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진 현장에서 군의 역할을 대신하는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에는 재난 대처 경험이 적고 대통령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인물만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리라 급락-고물가 등 경제난도 심각 에르도안 정권의 부실한 경제 성적표 또한 민심 이반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3∼2012년 10년간 튀르키예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은 5.7%였다. 그가 부적절한 경제 정책을 남발하면서 장기 집권 시도를 본격화하자 성장률이 하락해 2019년에는 0.8%로 뚝 떨어졌다. 2013년 9578억 달러였던 GDP 또한 2021년 8190억 달러(약 1065조 원)로 떨어졌다. 사실상 10여 년간 경제가 후퇴한 것이다. 고물가, 리라 하락 등도 심각하다. 지난해 10월 기준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5.5%로 2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와중에 경제 원리를 도외시한 그의 통화 정책이 물가 상승과 화폐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에르도안은 집권 내내 “고금리가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며 중앙은행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자신의 지지 기반인 저소득층과 농민이 기준금리 인상에 취약하다는 점을 우려해 포퓰리즘 정책을 편 것이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 통화량이 줄어 물가가 내리고 통화 가치가 오른다는 현대 경제학의 정설 따윈 안중에도 없다. 중앙은행 총재 또한 밥 먹듯 갈아 치웠다. 그는 집권 후 총 6명의 중앙은행 수장을 임명했다. 그의 금리인하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내쳐진 무라트 우이살 전 총재, 나지 아으발 전 총재의 임기는 각각 16개월, 4개월에 불과했다. 2021년 3월 취임한 샤하프 카브지오을루 총재가 언제까지 자리를 지킬지도 알 수 없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은 채 권력자가 좌우하는 통화 정책과 금융 체계를 신뢰할 수 없으니 해외 자본이 떠난다. 이로 인해 리라 가치가 더 떨어지고 수입 물가 또한 상승해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덩달아 높아진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5월 kg당 8∼10리라였던 토마토 가격은 지진 전날인 5일 기준 25리라까지 올랐다. 지진으로 인한 물자 부족, 물류 대란을 감안하면 각종 식자재와 생필품 가격 또한 더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 “재집권 가능” vs “예전과 달라” 이런 상황에서 그는 대선에서 다시 승리할 수 있을까. 전망은 엇갈린다. “변변한 야권 주자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진으로 인한 민심 악화에도 그가 승리할 것”이란 주장과 “과거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맞선다.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이번 지진 피해 지역 10개 주 중 아디야만 등 6개 주는 2018년 대선 당시 에르도안에게 70% 이상의 지지율로 몰표를 안긴 지역이다. 이 지역 주민들이 정부의 지진 대응을 비판할 순 있어도 야권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영국 컨설팅업체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앤서니 스키너 중동부문 국장은 13일 AFP통신에 “끔찍한 재난으로 대중의 분노가 새로운 화약을 공급받았다”고 진단했다. 에르도안 정권에 대한 분노가 과거와 다른 차원이라는 의미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이번 지진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오직 에르도안이라며 “20년이나 집권하면서 지진에 전혀 대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5년 전 대선에 도전했던 집권인민당의 무하렘 인제 대표 또한 지진 피해를 본 카라만마라슈를 방문해 “군대, 경찰, 수프, 담요, 국가가 없다.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결국 에르도안 정권의 복구 작업 속도, 야권이 단일 대선후보를 얼마나 빨리 선출할 수 있느냐 등이 5월 튀르키예 대선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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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년 앙숙’ 그리스도 튀르키예 도움 손길… 지진 속 ‘해빙’

    튀르키예(터키), 시리아와 갈등을 빚어온 주변 국가들이 이번 대지진을 계기로 손을 내밀며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국가적 위기에 처한 두 나라에 인도주의적 차원의 구호활동을 지원하면서 각종 외교적 현안을 해결할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새다. ● ‘앙숙’ 단교국들, 지진에 손 내밀어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교장관과 아라라트 미르조얀 아르메니아 외교장관은 15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경 개방을 포함해 양국 관계를 회복할 의향이 있으며 관련 회담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1993년 튀르키예가 아르메니아와 전쟁 중이던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자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아르메니아는 또 1915년 오스만 제국(구 튀르키예)이 자국민 150만여 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며 “제1차 세계대전 중 사망자였을 뿐”이라는 튀르키예와 대립해 왔다. 이랬던 두 나라가 지진 피해 구호를 위해 30여 년 만에 국경 검문소를 개방한 것이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아르메니아는 어려운 시기에 우리에게 우정의 손길을 건넸다”며 “인도주의적 분야의 협력이 (양국 간)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지중해 천연가스 개발권과 에게해 영유권 문제 등으로 튀르키예와 대립해 온 그리스도 대규모 구조대원을 파견했다. 12일에는 그리스의 니코스 덴디아스 외교장관이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했다고 아나돌루 튀르키예 국영통신이 전했다. 두 나라는 오스만 제국이 그리스를 식민 지배한 이후 ‘500년 앙숙 관계’로 알려져 있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싸고 튀르키예와 갈등을 이어오다 지난해 8월에야 외교관계를 복원한 이스라엘도 이번 지진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항공 직항편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양국 외교장관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은 (이번 지진에서) 처음으로 튀르키예를 지원한 국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선을 그어 왔던 아랍 국가들의 변화도 감지된다. 22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은 2011년 시리아 정부의 자국 내 민주화 시위 무력 진압을 비판하며 회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하지만 시리아와 단교 상태였던 사우디아라비아가 14일 피해 지역인 알레포에 의약품을 보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도 15일 내전 후 처음으로 시리아를 방문해 아사드 대통령과 피해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 “지진 계기로 관계 개선” 각국 셈법최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손을 내밀고 있는 주변국들의 행보에는 인도주의적 동기뿐 아니라 중동 지역의 얽히고설킨 이해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경우 정부 부채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동지중해에 세계 최장 해저가스관 건설을 추진 중인데 이를 위해선 튀르키예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제와 안보를 러시아에 의존해 온 아르메니아는 2020년 아제르바이잔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데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튀르키예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스라엘은 오랜 앙숙인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선 이란과 중동 지역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튀르키예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이슬람 수니파 맹주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시리아를 지원하려는 것 또한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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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한국이 전쟁 극복했듯 지진 이겨낼것”

    “한국이 6·25전쟁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듯 튀르키예도 이번 지진을 이겨낼 겁니다.” 14일 서울 중구 장충동의 주한 튀르키예(터키) 대사관에서 만난 무라트 타메르 대사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반드시 빠른 복구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 내에서도 전국 곳곳에서 국민들이 달려와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며 국내외의 지원이 지진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타메르 대사는 지난해 말 한국에 부임했고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받았다. 한국에 오기 전 쿠웨이트 대사, 우크라이나 오데사 총영사 등을 지냈다. 지진 후 윤 대통령이 직접 대사관을 방문하고 한국 사회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놀랐다며 “한국 국민, 정부, 국회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전쟁 영화에서 보던 폭탄이 휩쓸고 간 장면을 실제 상황으로 보게 될 줄 몰랐다고 했다. 특히 이번 지진의 진앙 가지안테프를 비롯한 주요 피해 지역이 풍부한 문화 유산을 보유한 곳이라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유네스코는 2015년 튀르키예 도시 중 최초로 가지안테프를 ‘미식 도시’로 지정했다. 이 외에 하타이는 튀르키예 정교회의 첫 발생지, 샨르우르파는 최초의 인류가 살았던 흔적이 발견된 곳이라며 이 도시들이 과거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타메르 대사는 “한국에서는 1000원이 큰돈이 아니라고 여길 수 있지만 생존자들에게는 그 돈으로 마실 물을 구매하는 등 생존과 직결된다”며 “기부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비누 물티슈 기저귀 생리대 같은 위생용품, 구호 텐트 이불 침낭 같은 방한용품의 지원 또한 절실하다고 했다. 최근 일각에서 기부를 가로채는 곳이 있다고도 들었다며 “공신력 있는 유명 국제 구호단체가 아니라면 꼭 대사관 공식 소셜미디어, 전화 등을 통해 대사관 계좌 및 물류센터 주소가 맞는지 확인하고 대사관에 직접 기부해 달라”고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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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호 사각지대’ 된 시리아… 반군이 구호물품 거부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시리아 내 사망자 수가 최소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지만 피해 지역은 ‘구호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한때 시리아 정부가 반군 점령 지역으로 국제사회의 구호물품이 전달되는 통로를 막았다면 이번에는 반군 내 강경파가 정부의 구호물품을 거부하고 나섰다. 2011년부터 12년 넘게 지속돼 온 시리아 내전이 생사에 기로에 선 사람들을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는 것이다.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튀르키예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리아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북서부 지역은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현지 시간) “이번 지진으로 인한 시리아 사망자가 9300명(정부 통제 지역 4800명, 반군 장악 지역 4500명)에 이르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이 발표한 사망자 수 4574명의 배를 넘는 수치다. 특히 사망자의 거의 절반은 반군 지역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유엔의 인도주의·긴급구호 대변인은 시리아 반군 내 최대 파벌이자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의 후신으로 알려진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승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구호품 수송이 보류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시리아 정부는 10일 반군 장악 지역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구호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HTS 소식통은 “시리아 정부가 우리를 돕고 있다고 선전하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반군이 장악한 피해 지역에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통로는 현재 시리아 북서부와 튀르키예 국경 사이 ‘바브알하와’ 한 곳뿐이다. 이곳도 지진 직후 도로가 파괴돼 봉쇄됐다가 겨우 복구됐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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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탈-총격전에 치안 불안… 외국구조대 작업중단 사태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9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피해 지역에서 약탈, 총격전 등 폭력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해 가뜩이나 고난에 처한 생존자와 구조 대원을 위협하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6일 지진 발생 직후부터 구조 활동을 벌였던 이스라엘 구조대가 신변 위협을 우려해 튀르키예를 떠나기로 했다. 하루 전 주요 피해 지역인 남부 하타이 등에서 구조 활동에 나선 독일과 오스트리아 구조대 또한 치안 악화를 이유로 작업을 중단했다. 현재 튀르키예 곳곳에서는 빈집을 털거나 상점 창문을 깨고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사건이 빈번하다. 구호단체 직원을 사칭해 트럭 6대분의 식량을 가로채려 한 사건도 발생했다. 현금인출기(ATM)가 부서진 모습도 목격됐다. 일부 주민은 지진 발생 직후 며칠간 구호 물품이 전혀 도착하지 않아 생필품을 훔쳤다며 약탈을 정당화했다. 음식, 물, 아기용품 등이 없이 생존할 수 없다는 논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1일 “약탈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별 효과가 없다. 이날까지 최소 98명이 약탈 혐의로 체포됐다고 국영 아나돌루통신은 전했다. 카타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12일 기준 누적 사망자는 튀르키예 2만4617명, 시리아 4500명 이상이다. 양국의 부상자 또한 8만5000명을 넘는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영국 스카이뉴스에 “사망자 수가 지금의 2배 혹은 그 이상이 될 것이 확실하다”며 사망자가 5만 명을 웃돌 것이 확실시된다고 예상했다. 다만 구조 골든타임(72시간)을 한참 넘긴 와중에도 기적적인 생존자 구조 소식이 잇따랐다. 12일 남동부 아디야만에서는 건물에 갇혔던 두 자매가 153시간 만에 생환했다. 이날 하타이에서도 85세 여성이 152시간 만에 구조됐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도 11일 하루에만 65세 여성과 17세 남성, 51세 여성 등 3명을 구했다. 이날 기준 우리 구호대가 구조한 생존자는 총 8명이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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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사망자 2만4000명 넘어서…약탈·파벌충돌 등 혼란 지속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8000명을 넘어섰다. 구조 골든 타임(72시간)을 한참 넘긴 시점이지만 생존자 구조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지진 발생 5일째인 11일(현지 시간) 사망자는 튀르키예의 사망자가 2만4617명, 시리아의 사망자는 3575명으로 집계됐다. 양국의 부상자는 8만5000명에 달한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영국 스카이뉴스에 “사망자 수가 이 보다 2배 혹은 그 이상이 될 것이 확실하다”며 사망자가 5만 명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지진 발생 후 100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기적적인 생존자 구조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아나돌루에 따르면 하타이 지역에서는 건물 잔해에서 인기척을 감지한 구조대가 생후 7개월 된 아기를 지진 발생 140시간 만에 구조했다. 임산부와 그녀의 가족도 같은 지역에서 구조됐다. 안타키야에서도 2개월 된 아기가 구조되는 등 생환 소식이 이어졌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도 11일 하루에만 65세 여성과 17세 남성, 51세 여성 등 3명을 구조했다. 지금까지 우리 구호대가 구조한 생존자는 총 8명이다. 하지만 지진 피해 지역에서 약탈과 지역 파벌들 간 충돌 등 혼란도 지속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총격사태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에 11일 독일 구조대와 오스트리아군이 구조작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튀르키예군이 개입하고 나서야 오스트리아군은 작업을 재개했다. 독일 구조대 역시 튀르키예 당국이 상황을 안정시킨 뒤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약탈범죄를 엄단하겠다고 경고한 이후 11일 최소 48명이 약탈혐의로 체포됐다고 아나돌루 통신은 전했다. 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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